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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틱・피드백】

이 소설은 Twitter 연재시 로그를 그대로 보관한 것으로 오탈자 등의 수정은 기본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이 에피소드의 X(twitter)연재 텍스트는 초회판과 재방송판 두 가지 에디션이 존재합니다만, 이번 아카이브 기사는 재방송판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에피소드의 가필수정판은 상기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 ‘닌자 슬레이어 네오 사이타마 염상 3’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어 번역자 코멘트 : 상기 물리서적 / 전자서적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은 일본어판인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본어 원본의 오탈자 수정을 가능한 한 진행하고 있으나 미흡한 점이 있으면 닌자 슬레이어 공식 디스코드의 KR 채널 혹은 DC인사이드 닌자 슬레이어 마이너 갤러리를 통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この記事は【ネクロマンティック・フィードバック】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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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틱・피드백】


1

"아이에에에에!" 돈카츠・스시・점포의 반짝이는 네온이, 엎드려 기는 남자의 시퍼레진 인상을 몹시도 나무라는 듯이 비춘다. 풍채 좋은 돈카츠・스시 점주는, 팔짱을 끼고선 그 불쌍한 남자를 노려본다. "적당히 해라, 이 요타모노 새끼가……"

"사, 사, 사후 심판이 기다린다! 아마겟돈은 내일이라고! 최후의 성찬을 대접해라!" 시퍼레진 남자는 떨면서 점주에게 검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아마겟돈! 아마겟돈!" "시끄러-!" 점주는 남자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아이에에에에!" "야!! 소금 뿌려 둬! 소금!"

 점주는 버럭버럭 노성을 퍼뜨리며 점내로 돌아간다. 뒷처리를 맡은 뉴비 점원이 두려워하며, 얻어맞아 지친 남자에게 말을 건다. "당신 말야, 어쩔 수가 없잖아요. 민폐라구요, 이건. 이제 그만하는 게 좋을 거예요." "아마겟돈……아마겟돈……" 남자는 울기 시작했다.

 번화가 스트리트의 북새통은 패배자를 차갑게 눈 길 한 번만 주고는, 혹은 공기라는 듯 싹 무시하고서, 좌로 우로 걸어간다. 밤하늘을 가르는 쇼킹핑크색의 네온 간판 「얏코」 「와타베상」 「전화하지않을래?」 ……

 네오사이타마 노상에서 기정사실을 방불케 거듭되는 다반・인시던트를 구태여 기억에 새기는 자는 단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다. 말법의 사회에서는, 피상적이고 무력한 광언 따위, 개성의 주장조차 되지 않는 것이다.

"자, 그럼, 그만해 줘. 우리 가게 덴쵸(점주)=상, 다음엔 분명 쇠빠따일 테니까." "아이에에에에…… 그래도 진짜입니다…… 아마겟돈이……" 이것 참, 이라고 뉴비 점원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뒷문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남자는 일어날 힘도 없어서, 넙죽 엎드린 채 계속 운다.

 뉴비 점원은 금방 돌아왔다. 그리고, 손에 든 바이오 조릿대 용기를 내민다. "있지, 이걸로 봐 줘요. 유통기한 지난 폐기 오니기리예요. 당연히 돈카츠는 들어있지 않고. 그리고, 또 와도 이젠 안 줄 거니까...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알겠어요?"

 남자는 떨리는 손으로 용기를 받았다. "서, 성찬, 성찬……!" 그리고 재빨리 뒷걸음질쳐 물러나서는, ”아, 알겠어? 심판의 날은 내일이야! 아마겟돈! 아마겟돈!" 뉴비 점원을 힘있게 손가락질하고는, 발을 돌려 달려갔다. 샛길에서 나온 가문 택시의 앞에 튀어나와서, 욕설을 뒤집어쓰며, 북새통에 섞여 들어간다.


◆◆◆


 원 룸 맨션의 철제 미닫이문에 체중을 실어 간신히 열고는, 남자, 안도우・코우타로우는 뒷쪽이 구겨진 신을 벗어던지고, 타타미의 위로 비틀비틀 굴러들어갔다. 손에 든 조릿대 포장을 열고, 오니기리를 쥔다. "끄흑! 으흑!" 그는 꼭꼭 씹으며 울었다. 울면서, 먹었다.

 실내는 정상이 아니었다. 천장에서 무수한 목각 붓다 상이 매달려 있었으며, 방의 귀문* 방향의 벽가에는 무수한 촛불이 산과 같이 장식되어 있다. 그 위에는 카미다나**와, 「심판하고 심판받는다」라고 붓으로 쓰인 족자…… 아무 것도 모르고 이 방을 방문한 사람은 말문이 막히리라.


*귀문(鬼門):동북쪽을 말한다. 풍수적으로 불길한 방향이라고 한다.
**카미다나(神棚):집에서 신을 모시는 조그마한 신당.

 안도우는 당고 공장에서 모찌・프레서를 조작하는 직업에 종사하던 평범한 자였다. 그런 그가 「인스파이어」된 것은 세 달 전 일이다. 답은 귀문과 반대 방향의 벽가에 붙은 한 장의 사진이다. 20대 전후의 여성, 어쩐지 그의 얼굴상과 닮았다…… 사진 속의 그녀는 신부 차림으로, 하카마 차림의 핸섬한 젊은이와 나란히 서 있다.

 불행한 사고였다. 출산과 동시에 처는 타계, 그는 딸을 혼자서 키워냈다. 그리고 딸은, 소박하고 말수가 적은 청년과 맺어져, 3개월 전, 성대하게 결혼식을 올렸었다. 폭주 트레일러가 식장에 튀어나와 신랑신부를 들이받아 모든 것을 빼앗아간 그 순간, 안도우는 하늘에서 내려온 빛나는 존재를 환상 속에서 봤던 것이다.

"나무아미타붓다…… 나무아미타붓다……" 주먹밥을 모두 먹은 안도우는, 독자적으로 인스파이어된 챈트를 부르며, 촛불에 성냥으로 불을 붙이기 시작한다. "아마겟돈…… 아마겟돈…… 두려운……"

 안도우는 한동안 입속으로도 우물우물 챈트를 부른 뒤, 촛불 하나를 맨손으로 잡고, 촛대에 꽂았다. 그것을 들고, 문도 잠그지 않고서, 재차 맨션 바깥으로 나간다.

 이것이 안도우의 하루 일과이다. 몇 블록 떨어진 장소에 있는 폐 템플로, 「성별된」 초를 갖추고 가는 것이다. 계시를 받은 안도우는, 평소보다 열띤 표정으로, 의식의 장소를 향해 잰걸음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가는 길은 어두웠지만, 그렇게까지 치안이 나쁜 지역도 아니다. 더군다나, 아무 것도 안 가진 궁상맞은 남자를 덮칠 사람은 없다…… 그것도 그것이 눈에 열을 띤 미친놈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된다.

 안도우는 중얼중얼 혼자서 혼잣말을 계속한다. 꿈에 나타난 계시에 대해서이다. "이글과 까마귀가 서로를 집어삼키는 불길의 밤…… 피의 사자가 나타나, 멸망의 날을 선포하리라…… 죄인은 거듭나 현세를 받으리라…… 피의 사자는 불타는 검을 찌르고, 이윽고 아침은 죽음을 씻어 없애고, 성배에 빛이 채워지리니…… 아마겟돈!"

 안도우는 묘지를 헤치며 나아간다. 돌이나 합성대리석제의 묘석은, 스키 판을 방불케 하는 노로이(저주)・보드로 데코레이트되어 있다. 노로이・보드에는 고사기 시대의 노로이 문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지금 와선 그 누구도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것이었다. 네오사이타마에서도, 묘지의 양식은 일본의 일반적인 관습 아래 있다……

 묘지의 안쪽에 있는 폐 템플의 두려운 실루엣을 향해, 안도우는 주저없이 나아간다. 이미, 그에게 있어 이 템플에서 참배하는 일은 습관인 것이다. 이윽고 천장의 곳곳이 사라진, 썩은 목조건물 템플이 안도우를 내려다본다.

 안도우는 발치의 체스트에 몸을 굽혔다. 녹이 슨 구리로 장식된 목함에 아로새겨진 것은 코인 슬롯이다. 안도우는 주머니에서 더러운 동전을 꺼내어, 경건하게 투입했다. 체스트의 내장 스피커가 분명하지 않은 합성음성을 돌려준다. 「수고하셨습니다!」

"타락한 자들…… 땅에서 되살아나는…… 아마겟돈…… 구하소서……" 웅얼웅얼거리기를 거듭하며, 안도우는 템플의 현관 앞에서 걸어둔 더러운 로브를 붙들고, 흔들었다. 로브에 동여맨 놋쇠의 벨이 음울한 멜로디를 연주한다. 딸랑, 딸랑.

 안도우는 한동안 무심히 로브를 흔들고 있었으나, 갑자기 현관의 장지문으로 달려가서는, 문을 연다! 템플 안에는 텅 빈 방이 있었으며, 안쪽에는 조잡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다. 어딘가 사위스러움을 떠올리게 한다. 「피의 사자의 강림」이라는 풍속화가 모티브이다.

 안도우는 무릎을 꿇고, 손에 든 촛대의 불을, 스테인드글라스 바로 아래 있는 화로에 떨어뜨렸다. 화로에 꽂힌 무수한 센코(선향)가 최면적인 연기를 피워올린다. "말법 아마겟돈…… 불타는 검, 구하소서, 아마겟돈!"


◆◆◆


"끼엣-! 끼에-엣-!" 아편굴을 방불케 하는 섬뜩한 실내에, 얼빠진 절규가 퍼져나갔다. 입에서 침을 튀기며 분노로 미쳐 있는 백의의 남자는 바로 리・아라키, 소우카이야의 윤택한 자금을 마음껏 사용하며 광기의 연구에 매진하는 악마적 센세이이다.

 실내에 충만한 연녹색의 연기는 어떤 물질일까. 오실로스코프를 표시하는 무수한 액정모니터에서 거북한 공기 안으로, 레이저 광선을 방불케 하는 빛의 띠가 만들어진다. 콜로이드 효과로 인한 것이다. 천장에 달린 액자에는 「대인청구」 「불여의(不如意뜻대로 안 됨)」라는 마술적 문언이 춤춘다.

"큰일이구나아! 곤란한 일이다! 저것은 실로, 걸작이라고, 나하타 군! 안 되겠네에!" 리 센세이가 절규하며 의자째 뱅글뱅글 고속회전하는 것을, 오렌지색 보브컷의 여성은 풍만한 바스트로 비집고 들어가, 바스트의 골짜기로 리 센세이의 머리를 파묻듯 하며 멈추었다. "안 돼요, 안 돼요, 센세이."

"나하타 군, 모니터를!" 오렌지 보브컷의 거유 백의 조수, 후부키・나하타는 유방으로 리 센세이의 머리를 끼운 채 재빨리 리모콘을 조작하여, 기둥에 매달린 거대 모니터의 표시를 바꾸었다. 고딕체의 형광녹색 문자로, 큼직하게 「소실」이라 표시되어 있다.

"무슨 꼴이냐! 대손실! 참을 수 없어!" 리 센세이는 후부키・나하타한테서 몸을 떼어내서는, 다시, 의자 채로 고속회전을 시작했다. "아앙, 안 돼요, 센 세이." "다음 보고는 아직이지~?" "어머, 지금 왔어요. IRC 쪽으로 지금." "빨리빨리빨리해봐!"

 후부키・나하타는 애무하는 것 같은 추잡한 손놀림으로 탁상의 덱을 조작했다. 소형 모니터의 IRC세션을 눈으로 쫓으며, 입맛을 다신다. "어머어머, 우후후후, 토리다=상, 아무래도 죽어버린 것 같은데요." "에그머니나!" 리 센세이는 의자에서 날아올라, 후부키・나하타를 밀어젖혔다.

"놈이…… 놈의 손에 걸리면, 거야 그렇겠지~!" 신뢰하는 조수, 토리다를 걱정한다는 것보다는, 희색이 번져 빠르게 말하는 것이었다. "제~에노사이드! 이것 참, 한 방 먹었네~! 뭐야 뭐야, 빨리 빨리!" 리 센세이의 타이핑 속도가 가속한다. "좋아, 절대로 놓치지 말라구!"

 일심불란히 타이핑을 계속하는 리 센세이의 어깨에 풍만한 바스트를 얹으며, 후부키・나하타는 모니터를 뒤에서 지켜보았다. "칸오케(관짝)에는 이미 한 명 있지 않았어요? 그 이름 기억 안 나는 좀비 피험체……" "아앙?" "그쪽은 괜찮은 거예요?" "누구야 그건! 됐어, 됐어! 제노사이드를 확보하는 것이 최, 최, 최우선!"

"토리다=상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아까워요. 그 분, 저를 싫어하긴 했지만." "그랬지~, 죽었다면 물론 회수해야지! 아무튼 제노사이드다! 하이! 하이! 하이!" "또다른 한 구는……" "버려 버려! 대단한 것도 아니겠지!"

 리 센세이는 키보드가 부서질 정도의 기세로 격렬하게 타이핑을 계속한다. 후부키・나하타는 생각났다는 듯이 리모콘을 주 모니터로 향했다. 「메뉴」 「모드」 「라이브러리」 「인터콘티넨털(대륙간)」이라는 전자적 카나카나가 한차례 흘러간 후, 와이어 프레임의 인체가 표시된다.

 후부키・나하타는 피험체의 신장, 체중 데이터와, 그 코드네임 「윌오위스프」를 힐끗 보고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러고는 하품을 한 번 한 뒤, 모니터를 off로 했다.


◆◆◆


 일급 연구원・안비=상은 등에서 느껴지는 격통에 신음하며, 정신을 차렸다. 몸을 일으켰다. 밤이다. 그리고 여기는? 주위를 둘러본다. 국도다. 앰비=상은 오른손에 무언가 붙들고 있었음을 눈치챘다. ……보오? "아이에에에에!" 아니다! 결손된 인체다! 팔꿈치 부터 그 아래다.

 누구 것인지 모를 팔을 내던지자, 그것은 지면의 다른 결손 인체에 부딪혔다. "아이에에에에!" 대체 이것은? 주위를 둘러본다. "아이에에에에!" 결손 인체는 사방에 굴러다니고 있다! "아이에에에에!"

 안비=상의 쇼크 상태인 뇌에, 기절 직전의 기억이 돌아왔다. 호송차량의 칸오케가 안쪽에서 열려, 「놈」이 튀어나왔다. 가드 야쿠자는 충분한 머릿수를 준비했었다. 하지만 「놈」은…… 「놈」의 버즈소는, 억류하려고 달려든 가드 야쿠자를, 마치 세탁기와 같이…… "아이에에에에!"

 뉴런이 송신하는 끔찍한 영상에 비명을 지르며, 안비=상은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대로 뒷걸음질을 치자 상처입은 등이 호송차량에 닿았다. 격통! "아이에에에에!" 발치를 보니, 치프 연구원인 토리다=상의 사체다. 목이 없다! "아이에에에에!" 아니, 저쪽 풀숲에 머리가! "아이에에에에!"

 안비=상은 발광하기 시작하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죽지 않은 것이다! 서바이브한 것이다! 반자이(만세)! 그렇다. 이 사실에 기뻐해야 한다! 이 정적! 「놈」은 가버린 것이다! 그 웃기지도 않은 이도류 버즈소에서 운 좋게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대체 누가 버즈소를 차내에…… 아무튼 살았다!

 비-프! 비-프! 호송차량의 짐칸에서 알람이 울리고 있다. 아마 랩에서 연락하는 거겠지. 늦든 빠르든 구원이 도착할 것이다. 먼저는 무사한 걸 알려야지. 안비=상은 발판을 디뎠다. 열린 칸오케가 두 개, 거기에서부터 흩어진 결손인체. 피투성이의 계기판. 소름끼치는 광경이다.

 삑-! 삑-! 계기에 부착된 IRC 트랜스미터가 울리고 있다. 안비=상은 서둘러 그것을 붙들었다. "……네, 네, 말씀하신대로, 아뇨, 저는 부끄럽게도 기절해버려서 말입니다... 그 덕분에 어떻게든…… 네, 네."

 무아지경으로 상황보고하는 안비=상은 눈치채지 못했다. 칸오케 두 개가 같이 열렸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것을... 그리고, 등뒤에서 몸을 일으킨 존재에 주의를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

"하이, 하이, 네. 위치정보를 조금 자세히 송신할테니……" "아바-" "그래. 무기를 씁니다. 버즈소입니다! 저 이외는 「놈」에게 전부 죽었습니다!"

 ……지금 목소리는, 뭐지? …… 안비=상은 수화기를 든 채,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아이에에에에!? 아,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 아밧-! 아바바바바바바바바바, 아바바바바밧-!!!"


◆◆◆


"아바-, 나는 윌오위스프=상. 아바-" 윌오위스프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성큼성큼 걸음을 나아간다. 그 죽은 바디를 덮은 패러슈트 섬유 소재의 특수 천은 닌자 장속을 방불케 하듯 말려 있었다. 어떤 종류의 닌자 능력이, 몸에 감긴 의류를 닌자장속 형태로 만든 것이다.

 안정되지 못한 걸음걸이로, 그러나 뜻밖에도 빠르게 걷는 그의 주위에는, 창백한 빛의 구슬이 여러 개 휘감겨 있었다. 그것을 본 사람이 발광하기에 충분한, 가공할 도깨비불을 방불케 하는 불이다. 아니, 실제 그것은 도깨비불인 것일까?

"아바-, 나는 윌오위스프=상. 아바, 도-모, 아바-" 윌오위스프는 같은 아이사츠를 반복하며, 국도 샛길의 사면을 내려가, 심야의 셔터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시미츠 아워, 오가는 이는 없다…… 다행히도.



2

"케시코! 후유키 군! 아악-!" 안도우는 절규하며, 그 자신의 비명소리에 눈을 떴다. 스테인드글라스의 「피의 사도」가 안도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이 스테인드글라스는 안도우의 자작이다). "꿈인가…… 구, 구원하소서……! 나무아미타붓다, 나무아미타붓다……!"

 안도우는 반사적으로 챈트를 부르기 시작했다. 자는 사이 그는, 죽은 딸과 사위가 나오는 꿈을 꾼 것이다. 그는 필사적으로 기도했다. 눈앞에는 불이 꺼진 양초. 부서진 창에서는 바이오 참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폐템플에서 그대로 밤을 지새버린 것이다.

 오늘은 그에게는 중요한 하루이다. 아마겟돈이 일어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는 계시를 읊기 시작했다.

"이글과 까마귀가 서로를 집어삼키는 불길의 밤…… 피의 사자가 나타나, 멸망의 날을 선포하리라…… 죄인은 거듭나 현세를 받으리라…… 피의 사자는 불타는 검을 찌르고, 이윽고 아침은 죽음을 씻어 없애고, 성배에 빛이 채워지리니…… 아마겟돈!"


◆◆◆


 핸들을 한손으로 조작하며, 신고는 말없이 부하인 타바타에게 손을 내밀었다. 타바타는 센베이・크런치를 건넨다. "재수 더럽게 없군. 안 그러냐?" 센베이・크런치를 맛없다는 듯 씹으며, 신고는 젊은 타바타에게 막말했다. "데스네-" 타바타는 하품 섞인 목소리로 동의한다.

"결국 쪽잠도 30분밖에 못 잤구만. 오늘은 우리 아들놈 운동회인데 말이지." "데스네-" "이혼당하겠어, 나." "데스네-" "현장은 정부 에이전트가 새치기해서, 우리한텐 국물도 없게 생겼고." "데스네-"

"그래도, 야. 아침으로 스테이크 먹긴 글러먹은 광경 아니었냐? 몇 명 죽은 거냐고, 거기서. 아주 화려하게 저질러놨더만." "데스네-" "이상한 차였지 않냐? ……그놈들, 조사하지 마라, 만지지 마라, 그랬었지. 우린 교통정리계도 아니지 않냐고 하면서 말야." "데스네- 아, 거기 오른쪽으로 꺾어주세요."

 암행 데커・비클은 더러운 길을 솜씨좋게 나아간다. "아- 여기다. 여깁니다. 가죠, 신고=상." 타바타는 샛길의 봉쇄 테이프를 가리켰다. "제대로 차 댈 대도 장소에서 쳐 뒈지기나 하고 말야." 신고가 막말했다.

 신고와 타바타는 여기 토코시마 지구의 데커이다. 어제 심야 국도변에서 일어난 대량살육사건은 평소에도 피비린내나는 사건이 다반・인시던트인 네오사이타마를 뒤흔들 정도의 규모이며, 그들은 밤 사이 거의 거기에 대한 확인작업에 계속 쫓기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버즈소에 의해, 임업을 방불케 하듯 절단된 무수한 사체가 산란하는 광경은 무참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피해자의 상세조차, 지금의 신고 일행은 알 수 없다. 정부 에이전트가 현장에 나타나, 지역 데커에 의한 정보수집을 금했기 때문이다.

 데커도 결국 사라리맨이다. 위에서 온 일방적인 명령에 대들었다간 귀찮은 일만 잔뜩 생기고서 얻는 것은 아무 것도 없게 된다. 신고도 타바타도 그 정돈 분별하고 있다. 그러나 쪽잠 잘 틈도 없이 별개의 살인사건이 새로 발생해버리다니, 솔직히 질릴 수밖에 없다……

"도-모, 현장 보존 도-모. 토코시마・데커입니다. 어때?" 신고는 「나가서 유지」라고 쓰인 황색 테이프를 다리로 넘어가서, 오지기했다. 제복 맙포가 오지기를 돌려준다. "도-모. 이쪽입니다. 두 분이시군요. 장갑 껴주세요." "하이, 하이……"

 끈적거리는 뒷골목, 쓰레기 버리는 곳의 옆에서 움직이지 않게 된 것은 두 구의 까맣게 탄 시체이다. 가까이서 마구잡이로 흩어진 쓰레기봉투도 같은 꼴로 타버렸다. "이거, 원. 이래갖곤 점심으로 스시・바베큐도 못 먹게 생겼군." "데스네-" 타바타가 시체 쪽으로 몸을 구부렸다. "아-, 사라리맨이려나. 만취 상태로 귀가중이였으려나, 이건."

 타바타가 유체의 주머니에서 ID카드가 든 지갑을 발견했다. "기계로 해석해야 알겠는데요. 타버려갖고." 흥, 이라고 신고는 콧소리를 낸다. "화염방사기라도 쓴 건가?" 킁킁 냄새를 맡고는, 말했다. "기름이 없잖아, 기름이." "데스네-" "감식=상은?" "오고 있다 합니다." 맙포가 답한다.

"뭐 됐다. 맡겨버리자고." 신고는 하품을 했다. "데스네-" 바이오 까마귀가 시체를 노리고 있는지, 상공을 선회하고 있다. "맘에 안 드는구만." "데스네-" "……맘에 안 들어."

 유감스럽게도, 신고의 「맘에 안 들어」 해프닝은, 이 이후에도 계속해서 발생하게 된다……


◆◆◆


"아이에에에!" 딜리버리 스시・체인 「소닉・샤리(밥알)」의 딜리버리 바이크가 넘어져 가드레일에 격돌한 것은, 도로의 한가운데에서 똑바로 선 남자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딜리버리 통이 뒤집히고, 노상에 스시가 산란한다.

"아, 아파, 썅……" 풀 페이스의 헬멧을 뒤집어쓴 딜리버리 가이는 깨진 페이스가드를 손으로 잡아당기며, 신음했다. "괜찮냐, 당신!" 전봇대에서 배전반을 만지던 기술자가 미끄러져 내려온 뒤, 딜리버러 가이에게 달려왔다. "너무 서두른 거 아니야?" "사, 사람이……"

"사람?" 기술자가 돌아보니, 확실히 도로 한가운데에 사람 윤곽이 있다. "……뭐야, 저건?" 기술자는 의심했다. 사람 윤곽 주위에, 창백한 빛의 구슬이 떠 다녔기 때문이다. 백주대낮의 햇빛 아래에서도 그 기분나쁜 빛은 분명하게 보이는 것이었다. "어-이, 괜찮나, 당신?" "아바-"

 그림자는 기술자와 딜리버리 가이를 향해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어색하게 오지기한다. "아바-, 도-모. 윌오위스프입니다. 아바-" 기술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 그림자가 닌자 장속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창백한 불도 이렇게 보니 눈의 착각이 아니었다……

"……에?" 기술자는 의심했다. 창백한 불 중 하나가, 기술자를 향해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에……" 직후, 불은 기술자에게 붙어 한 순간에 불을 지폈다. 휴먼・토치! "아이에에에에-!?" 딜리버리 가이는 절규하며 실금했다. 기술자는 말이 없다. 비명 지를 새도 없이 죽은 것이다!

"사, 살려줘! 아이에에에!" 딜리버리 가이는 도망치려고 버둥거렸지만, 왼쪽 다리가 골절로 인해 움직일 수조차 없다! "아바-, 도-모, 윌오위스프입니다. 아바-" 놀랄 정도의 속도로, 닌자 장속의 남자는 딜리버리 가이의 눈앞까지 와있었다. 그 주위를 선회하는 창백한 불!

"아바-" "아이에에에!" 딜리버리 가이는 절규했다. 닌자 장속 속의 눈은 구운 생선을 방불케 하듯 희고 탁했다! 다음 순간, 딜리버리 가이도 작업원과 같은 꼴로 창백한 불기둥이 되어, 인간횃불로 생을 마감했다. 나무아미타불!

"아바-, 도-모." 윌오위스프이라고 자칭한 닌자장속의 존재는 네 다리로 엎드려, 노상에 흩어진 스시를 먹기 시작했다. "아바-" 그 주위에서 센코 선향 불꽃놀이를 방불케 하는 빛이 파직파직 빛난다. ……그러자, 어떠한가!

 한순간에 탄화된 사체로 변한 두 사람의 몸에서 창백한 불꽃의 덩어리가 스며나와, 떠올라서는, 다른 불의 구슬의 대열에 끼는 것이 아닌가! 무서움!

 새로 도로를 주행해 오던 경차가, 노상의 꼴에 눈치채고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기분이 안 좋아?" 운전자는 창에서 머리를 내밀고, 윌오위스프에게 소리친다. "아바-, 도-모. 윌오위스프입니다. 아바-" 백탁한 눈동자가, 새로운 희생자를 응시한다……


◆◆◆


"이글과 까마귀가 서로를 집어삼키는 불길의 밤…… 피의 사자가 나타나, 멸망의 날을 선포하리라…… 죄인은 거듭나 현세를 받으리라…… 피의 사자는 불타는 검을 찌르고, 이윽고 아침은 죽음을 씻어 없애고, 성배에 빛이 채워지리니…… 아마겟돈! 나무아미타붓다!"

 안도우는 조용히 혼잣말하며, 토코시마 지구의 음울한 뒷골목을 무작정 행진한다. 밤이 가깝다. 그의 마음을 채우는 것은 둘 곳 없는 초조감이다.

 안도우는 눈물을 흘렸다. 그의 정신은 광신의 한복판이었으나, 동시에, 그런 그 자신을 객관적으로 내려다보는 자아도 동시에 존재했다. 슬픔만으로는 완전히 미쳐버리지 못했던 것이다. 불행한 일이었다.

 안도우는 직접 기른 딸의 행복이 한순간에 불합리하게 뺴앗기는 순간을 인식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는 필사적으로 자기자신을 광기의 가운데로 몰아세웠다. 엉터리 종교와 챈트, 막 생각한 예언을 휘갈겨 쓰고, 먼저, 자기자신에게 그것을 믿도록 만들었다.

 그는 번화가를 어슬렁거리며, 설법을 하다가, 폭력이 날아오고, 물건이 날아오고, 내쫓겼다. 애시당초, 자기의 엉터리 종교가 받아들여질 거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타인을 필사적으로 포교하고 다닌다거나, 나무아미타붓다라고 읊는 일로, 자신의 제정신을 지워버리고 싶었던 것이다.

"피의 사자? 아마겟돈? 우후후……" 안도우는 멈춰서서,떨리는 손바닥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나는 뭘 하고 있는 거지... 그런 자조가 입을 통해 나온다. 하지만 안도우는 사고를 쓸어버리고, 재차 소리지른다. "아마겟돈! 아마겟돈이다! 왜 믿지 않나!" 통행인이, 저런, 저런이라고 말하는 듯한 얼굴로 마주본다……

 안도우는 더욱 어둑어둑한 뒷골목으로 걸어간다. 이미 밤이다. 오늘밤은 길다. 아마겟돈이기 때문이다. 안도우는 계속 기도할 것이다. "……에?" 안도우는 앞쪽의 어둠에 눈을 의심했다. 어렴풋하게 도깨비불을 방불케 하는 창백한 불이 어둠 속을 떠다니는 것이 보인다.

 사람이 몇 명…… 이런 아무 것도 없는 뒷골목에 서서 얘기를? 안도우는 의심했다. 어쨌든, 설법의 기회다. 안도우는 광신자인 것이다. 상대를 골라서는 안 된다. ……라는데, 서서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들 중 한 사람이 창백한 불기둥이 되었다! "아바바바밧-!" 여기까지 들리는 단말마!

"아이에에에에!?" 집단의 두 명이 비명을 지르고, 남은 한 사람한테서 도망치려고 하지만, 고우랑가! "아바바바-바바-!" "아밧-!" 휙휙 춤추는 도깨비불이 그들의 몸에 불을 붙여, 금세 똑같은 모양의 인간횃불이 된다! 고우랑가!

 안도우는 얼어붙은 듯이 움직이지 못하고, 와들와들 떨며, 그 자초지종을…… 마지막 남자가 도깨비불을 주변에 두르고서 샛길로 걸어 사라져가는 모습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비뚤어진 입가에서 침이 흐른다. "아, 아이에에에…… 아, 아, 아마겟돈……" 안도우는 지면에 주저앉았다.



3

"야……야…… 몇 건째야, 이걸로?" 핸들을 조작하는 신고는 초췌함도 숨기지 않고서, 움푹 들어간 눈으로 전방을 노려본다. "밤이라고. 몇 시간 노동이야, 젠장 맞을……" "데스네-. 이걸로 다섯 건째예요. 다섯 건." 타바타는 데리야키 주먹밥을 입에 우겨넣고, 신고에게도 건네었다. "붓다! 마요네즈 뺀 거냐!" "데스네-"

 희생자가 새까맣게 탄 사체가 되어 발견되는 「버너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오늘로 15명을 넘어갔다. 아직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데커, 맙포는 비번까지 싹 동원해서 경계를 펼치고 있으나, 유감스럽게도 엉덩이를 떼는 게 늦었다.

 "……타바타=상, 이거 몇 개로 보이냐." 신고는 한 손으로 핸들을 조작하며 다른 한 손으로 피스 사인을 했다. "에-또, 두 개잖아요?" "……"신고는 세운 손가락으로 타바타의 눈을 찔렀다. "아이에에!" "맘에 안 드는구만." "데스네-……"

 암행 데커 비클은 삼거리에 접어들었다. "여기를 왼쪽으ㄹ…… 신고=상! 저건?" 타바타가 손가락으로 가리켰을 때에는, 이미 신고가 문을 열고 뛰쳐나가고 있었다. 손에는 데커 건. 그가 달려가는 곳은, 차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뒷골목이다. "신고=상!" 타바타도 차를 멈추고 뒤를 쫓는다.

 나무삼, 두 사람의 데커는 무엇을 본 것인가? 뒷골목의 어둠에서 불타는 창백한 불꽃과, 단말마의 비명이다! 사건현장으로 향하는 도중, 뜻하지 않게, 도주 중인 범인과 또다른 범행현장을 포착한 것은 아닐까? 불즈아이! "도-모, 멈추세요. 손 들어요!" 신고는 데커 건을 들고, 소리치며 전진한다.

 무참함! 불타오르고 있던 것은 역시 인간이었다. 새까맣게 탄 시체로 변한 희생자가, 신고와 타바타의 눈앞에서, 땅바닥의 배관 파이프로 털썩 기대며 절명했다. "움직이지 말라고!" 신고는 데커 건의 잠금을 해제했다. 빨간 레이저사이트가, 고개를 숙이고 배회하는 거수자에게 조준을 맞춘다.

"아바-" 수상한 그림자의 주변에 창백한 불꽃이 도깨비불을 방불케 떠올라, 휘감겨 붙었다. 신고는 눈썹을 찌푸렸다. 어떤 자연 현상인가? 무언가 과학병기를 무차별적으로 인체실험하는 「테크노・츠지기리」의 한 종류일지도 모른다. 이 지구의 경제상황은 양호하기에, 통상적으로 그럼 범죄가 일어날 것으로는 생각할 수 없지만…….

"아바-, 도-모, 윌오위스프입니다. 아바-" 머리를 달가닥 흔들며, 수상한 그림자가 신고에게 한 걸음 내딛는다. 신고는 총신의 플래시라이트를 ON했다. 라이트가 비추어진 몸은, "……닌자……?" "아바-" BLAM! BLAM! BLAM! 신고는 망설이지 않고 데커 건의 총탄을 때려박는다.

"신고=상?" 타바타도 데커 건을 손에 들고서, "괜찮을까요, 잠깐." "등신 새꺄!" BLAM! BLAM! BLAM! 또다시 발포! 신고의 극한적 본능이, 죽이느냐 당하느냐의 위기를 감지한 것이다. "시말서라면 내가 얼마든지 써 줄게! 해!" BLAM! BLAM! BLAM!

"아바-, 아바-" 윌오위스프라고 자칭한 거수자는 뜻밖의 재빠른 동작으로 벽에서 벽으로 삼각점프를 거듭하며, 총격을 회피! "이런 씹!" BLAM! BLAM! BLAM! 신고와 타바타는 집요하게 발포하지만, 이 무슨 동물적 회피능력인가! "닌자라고? 설마…… 장난하지 말라고……" "신고=상!"

 타바타가 리로드로 잠시 멈춰 있던 신고의 몸에 뛰어들었다. "뭣..." "아바밧-!" 그 직후, 날아든 도깨비불은 타바타의 등에 착탄, 파랗게 타오른다! "타바타!" "아바밧-!" 신고는 데커 건을 난사! BLAM! BLAM! BLAM! "아바-" 총탄이 윌오위스프의 어깨를 꿰뚫는다!

 "아바-" 백탁한 눈동자가 신고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윌오위스프는 몸을 돌렸다! 불꽃을 두른 그림자는, 벽을 차며 눈 깜짝할 새에 뒷골목의 모퉁이를 돌며 사라져간다! "타바타!!" "아바바바바바-!" 신고는 자신의 코트를 벗어, 불타오르는 타바타의 등을 때렸다. "빌어먹을!"

 "...아이에에에……" 파란 불은 꺼졌지만, 타바타는 죽기 직전이었다. 타바타의 코트는 까맣게 그슬리고, 살이 타서 연기가 올라온다. 신고는 타바타를 부축한다. "야, 타바타! 들려? 타바타=상!" "……" "타바타! 대답해! 어이!" "……" "구급반은 불렀어! 어이!" "……데스네-……"

 "이 등신이……!" "데스네-, 무사해서 다행……" 꺼져가는 목소리로 나직이 말하고는, 타바타는 힘이 빠져, 의식을 잃었다. "타바타-!!" 구급차의 사이렌이 가까워진다……


  ◆◆◆


"아-악! 진짜-!" 리・아라키는 너무나도 분노한 나머지 몸을 브릿지를 방불케 하듯이 젖혔다. 기둥의 거대 모니터에는 「전원이 죽고 말았다」라는 고딕 체의 표시. "아앙- 안 돼요. 머리라도 박았다간 귀중한 뇌세포가 안 된답니다." 후부키・나하타는 리 센세이의 머리를 풍만한 바스트로 쿠션을 방불케 하듯 받아낸다.

"제노사이드가 없어져버린단 말야! 그 녀석 말야, 봐줄 줄을 몰라. 이건 너무 심하다구요오……!" "저도 동감이에요." 후부키는 유방으로 리 센세이의 머리를 끼우며 동의했다. "스태프도 리크루트를 해야겠네요." "그건 요로시상 영역에서 땡겨오면 되겠지이! 토리다 군은?"

"회수완료했답니다." 후부키는 손가의 덱을 조작하여, 소형 모니터의 IRC 리포트를 들여다본다. "어머, 바디는 깨끗하게 남아 있어요. 목은 이미 절단돼서, 정말 다행이네요." "그거 나쁘지 않군! 이히힛-!"

"……어머." 덱을 조작하는 후부키의 손이 멈춘다. "왜 그래, 후부키 군?" "정보제공이네요. 이거, ……어머, 어머-……" "왜? 뭔가! 뜸 들이지 말게에!" 리 센세이는 후부키의 유방을 양손으로 문질렀다. "아앙, 센세이, 이거, 전에 말한 즘비 닌자가 아닐까 싶은걸요?"

"그 때 그? 어디, 뭐라 하던 즘비였지?" "윌오위스프였지요. 토코시마 지구에서 난동을 피우고 있다고, 하네요? 창백한 불꽃이라든가, 불태워버린다든가." "윌오위스프!" 리 센세이는 뛰어올라, 난폭하게 후부키를 밀어내고, 모니터에 얼굴을 밀착했다. "뭐, 뭐뭐뭐라고! 이건 윌오위스프!"

 리 센세이는 재빨리 키보드를 타이핑해서, 펀치 시트를 프린트아웃한다. 탐식하듯이 확인! "트트트, 틀림없이 이 수법은 윌오위스프에게 주입한 오바케귀신・닌자소울의 특성! 이 무슨 일인가! 사후 72시간 이상 경과해서 각성했다고!? 그것도 이 단시간에 이 정도의……"

 "어떻게 하실 건가요?" 후부키가 리 센세이에게 기대었다. 리 센세이는 전율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히히-잇! 표주박에서 오하기! 이건 안 되겠네요오! 제노사이드, 그건 현 시점에서는 어찌할 방법도 없으니까, 다른 수단을 생각해야겠어! 먼저는 윌오위스프 회수다! 신디케이트에 연락을!" "이미 했답니다."

"역시야! 후부키 군!" 리 센세이븐 감격하여, 기세 좋게 후부키・나하타의 고무 백의의 버튼을 풀었다. 풍만한 유방이 완전히 드러난다! "아앙-!" "상을 주마!" "아앙!" 리 센세이가 후부키를 밀어 눕힌다!


◆◆◆


 탈피하고 남은 허물 꼴이 된 대책실에 단 한 사람, 긴 책상에 예의없는 자세로 앉은 중년 사내가 한 사람…… 「신고・아모」이다. 등을 구부린 그는 화이트 보드에 휘갈긴 글을, 어두운 호수를 방불케 하는 눈동자로 지긋이 바라본다. 뉴비・맙포가 입실하여, 보드의 글자를 지우려 하지만, "나가!" 신고가 일갈하자, 조용히 실금하며 퇴실했다.

 서로 돌아간 신고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버너 살인사건 수사본부의 일방적인 해산 통보였다. 심야에 일어난 대량살인사건과 마찬가지로, 느닷없는 폐막 통보…… 상층부의 정치적 판단이다. 신고와 같은 말단과는 무관한, 불합리한 권력이 개입한 것이다.

 그러나…… 신고는 화이트보드에 휘갈긴 글을 지긋이 바라본다. 팥앙금이 들어간 센베이「크런치를 씹으면서. "타바타…… 기다리고 있으라고." 휘갈겨쓴 글은, 버너・킬러, 「윌오위스프」라고 자칭한 그 닌자를 방불케 하는 살인귀의, 지금까지의 범행지도다.

 5분 정도 그렇게 있었을까. 신고는 드디어 일어나서는, 곰이 떠오르는 움푹 들어간 눈으로 전방을 응시, 서의 복도를 걷기 시작한다. 지나치는 동료는 어색한 시선을 보낼 뿐이고, 그에게 말을 걸지는 않는다. 그럴 만하다. 말 거는 소리 따위, 있지도 않다.

 신고는 살찐 몸을 흔들며, 지하의 무기고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간다. "도-모." 관리실의 노인에게 차갑게 아이사츠하며, 신고는 무기고의 카본 후스마 도어를 열었다. "와버렸나~, 막아도 소용없겠지~?" 관리인인 노인이 고개를 저었다. "……" "타바타는 참 안됐지. 그렇지만 말여." "……"

 비교적 치안이 양호한 토코시마 지구라 해도, 무기고는 충분히 위험한 장소이다. 폭주진압병기나 돌입용 중화기뿐 아니라, 흉악범이 사용한 편집적 무기나 야쿠자들한테서 압수한 흉기까지도, 제각각의 이유로 수납되어 있다. 신고는 바이오 뱀부 제의 진열장 안으로 걸어간다.

"이봐, 신고=상. 진심이여?" 손에 든 무기를 본 관리실의 노인이 묻는다. "진심이고말고." 신고는 평정히 말했다.

 윌오위스프. 첫 번째 살인을 했던 지역에서 두 번째 범행은 일으키지 않는다. 일정 거리 간격을 확보하며 범행. 토코시마 지구를 빈틈없이 선회할 셈인가 싶은 정도다. 아직 손대지 않는 지구는 많지 않다. 다음은 데커의 감이다……

"하지만, 그런…… 뭐가 상대길래 그려?" "……닌자라고."



4

"나, 나, 나, 나무아미타붓다……! 나무아미타붓다……!"

 이미 바깥은 어두움! 폐템플은 무수한 촛불로 휘황찬란하게 빛이 비치고, 스테인드글라스를 앞에 두고 도게자 챈트를 계속하는 안도우의 그림자는 사방팔방에 늘어나 있었다.

 가공할 반(反)자연 존재가 말법의 기술을 써서 가련한 시민의 숨통을 끊는 순간을 목전에서 생생히 목격하고 말았다. 안도우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도 심하게 분열되었다. 이건 아마겟돈의 시작이 분명해! 그 한편에서 그에게 얼마 남지 않은 이성이 곤혹한다. 어떻게 망상이 현실로? 라고……

(나는 드디어 미쳐버린 것이다.) (미쳐? 미치긴 무슨! 아마겟돈은 현실로 오늘밤 일어난 것이다. 그렇지 않나!) (저거는 내 상상으로 휘갈긴 비전에 불과해. 이럴 수는 없다고!) (저건 예언이다! 예언이 맞았다!) (바카 같은!) "나무아미타붓다! 나무아미타붓다!"

 창에서 들어온 바람으로 촛불이 날뛴다. "아이에에에!" 안도우는 너무나도 큰 공포에 휩싸인 나머지 뒹굴고 엎어지고 난리가 났다. 스테인드글라스의 「피의 사도」와 눈이 마주친다. "아이에에에!" 무서움! 도로에서 목격한 그 반자연 존재가 피의 사자인 것인가? "죄인이, 죄인이 거듭나…… 말법 아마겟돈! 나무아미타붓다!"

 라고…… 하던 그 때였다! 안도우는 돌연 눈치챘다. 창밖의 어둠에 어른거리는 반짝임에. 안도우는 창가로 비틀거리며 다가가, 바깥의 어둠을 본다…… 그가 본 것은, 폐템플을 둘러싼 부지를 섬뜩하게 비추는 무수한 청백색 불꽃……! "아, 아, 아이에에에에-에에에!?"


◆◆◆


"포획 대상의 명칭은 윌오위스프입니다." 운전야쿠자가 조수석에 앉은 진녹색의 닌자에게 고지한다. 그렇다. 닌자이다. 그의 이름은 블랙헤이즈. 임무를 수락한 것은 200초 전이다. 신속함이 필요한 의뢰이기에, 브리핑은 이렇게 이동 중의 차내에서 행해지게 되었다.

"INW의 좀비." 블랙헤이즈가 작게 말한다. "어떤 짓수를 쓰지?" "INW가 정보를 모아두었습니다. 윌오위스프에게 깃든 닌자소울은 오바케・닌자라고 합니다." "네임드인 거냐? 괜찮은 건가." "글쎄요. 모르겠습니다." 운전야쿠자는 정직히 답했다.

 휭, 휭. 정기적으로 머리 위를 통과하는 가로등이 최면적인 리듬을 만든다. "모른다는 말이나 하러 온 거냐." "하이. 하지만 윌오위스프의 지능은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바케・닌자의 짓수입니다만, 전자기력의 일종을 쓰고 있다더군요." "좀 더 전투에 도움될 설명을 해줘 봐. 센터시험이라도 시킬 셈이냐."

"하이. 설명을 계속하겠습니다. 윌오위스프는 일종의 전자기력에 의해 인체, 특히 사체의 체내에서 인(P) 성분을 유출시켜 조작한다고 합니다." "완전 악취미로군."

"인체의 부패를 촉진하여 그 부패 가스와 인을 이용해 발화시킨 뒤, 그 화염을 뭔지 모를 사이코키네시스적인 힘으로 자유롭게 조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요컨대 화둔・짓수의 변종인가." "저도 INW에서 준 정보를 전하는 것뿐이라서." "흐음." 블랙헤이즈는 멘포에 궐련을 꽂더니, 빨아들였다.

"오늘 아침께부터, 희생자에 몸에 불을 붙이는 묻지마 사건이 연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모두 이 윌오위스프의 소행이죠. 신디케이트를 통해 맙포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 뒤는 블랙헤이즈=상, 당신이 스기우라야 고(古)묘지로 향한 다음, 그곳에서 출현하는 윌오위스프를 포획하게 될 겁니다." "어떻게 나타날 걸 알지?"

"습성... 이라더군요." 운전야쿠자가 담담히 답했다. "사체에서 도깨비불을 추출할 때, 땅속에 그 재료가 대량으로 존재하는 묘지는 언젠가 윌오위스프가 반드시 들를 장소라고. 그리고 일단 그곳이 도달하면, 자신의 의지로 그곳에서 떠나는 일은 없을 거라더군요." "그렇군."

 운전 야쿠자는 내비게이션 장치를 확인했다. "토코시마 지구의 인터체인지에서 내립니다. 40분 전후면 도착하니 전투준비를 부탁합니다." 블랙헤이즈는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소우카이야 리무진의 강력한 공기정화장치가 순식간에 그것을 흡입한다. "준비? 나는 프로다. 항상 이머전트(emergent)지."


◆◆◆


"아마겟돈…… 아, 아, 아이에에에에에……" 안도우는 어찌할 방도도 없이 눈물 콧물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스테인드글라스의 아래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바깥은 스산하게 밝다. 무수한 도깨비불이 이 템플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이미 끝나버린 거야…… 나, 나의 예언 탓이야!" 안도우는 홀로 통곡했다. 템플을 온통 둘러싼 도깨비불. 그의 정신상태로는 전세계가 이 상태라고 여기는 것도 무리는 아닌 일이었다.

"피의 사자가 나타나, 멸망의 날을 선포하리라…… 죄인은 거듭나 현세를 받으리라……" 안도우가 조용히 말한다. 주변의 도깨비불은 실로, 현세를 먹어치우러 나타난 죄인들인 게 분명하다! 그리고 멸망의 날을 피의 사자가 선포하러 올 것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마지막에 남은 안도우의 곁으로... "도-모." "아이에에에에에!"

 장지문을 쳐부수고서 템플로 날아들어와서 어색하게 오지기한 것은 바로, 그 때 안도우가 뒷골목에서 목격했던 존재 그 자체였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 안도우는 쉰 목소리로 소리질렀다. "아바-. 도-모, 윌오위스프입니다. 아바-"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

"아바-" 윌오위스프는 안도우에게, 무언가를 청하는 듯이 한 손을 내밀었다. 물론 그것은 무언가를 청하려는 것이 아니다. 직후에 윌오위스프의 등 뒤 어둠에서 창백한 불이 하나, 날아온 것이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 "아바-. 도-모. 태울게-" 불꽃이 안도우를 향해 천천히 날아간다!

 쾅! 그 때였다! 충격파를 바로 뒤에서 맞은 윌오위스프가 앞으로 날려져, 바닥에 처박히듯 쓰러졌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 바깥 세계에서 새로 엔트리해 온 사내를 안도우는 공포와 함께 주시한다. 풍채 좋은 중년 남성을!

 안도우에게 향해 날아오고 있었던 도깨비불은 컨트롤을 잃고, 엉뚱한 방향으로 빗나가서, 천장의 구멍을 통해 바깥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도-모, 아-……" 중년남성은 안도우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당신, 이 일대의 유명인이었지, 안도우=상. 오늘도 수행 중이야? 뭐, 됐어. 미안하지만 수첩을 보여줄 틈이 없거든."

 중년남성, 즉 토코시마 데커인 신고는, 모터를 방불케 하는 실루엣의 우락부락하기 그지없는 무기를 들고 있었다. 오무라의 엔지니어라면 곧바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챘을 것이다. 쇼크 블래스터이다.

 충격파를 발생시켜, 공기의 압력으로 대상을 살상하는 말법적 병기 쇼크 블래스터. 이 유닛은 옛날에 야쿠자 클랜 「킹 오브 코브라」가 대립조직 사무소의 구성원 45명을 한 시간 만에 몰살시켰던 날 사용된 흉기이다.

 신고는 이 가공할 무기를, 단순한 파괴적 감정에 이끌려 골라잡은 것이 아니다. 즉... "아바-, 도-모, 윌오위스프입니다아바-" 윌오위스프는 구르면서 일어나, 신고를 향해 오지기했다! 썩은내가 템플 내의 초 향기와 섞이고, 백탁한 눈동자가 신고를 인식한다.

 쾅! 신고는 앞뒤 따지지 않고 두 발째의 쇼크 블래스터를 발사했다. 하지만 윌오위스프는 옆돌기하며 충격파를 회피! 고우랑가! 좀비이면서 열화(劣化)된 느낌이 전혀 없는 닌자 순발력!

"아바-" 방 바깥에서 도깨비불이 템플로 날아들어, 신고의 곁으로 날아온다! 하지만 신고는 침착하게 쇼크 블래스터를 다시 발사한다. 쾅! 목표는 도깨비불이다! 충격파를 받은 푸른 불꽃은 한 순간에 흩어져 사라진다. 독자 제형들은 알고 계시리라, 발파의 충격을 이용한 진화작업을. 그 원리와 같다!

 또다시 도깨비불이 날아들어온다. 쾅! 흩어져 사라진다! "아이에에에에에!" 안도우는 주저앉은 채로, 절규했다. "아바-" 윌오위스프가 양손을 내밀고 신고에게 쇄도! 쾅! 신고는 침착하게 쇼크 블래스터를 발사! 윌오위스프의 몸이 다시 튕겨져 날아간다!

"흥, 역시 닌자의 튼튼함이란 건가, 어엉?" 천천히 일어나는 윌오위스프에게, 신고는 재미없다는 듯 말을 내뱉는다. "대단한 내구력이군. 그게 아니면 바로, 댁, 좀비인지 뭔지 하는 그거냐?" "아바-"

 신고는 쇼크 블래스터의 측면 다이얼을 조작한다. 쇼크 블래스터는 초점을 조이는 것으로 효과범위를 좁히는 대신 충격파의 살상력을 늘릴 수 있다. 그는 다이얼을 「」으로 세트했다. "아바-" 윌오위스프가 스프링 킥으로 일어난다. 신고는 쇼크 블래스터를...

"이얏-!" 천장을 산산조각내며, 새로운 침입자가 윌오위스프와 신고의 사이에 낙하했다! "뭐라고?" 한 순간 주저하던 신고를, 새로 들어온 침입자가 점프 펀치로 덮친다! "이얏-!" "끄악-!"

 신고는 순간적으로 쇼크 블래스터를 쳐들며 방어를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그의 목숨을 구했다. 왜냐면 새로운 침입자는 닌자였으며, 점프 펀치가 신고의 정수리를 직격했다면, 그의 머리는 토마토를 방불케 터져버렸을 테니까. 대신 희생된 것은 쇼크 블래스터다!

"아이에에에!" 안도우가 소리지르며, 주저앉은 자세로 뒷걸음질쳤다. 쇼크 블래스터는 진녹색 닌자의 펀치 한 방에 날아가, 고철 덩어리로 전락했다! 그러고선 닌자는 뒤돌아서 백너클을 윌오위스프에게 휘두른다! "이얏-!" "아바-" 좀비 닌자는 백스텝으로 백너클을 회피!

"도-모 여러분. 나는 블랙헤이즈입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진녹색의 닌자는 전격적인 민첩함으로 세 사람에게 제각각 오지기했다. 그 멘포에서는 궐련이 튀어나와 있었으며, 촛불 향과 썩은내가 섞인 템플의 공기에 담배 연기 냄새를 섞는다.

 BLAM! BLAM! BLAM! 신고가 데커 건을 뽑아, 재빨리 발포했다. 하지만, 나무삼! 블랙헤이즈는 브릿지로 총탄을 회피! 브릿지 자세를 취하면서 그가 말했다. "보니깐 데커 같은데. 미안하지만 이쪽도 일이라서. 댁의 사냥감은 내가 빼앗도록 하지."

"지랄 마라!" BLAM! BLAM! BLAM! 신고는 닌자를 겁내지 않고서 계속 발포했다. 그러나, 만사휴의, 쇼크 블래스터라면 어땠을지 몰라도, 노말한 무기는 닌자에게 통하지 않는다. 블랙헤이즈는 브릿지에서 백플립을 선보이고, 그 다음에는 벽을 차서, 총탄을 완전회피!

 그리고…… 고우랑가! 다음 순간, 신고의 등이 파랗게 불타올랐다! "끄악-!" 윌오위스프가 템플 안으로 또다시 도깨비불을 불러낸 것이다. 새로 들어온 침입자에게 주의를 빼앗긴 신고에게는 피할 방법이 없다. 인과응보!

"이얏-!" 벽을 찬 블랙헤이즈는 공중에서 윌오위스프를 노려 오른손을 내민다. 그러자 무슨 일인가! 검은 그물이 손목에서 전개되어, 윌오위스프를 얽어매었다! "아바-?" 달인! 이것이야말로, 그의 코드네임의 유래인 헤이즈넷・캡쳐・짓수인 것이다!

"끄악-! 끄악-!" 신고는 고통스럽게 바닥을 구른다. 그는 코트 아래로 내열성 조끼를 입고 있었다. 그러나 그 정도로 막아질 불꽃이 아닌 것이다……! 착지한 블랙헤이즈는 차갑게 신고를 내려다보았다. "재난이라 생각하고 포기해라.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목격자의 말살 명령도 내려져 있어서 말이지. 원한은 없지만 죽어줘야겠다."

 현재 템플 안에는 도깨비불이 태산 같이 들어와 있었다. 템플은 당연하지만 일본적 건축의 전형으로, 목제다. 그러나 불가사의하게도 도깨비불은 템플에 불을 붙이지 않는다. 도깨비불의 화학적 성질인 것인지, 윌오위스프의 컨트롤에 의한 것인지, 오로지 인간만을 집요하게 태워 죽이는 잔학한 짓수인 것이다.

"아바-" 블랙헤이즈는 윌오위스프의 전신을 얽어맨 그물을 옥죈다. "아바-" 윌오위스프는 발버둥치지만, 탈출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팔다리의 자유를 빼앗기면 컨트롤도 듣지 않는 것인지, 떠 다니는 도깨비불이 블랙헤이즈를 덮치지는 않았다.

"아이에에……" 안도우는 도망친다는 발상조차 하지 못하고, 실금하며 템플 내의 말법 광경을 그저, 그저 바라볼 뿐이다. 종말을 맞이한 세계에 차례차레로 아마겟돈의 신들이 강림해 온다. 안도우는 자문했다. 이것은 자신의 망상이 빚어낸 결과인가. 혹은 모두 환상으로, 자신은 완전히 미친 것인가.

 미친 것이라면 그것도 좋다. 이대로 광기의 꿈속에서 사그라들 수 있다면, 사랑하는 딸이 죽음을 맞이하는 광경 따위 두 번 다시는 떠오르지 않을 테니까. "아아, 안 돼, 안 돼……" 안도우는 중얼거리며, 울면서 웃었다. "신이시여, 이런 때에도 나는 그 아이만 떠올리는 것입니까... 아니, 이런 때라서인가…… 하하하……"

"광인 놈. 귀찮은 건 싫지만 너도 죽여야겠군." 윌오위스프를 다 구속한 블랙헤이즈는, 안도우를 내려다보며 유유히 궐련을 한모금 마신다. 신고는 엎드러진 채로, 미동도 없다. 템플의 천장 부근을 떠도는 무수한 도깨비불. 바깥의 어두움……! "아마겟돈……" 안도우는 오열했다.

 그 때다! "이얏-!" 피의 사자의 스테인드글라스가 깨지며, 그곳에서 날아들어온 자가 있었다! "아이에에에에에!?" 안도우는 기절할 듯이 경악했다. 전신을 피로 물들인 사위스런 존재! 스테인드글라스에 그려진 "피의 사자"가 실체를 가지고, 이곳에 내려온 것이다!

"피, 피의 사자다! 진짜 피의 사자!" 안도우는 감격해 소리질렀다. "당신 맞지! 당신이! 아악-! 아악-!" "무슨 바카 같은." 블랙헤이즈는 침착하게 새로 들어온 침입자를 본다. "……이런, 이런. 귀찮게 됐군. 들은 적 없다고, 이 녀석 얘긴……"

 새로운 침입자…… 피의 색을 떠올리게 하는 검붉은 장속으로 몸을 감싼 그 닌자는, 템플 내의 혼란에 무자비한 시선을 보내었다. 그리고 아이사츠했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여러분. 닌자슬레이어입니다."

"피, 피의 사자……!" 안도우는 떨면서 닌자슬레이어를 가리켰다. "진짜였어……! 비전은 모두 진짜였다고!" "칫, 닥쳐라. 광신자 놈." 블랙헤이즈는 말을 내뱉으며, 멘포의 음성인식 IRC 트랜스미터를 조작한다.

"아, 모시모시, 귀찮은 일이 생겼다. 대상은 포획했지만, 문제가 두 개. 데커가 마침 자리에 있었다. 무력화했지만, 증원 가능성을 확인해 줘. 그리고 또 하나. 매우 큰 트러블이다. ……닌자슬레이어다." 블랙헤이즈는 눈앞의 적을 노려보며, "그래. 이 녀석도 죽이면 인센티브는 추가지급이라고."

 닌자슬레이어는 블랙헤이즈가 통신하는 동안, 팔짱을 낀 자세로 그윽하게 대기한다. "……칫, 알았다. 그거면 됐다. 통신 종료." 블랙헤이즈는 회화를 끝마치고, 처음으로 닌자 슬레이어에게 오지기했다. "도-모 스미마센, 처음 뵙겠습니다 닌자슬레이어=상. 블랙헤이즈입니다."



5

"도-모." 닌자슬레이어는 다시 인사에 응한다. "소우카이・닌자로군?"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맙군. 네놈도 이 윌오위스프가 표적인가?" 궐련을 땅에 던져버리며, 블랙헤이즈는 카라테를 취했다. "유명인을 만나서 영광이야, 닌자슬레이어=상." "……좋다. 닌자에게 죽음을."

"아바-" 헤이즈넷으로 포박된 윌오위스프가 바닥에서 몸을 비튼다. 구속은 솜씨좋게 처리되어 있어서,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다. "으……으……" 일어나고 싶으나 못 일어나는 것은, 등이 타버린 신고도 마찬가지다. 블랙헤이즈와 닌자슬레이어, 대치하는 두 사람은 그들을 무시하고, 서로를 주시한다……

"개인적인 흥미로 묻는 거다만." 블랙헤이즈가 묻는다. "어째서 네놈은 신디케이트에 맞서는 거지, 닌자 슬레이어=상? 네놈은 개처럼 쫓기다가, 늦든 빠르든 처참하게 죽게 될 거다. ……그것은 즉, 오늘 밤의 이야기지만." 어둡게 웃으며 말한다. "네놈의 싸움은 무의미하며 무궤도하기 그지없다. 모든 닌자를 섬멸하기라도 할 셈인가?"

"그렇다." 닌자슬레이어는 즉답했다. "그대들은 남김없이 죽인다. 거기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는 닌자도 당연히, 죽인다." 두 사람은 원을 그리듯이 발을 끄는 신중한 걸음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흥, 죽이고 나발이고, 저기 윌오위스프는 이미 사체라고. 좀비니까말야." "좀비도 죽인다. 지금까지도 몇 명인가 죽였다. 그 놈도 죽인다."

"계속 죽여서 그 너머엔 뭐가 있지? 그 증오의 원천이 뭔가? 알고 싶어지는군" "너머 따위는 없다. 아무 것도 없다." 닌자슬레이어는 답했다. "그대는 하찮은 잡담을 좋아하는 모양이로군." 닌자슬레이어는 답했다. 멘포에 새겨진 「」「」 문자가, 천장을 떠도는 도깨비불의 파란 빛을 받았다. 블랙헤이즈는 웃는다. "그런 것 같군. 나는 수다쟁이라서 말이지."

"이얏-!" 닌자슬레이어가 선수를 취한다! 카라테 춉이 블래 헤이즈의 어깻죽지를 노린다. "이얏-!" 블랙헤이즈는 빙글 회전하며 몸을 돌려, 측두부를 발꿈치로 차려 한다. "이얏-!" 닌자슬레이어의 돌려차기가 뒷꿈치차기에 맞부딪힌다! "흐응!" 블랙헤이즈는 백플립으로 거리를 벌린다!

 닌자슬레이어는 즉시 돌진하여 바싹 뒤쫓는다. 하지만 블랙헤이즈는 양손을 벌려 전방으로 내민다. "그리고 나는 트러블이 싫어서 말야!" 그 손바닥에서 검은 캡처 넷이 전개되었다! 나무삼!

"이얏-!" 이 무슨 하이 점프! 닌자슬레이어는 수직으로 뛰어올라 캡처 넷을 아슬아슬한 순간에 회피. 그대로 수리켄을 세 장 던져 반격했다! "이얏-!" 블랙헤이즈는 한 손의 손가락으로 두 장의 수리켄을 끼워 받아내고, 남은 한 장은 대미지가 적은 어깻죽지로 받는다! "자, 와라. 닌자슬레이어=상!"

"이얏...끄악!?" 그대로 날아차기로 습격을 꾀했던 닌자슬레이어의 신체가, 알 수 없는 까닭으로 공중에서 바운드했다! 공중에서 사로잡힌 닌자슬레이어! 고우랑가! 이것은 어떤 짓수인가!? "캡처 완료다." 블랙헤이즈는 어깨에 힘을 줘서, 수리켄을 체외로 밀어낸다.

"피의 사자가! 피의 사자가 하늘을 춤추고 있어! 아이에에에에! 이 무슨 왕림!" 안도우는 감격에 휩싸여, 울면서 공중에서 버둥대는 닌자슬레이어에게 도게자했다. "나무아미타붓다! 아마겟돈! 아마겟돈!" "좀 닥쳐라. 네놈부터 죽여버리기 전에." 블랙헤이즈가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말했다.

 닌자슬레이어…… 후지키도는, 자신을 얽어맨 것에서 벗어나려고 몇 번이고 발버둥쳤다. 그러나, 발버둥치면 발버둥칠 수록 그것은 그의 신체를 강고하게 옥죈다. 그를 구속하고 있는 것은 사이코키네시스 같은 종류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것은 테크놀로지의 산물, 투명한 헤이즈・넷이었다!

 검은 헤이즈넷은 포석이었다. 그는 상대가 검은 헤이즈넷에 주의를 집중하도록 유도해두고서, 동시에, 투명한 극세사 그물을 후지키도가 눈치채지 못하게 전개했던 것이다. 그가 한손을 수리켄・캐치에 쓰지 않고, 구태여 어깨를 위험에 드러낸 건 그 이유다. 한손으로 투명한 헤이즈넷을 둘러치고 있었던 것이다.

 후지키도는 자신의 우카츠(불찰)를 후회했다. 생각해보면 블랙헤이즈라는 코드네임도, 헤이즈넷의 색을 검정으로 한정시키려는 미스 리드였던 것이 아닐까? 와자마에! 그러나 이제 와서 그런 일을 후회한들 의미가 없다. 후지키도는 다시 몸부림친다. 그물은 그의 닌자장속에 파고들어, 신체에 가늘게 베인 상처를 입히기 시작했다.

"헛수고야, 헛수고." 블랙헤이즈는 품에서 궐련을 꺼내 한 입 빨았다. "날뛰어서 끊어질 그물이었으면, 처음부터 안 썼지." "이얏-!" "저기 늘어져 있는 데커의 증원도 신경쓰이니... 먼저는 네놈이다 닌자슬레이어=상." "이얏-!" "이 궐련은 폭탄이다. 고전적인 조크. 이걸로 죽여주지."

 블랙헤이즈가 한 입 빨았던 궐련을 들고 다이얼을 조작하듯 주무르는 모습을, 후지키도는 발버둥치며 지켜보았다. "이얏-!" 궐련형 폭탄의 화력에 후지키도는 버틸 수 있을 것인가? 만사휴의인가! "이얏-!"

"하이쿠는 이 궐련이 폭발할 때까지 알아서 읊어라." 블랙헤이즈는 궐련을 집어던졌다! "이얏-!" 그 때! 찌직 찌직하며 듣기 싫은 소리와 함께, 후지키도의 오른팔이 깊게 찢어졌다!

"뭐라고!" 경악으로 크게 소리 지른 것은 블랙헤이즈다. 장속이 찢기고 피에 물든 오른팔로, 후지키도는 날아오는 궐련을 붙잡아, 기폭 전에 꽉 쥐어 산산히 으깬 것이다!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닌자 악력! "오른손를 빼낼 줄이야." 블랙헤이즈는 그럼에도 허둥대지 않는다. "하지만 운명을 바꿀 정도는 못 되겠군."

 후지키도의 아래에서 블랙헤이즈는 재차 궐련을 준비한다. 이번에는 케이스에서 남은 궐련 전부를 꺼낸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려는 것이다!

"이얏-! 이얏-!" 후지키도는 계속 발버둥친다. 그러나 헤이즈넷의 저항은 단단하다. 오른팔을 빼낸 건 기적이었던 것인가!? "이얏-! 이얏-! 이얏-!"

(((후지키도……)))

후지키도는 뉴런이 젖어들듯이 더러워지는 불쾌한 목소리를 느꼈다. "이얏-!?" (((후지키도……)))

 불쾌한 목소리는 초췌한 후지키도의 뉴런에, 전격적인 속도로 종양을 방불케 하듯 퍼져나가고 있다. 후지키도는 곤혹했다. "이얏-!?" (((나와 그대는 운명공동체. 꿈에서라도 잊지 말거라.)))

 후지키도는 이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목소리는 그낭 그를 닌자로 만든 사악한 혼…… 언제나 그 마음을 빼앗으려 시도하고, 결국에는 드래곤 겐도소에게 봉인되고 만, 악하기 그지없는 닌자소울의 목소리이다.

"이얏-!?" 그러나, 드래곤=센세이의 인스트럭션을 거쳐, 후지키도는 그 닌자소울을 직접 압도하고, 굴복시킨 것이 아니었던 건가? (((그렇게 매정하게 굴 것 없다. 이몸께서 다소나마 힘을 빌려주마.))) "이얏-!"

 블랙헤이즈가 재빨리 궐련폭탄의 스위치를 넣기 시작한다. "이것으로 끝이다. 니..." (((알겠느냐 후지키도. 나는 그대의 편이다. 누구보다도 그대를 생각하고 있다. 애초부터 그대를 죽음에 늪에서 건져주고, 힘을 주기까지 한 것이 누구냐? 알겠지? 후지키도여. 그 인색한 늙은이는 아니다.)))

"""그대의 도구로 다시금 굴러떨어질 셈은 없다. 사라져라.""" (((여기에서 죽을 셈이냐? 본좌로 말할 것 같으면, 저런 카이코누에・닌자・클랜의 닌자 따위, 애송이나 마찬가지다! 알겠느냐?))) """닥쳐라, 사라져라!""" (((이야기를 듣거라! 후지키도! 이몸께서도 이대로 망하는 것은 사양인 것이다.)))

 뉴런에 기생하는 사악한 목소리가, 곤란하다는 듯한, 타이르는 듯한 울림을 띤다. (((그대가 죽으면 이몸께서도 폭발사산할 뿐이다. 본좌는 예전까진, 그대를 죠루리 인형으로 여겼었지…… 인정하마, 솔직하게. 허나 본좌는 자는 중에도 보아 왔다. 그대가 닌자들을 무자비하게 죽여 나가는 모습을.)))

"""……""" (((나와 그대는 목적을 함께하는 존재다. 자는 중에 나는 배웠다. 우리는 주인과 종이 아닌 동지다. 운명을 함께할 형제다. 힘을 합치지 않겠나.))) """무엇을 꾸미고 있지.""" (((여기를 살아서 나가려는 것이야. 그리고 보다 많은 닌자를 죽일 것이다.)))

"""……그대에게 몸은 넘기지 않는다.""" (((그렇고말고! 알고 있고말고! 나는 적절히 조언하고, 가르쳐 이끌어줄 것이다. 인스트럭션이다! 그것도, 그대가 바랄 때뿐이다. 나는 그대에게 해를 끼치거나 하진 않을 것이야.)))

 ……후지키도는 경계했다. 이 기특한 태도는 까닭 모를 무서움이 있다. 무언가를 훗날 저지르려고 꾸미고 있는 것이 명백하다. 하지만……

"""……그러면 조언인지 뭔지를 해 보아라.""" 후지키도는 명령했다. (((물론이다!))) 사악한 목소리가 뉴런을 뛰어다닌다.

 후지키도의 시야는 회색으로 흐려져, 세계는 거의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자기 자신의 뉴런 내에서의 대화는 현실 시간의 1초에도 미치지 않는다.

(((후지키도. 그대가 닌자소울의 흔적을 따라, 사냥하여 죽이려고 한 저 죽은 닌자. 지금 꼴사납게 자고 있는 저것이다. 저것은 오바케・닌자다. 이몸께서는 저것과 싸운 적이 있지…… 하지만 그것은 됐다. 놈의 히토다마도깨비불・짓수를 이용하거라. 풍림화산이다.)))

 나라쿠・닌자의 사악한 목소리가 뉴런을 달리며, 이윽고 사라지더니, 재색의 시야에 색채가, 시간의 흐름이 돌아온다. "...이어=상." 블랙헤이즈는 궐련 자루를 닌자슬레이어에게 향해 투척하려 했다. 닌자슬레이어는 바닥에서 검은 헤이즈넷에 휘감긴 좀비 닌자를 보았다.

"아바-. 아바-" 지금도 그 좀비 닌자는 포박에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리고 있다. 닌자슬레이어는 나라쿠・닌자의 「인스트럭션」에 따라, 미끄러지듯 오른팔을 움직였다. 블랙헤이즈가 궐련 폭탄 자루를 던진다!

 죽음의 일보직전, 닌자슬레이어의 오른손이 붙잡은 것은, 자신의 「忍」「殺」이라고 쓰인 멘포(페이스가드)였다. 티타늄 합금제의 그것을 자기 얼굴에서 재빨리 떼어낸 뒤, 블랙헤이즈가 없는 엉뚱한 방향을 향해, 프리스비를 방불케 하는 횡회전으로 투척했다! "궁지에 몰린 발악이냐!" 블랙헤이즈가 단정한다!

 궐련형 폭탄은 블랙헤이즈의 닌자 정밀함에 의해, 닌자슬레이어의 오른손이 닿지 않는 발치 부근의 그물에 절묘하게 걸렸다. 이래서는 해제 불능! "자. 폭발의 순간까지 하이쿠나 읊도록. 미친 살육기호자인 네놈에게 그런 지성이 있다면 얘기지만."

"모든 닌자에게 죽음을…… 자비는 없다…… 너도 죽인다. 인과응보." "뭣……?" 블랙헤이즈는 닌자슬레이어의 입을 통해 나온 하이쿠에 어깨를 움츠렸다. 이상하며 추악하고, 정형을 벗어난 하이쿠다. 그리고 지세이*의 테마가 무엇 하나 포함되지 않은 것을 수상쩍게 여겼다.


*지세이(辞世, 사세): 죽음을 앞둔 사람이 남기는 절명시를 말한다.

 블랙헤이즈의 시야 밖에서, 회전하는 멘포는 비스듬히 급각도로 커브했다. 바닥을 아슬아슬하게 고속으로 날아가는 회전 멘포의 진로에는, 버둥대는 윌오위스프가! "아바-" "칫, 뭔가 불안한데." 생각을 돌리는 블랙헤이즈에게, 닌자슬레이어는 오른손으로 견제의 수리켄을 던진다! "이얏-!" "젠장!"

 블랙헤이즈는 수리켄을 회피할 수밖에 없다. 멘포는 바닥에 촛농을 떨어뜨리며 불타던 캔들을 일직선으로 절단하며, 윌오위스프의 몸을 구속한 검은 헤이즈넷에 부딪혀, 튕겨났다. 나무삼! 프로페셔널 용도의 강도!

"이것이 네놈의 최후의 발악이냐, 닌자슬레이어=상." 블랙헤이즈는 어깨를 으쓱했다. "분풀이로 윌오위스프를 해방하는 쓸데없는 짓따윌……" 절단된 무수한 캔들이 저공을 춤춘다. "쓸데없는……" 그것들 캔들 중 몇 개인가가, 헤이즈넷의 위로 쓰러지며 낙하한다. "...바보 같은-!"

"아바, 아바-, 아밧-" 그물에 불이 옮겨붙고, 윌오위스프가 유달리 격렬하게 날뛴다. 그 광란과 불에 의한 그물의 열화, 두 가지 요소에 의해서, "아-밧-!" 그물은 어느새 찢어졌다! 양팔을 천장으로 내미는 윌오위스프! 천장에 모여 있던 도깨비불이 모여서 낙하한다!

거기에, 오오, 오오, 고우랑가! 도깨비불의 무리는 공중에서 닌자슬레이어를 구속한 투명한 헤이즈넷에 차례차례 인화! 헤이즈넷을 빠져나간 도깨비불은 미친듯이 폐 템플을 날아다닌다! 불과 한 호흡, 수 초 만에, 폐 템플은 말법의 작열지옥으로 화했다!

 투명한 헤이즈넷이 열로 녹아, 닌자슬레이어의 사지가 즉석에서 자유를 되찾는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낙하하면서 사커볼을 차듯이 궐련형 폭탄을 창밖으로 걷어차버린다! 직후에 폭약이 기혹! KABOOOM! 그 시간차는 1초에도 못 미친다!

"뭐야, 이건. 대혼란이군." 블랙헤이즈는 남의 일인 양 나직이 말한다. 그는 위를 올려다본다. 미쳐 날뛰는 도깨비불의 불길은 템플의 천장에 옮겨붙었다. 윌오위스프의 짓수가 제어를 잃고 있는 것이다! "이얏-!" 불타며 낙하하는 대들보를 회전 점프로 피하며, 그는 그대로 옥외로 뛰쳐나간다!

 닌자슬레이어는 어떠한가? 그는 낙하 중에 전격적인 상황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바닥에서 엎드러진 데커, 신고에게 뛰어가, 오른쪽 어깨로 멘 뒤, 돌아다니는 도깨비불을 대범하게 피하며, 이번에는 벽가에 있던 안도우에게 돌진한다!

"아이에에에에! 나, 나, 나무아미타붓다! 나무아미타붓다-아마겟돈! 아무다붓다붓! 아이에에에에!" "숨을 참아라!" 왼쪽 어깨로 착란 중인 안도우를 메어 올린다! "아바-!" 창백한 불꽃의 덩어리가 여러 개, 닌자슬레이어의 등을 쫓는다. "이얏-!" 양쪽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진 채, 창밖으로 탈출!



"으음……" 신고의 의식을 흔들어 깨운 것은, 차가운 흙 위에 내려진 감각이었다. 그가 먼저 본 것은 상공의 별 하나 없는 밤하늘이다. 사우나 머신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공기. 곧바로 통각이 돌아온다. 등을 달리는, 찌르는 듯한 격통에 얼굴을 찌푸리며, 신고는 어떻게든 상반신을 일으켰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이 놓인 상황을 파악했다.

 그는 둘러싸여 있었다. 어둠에, 그리고, 어둠 안에 무수히 떠있는 창백한 도깨비불에.

 절망적인 심정으로 어떻게든 일어선다. 바로 옆에 주저앉은 광신자 안도우가 신고의 등 방향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 더운 공기는 등쪽에서다. 신고는 고통스런 목소리를 내며 돌아본다.

 열원은 아까까지 그들이 있던 폐 템플이다. 무너지는 걸 버티던 허름한 목조건물은 초자연의 푸른 불꽃에 섬뜩한 몰골로 감싸여, 자기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흡사 거대 캠프파이어를 방불케 하듯, 멸망의 때를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불꽃을 역광으로 대치하고 있는 것은, 두 명의 닌자이다.

 신고는 결국, 상황을 분석하길 포기했다. 무언가가 일어나, 휘말리고, 이 때까지 왔다. 됐다. "내 약한 마음이 이것을 불러낸 거야. 나는, 아마겟돈 같은 바보 같은 일을... 이건 한심한 내게 내려진 붓다의 꾸짖음입니다." 주저앉은 안도우가 눈물 젖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럴 리가 있나." 신고는 데커 건에 탄약을 넣기 시작했다. "뭐, 그렇다면 당신도 이렇게 된 김에 반성하고 일이라도 찾는 게 좋겠어. 모두 끝난다면 말이지. 살아서 나갈 수 있게 된다면이지만....." 그리고, 역광 속에서 대치하는 두 명의 닌자가, 교착했다.



6

 ""이얏-!""

 닌자슬레이어와 블랙헤이즈, 두 사람의 춉과 춉이 맞부딪쳐 불꽃을 튀긴다. ""이얏-!"" 거기에 니킥과 니킥이 맞부딪쳐 상쇄!

 "이얏-!" 한 순간 빠르게 블랙헤이즈가 남은 손으로 수평 춉을 내지른다. 코로나 맥주병을 절단하는 카라테・데몬스트레이션과 같이, 목을 취하려는 것이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거침없이 브릿지하여 그것을 회피!

 "아직이다! 이얏-!" ALAS! 휘두른 블랙헤이즈의 손바닥에서 검은 그물이 사출된다. 그것을 투망처럼 휘둘러 닌자슬레이어를 또다시 포획하려는 것이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브릿지한 채 재빨리 역방향 네 발 포복주행을 펼쳐, 아슬아슬하게 투망을 회피했다! 달인! 그대로 기세를 실어, 백플립으로 일어났다. "같은 짓수로 나를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지 마라." 닌자슬레이어는 블랙헤이즈를 가리키며, 선고한다!

 "흥, 그럼 고민 좀 해볼까. 귀찮은 놈." 블랙헤이즈는 평정을 유지한 채 대답하며, 양손에서 헤이즈넷을 사출, 각 그물마다 벽돌 크기의 기왓장을 묶었다. "이얏-!" 아부나이! 휘둘러진 기왓장이 요요를 방불케 하듯 신축하는 궤도를 그리며 닌자슬레이어를 덮친다!

 보통 닌자라면 기왓장을 손으로 막아, 가드하려고 했을 것이다. 블랙헤이즈의 노림수도 그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악수! 기왓장의 목적은 타격이 아닌 앞부분의 무게다. 움직임을 멈추면 두 장의 그물은 손쉽게 상대를 멍석말이해버리고 말 것이다. 닌자슬레이어의 닌자 통찰력은 그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닌자슬레이어가 취한 행동은 어떤 것인가? 그는 도리어 간격을 좁혔다! "이얏-!" 옆돌기이다! 끼워넣듯이 내뻗어진 기왓장 그물보다 빨리, 블랙헤이즈를 향해 두 번 옆돌기! "고민이 필요한 건 네놈이로구나!" 블랙헤이즈가 대담함에 웃는다.

 블랙헤이즈는 즉석에서 양쪽 손목과 그물의 접속을 풀고, 날아들어오는 닌자슬레이어를 감쌀 제3의 헤이즈넷을 전개할 속셈이었다. 나무삼! 확실히 이래서는 폐 템플에서 겪은 실패의 재현이다! "이얏-!……뭐라고?" 블랙헤이즈는 눈을 의심한다. 그물이 손목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얏-!" 다음 순간, 닌자슬레이어는 블랙헤이즈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지면이다! 옆돌기에서 초저공의 슬라이딩 태클로 이행한 닌자슬레이어는, 한 순간의 틈을 찔러 블랙헤이즈의 바로 아래로 파고들어, 공중으로 올려찼다! "끄악-!"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달인적 슬라이딩 공격 카라테! 닌자 반사신경을 가진 자라면 보았을 것이다. 닌자슬레이어는 먼저 활주하며 블랙헤이즈의 발목을 후려 뒤로 넘어지게 하고, 그 직후에, 떨어지는 블랙헤이즈의 등을 수직으로 올려찬 것이다!

 그리고, 보라! 맞아서 공중에 띄워진 블랙헤이즈의 양쪽 손목, 그물 사출장치에 각각 파고든 쿠나이・다트를! 닌자슬레이어는 두 번의 옆돌기 도중에 그것들을 투척하여, 사출장치에 조금도 빗나가지 않게 명중시킨 것이다! 이래서는 그물을 탈락시킬 수 없는 것도 당연한 이치!

"이얏-!" 공중에 뜬 블랙헤이즈를 향해, 닌자슬레이어는 지상에서 수리켄을 연속투척한다. 실제 그 숫자는, 40연사! 과녁맞히기! "이얏-!" 블랙헤이즈도 빈틈없는 자로, 손목에서 늘어져 있던 기왓장 그물을 고속으로 휘둘러 수리켄의 폭풍을 방어! 양자(兩者)가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

"소문대로의 수완이군! 귀찮은 놈이다! 이얏-!" 공중에서 수리켄의 연사를 막아낸 블랙헤이즈가 반격을 펼친다. 그물을 휘두르자, 그때까지 단단히 결속되어 있던 기왓장이 풀리며, 닌자슬레이어에게 사출되었다. 원심력이 충분히 실려 위험! "이얏-!" 그것이 두 발!

 닌자슬레이어는 주춤서기로 서서, 태세를 갖추고 날아오는 기왓장을 기다린다. 무언가 대책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양자 모두에게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그 두 장의 기와탄은 공중에서 파랗게 불타오르더니, 폭발사산했다! ""끄악-!?""

 불의의 폭발을 맞이하고, 두 닌자는 지면에 내던져져 쓰러졌다. 나무아미타불!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윌오위스프의 히토다마・짓수이다! 보라! 파랗게 불타오르는 폐 템플의 불탄 흔적을 중심으로, 사악한 플라네타리움을 방불케 하듯 휭휭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선회하는 무수한 도깨비불을!

"아…… 아아-! 아악-!" 곧이어 의미 있는 말을 입에 담을 기력조차 없이, 안도우는 머리를 감싸쥐며 지면에 엎드렸다. 그 위를 날아서 오가는 도깨비불! 주위를 감싼 묘지에 매장된 죽은 자들 전부에게서 윌오위스프가 추출한 도깨비불들이다.

 닌자슬레이어는 머리를 흔들며 어떻게든 일어선다. 그곳으로 추격해서 날아오는 도깨비불을 옆으로 굴러 피하며, 그는 폐 템플 자리의 거대한 불기둥을 본다…… "아밧-! 나는, 나는 윌오위스프=상! 아밧-!" 불 속에서 절규가 들려온다.

"나 원, 참. 여기까지다." 떨어진 장소로 날려진 블랙헤이즈가 일어선다. 인컴형 IRC송신기를 조작하여, 두세 마디 지시로 보이는 말을 중얼거린 뒤, 닌자슬레이어 쪽을 향했다.

"이 이상 네놈과 놀아도 시간 낭비밖에 안 될 것 같군. 윌오위스프의 전투능력도 사전정보와 너무 다르고. 물러설 때다." "뭐라?" 높은 상공에서 헬리콥터의 로터 소리가 내려온다. "나는 하차하겠다, 라는 거지. 네놈의 카라테로 저 윌오위스프를 막을 수 있을지, 한 번 잘해보라고……"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대답 대신 수리켄을 던졌다. 블랙헤이즈가 왼손을 휘두르자, 헤이즈넷이 간단히도 수리켄을 붙잡아버렸다. 블랙헤이즈의 머리 위로 헬리콥터에서 로프가 낙하한다.

"사라바(안녕이다)! 네놈의 생존은 기대치 않도록 하지!" 블랙헤이즈가 로프를 붙잡은 순간, 그 몸은 수직으로 하늘높이 솟아올랐다! "오탓샤데-!"

"네 이놈-!" 하늘을 올려다보는 닌자슬레이어의 곁으로 여러 개의 도깨불이 날아온다. 굴러서 그 불을 피하며, 닌자슬레이어는 순간적으로 판단을, 기분을, 집착을 고쳐먹었다. 그는 튕겨나듯 똑바로 질주한다. 진로는 폐 템플의 불기둥이다!

 이윽고, 폐 템플에는 골조도 남지 않고, 그저 소름끼치는 빛의 응어리가 밤하늘에 불꽃을  피워올릴 뿐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지금, 느긋이 사람 모습의 불꽃이 몸을 드러내며, 전속력으로 쇄도하는 닌자슬레이어에게 오지기했다…… "아바-, 나는 윌오위스프=상! 아밧-!"

 화난 용을 방불케 하듯 앞으로 몸을 기울인 자세를 하고서 일직선으로 달리는 닌자슬레이어를 노리고, 연이어 주위의 도깨비불이 쇄도한다. 그러나 그는 푸른 폭발의 안을 무상처로 달려나간다. 이 무슨 닌자 각력! "닌자에게!" 그리고 그 기세로 도약했다. "죽음을!"

 쿵푸를 방불케 하는 닌자슬레이어의 날아차기가, 이윽고 사람 형상의 불꽃으로 화한 윌오위스프의 두부에 주저없이 처박힌다. "아밧-!" 발차기를 정통으로 맞은 윌오위스프는 폐허의 그슬린 불꽃 안으로 나자빠진다. 막 착지한 닌자슬레이어를 노리고, 또다시 도깨비불이 날아온다.

 도깨비불이 날아올 때마다, 닌자슬레이어는 군더더기 없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그것을 피한다. 검붉은 닌자 장속은 창백한 빛이 교차하며 날아다니는 어둠 속에서 마이・댄스를 방불케 하는 궤적을 그려 나간다. "이 무슨 신성!" 멀리에서 지켜보는 안도우가 눈물을 떨군다. 그러나 그것은 당사자로서는 사선을 앞둔 아슬아슬한 공방의 연속인 것이다!

"아바-, 도-모, 나는 윌오위스프=상, 도-모!" 도깨비불 회피를 강요당하는 닌자슬레이어를 앞에 두고, 불덩어리가 다시 일어선다. 템플의 폐자재에 그슬린 불꽃을 어지럽히며, 그  윤곽은 한 차례 커진다!

"아밧-!" 지금까지 묘지를 덮고 있던 모든 도깨비불이 한 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닌자슬레이어를! 닌자슬레이어는 폭풍과도 같이 파고들어 윌오위스프의 정면에 서서, 허리를 낮춘 자세로・폼 펀치를 날린다! "이얏-!" "아밧-!"

 윌오위스프가 충격으로 날아간다. 감싸들려는 무수한 도깨비불에서 벗어나면서, 닌자슬레이어는 폭풍과도 같이 파고들어, 다시 일어나는 윌오위스프에게 재차 폼・펀치를 날린다! "이얏-!" "아밧-!"

 윌오위스프가 두세 걸음 뒤로 밀려난다. 쓰러지지 않고, 굳게 버텼다. 이제 윌오위스프의 불타는 몸은 9피트를 넘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닌자슬레이어는 또다시 폼 펀치를 날린다! "이얏-!" "아바-, 도-모."

 윌오위스프는 복부에 타격을 입으면서도 서서 버텼다. 그리고 불타는 손으로 닌자슬레이어의 양쪽 어깨를 붙들었다. "아바-" "끄악-!?" 뿌리칠 새도 없이, 닌자슬레이어의 머리 위와 등을 향해 무수한 도깨비불이 덮쳐 내려온다! 닌자슬레이어의 몸이 파랗게 발화했다! "끄악-!"

 오오! 이 무슨 일인가! 닌자슬레이어의 타오르는 등으로, 도깨비불이 끝도 없이 모여든다! "끄악-!" "아바- 도-모, 아바-" "끄악-!" 윌오위스프는 양쪽 어깨를 붙들고 놓지 않는다. 이대로 가면, 닌자슬레이어라 할지라도 생선구이를 방불케 하는 분사체로 전락할 것도 시간문제다!

 그 때였다! BLAM! BLAM! BLAM! 윌오위스프의 불타는 머리통이 옆쪽에서 얻어맞은 듯이 충격을 받아 기울어졌다. "아바-," BLAM! BLAM! BLAM! "아, 바," BLAM! BLAM! BLAM! BLAM! BLAM! BLAM!

"그쯤하고 뒈져버려라, 괴물 놈." 발포하며 서서히 다가가는 중년 데커의 오니 같은 표정이 불빛에 비쳤다. 장전된 총알이 소진되어, 데커 건의 탄알집이 땅바닥으로 낙하한다. 다른 손에는 예리하고 투박한 무기가 쥐어져 있다. 마체테? 아니, 그것은 깨진 스테인드 글라스의 거대한 파편이다!

"아바-" 목만을 돌리며, 윌오위스프가 새로 나타난 적을 시야에 담는다.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허무한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고도, 신고는 움츠러들지 않는다. 결기와 증오가 그의 마음 속에서 도깨비불과도 같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고는 탄이 소진된 데커 건을 갑자기 윌오위스프의 불타는 안면을 향해 집어던졌다. 윌오위스프는 피하지도 않는다. 총신은 그안면에 맞아 둔한 소리를 내었다. "아바-" 전혀 소용없는 것이다! 그러나 신고의 노림수는 그게 아니다. 가증스런 적의 옆구리에서부터 심장을 향해, 아래에서 위로, 그는 스테인드글라스를 깊이 찌른다!

"아밧-!" 윌오위스프가 몸부림쳤다. 어느새, 그 거체를 덮은 파란 불꽃이 스테인드글라스의 파편으로 옮겨붙어, 신고에게 발화했다! "끄악-!" 나무아미타불! 또 하나 새로운 인간횃불이 거기에! "아이에에에에에! 끝장이다-!" 안도우가 통곡한다!

 결국 만사휴의…… 아니, 보라! 윌오위스프의 양손의 힘이 느슨해지고, 불덩어리가 된 닌자슬레이어가 움직였다! "이……이얏-!" 그가 붙잡은 것은, 심장을 꿰뚫고 튀어나온 테인드글라스의 파편이다. 힘을 실어 그것을 반대편으로 뽑는다! "이얏-!" "아밧-!?"

"이...이얏-!" 닌자슬래이어는 팽이처럼 신체를 회전시켜, 뽑아낸 비수를 옆으로 휘둘렀다. "아밧-!" 상처입었다고는 생각할 수도 없는 민첩성으로 윌오위스프가 간격 바깥으로 거리를 벌려, 그것을 피한다. 그러나 닌자슬레이어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이얏-!" 팽이 돌아가듯 하는 회전에 점차 속도가 붙는다!

 닌자슬레이어의 팽이 회전이 등비급수적으로 속도를 올린다. 등을 태우던 푸른 불꽃이 불가사의한 원심력 작용으로 어깨, 팔로 옮겨지더니, 비수의 끄트머리를 향해 움직여나간다. 그뿐이 아니다. 주위에서 아직도 날아들던 도깨비불들마저 그의 용오름을 방불케 하는 회전에 끌어당겨져, 비수의 끝으로, 똑같이 모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아밧-!" 윌오위스프의 신체를 덮는 불꽃도 또, 눈앞의 닌자슬레이어의 타츠마키 회전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불꽃의 옷이 벗겨지자, 그곳에 서 있는 것은 까맣게 타버린 넝마로 몸을 두른 좀비 닌자이다. 한편, 불타는 비수의 회전은 이제 극한에 치닫으려 하고 있었다!

"피, 피의 사자!" 안도우가 소리질렀다. "비, 비전이 성취됐다! 모두 다! 피의 사자는 불타는 검을 그 손에 드니, 그러자 아침해가 죄를, 죄를…… 아침해가!" 안도우는 동쪽 하늘을 가리켰다. 아침해!

"이얏-!!!" 닌자슬레이어가 파랗게 불타는 비수를, 던졌다! "아바……" 고속회전하는 칼날이 윌오위스프의 가슴팍을 가르고, 베어가르고, 그리고... "……아바-앗바바바바바-앗!" 수평하게 절단시켰다! 절단면에 파란 불꽃이 옮겨붙어, 한 순간에, 둘로 나뉜 바디를 불태운다! "아-바바바바-앗!"

"누웃!" 회전을 멈춘 닌자슬레이어는 다리가 풀려 한쪽 무릎을 꿇고, 대미지를 버틴다. 윌오위스프는 어떠한가. 분단된 신체는 눈 깜짝할 새에 재로 화하여, 새벽녘의 바람에 날리면서, 반딧불을 방불케 하는 푸른 불꽃의 가루와 함께, 산산히 흩어져 간다……!

 인광(燐光)에 섞여서, "사요나라"라는 말이 닌자슬레이어의 귀에 닿는다. 그것은 자신의 자아도 못 가진 채 살육을 거듭하던 좀비의, 최후의 속삭임이었다.

"아……아아! 아마겟돈!" 안도우는 닌자슬레이어의 앞에 뛰쳐나가, 갑자기 도게자했다. 닌자슬레이어는 의아해했다. 안도우는 필사적으로 지면에 이마를 문대며, 오열하는 소리를 흘린다. "피의 사자여, 응답하라! 이것은 세계의 종말인 겁니까? 당신은 왜 나의 망상에서 현세로 태어난 것인지?"

"모른다." 검붉은 묵시록 닌자는 무심히 말했다. "나는 그대의 망상이 아니다. 거기 사내에겐 아직 숨이 붙어 있다. 하찮은 소리를 횡설수설할 틈이 있다면, 그 사내를 의사에게라도 데려가라." 그리고 아침해가 뜬 방향을 향해 걸어나갔다.

"나는!" 안도우가 떠나는 뒷모습에 소리친다. "나에겐 미래도 희망도 없어! 딸은 죽었고, 살아갈 의미를 잃었습니다! 난 어떡하면 좋죠……? 괴롭습니다! 괴로워서……" 안도우는 눈물을 훔쳤다. 그림자는 멈춰서서, 조금 돌아보았다. "내게 묻지 마라." 그 말만을 남기고, 곧 그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



에필로그

 다이눈가 골목의 싸구려 숙박업소를 나와 인적 많은 도로를 가로지르면, 고가 아래의 원・토큰・노미야(술집)・포장마차촌에 다다른다. 삿쿄・라인 철도 익스프레스가 분단위 스케줄을 사수하기 위해 끊임없이 통과하는 소음과 진동 속에서, 사라리맨이나 블루칼라 노동자는 이 포장마차촌에서, 말없이 소줏잔을 기울이는 것이다.

 고가가 이어지는 한, 얇게 찌그러진 포장마차촌의 줄도 계속 늘어난다. 중금속산성비를 어떻게든 버텨내기 위해서. 「구이」 「오마미*」 「카시와・모찌**」 「인간미」 「나무의 따스함」. 포장마차가 내건 각각의 노렌(포렴)의 행렬은, 색 바래고 녹슨 부두를 방불케 하는 만다라이다.


*오마미(おマミ):닌자슬레이어의 간판에 종종 나오는 문구. 의미는 불명.
**카시와모찌(カシワ・モチ, 柏餅):떡갈나무잎으로 싸서 만든 찹쌀떡.

 입식 포장마차 「소뎅」. 바이오 참새들을 방불케 잔뜩 늘어선 사라리맨의 등에 뒤섞여, 그 남자 또한, 누구와도 말 섞는 일 없이 소주를 계속 마시고 있다.

 자세히 보면, 그 남자의 옷차림은 이상하다. 갈갈이 찢긴 검은 망토는 목사를 방불케 한다. 만약 그것이 정말로 목사의 것이며, 그것도 약탈물이라면, 문자 그대로, 신의 진노를 부를 소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챙 넓은 모자도 이상한 조합이다.

 모자의 아래는 중환자를 방불케 하듯, 더러운 붕대를 얼굴에다 칭칭 감고 있다. 누가 봐도 부랑자 행색이었으나, 그런 의문을 말없이 풀겠다는 듯이, 남자의 소주 글라스의 옆에는, 카지노를 방불케 하듯 500엔 토큰이 세로로 쌓여 있었다.

"오야지…… 오야지 한잔 더……" 수상한 남자가 쉰 목소리로 작게 말하며, 쌓인 토큰에서 한 개를 내밀었다. 맹렬한 술냄새가 온천가스 같이 하얀 기체가 되어서는, 삐뚤빼뚤한 이가 늘어선 입에서 새어나왔다. 양쪽에 앉은 사라리맨은 기가 질렸지만, 시츠레이에 해당하기에, 말이 없었다.

"이것봐……" 마츠리・핫피*를 입은 가게주인은 사이버네 의수로 소주・벤더를 조작하여, 투명한 고농도 알콜액으로 글래스를 채웠다. "맛 좋은 한펜(어묵의 일종)은 필요없어?" "……됐어……" 글래스를 받아드는 손가락에도 더러운 붕대가 감겨 있다.


*핫피(ハッピ):축제 등이 있을 때에 장인들이 입는 겉옷을 말한다. 

 그때였다. "오야지, 변제~" "아이에에에에!" 남자의 우측에서 마시던 사라리맨이 뒤로 날아갔다. 갑자기 나타난 거인이, 뒤에서 목덜미를 잡고 집어던진 것이다. 한 눈에 봐도 퇴물 스모토리인 걸 알 만한 그 거인은 몸을 굽혀 노렌에 목을 들이밀었다. "돈~!"

"아이에에에에!? 이타다=상!?" 가게주인은 빽 소리질렀다. "어째서! 아직 변제일까지 십 일은 남았는데요!" 퇴물 스모토리는 통나무를 방불케 하는 팔을 뻗어, 카운터 너머에 있던 가게주인의 뒷목을 붙잡았다. "그건 그쪽 사정이고~! 지금 돈 주면 나갈 거라고~!" "아이에에에에! 그건 무리입니다요!"

 퇴물 스모토리의 팔에는 금속제의 파이프가 감겨 있다. 스모토리이면서, 그것도, 사이버네 수술자이기도 한 것이다! 무서움! "까고자빠졌넴마-! 그럼 몇 분 기다려줄까, 지금 당장 말해 봐!" "아이에에에에!"

"저, 저는 거래처와 상담이 있어서 이만..." 부랑자 풍의 남자 왼편에서 마시던 사라리맨은 토큰을 카운터에 두고, 손목시계를 보며 잰걸음으로 포장마차에서 떠났다. 부랑자풍의 남자는 페이스를 떨어뜨리지 않고 소주를 계속 마신다. 퇴물 스모토리는 부랑자풍의 남자의 코앞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터프가이 흉내인가~?"

 붕대의 틈새로, 남자는 퇴물 스모토리를 노려보았다. "수, 술값은 됐으니까 가도 돼. 아부나이하니까..." 아직 목덜미가 붙잡혀 있던 가게주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까고자빠졌넴마-! 죽인담마-!" "아이에에에에!" 스모토리에게 일갈을 받고, 가게주인은 실금했다. "오? 돈이네~ 돈." 스모토리는 쌓여 있던 토큰을 무심히 집어들었다.

"꽤 있구만 임마!" 퇴물 스모토리는 토큰을 자기 가마구치・월렛에 남김없이 수납했다. "그럼 이걸로 30분 기다려줄 테니까 신장 팔고 와. 그걸로 150만 갚아." "아이에에에에!" "아-? 터프가임마, 불만 있냠마-?" 퇴물 스모토리는 실실 웃으며 남자에게 다시, 얼굴을 들이민다.

 츙! 금속이 튕긴 듯한 소리가 울렸다. 퇴물 스모토리의 얼굴 한가운데, 코가 있던 언저리가, 하얀 원이 되었다. "……에?" 순식간에 그 원의 표면에 대량의 빨간 입자가 떠오른다. 선혈이다. 새빨간 절단면이다. "아바……?"

 츙! 츙! 금속음이 다시 두 번 울린다. "아바……" 퇴물 스모토리는 자기 양팔을 들여다보려 했다. 없다. 손목 부분이, 절단면이 되어 있다.

 츙! 츙! "아바……" 퇴물 스모토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또다시 금속음. 이번에는 양팔의 팔꿈치 이후가 소실되어 있었다. 피와 오일이 절단면에서 흘러내린다. "아이에에에에!?" 가게주인은 바닥에 주저앉아 실금했다. 부랑자풍의 남자는 위협적으로 서서 퇴물 스모토리를 노려본다. 퇴물 스모토리는 공포로, 빗속을 뒷걸음질쳤다.

"짜증나는 새끼로군……" 남자는 퇴물 스모토리를 향해 한 걸음 내딛었다. "좆같이 짜증나는 새끼야…… 뭐 하는 놈이냐…… 말해 봐라……" 승복을 방불케 하는 검은 망토의 옷자락에서, 절그럭 소리를 내며 떨어진 물건이 있다. 버즈소(buzz saw)다. 회전하는 피투성이의 체인소가 두 개. 버즈소에는 쇠사슬이 달려 있었으며, 쇠사슬은 망토 안에서 나오고 있었다.

"내가 너한테 뭘 했냐…… 입닥치고 마셔주려니까, 뭐라도 된 것마냥 진짜……" "아바, 아바후가, 아밧" 안면과 양팔에서 피를 뿜어내며, 퇴물 스모토리는 무언가 말하려 했다. 아마도 사죄인 것 같다. 가마구치・월렛을 뒤적이려 하나, 팔꿈치 아래를 소실한 상태여서, 버둥거릴 뿐인 형용이다.

"나는!" 츙! 츙! 남자가 팔을 휘두르자, 체인이 튀고, 뒤따라서 버즈소가 요요를 방불케 하는 궤도로 퇴물 스모토리에게 날아간다! 거체의 양쪽 어깻죽지가 한 순간에 절단! "나는 제노사이드다!" "아바후가앗-!" "나는 제노사이드다!" "아바바밧-!" "나는!" "아바바바바바밧-!"

 버즈소가 요요를 방불케 하는 궤도로 퇴물 스모토리의 양쪽 무릎을 절단! "나는 제노사이드다!" "아바바바-앗! 아바바바바밧-!" "죽어라! 나는 제노사이드다! 죽어라! 나는 제노사이드!" 버즈소가 사지가 결손된 스모토리의 목을 날려버렸다! "아바바바바밧-!"

 역할을 다한 체인소의 회전이 멎고, 사슬이 감겨 망토 안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무참한 결손사체로 전락한 퇴물 스모토리를 무자비하게 짓밟으며, 가마구치・월렛을 줍고는, 그 남자, 제노사이드는 포장마차를 돌아보지도 않고, 쏟아지는 중금속 빗속으로 사라져갔다.

"아이에에에……" 가게주인, 인접한 포장마차의 사라리맨…… 참극의 목격자들은 동시에 비명을 참지 못하고, 동시에 실금하는 것이었다.



 중금속 비가 내리는 토코시마 구의 외곽. 네 개의 지역구에 걸쳐 있는 지차체의 사각에, 그 거대한 장례 설비가 존재한다. 검고 윤택한 귀와와 연기를 뿜어내는 거대한 굴뚝. 출입구에 새겨진 「남」 「여」 「붓다」라고 쓰인 노렌을 걷으며 나타난 상복 차림의 중년 남자의 모습이 있었다.

 토코시마 구의 데커, 신고이다. 그는 얼굴의 절반을 붕대로 애처롭게 덮고 있었다. 손도 그렇다. 어색하게 담배를 피운다. 뿜어내는 연기는 네오사이타마의 답답한 빗속에 흔들려 옅어져 간다.

"내 참…… 타바타야……" 신고는 담배를 땅에 떨구고 밟아 끈 뒤, 꽁초를 주워서, 도로가의 포스트형 재떨이에 버렸다.

"이렇게나 순직 계속되면, 내 일이 늘어나버린다고……" 망설인 끝에, 결국 다음 한 개비를 손에 든다. 성냥으로 불을 붙이고, 마신다. 도깨비불을 방불케 하는 파란 불에 얼굴을 찌푸린다.

"데스네-" 접이식 우산을 쓴 젊은 데커가 신고의 옆에 섰다. "슬픈 이야기네요. 카미야마=상은 제 첫 센세이였다구요." 타바타이다.

 신고는 혀를 찼다. "너는 진짜 고집불통이야. 건방지게 말이지!" "데스네-, 그래도 그건 신고=상도 마찬가지고, 아이에에!" 신고가 담뱃불을 타바타의 손등에 갖다댄 것이다. "가자고. 차 타라."

"저야 그렇다 치고, 잘도 살아나셨네요, 진짜로. 센세이 완전 기겁했었다구요, 그 뭐냐, 이름 기억 안 나는 무당……" "안도우다." "그래, 안도우=상. 그 사람한테 완전 고개도 못 들지 않습니까, 신고=상." "그렇게 따지면 너는 나한테 고개도 못 들잖냐."  "데스네-"

 그렇다. 빈사 상태였던 신고를 병원에 데려간 것은, 닌자슬레이어가 떠날 때 했던 말을 지킨 안도우였다. 그 뒤, 그는 신고의 알선으로, 그대로 그 병원의 청소원으로 고용되었다. 신비적인 발언은 한 마디도 없이, 묵묵히 대걸레를 움직이는 안도우의 모습을, 병원 안에 있던 신고는 자주 보았던 것이다.

"빨리 차 타라고! 타바타!" "데스네-, 오늘 현장은 오이란하우스기도 하고요!" 데커 비클로 우당탕탕 뛰는 타바타의 등을 벌레 씹은 듯한 표정으로 노려보던 신고는,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릴 뻔했다. 도로를 낀 오른쪽 아파트의 옥상에서 좌측 빌딩으로, 무언가 그림자가 날아서 이동한 것이다.

 사람? 신고가 지켜보는 중, 거기에 또 하나의 그림자가 계속해서 옥상을 뛰어넘었다. 사람이다. 신고는 무심코 몇 미터를 뛰었다. "뭐예요?" 데커 비클 창문에서 타바타가 신고를 본다. "……아니." 신고는 발을 멈추고 고개를 젓더니, 데커 비클에 탔다.

 비클에 탄 신고는, 그 때의 말…… 그 때 윌오위스프를 향해 갔던 수수께끼의 닌자와 똑같은 목소리를 들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닌자에게 죽음을."이라는 목소리를. 아마도 잘못 들은 것은 아닐 것이리라. 신고는 비클의 문을 닫고, 타바타에게 말했다. "됐다. 가자."


 【네크로맨틱・피드백】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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