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파이트・런・킬・어택】
[플래시파이트 런 킬 어택]
1
KRAAAAASSH! "끄악-!?" 갑작스러운 파쇄음과 먼지 때문에 그녀는 후톤 이불에서 뛰쳐 나왔다. "아니 잠깐, 젠장 잠깐, 뭐야? 난데(어째서)? 무슨 상황인거야?" 베란다를 바라보니, 나무삼! 크레인에 매달린 거대한 철구가 다시 한 번 진자 운동을 방불케 하듯 날아온다. 벽이 무너진다! KRAAAASH! "끄악-!"
"잠깐, 다메(안돼)! 말도 안되는 인시던트(* incident, 사건사고) 잖아!" 여자는 비명을 지르지만 철구에게 귀는 없다. 진자 운동을 방불케 하듯 3번째 파괴 준비! "그만두라니깐!" 여자는 속옷만 입은 채다. 벗어서 팽개쳤던 타이트한 청바지를 허둥대며 입는다. "재킷! 재킷 여깄다!" 잡았다 놓쳤다 하면서 탱크탑 위에 검은 가죽으로 만든 테크 재킷을 걸친다.
"야바이야바이야바이(위험해위험해위험해)!" KRAAAASH! 방의 절반 정도는 이미 바닥째로 붕괴! "아직 있어요! 사람 있어요!" 여자는 소리쳤다. "젠장......" 현관문까지 달려 황급히 평소의 일과를 시작한다. 검은 아이라인을 그리고, 거울 너머의 자신에게 아이사츠 하는 것이다. "오, 오하요(조, 좋은 아침)!" KRAAAAASH!
여자는 검은 숏 보브컷, 야위고 작은 체구, 긴 속눈썹, 무엇보다도 특징적인 점은 눈썹 대신 새겨 넣은 가시덤불 타투였다. 눈썹은 영구 제모하여 자랄 일이 없다. 여자는 베란다(가 있던 장소)를 쳐다보고, 비명을 지르며 도어를 걷어차듯 뛰쳐 나와서 방 밖으로 나섰다. KRAAAAAASH!
"아아아아아......" 여자는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니잖아...... 네오 사이타마, 어지간히 좀 해라......"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야바이." 타이트한 테크 자켓 속을 뒤진다. 나무삼, 지갑은 다행히 안주머니에 들어있었다! "부, 붓다!"
KRAAAAAASH! 한번 더 파쇄음! 아파트째로 날려버릴 셈인가? 그녀는 거품을 물고서 구르듯이 계단을 뛰어 내려왔다. "어라라, 어머, 어라, 에일리어스=상 아니야?" 살찐 중년 여성이 놀라서 말을 걸였다. "어째서? 왜 안에 있었던 거야? 위험하잖니, 죽을 뻔했다구......"
"실제 죽어!" 에일리어스라고 불린 그녀가 소리쳤다. "죽는다구! 관리인씨! 실제 죽을 뻔했다고!" "그렇다니깐, 위험하잖니." "아악-!" 에일리어스는 머리카락을 긁어댔다. "살림살이가 전부 빵~하고 날아가 버렸다니까!" "벽보도 붙이고 개별로 연락도 했었단다." 라는 관리인. "애초에 네가 언제나 집에 없어서 그런 것 아니니."
"벽보? 벽보 어째서?" 에일리어스는 머쓱해 했다. 관리인은 아파트 앞에 세워진 게시판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노후화로 인한 재건축 중점. 이번달 내로 이사하던가 어떻게 하던가 해주세요.』 "......에?" "방세도 너 2개월이나 밀렸잖니. 그래도 뭐 그건 이제 됐어." 관리인은 한숨을 쉬었다. "카라다니키요츠케테네(몸조심하렴)." "에......"
에일리어스는 입을 반쯤 벌린채 관리인을 응시했다. "......에......내 집은......" "카라다니키요츠케테네."
◆◆◆
"그래. 응. 그런 이유야." 스시 소바를 먹다가 손이 멈춘 채 에일리어스는 휴대 IRC 단말(다행히 가지고 나온 물건이다)에 중얼거렸다. 의기소침한 상태다. "에? 그야, 할 수 밖에 없지. 이건 돌발사고. 어떻게든 할거야. 그 녀석은 나보다 훨씬 야바이한 사건에 휘말려 있을 거 같은걸. 응."
포장마차는 소바 삶는 기계에서 나오는 수증기로 가득 차서, 옆에 있는 손님의 얼굴도 확인할 수 없을 지경이다. "뭐어, 그럼 나중에 다시. 그 이야기 자체에는 진척이 있어. 응. 조금 뒤에 약속을 잡아줬어. 또 연락할게......" 통신을 종료하고, 허겁지겁 맛이 진한 소바 스시를 후루룩 마시듯이 먹는다. "이러기가 어딨냐, 정말......"
토큰을 끈적거리는 카운터에 던져두고, 에일리어스는 안개비가 내리는 길목에 발을 들였다. 이 정도의 비와 거기에 함유 중금속이라면 굳이 우산까지는 필요 없다. 머플러(이것 또한 다행히 가지고 나온 물건이다)를 콧등까지 올린다. 머플러에는 '지옥오*'라는 글자가 수놓여 있었다. "정신 바짝 차리자...... 비즈니스라구." 그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원문은 地獄お로, 지옥이란 곧 HELL. 즉 헬로(HELLO)를 의미하는 말장난.
육교를 지날 때 그녀는 서쪽 하늘을 곁눈질로 보았다. 이렇게 흐린 하늘임에도, 그리고 그렇게나 멀리 있어도 서쪽 하늘에는 검은 소용돌이가 어둠의 태양을 방불케 하듯 떠있다. "뭘까, 저거." 그녀는 중얼거리고 재킷의 주머니에 손을 넣고 등을 고양이처럼 숙이고서 걸었다. '실베스터 양복 길드' 라는 네온 간판. 뒷골목으로 들어간다.
"......" 열중쉬어 자세로 흑인 바운서가 네온 입간판 '카부' 옆에 꼿꼿히 서있었다. 바운서의 사이버 선글라스가 에일리어스를 응시한다. 검은 표면에 '악당은 주의한다' 라고 액정 표시가 지나간다. 에일리어스가 쭈뼛쭈뼛 아이사츠했다. "도-모, 에일리어스입니다. 약속이 있는데......" "......"
"......도, 도-모, 에일리......" "예스, 보스. 어포인트먼트(약속) 손님 중점." 바운서는 통화기에 대고 도스 대거와도 같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이버네틱스 성대다. 바운서는 말없이 끄덕이고 에일리어스를 향해 지하로 들어가는 계단을 가리켰다. "아이(Aye), 아이, 실례합니다요......" 머리를 숙이며 에일리어스는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회원제 사이버네틱스 바(bar), '카부'에 흐르는 것은 장엄한 오코토(일본 거문고) 사운드 시스템 BGM이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옻칠을 방불케 하듯 윤기나는 검정색으로 통일되어 있었고, 벽의 움푹 파인 자리에는 검은 바이오 수선화가 그윽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영업시간이 아니었기에 홀에는 대걸레질을 하고 있는 사이버 보이뿐이다.
"저기 있지, 앉아도 되려나...... 어느 자리일까?" 에일리어스는 사이버 보이를 불러 세웠다. 사이버 보이는 손을 멈추고 에일리어스를 바라보았다. 중성적인 가녀린 미모로, 그 눈에는 흰자위가 없이 사이버 선글라스 표면처럼 칠흑색 뿐이었다. 눈에는 0과 1이 흘러간다. "라삐?" 사이버 보이는 중얼거리더니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라삐?" 에일리어스가 앵무새처럼 그 말을 따라했다. "스미마셍, 하나도 이해가 안되는데요......" 사이버 보이는 청소를 계속했다. 에일리어스는 머뭇머뭇 서서 몇 분째 그대로 기다렸다. 마침내 안쪽의 문에서 눈에 띄는 남자가 나타났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에일리어스=상. 클라크수입니다."
본즈(스님) 헤어의 정수리 부분을 소용돌이 형태로 깎은 클라크수의 오지기에는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아트모스피어가 있었다. 이 남자, 닌자다. "도-모. 에일리어스 딕터스*입니다." "특이한 이름이군요." 클라크수는 말했다. "앉으시지요." 칠흑색 소파를 가리킨다. 에일리어스는 앉았다. 몸이 푹 잠기는 것을 느낀다. 고급!
*에일리어스 딕터스(Alias dictus)는 라틴어로 '다른 이름으로는' 이라는 뜻이다. 에일리어스 단독으로는 별명, 가명 등을 뜻한다.
"비즈니스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죠." 클라크수는 반대쪽에 앉았다. 다른 사이버 보이가 걸어와 두사람 분의 글라스를 내려놓고 챠(차)를 금속 보틀에서 따라낸다. "논알코올로 하시죠." "도-모." 에일리어스는 한 모금 맛보았다. 클라크수도 마신다. "그래서, 이야기란?" 클라크수가 몸을 내밀었다.
"다, 단도직입적으로 가겠습니다." 에일리어스는 주춤거리며 꺼내들었다. "당신네 클랜이 관리하는 위법 프록시 시설이 있지요? 전부 해서 다섯 개......" "......" 클라크수의 미간이 찡그려진다. 에일리어스는 양손을 내밀어 손을 흔들었다. "아이쿠, 잠깐만! 협박 같은 건 아니에요! 마지데(진심으로)!"
"자세하시군요." 클라크수는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에일리어스는 등 뒤의 기척을 느꼈다. 머플러 너머로 무언가 닿았다. 총구다. 클라크수의 등 뒤에 서있던 사이버 보이도 에일리어스를 향해 총을 겨냥했다. "자세하다, 어째서?" 클라크수는 느긋히 물었다. "협박이 아니라니까......"
"어째서?" 클라크수가 다시 말했다. 에일리어스는 양손을 들고 심호흡했다. "이, 이야기를 진행하고 싶으니...... 온화한 분위기기로다가...... 부탁해요." "아무래도 인터뷰 하는 건 내 쪽인 것 같은데, 웃기지도 않는 이름을 한 계집애야." 클라크수가 도스 대거를 꺼내 들었다. "잘도 혼자서 뛰어 들어왔군. 바카인가?"
"이쪽도 필사적이라고." 에일리어스는 떨면서 말했다. "당신, 제4프록시시설, 관리 불가능 상태지 않아? 제…… 제압당했잖아." 클라크수는 눈썹을 움직였다. 에일리어스는 멈추지 않고 떠들었다. "그래서 있지! 이쪽에도 엄청 관계가 있거든, 그게! 사이사무라이! 응? 사이사무라이 말이야!" "뭐라고? 네놈."
클라크수가 한쪽 손을 들어올렸다. 에일리어스는 이를 딱딱 소리내며 벌벌 떨었다. 그러나 그것은 총구를 내리라는 의미의 지시였다. "사이사무라이와 관계가 있는 거냐? 내 시설의 강탈은? 에일리어스=상." "그래." 에일리어스가 올렸던 손을 내렸다. 식은땀이 이마를 따라 흐르다 떨어진다. "여러모로 알고 있지."
"사이사무라이......쿠소(젠장)." 클라크수는 쇼파에 기댔다. "그런 거였나......" "미, 믿어 주는거야?" 에일리어스는 말했다. 클라크수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 가지 것들이 연결되는군...... 협박할 만한 껀수도 아니고......" "그래서 처음부터 말했잖아!"
"상대가 그 녀석이어서야, 손 쓸 방법이 없어." 클라크수는 챠를 마시고 글라스를 테이블에 던졌다. "붓다 쉿! 운이 붙질 않는군!" "그래서 나...... 우리들이 어떻게든 해주려고 해." 에일리어스가 말했다. "어떻게든." "아앙?" 클라크수는 콧방귀를 뀌었다. "바카인가? 알고 있는건가? 그놈에 대해서."
"사이사무라이! 현상금 사냥꾼 사무라이 닌자. 고객 중에는 아마쿠다리 섹트도 있다지." "알고 있군. 나는 닌자다. 그런 내가 절망을 하고 있다고. 알겠나?" "알고 있어." 에일리어스는 여러 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닌자라고 한다면 나도 닌자야." "......" "카라테는 없으니만 못한 수준이지만."
"......" 클라크수는 담배를 품에서 꺼내 물었다. 사이버 보이가 곧바로 불을 붙여 대령한다. "'우리들'이라는 건 뭐지? 동료인가? 그 녀석도 닌자냐?" "닌자는 아니......지만." 에일리어스는 말했다. "아마 어떻게든 될거야. 어떻게든 할게. 그러니 정보가 필요해. 물리적 장소라던가 등등이."
"네가 얻는 것은 뭐지, 계집. 걸려있는 메리트는?" 클라크수가 말했다. "내가 무슨 심부름 센터 손님 마냥 보수라도 챙겨줄 것을 기대하는 건 아니겠지?" 에일리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이사무라이에게 붙잡혀 있을지도 몰라. 동료라고나 할까......" 그녀는 머리를 긁적였다.
"아무튼 백업이 필요해. 그 다음은 우리들이 해결하겠어. 사이사무라이를 쫓아내고 위법 프록시 시설을 당신에게 돌려줄거야." 에일리어스는 고개를 숙였다. "부탁드립니다." "......" 클라크수는 검은 거북이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껐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으로 하고, 네가 자기 마음대로 침입한다. 그걸로 되겠나?" "응."
......지하에서 계단을 올라 골목에서 모퉁이를 돌고난 다음에야, 에일리어스는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벽에 기대어 녹초가 되어 한숨을 토했다. "코와이(무서워)...... 지나치게 코와이해...... 진심 이런 거...... 하아, 젠장...... 절대 익숙해지지 않을거야......" 에일리어스는 머리를 흔들었다. "지, 집도...... 훌쩍." 눈을 감고 고개를 떨군다.
그대로 2분 정도 지났을까? 그녀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통신기를 조작했다. 조금 전의 통화 상대에게다. "도-모, 낸시=상. 잘 풀렸어. 아마 꽤 야바이하지 않으려나...... 서두르지 않으면......" 34
◆◆◆
위이잉잉잉잉, 위이잉잉잉잉, 위이잉잉잉잉, 위이잉잉잉잉, 위이잉잉잉잉, 위이잉잉잉잉. 프록시 서버의 LED 버튼이 모자이크 모양을 방불케 하며 온갖 색깔로 바뀌고, 시끄러운 배기 중저음과 쿨러 소리가 신음하듯 소용돌이친다. 위이잉잉잉잉, 위이잉잉잉잉, 위이잉잉잉잉, 위이잉잉잉잉, 위이잉잉잉잉.
바이오 뱀부로 만든 랙에 꽉 찬 서버들은 마치 살아있는 묘비를 방불케 하듯, 희미한 어둠 속에서 각자 단조로운 전자 챈트를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런 랙이 보관된 협소한 공간에 좁은 유리로 된 오퍼레이션 룸이 존재한다. 그곳에는 의자에 걸터앉은 회색 닌자 석상이 있었다.
그러나 허공을 노려보는 닌자 석상은 아무래도 묘한 물건이었다. 애초에 이런 프록시 시설에 이런 것을 설치할 이유가 없다. 샤치호코 가고일을 방불케 하는 액막이라 하기에도, 굳이 이런 장소에? 실물 크기의 석상을? 게다가 의자에 앉은 형태로? 멘포에는 '인(忍)' '살(殺)'이라는 문자. 즉 닌자를 죽인다. 닌자를 쫓아내기 위함일까?
슈코-파탕, 슈코-파탕. 호흡 소리가 유리로 된 방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치치치치치, 삐삐삐삐삐...... 하이 테크 컴퓨터를 방불케 하는 전자음이. 모퉁이를 돌아 서버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검은 갑주. 갑주에는 미세한 틈이 있어서, 그 안이 일곱 빛깔로 맥박 치고 있었다.
그것은 실제, 유기 UNIX 시스템의 계산광(計算光)이었다. 에도 전쟁 양식으로 만들어진 그 갑주는 한꺼풀 벗으면 하이 테크 무사 갑옷인 것이다! 슈코-파탕, 슈코-파탕...... 반달형 장식이 가미된 무사 투구 아래에는 얼굴 전체를 가리는 무시무시한 사무라이 멘포. 갑주 존재는 방에 들어와 모퉁이의 석상을 슥 바라본다.
"이런, 이런." UNIX 데스크 아래에서 광택이 나는 검은 빛을 띈 보라색 닌자가 기어나왔다. "도-모, 사이사무라이=상. 벌써 돌아왔어?" 이 닌자의 이름은 고르곤. 신체가 유연하고, 좁은 장소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다. "여기는 어두워서 안심이 되네요. 호호화...... 공조기 상태도 좋고......"
다양한 전설에 대해 몹시 정통한, 방심할 수 없는 독자 제형이 계시다면, 어쩌면 깨달으셨을지도 모른다...... 이 석상, 그리고 이 불길한 닌자의 코드 네임에서 느껴지는 암시를 방불케 하는 관계, 그것을 통해 끌어낼 수 있는 하나의 진실을. 이 석상은 본래는 살아 있는 몸이었던 것이다! 고르곤의 짓수로 이런 모습이 되어버린 것이다!
슈코-파탕. 사이사무라이가 고르곤을 보지 않고 말했다. "다시 한 번 묻겠다. 이건 언제 원래대로 돌아가지?" 전자적으로 변형된 음성이다. "에에헤헤, 돌아오고 말고, 호화화." 고르곤이 오퍼레이션 룸의 문까지 기어서 내려왔다. 사이사무라이가 당부했다. "보수가 10배로 오른다."
"아아, 물론." "살아있을 때, 말이다. 정신도 무사한 상태로." "에에, 헤헤, 후후." "방법은?" "보수를 받고 나서 알려주도록 데스우후후호호화화화." "...... 상관 없겠지." 사이사무라이가 손짓으로 나갈 것을 요구했다. "포 포 포." 고르곤은 웃으면서 그의 지시를 따라 땅을 기어 나갔다.
사이사무라이는 고르곤이 땅을 기어 나가 모퉁이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 후, 책상 위의 UNIX를 조작하여 물리 암호 키에 접속해서 비밀 세션에 들어갔다. 갑주의 틈의 빛이 오렌지색으로 바뀐다. 어떠한 해킹 등에 수반되는 피드백을 정지하는 기능이다. 세션 상대는 아마쿠다리 섹트의......
"도-모, 라오모토=상." 라이브 카메라 모니터를 향하여 사이사무라이는 엄숙하게 오지기 했다. 모니터 너머에는 회색빛이 도는 밝은 머리카락과 군청색 눈을 가진 소년이 비쳐지고 있다. 아름다운 얼굴 생김새이지만 그 눈빛은 놀라울 정도로 혹독함과 박정함을 방불케 하고, 바라보는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제왕의 아트모스피어를 풍기고 있었다.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너무 늦어! 쓰레기 같은 개새끼!" 혹독한 매도가 되돌아왔다. "나를 모니터 앞에서 기다리게 했겠다?" "송구합니다." "뭐, 좋다! 카메라를 돌려라. 보여다오." "알겠습니다." 사이사무라이는 순순히 응했다. 이 소년이야말로 네오 사이타마를 손에 넣은 암흑조직, 아마쿠다리 섹트의 수괴...... 라오모토 치바였다!
"무하......뭇하하하하! 무하하하하하하!" 방 구석의 석상을 확인하자마자 치바는 박장대소했다. "흉하도다! 이 무슨 흉한 꼴이냐, 닌자 슬레이어! 뭇하하하하하!" "어떠십니까?" "나를 기다리게 한 일은 용서하도록 하지, 사이사무라이=상. 감사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어. 나는 대단히 기분이 좋아졌다고!"
"고마우신 말씀에 행복합니다." "당연히 이건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거겠지? 되돌리지 못하면 케지메해야 할 뿐 아니라 보수도 1할밖에 받지 못할거야." "네. 빈틈은 없습니다. 짓수로 인한 석화입니다. 되돌릴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상태로?" "살아있는 상태로." "뭇하하하하하!"
라오모토 치바가 무릎을 치며 웃었다. "편리한 짓수 사용자도 있는 법이로군! 그저 죽이는 것보다 이쪽이 훨씬 재미있다! 내 앞에서 석화를 풀어, 확실히 괴롭혀 아버님의 원한을 씻어내도록 하지! 지금부터 처형 풀 코스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겠어! 무하하하하하! 무하하하하하하!"
◆◆◆
카라카사(종이우산) 아이스크림 개방형 포장마차 앞 의자에 무료한 듯이 걸터앉아, 반대편 벽의 배관 파이프의 증기를 보며 오이 검은콩 젤라또를 묵묵히 먹던 에일리어스였으나 타고 난 닌자 감각이 오토바이의 접근을 느끼자 마자 황급히 반쯤 남았던 아이스크림을 입에 털어넣었다.
달려든 것은 오래된 예술품을 방불케 하는 로드킬 디토네이터의 유려한 차체, 그것에 앉아있는 것은 가죽 라이더 슈트 너머로 풍만한 바스트 라인을 드러낸 여성이었다. 에일리어스가 앉은 포장마차 자리 앞에 모터사이클을 정지시키고 풀페이스 헬멧을 벗는다.
아름다운 금발이 흘러내렸다. 에일리어스는 얼굴을 붉혔다. "도-모, 에일리어스=상." 코카소이드계 미녀는 모터사이클에 앉은 채 에일리어스에게 엄지 손가락으로 컴온 사인을 했다. "도-모, 낸시=상. 에...또......" "뒷자리. 타세요." "즉, 이대로 바로?" "그래, 이대로 바로 갈거야."
2
낸시가 말했다. "당신도 여러모로 큰일이네요." "뭐라고? 만날 때 마다 그렇게 말할 셈이야?" 에일리어스가 일어섰다. "그럭저럭 잘 해내고 있지 않아? 나?" 낸시가 그녀의 아이라인이 짙은 검은 눈, 이마를 넓게 드러내는 수평으로 자른 앞머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네. 당신야말로 마주칠 때 마다 물어볼 셈?"
"달리 물어볼 상대가 없는걸." 에일리어스는 모터사이클의 시트, 낸시의 뒷자리에 올라탔다. "좋아, 가자고...... 우옷!" 낸시가 바이크를 차서 모터 사이클을 급발진시켰다. "떨어진다아!" "꽉 잡지 않아서 그런 거잖아......" "젠장!" 에일리어스가 낸시에게 달라붙었다.
"게, 게다가 나, 헬멧 없어!" "닌자니까 괜찮지 않아?" 두 사람을 태운 로드킬 디토네이터가 경사로를 올라가, 게이트를 통과하여 하이웨이로 진입했다. "요금 부과를 시작합니다." 디토네이터의 UNIX 음성이 알렸다. 우키요에 트레일러를 제치며 로드킬은 속도를 점점 더 더해간다.
"아메하다 구(区)까지는 30분." 낸시가 말했다. "시설의 정보는 충분할 정도로 넘쳐. 클라크수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가정 하의 이야기지만. 이대로 달릴게." "아이, 아이." 에일리어스가 대답했다. "어차피 저쪽에는 닌자가 있을거야. 최소한으로 생각해도 사이사무라이와 고르곤. 세세한 계획을 세울 시간도 없고."
"바로 그래." 낸시는 말했다. 침울한 네오 사이타마의 건물들이 하이웨이 아래로 펼쳐진다. 아득히 머나먼 서쪽 하늘에서는 안타이 태양과도 같은 검은 소용돌이 덩어리가 이상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었다. 실제 그것은 태양이나 달같은 것들과 비슷해서, 딱히 중대하게 관심을 가지고 신경쓸 필요는 없는 풍경이었다.
"당신 나름대로 타협한 거야?" "응?" "그 모습." 낸시는 말했다. "아아, 뭐어, 그런 셈이려나!" 라는 에일리어스. "그럴싸하지? 너무 바꿔버리면, 뭐랄까...... 안되니깐 말이야." "듣고 그냥 흘려버려도 좋은 이야기긴 한데, 내 머리를 밟은 여자를 등 뒤에 태우는 건 내 개인적으로는 이상한 기분이 드네."
"아-...... 죄송하다고 밖에 못하겠는걸." "당신이 사과할 일이 아니잖아." 낸시는 퉁명스레 말했다. "내 눈앞에서 그 녀석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 "변명할 거리가 없네." "딱히 누구한테 화내고 있는건 아니야." ...... 로드킬은 게이트를 통과하여 경사로를 내려왔다. "요금 부과를 종료합니다." UNIX 음성이 알린다.
두 사람이 목적지로 삼고 있는 아메하다 구는 서버, 데이터 센터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스트리트의 경비 또한 카네모찌(부자) 디스트릭트로서 세심한 배려가 이루어져 있다. 정키나 요타모노(불량배)들은 가까이 하지 않고(가까이 할만한 건덕지도 없다), 만약에 있다 한들 데이터 기업의 설비 경비 가드에게 걸려 검문을 받게 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각 부지에는 철망이 쳐져 있으며, '분리 상태 유지' '꽤나 위험합니다' '죽는다' 등의 경고 판넬 LED가 깜빡이고 있었다. "페케롯파-!" 앞에서 비명과 폭발음이 들려온다. 낸시는 속도를 유지한 채, 철망을 넘으려다가 지금 막 감전사 한 페케롯파 컬트의 시체 오브제 옆을 통과했다.
거기에 더해 전방의 작은 다리에서는 검문이 이루어진다. 낸시는 물론, 이런 상황에 강행돌파 따위는 하지 않는다. 로드킬을 얌전히 정차시키고, 다리 옆 검문소에서 전기 카타나를 손에 들고 검도 장비를 입은 가드맨에게 오지기 했다. "도-모." "도-모, 하이." 가드맨은 특별한 설명 없이 검도 장갑을 낀 손을 내밀었다.
가드맨은 낸시로부터 넘겨받은 인식 카드를 목에 매단 하이 테크 인식기에 꽂았다. 캬방-! 인식성공음이 울린다. 동시에 이 가드맨의 개인 계좌에 어느 정도의 팁이 송금된다. 이것은 위법행위이자 배임행위지만, 이미 일상화된 행위다. 게다가 낸시의 카드는 가짜였다.
그리하여 두 사람이 탄 로드킬 디토네이터는 조용히 강 너머의 '중점구역'으로 진입한 것이었다. 관리 회사에 고액의 시큐리티 비용을 지불한 카치구미 데이터 기업만이 이 구획에서 정보적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낸시의 위조 카드는 여기 저기 뒹굴어 다니는 수준의 해커가 쉽사리 준비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닌 것이다.
"사이사무라이는 위법 프록시 서버 시설을 점거하고 있어." 낸시는 로드킬을 근처 시설의 주차장에 당당히 세우고 잠금 장치를 걸었다. "즉, 관리자 데이터를 고쳐 써서 클라크수 측의 인간이 액세스할 수 없게 해둔거야. 물리적으로도, 전자적으로도. 상주하고 있던 스태프는 몰살시키고." "응."
"클라크수 일당은 방금 그 강을 건너지도 못해. 위법 행위의 약점, 맙포에게 수사 요청을 할 수도 없을 뿐더러 아마쿠다리에게 힘을 빌리는 것도 불가능." "불쌍하게 됐네." "아니, 인과응보지." UNIX 헬멧을 벗어 시트에 수납하고 오토매틱 총과 개조 뎃카 건을 장착. 빠른 걸음으로 나선다. 그 뒤를 쫓는 에일리어스.
두 사람은 안개비 속을 몇 블록 걸어나갔다. 잠시 드링크 자동 판매기 뒤에 숨어, 순찰 중인 '모터 야부 재개선'을 지나쳐 보낸다. 이 구역은 저런 로봇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닌자라 한들 산시타라면 격퇴 당하리라. 위조 ID가 있지만 트러블은 피하는 것이 제일이다.
...... 마침내 두 사람은 목적지인 위법 프록시 서버 시설을 찾아냈다. 인공 가로수 아래에서 에일리어스가 낸시로부터 빌린 UNIX 스코프를 들여다 보았다. "저거다." 문 위에는 거대한 다루마(오뚝이)가 장식되어 있고, 담 안쪽에 꽂힌 노보리 플래그에는 '합법적인 스모 자료실' '일반인에게는 비개방' '풍어' 라는 기만적인 오스모우 문자*.
*원문은 オスモウ文字로, 현실에서 스모 행사나 대전표 등을 적는 굵은 글씨체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데이터 수신을 마친 UNIX 스코프는 거대 다루마 근처에 마커를 띄우고, 엄중하게 '기만' '목표를 랜드마크 하세요' 라고 점멸 알림을 보냈다. 에일리어스는 문 옆에 선 양복 차림의 남자 쪽으로 시점을 옮겼다. "클론 야쿠자다."
에일리어스는 낸시에게 스코프를 돌려주고는, 개의치 않는다는 양 나섰다. "썩어빠졌어도 닌자야. 여기는 내가 나설 차례겠지." 낸시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에일리어스는 도로를 달려서 건너고 우선 시설의 담장 아래까지 간신히 도착해 모퉁이에서 얼굴을 내밀어 클론 야쿠자의 상태를 확인했다. 적은 하나 뿐이다. 손에는 어설트 라이플.
에일리어스는 낸시에게 눈짓한 뒤, 손짓으로 신호했다. 클론 야쿠자는 5초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방향을 바꾸며 가래침을 뱉었다. 클론 야쿠자가 뒷쪽을 보는 타이밍에 맞춰서 에일리어스가 달려나갔다. 기척을 느낀 클론 야쿠자가 뒤돌아 선다. "미안하네! 지나가야겠어!" "까고자......" "이얏-!"
에일리어스는 살짝 점프하며, 고개를 돌리는 클론 야쿠자의 안면을 손바닥으로 후렸다! 그대로 기세를 실어 땅바닥에 엎드리게 해서 쳐박는다! "끄아......" 클론 야쿠자는 잠시 발버둥 쳤으나 그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2초 후, 클론 야쿠자는 자신의 얼굴을 붙잡고 있던 에일리어스의 손을 떼어내고 스스로 일어섰다.
"나라구!" 낸시가 다가오자 클론 야쿠자가 재빠르게 말했다. "쏘지 마." 낸시와 클론 야쿠자는 에일리어스를 내려다 보았다. 에일리어스가 천천히 일어섰다. ""젠장...... 실제 이 부분이 제일 빡세."" 클론 야쿠자와 에일리어스가 떨면서 동시에 중얼거린다.
클론 야쿠자는 품속을 뒤져 물리 키(key)를 찾아 꺼냈다. ""있다."" 떨리는 손으로 물리 키를 열쇠구멍에 꽂는다. 낸시가 그 앞으로 나섰다. 물리 키를 돌리고, 그 아래에 숫자 키를 재빠르게 손가락으로 조작하여 고속 입력했다. 문이 안쪽에서 열렸다! 세 사람은 시설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정원에는 아무도 없다.
""젠장......"" 에일리어스와 클론 야쿠자가 동시에 욕을 뱉고는 코피를 흘렸다. 에일리어스는 덜덜 떨면서 걸어가더니 담에 기대어 앉았다. 그리고 눈을 감은 채 자세를 고정했다. "좋았쓰. 옮겨왔어." 클론 야쿠자가 헉헉 숨을 토했다. 코피를 닦고, 손가락을 세운다. "확인하자. 룰 1. 접촉이 필요."
손가락을 두 개 핀다. "룰 2. 동시에 움직이는 것은 링크 직후에 정말로 잠깐만. 엄청나게 지친다고." 손가락 세 개. "룰 3. 조작 유지 시간은 십수분. 너무 떨어지는 것도 안돼. 한계에 다다르면, 내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 녀석이...... 이그나이트=상의 신체가 나를 당겨서 강제로 돌아오게 돼." "오케이, 성가시네." "성가시지."
클론 야쿠자=에일리어스가 몸의 기지개를 펴면서, "남자의 신체 쪽이 마음이 편하네. 이렇게 잠깐이라도. 클론 야쿠자라도 말이지...... 몸이 좀 무겁지만. 그 녀석은 닌자니까 어쩔 수 없나?" "이 애의 몸이 상처를 입거나 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죽는다거나." "룰 4." 에일리어스가 얼굴을 찡그렸다.
"......어떠한 대미지를 받게 될 경우, 즉시 이쪽 신체로 돌아오게 돼. 즉사라면? 나도 몰라. 아마 엄청나게 야바이하겠지. 그러니까, 그거야. 부탁했던 그거......" 낸시가 붉은 정십이면체, 손바닥 크기의 소형 드로이드를 꺼냈다. "그거야!" 희희낙락하며 그것을 받아서 전원을 킨다. "기동 중점!" 합성 음성이 울린다.
"중점! 중점!" "지켜줘. 부탁한다!" "중점!" 도깨비불을 방불케 하듯 붉은 빛을 뿌리며 소형 드로이드, 모터 치이사이가 움직이지 않고 있는 원래의 에일리어스의 신체 주변을 날아다녔다. "당신이 가지고 있어줘서 정말 다행이었어! 혹시 나였다면...... 갑작스럽게 거주지가 박살나버렸으니...... 살림살이까지 통째로...... 아-......"
"그 얼굴로 울지 마." 낸시가 말했다. 클론 야쿠자=에일리어스가 사이버 선글라스를 벗어 눈물을 닦았다. "미안, 너무나 끔찍한 일이라...... 괜찮아, 가자. 이그나이트=상의 신체가 야바이하게 되면 모터 치이사이가 나에게 경고할 거야. 그렇게 되면 미안하지만 나는 우선 일단 돌아올게." "오케이." 28
낸시와 클론 야쿠자(에일리어스)가 조용히 정원을 가로질렀다. 위장을 위해서일까, 정원에 이끼 낀 오스모우(스모) 동상이 여러 개 설치되어 가고일 조각상을 방불케 하고 있었다. "적은 안에 있나?" "아마도." 문 위에 금줄이 쳐진 정면 현관을 피해서 두 사람은 클라크수의 정보에 있었던 우물형 뒷문 엘리베이터로 서둘러 이동했다.
과연, 실제로 건물 뒤편에 지하 우물이 있었다. 낸시가 우물을 들여다 보았다. 지붕에 쇠사슬로 고정된 작은 리프트형 엘리베이터였다. 클라크수의 정보는 우선 믿어도 좋을 것 같았다. 낸시와 클론 야쿠자(에일리어스)는 주저 없이 리프트에 타서, 그윽한 패널을 조작했다.
"대단할 것 없네!" 내려가면서 클론 야쿠자가 낸시를 향해 웃어보였다. "이래뵈도 경험도 제법 쌓았다구. 보여주고 싶었어. 네오 카부키쵸에서의 이쿠사 배틀...... 뭐어, 지금의 나는 집도 없는 처지지만." "......" "이쪽은 시시한 데이터 센터. 그치? 아마쿠다리의 아지트도 아니고." "도착했어."
"도착했사와요." 자동 마이코 음성. 눈 앞에 후스마 도어가 LED로 빛나며 위로 떠올랐다. 낸시는 뎃카 건을, 클론 야쿠자(에일리어스)는 챠카 건을 들었다. 후스마 도어가 좌우로 열리자, 오가닉한 조금 전의 낡은 우물과는 정반대인, 어둡고 차가운 복도가 있었다. 벽에는 '데이터 센터 비밀'이라는 문자.
"사이사무라이...... 고르곤...... 혹은 양쪽 모두." 클론 야쿠자(에일리어스)가 중얼중얼 말했다. "혹은 아예 다른 또다른 닌자...... 혹은......" 복도의 막다른 곳에 문이 있었다. 낸시가 앞으로 나서서 숫자 키패드를 빠르게 조작한다. 록 해제! 클라크수의 정보와 그녀의 타이핑 속도가 합쳐진 기술이다.
문에 들어서니 그곳은 넓은 공간으로, 바이오 뱀부로 만든 랙에 담긴 서버들이 배덕적(背徳的) 도서관을 방불케 하며 늘어서서, 희미한 어둠 속에서 LED 라이트를 깜빡이고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클라크수의 뒷세계 비즈니스의 원천, 위법 프록시 서버다! "넓네." "예전이었으면 나, 떨어진 곳의 닌자 소울을 찾는다거나 하는 일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무리야."
총을 든 두 사람이 옅은 어둠 속을 걸어간다. 갑자기 에일리어스는 불안함을 느꼈다. 닌자 슬레이어는 사이사무라이의 손안에 있다. 따라서 이 장소에 숨겨져 있을 터. 하지만 혹시 예상이 어긋났다면? 이미 이송한 뒤라면? 검색에 시간이 너무 소요되어, 예를 들어 사이사무라이와의 전투 중에 낸시를 내버려두고 이그나이트=상의 신체로 돌아가게 된다면? "위!"
낸시가 외쳤다. BLAM! BLAM! 천장을 향해 뎃카 건을 발사! "호호호화화화!" 이글이글 빛나는 눈! 연체동물을 방불케 하는 움직임을 가진 그는 천장을 기어 총알을 회피! "우오오옷-!" 클론 야쿠자(에일리어스)도 마구잡이로 총알을 발사! "호호호화화화!" 적은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내며 미끄러진다!
"젠장! 고르곤이야." 클론 야쿠자(에일리어스)가 챠카 건을 여기 저기로 겨누며 욕설을 뱉었다. 닌자 슬레이어의 석화는 고르곤이 원인이다. 그는 사이사무라이와의 전투 도중에 교묘한 앰부쉬에 당했던 것이다! 섬뜩한 연체와 비범한 닌자 민첩성을 살린 공격을!
"도-모 우후후후호호, 고르곤입니다우후후후."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울려퍼진다. "도-모, 에일리어스입니다! 튀어 나와! 비겁해." "그 녀석을 도와주러 온 거구나? ...... 에일리어스? 보자." 떨어진 장소의 서버 뒤쪽에서 사악한 기운의 닌자가 얼굴을 내밀었다. 바닥과 아슬아슬한 위치에 얼굴이 있다. 땅을 기어다니고 있는 것이다.
"하하아, 지금은 클론 야쿠자의 모습? 성가진 짓수로군요, 당신. 워록=상을 떠올리게 하네요. 실제 그리운 짓수! 그리고, 그쪽의 미, 미, 미녀는 비닌자! 아름다운 몸! 좋아......" BLAM! 낸시가 쐈다. "홋호!" 고르곤의 얼굴이 다시 숨었다. "아름다운 몸......" 어둠 속에서 들리는 목소리!
"당신들도 돌로 만들어 드릴게요, 클론 야쿠자 석상 따위로는 아무런 인스피레이션도 솟지 않겠지만요......" 다른 방향에서 고르곤이 얼굴을 내밀었다. BLAM! 클론 야쿠자(에일리어스)가 쐈다. "홋호!" 다시 한 번 물러서는 얼굴! 하야이(빠르다)!
"방법이라면 있어...... 방법은." 클론 야쿠자(에일리어스)가 낸시에게 말했다. "하지만 저렇게 자꾸 도망가서야...... 젠장, 저 녀석 경계하고 있는걸까...... 이대로라면 접속이 끊어져 버릴거야." 나무삼...... 지리 푸어(서서히 불리)인가! 그리고 게다가 새로운 접근자! "쥐새끼인가? 고르곤=상."
슈코-파탕. 슈코-파탕. 목소리의 주인이 기분 나쁜 호흡 소리와 함께 상대를 사이에 가두는 모습을 방불케 하듯 나타났다. 에도 전쟁을 방불케 하는 사무라이 갑주...... 그 틈새에서는 유기 UNIX의 빛이 맥박치고 있었다! "도-모. 사이사무라이입니다." 위험한 하이 테크 사무라이닌자가 오지기했다. "클론 야쿠자?"
BLAM! 낸시가 뎃카 건을 쐈다. "이얏-!" 사이사무라이는 자신의 무기인 사이사무라이켄(검)으로 총알을 베어냈다! "그리고 비닌자인 여자? 이것 뿐인가?" "이건 제가 이타다키마스(잘먹겠습니다)해도 좋겠지요?" 라는 고르곤. "석화하기 전에 먼저 알몸으로 만들어 결박하겠습니다! 우선은 클론 야쿠자를 죽이지요! 우후후!"
"어이! 나는 지금은 클론 야쿠자의 모습이지만, 그거야, 에일리어스야! 닌자라고!" 에일리어스가 끼어들며 나섰다. "지난번에는 신세를 졌다! 닌자 슬레이어=상을 속여서 골탕을 먹이기나 하고!" "에일리어스? 에일리어스 딕터스인가. 클론 야쿠자의 몸뚱이로 나타날 줄이야. 무슨 생각이냐?"
"이미 정해져 있잖아! 한번 더 싸우러 왔다고!" 에일리어스는 외쳤다. 챠카 건을 난사한다. "이 무슨 대책 없는 놈." 사이사무라이의 카타나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움직여 총알을 모조리 두동강낸다. 에일리어스는 더욱 더 발포! 고르곤은? 없다. 낸시는 다른 방향으로 달려나갔다!
"우훗-!" 나무삼! 위험한 속도로 천장을 기어가는 고르곤이 위에서 낸시에게 앰부쉬를 걸 셈이다! "!" 멘포가 열린다! 애벌레를 방불케 하는 바이오 혀가 튀어나온다! 이것으로 찌를 셈인가! "이얏-!" 그러나 클론 야쿠자(에일리어스)가 그 순간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낸시에게 달려들어, 바닥을 구르며 피하게 한다!
"끄악-!" 고르곤의 혀에서 날카로운 바늘 같은 것이 튀어나와서 낸시를 지키는 클론 야쿠자의 뒷목을 뚫는다! 부딪혀 날아갔던 낸시는 구르면서 몸을 일으켜 달려나간다! 그녀는 동료의 희생적 행위에 센티멘탈함을 느끼느라 우물쭈물하다가 덧없이 당하는 약자가 아니다! "기다려라!" 사이사무라이의 발꿈치 부분에서 바퀴가 기동!
고우랑가! 이것은 사이사무라이의 사이 아머에 내장된 온갖 UNIX 제어 시스템 중 하나, 바퀴로 대쉬하는 사이 롤러 시스템이었다! 제법 먼 거리에 있던 사이사무라이가 땅 위에서 미끄러지듯 가속 접근! 오오, 그리고, 에일리어스는 어떻게 되었단 말인가!
"푸슉-, 클론 야쿠자는...... 시시하네......" "끄악-!" 클론 야쿠자(에일리어스)가 몸부림친다. 점점 그 몸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어간다. 이것이 무시무시한 이시(돌) 짓수! 지효성 석화독인 것이다! 고르곤은 클론 야쿠자에게 업힌 것처럼 매달려서, 더욱 더 깊이 혀에서 나온 바늘을 찔러넣었다.
"후슷! 후웃스!" 고르곤은 경련하는 클론 야쿠자를 휘감는다! "끄악-!" "후웃스!" 누른다! "끄악-!" "후웃스!" 누른다! "끄, 루...... 룰. 1. 룰 1이야." "후웃스...... 아밧-!?" 나무삼!? 비명을 지른 것은 고르곤이다!
슈이이이! 그 옆을 맹스피드로 통과하는 사이사무라이를 향해 고르곤이 갑자기 돌려차기를 날렸다! "이얏-!" "누웃!" 사이사무라이는 순간적으로 사이 롤러를 드리프트시켜서, 사이사무라이켄의 자루로 발차기를 받아냈다! "이얏-!" 고르곤이 더욱 더 발차기를 반복한다!
"이얏-!" 사이사무라이는 유려한 브릿지로 이것을 회피! 그리고 손바닥에도 설치된 바퀴를 기동! 브릿지 자세를 유지한 채로 미끄러지듯 다다미 세 장 거리를 벌린다! "미친건가? 아니, 다르군." 회전하면서 몸을 일으켜 사이사무라이켄을 든다. "빙의인가! 에일리어스=상이군? 방심할 수 없는 녀석."
"실제 너무 방심했어, 고르곤=상은! 내 짓수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여유만만하게 굴었으니까. 뭐가 나올지를 늘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지." 고르곤(에일리어스)이 카라테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이런 기분 나쁜 놈이라고 해도 역시 남자 닌자의 신체는 컨디션이 좋은걸...... 익숙하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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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를 탄 놈부터 패배한다'. 미야모토 마사시의 코토와자다. 즉 그것이 고르곤=상이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너도 마찬가지다. 에일리어스=상." 사이사무라이는 억양이 그다지 없는 전자 합성음성으로 말했다. 고르곤(에일리어스)이 한번 웃어 보였다. "그러면, 그게 진짠지 어쩐지 시험해보자고."
*원문은 調子に乗っている奴から負ける로, 驕れるものは久しからず(교만한 자는 오래가지 못한다)를 인살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명백. 사이사무라이가 강하다. 에일리어스는 알고 있었다. 어쩌다 위세 좋게 굴었을 뿐이다. 에일리어스의 짓수는 그렇게나 만능인 물건이 아니고, 접촉을 통한 빙의는 그저 만진다고 무조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고르곤은 에일리어스를 석화하는 것에 지나치게 열중해서, 말하자면 뉴런의 파이어월(방화벽)에 소홀했던 것이다.
이 사이사무라이는 어떠한가? 안타깝지만 그런 수준의 방심은 기대할 수 없다. "덤벼봐랏! 나는 아직 비장의 카드가 남아있다고, 엣? 돌이 되버리려나? 너 같은 쇳덩어리도 말이야! 시험해 볼래?" 고르곤(에일리어스)이 위세 좋게 지껄여 댔다. 사실은 석화 능력을 그가 사용할 수 있을지 없을지, 그 자신도 아직 알지 못한다.
그가 빙의한 신체의 힘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는가? 거기에는 그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복잡한 룰이 존재한다. 짓수가 닌자 소울에서 유래한 것인지, 카라테에서 유래한 것인지. 혹은 에일리어스 자신의 경험, 솜씨. 단순한 상성 문제. 짓수만이 아니라 신체 능력, 격투 능력도 마찬가지다. 이 신체는 어떨까? 당첨일까?
"나는 도발에는 넘어가지 않는 남자다." 사이사무라이가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 사이사무라이켄의 코등이에 달린 다이얼을 조작했다. "사이 칼등치기 모드." 라는 합성음성이 울렸다. 사이사무라이켄의 칼날이 안으로 수납되더니, 말하자면 쇠몽둥이가 되었다. "에...... 칼등치기?" "이얏-!" 롤러가 기동! 후려치려 한다!
"이얏-!" 휘둘리는 사이사무라이켄을 고르곤(에일리어스)이 브릿지 회피! 거기에 더해 바닥에서 굴러 도망치려 했으나, 사이사무라이는 롤러를 제어하여 놀라운 속도로 방향 전환을 마친 상태였다. "이얏-!" 구르는 고르곤(에일리어스)을 켄으로 후려친다! "끄악-!"
옆구리를 맞고 고르곤(에일리어스)은 몸부림! "이얏-!" 다시 내리치는 강타! "이, 이얏-!" 고르곤(에일리어스)은 순간적으로 바닥을 번개를 방불케 하는 속도로 기어서 도망친다! 코와이! (젠장, 저 녀석...... 칼등치기라고? 죽이지 않을 셈인가? 그래도 저런 거에 두들겨 맞다간 실제 죽어......)
룰 5...... 빙의체가 심각한 부상을 입으면, 아마도 에일리어스 자신도 심각한 대미지를 입고, 홈 포인트인 이그나이트의 뉴런에도 위험이 닥친다! 슈이이이, 소리를 내며 사이사무라이가 쫓아온다. 고르곤(에일리어스)은 서버 랙 모퉁이를 돌아서 몸을 숨기려 했다. 그러나, 사이사무라이도 하야이!
"이얏-!" 가속하면서 위험한 케리 킥이 고르곤(에일리어스)을 덮친다! "이얏-!" 고르곤은 포복 상태에서 순식간에 도약하여 서버 랙 반대쪽으로 기어들어 숨었다. (이 신체, 이 어찌나 기분 나쁜 닌자람! 하지만 덕분에 살았다. 익숙해져가고 있어.) 에일리어스는 조용히 숨어들었다.
(생각하자...... 저 녀석은 최소한 죽일 생각은 없는 것 같아. 동료 간의 우애? 아니, 그건 아니겠지. 비즈니스? 조금 더...... 이 고르곤을 죽이지 못하는 이유가 있는건가? 아, 맞아.) 에일리어스는 조용히 생각했다. (이 녀석의 짓수다...... 석화? 그렇지, 알겠다! 그렇구나, 이녀석의 석화독의 원리를 찾아내야만 해!)
에일리어스는 관자놀이를 누르고 고르곤의 혼탁한 뉴런으로 잠입했다! 신체 기억 정보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진창이 에일리어스의 의식으로 스며든다......!
한편, 사이사무라이는 고르곤(에일리어스)을 놓쳤으나 완전히 평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오른팔의 사이건틀렛 안쪽에 있는 UNIX 제어 장치를 빠르게 누른다. 삐뽀빠뽀빠뽀. "사이 검색 시스템." 합성 음성이 작게 알린다. 부웅! 소나음이 사이사무라이의 신체에서 방사선 형태로 뿜어져 나온다.
소나음이 주변 정보를 사이사무라이의 뉴런으로 보낸다. 거기에 더해 적외선에 의한 식별정보. 또한 사이투구의 반달형 안테나에서 쏘아진 적 탐색 전파가 천장에서 반사. 이런 온갖 적 탐색 행위가 짧은 사이에 이루어진다. 사이사무라이는 떨어진 랙의 아래에 고르곤(에일리어스)이 있다는 사실을 순식간에 발견!
나무삼! 에일리어스는 현재 마인드 잠행중이다! 무방비 그 자체인 상태인 것이다! 불찰! "이게 제대로 된 이쿠사 배틀이었다면 너는 이미 다섯 번 정도 나에게 죽었을 것이다." 사이사무라이는 허리에 장비한 사이플래시 뱅을 랙 아래로 굴려 넣었다. FLAAAAASHH! 섬광이 작렬! 아래에서 비명! "끄악-!?"
뒹굴며 나온 고르곤(에일리어스)의 배를 사이사무라이켄의 끝 부분으로 방심하지 않고 눌러서 제압한다! "끄악-!" 고르곤(에일리어스)은 고통으로 경련! "젠장, 야바이!" 보다 더 강하게 경련! 그 후 몸이 축 쳐져서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 사이사무라이는 고르곤의 신체를 발로 눌러 뒤집었다. 반응이 없다.
그는 신속하게 발길을 돌려, 사이 롤러 시스템을 재기동시켰다. 슈우우우웅! 바닥을 미끄러진다! 통로를 드리프트하면서 고속이동! 그리고 유리로 된 오퍼레이터 섹션으로 돌입! UNIX 앞에서 몸을 웅크리고 무슨 조작을 하고 있는 낸시에게, 힘조절한 칼등치기 일격! "이얏-!" "응앗-!"
바닥에 쓰러진 낸시에게 사이사무라이가 성큼성큼 접근했다. 슈코-파탕. 슈코-파탕. 섬뜩한 호흡 소리. "낸시 리. 무슨 짓을 한 거냐?" "우......" 의자에 등 뒤로 손이 결박된 자세로 석상이 된 닌자 슬레이어는 그 절체절명의 광경을 멍한 눈으로 보고만 있을 뿐이다. 만사휴의!
큐이이잉, 사이사무라이의 사이 아머의 틈새가 오렌지색으로 발광한다. "해킹인가? 시간이 조금 모자랐던 모양이군." 사이사무라이는 UNIX 모니터를 슥 보았다. 위법 프록시 서버 시설의 지상층 지도가 표시되어 있다. "낸시 리. 닌자 슬레이어의 살육의 뒤편에는 네 암약이 있었지."
"과대평가야." 낸시는 무리하게 웃어보였다. 사이사무라이는 낸시의 머리를 붙잡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고르곤이 너를 마음대로 하게 두지는 않을거다. 안심해라." 사이사무라이는 말했다. "너도 닌자슬레이어와 마찬가지, 아마쿠다리의 도련님과는 인연이 있는 사이였을 터. 너의 신병을 넘기면 추가 보수를 기대할 수 있겠지."
"어떠려나?" 라는 낸시. "한번 만났을 뿐인 새빨간 남에게 돈을 내려나?" "그건 라오모토가 결정할 일이지." 사이사무라이는 낸시를 바닥에 쓰러뜨리고 UNIX 쪽으로 향했다. 모니터에는 컬러 바가 비춰지고 있다. "뭣이?" 부앙-! 부앙-! 부앙-! 조명이 격렬하게 깜빡인다! "뭐야?" "사실 늦지 않았답니다."
"허세를 부리긴. 그 잠깐 사이에 가능할 리가 없다." 부앙-! 부앙-! 부앙-! 낸시는 입가를 일그러뜨리며 웃는다. "안타깝게도, 예전 시설 관리자가 아군이라면 이것 저것 가능하기 마련이라서." 그녀가 플로피를 흔들어 보였다. "미리 만들어 왔지. 물리 키와 마찬가지로 꽂는 순간 끝이야." 부앙-! 부앙-!
"우눗...... 이건." 삐뽀빠뽀삐뽀뽀뽀, 사이 아머의 오렌지색 빛이 점멸하며 이상한 소리를 낸다. 부앙-! 부앙-! "빨리 대처하지 않으면 외부에 위법 프록시 서버 정보가 송신되어 버릴걸? 맙포가 올지도 몰라. 괜찮겠어? "바카 같은 소리. 너도 그냥 끝나진 않을거다. 같이 죽자는 거냐?"
"어디까지가 허세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모르지." 낸시는 일어서서 뒷걸음질했다. 그리고 UNIX를 가리켰다. "시도해 보시지?" "얕보는 거냐, 낸시 리?" 사이사무라이가 사이사무라이켄을 꺼내들었다. "추가보수는 포기해도 된다." 사이 칼등치기 모드를 해제! "어라, 뒤에." "이얏-!"
"눗? 끄악-!" 날아차기가 고개를 돌리려는 참이던 사이사무라이의 머리에 직격! 엎드려 쓰러진다! 대(對) 해킹 시스템 중점 기동이 그의 닌자 제6감을 크게 감소시켰던 것이다! 발차기를 먹인 것은 눈썹 대신 가시덤불 타투를 새긴, 몸집이 작은 펑크족 여자! "나다! 미안하지만 나는 끈질기다고!"
일어서려는 사이사무라이를 노리고 인정사정 없이 낸시가 뎃카 건을 발사! "TAKE THIS!" BLAM! BLAM! BLAM! "끄악-! 끄악-!" 중장비를 입은 닌자라고 해도 이건 어설픈 충격이 아니었다! "그대로 부탁해! 조금만 더!"
그(...... 그녀?) ......에일리어스가 이렇게나 빨리 엔트리 할 수 있었던 것은 어째서인가? 낸시가 UNIX 조작으로 지상층의 정면 현관을 열어놨던 것이다. 고르곤의 신체에서 벗어나, 정원에 잠들어 있던 본체로 돌아온 에일리어스는 모터 치이사이가 수신한 낸시로부터의 긴급 메시지를 곧장 이해하고 다시 돌입했다.
"중점! 중점인!" 모터 치이사이가 닌자 슬레이어의 머리 위를 뱅뱅 돌며 날았다. 에일리어스는 그의 머리에 양손을 올렸다. "고칠 수 있어?" 라 묻는 낸시. "맡겨줘!" 석화독...... 그런 불가사의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짓수다. 마비독으로 대상의 저항력을 빼앗아, 후도우카나시바리* 짓수로 움직임을 봉하고 있는 것이다!
*不動の金縛り, 부동명왕의 힘을 빌려 사람을 쇠사슬로 묶듯 꼼짝도 할 수 없게 만드는 주술.
010001010110110100101
("누우웃......" 목에 꽂힌 바늘로부터 마비독이 흘러나와 순식간에 닌자 슬레이어의 신체의 자유를 빼앗아 간다. "우후후호호호호호" 천장에 매달린 기괴한 닌자는 가볍게 착지해 닌자 슬레이어를 돌아보았다. "네 이놈......")
("방심하면 대패. 승부가 났군." 사이사무라이가 한 걸음 떨어져 잔심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몸부림치지만 힘이 나질 않는다. "우후후후." 고르곤이 웃으며 닌자 슬레이어를 억지로 의자에 앉혀, 격렬한 저항을 받으며 등뒤로 손을 결박했다. 고르곤의 눈이 빛나고 닌자 슬레이어의 신체는 완전히 굳었다.)
("야메로(그만해)-! 야메로-! 철망 너머에서 외치는 에일리어스를 두고 대형 엘리베이터는 위로 올라간다. 이미 닌자 슬레이어에게 힘은 남아있지 않았다. 시야가 흐려진다. "젠장! 얕보지 마! 후회하게 될거다! 네놈들!" 외침은 점점 아래로 멀어져 간다......)
010100010111=상! 0100010닌자010111슬레이0001001001000=상! 일어나!" 시야가! 밝아진다! 눈앞에는 에일리어스! 한순간에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 "Wasshoi!" 손을 뒤로 해서 묶은 로프를 끊어내고, 양팔을 휘두르며 뛰어오른다!
참으로 무시무시한, 희생자의 신체를 돌로 바꿀 정도로 강력한 후도우카나시바리 짓수! 마비독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지만 과거에 전투한 바질리스크의 이빌 아이에 필적할 만한 강력한 짓수였다. 그러나 지금, 멋지게 카나시바리 저주는 격파되었다...... 로컬 코토다마 공간으로 잠입하는 놀라운 짓수로 인해! 고우랑가!
뎃카 건의 총알은 다 떨어졌다! "이얏-!" "응앗-!" 사이사무라이는 쓰러진 상태에서 윈드밀 발차기를 구사하여 낸시를 나뒹굴게 만들며 일어났다! 사이사무라이켄을 역수로 쥐고, 낸시에게 찌르기 위해 치켜든다! "이얏-!" 그렇게 두지 않는다! 닌자 슬레이어의 날아차기다! "끄악-!"
사이사무라이는 강화 유리를 산산히 분쇄, 발차기를 맞고 날아갔다. 닌자 슬레이어는 결단적 속도로 그를 쫓았다. 등 뒤에서는 낸시가 머리를 흔들며 일어났다. 에일리어스가 부축한다. "저기, 아까 경보 야바이한 거 아니야?......" "외부 송신 어쩌고 했던 이야기? 허세였어." 낸시가 미소지었다. "그런 조작을 할 시간은 없었는걸."
"에? 경보는?" "그래, 소리를 울리게 하고, 조명을 밝게 하고, 그것 뿐이야." "그것 뿐..." 에일리어스는 얼굴을 찌푸렸다가, 결국은 끄덕였다. "결과 All right이니 된 건가?" "결과 All right."
"끈질긴 놈." 사이사무라이가 빠르게 백 덤블링하면서 일어서서 사이사무라이켄을 들었다. "그대도 마찬가지다, 사이사무라이=상." 닌자 슬레이어는 주 짓수로 접근했다. "그러나 행운은 끝이다. 하이쿠를 읊도록 해라." "아직 이르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먼저 나선다!
"이얏-!" 사이사무라이켄과 브레이서가 맞부딪쳤다. "누우웃-!" "슈코-파탕!" 서로의 닌자 근력으로 손을 맞잡는다! 그 위로 천장을 가로지르는 그림자!
틀림없이 고르곤의 그림자! 기절상태에서 회복한 것이다! 소리도 없이 천장에서 닌자 슬레이어를 앰부쉬! 나무삼! 치욕의 패배를 반복하게 되는 것인가! "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사이사무라이를 억누르며 뒷발로 높이 발차기를 날려서 낙하하는 고르곤의 안면에 꽂아버렸다!
고르곤은 서버 랙으로 쳐박혀 불꽃을 튀기며 고통스러워했다. "끄악-!" "이얏-!" 사이사무라이가 맞잡기 자세를 풀고 참격을 휘두른다! 닌자 슬레이어는 상체를 바닥에 아슬아슬할 정도로 숙여서 회피! 그대로 회전하며 찬다! "이얏-!" 공방일체의 발차기 기술, 메이아 루아 지 꼼빠쑤다!
"끄악-!" 사이사무라이는 측두부를 걷어차여, 날아가며 쓰러졌다! 서버 랙에 쳐박혀 불꽃을 튀긴다! 발차기를 마친 닌자 슬레이어를 노리고 고르곤이 간발의 차도 두지 않고 공격을 날렸다! 날아들며 혀에서 나오는 바늘로 찌를 셈이다! 아부나이(위험해)! "호홧-!" BLAMBLAMBLAM! "끄악-!"
"닌자라도" BLAMBLAMBLAM! "끄악-!" "불사신은" BLAMBLAMBLAM! "끄악-!" "아니잖아!" BLAMBLAMBLAM! "끄악-!" 오토매틱 권총을 인정사정 없이 쏴댄 것은 낸시였다! 고르곤은 바닥에 쓰러져서 고통에 몸부림!
"어이, 젠장! 후회하고 있어?" 에일리어스가 소리친다. "나를 만만하게 봐서 그런 거라고!" "호스..." 고르곤은 바닥에서 경련하다가 갑자기 그 몸을 날려 총알이 다 떨어진 낸시를 향해 달려든다! "호홧-!" "이얏-!" 그 다리를 뒤에서 붙잡은 것은 닌자 슬레이어! 이 무슨 닌자 순발력!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몸을 돌리며 고르곤의 몸뚱이를 바닥에 쳐박았다! "이얏-!" "끄악-!" 발을 놓아주지 않고, 다시 몸을 돌리며 고르곤의 몸을 바닥에 쳐박았다! "끄악-!" 몸을 돌리며 쳐박았다! "이얏-!" "끄악-!" 몸을 돌리며 쳐박았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몸을 돌리며 쳐박았다! "이얏-!" "끄악-!" 몸을 돌리며 쳐박았다! "이얏-!" "끄악-!" 몸을 돌리며 쳐박았다! "이얏-!" "끄악-!" 몸을 돌리며 쳐박았다!
"기억해라, 닌자 슬레이어." 사이사무라이가 서버 랙에서 고통스럽게 몸을 일으켜 뒤로 물러난다. 사이 아머는 연기를 뿜었고, 유기 UNIX의 깜빡임도 불규칙해졌다. 그는 사이 롤러 시스템을 기동, 고속으로 미끄러지듯 도망쳤다! "이이이야앗-!" "사요나라!" 고르곤은 폭발사산!
"헷, 인과응보다. 아마쿠다리 놈." 에일리어스가 침을 뱉었다. 낸시는 오토매틱 권총의 탄환을 다시 채우고 홀스터에 꽂았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무사해서 무엇보다 다행이야." "예를 표하지. 낸시=상." 그리고 에일리어스를 본다. "그대에게도."
"괜찮아." 에일리어스가 웃는다. "인생이란 빚을 졌다가, 빚을 갚았다가. 그런 것의 반복 아니겠어? 비즈니스!" "과연." 이라는 닌자 슬레이어. 에일리어스는 서버 시설을 둘러 보고, "이걸로 클라크수도 보수를 후하게 쳐주겠지! 사이사무라이를 쫓아냈으니 말이야." "그거 계약은 했어?" "에?" "계약서는?"
낸시는 쓴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하고서 출구로 걸어 나갔다. 닌자 슬레이어도 그녀를 뒤따랐다. 걸어가면서 고개를 돌려 "어쨌든 예를 표하지 않으면 안되겠군. 에일리어스=상, 가지." "저기, 나, 그런데 집이 없어져 버려서......살 곳이." "찾아라." "잘 찾아봐요."
[플래시파이트 런 킬 어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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