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아웃・더・닌자・마더퍼커】
【킥아웃・더・닌자・마더퍼커】
1
붕부부붕부, 붕붕부붕부. 붕부부붕부, 붕붕부붕부. 「아타리(명중)!」 「포인트 점!」BGM의 전자 베이스라인 위에서, 녹색의 홀로그래픽 화면을 전자 전차가 왕래한다. 긴이치는 어긋난 안경을 손가락으로 고치지 않고 레버와 버튼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왼쪽에서 전자 탄환이 날아온다. 긴이치는 왼손 레버를 빠르게 회전시켰다. 전자탱크는 옆으로 구르면서 탄환을 회피하며, 동시에, 쏜 상대에게 전자 탄환을 되쏘았다. 「아타리!」 「어려운 샷으로 포인트 배점!」 전자음성이 나오자 뒤쪽 갤러리(구경꾼들)가 들끓었다. “이녀석 장난 아냐!”
긴이치는 무표정했지만 그것은 그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사무라이 탐정 사이고」의 아군 캐릭터, 늘 쿨한 「쿠로코 탐정」을 흉내낸 애티튜드였다. 갤러리가 시끄러워 질 때마다, 그의 본심은 자아실현에 소리를 지르고 싶을 만큼의 환희를 맛보고 있다.
붕부부붕부, 붕붕부붕부. 붕부부붕부, 붕붕부붕부. 긴이치는 마지막 적에게 조준을 맞춘다. 여유의 연기로 어긋난 안경을 고친다. 이미 적의 좌우에는 전자 지뢰를 다 설치했다. 회피는 불가능하다. 오른손으로 버튼을 히트하자 전자탄환이 튀어나와 적 전차는 전자의 가루로 분해돼 사라졌다.
「아타리!」 「포인트 점!」 「플레이어 2의 승리로 종료입니다」전자 음성이 어나운스했다. 흘러나오는 팡파레. 테레-레테레테-레테레테테테레-. 긴이치는 쿨하게 일어나 쿨하게 자리를 떴다. “장난 아니네.” 하고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자 히죽거리는 웃음을 참느라 애를 먹었다.
긴이치는 만족하며 메탈릭한 가게 안을 바라본다. 여기야말로 긴이치가 귀속된 세계, 오락실 「반사신경 스톰」, 낙오한 젊은이들의, 무언의 사교장이었다. 긴이치는 여기에서 영웅이자 최강의 전사이며 건슬링거였다.
하지만 긴이치는 시계를 우울하게 확인한다. 입시학원에 갈 시간이다. 무테키(무적)의 시간은 끝나고, 긴이치는 현실이라는 황야로 추방된다.
폭발음, 어나운스 음성, 필살기를 내지르는 마셜아츠의 음성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긴이치는 무거운 걸음을 움직인다. 뇌내에서 마마의 잔소리가 리프레인(refrain) 재생되기 시작한다. 「우선 센터 시험을 통과해, 카치구미가 되고 나서! 그리고 좋아하는 걸 해! 그 뒤로는 뭐든지 자유라니까! 너를 위해서야!」
“빌어먹을.” 긴이치는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공부 따위! ……가게를 나오는 순간, 입구 옆에 있는 매직 핸드・카와이이캐치의 케이스로부터 시선을 돌리는 소녀와 시선이 부딪혔다. 나이는 같은 정도다. 아니, 동급생? 그녀를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이스쿨에서. 하지만, 그런 바카 같은.
긴이치는 쿨하게 눈을 돌려, 상관 없지, 라고 하는 거동으로 스트리트로 나갔다. 여자라니, 지긋지긋해. 반년 전 지우개를 빌려준 옆자리 여자에게 그날 안에 고백한 적이 있다. 그 후의 전말은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난 여자 운을 버리고, 대신 게임의 재능을 얻은 것이다.
센베이역으로 향하는 무코우미즈・스트리트의 치안은 별로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게이샤・디스트릭트와 접한 이 골목은 수상한 폼비키(호객꾼)와 쵼마게클럽의 스카우트만, 인근 라이브하우스를 근거지로 하는 펑크스가 오간다. 카츠아게(노상강도)가 무서워서 캐시는 구두 바닥에 숨기고 있다.
오늘은 신이 나서 너무 오래 머물러 버렸군. 학원에 지각하고 말 것이다. 마마한테 연락이 가게 된다. 야바이, 야바이. 긴이치는 종종걸음이 되었다.
“아팟! 아프담마-!?” 노성이 긴이치의 머리를 흔들었다. 아뿔싸! 통행인에게 어깨걸이가방이 걸리고 말았구나! 긴이치는 흠칫 멈춰 섰다. “꼬맹이가 얌마-!” 쭈볏쭈볏 시선을 돌리고. 아아, 끝이다. 트집 잡아 온 것은 성게 모양으로 일곱가지 색의 머리를 곤두세운 펑크스였다.
“아이에에에! 미안해요! 급해서……” “몰라-퍽! 퍽킹쉿!” 멱살을 잡혀, 긴이치는 진땀을 흘렸다. 통행인은 못 본 체한다. 펑크스의 어깨에 달린 「안전핀이 좋다」라는 붓글씨풍 타투를 보고 긴이치는 너무나도 겁에 질려 기절할 것처럼 되었다. 죽임당한다.
“죄송합니다……죄송합니……” “퍼킹고나! 죄송하다고!” 펑크스는 혀를 쑥 내밀었다. 혀에 피어싱을 하고 있다! 긴이치는 죽음을 각오했다.
“당신, 그만해” 새된 목소리가 그것을 가로막았다. 긴이치와 펑크스는 목소리가 난 쪽을 향했다. 거기에 서 있던 사람은 아까 「반사신경 스톰」에서 잠깐 눈을 마주쳤던 소녀였다. 게이샤펑크스와 여고생의 교복을 하이브리드화한 독특한 패션에 긴이치는 새삼 눈길을 빼앗겼다.
“뭐야네놈퍽?” 긴이치의 목덜미를 잡아 올린 채 펑크스가 위협한다. 소녀는 풀죽은 기색 없이 되노려본다. “나, 당신 얼굴 모르는데. 당신 그렇게 입고 있는데도, 『요타모노』 와본적 없지? 오노보리*펑크스란 놈인가?” “뭐……” 펑크스는 동요했다.
*오노보리(オノボリ):시골뜨기가 상경하는 것. 본문에서는 시골뜨기(씬 바깥의 사람)가 상경해서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치장해서 옷을 입는다는 것으로 의미가 확장되어 있다.
“매일 가고 있어! 시끄러! 까불지마퍼킹고나퍽킹쉿!” 욕설을 하면서 펑크스는 긴이치를 해방했다. 팍, 하고 등을 거칠게 얻어맞고 긴이치는 비틀거렸다. 소녀가 그것을 받아낸다. “대체 뭐야, 그 성게머리는? 필사적으로 잡지라도 공부했나?” “됐거든! 이제 용서했다고!”
어깨를 위협적으로 으쓱이며, 그는 빠른 걸음으로 스트리트를 떠나갔다. “두 번 다시 기어오지 말라고.” 소녀가 욕설을 퍼부었다. 부축 받고 있는 것을 떠올리고, 긴이치는 황급히 몸을 떼었다. 약간 달콤한 냄새가 났다. “미, 미안, 아리가토……” “괜찮아. 또 봐.” 긴이치는 오지기를 하고, 전력의 대쉬로 그 자리를 떠났다.
전력 질주하는 긴이치의 마음은 야바이를 연호하고 있었다. 야바이, 야바이. 여자애한테 구해지다니. 야바이, 야바이. 지각하겠어. 야바이, 야바이, 꼴사나웠지, 나는. 야바이, 야바이. 어라…그 애, 「또 봐」라고 말했어? 야바이, 야바이!
달리면서, 어느새 긴이치는 웃는 얼굴이 되었다. 야바이, 야바이, 야바이!
2
“아이에에에!” 오래된 흉터투성이의 우락부락한 큰 남자가 한심한 비명을 지르며 엉금엉금 기었다. 웅크린 덩치 큰 남자의 뒤통수를, 타메지마=상은 버팔로 가죽 구두로 사정없이 짓밟았다. “아이에에에!” “어떡할 거야 임마! 어이, 임마!” “아이에에에!”
“이러면 얘기가 안 되잖아! 임마! 업자에게 캔슬 할 수 있어 없어, 임마! 할 수 있지, 임마!” “아이에에에!” 연달아서 욕설을 쏘아붙이고, 덩치 큰 남자를 짓밟으면서, 타메지마=상은 실제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이 덩치 큰 남자는 이래 봬도 리키시・리그・스모토리 출신의 실력있는 바운서이며 싸움에서 뒤떨어지는 일이 없는 코와모테*이다. 타메지마=상의 비즈니스 수행에 있어 지금까지 큰 공헌을 해 온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코와모테(コワモテ, 恐持て):남들이 두려워해 우대를 받는 사람을 말한다.
타메지마=상은 암흑 경제의 말단에 매달리는 지아게(부동산 횡포)・펀드의 경영자였다. 젊은 날은 그 역시 카라테 좀 쓰는 바운서로서 명성을 떨치고, 반사 신경이 쇠약해진 후에는 이렇게 사람을 사용하는 입장이 되었다. 수단을 가리지 않고, 일을 가리지 않고, 피와 땀과 타인에 대한 민폐를 쌓아 올려, 이 추레한 다실 오피스를 만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시원찮은 출신에, 과거에, 다실 오피스의 배치에 분개했다. 이 시궁창 밑바닥에서, 언젠가 상승해 줄테다. 그렇게 계속 염원한 지도 벌써 30년. 이번 지아게・비즈니스는 그런 그에게 겨우 찾아온 요행, 빅딜일 터였다.
“그게 너......울면서 도망왔다고 임마?” “아이에에에! 보스, 그놈들, 카타기*가 아니라구요. 군대같은 놈들이 안쪽에서 나와서……아이키도였다니까요, 그건.” 덩치 큰 남자, 타케고가 신음했다. “됐어임마-! 이따 실컷 설교해주마! 전화할 테니까 나가, 임마!” “아이에에에!”
*카타기(カタギ):야쿠자들이 일반인들을 부르는 단어이다.
다케고는 후스마형 도어을 튕겨내듯 열고는 굴러 나갔다. 타메지마=상은 탁상의 거치형 IRC 트랜스미터를, 안정되지 않은 손짓으로 조작했다. ……이 수단은 가능하면 취하고 싶지 않았다. 나중에 얼마나 요구받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대로는 빌어먹을 놈들이 퇴거하지 않고, 그 한 건 때문에 지아게 계획 자체가 돈좌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렇게 되면 뒤도 없다. 모든 걸 잃는다. 목숨도 잃는다. 죽은 방어처럼 만안을 둥둥 떠다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선택지는 없다. “씨발, 기껏해야 썩을 술집 주제에……”
타메지마=상은 음울한 녹색 LED 투사 모니터의 빛을 내려다봤다.
청구금액은 추후. 타메지마=상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났다. 얼마나 뜯길지 모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빅딜이다. 이익이 제로여도 상관없다. 마이너스여도 상관없다. 장기라면 있다. 그런 것은 나중이라도 좋아. 어쨌든 실적과 커넥션이다, 천금의 값어치이다.
“네놈, 어디 녀석이야!?” 방 밖에서 타케고의 노성이 들렸다. 타메지마=상은 움찔했다. “어이, 네놈, 멋대로…아, 아이에에에! 아이에에에! 아이…아이에에에에에에-! 아이에에에! 아이에-에에-!” 미친 듯한 비명이 타메지마=상의 귀청을 찢고, 이윽고 찾아오는 침묵.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
후스마형 도어의 그늘에서 나타난 것은, 이상한 실루엣이었다. 타메지마=상은 먼저 고슴도치를 연상했다. 그리고 밤송이를. 뭐야 그것은?
「그것」은 껑충하고 야윈 사람 같았다. 전신을 러버슈트로 감싸고, 온몸에 미세하고 미세하게, 타타미 바늘을 꽂고 있다. 그렇다. 타타미바늘을, 온몸에, 남김없이!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아아-……가까이 있어서, 제가 왔습니다, 아아-…” 황홀해하는 떨리는 목소리가 바늘 속에서 흘러나왔다.
타메지마=상의 전 뉴런이 격렬하게 가동되면서 후회와 공포의 신호를 뇌수로 보냈다. 이런, 이런 것이 오다니. “아-…아고니입니다, 도-모……좋아……” 바늘 사나이는 경련하면서 오지기를 했다. 타메지마=상은 물론 실금하고 있었다. “타, 타, 타메지마, 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고니=상……”
“도-모……저의 이것은 신경쓰지 말아 주세요……저는, 정말로 소우카이=닌자입니다, 명함 드릴까요……아아-……” “괜찮습니다! 아리가토고자이마스!” 타메지마=상은 이를 딱딱 부딪히며 겨우 그것만 대답했다.
“아아-…자세한 협의를…시마쇼우(합시다)…『요타모노?』”몸을 비틀면서, 아고니=상은 속삭이듯이 물었다. “마, 맞습니다. 『요타모노』입니다. 펑크스들이 밤이면 밤마다 모이는 썩을 술집이라. 거기의 물건이 지아게에 걸려 있는데요, 아무래도 저항이 심해서 말이죠. 스모토리 출신도 당해 버려서…”
“스모토리 출신… 아아-… 모시카시테(혹시), 입구에 있었던… 스미마셍… 그에게는… 좀 심한 짓을 해버렸습니다… 오브제로……” 아고니=상은 불길하게 중얼거렸다. 아까의 비명, 그리고 침묵. 오브제? 타메지마=상은 침을 꿀꺽 삼켰다.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요타모노에는, 강한 요짐보*가 복수 있습니다, 아고니=상. 클론야쿠자도 안 되고, 스모토리도 안 되면 이제 닌자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어떻게든 해 주셨으면 해서.” “오브제……”
*요짐보(ヨージンボー,用心棒):돈을 받고 신원을 지켜주는, 보디가드, 바운서 등을 말한다.
“결행일은, 점장이 나와 있는 날로, 뭐, 그래서 말입니다. 거기서 혼쭐을 내고, 계약서에 사인하도록 해주겠다, 그런 생각으로” “하이…아……아-다이죠부…오브제!” 움찔! 하고 아고니=상이 경련했다.
3
클래스는 언제나처럼 오츠야*를 방불케 하여 아주 고요했다. 긴이치가 선택한 특진클래스에는 수업 중에 떠드는 인간은 없다. 학생들이 고기능 주판을 탁탁 튕기는 소리만 바쁘게 계속 울리고 있다.
*오츠야(お通夜): 유족이 고인의 곁에서 하룻밤을 지새는 의식을 말한다.
전자 전차의 레버와 버튼이 이 사위스러운 계산기계로 대체된 것만으로, 어째서 이토록 위장에 구멍이 뚫린 것 같은 괴로움을 느끼게 되는 걸까. 긴이치는 자문자답했다. 이 특진클래스에 억지로 등록한 것도 물론 마마다. 긴이치는 마마에게 반박할 이론은 갖추고 있지 않았다.
“네 긴이치 씨*. 이 계산식의 해는 어떻게 구할까요?” 수학교사한테 지명되어 긴이치는 정신을 차린다. “어어…그러니까……" 야바이. 긴이치는 어쩔 수 없이 다기능 주판을 내려다본다. “네 긴이치 씨. 페널티로 해 둡시다. 그럼 히노 씨, 대신 답해 주세요”
*초기 연재분이라 그런지 =サン이 아닌 さん이라 되어 있다.
"루트 44 허무승입니다." "아타리입니다." 차임벨이 울렸다. 릴랙세이션 효과를 고려한 목탁・비트가 음울한 교실에 울려 퍼지자 특진클래스 학생들은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오늘의 하이스쿨 수업은 종료다. 모두 이제부턴 학원에 가거나 귀가해 개인과외를 받는다.
복도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오늘도 타르 덩어리 같은 흑회색을 띠고 있다. 아침 뉴스에서는 늘 다른 기업들이 또 다른 공해 스캔들을 일으켜 적발되고 있다. 필시 그 중 하나 때문일 것이다.
하이스쿨은 특진클래스뿐만이 아니다. 특진클래스의 즘비를 방불케 하는 패거리들과 달리 보통과의 학생들은 모두, 제멋대로 교복을 흐트러뜨려 입고, 남녀 교제도 다반・인시던트다. 자, 지금 스쳐 지나가려 하고 있는 것이, 신장 7피트 가까운 반자키=상. 교내 히에라르키(계급 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져크다.
야부사메 특기생, 반자키=상의 손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없다. 지금은 왼손과 오른손, 각각 한 명씩 게이샤부 여자를 끌어안고 히죽히죽`거리며 얘기하고 있다. 엇갈릴 때 둥글게 뭉친 고등어버거의 포장지를 집어던진다. 별 이유는 없다. 져크이란 그런 것이다.
(저런 녀석, 깝칠 수 있는 것도 지금뿐이다) 특진 클래스의 야키지=상은, 이전 그런 식으로 비웃어 보였다. (제대로 공부해 센터 시험으로 인정받은 카치구미・사라리만이, 장래 저런 뇌근육 놈들을 턱짓으로 부리게 되는 거야. 우리들이 승자다 이거지) ……긴이치는 솔직하게 수긍할 수 없었다.
카치구미란 뭐지? 야키지=상도 분명 모르고 있을 것이다. 부모나 교사한테 주입받은 것이다. 긴이치는 파파를 생각한다. 그것이 카치구미일까? 확실히 긴이치의 집은 부유한 부류라고 할 수 있다. 스트리트의 한켠에서 이쪽을 올려다보는 부랑자들은 마치 별세계의 괴물처럼 무섭다.
하지만 파파는 매일 심야에 돌아와서는 화장실에서 울면서 구토나 하고 있다. 얼마 전엔 냉장고의 바리키 음료 안쪽에 「즈바리」의 앰플이 들어 있는 것도 봤다. 센터 시험에서 스고이급의 등급을 획득했다고 해서, 앞으로 있는 것은 파파처럼 사는 모습일까? 그것이 카치구미일까?
락커에서 돌아갈 준비를 할 때까지, 긴이치는 그런 출구가 없는 물음을 계속 되새기고 있었다. 사고를 중단시킨 것은 등뒤를 통과한 달콤한 향기였다. 어젯밤 게이샤 펑크 소녀에 대한 기억이 한순간에 떠오른다. 긴이치는 당황해서 뒤돌아보았다.
그 아이였다. 틀림없어. 머리스타일도 옷차림도 달랐지만 확실히 그랬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을 때 그녀는 조금 웃었던 것이다. 그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긴이치는 회색의 교사와 회색의 장래 설계가 전자의 바다에 무너져 내려가는 모습을 환시했다…….
「아타리! 포인트 배점! 게임 세트로 플레이어 3의 승리!」
긴이치는 쿨함을 간신히 유지하면서,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게 작게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이걸로 31연승이다. “저 녀석 정말 야바이하지?” “조준 진짜 너무 정확하다.” 뒤의 갤러리의 중얼거림을 맛보면서, 오늘도 긴이치는 조용히 자리를 뜬다. 벌써 시간이다. 어제처럼 지각의 공포를 맛보고 싶진 않다.
긴이치는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는, 빠른 걸음으로 출구로 향한다. 매직핸드・카와이이캐치의 케이스 앞을 지나쳐……. “오늘도 있네.” “에엑-!” 누가 말을 걸어서 긴이치의 입에서 괴성이 나올 뻔했다. 하이 스쿨과는 확 달라진 게이샤 펑크 스타일의 그녀가 있었다.
“너 같은 학교였구나. 오늘 특진클래스에서 나오는 거 봤어.” 소녀는 스스럼없이 말을 건넸다. “어, 어제는 도-모.” 긴이치는 어색하게 대답했다. “도-모. 내 이름은 이치지쿠입니다.” 소녀가 오지기를 했다. “도-모, 내 이름은 긴이치입니다." 용수철 장치 같은 오지기가 되어 버린다.
이게 무슨 일인가! 저쪽에서 말을 걸다니. 아이사츠까지 해버리다니. 환희를 넘어 긴이치는 두려운 기분마저 들었다. 설마 이것은 번화가에서 자주 행해진다고 소문난 마이코・폼비키가 아닐까?
“이치지쿠=상은 여기 자주 와요?" 이치지쿠는 생글생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너도지?” “네, 실제 매일 옵니다.” “알고 있어. 안쪽의 전자 탱크에서 언제나, 그렇지?” “……왜 말을 걸어 주었습니까?” 긴이치는 용기를 내어 말을 꺼냈다.
“네가 항상 입는 티셔츠가 마음에 걸려서.” 이치지쿠가 가리킨다. 긴이치는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모필 터치로 「아베잇큐」라고 프린트 되고 있다. “아베잇큐 티셔츠라니, 어디서 샀어? 아직 앨범도 안 냈는데.”
"에, 아니……" 나무삼! 이건 마마가 코케시마트에서 적당히 사온 것이다! 아베잇큐의 쿨한 글씨체에 끌렸는데, 앨범? 아베잇큐가 뭐지? 모하야코레마데인가!
긴이치의 등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러나 이치지쿠는 아는지 모르는지 별로 긴이치를 추궁하지 않고, 반대로 아베잇큐의 소식을 넌지시 전해주었다. 긴이치의 프라이드를 부드럽게 존중해 준 것인지도 모른다.
아베잇큐는 무코우미즈 일대에서 활동하는 마치얏코*・펑크・밴드였다. 대표곡은 「스시를 너무 많이 먹지 마」. 과격한 가사와 난투를 불사하는 스테이징에서 두각을 나타낸 리얼 펑크스라고 한다.
*마치얏코(マチヤッコ, 町奴):에도시대의 협객을 부르는 단어라 한다. 맛치얏코 펑크가 어떠한 펑크인지는 불명이다.
“저기 말이지, 아베잇큐, 오늘밤 「요타모노」에서 게릴라 라이브가 있거든.” 이치지쿠는 말했다. 그리고 조금 기다렸다. “……긴이치=상도 갈 거지? 그런 T셔츠 입고 있으니까.” 아타리! 4중 충돌로 세푸쿠・포인트점! 멀리서 전자탱크의 팡파레 소리가 들려왔다. 긴이치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긴이치는 결단을 내렸다. 분명 이런 요행은 일생에 한 번, 오늘뿐이다. 학원따위, 마마 따위, 알까보냐. “네.” 긴이치는 되풀이했다. “네. 요로콘데!” 가게 밖에서는 무겁고 끈적끈적한 중금속 비가 내렸지만 그마저도 축복 같았다.
4
동부붕봉동봉보봉, 동부붕봉보봉보바부보방.
좁은 계단을 내려간 끝에 「요타모노」의 플로어는 있었다.
계단에는 본보리의 조명조차 없어 마치 태내 회귀 같다. 지난해 유행했던 전자 던전 같기도 했다. 긴이치의 도달 레벨은 53, 물론 반사신경 스톰의 톱 랭킹이다…….
즈방도보보봉봉부방보보, 바봉바바-보방보보보바부바.
“이 음악 뭐죠?” 입구의 노렌을 빠져나가려는 이치지쿠에게 긴이치는 참을 수 없어 묻는다. 너무 격렬한 비트가 위경련을 유발하는 것 같다.
“목탁코어.” 이치지쿠는 귓속말을 했다. 노렌을 지나가면 그 폭음의 비트는 제대로 대화하기 힘들 정도의 음량이다. “대중을 침정시키는 도구인 목탁을 콜라주해서 체제에 안타이세이하는 거지. 전투적 아이러니라는 거야”
알 것 같은, 모를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긴이치는 요타모노의 어두운 홀로 발을 들여놓았다. 그곳은 에네르기슈(정력적, 활력적)한 추잡과 충동이 모이는 곳이었다.
전자게임 음악의 BEEP소리에만 흥미를 보여 온 긴이치에게 붓다헤어 DJ가 스핀하는 목탁코어는 너무 급진적이다. 그 비트에 맞춰 붓다헤어 펑크스와 스킨헤드에 「내일도 일하지 않는다」라고 문신을 한 펑크스, 시시마루・스타일의 펑크스가 제각기 뛰어 돌아다닌다.
이치지쿠는 긴이치의 손을 잡고 카운터까지 데리고 간다. “여어, 이치지쿠=상. 거기 멸치는 뭐야……” 선글라스를 박은 바텐더가 빠진 앞니로 긴이치에게 웃음을 건넸다. “이 아이는, 긴이치=상. 같은 학교야. 새옹・우연이야” 이치지쿠는 긴이치에게 마실것을 내민다.
살짝 맛보고 기함할 뻔했다. 이 얼마나 강한 알코올 도수인가! 쇼가츠의 시치고산・오토소*밖에 마셔 본 적이 없는 긱(geek)에게는 너무 강하다. 게다가 맨손으로 글래스를 들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뜨겁다. 하지만 긴이치는 마음을 먹었다. 물러서면 다메다. 이 밤은 여느 때와 다르니까.
*시치고산(シチゴサン, 七五三):일본에서 자녀가 3살, 5살, 7살에 치르는 축하연. 한국으로 치면 돌잔치와 비슷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오토소(オトソ, お屠蘇): 정월 때 의식적 목적으로 마시는, 약재를 넣은 술을 말한다.
“어이, 이 멸치, 겉보기엔 멸치인데, 대단하네! 원샷이냐!” 단숨에 들이킨 글래스를 카운터에 내동댕이치듯 올려놓은 긴이치를 바텐더가 칭찬한다. 이치지쿠는 손뼉을 치며 웃었다. “아베잇큐 티셔츠를 고르는 녀석은 역시 다르지!”
“뭐, 이제 그만둬, 죽으니까……이치지쿠=상도 부추기지 마” “아베잇큐!” “아베잇큐!” “아베잇큐!” 목탁코어가 갑자기 페이드아웃하고, 펑크스가 대단히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안쪽 스테이지에 LED 본보리 조명이 켜진다. “아베잇큐!” “아베잇큐!” “아베잇큐!”
전자적으로 확대된 시시오도시 소리가 반복되는 가운데, 말라빠진 맨몸의 상반신을 드러낸 네 명의 마치얏코・펑크스가 스테이지에 올랐다. 키가 가장 크고 가장 마른 남자가 스탠드 마이크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외쳤다. 「안타이세이!」
포에트! 이 무슨 재치! 이 보컬리스트는 「안타이」와 「체제」를 하이브리드하여 외친 것이다. 작열 사케에 뇌를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 속에서, 긴이치는 그 보컬리스트의 위험한 지성에 혀를 내둘렀다. “안타이세이!” “아…안타이세이!” 손님들도 그것을 반복한다. “안타이세이!”
그것을 신호로 후방에 대기하던 드러머와 타이키스트(역주: 태고(큰북)를 두드리는 파트인가)가 중전차 같은 리듬을 난타하기 시작하자, 오코토(거문고)도 그 뒤를 잇는다. 미친 듯이 거대 피크를 내리칠 때마다, 디스토트된 오토코 굉음이 <무구>라고 레터링된 앰플리파이어에서 튀어나와 공기를 어지럽힌다.
「회전스시가 접시에 없어! 나에게 돌아오지 않아! 어제 나는 이유를 알았어! 이타마에에서 가까운 놈이! 스시를 너무 많이 먹어!」 「마왓테코나이! 스시가코나이!」 「코나이! 코나이! 스시가코나이!」 「스시를 너무 많이 먹지 마!」 「스시를 너무 많이 먹지 마!」 「스시를, 너무 많이 먹지 마!」
「스시를, 너무 많이 먹지 마!」 「스시를, 너무 많이 먹지 마!」 정신차리고 보면, 긴이치는 열중해 주위의 펑크스와 함께 주먹을 하늘로 쳐들고 목이 쉬게 외치고 있었다. 옆에 이치지쿠랑 눈이 마주쳤다. 서로 웃었다.
무대 근처에서 흥분한 부디즘・펑크스와 킨타로・펑크스가 치고받는 난투를 시작했다. 「안타이세이끼리 싸우고 있지 마-!」 보컬리스트는 외치며, 그곳을 향해 스테이지 위에서부터 다이브했다. 큰 소동이 일어났다. 나머지 세 사람은 전혀 개의치 않고 연주를 계속하고 있다.
이윽고 드러머와 타이키스트가 일사불란한 브레이크를 새겼고, 오코티스트는 오코토를 머리 위로 치켜들더니 모쉬 핏*으로 힘껏 던졌다. 앰플리파이어에서는 뉴런을 다 태울 듯한 굉음. 불과 1곡 2분 반의 연주로, 이 날의 아베잇큐의 라이브는 종료되었다.
*모쉬 핏(mosh pit):락 콘서트 등에서 몸을 부딪히며 격렬히 춤을 추는 행위를 하는 공간을 말한다. 보통 하드코어 락이나 펑크 등에서 스테이지 앞쪽에서 생기곤 한다.
“대단해, 대단하지.” 자기도 모르게 스테이지 앞 모쉬 핏에 돌입했던 이치지쿠가 땀범벅으로 돌아왔다. 긴이치도 물을 뒤집어쓴 듯 흠뻑 젖었다. “네, 정말 대단했어요…… 어라, 그 사람들은?” 이치지쿠는 펑크스를 세 명 데리고 왔다. 남자 둘, 여자 하나. “친구!”
“도-모, 칸타로입니다.” “도-모, 에비지입니다.” “도-모 치키코입니다.” 친구 펑크스들은 긴이치를 향해 차례로 오지기를 했다. “도-모, 긴이치입니다.” 긴이치는 오지기에 답했다. 세 사람 모두 긴이치와 아마 거의 같은 연령일 것이다.
“아까 만났어. 언제나 「요타모노」에서 놀고 있어, 이 녀석들과.” 이치지쿠는 기뻐하며 소개했다. 에비지와 치키코는 그동안 서로를 끈적하게 만지면서 넨고로한 모습을 주위에 감추려고도 하지 않았다. 땀으로 금세 취기가 가신 긴이치는 묘한 두근거림을 느끼고 있었다.
“아베잇큐, 정말 대단하네.” 칭찬하면서 칸타로가 이치지쿠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을 때 그 두근거림의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멤버, 아직 있을까나.” 에비지가 플로어를 바라본다. “벌써 돌아간 것 같아요”라고 치키코. 이치지쿠가 뭐라고 했지만 긴이치는 거의 건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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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로는 이치지쿠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긴이치에게 웃음을 건넨다. “저기, 그거 아베잇큐의 티셔츠지요……” “아, 하이.” “굉장히 안테나 높네요*, 과연입니다.” “아니……” “왜 그래?” 이치지쿠가 고개를 숙인 긴이치의 얼굴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아니, 좀 취했습니다.”
*안테나가 높다(アンテナが高い):정보나 아이디어 등이 풍부하다는 의미이다.
“정말로 괜찮아?” “오카마이나쿠……” “요타모노는 아침까지 합니다. 아침까지 시끌벅적하게 가죠.” 칸타로가 방긋 웃었다. “사케 좀 사올게요.” 칸타로는 펑크스를 헤치고 카운터 쪽으로 이동해 갔다. “난 화장실.” 긴이치는 나약하게 이치지쿠에 웃어보였다.
“화장실, 저쪽이야.” 이치지쿠의 목소리를 등에 받으며 긴이치는 고개를 숙인 채 출구를 향해 걸었다. 깡마른 킨타로・펑크스가 너무 흥분해서 과호흡이 됐는지 긴이치 앞에서 경련하며 쓰러졌다. 긴이치는 건성으로 그것을 짓밟고 계속 걷는다. 목탁코어가 다시 플로어에 울려 퍼진다.
도방붕바보보보방부봉-, 봉보벵붕비방부붕바보.
뭘 기대하고 있었을까, 난. 그럼 그렇다, 저런 매력적인 게이샤 펑크 걸에게 보이프렌드 한두 명쯤. 오늘 이 자리에 초대받은 정도로 내가 특별한 뭐라도? 전차전, 아베잇큐의 T셔츠. 그런 걸로 우쭐해하긴. 이래서는 옛날의 지우개 사건과 다르지 않다.
도붕비부붕방바방비바. 부바방바부바붕부붕부붕-.
독자 여러분은 「나무삼! 뭘 그런 거창한! 별 것 아닌 테리야키・스킨십에 불과하잖아!」 라고 어이없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쌍한 긴이치에게 그럴 여유는 없었던 것이다, 그런 마음의「도량」을 기를 환경은, 지금까지의 그의 짧은 인생에는, 없었던 것이다.
*테리야키・스킨십(テリヤキ・スキンシップ):가벼운 스킨십을 말하는 듯하다. 왜 테리야키(데리야끼)인지는 불명이다.
증즈붕바빙밥우붕부부, 바비붕부붕방비비바-보바-.
긴이치는 싸우기도 전에 지고 있었다. 미야모토・마사시라면 바로 이 한심한 상황을 앞에 두고 「적 앞의 스모토리 도효우・링을 밟지 아니하고」라고 코토와자를 읊었을 것이다.
긴이치는 휴대폰 IRC 단말로 시간을 조사했다. 아직 전철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다. 조사할 것도 없이 마마로부터의 노티스가 가득 들어왔다. 긴이치는 방진 블루종의 포켓에 단말기를 쑤셔 넣고 출구의 노렌을 빠져나갔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마치 하라키리* 처형대로 향하는 계단처럼 여겨졌다. 고개를 숙이고, 비틀비틀 계단을 딛고 올라가는 긴이치. 좁은 그 계단에서 그는 요타모노로 내려가는 손님과 엇갈렸다.
*하라키리(ハラキリ):할복 즉 세푸쿠의 다른말이다.
살짝 풍긴 뭐라 말할 수 없는 불쾌한 악취에 놀라 긴이치는 스쳐지나간 키 큰 남자를 돌아보았다. ……뾰족뾰족?
키 큰 남자는 코트도 입지 않은 채 움찔, 움찔 때때로 경련하며 계단을 내려간다. 즈바리나 오하기를 잔뜩 한 것일까? “아-…아-좋아…고기…” 묘한 남자는 그대로 지하의 어둠 속으로 삼켜져 갔다. 긴이치는 오늘 밤 본 것 중 가장 강렬한 펑크스에서 시선을 떼고 지상으로 올라갔다.
「10분 후에 개시해 주세요」. 휴대폰 IRC단말로 SOUKAI_AGONY 앞으로 Whisper를 커맨드한 후, 타메지마=상은 무심코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이라고 해도, 거기는 「요타모노」의 스태프 다실 오피스의 낮은 천장이 보일 뿐이지만.
타메지마=상을 둘러싼 사람은 6피트 이상의 강인한 체격을 가진 4명의 시시마루・펑크스였다. 과연, 이 4명의 아이키도 달인에게, 지금은 죽은 전 스모토리・타케고가 농락당했다는 이야기다. 무리도 아니다.
여기서 타메지마=상이 예를 들면 친피라 방진 슈트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고 하자. 그 순간, 전후좌우로부터 아이키・펀치가 내질려져, 타메지마 씨는 전신이 복합 골절되고 병원행이 될 것이 틀림없다.
“오마에는 바카냐? 반복해서 No라는 대꾸나 들으려고 일부러 또 이렇게 찾아온 거냐? 너네 덜떨어진 바운서처럼 실컷 얻어맞고 싶냐?” 방구석의 챠부 테이블에 책상다리를 한 채, 『요타모노』오너가 위협해 보였다.
“헤헤헤. 아니, 이제 뒤숭숭한 일은 그만두려고요. 위험하니까” 타메지마=상은 비굴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시 생각해 봐, 주시지 않으실래요? 벌써 말입니다. 동의 받았다구요, 이쪽 분 이외……” “칵-! 퉤!” 오너가 가래를 뱉었다.
가래는 포물선을 그리며, 4명의 시시마루・펑크스에 둘러싸인 타메지마=상의 이마에 딱 맞았다. 4명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타메지마=상은 행커치프에 손을 대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치욕!
오너는 엄지・약지・중지를 붙이고, 소지와 검지를 세우며 위협했다. 이는 고대 일본에서부터 존재한 명확한 적의의 표현으로, 키츠네・사인으로 불린다. “오토이키얏가레!” 오너는 호통을 쳤다.
“헤헤헤, 아니 아니, 뒤숭숭한건 그만뒀어요. 대신, 되돌아갈 수 없는 일을 해버려서, 이제 말이죠. 당신도 저도 되돌아갈 수 없어요. 네네.” 타메지마=상이 웃기 시작했다. 웃으면서 울기 시작했다. 오너가 미간을 찌푸린 그 때였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밖의 플로어에서 울려 퍼지던 목탁코어가 우교우교하는 불쾌한 노이즈를 내다가, 뚝 끊겼다. 그 정적을 애처로운 비명이 갈랐다. 펑크스의 노호가 터져나오지만 “아이, 아이에에에에에에!” 더 애처로운 비명이 웅성거림을 누르고 말았다.
“너희들 거기서 기다려!” 라고 말해두고 오너는 다실 오피스를 뛰쳐나왔다. 정적의 플로어. 소란의 발단은 DJ 부스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았을 때, 오너의 입에서도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아, 아이에에에에에에에!”
목탁코어 DJ는 계속 회전하는 턴테이블 위에 밀랍인형 디스플레이처럼 우뚝 서 있었다. 그 옆 믹서 위에 구둣발로 서 있는 것은 러버슈트를 입고 온몸에 타타미 바늘이 꽂힌 이상한 남자이다. 자신의 몸에 꽂힌 타타미 바늘을 하나하나 뽑아 회전하는 DJ의 몸에, 나무아미타불!
“오, 오브제는 천천히 만드는겁니다, 아-, 아-좋아…… 그리고, 이렇게, 제가 당신이 되는 겁니다, 당신이 저로, 아-좋아……” 바늘투성이 남자는 떨면서 만족스럽게 중얼거렸다. 또 하나 타타미 바늘을 뽑아 DJ의 미간에 나, 나무아미타불!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
“오디언스 여러분, 움직이면 안 됩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순서대로 해 나가겠습니다, 매우 시간이 걸리니까요. 움직이면 안 돼요, 그 사람이 다음 오브제입니다, 알겠지요. 아-좋아…… 방해는 불가능하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 닌자니까요……”
닌자라는 말이 그의 입을 통해 나왔을 때,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인간의 뇌리에 절망이 오갔음이 틀림없다. 이제는 완전한 정적이 요타모노의 플로어를 지배하고 있었다.
지진, 천둥, 화재, 닌자. 목숨 아까운줄 모르는 펑크스가 예외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을 표현한 조크이다. 뒤집어 말하면, 그 정도까지 재해적인 것이 아니면 펑크스를 두려워하게 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이렇게 이 자리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닌자라는 것이다.
배꼽 아래부터 이마까지 일직선으로 여덟개의 타타미 바늘이 꽂힌 목탁코어 DJ는 고요 속에서 토코로자와・케밥처럼 턴테이블 위에서 빙글빙글 계속 돌고 있었다. 그는 이미 공포와 고통으로 절명해 있었다.
“까고자빠졌네-!” 뒷문으로 뛰어나온 두명의 시시마루・펑크스가 얼어붙은 손님들 사이를 헤집고 DJ 부스로 쇄도한다. 4명의 아이키도 달인 중 2명이다.달리면서 둘은 아이키・펀치의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이얏-! 좋아-!” “아이에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눈 깜짝할 새에 벌어진 일이었다. 바늘 사나이가 몸을 떨었다고 생각하자 두 명의 시시마루・아이키도가 움찔! 하고 우뚝 서 있었다. 두 사람의 이마에서 배꼽 아래까지 8개씩 타타미 바늘이 세로 일직선으로 꽂혀 있었다. 나무아미타불! 두 사람은 그 자세 그대로 절명해 있었다. DJ와 같은 운명을 한순간에 겪은 것이다!
멀리 떨어진 상대를 한순간에 절명시킨 타타미 바늘. 이것은 어떤 트릭인가. 이것은 즉 닌자 근력이 행한 짓이었다. 그는 자신의 몸에 박힌 바늘을 마치 점핑・촐라・선인장처럼 닌자 근력으로 밀어내고 사출한 것이다.
“까고자빠졌네-!” 뒷문으로 남은 두 명의 시시마루・펑크스가 뛰어나와 얼어붙은 손님들 사이를 누비며 DJ 부스로 쇄도한다. 이 둘도 뛰면서 아이키・펀치의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마찬가지다. “이얏-! 좋아-!” “아이에에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에!”
다음 순간에는 우뚝선 타타미 바늘・오브제가 두 개 더 늘었을 뿐이었다. “아-, 좋아……” 바늘 사나이가 몹시 감동한 모습으로 경련한다. “여러분 하지메마시테, 제 이름은 아고니입니다. 오늘은 여기를 지아게하러 왔습니다. 오너=상, 계시면……제발 지아게하게 해주세요……”
“그래요, 알았죠? 말 좀 들어요.” 뒷문으로 타메지마=상이 느릿느릿 걸어 나왔다. 그리고 오너에게 키츠네・사인을 내밀었다. “그렇지 않으면 인과응보!” 하지만 그때 아고니의 몸이 다시 경련했다. “이얏-! 좋아-!”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
다음 순간에는, 불쌍한 도친피라, 타메지마=상 역시 오브제가 되어 우뚝 선 시체가 되고 만 것이었다. “아-…… 이 토지, 지아게, 제 보스가 전부 받겠습니다…… 너무 좋지요……이거……” 아고니가 경련했다. “오너=상, 부탁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그들을 덮친 갑작스러운 부조리 앞에서, 펑크스는 호흡도 잊은 채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 살육의 플로어 한편에서, 이치지쿠 또한 떨면서 삼도・리버의 무자비한 풍경, 사신의 손끝을 뇌리에 환시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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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좋아-…… 너무 방해하지 말아줘…… 정말로 곤란해요…… 조금씩 소비해 나가지 않으면……재미가 없어서……” 아고니는 몸을 떨면서, 허리의 바이오 주머니를 만지작거린다. 새로운 타타미 바늘이다. 그것을 자신의 몸에 푹푹 찌르기 시작한다. “아, 아, 좋아…!!”
혈기왕성한 펑크스들도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다. 아고니라는 이 러버슈트・닌자는 불과 몇 분 만에 6명을 살해해 보였다. 게다가 그중 4명은 아이키도의 달인이다. 이로써 그는 완전하게 「요타모노」의 플로어를 장악해 버린 것이다.
“하이, 그럼, 다음은, 당신으로 결정했습니다, 아시겠죠?” 아고니가 가까이에 있는 리버스 모히칸・펑크스의 턱을 오른손으로 움켜쥐었다. “아……아이에에……” 수치도 체면도 없이, 그 펑크스는 한심한 비명을 내뱉었다. 그 미간에, 아고니는 자신의 몸에서 뽑아낸 타타미 바늘을……나, 나무아미타불!
“아이에에에에에에!” 리버스 모히칸 펑크스는 튀어나올 듯 눈을 부릅뜨며 절규한다. “좋앗-!” 아고니는 상체를 뒤로 젖히며 감격에 겨워 경련했다. “앗-! 당신의 고통! 이걸로 닌자소울이, 너무나도 솟아나오는 겁니다! 알아주세요! 자, 두 번째예요! 오, 오브제!”
“아이에에에에에에에!” 리버스 모히칸 펑크스의 절규가 다시 플로어에 반향한다. 이치지쿠는 얼굴을 굳히며 눈길을 돌렸다. 칸타로가 그것을 알아채고, 작은 소리로 속삭인다. “괜찮아. 꼭 찬스가 있을 거야.” 이치지쿠는 파랗게 질려 눈을 감은 그대로다. 찬스? 무슨 찬스가?
“아이에-에에에! 아이, 아, 아이에에에에에에!” “좋앗-!” 나무아미타불! 더 이상의 말법 지옥이 어디 있단 말인가! “아이에에에에!” 참다못한 게이샤・스킨즈・펑크스 한 명이 달아나는 토끼처럼 출구로 달려나간다. “이얏-! 좋앗-!” “아이에에에에에에!”
물론 그것을 놓칠 아고니가 아니다! 닌자 근력에 의해 사출된 여덟 개의 타타미 바늘이 스킨즈 게이샤・펑크스의 목에서 허리에 걸쳐 세로 한 줄로 꽂히자, 불쌍함, 똑바로 선 채 절명했다.
이치지쿠는 눈을 꼭 감고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계단에서 살짝 얼굴을 내밀어 「요타모노」안의 모습을 간신히 살피는 긴이치 또한, 완전히 같은 문구를 뇌리에 떠올리고 있었다.
무코우미즈・스트리트를 역을 향해 얼마간 걷다가, 그러다가 역시 후회와 설렘을 안고 되돌아간 긴이치가 이런 광경을 예상했을 턱이 없다. 그는 다만 마지막으로 이치지쿠에게 한마디 하고 싶었다. 단지 그뿐이었는데. 그래서 결단을 내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아이-아이에에에-에에에---!” 희생자가 네 번째 타타미 바늘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긴이치는 정신이 들었다.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어떻게 해야 되지? 뛰어들까? 그리고 사무라이 탐정과 같이 사무라이 카라테로……긴이치는 망상을 떨쳐 버렸다. 이누지니(개죽음)다!
긴이치는 어금니를 깨물고, 쭈뼛쭈뼛 계단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지금 이 상황을 밖으로 전할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다. 이치지쿠=상, 제발, 제발 그때까지. “아이-아이이이이이에에에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 “좋앗-!”
등 뒤의 어둠에 비명을 두고 긴이치는 우시미츠・아워의 무코우미즈・스트리트로 굴러 나왔다. 방진 트렌치코트를 입은 사람들이 빗물을 차며 빠른 걸음으로 역 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긴이치는 노상을 둘러다본다. 그리고 주홍색으로 칠한 기와지붕을 발견했다. 맙포・스테이션이다.
“타스케테! 타스케테해주세요!” 양옆으로 열리는 후스마식 자동도어를 열고 긴이치는 안으로 뛰어들었다. 데스크의 벼루로 먹을 갈던 젊은 맙포가 일어서며 “왜 그러십니까. 자네, 아이디를 보여주세요. 안 되죠, 아이가 이런 우시미츠・아워에……”
“그 얘기는 나중에 뭐든 듣겠어요! 지금은, 부탁합니다, 『요타모노』로……” “요타모노? 또 거기구나. 싸움인가. 어쩔 수 없네. 하지만 말야, 거기는 원래 그런 곳이고…” 맙포가 마지못해 스턴・쥿테를 집어들었지만, 긴이치는 그 팔을 잡고, 흔들었다. “혼자서는 안 돼! 살인사건이야!”
“무슨 일인가.” 맙포의 표정이 험악해진다. 장지문이 열리면서 다실에서 나이 지긋한 맙포가 나왔다. “살인 사건? 자세히 말해줘” “닌자입니다!”
“……닌자……” 젊은 맙포는 말문이 막혀 긴이치를 바라보았다. 침묵을 거쳐 나이 든 맙포가 젊은 맙포의 어깨를 두드려 다시 데스크에 앉혔다. “글쓰기, 계속하세요. 날 다 지나가겠어.” “에……” 긴이치와 젊은 맙포는 동시에 그 말을 의아해했다.
“그건 어떤……” 긴이치는 나이든 맙포의 등에 물으려 했다. 그는 이미 다실로 돌아가려는 참이었다. 충격! 이 무슨 직무태만! “출동하지 않는 건가요? 괜찮습니까?” 젊은 맙포도 질문하지만 나이 든 맙포가 “글쓰기!”라고 질책하자 곧 마음을 돌려 다시 벼루로 먹을 갈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타스케테쿠다사이! 닌자가 사람을 막 죽이고 있다고! 빨리 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긴이치가 열을 올려 말하지만, 나이 든 맙포는 험악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닌자는 말이야. 뭐 여러 가지로 어렵거든. 머지않아 알게 될 거야. 아쉽지만, 돌아가세요.”
찰칵 하는 소리를 내며 다실의 장지문이 닫혔다. 긴이치는 매달리는 듯한 눈으로 젋은 맙포를 보았다. 그러나 이제 젊은 맙포는 그 표정에서 인간다움을 스스로 지우고 기계적으로 벼루로 먹을 갈았다.”돌아가세요.” 긴이치를 보지 않고 말했다. 상사의 명령은 절대적인 것이다.
긴이치는 비틀비틀 무코우미즈・스트리트를 목적도 없이 걷는다. 안개 같은 중금속 함유비가 쏟아지고, 오가는 사람들은 트렌치코트 깃을 여미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간다. 「중복하면 불이익」이라고 쓰인 네온사인이 빗물을 받아 파직파직 소리를 낸다.
상공에서는 어느 기업의 전세 헬기가 흉흉하고 소리를 내며 날아간다. 바리키 드링크 빈 병이 굴러와 긴이치의 구두 발끝에 맞아 멈춘다. 삿갓을 뒤집어쓴 전자 부랑자들은 마이코 센터 간판을 손에 들고 빗속에 우뚝 서 있다. 그렇게 해서 일당을 벌어들이는 것이다.
긴이치는 자문했다. 왜 이치지쿠는 자기 앞에 나타났을까. 어째서 나는 「반사신경 스톰」, 그 무기질적인 고양, 전자탱크 잔상의 세계에서 자진해서 벗어난 것일까……그리고 어째서? ……그렇다고 해서 어째서 이런 끔찍한 결말을, 운명은 준비해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정신을 차려보니 긴이치는 아스팔트에 무릎부터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이러는 동안에도 저 이상 닌자는 무의미한 살육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 언젠가 그 마의 손은 이치지쿠에 미친다. 그리고 긴이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이제는 길 가는 사람들도 드물다. 지하철 막차가 끊겼기 때문이다.
어차피, 말을 걸 수단도 없다. 도움을 청한들 감히 생면부지의 사람을 살인귀로부터 구하려는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있다고 해서 저 닌자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사방이 막힌 절망이었다. 긴이치의 가슴속에서 차츰 비창한 결의가 자라나고 있었다.
돌아가자. 「요타모노」로 돌아가서 이치지쿠를 구하는 거야. 그리고 죽임을 당하자. 후회하며 비참하게 살기보다는 아름다운 기억으로 이 삶을 마감하자. 멋진 여자가 말을 걸어와서, 마음이 흔들리는 음악을 접했다. 이제 멋진 여자를 위해 목숨을 내놓고 이 기억을 영원한 것으로 하자.
빗속에서 저벅저벅 걸어오던 남자가 웅크리는 긴이치 앞에 멈춰 섰다. 흙탕물이 튀었다. 진로를 방해하고 말았다. “스미마셍.” 긴이치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옆으로 물러섰지만 남자는 가지 않았다. 헌팅캡을 깊숙이 눌러쓴 남자는 낮게 물었다. “금방 『닌자』라고 말 한 게 너인가.”
“아이에에……” 긴이치는 떨리며 뒷걸음질쳤다. 남자는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너로군. 분명히 네 목소리였다. ……『닌자』. 『요타모노』. 틀림없군.”
“아, 아이에에……” 긴이치는 한층 더 뒷걸음질쳤다. 남자는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긴이치의 등에 모죠・가렛의 셀프서비스 포장마차가 부딪혀 옆으로 넘어졌지만 남자는 개의치 않았다. “『요타모노』에 닌자가 있다는 거군?”
긴이치는 바싹 마른 목구멍에서 소리를 짜냈다. “타스케테해주세요, 타스케테……저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눈물이 흘러 넘치기 시작했다. 남자는 하이(네)라고도 이이에(아니요)라고도 하지 않았다. 단지, 그 눈동자는, 섬뜩할 정도로 말법적 표정을 짓고 있었다. 증오와……유열!
“이얏-!” 남자는 백텀블링과 함께 헌팅캡과 내중금속 트렌치코트를 벗어 던지더니, 그대로 머리 위의 「맛있는 음식입니다」라고 쓰인 네온 간판을 박차고 뛰어 긴이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검붉은 색의 희미한 잔상이 긴이치의 망막에 한순간 새겨지고 사라졌다.
◆◆◆
“아, 아이에에에에에에!” “앗-! 앗-! 또, 좋앗-!” 아고니는 자신의 몸을 격렬하게 뒤틀며 민절해 있었다. “너무 좋앗-!” “아이에에에에에!” 칸타로는 네 번째 타타미 바늘이 심장 바로 옆에 박아 넣어져, 입에서 거품을 분출했다. 에비지는 이미 칸타로의 옆에서 오브제화되었다.
한 사람을 죽이면 그 다음엔 그 가장 가까운 펑크스가 표적이 된다. 야만적인 기쁨을 맛보며 고양하고 있는지 아고니가 희생자에게 타타미 바늘을 꽂는 스피드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칸타로의 가장 가까이에서 눈에 눈물이 글썽이며 얼어붙어 있는 것은 이치지쿠다!
칸타로에게 웅크리고 앉은 장신의 아고니가 휙하고 고개를 돌려 이치지쿠를 바라보았다. “아아……당신 멋져요, 빨리 당신 차례로 하고 싶지만, 이 애태워지는 느낌이 너무나도 좋아-!” “아, 아이에에에에!”
다섯 번째 타타미 바늘이 칸타로의 쇄골 중심에 꽂힌다! “아이에에에에에에!” “이얏-!” “좋앗-!?”
불스아이! 그것은 마치 검붉은색의 봅슬레이・스레드가 쏜살같이 계단을 미끄러져 내려와 입구의 노렌을 뚫고 탄환같은 기세로 충돌해 온 것 같았다. 불의의 습격을 받은 아고니는 측두부에 직격을 맞고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벽에 내동댕이쳐졌다.
토비게리・앰부쉬를 성공시킨 돌입자는 반동으로 백텀블링를 하며 DJ부스로 뛰었다. 그리고 턴테이블 위에서 아직도 빙글빙글 회전하고 있던 목탁코어 DJ의 시체를 옆에서 걷어차 날린 다음 스스로 턴테이블 위에 무릎을 꿇고, 번개와 같은 춉으로 기재를 파괴, 회전을 정지시켰다.
“조, 좋앗-!” 아고니는 재빨리 3연속 앞구르기로 DJ 부스에 접근해 브릿지의 자세에서 돌입자를 올려다보았다. “굉장히 좋앗-! 누구입니까, 당신은……” 부스의 LED 본보리가, 돌입자의 검붉은 장복을, 그리고 「忍」 「殺」이라고 조각된 무서운 멘포를 비추었다.
“아-……당신, 닌자슬레이어=상이죠? 하지메마시테, 아고니입니다.” 브릿지한 자세 그대로, 아고니가 아이사츠했다. “서로 고통을 줍시다, 닌자슬레이어=상.”
“도-모, 하지메마시테, 아고니=상. 닌자슬레이어입니다.” 턴테이블위에서 닌자슬레이어가 아이사츠했다. “……닌자에게 죽음을.”
7
“이얏-!” 무릎 자세에서 닌자슬레이어가 수리켄을 던졌다. 12장의 수리켄이 브리지 자세로 기다리는 아고니의 몸에 연달아 꽂힌다. 나무삼! 이상 닌자는 피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앗-! 좋앗-!”
피가 솟구치지만 아고니는 환희에 떨며 입맛을 다시는 것이었다. 이 무슨 기학! 아고니는 스스로 희망하여 닌자슬레이어의 수리켄 연사를 받은 것이다!
“앗! 앗-! 죽어버리겠어! 참을 수 없엇-!” 브릿지 자세 그대로, 아고니의 경련이 한층 강해지는가 싶더니, 다음 순간, 그의 몸에 박힌 타타미 바늘이 360도 방위로 사출되었다!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한번 호흡할 동안 단 번에 12명의 펑크스가 체축을 따른 타타미 바늘을 받아 오브제화하며 절명했다. 개중에는 이미 빈사였던 칸타로도 포함돼 있다. “아이에에에!” 이치지쿠가 바닥에 쓰러졌다. 칸타로의 몸에 가려 지긴 했지만 왼쪽 종아리와 왼쪽 옆구리에 타타미 바늘이 깊숙이 박혀 있었다.
닌자슬레이어는 어떤가!? 그는 상처가 없었다. 그는 두 손을 들어 보였다. 양 손의 검지와 중지로 날아온 모든 타타미 바늘을 끼워넣고 멈췄던 것이다!
“아-……과연 소문 대로의 우데마에……” 전신의 타타미 바늘을 다 날려 버린 아고니는 (수리켄은 빠져 지면에 떨어지고 있었다), 전신의 미세한 구멍 모양의 상처로부터 피를 흘리면서, 꿈틀꿈틀 일어났다.
“이것은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얏-!” 닌자슬레이어의 날아차기가 아고니의 연수에 박혔다. “앗-! 좋앗-!” 아고니는 경련하며 비틀거렸다. 품에 뛰어든 닌자슬레이어는 자세가 무너진 아고니의 복부로 춉 찌르기를 난타했다. “이얏-!” “앗-!”
찌르기는 멈추지 않는다! “이얏-!” “앗-!” “이얏-!” “앗-!” “이얏-!” “앗-!” 찌르기를 계속 받아내며 아고니의 몸이 서서히 떠오른다. 그러자 닌자슬레이어는 토도메(마무리)할 듯이 돌려차기를 내질렀다. “이얏-!” “아앗-! 좋앗-!”
장신의 아고니가 와이어로 끌어당겨진 듯 날려져, 요타모노 펑크 밴드의 공연 공지, 「손님이 오는 펑크」 「데모 행진에 가깝다」 「파괴적」 「대단한」 등 무정부주의자들의 문구가 먹으로 쓰인 벽보로 가득 찬 벽에 호되게 내동댕이쳐졌다.
“아-…좋아……” 주르륵 하고 벽에서 내려오면서 아고니는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쉰다. “이렇게 아픈 일은 별로 없습니다……다크닌자=상에게 고통을 받았던 날이 생각납니다……” 분명히 치명상에 가까울 타격을 받고 있으면서도, 그는 그다지 타격 받지 않은 것 같았다.
닌자슬레이어는 카라테의 자세를 잡고, 아고니의 다음 행동을 살핀다. 단순한 닌자 내구력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고니의 불사신에 관해 힌트를 읽겠다는 속셈이다.
한 걸음, 두 걸음. 닌자슬레이어로 걸음을 옮기면서, 아고니는 허리의 바이오 주머니에서 타타미 바늘을 꺼내, 푹, 푹 …… 자신의 몸에 「재장전」을 시작한다. “조, 좋아……” “아이에에에!” “아이에-에에에!” 조금전의 전방위 공격을 살아 남았던 펑크스가, 앞다투어 출구로 달려나갔다.
“아-… 오브제… 줄어버려!” 아고니가 도약했다. “하지만 좋앗-!” 기괴! 공중에서 옆돌기하면서, 원심력을 실은 발차기가 닌자슬레이어의 정수리를 습격한다! “이얏-!” “앗-!”
닌자슬레이어는 크게 휘두르는 춉을 내질러, 아고니의 기괴한 카라테 발차기를 튕겨냈다. 반동으로 날아가는 아고니에게 수리켄을 던진다. 역시 아고니는 가드하지 않는다. “좋앗-!”
브리지 자세로 착지한 아고니는 쇄골과 가슴팍에 꽂힌 수리켄을 자신의 손으로 더 밀어 넣으며 유열에 떨었다. “아-좋아-……” 아고니가 경련할 때마다 주위의 공기가 살짝 아지랑이를 방불케 하여 흔들린다. 닌자슬레이어는 눈을 찌푸렸다.
“아-……매우 좋습니다만, 당신의 아픔이 부족하니까, 슬슬 부탁하고 싶습니다……앗-!” 하고 아고니가 강하게 떨자, 다시 무수한 바늘이 러버슈트로부터 풀려나왔다. 앞의 전 포위 공격과 달리, 표적은 닌자슬레이어가 유일. 타타미 바늘 전부가 닌자슬레이어에게 집중된다!
“Wasshoi!” 닌자슬레이어는 샤우트하며 천장 가까이까지 도약했다. “앗! 앗! 앗앗!” 그것을 쫓아가듯 연사되는 타타미 바늘!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우뚝 선 근처의 펑크스 사체 오브제를 차고, 반대 방향으로 뛰었다!
“앗! 앗! 앗! 앗앗!” 그것을 쫓아가듯 연사되는 타타미 바늘!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시시마루・펑크스의 사체 오브제를 걷어차고 반대 방향으로 뛰었다!
“앗! 앗! 앗! 앗앗!” 그것을 쫓아가듯 연사되는 타타미 바늘!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타메지마=상의 사체 오브제를 걷어차고 반대 방향으로 뛰었다!
“앗! 앗! 앗! 앗앗!” 그것을 쫓아가듯 연사되는 타타미 바늘!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칸타로의 사체 오브제를 걷어차고 반대 방향으로 뛰었다!
“앗! 앗! 앗! 앗앗!' 그것을 쫓아가듯 연사되는 타타미 바늘!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리버스모히칸 펑크스의 사체 오브제를 걷어차고 반대 방향으로 뛰었다!
“앗!?” 타타미 바늘이 없어졌다. 리로드가 필요하다. 그 틈을 놓칠 닌자슬레이어가 아니다. 닌자슬레이어는 스킨즈・게이샤・펑크스의 사체 오브제를 차서, 브리지하는 아고니에게 뛰었다! “이얏-!” 회전해 기세를 살린 내려차기이다. ALAS! 이 무슨 멋진 아크로 카라데!
아고니는 브리지 자세의 복부에 발꿈치 공격을 제대로 받아 땅에 내동댕이쳐졌다. 그리고 그 반동으로 공중으로 바운드했다.
“조, 좋아앗-!” 천천히 공중으로 떠오른 아고니가 섬뜩하게 손발을 버둥거린다. 닌자슬레이어의 어깨 근육이 밧줄처럼 솟아올랐다. 그리고 아프리카 투창 전사처럼 상체를 비틀어 수리켄을 쥔 손에 힘을 담는다. 주・짓수의 큰 기술, 츠요이=수리켄의 자세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수리켄을 던졌다. 수리켄은 아고니의 왼쪽 발목을 관통했다. “좋앗-!”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수리켄을 던졌다. 수리켄은 아고니의 왼쪽 손목을 관통했다. “좋앗-!”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수리켄을 던졌다. 수리켄은 아고니의 오른쪽 발목을 관통했다. “좋앗-!”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수리켄을 던졌다. 수리켄은 아고니의 오른쪽 손목을 관통했다. “좋앗-!”
수리켄이 사지를 관통하여 충격으로 몸을 크게 벌린 공중의 아고니에게 겨냥을 맞추고, 닌자슬레이어는 몸을 한없이 낮게 가라앉힌다. 도약의 준비 동작이다.
“이얏-!” 날아차기가 아고니의 복부를 직격했다. 아고니는 큰 대자로 벽면에 내동댕이쳐졌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그곳에 수리켄을 다시 던진다. 던지는 수리켄은 4장. 목적은 사지에 이미 꽂힌 수리켄이다.
“좋앗-!?” 추가 수리켄은 못을 박듯이 아고니에 이미 박힌 양손 발목의 수리켄을 깊숙히 벽에 박았다. 나무아미타불! 순식간에, 아고니는 벽면에 큰대자로 못박혀 하리츠케(책형)가 되어 있었다!
“앗-! 움직일 수 없어요.” 아고니가 쌕쌕 숨을 내쉬었다. 도망치려고 발버둥치지만, 수리켄은 아고니를 단단히 요타모노의 벽에 꿰매고 있었다. “……고통이 그대의 힘의 원천인가.” 닌자슬레이어는 아고니의 곁으로, 천천히 다가간다. 그의 목소리는 이전과 달라 기묘하게 쉬어있다.
“당신…… 무엇입니까……?” 거친 숨을 내쉬는 아고니는, 닌자슬레이어의 기묘한 변화를 눈치챈 것 같았다. 한걸음 한걸음 닌자슬레이어가 다가온다. “고통이 그대의 힘의 원천인가?” 닌자슬레이어는 반복했다. “그럼 어떻게 하면 그대를 죽일 수 있을까, 조금 생각을 해보도록 하자.”
아고니는 닌자슬레이어의 「忍」「殺」의 멘포를 보고, 거기서 그 눈을 보았다. 그 눈동자를, 눈동자 깊숙한 곳의 어두운 빛을 들여다보았을 때 그는 닌자답지 않은 한심한 비명을, 처음 알게 되는 두려움의 감정을 목으로부터 짜낸 것이었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
토미모토・스트리트를 달려 돌아온 긴이치는, 간신히 「요타모노」가 있는 거리에 도착했다. 그리고 주위의 길위에서 공포와 고통에 축 늘어져 있는 펑크스 무리를 찾아낸 것이었다. 몇몇 사람은 신체의 찔린 상처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실금하거나 구토하는 펑크스도 있었다. 누구 할 것 없이 육체나 정신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있었다.
긴이치는 의아해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아까 그 남자와 무슨 관련이? 펑크스 속에서 이치지쿠를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직 요타모노 안이다. 긴이치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만둬! 안은…” “닌자…” 몇 명이 계단을 뛰어내려가는 긴이치의 등에 경고의 말을 던진다.
노렌을 빠져나와 플로어로 뛰어든다. LED 본보리가 기분 나쁘게 비추는 것은, 선인장처럼 바늘이 나 있는 우뚝 선 사체 여러 구이다. 그것은 마치 늘어선 하카이시(묘석) 같았다. 이치지쿠는? 이 사체 안에 이치지쿠가 있는가? 그런!
긴이치는 절망할 뻔했다. 하지만 그때 어두운 마루 위에서 몸을 움찔 하는 자가 있었다. “이치지쿠=상!” 달려온 긴이치는 몸을 웅크리며 쓰러진 소녀의 상체를 일으켰다. “긴이치=상?……” 갸날픈 소리가 새어 나왔다. 살아있다! 이치지쿠 다리와 옆구리에 끔찍하게 박힌 타타미 바늘에 긴이치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모두들……” 이치지쿠는 중얼거리고는 그 뒤의 말을 삼켰다. 모두 죽고 말았다. 경직되어 우뚝 선 자세인 채 옆으로 쓰러져 있는 것은 칸타로의 사체였다. 그 근처에 에비지와 치키코의 오브제 사체가 직립해 있다. 그리고 그들을 죽인 것은 그 아고니라는 닌자, “니…닌자는!”
긴이치와 이치지쿠는 동시에 눈치챘다. 오브제 사체가 늘어선 플로어의 안쪽, 그 악마와 같은 잔학 닌자가, 벽면에 큰대자로 못박혀 하리츠케되어 있는 것에.
그 하리츠케에 천천히 다가가는 사람의 그림자. LED 본보리로 비춰지는, 검붉은 색의 닌자 장속을 입은 존재……그것은 긴이치가 무코우미즈・스트리트에서 도움을 청한 그 남자일까, 저, 망막에 새겨진 색과 같은 장속을 입은, 닌자…… 닌자를 죽이는 닌자…….
“닌자……슬레이어……” 긴이치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새어나온 그 말은, 확실히 그 검붉은 색의 닌자가 스스로 자칭하는 이름이 틀림없다.
8
“아이……아이에에에에에에!” 조금 전까지의 황홀에서 돌변하여, 아고니는 필사적으로 하리츠케를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었다. 하지만, 깊게 양 손, 발목을 관통해 벽에 파고든 수리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닌자슬레이어는 그 꼴을 무자비하게 비웃는다.
“이타미・닌자 클랜의 닌자는 고통을 닌자 회복력으로 바꾸는 짓수를 가지고 있지. 그대를 보고 생각났다. 목만 남아서도 계속해서 이몸에게서 도망치려 했던 이타미닌자・클랜의 그레이터 닌자를 말이야.” 닌자슬레이어는 천천히 다가왔다.
“그대 같은 병아리에게, 그 정도까지의 짓수가 있을까? 뭐, 좋다……” “아이에에에에에!” 닌자슬레이어는 아고니의 목 뒤로 손을 뻗는다. 검지와 중지가, 나무아미타불!
“이얏-!” 피에 젖은 손가락이 목 부분에서 뽑아지자 날뛰던 아고니의 사지가 힘을 잃고 축 늘어졌다. “더는 통증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아니, 머리를 부숴 버리면 어차피 끝이지만, 그것으로는 시시하지.”닌자슬레이어는 하리츠케가 된 아고니의 발밑에 웅크린다. 손에 든 것은 부싯돌이다!
부싯돌을 맞부딪치자 아고니의 발끝에 작은 불이 켜졌다. 서서히 그것은 심한 악취와 함께 아고니의 러버닌자 장속을 침식하면서 번진다. “앗-! 끄악-!” 나,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잔학! 이것이 바로 닌자 횃불이다!
닌자슬레이어는 미친 듯이 홍소한다! “장작을 지펴주마! 자!” 가까이에 있는 붓다헤어 펑크스의 우뚝선 오브제 사체를 잡아, 하리츠케 아고니의 발밑에 처넣었다! “앗-! 끄악-!”
“무엇을 두려워하느냐! 고통을 원하는 것이 아니냐? 고통은 원하지만 죽음은 두렵단 말인가! 이 무슨 어중간한 각오! 큭하하하하하!” 미친 듯이 웃으면서, 가까이에 있던 시시마루・펑크스의 우뚝 선 오브제 사체를 잡아, 하리츠케 아고니의 발밑에 처넣었다! 불꽃이 활활 타오른다! “앗-! 끄악-!”
나무아미타불! 말법의 지옥문이 지금 여기에 열렸다! 몸을 뒤로 젖히며 미친 듯이 웃는 닌자슬레이어의 눈동자는 지금 점처럼 오므라들어, 불꽃보다 눈부시고 붉게 빛나고 있다. 오오, 독자 제형은 알고 계시는가, 바로 그것은 후지키도의 자아를 나라쿠・닌자가 장악했다는 징표이다!
“그만둬요죽고싶지않아요” 숨이 끊어질듯한 아고니가 불길 속에서 중얼거린다. 닌자슬레이어는 홍소했다. “꼴불견! 자기는 죽이고 싶은 만큼 죽이지만, 죽임을 당하는 것은 사양이라니! 그래, 그래. 지금 그대는 그야말로 인과응보, 단념하고 하이쿠를 읊어라! 큭하하하하하!” “끄악-! 끄악-!”
◆◆◆
바로 그 순간 멀리 떨어진 한 도죠, 힘차고 신비적인 가타카나로 「드래곤」이라 수놓은 족자 아래 용의 자수를 놓은 닌자 장속을 입고 쌓아올린 방석에 정좌한 채 명상에 잠겨 있던 노인이 번쩍 눈을 떴다.
“할아버님?” 근처에서 똑같이 정좌하고 있던 아름다운 아가씨가 노인을 우러러보았다. 노인은 신음했다. “이 무슨 사악!?” 아가씨는 불안한 시선을 보냈다. 아가씨의 바스트는 풍만하였다. “사악?” “유카노! 우차(牛車)를 준비해라!” “이런 시간에 말씀입니까?” 노인은 날카롭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중얼거린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징표인가.”
◆◆◆
인간형으로 타오르는 불길, 그 열과 연기에 멍해지면서, 긴이치는 어떻게든 이치지쿠의 몸을 지탱하려고 했다. 이들은 눈앞의 살육 광경에 시선이 묶여 거의 매혹됐다. 그러나 이대로 가다가는 불길에 휩싸여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죽음에 이를 것이 확실하다. 긴이치는 자신을 북돋웠다.
“가자, 이치지쿠=상. 여기서 나가야 돼……” 쇠약한 이치지쿠에 어깨를 빌려주고 천천히 일어선다. 플로어의 안쪽에서, 검붉은 닌자는 가까이의 오브제 사체를 잡아 던지며 장작개비처럼 지피고 있다. 뒤로 물러선 긴이치를 뒤돌아본 닌자의 붉은 안광이 포착했다.
닌자는 홍소했다. “살아 있는 장작도 있었구나! 이거 극상이로고!” 말하자 마자 단숨에 두 사람 눈앞에 뛰어왔다. 그 손이 이치지쿠의 게이샤펑크・거즈키모노 셔츠의 목덜미를 잡는다! “사츠바츠!” 긴이치는 튕겨져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마치 상관하지 말라는 듯하다.
“아, 아이에에에!” 쇠약한 이치지쿠가 몸부림치며 외친다. 닌자는 그것을 사정없이 끌고 간다. “이, 이치지쿠=상.” 긴이치는 몸을 떨었다.
“이치지쿠=상!” 긴이치는 외쳤다. 그때 그의 마음을 채운 것은 마구잡이인 격정, 부조리에 대한 비통한 분노였다. “이치지쿠=상!” 긴이치는 힘을 쥐어짜 일어섰다. “아아-!” 그리고는 입에서 나오는 갓 외운 슈프레히코르(Sprechchor, 구호)! “안타이세이! 안타이세이!”
긴이치는 닌자의 등을 향해 주먹을 치켜들고 달려들었다. “안타이세이!” 닌자는 거침없이 뒤돌아보며 돌려차기를 내질렀다. “이얏-!”
돌려차기는 정확히 긴이치의 목덜미를 노리고 있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걷잡을 수 없는 사고가 긴이치의 뉴런을 뛰어 다녔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분수에 넘치는 소망을 가졌기 때문일까. 반사신경 스톰. 공허한 전자의 임금님. 갈채를 보내지만 이름도 모르는 몇 안 되는 갤러리. 마마의 질책. 울면서 구토하는 파파. 센터 시험.
일상을 떨쳐버리고 완전히 바뀌어, 살을 태우는 듯한 비일상, 눈부신 약동, 아름다운 이치지쿠, 머리를 날려버리는 듯한 라이브, 그런 멋진 것을 나 같은 긱이 바라다니 그런 건 지나친 욕망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벌이 내려서, 이치지쿠 어깨를 감싸안은 칸타로가, 살육이, 닌자가……아니야! 싫다!
나에게도 주먹은 있다! 말이 있어! 좆 까! 이런 운명, 버려 버려라! 이 닌자를 쓰러뜨리는 거다! 이치지쿠를 구하는 거다! 좆 까! 좆 까! 안타이세이!
“악-!” 긴이치의 주먹은 닌자의 멘포를 때렸다. 돌려차기는 맞지 않았다. 긴이치의 목을 날려버리기 직전에 멈춘 것이다. 닌자는 비틀거렸다. “악-!” 긴이치는 울면서 외쳤다. 닌자의 멘포를 힘껏 때렸다. 닌자가 비틀거린다. 주먹의 피부가 터지면서 피가 솟구쳤다.
“악-!” 긴이치는 왼쪽 주먹으로 때리려고 했다. 닌자는 그 손을 만리키 같은 악력으로 잡았다. 이번에야말로, 끝장이다. 이치지쿠=상!
“하 야 쿠 이 케.”
쿵, 하고 닌자가 긴이치를 나가 떨어지게 했다. 긴이치는 닌자의 얼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닌자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조금씩 떨고 있었다. 마치 자신을 억누르듯이. “하야쿠 이케.”짜내는 듯한 소리로 닌자가 말했다.
닌자 뒤에서 불길이 터졌다. 불길이 바닥재를 타고 플로어 전체로 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긴이치에게 의심하거나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이치지쿠를 부축해 일으킨다. 카지바치카라*! 긴이치는 정신을 잃은 이치지쿠를 그대로 어깨에 둘러메어 올렸다. 출구를 향해 이치지쿠를 멘 채 스스로도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달렸다.
*카지바치카라(カジバチカラ):카지바노 치카라, 즉 화재현장의 힘. 비상시에 괴력이 나오는 것을 가리키는 코토와자이다. 「화재현장 포스」로 번역되기도 한다.
달리면서 긴이치는 한 번 돌아보았다. 눈에 비친 것은, 불에 휩싸인 하리츠케・닌자를 향해 다시금 돌아서서 달려드는 닌자의 모습이었다. “이얏-!” “사요나라!” 점프하면서 휘두른 춉이 정수리를 분쇄, 하리츠케・닌자가 폭발했다. 긴이치는 마지막 힘을 다해 계단을 뛰어올랐다.
“어이, 나왔다!” “나무아미타불!” “빨리……” 흐릿한 시야 속, 심야의 무코우미즈・스트리트, 긴이치의 귀에 몇 가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후 긴이치의 의식은 멀어졌다.
◆◆◆
그 후 긴이치가 눈을 뜬것은 야카타 지붕식 구급차의 후방 베드, 스모크 실드된 유리창을 흐릿한 별처럼 오가는 네온, 등에 느껴지는 도로의 덜컹거림, 모터소리. 옆에서 똑같이 눕혀진 이치지쿠는 배와 다리에 붕대를 감고 오히나 인형*처럼 하얀 잠든 얼굴.
*오히나 인형(オヒナ人形, お雛人形):히나마츠리(3월 3일)에 장식하는 인형을 말한다.
혼탁한 의식이 서서히 클리어 되는 가운데, 긴이치는 사고를 돌린다. 구급차. 이렇게 극진한 처치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두 사람이 속한 사회 계급이 있기 때문이다. 노숙자나 프로젝트*의 사람, 혹은 정말로 안타이세이에 몸을 둔 사람이라면, 골목길에 내던져질까, 암(闇)의사에게 실습용 시체로 팔려갈까.
*프로젝트:암흑 메가코프의 개발프로젝트로, 주민들의 거주지역을 빼앗고 그 사람들을 다른 지역에 수용해서 거주지와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착취하는 것을 말한다.
마마가 매일 짜증을 내고, 파파가 짓눌릴 것 같이 되면서, 그렇게 유지하는 어퍼한 세계에게 결국 구원된 것이다. 하지만……긴이치는 씁쓸한 기분을 정리할 수 없었다. 오늘 밤은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 지나치게 많이 일어났다.
이윽고 이치지쿠가 눈을 뜬다. 그녀는 눈을 깜박이며 차 안의 상태를 파악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똑같이 베드에 누운 긴이치와 눈이 맞았다. 그 눈에 눈물이 고였다.
긴이치는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말이 나올 리 없다. 이치지쿠가 말없이 긴이치에게 떠는 손을 뻗는다. 눈물이 물줄기가 되어있다. 긴이치는 이에 답하며 차가운 손을 맞잡았다. 두 사람은 한참을 그러고 있었다. 그냥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턱을 밟을 때마다 구급차는 위아래로 흔들렸다.
내일부터 시작될 생활은 무엇일까. 어떤 것일까. 예전의 세계가 그대로 돌아올 리 없다. 여러가지 일이 있었던 것이다…….
긴이치의 손을 잡은 채 이치지쿠는 다시 잠에 빠져 있었다. 긴이치는 생각을 멈추었다. 그냥 잠들자. 그러면 적어도 아침으로는 된다. 잠들자. 긴이치는 눈을 감았다
긴이치의 손 안에서 이치지쿠의 차가운 손은 조금씩 따뜻해진다. 긴이치는 단지 그 사실만을 느끼려고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단지 이치지쿠의 손의 온도만. 단지 그것만을.
【킥아웃・더・닌자・마더퍼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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