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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하보크・벤드・디・엔드】

この記事は【クライ・ハヴォック・ベンド・ジ・エンド】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플러스 총합목차 ◇3부작 목차

이 소설은 Twitter연재 시의 로그를 그대로 아카이브한 것으로, 오탈자 등의 수정은 기본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이 에피소드의 가필 수정판이 상기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2부의 물리서적/전자서적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또, 제2부의 코미컬라이즈가 챔피언RED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크라이・하보크・벤트・디・엔드】


1

 교토성, 알현실.

 사악한 고대 닌자 헬레니즘 양식의 돋을새김 조각과 몰약의 연기, 노예 게이샤가 한마음으로 뜯는 오코토(거문고)의 소리가, 자이바츠・섀도우길드의 심장부인 이 광경에, 퇴폐적이며 수수께끼를 방불케 하는 아트모스피어를 자아낸다. 거대한 닌자 파라오 상(像) 사이에 있는 옥좌는 이 날도 보라색 베일에 덮여 가려져 있었다.

 몸집이 작고 음침한 닌자가 그를 데리고 입장하자, 왕좌 측을 지키고 있던 몇 명의 닌자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말없이 경계를 방불케 하는 날선 기백을 내비쳤다. 왕좌에 앉은 로드의 얼굴은 노렌(포렴)으로 가려져, 읽을 수 없다.

 몸집이 작고 음침한 닌자, 즉 대참모 파라곤이 재촉하기도 전에, 그는 먼저 왕좌에, 그리고 높이 내걸린 「뉴 월드 오더」의 쇼도(서예)에, 그리고 다른 닌자들에게, 공손히 오지기했다. 그리고 우악스러울 정도의 몸놀림으로 한쪽 무릎을 꿇고, 양손을 이마의 앞에서 모으며, 고개를 숙였다. "도-모. 다크닌자입니다."

"허-, 허-, 허-." 노렌 너머에서 나른한 웃음소리가 나왔다. "서둘러 귀환하느라, 수고했다." "황송하기 이를 데 없나이다." "……보이거라." 다크 닌자는 끄덕이며, 허리에 매달았던 카본 보자기를 눈앞에 놓았다. 크기는 딱 사람 머리통 정도…… 그렇다. 안쪽은 실제 잘린 머리였다.

 기둥 옆에 위치한 그랜드마스터 닌자…… 이그조스천은, 보자기의 안에서 나타난 닌자의 머리를 보고, 눈을 다소 가늘게 떴다. 그것은 예전 그가 지도한 닌자, 파라벨럼의 안타까운 결말이었다.

"역시나구나, 다크닌자=상." 로드・오브・자이바츠는 칭찬했다. "길드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해충을 구제하는 처리 솜씨, 실제 깔끔했다." "나도 감사의 말을 하고 싶군, 다크닌자=상." 이그조스천이 가볍게 오지기했다. "그놈은 예전 내 어프렌티스 중 하나였지. 가르침에 먹칠을 한 쓰레기다."

"……훌륭한 와자마에다." 파라곤은 이그조스천을 힐끗 본 후, 다크닌자에게 말했다. "코훈 유적 건에 대해서도, 그대의 진두지휘를 승인하지."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본 건의 진척을 중대한 관심 속에서 지켜보고 있다네…… 길드가 그대에게 건 신뢰를, 훼손하지 말도록."

"소우카이야의 진흙 투성이인 제가 이 자리에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것도, 로드의 은혜와 여러분의 관대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금이나마 부응할 수 있도록, 미숙하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크닌자가 말했다. "이 무슨……" "자신의 성공에 우쭐해하지 않다니." "그윽해……!" 닌자들이 웅성거렸다.

"허-, 허-, 허-. 겸손은 됐다." 로드가 제지했다. "그대가 가져온 정보는 일찌기 우리가 원했던 것. 아라크니드의 점괘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진정한 삼신기의 힘이 있다면, 길드 그리고 교토의 영광은 언젠가, 옛날 쇼군・오버로드의 치세와도 견줄 수 있게 되리라."

"이 미션은 무자비함을 요구한다." 파라곤은 음침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대이니. 아무 문제도 없겠지." 다크 닌자는 끄덕였다.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좋다." 파라곤이 말했다. "열등한 인간들의 목숨 따위, 마을 하나, 도시 하나 멸한들 아무 문제 없다." "분부하신 대로."

"기대하고 있겠다…… 허-, 허-, 허-." 양옆에서 거대 후스마 도어가 왕좌를 가리듯 슬라이드되기 시작했다. 알현의 시간은 끝이다. 파라곤은 의식을 방불케 양손을 반자이하며, 소리쳤다. "간바루조-!" 다른 닌자들도 같은 모양새로 몸을 놀리며 복창한다. "간바루조-!"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사위스러운 광경인가!

 비밀의 주문을 방불케 하듯 외쳐지는 자이바츠・섀도우길드의 문구 「간바루조-」가 거듭해서 암흑의 공간을 진동케 하고, 노예 게이샤는 공포로 눈물이 맺힌 채 섬뜩한 오코토 선율을 반복한다. 오오…… 교토의 암흑은 깊고도 짙다……! "간바루조-!" "간바루조-!" "간바루조-!"


◆◆◆


 끼익, 끼익, 끼익. 구름다리의 바닥판이 운다. 에인션트・교토 건축으로 비밀리에 전수되는 특수한 바닥판 시공에 의해, 교토성의 복도를 사람이 통과할 때, 바닥판이 소동물을 방불케 하는 소리를 내는 것이다. 다크닌자는 무표정이다. 빠른 걸음으로 구름다리를 나아간다. 난간 너머에는 만월.

 끼익, 끼익, 끼끽끼끼, 끼끽끼끼. 바닥판의 울음소리가 부자연스럽게 겹치었다. 다크닌자는 앞쪽의 어둠을 응시한다. 바닥을 딛어 소리를 울리며 나타난 것은 닌자 한 명이었다. 담갈색의 닌자장속을 입었고, 이마에는 「제멋대로身勝手」라고 붉게 쓰인 머리띠가 감겨 있다. 이 붉은 색은 피다! 불온!

"도-모 다크닌자=상…… 데저트뱃입니다." 오지기하는 데저트뱃은 증오에 물든 눈을 다크닌자에게 향했다. "네놈은 죽어줘야겠어." "도-모, 데저트뱃=상. 다크닌자입니다." 다크닌자는 오지기를 돌려주었다. "분명 파라벨럼=상의 파트너였지." "그래."

데저트뱃은 머리띠의 「제멋대로」을 가리켰다. "이것은 개인적인 원한에 기초한 독주(独走)다. 나는 이그조스천=상의 부하이지만, 이그조스천 상에게는 일절 허물이 없다. 어쨌든 죽인다! 다크 닌자=상, 죽인다! 그리고 나는 세푸쿠할 거다!" 다크 닌자는 자세를 갖추었다. "평정심이 없군."

"당연하지!" 데저트뱃이 소리쳤다. "파라벨럼=상에게는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네놈은……" 주먹을 부들부들 떤다. 다크닌자는 무감정히 말했다. "하찮은 감상과 억측으로 나에게 시비를 걸지 마라." "우워어어-! 죽인다!" 데저트 뱃은 양손을 펼쳐 다크 닌자에게 "이얏-!"

"아밧?" "……" 다크닌자는 데저트뱃의 뒤에 착지했다. 그 손에는 카타나가 쥐어져 있다. "아밧-!" 데저트뱃의 몸통이 비스듬하게 갈라져, 비를 내뿜으며 기울어진다! "형편없는 칼솜씨다. 역시 벳핀이 있어야" 다크닌자는 카타나를 불만스럽게 내려다보고는, 중얼거렸다.

"악-! 아악-!" 데저트뱃은 피를 뿜어내면서 난간에 기댄다. 그리고는, "사요나라!" 무참히 폭발사산했다. 나무아미타불! "……" 다크닌자는 품에 손을 댄다. 거기에는 부러진 칼날이 들어 있다. 요도 벳핀의 칼날이. "……하지만, 때가 왔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 그는 만월을 응시했다.


2

"하아-! 하아-! 후우-! 후우-!" 아무리 봐도 부랑자 꼴의 사내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몬치 길을 비틀대며 걷는다. 몬치 길은 언더 가이온 제2층, 결코 밝은 지역은 아니지만, 사내의 옷차림은 이 땅의 사람들과도 명백히 붕 떠 있어, 너나할 것 없이 얼굴을 찌푸리며 길을 열어주었다.

 사내의 얼굴은 흙이나 검댕 같은 것으로 새까맸으며, 이마에선 피가 나오고 있었다. 더 심각한 상처는 왼팔로, 팔꿈치 아래가 없었으며, 넝마로 지혈된 끝부분은 검붉게 물들어 있다. 상당히 최근에 입은 상처인 것이다! 사내는 흐려진 눈으로 두리번두리번 길을 내다본다.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면에 찰싹 달라붙은 듯한 단층 구조의 집집에는 금속파이프가 맹그로브 같은 형용으로 기어돌아다니고, 그 마디마디에서는 뜨거운 증기가 분출된다. 머리위의 「천정」에는, 구름이 흐르는 파란 하늘이 페인트로 그려져 있고, 규칙적으로 배치된 LED가 태양 대신 그것을 비추고 있다. "하…… 하늘이다." 사내는 떨면서 하늘을 우러러본다.

 나무아미타불, 가짜 하늘에 이 남자는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하늘의 이곳저곳은, 마치 사내를 비웃는 듯이, 빈틈없이 네온사인 패널이 배치되어, 시끄럽게 빛난다. 「피로를 잊고 바리키다」 「안심안전이, 아까부터」 「더 일해도 된다」 「걸즈 바」 「매진」 「오뎅의 체인점」.

「어센션, 있는 힘껏 해 나가면, 위에 러브, 러브가 최상층이었어~」전신주에 매달린 스피커에서는 앰비언트 음악으로 스컴한 팝이 흐른다. 노동과 그것에 상응하는 어퍼 층으로의 상승을 사람들에게 기대시키는 몽상적 가요곡이다. "후우-……후우-." 사내는 다시 걸어간다.

"당신 병원 가야 돼-" 비틀비틀 걷는 사내에게, 길가에서 빨래를 널던 노파가 충고했다. 어차피, 말해본 것뿐이다. 사내는 보기만 해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옷차림이 아니었으니까. 그는 노파 쪽을 바라보지도 않고, 뭐에 씌인 듯 길을 걸어간다. "후우-……후우-."

 사내의 안전(眼前)에는, 노상에 긴 테이블을 낸 식사처가 있다. 가게에는 상호 「손자의 가게」가 쇼도된 노렌이 덮혀 있고, 세워진 노보리 깃발에는 식욕을 자극하는 스모 폰트로 「자연풍미」라 쓰여 있다. 떠도는 아미노 사케의 향에, 사내는 비틀비틀 이끌린다.

 후룩후룩 소바를 먹던 백발의 사내는 만신창이의 사내가 다가오는 것을 눈치챈다. 그는 소바를 후루룩 마시면서 그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백발의 사내의 맞은편에 앉아 스시를 먹던 헌팅캡의 사내도, 그의 시선에 눈치채고 고개를 돌렸다. "……앗." 만신창이의 사내는 두 사람이 보는 앞에서 앞으로 고꾸라졌다.

"어허어허어허!" 소바 사발을 놓고는, 백발의 사내는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민첩한 움직임으로, 쓰러진 사내의 곁으로 달려갔다. "마라톤에서 돌아오기라도 한 거야, 뭐야, 아저씨! 거기서 자면 안 돼. 청소당한다고." "지, 지상…… 드디어 왔어……" "하앙?" 백발의 사내…… 사립탐정 타카기・간도는 고개를 갸웃했다.

"파란 하늘이…… 드디어." "어허어허…… 괜찮나? 아쉽지만, 저거 우키요에수묵화인데. 거 악취미긴 하지? 여긴 꽤 위긴 하지만, 지표까지는……" 어느새 두 사람 옆에는 헌팅캡의 사내도 웅크려 앉아서, 한 손을 올려 간도를 말렸다. 그리고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사내는 죽기 직전이었다. 폐에 구멍이 뚫린 듯한 슈욱-슈욱 하는 소리를 내며, 질름질름 떨고 있다. 없어지지 않은 쪽의 손이 주머니를 더듬더니, 피로 얼룩진 마키모노두루마리를 꺼냈다. "나, 나는 이제 틀렸어. 부탁해, 지표 사람. 당신들의 신분이라면, 정부에게 이걸 전해줄 수 있겠지……지,직소(直訴)……" "직소?"

 직소. 정부고관에게 하층민이 직접 요망을 건네는 이레귤러 수단을 말한다. 에도 시대, 이 방법은 시시때때로 시도되고, 각양각색의 비극을 만들어내었다고 전해진다. 현대의 교토에서,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나, 나는 14층에서 왔어, 자력으로. 이걸로 헛되지 않았어……" "14? 자력?"

 헌팅캡의 사내…… 닌자슬레이어=후지키도・켄지는, 간도와 눈을 마주쳤다. 14층. 그곳에서 이 제2층까지, 리프트를 쓰지 않고 올라왔다는 것인가? 예삿일이 아니다.

 역피라미드 형의 다층구조를 가진 언더 가이온은 크게 네 가지 「격차」로 나뉜다. 지하 제1층, 그리고 2층에서 9층까지의 「중층」. 그 아래의 레벨군 「하층」. 그리고…… 유기된 최하층. 14층 쯤 되면, 틀림없이 하층에서도 상당히 하부에 위치할 것이다.

 십중팔구, 이 심각한 상처는 무리한 상승 탓에 입은 상처이리라. 한쪽 팔이 없어진 것뿐 아니라, 얼핏 보기에도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리프트의 기관부를 기어올라가기라도 한 것일까. 너무나도 상상이 안 가는 행위다. "붓다……"사내는 간도의 팔에 안긴 채, 푹 하고 고개를 숙였다. "죽었어." 간도는 찌푸린 얼굴로 말했다.

 간도는 마키모노를 손에 들고, 남자의 주머니를 더듬어 ID도 회수했다. "14층. 붓다! 틀림없군." ID에 기재된 거주지를 눈으로 훑으며, 간도가 말했다. 조심스럽게 사체를 도로가에 뉘이고, 그는 소바 사발을 질렸다는 듯 바라보았다. "역시 입맛이 다 떨어졌구만." "……"

 삐-용! 삐-용! 영구차가 사이렌을 울리면서 교차로를 돌아 달려온다. 식사처의 점주 정도가 신고했을 것이다. 객사한 유해는 신속히 회수되어, 어딘가로 옮겨진다. 「추도와 위생의 양립」 「실제 신속한」이라고 쓰인 박스카에는 보여주기 정도의 소형 슈라인(shrine)이 얹어져 있다.

"이것저것 물어보면 귀찮아져." 간도는 올드 옌의 소자를 점내의 점주를 향해 훌륭한 컨트롤로 던진 다음, 닌자슬레이어를 재촉하며 자리를 빠져나간다. 영구차에서 스태프가 내리더니, 유해를 요령 좋게 들것에 실어간다.

"……이것 참. 직소라니." 간도는 마키모노를 손바닥으로 만지작댔다. 걸으면서 그것을 펼쳐, 읽기 시작한다. 닌자슬레이어는 그것을 힐끗 보았다. "무슨 생각이지." 간도는 입가를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참견해보자 이거 아니겠냐고! 직소 내용 궁금하지 않나? 14층이라고? 에픽!" "……"

 간도는 조잡한 필체로 쓰인 그 직소・다큐먼트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발을 멈췄다. "어허어허어허……" 닌자슬레이어는 눈을 가늘게 떴다. 간도는 말없이 마키모노를 건네었다.

정부의 높으신 분, 부디 부디 도와주십시오. 우리는 언더 가이온 제14의 바라키 주거지 사람입니다. 여러분의 하루하루 생활에 필요한 바이오 화석 연료를 파며 매일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검소한 삶입니다. 저희가 지금 지금 너무 무서운 일이 생겨서, 정말 비참합니다.

이야기는 딱 저번 주 일입니다. 검은 슈트를 입은 흡사 지주(地主) 센세이 같은 사람이, 처음은 친절했었습니다. 그것이

 닌자슬레이어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 무슨 황당무계한 말투인가. 하지만, 너무나도 필사적인 상태는 전해져 온다. 태어나서부터 고된 노동이 운명으로 결정되어, 무지와 빈곤에 억눌린 사람들이다.

 당초, 후지키도는 그 이야기에서 흔한 재개발 트러블을 예상했다. 채굴장을 폐쇄한다. 그리고 주변의 퇴거를…… 네오사이타마 인근의 톳토리 빌에서 오무라의 닌자를 죽인 기억을, 그는 떠올린다. 그리고, 유카노의 오리가미 메일을.

 하지만, 그 방문자는, 거주민으로서도, 그리고 마키모노를 읽는 후지키도로서도 예상을 벗어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제안이 아니었다. 일방적인 통지였다. 말하기를……

여러분이 사는 이 14층의 바로 위, 13층에, 수직굴착용 실린더 해머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이건 대단히 커다란 겁니다.
 
이 초노급 실린더 해머는 13층에서 최하층까지를 한 번에 관통해서, 거기에 수직 엘리베이터를 놓을 겁니다. 굴착이 개시되는 때에, 당신들은 천정이나 토사의 붕괴에 휘말려, 거의 확실하게 전부 죽을 겁니다.
 
당신들을 피난시거나 다른 거주구를 준비하는 일은 코스트 면이나 치안 면에서 문제가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굴착 작업과 그 뒤의 최하층 조사, 전 공정이 끝난 후에, 여러분을 위한 진혼 오벨리스크를 한 기 설치할 테니 안심하십시오.

 후지키도는 마키모노에서 얼굴을 들었다. 때마침 그 곁을 지나가려 하던 오카모치철가방・바이시클 맨이 그 안광을 보는 바람에, 실금하면서 굴러넘어졌다. "아이에에에에!?" 하지만 그 분노는 마땅한 것이다! 이 정도의 부조리는 후지키도가 소우카이야와 긴 싸움을 하던 그 때에도 실제 없었다! 법도 붓다도 사라지고 만 것인가?

"그, 그렇다니깐." 간도는 벌레 씹은 듯한 표정으로 관심을 끌었다. "거 뭐냐, 언더 가이온의 하층 인간이란 건 말야, 위로 올라올 일 따윈, 평생 없는 거거든. 중층에서 폭동이 일어나면 보도도 되고, 다들 관심을 가지지. 하지만 14층같이 깊어지게 되면 실제 인비지블이라……"

"간도=상." 후지키도가 말을 막았다. "아아, 알지." 간도는 양손을 펴고 머리를 흔들었다. "속 뒤집어지는 얘기라고. 이것이 교토란 거야, 닌자슬레이어=상. 브레이크가 없다니깐. 지하 깊은 곳의 어둠에는 빛이 닿는 일이 없지. 하지만 난 말야" "간도=상." 후지키도는 재차, 말을 막았다.

"이제부터 내려갈 생각이다. 방법을 알려줬으면 한다." "에?" 간도는 눈을 꿈벅였다. "실화냐. 지하로? 이제부터? 지금?" 후지키도는 끄덕였다. 간도는 쉴틈없이 질문을 퍼붓는다. "금방 한 건 해놓고서, 한 숨 돌렸으니, 이대로 간다고?" 후지키도는 끄덕였다. 간도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붓다 미트. 과로로 죽는다고, 댁."

"문제없다. 아까 닌자는 약적이었다. 상처도 피로도 없다."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내가 좀 보고 올 테니까! 이건 댁 문제가 아니라고." "아니." 후지키도는 고개를 저었다. "이 일은 십중팔구 자이바츠가 엮여 있다. 난 알 수 있다." "특기이신 닌자제육감?" "여기서 이것저것 생각한들 의미는 없다."

 간도는 인상을 썼다. "오-케이, 오-케이. 댁의 그 어디 꽂히는 성격도 익숙해진 참이거든. ……생각하기 따라선, 아까 그 불쌍한 양반, 제대로 된 상대에게 직소했다고 할 수 있겠는데. 차피 지상에서 정치인 센세이한테 이 마키모노 건넨들, 체포되는 게 고작이었을 테니깐 말이지." 후지키도는 대답하지 않았다.

3

 투쿵 ! 깡! 두쿵! 깡! 두쿵! 깡! 귀를 울리는 기계음과 센토(역주: 대중목욕탕인 듯)를 방불케 하는 무더위가 언더 가이온 제13레벨을 지배하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소음은 사령실까지도 닿았다. 코부챠다시마차를 손에 들고 안절부절하며 왔다 갔다 움직이는 것은, 진유(놋쇠)색 닌자장속을 입은 닌자이다.

"에에이! 이 열악 환경! 숨이 막히기 이를 데가 없구나." 진유색의 닌자는 초조하게 말을 내뱉었다. 사령실에는 그 말고도, UNIX를 향하고 있는 엔지니어 몇 명이 있었다. 진유색 닌자의 신경질이 무서워서,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타이핑을 계속하고 있다. "뭐라도 말하지 못할까!" "아잇..... 네, 숨이 막힙니다……"

 진유색 닌자는 혀를 찼다. "하등한 하층민이 내뱉은 이산화탄소가 아직 이 대기 중에 남아있다는 것을 생각하기만 해도 신물이 나는데." "저, 정말 그렇습죠……" 타이핑을 계속하며 엔지니어가 맞장구를 친다. "쓸데없는 말 지껄이지 말거라, 천한 것!" "아이에에에!" 부조리!

"꼼꼼히 하거라. 꼼꼼하게. 하지만 신속히 하거라. 알겠지?" 진유색 닌자는 불쌍한 엔지니어들을 겁주었다. "다크닌자=상을 망신시킨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야." 그때, 등뒤에서 카본 후스마 도어가 열렸다. "……그리 초조해할 것 없어, 투르비용=상."

"다크닌자=상! 이건!" 진유색 닌자, 투르비용은 튕겨나듯이 뒤돌아서는, 재빠르게 오지기했다. 그리고 손에 든 코부챠를 허둥대며 가까운 전략 테이블에 놓았다. "메디테이션은 이제 괜찮으십니까?" "으음." "이렇게 열악한 환경 하에서도…… 노고가 많으십니다."

"기동 테스트의 경과는 어떻지?" "예! 모든 것이 순조롭습니다. 일분 일초의 지체도 없이, 녀석들에게 철퇴를 내릴 수 있을 겁니다!" "하층민을 제거하는 것은 주 목적이 아니야. 우리 목표는 엘리베이터 건조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말씀대로입니다! 마음이 급했습니다!" 투르비용이 오지기했다.

"자네도 쉬는 게 어때. 스시도 있으니. 지저 스트레스란 건 실제 무시할 수 없을 거야. 누구에게도." "그……제겐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투르비용은 떨었다. 그 목소리는 젊고, 눈빛은 올곧았으며, 의지의 강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어딘지 모르게 위험한 구석이 있어보였다.

 투르비용은 실제 젊은 닌자이다. 하지만 그 와자마에는 길드에게 높이 평가되어, 이미 마스터의 위계를 수여받았다. 연배에 어울리지 않는 실력과, 그것을 자각했기에 드러나는 시건방진 자신감이 그의 퍼스널리티를 구성하고 있다. 그런 그가, 다크닌자에 대해서는 거의 숭배하다시피 하는 감정을 품고 있다.

(그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다.) 투르비용은 생각한다.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한 치의 사익도 도모하지 않으머, 믿을 수 없는 카라테의 와자마에를 가졌다. 오오, 그 파라벨럼을 장사지낸 돌려차기, 어찌나 깔끔한 솜씨였는지! 그리고 항상 윗사람을 높이고, 아랫사람을 배려하는 그윽함…… 이 어찌나 그릇이 큰 사나이인가!)

 그에 반해, 이 무슨 천한 무리인가! 투르비용은 등을 굽힌 자세로 타이핑하는 엔지니어를 노려보았다. 닌자 안에서도 경멸해 마땅한 무리들은 몇 명이고 있으나, 이 비닌자 녀석들은 그 이하의 타락존재, 타고난 노예다. 더군다나, 이 발 아래에서 지네를 방불케 꿈틀대고 있는 하층민에 이르러서는……!

 그는 한숨을 억눌렀다. 믿을 수 없다! 빨리 근절해버리고 싶다! ……투르비용은 가이온 지표, 부유층 태생이다. 사고로 부모를 잃은 그 날, 그는 닌자가 되었다. 가족을 죽인 것은 지하인이 운전하는 버스였다. 운전자는 운전 중에 카로시해서, 투르비용의 부모를 휘말리게 한 것이다.

"이것이 전경입니다." 엔지니어가 다크닌자에게 말을 거는 목소리가 그의 백일몽을 부쉈다. 다크닌자는 UINIX에 비치는 카메라 영상을 엔지니어와 함께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초대형 해머 실린더 「베히모스」의 괴물적인 거대 실루엣이 띄워져 있다. 흡사 제철공장 같은 위용이다.

 기구의 상부는 위의 제12층을 뚫고 나와 있다. 이 오무라・인더스트리가 만든 엄청난 대규모의 파괴장치는 이것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전 분해한 유닛을 스모토리가 운반한 다음, 굴착 현장에서 건조, 운용하게 된다. 강철 해머를 수직으로 내려꽂아, 14층, 15층을 꿰뚫을 것이다. 주민은 죽는다.

"투르비용=상이 말씀하신 대로, 베히모스의 기동은 예정된 스케줄대로 이행할 수 있습니다. 그 뒤, 최하층 직통 엘리베이터를 뚫게 됩니다. 예의 그 유적으로요." 엔지니어가 말했다. 투르비용은 다크닌자에게 열을 띠며 말한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원하셨던 우미노・스도도 도착했습니다!"

"우미노=상을?" 다크닌자는 투르비용을 보았다. "용케 찾아서 데려왔군." "그, 그거야 뭐…!" 투르비용은 감격하며 대답했다. 다크닌자는 중얼거렸다. "실제, 그가 적임이야. 코훈 유적의 실재가 확인되기 이전부터, 그는 그 존재를 주장했었지. 축적된 학술적 근거로."

"마침, 오는군요." 투르비용은 IRC통신의 통지를 주목했다. 출입구를 가리킨다. 카본 후스마가 열리며, 체크무늬 남방 차림의 깡마른 중년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낯빛은 창백했으며, 입은 옷 그대로 끌려온 상태이다. 클론야쿠자가 양옆에 선 모습은, 거의 죄수의 호송을 방불케 한다.

"도-모, 우미노=상. 다크닌자입니다." 다크닌자는 아이사츠했다. "이야기는 제대로 전해들었나." 우미노는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설마 이렇게 대규모의 굴착이 진짜로 현실이 될 줄은……" "당신에게 있어선 자신의 가설을 뒷받침할 기회라 할 수 있겠지." 다크닌자가 말했다.

"실제 바라던 대로가 아닌가? 당신에게는 명성과 보상이 남을 거다. 그것도 노 리스크로. 코스트는 모두 우리가 질 거니까." "그건…… 그 말이 맞긴 하지만……" 투르비용은 벌벌 떠는 우미노의 태도를 경멸하며, 조용히 혀를 찼다. 다크닌자=상이 이 정도로 정중히 대접한다 하시는데, 무슨 꼴이냐!

"성스러운 눈챠쿠." 다크닌자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코훈 유적에 안치되어있는 것은 성스러운 눈챠쿠…… 그리고 남은 두 가지 신기의 소재를 알려줄 고문서가 반드시 존재할 것으로 본다만." 우미노는 놀라서 눈을 깜박였다. "말씀대롭니다. 놀랍군요. 이미 거기까지 아실 줄은... 대체 당신은……" "……"

"……손님이 앉을 의자를 내 와라, 바카 놈!" 투르비용은 클론야쿠자를 질책했다. 그리고 다크닌자가 방해되지 않도록, 후스마 도어를 열고 퇴실했다. 그는 복도 끝에 달린 노렌 아래로 몸을 숙여, 타타미 깔린 메디테이션 룸에 입실했다. 방의 중앙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를 잡고, 카라테를 취했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오른손, 왼손, 오른손, 왼손. 투르비용은 허공을 향해 정권지르기를 계속해서 내질렀다.


◆◆◆


 쿵-, 쿵-……철컹. 답답하게 삐걱이는 소리가 낮은 층 천장에 메아리친다. 그 울림에 섞여서, 언제나의 뉴스 경고 음성, 커머셜 소리가 들려온다. 「제7층의 이글 문 부근에서 백 명 규모의 폭동…… 진압된……」 「아가야……」이곳은 중층의 최심부, 다시 말해, 제9레벨이다.

 너덜너덜한 판초나 삿갓 차림의 노동자들이, 서로 말 섞는 일도 없이 오간다. 그 무언의 피로와 절망의 아트모스피어…… 같은 「중층」이라도 제2층과는 그야말로 다른 세계다. 여하튼 이곳에서 더 내려가는 건, 시민으로서 인생의 데드엔드를 의미한다. 이 지면의 바로 아래부터 「하층」이 시작되는 것이다.

 중층을 오가는 리프트의 종착역에서 내려, 다른 노선…… 하층으로 향하는 시발역으로 환승하는 사람들은 흡사 좀비를 방불케 하듯, 고개를 숙이며 비틀비틀 걷는다. 하층으로 향하는 리프트로 올라타는 자들은 많지만, 내리는 자는 적다. 올라타는 자들의 인파에 섞여, 닌자슬레이어와 간도는 어두운 시선을 교환한다.

 쿵-, 쿵-……덜컹. 토큰식의 게이트의 맞은편에서, 하강하는 리프트의 답답한 가동이 틈새를 통해 보인다. 두 사람은 ID를 제시하고 게이트를 지나간다. 역 구내는 불쾌한 행상인들이 돗자리를 깔고 있다. 바이오 병아리를 꽉 채운 우리에 기대듯이 앉은 사내. 마분지 간판에는 「오테마미서간」라고 되어 있다.

 "싸다." "싸다." "유전자로 비즈니스 있어." "담배와 교환." "그쪽 가면 호구야." "기판…… 아슬아슬 위법." 귀를 기울이면, 웅성거리는 소리는 그들 행상인이 중얼대는 호객성인 것을 알 수 있다. 리프트 이용객들은 모두, 무언이다.

 당연히, 닌자슬레이어와 간도도 장사치들에게는 반응하지 않고, 올라온 리프트에 올라탄다. 쿠궁! 흐릿한 가동음과 함께, 리프트는 하강을 시작한다. "아앗!?" 면피 수준의 높이를 가진 난간에서 밀려나온, 부주의한 노동자가 리프트에서 굴러떨어진다. "아이에-에에에……" 비명은 아래에 깔린 어둠에 삼켜진다.

 파이프 군집이 마구잡이로 기어다니는 벽면에, 형광 스프레이로 「각오는 됐냐」라고 쓰여 있다. 그 외에, 「불의 마법」「뱀처럼 구불거린다」같은, 광기 투성이에 무의미한 말들. "앗하하-!" 보라, 이 만원의 리프트에도 한 사람, 미친 자가 한 사람, 형광스프레이를 꺼내어, 벽에 「사욘나라」라고 쓰기 시작했다.

"너이쉐낌마-!" "아앗!?" 격앙한 노동자에게 어깨를 떠밀려, 미친 자는 손쉽게 리프트에서 굴러떨어진다. "아이에-에에에……" 쿵쿵쿵…… 음습한 하강음. 방금까지의 낙서도, 아득히 위에 있다. 「제10층이와요. 잊으신 물건이 없는지 확인해주시와요.」 마이코 음성 어나운스. 7할은 여기에서 내리지만, 두 사람은 그대로다.

(익숙한가보군.) (뭐, 조금은.) 닌자슬레이어는 아까 간도와 주고받은 내용을 떠올리고 있었다. 직소민의 ID를 닌자슬레이어에게 건넨 간도. 이미 그는 자기가 쓸 위조 ID를 소지하고 있었다. (하층으로 갔다 오는 건 가끔 있는 건가.) 간도는 입끝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올라온 거야.)

(올라왔다고?) (그래. 내가 출신은…… 제13층…… 이번의 그 썩은 굴착기의 설치점이라든가 그런 거지.) 그렇게 말하는 간도는 무표정이었다. 마치 지금과 같이. (그럼 이번 일은) (핫! 남의 일이야. 애시당초 날 아는 놈은 남아있지도 않거든. 그런 거라고…… 하층이란 건……)

 쿠웅…… 쿠우웅…… 두 사람을 태운 리프트는 괴롭게 삐걱이며, 두 사람을 교토의 보다 깊은 장소로…… 에인션트・오이란의 태내로 실어 간다……


4

 언더 가이온 제13층……

 락커 룸을 방불케 하는 정방형의 사각진 철문이 늘어선 통로를 걷는 삿갓 차림의 남자는 발걸음이 무겁다. 이 철문은 락커가 아니다. 코핀・호텔 중에서도 가장 심한 영업형태이며, 안에는 한 명씩, 살아있는 노동자가 차곡차곡 수납된 스시 꼴로 자고 있을 것이다. 삿갓 쓴 남자는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로비에 도착했습니다. 내리시와요.」 마이코 음성조차도 어딘가 날이 서 있어서, 대단히 모욕적인 기분이 든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매일 이 마이코 음성을 듣게 되겠지. 이 생활에 익숙해져야 하겠지.

 익숙해진다고? 이 환경에? 익숙해질 정도로 이 생활을 이후에도 유지할 수 있나? 손에 가진 것도 별로 없다…… 남자는 암담한 기분으로 생각한다. 아무튼 일이다…… 일당을 벌어야 한다. 현관의 노렌을 걷으며 바깥으로 나오니, 그곳은 제13층의 「야외」…… 거대한 동굴 같기도 하다.

 머리위 아득히 윗쪽으론 최소한의 철골을 놓아 보강하고 있을 뿐인, 지반이 드러난 층천장. 디디고 있는 지면은 단단한 점토질 그대로이다. 철조망으로 근원을 덮은 텅스텐 등롱이 곳곳에 배치되어, 이 암울한 세계를 비춘다. 길가에는 코핀 호텔에조차 묵을 수 없는 자들이 뒹굴며 자고 있다.

 남자는 목을 돌려, 줄지어 선 사람들을 바라봤다. 버스 승강장이다. 차례차레로 버스가 오면, 사람들을 픽업해서 간다. 이 앞은 리프트 역, 혹은 같은 13층의 어딘가에 있는 현장이다. "일……" 남자는 비틀대며 행렬에 끼려 걸어나갔다. "어이, 기다려. 표 있냐, 표." 낡아빠진 제복 차림의 인간이 불러세운다.

 "표?" 삿갓 쓴 남자가 앵무새처럼 대답하자, 제복 남자는 혀를 찼다. "이것봐, 인력의 수배는 저쪽에 있는 센터란다! 와카루(알겠어)?" 제복 남자는 높은 건물을 가리킨다. 그 기와집 건물에는 거대한 간판이 걸려 있었는데, 「수배 센터」라고 쓰여 있다. "표 없는 놈은 없어. 오늘 일은 이제 없어! 선착순이야!" "뭣……"

"꺼져!" 제복 남자가 무자비하게 말을 내뱉은 직후, 뒤에서 온 노동자가 삿갓 쓴 남자의 등을 밀어젖히더니, 제복 남자에게 말없이 표를 넘겼다. "하이, 당신은 저쪽 버스네. 하이, 다음 사람. 하이…… 야, 꺼져. 그렇게 계속 서 있지 말라고. 배제시킨다." "……!" 이 무슨 횡포! 삿갓 쓴 남자는 주먹을 쥐었다.

 하지만 직후, 부들부들 떠는 주먹은 힘없이 내려갔다. 열 받아서 이 녀석을 때려죽인들 소동만 일어날 뿐이다. 그리고, 그런다고 돈 한 푼도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 쓸데없는 칼로리의 소비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삿갓 쓴 남자는 어깨를 떨어뜨리고 발길을 돌렸다. "좆밥 새끼가." 자비 없는 모멸이 그 등에 날아든다.

 삿갓 쓴 남자는 터벅터벅 고개를 내려간다. 자신의 불우한 처지가 한스럽기 그지없다. 교토에 와서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처럼 무엇 하나 잘 풀리지 않는다. 일행과도 떨어지고, 눈 깜짝할 새에 하층…… 이제와서는 처음의 패기는 잃어버린 지 오래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미련이 남아 기억을 되짚으며 뇌내 시뮬레이션을 거듭할 뿐.

 13층에 막 내려왔을 땐 아직 괜찮았다. 광산에서 일할 자리도 있었다. 언젠간 위로 올라갈 셈이었다. 하지만 그가 지내던 구획은 난데없이 나타난 메가코프 세력에 의해 부조리하게 폐쇄당했다. 멀리에서 불길한 조명이 비추는 저 제철소를 방불케 하는 투박한 건조물을 원망스럽게 바라본다. 옛날 그가 생활하던 구획의 현재를.

 "후-……" 그는 다시 한 번 한숨을 쉬고, 시선을 돌렸다. 그는 눈을 크게 떴다. 그의 앞을, 통통하게 살찐 바이오 두더지가 스쳐지나간 것이다. "뭐라고!" 그는 그것을 쫓아 달려나갔다. 주위를 둘러본다. 아무도 없다! "오! 내 거다!"

 지방과 맛있는 고기를 떨며 달아나는 바이오 두더지를, 그는 덮쳤다. "이얏-!" 아메리칸 풋볼 선수를 방불케 하는 훌륭한 다이빙・캐치! "단백질 얏타-!" 그 뒷쪽에서 오는 수송 버스! 아부나이! 그는 두더지를 안고 순간적으로 옆으로 굴러, 치여죽는 것을 회피! "까고자빠졌넴마-!"

 멀어지는 버스를 향해 욕설을 퍼부은 그는, 팔 안에서 발악하는 바이오 두더지의 목을 잡고, 간단히 목졸라 죽였다. 아아! 이 뜨뜻미지근한 감촉! 녹슬어 있던 생존본능이 뉴런을 반짝이게 한다. 그 한때의 감미로운 쾌락에, 남자는 취했다. 그리고 외쳤다. "못챰! 못챰!"

 콰아아-! 자갈을 튀기며, 운송 버스 한 대가 또 통과한다. 삿갓 쓴 남자는 스쳐지나가자마자, 그 버스 안에서 손잡이를 잡은 남자를…… 헌팅 캡을 깊이 눌러쓴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예리해진 그의 예리한 지각력은 한 순간에 해답을 도출해냈다. "닌자슬레이어!?"

 그 순간, 그는 자갈을 차며 전속력으로 대시한다! "이얏-!" 바이오 두더지를 안은 채 버스를 향해 점프, 그 버스의 뒷판 브라켓을 한쪽 손의 닌자 악력으로 단단히 그랩, 붙들었다!

"핫하-앗!" 아까까지의 의기소침한 모습에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호탕한 웃음을, 그는 황야에 퍼뜨렸다. "내 닌자 통찰력은 속일 수 없다고, 닌자슬레이어=상! 그럼 그 앙코르와트가 보급기지인가…… 좋다! 게릴라! 제로니모!" 아무 것도 모르는 운송버스는 향한다…… 제철소를 방불케 하는 거대 건조물로!"


◆◆◆


 운송버스가 급조된 주차장에 정지, 노동자들을 차례차례로 토해낸다. 그 안에 닌자슬레이어와 간도의 모습도 있었다. 두 사람은…… 아직은…… 얌전히 노동자의 행렬에 섞여, 안내역의 지시에 따르고 있었다. 주차장에 대기하던 안내역은, 당연히도 클론야쿠자였다.

「공사기한엄수」「물론 안전은 중요」「예의를 다해라」「컴플라이언스」라는 명조체 슬로건이 자갈길의 좌우에 빈틈없이 배치되어, 노동자를 위압하고 있다. 둘은 걸어가며 눈앞의 거대건조물을 다시 바라본다. 제철소, 혹은 거인의 현미경 같은 실루엣이다.

 기둥형의 해머 실린더 상부는 윗쪽 층천장을 통과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것은 강철제의 거대한 절구와 절굿공이…… 하지만 뚫는 것은 모찌(찹쌀떡)가 아니다. 아래의 지반이며, 계층을 나누는 격벽이며, 14층의 층천장이며, 그 아래에서 하루하루를 갈아가는 사람들의 거처이다. 그것들을 부조리한 벼락을 방불케 하듯 관통해 파쇄하는 악마장치인 것이다.

"너이쉐낌마-!" 안내 클론야쿠자가 큰 소리를 내며 해설했다. "이 물건의 용도는 생각 안해도 돼! 강판 한 장, 톱니바퀴 한 개, 네놈들의 목숨보다 비싸다! 그것만 기억하라고. 이제부터 각 그룹으로 나누어서 배치한다. 조립 작업은 실제 엄격한 공정이란 걸 명심해! 빠릿빠릿 작업해라. 죽는담마-!"

 닌자슬레이어와 간도는 엄숙히 눈짓한다. 대략의 계획은 이미 논의했다. 이 현장의 관계자들은 노동자를 무력한 개미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ID체크도 날림인 데다, 애초부터 신체검사도 금속탐지도 없었다. 완전히 안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아래 14층의 해당거주구는 연금(軟禁)을 방불케 하듯 봉쇄되어 있었기에, 이동이나 도주를 하지 못하게 감시하고 있을 것이다. 리프트도 13층 밑으로는 「점검으로 인해 이용불능」이라고 되어 있었다. 지식이나 문제의식을 가진 인간은, 애초부터 이 굴착계획 자체를 알 수가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통상대로면.

 닌자슬레이어는 그 탈주자의 가혹한 상처를 회상한다. 그 상처는 실제, 무리하게 리프트를 등반하다가 입은 상처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직소였던 것이다.

"다음, 이쪽 열! 저 스모토리를 따라가람마-! 죽는담마-!" "아이에에!" 공갈에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닌자슬레이어 앞에 선 노동자가 벌써 실금했다. 육체노동의 경험이 없어 보이는 중년이다. 사라리맨이 대출이라도 했던 것일까? 이렇듯 밑바닥으로 굴러떨어지는 사연은 다반・인시던트다.

"……다음은 이쪽 줄!" 닌자슬레이어는 다른 장소로 배치된 간도를 일별했다. 간도는 그를 보지 않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IRC통신기의 채널은 이미 맞춰두었다. 먼저는 기관실을 찾아, 해킹을 시도한다. 그 다음부터는…… 다 뒤집어줄 뿐이다.


5

"……이얏-!이얏-! ……이얏-! ……이얏-!" 주춤서기 자세에서 내뻗는 투르비용의 정권지르기는 250회를 넘기고 있었다. 내지르는 정권은 공기를 가르고, 기합 소리는 투르비용 내면의 잡념, 번뇌를 억눌러준다. 하층민을 향한 증오로 판단력이 흐려지면, 그 결과로 다크닌자=상에게 누를 끼칠 것이다.

 다크닌자=상은 길드에 삼신기를 바쳐, 로드의 지배를 지금까지 이상으로 반석에 올릴 것이다. 그리고 로드의 총애를 받은 다크닌자=상의 영웅적 지휘 아래에서, 황금사회, 닌자가 인간을 지배하는 헤이안 시대가 재래할 것이다…… 영웅이 걷는 길에 노이즈를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이얏-! ……이얏-!" "거 더럽게 성실하게 노는군 그래-! 쉬엄쉬엄 하지?" 노렌 아래에서 야유를 방불케 하는 목소리가 날아든다. 투르비용이 초조함과 함께 몸을 돌리자, 출입구에 기댄 채 서있는 자가 있었다. 얼굴의 왼쪽 절반을 사이버네 개조한 닌자다. "도-모. 볼티지=상." "도-모."

 볼티지는 오무라・인더스트리에서 출장 온 닌자다. 이 초거대 해머 실린더 시설 「베히모스」는 오무라 사에서 자이바츠에게 통째로 임대해준 물건이며, 전문 엔지니어 및 이 요짐보적인 닌자가 세트로 파견해주도록 계약이 되어 있다.

 만에 하나 침입자나 노동자 폭동이 일어나게 되어도, 그 대응은 다크 닌자씩이나 움직일 것도 없이 투르비용 혼자서도 충분하지만, 오무라에도 오무라의 컴플라이언스와 체면이 있으므로, 그저 무방비하게 시설을 빌려주지는 않는다. 볼티지는 자이바츠에 대한 견제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 이 녀석은 태도가 나쁘다…… 투르비용은 볼티지를 날 선 눈빛으로 노려본다. 볼티지는 실실 웃으며, 그 시선을 받아들인다. 그의 양팔에는 우락부락한 닌자 코테(팔 보호대)가 장비되어 있었는데, 브레이서 부분에서는 스턴 건을 방불케 하는 전극이 튀어나와 있다. 전극 사이에서 푸른 불꽃이 위협적으로 빛난다.

"재밌냐? 나도 해볼까나-! 이얏-! 이얏-!" "무슨 용건이냐!" "잠깐 보고로. 로컬IRC의 거동에서 수상한 느낌이 들어서 말야." "뭐?" "기관부에서 정시 IRC 리포트를 확인하고 있었는데 말야, 한 순간 네트워크가 절단상태가 됐거든? 바로 복구됐지만, 이거 냄새가 나네." "……"

"싫다, 이거. 설마, 자이바츠・섀도우길드의 격리체제에 미비점이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거든? 댁이든 그 다크닌자=상이든 엘리트・아트모스피어가 실제 대단하니까. 설마, 설마, 딴 마음 품은 외부 놈이 좆밥 노동자들 틈에 섞여서 들어오겠어-? 똑바로 하고 있는데 말이지-?" "네 이놈!"

 투르비용의 뉴런에 한 순간, 격렬한 살의가 불타오른다! 두 닌자는 동시에 자세를 취해 몸을 비스듬히 했다. 일촉즉발! 볼티지의 양팔에 청백색 스파크가 튄다. 투르비용도 손바닥을 허리 앞에서 위로 향한 독특한 카라테를 취한다. 이스케이프먼트・짓수의 예비동작…… 적이 덤벼온다면……!

"……" "……" 그야말로 콤마 오 초 정도의 긴박 상태가 지난 뒤, 두 사람은 서로 노려본 채, 파이팅 포즈를 동일한 페이스로 풀었다. "똑똑한 친구네-. 꼴 같지도 않은 신경질로 보스의 얼굴에 먹칠을 하면 안 된단다-." 볼티지는 비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방을 나갔다. "기관실 좀 보고 올게." "썩 꺼져라!"

 볼티지의 휘파람 소리가 멀어진다. "빌어먹을-!" 쩍! 벽에 걸린 「불여귀」의 쇼도를 투르비용의 결기 담긴 펀치가 관통, 벽을 뚫었다. 젊은 투르비용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갈 곳 없는 분노, 굴욕, 책임감, 충성심, 인내, 무력감이 한 데 섞인, 씁쓸한 눈물이다.

(임무가 끝나면…… 이 임무가 끝나면 저 새끼를 죽일 거야! 꼭 죽일 거야!)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며, 마음 속으로 볼티지를 향해 저주를 실컷 퍼부은 투르비용은, 당연하게도 알지 못했다…… 베히모스의 내부에 깊이 들어온, 지금 다가오고 있는 가공할 적의 존재를……!


◆◆◆


 둔둔, 두루두-, 두루두루두-. 낮은 휘파람을 불며, 볼티지는 복도를 걷고 있었다. 이 초거대 해머 실린더 「베히모스」, 거대한 질량을 실어 내려치는 장비이지만, 화약을 사용한 추진장치나 무수한 크랭크축 등, 잘 모르는 기구 덩어리이다.

 내부는 이렇게 복도나 사다리로 연결되어 있어서, 방금까지 그 건방진 투르비용 애송이를 약올린 사령실 구획, 무인 스시 바, 숙직실 같은 곳까지 있다. 그것들이 산산히 분해된 유닛으로 운반되어, 이렇게 조립된 것이다. 오무라는 대단한 곳이다.

 볼티지가 가는 길에 벽을 향한 채 작업하는 몇 명의 노동자를 발견했다. 렌치로 나사를 감고 있다. 용접 등의 중요작업은 이미 끝이 나서, 이 작업은 말하자면 마무리다. 그들에게는 스킬이 필요한 작업은 요구하지 않는다. 뒤에서 닌자가 무심히 통과해도, 그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이윽고, 볼티지는 길모퉁이에 도달했다. 벽에는 황색 페인트로 오무라 인더스트리의 엠블럼과 「기관실은 이쪽」이라는 문구가. 두루두-, 두루두루두-. 볼티지는 낮은 휘파람을 불며 모퉁이를 돈다.

 노렌을 걷으며 실내로 들어간다. 철망으로 나뉜 창문 너머에는 구렁이를 방불케 하는 배기 파이프 군집. 가까이에는 자그마한 UNIX기기이다. 두루두-, 두루두루두-. 볼티지는 UNIX 덱의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했다. 검은 화면 위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눈에 친절한」이라는 문자가 흘러간다. 스크린 세이버?

그 한 순간 후, 누군가가 뒤에서 볼티지의 멘포 호흡구를 틀어막았다. 볼티지의 목 부근에 이물감이 가로 일직선으로 미끄러지는 감각이 들었다. 모니터에 선혈이 튄다. 아아아? 선혈? 혈액 왜? 볼티지의 전신에서 힘이 빠져 간다. 이어서 그는 목 뒤를 콱 붙잡혀서, 방 바깥으로 던져졌다.

"커헉, 커헉……" 볼티지는 복도에 내던져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리고 그의 치명상을 확인하듯 노렌을 걷으며 나타난, 미채 장속과 삿갓 차림의 이상한 닌자를 올려다보았다. "닌자아밧?" 손에 쥔 것은 피투성이의 쿠크리 나이프다. 볼티지의 피다. "아밧?"

"……이것이 사이공・로어다. 24시간, 360도. 모든 곳에서 죽음이 도사리고 있고, 눈 뜨면 어제의 전우는 시체가 돼 있지. 베트남은 지옥. 지옥에 적응할 수 없는 자에게는 죽음만이 있을 뿐." 삿갓 차림의 닌자는 볼티지를 내려다본다. "도-모. 포레스트・사와타리입니다. 여력이 있다면, 덤벼라."

 볼티지의 뉴런이 스파크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지? 왜 난 죽어가지? 이 놈은 누구야? ……사이공? ……진정해! 아직이다! 아직 죽지 않았어! 오른손의 전극이 불똥을 튀기고, 브레이서가 적열한다. 힘을 쥐어짜, 인두를 방불케 하는 손목을 수평으로 베인 목에 갖다댄다. "끄악-!" 살이 탄다! 지혈!

 볼티지는 그대로 옆으로 뛰어 복도를 구른 다음, 일어선다. "도, 도-모. 포레스트・사와타리=상. 아밧…… 볼티지입니다." 전극이 스파크! "네 이놈, 해킹을 시도했구나!" "뭐라고?" 포레스트는 한손에 쿠크리 나이프, 다른 손에는 마체테를 들었다. "모른다! 나는 안 만졌는데!"

 볼티지의 양손이 격렬히 섬광을 내뿜는다. 최대출력이다! 지금 자신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다면 일격에 승부를 정해야 한다! "이얏-!" 볼티지는 파고들었다. 하지만, "이얏-! 이얏-!" "끄악-! 끄악-!?" 컴마 오 초 후에는 오른쪽 대퇴부에 마체테가! 왼쪽 대퇴부에는 쿠크리 나이프가, 깊숙이 박혔다!

"사, 사요나……" "이얏-!" "라-악!" 포레스트가 허리에 찬 또 한 자루의 마체테를 전격적 속도로 투척, 볼티지의 목은 무참히 절단되어 날아갔다. 그리고 몸통이 폭발사산!

"베트콩은 네놈의 히사츠・와자를 얌전히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고쿠 헬에서는…… 기억해두는 게 좋아……!" 포레스트는 무기를 주워서는 장속으로 꼼꼼히 핏덩어리를 닦아낸 다음, 홀스터에 넣었다. 그 손이 한 번 멈추고, 그는 독백했다. "해킹…… 여기는 분명 기관실…… 해킹……?"

 포레스트의 미친 뇌로도, 때때로 정합성이 있는 사고(思考) 인스피레이션이 내려오는 일이 있다. 그는 쏜살같이 기관실로 뛰어돌아와, 피 비말로 더럽혀진 UNIX 덱으로 몸을 기울였다. 검지손가락으로 재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린다. 스크린 세이버가 꺼지고, 그 이전에 열려 있던 화면이 중단 복귀했다!

 이것은! 실제 이 시설의 지도가 아닌가! "못챰!" 즉, 선객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해킹으로 시설의 정보를…… 포레스트는 「바이오 주괴」라고 입력한다. 기관실 가까이의 방 하나가 점멸한다! "못챰!" 계속해서 타이핑! 「금고나 기밀정보」꽤 떨어진 다른 층이 점멸! "못챰!"

 역시 앙코르와트의 재보! 포레스트는 환희했다. 바이오 주괴는 이 정도 시설에는 반드시 있다. 이것으로 교토의 어딘가에서 마음졸이고 있을 동료들을 구할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전략적인 이 건조물에 사령실이 없을 리가 없다. 사령실 혹은 창고에는 접수된 베트남의 보물이나 구원물자가 있다!

 드디어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다크닌자에게 치명타를 받아 중유의 풀에 낙하한 포레스트는, 응우옌・닌자의 타고난 닌자 생명력으로 훌륭하게 서바이브했다. 더스트 슈트(쓰레기 투하장)를 통해 토코로자와・필러를 탈출해보니, 그곳은 불타오르는 네오사이타마……실제 네이팜 탄에 지옥으로 화한 정글 그 자체!

 베트남의 악몽이 되살아난 그는 동료들을 데리고 필사적으로 불타오르는 네오사이타마를 뛰어다니다가, 화물열차에 숨어들었다. 열차는 신칸센이었고, 그들은 이국 교토에 내리게 되었다.

 서바이버・도죠의 닌자들은 전투능력이나 야생 서바이벌에는 능했지만, 복잡한 법치국가의 시스템에는 부적합했다. 교토의 타테마에사회라는 틈새에 빠져, 뿔뿔이 흩어지고…… 생활 레벨은 떨어져가고…… 하지만! 지금 포레스트의 정신은 다시 베트남 정글을 살고 있었다!

 그 실망스런 토코로자와・필러의 완전패배로 생사를 헤맨 이후에 마음이 무참히 꺾여 있던 포레스트사와타리였으나, 바이오 두더지의 영양과 숙적 닌자슬레이어의 존재가 환기시켜준 전투감각, 그리고 볼티지의 따뜻한 피에 의해, 그는 지금 이곳에서 완전히 되살아난 것이었다! "제로니모-!!"


6

 포레스트・사와타리가 「제로니모」라고 외치며, 발광의 스피드로 방을 뛰쳐나간 지 30초. 눈 깜짝할 새에 발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자, 기관실 귀퉁이의 락커가 덜컹덜컹 흔들리고, 안쪽에서 찰칵 소리를 내며 열렸다.

 안에서 나온 것은 간도이다. 그는 190센티미터의 신장을 락커 안에 어떻게든 구겨넣어, 숨을 죽이고 사달을 피해간 것이다. "……웁스." 피비말로 더럽혀진 덱과 처참한 악취에 그의 낯빛이 창백해졌다.

 그렇다. 수 분 전…… 해킹 작업도 막바지에 이르러서, 슬슬 장치를 걸어둘까 했던 간도는, 접근하는 미세한 발소리를 들었다. 알아챈 것이 붓다의 계시라고 할 만한 일이었다. 그는 반사적으로 방 안의 락커로 몸을 숨겼다. 일 분 후, 게릴라를 방불케 하는 스니크 워크로, 삿갓 차림의 이상한 닌자가 나타난 것이다.

 닌자, 그것도 완벽하게 뜬금없는 복장. 락커 안에서 간도는 심히 당혹했다. 동시에, 죽음을 각오했다. 어찌됐든 상대는 닌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숨을 죽이고 49구경 매그넘을 문 안쪽에 바짝 댄 자세를 했다. 닌자가 자기를 알아챈 순간에 매그넘 전탄사격으로 응전할 심산이었다.

 하지만, 그런 때는 오지 않았다. 또 한 사람, 다가오는 발소리가 난 것이다. 이번 것은 그야말로 경계 따위는 없는, 시끄러운 걸음이었다. 삿갓 차림의 닌자는 입구 옆쪽 벽에 등을 기대고, 다가오는 발소리를 기다렸다. 그 손에는 무시무시한 형태의 나이프를 들고서.

 들어온 자 또한 닌자였다. 안면이나 팔에 사이버네틱스 개조가 눈에 띠는 테크노 닌자다. 삿갓 차림의 닌자, 그리고 간도 모두, 숨을 죽이고 그를 지켜보았다. 기묘한 공간이었다. 테크노 닌자가 UNIX 모니터를 조사하려고 몸을 노출한 순간, 삿갓 차림의 닌자가 덤벼들었다.

 그 망설임 없는 치명적 일격…… 등골이 싸해지는 와자마에였다. 선혈이 실내를 더럽히고, 삿갓 차림의 닌자는 빈사의 테크노 닌자를 끌고 나간다. 그리고 아이사츠한 다음……아무래도 닌자라는 자들은 아이사츠 전에 앰부쉬를 거는 것 정도는 허락되는 것 같다……무자비하게 토도메를 꽂아, 살해했다.

 다음은 자기 차례다. 간도는 더욱 더 각오를 굳혔다. 숨을 멈추고 있어 봤자, 락커 너머로 심장의 고동 소리가 들리면 끝장이다. 무엇보다 저 정도의 달인. 분명 실내를 클리어링하려 할 터이다.

 그러나, 포레스트・사와타리……그렇게 아이사츠했다……는, 까닭 모를 열광과 함께 UNIX를 해킹하더니, 영문 모를 「제로니모」의 함성을 올리고는, 기계실에서 한달음에 달려나갔다. 무엇 하나 의미를 모르겠지만, 어쨌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것이었다.

 "그럼, 부탁해. 이제 곧이야." 기분을 전환한 간도는 덱에 몸을 굽히고, 격렬하게 타이핑을 개시한다. "이제 곧이라고……"


◆◆◆


"기관실의 상태는 어떠하냐!" 투르비용은 엔지니어 한 명에게 물었다. "에, 에에, 바로 『이상 없음』의 통지가 돌아왔습니다만……" 엔지니어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뭣이? 그러니까 어떠하냔 말이다!" 투르비용은 고함쳤다. "볼티지=상은 무엇을 하고 있지!" "엣!? 볼티지=상……?"

"그러니까 볼티지가 바로 조금 전 상태를 보러 가지 않았느냐 이 말이다! 바카 놈!" 책상을 내려친다! "아이에에-!" 엔지니어는 실금! 엔지니어는 투르비용과 볼티지가 사령실 밖에서 주고받은 이야기 따위는 알지 못한다! 부조리! "볼티지=상 쪽의 핫라인을 연결하거라!" "요, 요로콘데-!"

"무슨 일이지." 격앙한 투르비용의 바로 옆에서, 어느새 입실한 다크닌자가 서 있었다. "만사! 만사 문제 없습니다!!" 투르비용은 반사적으로 외치고, 차렷 자세를 취했다. "제 쪽에서 인시던트 전체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저 볼티지 쪽에서 연락이 다소 지연되고 있기에……"

"지연?" "답변을 기다리는 상태입니다. 실제 몇 분의 지연에 지나지 않으며, 핫라인을……" 다크닌자는 투르비용에겐 신경을 끄고, 엔지니어의 옆에서 UNIX 덱의 키보드를 타이프했다. IRC로 볼티지에게 메시지를 친 것이다. ……10초. 20초. 30초. 응답은 없다. "내가 가지."

"제가 가겠습니다!" 투르비용은 끈질기게 매달렸다. "제가 사태를 파악하겠습니다!" "볼티지=상은 상당한 수완가다. 투르비용=상. 최소한, 이유 없이 통신을 무시할 소인배는 아니야." 방을 걸어나가며 다크닌자가 말했다. "추측건대, 그는 죽었겠지. 너 혼자서는 같은 일이 벌어진다."

"엣? 살해...?" "너는 거기에서 전체를 경계해라." 다크닌자는 터벅터벅 떠나갔다. "……!" 남겨진 투르비용은 진정하지 못하는 시선을 주위에 던졌다. 엔지니어들은 아까보다도 일심불란히 UNIX에 몰두해, 타이핑을 계속하고 있다. "……에에잇, 네 이놈들!" "아이에에!"

"뭐, 뭐야이거-!" 엔지니어 중 한 사람이 비명을 질렀다. 투르비용은 그곳으로 돌아보았다. "무슨 일이냐!" "오버 플로우가……" 관자놀이를 UNIX에 LAN직결한 엔지니어는 잔상이 남을 정도의 속도로 타이핑하면서 거품을 물기 시작했다. "이런, 좋지 않, 아아, 아밧-!?"

 엔지니어는 거품을 물며 키보드에 부딪히듯 엎어져, 귀에서 피를 흘리며 경련! 그의 UNIX 모니터에는 「대단히 과중 노동인」의 문자가 무자비하게 좌우로 흐르기를 계속하고 있다. "뭣이…… 이건 대체……!" 투르비용은 무력감에 휩싸이며, 필사적으로 타이핑하는 잔여 엔지니어들을 돌아본다. "이것은 대체……!"


◆◆◆


"너, 위에서? 아래에서?" "위지, 물론." "언제부터?" "지난 주." "나도. 이 일 벌이가 좋네." "좋지." "꿈 있어?" "꿈 있지. 뮤지션." "꿈 괜찮네." "괜찮지." …… 두 젊은 노동자가 이야기를 나누며 통과하는 복도의 천장에 붙어서, 지긋이 숨을 죽이는 존재가 있었으니, 닌자슬레이어이다.

 이 젊은이들의 공허한 대화에서 네오사이타마와 같거나 그 이상의 제행무상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는 닌자슬레이어였으나, 품의 IRC통신기의 노티스가 그 감상을 부수어주었다. 천장에 게코를 방불케 달라붙은 채로, 그는 통신기의 액정을 확인한다.

#undertake :Gan_doh: 기관실 덱에서 HELL-O. 침입성공. 귀하에게 지도를 전송. 사령실을 마킹했으니 가볼 것. 기관실에서는 치명적 시스템 셧다운, 신청불가. 사령실에서 키를 돌려
#undertake :NS: ok했다

닌자슬레이어는 일괄적으로 메시지를 보내 온 간도에게서 초조함의 아트모스피어를 읽어냈다. 메시지가 하나 더 들어온다.

#undertake :Gan_doh: 닌자 있음. 소속불명자vs오무라? 자이바츠? 수수께끼의 전투. 소속불명자가 승리, 어딘가로 감. 닌자 있음

 닌자 있음! 닌자슬레이어의 뉴런이 급속히 가속한다. 역시나다. 수확이 있었던 것이다. 이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암흑파괴행위가 닌자와 상관없이 이뤄질 리가 없었다. 십중팔구, 자이바츠의 닌자이리라. 죽음을! ……소속불명자?

 소속불명자란? 전투? 내분인가……? 닌자슬레이어가 메시지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할 때, 덧붙이듯이 간도에게서 새 메시지가 도착했다.

#undertake :Gan_doh: 소속불명자는 우리와 동(同)시기의 침입자. 상세불명. 이상한 녀석, 달려나감. 조우 가능성 주의 중점

이상한 녀석. 닌자슬레이어는 일순 당혹했다. 하지만 곧바로 답이 나왔다. 그는 짧은 메시지로 간도에게 답하고, 천장에서 내려섰다.

#undertake :NS: 조우함. 아는 상대

복도를 나아오는 삿갓 차림의 닌자를, 주・짓수를 취하며 기다렸다. 이미 상대도 이쪽을 알아채고 있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상. 흐흐흐." 포레스트・사와타리는 오지기했다. 등에 진 바이오 보자기는 무언가로 가득차 있다. "이곳에서 만난 것이 백 년 만*이라고 말하고 싶은 참이지만, 나에게는 임무가 있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입니다. 지저분한 정글의 바퀴벌레 놈!"


*이곳에서 만난 것이 백 년 만(ここで会ったが百年目):철천지 원수를 만나 결판을 지으려 할 때의 일본식 표현.

"죽었다고 생각했나! 나와 나의 응우옌・닌자는 그 정도의 공격으로 주저앉지 아니한다!" 포레스트는 위압적으로 팔짱을 끼고는, 상체를 뒤로 젖히며 으스댔다. "그리고, 안 됐지만 구원물자는 네놈보다 한 발 먼저 접수하겠다." 보자기에 싼 물건을 흔들며 말한다. "이 정도 바이오 주괴가 있으면, 나의 부대는 앞으로 3년은 싸울 수 있다."

"나를 그대처럼 빈집털이나 벌이는 좀도둑과 똑같이 여기지 말아주길 바란다. 불쾌하다." 닌자슬레이어는 잘라말했다. "교토의 시골 구석까지 와서 도둑질이라니! 바이오 주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좋다. 삼도・리버로 향하는 여행의 도시락으로나 삼아라. 닌자에게 죽음을!"

"나를 죽일 수 있다는 것이냐." 포레스트는 양손에 마체테를 들었다. "바이오 주괴는 나의 레이션(전투식량)이 아니다. 전우들의 목숨줄이다! 나에게는 책임이 있다." 두 사람은 서서히 접근했다. "그러고 보니, 금발 여자는 어떻게 됐지, 닌자슬레이어=상. 어디에 있나." "그대가 자랑하는 전우인지 뭔지도 보이지 않는구나."

"이얏-!" 포레스트는 마체테를 크게 휘두르며 뛰어들었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옆돌기에서 이어지는 입체적인 돌려차기로 덮친다. 두 사람은 칼날을 맞부딪히며 교차했다. 어느쪽도 무상처! 그리고 돌연 조명이 빨갛게 변색, 경보음이 울려퍼진다! 부가- 부가-! 간도의 해킹이다!

"오탓샤데-!" 도망치며 돌아보는 모습으로 던져진 마체테를 옆돌기 회피하고, 닌자슬레이어는 그대로 달려나갔다. 역시 일격에 목을 취할 만한 약적이 아닌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닌자슬레이어는 포레스트를 좇지 않았다. 두 사람의 이쿠사는 다시 보류되었다.

 부가-부가-! 「비상! 비상! 그래도 우선 작업 인원은 장소를 멋대로 벗어나지 말 것」 위압적인 마이코 음성! 빨갛게 점멸하는 복도를 닌자슬레이어는 질주한다. 가끔씩 작업노동자와 스쳐지나갔다. 그들은 경보음에 우왕좌왕했지만, 자기 장소를 벗어날 용기도 없다. 그들에게 닌자슬레이어는 불길한 바람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으리라.

 이 너머는 노동자 침입 금지구역! 총탄조차 막아내는 격벽 후스마 도어가 있었지만, 모두 개방 상태! 닌자슬레이어는 달린다! 달린다! 벽을 달리며 길을 굽어가자 요란한 어설트 라이플을 든 클론야쿠자가 두 명! "이얏-!" ""끄악-!?"" 스쳐 지나가는 형용으로, 양손의 춉에 목이 잘려 두 사람 동시에 즉사!

 목적지는 사령실! 닌자슬레이어가 노리는 바는, 이 해머 실린더 장치의 강제 셧다운이었다. 간도는 계획대로 기계실을 해킹해, 방어기구를 무력화했다. 하지만 자폭시키기엔 아직 부족하다. 이 거대 강철 파괴 악마의 심장부를 짓누른 후엔 뇌다! 뇌를 친다!

 부가- 부가- 부가!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계단을 단숨에 점프, 그 다음 플랫폼의 벽을 차며 반사 점프! 상층으로 돌입해서 복도를 삼연속 옆돌기, 그리고 뒤를 향해 7연속 백플립! ""끄악-!"" 가는 길에 마침 있었던 2인조 클론야쿠자가 목이 잘려 동시에 즉사!

 전속력으로 스프린트한 닌자슬레이어는 「コマンド커맨드」 라고 카타카나로 쇼도된 노렌 앞에서 급브레이크! 바닥이 선형으로 까맣게 그슬린다! 이곳이 사령실이다. 안에 닌자는 있나? 닌자슬레이어는 어떤 주저함도 없이, 노렌 속의 카본 후스마 도어를 걷어차 부수었다! "이얏-!"

 콰쾅! 카본 후스마 도어가 기역자로 꺾여 날아가다 사령실의 전략 테이블에 부딪혀 완전 파괴되었다. "아바바바밧!" "아바바바밧!" "아바바바밧!" UNIX 덱 하나 하나마다, 고꾸라진 채 경련하는 엔지니어가 한 사람씩! 관자놀이에서 LAN케이블이 뻗어 덱에 직결해 있다! 나무삼!

 그 불쌍한 엔지니어들을 일별한 뒤, 닌자슬레이어는 사령실 최심부에 있는 황금 비욘보 병풍 칸막이를 본다. 그곳에는 또 한 대의 UNIX가 있다. 지휘관권한의 덱이다. 그것을 강제적으로 셧다운하면 해킹으로 이미 무수한 미비가 발생한 시스템이 마찰을 일으켜, 이 거대장치는 자폭한다.

 하지만…… 닌자슬레이어는 그와 지휘관 덱의 사이에 있는 장애물을 노려보았다. 닌자의 등이다. 그에게 등을 향하는 모습으로, 진유색의 닌자가 아그라・메디테이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닌자슬레이어는 모든 기습에 대응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러자, 진유색 닌자는 천천히 유려한 동작으로 일어서서, 등을 돌렸다. 그리고 오지기했다. "도-모. 투르비용입니다.' 오지기 자세에서 복귀하면서, 그는 양손의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다리를 구부리는 독특한 카라테 자세를 취했다. 그 젊은 눈에 일순, 경악, 그리고 공포가 일렁였다. 하지만 그것은 한 순간에 누그러든다.

"그 멘포…… 네 이놈…… 닌자슬레이어=상." 진유색 닌자는 무감정하게 뇌까렸다. 닌자슬레이어는 아이사츠를 돌려준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투르비용=상. 그대의 그 다이아몬드・엠블럼. 자이바츠・섀도우길드의 닌자로군."

"두 말하면 잔소리다." 투르비용은 답했다. "나는 자이바츠・섀도우길드의 마스터 닌자다. 그리고 네놈이 이 만행의 주모자렷다, 닌자슬레이어=상. 소문이 틀리지 않은 야만적이고 흉흉한 악마로구나. 무슨 짓을 한 거지?" 부가- 부가- 부가! 경보음이 시끄럽게 계속 울린다.

"무슨 짓을, 이라고?" 닌자슬레이어는 주・짓수의 자세를 취했다. "무슨 짓을, 이라고 말했나, 투르비용=상?" "그러하다." 투르비용이 나무랐다. "이 초대형 굴착장치 베히모스는, 자이바츠・섀도우길드가 지향하는 이상사회의 머릿돌로써 쌓일 상징적 존재였다. 그것을 네놈이 짓밟은 것이다."

"과연, 그런 것이 해킹 하나로 발이 걸려 자빠질 줄이야. 그것 참 허접한 상징존재이기도 하구나, 꼬마야." 닌자슬레이어가 모욕했다. "이 거대한 고철 쓰레기는 무엇 하나 그 어리석은 음모도 결실 맺지 못한 채, 커다란 폐기물로 전락해 망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자이바츠 그 자체가 맞이할 운명이다. 그대들을 한 사람의 예외 없이 카라테・스크랩으로 만들어 주리라."

"무, 뭣이, 네놈…… 네놈은 무슨 유세를! 네놈 때문에! 네놈 때문에!" 투르비용은 기어코 격앙해서 소리질렀다. "네놈 때문에, 나는 다크닌자=상에게 낯을 들지 못하게 되었다! 죽어! 이얏-!" 공중회전 내려차기로 닌자슬레이어를 향해 덮쳐든다! "이얏-!" "끄악-!?"

 투쾅! 투르비용의 몸이 기역자로 구부러져 날아간 뒤, 벽의 전략지도에 부딪혀 튕겨나, 바닥에 부딪혔다. 닌자슬레이어는 폼・펀치를 내뻗은 몸을 진동시켜, 잔여 카라테 에너지를 재순환시킨다. 고우랑가! 이 얼마나 빠른 주먹인가! 투르비용은 눈 깜짝할 사이 복부에 강타를 받았다!

"끄아, 있을 수 없어. 내, 내가 이런..." 투르비용은 부들부들 떨며 일어나려고 버둥댄다. 코피가 흘러 바닥을 더럽힌다. "이런 천한 닌자에게……" "다크닌자라고 말했나?" 닌자슬레이어는 걸어서 간격을 좁혀 간다. "다크닌자=상이 이곳에 있는 것이냐. 말해라. 그리고 죽어라."


7

 천천히 다가가는 닌자슬레이어는, 투르비용이 무언가 반격을 시도한다면 그 즉시 한번 더 타격을 때려넣어줄 셈이었다. 다크닌자의 이름을 들은 그의 뉴런은 증오의 열을 띠며 가속하고 있었다. 지금이라면, 그 예리해진 닌자 제육감으로, 1초 후의 일까지도 예지할 수 있을 것이다.

 투르비용이 젊기에 가진 위태로움, 그리고 악취를 방불케 하는 고고한 프라이드를 즉석에서 간파한 닌자슬레이어는, 매도로써 그 판단력을 무너뜨리려 했다. 필경, 방에 들어왔을 때 하고 있었던 아그라도, 억지로 자신의 혈기를 죽이려는 노력이었으리라. 그 노림수은 실제 유효했다.

 그는 우카츠불찰하게도 스스로의 카라테를 버리고, 닌자슬레이어에게 무모한 공격을 건 것이다. 거기다, 닌자슬레이어에게 있어 유익한 다크닌자의 이름을 드러내었다! "역시 다크닌자=상은 자이바츠 내로 파고들었나. 그는 어디에 있지? 말해라. 말하면 고문치 않고 카이샤쿠해주마."

"……!" 투르비용은 코피를 닦고 닌자슬레이어를 올려다보았다. 그 자신도 스스로의 우카츠를 통감하고 있었다. "거, 걱정치 않아도, 다크닌자=상은 네놈을 죽일 것이다. 곧이다. 금방이다. 네놈이 그 분을 찾을 것 없다. 그 분이 네놈을 쫓아 사냥하실 것이니. 허나!" "이얏-!" "이얏-!"

 투르비용의 도탄바벼랑 끝의 반격을 감지한 닌자슬레이어가, 한 발 앞서 그의 목을 발차기로 잘라버리려 한다! 투르비용은 일어서서 오른손으로 춉을 크게 휘두른다. 손바닥이 위를 향한 다소 기묘한 모습이다. 닌자슬레이어의 발차기가 투르비용의 측두부를 직격! 그러나! 오오, 보라!

 투르비용의 춉이 닌자슬레이어의 다리를 옆에서 때린다. 그래봐야 한 발 늦은 타격이다. 투르비용의 목은 그대로 꺾이거나 절단되는 것이 물리적 귀결이다! 하지만 그리 되지 않는다! 삐걱! 삐걱! 관절이 삐걱이는 수수께끼의 소리가 투르비용의 신체를 잔물결처럼 돌고, 그 신체는 기묘하게 흔들린다!

"누웃!?" 닌자슬레이어는 걷어찬 발에서 전해지는 반동이 너무 가벼워 곤혹했다. 흡사 「노렌을 밀다」라는 코토와자 그 자체다. 재차 타격을 내뻗으려 하지만, 다음 동작에 살릴 반동을 얻을 수 없다…… 그리고 투르비용의 자세 복귀가 왜인지 앞서 있다! 목도 무사하다! "이얏-!"

"끄악-!?" 급소지르기를 맞고, 닌자슬레이어가 쳐날려진다! 그는 백플립을 펼쳐 다운을 회피, 전략 테이블 위에 무릎을 대고 착지했다. 투르비용은 양쪽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허리를 낮춘 독특한 자세를 취했다. "……허나, 이곳에서 죽는 것은 내가 아닌 네놈이다, 닌자슬레이어=상!"

 고우랑가! 이 불가사의한 무브먼트야말로, 그를 겨우 19살의 나이에 자이바츠의 마스터 위계로 이르게 한 이스케이프먼트・짓수! 그 비밀은 관절에 있다. 공격을 받은 직후에 상대의 신체를 치고, 거기에 무언가 미세한 관절기동을 행함으로써, 충격력을 바깥으로 흘려버리는 것이다. 신기함!

 마치 버드나무 가지를 찬 듯한 감각…… 닌자슬레이어는 경계했다. 우카츠하게 공격을 냈다간 치명적인 반격을 받게 되리라. 투르비용은 독특한 자세를 취하며, 서서히 닌자슬레이어에게 접근한다. 어떡하지?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 닌자슬레이어!

"이얏-!" 전략테이블 위의 닌자슬레이어를 향해, 투르비용이 수리켄을 투척! "이얏-!" 닌자슬레이어도 무릎 앉아 자세인 채로 수리켄을 던진다. 수리켄끼리 정면에서 부딪혀 공중에서 분해 소멸! "이얏-!" 그 틈에 접근한 투르비용이 하단돌려차기로 전략테이블의 다리를 파괴!

"이얏-!" 사령실의 높은 천장까지 회전 도약한 닌자슬레이어는 아래의 투르비용을 향해 수리켄을 연속 투척! "이얏-!" 투르비용도 수리켄을 던지며 굴러서 닌자슬레이어의 착지점에 앞질러간다. 전투센스가 실제 탁월! 닌자슬레이어에게 좋지 않은 전개다!

"이얏-!" 낙하하면서 닌자슬레이어는 연속으로 발차기를 휘두른다. 투르비용은 재빨리 이스케이프먼트・짓수의 자세로 이행, 이를 요격했다. "이얏-!" "이얏-!" 삐걱! 삐걱, 삐걱, 삐걱…… 어깻죽지에 꽂힌 토비게리날아차기의 충격이 잔물결을 방불케 하듯 투르비용의 신체를 통과!

 쩍! 투르비용이 디딘 바닥에 균열이 간다! 투르비용, 무상처! "이얏-!" 반격의 어퍼 장타가 덮쳐든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착지와 함께 상반신을 가라앉혀 그것을 피한 뒤, 그대로 상단 돌려차기를 날린다. 이것은 카포에라에서도 볼 수 있는 카라테 와자, 메이아 루아 지 꼼빠쑤다!

 삐걱! 투르비용의 측두부와 한쪽 팔이 이것을 받는다! 충격은 진동이 되어 투르비용의 어깨로, 옆구리로, 허리로, 장딴지로, 그리고 바닥으로! 역시 투르비용, 무상처! 닌자슬레이어는 개의치 않고 회전을 계속해, 2연속으로 메이아 루아 지 꼼빠쑤를 펼친다! "이얏-!"

 삐걱! 투르비용의 측두부와 한쪽 팔이 이것을 받는다! 충격은 진동이 되어 투르비용의 어깨로, 옆구리로, 허리로, 장딴지로, 그리고 바닥으로! 역시 투르비용, 무상처! 닌자슬레이어는 개의치 않고 회전을 계속해, 3연속으로 메이아 루아 지 꼼빠쑤를 펼친다! "이얏-!"

 삐걱! 투르비용의 측두부와 한쪽 팔이 이것을 받는다! 충격은 진동이 되어 투르비용의 어깨로, 옆구리로, 허리로, 장딴지로, 그리고 바닥으로! 역시 투르비용, 무상처! 닌자슬레이어는 개의치 않고 회전을 계속해, 4연속으로 메이아 루아 지 꼼빠쑤를 펼친다! "이얏-!"

 삐걱! 투르비용의 측두부와 한쪽 팔이 이것을 받는다! 충격은 진동이 되어 투르비용의 어깨로, 옆구리로, 허리로, 장딴지로, 그리고 바닥으로! 역시 투르비용, 무상처! 닌자슬레이어는 개의치 않고 회전을 계속해, 5연속으로 메이아 루아 지 꼼빠쑤를 펼친다! "이얏-!"

 삐걱! 투르비용의 측두부와 한쪽 팔이 이것을 받는다! 충격은 진동이 되어 투르비용의 어깨로, 옆구리로, 허리로, 장딴지로, 그리고 테이블에 뻗어 있던 엔지니어로! "아바바바밧-!?" 역시 투르비용, 무상처! 닌자슬레이어는 또다시 회전! "이얏-!"

 삐걱! 투르비용의 측두부와 한쪽 팔이 이것을 받는다! 투르비용의 관절이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진동한다. "아밧-!?" 아까의 엔지니어가 또 충격을 전달받아 의자에서 공중으로 날려갔다! "몇 번을 하든 똑같다! 이얏-!" 파고들며 찌르는 정권이 어느새 닌자슬레이어를 덮친다!

"끄악-!" 닌자슬레이어는 돌려차기와 돌려차기의 연결 동작 도중 정권 지르기의 인터럽트를 받아, 늑골에 정밀한 타격을 입었다. 옛날, 자기자신을 강철화하는 짓수를 가진 닌자를, 닌자슬레이어는 결단코 중단되지 않는 타격 연타로써 억지로 죽인 적이 있다. 하지만 투르비용에게는 그 시어리(Theory)가 통하지 않는다!

 거기에, 그 정권 지르기는 기묘했다. 투르비용은 닌자슬레이어에게 내뻗은 주먹을 빼지 않고, 주먹을 닿게 한 채로,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었다. 삐걱, 삐걱, 삐걱…… 투르비용의 전신의 관절가동음이 주먹을 거치고, 닌자슬레이어의 뼈를 거쳐서 불가사의한 메아리를 울린다. 직후! "끄악-!"

 닌자슬레이어는 돌연 와이어로 당겨진 것처럼 회전하며 쳐날려져, 벽에 부딪혔다! 달인! 마치 매직! 하지만 이것은 카라테다! 이스케이프먼트・짓수를 공격에 전용한 변칙적 원・인치・펀치이다! "격의 차이를 보여주마! 격의 차이를!" 투르비용이 으르렁거리며 외친다!

"이얏-!" 벽을 미끄러져 내려오며 닌자슬레이어는 재빨리 반격을 개시! 수리켄의 연속투척이다! 열 장, 스무 장, 서른, 마흔, 쉰! "수리켄이라면 나의 이스케이프먼트・짓수가 통하지 않을 거라고 본 것이냐? 그렇다면 가르쳐주겠다. 그럴 일은 없다!" 투르비용은 예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발을 떼지 않는 걸음으로 미끄러지듯 전진!

 삐걱, 삐걱, 삐걱, 삐걱! 오오, 이 무슨 일인가! 투르비용이 손바닥으로 받은 무수한 수리켄은 그 손에 도달하자마자 추력이 제로가 되어, 수직으로 팔랑팔랑 낙하한다. 충격은 투르비용의 신체를 거쳐 발치로 빠져나가, 바닥에 금이 가게 한다…… 투르비용이 벽가에 선 닌자슬레이어에게 덮쳐든다!

 이것은 실제 강적! 수리켄을 던지며 닌자슬레이어는 혀를 찼다. 추정되는 실제 나이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세련된 카라테. 하지만…… 그렇다면, 그렇기에! 지금 이 곳에서 성장의 싹을 솎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곳에서 놓치면 더욱 강대한 적이 되어 닌자슬레이어를 가로막게 되리라. 기필코 죽음을!

 그 때다! 부가- 부가- 부가…… 쿠-웅. 경보음이 돌연 멎고, 붉은 경고등이 정상화되었다! 「시스템 리버커리 중점이와요.」 울려오는 마이코 음성. "뭣이……" 닌자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투르비용은 전진하며 우쭐댄다. "네놈의 흉계도 이제 끝장이구나. 기관실의 쥐새끼가 잡힌 것이다."

 "……!" "그래. 다크닌자=상의 왕자(王者)적 결단력, 그리고 리더십이다! 이 정도의 액시던트는 그 분이 최적의 행동으로 숨쉬듯 해결……" 투르비용의 말을 다시 나오는 마이코음성이 덮는다. 「실제 이머전트인. 본 해머 실리더 기구를 강제 기동하겠사와요.」

"이얏-!" 닌자슬레이어가 덤벼든다! 한 번에 열 장의 수리켄을 샷건을 방불케 투척! 그리고는, 이 눈을 어지럽히는 수리켄의 그늘에 숨듯, 슬라이딩 태클을 한다! "꼴 같지도 않구나, 닌자슬레이어=상!" 기습에 대응하기 위해 전격적 속도로 수리켄을 무력화하며, 투르비용은 소리친다.

(그런데…… 강제기동이라고?) 투르비용은 살짝 곤혹했다. 마이코 음성이 이어진다. 「해머 실린더 강제기동과 함께, 본 시설은 자폭가능성 중점, 지반의 파쇄와 함께 실린더 장치의 손괴, 화약류의 유폭 중점. 작업자, 오퍼레이터 여러분들께서는 각오하고 하이쿠를 읊으시와요. 카라다니키오츠케테네몸조심하시길.」

(뭐!?) 투르비용의 뉴런이 가속하고, 사고가 흩어져 날아갔다. (다크닌자=상!? 대체 이건 무슨 일입니까? 각 기동부의 접합 및 용접이 아직 불완전한 지금, 갑자기 실린더를 기동하면……) 해머 기구는 지반을 관통 및 파괴하고, 당초의 목적은 확실히 달성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파괴된 시스템을 처음부터 고치려면 공사 기간이 늘어진다…… 지반파괴의 목적을 무사히 달성하고자, 난폭하게 타임 이즈 머니한 것인가? 이 시설을 철의 관짝으로 바꾸어…… 투르비용의 몸도 이 파괴에 휘말리도록? "버려졌군. 도마뱀 꼬리 자르기인가." 악마를 방불케 하는 닌자슬레이어의 속삭임!

 그 순간, 닌자슬레이어의 슬라이딩 태클이 투르비용의 양쪽 다리에 얽힌다! 관절기다! 우카츠! 하지만 미세한 의심이라는 상처를 무자비하게 잡아서 벌린 닌자슬레이어의 그 단정은, 미숙한 그의 의식을, 다크닌자를 향한 숭배를 더럽히고 있었다! "거짓말이야!" 투르비용은 소리질렀다. 그리고 관절기를 풀려 한다!

 확실히 투르비용의 이스케이프먼트・짓수는 잡기 기술, 특히 관절기에 대해서는 유효하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그 자신도 무겁게 자각하고 있었기에, 매일, 주 짓수와 코만도 삼보의 트레이닝을 빼먹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기에 투르비용은 닌자슬레이어…… "이얏-!" "에? 끄악-!?"

 페인트! 투르비용이 닌자슬레이어를 짓뭉개려고 주먹을 치켜올린 그 때, 이미 닌자슬레이어는 다리 붙들기를 풀고, 무릎 앉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일련의 세트 플레이였던 것이다. 그리고 비스듬히 위로 올려치는 주먹이 투르비용의 턱을 직격! 떠오르는 투르비용의 신체!

"끄, 끄악-!?" 의식 바깥에서 날아온 폼폼 펀치를 먹은 투르비용은 테이블보다도 다소 높은 고도로 띄워져, 허둥댄다. 낙하까지는 불과 1초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사선(死線)! 천장에 부딪히지도 않는 그 어중간한 고도는 닌자슬레이어의 절묘한 카라테 컨트롤이 낳은 것이다! "……닌자에게 죽음을."

 투르비용의 뉴런은 불탈 정도로 반짝이며, 손을 뻗어야 할 곳을 찾았다. ……틀렸다. 이 다음 틀림없이 날아올 치명적인 일격…… 그 충격력을 이스케이프먼트・짓수로 흘러가게 해, 전가할 대상이 없다! 벽이 없다! 바닥도 없다! 천장도 없다! 즉, 투르비용에겐 기댈 것이 없다! 불안정한 공중이다!

 투르비용의 시야에서 현세가 홱 날아가고, 허공에 자신의 짧은 인생이 주마등・리콜한다. (나는 죽는 것인가? 이대로 하층의 쓰레기벌레들과 뒤섞여서, 이 실린더 장치의 잔해에 휘말려 죽는 건가? 다크닌자=상, 어째서 이런 일을?…… 죽고 싶지 않아! 아직 죽고 싶지 않아!)

(다크닌자=상은 어째서? ……임무다, 임무가 모든 것이다. 투르비용은 조직의 첨병. 조직의 대목적과 일개 첨병의 목숨 중 어느 쪽이 중요한가? 대답은 자명하다! 지반은 방해 속에서도 예정대로 분쇄되어, 코훈 유적으로 향하는 길이 열리리라. 그래, 기뻐해야 해! 자이바츠 반자이! 다크닌자=상! 반자이!)

 길드, 그리고 다크닌자에게 영광 있으라. 망설임은 사라졌다. 이후, 투르비용은 운명에 저항하려 했다. 닌자슬레이어가 공격을 내뻗는다면, 그 임팩트의 순간에 그 충격력을 돌려줘야 한다…… 닌자슬레이어 자신의 신체로!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인가? 모른다. 하는 거다! 어떻게든 하는 거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순간적으로 수리켄 네 장을 동시에 투척했다. "끄악-!?" 투르비용의 양쪽 팔꿈치, 양쪽 무릎에 수리켄이 박힌다! 이제 대미지를 흘려낼 곳이 없다! 나무아미타불! 희망은 덧없이 부서졌다! 그리고 닌자슬레이어가 도약……! "이얏-!" "끄악-!"

 닌자슬레이어의 쏘아 꿰뚫는 듯한 토비게리가 공중에 뜬 투르비용을 역방향으로 차올려, 일격에 쳐부쉈다. 몸이 새우처럼 휘어진 투르비용은 윗쪽을 향해 똑바로 걷어차여, 천장에 바운드한 뒤, 낙법도 취하지 못하고 바닥에 처박혔다. 닌자슬레이어는 그 머리를 발로 짓밟았다. "하이쿠를 읊어라."

"……아밧……" 멘포에서 피거품이 흘렀다. 닌자슬레이어는 무감정히 그것을 내려다 본다. 투르비용은 발목을 붙잡으려 했지만, 해내지 못했다. 그리고 말을 짜내었다. "닌자의 사회…… 황금의 시대가 막을 열었다." "이얏-!" "사요나라!" 닌자슬레이어는 무자비하게 머리를 걷어차 부숴버렸다.

"……막이 열리게는 못한다." 닌자슬레이어는 뇌까렸다. 그리고 관리자 덱에 조속히 다가간다. 등뒤에서 투르비용의 사체가 폭발사산했다. 후지키도의 가슴 속에, 이 어린 닌자에 대한 동정은 있었을까? 죽임당한 아들, 토치노키를 겹쳐본 것은? 그는 말없이 덱을 조작한다……

 키를 불과 한 번 펀치하는 것만으로, 모니터에 클로즈업되는 「데키마센(할 수 없습니다)」의 문자. 그 다음 「최고권한자에 의한 강제기동명령을 이미 받은」. 화면의 하부에는 「36089」라는 숫자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보고 있는 순간에도, 그 숫자는 실제 엄청난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부가- 부가- 부가-! 아까와는 다른 종류의 얼럿(Alert)이 울려퍼진다.

"기관실……!" 닌자슬레이어는 사령실 안을 재빨리 둘러보았다. "이얏-!" 전략 테이블을 춉으로 분쇄하고, 안에서 굴러나온 내용 불명의 마키모노 두 개, 누군가의 사진이 붙은 이력서, 플로피 디스크 한 장을 재빨리 품에 넣는다. 2초 후, 이미 사령실 안에 닌자슬레이어의 모습은 없었다.


◆◆◆


"……그래서, 나는? 이 커-다란 관짝과 같이 매장이야?" 간도는 다크닌자를 올려다봤다. 양쪽 팔은 어깨의 관절이 탈구되어 뒤로 묶인 채, 아그라하고 있다. 기관실 내에는 탄흔이 몇 발. 바닥에는 49매그넘 두 정. 모니터는 줄어드는 숫자를 냉철히 표시하고 있다. 다크닌자는 팔짱을 끼고, 간도를 내려다본다.

"최소한 여기에서는 죽이지 않는다. 여기에서 신문할 시간은 없다…… 보고 있는 대로 말이다." 모니터의 숫자를 턱짓으로 가리킨다. "너는 교토성으로 데려가겠다." "그것 참 고맙군그래." 간도는 입끝을 비틀며 웃었다. "근사한 소풍날이 되겠군. 것보다 팔이 무지 아픈데……" "그렇겠지." 다크닌자는 끄덕였다. 끄덕였을 뿐이다.

"이봐, 그, 왜 또 최하층까지 격벽을 뚫는 거야? 거 꽤나 난폭한 짓이다만……" "침입자는 너 혼자가 아니다. 슬래셔 역은 사령실이냐." "뭐, 그런 게 아니려나." 간도는 대꾸했다. "여기에서 잡담해도 되는 거야?" 부가- 부가- 부가-! "저 보라고. 우리의 패배라는 거잖아. 나도 알고 말고."

"슬래셔 역인 닌자는?" "닌자? 에? 닌자라고?" 간도는 웃었다. "닌자 왜?" "어디의 닌자지?" 다크닌자는 말상대를 해주지 않는다. 흡사 차가운 머신 같다. 간도는 정색했다. "……짚이는 데라도 있는 거야? 자이바츠에 반항하는, 광기에 넘친 닌자라거나." "……"

 다크닌자는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나직이 말했다. "투르비용=상은 죽었나." "에?" 그러더니 간도를 일별하고는, 노렌을 걷으며, 복도로 나갔다.

 기관실에서 복도로 나간 다크닌자가 옆을 향하자, 그 시선 너머에는 닌자 한 명이 서 있었다. 불길한 검붉은 장속. 공포를 부추기는 문자로 「」「」이라고 돋을새김된 멘포. 그 닌자는 다크닌자를 향해 오지기를 했다. "도-모, 다크닌자=상. 닌자슬레이어입니다."


8

 기관실에서 복도로 나간 다크닌자가 옆을 향하자, 그 시선 너머에는 닌자 한 명이 서 있었다. 불길한 검붉은 장속. 공포를 부추기는 문자로 「」「」이라고 돋을새김된 멘포. 그 닌자는 다크닌자를 향해 오지기를 했다. "도-모, 다크닌자=상. 닌자슬레이어입니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상, 다크닌자입니다." 다크닌자는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아무리 지금까지 거듭 서로를 죽이려 해왔던 원수끼리라 할지라도, 닌자의 이쿠사 배틀에서 아이사츠는 절대적인 예의이다. 고사기에도 그렇게 쓰여 있다. 가능한 빨리 아이사츠를 건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얏-!" 다크닌자의 아이사츠가 끝난 순간, 먼저 덤벼든 건 닌자슬레이어다. 접근하며 돌려차기! 무섭기 짝이없는 결단적 공격 리치! 다크닌자는 최소한의 카라테・더킹으로 이것을 피한다. 그때 그의 휴대IRC 변환통신기가 울렸다. 삐리리리!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춉을 휘두른다. 노도의 연속공격이다! 다크닌자는 비스듬히 서서, 한손으로 이 연속 춉 공격을 흘려보내 간다. 흘려보내며 다른 쪽 손으로 품에서 통신기를 꺼내, 통화! "도-모, 다크닌자입니다." "이얏-!" "이얏-!" "이얏-!"

"……도착했나. 알았다. 우미노=상은 그대로 보호하고 있어라. 나도 좀 이따 그쪽으로 합류하겠다." "이얏-!" "이얏-!" "이얏-!" "……아니, 별 것 아닌 전투다. 그럼 이따 보지." "이얏-!" "이얏-!" 다크닌자는 통신기를 넣고, 양손을 사용해 타격전으로 응전!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양자의 양손에서 펼쳐지는 춉 응수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서로에게 부딪히고, 주위에 충격파를 발생시킨다. 맨손의 카라테에 담긴 와자마에는 호각지세인가? "어-이! 닌자슬레이어=상! 나는 이 안이야! 구속돼 있어." 기관실의 노렌 안에서 간도의 목소리!

"간도=상." 다크닌자의 어깨 너머로, 기관실을 향해 닌자슬레이어가 답했다. "살아있었나." "이얏-!" "이얏-!" "좀 도와줘! 그쪽 일이 진정되고 나서도 상관없으니까. 그리고, 여기는 이제 곧 무너질 거야! 그 녀석은 아는 사람이야?" "원수다. 이얏-!" "이얏-!" "이얏-!"

 다크닌자의 오른손이 등 뒤의 닌자소드의 손잡이로 뻗어간다. "이아이!"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순간적으로 브릿지! 곧 위를 치명적 참격이 통과!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브릿지 자세로 발차기를 날려 다크닌자의 배를 노린다! "이얏-!" 다크닌자는 백플립으로 회피!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수리켄을 20연속 투척! "이얏-!" 다크닌자는 닌자소드를 고속으로 휘둘러 20장의 수리켄을 전부 쳐서 떨군다! 그대로 몸을 낮춰 카타나 전투의 자세를 취한다! "데스・베기를 쓰려는 거냐." "그것에는 벳핀이 필요하다." 다크닌자는 솔직히 밝혔다.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 소드를 수평히 갖추고, 다크닌자가 내딛는다. 닌자슬레이어는 주・짓수의 자세를 깊게 했다. 부가-! 부가-! 경보음이 울려퍼진다. "서둘러, 닌자슬레이어=상. 실제 안 좋아! 기동명령을 캔슬해야 돼!" 간도의 비명!

 그 말대로다. 생각해 보면, 예전 토코로자와・필러에서 있던 전투는 30분을 넘어간 장기전이었다. 실력의 길항이 그런 정체를 부르고 만 것이다. 그때의 교착을 깬 것은 다크닌자의 데스・베기였다. 그 상처의 아픔…… 그리고 수수께끼의 가면 닌자에 의한 전투 방해……! 그 때와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이얏-!" 닌자슬레이어가 뛰어들었다! 이 일격으로 결말을 내려는 것이다. 도약한 닌자슬레이어는 공중에서 거의 수평하게 되어서는, 회전하며 다크닌자를 강습한다! 다크닌자는 냉정하게 닌자소드를 든다. 실제 위험! 데스・베기가 없어도 그의 신속의 칼끝은 무기를 가리지 않는 것이다!

"이아이!" 다크닌자는 닌자소드를 크게 휘두른다! 그리고 그 무브먼트는 닌자슬레이어의 예측범위 내! 그는 회전하며 칼날을 양쪽 손바닥으로 끼웠다! 고우랑가! 이 무슨 닌자 반사신경인가! 실제 승부가 났다! 아니, 아직이다. 보라! 다크닌자는 닌자소드에서 즉시 손을 떼고 있다!

 그렇다. 다크닌자는 임팩트의 순간, 스스로 카타나에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바카 같은! 이 또한 다크닌자가 상정한 세트플레이였다는 것인가? 한 수 위! 카타나를 빼앗으려 한 닌자슬레이어의 책략은, 붓다의 손바닥을 헤맨 매직 몽키 사고에 지나지 않았던 것인가!?

"이얏-!" 카타나를 빼앗은 닌자슬레이어가 회전하며 내뻗은 발차기를, 다크닌자는 맨손으로 받는다. 그리고, "이얏-!" 찬 발의 아킬레스건을 붙잡으며, 업어치기를 방불케 하듯 바닥에 메쳤다! "끄악-!" 다크닌자는 놓치지 않는다! 닌자슬레이어에게 마운트를 취했다! 위험함!

 닌자슬레이어는 저항했다. 그러나 위를 잡은 다크닌자의 마운트는 실제 엄혹하다. "이대로 죽여주지." 주먹을 들어올린다! "이얏-!" 오른쪽 파운드!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간신히 가드! "이얏-!" 왼쪽 파운드! "이얏-!" 간신히 가드! "이얏-!"

"이얏-!" 파운드! "이얏-!" 가드! "이얏-!" 파운드! "이얏-!" 가드! "이얏-!" 파운드! 가드가 풀린다! "끄악-!" 다크닌자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단숨에 밀어붙인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누우웃!?" 다크닌자가 눈을 크게 뜬다. 얻어맞은 닌자슬레이어가 다크닌자를 노려보는 그 안광! 그리고, 계속 얻어맞아 찌부러진 멘포가, 자글자글 소리를 내며 단숨에 복원되는 것이 아닌가! 무서움!

"이것은..." 다크닌자는 닌자슬레이어를 내려다본다. 복원된 멘포는 이전보다도 사위스러움 폼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상관 않고, 그는 지금까지 이상으로 지옥을 방불케 하는 기세로 라이트 파운드를 내려친다! "이얏-!" "이얏-!" "끄악-!?" 고…… 고우랑가! 얻어맞은 것은 다크닌자다!

 그것은 크로스카운터! 마운트된 상태에서 닌자슬레이어는 왼손으로 마주 때린 것이다. 그것도 다크닌자가 무심코 몸을 젖힐 정도의 위력! 물리법칙의 한계에 도전하는 펀치이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일순의 틈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다크닌자의 장속을 붙잡아, 뒤로 집어던졌다!

"끄악-!" 그 그래플링은 주・짓수의 오의, 토모에나게다! 토모에란 법(질서)과 혼돈이 길항하는 신비적 순간을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다크닌자를 집어던지며 일어난 닌자슬레이어의 사위스러우면서도 이성을 남겨둔 아트모스피어, 실제 토모에를 방불케 하고 있지 않은가! 심볼릭(symbolic)!

"다크닌자=상." 닌자슬레이어의 붉은 안광이 다크닌자를 쏘아본다. "가족의 원수." "오바케(망령) 놈이." 다크닌자는 무감정히 뇌까리며, 쿠나이・다트를 역수로 쥐었다. "네 속의 그 사악존재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필경, 비뚤어진 오바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너에게 『자격은 없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번개를 방불케 돌진하며 춉 찌르기를 내뻗는다! 다크닌자는 비스듬히 몸을 젖혀 그것을 회피! 그 동작에서 자연스럽게 쿠나이・다트로 벤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몸을 숙여 비키며 회전, 그 기세로 다크닌자의 명치에 지옥을 방불케 하는 정권 지르기를 때려박는다!

"끄악-!" 나무삼! 다크닌자는 명치에 온 힘이 담긴 펀치를 맞고 기역자로 구부러진다! 닌자슬레이어는 반대쪽 손으로 또다시 혼신의 찌르기를 명치에 때려박는다! "이얏-!" "고밧-!" 다크닌자는 구토! 멘포호흡구에서 위액이 넘친다! 이 무슨 처절한 이쿠사 배틀인가!

 닌자슬레이어는 또다시 공격을 밀어붙인다! 그 자신, 내면의 힘이 끌어내어진 이유는 생각나지 않는다…… 아니, 아니다! 이유는 명백하지 않은가! 가족의 원수를 눈앞에 둔 증오다! 다크닌자! 스고이타카이・빌딩! 후유코! 토치노키! 증오가 뉴런의 후톤 이불에서 자던 나라쿠・닌자와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닌자슬레이어는 초조함을 느꼈다. 나라쿠・닌자의 의식은 없다. 이 힘은 돌연히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온천의 옆에서 조금씩 스며나오던 탕이, 순식간에 고갈되듯이…… 결국 이것은 불완전한 힘이 아닐까? 그래서 그는 서두른다. 이 공격 기회를 놓치면 끝장이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난타! 난타이다! 닌자 코테가 변형되고, 주먹에서 피가 뿜어진다. 하지만, 아까 멘포처럼 복원되지는 않는다. 나라쿠의 화염이 불타지도 않는다! 계속해서 때린다! "이얏-!"

 퍽…… 주먹이 멈추었다. 멈춘 것은 다크닌자이다. 다크닌자의 손바닥이 주먹을 멈추고, 밀어내고 있다. "……시간 초과다. 닌자슬레이어=상." 그리고 경보음이 울리던 것을 멈추고, 마이코 음성이 선고했다. 「시간이와요. 아리가토고자이마시타.」

 그 순간, 지진을 방불케 하는 진동이 바닥을 달린다! "안 좋아…… 안 좋다고!" 기관실에서 간도가 큰 소리로 떠든다. "실패론 안 끝나! 생매장이다!" 닌자슬레이어는 자유로운 쪽의 손에 힘을 실어, 이글의 발톱을 방불케 하는 자세를 취했다. 지금이라면! 지금이라면 다크닌자를 쓰러뜨릴 수 있다…… 길동무로 삼으면…… 같이……!

(……죽여라……후지키도……지금 바로 죽여라……) 뉴런의 깊은 바닥에서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짖궂게도, 그 목소리가 도리어, 그로 하여금 자신을 되찾게 만들었다. "우오오오-!" 다크닌자를 붙잡고, 복도의 구석을 향해 집어던진다! 다크닌자는 공중에서 회전해 밸런스를 잡고, 착지!

 다크닌자는 닌자슬레이어를 일별하고는,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에게 있어서도, 전속력으로 탈출하지 않으면 해머 실린더 시설의 강제기동에 의한 자폭에 휘말릴 정도의 이머전시인 것이다! "으오오오-아아아아아!" 닌자슬레이어는 포효했다. 그리고 기관실로 뛰어들었다.

"어허어허어허! 야바이야바이야바이! 야바이야바이야바이야바이하다고!" "이얏-!" 닌자슬레이어가 테이블 다리의 구속을 춉으로 파괴했다. 간도를 묶어 고정시키던 것이었다. "다음은, 미안한데 양 팔이! 어깨가 빠져 있거든. 뛸 수 있을지 이거……" "이얏-!" "끄악-!" "이얏-!" "끄악-!"

 나무삼! 닌자슬레이어는 간도의 좌우 어깨와 팔을 잡아, 각각 일격에 관절을 끼워맞춘 것이다. 주・짓수의 마스터는 신비적인 치유의 손길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 심약한 자는 기절할 정도의 거친 치료! "부…… 붓다 퍽…… 고맙구만…… 이런 씨, 가자! 가자고!"

「초격…… 업……」 쿠구구구구, 시설 전체가 떨리며, 삐걱인다! 닌자슬레이어와 간도, 두 사람은 거의 구를 듯이 달린다. "느리다!" 닌자슬레이어는 간도를 돌아보더니, 2미터에 가까운 거체를 자랑하는 그를 억지로 들어올려, 산적을 방불케 하듯 들처메었다. "야이 씨! 또 이거냐!" 간도가 소리질렀다.

「……다운.」 무자비한 마이코 음성과 함께, 파멸적 굉음이 울려온다! 카붐-! 즈크라-크(zgraaak)! 천지가 울리며 진동하고 계시록을 방불케 하는 파괴음이 사방팔방에서 날아든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달린다! 달린다! 달린다! 달린다! 달린다! "「제2격…… 지직………… 지직...」 카붐-! 즈그라-크!


◆◆◆


 그때, 제13층, 무덤 위의 배치 센터 앞 광장에서 이자가 붙은 급식을 받으러 줄을 서 있던 노동자들은 보았다……저 먼치에 보이는 악몽적 실루엣…… 최근 들어 눈 깜짝할 새에 건조된 거대한 제철소를 방불케 하는 건물이, 멀리에서도 알아볼 정도로 진동하고, 위의 격벽을 뚫고 올라가 있던 기둥형의 타워가 수직으로 가라앉는 것을.

 직후, 그들이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대지가 흔들리고…… 배급 미소 스프의 통냄비가 쓰러지고, 그리고 가라앉고 있었던 거대한 기둥은 다시 솟아올라…… 이번에는 배 이상의 속도로 다시 수직낙하했다. 건조물의 이곳저곳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뭉게뭉게 흙먼지가 올라오고 있었다. 대지가 갈라지고, 멀리에서도 바로 알아볼 수 있는 균열이 넓어져 간다.

 무덤의 위에서, 그들 무관계한 노동자들이 마른침을 삼키며 지켜보는 가운데, 거대 건조물은 와르르 무너지며 찌부러져 가다가, 낙하한 기둥이 구멍을 뚫었는지 절구 형상의 사면과 그 중심의 동그란 심연으로 빨려들어갔다. 상공으로 1기의 헬리콥터 같은 것이 날아올라 금세 멀어져 갔지만, 그것을 알아챈 사람은 없었다.


◆◆◆


 교토성, 알현실.

 사악한 고대 닌자 헬레니즘 양식의 돋을새김 조각과 몰약의 연기, 노예 게이샤가 한마음으로 뜯는 오코토의 소리, 그리고 몇 명의 예사롭지 않은 달인・아트모스피어를 띠는 닌자들이, 개선자를 맞이한다. 즉, 다크닌자를.

"허-, 허-, 허-…… 고생 많았구나, 다크닌자=상." 언제나처럼 수수께끼를 방불케 하는 노렌으로 모습이 가려진 로드・오브・자이바츠가 무릎 위의 바이오 세 꼬리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치하했다. 그 곁에 선 몸집 작은 닌자가 음침한 시선을 던진다. 파라곤이다. "그야말로 말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자로군요."

 파라곤은 다크닌자를 계속 바라보며 칭찬했다. "침입자에 의한 공작이 분명해지자마자 즉석에서 우선순위를 정리, 시설의 자폭도 불사하고 굴착을 결행한 그 판단력. 비범. 대단한 일을 해냈지 않은가. 엘리베이터 건조 건의 진척은 어떤가?" "이상없습니다." 다크닌자는 대답했다. "그렇기는 합니다만, 신경쓰이는 것이."

"아뢰거라." "닌자슬레이어." 다크닌자는 즉답했다. "놈의 사체가 확인되지 않았나이다. 그 붕괴에 휘말려 얌전히 죽어줄 약적이 아닌 것도 명백. 저의 실수이옵니다." 다크닌자는 그윽하게 고개를 숙였다. "음-허-허-허-……되었다. 쇄사(쓸모없고 사소한 일)로다." 로드가 잘라말했다.

"삼신기는 그야말로 코앞에 있다." 파라곤이 말했다. "이겨서도 멘포를 확인하라. 미야모토・마사시도 그렇게 말했지. 앞으로도 그 충성과 고결한 실행력으로써 길드의 번영에 공헌하라, 다크닌자=상." "요로콘데-!" 기둥 옆에 선 닌자, 이그조스천은, 그런 다크닌자를 지긋이 응시한다……


◆◆◆


 두쿵! 우웅……웅……웅……웅…… 상승하는 리프트. 그곳에 탄 노동자는 듬성듬성하다. 무릎을 안고 앉거나 난간에라도 기대어 무기질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속에서, 대단히도 초췌한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트렌치코트에 헌팅 캡, 한 사람은 190센티의 장신으로 거북한 듯 보이는 백발의 사내다.

 웅……웅…… "뭐어……거 뭐냐. 일단 살고 볼 일이지." 간도는 츄잉・즈바리를 씹으며, 무뚝뚝하게 말했다. "원수는 그 녀석 한 명이 아닐 거 아냐. 거기서 죽을 필요는 없었다, 이 말이야." "……" 닌자슬레이어는 무언이다.

"아니면 그거야? 결국 14층의 녀석들이 구조되지 못한 것에 분한 거냐고." "……" "우리야 할 수 있는 건 다했잖아. 붓다도 굽어보시옵소서, 라는 거야. 애시당초 얼굴도 모르는 남들 모임이었다고. 똥이나 먹으라지. 그렇잖아?" "……" 닌자슬레이어는 먼치의 심연을 무감정하게 내려다보고 있다.

"이런 땐 말야, 쵸이쵸이・스트리트에라도 나가서, 아편이라도 하면, 한 방에 리셋이거든. 바리키도 좋고. 당연히 즈바리에 샤카리키……" 간도는 츄잉・즈바리를 뱉고, 다음 알루미늄 포장을 열어 입에 넣었다. "하하하, 이래선 정키를 방불케 하는구만." "입 좀 다물어."

 간도는 닌자슬레이어를 봤다. "쏘리." 민망해졌다는 듯 머리를 긁었다. 닌자슬레이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미안해." ……웅……웅……웅…… " "어쨌든, 이야깃거리는 몇 개 건졌다." 그는 주머니에서 마키모노를 꺼내서, 간도에게 보였다. "그리고 자이바츠의 소행에는 다음 목표가 있다."

"최하층이군." "그렇다. 최하층. 거기에 무언가 있다. 놈들이 지향하는 무언가가." 놈들……아니, 실제를 말하자면, 그것은 다크닌자가 지향하는 것이리라. 토코로자와・필러에서 다크닌자가 가면의 닌자들과 나눈 수수께끼의 말을, 그는 새삼 떠올리고 있었다. 교토…… 선더 포지…… 삼신기.

"플로피나 마키모노…… 이것들 속에, 무언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 무언가가." "무언가가 말이지." 간도는 어깨를 움츠렸다. "하는 김에, 코베인 한두 장도, 기대하고 싶은걸." 웅…… 웅…… 웅…… 음습한 모터음을 어둠 속에 울리며, 리프트는 계속 상승한다. 그 너머 또한, 어둠의 밑이다.


【크라이 하보크 벤드 디 엔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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