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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야쿠자・베이컨트・벤전스】

이 소설은 Twitter 연재시 로그를 그대로 보관한 것으로 오탈자 등의 수정은 기본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이 에피소드의 가필수정판은 상기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2부의 물리서적 / 전자서적 제3권 '황야의 삼닌'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제2부의 코미컬라이즈가 챔피온 RED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어 번역자 코멘트 : 상기 물리서적 / 전자서적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은 일본어판인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본어 원본의 오탈자 수정을 가능한 한 진행하고 있으나 미흡한 점이 있으면 닌자 슬레이어 공식 디스코드의 KR 채널 혹은 DC인사이드 닌자 슬레이어 마이너 갤러리를 통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この記事は【ブレードヤクザ・ヴェイカント・ヴェンジェンス】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블레이드야쿠자 베이컨트 벤전스]



1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드리워진 먹구름에 섬광이 비치고, 거센 중금속 산성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창가를 살피던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 차림 사내는 순간 그 섬광에 주의를 기울였다가, 다시 원래의 경계 자세로 돌아왔다.

 상가 건물 한쪽 구석, 어둠을 밝히는 것은 몇 개의 촛불 뿐이다. 중앙에는 금실로 짠 다다미가 있었으며, 그곳에 훈도시 한 장만 입은 탄탄한 체격을 가진 남자가 엎드려 있었다. 남자는 엎드린 채 찻잎과 대마를 블렌드한 것을 파이프로 흡입하고 있었다. 한쪽 눈은 뭉개졌으며, 바위 같은 이마와 턱은 남자의 흉폭한 본성을 드러내고도 남음이 있었다.

 알몸 오이란 두 명이 남자의 좌우에 무릎을 꿇고,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표정으로 그의 온몸을 마사지했다. 남자의 등에는 불꽃을 짊어진 붓다 엔젤 타투가 새겨져, 땀에 젖어 불길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엘더 츠치노코 클랜의 그레이터 야쿠자, 아벨이었다. 맨손으로 바이오 스모토리를 죽인 적도 있다.

 천장 근처 벽에는 미니멈 쉬라인이 있었으며, 안에 장식된 지장보살 앞에 사케와 당고가 갖춰져 있었다. 천장에는 붉은 안감 족자가 드리워져 있었는데, 거기에는 하나같이 '크고 장수하는 츠치노코'라 쇼도(서도)로 쓰여 있었다. 너무나도 사위스러운 주술적 광경이었으나 이것은 야쿠자 클랜 사무소의 표준적인 내부 장식인 것이다.

 언제나 죽을 고비에 있는 그들은 부두적 주술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다. 그것은 레서 야쿠자를 요로시상의 클론 야쿠자로 조달하는 경향이 강해진 현대에 있어서도 변하지 않은 부분이었다. 실제 사무소 안에서 오이란과 아벨을 제외한 4명의 구성원은 모두 같은 얼굴이었다. 최신 Y-13형 클론 야쿠자인 것이다.

 엘더 츠치노코 클랜은 교토에 있어서 그다지 역사가 있는 야쿠자 클랜은 아니다. 하지만 요로시상 제약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여, 적극적으로 비즈니스 관계를 구축하면서 부상했다. Y-13형 클론 야쿠자가 배치된 야쿠자 클랜은 현시점에서는 엘더 츠치노코 클랜뿐이 아닐까.

 네 명의 클론 야쿠자 중 한 명은 창가, 한 명은 입구를 지키고 있었으며, 두 명은 유리로 만든 챠부(밥상)에서 어드밴스드 쇼기(일본 장기)를 두고 있었다. (피 대신 바이오 혈액이 흐르는 섬뜩한 클론이라고는 하나 봇이나 오이란드로이드 같은 부류와는 다르다. 생체 뇌를 가진 인간이며, 당연히 오락도 즐긴다.) 밖에는 또 한 명의 문지기가 배치되어 있었다.

"빨리 오일을 바르지 못하겠나?" 아벨이 연기를 뿜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두 오이란은 황급히 항아리에 손을 넣고 동백 기름을 아벨의 온몸에 바르기 시작했다. "몸은 쓰지 않는거냐?" 두 오이란은 긴장한 표정으로 한 명은 아벨의 상반신, 다른 한 명은 하반신을 풍만한 유방으로 오일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클론 야쿠자는 무장하고 있었다. 창가와 입구의 두 명은 어썰트 라이플. 챠부에 앉은 두 사람은 오토매틱 권총과 카타나를 장비하고 있다. 언제든지 습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말이다. 클랜 본부로부터 전달이 있었다. 지난 며칠간 정체불명의 적에게 구성원이 살해당하는 인시던트가 이어지고 있다. 아벨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벨은 엘더 츠치노코 클랜에서 으뜸가는 무투파로 알려져 있다. 사디스트이기도 하다. (그의 성기는 사이버네틱스 개조되어 있으며, 크롬으로 만들어진 역방향 가시가 돋아있다.) 장난삼아 밀실에 바이오 스모토리를 가둬두고, 맨손 카라테로 온몸의 뼈를 박살내 죽인 적도 있었다. 괴물적인 잔학함은 아군에게도 두려움을 사고 있었다.

"그 녀석, 이쪽으로 오고 싶으면 오라 하십쇼. 클랜을 깔본 놈이 어슬렁어슬렁 기어나오면 손발과 등뼈를 거꾸로 꺾어서 죽여버릴랍니다." 어제 식사 자리에서 아벨은 클랜 우두머리에게 그렇게 호언장담했다. 옆의 똘마니들은 몸을 떨었다. 아벨은 비유로 말한 것이 아니었다.

"응?" 아벨은 파이프를 빨던 손을 멈췄다. "바깥. 보고 와라." 소리가 들린 것이다. 아벨의 짐승 같은 청각은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이 요로콘데-" 쇼기를 두던 야쿠자 중 하나가 잽싸게 일어나 어썰트 야쿠자가 서 있는 입구쪽으로 갔다. 그 순간, 갑자기 촛불이 꺼지고 말았다.

"아이에에에!?" 이미 극도의 긴장 상태에 있던 두 오이란이 어둠 속에서 절규했다. 아벨이 벌떡 일어났다. "전기를 키지 못하겠나!" "하이 요로콘데-!" 입구의 어썰트 야쿠자가 가지고 있던 본보리 램프의 전원을 켰다. 불빛 속, 눈앞에 서있는 이질적 존재를 눈으로 본 순간 어썰트 야쿠자는 산산조각이 나서 죽었다.

"이얏-!" "아바바바바밧!" 짙은 감색 그림자가 빙글빙글 회전하자, 입구의 어썰트 야쿠자는 나마수*를 방불케 하듯 토막나며 바이오 혈액과 함께 바닥에 쳐박히는 것이었다! 무릎 서기로 서서, 벌린 양손에는 각각 도스라고 불리는 대거 나이프를 역수로 쥔 닌자가 여우 오멘(가면)을 쓰고 있었다.


*어육, 야채 등을 채썰어 식초로 버무린 요리

"아이에에......" 오이란 중 한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았다. 다른 한 명은 착란 상태에 빠져서 마구 뛰어다녔다. "닌자!? 닌자 어째서!?" "닥치지 못하겠나!" 오이란의 등을 아벨이 갑자기 카타나로 베었다! 근처에 준비해두고 있던 물건이다! "아렛-!" 등을 대각선으로 베이면서 가련한 오이란은 절명!

"까고자빠졌넴마-!" 잘 단련된 알몸에 훈도시 한 장, 피에 젖은 카타나를 든 아벨이 기세가 죽지 않고 소리친다! "어디의 클랜이냐! 죽인담마-!" "큰일입니다!" 닌자의 등 뒤에서 문이 열렸다. 그리고 나간 참이었던 쇼기 야쿠자가 뛰어들었다. "아벨=상, 망을 보던 녀석이 죽었습니다! 산산조각..." "이얏-!"

"아바바바바밧!" 다음 순간, 감색 그림자가 빙글빙글 회전하자, 그 쇼기 야쿠자는 나마수를 방불케 하듯 토막나며 바닥에 쳐박히는 것이었다! 머리가 굴러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 그래, 이런 식으로 아밧" 절명! "까고자빠졌넴마-!" "까고자빠졌넴마-!" 창가의 어썰트 야쿠자와 챠부의 쇼기 야쿠자가 총을 쏴댄다!

"이얏-!"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여우 오멘 닌자의 양손이 번뜩였다. 권총만이 아니라 어썰트 라이플 탄창 하나의 총알이 모조리 두 자루의 도스 대거 솜씨로 튕겨져 나갔다! 상처 없음! "나무아미타아렛-!" 가련한, 주저앉아 염불을 외던 오이란의 정수리에 튕겨나온 총알이 명중하여 절명!

"이얏-!" 여우 오멘 닌자가 도약한다. 마치 짙은 감색으로 이루어진 용오름이다! "아바바바바밧!" 도약 궤적 위에 있던 쇼기 야쿠자는 단숨에 십여 차례의 참격을 맞고 바이오 혈액을 뿜으며 나마수를 방불케 하듯 토막나며 바닥에 쳐박히는 것이었다! 그대로 닌자는 벽을 박차고 창가의 어썰트 야쿠자에게! "이얏-!"

"아바바바바밧!" 벽을 박찬 닌자는 창가의 어썰트 야쿠자를 회전에 휘말리게 하여 앗할 사이에 나마수를 방불케 하듯 토막! 그 시체가 바닥에 쳐박혔다! "......" 닌자가 창문을 등지고 아벨을 노려보자, 천둥소리가 울리더니 두꺼운 구름을 섬광이 비춘다! 고작 한 번 숨 쉴 사이에 아벨 이외의 구성원은 모두 사망!

"까...... 까고자빠졌넴마-......" 아벨은 헉헉 숨을 토하고, 이 갑작스러운 무단침입 살육자를 향해 카타나를 고쳐 들었다. "누구냐...... 네놈......" 여우 오멘을 쓴 짙은 감색 닌자가 낙뢰를 등에 업고, 역수로 도스 대거를 든 양손을 교차하여 아이사츠했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케지메닌자입니다."

"케지메닌자라고!?" 아벨은 앵무새마냥 그 말을 그대로 다시 말했다. "까불고 앉았기는, 바보 새끼가...... 그 오멘을 벗으라는 거다! 어디의 닌자냠마-!" "나는 어느 누구도 아니다......" 여우 오멘 닌자가 무감정하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우선은 네놈을 케지메*한다." "까고자빠졌넴마-!" "이얏-!"


*원문은 ケジメ로, けじめをつける(케지메오 츠케루, 분명히 책임을 지다)라는 표현에서 유래하였다. 닌자 슬레이어 세계에서는 주로 손가락을 자르는 등의 방식으로 책임을 지고 사죄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벨이 카타나를 대각선으로 휘둘러 내렸다. 그는 이 카타나로 열 명의 야쿠자를 홀로 몰살시킨 적이 있었다. 아마 검도 단위로 환산해서 13단 밑으로 내려갈 일은 없는 솜씨, 가공할 속도의 참격이다. 그러나! "끄악-!"

 케지메닌자는 아벨과 엇갈려, 그 등 뒤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 상처 없음! 아벨은 자신의 왼손에서 느껴지는 격통의 정체를 알기 위해, 손을 들어 천천히 본다. 나무아미타불! 왼손의 손가락이 모두 뿌리부터 잘려 나가, 케지메되어 있다! "끄악-!?"

"까고자빠졌넴마-!" 그러나 아벨은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 이 정도로 기세가 꺾이지는 않는다! 파고들며 대상단 일격을 휘두른다! "이얏-!" 케지메닌자는 돌아서며 몸을 날려, 회전하면서 아벨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착지. 상처 없음! 아벨은? "끄악-!?" 카타나를 떨어뜨린다!

 오른손의 손가락도 다섯 개 모두 케지메되어 있었다. 더 이상 카타나는 쥐지 못한다! "끄악-!" "네놈을 케지메한다." 케지메닌자는 건 스핀을 방불케 하듯 도스 대거를 손 주위에서 빙글빙글 회전하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까고자빠졌넴마-" 아벨은 자세를 취하며 최근의 야쿠자 살해사건의 피해자 시신들의 특징을 떠올렸다.

 시체는 양손과 양다리가 무참히 잘려 있었다. 그리고 잘린 손의 손가락은 집요하게 케지메되어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이 케지메닌자의 소행이다! "이얏-!" 케지메닌자가 양손의 도스 대거를 번뜩였다. "끄악-!" 아벨의 양쪽 팔꿈치부터 끝이 떨어져 나간다! 케지메! "네놈을 케지메한다."

"까...... 까고자빠졌넴마-!" 아벨은 절단된 양팔을 내밀며 여전히 공격에 나섰다! 필사적! "우오옷-!" 아벨이 케지메닌자의 머리 위를 향해 오른다리로 발차기를 날린다! "이얏-!" "끄악-!?" 오른다리의 무릎부터 아래가 간단히 절단당한다! 케지메!

 하지만 아벨은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다. 발차기의 기세로 회전하여, 왼다리를 사용한 돌려차기를 날린다! "누웃." 케지메닌자는 몸을 뒤로 젖혀 회피했으나, 돌려차기는 여우 오멘을 스쳐 그것을 날려버렸다! 나무삼! 안타깝게도 맞히지 못한 발차기의 대가로, 왼다리의 무릎 아래 또한 다음 순간에는 잘려 나가 있었다!

"끄악-!" 양손 양다리가 절단된 아벨은 속수무책으로 바닥에 쓰러져 누웠다. "너, 너 이 새끼......?" 오멘을 잃은 케지메닌자의 얼굴을 올려다본 아벨이 말을 잃었다. 매립식 사이버 선글라스를 낀 그 얼굴은...... 그 모습은 그가 너무나도 잘 아는 얼굴...... 클론 야쿠자 Y-13, 바로 그것이었다!

"클론 야쿠자? 닌자?" 다량 출혈로 그는 죽어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냐?" "나는 얼굴 없는 얼굴. 나는 망령." 케지메닌자는 무감정하게 아벨을 내려다보았다. "빌어먹을." 아벨이 신음했다. "이런 짓을 벌이고 무사히 넘어갈 거라 생각마라...... 요로시상이나 자이바츠가 반드시 제재, 아, 아밧." "......" 아벨은 죽었다.



2

 파리의 시끄러운 날개 소리와 유자 썩은 냄새가 그를 깨웠다. 독방을 방불케 하는 원룸. 블라인드 창문으로 새어드는 가로 줄무늬 빛이, 후톤 이불 옆에서 잠든 숨소리를 내는 벌거벗은 여자의 등에 전위적으로 색을 입히고 있었다. 남자가 일어나자 여자 또한 눈을 떴다.

"당신은 스테키(멋져), 몹시나 그렇와요." 여자는 서투른 말씨로 중얼거리며, 남자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매만졌다. 남자는 여자를 조금도 보지 않고, 챠부 위의 썩은 유자를 보고 있었다. 파리가 오락가락 주변을 날고 있었다. 이윽고 그 파리가 남자 쪽으로 날아와 눈앞을 가로지른다.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 파리를 붙잡아 눌러 죽였다.

"당신은 슷고이와(대단해요)." 여자가 말했다. "미야모토 마사시의 영화 봤다와요. 그거랑 똑같아." "......" 매립식 사이버 선글라스와 꾹 다문 입으로 감춰져 있었기에, 남자의 표정은 읽어낼 수 없었다. "그 문신도 테크노네요." Y-13이라는 문자열을 여자가 손가락으로 만지려 한 순간, 남자는 일어섰다. "......"

"와따시, 이건 비즈니스긴 하지만 그래도 또 불러줘요, 아나따(당신)." "......" 나자는 챠부 위에 놓인 병에 든 여과수를 손에 들어, 마셨다. 그리고 말했다. "꿈을 꿨다." "꿈? 스테키네." "......내용은 잊었다. 그러니 꿈을 꿨다고 증명할 길은 없어." "그래? 스테키네." 여자는 적당히 맞장구를 쳤다.

 남자는 여자가 보는 앞에서 짙은 감색 닌자 복장을 걸쳤다. "아나따, 진짜 닌자 같아." 여자가 눈을 비볐다. 남자는 그 위에 추가로 모피 코트를 걸쳤다. 죽인 야쿠자에게서 빼앗은 것이다. 챠부 위에 2만엔 소자를 던지고, 여우 오멘을 장착한 케지메 닌자는 뒤도 보지 않으며 퇴폐 호텔을 떠났다.


◆◆◆


 고급 나가시 소멘* 요정 '아름다움의 풍파'. 회전 스시 가게를 방불케 하는 도넛 형태 카운터 테이블에는 컨베이어 벨트가 아니라, 그 대신 가느다란 홈 속에서 로마 수로를 방불케 하듯 끊임없이 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 물 속에 살아있는 금붕어와 함께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하는 하얗게 반짝이고 있는 누들이 바로 소멘(소면)이다.


*반으로 가른 죽통을 여러 개 연결하여 그 위에 물이 흐르게 하고, 그 물에 소면을 띄워서 건져먹는 일본식 풍류.

"어이쿠쿠." "어이쿠쿠." "금붕어는 안됩니다요!" "어이쿠쿠." 양복 차림으로 격식을 차린 사라리맨이 하얀 소멘을 즐겁게 끌어당긴다. 하지만 양복 차림을 한 자들 중 절반은 모처럼의 소멘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그들을 불만스럽게 응시만 하고 있었다. 이 자들은 정장 차림이지만 사라리맨은 아니었다.

"왜 그러시는지?" "모처럼의 소멘인데......" "어이쿠쿠!" 교성을 지르는 그들의 양복에서는 요로시상 제약의 뱃지가 빛난다. 요로시상 제약은 교토, 사이타마 양쪽 모두에서 최대 점유율을 자랑하는 제약 기업으로, 뒷세계 사회에서는 바이오 악행의 9할의 발단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암흑 메가코퍼레이션이다.

 그들과 대치한 정장 차림의 자들은 누구인가, 바로 엘더 츠치노코 클랜의 그레이터 야쿠자들이었다. 당연히 요로시상의 사라리맨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이 자리에 임하고 있다. 그것을 알고도, 이 자각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은근한 무례함...... 만마전 요로시상의 인간에게는 보통 방법은 통하지 않는 것이다.

 천천히, 엘더 츠치노코 클랜 중 중앙의 야쿠자가 물줄기에 젓가락을 꽂고, 소멘 두 덩어리를 한꺼번에 끌어올려, 쇼유(간장)도 뿌리지 않고, 입을 크게 벌려 단숨에 씹었다. 거기에는 금붕어도 섞여 있었다. "이야기,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엣?" 다크 슈트로 싸인 그리즐리 베어를 방불케 하는 거구를 내민다. 코와이(무섭다)!

"앗, 그렇지요! 슬슬 해볼까요!" "후루룩-!" "어이쿠쿠!" 독자 여러분 중에서는 어쩌면 이런 요로시상 제약의 태도에 의문을 품은 분도 계실까? 아마 그런 분은 그동안 소우카이 신디케이트 혹은 자이바츠를 접대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셨던 것이 아닐까.

 엘더 츠치노코 클랜과 소우카이야 혹은 자이바츠는 격이 다른 것이다...... 엘더 츠치노코 클랜이 교토에서 올라설 수 있었던 것 또한 그들 요로시상 제약이 제공한 최신형 클론 야쿠자 Y-13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따라서 요로시상이 고자세가 될 만도 하다.

 그렇다고는 하나 그들 또한 남 못지 않은 그레이터 야쿠자. 그들이 하나 같이 소멘을 한입에 삼키며 노려보자, 요로시상의 사라리맨은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카운터 테이블에 젓가락을 내려놓고야 말았다. "......그 문제 말이지요." "그래.... 알고 있을텐데......"

"이번에는 실로 그, 재난이라고 해야 할까요." 요로시상 사원은 미소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닌자에 의한 야쿠자 클랜 습격이라니...... 무서운 일이 다 있군요. 하지만 안심하시길, 이번 클론 야쿠자 재발주, 세푸쿠 가격으로 봉사하도록 하겠사오니......" "까고자빠졌넴마-!"

 그리즐리 베어를 방불케 하는 가장 억센 그레이터 야쿠자가 일어섰다. "시치미뗄거냠마-! 죽인담마-!" "아이엣!" 그립즐리 야쿠자는 사원을 향해 사진을 던졌다. 감시 카메라 영상을 UNIX로 인쇄한 것이다. 거기에는 참살당한 시체 속에 서 있는 닌자 복장을 한 사내...... 클론 야쿠자의 얼굴이 드러나 있었다!

"이놈은 클론 야쿠자잖냠마-! 죽인담마-! 뭐얌마-! 니 새끼네 닌자 아니냠마-! 불질러 놓고 불 끄는 비용 받겠다는 거냠마-! 변명해보람마-! 시건방짐마-!" "아이에에에!" 요로시상 사원 중 가장 젊은 한 명이 공갈 소리에 져서 실금!

 엘더 츠치노코 클랜의 의심이란 즉, 요로시상 제약이 클론 야쿠자를 방불케 하는 자신들의 닌자를 사용하여 거래처의 클론 야쿠자를 학살, 그걸 보충하라며 억지로 교체 수요를 만들어내려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실제 그 생각은 자연스러웠다. 사원은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 그건 결코 아닙니다! 우리가 고의로 한 짓은 아니고 말고요." 기세에 눌리면서도 치프 사라리맨이 변명했다. "원인은 현재 조사중입니다만," "얀맛샤-!" 그리즐리 야쿠자가 더러운 욕설이 극에 달한 상급 야쿠자 슬랭을 외친다! "썩어죽을쉑-! 이쪽은 클론이 아닌 형제도 살해당했담마-!"

 그리즐리 야쿠자는 자신이 뱉은 말에 더욱 스스로 격앙되어 그 정도가 강해졌다. 얼굴은 홍조를 띠고, 노성은 더욱 볼륨이 높아진다. 코와이! "조사중!?이란 건, 출처는 역시 니 새끼들이라는 것 아니냠마-!? 뭐얌마-!" "아이에에에!" 3인조 요로시상 사원 중 두 번째 사원도 공갈에 함락되어 실금!

"자아, 자아. 오챠노=상." 그리즐리 야쿠자 옆에 있던 금발 야쿠자가 그를 제지했다. "화만 내도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아요." 그리고 요로시상 사원에게 흉악한 미소를 짓는다. "성의를 보여주시겠지요?" 성의! 이, 어떤 의미로든 들을 수 있는 단어야말로, 일본 사회의 그윽함을 역이용한 악랄한 트랩인 것이다!

 금발 야쿠자는 말을 이어간다. "요즘은 우리도 돈이 없어서. 1엔도 없을 정돕니다. 성의가 보고 싶네!" "아이에에에!" 이미 실금한 두 명의 사원이 바들바들 떨면서 비명을 지른다. 1엔도 없다는 말은 말장난이다. 결코 직접 말하지는 않았으나, 암암리에 '무료로 클론 야쿠자를 메꿔놔라' 라는 압력을 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본사에 이 안건을 가지고 돌아가서, 긍정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검은 머리카락을 포마드로 손질한 과장 사라리맨이 아르카이크한 미소를 지으며 그리 답변했다. 긍정적...... 결국은 아무 것도 아닌 대답. 이 사라리맨은 능숙한 것이다. "내일이면 답변을 받을 수 있겠지요오?" 금발 야쿠자가 물고 늘어졌다. "연락 드리죠."

 과장 사라리맨은 손수건으로 이마를 닦고, "자아, 점심식사도 끝이로군." 이라며 자리를 뜨려 했다. 그 순간 입구의 시크릿 장지문이 열리고, 이 VIP용 나가시 소멘 룸에 출입구 경호를 맡고 있던 클론 야쿠자가 쓰러지며 들어왔다. "아, 아밧!" 클론 야쿠자는 구걸하듯 두 팔을 내밀었다. 양쪽 팔꿈치부터 그 끝이 없다!

"뭐얏!?" 세 명의 그레이터 야쿠자가 일제히 일어섰다. "아이엣!?" 세 명의 요로시상 사원도 동시에 일어선다. 양측 모두에게 청천벽력을 방불케 하는 사태가 일어났음이 명백했다! "아바바밧-!" 클론 야쿠자는 카운터 위로 쓰러졌다. 양팔 절단면에서 흐르는 탁한 바이오 혈액이 흐르는 물을 더럽힌다!

"습격인가!?" "요로시상! 함정이었냠마-!" "이쪽의 대사입니다!" 여섯 명이 난리를 피우는 가운데, 한 명 더, 새로운 침입자가 입구에서 엔트리했다. 짙은 감색 닌자 복장, 여우 오멘을 몸에 걸친 그 자는 재빠르게 오지기했다. "도-모. 케지메닌자입니다. 네놈들을 케지메한다."

"나, 나타났다!" 금발 야쿠자가 챠카 건(야쿠자 커스텀 단총)를 재빠르게 들고 케지메닌자에게 겨냥했다. "이 녀석이다! 이 녀석! 까고자빠졌넴마-!" 발포! 다른 두 명의 그레이터 야쿠자 또한 망설임 없이 케지메닌자를 향해 발포!

"이얏-!" 케지메닌자는 그 자리에서 고속 회전했다! 양손에 역수로 쥔 도스가 모든 총알을 튕겨낸다! "아밧-!?" 그레이터 야쿠자 중 한 명이 이마에 튕겨져 나온 총알을 맞고 즉사! 금발 야쿠자와 그리즐리 야쿠자가 아연실색하며 죽은 형제를 내려다본다! "이얏-!" 케지메닌자가 도약!

"아밧-!" 마치 초소형 용오름이 덮쳐온 것만 같은 참사! 요로시상 사원 중 한 명이 양손의 손가락 모두를 케지메당하고, 거기에 더해 1초 뒤에는 온몸이 나마수를 방불케 하듯 산산조각 절단되어 바닥 위로 흩어졌다. 과장 사라리맨과 뉴비 사라리맨은 아연실색하며 죽은 사원을 내려다본다! "이얏-!" 케지메닌자가 도약!

 그 순간이었다! "이얏-!" 도넛 모양 원형 카운터 안쪽에서 털이 덥수룩한 무언가가 튀어나오더니, 과장 사라리맨을 향한 케지메닌자의 도약 공격을 인터럽트했다. 충돌음이 울려 퍼진다! "아이에에에에에!" 뉴비 사라리맨이 놀란 나머지 다시 실금!

 케지메닌자는 뜻하지 않은 새로운 참가자에게 공격을 저지당하고, 백 덤블링하여 거리를 취한 뒤 도스 대거를 고쳐 들었다. 털이 덥수룩한, 사람 형태의 그것이 등을 구부리며 양손을 내밀었다. 그 손끝에 예리한 손톱이 빛난다. 그의 몸을 감싼 모피 바디 슈트는...... 아마도 닌자 복장이었다!

 이형 닌자는 사자의 아래턱을 본뜬 멘포 틈새로 짐승 같이 침을 흘리며 오지기했다. "히힛, 히히히히!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케지메닌자=상인지 뭔지. 저는 새비지입니다." 닌자 두건을 뚫고 나온 사벨타이거를 방불케 하는 송곳니를 빛내며 조소한다!

"자네에!" 과장 사라리맨이 나무라듯 말했다. "타이밍이 느린 것 아닌가? 그래서야 출세 못한다고? 우리 사원 중 한 명이 죽었단 말일세?" "너이새낌마-!" 그리즐리 야쿠자가 카운터 반대쪽에서 챠카 건을 겨누고 과장 사라리맨을 위협했다. "무슨 짓이냠마-! 닌자를 숨겨두고 있었냠마-!"

"당연하지, 우리는 선량한 시민이야." 과장 사라리맨이 안경을 고쳐쓰면서 내뱉듯이 말했다. "당신들 같은 아웃로(outlaw)와 네고시에이트를 하는 것에 있어, 만약의 경우를 상정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시끄러엇-!" 새비지가 큰 소리로 외쳐 두 사람의 입을 다물게 했다. "집중이 안되잖냐! 죽인다!"

"아이엣!" 과장 사라리맨은 재빠르게 방 안쪽으로 물러났다. "아무튼 저 케지메닌자인지 하는 요타모노(불량배)를 해치워! 부탁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해치울거야-!" 새비지가 발을 구르며 울부짖었다. "아오오-옹!" 케지메닌자는 공격 자세를 취했다. "......그렇다면 네놈부터 케지메한다."



3

 선혈로 도배된 나가시 소멘 VIP룸에서 두 닌자가 대치했다. 모피 닌자 복장을 입은 새비지와 역수로 도스 대거를 허리를 반쯤 내린 자세로 든 케지메닌자가 서로 노려보았다. "니 새끼에겐 말이야......" 새비지가 품에서 재빨리 꺼낸 것은 수상쩍게도 소형 주사기였다. "지옥을 보여주마아!"

"약이라고오? 즈바리라도 꽂을 생각인가?" 그리즐리 야쿠자가 카운터 뒤에서 미심쩍어했다. 방구석에 웅크린 요로시상 과장이 대답한다. "저건 우리 회사에서 연구하고 있는 강화약이죠. 새비지=상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숨어있으세요. 죽습니다!" "히히히! 바로 그거지이!" 새비지가 자신의 경동맥에 주사!

 갑자기 새비지의 모피 닌자 복장 아래의 육체가 터질 듯 부풀어 오르고, 근육 덩어리를 방불케 하는 억센 몸이 되었다. "아오-옹!" 새비지는 포효하다 순간 몸을 숙였나 싶더니, 다음 순간에는 놀라운 기세로 도약하고 있었다! "이얏-!" 천장을 박차고 그 기세로 케지메닌자에게 덤벼든다! 빠르다!

"이얏-!" 케지메닌자는 위쪽에서 덮쳐오는 새비지의 손톱 공격을 도스 대거로 받아넘긴다! "아오-옹! 아오! 아오-옹!" 침을 흩뿌리며 늑대를 방불케 하듯 울부짖고, 새비지는 더욱 더 공중에서 연속 내리찍기로 공격!

"케지메!" 케지메닌자가 그 다리를 절단하려 한다. 바람을 가르며 휘둘리는 도스 대거! 하지만 버선을 뚫고 자라난 새비지의 발톱이 위험한 대거를 튕겨낸다! "아오-옹!" 반동을 살려 뒤쪽으로 점프한 새비지가, 벽을 박차고 다시 덤벼든다. 빠르다!

"아오-옹!" "이얏-!" "아오-옹!" "이얏-!" "아오-옹!" "이얏-!" 덮쳐들며 양손의 손톱을 휘두르는 새비지, 그리고 그것을 도스 대거로 재빠르게 계속 받아넘기는 케지메닌자! 고우랑가! 놀라운 고속 전투다. 카운터 위의 타바스코 병과 그림 접시가 공방에 휘말려 차례로 부서진다!

 서로 한치도 물러나지 않는 공방! 아니, 아니다! 신체 능력이 앞서는 새비지가 서서히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가 주사한 강화약은 광견병 바이러스를 바탕으로 만든 위험한 파워 드러그. 이성을 희생하여 가공할 전투 능력과 잔인함을 부여하는 것이다. "아오오오-옹!" 도스 대거를 받아넘긴 오른손의 손톱이 그대로 심장을 노린다!

"죽여랏-!" 과장 사라리맨이 흥분해서 소리친다! 그러나! "케지메!" "끄악-!?" 케지메닌자가 도스 대거를 들고 회전하자, 새비지는 내밀었던 자신의 손을 누르며 뒤로 물러났다. 손가락 끝의 손톱이 모조리 짧게 잘려나가 있다! "케지메!" 케지메닌자는 용오름을 방불케 하듯 고속회전하며 더욱 더 접근! "끄악-!"

 새비지는 오른팔을 누르며 물러났다. 오른팔 팔꿈치부터 끝이 사라져서 선혈을 뿜는다! 공중을 날아 나가시 소멘 물줄기에 떨어진 오른팔이 금붕어와 함께 더러운 물속을 헤엄친다! 나무아미타불! 끔찍하면서도 익살맞은, 악몽 같은 광경! "케지메!" 케지메닌자가 회전하면서 새비지에게 더욱 더 돌진한다!

"까고자빠졌넴마-!" 머리에 피가 오른 그리즐리 야쿠자가 카운터에서 몸을 내밀어, 회전하는 케지메닌자에게 챠카 건을 연사!하지만 그것은 언 발에 오줌누기에 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아부나이(위험하다)! '닌자의 이쿠사 배틀에 섣불리 손대지 말라'...... 말법의 세상에는 잊혀진, 헤이안 시대의 금언이다!

"그만해람마아밧-!?" 멈추려던 금발 야쿠자의 관자놀이에 도스 대거 회전으로 튕겨나간 총알이 명중해서 사망! "아바바밧!" 당사자인 그리즐리 야쿠자도 튕겨나간 총알에 맞아 사망! "앗!" 심지어 뉴비 사라리맨도 사망! "아이에엣!?" 과장 사라리맨은 허리에 튕겨나간 총알을 맞고 엎드려 쓰러진다! "못 움직이겠어!"

"이얏-!" 새비지는 후방 회전 점프로 간격을 단숨에 벌려 입구에 섰다. "외팔이 뭐 어쨌다고오-! 이걸로 결정내주마!" 이것은 새비지의 비장의 카드! 도약하여 공중에서 손톱을 내밀고 고속 회전! 케지메닌자가 베려 든다! "잘게 찢긴 고기가 되라! 아오오-옹!"

"이얏-!" 케지메닌자는 기세가 꺾이지 않고 고속 가로 회전을 계속한다. 아니, 그 회전 속도는 두 배로 빨라져 있었다! 공중에서 날아드는 세로축 회전 공격을, 고속 가로 회전 공격이 마치 세탁기 돌아가는 모습을 방불케 하듯 빨아들이고...... 두 사람의 그림자가 겹쳐진다! 그리고, 오오, 나무아미타불! "아바바바밧아바바바밧아바바바밧-!?"

 이 무슨 참혹함의 극치! 심장이 약한 독자 제형들은 눈을 돌려주길 바란다! 용오름을 방불케 하는 케지메닌자의 회전 중심부에서 팝콘 기계를 방불케 하듯 솟아오르는 것은, 회전에 휘말려 조각난 새비지의 몸이었다! 케지메닌자의 도스 대거는 두 자루, 새비지는 외팔. 속도도 케지메닌자가 두 배! 당연한 결과인가!

 폭발사산조차 하지 못하고 새비지는 무참하게 시체가 되어 흩어졌다. 그에게 이 정도로 무시무시한 죽는 꼴을 가져온 카르마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아니, 닌자란 생각할 수 있는 한 최악의 불합리한 죽는 꼴을 상정하고, 각오해야만 하는 자. 새비지 또한 그랬으리라....... 나무아미타불!

"아...... 아아, 아파! 못 움직이겠어!" 바닥에 엎드린 과장 사라리맨이 신음 소리를 내며, 죽은 야쿠자와 사라리맨의 양손 손가락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케지메해가는 케지메닌자를 절망 섞인 시선으로 올려다보았다. 이곳은 격리된 비밀 VIP 룸...... 바야흐로 도움은 기대할 수 없다.

"어째서!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거지!" 과장 사라리맨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외쳤다. 케지메닌자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살려줘." 케지메닌자는 과장 사라리맨 앞에서 키츠네 오멘을 벗었다. 위압감 있는 Y-13 클론 야쿠자의 얼굴이 드러난다. 그가 말했다. "......네놈은 나를 생산한 플랜트와 관련된 자로군."

"플랜트......" 과장은 도망치려고 기어갔다. 케지메닌자가 그 머리를 붙잡아 저지했다. "아이에에에!" 실제, 이 과장 사라리맨은 클론 야쿠자를 취급하는 부서의 인간이다. 그렇기에 이번 엘더 츠치노코 클랜과의 협상도 맡은 것이다. 이 케지메닌자는 어디에서 정보를 얻었단 말인가?

"말해라. 연구시설의 위치를. 네놈을 편안하게 죽인 뒤에 케지메를 할 것인가. 혹은 시간을 들여서 케지메를 하고, 그 뒤에 죽일 것인가. 네놈의 대답에 달려있다. 골라라." "아이에에에...... 어째서 이런 짓을? 어째서? 뭐에 복수를 하는 거야?" "복수?" 케지메닌자는 앵무새 마냥 그의 말을 따라했다. "나는 무엇도 아니다. 나는 망령. 의미를 찾는다. 의미를."


◆◆◆


#KEJIMENINJA :
YADAGI@YOROSI_SAN: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WATANABE@YOROSI_SAN:원인 규명과 보고 지연 사유 보고서가 ASAP입니다. 그리고 카쥬타 부부장은 세푸쿠입니다.
YADAGI@YOROSI_SAN:알겠습니다
YADAGI@YOROSI_SAN:다음주부터 감사입니다. 뿐만 아니라 플랜트 관리 체제가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번 건은 더욱 좋지 못한 인상을 줄겁니다. 부부장 세푸쿠로 끝날까요
WATANABE@YOROSI_SAN:good news도 있습니다. SUBJUGATOR β 완성
YADAGI@YOROSI_SAN:그건 정말로 good news가 될런지
WATANABE@YOROSI_SAN:효과가 있습니다
YADAGI@YOROSI_SAN:요로시 짓수가 진짜로
WATANABE@YOROSI_SAN:실제 요로시 짓수 성공. 영상 송신 가능

!다운로드 진행 ■■■■■□□

"......왜 이러지, 으응?" 야다기는 UNIX 모니터 비전 위의 진행 바가 정지 상태가 된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송신 데이터가 너무 큰 것이리라. 초조한 듯 책상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던 야다기였으나, 포기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벽쪽 코부챠(다시마차) 급탕기에 찻잔을 두었다.

'케지메닌자'는 실제 중대 문제다. 만난 자가 모두 살해되었기 때문에 감시 카메라의 단편적 데이터로 판정할 수 밖에 없지만, 얼마 전에 탈주했다. (탈주는 관리 부서 내부에서 은닉되어 발각이 늦어졌다. 책임자인 모로미 부부장은 내일 세푸쿠한다) 클론 야쿠자 Y-13형에 닌자 소울이 빙의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클론 야쿠자 Y-13형은 올해의 중점 상품으로, 관련 업계의 주목도도 높다. 이런 탈주 사건이 있어서는 안된다. 이 문제를 수습하지 못하면 요로시상의 운영 자체가 불안하다 여겨지게 되고, 멧키키* 엠파이어 사는 냉철하게 등급 강등 판정을 내릴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원문은 メッキキ로, 目利き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보인다. (물건을) 감정, 혹은 감정하는 사람을 말한다.

"오챠(차)입니다." 합성 마이코 음성이 알리고, 따뜻한 코부챠로 찻잔이 채워졌다. "서브쥬게이터......" 코부챠를 마시며 그는 말없이 생각했다. 서브쥬게이터가 β단계로 이행된 것은 실제 요행이다. 요로시 짓수 실용화는 반쯤 절망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서브쥬게이터야말로 이번 문제의 솔루션이다.

 요로시상에서 만든 모든 바이오 구조물에 유전자 정보로 짜넣고 있는 '요로시 DNA 코드'에 작용하여 간섭, 결과적으로 그들 바이오 구조물을 지배하여 복종시키고, 뜻대로 조작하는 짓수. 그것이 요로시 짓수. 서브쥬게이터는 그 시스템을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바이오 닌자인 것이다.

 야다기 전무가 코부챠를 비웠다. 동영상은 아직인가? 야나기는 와타나베의 수완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해냈음에 틀림없다. 서브쥬게이터를 한시라도 빨리 투입하여 케지메닌자인지 뭔지를 무력화시키고, 이번 문제를 오히려 프로모션 기회로 삼는 거다. 그리고 다음 임원회의에서 보다 높은 곳으로...... 피융!

"정전!? 정전 어째서!?" 갑자기 찾아온 어둠에 야다기가 당황했다. 플랜트의 비상 전원 복구 시스템은 어떻게 된 거지? 어쩐지 트러블이 계속 이어진다. 좋지 않은 흐름이다. "비상 복구이와요." 마이코 음성이 알린다. 깜빡, 깜빡, 본보리 램프가 켜졌다 꺼졌다 하더니, 조명이 "아이에에에!"

 야다기의 눈 앞 원 인치 거리에 여우 오멘을 쓴 얼굴이 있었다! "도-모...... 케지메닌자입니다." "아이에에에에에!?" 야다기는 자신의 임원실에서 꼴사납게 즉시 실금하며, 뒤로 넘어가며 물러났다. "케지메에? 케지메닌자? 케지메 어째서!? 지금 어째서어!?" "네놈을 케지메한다." "아이에에에!"

"어째서? 어떻게 여기로? 임원실인데!? 시, 시큐리티......" 케지메닌자가 목걸이를 방불케 하듯 끈으로 엮은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케지메당한 검지손가락이다! "아밧-!? 쿨럭-!" 공포에 질려서 참지 못하고 구토! 케지메닌자는 임직원의 손가락을 사용한 지문 인증을 통해 시큐리티를 돌파한 것이다!

"대체! 대체 무슨 꿍꿍이냐!" 야다기가 거품을 물면서 질문했다. "나는 망령이다." 케지메닌자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만 한다." "넌 클론 야쿠자야." 야다기가 말했다. "이런건 이상하다구. 클론 주제에." "아니다. 나는 누구냐." "그런 말을 해도......!" "나는, 누구냐."



4

"나는 클론 야쿠자 Y-13형. 나는 이 플랜트에서 탄생했다. 네놈들 인간과는 다른 바이오 혈액이 흐르고, 제조된 뒤 3년이 지나면 모든 면역력을 상실하여 늦건 이르건 죽도록, 미리서부터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무...... 무슨." 야다기가 말을 잃었다. "대체 그걸 어떻게." "생각보다 머리가 돌아간다는 것에 놀랐나?"

 매립식 선글라스와 위압감 있게 ㅅ자로 꾹 다문 입술에서, 케지메닌자의 심중을 읽어낼 수는 없었다. 케지메닌자가 야다기를 강하게 추궁했다. "나는 잉어다. 정보와 케지메의 폭포를 거슬러 올라, 지금 이렇게 네놈에게까지 도달한 것이다, 클론 야쿠자 설계자 야다기 반게로우. ......하지만 아직 다음 폭포가 있다."

"무슨 말을 하고 있아이에에에에!" "아직도 케지메할 손가락은 남아있다." 케지메닌자가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너무도 쉽게 절단해서 바닥에 던져버렸다. 나무아미타불! "아이에에에에!" 야다기는 다시 실금하면서 "이런 행패는 허가되지 않아!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래, 있을 수 없지." 케지메닌자가 끄덕였다.

"후천적인 조건 부여 프로그램이 제조 직후인 모든 클론 야쿠자에게 실시된다. 소지자에게 기계를 방불케 하듯 순종적인 행동을 취하는 노예로서 만전의 태세로 조정된 뒤, 정식으로 플랜트에서 출하된다. 그것이 우리들이다. 반역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케지메닌자가 담담하게 설명했다. "잘도 배웠었지." "......!"

"전기 쇼크." "아이에에에에!" "글레어(눈부심) 쏘이기." "아이에에에에!" "간헐적 노이즈." "아이에에에에!" "세뇌 영상." "아이에에에에!" 한 마디, 한 마디 프로그램 내용을 중얼거리며, 케지메닌자는 야다기의 한쪽 손 손가락을 모두 케지메했다. "자동 조작화 되어있는 공정......" "아, 아밧."

"내가 그 만반의 세뇌에서 벗어난 것이 먼저였던가. 닌자 소울에 빙의된 것이 먼저였던가. 그건 나도 모른다." 거의 혼잣말처럼 케지메닌자는 야다기에게 말했다. "하지만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나는 지금 여기에 이렇게 케지메닌자로서 존재한다. 그리고 네놈을 케지메하는 것이다." "아이에에에...... 바라는 게 뭐야?"

"나는 어차피 3년 뒤면 죽는다.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네놈들에게." "......!" 야다기는 피가 흐르는 오른손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야다기는 요로시상의 클론 기술에 계속 관여해 왔다. 클론 야쿠자라는 컨셉은 그가 발안한 것이다. 실제 Y-11까지는 그 자신이 현장에서 설계를 해왔다.

 그 공헌과 애사정신이 인정받아 임원으로 승진했건만, 그 영광을 맛볼 새도 없이 잇따르는 트러블...... 탈주 사고......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은 바이오 닌자 집단 탈주의 불똥까지 뒤집어쓰고, 그리고 이 케지메닌자......! 야다기의 눈에서 분함에 찬 눈물이 쏟아졌다. "붓다......!"

"감상적이 되었나?" 케지메닌자가 말했다. "이해된다. 말하자면 자신의 작품이 자신에게 송곳니를 드러냈다는 충격은 헤아릴 수 없는 것이겠지. 나도 눈물샘은 있다. 원래는 눈물을 흘릴 수도 있을 것이다. 뇌의 구조도 인간의 그것과 다르지 않아. 그러니 나에게도 감상적이라는 기능은 갖춰져 있을 것이다." 그 목소리는 섬뜩할 정도로 허무했다.

"나는 누구냐." 케지메닌자가 되풀이해서 물었다. "네놈이라면 이 물음에 답할 수 있을 것이다." "......!" 야다기는 이해했다. 오리지널의 소재지를 알려 하는 것이다. 이 클론 야쿠자의 근원이 된 야쿠자. 유전자 제공자의 소재지를. "아, 알아서 어쩔테냐. 무슨 의미가 있지? 네 수명은 늘릴 수 없어."

"수명? 어째서 수명 이야기를 하지?" 케지메닌자가 말했다. "대단한 이유는 없다. 내가 태어난 것에 이유는 있는가? 네놈이 태어난 것에는? ......이것은 단순한 케지메다. 어차피 나는 오래 못 살아. 이것은 케지메다. 그렇지 않으면, 지적 호기심이라고 말하면 납득하겠는가?" "아이...... 아이에에에......"

"말해라. 말하면 단숨에 카이샤쿠해주마. 말하지 않으면 죽이기 전까지 시간을 들여서 케지메한다. 차분히 말이다. 나는 급할 것이 없어." 케지메닌자가 몸을 숙이며 말했다. "......제이몬." 떨리는 목소리로 야다기가 말했다. "도고지마 제이몬. 레전드 야쿠자...... 살아있다면 상당한 고령일 거다. 소재지는 모른다."

"도고지마 제이몬." 케지메닌자가 되풀이해서 말했다. 야다기가 기침했다. "그래. 지금은 없어진 클랜...... 킬스톰 야쿠자 클랜의 어쌔신이었던 사내다. 총리대신을 죽이기도 했던 레전드 야쿠자...... 모든 클론 야쿠자는 그가 제공한 유전자로 만들어진다. 지금은 상당한 고령. 은퇴했을 거다."

"네놈은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 케지메닌자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카이샤쿠해주마. 하이쿠를 읊어라." "우우......" 야다기가 등을 웅크리고 신음했다. "승진했지만 / 직후에 죽습니다 / 요로시상아."* "......이얏-!" "아밧-!"


*'직후에'의 원문은 暁に로, 직역하면 '새벽에'가 된다. 그러나 이 단어에는 (어떤 일이 실현된) 그때, 그날이라는 의미도 있다. 2번에 무게를 실어 번역하였다.


◆◆◆


 캬바앙-! "어이쿠, 이건! 이건 꽤나 타이트한데!" 캬바앙-! 캬바앙-! 캬바앙-! "스고이! 챔피온의 터치 속도, 이대로라면 신기록입니다!" 캬바앙-! 캬바앙-! 캬바앙-! "아밧-!?" "앗, 글렀다! 아앗-! 이건!...... 광고 들어갑니다!"

 텔레비전 소음 소리에 케지메닌자는 눈을 떴다. "당신, 일어났네요-" 여자는 바닥에 다리를 늘어뜨리고, 오카키를 봉지에서 손으로 바스락바스락 꺼내 먹으며 케지메닌자를 돌아보았다. 봉지를 던져버리고, 케지메닌자에게 기댄다. "있지-, 또 불러줘서 아리가또네(고마워요)."

"꿈에서 본 것이 조금 기억나는군." "헤- 스고-이." 여자가 케지메닌자의 허벅지를 만지작거리며 적당히 추임새를 넣는다. "당신 정말 몹시 스테키(멋져)요...... 아직 시간 있다와요." 케지메닌자는 여자를 개의치 않고 일어나, 병에 담긴 여과수를 마셨다. "기억에 없는 영상이었다. 꿈이란 신기한 것이군."

"오모시로-이(재미있-어)." 여자도 일어나, 등 뒤에서 케지메닌자를 껴안고 두 손을 앞으로 감았다. "있죠- 어떤 꿈 꿨다네?" "바다다. 나는 그걸 보고 있었다. 밤바다다." "흐-응, 스고-이." "파도가 모래를 씻는다. 발밑에는 거품. 바람이다. 나는 혼자, 서있던 것이다." 여자는 손가락으로 케지메닌자의 하복부에서 가슴으로 매만졌다.

"네(있죠)- 좀 더 시마쇼요(해요)-, 네-" 여자는 케지메닌자의 목 뒤를 햝고, 손가락을 가슴에서 뺨으로 매만져간다. 그 애무가 의아하다는 듯이 멈췄다. "......네-, 울고 있어?" "울고 있다." 케지메닌자가 무감정하게 되풀이해서 말했다. "그런가. 울고 있다. 눈물이다." "네- 괜찮아?" "신기한 일이군."


◆◆◆


 땅에 깔린 낙엽을 밟으며, 그는 황금색 프라이베이트 정원에 발을 들였다. 그 등 뒤에는 목이 찢겨 죽은 경비 야쿠자의 시체가 있었다. 미친 듯이 흩날리는 낙엽이 눈을 방불케 하듯 그 시체에 쌓이다가, 순식간에 덮어서 감춰버린다. 그리고 낙엽을 헤치고 나오듯이 얼굴을 내미는 죽순들.

 케지메닌자는 앞쪽을 주시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강과 돌다리. 교토다운, 그윽한 정원 기술이다. 이 강이나 다리에 실용적인 의미는 없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와비*다. 일본의 정원이란 삼라만상의 미니어처이며, 그 자체가 소형의 인공 우주를 표현하고 있다.......


*원문은 ワビ로, 와비사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고즈넉한 전통 미의식을 말한다.

 아쉽게도 케지메닌자는 그런 멋을 이해하지 못한다. 경비 야쿠자에 의해 봉쇄된 이 정원에 찾아온 목적은 명확했다. 전방의 정원 안, 낙엽이 흩날리며 쌓여가는 템플 분위기의 작은 건물 안에 그가 찾는 존재가 있다.

 케지메닌자의 닌자 감각이 템플 분위기 건물 주위의 생명 존재를 찾는다. 반응 없음. 지나치게 허술하다고 할 정도지만, 레전드 야쿠자라 해도 결국은 은퇴한 존재라는 것일까. 그는 각각의 손에 역수로 도스 대거를 잡고, 자세를 낮추며 부드럽게 전진했다.

"이얏-!" 높은 바닥에서 한달음에 도약하여, 돌려차기로 장지문을 파괴한 케지메닌자는 앞뒤 가리지 않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달마의 우키요에가 그려진 후스마 도어다. 케지메닌자는 두 손으로 후스마 도어를 열어 제꼈다. 그 앞의 방에서, 그는 챠부 위에서 가부좌 메디테이션을 하고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제이몬? 아니, 아니다! 짙은 녹색과 금색으로 두 가지 색, 소용돌이치는 것만 같은 기괴한 자수가 놓인 닌자 복장으로 몸을 감싼 그 닌자는, 가부좌 메디테이션 자세 그대로 눈만 뜨고서 케지메닌자를 응시했다. "도-모, 어서오십시오. 케지메닌자=상.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서브쥬게이터입니다."

"이얏-!" 케지메닌자는 반사적으로 뒤쪽을 향해 백 덤블링하여 간격을 취하고, 착지 기세를 살려 빈틈없이 오지기했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서브쥬게이터=상. 케지메닌자입니다." 서브쥬게이터는 대담하게도 가부좌 자세를 여전히 무너뜨리지 않았다! "케지메닌자=상, 아쉽지만 저는 제이몬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네놈을 케지메한다." 케지메닌자가 도스 대거를 들었다. 서브쥬게이터는 여전히 챠부 위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바야흐로 아셨겠지만, 당신이 열람했을 도고지마 제이몬의 정보는 페이크 미끼입니다. 여기는 도고시마 제이몬의 저택 또한 아닙니다." "......"

"요로시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되고 교활합니다. 야다기=상의 사망 상황은 ASAP 속도로 사내 IRC 네트워크에 공유되었고, 음성 감시 카메라 영상의 대화 내용을 기초로 도고지마 제이몬을 찾는다는 당신의 동기를 미끼로 삼은 계획이 발안되었습니다. 네트워크상에 가짜 레전드 야쿠자 정보를 흩뿌렸지요."

"그리 하여 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군. 네놈이 날 쓰러뜨리겠다고?" "하이, 그렇습니다." 서브쥬게이터가 가부좌를 튼 채로 끄덕였다. "당신이 나를 이기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얏-!" 케지메닌자가 달려든다! 몸을 숙이며 챠부를 향해 돌진! 아래에서 챠부를 튕겨 올린다! "이얏-!"

"이얏-!" 튕겨 오르는 챠부 위에서 서브쥬게이터가 드디어 움직였다. 양 다리를 180도로 찢으며 수직 점프하여, 챠부째로 뒤집히는 사태를 회피! "이얏-!" 케지메닌자는 양손의 도스 대거를 수평으로 쥐고, 고속 가로 회전하면서 공중의 서브쥬게이터를 향해 팽이를 방불케 하듯 미끄러져 들어간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180도 다리 찢기 자세인 서브쥬게이터가 그대로 공중에서 격렬하게 펀치를 반복하며, 회전하는 케지메닌자의 도스 공격을 차분하게 받아쳐 간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고우랑가! 케지메닌자의 치명적 회전 공격을 앞에 두고도 한치의 양보도 없는 서브쥬게이터의 카라테, 두려워 할지어다! 착지 뒤에도 서브쥬게이터는 폭풍과도 같은 양손 펀치 연타를 멈추지 않고, 케지메닌자의 회전 공격을 계속해서 받아친다! 이 무슨 닌자 기량!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케지메닌자는 고속 회전 공격에 이어 천천히 뒤돌려차기를 날렸다! "이얏-!" 서브쥬게이터는 그 다리를 꽉 붙잡아, 뒤로 내던진다! 달인! 뒤로 던져진 케지메닌자는 후스마 도어를 파괴하면서 옆방에 유려하게 착지! "케지메......!"

 서브쥬게이터가 허리에 손을 얹고 똑바로 섰다. "어째서 제가 당신의 카라테 전투에 맞설 수 있는지 아시겠습니까?" 우드득, 우드득 소리를 내며 목 스트레칭을 한다. "이 저택 안에는 감시 카메라가 여럿 설치되어 있습니다. 저희들의 전투...... 아니, 제가 싸우는 모습이 모니터링되고 있지요."

 서브쥬게이터는 약간 몸을 낮추고, 양손을 앞으로 내미는 자세를 취했다. "이 이쿠사 배틀의 결판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저 당신을 이기기만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좀 더 당신과 카라테를 주고 받을 필요가 있는 겁니다." "이얏-!" 케지메닌자가 벽의 기둥을 향해 회전 도약했다! 기둥을 박차며 삼각 뛰기로 덤벼든다!

"이얏-!" 회전하면서 용오름을 방불케 하듯 날아드는 케지메닌자! 서브쥬게이터는 순식간에 몸을 바닥에 내던져, 드러누운 자세로 케지메닌자의 도약 공격 아래를 빠져나갔다. 그대로 누운 자세로 자신의 위를 통과하는 케지메닌자의 옆구리를 차올린다! "이얏-!" "끄악-!"

 케지메닌자는 옆구리가 걷어차여 천장으로! "이얏-!" 그대로 천장을 박차고 바로 아래로 되튕겨나가, 누운 자세인 서브쥬게이터를 향해 강하 공격! "이얏-!" "이얏-!" 서브쥬게이터는 그대로 데굴데굴 굴러서 옆방으로 퇴각! 판키도에서 유래한 회피 동작, 웜 무브먼트다!

 그를 쫓아 발을 미끄러트리며 전진하는 케지메닌자에게, 서브쥬게이터는 그대로 굴러가며 수리켄을 연속 투척!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케지메닌자는 재빨리 양손의 도스 대거를 휘둘러 수리켄을 모조리 튕겨내 떨군다!

"이얏-!" 또다시 수리켄 한 장이 케지메닌자를 향해 날아든다. 케지메닌자는 그것을 도스로 되받아 친다. 하지만 어리석음! 그것은 수리켄을 방불케 했으나 수리켄이 아니었다! 도스에 닿자, 그 작렬탄은 미세한 스파이크를 주변에 흩뿌렸다! "끄악-!?" "수리켄 투척 테스트 완료!"

 서브쥬게이터가 양다리를 휘둘러 윈드밀 동작을 하면서 일어서서, 허리에 손을 올리고 다시 목에서 우들우득 소리를 내며 스트레칭을 했다. "생각해보면 레전드 야쿠자라는 클론 신체에 닌자 소울이란 실제 경이적 요소. 하지만 그 수리켄은 손가락 사이로 끼워서 잡거나 브릿지로 회피했어야 했습니다."

"이얏-!" 케지메닌자는 과감하게 고속 회전 공격으로 서브쥬게이터에게 돌격! 온몸에 맞은 작렬탄에 의한 상처 자리에서 미세한 바이오 혈액 비말이 흩날린다. 그리고 용오름을 방불케 하는 도스 대거 공격! "이얏-!" 서브쥬게이터는 냉정하게 앞차기를 날렸다. 이 공격을 상대함에 있어서는 앞차기가 리치에서 우위!

 허나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케지메닌자의 회전 속도가 증가하더니, 궤도가 불규칙적으로 흔들리면서 앞차기에서 빠져나간다! "뭣, 끄악-!?" 다음 순간, 케지메닌자는 이미 서브쥬게이터의 뒤에 있었다. 서브쥬게이터는 순간적으로 왼손을 들어 방어했으나 그 대가로 왼손 중지와 약지가 단숨에 케지메! 선혈이 뿜어져 나온다!

"이얏-!" 몸을 돌리며 날리는 돌려차기를, 케지메닌자는 몸을 숙여 회피! 그대로 쭈그리고 앉은 채로 고속 가로 회전으로 공기를 가르며 서브쥬게이터의 품으로 파고들러 간다! "이얏-!" 그것은 실제 치명적 공격! 하지만 서브쥬게이터는 발차기의 기세로 등을 돌리며 백 덤블링! "이얏-!" 케지메닌자를 뛰어넘는다!

 케지메닌자를 크게 뛰어넘어 착지한 서브쥬게이터는 그대로 3연속 백 덤블링을 구사하여, 등 뒤의 장지문을 파괴하며 툇마루까지 물러나서 간격을 취한다! 그리고 갑자기 오른손을 케지메닌자를 향해 내밀었다! "여기까지다! 이얏-!" "끄악-!?"

 서브쥬게이터가 오른손을 내밀자 케지메닌자는 돌풍을 맞은 듯 부자연스럽게 헛발을 디뎠다. "누웃!?" "무어라, 한 번으로는 굴복하지 않는 것인가! 이얏-!" 서브쥬게이터가 내민 오른손을 아래로 휘둘렀다. "끄악-!?" 케지메닌자가 갑자기 무너지듯 두 무릎을 꿇는다!

 케지메닌자는 일어나려고 발버둥쳤으나, 어떠한 보이지 않는 프레셔에 지배당하여 그것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서브쥬게이터는 오른손을 치켜들더니, 아래로 휘둘렀다! "이얏-!" "끄악-!" 케지메닌자는 양손을 바닥에 짚었다. 네발로 긴다! "......이얏-!" "끄악-!" 케지메닌자가 도게자한다!

"당신을 복종시킨다(subjugate, 서브쥬게이트). 이것이 요로시 짓수입니다, 케지메닌자=상." "......! ......!" 케지메닌자는 도게자를 한 상태로 움직이지 못한다. "당신의 유전자가, 모든 뉴런이, 이 저를 향한 반항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어 있어요." 서브쥬게이터가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이 짓수는 후도우카나시바리* 짓수의 아종이지만 실제 다릅니다. 요로시 DNA를 가진 자를 무조건적으로 복종시키는 짓수입니다. 요로시상이 특허를 받았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긴 합니다만." "......!" 케지메닌자를 도게자시킨 채로, 서브쥬게이터는 실내를 걸어가서 케지메당한 자신의 두 손가락을 주웠다.


*不動の金縛り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명왕의 힘을 빌려 사람을 쇠사슬로 묶듯이 꼼짝도 못하게 하는 술법을 이른다. 게임 '포켓몬스터'에 '사슬묶기'라는 이름으로도 나오는 기술 또한 여기에서 따온 것이다.

"실제 아부나이한 상황이었습니다. 결코 저는 지나치게 즐기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에게는 승산이 없었지요. 안타깝게도. 이 손가락도 접합해달라고 하겠습니다. 당신의 행동은 모든 것이 헛되게 되겠군요." 죽을 뻔했던 것에 의한 아드레날린 분비로 인하여 서브쥬게이터의 말이 많아졌다. "......!"

"일어나세요." 서브쥬게이터가 명령했다. 도게자했던 케지메닌자가 일어섰다. "오멘을 벗으세요." 케지메닌자가 여우 오멘을 벗었다. 클론 야쿠자 Y-13의 창백한 얼굴이 드러난다. "과연, 클론 야쿠자군요. 놀라운 일입니다." "......"

"요로시 짓수는 카나시바리를 방불케 하는 일시적인 구속에 그치지 않습니다." 서브쥬게이터가 케지메닌자의 얼굴에 오른손 손바닥을 올렸다. 케지메닌자는 저항조차 할 수 없다! "이것은 말하자면 『덮어쓰기』입니다. 당신은 쓸모가 있다고 판단된 것입니다. 이 짓수가 당신에게 어떤 고통을 줄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서브쥬게이터가 오른손 손바닥에 힘을 주었다. 아이언 클로를 방불케 하듯 케지메닌자의 얼굴을 독수리의 발톱처럼 꽉 쥔다! "......이얏-!" 케지메닌자의 반응은 격렬했다. 전기 충격을 받은 것처럼 격렬하게 경련! 지옥을 방불케 하듯 소리친다! "끄악-! 끅끄악-끄악-끄와아악-!" 나무아미타불! "끄악-!"


5

 케지메닌자는 자신의 발밑에 들이닥치는 차가운 물을 느꼈다. 밀려오는 파도다. 그 자신과 모래 이외에는 지상에 아무것도 없었다. 한밤중인 하늘은 흑요석을 방불케 하듯 장엄했고, 딱 하나, 황금색 달이 고휘도 LED 본보리 램프를 방불케 하듯 빛나고 있었다.

 아니. 달이 아니었다. 둥글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은 황금 입방체였다. 천천히 회전하는 불가사의한 오브젝트를, 케지메닌자는 그저 올려다보고 있었다. 설명할 수 없는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초자연적 존재였다. 저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 꿈은? 그래, 꿈이다, 그곳에 서서 그는 병노인요로시상병노

 인요로시상 조용하고도 평화로운 광경을 병노 더러운 인요로시상병 요로시상 제약의 노인요로시상 회사 문장 병노인요로시 그리 상 병 고 노인요로시상병 염불을 방불케 하는 노인요로시상병노 프레이즈가 방해가 되어 인요로 의식을 뒤덮 시상병 어 간다 노인요로시


◆◆◆


"아밧-! 앗바바바밧-!" "이얏-! 이얏-! 이얏-!" "아밧-! 아밧-! 아밧-아밧-아밧-!" "이......" "끼어들어서 미안하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지 않을까?" 입구 쪽의 간도가 말하자, 닌자 슬레이어는 치켜 들었던 오른쪽 주먹을 도중에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

"그...... 뭐야, 시간도 낭비되고 말이지." 간도는 닌자 슬레이어에게서 눈을 돌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기분은 풀렸을테고." "......" 폐허 빌딩의 유리가 사라진 창문을 통해 야외 가스등 불빛이 들어와, 거칠게 호흡하는 닌자 슬레이어의 옆 얼굴과, 의자에 묶인 빈사 상태인 닌자를 비춘다.

"......" 닌자 슬레이어는 의자에 묶인 닌자......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의 모스맨을 등지고, 깊이 숨을 토해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이얏-!" 뒤돌며 돌려차기를 모스맨의 머리에 꽂았다. "아밧-!"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발차기가 모스맨의 머리를 몸에서 떼놓으며 날려버렸다.

 직후, 고문을 당한 그 몸은 의자째로 폭발사산, 한쪽 눈이 도려내진 무참한 꼴의 머리는 천장에 부딪혀 튕겨나와, 간도의 발밑으로 굴러갔다. "웁스." 간도는 양손을 벌리며고개를 저었다. "뭐, 비열한 놈이었지만 나머지는 삼도 리버의 엔마(염라) 닌자나 카론 닌자에게 맡기면 되겠지."

 겹눈이 된 눈을 가졌으며 바이오 독가루로 공격하는 모스맨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그 전투 능력 또한 그렇지만, 무고한 시민을 독으로 미치게 만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더더욱, 그렇지 않아도 고문이나 본보기 등의 잔학 행위를 서슴지 않는 닌자 슬레이어의 가열참에 박차를 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인과응보!

"자이바츠 자식이 나설 줄이야." 간도가 말했다. "요로시상과 자이바츠는 실제 친친 카모카모*(원문 역주 · 친밀함, intimate의 일본적 속어 표현) 관계라 말이지. 상상 이상으로 일심동체를 방불케 하고 있어. 귀찮아질지도 모르겠군." "마침 잘된 일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남녀 사이가 아주 친밀한 모양.

 현재 닌자 슬레이어와 간도가 쫓고 있는 것은 우연히 단편적인 정보를 입수한, 요로시상 제약에 의한 '스고이남 계획'......언더 가이온 제3레벨에, 공기 청정 시스템을 이용하여 정체를 알 수 없는 약품 가스를 가득 채운다는 대규모 인체 실험 계획이다. 방치하면 무시무시한 사태를 초래하리라.

"자이바츠가 엮이면 엮일수록, 나로서는 수고를 아낄 수 있다. 머지않아 뿌리를 뽑아야 하는 상대다. 정보를 빼낼 수 있는 닌자 또한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다." "빼낸다라......" 간도가 모스맨의 머리를 내려다보았다. "뭐어, 그렇게 되는 거려나." "그래."

 간도가 회중시계를 꺼냈다. "슬슬 좋은 시간이야. 시간 때우기도 끝났겠다. 오사라바(작별)하기로 할까." 닌자 슬레이어가 끄덕였다...... 마치 그 끄덕임이 스위치가 된 것 처럼, 펑하는 파열음에 이어서 폐허 빌딩이 새하얀 섬광에 휩싸였다. ""끄악-!?""

 어리석음! 섬광탄이 귀울림과 함께 망막에 잔상을 새기며 두 사람을 움츠러들게 하는 와중, "까고자빠졌넴마-!" "죽인담마-!" 야쿠자 슬랭이 난무하고, 1층 입구와 위층에서 대량의 침입자가 쇄도한다! 닌자 슬레이어의 닌자 자율신경은 금방 섬광탄의 시야 혼란에서 회복되지만 간도는 아직이다!

"""까고자빠졌넴마-!""" 카타나를 든 클론 야쿠자들이었다! 두 사람이 있는 곳이 추적당한 것인가? 어떻게?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한 번에 여섯 장의 수리켄을 클론 야쿠자를 향해 던졌다. """끄악-!?""" 제1파 3명은 양눈을 수리켄에 관통당하여 사망!

"""죽인담마-!""" 계단으로 제2파 클론 야쿠자가 달려 내려온다. 클론 특유의 일사불란한 동작으로 챠카 건을 꺼낸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회전하면서 수리켄을 투척! 타츠마키(소용돌이) 수리켄이다! """끄악-!?""" 제2파 5명의 정수리를 수리켄이 관통하여 전원 사망!

"어허어허어허! 곤란하구만!" 섬광 쇼크에서 회복된 간도가 49구경 매그넘 쌍권총을 팔을 교차하며 들고, 정면 입구에서 돌입하는 제3파 4명을 요격! BLAMBLAM! BLAMBLAM! BLAMBLAM! BLAMBLAM! "끄악-!?" "아밧!" "끄악-!" "끄악-!"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대구경 총알이 클론 야쿠자의 몸을 두부처럼 파괴해 간다! 거기에 더해 뒷문에서 들어오는 제4파! "대번창이로구만. 오늘은 이미 가게문 닫았다고." 총알을 한꺼번에 공중으로 던지고, 리볼버에서 탄피를 배출하는 것과 동시에 낙하하는 총알을 그대로 받아내서 재장전한다. 이 무슨 곡예를 방불케 하는 기량!

"""까고자빠졌넴마-!""" 이번에는 3명! 간도는 위층에서 오는 다른 돌입 부대를 상대하러 가는 닌자 슬레이어를 곁눈질로 보고, 담담하게 방아쇠를 당겨 간다. BLAMBLAM! BLAMBLAM! BLAMBLAM! "악!" "끄악-!" "이얏-!"

"뭣?" 간도가 눈을 부릅떴다. 한 명 실수했나? 이레귤러 같은 움직임으로 총알을 회피한 클론 야쿠자가 간도를 향해 도약한다. 머리 스타일, 선글라스, 다크 슈트, 모두 똑같다. 그리고 실력도 같을 터. 하지만 이 움직임은? 그리고 카타나가 아니라, 양손에 든 것은 도스 대거......?

"우오옷!?" 간도는 소용돌이를 방불케 하듯 회전하며 날아오는 클론 야쿠자를 향해 발포했다. 하지만 총알을 튕겨낸다!? "이얏-!" 회전하는 클론 야쿠자의 양손 도스 대거가 베려 든다! 순간적으로 방어를 위해 내민 49 매그넘 두 자루의 총신이 너무나 쉽게 절단된다! "뭣......"

 간도의 뉴런이 격렬하게 신호를 보내고, 시간 감각이 압축되고, 회전하는 클론 야쿠자가, 자신의 움직임이, 간도를 지금 당장 찢어발기러 오는 2회전째 도스 대거 참격이, 진흙탕을 방불케 하듯 슬로우 모션이 된다. 어디서 실수했지? 어디에서......?

"이얏-!" "이얏-!" 간도의 코앞에서 번개를 방불케 하듯 미끄러져 들어온 그림자가 인터럽트, 치명적 공격을 브레이서(손목 장갑)로 받아내 흘린다! "누오옷!?" 간도는 쓰러지고, 그대로 데굴데굴 굴러서 데들리 범위에서 벗어났다. 구세주는 위층을 정리하고 돌아온 닌자 슬레이어였다!

"이얏-!" 3회전째 참격이 닌자 슬레이어를 덮쳐온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숏 훅을 순식간에 회전하는 몸통에 꽂아 넣었다. "끄악-!" 이레귤러 클론 야쿠자는 충격으로 뒤쪽으로 날아갔으나, 공중에서 자세를 바로잡고 기둥을 박차 닌자 슬레이어에게로 다시 달려들었다!

"이얏-!" 날아드는 이레귤러 클론 야쿠자가 격렬하게 회전! 닌자 슬레이어는 옆구르기로 회피, 수리켄을 8장 연속으로 투척! "이얏-!" "이얏-!" 클론 야쿠자는 착지한 뒤에도 회전을 멈추지 않고, 그 기세로 수리켄을 모조리 튕겨냈다. 게다가 회전하면서 닌자 슬레이어에게 팽이를 방불케 하듯 접근한다!

"어허어허어허, 이래서야 완전......" 간도가 말하다 말았다. 완전, 닌자? 클론 야쿠자가? 닌자......? """까고자빠졌넴마-!""" 간도는 정면 입구를 돌아보았다. 또다른 클론 야쿠자 집단이다. 간도는 총신이 썰려나간 리볼버를 잠시 보았다. "실제 야바이한가?"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수직으로 점프하여 회전 참격을 회피. 기세 좋게 뛰어올라, 천장을 뒤집힌 자세로 박차 튀어오른다. 이것은 기이하게도 헤이안 시대에 불 헤이케*가 벤케이 닌자의 무적 공격을 격파했던 이론과 똑같았다. 회전하는 팽이는 바로 위에서 누르면 멈추지 않을 수 없음이라!


*일본 역사 속 비극의 장수, 미나모토노 요시츠네의 인살 세계관 속 이름.

 닌자 슬레이어가 바로 위에서 강하 스톰핑! "끄악-!?" 이레귤러 클론 야쿠자가 순간적인 회피를 시도했으나, 고속 회전의 관성 때문에 완전 회피는 때를 맞추지 못했다. 정수리를 짓밟히는 꼴은 면했으나 왼쪽 어깨에 무거운 일격을 맞고 자세가 무너져, 스핀하면서 다운!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추가 추격을 가하는 대신에 회전 점프로 몸을 날려, 간도를 갑자기 안아들었다! "어허어허어허어허! 대체 무슨......" 닌자 슬레이어는 스모토리의 쌀가마 들기 세리머니를 방불케 하듯 간도를 어깨에 짊어지고, 계단을 뛰어오른다! "어허어허어허!"

"까고자빠졌넴마-!" 정면 입구에서 침입한 야쿠자가 일제히 챠카 건을 발포! 닌자 슬레이어는 계단을 뛰어오른다. "위라니? 어쩔 셈이야?" 발버둥치며 간도가 묻는다. "옥상이다. 뛴다!" 닌자 슬레이어가 즉답했다. "어허어허, 내려줘." "지금의 그대는 전력이 되지 않는다. 얌전히 있어라!"

"죽인담마-!"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3명의 클론 야쿠자가 막아선다. 하지만 손에 든 챠카 건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보다 빠르게 닌자 슬레이어가 검붉은 바람을 방불케 하듯 달려나가자, 세 개의 목이 코로나 맥주의 뚜껑을 방불케 하듯 스크류 회전을 하며 날아가, 계단 위를 구르며 떨어졌다!

"까고자빠졌...... 끄악-!?" "뭐얌마-!?" "끄악-!?" 아래에서 닌자 슬레이어를 쫓아 계단을 오르던 클론 야쿠자들이 굴러떨어진 목에 발이 걸려 넘어져서 도미노가 넘어가듯, 우르르 겹쳐 쓰러졌다. 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뛰어넘으며 계속 쫓아오는 것은, 태세를 회복한 이레귤러 클론 야쿠자다!

"이얏-!" 계단 중간에서 회전 점프를 구사한 클론 야쿠자는 폐허의 네모난 옥상 스페이스로 힘차게 엔트리했다. 팔짱을 끼고 기다리는 것은 닌자 슬레이어. 그 검붉은 실루엣은 언더 가이온의 희미한 조명에 비춰지며 불길하게 떠올라 있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닌자 슬레이어가 천천히 아이사츠했다. 그 안쪽에서는 마침 도움닫기한 간도가 옥상 가장자리에서 점프해서, 인접한 빌딩의 네온 간판, 핑크색 '꽃구경은 우선 대출부터'에 매달린 참이었다. "나중에 보지! 닌자 슬레이어=상." "음."

 이레귤러 야쿠자는 반쯤은 본능적으로 주먹을 얼굴 앞에서 맞대며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도-모. ......" 닌자 슬레이어는 그를 응시하며, 그가 이름을 밝히기를 기다렸다. "......나는......" 이레귤러 야쿠자가 말을 목구멍에서 밀어내듯이 입을 열었다. "나는. 케지메닌자입니다. 네놈은 배제 대상이다. 네놈을 케지메한다."



◆◆◆


 교토성, '원탁의 방'.

 원형으로 된 그 공간은 벽을 따라 여덟 개의 나무로 된 붓다 성전사 조각상의 발밑에 세워진 수만 개의 촛불이 조명 역할을 하고 있었다. 머리 위에는 흑요석을 잘라 붙인 은하수 모티브 우키요에 스테인드글라스가 펼쳐져 있고, 흔들리는 불꽃에 비추어진 그림자가 신화 속 광경의 그림 위에서 불규칙하게 춤춘다.

 촛대의 불을 살피는 것은 두 명의 오이란의 역할이다. 보석이 잔뜩 달린 목걸이와 발찌, 비녀를 제외하고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다. 아름답지만 죽은 눈을 하고 있는 그녀들은 오직 이 방과, 인접한 대기실 사이를 이동하는 것만 허락받고 있다......평생에 걸쳐서.

 원탁 옆 방석에 정좌한 닌자들의 얼굴은, 이 넓은 방의 교묘하게 계산된 조명 각도에 의해 목부터 위가 애매하게 그림자가 졌다. 이들은 그랜드 마스터 위계의 무시무시한 숙련자들로, 이 넓은 방의 이름에서 따와 '원탁'이라고 불린다. 출석자는 다섯 명. 방석의 숫자로 보아 어느 정도 결석자가 있음을 짐작케 했다.

 원탁에는 인원수만큼 액정 모니터가 놓여 있고, 거기에서는 요로시상 사원이 지닌 휴대용 UNIX 화면과 동기화하여 어느 광경을 비추고 있었다. 당연히 요로시상의 사원은 원탁에 앉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황금 후스마 도어 옆에서 강아지를 방불케 하듯 비참하게 앉아 있었다.

"조금 전의 영상. 폐허 안에서 죽은 닌자의 머리가 나왔었지." 누군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길드의 닌자다. 모스맨=상이었나, 그건." 그의 이름은 이그조스천. "모스맨? 누구지?" 옆에 앉은 닌자, 케이비인이 고개를 갸웃했다. "어쨌거나 눈치가 빠르군, 이그조스천=상."

"모스맨=상?" 로드 오브 자이바츠의 측근, 파라곤이 질책했다. "어째서 저기에? 놈이 죽인 것인가? 닌자 슬레이어가? 지금 막? 무엇을 위해? 어째서?" 요로시상 사원을 본다. "너희들에게 맡겼을텐데, 모스맨=상은." "엣! 에에, 에, 네, 그렇습니다만......"

 요로시상 사원이 손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모스맨=상이? 사, 살해당했다니? 그럴수가! 저, 저도 짐작가는 것이......" "까고자빠졌넴마-!" 파라곤이 갑자기 재떨이를 사원에게 던졌다. "아이에에에!"

"이유도 없이 자이바츠의 닌자가 이런 오줌내가 진동하는 폐허에서 우연한 사고로 죽었을 리가 있냠마-! 죽인담마-!" "아이에에에!" 사라리맨은 살짝 실금하며 변명했다. "조, 조사해서 보고하겠습니다! 반드시! 저희들은, 그, 단순히, 닌자 슬레이어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것에 성공해서, 여흥을 말이지요......"

"그래, 여흥! 여흥이다." 샐러맨더가 원탁을 위압적으로 내리쳤다. "시시한 이야기는 나중으로 해도 돼! 모스맨? 개밥으로나 써라. 나는 닌자 슬레이어가 싸우는 모습을 보러 왔단 말이다." "네, 반드시! 반드시 당장!" 사원이 도게자를 되풀이했다. 파라곤은 혀를 차고 다시 앉았다.

 액정 모니터에는 소형 자동 부유 카메라에서 IRC 전송되는 영상이 비춰지고 있다. 폐허의 네모난 옥상에서 서로 노려보는 클론 야쿠자와 닌자 슬레이어의 모습이. "클론 야쿠자는 이 한 명이 마지막이다. 나머지는 몰살당했군. 여흥이 끝난다." 다크 도메인이 중얼거렸다. "그대 또한 눈치가 빠르군!" 케이비인이 끼어든다.

"......뭣?" 다른 닌자가 영상에 대해 이런 저런 코멘트를 하는 와중, 이그조스천이 소형 IRC 통신기를 귀에 대더니 일어났다. "왜 그러지?" 라는 케이비인. 이그조스천이 사과했다. "사소한 인시던트다. 먼저 자리를 뜨되 사과의 뜻으로 다음에 스시를 살테니, 오늘 있던 일을 알려주게."

"닌자 슬레이어가 실제 눈부시게 싸웠을 경우의 이야기겠지." 다크 도메인이 무감정하게 말했다. 그리고 요로시상의 사원을 노려보며, "시시하게 끝나면 이 천것은 케지메다." "아이에에에!" "하하하, 틀림없지. 그러면 오탓샤데-!" 이그조스천은 조용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물러나는 이그조스천을, 파라곤은 가만히 음습한 의심의 눈초리로 배웅했다. 자이바츠의 고위 존재 사이에서도 수면 아래에서는 다양한 속셈이 난무하고 있는 듯했다....... "자아, 마음을 새롭게 해서, 드디어 시작할테니 부디!" 요로시 사원이 말했다. 다크 도메인은 콧방귀를 뀌었다. "닌자에게 클론 야쿠자 따위가."

"그 점입니다!" 요로시 사원이 기세를 올렸다. "클론 야쿠자이지만 클론 야쿠자가 아닙니다...... 이 Y-13에게는 닌자 소울이 빙의되어 있습니다." "뭣?" "바카 같은." 그랜드 마스터들이 술렁거렸다. "그런 경우는 들은 바가 없어." 파라곤이 신음했다. "붉은 피도 흐르지 않는 노예 인간이."

"저 클론 야쿠자는 말하자면 이레귤러였습니다. 여러분의 염려도 지당합니다." 요로시 사원이 손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제어할 수 있나? 저래뵈도 닌자인데." 다크 도메인이 말했다. "너희 회사의 바이오 닌자 놈들 관리 또한 꽤나 허술해. 무어가 서바이버 도죠란 말이냐!"

"그렇고 말구요!" 요로시 사원이 아부했다. "그런 시큐리티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테크놀로지를 이번에 개발해냈습니다. 바야흐로 바이오 생명체의 이레귤러 행동의 만에 하나라도 없습니다! 이 클론 야쿠자 또한 처음에는 이레귤러였으나, 새 테크놀로지를 통해 완전히 억제할 수 있었습니다!"

요로시 사원이 위세 좋게 잇따라 지껄여 댔다. "지금까지 이상으로 보다 순종적이고, 보다 안전하고, 보다 복잡한 국면에서 운용 가능한 저희 회사의 바이오 전사가 빛나는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의 번영에 힘을 보태드리겠습니다!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 반자-이! 반자-이! 반자-이!"


◆◆◆


"이얏-!" 아이사츠 완료 순간에 달려든 것은 닌자 슬레이어였다! 목인권을 방불케 하는, 눈이 어지러워지는 난타가 케지메닌자를 덮친다! 케지메닌자는 두 자루의 도스 대거를 방어에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귀찮은 회전 공격에 들어가기 전에 우위를 점한다는 전술이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눈에도 보이지 않는 두 사람의 두 손! 호각! 아니, 닌자 슬레이어가 앞선다! "이얏-!" 방어를 뚫고, 숏 어퍼컷이 케지메닌자를 포착한다! "끄악-!"

 케지메닌자가 도스 대거로 반격! "이얏-!" 나무삼, 하지만 달인끼리의 원 인치 전투에 있어서는 무기보다 맨손이 실제 빠른 상황 대응에 유리! 닌자 슬레이어가 손등으로 도스 대거를 위로 쳐내 비껴내고, 마네키네코 펀치로 케지메닌자의 턱을 때린다! "이얏-!" "끄악-!"

"이얏-!" 케지메닌자의 반대쪽 손이 도스를 휘둘러 반격! 하지만 닌자 슬레이어는 그 손을 손등으로 쳐서 가드! 박치기를 케지메닌자의 코끝에 꽂는다! "이얏-!" "끄악-!" 무심코 헛발을 딛는 케지메닌자에게 닌자 슬레이어는 가차없이 돌진한다!

"클론 야쿠자인 그대가 어째서 닌자가 되었는지는 모른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오른쪽 어깨에 춉을 꽂아 넣는다! "끄악-!" 케지메닌자가 오른쪽 무릎을 꿇는다! "알 필요도 없다. 닌자에게 죽음을.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왼쪽 어깨에 춉을 꽂아 넣는다! "끄악-!" 왼쪽 무릎도 꿇는다!

 닌자 슬레이어는 순식간에 몸을 숙였다. 케지메닌자는 순간적으로 눈앞에서 가드를 위해 도스 대거를 크로스하여 들었지만, 때를 맞추지 못한다! "이얏-!" "끄악-!?" 뒤로 공중제비를 돌며 발차기를 날리는 주 짓수 오의, 서머솔트 킥이 케지메닌자를 차올린다! 맞아서 공중으로 날아가는 케지메닌자!

"누우웃-!" 닌자 슬레이어가 두 다리를 크게 벌리며 허리를 낮추고 수리켄을 들었다. 상반신에 밧줄 같은 근육이 솟아난다. 고우랑가! 이것은 오의, 츠요이 수리켄의 준비 동작! 게다가 오오, 보라! 수리켄을 각각의 손에 들고, 크로스시킨 자세다! 두 장! 두 장을 동시에 던지려는 것인가!

 공중의 케지메닌자는 어떤가? 나무삼! 그 또한 죽기를 무력하게 기다리는 산시타는 아니다. 자신의 몸을 비틀어, 스스로의 힘으로 가로 회전을 개시! 눈 깜짝할 사이에 그 몸은 위험한 도스 대거로 이루어진 소용돌이가 된다!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두 장의 수리켄을 동시에 투척했다! 더블 츠요이 수리켄! 반동으로 발생한 풍압이 옥상 바닥에 휘몰아치고, 두 장의 수리켄이 DNA 나선을 방불케 하듯 얽히고 설키는 궤도를 그리며 공중의 케지메닌자를 덮치려 한다! "이얏-!" 요격하는 케지메닌자의 회전이 가속하여 음속에 가까워진다!

 수리켄이 공중의 케지메닌자를 포착한다! 빠직빠직빠직! 불가사의한 마찰음이 울려퍼지고, 선향 불꽃을 방불케 하는 불꽃이 대량으로 뿜어져 나온다. 이윽고 회전 속에서 별똥별을 방불케 하듯 불덩어리가 튀어나와, 근처 빌딩의 '앗, 사보텐(선인장) 시티?' 라고 적힌 네온 간판에 직격! 파괴! 불덩어리의 정체는 튕겨져 나온 수리켄이었다!

 빠직빠직빠직! 마찰음이 멈추지 않는다. 2장의 수리켄 중 남은 1장이 불덩어리가 되어 회전 속에서 튀어나와, 근처 빌딩의 '다케다 신겐'이라고 적힌 간판에 직격, 분쇄! 소용돌이가 된 케지메닌자는 닌자 슬레이어를 향해 강하한다! "이이이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과감하게 요격! 스스로 도약하여 강하해 오는 소용돌이를 향해 뛰어든다! 이 무슨 만용! 이래서야 산산조각으로 찢어져, 다짐육 중점....... 아니! 닌자 슬레이어는 케지메닌자와 함께 회전하기 시작했다. 고우랑가! 대체 무슨 일이!?

 망원 렌즈와 슬로우 모션 처리가 가능한 독자 제형이라면 보일 것이다! 회전하는 케지메닌자의 손목을 닌자 슬레이어의 왼손이 붙들고 있다. 이를 통해 닌자 슬레이어는 케지메닌자의 회전과 하나가 되어, 참격을 무효화한 것이다. 더욱이 자유로운 오른손으로, 회전하면서 케지메닌자에게 연속 공격!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계속되는 가열찬 춉 연타! 케지메닌자 또한 회전하면서 붙잡히지 않은 쪽 손으로 상쇄 공격!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반격을 반복하던 케지메닌자의 상완부에서 바이오 혈액이 뿜어져 나온다! 피라냐에게 씹힌 것처럼, 크게 도려진 상처...... 그 츠요이 수리켄을 상처 없이 튕겨낸다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케지메닌자는 닌자 슬레이어의 춉을 계속 받아치고...... 그리고 두 사람이 땅에 쳐박힌다!



6

"둘 모두 상당하군!" 샐러맨더가 열을 올리며 액정 모니터를 향해 소리치면서 몸을 일으켰다. "소질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내 초석이 될 소질이!" "흥." 다크 도메인이 콧방귀를 뀌었다. "네 사냥감이 된다고 정해진 것도 아닐텐데." "클론 야쿠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군." 파라곤이 신음했다. "실제 강하다."

"여흥으로서는 그럭저럭이군." 케이비인이 벌거벗은 오이란의 풍만한 가슴을 주무르며 사케를 단숨에 들이켰다. "분명 데스나이트=상을 죽인 것은 이 남자였던가. 하지만 그 소우카이야의 라오모토 칸의 목숨을 앗을 정도의 카라테인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거다." 파라곤이 음습하게 말했다.

"저 클론 야쿠자는 역시 닌자 슬레이어에게 살해당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케이비인이 다크 도메인의 의중을 살폈다. 다크 도메인은 오하기를 먹고 말했다. "......유효타를 맞히지 못했다. 시간 문제겠지."

"아니, 아직이다. 아직 더 움직임이 있을 것이야." 라는 파라곤. "케지메닌자의 저 기묘한 회전 공격은 카마이타치* 짓수. 쉬이 볼 수 있는 짓수가 아니다." "알고 있나, 파라곤=상!" 케이비인이 파라곤을 보았다. 파라곤이 음침하게 끄덕였다. "저것은 만지 닌자의 유니크 짓수다."


*원문은 カマイタチ로, 鎌鼬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피부에 낫으로 베인 듯한 상처가 생기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회오리바람의 진공 부분이 피부에 닿아 생긴다고 한다.

"만지 닌자?" "그렇다. 과거 에도 전쟁에서 악명을 떨친 불길한 아치 닌자다. 만지 닌자의 카마이타치 짓수가 한 차례 전쟁을 휩쓸면, 그곳에는 피의 연못이 생겼다고 한다. 후세에 그 짓수를 부활시킨 자는 없다. 저 클론 야쿠자에게 빙의한 닌자는 만지 닌자 본인이겠군."

"만지 닌자." "그래. 신출귀몰, 악귀와도 같이 싸우는 모습으로 에도 전쟁 말기에 크게 날뛰었다. 실제 그의 출현이 이유가 되어 에도 시대의 개막이 2년 정도 미뤄졌다고도 한다." "그 정도의 닌자가 클론 야쿠자에게 빙의한 건가. 코미디를 방불케 하는군." 다크 도메인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 정도의 닌자 소울이기에...... 가능했던 것일지도 모르지." 파라곤이 말했다. "아치 닌자의 힘이 있었기에 클론 야쿠자에게 저 정도의 강함이 생겨났다. 아치 닌자의 힘이 있었기에 저 클론 야쿠자의 세뇌가 깨지고 자아가 생겨나...... 케지메닌자가 만들어졌다."

"그렇군요!" 요로시상 사원이 기세를 올렸다. "그리고, 그런 위험한 닌자 소울이 깃든 클론 야쿠자를 저렇게 다시 제어하여 닌자 슬레이어와 맞붙게 한 것이, 저희 회사의 이번 신기술인 것입니다!" "과연, 잘 알았다!" 다크 도메인이 말했다. 요로시상 사원이 웃었다.

"앞으로도 당사는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와 윈 · 윈 관계를 쌓아나가고자 합니다!" "음." "반자-이!" "음." 다크 도메인이 어딘가 냉담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요로시상 사원 방향에 오른손을 뻗었다. "하지만 네 이야기는 성가시다. 그리고 신성한 원탁의 방을 소변으로 더럽혔기에, 살려둘 수는 없다."

"에?" 다크 도메인이 내민 오른손을 앞으로 펼쳤다. 직후, 요로시상 사원의 발밑 바닥이 둥글게 도려내진 것처럼 열렸다. 구멍을 방불케 하듯 초자연적 원 안쪽은 녹색 격자무늬가 꿈틀거리는 암흑의 우주였다. 코와이(무섭다)! "에......? 아이엣!?" 사원은 갑자기 발밑에 열린 그 우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

다크 도메인이 오른손을 쥐자, 초자연적 구멍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닫혔다. 요로시상의 사원은 없어졌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 이야기를 다크 도메인이 다른 사람에게 해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오! 분명 그렇군! 케지메닌자가 달려들었다! 봐라!" 케이비인이 액정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소리쳤다.


◆◆◆


"이얏-!" "끄악-!" 케지메닌자가 선수를 쳤다. 앞차기가 닌자 슬레이어의 가슴팍을 때려 튕겨낸다. 닌자 슬레이어는 백 덤블링을 2연속으로 구사하며 착지. 그 자리로 케지메닌자의 위험한 가로 회전 공격이 다가온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수직 도약! "두 번 같은 수를 두는 것은 실제 악수!"

"그것은 네놈이 하고 있는 짓이다." 회전하면서 케지메닌자가 소리쳐 대답했다. 회전의 궤도가 갑자기 불규칙하게 흔들려, 닌자 슬레이어의 강하 공격을 회피! 그대로 착지한 닌자 슬레이어의 주위를 위성을 방불케 하듯 회전한다! 아부나이! "네놈을 케지메한다!"

 닌자 슬레이어의 상황이 일변하여 방어에 전념하기를 강요당한다. 주변을 회전하며 격렬하게 반복되는 케지메닌자의 도스 대거 참격!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고우랑가! 무시무시한 공방 응수! 케지메닌자의 위성 회전 도스 참격의 깊은 집념은 경이로움, 그 외의 무엇도 아니었다. 그 참격 하나 하나를 빠르게, 그리고 세밀하게 춉으로 튕겨내고, 혹은 브레이서(손목 장갑)으로 비껴내 가는 닌자 슬레이어. 그 닌자 집중력이 시험받고 있다!

 빙글빙글 닌자 슬레이어 주위를 선회하는 케지메닌자 또한 말할 것도 없이 닌자 집중력을 극한으로 연소시키고 있었다. 그 콧구멍에서 바이오 혈액이 뿜어져 나오고, 회전하는 참격의 풍압을 받아 안개 형태로 확산된다. "케지메! 케지메! 케지메!" 어째서 닌자 슬레이어는 채썬 고기가 되어 무너져 내리지 않는 것인가!

 어느새 케지메닌자의 시야는 여분의 주위 광경은 흘려보내고, 쓰러뜨려야만 하는 적인 닌자 슬레이어가 있는 세계만을 비추고 있었다. 이윽고 그 모습조차 희미해져, 그 움직임과 공기의 진동만이 빛나는 그림자가 되어 떠오른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등 뒤의 암흑은 어느새 불가사의한 광경으로 변해 간다. 평평한 수평선과 무기질적인 지면...... 모래사장...... 그리고 공중에 떠 있는 황금의 달...... 적대자의 닌자 소울의 윤곽. 닌자 슬레이어의 닌자 소울! 나라쿠!

 케지메닌자는 혼란을 느꼈다. 그리고 경외감을 느꼈다...... 케지메닌자의 내면의 닌자 소울, 만지 닌자는 눈앞의 이 형태 없는 혼돈을 방불케 하는 존재에게, 본능적인 공포를 느꼈다. 그것은 과거의 대전쟁에서도 경험한 적 없는, 불가사의한 공포였다. 이것은 무어냐? 이 사내는 무어냐? "이얏-!" 케지메!

"끄악-!" 케지메닌자의 무시무시한 참격이 마침내 닌자 슬레이어를 포착했다. 닌자 슬레이어의 왼쪽 손목부터 끝이 케지메당해 하늘로 날아간다! 오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거기에 더해 케지메닌자가 고속 회전하면서 다가온다. 노리는 것은 오른쪽 손목이다! "이얏-!"

 잡았다! 케지메닌자는 가차없는 참격 궤도 끝에서 승리를 확신했다.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이 안에 감춰둔 불길한 무언가를 드러내기 전에 속공을 걸어 토도메(마무리 일격)를 취해야만 한다. 케지메닌자의 시야에는 끓어오르는 인간형 혼돈, 거기로 뻗어가는 도스 대거의 칼날. 그 안쪽에는 잔잔한 바다, 상공에는 자전하는 황금 입방체.

 이 적을 쓰러뜨리고, 그리고 자신이 병노인요로시상병노인요로시상병노인요로시 자신이 상병노인요로시 자신이 살았다는 상병노인요로시상병노인요로시상병노인요 자신이 살았다는 흔적 로시상병 의 노인요로시 미 상병노인

 ......"누웃-!" 닌자 슬레이어의 뉴런이 가속하고, 시간 감각이 진흙탕처럼 느려진다. 빙글빙글 돌면서 날아가는 자신의 왼쪽 손목. 감각이 날카로워지고, 격통이 몸을 불태운다. 신체의 좌우 균형이 무너지고, 거기에 더해 도스 대거가 덮쳐온다.

 닌자 슬레이어의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그 시야가 곧 맑게 개이고, 그는 자신의 오른손이 케지메닌자의 얼굴을 움켜쥐고 있는 것을 보았다. 얼굴을 붙잡고, 함께 크게 도약하고 있었다. 뉴런의 명령조차 웃도는 속도였다. 빌딩의 가장자리를 뛰어넘어, 함께 낙하하고 있었다. 굉음과 바람이 진동하며, 낙하하는 두 사람을 감싼다.

 낙하하면서 케지메닌자가 몸부림쳤다. 하지만 닌자 슬레이어가 오른손을 떼는 일은 없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케지메닌자와 함께 지면으로 낙하. 그 기세를 그대로 살려, 부서진 아스팔트에 뒤통수부터 쳐박았다.

"닌자에게......" 후지키도는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을 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문구를, 자기 자신의 자발적인 의지 또한 겹쳐지며, 말했다. ""닌자에게 죽음을."" 케지메닌자가 몸부림친다. 닌자 슬레이어가 주먹을 잃어버린 왼팔로 그 쇄골을 후려갈겼다. 절단면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은 찌꺼기 기름을 방불케 하듯 타올랐다.

 케지메닌자가 몸부림친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오른손으로 붙잡은 얼굴을 들어 다시 뒤통수를 쳐박았다. "이얏-!" 쳐박았다. "이얏-!" 쳐박았다. "이얏-!" 쳐박았다. "이얏-!" 쳐박았다. 왼손 손목 절단면은 횃불을 방불케 하듯 불꽃을 태우고 있었다.

 뒤늦게 낙하한 것은 그 손목부터 손끝까지였다. 땅에 쳐박히기 직전, 그 손목은 고무줄로 당기기라도 한 것처럼 반발을 일으켰다. 손목의 끝 또한 찌꺼기 기름을 방불케 하며 불타는 혈액을 뿜어내고 있었다. 불꽃은 실처럼, 닌자 슬레이어의 팔과 잘려나간 손 사이로 이어져 있었다.

 발끝의 불꽃이 분리된 손을 끌어당기더니 접합했다. 닌자 슬레이어의 왼팔은 바야흐로 팔꿈치 끝까지 부정한 불꽃에 덮여 있었다. 그가 이 부정한 불꽃을 휘감은 이쿠사 배틀은 지금까지 몇 차례 뿐이었다. 케지메닌자에게 올라탄 닌자 슬레이어의 두 눈을, 물웅덩이가 거울을 방불케 하듯 비추고 있었다. 선향 불꽃을 방불케 하는 눈빛을.

 후지키도는 자신의 밑에 있는 케지메닌자를...... 아니. 만지 닌자를 보았다. 빛나는 인간 형태 윤곽을. 그리고 주위에 펼쳐진 무한한 모래사장, 새까만 하늘, 허공에 떠 있는 황금 입방체를 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나라쿠 닌자의 닌자 소울과 겹쳐져 얼룩진, 자신의 윤곽을 보았다.

"이것은." 후지키도가 중얼거렸다. "이것은 대체?" 만지 닌자가 몸을 살짝 움직였다. 그 윤곽에, 흉악한 글씨체로 빛 알갱이 크기의 글자들이 모여들었다. '병노인요로시상' '병노인요로시상병노인요로시상' 섬뜩하게 떼지어 다니는 문자는 이윽고 후지키도의 몸으로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누우웃!?" "멸하거라! 바카 녀석!" 후지키도의 뉴런에 질타가 쏟아졌다. "나라쿠!?" "멸하는 것이다! 만지 닌자를!" "나라쿠의 말에 따라라! 후지키도!" 뜻밖에도 머리 위에서 목이 쉰 노파의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생각할 시간은 없음이야!" "......이얏-!"

 마운트 포지션 상태로 후지키도가 오른쪽 주먹으로 만지 닌자를 후려갈겼다. "끄악-!" 흰개미를 방불케 하듯 두 사람의 몸에 모여드는 요로시 문자 일부가 흩날리다, 부서져 흩어졌다. "이얏-!" 이어서 접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왼쪽 주먹을 내리친다. "끄악-!" 이어서 또 오른손 주먹! "이얏-!" "끄악-!"

 이어서 왼손 주먹! "이얏-!" "끄악-!" 이어서 오른손 주먹! "이얏-!" "끄악-!" 이어서 왼손 주먹! "이얏-!" "끄악-!" 이어서 오른손 주먹! "이얏-!" "끄악-!" 때릴 때마다 요로시 문자는 비말을 방불케 하듯 부서져 흩어진다! 남은 요로시 문자가 소름끼치게 꿈틀거리며 만지 닌자의 얼굴 부분에 모여든다!

 후지키도는 양손 깍지를 끼고, 들어올렸다. "스읍-! 하악-!" 등을 젖히며 주먹에 힘을 준다. 그리고, "이얏-!" 내리친다! 만지 닌자의 얼굴에 주먹이 꽂힌다! "끄악-!" 남아있던 요로시 문자가, 그리고 만지 닌자가 폭발사산! "끄악-!" 후방으로 날아가버리는 후지키도!

"끄악-!" 등부터 땅에 떨어진 후지키도의 뇌리에 희미하게 노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했단다......" ......지금의 불가사의한 체험은? 그리고 케지메닌자는 쓰러뜨린 것인가? 후지키도는 즉시 스프링 킥을 구사하여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위를 보고 쓰러져 있는 케지메닌자를 내려다보았다.

 다크 슈트 차림의 클론 야쿠자의 목부터 위는 무참하게 박살나 사라져 있었다. 죽어 있다. 쓰러뜨린 것이다. 그리고 이곳은 무한한 모래사장이 아니라 빌딩 골짜기, 부서진 아스팔트 뒷골목이었다. 후지키도는 자신의 왼손을 보았다. 손목에는 팔찌를 방불케 하듯 눌러붙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격렬한 통증이 있다.

 방금 후지키도가 본 광경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나라쿠?" 후지키도가 중얼거렸다. 자신의 뉴런 안에서 대답은 없었다. 후지키도는 의아함을 느꼈다. 케지메닌자에게 토도메를 취하며, 이상 고양된 정신이 환각을 보았던 것일까? ......아니! 손목의 접합 상처, 죽은 적. 결과는 모두 현실이다. 체험은 현실의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다.

 엔진 소리가 등 뒤에서 다가왔다. 돌아보니 삼륜 트럭 창문에서 지친 남자가 몸을 내밀어 손짓했다. "잠깐 빌려쓰자고! 나는 실제 탐정이고, 도둑은 아니지만." 간도다! "타라구, 아직 시간에 맞출 수 있어...... 어허어허, 뭘 멍하니 있어?" "음." 후지키도가 잰걸음으로 트럭으로 향했다.

"베스트한 타이밍이었지, 으응?" 간도가 길 위의 케지메닌자의 시체를 보았다. "이상한 클론 야쿠자였지만 역시나로군. ......하지만 부탁해, 또 무슨 일이 있을지 알 수 없어. 『하이킹은 도어 투 도어』*라고." "미야모토 마사시가 한 말인가?" "글쎄, 누가 한 말인지는 잊었어."


*일본 학교의 단골 문구인 '집에 돌아갈 때까지가 소풍'의 인살어 버전. 마지막까지 조심하라는 의미.

 조수석에 올라타면서도, 후지키도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간도는 연극이라도 하듯 어깨를 으쓱한 뒤, "하이요-! 실버-!" 소리치며 단숨에 액셀을 밟았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삼륜 트럭이 비틀거리며 급발진했다.



에필로그

"......깨어났나?" 파도치는 해안에 서 있던 땅딸막하고도 거대한 그림자가, 몸을 일으킨 그를 돌아 보았다. "신기한 일도 있는 법이네. 정말이지." 거대한 그림자의 정체는 누더기를 겹겹이 입은 노파였다.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사장과 어두운 바다, 그리고 눈의 착각처럼 묘하게 덩치가 큰 노파.

"닌자 슬레이어는?" "돌아갔단다." "나는 죽었을 터." "그렇다네." "......그렇다면 이 바다는 삼도 리버인가? ......당신은 카론 닌자?" "화-, 화-, 화-." 밤하늘에 자전하는 금색 입방체 아래에서, 노파는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넌 죽었으니 말이지, 그 점은 틀림없지 않지 않겠니?"

"......" "아이사츠하자꾸나. 도-모, 바바 야가입니다. 넌...... 케지메닌자면 되겠지. 널 닌자로 만든 만지 닌자는 멸망했어. 하지만 단순히 『케지메』라는 이름이어서야, 조금 안정감이 없으니 말이야, 화화화!" 노파가 낮게 웃었다.

"차제에 네가 직접 붙인 이름이구나. 네 것이야. 이름을 대도록 해. 케지메닌자=상." 노파는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아이사츠했다. "도-모, 케지메닌자=상." "......도-모. 바바야가=상. 케지메닌자입니다......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이곳은 삼도 리버가 아닌 것인가?"

"여기는...... 화-, 화-. 코토다마 공간이라는 녀석이라네, 케지메닌자=상." 유리 구슬 같은 노파의 눈동자가 케지메닌자를 응시한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거 참. 잘 모르겠단다. 만지 닌자는 몹시 힘이 있는 닌자였어. 나라쿠 닌자와의 만남이 이상한 노이즈를 일으킨 것이려나."

"노이즈?" "나는, 이런 건 본 적 없어. 두, 세 번씩 일어날 사태는 아니겠지. 이상한 이야기야. 클론의 혼, 닌자, 거 참. 조합이 재밌었다는 거려나. 뉴런의 기적! 화-, 화-, 화-, 화-, 옛날 이야기를 방불케 하는 이야기구나."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내가 여기에 있는 의미는?" "......" 바바야가가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어떻게도 안된단다. 그저 여기에 있으렴. 의미는 없어." 유리 구슬 같은 눈동자는 이 어두운 바다보다도 조용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엄숙하게 덧붙였다. "뭐, 세상에 의미란 없는 거란다. 이거 참 젠이로구나, 화화화."

 바바야가의 등 뒤에서 바닷물이 솟아났다. 안개를 방불케 하듯 거품을 흩뿌리며, 뼈와 천, 풀 등으로 누덕누덕 만들어 진 거대한 집이 모습을 드러냈다. "뭐, 최소한 케지메하러 돌아다닐 필요는 없어졌다는 거지. 그거야말로 무의미해." 노파는 바다를 헤치며 거대한 집으로 걸어갔다. 현관문으로 이어지는 계단에서 바바야가가 뒤돌아 섰다.

"여기는 온화하고 좋은 곳이지만, 조금 지루할지도 모르겠구나." "......" "따라올 텐가, 케지메닌자=상. 도중하차는 자유란다." 스스로 현관 장지문이 열렸다. 바바야가는 잠시 문간에서 케지메닌자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득한 머리 위, 황금 입방체는 소리도 없이 계속 자전하고 있었다. 케지메닌자는 밀려왔다 물러났다 하는 파도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대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윽고 그 또한 바다의 파도를 헤치며 계단을 올라, 거대하고 너덜너덜한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바바야가가 끄덕이며 케지메닌자를 맞아들였다.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자, 장지문은 철커덕 닫히고, 거대한 집은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가다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에는 고요한 바다와 무한한 모래사장만이 남았다. 그리고 매끈한 검은 하늘 위, 황금 입방체는 천천히 계속 도는 것이었다.


[블레이드야쿠자 베이컨트 벤전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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