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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팅・포・마이・닌자】

◇ 한국어 종합 목차 ◇ 한국어 트릴로지 에피소드 일람

이 소설은 Twitter 연재시 로그를 그대로 보관한 것으로 오탈자 등의 수정은 기본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 단, 이 에피소드의 Twitter판에서는 실버키의 대사 표현이 실제 캐릭터에 맞지 않은 말투로 번역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최소한의 수정을 진행했습니다.) 이 에피소드의 가필수정판은 상기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2부의 물리서적 / 전자서적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제2부의 코미컬라이즈가 챔피온 RED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어 번역자 코멘트 : 상기 물리서적 / 전자서적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은 일본어판인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본어 원본의 오탈자 수정을 가능한 한 진행하고 있으나 미흡한 점이 있으면 닌자 슬레이어 공식 디스코드의 KR 채널 혹은 DC인사이드 닌자 슬레이어 마이너 갤러리를 통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この記事は【ウェイティング・フォー・マイ・ニンジャ】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1

"눠는 말이야, 그 부분이 글렀어! 눠는. 그 부분이 글! 렀! 다! 구!" 그래도 그 사람, 굉장히 멋있고 상냥할 때도 있는걸." "그-러니까! 그 부분이 글! 렀! 어! 상냥할 때도 있다는게 대체, 뭐야? 때도 있다, 라니." "그건 그렇지...... 그렇긴 하지만......" "아앙-! 차암-!" 찰싹! 그는 바이오 뱀부로 만든 카운터를 때렸다.

 남자...... 그렇다, 남자였다, 7피트가 넘는 다부진 몸으로, 본즈(땡중) 헤어 스타일을 한 남자가 흥분해서 카운터 옆에 앉은 애프터 워크 마이코(무희)에게 말을 쏟아냈다. "눠, 사신이 등에 붙었다구! 눠의 인내, 불행으로 곤두박질치게 할 그거라구! 에에또, 미야모토 마사시가...... 아무튼 그거란 말이야!"

"하지만 상냥할 때도 있어. 실제 그 다음에도, 모찌얏코 봉제인형을 가지고 와서, 미안해, 라고......" 마이코는 어딘가 다른 세상에 정신이 팔린 모습으로, 오모찌 사케 칵테일 글라스를 손가락 끝으로 어루만졌다. "우웩-" 본즈 헤어 남자가 연극이라도 하듯이 구토하는 시늉을 했다. "그 봉제인형쨩은 누구 돈으로 샀는데, 그 남자는?"

"에...... 그건." "눠잖아! 눠가 땀흘려 번 월급으로 산 거 아니냐구! 주 6일 근무하면서 이런 시간까지! 우리 집에서 보틀은 팔아주지도 않으면서(농담이야), 눠는 그러고 있는데...... 생활비부터 바리키, 스모 카지노까지 눠가 전부...... 차암! 믿을 수가 없을 정도라구!"

"그치만 그 사람,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분명 어디가서 죽을 것 같고...... 살아가는 모습 자체가 로큰롤 같다고나 할까......" "바카같은 말 좀!" 남자가 가로막았다. "뭐가 로큰롤이냐곳! 그냥 기둥서방이라고 불러야지, 그런 건! 아무데서나 죽게 두면 돼! 어차피 누가 죽이려 들어도 죽지도 않을걸! 분해!"

 절규한 뒤, 본즈 헤어 남자는 갑자기 쿨 다운됐다. 고쳐 앉고,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인 뒤, 파이프가 드러나 있는 천장에 연기를 내뿜더니, 마이코에게 얼굴을 들이댔다. "......파우더로 감춰지지 않았어, 이 부분." 마이코의 뺨에 손가락 끝을 댄다. "얼굴까지 맞았으면서." "우......" 마이코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자쿠로=사앙-!" 마이코가 본즈 헤어 남자의 이름을 외치고 펑펑 울면서 안았다. 본즈 헤어 남자, 자쿠로는 한숨을 내쉬며 오열하는 마이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원 참, 나한테 안겨도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거든!" "자쿠로=사앙-!" "알았어!? 내 말대로 하는 거야!"

 한바탕 울고서, 마이코는 화장실에 가서 눈물로 번진 파우더를 다시 칠하고 가게에서 나갔다. 자쿠로는 웃는 얼굴로 배웅했다. 마이코가 떠나자 자쿠로는 한 번 더 한숨을 쉬고 사케와 안주를 싱크대로 치웠다. 저 아가씨와 기둥서방 사내의 관계는 분명 변하지 않으리라. 그런 법이었다.

 자쿠로는 처마 아래에 서서 음울한 비를 느꼈다. 네오 카부키쵸 한쪽 구석, 니춈 스트리트. 시각은 우시미츠 아워였다. 머리 위의 네온 간판 '에나지(絵馴染)*', '나' 부분의 글자가 비를 맞아 파직파직 소리를 냈다.


*직역하면 그림과 친숙함, 그림 단골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에너지'의 일본식 발음을 이용한 말장난이기도 하다.

 길 건너에는 게이 마이코 포르노 숍 '신켄미(真剣味, 진지함)', 모니터에서는 선정적인 비디오 영상이 무한 반복으로 흘러나오며 행인들에게 어필한다. 길을 지나고 있는 것은 사이버 보이, 스테로이드로 강화한 근육 페티시스트, 레즈비언 오이란 펑크족...... 괴짜 같은 패션을 한 사람들. 혹은, 관광을 온 것 같은 노멀한 남녀.

 이 구획에는 섹슈얼 마이너리티들이 꾸리는 술집이나 포르노 숍이 줄지어 있어,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거리를 감싸고 있다. 여기서라면 누구도 다른 사람의 성적 기호를 책망하지 않는다. 자유를 추구하고, 일상생활의 치유를 추구하며, 억압된 사람들이 모이는...... 말하자면 이 거리는 아웃사이더들의 헤이븐(Haven, 대피소)였다.

 자쿠로의 가게는, 자주 새 가게로 바뀌는 이 근처의 점포치고는 나름대로 오래됐다. 손님층은 다양해서, 조금 전의 마이코처럼 스트레이트한 나이트 비즈니스 종사자도 많다. 사람들의 욕망을 이뤄주는 입장의 인간에게도, 그 욕망을 토해낼 장소가 필요하다. 니춈은 보디사트바를 방불케 하는 받침 접시인 것이다.

"어라." 입구에 기대고 있던 자쿠로가, '신켄미' 쪽에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사람 그림자에 시선을 고정했다. 비막이 PVC 코트 후드를 깊이 뒤집어쓴 몸집이 작은 사내였다. 자쿠로와 아주 가까운 곳까지 오자, 그는 약식으로 오지기했다. "......도-모. 네더퀸=상."

"도-모, 키리시마=상." 자쿠로의 표정이 다소 험악해졌다. "급한 일?" "부탁해." 키리시마가 끄덕였다. "가게는 『바나나 본사이(분재)』야. 손님이 날뛰고 있어. 스토커를 방불케 하는 놈이야. 틀어박혀서......" "앙, 진짜. 그런 일이라면 달려서 알려주러 오라구." 자쿠로가 한 소리 하고, 뒤로 돌아 가게 문을 잠근 뒤 달려나갔다.

 헬프 요청은 IRC를 사용할 수 없다. 네트워크는 감시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쿠로의 '여왕'으로서의 일은 어디까지나 비밀이다....... 자쿠로는 가게와 가게 사이로 미끄러지듯 들어가, 가죽 재킷 안주머니의 스위치를 조작했다.

순식간에 재킷은 형태가 변화하여, 페티시 패션이 그의 온몸을 감싼다. 특수한 기계다. 불과 3초만에 자쿠로는 검게 빛나는 가죽 닌자 복장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렇다, 닌자다. 자쿠로는 닌자 '네더퀸'인 것이다!


◆◆◆


"까고자빠졌넴마-! 죽인죽인죽인담마-!" "아이에에에에!" "뭐얌마-!" "부, 부탁입니다. 그 아가씨에게 상처만은 입히지 말아요." "시건방짐마-! 범죄자 취급하는 거냐!? 그러면 내가 사이코 새끼란 거냠마-!"

 개인실 바깥에서 쵼마게 머리를 한 종업원이 설득을 시도했지만 남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야메떼(그만해)......" 인질로 잡혀서 목덜미에 카타나가 들이대진 SM 마이코는 갸날픈 목소리로 애원했다.

 물론 이것은 플레이의 일환이 아니다! 이 남자는 손님으로 안내받자마자, 지명한 노예 역할 마이코를 인질로 개인실에 틀어박힌 것이다! 그의 요구는 그가 돈을 붓고 있던 마이코 '에다마메'를 지금 당장 데리고 오라는 것. 에다마메는 이 남자의 비정상적인 집착을 우려하여 근무 일자를 조정한 상태였다. 딱 그 직후였다.

"어이, 에다마메는 아직이냐! 빨리 부르람마-!" "지, 지금 연락을 하고 있어서요. 오고 있습니다." "젠장...... 그러냐, 젠장......" 농성남은 짜증스럽게 손톱을 깨물었다. 떨리는 카타나가 들이대진 채인 SM 마이코는 창백한 얼굴로 이 극한 상황을 견디고 있었다. 그녀의 팔은 불행하게도 플레이의 일환으로 처음부터 묶여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오마타세-!" 굵은 목소리가 들려오고, 또각또각 발소리가 다가온다. "왔어! 에다마메=상 도착이야!" 남자는 재빨리 SM 마이코의 뒤로 들어가서 그녀를 방패로 삼았다. "까고자빠졌넴마-! 빨리 에다마메 한 명만 방으로 들이람마!" 하지만 방 입구에 얼굴을 내민 것은 전혀 다른 사람!

"까고...... 아이에에에에!?" 남자는 절규했다. 나타난 것이 닌자였기 때문이다! 페티시한 가죽 닌자 복장을 입은 닌자가 오지기했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네더퀸입니다." "아이에에에에! 니니, 닌자? 닌자 어째서!?" "있지, 이야기 좀 하자, 꼬마야?"

 남자는 조심스럽게 SM 마이코의 목덜미에 카타나를 들이대며 물러났다. "이야기란게 뭐야! 죽인담마-! 나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어! 에다마메를 내놓으람마-!" "......에다마메=상을, 사랑하는구나." 네더퀸이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한테 알려주라, 눠희들의 이야기. 응?"

"에......" 남자는 허를 찔려 눈을 꿈뻑였다. 그리고 할 말을 찾았다. 네더퀸은 그를 배려하듯, 미소를 지은 채 그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나, 나는...... 이런 멋없는 꼬락서니라, 모든 일이 다 괴로워서...... 그래도 에다마메는, 굉장하다고 말해줬어. 멋지다고......"

"그렇구나......" "그런데 말이야...... 나, 나는 이 꼴이 되서, 빚도 지고, 에다마메에게 모든 것을 전부 쏟아부었다구? 매일, 가게 앞에서 기다리면서 말이야...... 그런데 에다마메는 갑자기 차가워져서, 괴로워서...... 나......" "괴로웠구나." 네더퀸이 끄덕였다. 남자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쳤다. "그, 그렇다구...... 그러" "이얏-!"

"끄악-!" 남자의 카타나가 인질의 목덜미에서 떨어지는 순간을 네더퀸은 놓치지 않았다. 창을 방불케 하는 발차기가 남자의 얼굴을 포착했다! 남자는 날아가서 등부터 벽에 쳐박힌다! "아이에에에에!" 인질로 잡혀 있던 SM 마이코가 비명을 지르며, 네더퀸과 엇갈려 방 밖으로 뛰쳐나온다!

"손대중은 해줬어!" 네더퀸이 카타나를 걷어차고, 바닥의 수갑과 채찍, 덴덴다이코*를 발로 치우며 방안으로 돌진한다. "아밧......" 남자는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고, 코피를 흘리면서 네더퀸을 올려다보았다. 네더퀸은 쭈그리고 앉아서 남자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원문은 デンデンダイコ로, でんでん太鼓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자루 달린 작은북 좌우에 방울이 달린 장난감이다.

"있지. 눠, 저 아가씨 좀 보렴, 응?" 네더퀸이 문쪽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인질로 잡혀있던 SM 마이코가 손이 뒤로 가게 구속되어 있던 것을 쵼마게 종업원이 풀어주고 있는 참이었다.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눠의 기분, 이해해. 하지만 저 아가씨, 무서운 경험을 했겠지......" "아이에에......"

"눠의 진지함은 나에게 전해졌어. 분명 다른 사람들도 알아줄거야..... 하지만, 네 사랑이, 사랑하는 사람을 두려워하게 하거나 상처를 입히거나 한다면, 그건 몹시 슬픈 일이겠지?" "......" "미야모토 마사시도 말했잖니, 친한 사이에서도...... 에에또, 아무튼 그거야, 응? 알지?" "......하이....."

"......잘 됐네." 네더퀸이 피식 웃었다. "인간이란, 목숨만 있다면 몇 번이고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정말이야. 나 같은 건 이런 난리통에도 실제 이렇게 살고 있으니까. 응? 그러니까 눠도, 자신의 죄를 똑바로 갚고 나서, 그리고 상냥한 남자가...... 에다마메=상을 무섭게 하지 않는 남자가 되는 거야, 알았지?"

 남자가 다시 울기 시작했다. "하이......" "같이 가자, 응?" 네더퀸이 남자의 손을 잡고, 쵼마게 종업원에 이어 개인실에서 나왔다. '어용! 어용!' 하는 맙포의 경고음이 바깥 골목에서 다가온다. "그러면, 나머지는 잘 부탁할게." 그는 종업원에게 윙크하고, 뒷문을 통해 어둠으로 녹아들듯 사라졌다.


◆◆◆


"뭣...... 안되잖니, 사케 같은 걸! 어린애잖앗!" 자쿠로가 가게에 돌아가자마자 말했다. "못 써!" 카운터석의 소녀가 자쿠로를 돌아보았다. 글라스를 흔들며 보여준다. "생강 소다니까 괜찮아." "헷갈리게 하기는." 자쿠로가 어깨를 으쓱했다. "애초에 눠, 우시미츠라구, 자지 않으면 미용에 나쁘단다. 가게도 닫았고."

"눈이 뜨여서......" 소녀는 약간 큰 옷을 입고 있었다. '에나지'의 옛 종업원이 남기고 간 잠옷이다. "그거 다 마시면 자는 거야, 어서 마시고 글라스는 주렴." 싱크대에 남아있는 글라스들을 싹싹 닦으며 자쿠로가 말했다. "있잖아." 이번에는 소녀가 말을 걸었다. "뭐니?" 자쿠로가 보지 않고 대답한다.

"일...... 무슨 일이야?" "응?" "자쿠로=상, 지금 뭘 하다 온거야?" "뭐라도 상관 없잖니." "닌자인 것 아니야......?" 글라스를 닦던 자쿠로의 손이 멈췄다. 소녀가 다시 말했다. "자쿠로=상. 닌자인 것 아니야?"

"닌자라니, 눠......" 자쿠로는 웃어넘기려 했지만 소녀의 표정은 진지했다. "......" 자쿠로의 미소가 천천히 얼어붙는다. 그리고 말없이 응시했다. 며칠 전, 자쿠로가 반쯤 억지로 데리고 온, 이 머물 곳 없는 소녀를.

소녀는 어딘가 결연한 표정이었다. 어떠한 확신을 가지고 묻고 있는 것이다. 나무삼. 자쿠로가 어깨를 으쓱했다. "......응, 그 말이 맞아." 천천히 말했다. 소녀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 눈동자에 벚꽃색 빛이 떠올랐다가 다시 가라앉았다. "나도." 소녀가 말했다. "나도 그래."



2

 소녀는 카운터석에 앉은 채로 자쿠로에게 분명히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전투 자세를 취하려 하지 않는다. 자쿠로도 마찬가지였다. "의심 안 해, 닌자쨩." 자쿠로가 한숨을 내쉬었다. "덧붙여서, 눠가 자이바츠나 아마쿠다리 녀석들이라고도 생각 안하고." "응." 소녀가 끄덕였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 거니, 눠는? 응? ......갑자기 그런 말을 꺼내선. 나랑 한 판 뜨자는 것도 아니잖니." 자쿠로가 자신이 마실 사케 봄을 만들어 소녀 옆에 앉았다. 그녀의 이름은 야모토 코키...... 자쿠로가 그녀에게 이 바 2층의 빈 방을 제공한 것은 며칠 전의 일이었다.

 두 사람이 만난 그날 밤도, 자쿠로는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도중이었다. 야모토는 산소 캡슐이나 샤워실 달린 UNIX 카페, 게가 제공되지 않는 노래방 박스 같은 말법 시설을 그날그날 사용하면서 살고 있었다. 그녀가 평범한 고등학생 답지 않은 액수의 통화 소자를 소지하고 있었던 점도 자쿠로가 신경쓰이는 부분이었다.

 자쿠로는, 이런 평범하게 지낼 수 없는 사연이 있는 인간을 내버려 두지 못하는, 대다수의 네오 사이타마 시민답지 않은 성품의 소유자였다. '일' 또한 결국은 그러한 성품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자쿠로는 니춈을 지키는 원 맨 자경단이며, 요짐보이자, 상담사에, 기사였다.

 자쿠로가 상대하고 있는 것은 오늘 밤처럼, 돌발적으로 프리크 아웃을 일으킨 자만이 아니다. 반쯤 비합법인 이 구획에서 어둠의 세력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침해받지 않는 자유를 확립하기 위해 자쿠로의 닌자로서의 힘은 바야흐로 필수불가결한 것이었다.

 자쿠로는 소우카이야를 상대로 협정을 맺고 잘 대처해왔다. 몇 달 전, 갑자기 소우카이야가 교토에서 진출했다는 자이바츠라는 조직으로 뒤바뀌었다. 수수께끼 투성이인 섬뜩한 집단이기는 했으나 협정은 문제없이 계승되었다.

 하지만 최근 두통거리가 생겨났다. '아마쿠다리 섹트'. 소우카이야의 잔당 조직이 어느샌가 힘이 불어나, 그런 이름의 깃발을 내걸게 되었다. 표면 사회의 누군가가 뒷배가 되었음에 틀림없다. 이들이 자이바츠와 눈싸움을 벌이는 모습도 네오 사이타마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아마쿠다리가 이 니춈을 노리게 된다면, 협정은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니춈을 무대로 자이바츠와 아마쿠다리의 항쟁이 벌어진다는 최악의 사태마저 있을 수 있다. 자쿠로는 사케 봄을 후지산 워터를 방불케 하듯 단숨에 마셨다.

"그......" 야모토가 할 말을 찾았다. "너무 받기만 할 순 없으니까." "그야 그렇지! 당연한 것 아니니!" 자쿠로가 말했다. "눠의 밥벌이는 눠가 찾아야 한단다(그치만 밤일은 안돼),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응? 닌자 이야기를 하고 있었잖니, 지금은?"

"그래, 닌자." 야모토가 말했다. "자쿠로=상의 일, 돕고 싶어!" "핫!" 자쿠로는 웃으며 손을 저어 거부의 뜻을 표시했다. "어린애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무른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거든! 뭐-니? 그 이야기? 됐으니까 자렴! 나도 잘 거야!" "강해지고 싶어!" 야모토가 몸을 내밀었다.

"강해지고 싶다니......" 자쿠로가 야모토를 보았다. 야모토 또한 똑바로 그를 보았다. 자쿠로가 어깨를 으쓱했다. "나 원, 애초에 나란 녀석은 정말 멍청하네. 언제 봤니, 내 『일』? 미행한 거야?" 야모토가 끄덕였다. "어젯밤." "......" 자쿠로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야모토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그녀에게 일어서라고 했다.

 7피트라는 거리를 두고 두 사람이 마주했다. 자쿠로는 가죽 재킷으로 싸인 자신의 가슴의 엄지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때려보렴." 야모토가 그 요구를 이해했다. 그녀는 반신 자세를 취했나 싶더니, 순식간에 번개를 방불케 하는 펀치를 날린다! "이얏-!"

 쿵! 충격으로 유리창이 파르르 떨렸다. 자쿠로는 야모토의 주먹을 쥐어, 가슴 앞에서 멈춰세운 상태였다. 코에서 한 줄기, 코피가 흘렀다. "정말 닌자구나. 의심한 건 아니었지만." 코피를 닦으며 자쿠로가 말했다. "좋아, 보살펴주기로 할게. 그 방도 마침 전에 살던 애가 나간 참이고......" 자쿠로가 야모토를 보았다.

 야모토의 눈에서 순식간에 눈물이 터져나온 것이다. "어라? ......어라?" 야모토는 당황해서 눈물을 닦았다. "어라? ......이상해...... 이상하네......" 눈물은 멈추지 않고, 이윽고 오열이 새어나왔다. "이상해...... 이상하네......"

"나, 이런 역할 뿐이네, 정말로." 자쿠로가 오열하는 야모토를 껴안고, 등을 문질러 주었다. "내 왕자님은 안 계신걸까?" 야모토가 자쿠로의 가슴에 얼굴을 비벼대며 통곡했다. "우웃-!" "있지, 비싼 거거든, 이 재킷......"

 야모토의 등을 쓰다듬으며 자쿠로는 생각했다. 무리도 아니지. 이 나이에 닌자 빙의. 얼마 지나지 않았으리라. 지낼 곳도 없는 처지. 닌자가 된 그녀가 지금까지 어떤 일을 겪어왔는지, 무엇을 계속 견뎌왔는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진짜루 비싼 거라니까, 이 재킷......"


◆◆◆


"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의 춉을 맞고 벨로시티의 왼팔이 복합 골절! "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의 춉을 맞고 벨로시티의 오른팔이 복합 골절! "바...... 바카 같은, 어째서 네놈이." 벨로시티는 멘포에 내장된 인컴 무전기의 스위치를 혀로 ON시키려고 발버둥쳤다.

"어째서 네놈이 여기에 아밧!" 뻔히 보이는 그 행동을 허락할 닌자 슬레이어가 아니었다. 양손으로 벨로시티의 머리를 잡고, 단숨에 그 목뼈를 비틀어 부러뜨린다. "새로운 적이야, 계속 온다구." 실버키가 상가 건물들 옥상을 가리켰다. "까고자빠졌넴마-!" 어설트 라이플을 든 클론 야쿠자들이다!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닌자 슬레이어가 실버키를 재촉하여 골목을 누비며 내달린다. 은색 닌자 복장을 입은 닌자, 실버키가 사과했다. "미안하게 됐네, 진짜!" "그건 말하지 않는 것이 규칙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그윽하게 그의 사과를 물리친다. 실버키가 웃었다. "사라리맨식으로 말하자면 윈-윈 관계니 말이지."

"......" 닌자 슬레이어는 버려진 메트로 엔트런스로 달려 들어갔다. 실버키가 그 뒤를 따른다. 그 발밑에서 총알이 튄다! "까고자빠졌넴마-!" "까고자빠졌넴마-!" 클론 야쿠자들 여럿이 뒷골목에서 튀어나온다!

"저 녀석은 죽였지만, 슬슬 댁이 네오 사이타마에 있다는 사실이 공유되었다는 전제로 움직이는 편이 낫겠네." "물론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끄덕였다. "까고자빠졌넴마-!" "까고자빠졌넴마-!" 앞쪽에서도 야쿠자 슬랭! 포위되었다!

"누우우......" "어이, 기다려." 타츠마키(소용돌이) 수리켄 예비 동작을 취하려고 하는 닌자 슬레이어의 어깨를, 실버키가 두드려 말렸다. "클론 야쿠자 상대라면 내 짓수로 단숨에 해치울 수 있어. 일망타진이야." "정말인가?" "......아마도." 실버키가 검지와 중지를 세워, 양쪽 관자놀이를 누른다.

"클론 야쿠자라는 녀석들은 이름 그대로 클론이니까, 뇌 구조도, 사고 회로도...... 뉴런이 흐르는 방식도...... 같을 거야, 그러니까." "까고자빠졌넴마-!" "죽인담마-!" 모퉁이를 돌아 클론 야쿠자 집단이 나타난다! 나무삼! "어이쿠쿠! 서둘러 볼까!" 실버키가 미간에 주름을 잡고 집중했다.

 앞뒤 양쪽에 수십 명의 클론 야쿠자가 일제히 어설트 라이플을 든다! 게다가 몇 명은 바주카포까지! 실버키의 미간에 혈관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얏-!" "까고...아바바!?" "아바바바바바바!?" "아바바바바바!?" "아바바바바바!?" "아바바바바바바바바바!"

"아바바바바바바바밧-!""아바바바바바바바밧-!" "아바바바바바바바밧-!" "아바바바바바바바밧-!" "아바바바바바바바밧-!" "아바바바바바바바밧-!" "아바바바바바바바밧-!" "아바바바바바바바밧-!" "아바바바바바바바밧-!" "아바바바바바바바밧-!"

 고우랑가! 보라! 당장이라도 두 닌자를 벌집으로 만들기 위해 어설트 라이플의 방아쇠를 일제히 당기려 하던 클론 야쿠자들이 일제히 거품을 물고, 동시에 몸부림치며, 일제히 실금하고, 회전하면서 한 명도 남김없이 땅에 쓰러져 경련하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이 무슨 악마적 섬멸 행위!

"콜록! 콜록-!" 극도로 집중했던 실버키가 두 무릎을 꿇고 심하게 기침했다. "어이." 닌자 슬레이어가 내민 손을 잡으며 실버키가 거친 숨을 토해냈다. "젠장...... 자, 잘 풀렸네, 갈길을 서두르자고." "......" "니...... 닌자를 상대로 이렇게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말아주라."

 두 사람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버려진 메트로 엔트런스를 지나, 목표로 하고 있는 구획은 네오 카부키쵸..... 사이버네틱스 의사에게 실버키를 데리고 가서, 그의 척추에 임플란트된 IRC 자동 로그인 장치를 절제해야만 한다.

 실버키는 독특한 짓수를 사용하는 닌자였다. 그가 구사하는 것은 과거의 워록처럼 텔레파스로, 다른 사람의 뉴런에 마치 IRC를 방불케 하듯 강제 로그인. 대상의 정신을 지배, 혹은 파괴하는 것이 가능하다...... 바로 방금 전에 했던 것처럼. 그러나 그의 진가는 다른 부분에서 발휘된다.

 그에게 주어진 유니크 짓수 '유메미루(꿈 보기) 짓수'는 대상의 정신보다 더 깊은 계층으로 잠행하여, 잠재의식에서 비밀스러운 정보를 빼내는 짓수다. 이 무시무시한 스파이 능력 때문에, 교토에서 사이코 침구사 일을 하던 그에게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가 눈독을 들인 것은 필연이라 할 수 있었다.

 실버키를 찾아와 그의 척추에 바이오 IRC 자동 로그인 장치를 억지로 임플란트한 악당 닌자, 서전은 닌자 슬레이어에게 참혹하게 살해되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그 바이오 장치는 여전히 남아서 지금도 자이바츠에게 그의 위치 정보를 계속 송신하고 있다.

 닌자 슬레이어에게는 실버키의 정신 잠행 능력이 꼭 필요했다. 정보를 훔치기 위함이 아니다. 다른 용도가 있었다. 설명하자면 길어지지만, 아무튼 닌자 슬레이어가 그의 힘을 빌리기 위해서는 이 저주스러운 자동 로그인 장치를...... 그의 신체를 손상하는 일 없이...... 절제해야만 한다.

 현재의 실버키는 큰 소리로 '여기에 있습니다!' 라고 확성기로 외치며 달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아니, 그보다 더 나쁜 상태다. 그와 닌자 슬레이어가 교토를 떠나 네오 사이타마에 도착하자마자 자이바츠 휘하의 닌자들이 클론 야쿠자를 데리고 그야말로 술래잡기를 방불케 하듯 포획하러 나섰다.

 실버키에게 카라테 능력은 전혀 없다. 믿을 것은 텔레파시 뿐이다. 그럼에도...... 아마 자이바츠는, 포획이 지지부진하게 미뤄지고 있다는 점에 의문을 느끼고 있으리라. 그들은 아직, 실버키 곁에 무시무시한 닌자를 죽이는 닌자가 함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3

"누구야, 그 아가씨는?" 자쿠로와 마주 앉은 키리시마는 방심 없는 시선을 안쪽 카운터석에 앉은 야모토에게로 향했다. 야모토는 원피스 위에 라이더 재킷을 입고 있었다. 가게에 남겨져 있던 옷을 자쿠로가 준 것이다. "괜찮아, 저 애는. 내가 고용한 조수!" "조수라고?"

"요즘 허리가 큰일이야. 어깨도 뻐근해서 안되겠어. 온천엘 가야지." 자쿠로가 웃었다. "언제까지고 혼자여서야 빡세다구, 이 일." "빡세다니, 너......" 키리시마가 갈색 봉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괜찮은건가?" 다시 한 번 야모토를 본다. 자쿠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키리시마가 봉투에서 여러 장의 사진을 꺼내 펼쳐 보인다.

"......" 사진을 본 자쿠로의 이마에 주름이 생겼다. 야모토에게 손짓한다. "눠도 오렴. 이쪽은 키리시마=상." 야모토가 끄덕이고, 걸어와서 키리시마에게 오지기했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야모토 코키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자쿠로의 재촉을 받아 옆의 의자에 앉았다.

 사진을 앞에 둔 야모토를 보고, 키리시마가 자쿠로에게 무어라 말하고 싶은 모습이었다. "됐어." 자쿠로가 말했다. "살아갈 방식을 정한다는 건 이런 거야. "응." 야모토가 끄덕였다. "뭐, 게다가, 이 아가씨는 익숙하다고 하면 익숙하거든......" 자쿠로의 눈에 약간 그늘이 졌다. "응."

 엽기적인 오이란 참살체 사진을 사이에 두고 세 사람이 마주 앉았다. "키리시마=상은 니춈의 자치회장이야.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알려주러 온단 말씀." 자쿠로가 사진 한 장을 집어들었다. "이 아가씨들, 니춈 아가씨는 아니지?" "그래." 키리시마가 끄덕였다.

"그리고 이건, 저지른 쪽." "엄머!" 자쿠로가 입을 손으로 누르며 놀랐다. "저지른 쪽? 붓다! 그럴 리가!' "그래, 정확하게는 혐의를 받고 수감되었다는 뜻이야. 증거는 아무것도 없어." "잠깐...... 빌어먹을 맙포가 늘 하는 그거? 누가 걸려들었는데?" "마지로=상이야." "마지로=상? 붓다 애스 홀!"

 자쿠로가 격앙되어 허리를 들썩였다. "그 성게도 쪼개지 못하는 베이비 캣이 엽기 살인!? 그럴 배짱이 있을 리가 없잖아!" "그래, 맞아. 당연하지만 알리바이도 있어. 그 녀석은 그 시간, 카부키쵸의 호텔에서 보이 프렌드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 에에또." 키리시마가 야모토를 보고 말을 흐린다.

"아무튼 그거야, 알리바이를 인정하기는 커녕 '그렇다면 공범이다' 라며 커플을 모조리, 두 사람을 싸잡아 체포해 버린 거야." "까고자빠졌넴마-!" 자쿠로가 테이블을 양손으로 때리고, 용수철 장치를 방불케 하듯 벌떡 일어났다. 야모토는 입을 벌리고 자쿠로를 올려다보았다. 자쿠로는 숨을 토해내고 다시 앉는다.

 키리시마는 자쿠로가 화내는 모습에 익숙한 것인지, 팔짱을 끼고 생각하면서 "뭐어, 맙포는 늘 그런 식이지." "분명 유치장에서 울고 있을 거라구, 마지로=상."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결백을 증명하는 틀림없는 증거라 할 수 있는 것을 그 바보들에게 들이미는 것 뿐이야."

"증거." 자쿠로가 팔짱을 끼고, "요컨대 진범인 빌어먹을 사이코 새끼를 잡아다가, 묶어서 바치면 된다는 이야기네." "뭐, 그렇게 되겠지." "남은 것은 어떻게 빌어먹을 새끼를 찾아내냐는 건데......" 자쿠로는 사진을 본보리 램프 불빛에 미추며, "피해자는 이 아가씨들이 전부야?" "그래. 1주일 사이에 10명."

"화려하네." "피해자는 모두 여자야. 길거리의 마이코나 마사지 아가씨를 뒷골목에서 노리는 거지. 그리고 보다시피, 내장을 끄집어내서 죽여." 자쿠로가 눈을 가늘게 떴다. "......이대로 앞으로 얌전해지리라 생각해?" "그럴 리가 없지." "그럴 리가 없겠지이." 자쿠로가 의자에 몸을 기댔다.

"......뭐니?" 자쿠로는 야모토가 자신을 가만히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인해서 잡으면 돼." 야모토가 말했다. "유인한다구?" 자쿠로가 눈을 깜빡였다. "아가씨, 당신 설마......" 야모토가 말하려는 것을 눈치챈 키리시마가 말리려 했다. 야모토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눠 말이야, 아무리 눠가......" 자쿠로가 말하다 말고 머리를 긁적였다. 야모토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리고 덧붙였다. "걱정되는 점은, 그...... 나 같은 애에게 범인이 끌릴지 어쩔지지만." "뭐, 피해자를 보자하니 범인의 취향은 자쿠로 누님보다는 아가씨 쪽일 거야." "경봉으로 때려준다?"


◆◆◆


"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의 타아카이 장타*가 라이노세로스의 가슴팍의 한복판을 포착한다! 단단해졌던 닌자 복장에 파문이 일고, 충격파가 장갑 내부로 침투. 라이노세로스의 심장과 폐에 직접 대미지를 입힌다! "코, 콜록-!" 피와 토사물을 분수를 방불케 하듯 내뿜는 라이노세로스!


*팔극권의 기술 중 하나인 타개(打開)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양손을 펼친 낮은 자세에서 앞뒤 동시에 손바닥으로 때리는 기술.

"바, 바카 같은 바밧 아밧 콜록-!" 좁은 골목길로 물러나는 라이노세로스. 그의 뒷걸음질과 함께 아스팔트 바닥에 토사물로 이루어진 줄이 생겨난다. 닌자 슬레이어가 뚜벅뚜벅 다가간다. 라이노세로스가 자랑하는 다이노소어 혼은 이미 뿌리부터 부러진 상태였다. "어째서 실버키와 아밧......"

"하이쿠를 읊어라, 라이노세로스=상." "하, 하지만 이미 네놈이 네오 사이타마에 들어왔다는 것은 알려졌다구, 닌자 슬레이어=상. 실버키=상과 같이 한꺼번에, 아밧......" 실버키는 닌자 슬레이어 뒤에서 탤레파스 짓수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클론 야쿠자들에게 정신 공격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이...... 이얏-!" """""""""끄악-!""""""""" 머리 위에서 비명의 하모니가 들려오고, 한꺼번에 다크 슈트 차림의 클론 야쿠자들이 거품을 물며 집단 자살을 방불케 하듯 낙하한다. 차례차례 땅에 머리부터 낙하, 토마토를 방불케 하듯 연속으로 사망!

"우...... 우오오옷-!" 라이노세로스가 죽을힘을 다해 닌자 슬레이어에게 달려들려 했다! 자폭할 심산인 것이다! "이얏-!" 그러나 닌자 슬레이어는 무자비한 앞차기를 그의 얼굴에 꽂았다! "끄악-!" 발을 내딛어, 이어서 허리를 반쯤 내린 자세로 퐁 펀치(붕권)! "끄악-!"

 라이노세로스가 회전하면서 날아가, 2층 높이에 설치된 '계간지 있다해'라 적힌 네온 간판을 들이박는다! 파직파직 네온 불꽃이 튀고, 진혼가를 방불케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감전된 라이노세로스의 두 눈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사...... 사요나라!" 네온 라이트와 함께 폭발사산!

"일단 이 구획 청소는 끝났어. 지금 당장은." 실버키가 알렸다. 상당히 체력이 소모되었음이 눈에 보인다. "닌자 소울이 접근하는 것도 느껴지지 않아." "......" 닌자 슬레이어가 앞길을 바라보았다. 목적지까지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릴까? 라이노세로스가 죽는 순간에 했던 말은 허풍이 아닐 것이다.

 골목을 벗어나, 두 사람은 요란한 선전 음악과 네온 라이트로 이루어진 소용돌이 안으로 뛰어들었다. 상공을 오가는 참치 체펠린, 특허 카부키 홀로그램 그래픽 간판, '아바타' '모시모시다' '집' '찐 감자 어떠신지' 네오 사이타마다운 온갖 거대 네온 간판, 하지만 다른 지역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고밀도 극채색.

 삿갓을 쓴 보따리상에 사라리맨, 사이코빌리*, 종교인, 펑크족, 페케롯파, 오이란, 유레이(유령) 고스족 등이 무관심하다는 분위기를 풍기며 종횡무진하고, 포장마차에서는 바이오 오징어를 케밥으로 만들고, 청소업자가 길 위의 시체를 돗자리로 싸서 리어카에 싣고 간다.


*록의 스타일 중 하나인 로커빌리에서 펑크의 영향을 받아 파생된 음악 장르.

 비명도 함성도, 뿜어져 나온 순간에 커다란 음량으로 켜진 노이즈 음악이나 터프가이가 짊어진 라디오 카세트의 비트에 녹아들어, 하수도의 물방울 하나를 방불케 하듯 가라앉는다...... 이곳이, 네오 카부키쵸다. 도쿄가 멸망하고, 인공섬 사이타마가 수도로서의 기능을 중간에 꿀꺽한 뒤에도 이 탐욕의 거리는 예전 이상으로 추잡함과 혼돈을 찬양하며, 초 단위로 신진대사를 반복한다......!

 뒷세계 의사 '바시다'의 불법 클리닉은 이 네오 카부키쵸 후미진 곳의 상가 빌딩에 몰래 자리잡고 있다. 두 닌자는 인파 사이를 미끄러지듯 빠져나간다.

"빨리 댁과 오사라바(작별)하고 관광하는 기분이 되고 싶은걸. 근질근질해." 조금 전의 사투도 진즉 잊은 듯, 실버키는 길가의 군복 오이란을 향해 뜨거운 시선을 던졌다. "그 전에 해야할 일을 잊지 마라."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근처겠지? 바시다인지 하는 녀석은. 안내해라." "안다니깐." 실버키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이제 여행도 끝이네, 여기까지 왔으니. 이걸로 나도 맑아진 기분으로 자유로워질 예정이니, 조금 들뜬 마음이 드는 건 양해해줘. 이 사위스러운 척추 트랜스미터인지 뭔지를 잘라내고 나면, 빌어먹을 서전의 무덤에 찾아가서 노로이(저주) 보드를 핑크색으로 칠해버릴거야. 사람 깔보기나 하고, 그 사디스트 자식......"

"......" 더 이상 대답도 하지 않고, 닌자 슬레이어는 인파 사이를 빠져나가며 자신의 뉴런을 날카롭게 다듬었다. 이대로 끝날 리가 없다. 그의 닌자 제6감은 불길한 예감을 찌릿찌릿 혀 위로 전해왔다. 또 한 번의 파란이 있을 것이다.......


◆◆◆


"아이에에에에!" 바시다가 벌떡 일어났다. 온몸이 밑바닥 없는 늪에라도 빠진 것마냥 불쾌하게 땀범벅이다. 그리고 여기는 후톤 이불 속이 아니었다! 현관이다. 그리고 집도 아니었다. 아무래도 치료원의 현관 앞인 것 같았다. 깜깜하다. "어째서? 현관 어째서?" 벽에 손을 짚고 일어선다. 심한 두통.

 영문을 모르겠다. 두통이 심하다. 뇌간에 다다미용 바늘이라도 꽂힌 것 같은 기분이다. 바시다는 벽을 따라 비틀비틀 걸으며, 본보리 라이트 스위치를 찾았다. 지금은 몇 시지? 왜 자고 있던 거람? 아니, 잠 같은게 아니지. 혼수 상태였던 거잖아. 알콜? 노. 즈바리? 노. 스트레스? ......노라고는 할 수 없겠는데.......

 아무튼 빛을...... 본보리 라이트...... 바시다는 손으로 더듬어 스위치를 찾았다. 이거다. 하지만 거기서 더욱 격렬한 두통! "아이에에에에!" 바시다는 바닥에 무릎을 꿇는다! 몸부림치다, 고통에서 도망치기 위하여 이마를 벽에 갖다댄다. 새까맣던 시야가 촬영용 섬광 장치를 방불케 하듯 빛났다. 비명...... 선혈...... 비명...... "아아-! 아이에에에에-!"

 바시다는 구토를 참았다. 추상적인 뇌내 영상...... 어둠 속에서 번뜩인...... 수술 때의 영상 기억일까? 분명 요즘 예약이나 예고 없이 들어온 일이 많았으니, 그게 이 혼수나 두통의 원인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어떻게든 일어나서 다시 본보리 라이트 스위치에 손을 댄다. 불이 켜진다...... "아이에에에에에에!?" 바시다는 다시 절규!

 실내에 불이 들어오자, 시야에 들어온 것은 하얀 벽에 철퍼덕 남겨진 선혈의 흔적이었다. 횻토코족의 그래피티를 방불케 하듯 난잡한 필체로 종횡무진 남겨진 흔적! 바시다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신의 손바닥을 보았다. 새빨갛다. 피다. 자신을 내려다본다. "......에?" 온몸을 적시고 있는 게, 땀이 아니었어? "피이에에에에!"

 피다! 자신의 피가 아니다! 다른 사람의 피가 튄 것이다! 나, 나무아미타불......! 비틀거리는 바시다에게 또 다른 두통과 영상 기억의 폭풍이 덮쳐온다. 선혈...... 비명...... 선혈...... 비명...... "아밧-!" 바시다는 머리를 누르고 뒤로 넘어가며 다시 혼절했다.


◆◆◆


"들리니, 도-조." 자쿠로가 빌딩 옥상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멘포의 IRC 인컴 무전기에 속삭였다. 지금 자쿠로는 시고토(일) 모드, 레더 닌자 복장으로 몸을 감싼 '네더퀸'이었다. 심야에도 여전히 밝은 네오 카부키쵸의 빛을 받아, 희미하게 금속으로 만든 실을 방불케 하듯 닌자 복장이 어두운 빛의 알갱이를 반짝였다.

"응. 들려." 격자 셔터 장지문이 내려간, 거리와 인접한 가게의 쇼윈도를 멍하니 보던 야모토가 초커형 IRC 통화기를 통해 자쿠로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자쿠로가 말했다. "무리는 하면 안돼, 눠 자신의 힘을 과신하지 않을 것. 나는 위에서 따라가고 있는 중이야......" "응."

"그리고 말이지, 섹시! 코케트리(요염함)!" 자쿠로가 열에 차서 덧붙인다. "알겠니? 지금 중요한 건 색기 있는 모습이란다! 남자를 끌어들이는 모습을 해야해! 눠의 색기 있는 모습이 이번 일이 달렸어! 사실은 내가 대신 하고 싶어! 정말로 대신 하고 싶다구!" "그런 말을 해도......" "열심히 하렴!"

 야모토는 무기로서 휴대하고 있는 것이 오리가미(종이접기)와 버터플라이 나이프뿐인 점이 불안했다. 가방 안이다. 게다가 웃옷도 없이, "어깨를 드러내렴! 팔뚝도 드러내구! 오늘은 비도 안 오니까!" 자쿠로가 그렇게 말하면서 라이더 재킷도 가게에 두고 오게 했다. 미끼 역할을 핑계로 옷 갈아입히기 인형을 방불케 하듯 가지고 논 것은 아닐까?

 야모토는 니춈에서 나와, 나이트 클럽과 마이코 센터가 북적이는 글리터 야드에 다다랐다.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고, 술냄새 나는 노미카이(술 모임) 사라리맨과 오이란드로이드, 야쿠자와 스카우트 직원이 오가는 길 한복판에 내던져졌다. "너, 제법 카와이이한데?" "일하는 거, 다이죠부?" "전후 안 할래?"

 본보리 램프에 모여드는 여름의 바이오 날벌레를 방불케 하듯 손을 뻗는 스카우트 직원이나 요타모노(불량배)를 닌자 민첩성으로 피하며, 야모토는 거리를 가로질러 유희 바 '오센스' 옆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머리 위, 네더퀸이 건물에서 건물로 뛰어넘으며 그녀를 쫓고 있었다.

"좋아, 참고로 그 골목에서 두 사람 살해당했어." 네더퀸이 인컴 무전기로 말을 건다. "조금 전의 큰길에서 살짝 들어간 곳일 뿐인데도 말이지. 무참하게 살해당해서...... 친척이 있는 오이란 같은 것은 없어. 꽃도 갖추지 못하고, 유골은 무연고자 묘지로 갔대." "......"

"심지어 니춈의 아이들까지 심한 꼴을 당하고 있어. 마지로=상, 곰돌이 같아서 카와이이하다구, 그런데 그런 끔찍한 죄를 뒤집어 쓰다니...... 그 애, 분명 스트레스로 비쩍 말랐을 거야." 자쿠로가 농담하는 말투로 말했다. 야모토는 미소지었다. 자쿠로는 야모토를 염려해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옆길로 들어가기만 했을 뿐인데 아트모스피어는 다시 일변. 삼도 리버를 연상시키는 섬뜩한 다운라이트 본보리 램프, 회원 전용 게이샤 클럽의 엄중하고도 무관심한 철문...... 고여 있는 공기와 푸른 어둠으로 이루어진 길이 야모토를 끌어들이고 있었다. "......응, 힘낼게." 조금 늦게 야모토가 대답했다. "도와주자." "그 자세야."

 모퉁이의 전봇대에서 야모토는 문득 멈춰서, 몸을 숙여 오리가미를 두 장 꺼냈다. 오리가미는 순식간에 나팔꽃 모양으로 접혔다. 야모토는 아주 잠시 합장한 뒤, 다음 골목으로 갔다. "지금, 우리들은 말하자면, 범행 현장을 돌고 있어." 자쿠로가 말했다.

"아까의 글리터 야드. 요 앞의 퇴폐 호텔 거리(마지로가 보이 프렌드와......뭐, 그 이야기는 됐고). 그리고 요코쵸 스트리트. 이 세 지점을 잇는 삼각형 안에서 범행이 이뤄지고 있어. 일단, 정답이라면 그 삼각형의...... 잠깐, 왜 그러니?" "응. 내...... 내 뒤에."

 야모토는 모르는 척 계속 걸었다. 그녀의 닌자 청각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따라오는 철퍽철퍽하는 발소리를, 치아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숨결을, 닌자 후각은 피비린내 나는 체취를, 닌자 제6감은 찌르는 것만 같은 악의의 기척을 느끼고 있었다. 야모토의 눈동자에 벚꽃색 빛이 감돈다.

"당장 어쩌지는 못 할 거야." 상가 건물 옥상에서 몸을 내밀고 자쿠로가 속삭였다. "끌어들이는 힘이 강하네, 눠. 몹시나 강해." 야모토의 등 뒤 다다미 3장 거리 위치에서, 어슬렁어슬렁 비틀거리며 미행하는 사람의 모습. 손등에 달린 그로테스크한 갈고리를 방불케 하는 칼날. 자쿠로는...... 네더퀸은 도약 준비 자세를 취했다.

"그대로...... 그대로야, 조심하렴, 그대로......" 옥상에서 뛰어내리며, 그 기세를 살려 머리 위에서 앰부쉬하여 일격에 이 괴한을 무력화할 심산이었다. 적은 야모토에게 집중하고 있다. 일단 붙잡아서 팔 하나나 두개쯤 분질러 주면, 얌전히 자백도 할 터...... 혹시 사람을 착각했다면 그건 그때 문제다.

"이...... 뭣?" 네더퀸이 이제 막 도약한 바로 그 순간, 사람의 모습이 빙글 돌아섰다. 그리고 머리 위를 올려다보았다. 네더퀸과 눈이 마주친다! 요란하게 빛나는 광기에 찬 두 눈! 귀까지 찢어진 입이 벌어져, 상어를 방불케 하는 송곳니가 드러난다. 그리고 웃었다! "바핫-! 바아핫-! 아-하하-!"

 어떻게? 어떻게 네더퀸의 앰부쉬 기척을 미리 감지했을까? 적의를 읽어냈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그것은 네더퀸 자신도 가능성 중 하나로서 충분히 예측하고 있던 바이기도 했다. 답은 하나다. 이 녀석도 역시 닌자인 것이다!

"여기야!" 야모토가 돌아보며 소리쳤다. 순식간에 여덟 장의 오리가미가 새 모양으로 접혀서 야모토 주변에 떠오른다! "이얏-!" 네더퀸 또한 야모토의 공격을 기다리지 않는다. 도약하여 상공에서의 낙하 공격을 걸러 간다!

"바아핫-! 아바하하하하!" 적은 야모토를 개의치 않고, 낙하하는 네더퀸을 향해 순식간에 도약! 고우랑가! 공중에서 요격할 심산이다! "잠깐, 뭐야 그거! 진심이니?" 네더퀸이 공중에서 소리쳤다. 섬뜩한 갈고리형 무기가 빛나고, 네더퀸의 주먹과 맞부딪힌다! ""이얏-!""


4

 공중에서 맞부딪힌 타격이 불꽃을 튀긴다. 네더퀸은 다소 자세가 무너졌음에도 빌딩 벽을 박차, 공중의 닌자를 추격했다! 날아차기다! "이얏-!" "바아-하하! 이얏-!" 공중의 닌자가 웃고, 내려찍기로 응전! 다시 타격이 맞부딪힌다! "가라!" 그 순간이었다. 아래에서 외침! 야모토!

 여덟 개의 오리가미가 DNA 모양을 방불케 하듯 나선을 그리며 날아올라, 상공의 닌자에게 연달아 착탄했다. 불꽃놀이를 방불케 하는 작은 폭발! 카붐-! 카붐-! 카붐-! "끄악-!?" 쳐 올려지는 적 닌자! 카붐-! 카붐-! 카붐-! "끄악-!? 아밧핫-!" 카붐-! 카붐-!

 네더퀸이 나긋나긋한 몸짓으로 야모토 바로 옆 지면 위로 착지했다. "제법이잖니, 눠!" "하지만 아직..." 야모토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공격을 받은 닌자는 그 반동으로 비스듬히 뛰어올라, 빌딩 옥상에 착지했다! "바아-하하-!" 도주할 태세다! 불찰! 네더퀸은 즉시 하이 점프를 구사했다!

"기다리람맛-! 아이사츠를 해! 죽인담마-!" 빌딩의 기와지붕으로 뛰어오른 네더퀸이 달려서 도망가려는 닌자를 향해 소리쳤다. "도-모, 네더퀸입니다!" "바아-아핫하! 도-모!" 욕을 먹은 닌자가 재빨리 돌아보고, 오지기하며 아이사츠를 돌려준다! "프로세서입니다!"

"눠, 모로보나 요즘 사건을 저지르고 있는 칼부림 살인마...... 끄악-!?" 네더퀸이 몸을 뒤로 젖혔다. "바아-하하하하!" 프로세서가 던진 스모크탄이 발밑에서 작렬, 번쩍번쩍 빛나는 연기가 네더퀸을 감싼 것이다. 뜻밖에도 지성적 존재! "기다려!" 뒤이어 올라온 것은 야모토였다.

"도-모. 콜록! 야모토 코키입니다. 콜록!" 야모토는 기침을 하면서 연막 너머로 오지기했다. "놓치지 않아!" "바아-? 너도 닌자라고오?" 프로세서가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닌자 오이란의 내장에서는 무슨 맛이 날까나아-?" 손목에 끼운 투박한 형태의 손톱에서 딱딱 소리를 울린다.

"하지만 나는 리스크 헷지에 대해 신중해서 말이지이-! 우데마에(역량)도 모르는 상대 두 명을 한 번에 상대할 정도로 바카는 아니란 말이야아-! 사라바(그럼 이만)!" 프로세서는 갑자기 발길을 돌려, 빌딩 틈새로 거침없이 뛰어내렸다! "지금 싸움으로 흥분해서 더욱 더욱 더 죽이고 싶어져 버렸어어-! 바아-하하하하!"

 이 무슨, 떠나는 순간까지 막되먹기 그지 없는 말이란 말인가! 두 사람은 분개하며 뒤를 쫓아 뛰어내렸다. 그러나 그 골목에는 이미 사람이 없다......! "어떻게 해!?" 야모토가 네더퀸을 본다. "이럴 때는 그거야. 서펜트의 암호*인지 뭔지, 미야모토 마사시의 그거란다!" 네더퀸이 눅눅한 아스팔트 위에 무릎을 꿇었다.


*아마도 일본 코토와자 '蛇の道は蛇(뱀이 다니는 길은 뱀이 안다)'를 언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속담으로는 '과부 설움은 과부가 알고, 홀아비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에 해당.

"이럴 때는 닌자 소울의 흔적을 읽어내는 거야. 눠는 아직 못하는구나?" "......못해." "연습하면 할 수 있게 돼...... 이쪽!" 네더퀸이 뒤얽힌 골목길 끝을 가리킨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어! 가자구!"


◆◆◆


"어떻게 된 거야, 이게!?" 실버키가 얼이 빠져서 소리를 질렀다. 무리도 아니다! 바시다 사이버네틱스 치료원의 문은 부주의하게도 열린 채였고, 대합실 벽지는 선혈로 종횡무진 더럽혀져 있었다. "부탁할게! 좀 봐주라! 이런 경우가 말이 되냐고!" 참지 못하고 실버키가 벽을 후려갈긴다.

"시체는 없다. 최소한." 빠르게 안을 살핀 닌자 슬레이어가 대합실로 돌아왔다. 실버키는 고개를 저으며 분해했다. "시체는 없다니...... 교토에서부터 이렇게 먼길을 왔는데...... 시큐리티를 똑바로 해라곰마-! 납치라도 당한거냠마-!" 네 발로 바닥을 기며 연속 펀치!

"그대의 텔래파스로 감지할 수는 없나?" "붓다 퍽! 그게 가능하면 좋았겠지." 실버키가 접수대의 다루마(오뚝이)를 붙잡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하지만 안돼. 이렇게 빌어먹게 인구 밀도가 높은 곳에서는 알 도리가 없어. 바시다=상은 닌자도, 클론도 아닌 특징이 없는 평범한 인간이고 말이지."

 바시다는 뒷세계 의사인 만큼, 그 고객 또한 다종 다양할 터. 평소부터 자신에게 위해가 미치는 일이 없게 나리코나 초음파 시시오도시, 강성 강화 티타늄 후스마 도어 등의 대책을 세웠을 것이다. 이 구역 자체가 사설 경비원의 경비 구획이기도 하다. 스스로 안에서 열리지 않는 한, 그리 간단히 외적의 침입을 허락할 리가 없다.......

"가자." "에?" 실버키가 고개를 들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벽의 피를 손가락으로 만지고, "아직 마르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이 피를 벽에 묻힌 자가. 바시다=상의 피가 아니기를 빌고 싶지만, 고민만 하고 있어도 시간 낭비가 될 따름이다."

"......" 그리고 닌자 슬레이어는 마루를 가리켰다. 신발 밑창이 질질 끌린 것 같은 발자국. "......이걸 더듬어 간다."


◆◆◆


 바시다는 마구잡이로 골목에서 골목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영문을 모르겠다. 어떻게 된 거람. 대체 어떻게 된 거냔 말이야. 의식을 잃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번에는 바깥, 골목이었다. 격렬한 두통이 바시다를 괴롭히고, 재생되는 여성의 비명이 반복적으로 뉴런을 태운다. 점차 가정하고 싶지 않은 가정이 스멀스멀 고개를 쳐든다.

 어쩌면 나는 사람을 죽여버린 것 아닐까? 비명을 지른 것은 내 손에 죽은 희생자가 아닐까? 그리 생각하면 몸에 묻은 피도 설명이 된다...... 바시다의 마음이 흐트러졌다. 그런 짓을 내가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피는...... 자꾸 도중에 끊어지는 기억과 시간...... 기억...... 영상......! "있구나! 거기야!"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시다는 얼어붙었다!

 어둠 속에서 바시다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오는 것은 큰 키의...... 닌자! 그리고 어린 아가씨였다. "단념하라구!" 키 큰 닌자가 소리쳤다. 그리고 점점 대시 속도를 높인다. 아가씨 쪽도 마찬가지다! 그 눈에는 살기! "아, 아이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 바시다가 비명을 지른다!

"이얏-!" 닌자는 대시의 기세를 실어 날아차기를 날렸다! "아이에에에에에!"


◆◆◆


"끄악-!" 프로세서가 측면에 네더퀸의 발차기를 맞고, 날아가서 좁은 도로 위를 나뒹굴었다! 착지한 네더퀸의 옆을 야모토가 달려나가, 추격타를 꽂으러 간다! "이얏-!" 프로세서는 상체만 일으켜, 양팔을 교차하여 야모토의 내려찍기를 가드!

"아이에에에에에!" 피투성이인 코트를 입은 묘령의 여성이,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네더퀸은 닌자 통찰력으로 코트에 묻은 피가 그녀의 것이 아님을 눈치챘다. 다른 사람의 피? 최소한 이 여성에게는 심각한 부상이 없었다.

"눠, 절조가 너무 없다구!" 네더퀸이 프로세서에게 소리쳤다. "아까 도망간 지 5분도 안 됐잖아! 이 짐승!" 그리고 여성에게 다가가 쭈그려 앉았다. "안된다구, 이런 시간에 어슬렁거리면. 우리가 없었다면 눠, 뒤에서 널 노리고 다가오던 이 짐승에게......" "아이에에에!"

 네더퀸이 눈을 깜빡이며 귀를 눌렀다. "뭐, 아무튼......" 일어나서 재빠르게 아이사츠했다. "도-모, 네더퀸입니다. 안심하렴. 나는 덮치거나 하지 않아, 여자는 말이지." "도...... 도-모." 여성이 떨면서 아이사츠를 돌려준다. "바시다입니다......"

 네더퀸의 시선 앞, 야모토와 격투를 벌이는 흉악한 닌자의 존재를 깨닫고 바시다는 더욱 강하게 절규했다.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 싫어! 싫엇-!" "잠깐, 얘!" 네더퀸이 무릎을 꿇고 바시다를 진정시켰다. "코와이! 코와이! 저 녀석! 저 녀석이! 저 녀석은 뭐야! 악-!"

 네더퀸이 짐작했다. 이 다른 사람의 피, 어딘가 정신이 팔려 있는 모습. 그리고 프로세서를 목격하고 이런 반응. 강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뉴런에 트라우마성 대미지를 받은 것이다. 범행 현장에 있었거나 그것에 가까운 무언가.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을 앞에 두고, 현실과 괴리된 것처럼 되어버린 케이스다.

"곤란하네...... 야모토=상! 아직 할 수 있겠어?" "할 수 있어!" 야모토가 네더퀸에게 소리쳐 대답했다. 그녀는 바야흐로 프로세서에게 마운트 포지션을 빼앗은 상태였다. "이얏-!" "이얏-! 바아-하하하하!" 야모토가 날리는 파운드를 프로세서가 방어! 그 응수!

"좋았어." 네더퀸이 중얼거리며 품에서 자젠 필을 꺼냈다. 강력한 진정제다. "싫어-! 싫어-! 비명이! 저 녀석이 죽였어! 저 녀석이야! 도와줘!" 계속 소리치는 바시다에게 자젠 필을 먹여서 삼키게 했다. 곧 바시다의 눈이 멍하니 흐려지고, 날뛰기를 멈추었다. "미안해."

"이얏-!" 야모토의 파운드! "바아-하하하하!" 프로세서는 방어를 중단했다. 닌자 소울을 띤 주먹이 프로세서의 콧등을 후려친다! "끄악-바아-하하하하!" 야모토가 더욱 때리려 했다, 그러나 이건 좋지 않다! 프로세서는 일부러 파운드를 맞은 것이다, 공격 준비를 위해서!

 슈윙-! 프로세서의 어떠한 조작에 의해, 오른쪽 손목과 접속된 섬뜩한 갈고리 손톱이 회전을 시작했다! 고우랑가! 마치 그 모습은, 이름이 본질을 보여준다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푸드 프로세서를 방불케 하는 믹서 회전이다! 이 블레이드는 위험하다! "바아-하하하하! 이얏-!"

"응앗-!?" 아부나이! 야모토는 순식간에 백 덤블링하여 마운트 포지션을 해제! 닌자 반사 신경이 미치지 못했다면, 지금쯤 프로세서의 회전 블레이드는 야모토의 창자를 찢어발겼으리라...... 오이란 희생자들처럼! "바핫-!"

"이얏-!" 일어선 프로세서에게 네더퀸이 전격적인 춉을 날린다! "바-하하하! 이얏-!' 프로세서는 몸을 꺾어 춉을 피하면서, 믹서 회전 블레이드로 반격! 위험한 칼날이 네더퀸의 단련된 복근을 스친다! "끄악-!"

 빈틈을 만든 프로세서가 왼손으로 플래시 뱅을 꺼냈다. "방해만!" 땅에 내던진다! "해대기는!" 스맥! 섬광이 솟구쳐 네더퀸과 야모토의 눈을 가린다! "미안하지만, 모처럼 손에 넣은 힘이다! 앞으로 더 오이란을 죽일 거라고! 마구 죽여버릴거야! 닌자는, 필요 없어! 오탓샤데-!"

"이얏-!" "끄악-!?"

"이얏-!" "뭐야, 넌끄악-!" 프로세서의 비명이다! 네더퀸은 어질거리는 눈을 마구 문대며 소리쳤다. "까고자빠졌넴마-! 잠깐! 뭐야!? 무슨 일이?"

 네더퀸의 닌자 자율신경이 곧 시야를 회복시키기 시작했다. 우선 눈에 들어온 것은 개구리를 방불케 하듯 꼴사납게 벌렁 드러누워 쓰러진 프로세서. 그곳을 향해 저벅저벅 다가가는 발끝. 그리고 검붉은 닌자 복장......!

"뭐래, 이건?" 그 뒤에서 시끄럽게 떠들며 걸어오는 또 한 명의...... 이쪽도 닌자. "닌자, 닌자, 닌자가 한가득이야! 네오 사이타마란 동네는 이런 거야?" "가, 갑자기 무슨 짓을 하는 거냣!" 프로세서가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검붉은 닌자가 그 모습을 내려다본다.

"상황 판단이다." 검붉은 닌자가 차갑게 쏘아붙였다. "그대의 저열한 독백은 뒷골목의 모퉁이에서 또 모퉁이로, 충분히 들려왔다." 그리고 콤마 1초만에 네더퀸, 야모토, 바시다, 프로페서에게 시선을 돌린 뒤, 아이사츠했다. "도-모, 여러분.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도-모, 실버키입니다." 마른 닌자가 앞으로 나와서 아이사츠했다. "그쪽 젊은 아가씨도 닌자야?" "도-모, 야모토 코키입니다." 야모토가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닌자 슬레이어=상......!?"

"그때는 도-모." 닌자 슬레이어가 다시 오지기했다. 동시에 프로페서를 살기로 위압하여, 인사를 무시하고 도주하는 것을 허용치 않았다. 프로세서는 백 덤블링하여 벽을 등진 위치에 서서 오지기했다. "도-모. 프로세서입니다. 닌자 슬레이어라고......?"

"자쿠로=상." 야모토가 네더퀸에게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아이사츠를 재촉했다. "저 닌자 슬레이어=상은 아마 적이 아니야. 나, 전에 여러 일이 있어서......" "......" 야모토는 의아하게 생각하며 네더퀸의 옆모습을 보았다. "자쿠로=상?"

 고우랑가! 네더퀸의 상태가 이상했다. 반쯤 멍하니, 아이사츠도 잊고 가만히 서 있다. 기분 탓인지 떨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야모토는 눈살을 찌푸렸다. 인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쿠로=상." "으응, 알아. 알겠어."

 네더퀸이 품에서 수건 행커치프을 꺼내 재빠르게 이마의 땀을 닦았다. 수건 행커치프에는 석류 우키요에 자수가 놓여 있다. 네더퀸이 수건 행커치프를 거두고, 그리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도-모. 네더퀸입니다, 닌자 슬레이어=상. 소문은 들었...... 들었다."


*석류의 일본어 이름이 자쿠로.

"닌자 슬레이어=상. 네더퀸=상은 제 동료입니다." 야모토가 말했다. "공격하지 말아주......" "이얏-!" 상호 아이사츠 견제 아트모스피어를 무너뜨린 것은 프로세서였다! 높이 3층 벽으로 비스듬히 점프! 벽을 박차고 닌자 슬레이어와 실버키를 뛰어넘는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도우구 사의 갈고리 달린 로프를 재빠르게 투척! "끄악-!" 공중의 프로세서의 오른발에 위험한 로프가 얽히고, 안으로 파고들어 땅에 내동댕이친다! "끄악-!" "어이! 어떻게 된 거야, 그 녀석은?" 실버키가 끼어들었다. "자이바츠 닌자도 아니지?"

"죽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닌자 슬레이어가 즉답했다. 무자비! "바아-하하!" 프로세서는 믹서 회전 블레이드로 간단히 로프를 끊어냈다! 이 무슨 날카로움! "죽인다고? 할 수 있을까 보냐! 도망칠 거라구! 쪽수 앞에 장사 없다, 리스크 헷지! 닌자 이라나이(필요 없어)!" 스맥! 또다시 플래시 뱅이 작렬!

"이얏-!" "이얏-!" "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 네더퀸, 야모토가 일제히 프로세서를 공격! 수리켄과 버터플라이 나이프가 프로세서의 등에 꽂힌다!

 어째서 섬광탄이 시야를 가리지 못한 것일까? 세 닌자는 눈을 감았던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전투 경험으로, 네더퀸과 야모토는 조금 전의 뼈아픈 학습으로 프로세서의 행동을 감지하여 대책을 꾀한 것이다! 이 무슨 적응력! 이것이 닌자다! "끄악-! 끄악- 거짓말이야! 좀 도와줘!"

 프로세서는 쓰러져 등에서 피를 흘리며 몸부림친다! 닌자 슬레이어가 마무리 일격을 취하기 위해 다가간다. "붙잡...... 붙잡아 주게." 네더퀸이 닌자 슬레이어에게 말했다. "살인귀다, 맙포에게 데려가야만 한다." "......그렇게 말하는군. 이얏-!" "끄악-!" 프로세서의 등을 밟는다!

"야생 닌자인가, 그대는?" "끄악-!" "자비는 없다. 맙포에게 데려가기 전에 그대의 척추를 파괴한다." "아이에에에에!" 프로세서가 울부짖었다. 네더퀸은 닌자 슬레이어에게 다가갔다. "감사한다. 그 녀석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었다. 게다가 나... 내 주변 사람도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썼으니 말이다."*


*원문에서 자쿠로는 アタシ라는 여성용 1인칭을 사용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이 1인칭을 쓰려다가 남녀 공용 1인칭인 私로 고쳐 말하고 있다.

"이미 끝난 일이지 뭐! 그런 것보다, 말이지!" 실버키가 끼어들었다. 눈을 가리고 휘청거리고 있었다. "밑져야 본전이니 묻겠는데. 사람을 찾고 있어서 말이야. 바시다=상이라는 사람인데 말이지." "도-모...... 바시다입니다." 진정제로 자아가 약해진 바시다가 순순히 이름을 댔다. "제가 바시다입니다......" "붓다 쉿!"

 플래시 뱅의 영향으로 휘청거리면서도 실버키는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 "해냈어! 운이 붙었다구!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저기, 닌자 슬레이어=상!" "......그렇군." 프로세서를 밟은 채로 닌자 슬레이어가 동의했다.

"저기, 바시다=상, 있지, 일을 부탁하고 싶어. 돈이라면 있어." 실버키가 바시다 앞까지 걸어갔다. "하이...... 에-또." 진정제가 서서히 퍼져가는 가운데, 바시다가 멍하니 되물었다. "어떤 일을......" "사이버네틱스로 매립된 발신기를 말이지......" 실버키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실버키는 '사이버네틱스 IRC 발신기로부터의 자유'라는 보상을 눈앞에 두고, 지나치게 방심했다고 해야 할까? 아니. 접근하는 닌자 소울을 텔레파스 짓수로 계속 감시하는 일 따위, 애초에 너무나도 곤란한 솜씨인 것이다. 그가 이 순간 텔레파스 경계를 거두고 있던 것을 질책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

 즈팡! 즈팡! 그 순간, 그들이 있는 골목에 한자 서치라이트 불빛이 갑자기 비추어졌다! 이 골목과 이어지는 다섯 개의 길 모두에서 한자 서치라이트 조사! 서치라이트에는 '죄벌' '속박' '토용*' 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가 적혀 있어, 불빛에 쪼인 실버키와 바시다가 비명을 지른다. "아이에에에!"


*원문은 埴輪로, 하니와라고 읽는다. 고대 일본의 흙인형을 이르는 말이라 토용으로 번역.

"누웃!" 프로세서를 밟은 채 닌자 슬레이어는 상황을 판단에 최선을 다했다. 그 옆, 네더퀸과 야모토는 등을 맞대고 카라테 자세를 취했다. "자쿠로=상, 이건 대체......" "괜찮다." 네더퀸이 야모토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무 생각 하지 않아도 된다. 함께 싸우고, 탈출한다. 함께 싸운다."

"게다가 자쿠로=상, 어째 말투가 이상해, 아까부터." "됐으니까 신경쓰지 말렴, 이다. 살아남으면 말하겠다. 그러고 싶을 때도 있는 것이다. 그나저나 이 한자 서치라이트. 이 녀석들은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다. 아까 전의 오리가미를 빨리 전개해." "괜찮아." 오리가미는 이미 골목을 선회하고 있었다.

 삐가-! 확성기의 하울링 소리! "아-, 아! 도-모! 실버키=상! 닌자 슬레이어=상! 네놈들은 독안에 든 쥐 상태에 있다!" 자신감 넘치는 위압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네오 사이타마에 들어온 이유, 네놈들이 동행하고 있는 이유를 밝혀라! 그리고 자이바츠의 재판을 받아라! 그렇지 않으면 여기에서 처형하겠다."

"미안하게 되었군." 닌자 슬레이어가 야모토와 자쿠로에게 사과했다. "우리들의 문제에 끌어들이게 되고 말았다. 틈을 봐서 도망치던지, 잘......" "황송한 말씀!" "?" "아니, 아니야. 아니, 아니다. 아무튼 눠...너에게는 우리 야모토가 신세를 졌었다, 그렇지? 그런 거지? 그러니 힘을 빌려주겠다. 와카루(알겠나)? 자연스럽다. 와카루?"

""""까고자빠졌넴마-!"""" 골목 모퉁이에서 차례차례 클론 야쿠자가 나와 진영을 펼친다. 로켓 런처를 장비한 자, 안타이 닌자 라이플을 장비한 자도 다수! 그리고 골목 중 하나, 서치라이트 역광에 네모난 실루엣의 거구 닌자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 오른쪽 어깨가 혹처럼 솟아있다...... 아니, 아니다!

혹이 아니다! 거구의 닌자의 어깨에 작은 닌자가 매달려 있는 것이다! 그들은 동시에 주먹을 각자의 얼굴 앞에서 부딪히며 아이사츠했다. "도-모. 레드 고릴라입니다!" 거대한 실루엣이 고했다. 그리고 어깨의 작은 닌자가 말했다. "도-모. 아론다이트입니다!" 레드 고릴라! 자이바츠 시텐노(사천왕)다!



5

"끼깃...... 레드 고릴라=상, 이건 어찌된 일일까요오?" 어깨 위에서 아론다이트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일이 묘하게 되지 않았습니까요?"

"실제 그 말대로!" 레드 고릴라가 닌자 슬레이어 일행을 응시했다. "문제의 두 사람을 포함해서 대체 뭐지? 꽤나 숫자가 있군......" 생각하다가 멈췄다. "귀찮다! 명령에 없었던 그 밖의 놈들은 모조리 죽이면 돼. 귀찮은 것들은 죽이기로 한다!" 확성기를 통해 말한다. "두 사람 이외에는 죽여라!" "요로콘데(기꺼이)-!" 클론 야쿠자가 화답한다!

"까고자빠졌넴마-!" 포문을 연 것은 로켓 런쳐 아쿠자였다! 골목 안쪽에서 선회하며 미사일이 날아든다! "뒤숭숭한 소릴!" 사선으로 뛰쳐나온 것은 네더퀸! "하면 쓰니!" 얼굴 앞에 양팔을 교차하여, 허리를 반쯤 내리고 충격에 대비한다. 카붐-!

 고우랑가! 네더퀸은 폭발을 견디며 다른 사람들을 보호했다. 닌자 복장도 무사하다! 레더 닌자 복장의 반짝이가 한층 더 격렬하게 빛난다. 그 반짝임이 네더퀸의 양손으로 모여간다. "누우웃-!"

"주, 죽인담마-!" 로켓 런처 야쿠자 옆에서 안타이 닌자 라이플을 든 야쿠자 몇 명이 나와서 목표를 겨냥한다. "누우웃-!" 네더퀸은 빛나는 두 손을 그들을 향해 내밀었다. "이얏-!" 반짝임은 수리켄 형태가 되어, 각각의 손에서 발사된다!

"까고자아바밧-!" 카붐-! 네더퀸의 수리켄이 미사일을 방불케 하듯 격렬한 폭발을 일으키고, 로켓 런처 야쿠자와 라이플 야쿠자가 한꺼번에 검게 탄 채로 사망! 나무아미타불!

"와보람마-!" 네더퀸이 포위자를 흘겨보았다. 이것이야말로 네더퀸의 짓수, 변종 무적 애티튜드다! 몸을 닌자 소울로 단단하게 만들어 방어. 그리고 그 파괴 에너지를 수리켄으로 만들어 쏘는 짓수인 것이다!

"이 무슨 귀찮은 짓수!" 아론다이트가 머리를 긁적였다. "칫, 저 녀석은 뭐냐?" 레드 고릴라가 혀를 찼다. 그들은 실버키를 쫓아 반나절 뒤의 신칸센을 타고 네오 사이타마에 도착한 참이었다. 레드 고릴라는 사전 조사 같은 것은 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니춈을 지키는 네더퀸에 대한 것이나 협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공격 제2파! 해치워라!" 레드 고릴라가 확성기에 소리친다. 나무삼! 골목과 인접한 빌딩 옥상에서도 대량의 어설트 야쿠자다! "까고자빠졌넴마-!" 총알 난사! "실버키=상! 짓수를 써라!" 닌자 슬레이어가 외쳤지만, "아이에에에!" 한자 서치라이트에 쏘인 실버키는 전투 불능 상태다!

"아이에에에에에!" 바시다가 소리친다! "누웃-!" 닌자 슬레이어는 프로세서를 단념하고 바시다에게로 뛰어들었다. 머리 위에서 난사되는 총알을 폭풍과도 같은 춉으로 튕겨내며 바시다를 감싼다. 비닌자인 바시다가 죽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다! 그와 더불어 실버키의 꼴사나운 모습! "아이에에에에에!"

"바아-하핫-! 붓다의 오하기*!" 갑자기 회전하면서 일어난 것은 프로세서였다! 총알을 빠르게 피하면서, 벽에서 벽으로 연달아 삼각 점프하면서 위로 올라간다! "까고자빠졌넴마-!" "바아-하하! 이얏-!" "아바밧-!?" 옥상의 어설트 야쿠자 한 편에 돌입, 믹서로 다짐육으로 만들어 살해! 나무삼!


*일본의 코토와자 '사다리 위에서 보타모찌' 의 인살식 표현. 한국어로는 '굴러 온 호박' 정도.

"이게!" 반응한 것은 야모토였다! 프로세서의 뒤를 쫓아 벽을 박차고 옥상으로! "이얏-!" "끄악-!" 점프 돌려차기가 어설트 야쿠자 몇 명의 목뼈를 분쇄! 총알을 맞으면서 프로세서를 쫓아 옥상에서 옥상으로 뛰어넘는다! "끼깃!? 어떻게 할깝쇼?" "내버려 둬라!" 레드 고릴라가 즉답했다.

"수가 줄면 오히려 편하다!" 레드 고릴라가 흥미없다는 듯이 말했다. "기총소사와 한자 서치라이트 조사를 계속해서 타겟을 딱 붙들어 둬라! 거기의 묘한 닌자는 원거리 공격이 먹히지 않는 것 같군? 그렇다면 이 어르신이 직접 상대해 주마. 어떠냐, 아론다이트!" "요로콘데-!"

 아론다이트는 레드 고릴라의 어깨 위에 똑바로 서서, 수영 선수를 방불케 하듯 양손을 똑바로 머리 위로 뻗었다. 그러자 오오, 보라! 이 무슨 일인가! 그 또한 무적 애티튜드 사용자란 말인가? 그의 메탈릭 닌자 복장이 둔하게 빛나고, 몹시 딱딱한 아트모스피어를 두른다. 그것만이 아니다! 게다가!

"이얏-!" 아론다이트가 소리치자, 신체의 양쪽 측면, 손끝에서 허리에 걸쳐 예리한 칼날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레드 고릴라는 어깨 위의 아론다이트의 발목을 힘껏 붙잡아, 자세를 잡는다! 고우랑가! 이것은 마치 인체 블레이드와도 같은 모습이다! "이 아론다이트는 무엇이든 두 동강을 내지! 네놈의 무적을 시험해 주마!"

"도-모, 네더퀸입니다." 네더퀸이 오지기했다. "꽤나 건방지지 않니! 으응!?" "기총소사를 닌자 슬레이어=상과 실버키=상에게 집중해라!" 레드 고릴라가 확성기로 소리쳤다. "우리들에게 프렌들리 파이어를 저지르면 처형하겠다, 네놈들." "요, 요로콘데-!"

"이얏-!" 네더퀸이 달려든다! 레드 고릴라는 네더퀸보다 거대하다. 그 이름 그대로, 고릴라를 방불케 하듯 거대한 것이다. 그의 머리를 향해 네더퀸이 점프 펀치! "이얏-!" 레드 고릴라는 몸을 비스듬히 하여 그 공격을 피했다. 착지하는 네더퀸에게 아론다이트 검을 휘두른다! "이얏-!"

"이얏-!" 네더퀸이 양팔을 크로스해서 무적 애티튜드 발동! 순간적으로 아론다이트 검을 받아낸다! 빠득! "끄악-!?" 무적과 무적이 맞부딪힌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나무삼! 대미지를 받은 것은 네더퀸이었다!

"바카 녀석이!" 레드 고릴라가 승승장구했다. "네놈의 무적 애티튜드는 순수한 무적이 아니지! 아론다이트는 경질화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단 말이다!" "그 말씀대롭죠! 끼깃!" "주...... 죽인담마-!" 네더퀸은 왼팔의 출혈에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공격을 날린다. 오른손 펀치! "이얏-!"

"무웅!" 레드 고릴라의 단련된 복근이 네더퀸의 펀치를 받아낸다! "가렵구나! 두 동강! 이얏-!" 레드 고릴라는 대상단 자세를 잡고 아론다이트 검을 내리친다! "누가 끝장났다는 거냠마-!" 네더퀸이 오른손을 뒤로 당겨, 파고들면서 다시 날린다! 오른쪽 주먹에 반짝이를 방불케 하듯 광채가 흘러든다!

"이얏-!" "끄악-!" 폭발! 그리고 레드 고릴라의 거대한 몸이 날아간다! 달인! 오른손 주먹에서 제로 거리 에너지 수리켄 사출이다! 네더퀸은 조금 전 참격의 충격을 저장하여, 펀치와 함께 돌려준 것이다! "까고자빠졌넴마-! 아프잖냠마-!" 네더퀸의 분노에 찬 목소리!

"끄악-!" 날아간 레드 고릴라가 벽에 쳐박혔다. 비어있던 빌딩에 거대한 균열이 생기고, 조각조각 콘크리트 파편이 쏟아진다! "까고자빠졌넴마-!" 안타이 닌자 라이플 야쿠자가 앞으로 나와서, 자신들의 주인이 일어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하여 네더퀸에게 사격! "이얏-!" 네더퀸의 눈동자가 불타오른다!

 안타이 닌자 라이플의 거대한 탄환과 그 추진력은, 평범한 닌자 빙의자의 육체를 실제 관통한다. 하지만 네더퀸의 무적 애티튜드는 그것을 정면에서 받아낸다! "이얏-!" 착탄 충격으로 왜곡되는 공기!

 반짝이를 방불케 하는 광채가 어깨에서 팔로 모여든다! "서치라이트다!" 닌자 슬레이어가 옥상에서 마구 쏟아지는 총알을 튕겨내며 소리쳤다. "서치라이트를 없애라! 네더퀸=상!" "누웃-...... 이얏-!" 네더퀸은 그 말에 따라, 에너지 수리켄을 다른 방향의 골목 안쪽으로 사출! 카붐-! "아밧-!"

 무시무시한 '토용' '죄벌' 문자를 비추고 있던 두 대의 서치라이트가 그것을 쏘고 있던 야쿠자까지 말려들게 하면서 한꺼번에 폭발! "누웃-......!" 남은 반짝이를 방불케 하는 에너지가 왼팔에 모인다. 네더퀸은 그것을 또 다른 방향의 골목 안쪽으로 사출! "이얏-!" 카붐-! "아바바밧-!?"

 무시무시한 '속박' '인색' 문자를 비추고 있던 두 대의 서치라이트가 그것을 쏘고 있던 야쿠자까지 말려들게 하면서 한꺼번에 폭발! 고우랑가! 이것으로 한자 서치라이트는 전멸이다! "뭘 한눈을 팔고 있는 거냐앗-!" 자신의 몸을 벽에서 떼어낸 레드 고릴라가, 욕지기를 하며 네더퀸에게 덤벼든다! 아론다이트 검! "이얏-!"

"이얏-!" 네더퀸은 브릿지 자세를 취해 아론다이트 검을 회피! 그대로 이어서 수면차기를 방불케 하는 발놀림을...... "끼깃-!" 나무삼!? 아론다이트가 갑자기 무적 애티튜드를 해제했다. 그리고 레드 고릴라에게 발목이 잡힌 상태로, 네더퀸에게 수리켄을 연속 투척! "끄악-!?"

 달인! 이 무슨 유연한 모드 체인지 공격이란 말인가! 네더퀸에게 무적 애티튜드를 사용할 시간은 없었다. 집중 투척된 수리켄이 온몸에 꽂힌다! "끄악-!" 거기에 더해! "이얏-!" 레드 고릴라의 통나무를 방불케 하는 발차기가, 풋볼을 방불케 하며 네더퀸을 차서 날려버린다! "끄악-!"

 강렬하기 짝이 없는 고릴라 킥을 정통으로 맞은 네더퀸이, 몸부림을 치면서 하늘을 날아간다! 내장 파열급 대미지다. 네더퀸의 상태는!? "죽엇-!" 레드 고릴라가 대시하여 접근! 다시 블레이드로 변한 아론다이트로 네더퀸을 베어버리려는 것이다! 나무아미타불!

 공중에서 네더퀸의 뉴런이 가속하고, 주마등 리콜 현상이 일어났다...... 불찰...... 이 자이바츠 닌자들은 실제로 강했다...... 그리고 야모토=상은 살인귀를 잡을 수 있었을까? 그 아가씨가 걱정이다...... 그리고 마지로=상...... 니춈...... 후회는 많다, 하지만 바라던 바.......

 왜냐하면 죽기 전에, 반한 남자를 구해냈으니까! 그의 아이사츠를 본 순간, 자쿠로의 뉴런은 끓어오르고 말았던 것이다. 두 번 다시 사랑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던 자쿠로에게, 그것은 번개를 방불케 하는 첫눈에 반하기였다......! 닌자 슬레이어=상!

 날아가던 네더퀸의 몸이 무언가에 부딪혀, 낙하 도중에 정지했다. "......?" 네더퀸은 자신의 몸을 받아낸 존재를 올려다보며 숨을 삼켰다. 그 주위, 빌딩 옥상에서 차례로 낙하하는 어설트 야쿠자들. 그들이 땅바닥에 부딪히며 박살나고, 핏방울이 흩날리는 가운데, 네더퀸은 신음했다. "붓다......!"

"이얏-!" 레드 고릴라가 내리친 아론다이트 검을 닌자 슬레이어는 매끄럽게 회피! 키가 큰 네더퀸을 안고 있으면서도 훌륭한 몸놀림이었다. 그대로 레드 고릴라에게서 뛰어서 떨어져, 땅에 무릎을 꿇는다. "바카 같은-!?" 레드 고릴라는 정신이 완전히 다른 곳으로 간 상태였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경악하여 소리친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어설트 야쿠자들! 지상의 야쿠자들도 마찬가지, 거품을 물며 몸부림치고 있다. 전멸! 한순간에 클론 야쿠자 전멸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냣!? 웃기지 마!" "나다!" 잔대편에서 상쾌하게 아이사츠를 날리는 자가 있음이라. 바시다의 옆에서 자신의 관자놀이에 손을 대고 있다. "도-모, 실버키입니다."

 코피를 흘리고, 한쪽 눈에서 피가 나는 상황에도 실버키는 승리를 뽐냈다. "네오 사이타마에 온 이후에 실제 멀쩡한 일이 없어! 서치라이트에 쏘여서 죽나 싶었지만, 이걸로 댁은 혼자라구. 클론 야쿠자들은 써먹지 못할 거야, 철저하게 박살을 내놨으니까!"

 닌자 슬레이어가 품안의 네더퀸을 내려다보았다. "부상은 어떤가?" 네더퀸이 기침을 하며 닌자 슬레이어를 올려다본다. 그 눈이 가늘어진다. 온몸의 수리켄 상처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나...... 나는...... 행복해.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조리 불태웠...... 불태웠답니다." "......"

"콜록...... 바, 반한 남자의 품안에서 죽는다는 건...... 멋진 일이네......" 네더퀸이 떨면서 눈을 감았다. 레드 고릴라는 분노와 분개로 아론다이트 검을 땅에 내리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용서 못한다!" 닌자 슬레이어를 향해 다가온다!

"네더퀸=상." "......" "네더퀸=상." 닌자 슬레이어가 네더퀸을 흔들었다. "......나, 본명은 자쿠로라고 해. 마, 마지막으로 자쿠로라고 불러주지 않을래?" 닌자 슬레이어가 네더퀸을 옆으로 내던졌다. "아응, 참! 너무해!" "이해가 되지 않는군! 멀쩡하다면 일어서라!"

 네더퀸은 중상이긴 했지만 실제 치명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닌자 슬레이어의 판단은 냉정했다! "이런 부수입은 좀처럼 없단 말이얏! 진짜라구!" 네더퀸이 열을 올리며 말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대꾸하지 않았다. "온다!" "이얏-!" 레드 고릴라의 아론다이트 검이 덮쳐온다!

"이얏-!" "이얏-!" 타케노코(죽순) 마트 옥상에 프로세서와 야모토는 거의 동시에 착지했다. "이얏-!" 간발의 차도 두지 않고, 야모토가 돌려차기를 날린다. "이얏-!" 프로세서는 왼팔을 들어 가드. 이어서 오른팔의 믹서 회전 블레이드를 내지른다! "이얏-!"

"이얏-!" 야모토는 재빠르게 백 덤블링하여 믹서 찌르기를 회피! 그대로 후방으로 날아가, 옥상 끝에서 간판을 지탱하는 크롬 샤치호코 위에 착지했다. "바아핫-! 끈질긴 년이로군!" 프로세서가 발길을 돌려, 다시 도주를 꾀하려다 발을 멈췄다. "뭐냐...... 이게?"

 프로세서의 앞길을 막은 것은, 같은 간격으로 공중에 배치된 무수한 팔랑개비 형태 오리가미(종이접기)였다. 그것들이 벽을 방불케 하듯 타케노코 마트 옥상을 둘러싸고, 바람도 없는데 회전하고 있었다. "그것들을 만지면 폭발해." 야모토가 말했다. "이제 놓치지 않아." 설치형 오리가미 미사일...... 아니, 오리가미 부유 기뢰!

 프로세서가 웃는다. "바아핫-! 그래서, 어떻게 한다는 거냐! 설마 네가 나를 이길 수 있다고라도 생각하나?" 위협적으로 오른손의 믹서 회전 블레이드 소리를 낸다. "잘 보니 꼬맹이군 그래. 이렇게 떨어져 있어서야 다른 놈들도 못 와. 바라는 대로 내장을 끄집어내 주마!"

"너!" 야모토가 말했다. "이상한데? 그 무기도. 이상한 연막도." "뭐라고?" "나, 너 같은 녀석을 알고 있어. 그 무기, 누구에게 받았어?" "알 바냐!" "사이버 츠지기리라고 했었지, 그렇게 무기를 써서 사람을 죽이는...... 아니, 사람을 죽이게 시키는! 너 같은 놈들에게."

"나, 나는 닌자가 되서 자유로워졌어! 좋아하는 일을 할 뿐이야! 그런 거, 알 바 아니라고오-!" 프로세서는 당황했다. 이 아가씨가 하는 말이 마음에 걸린다. 그리고 어떤 경위로 자신이 이 믹서 블레이드를 손에 넣었는지 떠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기억이 흐렸다.

"아, 알 바 아니라고오-! 이얏-!" 프로세서는 의심을 떨쳐내고, 끓어오르는 살인 충동에 몸을 맡겼다! 샤치호코 위의 야모토를 향해 도약! 내질러지는 믹서 블레이드! "이얏-!" 야모토는 버터플라이 나이프를 펼쳐 칼날을 믹서 블레이드와 부딪혔다. 불꽃놀이를 방불케 하듯 불꽃이 튄다!

"크읏." 야모토가 신음하며 칼날을 되돌렸다. 버터플라이 나이프는 너덜너덜, 날의 이가 빠졌다. 팔까지 휘말리기 일보직전이다. "바아-하하! 이얏-!" 프로세서는 샤치호코 근처에 착지, 이어서 점프! 재공격을 꾀한다! "이얏-!" 야모토는 샤치호코에서 회전 점프하여 프로세서의 등 뒤로!

"어떠냣!" 등 뒤의 야모토에게로 돌아서면서 믹서 공격! 야모토가 위험한 순간 회피! "어떠냣!" 회피! "어떠냣!" 회피! 나무삼! 이미 야모토는 옥상 가장자리! 등 뒤에는 자신이 설치한 오리가미 기뢰! "바아-하하! 도망칠 곳은 없다! 네기토로가 되어버려라앗-! 이얏-!" "이얏-!"

 야모토는 이가 빠진 버터플라이 나이프를 내질렀다! 괴로운 나머지 둔 악수인가! "바아핫-! 바카가! 분쇄해서 그대로 네기토로 중점으로 결정났다고-!" 귀에 거슬리는 파쇄음! 프로세서의 믹서 블레이드가 금속으로 만든 버터플라이 나이프마저 산산조각으로 파괴해버렸다! 하지만 야모토는 이미 나이프에서 손을 뗀 상태였다!

"뭣! 네기토로는 어디냐!?" 나이프의 주인을 시야에서 놓친 프로세서가 순간 주저한다. 무기를 버린 야모토는 빙글 돌아서 프로세서의 측면, 그리고 배후를 잡고 있었다! "이얏-!" "끄악-!?" 등뼈를 향해 야모토의 강렬한 무릎차기! 프로세서는 새우를 방불케 하듯 몸을 꺾었다!

"너는! 약해!" 야모토가 소리쳤다. 그리고 몸을 꺾은 프로세서의 턱을 뒤에서 양손으로 붙잡아, "이얏-!" 뒤통수를 기와지붕에 쳐박는다! "끄악-!" 프로세서는 웅크리고 앉아서 믹서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야모토는 수직 도약!

 야모토는 위를 보며 몸부림치는 프로세서의 위쪽 하늘에서 빙글빙글 8연속 회전! 그 기세를 실어 수직 강하! "이얏-!" 두 다리로 프로세서의 안면에 수직 스톰핑! "끄악-!?" 이어서 야모토는 그 반동으로 수직 도약!

 이어서 야모토는 위를 보며 몸부림치는 프로세서의 위쪽 하늘에서 빙글빙글 8연속 회전! 그 기세를 실어 수직 강하! "이얏-!" 두 다리로 프로세서의 복부에 수직 스톰핑! "오곡-!" 이어서 야모토는 그 반동으로 수직 도약!

 이번 도약은 높이가 두 배! 야모토는 위를 보며 몸부림치는 프로세서의 위쪽 하늘에서 빙글빙글 16연속 회전! 그 기세를 실어 수직 강하! "이얏-!" 두 다리로 프로세서의 흉부에 수직 스톰핑! "아바바바밧-!!" 모든 갈비뼈 파괴! 그리고 프로세서는 견디지 못하고 구토!

 야모토는 반동으로 빙글빙글 회전하면서 도약, 바로 옆에 아름답게 착지했다. 프로세서는 경련하면서 몸부림친다. 전투 불능! "오곡-!" "목숨은 뺏지 않아! 맙포로 데려가겠어." "오곡-!" 옥상을 둘러싸고 있던 오리가미 기뢰가 유지 시간을 초과하여 연거푸 폭발한다. 복숭아색 불꽃이 밤하늘을 씻어냈다.......


◆◆◆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그 자리에서 도약하여, 휩쓸고 지나가는 아론다이트 검을 뛰어넘어, 그 도신...... 아니, 아론다이트의 경질화된 바디......를 박차고 한층 더 도약. 레드 고릴라의 목에 날아차기를 꽂아 넣었다. "무웅!" 통나무와도 같은 레드 고릴라의 목 근육이 닌자 슬레이어의 발차기를 견뎌낸다!

"이 어르신의 근육 앞에서는 네놈도 진드기나 마찬가지!" 레드 고릴라가 닌자 슬레이어의 옆구리를 향해 펀치를 날린다!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공중에서 팔을 교차하여 위험한 빅 카라테를 방어! 하지만 충격을 죽이지는 못해, 후방으로 날아간다! 레드 고릴라가 추격타에 나선다. 아론다이트 검!

"이얏-!" 세로 베기다! 체술로 날려버린 공중의 적을 쫓아, 아론다이트 검으로 추격타를 먹이는 것이 레드 고릴라의 기본 전술 이론이다. 그는 이 콤비네이션으로 무수한 닌자를 살육해 왔다! 아부나이! "이얏-!" 날려지면서 닌자 슬레이어가 수리켄을 대량으로 연속 투척!

"눗......, 누...... 누!?" 레드 고릴라의 기세가 꺾였다. 대량의 수리켄은 아론다이트 검의 한 지점에 집중되고 있었다. 그 숫자, 열 장이나 스무 장 정도가 아니다. 아론다이트의 무적 애티튜드는 완벽하다. 따라서 수리켄 같은 것은 튕겨낼 따름이다. 그러나 그 무수한 수리켄이 칼날을 되밀어내고 있었다! "떠...... 떨쳐낼 수 없다고!?"

 투척은 멈추지 않는다! 초당 몇 장의 수리켄을 날리고 있단 말인가!?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누우우웃-!"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누우우웃-!"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누...... 끄악-!?"

 수리켄의 압력에 마침내 짓눌려, 레드 고릴라의 몸이 벌어졌다! "바카 같은!?" 닌자 슬레이어는 등 뒤로 착지, 데굴데굴 구르며 일어섰다! "위험해!" 실버키가 순간 바시다를 안고 옆으로 몸을 날려 피했다. "아이에에에!" 바시다의 비명!

 그리고 옆에서 튀어나온 것은, 부상을 입은 네더퀸이었다! "이얏-!' 수리켄의 압력으로 몸이 뒤로 젖혀진 레드 고릴라의 가슴에 창을 방불케 하는 날아차기를 꽂아 넣는다! "죽인담마-!" "끄악-!" 레드 고릴라가 날아가, 조금 전의 빌딩에 다시 쳐박혔다! 쏟아지는 잔해! 나무삼! 망가져가던 빌딩이 붕괴된다!

 날아차기를 마친 네더퀸이 무릎을 꿇으며 착지했다. "누웃-!" 상처는 얕지 않았다. 근성이었다. 그 옆으로 닌자 슬레이어가 지나간다. 붕괴된 빌딩 잔해를 향해 망설임 없는 걸음! 지나가면서 그가 네더퀸의 어깨를 한 번 두드렸다. "쉬고 있게." 네더퀸이 말없이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 우오옷-!" 잔해를 간헐천을 방불케 하듯 위로 날리며, 붕괴된 빌딩에서 레드 고릴라의 거대한 몸뚱이가 일어선다! 그 손에는 변함없는 아론다이트 검! "닌자 슬레이엇-!" 닌자 슬레이어가 저벅저벅 앞으로 나아간다...... "닌자에게 죽음을." "우오옷-! 이얏-!" 무시무시한 묵직한 압력이 실린 참격이다!

 비스듬히 대각선으로 베려고 다가오는 휴먼 블레이드를, 닌자 슬레이어는 옆으로 뛰어 구르며 회피! 그리고 수리켄을 레드 고릴라의 안면을 겨냥하여 집중 투척! "이얏-!" "끄악-!" 십여 장의 수리켄 중 몇 장이 멘포 틈새로 레드 고릴라의 얼굴에 실제 상처를 입힌다!

"촐랑촐랑 대단치도 않은 공격을-!" 레드 고릴라가 살짝 피를 흘리며 욕지기를 했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를 향해 아론다이트 검을 내리친다! 닌자 슬레이어는 이번에는 반대쪽으로 굴러서 회피! 아스팔트에 허무하게 부딪히는 아론다이트!

"이얏-!" 굴러가면서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 투척! "끄악-!" 마찬가지로 십여 장 중 몇 장이 멘포를 빠져나가, 레드 고릴라의 얼굴에 실제 상처를 입힌다! "진드기 놈이!" 레드 고릴라가 아론다이트 검을 치켜들고, "이얏-!" 내리친다! "이얏-!" 내리친다! "이얏-!" 내리친다!

 하지만 닌자 슬레이어의 회피, 훌륭! 자신의 몸에 명중하면 두 동강이 나면서 살과 뼈가 끊어질 터인 치명적 참격을 좌우로 굴러 피하면서, 수리켄은 인정사정 없이 레드 고릴라의 얼굴을 덮치는 것이었다! "누우웃-!" 레드 고릴라가 신음했다. "시건방진! 하지만 이런 가렵기만 한 조약돌로 나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피를 흘리며 욕지기를 하는 레드 고릴라. 강한 척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지만, 사실인 부분도 있었다. 이것만으로는 이 레드 고릴라를 쓰러뜨릴 수 없는 것이다! 최소한 닌자 슬레이어가 계속 회피에 전념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참격을 공략하지 않는 이상에는...... "아바바바밧-!?"

 비명을 지른 것은 아론다이트였다! 레드 고릴라가 아론다이트를 내리치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훌륭한 쌍날검을 형성하고 있던 아론다이트의 무적 애티튜드가 갑자기 해제된 것이다! "나닛(뭣이)-!?" 레드 고릴라가 내리치는 손을 중간에 멈추기에는 기세가 너무나 올라 있었다!

 양손과 머리를 격렬하게 휘저으며, 아론다이트는 레드 고릴라에게 발목이 붙잡힌 채로 아스팔트에 격렬하게 쳐박혔다! "아바바바바밧-!" 나무아미타불! 레드 고릴라의 강인한 육체의 온힘을 다한 휘두르기로, 아론다이트는 지면에 힘껏 부딪힌 것이다. 그 충격이 어느 정도일 것인가!?

"어째서! 어째서 무적을 풀었느냐! 아론다이트=상!" 레드 고릴라가 외쳤다. 하지만 아론 다이트의 귀에 그 소리가 들리고 있을까? 아스팔트에 균열을 일으키며 얼굴부터 쳐박힌 아론다이트는, 경련하며 신음할 뿐이었다. "아밧... 아바밧......" "으극-! 대체 이게......" "나다!" 상쾌한 목소리!

 닌자 슬레이어와 레드 고릴라가 동시에 실버키를 보았다. 실버키는 두 손가락을 관자놀이에 댄 채로 승리를 뽐냈다. "나라구! 휴먼 블레이드 나리, 댁이 지나치게 집중해서 뉴런의 방어가 텅 비어서 말이지...... 살짝, 간지럽혀줬어...... 어이구야, 이미 아무 소리도 못 듣나?"

 고우랑가! 이 무슨 방심할 수 없는 남자, 실버키! 레드 고릴라를 도발하며 회피에 전념하는 닌자 슬레이어의 속뜻을, 실버키는 텔레파스 능력으로 읽어내고 있었다. 닌자 슬레이어의 지시는 단순했다. 『아론다이트를 해치워라』, 오직 그것 뿐이었다.

 무적 애티튜드는 극도의 정신 집중을 필요로 한다. 아론다이트 수준의 경질화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평범한 노력으로는 실현 불가능한 일이다. 무적 애티튜드에 전념하는 아론다이트의 뉴런은 말하자면, 앞문에 모든 바리케이드를 깔아두고서 뒷문은 무방비하게 열어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였다.

 실버키의 짓수는 열린 뉴런의 뒷문으로 감쪽같이 미끄러져 들어가, 안을 휘저었던 것이다! "누오오옷-!" 레드 고릴라가 격분! 경련하는 아론다이트의 발목을 붙잡은 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가 땅에 내리친다! "아밧-!" 내리친다! "아밧-!" 내리친다! "아밧-!"

 내리친다! "아밧-!" 내리친다! "아밧-!" 내리친다! "아밧-!" "이...... 도움이 되지 않는 쓰레기가앗-!" 레드 고릴라는 남은 찌꺼기를 방불케 하듯 피를 흘리는 아론다이트를, 해머 던지기를 방불케 하듯 휘둘러 실버키를 향해 내던졌다! "어어이쿠! 위험해라!" 브릿지로 회피하는 실버키!

"아-...... 아밧!" 골목을 똑바로 날아가던 아론다이트가 막다른 곳의 빌딩의 벽에 토마토를 방불케 하듯 부딪혀 터져, 피와 살점으로 된 얼룩으로 변했다! 나무아미타불!

"더는 용서하지 않는다! 이제 와서 투항 같은 것은 인정하지 않겠다!" 레드 고릴라는 격분한 나머지 멘포 틈새로 코피를 쏟으며, 두 주먹을 가슴 앞에서 격렬하게 맞부딪혔다. "네놈들의 자이바츠 재판은 내가 이 자리에서 사형 선고 후 사형 집행한닷-!" 닌자 슬레이어는 침착하게 두 다리를 벌려, 허리를 반쯤 내린 자세를 취했다. "스읍-! 하악-!"

"우오오오-!" 그 거구만 보았을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로 레드 고릴라가 닌자 슬레이어에게 육박한다! "스읍-! 하악-!" 닌자 슬레이어는 레드 고릴라를 냉혹하게 계속 노려보는 채로, 깊이 챠도 호흡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스읍-! 하악-! 스읍-! 하악-!"

"우오오오-! 이얏-!" 레드 고릴라의 치명적 왼손 훅! 트럭 충돌 사고를 방불케 하는 기세로 왼손 주먹이 닌자 슬레이어를 덮친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덮쳐오는 왼손 주먹에 자신의 오른손 주먹을 꽂았다! "끄악-!?" 나무삼! 레드 고릴라의 왼손 주먹이 일그러지고, 손가락뼈가 반대 방향으로 튀어나온다!

"우, 우오오-! 이얏-!" 레드 고릴라의 결사적 오른손 훅! 트럭 충돌 사고를 방불케 하는 기세로 오른손 주먹이 닌자 슬레이어를 덮친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덮쳐오는 오른손 주먹에 자신의 왼손 주먹을 꽂았다! "끄악-!?" 나무삼! 레드 고릴라의 오른손 주먹이 일그러지고, 손가락뼈가 반대 방향으로 튀어나온다!

"끄악-!? 바, 바카 같은아바밧-!?" 파괴된 두 손에서 피를 흘리며 레드 고릴라가 뒷걸음질쳤다! 고우랑가! 빅 카라테, 패하였나니! 자신의 거대한 몸만 믿고 머리에 피가 쏠린 채 날린 조잡한 타격이, 심신을 챠도로 갈고 닦은 닌자 슬레이어가 완벽하게 겨냥하고 휘두른 타격을 극복하는 것이 가능할까? 아니! 가능할 리가 없다!

"오늘 밤, 사형 선고 후 사형 집행을 하는 것은 바로 나다, 레드 고릴라=상. 자이바츠가 아니다. 나의 재판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괴로워하는 레드 고릴라의 원 인치 거리까지 나아갔다. "하이쿠를 읊도록 해라!"

"머...... 먼저 가겠다-! 퍼플 타코=상-!" 레드 고릴라는 절규하면서 통나무를 방불케 하는 다리로 절망에 찬 발차기를 날렸다! "이얏-!" 하지만 발차기를 사용한 반격을 예측하고 있던 닌자 슬레이어는, 레드 고릴라의 다리를 아무렇지도 않고 양손으로 단단히 붙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그 몸을 지면에...... "이얏-!" 쳐박는다!

"끄악-!" 다리를 든 채, 치켜올려, 반대쪽 지면에 쳐박는다! "끄악-!" 쳐박는다! "끄악-!" 쳐박는다! "아밧-!" 쳐박는다! "아밧-!" ......쳐박는다! "아바바바밧-!" 그리고 해머 던지기를 방불케 하듯 회전! 아론다이트가 피얼룩이 된 그 막다른 곳을 향해, 내던졌다!

"이얏-!" "사...... 사......" 레드 고릴라의 거구가 일직선으로 날아, 빌딩 벽에 쳐박혔다! "사요나라!" 그 거구가 그대로 폭발사산! 쏟아지는 잔해! 빌딩이 붕괴한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쪽을 보고 있지도 않았다. 바시다, 실버키,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네더퀸과 마주했다. 네더퀸이 눈치채고 머리 위를 올려다보았다. "야모토=상." 돌아온 야모토가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대자루를 방불케 하듯 정신을 잃은 프로세서를 끌고온 채로!" "큰 공적을 세웠는걸, 야모토=상."

"뭐, 그렇게 되서." 실버키가 끼어들었다. "우리들은 이 바시다=상에게 용무가 있어서 말이야. 오이토마(작별 인사)를 하도록 할게." 바시다가 얼굴이 창백한 채, 멍한 듯 끄덕였다. 무리도 아니다. 비닌자, 비전투자인 사이버네틱스 의사가 헤쳐나가기엔 지나치게 터프한 이쿠사 배틀이었다. "에에...... 그래." 네더퀸이 동의했다.

 야모토가 옥상에서 프로세서를 내던지고, 자신 또한 휘리릭 뛰어내렸다. 네더퀸이 야모토를 보았다. "보시다시피야." 골목은 클론 야쿠자의 시체와 피보라로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꼬락서니였다. "눠의 첫 일치곤, 여러 옵션이 지나치게 많이 붙었는걸!" "그거...... 상처......!" "가려운 수준이란다!"

"네더퀸=상. 야모토=상. 이번에 우리의 이쿠사 배틀에 휘말리게 한 것을 사과하지." 닌자 슬레이어가 두 사람에게 그윽하게 오지기했다. 야모토가 네더퀸을 보았다. 네더퀸은 어깨를 으쓱하며 웃고, "됐어! 됐어, 딱히, 진짜루! 눠가 조금 마음에 들었거든, 그러니깐!"

"......" "나랑 이 아가씨는 니춈의 『에나지』에 있어. 뭔가 곤란한 일이 있다면 찾아와. 이야기 정도라면 들어줄 테니깐." 야모토를 재촉하고, "후딱 가자구! 썩어빠진 맙포에게 말이지!" "에, 응." 상황이 파악되지 않은 야모토가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닌자 슬레이어를 보았다. "오탓샤데." "음."

"가자구, 서둘러서." 빠른 걸음으로 떠나는 네더퀸과 야모토의 뒷모습을 보며 실버키가 말했다. "또 이렇게 우르르 자이바츠 녀석들이 오기라도 해봐." "그렇군." 닌자 슬레이어가 바시다를 보았다. "미안하지만 한시가 촉박한 상황이다. 낼 수 있는 것은 돈뿐이지만." "에에...... 하이......"


◆◆◆


"눠는 말이야, 그 부분이 글렀어! 눠는. 그 부분이 글! 렀! 다! 구!" 그래도 그 사람, 굉장히 멋있고 상냥할 때도 있는걸." "그-러니까! 그 부분이 글! 렀! 어! 상냥할 때도 있다는게 대체, 뭐야? 때도 있다, 라니." "그건 그렇지...... 그렇긴 하지만......" "아앙-! 차암-!" 찰싹! 그는 바이오 뱀부로 만든 카운터를 때렸다.

 남자...... 그렇다, 남자였다, 7피트가 넘는 다부진 몸으로, 본즈 헤어 스타일을 한 남자가 흥분해서 카운터 옆에 앉은 둥글둥글한 남자에게 말을 쏟아냈다. "눠, 사신이 등에 붙었다구! 눠의 인내는...... 어라, 싫다 참! 전에도 이런 말을 했던 것 같아! 데자뷔가 느껴져! 그 정도로 눠의 고민이 평범하다는 이야기야! 참!"

"평범! 너무해!" 둥글둥글한 남자가 분개했다. "자쿠로=상도 어째, 잘 모르는 남자를 짝사랑하고 앉았으면서! 무어가 짝사랑이야!" "시끄럽네, 참!" 자쿠로가 되받아쳤다. 그리고 갑자기 연극이라도 하듯 황홀해하는 모습으로, "나는 됐어, 아름다운 추억이 하나 있다면 그걸로도. 이미 충분해." "우웩-!"

"우웩이라니 뭐야! 마지로=상! 눠 같은 건 더 살을 찌우고 또 찌워서 스모토리라도 되버리면 돼!" "너무해! ......어라, 야모토=상, 뭐야, 그거! 멋져!" 마지로가 카운터에 놓은 작은 접시를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생강 무스에요." 야모토가 부끄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자쿠로=상 것도." "엄머!"

"이런 맛으로 괜찮을지 조금 잘 모르겠어......" "어라, 싫다 참! 눠, 하면 할 수 있구나! 빈말이 아니란다!......" "진짜라구! 자쿠로=상은 달콤한 음식의 맛에 대해서는 시끄럽거든, 맛에 대해서는 말이야. 오카와리(하나 더) 먹고 싶은데......" "마지로=상, 스모토리가 되버릴 거야, 진짜로!......" "......" "......"


[웨이팅 포 마이 닌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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