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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송・성・바이・어・페이디드・크로우】

이 소설은 Twitter 연재시 로그를 그대로 보관한 것으로 오탈자 등의 수정은 기본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이 에피소드의 가필수정판은 상기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 ‘닌자 슬레이어 네오 사이타마 염상 1’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어 번역자 코멘트 : 상기 물리서적 / 전자서적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은 일본어판인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본어 원본의 오탈자 수정을 가능한 한 진행하고 있으나 미흡한 점이 있으면 닌자 슬레이어 공식 디스코드의 KR 채널 혹은 DC인사이드 닌자 슬레이어 마이너 갤러리를 통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この記事は【スワン・ソング・サング・バイ・ア・フェイデッド・クロウ】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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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송・성・바이・어・페이디드・크로우】


 간판 「바로와이코」를 밝게 비추는 조악한 전구의 빛. 그것을 가로지르며 갑자기 나타난 모히칸 남자의 그림자는 길다. 지면에는, 낙하한 채 방치된 「거칠은 밤」의 철판 간판은 완전히 녹슬어서 갈색 빛을 띤다. 모히칸이 그것을 짓밟자, 크고 거슬리는 소리가 골목에 울려퍼졌다. 사위스러운 중금속 산성비.

 모히칸 남자는 양손에 록 해제한 쇼크 총을 들고, 흐리멍텅한 눈으로 사냥감을 찾으면서, 약물중독의 기색이 짙은 걸음걸이로 길을 나아간다. 모히칸 남자의 뒷쪽 사선에 소리. "앗헤!" 뒤돌자마자, 쇼크 총을 조준한다. 소리의 주인은 사람이 아닌, 바이오 시궁쥐다. "사람을 쏘고 싶어……" 모히칸 남자는 울음을 터뜨렸다.

 남자는 보이는 그대로 중증의 디자이너 드러그(합성 마약) 중독자이며, 무일푼이었다. 그리고 무장하고 있었다. 즉, 비정상적으로 위험한 존재다. 이런 요타모노(양아치)들은 네오사이타마의 위험지역에서라면 종종 볼 수 있다. 그들이 사람을 죽여도, 뉴스 감도 안 된다. 보도해야 할 것은 다른 일들로 잔뜩 있다. 도시에 나타난 해달의 이야기라거나.

"쏘고 싶어…… 쏘고 싶단 말야……" 남자는 흐느꼈다. "마구마구 쏘고 싶은데에……앗!" 흐리멍텅한 눈이 크게 떠졌다. 캬두-움! 쇼크 총이 섬광을 내뿜었다. "아밧-!?" 골목으로 길을 잘못 들어온 노파가 발을 돌려 달아나나, 그 등에 뇌광이 명중했다. 무참하게도, 노파는 새까맣게 타죽었다.

"앗헤! 쏴 버렸다." 모히칸 남자는 떨었다. "야바이코와이." 헛소리를 중얼거리며, 엎드러진 사체에 다가간다. 루팅을 실시하려 몸을 구부린 그때, 새로운 사람의 그림자가 엔트리했다. "앗!" 모히칸 남자는 반사적으로 다시 쇼크 총 두 정의 방아쇠를 당겼다. 캬두-움!

 겨냥이 흐트러져, 섬광은 사람의 그림자 옆에 매달린 「모-한 밭」의 간판을 태웠다. "아부나이…… 아부나이." 그림자는 무감정하게 뇌까렸다. "빗나가버렸어!?" 모히칸 남자는 침을 흘리더니, 울었다. "빗나가버렸어어!" "빗나갔구만." 그림자는 담담히 말을 섞었다. 목숨이 노려졌는데도. "유감이구만."



1

"그러엄, 한 번 더, 한 번 더야아." 모히칸 남자는 울면서 그림자에게 말했다. 그림자는 고개를 저었다. "안됐지만, 그건 무리다." "엣?" "쇼크 총 인디케이터의 LED표시가 빨강이잖아." "으응……" "재충전하지 않으면 안 될 걸." "앗헤! 그런가! 아리가토!" "감사는 됐어."

 그림자는 중얼거리며, 총을 잡았다. 모히칸의 것과 꽤나 닮은 쇼크 총이다. "이런 우연이. 내가 든 이 총, 네 그거의 후속제품인가. 뭐, 그렇게 됐는데, 부럽지?" "에-엣?!?" 모히칸 남자는 소리쳤다. "왜?" "좋잖아." "갖고 싶어!" "아아. 줄게. ……내용물을 말이다." …… 캬두-움!

"아밧-!" 모히칸 남자의 상반신이 전광에 휩싸이더니, 한 순간에 새까맣게 타버렸다. 즉사다. "……" 그림자는 어두운 곳 안에서 나와, 모히칸의 사체를 걷어찼다. 품에서 카메라를 꺼내, 타죽은 사체를 향해 반복셔터를 눌렀다. 합장했다. "나무아미타불." 전등에 비친 그림자는……닌자다.

"아이에!" 샛길에서 미세한 비명소리. 닌자는 재빨리 그쪽을 노려본다. "못 봤어요." 지저분한 차림새의 마이코다. "용서해줘. 안 봤어." "그러냐." 닌자는 대답 대신 쇼크 총을 마이코에게 향하더니 방아쇠를 당겼다. 빛나지 않는다. "에네지이……" 구슬픈 합성 가이드 음이 울렸다. 닌자는 혀를 찼다.

"꼭 이런다니깐." 닌자는 불평하면서, 허리의 칼집에서 카타나를 뽑았다. 칼자루에는 카타카나로 작게 「우바스테」라고 각인이 되어 있다. "아이에에에!" 마이코는 도망쳤다. "이얏-!" 닌자는 달렸다. 카타나가 번뜩이고, 우는 얼굴의 마이코는 목이 잘려 죽었다. 닌자는 눈썹을 찌푸리며, 나직이 말했다. "나무아미타불."

 닌자는 카타나의 피를 닦고, 칼집에 집어넣었다. "그래도 깔끔한 일격이었다. 이 편이 훨씬 나아." 말 못하는 사체를 내려보며, 명상적으로 혼잣말을 한다. 훨씬 낫다니…… 뭐에 비해서? 당연히, 마이코의 대답은 없다. 죽었기 때문이다. 잠이 들듯이.

 닌자는 장속의 스텔스를 온(on), 골목길을 뛰어, 다소 넓은 길로 빠졌다. 「스파시-바! 스파시-바가 새롭다. 고아이사츠」「아가야!」「길다. ……길다」 광고비전의 대음량 음성이 갑자기 분위기를 지배한다. 오가는 사람들은 앞만을 보고, PVC 코트에 튀는 비는 하얗다.

 닌자는 아이들링하는 비클(vehicle)의 옆으로 걸어가, 문을 열고 미끄러지듯 몸을 넣었다. "고생하십니다. 실버카라스=상." 운전석의 남자가 젠을 방불케 하듯 머리를 숙였다. 쭈글쭈글한 미소로 성형한 얼굴은 섬뜩한 한 마디, 웃을 때 생기는 주름살은 암호 를 방불케 한다. "출발해. 웃는 영감=상." "하이 요로콘데-"

 비클은 난폭하면서도 정확한 운전으로 하이웨이를 향해 빠지고, 네온 간판의 빛은 주행등의 흑백으로 양상을 바꾼다. 실버카라스는 신형 쇼크 총을 뒷좌석에 놓았다.  "글렀다, 이건. 에너지 효율이 글러먹었어. 거기다 줄어드는 양도 안정돼있지 않아. 몇 발째에 아웃이 될지도 알 수가 없다. 얼럿(Alert)도 안 나와."

 "그건 히도이(너무함)한 겁니까?" 웃는 정형의 남자는 잘 모르겠다는 듯 대답했다.  "아아. 히도이하지." 실버카라스는 초조하게 담배를 꺼내어, 빨았다.  "상황에 따라선 실제 죽어."  "쏜 사람이 말입니까?”  "그 외에 누가 죽겠냐."  "안 되겠군요."

"위험수당을 세 배로 중점해." "세 배입니까?" "세 배다. 만일 적이 닌자였으면, 나는 아까 일로 죽었어. 좆같은 물건을 주지 말라고 전해. ……채취 데이터는 10시간 이내에 IRC송신한다." "알겠습니다."

 창밖의 밤하늘을 들여다보니, 하이웨이를 주행하는 비클과 나란히 달리듯이, 코케시 체펠린이 떠 있다……측면의 비전에는 해변에서 떡을 치는 스모토리의 광고영상이 흘러나온다. 「리조트에서, 맛있는 떡이군요. 당신을 치유하고 싶다」 창문 유리를 뚫고 들려오는 광고음성. "리조트라……"


◆◆◆


"……리조트?" 실버카라스의 얼굴 옆에, 간지럽히는 듯한 여자 목소리. 팔베개를 벤 노나코가, 실버카라스에게 얼굴을 내밀며 들여다본다. "그런 걸 말했나, 내가?" "말했어." 노나코는 웃었다. 노나코…… 실버카라스가 맘에 들어하는 오이란이다. "지금?" "지금. 무슨 꿈이라도 꿨던 거야?" "아아……."

 실버카라스는 말을 흐렸다. 노나코는 그의 가슴팍에 빰을 대었다. "사실은, 지친 거지?" "……" 실버카라스는 담배를 찾았다. 갑은 비어 있었다. 그는 혀를 찼다. "노나코." "왜?" "나 죽는다더라고. 머지 않아 말야." "에-?" 노나코는 웃었다. 실버카라스도 미소를 지었다.


◆◆◆


「네오사이타마. 콘플릭트(conflict, 충돌). 콘플릭트에 대비하라. 지금은지지직」 위법전파가 끼여들어 아침의 산성비 노티스 방송을 수 초 간이나마 재킹했다. 항상 있는 일이다. 거울을 향해 서서 실버카라스는 수염을 깎고, 뺨을 손으로 누르고, 혀를 빼서 표면의 색을 확인했다. 눈두덩을 잡아당겨서, 점막을 봤다.

 돌아보니, 토코노마*에는 「불여귀(不如歸)」라는 쇼도(서예)가 쓰여 있고, 진한 갈색 항아리에는 바이오 수선화가 꽂혀 있다. 고급이지만 실제 좁은 그의 방 안에 그윽하게 만든, 지극히 작은 젠이다. "……" 그는 카운터형 테이블에 둔 메모를 집었다. 적혀 있는 것은 네오사이타마의 어드레스다.


*토코노마: 일본의 전통적 인테리어에서 인형이나 꽃꽂이, 붓글씨 등을 장식하는 공간을 말한다.

실버카라스는 메모를 손에 쥔 채, 잠시 깊은 생각에 빠졌다. 담배갑을 손에 쥔다. 역시 안은 비었다. 그는 혀를 찼다. 「교토보다도 오래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진짜입니다. 우리 회사에는」 커머셜이 흐르는 티비를 오프,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뒤, 그는 카타나를 쥐고서 자택을 뒤로 했다.

◆◆◆


 메모를 손에 든 실버카라스의 눈앞에는, 네모지고 좁은 주차장이 있었다. 액정 패널 달린 미터가 명멸한다. 그가 찾아온 것을 비웃는 것만 같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서, 그는 모자를 깊게 고쳐썼다. "머냐아?" 도로를 낀 맞은편의 키오스크, 「저」「렴」「함」이 적힌 노렌 커튼을 걷으며, 점주인 노파가 머리를 내밀었다.

"돈이라면안갚는다고야쿠자놈-" 노파가 으르렁거렸다. 실버카라스는 돌아섰다. "야쿠자가 아니라서 유감이구만." "머냐아?" "할머니…… 어떻게 된 거야, 여기, 이거." 등 뒤의 주차장을 가리킨다. "이아이*가 있었잖아. 이아이 도죠(도장)가." "……돈이라면안갚는다고야쿠자놈-"


*イアイ(居合). 닌자슬레이어에서는 검술 전반을 가리키는 때가 많다.

"도죠…… 이아이의 센세이는. 타오시・완셰이는 어디에?" 실버카라스는 참을성 있게, 오락가락하는 노파에게 물었다. "뒈진 건가?" "모른다고." 노파는 눈을 감고 대답했다. 실버카라스는 어깨를 움츠렸다. "할머니. 담배…… 『조금밝은바다』 있어?" "안 판다고." "그렇군."

"도-모." 『웃는 영감』이 접근하는 실버카라스를 인지하고, 차내에서 오지기했다. 조수석으로 들어가자, 공손히 아타셰 케이스(*서류가방)를 꺼내, 눈앞에서 열어 보여준다. "세스타스 건. 여느 때처럼 가칭이죠." 건틀릿 형상의 장비이다. "때리면 화약 장치가 작동해서 말이죠. 이렇게, 영거리사격합니다."

"갈수록 장관이군." 실버카라스는 질렸다는 듯이 뇌까리더니, 재빠르게 그것을 오른손에 장착했다. 손을 쥐락펴락하며, 상태를 확인한다. "때리면 자동입니다. 안전장치는 제거했기에. 보통은 폭발하지 않게 안전장치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군." 실버카라스는 별 흥미 없이 건성으로 대답했다.

"……또 야가네・스트리트인가?" 실버카라스가 비클의 진로에 눈치채고, 눈썹을 찌푸렸다. "하이. 그렇습니다." 라는 『웃는 영감』. "「하이」는 개뿔이. 2주도 안 됐다고. 여기 의뢰 한 지." "그렇지요?" 에이전트는 잘 이해하지 못한 듯 대답했다. "뭐, 딴 때보단 낫지 않습니까, 이번 시즌."

"칫." 실버카라스는 혀를 찼다. "귀찮음을 떠안는 건 나라고." "죽이면 되지 않습니까. 맙포든 뭐든. 당신은 닌자니까." 웃는 정형을 한 남자는 불쾌하게 무표정이다. 그는 소우카이야의 크로스 카타나・엠블럼을 보이며 말했다. "저는 우수하니까요. 후원자도 밧치리 퍼펙트. 굿 비즈니스." "……"

 그렇다. 네오사이타마의 어둠 속에는 가공할 비즈니스가 있었으니, 그것은 사이버 츠지기리, 혹은 테크노 츠지기리라고 부른다. 병기, 무기, 때로는 독소나 병원균을, 빈곤시민을 상대로, 묻지마 살인을 방불케 하듯 인체실험하는 행위…… 당연하지만, 현행범은 즉결처분도 허가되는 중범죄이다. 그것이 실버카라스의 생업이다.

 소우카이야와 연줄이 깊은 에이전트 『웃는 영감』은, 여러 개의 메가코프를 클라이언트로 껴안고 있다. 그는 기업명을 숨긴 신병기를 츠지기리스트에게 대여, 살인을 행하게 한 뒤, 데이터를 구입하는 것이다. 츠지기리스트는 여럿 존재하나, 실버카라스의 확실한 와자마에는, 이들 가운데에서도 압권이었다.

 츠지기리라고 해도, 무차별적으로 죽이기만 하진 않는다. 특정한 대상을 지정하는 일도 있다. 그것은 스모토리일 때도 있고, 남녀가 정해져 있기도 했으며, 카라테카가 아니면 안 되기도 했고, 무기를 가진 자이거나, 혹은…… 닌자.

 츠지기리스트 중에는 몇 명인가, 닌자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상대로 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닌자 상대로, 리스크를 일정 수준으로 억제하면서 효율적으로 츠지기리가 가능한 자로 말할 것 같으면, 실버카라스 뿐이다. 그렇기에 실버카라스는 『웃는 영감』을 상대로도 큰소리 칠 수 있는 것이다.

"해서, 오늘밤 굿 비즈니스는? 대충 죽이면 되는 거냐고." "그러면 안 되겠습니다." 『웃는 영감』은 차량 UNIX 단말을 조작하면서 말했다. "격투전에서 어드밴티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만 하니까요. 뭐, 당신 원래부터 피해 오긴 했었지마는, 여자와 노인은 금지, 최소한 성인 남성, 카라테카라면 보너스."

"카라테카에 보너스인가." 실버카라스는 허무적으로 혼잣말을 했다.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담배가 없던 걸 떠올리곤 『웃는 영감』을 봤다. "담배 없나." "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제가. 그만하세요." 실버카라스는 혀를 찼다. 상의의 후드를 뒤집어쓰고 앞을 잠그자, 그것은 닌자 장속으로 변형. 멘포가 자동장착되었다.


◆◆◆


"흥흥!!" "흥흥!!" "흥흥!!" 왼주먹, 오른주먹 교차로 규칙적인 정권을 반복하며, 타다시이는 규칙적인 카라테 조깅에 한창이었다. "흥흥!" "흥흥!" "흥흥, 이얏-!" "끄악-!" 지나가던 부랑자를 쥐어 패고, 달린다!

"흥흥!" "흥흥!" "흥흥!" 왼주먹! 오른주먹! "흥흥!" "흥흥!" "흥흥, 이얏-!" "끄악-!" 지나가던 고스를 쥐어패고, 달린다! "흥흥!" "흥흥!" "흥흥, 이얏-!" "끄악-!" 지나가던 푸셔를 쥐어패고, 달린다!

"흥흥!" "흥흥!" "흥흥!" 왼주먹! 오른주먹! "흥흥!" "흥흥!" "흥흥, 이얏-!" "끄악-!" 지나가던 가출 너드를 쥐어패고, 달린다! 타다시이의 눈동자는 오늘밤도 챔피언십의 꿈에 불타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카라테카의 폭력을 막을 자는 없다.

"흥흥!" "흥흥!" "흥흥!" 왼주먹! 오른주먹! "흥흥!" "흥흥!" "흥흥, 이얏-!" "끄악-!" 지나가던 양크를 쥐어패고, 달린다! "흥흥!" "흥흥!" "흥흥, 이얏-!" "끄악-!" 지나가던 DJ를 쥐어패고, 달린다!

"흥흥!" "흥흥!" "흥흥!" 왼주먹! 오른주먹! "흥흥!" "흥흥!" "흥흥, 이얏-!" "끄악-!" 지나가던 아까와는 다른 고스를 쥐어패고, 달린다! "흥흥!" "흥흥!" 왼주먹! 오른주먹! "도-모. 거기 당신." "이얏-!"

 타다시이는 정권을 내질렀다. 그림자는 그것을 손쉽게 손바닥으로 막아냈다. "도-모. 도-모. 때리게 해줘, 카라테카=상. 실버카라스입니다." "이얏-!" 타다시이는 반대쪽 손으로 정권을 내지른다. "이얏-!" 실버카라스가 후려쳐 반격했다. 카운터다! 카붐-! "아밧-!?"

 나, 나무삼! 타다시이의 안면이 매그넘에 맞은 듯한 형용으로 분쇄, 즉사했다! 이것이 세스타스 건! 실버카라스가 상대를 때린 충격으로 트리거가 당겨져, 손목 언저리에 있는 총구가 불을 뿜은 것이다! 비참함! 타다시이는 실제 난폭한 자였다. 허나 생각해보라. 이런 일까지 당할 이유는 없다!

"……!" 실버카라스는 충격력에 헛발을 디뎠다. " 손목의 총구, 때리는 방법을 잘못하면 이쪽의 주먹이 날아간다." 그는 레코더를 향해 진절머리를 치며 보고했다. "나무아미타불." 무참한 유해를 향해 손을 모으고, 그는 발길을 돌렸다. 『한 명 정도 더 죽여주십시오.』 통신기에서 요청이다. "OK다."

 더욱 깊은 곳으로 나아간다. 「오카메」라고 쓰인 네온 간판. 저번날 츠지기리로 젊은 남자를 죽인 곳이 여기이다. 배수구의 바로 옆에, 누군가 헌화했는지 꽃다발이 있다. "……" 그는 그것을 곁눈질하며 장소를 빠져나간다. 길을 돌자 마침 그곳에 야쿠자다. "이놈으로 되겠지. 도-모. 실버카라스입니다." 그는 오지기했다.

"아?" 야쿠자는 으르렁거렸다. "닌자 흉내냠마?" "때리게 해 주라. 너도 와서 때리고." 실버카라스는 카라테 자세를 취했다. "안 그럼 일이 안 끝나거든." "죽는담마-!" 야쿠자가 덤벼든다! "이얏-!" 반격한다! 카붐-! ……나무아미타불! 실로 일방적인 살육……!


◆◆◆


 몇 시간 뒤, 실버카라스는 코인 세탁방에 있었다. ……여러 모로 재수가 없어. 여러 모로. 그는 세탁방 내의 벤치에 걸터앉아, 음울하게, 티비 모니터에 비친 툰(toon)을 쳐다보고 있었다.

 자택의 하이・테크한 세탁기도, 부서져버리면 드럼 깡통이나 진배없다. 그는 티비 모니터에서 눈을 떼어, 벽의 「노력하면 맞는다」라고 쓰인 번호 쿠지(복권)의 포스터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돌고 있는 의류……핏자국을 떨쳐낸 상의를. 그 후, 벤치의 반대편 끝에 앉아 있는 소녀를 꼬나봤다.

 연령은 하이스쿨 정도. 이상한 시간대에 있는 것이다. 어딘가 초췌한 그 소녀는, 묵묵히 코인 세탁방에 준비된 우키요에・코믹스를 읽고 있다. "……" 소녀가 얼굴을 들었다. 실버카라스는 눈을 피했다. 세탁기는 아직 돌고 있다. 소녀를 다시 봤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2

"……도-모. 아-……" 실버카라스는 인사했다. "카기・타나카입니다." 카기・타나카는 그 그가 사용하는 가명이다. 맨션도 이 이름으로 빌리고 있다. "도-모." 소녀도 인사를 돌려준다. "야모토・코키입니다." 두 닌자는 자연히 이름을 말했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모르는 사람끼리 동석하면 인사한다. 일본의 그윽함이다.

 검은 머리가 긴 소녀는 내(耐)산성비 블루종(바람막이)을 입고 있다. 허나, 그 아래는 교복이다. 실버카라스는 의아했다. 이런 밤중에. 세탁기 안에 돌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사복인 듯하다. "잠시 괜찮겠습니까." 실버카라스는 야모토의 바로 옆에 있는 매거진・스탠드를 가리켰다. "도-조." 야모토는 끄덕였다.

 그는 지독한 표제어가 춤추는「일간 코레와」를 집었다가, 그만두고 「스포티파이」지를 집었다. 야모토에게서 떨어져 앉아, 페이지를 훌훌 넘긴다. 기사는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 시간에 교복으로 뭘? 그런 종류의 서비스 마이코? 아니다. 그런 아트모스피어는 없다. 그리고 커다란 배낭이다.

(뭐, 가출 청소년이란 거겠지. 괜찮으려나 모르겠군.) 그는 잡지로 시선을 되돌린다. 허나, 그때 그의 뉴런에서 달리는 감각은 경고였다. 그의 닌자 후각, 닌자 제육감이라는 것이, 이 소녀의 아트모스피어에 어울리지 않는, 미세한 이쿠사(전투)의 흔적을 방불케 하는 무언가를 전해온 것이다.

 자신의 코트 아래에 있는 카타나의 무게를 느끼면서, 실버카라스는 묻는다. "이 근방에 묵으십니까?" "아니요. 혼자 지내시는 숙모 댁에 놀러 왔는데, 도착하자마자 숙모가 병으로 입원하시는 바람에. 옷을 빨고 싶어서." 거침없는, 허나 다소 무리가 있는 대답이었다. "그렇습니까."

「건조도 끝났사와요」「건조도 끝났사와요」 거의 동시에 두 대의 세탁기가 마이코 음성을 울렸다. 두 명은 얼굴을 마주보았다. 야모토가 피식 하고 웃었다. 실버카라스는 허둥지둥 세탁물를 들고 온 바구니에 쑤셔넣고 인사했다. "자, 뭐, 그럼 이만. 이 근방은 치안이 나쁘진 않지만, 조심하시고." "하이."

 코인 세탁방을 나온 실버카라스는 집 방향을 보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반대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2, 3분 걷자 「실제 저렴함」이라고 명조체로 적힌 담배 자판기 한 대에 다다랐다. 그는 「조금밝은바다」를 찾았다. 무정한 「매진」램프가 밝혀져 있다. 다른 상표를 구입해야 할까 망설이다, 결국 관뒀다.

 대신, 그는 「향미 커피 훌륭함」이라고 프린트된 캔커피를 구입했다. 케모 설탕과 인공향료로 맛을 낸, 혀가 저릴 만큼 단 액체를 마시면서, 그는 느긋이, 원래 길로 돌아온다. 코인 세탁방을 곁눈질로 보니, 벤치엔 역시 야모토가 앉아 있었다. 그는 지나갔다.

"달아서 못 먹겠군." 실버카라스는 커피를 절반도 채 못 마시고, 내용물이 든 그대로 그것을 길 구석에 던져버렸다. 앞쪽에서 어깨를 으스대는 남자가 걸어왔다. 실버카라스는 옆으로 비켰다. 남자는 혀를 차더니, 어깨를 으스댄 채로, 똑바로 걸어 떠나간다. 실버카라스는 몸을 돌려 남자가 코인 세탁방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위험한가, 저거." 실버카라스는 독백하고 나서, 머리를 긁적였다. 예감은 그 몇 초 후에 적중했다. 싸우는 듯한 소리와 남자의 노성, 소녀의 비명이 길 여기까지 들려온 것이다. "불쌍하게도." 그는 혼잣말하며, 맨션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 남자는 숨길 것도 없이 닌자다. 즉 소녀가 표적. 무언가 사연이 있겠지.

 라고 하면, 저 야모토・코키도 그가 느낀 대로 닌자이며, 그것도, 최근에 뒤숭숭한 짓을 일으키고 있는 부류이리라. 피 튀긴 옷이라도 빨았나? 도망? 굳이 일부러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일반시민 소녀를 살해하기 위해 닌자가 출동할 까닭이 없다. 그 똑바른 걸음걸이. 긴장한 낯빛.

 실버카라스는 그런 부류의 귀찮은 일에 머리를 들이미는 종자는 아니다. 저런 종류의 일은 네오사이타마에선 다반・인시던트(일상다반사), 귀찮은 일은 자기 비즈니스로 충분함이 지나칠 만큼 충분하다……


◆◆◆


 야모토는 새로운 접근자의 기척…… 뉴런이 얼얼해지는 적의……를 자신의 닌자 제육감으로 감지하고, 그 남자가 코인 세탁방에 엔트리하기 전에 태세를 갖추었다. 유리 자동문이 열리고, 남자가 출입구에 섰다. 남자가 상의를 벗어 던지자, 한 순간에 닌자 장속 차림이 됐다! "도-모. 너트크래커입니다."

 남자의 오지기가 장소를 지배한다! 야모토는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도-모. 야모토・코키입니다." "놀랐나? 소우카이야를 우습게 보면 안 되지. 여기까지 도망칠수 있던 것 자체가 미라클인 것이다." 나트크래커는 으름장을 놓았다. "이얏-!" 야모토는 선수를 취하며 뛰어들었다!

"이얏-!" "응앗-!" 너트크래커는 재빠른 내리차기로 야모토의 앰부쉬를 격추했다. 멘포가 변형하고, 기괴한 타이거 트랩을 방불케 하는 강철의 이빨을 드러낸다! 너트는 물론 암석조차 가루로 만들 위험한 물어뜯기 공격의 예감이 야모토를 무섭게 한다!

"지금의 한심한 카라테로 너의 와자마에는 충분히 알았다. 보이는 모습 그대로의 애송이로군, 너는." 너트크래커가 말했다. "아기 사슴을 방불케 하는 무력한 애송이! 이런 애송이가 소닉붐=상과 바이콘=상을 죽였다? 거짓말이지. 누구냐, 협력자는." "……!" 야모토는 일어섰다. 거기에 발차기! "이얏-!"

"응앗-!" 야모토는 발에 치여 날아가, 벽걸이 세탁기에 내동댕이쳐졌다. "고홋! ……고홋!" "네년이 쓰는 짓수의 데이터도 소우카이야로서는 당연히 확보하고 있지. 요컨대 카라테 미사일의 변형인가? 애송이를 방불케 하는 오리가미(종이접기)의 미사일? 핫!" 너트크래커가 다가선다. "이 좁은 실내에선 쓸 수가 없겠지?"

 나무삼, 적은 지금 야모토의 짓수를 이미 고려했다고 말했는가? 확실히 코인 세탁방 내에서 야모토의 오리가미 미사일은 자살행위 밖에 되지 않는다. 이 무슨 풍림화산의 메소드에 충실한 너트크래커의 교활함! 야모토는 독 안의 쥐였다. "먼저 목숨을 구걸해라." 너트크래커는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 협력자의 이름을 불어라. 애송이인 너는 까닭도 모른 채 무모한 이쿠사를 계속하는 모양이다만, 사회는 그것을 용서하지 않는다. 소우카이야에 거역하는 불안분자는, 애송이라도 몰아넣고 카라테다." "……!" 야모토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닥치고 있지 말고, 목숨을 구걸해 봐." 너트크래커의 눈이 빛난다. "몸으로 빌어도 좋다고?"

 너트크래커는 위협하듯 딱딱 이빨을 부딫혔다."너 같은 평탄한 바스트의 애송이는 취향이 아니지만, 즐길 거리는 되겠지! 그리고 정보를 받겠다! 즉, 끄악-!?" 너트크래커의 말이 끊겼다. 그 가슴, 딱 심장이 있는 장소에서 카타나의 날끝이 돋아나 있었다.

"……즉?" 너트크래커의 바로 뒤, 조금 전의 카기・타나카가 서 있었다. 카기・타나카는 너트크래커의 머리를 붙잡아, 순간적인 물어뜯기 공격을 봉쇄한 뒤, 차갑게 물었다. "즉, 등 뒤에서 엄습하는 앰부쉬에 대해 전혀 경계하지 않겠다?" "아밧!? 아밧.....!?"

 무서운 것은 등뒤에서 심장을 단번에 꿰뚫은 그 와자마에. 너트크래커는 치명상을 입고, 급속하게 죽음에 이르고 있었다. "악, 네 이놈……" "소우카이야에 관계된 닌자인가…… 귀찮은 건 싫은데 말이야." 그는 한 손으로 품에서 대거 나이프를 뽑더니, 너트크래커의 목 옆을 찌르고, 비틀었다. "아밧-!"

 야모토로서는 알 길이 없었겠지만, 이 찌르기는 토도메의 카이샤쿠*인 동시에, 소우카이 닌자 전반에 사이버네 임플란트된 IRC통신기를 신속히 파괴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달인! 카기・타나카는 너트크래커의 머리를 붙잡아, 코인 세탁방의 바깥에 집어던졌다.


*토도메(トドメ)는 상대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결정타를 말한다. 카이샤쿠(カイシャク)는 본래는 할복한 사람의 목을 잘라주는 것이지만, 닌자슬레이어에서는 죽어 가는 상대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사, 사요나라!" 너트크래커는 소리지르며 폭발사산했다. "……하이, 사요나라." 카기・타나카는 혼잣말하며, 방향을 돌렸다. "아……" 야모토는 몸을 떨며 카기・타나카를 올려다보았다. "감사는 아직 이르고." 카기가 말을 막았다. “아무튼, 너도 같이 기도해 줘. 지금 이후로 나한테 귀찮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이라고."

"당신, 닌자……" "거야 그렇지. 아, 기다려 봐. 안 좋은 감이 드는데." 카기는 야모토에게 다가가 상의를 붙잡았다. 야모토는 몸을 움찔했다. 카기는 야모토의 상의 지퍼를 내리고, 품 안을 손으로 뒤지더니, 새끼손톱만 한 기계장치를 끄집어냈다. "발신기다. 음성 송신은 없어. 프라이버시 존중이라 다행이군."

"에…… 그렇다는 건, 제 위치가 지금까지……" "그래. 나는 그런 종류의 전자파를 감지할 수 있게 됐거든. 직업 상." 카기는 재미없다는 듯이 말하며, 앞길을 지나가던 요타모노의 바이크를 향해, 훌륭한 컨트롤로 그것을 던져 부착했다. "해서, 뭔 짓을 했던 거냐, 너?" 카기가 야모토를 보았다.


◆◆◆


"이거, 이겁니다. 이 검은 반점이 잔뜩 그림자처럼 이렇게, 찍혀 있죠, 예." 뻐드렁니가 특징적인 닥터는 지시봉으로 X레이 사진을 가리키며 쉰 목소리로 설명한다. "뭐, 여기까지 왔으면, 오탓샤 중점이로군요." 닥터는 유감이란 듯이 한숨을 내뱉었다. "틀린 건가." "그런 것이지요."

 닥터는 머리를 끄덕였다. "닌자라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 최근 밝혀졌습니다, 예." 백의의 목깃에는 크로스 카타나 뱃지와 요로시상의 회사 앰블럼이 빛난다. "아니면 리 센세이에게……" "그건 좀 봐줘." 실버카라스가 말을 잘랐다. "어느 정도 남은 거지, 나는." "닌자의 데이터는 적어서 말이죠."

"반 년 남았나?" "아뇨, 유감입니다만..." 뻐드렁니 닥터는 안경을 고쳐 썼다. "머니 있겠죠? 닌자라면, 하고 싶은 대로 맘껏 하며 지내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거 좀 그렇군." "안 그러면 본즈겠군요. 마음 속에 죄의식 같은 것 있습니까? 상관없지 않습니까? 그런 여생을 보내도…… 혹은, 미처 하지 못한 일이라거나."


◆◆◆


"……또 꿈~?" 노나코가 말했다. 실버카라스는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안 잤어." "하지 못한 일이 뭐지, 라고." "아아, 실제 말한 거야. 잠꼬대 아니고." 실버카라스는 머리를 옆으로 향했다. 노나코는 그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실버카라스는 무감정하게 중얼거렸다. "뭘까, 그게." "뭐냐니?"


◆◆◆


"닌자란 건 말이지." 실버카라스는 적절한 말을 찾으면서, "소위 닌자 통찰력, 닌자 기억력이라 할지.....맨몸인 인간의 학습 시어리(theory)와는 많이 다르다." 야모토는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쥬・웨어(유도복) 차림으로, 손에는 목검. "……무슨 소릴 하는 거냐고, 나는." "에?"

 야모토가 입은 것은 실버카라스의 방에 있던 비축 쥬・웨어로, 다소 컸지만, 아무도 입지 않았던 것이다(일본의 일반적인 가정에서 쥬・웨어는 손님용을 포함하여 수 벌 상비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도 마찬가지로 쥬・웨어  차림이다. "실제, 몇 년 만이지……" "에?"

 두 사람이 있는 것은 주인 없는 어드밴스드・도죠였다. 빌딩가의 한가운데에 이런 부동산이 방치되어 있는 것이 네오사이타마이다. 아마도 오너는 도죠 설립으로부터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죽었거나 야반도주한 것 같다. 타타미는 아직 새것에, 벽의 「이아이」「카라테」「야츠케테(해치워줘)」라고 쓰인 쇼도도 열화가 없다.

"얘기를 계속해볼까. 우리 닌자에겐 닌자 통찰력인지 뭔지가 있으니까, 아무튼 집중해서 기본적인 무브먼트를 배우면 돼. 수문이 닫힌 호수에 비가 내려봤자 개천에는 물이 흐르지 않지. 기본 카라테는 수문을 여는 열쇠다. 알겠지?" "……아마도." 야모토는 끄덕였다.

"그건 그렇고, 소닉붐을 쓰러뜨렸다는 건 뭐지? 정말인가? 네가?" 실버카라스가 질문했다. 야모토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겠지. 여러 일이 있었겠지. 내가 그 닌자를 아는데, 짓수만으로 이길 상대는 아니거든." 실버카라스는 깊게 파고들지는 않고 말했다.

"너는 카라테가 없으니까 너트크래커 같은 닌자에게도 얕보이는 거다. 실제 너, 내가 변덕이라도 안 부렸으면 그 자리에서 죽었을 걸. 딱히 은혜를 베풀려는 건 아냐. 지금의 네가 싸우면서 계속 도망친다는 건 꿈에서나 할 얘기다. 혼내는 거 아냐! 그저 사실을 말하는 거다. 야, 울상 짓지 말라고." "……!"

"내 카라테는 이아이도다. 칼을 사용하지. 하지만 모든 도는 같은 카라테・무브먼트를 먼저 배운다. 야, 역시 그 목검, 일단 내려 둬라." 실버카라스는 가르치기에 익숙하지 않은 듯 서투르게, 자기가 가진 목검을 타타미에 두었다. "먼저는, 기와 깨기다. 위에서 아래로 주먹을 내리꽂는다. 닌자에게는 간단한 일이지."

 실버카라스는 한쪽 무릎을 꿇고는, "위에서" 주먹을 천천히 내리고, "아래로. ……" 야모토에게 따라하라고 눈으로 지시한다. "위에서. 아래로." "그래. 아마도 그걸로 될 거야. ……위에서. 아래로다. 주먹을. 이렇게." "위에서. 아래로." "그렇지. 자세 흐트러졌다. 이쪽 말이야. 그래, 위, 아래. 그렇지……"


◆◆◆


"이얏-!" "이얏-!" 야모토가 힘껏 휘두른 목검을, 실버카라스는 비스듬하게 받아넘겼다. 야모토는 빙그르르 그 자리에서 돌고는, 방향을 돌리면서 목검으로 찌르기를 행한다. 실버카라스는 순식간에 몸을 숙여 피하고, 다리 후리기를 건다. "이얏-!" 야모토는 옆돌기해서 그것을 피한다.

"이얏-!" 타타미를 차며 야모토는 실버카라스에게 재접근, 격렬하게 목검을 처박았다. 실버카라스는 숨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그것을 자기 칼로 받아쳐 나간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도장의 장지문 틈으로, 노을빛이 타타미를 물들인다.

"이얏-!" "이얏-!" ……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 "이얏-!" "이얏-!"


◆◆◆


「히-토리-, 코마키타네-」「……아가야!」「삼-색의, 실에-」오렌지색 빛이 흔들리는 검은 수면. 메아리 치는 광고 음성의 젠을 방불케 하는 이상한 조화. 노비도메・셰이드의 아름답고 단란한 야경을 산업빌딩의 옥상에서 바라보는 실버카라스였으나, 그 자신도 놀랄 만큼 감동이 없었다.

「아가야……」「커다랗게-」「바리키라든가!」 빛의 잔물결은 어딘가 먼 세계를 방불케 하고, 광고음성은 어딘가 방심할 수 없는 삼도・리버의 부름을 방불케 한다. 실버카라스는 자젠 알약을 삼키고, 스나이퍼 수리켄 투척용의 건틀렛을 묵묵히 장착한다.

『놀잇배에서 내려오는 만취・사라리맨을, 그곳에서 수리켄으로 저격해서 적당히 죽여주십시오.』"이건 암살인가?" 『웃는 영감』의 통신에 답하는 실버카라스의 목소리엔 가시가 돋아 있었다.『뭐, 실제 그레이로군요.』 "그레이고 나발이고, 암살이라면 완전히 다른 요금체계로 받는다. 꼼수는 안 된다."

『뭐 그건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것이므로. 당신 그런 저격같은 건 그다지 경험 없지 않습니까. 마구 던져서 아무나 한 명이라도 죽여주십시오.』 『웃는 영감』은 무례히 단정지었다. 『원랜, 천재적인 저격 닌자가 발명한 물건입니다. 고인입니다만, 권리를 획득한 아무개가 개량을 더해서 그 모습이라고. 쓰기 쉽다더군요.』

"쓰기 쉬워?" 실버카라스는 옥상의 가장자리에 엎드려 누워서는, 팔 끝을 당겨 고정했다. 건틀릿의 안에 들어 있는 휠을 고속회전시킨 뒤, 그곳에 수리켄을 끼운다. 규웅! 가속장치에 의해 놀랄 만한 기세로 사출된 수리켄이 놀잇배의 등롱을 부쉈다. "하하하." 그는 건조한 소리로 웃었다.

 몇 번인가 시험사격을 해서 밸런스를 확인한 뒤, 그는 타이밍도 좋게 놀잇배에서 내려온, 죄 없는 만취・사라리맨을 노렸다. "대충 배웠다." 규웅! 가속장치에 올라간 수리켄이 저 멀리 사라리맨에게 착탄! 사라리맨의 한쪽 다리가 날아갔다! 낯빛이 시퍼레진 사라리맨들! ……규웅! ……규웅!

"지금부터 내가 가는 건가? 이제부터 맙포가 모여올 텐데."  『하이.』 "심하게 귀찮군." 『해주십시오.』 "별동..." 말하다가, 관뒀다. “아아, 이해했다. 하지만 보너스는 각오해라." 『하이 오탓샤데-』 실버카라스는 진절머리를 내며 일어나서는, 옥상에서 수직으로 뛰어내렸다. "이얏-!"




3

"아밧……아밧……코나치=상? 왜? 아바, 나 못 움직여 왜?" 부상 입은 사라리맨은 몸의 이곳저곳이 파괴된 동료, 코나치의 사체를 앞에 두고 중얼거렸다. 행인이 놀잇배를 멀리서 에워싸고 있다. 동승한 거래처의 사라리맨이나 서비스 오이란은 달아났다. 이제 없다. "……왜?"

"글쎄다. 이유는 나도 당신도 모르지. 붓다가 게이에 사디스트이기 때문일지도." 부상 사라리맨에게 대답하는 낮은 목소리가 있었다. 부상 사라리맨은 얼굴을 들더니, 비명을 질렀다. "아이에에에! 닌자!? 닌자 왜!?" "이얏-!" "아밧-!" 나무아미타불! 카타나가 번뜩이고, 목이 날아가 즉사!

 실버카라스는 카타나의 피를 닦아 칼집에 넣은 뒤,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된 채 둘러싸고 있던 행인 총 네 명을 수리켄 투척으로 재빨리 살해했다. 비정함! "나무아미타불." 그는 나직이 말하며, 스나이퍼 수리켄에 죽은 피해자의 사체를 재빨리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죽은 사라리맨의 회사 엠블럼. 낭패다.

 죽은 사라리맨은 타케다틱・아카기 사의 사원이다. 이 회사는 호위로 닌자 에이전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암흑 사회에 알려져 있다. 이 사라리맨들에게 그만 한 지위가 있다면, 바이탈사인 상실 신호가 당사의 닌자 에이전트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의 현재 위치 여하에 따라서는……

"어용! 어용!" 맙포 사이렌 소리가 접근하고 있다. 실버카라스는 한숨을 내뱉었다. "이얏-!" 그는 주저없이 노비도메 운하로 몸을 던졌다.

 소름끼치도록 차가운 물 속에서 물가로 헤엄치길 수 분, 머잖아 "어용!어용!"의 사이렌 소리는 들리지 않게 될 것이다. 따돌렸다. 그가 그렇게 느낀 직후, 물 속을 노려서 투척된 수리켄이 헤엄치는 그의 신체를 스쳐 지나갔다. (왔나.)

"이얏-!" 실버카라스는 재빨리 물가에 손을 짚어, 앰부쉬를 방불케 하듯 도약, 지상으로 날아올랐다. "!" 운하변의 창고, 그 옥상에 닌자가 있었으니, 그는 실버카라스의 행동에 불의를 찔려 자세를 잡는다. "이얏-!" 실버카라스는 도약 중에 공중회전, 반격으로 수리켄 두 장을 던졌다. "끄악-!" 어깨에 명중!

 실버카라스는 적 닌자가 서 있는 창고 지붕의 반대편 가장자리에 착지, 신속히 오지기했다. "도-모. 실버카라스입니다." 적 닌자도 아이사츠를 돌려준다. "도-모. 버즈킬입니다." 그는 짧은 대거 나이프를 뽑았다. 치과 의원을 방불케 하는 모터 소리가 울린다. 칼날이 고속 진동하고 있는 것이다. "네 이놈, 야나만치 사의 앞잡이냐?" 

 야나만치 사? "그렇다면 어쩔 거냐? 타케다틱・아가키의 사라리맨・닌자 공." 실버카라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버즈킬이 날아들었다. "죽어라!" 진동 대거로 베려 한다! "이얏-!" 실버카라스는 안 좋은 예감을 떠올려, 카타나의 날이 아닌 코등이로 받았다. 코등이가 순식간에 금이 간다!

"예전에 테스트해봤거든, 그 진동기구." 실버카라스는 나직이 말하며 밀쳐냈다. "이얏-!" "끄악-!?" 갑작스레 들어온 강력함에 버즈킬이 비틀거린다. 그 한 순간으로 충분했다. "이얏-!" 실버카라스는 자기 검, 우바스테로 내려친다! "끄악-!" 나무삼! 버즈킬의 상체가 비스듬히 절단!

"사, 사요나라!" 버즈킬은 폭발사산! 허나, 그 때! "이얏-!" "끄악-!?" 아래에서 던져진 금속 갈고리 로프가 실버카라스의 왼쪽 발목을 감싼다! "이얏-!" "끄악-!?" ZZZT! 실버카라스는 감전으로 괴로움! 새로 등장한 닌자의 앰부쉬다!

" 나의 이 쇼크 암 맛이 어떠냐! 야나만치 놈." 실버카라스는 아래에 있는 공격자를 간신히 눈으로 포착했다. 적 닌자의 오른쪽 손목에서부터 앞쪽이 금속 로프로 되어 있었다. 그것이 실버카라스에게 감겨 있는 것이다. 갈고리라 생각했던 끝 부분은 사이버네 암이었다. "도-모. 일렉트릭일(Electric eel, 전기뱀장어)입니다.

"이얏-!" 실버카라스는 자신의 닌자 의지력을 동원하여, 키아이(기합)로 이 강철 로프를 끊어버렸다. "뭣이!" "이얏-!" 실버카라스는 지면으로 강하, 일렉트릭일의 두부에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공중 내려차기를 휘두른다. "끄악-!" 일렉트릭일은 피하지 못해 어깨로 타격을 받아낸다! 

 비틀거린 일렉트릭 일에게 실버카라스는 더 깊이 파고든다! "이얏-!" "끄악-!?" 우바스테의 칼자루 끝에 명치를 찔려, 일렉트릭일은 괴로움! "이얏-!" 거기에 돌려차기! "끄악-!" 그대로 날려져, 운하에 굴러떨어진다! "끄아아바, 앗바-바바-앗밧-!?" 나무삼! 감전사!

"나무아미타불. 그 무기를 쓰기엔 장소가 나빴다고, 나으리." 실버카라스는 나직이 말하다가, "제길." 뇌까렸다. 짧은 시간에 로프를 카타나로 잘라 떼어냈다곤 하지만, 감전의 대미지는 실제 무시할 수 없다. "어용! 어용!" 다시 사이렌의 접근…… 이번엔 수면 방향에서 들려온다. 무장 놀잇배다!

"이봐, 들리겠지. 닌자 두 명에 습격당했어. 좆같은 세팅 탓이다. 보너스 최중점해." 실버카라스는 웃는 영감에게 통신했다. 『스나이퍼 수리켄으로 죽이면 좀 더 쉬웠을 것을.』 웃는 영감은 주눅들지도 않고 말했다. 『아무튼, 알겠습니다.』 "……" 실버카라스는 뛰어나갔다.


◆◆◆


"카기=상!?" "뭐야, 안 자고 있었냐. 어린이는 잘 시간이다." "그 상처!" 실버카라스는 야모토를 말리며, "담배 있냐?" 없겠지." 손을 뒤로 뻗어 문을 닫았다. "일이야. 화이트칼라는 못 돼서 말이지. 것보다, 이후 네가 어떡해야 할지를……" 그는 화장실로 똑바로 걸어가더니, 토했다. 피를.

 야모토는 창백해졌다. "아아, 고홋, 이 피 말이지?" 실버카라스는 입을 닦고, 수도꼭지를 끝까지 틀었다. "상처는 이거랑 관계없어. 그러니까 괜찮다." "전혀 괜찮지 않잖아!" "아아. 그니깐, 이건 전투로 입은 상처가 아니고, 부상은 이 피보단 별 것 없는 대미지니까, 장담코 괜찮……"

"병원에 가야 돼!" "갔었다고! 시끄러워!" 실버카라스는 버럭 소리치곤, 사과했다. "미안." "……" 야모토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야, 울지 말라고. 사과하잖냐." "그게 아니고! 카기=상!" "목욕하련다. 아님 뭐, 같이 들어가게? ……이제 자라." 그는 야모토를 내보내고 화장실 문을 걸어잠갔다.

 실버카라스는 옷을 벗고, 데커 건에 맞은 총상과 일렉트릭일에게 받은 화상 자국을 확인했다. 탄환은 빠져 있다. 화상도 지금은 격하게 아파왔지만, 아그라・메디테이션을 행하면 닌자 내구력의 활성화로 며칠 안에 나을 것이다. 문제는 객혈이다. 그는 거울을 향해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렇군, 이렇게 되나."

 그는 연거푸 기침하며, 고통스러운 소리를 냈다. 상당한 쇼크를 받고 있었다. 저 멀리 어슴푸레하게 아른거리던 사신의 그림자가 느닷없이 실체가 되더니, 그의 심장을 덥석 쥔 것이다. 앞으로 몇 개월? 아니, 앞으로 며칠 남았지? 하다못해 앞으로 1주일이라도 있었으면 했다. 야모토가 묵을 방을 빌려주고, 가르칠 셈이었다.

 무자비한 살인귀가 익숙지도 않은 선의 따윌 발휘한 인과응보인가. 애당초 이 짓이 선의씩이나 될지도 모르겠다. 단순한 에고, 궁지에 몰린 끝에 꼴사납게 발버둥이나 치는 형용으로 보인다면 보이리라. "난데없이 다 못한 일이라고 해도 말야. 붓다 님아." 그는 뇌까렸다. ……탁자에 둔 휴대단말의 LED가 빛났다.

 그는 단말을 집어들었다. 웃는 영감으로부터 온 노티스(notice)다. 그는 메시지를 눈으로 훑었다. "엿 먹으란 거구만, 이건." 메시지의 내용은 소우카이・신디케이트의 미션. 이번엔 츠지기리가 아니다. 명확하게 살해대상이 정해져 있다. 타겟은 근방에 잠복 중인 여닌자. 즉, 야모토・코키.


◆◆◆


"진정이 안 돼서 말야." 실버카라스가 말했다. "이상해."라는 노나코. "이런 시간에. 자기, 나랑 같이 있으면 진정이 돼? 아가야." "담배도 없어서……" "아직도 찾고 있었어?" "다른 건 안 된다고. 아무래도 생산이 끝났지 싶더군. 곤란하다니까." "이상해! 다른 거 피면 되잖아." "안 된다니깐."

"당신이 여자애를 숨겨주다니." 노나코가 웃었다. "부럽지?" 실버카라스는 몸을 일으켜 셔츠를 손으로 더듬어 집었다. "근데 그거, 이상해~. 당신이 보호자? 으에-, 최근 좀 이상한걸." 노나코는 고개를 내밀면서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거야 이상할 만도 하지. 난 죽을 거니까." "또 그 소리. 이상해." "……"

"그럼, 나도." 노나코는 TV 모니터를 ON했다. 「심야행복일보」의 요란하고 공허한 징글 음이, 어슴푸레하게 방안을 채웠다. "일 그만둘까 생각 중." "……그래?" "돈도 있고. 따뜻한 곳으로 이사 가고 싶어." "마치 리조트 같구만. 부러워지는데."

 실버카라스는 코트를 걸치고, 카타나를 찼다. "당신 참 멋졌어." 문을 연 실버카라스의 등 뒤를 향해, 노나코가 말했다. "그래. 다시 만날 수 있으면 만나자고." "만날 수 있겠지?" "어. 죽지 않으면 말야."


◆◆◆


(이 무슨 아까운 일이냐.) 타오시・완셰이는 분하다는 듯 다시 말했다. 스승의 우거지상을 마주보며, 그는 대답했다. (아깝긴 무슨. 이제 난 닌자라고요. 타오시=센세이, 난 지금 댁을 죽이려고 맘 먹으면 지금 당장 죽일 수도 있어. 그런 내가, 이 도죠에 무슨 의미가 있겠어? 아무 것도 없지.)

(내 너에게 이아이도의 무엇을 가르쳐 왔던 게냐.) 타오시는 자신을 책망하고 있는 것이다. (센세이, 이제 그만하시죠.) 그는 한숨을 쉬었다. (새출발을 축하해달라는 소리 따윈 안할 테니까.) (바라건대.) 타오시는 말했다. (바라건대, 네 자신 안에 있는 이아이도가, 훗날 너를 이끌어주기를 바라노라.)


◆◆◆


"알겠냐." 실버카라스는 맞은편에 정좌로 앉은 야모토를 보았다. 둘 다 쥬・웨어 차림이다. "나에겐 실제 시간이 없어. 숨기진 않겠다." 야모토가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실버카라스는 계속했다. "자선사업이 아냐. 내가, 알겠어? 내가, 내 와가마마(고집)로, 너한테 오지랖 떠는 거다." 

"응." 야모토는 솔직하게 끄덕였다. 동틀녘의 태양빛이 창문에서 도죠로 비쳐들어온다. 한 해에 몇 번 있을까 말까 하는, 선명한 태양이다. 실버카라스는 일어나서, 목검을 던졌다. 야모토는 그것을 받았다. "나의 인스트럭션은 벼락치기가 고작이다. 이 이후는, 네 스스로 익혀 나가도록." "응."

"이아이도는 즉 카타나다. 네 카타나에 네 카라테를 담는다. 즉, 네가 카타나가 되는 거다. 네가 카타나다." "응." "그것이 이아이도의 극의다. ……참, 뭐라 할까, 젠을 방불케하는 표현이지? 나도 내 센세이의 말을 그대로 전하는 거다 보니. 솔직히 나 자신도 확실히는 의미를 이해 못했다. 하지만 기억해 둬라." "응."

"너는 소우카이야에게 쫓기고 있지." 실버카라스는 생각난 듯이 말했다. "……" "다음 추격자는 늦든 빠르든 네 앞에 올 거다. 그것도 곧. 직업 상 알 수 있어. 이번엔 한 명이 아냐. 놈들에게도 체면이란 게 있으니까. 반드시 너를 끝장내러 올 거다." 야모토는 목검을 꼭 쥐었다.

"이것이 최후의 와자마에다. 나 자신도 제대로 사용 못하는 것이지. 하지만 이 와자마에의 감각…… 몸놀림…… 그것을 잊지 말도록 해. 네가 이것을 기억하고 잊지 않는다면, 나의 센세이도 편히 눈감을 수 있어. 그리고 나도." "……응." "네 스스로 쓰러뜨리는 거다, 적을. ……아-, 눈물 좀 닦아라." "응."


◆◆◆


그날 밤, 두 사람은 모찌(찹쌀떡)와 네리모노(어묵)를 산 뒤 집으로 돌아가, 아쉬운 대로 오-조니(역주: 조니*)을 만들어 먹었다. 두 사람은 시시한 내용의 회화를 주고 받았다. 켜 둔 티비에서 흘러나오는 시트콤의 합성 웃음소리 음성이 두 사람의 사이의 불안한 아트모스피어를 약간이나마 누그러뜨렸다.


*雑煮. 일종의 떡국으로, 일본에서도 새해에 먹는다.

「거기에서 쿵! 뭔가 삭막해!」「야메떼-」 이어서, 합성 웃음소리 음성. "후후후" 야모토가 웃었다. 실버카라스는 묵묵히 오-조니를 먹었다. 보통 먹던 양보다도 훨씬 많이 먹었다. 잔에는 집에서 제일 비싼 사케가 담겨 있다. 야모토에게도 권했지만, 그녀는 거절했다.

"일단락되면, 교토에 간다든가 하는 생각 없냐." 실버카라스가 운을 뗐다. "어디든 따뜻한 장소라든가…… 네오사이타마를 벗어나면, 놈들도 언젠간 잊어버릴지도 모르지." 돈이라면 줄게. 죽은 돈이다…… 그는 그렇게 이야기했다. "갈 곳 같은 건 없는걸." 야모토는 대답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냐." 실버카라스는 사케를 들이켰다. "가야 할 곳은 언젠간 생길 테니까." 티비를 보니, 먼 옛날의 쿵푸 무비다. 검은 쥬・웨어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주인공이, 희화화된 카라테로 적을 무찔러 간다. 실버카라스가 기침을 했다. 멈추지 않는다. 야모토가 달려간다. 그가 기침한다. 

"카기=상!" "게홋, 아아, 씹, 붓다." 그는 기침과 같이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 "이것도 인과응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는 사케의 병을 쥐고, 병째 마셨다. "약, 줘." 카운터 테이블 위의 약포를 가리킨다. 건네받은 그것을, 술로 흘러넘긴다.  "아아, 아득히 좋다. 아득히."

 그러고선 그는 휴대IRC단말을 손에 들었다. 노티스가 와 있다. 그는 내용을 재빨리 훑고, 얼굴을 들었다. "너, 이제 나가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나갈 수 있겠냐." 야모토는 들이닥친 절박한 상황을 이해했다. "응." 그녀는 일어섰다. "미안해." "사과 말고. 어디든 도망쳐." "……괜찮아."

"오탓샤데." 실버카라스는 손을 내밀었다. "오탓샤데." 야모토가 악수했다. "고마워." "나도다. 고맙다." 그는 야모토의 어깨를 두드리고, 얼굴을 가까이 했다. "부탁한다." "응." 야모토는 끄덕이며 배낭을 주워들고, 결연히 발을 돌려 나갔다. "부탁, 들어줬을까." 그는 나직이 말했다.

『웃는 영감』으로부터 온 노티스는, 소우카이・신디케이트의 닌자와 현상금 사냥꾼, 각각 한 사람씩이 파견되었다는 것이다. 소우카이야의 서드아이는 닌자소울 흔적을 트레이스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현상금 사냥꾼인 소드댄서는 이도류의 방심할 수 없는 닌자. 어느 쪽도 모르는 닌자는 아니다.

 정보와 더불어, 그들에게 뒤처지지 말고 타겟을 반드시 살해하라는 지시가 강한 어조로 쓰여 있었다. 웃는 영감답게 무례하고 아니꼬운 말투는 덤이다. "방치해서 송구하구만 그래." 그는 혼잣말하며 닌자 장속을 입었다. 그리고 크로스 카타나의 엠블럼을 몸에 붙인다. 신디케이트와의 연계 비즈니스에 엠블럼 착용은 필수다.

 ……해서, 어떻게 된 거지. 그는 심사숙고했다. 서드아이가 색적능력을 쓴다면 이 맨션까지 싹 다 알아낼 수 있겠지. 야모토를 숨기고 있던 일은, 밝혀져도 큰 문제는 되지 않으리라. 들통나든 들통나지 않든, 어찌 됐든 그는 죽을 것이다. 하지만, 들키면 귀찮은 일이 늘어난다.

"마중 오실 그때까지,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만. 붓다 님아." 실버카라스는 후드를 내리고, 멘포를 장착했다. 그리고 우바스테를 쥐었다. 실버카라스는 실버카라스가 되었다.



4

"기다려라." 암록색의 장속을 입은 닌자가 후속하는 구릿빛의 덩치 큰 닌자를 제지했다. "타겟의 닌자소울 흔적이 여기에서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암록색의 닌자는 소우카이・신디케이트의 서드아이. 구릿빛은 현상금 사냥꾼 닌자, 소드댄서이다.

 어느 쪽이든 장속의 이음매에 소우카이야 측의 팀이라는 것을 표시하는 크로스 카타나의 엠블럼을 장착했으며, 멘포 속 눈동자에는 차가운 살기가 깃들어 있다. 특히 소드댄서의 멘포는 오세아니아의 주술가면을 방불케 해서, 프리랜스 청부 살인 닌자다운, 극도로 공포스런 아트모스피어를 내뿜고 있었다.

"소울 흔적이 두 갈래다?" 소드댄서가 돌아보았다. "같은 여자가 둘로 갈라졌다는 것이냐?" "아니." 서드아이는 기계적으로 부정했다. "그런 짓수의 정보는 없어. 가능성이라면 『곰의 메소드』겠지. 눈길을 어느 정도 나아간 뒤, 자기 족적을 끼고 돌아와서,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거다. 곰은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이런 일을 즐겨 하지.”

"어떡할 거냐. 시간이 없다." 소드댄서가 말했다. "어느 쪽의 흔적이 더 새롭지?" "아니, 어느 쪽도 판단하기 어려운데." 서드아이는 대답했다. 거짓말이다.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둘로 나누어 가기로 하지. 나는 이쪽이다." 서드아이는 샛길을 엄지로 가리켰다. "……" 소드댄서가 서드아이를 응시했다.

"무언가 꿍꿍이가 있구나." 이라는 소드댄서. "내가 그쪽으로 가겠다." "꿍꿍이 따윈 없다." 라는 서드아이. "하지만 말다툼할 시간도 아깝군. 그렇게 해 줘. 나는 이쪽을 치지." 그는 대로 방향으로 턱짓을 했다. "정보는 IRC로 공유하겠다." "알겠다." 소드댄서는 끄덕였다. "실버카라스와는 어디에서 합류하지?"

"노티스에 똑바로 응답하지 않고 있군. 단독으로 새치기해서 킨보시(공훈)라도 따려는 셈인지도 모르지. 바카 같은 놈." 서드아이는 대답했다. "기껏해야 꼬마계집 한 마리. 놈이 나타나기 전에 수급을 취하면 오시마이(끝)다. ……쓸데없는 이야기는 끝내자. 가라." "으음." 소드댄서는 끄덕이고, 샛길로 뛰어들었다.

 서드아이는 눈웃음을 지었다. (있는 힘껏 헛걸음이나 하라고, 들개 녀석.) 서드아이는 회화 중에, 소드댄서가 샛길을 선택하도록 유도했던 것이다. 정답인 루트는, 대로 방향이다. 서드아이는 강력한 짓수로 타겟의 족적을 대강 파악했던 것이다.

 소울 흔적은 이렇게 알린다. 폐 도죠에서 이 길을 나아간 타겟은 당시 또 한 명, 다른 닌자와 같이 있었다. 추측건대, 그것이 수수께끼의 협력자일 것이다. 그들 두 명은 샛길로 빠졌다. 그 수 시간 후, 타겟은 여기로 돌아왔다. 이번엔 그녀 한 명. 그녀는 혼자서 대로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 족적은 아직 새롭다.

서드아이의 닌자 정보처리능력이 추측한 상황은 이렇다……폐 도죠에서 나온 타겟과 협력자는 일단 아지트로 돌아갔다. 협력자는 아지트에 남고, 타겟이 혼자 외출했다. 물품 구매인가, 다른 협력자와의 콘택트인가. 협력자는 지금도 아지트에 있다. 그녀석이 너트크래커를 죽였으리라.

 소드댄서는 샛길 너머에서 협력자와 조우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협력자는 말로만 듣던 닌자슬레이어일지도 모른다. 서드아이는 생각했다. 리스크가 너무 높다. 누가 뭐라 해도, 그자는 식스게이츠를 차례차례 죽인 광인이다. 불안요소에는 소드댄서를 격돌시키고, 자신은 킨보시를 딴다. (이것이 매니지먼트지.)

 서드아이는 대로를 소리 없이 질주한다. 잔업을 마치고 귀가 중인 사라리맨, 클럽을 이동하는 DJ, 길가에 주저앉아 도로를 멍하니 바라보는 만취자나 부랑자에겐, 그의 모습은 색깔 있는 바람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분도 평상시 이런 식으로, 오퍼레이션 중의 닌자 존재를 지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행운한 일이다.

 서드아이는 지금 와선 흔적만이 아닌, 타겟의 닌자 소울 존재 그 자체를 감지하고 있었다. 꽤 가깝다. "이얏-!" 그는 대로를 한달음에 넘어서, 타마 리버의 제방에 진입했다. 그는 등에 있던 닌자 소드를 뽑았다. 자, 어디부터 베어줄까…… "?" 그는 눈을 크게 떴다. 저 빛.

 타겟은 하천 부지에 있었다. 거리가 있다. 하지만 눈이 마주쳤다. 어둠 속에서 벚꽃빛의 안광이 반짝이며, 서드아이를 꿰뚫는다. 예쁘장한 소녀의 윤곽이, 그 안광과 같은 색으로 희미하게 빛나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기다리고 있던 건가? 추격자인 서드아이를? "도-모." 그의 닌자 청력은 소녀의 아이사츠를 인식했다.

"야모토・코키입니다." 소녀가 아이사츠를 끝내자, 벚꽃색 빛이 여럿, 그녀의 머리 위로 소용돌이를 치며 떠올라, 편대를 이루었다. 오리가미・미사일! 서드아이는 재빨리 아이사츠를 돌려준다.
"도-모. 야모토・코키=상, 서드아이입니다." 그리고 프로토타입 사이버네 장치의 스위치를 켰다! "통하지 않는다, 그런 건!"


◆◆◆


"열리옵니다." 마이코 음성이 울리고, 소리없이 엘리베이터의 카본 후스마 도어가 열렸다. 소드댄서는 걸어나왔다. 오세아니아 주술 가면풍 멘포는 정글 오지에 숨겨진 모조(mojo, 마력을 지닌 물건)를 떠올리게 했으며, 인정 따위는 한조각도 없는 악마를 방불케 했다. 실제 그는 닌자이므로, 악마와 그리 먼 존재도 아니다!

 슈웃-. 슈웃-. 멘포 호흡구에서 맹수 같은 날숨이 흐른다. 이 맨션을 시야에 포착하자마자, 서드아이보다 떨어지는 그의 닌자 야복력으로도 소울 흔적의 판독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만큼 닌자가 가깝다. 그는 복도를 소리없이 나아가며, 철문 중 하나의 앞에 섰다. 「카기・타나카」.

"슈웃-……" 소드댄서는 문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딸깍 하는 클릭음. "응?"

 KRA-TOOOOOOOOOOM! 그 순간, 맨션 「사나마시」 B동 303호, 카기・타나카가 사는 방은, 안쪽에서부터 폭발했다! 베란다 창문이, 철문이 날아가며, 안에서 폭염을 뿜어냈다! "끄악-!?"

 소드댄서는 화염에 휩싸여 안뜰에 낙하한다! 허나 그도 제 몫을 다하는, 방심할 수 없는 닌자 전사. 공중에서 2회전 후, 무릎 앉아 자세로 착지했다. 나무삼! 그 위에서부터 덮쳐오는 닌자 앰부쉬다! "이얏-!" "뭣이-!?"

 소드댄서는 허리 뒤에 교차된 칼집에서 두 자루 카타나를 뽑아 앰부쉬 닌자의 참격을 튕겨내었다. "이얏-!" 뛰어서 거리를 벌리는 그 닌자의 스텔스 장치가 풀리며, 은색의 닌자 장속이 어둠 속에서 출현했다! "네 놈은? 실버카라스=상이라고!?" "도-모. 소드댄서=상."

"도-모, 실성이라도 했나, 실버카라스=상!?" 소드댄서는 다소 변칙적인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미친 거냐!?"  "어, 그래. 미친 거지." 실버카라스는 무감정히 대답했다. "담배 없나? 『조금밝은바다』. 없겠지? 있으면, 좀 받아가려 했었거든. 네 시체를 뒤져서 말이지."

"서드아이=상! 응답하라! 배신이다!" "IRC인가? 소용없어. 지금 폭발, 분진에 채프*가 섞여 있거든. 시험품 남은 걸 슬쩍하고 입 닦은 적이 있었는데 있지. 비밀이라고……혼날 테니 말이야. 코스트가 안 맞아서 실용화는 못 됐지만서도."  "어째서냐, 실버카라스=상."  "미친 거지, 뭐. 살 날이 얼마 안 남아서 말야."


*Chaff. 레이더나 통신을 교란하는 알루미늄 조각이다.

"……" 소드댄서는 기괴한 멘포의 안에서 순식간에 뇌내 컨센트레이션 의식을 실행하여, 평상심을 되찾았다. 그의 뉴런 속에서 컴마1초도 채 되지 않는 속도로, 오세아니아・퍼커션과 주술 댄스 광경의 이미지 모션이 전개되며, 그것이 자젠을 방불케 하듯 그를 진정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죽인다."

"이얏-!" 실버카라스가 품에서 나이프를 던졌다. "이얏-!" 소드댄서는 카타나로 격추한다. "이얏-!" 실버카라스는 숨쉴 틈도 주지 않고 자기 검으로 베기 공격! 그러나 소드댄서는 이도류다. 또 하나의 카타나로 그것을 어렵지 않게 받아 흘린다! "이얏-!" 그리고 나이프를 튕겨낸 카타나로 공격!

"이얏-!" 실버카라스는 몸을 비틀어서 회전, 앉은 듯한 자세를 취해 가로로 후려치는 카타나를 회피했다. 그리고 소드댄서의 정강이를 노려 벤다! "이얏-!" "이얏-!" 소드댄서는 한쪽 카타나로 이것을 가드, 다른 쪽 카타나로 실버카라스의 정수리를 쪼개려 시도한다! "이얏-!"

"이얏-!" 빠름! 실버카라스는 가드된 카타나를 재빨리 되돌려, 머리를 노린 참격을 측면에서 부딪쳐 튕겨내었다. 더불어, 숙인 자세에서 갑자기 뛰어오르더니, 기습을 방불케 하는 날아차기를 때려박는다! "이얏-!" "끄악-!" 기괴한 멘포에 발차기를 맞은 소드댄서는 머리가 젖혀지며 굴러넘어진다!

“끼이엣-!" 윈드밀 회전 참격을 내질러 추격을 견제하면서, 소드댄서가 일어났다. 그 멘포가 와직 하고 부서져서 땅바닥에 떨어졌다. 안에서 오렌지와 검정색 염료로 매우 화려하게 페인트된 얼굴이 나타난다. 노로이(저주)! "이앗*-!" 소드댄서가 뛰어올랐다! 


*イアーッ!이라고 외치고 있다. 이후도 동일.

"이아!이아!이아!이앗!" 소드댄서는 공중에서 이도를 이용해 4단 베기! 고우랑가! 이 무슨 가열찬 이도류 카라테의 와자마에인가! 허나 실버카라스는 그저 한 자루의 다소 짧은 카타나 「우바스테」와 자신의 닌자 동체시력으로써 이에 맞선다! "이얏-!"

"끄악-!?" 실버카라스가 카타나를 크게 휘두르고, 그 배후에는 소드댄서가 착지했다. 한순간 후, 비스듬히 참격을 받은 소드댄서가 선혈을 흩뿌린다! 적의 공격을 빗맞히고, 시퍼렇게 날이 선 일격을 정확무비한 기회에 선사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 이아이로다! 고우랑가!

"이아! 이아! 이앗-!" 소드댄서는 자신이 입은 신체의 부상이 결코 가볍지 않음에도 개의치 않고, 백플립! 센시(전사)! “이아!” 아크로바틱한 베기 공격! "이얏-!" 실버카라스는 몸을 돌리며 벤다! "끄악-!" 착지점을 간파당해 가슴을 베이고 비틀대는 소드댄서! "이얏-!"

 나무삼, 다시 파고든 실버카라스는 품에서 대거 나이프를 뽑아, 옆구리에서부터 비스듬하게 위로 깊숙하게 찌른다! "끄악-!" 거기에 해머를 방불케 하듯, 발뒷꿈치로 무릎을 걷어차 부순다! "끄악-!" 소드댄서가 카타나를 놓치고, 엎드러진다! "하이쿠를 읊어라! 소드댄서=상!"

"아, 아밧……이, 이도류, 이아이도에 이기지 못했다. 다시 태어나면 이기리라." "이얏-!" 하이쿠를 다 읊은 소드댄서의 머리를, 실버카라스는 일격에 절단했다. 깔끔한 일격이다. "사요나라!" 소드댄서는 폭발사산했다.

"나무아미타불." 실버카라스는 손을 모으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는 멘포를 열고, 서서히 객혈했다. "게홋! 게홋-!" 그 역시 무릎을 꿇고, 거듭해서 피를 토했다. "게홋-! 게홋-!" 그는 몇 번이고 피를 토하면서, 약을 찾으려 몸부림쳤다.


◆◆◆


 오리가미・미사일이 호를 그리며 선회하더니, 끼워버릴 기세로 서드아이에게 돌입한다. 허나 그는 허둥대지 않고 양팔을 벌렸다. "누웅-!" 그러자, 어떤가! 양 어깨에서 안테나 같은 장치가 늘어나며, 키이이이잉 하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수면을 물결치게 했다. 오리가미・미사일은 겨냥이 빗나가더니, 서로 다른 방향으로 교차하며 추락! 무효다!

"놀랐나?" 서드아이는 닌자 소드를 고쳐잡고 전진한다. "키네시스라 한들 결국은 물리학! 나의 닌자 소울 감응력과 인더스트리가 힘을 합치면, 나의 카라테는 실제 세 배 가까운 대단함이 되지. 이것은 실제 소우카이야 안에서도 꽤 강하다." 허나 야모토의 전의는 하나도 시들지 않았다! "그 얼굴! 맘에 안 드는군."

 야모토는 자기 카타나를 쥐었다. 원래는 클론 야쿠자의 소지품이다. 코등이가 없어 다루기 힘든 도스・소드. 도스・대거보다는 길지만 카타나에 비하면 짧다. 미덥지 못한 무기다. 서드아이가 코웃음을 친다. "너한테 날 이길 수단은 전혀 없어! 두 동강을 내 주마!" 허나 그녀의 표정은 결단적이었다. "……해보시지!"

"짓수 없는 꼬마 계집 따위!" 서드아이가 단숨에 간격을 좁히며, 검을 휘두른다! (……먼저 움직임의 궤도가 그려지고, 그 다음, 뒤늦게 카타나가 지나갈 거다. 카타나의 각도를, 시선을, 발의 방향을 읽어라. 네이처는 수다쟁이다.) 야모토는 적의 칼끝이 그리는 궤도에 자기 닌자 동체시력을 집중했다. "이얏-!"

 그녀는 둔화된 시간 속에 내던져졌다. 새하얀 칼날이 춤춘다. 검은 머리카락이 휘날린다. 야모토는 목을 기울이듯 하여 칼끝을 피한다. 서드아이가 놀라움에 눈을 부릅뜬다. 간격. 베기에는 너무 가깝다. 야모토는 도스・소드의 칼자루 끝쪽으로 서드아이의 옆구리를 때렸다. …… "끄악-!?" 서드아이가 충격에 날아간다!

 야모토는 발을 당겼다. (……닌자의 사인(死因) 중 4할은 토도메의 타이밍을 잘못 읽는 것이다. 반격을 맞아서 죽는다. 카라테를 잊지 마. 잔심해라.) …… "이얏-!" 착지하는 서드아이의, 견제를 방불케 하는 참격이 덮친다. 야모토는 그 칼끝 범위의 다소 바깥에 머물러, 피했다.

"이얏-!" 야모토는 흙을 찼다. "끄악-!?" 서드아이가 움찔한다! "바카 같은! 꼴에 익숙해졌다는 거냐?" (……이아이의 일격은 깔끔한 일격이다. 깔끔한 일격은, 기다리고 있다고 와 주는 것이 아니다. 기회를 만들어 내라. 네 스스로 하는 거다.) ……야모토는 빙글빙글 돌아, 서드아이의 측면을 잡는다!

 야모토는 자신의 목덜미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열을 느꼈다. 돌면서 무릎을 굽혀 몸을 숙였다. "이얏-!" 그녀의 머리가 한 순간 전에 있던 장소를 참격이 지나가고 있었다. 핏속을 닌자 아드레날린이 빠르게 돈다. (……아부나이위험함의 의미를 알아라. 전철에 치이면 죽지만, 홈에서 안 나가면 치이지 않는다. 알겠나.)

 야모토는 아래에서 위로 베어올렸다. "이얏-!" 서드아이는 욕심 부린 일격이 빗나가버린 직후. 이 공격을 회피할 방법은 없다. 일단은 한 수. 야모토의 손에 적을 베는 감각이 전해진다. 생생한 타격감이었으나, 거기에 고통이나 감상(感傷)은 없다. 하물며 쾌락도 없다. 그녀는 담담하게 칼날을 미끄러뜨렸다. "끄악-!"

"……!" 야모토는 놀랐다. 장기간의 훈련이나 수행이 아니다. 야모토가 카기・타나카에게 받은 것은 인스트럭션이다. 단적인 인스트럭션에 의해, 야모토는 카라테의 방법을 이해하고, 싸움의 법칙을 알았다. 세계는 변했다. 그녀는 지금, 이전까지의 무지와 낭비를 통렬히 반성하고 있었다.

(……그윽함이다. 그윽함을 알아라. 이것으로 끝이 아니야.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너 자신이, 카라테의 도를 알았다. 그것만으로 자만하면, 거기까지다.) ……야모토는 끄덕였다. 부상 입은 서드아이는 백 플립을 거듭하며 뛰어올라, 거리를 벌린다. "이얏-!" 쿠나이・다트가 날아든다.

 야모토는 발악으로 던진 반격의 궤적을, 둔화된 시간 안에서 완전히 파악하고 있었다. 마치 레이저 포인터의 길을 덧그리는 듯하다. 그녀는 비스듬히 서서, 두 개의 다트를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했다. 서드아이가 이 다트를 복선으로 베려 달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왔다. "이얏-!" 야모토는 약간 몸을 숙였다.

 여기다…… 이 순간이다. 여기에 이아이도가 있다! 야모토는 파고들어, 적의 카타나를 피하고, 스쳐 지나가듯, 무기를 크게 휘둘렀다! "이얏-!" …… "끄악-!?"

 둔화된 시간감각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서드아이는 가슴을 비스듬하고도 깊게 베어갈라져서, 하늘높이 선혈을 흩뿌리며 빙글빙글 격렬하게 회전! "아바밧, 아바바, 바카 같은-!!? 키, 키, 키, 킨보시가-!!?" 괴로워하며 나자빠지는 서드아이! 격렬한 경련! "시! 실버카라스=상! 실버카라스=상은 아직이냐!"

 서드아이는 지면에 피 웅덩이를 퍼뜨리며, IRC통신기를 향해 외쳤다. "위치정보! 위치정보 가고 있는데! 졸렬한 츠지기리로 빌어먹는 밥버러지가! 빨리! 내가, 내가 죽는다고! 아바바밧-!"

"이얏-!" 사선에서 날아온 대거 나이프가, 죽어가는 서드아이의 목에 깊이 파고든다! "아밧-!? 사요나라!" 카이샤쿠! 서드아이는 토도메를 찔려 폭발사산했다! "환자를 재촉하면 못 쓰지." 야모토는 튕겨나듯 목소리 방향을 바라보았다. 제방을 느긋이 내려오는 새로운 닌자 있었으니!

 야모토의 주변을 재차, 벚꽃색 빛에 휩싸인 오리가미들이 춤춘다. "도-모. 처음뵙겠습니다. 야모토・코키입니다." 그녀는 아이사츠하며, 새로운 적을 바라보았다. "도모. 야모토・코키=상. 실버카라스입니다." 은색의 닌자는 아이사츠에 답했다. 그리고 카타나를 뽑았다. "보여주실까. 와자마에를."



 5

 실버카라스는 카타나를 수평하게 잡은 채, 조용히, 허나 가공할 위압 아트모스피어를 발하면서, 서서히 간격을 좁히고 있다. 오리가미는 스스로 학이나 이글의 형상으로 접혀, 그녀를 중심으로 소용돌이치며 난무한다. 그녀의 눈동자가 벚꽃빛의 불꽃을 띠었다.

  폭발사산한 서드아이의 닌자 소드는 공중으로 튕겨나갔으나, 빙글빙글 돌며 야모토를 향해 낙하해 오고 있었다. 야모토는 그것을 붙잡았다. 그 도신이 횃불을 방불케 하는 벚꽃색의 빛을 엷게 띠었다.

 "……나 실버카라스는 천박한 닌자다." 실버카라스는 간격을 좁히면서  말했다.  "싸우는 법도 모르는 죄 없는 시민들을, 새라도 쏘듯이 죽여 왔다. 이쿠사가 아니다. 츠지기리다. 자랑할 건덕지도 없는 살육이다. 그저 돈을 위해 죽여 왔다. 무익한 돈을 위해 말이다.  "……"

  휭, 휭, 때때로, 야모토의 주변을 배회하는 오리가미 안에서 몇 개인가가 편대를 떠나, 실버카라스에게 날아든다. 실버카라스는 불씨라도 털어내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카타나로, 혹은 반대쪽 맨손으로 떨쳐낸다. 오리가미・미사일은 폭발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격추당해 추락하는 것이었다.

 "업무로, 작업으로 취급해버리면, 무서움도 죄의식도 느껴지지 않는다." 실버카라스는 계속한다.  "편한 일이지. 이제까지 몇백 명이나 죽였는지 모른다. 그 대부분이, 죽어봤자 치안기구도 문제삼지 않는 약자들이다. 효율이 중요하거든."  "……" 야모토는 닌자 소드를 들었다. "나에게 덤벼라, 계집."

 야모토는 실버카라스의 발놀림에 맞추어, 일정 간격을 지키려 했다. 당황하지 마, 마음을 어지럽히지 마. 카기・타나카의 가르침을. 상대의 칼끝을, 궤도를. 네이처를 읽어. 마음이 어지럽혀지면 끝장이다. 적의 노림수는 그거다. ……실버카라스가 파고든다!   "이얏-!" 빠름!

 야모토는 크게 옆으로 발을 옮겨 이를 피한다. 그녀는 두려움을 느꼈다. 달인. 아까 싸운 서드아이와는 격이 다른 상대다. 야모토가 순간적으로 거리를 두고, 오리가미 미사일들이 실버카라스의 추격을 막기 위해, 츠부테(슬링샷)을 방불케 하듯 차례차례 돌격해 나간다. "의미 없는 공격이다." 실버카라스가 나직이 말한다.

 그는 잔상이 보일 듯 말 듯한 속도로 카타나를 잘게 움직여, 날아드는 모든 것을 잘라버렸다. 무감정한 눈을 야모토에게 붙박고, 더욱 더 접근한다. 야모토 주변의 오리가미에서 벚꽃색 빛이 사라지고, 동시에 바닥으로 낙하했다. 의도한 것이다. 쓸 수 없어. 지금 이 이쿠사에선.  "그래. 카타나다." 실버카라스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카타나를 휘둘러라." "이얏-!" 야모토가 덤빈다! 실버카라스는 자기 검의 코등이로 야모토의 닌자 소드를 받아냈다. 압력! 야모토는 짓눌릴 기세이다. 그녀의 눈이 크게 떠졌다. "이얏-!" 찰나를 놓치지 않고, 그녀는 휘리릭 회전해서 이 압력에서 벗어났다. 실버카라스의 측면을 잡는다!

 "이얏-!" 가로로 후려치는 일격. 실버카라스는 몸을 숙여 피한다. 야모토는 그 움직임을 예상하고 있었다. 종아리를 노려 베는 참격도. 야모토가 자기 카타나를 휘두를 때에는 이미 다음 예비동작에 들어가고 있었다. 발치를 후려치는 실버카라스의 카타나를 옆돌기로 회피, 착지와 동시에 비스듬히 내려벤다. "이얏-!"

 "이얏-!" 실버카라스는 그것을 자기 검의 코등이로 튕겨내고, 앞차기를 내지른다. "이얏-!" 야모토는 뒤로 빠지지 않고, 그 발차기의 움직임을 깨닫고서, 가까스로 몸을 놀려 회피했다. 실버카라스의 눈이 웃었다. "이얏-!" 야모토는 실버카라스의 다리를 걷어차서 넘어뜨리려 했다.

 "이얏-!" 실버카라스는 그곳에서 도약하여 회피하더니, 몸을 비틀어 지면에 손을 짚고, 거꾸로 된 상태에서 야모토를 찼다. "응앗!" 야모토는 허를 찔려, 옆에서 걷어차여 지면을 굴렀다. 구르며 일어나자, 이미 실버카라스는 눈앞이었다. 대상단에서 아래로 휘둘려 오는 카타나.

 "이얏-!" 야모토는 지면을 차서 실버카라스의 품으로 뛰어든다. 그 얼굴의 바로 옆을 죽음의 칼날이 지나간다. 그녀의 검은 머리가 몇 가닥 잘리고, 벚꽃색 빛을 띠며 공중에 흩날렸다. 그녀는 닌자 소드를 휘두른다. 실버카라스는 막 내려친 칼날을 위로 물려, 그것을 막았다. "왜 우나. 바카 놈."

 "이얏-!" 야모토가 억지로 검을 들어 재차 공격했다. 실버카라스는 어려움 없이 우바스테의 코등이로 받아낸다. "이얏-!" 야모토는 칼을 위로 들어, 다시 내려친다. 역시 마찬가지다. 코등이로 받는다.  "이얏-!" 세 번째 공격이다. 이것도 당연, 코등이로 받는다. "칼 부러진다." 실버카라스는 난처해하며 말했다. 

 허나, 야모토는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칼을 쳐들고, 내려치는 사이,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실버카라스는 거듭 받아냈다. "이봐, 그만해. 모처럼의, 마지막, 인데." 그는 가냘프게 웃었다. 이윽고, 야모토의 손에서 닌자 소드가 흘러, 떨어졌다.

 "시간이 와버린다고." 실버카라스는 어깨를 움츠리며, 카타나를 내린다. 야모토는 그에게 카타나를 들지 않는 손을 부딪쳤다. 계속해서 부딪쳤다. 실버카라스는 뒤로 넘어져, 털썩 주저앉았다. 야모토는 실버카라스와 함께 쓰러지더니, 계속해서, 떨리는 손으로 두들겼다. 그러고는 그의 가슴팍에서, 목소리를 올려서 울었다.

 "나인지 알아버리면 인스트럭션이 안 되잖냐." 실버카라스가 말했다. "서로 죽이는 싸움을 해야 하는데." "그런 걸 어떻게 해…… 카기=상인 거 아는데…… 당연하잖아……" 야모토는 오열하며 목소리을 쥐어짰다.  "못 한단 말야……" "못 하냐." "못 한단 말야……." "그러냐."

 그는 떨리는 손으로, 오열하는 야모토의 등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너무 뻔뻔한 소리였지. 넌 아직 어린애인데." 아모토는 계속 울었다. "결국 담배는 못 피고 가게 생겼나. 인과응보로군." 실버카라스는 쉰 목소리로 나직이 말했다. "후회는 뭐, 그 정도다. 네 덕분이야. 입 다물고 지고쿠 헬로 가겠어."

 

◆◆◆


 두 사람은 그 후, 어느 정도 시간을 그러고 있었을까. 몇 가지 얘기를 나누었을 것은 틀림없다. 허나,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 이윽고, 두 사람 중 한 명이…… 야모토가 일어났다. 그녀는 자기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추격자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곳을 서둘러 벗어났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며칠 후, 아케가네 역의 홈. 내(耐)중금속 재킷의 후드를 깊숙히 뒤집어쓴 소녀가 있었다. 이름은 야모토・코키. 그녀의 허리에 매달린 카타나의 코등이에는(말법의 시대, 무기를 가진 소녀는 드물긴 하나 이상하지는 않다) 「우바스테」라고 각인이 되어 있다. 원래는 실버카라스라는 닌자의 애도였다.

 그녀가 멘 배낭 안에는, 여벌옷, 교복, 일용품 몇 가지와 더불어, 고액의 크레디트 소자가 들어 있다. 그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카기・타나카가……실버카라스가 집어넣은 돈이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길었으나, 지금은 어깨 정도에서 잘려 있다.

「전철이 도착하옵니다. 치이면 매우 큰 민폐가 중점.」 마이코 음성의 경고가 뒤숭숭하다. 야모토는 멍하니 전철을 기다렸으나, 무언가를 탐지, 개찰계단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다크 슈트를 입고 사이버 선글라스를 장착한 세 명의 남자가 황급히 달음질하며 올라오고 있다. 세 명은 세쌍둥이처럼 쏙 빼닮았다.

 야모토의 눈동자에 벚꽃색 빛이 희미하게 깃든다. 홈의 반대쪽에서는 이미 전철이 와 있다.  "이얏-!" 야모토는 주저없이, 그 전철을 향해 높이 도약했다. 그녀가 지붕에 착지함과 거의 동시에, 그 전철은 달리기 시작했다. 세 명의 다크 슈트 남자들은 그것을 눈치채고, 품에서 챠카・건을 뽑더니, 쏘기 시작했다.

 "까고자빠졌넴마-!" 당연, 닿을 리가 없다. 클론야쿠자들은 순식간에 보이지 않게 됐다. 야모토는 전철의 옥상에 쪼그려앉아, 상의의 포켓에서 작은 갑을 꺼냈다. 라벨은 『조금밝은바다』. 그녀는 그 담배를 입에 물고서, 자기 몸을 바람막이 삼고는, 서투른 동작으로 라이터에 불을 붙였다.
 
 연기를 마시려 했으나, 무리인 것은 닌자라고 해도 역시 무리여서, 그녀는 격렬하게 기침한 후, 불을 눌러 껐다. 그리고 담배갑을 포켓에 다시 집어넣었다. 뒤집어썼던 후드가 바람에 날려, 그 머리카락이 드러났다.


【스완・송・성・바이・어・페이디드・크로우】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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