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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드・도죠】

이 소설은 Twitter 연재시 로그를 그대로 보관한 것으로 오탈자 등의 수정은 기본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이 에피소드의 가필수정판은 상기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 ‘닌자 슬레이어 네오 사이타마 염상 1’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어 번역자 코멘트 : 상기 물리서적 / 전자서적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은 일본어판인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본어 원본의 오탈자 수정을 가능한 한 진행하고 있으나 미흡한 점이 있으면 닌자 슬레이어 공식 디스코드의 KR 채널 혹은 DC인사이드 닌자 슬레이어 마이너 갤러리를 통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この記事は【サプライズド・ドージョー】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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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 슬레이어 제1부 '네오 사이타마 염상'에서


【서프라이즈드 도죠】


1

 대형 할리 데이비슨을 모는 거한 어스퀘이크와 사이드카에 앉은 휴지 슈리켄은 Y-12형 바이오 야쿠자가 탄 벤츠 군단을 거느리고서 네오 사이타마 북쪽, 추고쿠 지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의 적, 라오모토 칸의 적, 눈엣가시 드래곤 도죠(도장)를 습격하기 위해서다.

 말법 레벨 대기 오염은 일본 열도 전역에 퍼져 있으며, 추고쿠 지방도 마찬가지로 낮이건 밤이건 어둡다. 다행스러운 점은 도심만큼 강렬한 산성비가 내리지는 않는다는 것 정도다.

 그럼에도 그들이 달리고 있는 메갈로 하이웨이 아래에서는 산성비의 영향을 받아 피부에 화상 흔적이 생긴 물소들이 불청객들의 엔진 소리를 듣고서 원망스럽게 음머 음머 울고 있었다.

"슬슬 인터뷰가 필요하겠군." 하이테크 네비게이션 레이더를 보면서 두뇌파인 어스퀘이크가 말하며 할리 데이비슨을 세웠다. "내가 하지, 전문 분야라고." 휴지 슈리켄은 사이드카에서 뛰어 내렸나 싶더니 하이웨이 아래에 펼쳐진 푸른 네온 사인이 눈부신 사창가 거리로 사라져 갔다.

'오이란' '사이코우(최고)' '야스이(싸다)' 같은 추잡한 네온 사인이 깜빡이는 어두운 골목을 휴지 슈리켄은 위압적으로 활보했다. 어느 오이란 하우스건 일본 정부보다 힘을 가지고 있는 요로시=상 제약의 로고 마크가 들어가 있다.

"위험해, 닌자다......" "어째서 닌자가 이런 장소까지......" "닌자가 이쪽으로 와......" 사창가의 건달이나 시민들은 직경 2미터 가까운 세라믹 대형 수리켄을 짊어진 닌자 복장을 입은 남자를 보고서 목소리를 낮췄다. 삿갓을 눈까지 눌러 써서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거기에 있는 너. 도-모, 휴지 슈리켄입니다." 운이 나쁜 불법 IC칩 장사꾼이 휴지 슈리켄의 인터뷰 상대로 결정된 듯 하다. 장사꾼은 목소리를 떨면서 아이사츠했다. "도-모, 칸바기 모토오입니다."

"칸바기=상, 너 드래곤 도죠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나?" 휴지 슈리켄은 고개를 숙인 행상인에게 위압적으로 질문했다. "모릅니다." 칸바기는 성실한 남자였으며 실제 알지 못했다.

 휴지 슈리켄은 히죽 웃는 얼굴이 되었다. "칸바기=상, 나는 삼시세끼보다 고문을 좋아해. 네가 팔고 있는 IC칩을 본 것 만으로도 그걸 써서 할 수 있는 고문을 100개는 떠올릴 수 있지." 그 말을 듣고 칸바기는 너무나 큰 공포로 벌벌 떨었다.

"어때. 대답해 주지 않으면 우선 네 새끼손가락을 부러뜨릴거야." "그만둬 주세요, 모릅니다." 칸바기가 대답했다. 그러자 휴지 슈리켄은 복면 아래에서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닌자 특유의 힘과 기합성으로 칸바기의 손가락을 부러뜨리는 것이었다. "이얏-!" "아이에에에에에!"

"어때. 대답해 주지 않으면 다음은 네 약지를 부러뜨릴 거야." "그만둬 주세요, 정말로 모릅니다." 칸바기가 대답했다. 그러자 휴지 슈리켄은 복면 아래에서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닌자 특유의 힘과 기합성으로 칸바기의 약지를 부러뜨리는 것이었다. "이얏-!" "아이에에에에에!"

"어때. 대답해 주지 않으면 다음은 네 중지를 부러뜨릴 거야." "그만둬 주세요, 정말로 모릅니다." 칸바기가 대답했다. 그러자 휴지 슈리켄은 복면 아래에서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닌자 특유의 힘과 기합성으로 칸바기의 중지를 부러뜨리는 것이었다. "이얏-!" "아이에에에에에!"

 그 순간, 휴지 슈리켄의 가슴팍에서 부저음이 울렸다. 두뇌파인 어스퀘이크에게서다. 휴지 슈리켄은 귀찮은 듯이 휴대전화의 안테나를 뻗었다. "휴지 슈리켄=상, 헬카이트로부터 정찰 정보가 왔다. 드래곤 도죠를 발견한 것 같아. 이제 돌아와."

 휴지 슈리켄은 혀를 찬다. 헬카이트 새끼, 쓸데없는 짓을. 아직 내 독창적인 고문은 이제 막 시작하려는 참인데...... IC칩도 아직 쓰지 못했지 않는가. ...... 최소한 앞으로 손가락 2개는 더 부러뜨려서 그 남자의 오른팔을 완전히 스트라이크 해주지 않으면 납득을 할 수 없다.

 그리 생각하고 발밑을 보자 칸바기=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민달팽이가 기어간 것 같은 실금 자국이 오이란 하우스 사이에 있는 골목길로 이어져 있다. 통화를 하는 중에 도주를 시도한 것이다. 물론 휴지 슈리켄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일부러 도망치게 한 것이다. 따라가서 고문을 재개하기 위하여.

 어두운 뒷골목에는 오이란 하우스와 불법 IC칩 공장에서 흘러나온 배기가스와 폐수 파이프 투성이다. 때때로 틀림없이 독성이 있을 것 같은 창백한 불꽃이 흩어진다. 겉만 보면 아름다운 사창가도 뒷골목으로 한걸음 내딛으면 화장이 벗겨진 오이란처럼 역겨운 것이다.

 그 뒷골목은 녹슨 두부 콘테이너와 요로시=상 제약의 마약적 감기약 컨테이너가 무질서하게 쌓여 막혀 있었다. 거기에 삿갓을 쓴 남자가 절망한 것 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휴지 슈리켄은 비웃었다. 도망칠 수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 다음에 다시 잡는다. 사이코우(최고)의 쾌감이다.

"칸바기=상, 고문 시간을 계속하지." 휴지 슈리켄이 말을 뱉었다. "드래곤 도죠는 어디에 있지?" "드래곤 도죠의 위치를 알아서 어쩔 셈이냐?" 삿갓을 쓴 남자는 뒤돌아 보지 않고 대답했다. 그 목소리는 가련한 칸바기=상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잘 보니, 덩치도 다르다......

"휴지 슈리켄=상, 처음 뵙겠습니다,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다음은 이쪽이 인터뷰를 할 차례다." 닌자 슬레이어는 삿갓과 누더기를 벗어 던지고 검붉은 닌자 복장을 드러냈다!


2

"늦군, 너무 늦어...... 사창가 쪽으로 간 휴지 슈리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 사이드카가 달려 있는 할리 데이비슨에 걸터 앉은 어스퀘이크는 기다림에 지쳐서 엔진을 공회전시켰다. 이미 타임 리미트다.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에게 정은 쓸모 없는 것. 드래곤 도죠 습격계획이 지연되어선 안 된다. ...그 때였다.

"끄악-!" 신음소리와 함께 피투성이가 된 휴지 슈리켄이 하이웨이 위로 전방 회전점프하여 모습을 드러냈다. 즉시 비상사태가 일어났음을 알아차린 두뇌파 어스퀘이크는 재빠르게 할리 데이비슨을 발진시켜서 파트너를 픽 업 했다. Y-12 바이오 야쿠자 군단도 일제히 12대의 벤츠를 발진시켰다.

"그 새끼......! 그 새끼가......!" 휴지 슈리켄은 사이드카에 준비된 구급상자 속에서 요로시=상 제약에서 만든 즈바리 아드레날린 앰플을 꺼내어 익숙한 손놀림으로 왼쪽 정맥과 등에 주사했다.

 가운데에 있는 할리 데이비슨을 호위하는 호송선단처럼 벤츠 군단은 시속 150km 로 메갈로 하이웨이를 달려 나간다. 요로시=상 제약과 오무라 인더스트리의 거만하고도 허식적인 네온 사인이 주마등 처럼 떠올랐다가 사라져 간다.

 어스는 파트너를 슬쩍 보았다. 통증은 가라앉은 것 같지만, 15cm 정도 튀어나오게 된 왼쪽 눈은 이제 어쩔 도리가 없으리라. 리 센세이에게 사이버네틱스 수술을 받아서 카메라 아이라도 다는 것 외에 방법이 없을 것이다.

 수리켄을 특기로 삼는 휴지 슈리켄=상에게 있어서는 커다란 타격이다. 이 녀석도 이제는 식스게이츠에 오래는 있을 수 없겠군. 어스퀘이크는 컴퓨터처럼 냉혹하게 현재 놓인 상황을 분석한다.

"누구에게 습격당한 거냐?" 라는 어스퀘이크. "닌자 슬레이어다." 라는 휴지. 중금속 산성비에 폐가 망가진 물소 같이 그릉그릉대는 소리로 대답했다. "몸을 덮고 있던 티타늄을 춉만으로 쪼갰다. 엄청난 녀석이야. 지능도 높아. 좁은 뒷골목으로 유인당해서 거대 수리켄을 사용할 수도 없었어."

"헬카이트가 보낸 정보에 따르면 드래곤 도죠는 이 바로 앞 폐허가 된 인터체인지에서 내리면 금방이다. 하지만 어째서 닌자 슬레이어가 드래곤 도죠 습격을 방해하지? 불가사의하군. 우연일까?" 라며 어스는 혼잣말을 했다. 로마 시대의 철학자를 방불케 하는 얼굴로 조용히 생각한다.

 옆에서 휴지 슈리켄이 즈바리 아드레날린의 부작용에 의해 바다에서 건져 올려진 참치처럼 입을 뻐끔뻐끔거리며 몸을 경련하고 있었다.

 가끔 악몽에 시달려 헛소리를 하는 어린 아이처럼 "어스, 좀 더 스피드를...... 놈이 온다...... 지옥의 사냥개가 우리들을 쫓아와......" 라는 말을 반복하지만 조용히 생각하고 있는 어스퀘이크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어스퀘이크의 할리 데이비슨에 장착된 오무라 인더스트리에서 만든 하이테크 네비게이션 레이더가 벤츠 군단의 이상현상을 포착했다. 가장 뒤쪽에서 달리던 벤츠가 갑자기 대열에서 떨어져 나와 믿을 수 없게도 하이웨이에서 낙하한 것이다. 그 직후, 수 십 미터 아래의 늪에서 물소들을 휘말리게 하면서 불기둥이 솟아 올랐다.

"뭐야!?" 어스가 레이더의 해상도를 높여 분석을 시도한다. 그 사이에도 2번째 벤츠가 컨트롤이 되지 않아 '병' '노인' 따위가 적힌 중앙 분리대의 요로시=상 제약 네온사인에 쳐박혀 그대로 불타올랐다.

"놈이다!" 부작용에서 벗어난 휴지는 몸을 비틀어 닌자의 눈으로 하이웨이의 어둠을 들여다 보았다.

 수수께끼의 닌자가 시속 150km라는 맹렬한 기세로 하이웨이 위를 달리고 있었다.

"Wasshoi!" 라는 외침과 함께 새로운 벤츠 한대 위로 회전하면서 날아 오른다. 육체강화된 체조선수가 착지하는 것처럼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 그 멘포에는 「忍(인)」「殺(살)」 이라고 사위스러운 문자가 새겨져 있다. 오오, 그야말로 모든 닌자를 죽이는 자. 닌자 슬레이어 그 외에 누구도 아니었다!


3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시속 200km로 질주하는 벤츠의 지붕으로 회전하면서 착지했나 싶더니 운전석에 앉은 클론 야쿠자를 향해 조용히 수도(手刀)를 찔러 넣었다. 두께 2cm 이상인 소우카이 벤츠의 차체를 두부 비지처럼 간단히 관통한 것이다.

"끄악-!" 갑자기 천장에서 뚫고 나온 수도가 클론 야쿠자의 두개골을 잘 익은 아보카도마냥 분쇄한다. 순식간에 머리를 잃은 운전 야쿠자의 목 동맥에서 녹색 클론 바이오 엑기스가 망가진 스프링쿨러처럼 뿜어져 나와 벤츠 안을 선명하게 물들인다.

 운전 야쿠자가 운전을 하지 못하게 된 벤츠는 또 한대, 중앙분리대의 플라즈마 네온사인에 비추어지는 오이란의 얼굴이 있는 곳으로 날아들어 폭발했다. 폭발하기 직전, 닌자 슬레이어는 폭염을 등지고 적을 쫓으며 도약하여 다음 벤츠로 날아서 넘어갔다.

 뒤에서는 클론 야쿠자들의 단말마의 비명을 가리는 것처럼 중금속 산성비가 추적추적 내려와 녹색 바이오 액기스를 하이웨이 아래에 있는 물소들에게 보내주고 있었다.

"왓쇼이(이영차)!" 닌자 슬레이어가 새로운 벤츠의 지붕에 착지한다. 시속 210km의 바람이 검붉은 닌자복장을 펄럭펄럭 휘날리게 한다. 그 실루엣은 마치 나라쿠(나락)의 시니가미(사신)과도 같았다.

"죽여라!" 휴지 슈리켄은 클론 야쿠자 군단에게 단순 명쾌한 명령을 내렸다. 모든 벤츠의 창문에서 일제히 클론 야쿠자들이 몸을 내밀었다. 쌍둥이처럼 똑같은 얼굴, 똑같은 머리 스타일을 한 30명의 야쿠자가 완전히 똑같은 타이밍에 가슴팍에셔 챠카를 꺼내어 일제히 총구에서 불을 뿜었다.

"왓쇼이!" 닌자 슬레이어는 그 공격을 예측하고 있었던 것처럼 시속 220km로 달리는 벤츠 지붕을 박차고 높이 도약했다. 그리고 몸을 올림픽 다이빙 선수처럼 나선형으로 회전시키며 엄청난 기세로 360도로 수리켄을 사출한 것이다.

 닌자의 신체능력에 소우카이 벤츠의 스피드가 더해져 무시무시한 죽음의 회전이 일어났음이 틀림 없다. 소우카이 벤츠 군단은 자랑스럽게 여겼던 그 스피드 때문에 무덤을 파게 된 것이다.

"이야아아앗-!" 죽음의 나선 회전, 그리고 수리켄 난사.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7명의 바이오 야쿠자가 죽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마치 회오리처럼 나선 회전 점프를 이어가면서 벤츠에서 벤츠로 넘어갔다. 도약할 때마다 무수한 수리켄이 난무하고, 착지할 때마다 발끝이 다이아몬드로 만든 드릴처럼 벤츠의 지붕을 도려내어 운전 야쿠자의 머리를 아보카도처럼 분쇄하는 것이었다.

"이야아아앗-!"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두렵도다!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살육! 악어의 등 위를 뛰어다니며 화살을 쐈다고 하는 헤이안 시대의 닌자 신화*처럼 무시무시하고도 멈추지 않는 살육극이 산성비가 내리는 밤의 메갈로 하이웨이에서 벌어졌다.
*일본의 전설 '이나바의 흰토끼 이야기'를 말한다. 악어가 아니라 상어라는 이야기도 있다.

 12대의 벤츠는 하나씩 사라지고, 남은 것은 어스퀘이크와 휴지 슈리켄이 타고 있는 사이드카가 붙은 할리 데이비슨 앞을 지키고 있는 한 대뿐이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나선회전을 멈추고 남아있는 한대의 벤츠의 지붕에 가볍게 착지했다.

 그 위에 서서 위압적으로 팔짱을 끼고서 너덜너덜한 머플러 같은 닌자 두건을 250km의 질풍 속에서 나부낀다. "휴지 슈리켄=상, 어스퀘이크=상. 단념하라. 그대들은 어째서 드래곤 도죠의 위치를 찾고 있는 것인가?"

"바보 녀석, 대답할까보냐." 라는 휴지. 말없이 거절의 뜻을 나타내는 어스. "그렇다면 죽어라. 자비는 없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 자리에서 천천히 회전을 시작하여 다리와 허리를 용수철처럼 팽팽하게 수축시켰다. 헬 타츠마키(소용돌이)를 다시 펼칠 셈이다.

 휴지 슈리켄도 마지막 도박에 나서려 하고 있었다. 머릿 속에서 닌자 슬레이어의 움직임을 예측하여 대항책을 만들어 낸다. ......우선, 닌자 슬레이어가 도약하는 것과 동시에 그 자신도 사이드 카 위에 일어섰다.

 ...아마도 날아올 3장 내지 5장의 수리켄을 모두 손가락으로 붙잡아 흘려낸다. 만일의 하나, 6장째 공격이 온다면 뒤돌아 서서 등에 짊어진 거대 수리켄으로 자신의 몸을 지킨다. 그 뒤에 전력으로 거대 수리켄을 투척하는 것이다. 승리할 기회는 이것밖에 없다.

"왓쇼이!" 닌자 슬레이어가 도약한다. 휴지 슈리켄도 사이드카 위에 섰다. 5미터 상공까지 상승한 죽음의 소용돌이는 예상대로 어둠을 가르며 수리켄을 던져온다.

 3장, 4장, 5장, 휴지는 검지와 중지로 이것을 붙잡아 등뒤로 흘려냈다. 6장째. 휴지는 등을 돌려 거대 수리켄으로 자신의 몸을 지켰다.

 예상 외의 7장째. 휴지는 거대 수리켄으로 자신의 몸을 지켰다. 8장째, 9장째. 어째서? 이래서야 언제까지고 반격으로 전환할 수 없다. 닌자 슬레이어는 언제까지 수리켄을 계속해서 던질 셈이지?

 휴지가 거대 수리켄 너머로 하늘을 올려다 보자 닌자 슬레이어는 한쪽 팔을 헬리콥터의 날개처럼 곧게 뻗어서 회전의 힘으로 공중정지를 실제로 이뤄낸 것이다. 이래서야 반격의 기회는 오지 않는다. 이대로 닌자 슬레이어는 영원히 수리켄을 계속해서 던질 것이다.

"여기까진가! 나무아미타불!" 휴지가 유언 하이쿠를 읊으려고 한 그 순간, 검은 바람이 불어왔다.

"이얏-!" 어둠을 가르고 하늘에서 거대한 카이트(연)와 그것에 탄 닌자가 출현하여 닌자 슬레이어를 습격한 것이다. "끄악-!" 예상 외의 공격을 받은 닌자 슬레이어는 회전의 밸런스를 잃고 하이웨이 아래로 완전히 뒤집혀 추락하여 물소 무리를 다진 고기로 바꾸었다.

"때 맞춰 왔군, 헬카이트." 두꺼운 양팔로 닌자 슬레이어의 수리켄을 계속 받아내고 있던 두뇌파 어스퀘이크가 침착한 모습으로 중얼거렸다. "내가 보낸 이머전시 IRC 메시지를 헬카이트가 수신한 거다."

"......네 이놈, 또 다시......" 죽음을 면했지만 휴지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닌자 슬레이어와 헬카이트에 대한 살의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어떻게 될 것인가, 닌자 슬레이어! 세 소우카이 닌자가 드래곤 도죠로 다가간다!


4

 콘크리트라는 썩은 고기와 완전히 녹슨 철골이라는 뼈대로 이루어진 살풍경한 고스트 타운을 사이드카가 달린 할리 데이비슨이 위압적으로 달리고 있었다. 헤드라이트가 어둠을 가르자 선향이 꽂힌 두부와도 같이 해체 도중에 버려진 중층 집합주택이나 오피스 빌딩이 데자뷰처럼 몇번이나 몇번이나 반복해서 나타난다.

 온갖 색채와 열기를 잃은 이 세계에서 역동적으로 검게 빛나는 할리 데이비슨은 마치 멸망한 오키나와 해저도시를 조사하러 온 소나 잠수함 만큼이나 이질적이다. 그리고 거기에 탄 두 명의 닌자도 틀림없이 이질적인 존재였다.

 버려진 C227 인터체인지에서 메갈로 하이웨이를 빠져 나온 어스퀘이크와 휴지 슈리켄은 헬카이트가 보낸 내비게이션 정보에 따라 추고쿠 지방에서 북쪽으로. 30년도 더 전에 버려진 히카리=상 진학학원도시의 폐허로 진입한 것이다.

 중심부로 향하는 국도 구석에는 중금속 산성비에 노출되어 빛바랜 노보리(깃발)가 마치 묘지처럼 몇개나 세워져 있었다. 『최고의 학습환경』 『실제 저렴함』 같은 공허한 메시지가 염불마냥 몇번이고 어스퀘이크와 휴지 슈리켄의 눈에 들어왔다가 또 사라져 간다.

 드물게 뮤턴트(돌연변이)가 된 야생 물소나 산성비 내성을 획득한 것으로 보이는 회색 죽림이 나타나 두 사람을 놀라게 했다. 네오 사이타마 바깥은 그야말로 심해 세계와도 같이  경이로움으로 넘쳐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에게 주의를 기울일 틈은 없다. 닌자들의 목적은 드래곤 도죠를 발견하여 불을 지르는 것이다.

 히카리=상 진학학원도시는 수십 년 전에 재건축 계획으로 강제 발전시켰다가 죽어버린 지방도시 중 하나다. 이러한 고스트 타운은 일본 열도 전역에 셀 수 없을 정도로 존재한다. 주민은 제로. 모든 인프라도 차단되어 있다. 24시간 항상 우시미츠 아워*와 같은 고요함이다.
*축삼시, 새벽 2시부터 2시 30분

# 6gates : Earthquake : 헬카이트, 정말로 여기에 드래곤 도죠가 있는 건가?
 어스퀘이크는 할리 데이비슨에 장비된 디바이스를 사용하여 상공에 있는 헬카이트에게 IRC 메시지를 보냈다. 말법 레벨 대기 오염 속에서는 위성사진 같은 것은 촬영할 수 없다. 액츄얼(actual)한 정찰이 필요한 것이다.

# 6gates : Hellkite : 이그젝틀리. 내 카이트(연)에 장비된 소나(초음파 탐지기)가 이 폐허 도시에서 부자연스러운 닌자 반응을 캐치. 그대로 중심으로 고 스트레이트.
 사이드카에는 일곱 번째 즈바리 아드레날린을 주사한 휴지 슈리켄*이 참치 마냥 입을 뻐끔거리고 있었다.
*원문에는 '어스퀘이크'로 되어 있으나 앞뒤 내용으로 상황판단하여 휴지로 기재하였다.

 중심부에는 몇몇 거대 건축물이 존재하여 주변 집합주택을 흘겨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현재는 거대한 비석처럼 우뚝 솟은 것이 히카리=상 제57 종합대학과 히카리=상 진학학원 트윈 타워 빌딩 폐허다.

 그 옆에는 한때 이 도시의 모든 문화 중심 역할을 했던 슈퍼마켓과 청바지 가게와 영화관, 병원이 합쳐진 타케노코(죽순) 야스이(저렴한) 쇼핑몰의 참혹한 폐허가 있었다.

# 6gates : Earthquake : 저 가장 큰 빌딩인가?
# 6gates : Hellkite : 노. 중심부를 뚫고 지나가서 그대로 북쪽으로 올라가줘.
 닌자들의 통신에 목소리는 필요없다. 오무라 인더스트리에 의해 시큐리티 대책이 되어있는 IRC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로그도 읽을 수 있다.

# 6gates : Earthquake : 고딕 양식의 신사 카테드랄, 2시 방향에 보이기 시작한다.
# 6gates : Hellkite : 이그젝틀리. 토리이를 뚫고 접근해. 작전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
 반응을 느낀 어스퀘이크는 할리 데이비슨을 풀 스로틀로 전진시켰다.

"어이...... 어이...... 어스퀘이크." 즈바리 상태에서 깨어난 휴지 슈리켄은 아직 약기운이 남아있는 것인지 헛소리처럼 중얼거렸다. "왜 그러냐, 휴지?" 라는 어스. "어이...... 어이...... 너는 헬카이트를 믿는 거냐......?" 라는 휴지. "무슨 의미지?"

"놈은...... 지난달 식스게이츠에 합류한 참이야. 그 때 넘버 6였던 가고일은 무장 헬기 작전 중에 불가사의한 죽음을......" "닌자 슬레이어에게 살해당했겠지." "내비게이션을 담당했던 것은 헬카이트......" 휴지는 다시 즈바리 상태로 들어가 동공을 열며 숨쉬기 힘든 참치처럼 입을 뻐끔거렸다.

 어스는 로마 제국의 철학자 같은 얼굴로 조용히 생각에 들어갔다. 헬카이트인가, 휴지 슈리켄인가. 어느 쪽을 아군으로 삼아야 할 것인가? 장래성 관점으로 보면 헬카이트일 것이다. 그러나 식스게이츠가 3명이나 같은 작전에 투입된 것이 문제의 발단인 것이다... 라오모토=상은 우리들 중 누군가를 정리할 생각이신 게 아닐까.

 냉혹한 계산을 계속하면서도 할리 데이비슨의 스피드는 줄지 않는다. 헤이안 고딕 양식의 엄숙한 토리이 아래를 지나간다. 기분나쁜 등롱이 길 양쪽에 늘어서서 침입자들에게 말없이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그 앞에는 높이 수 십 미터 정도 되는 조잡한 신사 카테드랄이 우뚝 서 있었다. 그리고 어스퀘이크는 카테드랄의 미닫이문 너머에 희미하게 흔들리는 본보리 램프 불빛의 대열을 틀림없이 보았다.


5

 중금속 산성비로 썩어가는 신사 카테드랄 내부에는 넓이 다다미 50장 정도 되는 엄숙한 도죠가 숨겨져 있다. 이 고스트 타운에는 전기도 수도도 없다. 본보리 램프와 촛불의 불빛만이 도죠 북쪽으로 바르게 배치된 대형 불상과 그 주변을 지키는 24개의 닌자 신화 속 신들의 조각을 비추어 주고 있었다.

 이 조각상들은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무참히 파괴되어 왔다. 무수한 손을 가진 신, 오니를 짓밟고 있는 신 등 다양한 신상들이 있었지만 어느 것이고 그 머리나 손발을 잃었으며 특히 심한 것은 발목만 남아 있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은 헤이안 시대로부터 이어진 24 닌자 클랜의 가련한 말로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다.

 수행용 목인. 자동 수리켄 투척기. 벽에는 너덜너덜한 깃발이 걸려 있다. 날개를 펼친 용의 모습이 심볼 마크로 자수가 되어 있으며, 그 밑에는 카타카나로 '드래곤'이라 글씨가 놓여있다. 이곳이 유서 깊은 드래곤 닌자 클랜의 본거지, 드래곤 도죠라는 틀림없는 증거였다.

 강한 인센스(향료)의 향기가 낡고도 엄숙한 카테드랄 내부에 가득했다. 그 중심에는 용 자수가 놓여 있는 닌자 복장을 몸에 감싼 한 노인이 드래곤 깃발을 등지고 10장의 방석을 쌓아서 그 위에서 정좌하여 깊은 명상에 들어가 있었다. 그야말로 드래곤 도죠의 주인, 일본 최후의 리얼 닌자, 드래곤 겐도소였다.

 그의 앞에 정좌하여 마른 침을 삼키면서도 가만히 드래곤 겐도소의 명령을 기다리는 것은 하얀 닌자 복장을 몸에 두른 10명의 뉴비 닌자들. 그리고 몰래 창밖의 상태를 엿보고 있는 드래곤 겐도소의 손녀, 젊고도 단아한 유카노였다. 유카노의 가슴은 풍만하였다.

 토리이에 장치한 부비 트랩이 작동되어 연달아 나리코(딸랑이)가 울리고 나서부터 드래곤 도죠 안은 긴장감과 정적이 지배하고 있었다. 나리코가 작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야생 물소 같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 명확한 악의를 가진 외적이 드래곤 도죠로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명령을 내려야할 겐도소는 눈을 감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유카노도 뉴비들도 겐도소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있기에 흐트러진 기색은 없었다. 나리코가 또다시 울린다. 제7경계 태세. 앞으로 3단계가 더 지나면 적이 이 도죠에 쳐들어 온다. 산성비에 젖은 까마귀가 토리이 위에서 까악 까악 울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역시 나타나지 않는가......) 드래곤 겐도소는 명상 속에서 혼잣말했다. 나리코가 울린다. 제8경계 태세. (......그러나 차라리 잘된 것일지도 모른다......) 나리코가 울린다. 제9경계 태세. 마침내 겐도소는 부릅 눈을 떴다. "모든 침입자를 살려서 보내지 마라."

"이얏-!" 그러나 제10경계 태세를 알릴 터였던 섬세하고도 풍류가 있는 나리코의 소리는 남쪽에서 장지문을 뚫고 돌입한 거칠기 짝이 없는 무장 할리 데이비슨의 폭음과 거한 어스퀘이크가 발하는 노호에 지워져 버렸다.

 할리 데이비슨은 뒷바퀴를 컴퍼스처럼 미끄러지게 하여 다다미에 탄 자국을 남기며 그 자리에서 뱅글 한바퀴 돌아 착지의 충격을 흡수한다. 할리 데이비슨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친 하이옥탄 가솔린 냄새와 중금속 산성비가 증발할 때 생기는 그 독특한 축축한 악취가 도죠 안에 가득 차있던 인센스의 향기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할리 데이비슨이 다다미 위에 정지하고 공회전 엔진음이 적을 위협한다. 어스퀘이크의 불길하고도 위협적인 눈빛이 방석 위에 앉아있는 드래곤 겐도소에게 쏟아진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드래곤 겐도소=상. 소우카이 식스게이츠의 닌자입니다. 드래곤 도죠에 불을 지르러 왔습니다." 정중한 아이사츠는 적에게 한층 더 공포심을 심어준다. "도-모, 소우카이 식스게이츠=상. 드래곤 겐도소입니다."

"이얏-!" 드래곤 겐도소의 아이사츠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휴지 슈리켄은 사이드카에 탑재된 연막탄과 플라스틱 폭죽 발사 스위치를 의기양양한 외침과 함께 눌렀다. 순식간에 도죠 안은 맹렬한 연기와 소음에 휩싸인다.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비겁함이란 말인가!

"당황하지 마라!" 라는 겐도소의 외침은 한발 늦었다. 그의 목소리는 폭죽의 소음에 의해 찢겨 나가서 동료들의 귀에 전해지지 않는다. 생각하지 못했던 사태에 당황한 뉴비 닌자들은 고사기에 기록된 전통적인 닌자의 공격진, 화살촉의 형태를 취하여 무장 할리 데이비슨 방향으로 무작정 돌진한다.

 화살촉의 형태란 볼링 핀과도 같이 정렬하여 일점돌파로 돌진하는 돌파형 공격진이다. 분명 휴지 슈리켄과 어스퀘이크라는 강력한 소우카이 닌자 2명을 상대하기에 이 공격진은 최적의 선택지다.

 그러나 그것은 휴지 슈리켄이 생각한 바 그대로였다. 즈바리 아드레날린의 효능은 역시 좋아서 아픔은 거의 사라져 있었다. 휴지는 할리 데이비슨에서 재빠르게 뛰어 내려 두 번 백 덤블링을 구사한 후 등에 짊어지고 있던 전장 2미터의 거대 세라믹 수리켄을 뉴비 닌자들에게 투척했다. "이얏-!"

"끄악-!" "끄악-!" "끄악-!" 뉴비들의 목을 거대 수리켄이 차례로 절단한다. 10명 중 9명의 목이 날아가 다다미 위에 뒹군다. 목이 잘린 닌자들의 시체는 앞으로 기울어진 자세인 채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목에서 스프링쿨러처럼 피보라를 뿜어 흩날린다.

"좋은 원호공격이다, 휴지." 라는 어스퀘이크. 그러나 휴지 슈리켄은 자신의 실수에 어이가 없어서 아연실색하고 있었다. ......이전의 나였다면 확실히 스트라이크를 했을 터다. 설마 적을 한 명 놓칠 줄이야...... 이것이 한쪽 눈을 잃는다는 것인가. 나는, 나의 존재의의는, 어디로 가버렸단 말이냐......

 그때였다. 천장에서 가늘고도 부드러운 그림자가 뛰어 내려왔다. "끼엣-!" 천장에 붙어 있던 유카노가 식칼을 가슴 앞에서 양손으로 붙잡고 일직선으로 강하공격을 펼친 것이다. 한쪽 눈을 잃은 휴지 슈리켄에게 있어서는 완벽한 사각인 왼쪽을 노리고서.

"끄악-!" 휴지의 어깨에 식칼이 꽂혀 거대 수리켄 투척에 필요한 근육이 완전히 절단되었다. 분수처럼 피가 솟구친다. 그러나 그것은 두뇌파 어스퀘이크에게 있어서는 예상한 대로였다. 바로 옆에 있던 어스의 두꺼운 팔이 유카노의 다리를 붙잡아 공중에 매달았다. 유카노는 비명을 질렀다.

 어스는 유카노의 기습을 눈치채고도 일부러 휴지를 미끼로 삼은 것이다. (......휴지여, 너는 이제 오시마이(끝장)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도움을 주었구나) 어스는 닌자 멘포 속에서 얼굴 가득 미소를 띄웠다. 휴지 슈리켄은 격통과 절망 속에서 다다미 가운데 웅크리고, 피얼룩은 넓어져 간다.

"드래곤 겐도소=상, 단념하라. 이 여자가 어떻게 되어도 모른다." 의기양양한 어스퀘이크의 커다란 목소리가 신사 카테드랄 속에 낭랑하게 울려 퍼진다. 드래곤 겐도소도 사랑하는 손녀를 인질로 잡혀 완전히 전의를 상실할 뻔 했다. 그 때였다.

"왓쇼이!" 사위스럽고도 역동적인 외침이 울려 퍼졌나 싶더니 신사 카테드랄의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요란한 중금속 산성비와 함께 검붉은 닌자 복장으로 몸을 감싼 닌자 슬레이어가 이 사투에 난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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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shoi!" 사위스럽고도 역동적인 외침이 울려 퍼졌나 싶더니 신사 카테드랄의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요란한 중금속 산성비와 함께 검붉은 닌자 복장으로 몸을 감싼 닌자 슬레이어가 이 사투에 난입한 것이다!

 지저스와 쇼군 그리고 여섯 닌자가 그려진 장엄한 스테인드글라스가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흔적도 없이 부서진다. 지붕이 붕괴하는 것과 동시에 천장 뒤에 둥지를 틀고 있던 백 마리 가까운 까마귀들이 어수선하게 도죠 안에서 날며 돌아다닌다.

 까마귀의 깃털로 만들어진 검은 소용돌이에 휘감겨서, 닌자 슬레이어가 천천히 흩날리며 내려온다. 스테인드글라스 파편이 본보리 램프의 불빛을 반사하여 반딧불처럼 빛난다. 그 모습은 거대한 검은 보자기를 뒤집어 쓴 것처럼 불길하면서도 동시에 신성했다. 유카노는 그 위험한 아름다움에 생각지도 못하게 눈물을 흘렸다.

 중금속 산성비에 상처입은 무수한 검은 깃털이 봉오도리를 추는 것 처럼 뱅글뱅글 흩날리며 다다미 위로 살짝 떨어진다. 그 직후, 잊고 있던 것이 생각이라도 난 것 처럼 억수같은 산성비와 유리 파편이 도죠 안으로 쏟아졌다. 동시에 닌자 슬레이어는 도죠 중심에 무릎 앉아 자세로 착지했다.

 일순간의 정적. 신사 안의 모든 시선이 도죠 중심으로 모여든다. 그러자 닌자 슬레이어는 눈에도 보이지 않는 속도로 다다미를 박차며 맹렬한 기세로 도약하여 드릴처럼 공중회전 하면서 허공에 정지했다. 메갈로 하이웨이에서 12대의 무장 벤츠를 장사지냈을 때처럼 그 헬 타츠마키를 펼치려는 것이다.

"기다려, 이 여자가 어떻게 되더라도......" 어스퀘이크가 공중에 매단 유카노를 방패처럼 들이댄다. 풍만한 가슴이 흔들린다. 그러나 닌자 슬레이어는 개의치 않는다. 소용돌이는 더욱 더 회전 속도를 빠르게 한다.

 지금 그의 몸을 움직이게 하고 있는 것은 가족을 잃어 고뇌하는 전(前) 사라리맨 후지키도 켄지가 아니라 모든 닌자를 말살하기만을 바라는 무시무시한 나라쿠 닌자의 혼이었기 때문이다.

 드래곤 도죠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투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1시간 전. 메갈로 하이웨이에서 헬카이트에 의해 기습을 받아 고가도로 아래로 거꾸로 낙하한 닌자 슬레이어는 그대로 죽은 듯이 졸도했다. 수십 분 뒤, 마침내 의식이 깨어났지만 몸은 아직 움직일 수 없었다.

 몽롱해진 의식 속에서 그는 되풀이하여 신음했다. (((자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나는 생명의 은인이신 드래곤 겐도소=상과 유카노=상을 도우러 가야만 한다))) 라며.

 동시에 부정적인 감정이 그의 안에서 갈등했다. (((아니, 내가 가서 뭐가 어떻게 된단 말인가. 내가 일방적으로 호의와 은혜를 느끼고 있을 뿐이다. 두 사람은 나에게 공포를 느끼고 거리를 두려 하지 않았는가. 내가 죽는다면 잘됐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라고. 실제, 후지키도는 겐도소에게 가르침을 구했으나 거절당했던 것이다.

(((두려운 것이 당연하다...... 나는 닌자 슬레이어, 모든 닌자를 죽이는 자니까))) 그러나 이대로라면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의 마수가 드래곤 도죠에 드리워지고 말 것이다.

(((겐도소=상은 그리 간단히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사히 끝날 것이란 보증도 없다. 유카노=상도! 아아, 나는 그 두 사람을 돕고 싶다! 그것뿐이다!))) 서둘러야 한다! 서둘러야 한다! 그러나 의식만이 계속해서 초조해할 뿐, 상처입은 몸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소우카이 닌자 3명과의 사투로 잃은 체력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화상을 입은 물소들만이 닌자 슬레이어의 주변에 모여들어 음머 음머하고 탐욕스럽게 목을 울리기 시작했다. 산성비 내성을 가진 신종 죽순조차 녹일 정도로 강력한 위액을 뚝뚝 흘리면서 긴 혀를 부들부들 좌우로 흔든다.

 물소의 혀가 진흙 늪 속에 위를 보고 파묻힌 닌자 슬레이어의 온몸을 핥았다. 굴욕감과 초조함이 닌자 슬레이어의 가슴 속을 태운다. 그리고 갑자기 닌자 슬레이어의 마음 속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금까지 몇번이나 후지키도를 꼬드기려한 그 원념으로 가득 찬 목소리가.

"""후지키도 켄지여, 지금부터는 나에게 맡겨라. 내 암흑 카라테의 힘이 있다면 이 다친 육체를 움직여 소우카이 닌자 놈들을 모조리 죽일 수 있다"""......라고. 시간은 그야말로 우시미츠 아워. 요괴와 악마가 일어나는 어둠의 시간이었다. 평소의 후지키도 켄지였다면 이 목소리를 무시했을 것이다.

 ALAS! 그러나, 이 무슨 비극이란 말인가! 두 은인을 너무나 생각한 나머지 미숙한 후지키도 켄지는 그 무시무시한 목소리에 대답하고야 만 것이다. 후지키도 본인은 커녕 드래곤 겐도소조차 그 정체를 알아낼 수 없었던 정체불명의 닌자 소울의 목소리에.

(((내 몸에 깃든 이름 모를 닌자여. 나 대신에 이 몸을 움직여 주게. ...밉다! 그 소우카이 닌자들이 밉다! 죽이고 싶다! 그리고 모든 것을 끝내고 차가운 후톤 이불에 들어가 죽은 자처럼 평안함 속에 몸을 눕히고 싶다!))) 그 순간, 후지키도의 의식은 완전히 사라졌다.

 닌자 슬레이어의 오른손이 사후경직처럼 꿈틀꿈틀 움직이기 시작한다. 화상을 입은 물소의 혀를 재빠르게 붙잡아 끌어 당긴다. 물소가 흘린 피로 멘포를 붉게 물들이면서 닌자 슬레이어는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후지키도 켄지의 웃음이 아니었다. 지옥의 밑바닥에서 울려퍼지는 것만 같은 나라쿠 닌자의 웃음이다.

 이리하여 후지키도 켄지의 정신을 몰아넣어 육체의 컨트롤을 빼앗은 나라쿠 닌자는 화상 입은 물소 무리를 순식간에 캐틀 뮤틸레이션*을 일으킨 뒤 휴지 슈리켄이 남긴 피 흔적을 쫓아 음속과도 같은 스피드로 메갈로 하이웨이를 내달렸다.
* 가축 납치. 들판의 소가 UFO 등에 납치당한 것처럼 피와 내장 등이 다 빠진 상태로 방치된 사고에 쓰이는 말이다.

 너무나 엄청난 스피드 때문에 충격파가 발생하여 중앙 분리대에서 빛나는 요로시=상의 전광게시판이 쪼개지고 '폭력단 추방' '녹색을 소중히' '먼저 하시길' 이라 적힌 옛 좋았던 시절의 녹슨 간판들이 장지문처럼 몇 장이고 날아간다. 그 뒤 고작 몇 분만에 이 괴물은 폐허가 된 인터체인지를 통과했다.

 학원도시 폐허를 질주하면서 닌자 슬레이어는 멘포 속에서 불길한 웃음을 띄웠다. 살인충동을 억누르지 않고, 홍소가 흘러 넘친다. 입가에서는 침을 흘리며, 오른쪽 눈은 동공이 열리어 검은 눈동자가 깨알처럼 작아졌다. 목을 부러뜨리는 감촉에 목마른 왼손은 쉴 새 없이 춉 동작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후지키도여, 훌륭하도다""" 나라쿠 닌자의 목소리가 뇌 안에서 에코가 되어 울린다. """가만히 정신적 후톤 이불 속에서 보고 있거라. 세 소우카이 닌자들만이 아니다. 드래곤 도죠의 닌자들도 모조리 죽여주마. 나는 그들의 핏속에서 너를 깨워주도록 하지!"""

 장면은 다시 도죠로. "사츠바츠(살벌)!" 폭주하는 닌자 슬레이어는 멘포의 공기 구멍에서 지옥의 증기를 뿜어내며 한층 더 회전 속도를 빠르게 한다. 위험한 회전이다. 까마귀의 깃털을 휘감아 칠흑의 거대 소용돌이를 만들어 낸다. "이얏-!" 양팔이 촉수 모양 생물처럼 쉴 새 없이 움직여 수리켄을 모든 방향으로 사출한다.

"끄악-!" 수리켄이 어스퀘이크의 온몸에 꽂힌다! "아이에에에에에!" 수리켄이 유카노의 다리에도 꽂힌다! "끄악-!" 쓰러져 엎드려 있던 휴지 슈리켄의 등에도 꽂힌다! "끄악-!" 남아있던 최후의 뉴비 닌자도 휘말려들어 죽었다!

 2미터 50센치미터라는 이상할 정도로 거구인 어스퀘이크에게 있어서 수리켄이 입히는 상처 따위 백발을 먹더라도 치명상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눈에 꽂힌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끄악-!" 한쪽 눈이 짓뭉개지고도 두뇌파인 어스퀘이크는 냉정함을 잃지 않고 신속하게 작전을 변경했다. 적은 여자든 아이든 인질 따위는 개의치 않는 미친 살육자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유카노를 집어 던져 버리고 어스는 양팔로 몸을 지켰다.

 드래곤 겐도소는 뒤집어진 강화 다다미를 방패로 삼아 수리켄의 비를 막고 있었다. 그러나 이래서는 움직일 수가 없다. "역시 그 사라리맨에게는 사악한 닌자 소울이 빙의되어 있었던 것인가......! 유카노! 도망치거라!" 겐도소가 소리치자 유카노는 잠시 주저한 뒤 그 말에 따랐다.

 여기서 생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어스퀘이크가 정말 잠깐 동안 눈을 뗀 사이에 소용돌이가 홀연히 사라져 있었던 것이다. 나선형으로 휘감겨 있던 검은 까마귀의 깃털만이 후두둑 흩어지고, 닌자 슬레이어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어스퀘이크는 눈을 암시 모드로 전환했다. 바이오 야쿠자처럼 적외선 시각장치를 임플란트한 것은 아니다. 사이버네틱스 수술 같은 것 없이도 닌자들은 정신집중의 힘만으로 자유자재로 눈을 암시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어스는 소나 레이더처럼 기척을 찾는다. 산성비로 본보리 램프의 불이 하나, 또 하나 사라져 도죠 중심부는 암흑으로 변해간다. 무언가가 다가온다. 손으로 비틀어 들어 올린다. 평범함 까마귀다. 또 무언가가 다가온다. 역시나 까마귀. 그렇게 생각한 순간, 갑자기 등뒤에서 닌자 슬레이어가 날아들었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어스퀘이크의 목을 겨냥하여 카라테를 구사했다. 냉동 참치의 대가리조차 일격으로 분쇄할 정도의 무시무시한 살인 카라테를. 그러나 닌자를 기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어스는 몸을 비틀어 마주본 다음 양팔로 이것을 가드한 뒤 자신의 자랑인 빅 카라테를 구사했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의 카라테와 피보라가 난무한다. "이얏-!" "이얏-!" 때때로 본보리 램프 하나가 숨을 되찾아 불이 들어 와 장렬한 닌자들의 사투를, 타마가와 하천 부지의 불꽃놀이 페스티벌 같이 떠오르게 했다가도 곧 사라져 간다.

"이얏-!" 냉혹한 살인 카라테를 구사하면서도 닌자 슬레이어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흘렀다. 생명의 은인인 유카노와 겐도소의 외침이 후지키도의 혼을 다시 불러내어 폭주를 멈추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미 늦어버렸다. ((...이럴 셈은 아니었다. 그 두사람을 지키러 왔었을 터인데...))

"이얏-!" "이얏-!"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진다. ...아니, 닌자 슬레이어가 힘에서 밀리기 시작한다. 나라쿠 상태인 그였다면 손쉽게 어스퀘이크를 고깃덩어리로 만들어 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폭주가 멈추자 암흑 카라테를 잃어버린 반동으로 그의 몸을 맹렬한 허탈감과 피폐함이 덮쳐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얏-!" 어스퀘이크의 통렬한 스트레이트가 정면에서 닌자 슬레이어의 배에 꽂혔다. "끄악-!" 후지키도의 몸은 포탄처럼 30미터나 날아가 불상 하나를 산산조각으로 만들어 버렸다. 벽에 붙어있는 '나무아미타불'이라는 슬로건이 닌자 슬레이어를 에둘러 조소하고 있는 것만 같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수리켄도 없다. 고립무원이다. 단숨에 승부를 내기 위해 어스는 도죠의 바닥을 삐걱이며 달려온다. 그 거구로 머리를 짓밟힌다면 닌자 슬레이어라 한들 죽을 것이다. 암흑 카라테의 힘은 더 이상 솟아나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죽어야만 하는 것이다)) 라고 후지키도는 생각했다.

(((지켜야 할 상대를 죽이려 하다니, 그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후지키도는 고뇌했다. (((나는 이미 몸도 마음도 닌자가 되어버린 것인가......? 그 밤, 나를, 그리고 내 처자를 죽인 닌자처럼. ......그렇다, 나는 죽도록 하자. 후톤 이불이 그립다. 세푸쿠(할복)할 수 있다면 하고 싶다......)))

"일어서라, 닌자 슬레이어=상!" 그 목소리에 무의식적으로 반응하여 닌자 슬레이어는 넥 스프링으로 몸을 일으켜 백 덤블링을 5번 구사했다. 그를 세푸쿠에서 구해낸 것은 전투 태세를 갖춘 드래곤 겐도소였다.

 겐도소는 어스퀘이크의 앞을 가로 막고서 그 주변을 뱅글뱅글 맹렬한 스피드로 달리며 거구 닌자를 농락했다. 그리고 외친다. "알겠는가, 닌자 슬레이어=상. 힘에 힘으로 대항하지 않는다. 인스트럭션 원(one)이다. 자네도 나와 같이 움직여라."

"Wasshoi!" 숨을 되찾은 닌자 슬레이어는 드래곤 겐도소와 함께 어스퀘이크 주변을 맹렬한 속도로 회전했다. 너무나도 빨라 잔상이 생겨난다. 스피드는 에너지를, 그리고 에너지는 수리켄을 만들어 간다. 닌자 슬레이어의 손에 수리켄이 돌아왔다.

 고속이동하면서 스승과 새로운 제자는 마음 속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째서 저를 도우십니까, 드래곤 겐도소=상. 저에게 리얼 주 짓수를 가르치시는 것을 그토록 주저하셨으면서)))

(((나는 오늘, 자네가 흘린 피눈물을 보았으며 또한 그 소울의 칠흑의 그림자와 황금색 빛을 보았기 때문이다. 닌자 슬레이어여, 자네에게는 킨카쿠 템플 높이 오를 정도로 숭고한 소울이 깃들어 있다. 내가 자네에게 길을 알려주도록 하마))) (((센세이-!!)))

"가자, 닌자 슬레이어=상! 이얏-!" 두 사람은 어스퀘이크를 향해 머신건처럼 수리켄을 던졌다. 두 사람의 호흡은 딱 맞아서 어스퀘이크의 전후좌우에서 동시에 수리켄이 사출되었다. 한 발도 빗나가지 않는다.

"알겠는가! 이것이, 인스트럭션 원의 극의. 백 발의 수리켄으로 쓰러뜨릴 수 없는 적이라 하여 한 발의 힘에 의지해서는 아니된다. 천 발의 수리켄을 던지는 것이다!" 겐도소가 선문답 같이 깊은 주 짓수의 진리를 외친다.

"끄악-!" 어스퀘이크의 온몸에 무수한 수리켄이 꽂혀간다. 군대 개미에 습격당하는 도산코(홋카이도) 그리즐리 베어처럼 그 거대한 몸이 검은 수리켄으로 빈틈없이 덮혀 간다. 두뇌파인 어스는 자신이 자랑하는 사고회로를 풀 회전시켜서 냉정하게 전황을 분석하려고 했다.

 그러나 대답은 명백, 승산은 제로다. 컴퓨터 디스플레이처럼 냉담한 어스의 뇌리에는 지금 '나무아미타불' 이라는 여섯 글자만이 표시되어 있다. 더 이상 대응할 수단이 없단 말인가.

"휴지! 일어나 줘! 나에게 지원공격을!" 어스퀘이크는 자존심을 버리고 꼴사납게 외쳤지만 휴지는 다다미에 엎드린 채 움직이지 않는다. '인과응보' 라는 네 글자가 어스의 뇌리에 타이핑 된다.

 어스퀘이크의 온몸을 절망이 지배한다. 이 승기를 놓치지 않고 드래곤 겐도소와 닌자 슬레이어는 거인의 좌우에서 동시에 점프 킥을 구사했다. "이얏-!" "이얏-!" "끄악-!"

 좌우 양쪽에서의 날카로운 날아차기가 어스의 머리에 명중하고, 두꺼운 목이 바리키 드링크 CM 광고처럼 기세 좋게 비틀려 떨어지며 상공으로 날아갔다. "사요나라!" 어스퀘이크의 머리는 공중에서 단말마의 외침을 지르며 폭발했다.

 목을 잃은 거인의 몸은 미즈게이(水芸, 물을 사용하는 곡예)처럼 높이 10미터 정도 되는 피분수를 분출하고서 쿠웅하고 다다미에 쓰러졌다. 무너져 내린 천장에는 무수한 까마귀들이 떼를 지어 초대받지 않은 외부인의 죽음을 내려다 보며 까악 까악하고 울고 있었다.

 힘이 다하여 다다미에 쓰러지는 닌자 슬레이어. "훌륭했다, 인스트럭션 원은 합격일세." 라는 겐도소. 그러나 후지키도는 죄책감이 되살아 나서 "센세이, 역시 안되겠습니다... 세푸쿠하게 해주십시오..." 라 신음했다. 드래곤 겐도소는 조용히 다가가 말을 걸려고 했다. 그 순간이었다.

"이얏-!" 빈사 상태에 빠져 있던 휴지 슈리켄이 최후의 집념으로 바람총을 쏘았다. "끄악-!" 주사 바늘이 드래곤 겐도소의 목에 꽂힌다! 요로시상 제약이 극비리에 개발한 안티 닌자 바이러스가 일본 최후의 리얼 닌자의 체내에 피도 눈물도 없이 침입한다!

"끄악-!" 몸부림치며 거품을 무는 드래곤 겐도소. 온몸의 혈관이 검게 변색되어 지렁이처럼 표피 위로 떠올라 피부를 안쪽에서부터 찢어버리려는 듯 마구 날뛴다. "이얏-!" 최후의 일침을, 휴지 슈리켄은 닌자 슬레이어를 향해 쏘아냈다.

 그러나 닌자 슬레이어는 굵기 0.5 미크론의 극세 독침을 꿰뚫어 보고 그것을 검지와 중지만으로 잡아내어 뒤쪽으로 받아 넘겼다. "네 이놈! 잘도 센세이를!" 닌자 슬레이어는 휴지 슈리켄에게 마무리 일격을 취하기 위해 몸을 일으켜 술에 취한 게이샤와 같은 불안한 걸음걸이로 걸어간다.

 피를 너무 흘린 휴지 슈리켄은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중얼거렸다. (((젠장할, 스페어도 해내지 못했나. 하지만 마지막으로 드래곤 겐도소를 길동무로 삼았다. 나를 미끼로 삼은 어스퀘이크도 꼴좋게 됐구만......

 하지만 나도 마침내 여기까지인가. 이미 안티 닌자 바이러스 '타케우치'도 더 없다. 하다못해 다리가 움직인다면 할리 데이비슨에 내장된 소형 전술핵, 반자이 뉴크를 기동시켜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을 텐데. 젠장할, 내 몸은 이미 글렀어......)))

"휴지 슈리켄=상, 네놈은 역시 좀 더 빨리 죽여두어야 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어깨로 숨을 쉬며 휴지 옆에 다가가 오른쪽 발바닥을 휴지의 후두부 위에 올렸다. 그리고 최후의 힘을 쥐어 짜내어 다리를 들어 올린다. 이걸로 오시마이(끝장)를 내자.

"사요나라!" 닌자 슬레이어가 다리를 내리치면서 외쳤다. 그러나 그것과 동시에 강렬한 서치 라이트의 빛이 하늘에서 쏘아졌다. "끄악-!" 암시 상태가 되어있던 닌자 슬레이어의 눈은 갑작스러운 맹렬한 빛을 받아 쇼크 상태에 빠져 일시적인 장님 상태가 되어 버렸다. 우활! 이 무슨 미숙함!

 소음이 들려온다. 헬카이트를 길잡이로 삼아 소우카이야의 무장 헬기 군단이 시체에 무리지어 모이는 대머리 독수리처럼 덮쳐든 것이다. 6대의 무장 헬기에서 도죠를 향해 개틀링건 일제 사격이 이루어진다. 1초에 30발이라는 맹렬한 사출속도로 인해 총알은 빗속에서도 타올라 도죠를 불바다로 바꾸어 간다.

"AAARGH! 안 된다, 닌자 슬레이어=상, 도망치는 것이다!" 정신력으로 바이러스 발작을 일시적으로 억제한 드래곤 겐도소가 격렬한 통증을 견디며 일어났다. "이얏-!" 5연속 백 덤블링과 옆구르기. "이얏-!" 그리고 물 흐르는 것 같은 브릿지로 겐도소는 개틀링건 사격을 피해냈다.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여전히 두 눈을 누르며 고통에 빠져 있었다. 적은 곧 겐도소에서 닌자 슬레이어로 공격 목표를 바꿀 것이다. 이대로라면 벌집이 되고야 만다. "닌자 슬레이어=상! 내 목소리를 따라와라! 하이! 여기다!"

 드래곤 겐도소는 폭발 직전인 자신의 몸을 채찍질 하여 대불 앞에 있는 검은 다다미를 두드렸다. 다다미가 뱅글 회전해서 시크릿 패스웨이가 드러난다. "이쪽이다, 닌자 슬레이어=상! 서둘러라!"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그저 센세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무턱대고 달려갈 수 밖에 없었다.

"헬카이트=상, 적이 도망쳐 버립니다."라는 무장 헬기를 조종하는 Y-12형 야쿠자. 태연히 헬카이트가 대답한다. "노 프라블럼. 우리들의 임무는 도죠에 불을 지르는 것. 할리 데이비슨을 노려라. 반자이 뉴크를 터뜨려."

 스승을 짊어진 닌자 슬레이어는 지하 하수도를 시속 120km로 내달려 신사 카테드랄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맨홀을 빠져 나와 지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드래곤 겐도소는 닌자 슬레이어를 지하로 유도한 직후에 의식을 잃은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신사 카테드랄 쪽을 보자 거미 새끼가 흩어지듯 무장 헬기 군단이 날아서 떠나는 참이었다. 불온한 움직임이다, 라고 닌자 슬레이어는 상황을 헤아린다. 몇 초 뒤, 메가톤급 폭발이 신사 카테드랄 중심부에서 발생했다. 반자이 뉴크다.

 시야가 흔들린다. 대기가 흔들리는 것이다. 충격파가 온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닌자 슬레이어는 학원도시 폐허를 전속력으로 달렸다. 빛으로 된 돔이 등뒤에서 천천히 다가온다. 빛에 집어삼켜진 가련한 물소들은, 까마귀들은, 죽순들은 순식간에 증발해 간다.

 달려라! 닌자 슬레이어! 달려라! 맹렬한 폭발을 등지고서 닌자 슬레이어는 카라테의 힘으로 계속해서 달렸다.

 그러나 전투 뒤에 또 이어지는 전투의 피로가 비정하게도 발을 엉키게 했다. 폭발의 충격을 피하기 위해 트윈 타워 빌딩을 수직으로 뛰어 오르던 닌자 슬레이어는 발이 미끄러져 낙하했다. 그리고 두 닌자는 반자이 뉴크로 인해 생겨난 빛으로 된 돔 속으로 희미하게 빨려들어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서프라이즈드 도죠 (Surprised Dojo)]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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