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들리・비젼즈【컷・더・보틀넥】
【컷・더・보틀넥】
차가운 콘트리트 벽에는 『맛있는』『맥주』『병입니다』등의 딱딱한 공업용 폰트가 빛 바랜 오렌지색으로 적혀 있었다.
여기는 버려진 맥주병이 모인 공장. 남은 빈 병은 전부 목 주변이 잘려나가 방 구석에 높이 쌓여 있었다.
그 훌륭한 절단면을 보면 일목요연하다. 닌자의 소행이다. 닌자의 자비없는 카라테가 이 공장 터에 남은 빈 맥주병들을 한병도 남김없이 잘라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제 이 닌자의 포악성과 비인간성은 그저 맥주병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되었다. 금단의 영역까지 에스컬레이트했다.
“흥흥, 흥흥흐흥……”
닌자는 콧노래를 부르며 카메라가 달린 IRC단말기를 조작해 동영상 촬영 모드를 on했다.
“찍히고 있는 건가? 좋아……”
그리고 나서는 콘크리트 벽쪽으로 걸어가 촬영은 잘 되는지, 빛은 잘 비치는지를 확인한 다음 IRC단말을 벽에 꾹 눌러 붙였다. IRC단말의 뒷면엔 셀카용 흡착판이 붙어있었다.
“흥흥, 흥흥흐흥…… 그러면, 시작하겠습니다!”
즉석에서 촬영카메라를 설치한 후, 닌자는 화면에 대고 싱글벙글 웃으며 말을 건넨 다음 복수의 조명이 비추는 구역으로 향했다.
걸을때마다 철컥, 철컥 하는 무거운 기계구동음이 울렸다. 이 닌자는 강화외골격 파워드슈트를 장착하고 있는 것이다. 노출되어 있는 것은 검은 복면을 덮어쓴 얼굴과 희게 빛나는 눈, 그리고 IRC단말의 터치패널을 조작하기 위한 양손뿐이다.
철컥, 철컥. 기계음과 콧노래가 기묘한 리듬감으로 화음을 이룬다.
“흥흥흐흐흥……”
조명 아래 군데군데 벗겨져 드러난 콘크리트 바닥에는 쇠사슬로 묶인 불쌍한 야쿠자나 오이란이 몇 명인가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었다. 근처 야쿠자 사무실에서 납치해온 것이다. 닌자가 접근하자 그들은 최후의 심판의 날이 다가온 것을 깨달은 무력한 죄인처럼 비통한 신음소리를 내었다.
“우우……” “도와, 도와주세요……” “아이에에에에……”
“어.느.것.을.고.를.까.요.알.아.맞.춰.보.세.요.”
닌자는 듣는 체도 않고 야쿠자 한 명을 랜덤하게 골라 한손으로 가볍게 안아올렸다. 그리고 철제 고정구에 옮겨 구속벨트를 강하게 조였다.
“아이에에에! 싫어! 아이에에에에에!”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는 야쿠자는 몸을 비틀며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하지만 닌자의 완력은 묵묵히 야쿠자를 밀어붙여 그를 고정구에 묶을 뿐이었다.
“흥흐흥흥……”
“아이에-에에에에!”
꽉 묶인 야쿠자는 움직일 수 없는 직립부동자세로 섰다. 그야말로 보틀넥 컷 춉을 위해 고정된 병과 같다.
“아이에에에에! 그만해! 이런…… 이런 비인도적 행위가 용서받을 수 있을 거라……!”
야쿠자는 필사적으로 애원했다. 하지만 닌자는 아무 말 없이, 눈에도 보이지 않을 속도의 춉을 내질렀다!
“이얏-!”
“아밧-!”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야쿠자는 멋드러진 수평 카라테 춉을 받고 목이 절단되어 요절했다. 날아간 머리가 다른 야쿠자나 오이란 사이로 굴러갔다. 사위스러운 절규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우와하하하하하! 역시 보틀넥 컷 춉은 살아있는 병이 제일이지! 상쾌감이 차원이 다르군! 그럼, 다음은 무슨 병으로 할까나……!”
닌자는 야쿠자 시체를 고정틀에서 떼어내 내던졌다. 그리고 남은 모탈들을 품평하듯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차례차례 바라보았다. 최종적으로는 여기 있는 전원을 컷한다. 하지만 순서는 중대한 사항이다.
“아이에에에에에! 주…… 죽이지 말아주세요! 여…… 여고생이고, 체험입점했을 뿐이에요! 아이에-에에에에에에!”
닌자와 눈이 마주친 사이버 선글라스 오이란이 필사적인 꼬락서니로 빌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것이 닌자의 사악한 가학심을 자극해 버렸다.
“여기 이 병에서 깜찍한 울음소리가 나는군. 금발이라 카메라빨도 잘 받겠어.”
“아이에에----에에에에에!”
닌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여고생 오이란쪽으로 향한 뒤 잠자코 안아올렸다. 그리고 콘크리트 벽에 설치된 IRC 단말의 셀카 카메라를 보고는 쾌활하게 말했다.
“다음은 여기 금발 오이란 병으로 해보겠습니다!”
닌자는 즐거운 듯이 오이란을 아까의 고정틀에 구속하기 시작했다.
“엄마! 엄마아아! 아이에-에에에에에!!”
아무리 외치고 저항해도 닌자의 폭위(暴威)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이 이상 모든 희망이 산산조각 나는가 싶은 순간…… 바로 그 때였다. 자물쇠가 걸린 무거운 철문이 복도쪽에서 힘껏 걷어차여서 열린 것이다!
“Wasshoi!”
자물쇠가 산산조각났다! 사위스럽고 역동감 있는 카라테 샤우트가 실내에 울려퍼진다! 거의 동시에, 4장의 수리켄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와, 닌자가 입은 파워드슈트의 등에 꽂혔다!
“끄악-!? 누…… 누구냐!?”
닌자는 당황해하며 찌그러진 철문쪽을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검붉은 닌자 장속을 입은 처음 보는 닌자가 서 있었다.
“네…… 네녀석은 대체……!?”
“도-모, 브루탈기어=상. 닌자슬레이어입니다.”
남자는 그렇게 이름을 대고는 오지기했다. 그 온몸에서는 사위스러운 킬링 오오라가 뿜어져 나와 격렬하게 소용돌이치듯 주변 아트모스피어를 일그러뜨렸다.
“도, 도-모, 닌자슬레이어=상. 브루탈기어입니다. 이자식, 대체 어떻게 내 이름을……!?”
“죽일 거니까.” 닌자슬레이어가 주먹을 쥐고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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