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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애프터매스】

이 소설은 Twitter 연재시 로그를 그대로 보관한 것으로 오탈자 등의 수정은 기본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이 에피소드의 가필수정판은 상기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 ‘닌자 슬레이어 네오 사이타마 염상 1’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어 번역자 코멘트 : 상기 물리서적 / 전자서적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은 일본어판인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본어 원본의 오탈자 수정을 가능한 한 진행하고 있으나 미흡한 점이 있으면 닌자 슬레이어 공식 디스코드의 KR 채널 혹은 DC인사이드 닌자 슬레이어 마이너 갤러리를 통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この記事は【ジ・アフターマス】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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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 슬레이어 제1부 '네오 사이타마 염상'에서


【디・애프터매스】


1

 보이는 것은 어디까지고 빛바래고 금 간 평탄한 황야였다. 번개를 머금은 음울한 구름이 상공을 어디까지고 덮더니, 그을음 섞인 진흙투성이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중금속 섞인 산성비와는 또다른, 콜타르 같은 비이다.

 상공을 가끔 통과하는 것은, 무슨 조사목적으로 여겨지는 정부의 비행선이다. 지상에 서치라이트를 뿌리며 고속으로 날아서 멀어져 간다. 불운하게도 번개의 직격을 받아, 연기를 피워올리며, 지평선에 소리도 없이 천천히 가라앉아 간다.

 한 조각의 생명조차 보이지 않는 불모. 이것은 바로 소규모 핵폭탄 「반자이・뉴크」에 의해 일어난 말법적인 광경이다.

 예전에 히카리=상 신가쿠(진학)・학원도시를 구성했던 고층빌딩의 폐허나 회색의 대나무숲 같은 것은 반자이・뉴크의 충격파에 의해 모조리 불태워져, 무정한 살풍경으로 전락해버렸다.

 그 살풍경 황야를, 기계적인 발걸음으로 계속 걷는 생명체가 있었다.

 그 생명체는......인간이다. 그리고, 닌자다. 검붉은 닌자 장속을 입은 닌자가 걷고 있는 것이다. 등에 업고 있는 것은, 커다란 자루......아니, 드래곤의 자수가 수놓여 있는 닌자 장속이다. 생사가 불분명한 늙은 닌자를 업고 있다.

 그렇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대로이다. 그는 바로 닌자슬레이어, 후지키도・켄지. 생사불명의 노인은 드래곤 도죠의 마스터 센세이, 드래곤・겐도소이다.

 소우카이・식스게이츠의 닌자, 헬카이트의 지시로 일어난 그 가공할 폭발에서 어떻게든 생명을 부지한 것인가. 분명 그 때, 두 사람은 고층빌딩에서 발을 헛디뎌 폭발의 한가운데에 삼켜졌을 터이다.

 생존의 수수께끼, 그 해답은 물론 닌자 슬레이어와 빈사의 드래곤・겐도소에 의한 순간적으로 행해진, 놀라울 만한 짓수였다.

 드래곤・겐도소를 감싸며 수직낙하한 닌자슬레이어는 폭발에 삼켜졌다. 하지만 그의 비범한 닌자 내구력은, 수 초 간의 폭발을 견뎌 보였다. 낙하의 기세로 닌자슬레이어는 수직으로 깊이 굴을 파, 그 깊은 바닥에서 지긋이 숨을 죽였다. 토둔=짓수*이다.
*최근의 닌자 슬레이어 속 표기와는 달리 짓수에 등호(=)를 쓰고 있다.

 그 세로로 판 굴의 안에서, 두 사람은 수십 시간에 걸쳐 미동도 하지 않고서 참고 견딘 것이다. 그 순간의 판단, 아직 미숙한 후지키도가 직접 창안한 발상은 아니다. 낙하의 수 초 사이에 행해진 드래곤・인스트럭션의 덕택이었다.

 닌자슬레이어가 똑바로 걷는 방향의 너머에는 아지랑와도 같은, 형형색색 빛의 입자가 떠 있다. 네오사이타마, 카스미가세키의 고층빌딩군(群)이 발하는 빛이 간신히 이 땅에까지 도달해온 것이다.

"......벗어났느냐, 후지키도." 업혀 있는 드래곤・겐도소가 입을 열었다. "센세이!" 요행! 닌자슬레이어는 놀라서 낯빛이 변했다. "살아계셨군요....!"

"원통하구나. 나의 몸속에는, 그 정체 모를 독이 아직 깃들어 있다. 수족을 놀리는 것도 마음대로 안 된다. 진실로, 우카츠(우활)였구나." "센세이......"

 두 사람은 그것을 마지막으로 말을 섞지 않은 채, 몇 시간을 계속해서 걸었다. 마침내 다시 드래곤・겐도소가 입을 열었다. "알겠느냐, 후지키도. 드래곤・포레스트다." "드래곤・포레스트?"

"그래. 네오사이타마의 메갈로공업지구 안에, 아직 더럽혀지지 않은 수호신의 숲이 있다. 손바닥 만한 좁은 토지지. 그곳에는 우리 드래곤・닌자・클랜과 형제의 언약을 맺은 아와비(전복)・닌자 클랜의 수호신을 모시는 슈라인(Shrine)이..... 고홋! 고홋!" "너무 말씀하지 마십시오. 몸에 해로우십니다!"

"아와비・닌자・클랜의 핏줄은 아득한 옛날에 끊어진지 오래이지만, 그렇기에... 그놈들도 주의를 기울이는 일은...... 고홋! 거기까지...... 거기까지 다다른다면, 남은 인스트럭션을...... 너를 완전한 닌자로...고홋! 고홋!" 드래곤・겐도소는 재차 의식을 잃었다.

 닌자슬레이어는 업고 있는 노인에게 염려스러운 일별(一瞥)을 보내더니, 먼 길의 네온 아지랑이를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드래곤 포레스트......"

"묘하 다. 걸 어 온 다. 저 것 은*?" "그라운드 제로 방향에서 온 건가?" "그 렇 다. ...... 아 니, 기다려 라...... 설 마 그 런... 저 것 은......" "이것 봐, 나한테도 보여달라고, 건틀릿=상. 내 스코프로는 전혀 안 보여." "저 것 은...? 저 것 은, 저 것 은, 닌자슬레이어!?" "아니, 나도 스코프 좀...뭐라고!?"

*건틀릿의 말투는 부자연스러운 카타카나로 표기되어 있어, 부자연스러운 띄어쓰기로 번역하였다.

 히카리=상 신가쿠 학원도시의 부지를 향하는 절벽 위. 쐐기풀의 덤불에서 살며시 몸을 일으킨 것은, 소름끼치기 그지없는 실루엣이었다. 쓰레기와 마른 풀을 마구잡이로 섞은 듯한, 징그러울 정도로 텁수룩한 빅풋 같은 괴물적인 형상이, 두 명.

 그 중 한 사람이 등 언저리를 주무르니, 괴물의 털가죽을 방불케 하는 것이 내부에서 열리고, 안에서 마른 풀색의 닌자 장속을 입은 사내가 나타났다. "닌자슬레이어라고 말했나? 스코프를 보여 줘, 빨리!" "이 봐, 나 의, 길리 닌자 장속 을, 멋 대 로 벗 지 마 라!" "시끄러! 이런 걸 어떻게 계속 입냐!"

 마른 풀색의 닌자는 아직 「길리 닌자 장속」을 입은 채인 나머지 한 사람에게서 스코프를 낚아챘다. 그것을 목 빼고 들여다보더니, 말문이 막혔다. "붓다! 저거 진짜 닌자슬레이어다!"

"아 무 튼, 헬카이트=상 에게 IRC 로 보고 를......" "어어, 그래... 아니, 기다려." 마른 풀색의 닌자는, 휴대 IRC를 조작하려 한 길리 닌자 장속의 닌자를 말렸다. "멈춰라, 건틀릿=상. 다메다."

"왜 지?" 건틀릿이라 불린 이형 닌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센티피드는 건틀릿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이건 운수 제대로 좋은 거라니까! 생각해 봐, 건틀릿=상. 그 지긋지긋한 놈에게 공훈을 갖다바칠 필요는 없다고."

"흐 음." 건틀릿은 턱을 숙이고 잠깐 심사숙고했다. 그 손에 장착된 투박한 특수 닌자 코테*가, 코드네임의 유래이리라. 가스마스크와 닮은 특수한 멘포가 사위스럽다. "일리 있 군."

*코테(小手)는 검도에서의 손목보호대를 말한다. 요즘은 브레이서라고 표현된 때가 많다.

"그렇다니깐?!" 센티피드는 몸을 젖히듯 하며 말했다. "줄 좀 탈 줄 안다고 요령도 좋게 식스게이츠의 여섯 명에 쳐 들어가다니! 애송이가!" "......녀 석 의 실력 은 실제 대 단 하 다, 센티피드=상." "난 인정 못해!" "질투 는 판단 을 둔하 게 한 다."

"아무튼! 닌자슬레이어랑, 드래곤・겐도소가 세트다. 아부하치토라즈*! 그것도 놈들, 저 반자이・뉴크로 죽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실제 죽기 직전이 아닐까?" "일리 있 군."

* 虻蜂取らず에서 온 표현으로 보인다. 본래는 두 마리 토끼를 쫓으면 한 마리도 얻지 못한다는 뜻이나, 닌자 슬레이어에서는 일석이조라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알겠지! 공훈은 똑같이 나누기다! 헬카이트 놈에게는 손톱만큼도 안 준다! 이걸로 닌자슬레이어와 드래곤・겐도소를 죽이고, 우리가 어스퀘이크와 휴지수리켄의 후임을 겟! 알겠지!" "알 겠 다, 알 겠 어." 건틀릿은 무감정하게 끄덕였다. "조오았어!" 센티피드가 몸을 젖혔다.

 얼추 감정을 분출한 후에, 센티피드는 놀라울 정도로 평정을 되찾았다. 스위치 온・오프가 확실한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 다녀온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IRC 단말은 쓰지 말라고. 곧바로 새나갈 테니까. 봉화를 쓴다." "봉화. 괜찮은 가?"

"아아, 괜찮아. 귀찮은 헬카이트는 어차피 다른 일 중이다. 놈만 따돌리면, 그 외에 눈치챌 놈은 없어. 문제없다." "좋 다. 가 라." "오탓샤데-!" 센티피드가 낭떠러지에서 다이브했다.

 키요미즈*! 센티피드는 수직낙하의 기세로, 황무지의 지면을 쳐부수며, 땅속으로 돌입했다. 그렇다. 닌자슬레이어가 반자이 뉴크를 피했던 것과 같은 무브먼트, 즉, 토둔=짓수이다.

* 교토의 키요미즈데라의 전설에서 가져온 표현으로 보인다. 무대의 난간에서 뛰어내린 뒤 살아남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으며, 「키요미즈데라에서 뛰어내린다」라고 하면 「사생결단을 내린다」「배수진을 친다」라는 의미가 된다.

 파트너의 낙하를 지켜본 건틀릿은 다시 쐐기풀 덤불에 몸을 숨겼다. 무릎 앉아 자세로, 세운 좌측 무릎에, 특이한 닌자 코테를 장착한 왼손을 얹는다. 코테는 왼손 오른손 모두 투박하지만, 서로 역할이 다른 것인지, 모양이 각각이었다. 그리고, 스코프를 특수 멘포에 장착, 고정. 솜씨! 손으로 받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건틀릿의 스코프 시야가, 아득히 먼 닌자슬레이어를 포착한다. 드래곤・겐도소를 업고, 똑바로 네오사이마타를 향해, 착실한 걸음으로 나아가고 있다.

 "솜 씨 를... 보 여 주 실 까..." 건틀릿은 무릎에 세운 왼손에, 오른손을 뻗어 비비듯 했다. 양손의 닌자 코테에 붙어 있는 호일이, 부싯돌 같은 불꽃을 튀기며 회전을 개시한다. 착, 착 하며 소리를 내고, 문지를 때마다 그 회전속도는 증가되어 간다.

 닌자슬레이어로부터 어느 정도 떨어진 황야 위에서, 첫 봉화가 올라왔다. 센티피드가 땅 속에서 한 번 떠올라, 접근의 신호를 낸 것이다. 연약한 증기의 가닥은, 모르는 자에게는 아지랑이나 비슷한 무언가로 비친다.

 마우스피스형 트리거 스위치를 물고, 스코프의 배율을 어지럽게 변경하면서, 봉화와 표적을 주시한다. "3...2..." 건틀렛이 우물우물 중얼거린다. "1...!" 카운트다운과 아주 동시에, 닌자슬레이어의 발밑에서 땅이 갈라지더니, 자갈과 흙먼지가 튀어올랐다.

"뭣이!" 기절했던 드래곤・겐도소가 갑자기 고함을 쳤다. "센세이!?" 그 순간, 닌자슬레이어의 바로 옆 지표가 갈라지며, 자갈과 티끌을 분출했다. 무언가가 그곳에서 튀어나왔다! "이얏-!"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순간적으로 오른팔을 올려, 목덜미를 향한 공격을 코테로 가드했다. 아부나이! 드래곤・겐도소에 의한 한 순간 빠른 경고가 없었다면, 닌자슬레이어의 목에서 윗쪽은 몸과 사요나라했을지도 모른다!

 땅속에서 튀어나오는 앰부쉬를 건 적 닌자는 빙글빙글 뒤로 회전하며 착지했다. 닌자슬레이어는 그 마른 풀색의 닌자를 향해 카라테의 자세를 취했으나...... "안 된다! 아직이다!" 등에 업힌 겐도소가 외쳤다. "!......이얏-!"

 챙, 하고 새된 금속음, 그리고 불꽃! 위험함! 닌자슬레이어가 순간적인 수평 촙으로 튕겨낸 것, 그것은 네오사이타마의 방향에 솟아 있는 절벽에서 가공할 속도로 날아온 수리켄이었던 것이다!

"뭐라고-!? 이녀석, 첫 수를 전부 쳐 막았다고!?" 마른 풀색의 닌자가 씹어뱉듯 말했다. 닌자가 양손을 휘두르니 양손의 앞에서 위험한 발톱 형태의 무기가 튀어나왔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닌자슬레이어=상. 센티피드입니다." 습격자는 조급히 오지기했다.

 닌자슬레이어는 아이사츠를 돌려주려 했으나, 절벽에서 사출된 두 발째의 수리켄을 튕겨내는 것이 먼저였다. 그리고 다시 아이사츠했다. "도-모. 처음 뵙곘습니다, 센티피드=상. 닌자슬레이어입니다. 이쪽은 드래곤・겐도소=센세이입니다."

"이얏-!" 센티피드가 점프했다. 양손의 클로가 덮쳐온다! 닌자슬레이어는 드래곤・겐도소를 한 손으로 업은 자세인 채로, 그것을 요격하기에 여념이 없다. 추가로, 멀리에서 날아오는 저격 수리켄!

 과연 닌자슬레이어는 이 너무나도 질 나쁜 습격을 타파할 수 있을 것인가!? 드래곤 포레스트로 향하는 길고 고통스러운 여로가 지금, 막을 올린다!


2

"이얏-!" 드래곤・겐도소를 업은 채, 닌자슬레이어는 오른쪽 무릎을 높이 올려, 덮쳐오는 센티피드의 오른손 클로를 찼다. 공중에서 밸런스가 무너진 센티피드는 공격의 기회를 놓치고 왼손으로 추격하길 포기했다.

"이얏-!" 교활한 히트 앤드 어웨이 전술로 다시 뛰어올라 거리를 벌린 센티피드에게, 닌자슬레이어는 수리켄을 던진다. "이얏-!" 센티피드의 클로가 빛나며 너무나도 간단히 수리켄을 도탄시킨다. "또다. 하이! 온다!" 드래곤・겐도소가 외쳤다.

 부웅! 둔탁한 금속음! 닌자슬레이어는 간신히 멀리서 날아온 저격 수리켄을 세 번째로 튕겨내었다. "이래선 방어에만 급급하게 된다. 놈을 배제하지 못하면 승리를 쥘 수 없다!" 겐도소가 말했다.

"알겠느냐, 인스트럭션이다! 닌자는 지수화풍의 정령과 항상 커넥트하고, 다루는 존재다. 이것을 풍림화산이라 칭한다! 아까의 토둔으로 너는 이미 그 가르침의 입구에 서 있다. 하이! 생각하거라!" 겐도소는 재빨리 교시(教示)했다.

"시끄러운 노인네구만-!" 센티피드가 노성으로 말을 잘랐다. 드래곤・겐도소의 어드바이스만 없다면, 닌자슬레이어를 세 번은 죽였을 터였다. "닥치고 쳐 뒈지기나 하라고!" 센티피드가 양팔을 휘두르자, 클로는 더욱 늘어났다. 두 배의 길이이다. 위험!

"이얏-!" 센티피드가 클로를 수평으로 세워 ,빙글빙글 회전하면서 덮쳐든다! 길이는 두 배!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재빨리 돌려차기를 내질렀다. 아니, 너무 빠르다. 센티피드에게 닿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으로 된 것이다. 네 번째의 둔탁한 금속음! 그렇다. 닌자슬레이어의 돌려차기는 저격 수리켄을 쳐내기 위한 것이었다. 그 발차기의 기세를 실어, 다시 한 번 회전, 연속 돌려차기를 내뻗었다. 이것이 그가 노린 바였다. "이얏-!" "끄악-!"

 첫 번째 발차기가 센티피드에게는 페이크가 된 것이었다. 닿지 않은 것으로 한 순간 방심한 센티피드의 턱을, 2회전째의 돌려차기가 포착하고 있었다. 몸집이 작은 센티피드가 날려져 땅바닥에 부딪힌다!

 센티피드는 추격을 경계하며, 스프링 킥으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추격은 없었다. 발차기의 기세를 실어, 닌자슬레이어는 그 장소에서 계속 회전하고 있었다. 회전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마치 팽이처럼!

"뭐 하고 자빠졌냐-!!" 센티피드가 갈했다. 그리고 알아챘다. 체중을 지탱하는 다리가 격렬한 회전으로 지면을 지우며, 흙먼지를 피워 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센티피드의 시계가 점점 흙색으로 희미해져간다. 설마 이것은! "연막!?"

 이 무슨 발상! 닌자슬레이어는 분진을 피워올림으로써, 저 멀리 절벽에서 대기하는 수리켄 스나이퍼의 시선을 보기 좋게 차단했다! 이것으로 저격 수리켄의 위협은 반감된다. "개짓거리를 잘도!" 센티피드는 이를 갈았다.

"훌륭하구나!" 등에 업힌 드래곤・겐도소가 칭찬했다. "잊지 말거라. 이것이 풍림화산이니라. 지수화풍의 정령을 방패로 삼거라!" "하이, 센세이!" "이 기회를 놓치지 말거라! 저격 닌자는 이 연막에 곧바로 적응할 것이다. 단숨에 센티피드=상을 결딴내거라!" "하이, 센세이!"

"하이는 개뿔이-!!" 센티피드가 발끈했다. "그 썩은 센세이 노인네와 함께 네기토로로 만들어주마!" 이 무슨 매도! 너무나도 심한 시츠레이에, 닌자슬레이어의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센티피드가 양팔을 휘두르니, 클로가 더욱 늘어났다. 길이는 세 배! 위험!

"이얏-!" 센티피드가 날아들었다. 지옥의 버닝 휠을 떠올리게 하는 위험한 클로의 종회전으로, 드래곤・겐도소를 업은 닌자슬레이어에게 육박한다! "센세이!" 닌자슬레이어는 겐도소에게 눈짓했다. "좋다! 하거라!" "이얏-!"

 나무삼! 닌자슬레이어는 자신의 센세이를 볼처럼 공중으로 멀리 던졌다. 무거운 짐에서 자유로워진 닌자슬레이어는 회전하며 육박하는 센티피드・휠을 손쉽게 피하고, 측면에서 지옥을 방불케 하는 펀치를 퍼부었다. "이얏-!" "끄악-!"

"이얏-!" 지면에 등을 향하는 자세로 쓰러진 센티피드를 향해, 닌자슬레이어가 뛰어올랐다. 양발을 모아서 낙하, 센티피드의 심장을 강렬하게 스톰프했다. 무자비!

"끄악-!" 그 자리로 드래곤・겐도소가 저스트 타이밍에 낙하해 온다. 닌자슬레이어는 센티피드를 밟은 채로 센세이를 캐치. 다시 들쳐멨다. 훌륭한 물리 계산이었다.

"젠장맞을-!" 센티피드가 몸을 뒤틀었다. 닌자슬레이어는 디딘 양발을 비틀어 더욱 깊이 파고들었다. "이얏-!" "끄악-!" 무자비! 마치 그것은 무카데(지네)를 밟아 으깨듯 하는 형용이었다!

"이걸로...... 이걸로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라-!" 센티피드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저주했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그자리에서 점프하여, 센티피드의 머리통을 있는 힘껏 밟았다.

 나무아미타불! 건틀릿이 스코프를 적외선 모드로 전환한 때에는 이미 승패는 결정나 있었다. 이제와서 그곳에 남아 있는 것은, 누워 있는 센티피드의 사체뿐이다.

 센티피드의 사체뿐? 우카츠! 건틀릿은 닌자슬레이어의 모습을 쫓으려 했다. 없다. 놓친 것이다! 시야가 좁다! 건틀릿은 황망히 특수 멘포에 고정된 스코프를 장착 해제했다. "아이에에에에에!"

 건틀릿의 입에서 꼴사나운 비명이 흘러나왔다. 스코프를 벗은 건틀릿의 눈앞에 닌자슬레이어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이 무슨 속도! 확실히 건틀릿은 색적의 테오리(Theory)를 그르쳐,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었다. 하지만 드래곤・겐도소를 업은 채, 절벽을 뛰어올랐다고 하는 것인가!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닌자슬레이어입니다. 이쪽은 드래곤・겐도소=센세이입니다." 닌자슬레이어가 아이사츠했다. 나무삼!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건틀릿입니다." "이얏-!" "끄악-!"

 닌자슬레이어의 오른손이 건틀릿의 목을 움켜쥐고, 들어올렸다. 건틀릿은 양손을 덧없이 버둥거렸다. 닌자슬레이어는 건틀릿을 노려보았다.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 "말할 것 은 무엇 도 없 다......" "이얏-!" "끄악-!"

 닌자슬레이어의 바이스 같은 닌자 악력이, 자비 없이 건틀릿의 목을 조른다! "대답해라. 대답하면, 카이샤쿠해주마. 입을 다물겠다면, 고통스럽게 죽일 것이다." "끄악-!"

"답해라. 네놈*들은 소우카이야의 닌자냐." "대 답 할 것 같 나... 끄악-!" 닌자슬레이어의 닌자 악력이 강해졌다. "물어볼 것 없다." 등에 업힌 드래곤・겐도소가 첨언했다. "놈의 멘포 마스크의 이마를 보거라. 크로스 카타나의 의장이다. 그것은 소우카이야의 엠블럼이다."

*닌자슬레이어는 여기에서 그대(おぬし, 오누시)가 아닌, 네놈(貴様, 키사마)이라는 2인칭 표현을 쓰고 있다.

"과연, 그렇군요. 그렇다면 다음이다. 이 땅에 다른 닌자가 있나?" "대 답 할 것 같 나... 끄악-!" 닌자 악력이 더욱 강해진다! 멘포 마스크의 고글 부분에 있던 유리가 깨졌다! "다른 닌자는 있나?" "어......없다." "이얏-!" "끄악-!" "정말이냐." "진 짜, 진 짜 다!"

"못 믿겠군." "반자이・뉴크 로, 너 희 는 사망했 다 고 판단되 어 있 다." 건틀릿은 멘포 마스크의 호흡구에서 후욱-후욱 하며 숨을 흘린다. "센티피드=상 과 나 는, 헬카이트=상 에 게 알리지 않 고, 너희 들 의 목 을 취 해, 공훈 을 따 려 고......"

 닌자슬레이어와 드래곤・겐도소는 마주보았다. "......놈의 말에 거짓의 울림은 없구나." 겐도소가 엄숙히 고했다. "정 말 이 다. 우 리 2명 은, 애 당 초 별개 의 암살임무 로, 이 장소......"

"아밧-!" 등 뒤의 파열음, 그리고 절규에, 닌자슬레이어는 재빨리 돌아보았다. "아바바바바바, 아바바밧-!" 나무아미타불! 그것은 무슨 이형(異形)인가!

 등 뒤의 지면을 깨부수며 튀어나온 것은, 다지(多肢)의 생물...... 아니! 그것은 바로 센티피드였다! 가슴부터 아래가 소실되고, 갈비뼈의 아래부터, 금속제의 무카데 형 사이버네틱 다지 몸통이 붙어 있다. 그것은 재빨리 지면을 기어, 양손의 클로로 닌자슬레이어에게 덮쳐들었다! "아밧-!"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한손으로 수리켄을 세 장 연달아 내던졌다. "아밧-!" 센티피드는 날아오는 수리켄을 피해, 기어간다! 그 멘포는 처참하게 부서져 있어서, 이미 치명상을 입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길동무다, 닌자슬레이어-! 나와 함께 갈갈이 찢긴 간모* 꼬라지가 돼 보자고-!"

*간모(간모도키)는 두부를 으깨서 채소를 섞은 뒤 기름에 튀긴 요리를 말한다.

"Wasshoi!" 닌자슬레이어는 재차 드래곤・겐도소의 몸을 하늘 높이 내던졌다! 그리고, 갑작스런 (센티피드의) 앰부쉬로 인해 지면에 팽개쳐져서, 포복으로 도주하려 한 건틀릿의 목덜미를 붙잡는다! "아이에에에!"

"이얏-!" 육박해 오는 센티피드를 향해, 닌자슬레이어는 건틀릿의 몸을 힘껏 던졌다! "아밧-!" "아이에에에에!" 양 손의 클로로 닌자슬레이어를 붙잡으려고 양팔을 벌렸던 센티피드는, 그 대신 건틀릿을 받았다. "뭐라고-!?"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수직으로 높이 뛰어올랐다. 공중에서, 드래곤・겐도소를 끌어안았다. 아래에서 건틀릿과 뒤엉킨 센티피드가 미친 듯이 절규했다. "개같은! 개같은-! 안 돼-아악!" 다음 순간, 센티피드의 시한식 자폭 폭탄이 타임 리미트에 도달하여, 착화!

""사요나라!"" 사이버네틱 무카데 바디와 길리 닌자 장속, 두 사람의 이형 닌자는 단말마의 외침을 동시에 발하며, 불길에 휩싸인 채 폭발사산헀다.

 폭풍이 사그라들기를 기다린 듯한 절묘한 타이밍에, 닌자슬레이어는 겐도소를 받들어 안은 채로 살포시 착지했다. "......닌자에게 죽음을." 닌자슬레이어는 낮게 중얼거렸다.

"센세이, 무사하신지." "후지키도......훌륭했다. 고, 고홋! 고홋고홋!" 긴장의 끈이 풀려서인지, 드래곤・겐도소는 격렬하게 기침했다. 닌자슬레이어는 쐐기풀이 자라난 절벽 위를 돌아보았다.

"놈들이, 이런 황야의 한가운데에까지 도보로 왔을 리가 없다. 근처에 이동수단이 있을 터...... 저거다!" 닌자슬레이어는 눈에 띄는 물건을 향해 달려갔다. "센세이, 조금만 더 참아주십시오!" 미채 시트로 카모플라쥬된 것은, 소형의 세스나(경비행기)이다.

"몰 수 있는 게냐, 후지키도......" 겐도소는 닌자슬레이어의 어깨 위에서 쌕쌕 거친 숨을 뱉었다. "어떻게든 하겠습니다." 2인승의 소형 비행기의 뒷좌석에 축 늘어진 겐도소를 앉히고, 자신은 운전석에 앉았다. 키는 꽂혀 있었다. 요행이다. 당초, (열쇠가) 없어도 어떻게든 해볼 셈이었다.

"조금만 더 참아주십시오." 닌자슬레이어는 다시 말했다. 덜덜덜 격려하고 불쾌한 진동과 함께, 소형 비행기는 미끄러지듯 몸을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떠올랐다. 번개 치는 두꺼운 먹구름과 무참한 크레이터를 뒤에 남기고, 작은 하루살이 같은 비행기는 위태롭게 날았다.

그 위태로운 궤적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그들의 미래를 암시하는 듯하였다.

【디・애프터매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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