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포-…… 파오-…… 포-. 장엄한 생황리드・사운드가 밤의 네오사이타마의 차가운 공기를 흔든다. 다이보쿠챠・템플의 정문은 형광 핑크의 네온으로 라이트업되어 있고, 정문 앞의 긴 돌계단에는 세븐・럭키・갓즈*가 가쓰시카 호쿠사이**풍 우키요에 파도를 항해하는 모습이 프로젝션 맵핑 영상으로 비춰졌다.
*실제 일본 민간신앙에 존재하는 칠복신을 말한다.
**葛飾北斎. 파도 등으로 유명한 에도 시대 말기 우키요에 화가이다.

　돌계단 기슭에는 아직까지 규제 로프가 쳐져 있고 「아직 기다려」라는 네온 간판이 기대와 꿈을 예감케 하는 색채로 명멸하고 있었다. 로프 앞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세계 각지에서 암흑 메가코프가 진출해 격전을 벌이는 가운데 산업과 오락을 무자비하게 가속시키는 불야성 네오사이타마라고 해도, 이러한 붓다 템플 부지 앞, 날짜가 바뀌기 전의 깊은 시간에, 이 정도의 인파가 왜?　

　해답은 토미쿠지에 있다! 일본의 붓다 템플에서는 에도시대의 옛부터 로터리의 판매에 의한 자금 조달이 허락되고 있었다. 그것이 「토미쿠지」다. 경제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토미쿠지로 유입되는 오락 머니는 계속 확대일로를 걷고 있었다. 메이지 유신, 세계 대전, 전자 전쟁, 정부 붕괴를 거치고도 여전히, 토미쿠지의 시스템은 강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날은 1년에 4번 있는 아타리(당첨)의 2회 발표날. 다이보쿠챠・템플은 토미쿠지 운영 단체로서는 월등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템플 법인으로, 1등 2억 엔이라는 고액 상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포-. 파오-. 푸에에-……. 생황 리드의 톤이 한층 강해지자, 템플 정문 앞에 이온 스트럭처 염주를 목에 건 본즈가, 사이버선글라스를 착용한 스모토리 2명을 동반하며 고귀하게 출현했다. ““와오옷-!”“ 군중들이 들끓었다. 상공을 참치체펠린이 선회하며 결정적 순간을 대비해 서치라이트의 비를 뿌렸다.

“도-모, 여러분. 오늘은 길한 날입니다.”

　본즈의 마이크 음성이 울려 퍼지고 「아직 기다려」의 네온 간판이 「이제 곧」으로 바뀌었다.

“““와오옷-!”““

　군중이 더 들끓었다. 본즈는 오지기했고 스모토리가 징을 울렸다. 두웅-. 그러자 정문에 걸린 전자 형광판에 01의 노이즈가 흘러나오더니 이윽고 「!아타리 추첨회!」의 결단적 민쵸 문구가 올라왔다. 전자 게시판이 가변해, 8 자리수의 슬롯머신같은 드럼이 출현했다.

“““와오옷-!”““
　군중의 함성! 그리고 두두두…… 드럼 롤 소리! “이요옷-!” “돗소이!” 스모토리가 시코를 밟는 가운데 본즈는 금도금된 권총을 움켜쥐고 겨누었다.

“시작합니다!” “““와오옷-!”““

　BLAM! BLAM! BLAM! 고귀한 총격이 회전 드럼을 꿰뚫고, 멈추어갔다.

【헤】 【D】 【2】 【3】 【1】 【4】 【2】 【9】

“아바바밧-!” 군중 한 명이 구토를 해, 인산인해의 그 부분에만 공간이 생겼다. 그의 떨리는 손에서 꼬깃꼬깃한 토미쿠지가 흘러내렸다. 「헤D231405」.

“아……아타리……아타리라고 생각했는데-!” “아? 뭐야. 아차상도 아니잖아” 옆에 서 있던 모히칸이 바카 취급했다. “헷갈리게말야!” “아이에에에에!”

　그렇다. 뒷 2자리가 다르면 그것은 완전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쿠지의 결과로 말하면 적어도 「헤D23142」까지 맞지 않으면 아까운 아타리・레벨조차 되지 못한 셈이다.

“……” 그 소란으로부터, 인산인해 4인분 오른쪽으로 떨어진 지점에서, 코미타・아쿠모는 무언중에 진감하고 있었다. “……” 그는 PVC 블루종 안쪽에서 조심스레 토미쿠지의 내용을 확인하고……한번 더 회전 드럼을 보고……한번 더 토미쿠지의 내용을 보았다.

아타리는 【헤】 【D】 【2】 【3】 【1】 【4】 【2】 【9】

코미타는 【헤】 【C】 【2】 【3】 【1】 【4】 【2】 【9】

(아밧-!)

　그는 뉴런 속에서 구토를 했다. 번호 일치! 완전 일치! 알파벳 부분이 다를 뿐이다! 이게 어떠한 아타리라는 걸 의미하는 것은 틀림없었다. 코미타의 뉴런은 가속화되었다. 얼마짜리 아타리지? 번호 일치 아타리는 당연히 1등 상 딱 2억엔과는 거리가 멀지만 하찮은 금액이지는 않을 것이다.

(아바바바밧-!)

　뉴런 내에서 그는 구토하고, 실금하고 있었다. 흐릿한 시야, 일그러지는 중력. 주위 인파는 썰물 빠지듯 정문 앞 돌계단을 빠져나간다. 창백하게 서 있는 그를 따갚되 실패자(借金一発ハズレ組)라고 보았을 것이다, 사람 좋아 보이는 중년이 “뭐, 힘내라고. 좋은 일 있을 거야.” 하고 어깨를 두드린 뒤 사라졌다. 이윽고 코미타는 토미쿠지의 종이조각들이 흩어진 무인 돌계단에 남겨져 있었다……아니. 무인은 아니다.

“아렛!? 어이!”

　코미타는 못 들은 척 고개를 숙인 채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역시 그렇잖아! 어이! UNIX만이잖아! 어이!”

“……!”

　코미타는 질끈 눈을 감고 내리는 걸음을 빠르게한다! 웃음소리가 따라온다!

“어이, UNIX만! 뭐 하는 거야,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