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네오사이타마】
메리 크리스마스・네오사이타마
1
세계 전역을 전자 네트워크가 뒤덮고 사이버네틱 기술이 보편화된 미래. 우주 식민 따위 치기 같은 꿈. 사람들은 잿빛 메갈로시티에서 살다가, 밤이면 밤마다 사이버스페이스로 도피한다. 정부보다 더 힘을 가진 메가코프들이 국가를 배후에서 조작한다. 이곳은 네오사이타마. 쇄국체제를 펴고 있는 일본의 중심지다.
일주일 전부터 중금속 산성비가 그쳐 쟂빛의 눈으로 바뀌었다. 마루노우치・스고이타카이・빌딩의 최상층 전망 에리어에서는, 카치구미들이 도쿠리(전통 술병)를 기울이고 있다. 빌딩가에는 「코케시코타츠」「매력적인」「조금 비싸지만」등으로 쇼도된 현수막이 걸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구매 의욕을 부추기고 있었다.
네온사인의 홍수를 비예하듯 요로시상제약의 코케시체펠린이 위압적으로 하늘을 날다가 여객기 유도용 홀로토리이・코리더 옆에서 크게 선회했다. 「뵤우키」「토시요리」「요로시상」이라고 흐르는 무표정한 가타카나를, 그 아랫배에 품은 거대 액정 모니터에 명멸시키면서.
다른 두 대의 참치체펠린은 NSTV사의 것이다. 한쪽 대형 액정 모니터에서는 오이란드로이드・듀오 「네코네코카와이이」의 둘이 사이버 선글라스로 눈가를 가린 채 노래하고 있다. 또 다른 모니터에서는 그들 둘을 본뜬 염가판 오이란드로이드의 커머셜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안드로이드 기술의 실용화에 의해 맨 먼저 발전한 것은 의료도 간호도 군사도 아니고, 대중의 뇌를 마비 상태에 빠뜨려 교활한 익스플로테이션(착취)을 계속하는, 쇼 비즈 산업과 성산업이었다. 이들의 출현으로 인해 수십만 명 단위의 여자들이 꿈을 접고, 어쩔 수 없이 오이란 전문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다고 한다.
스고이타카이・빌딩 앞 광장에서는 네코네코카와이이의 돌발라이브 소문을 들은 폭도 친위대 「NERDZ」들이 바리키 드링크를 들고 빠르게 모쉬 핏을 만들고 있었다. 이미 수십 명 단위의 사상자가 나온 모양이다. 상공에서는 네오사이타마 시경의 한자 서치라이트도 비추어지고 있다.
*모쉬 핏(mosh pit):락 콘서트 등에서 몸을 부딪히며 격렬히 춤을 추는 행위를 하는 공간을 말한다. 보통 하드코어 락이나 펑크 등에서 스테이지 앞쪽에서 생기곤 한다.
광장의 한쪽에 조용하게 세워진 하카시이형 위령비도 폭도의 파도에 휩쓸렸다. 흥분한 NERDZ의 1명이, 그 위에서 기성을 지르며 몇번이나 점프를 반복하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오늘 밤 이곳에서 네오사이타마 시경의 엄숙한 위령식이 거행될 예정이었으나, 며칠 전 갑자기 캔슬된 것이다.
그 아득한 위. 하계의 떠들썩함으로부터 단절된 스고이타카이 빌딩의 옥상. 사방에 내붙인 강화 화강암제 샤치호코・가고일 하나에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이상한 그림자가 까치발로 꼼짝도 않고 앉아 있다. 목에 두른 긴 머플러 같은 천이 거센 바람에 비스듬히 뒤쪽으로 휘날리고 있었다.
검붉은 닌자 장속으로 몸을 감싼 그의 입가는 「忍」「殺」이라고 새겨진 강철 멘포로 가려져 있다. 그의 차가운 시선은 끝없이 이어지는 메갈로시티로 쏠려 있었다. 그는 귀를 기울이고 바람의 흐름을 느끼며 닌자의 기색을 살핀다. 처자의 묘 앞에 바치기 위한, 새로운 센코를 원하며.
2
붕붕붕-붕붕붕-, 붕붕붕-부붕-. 음울한 전자베이스음으로 징글벨이 울려 퍼진다. 오하기 포장마차 앞에서 리얼 야쿠자들끼리 세력권을 다툰다. 거리에 접한 IRC 모텔 4층에서는 자젠・드링크를 복용한 스고이급 해커가 소란을 내려다보고 냉소를 지으며 신에게 정시의 숭배를 바친다.
스고이타카이・빌딩으로부터 얼마간 떨어진 하계. 이곳에는 맙포조차도 접근하지 않는 추잡한 암흑가, 츠치노코・스트리트가 펼쳐져 있고 무수한 네온사인과 추례한 마케구미들로 넘치고 있다. 제대로 된 뉴런을 가진 시민이라면 고층빌딩을 잇는 공중토리이 회랑이나 지하 쇼핑몰을 거닐 것이다.
굳이 이런 곳을 걷는 사람은 하층 노동자나 범죄자, 혹은 추격자를 따돌리려고 하는 자뿐이다. 챙 넓은 방진 햇을 쓴 그남자는 고급스러운 검은색 케블러・트렌치코트의 깃을 세우고 얼굴을 가린 채 네온가를 거닐고 있었다. 이따금 가슴팍에서 펫인 미니바이오물소가 얼굴을 내밀어 불안한 얼굴로 하얀 숨을 내쉰다.
실직한 리얼 야쿠자가 케지메・쇼를 벌이는 링 옆을, 남자는 잰걸음으로 빠져나갔다. 오른쪽으로는 우리에 들어간 바이오스모토리가 처마 끝에 매달려져 있고, 키모노 차림의 모히칸 여자들이 쇼크・눈챠크나 사스마타로 이를 괴롭히고 있다. 「타케다신겐」 「평온함」이라고 쓰인 PVC 노보리가 무표정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갑자기 IRC 모텔의 창문이 깨지면서 괴성과 함께 사람이 추락했다. “페케롯파! 페케롯파!" 페케롯파・컬트의 해커다. 머리에서 난 수십 개의 LAN케이블을 흩날리며, FM음원을 방불케 하는 합성 음성으로 외쳐, 몸부림친다. 뉴런이 태워진 것이다. 미니 물소가 코트 안에서 떨며 조용히 실금했다.
남자는 이들 조악하고 추잡한 것들로부터 눈을 멀리하려는 듯 코트 깃을 손으로 더 높였다. 사이버 선글라스로 남자의 얼굴은 거의 보이지 않지만, 느슨해진 볼과 깊은 주름이 진짜라면 50은 넘었을 것이다. 몸에 지닌 물건들은 모두 그의 지위가 상당히 높거나 직전까지 높았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위험한 폼비키(호객) 에어리어나 금붕어 프라이 포장마차 사이를 빠져나가면서, 남자는 이따금 뒤돌아보며 추적자의 유무를 확인한다. 기척이 없다. 공중을 시체처럼 떠다니는 참치 체펠린의 영상은 딱딱한 오스모우・뉴스로 바뀌어, 네오사이타마 시경 평의원 한 사람이 자택에서 시체로 발견되었음을 전하고 있었다.
「사인불명」 「흉기 없음」 「세푸쿠의 가능성도」 ……캐스터의 입에 맞추어 자막이 시위적으로 강조된다. 남자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다른 참치 체펠린이 뉴스를 가로막고, 오이란드로이드 아이돌이 양다리를 W자로 하며 뛰어오르는, 인상 깊은 네코네코카와이이 점프의 영상을 릴레이하는 중이였다.
이윽고 남자의 적외선 사이버 글라스는 등불으로 입구가 봉쇄된 어두운 골목길을 재빨리 발견. 혼잡의 파도를 슬쩍 헤치고, 등롱을 교묘히 넘어 좁은 골목으로 나아간다. 잘됐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어. 오른쪽 빌딩 5층, 쇠창살이 달린 창문에서 본보리・텅스텐등의 명멸이 새어나오고, 부서진 네온에서 파란 불꽃이 튀었다.
파직파직 하고 센코 불꽃 같은 스파크에 비춰져서 극태 민쵸체로 「나쁜 정부다」 「맙포는 세푸쿠」 「인과응보」라고 적힌 반정부 단체 네오하이쿠가 떠오른다. 콘크리트에 구르는 UNIX나 구형 오이란드로이드의 잔해, 쥐의 사체 등을 밟으면서, 남자는 새로운 어둠을 찾아 나아간다.
모퉁이를 돌자 흰색 칠을 한 벽과 등롱이 가는길을 막았다. 데드・엔드다. 뚝, 하는 뼈가 부러지는 불쾌한 감촉이, 부츠 너머로 뉴런에 전해졌다. 무언가 시체를 밟았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족발일지도 모른다. 미니바이오물소가 본능적인 공포를 느끼고 얼굴을 내밀어, 불안한 듯 모-모-하고 운다. 그 때.
“도-모. 호타카=상.” 등뒤에서 불길한 목소리가 들렸다. 호타카로 불린 남자는 전기쇼크를 받은 듯 몸을 움찔하더니 딱딱하게 뒤를 돌아보았다. 본보리・텅스텐등이 명멸하고 불꽃이 튀자 닌자인 듯한 남자의 실루엣이 떠올랐다.
호타카=상은 말없이 왼쪽 소매를 걷어붙이고 최신형 사이버네틱 전투 의수를 드러냈다. 검은 옻칠을 한 텟코 V7형의 이음새에서, 연녹색의 사이버광이 흘러나온다. 네츠케*를 잡고 끈을 당기자 유현한 기동음과 함께 압축공기가 배출된다. 당황한 미니바이오물소가 코트에서 뛰어내려 어둠 속으로 달려갔다.
*네츠케(ネツケ):끈 달린 물건을 허리띠에 찔러넣어 고정할 수 있도록 끈 끝에 달아둔 장식품을 말한다.
◆◆◆
닌자슬레이어가 닌자 로프를 타고 골목에 도착했을 때, 케블러・트렌치코트의 남자는 이미 말없는 시체로 변해 있었다. 입 안에는 족발이 쑤셔넣어져 있어, 언뜻 보면 급하게 족발을 먹으려던 남자의 질식사 같다.
그러나 닌자슬레이어의 날카로운 관찰안은 남자의 경동맥이 소형 투척물에 의해 파괴되어 있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사인은 과다출혈이다. ……그것도 아마, 닌자의. 그러나, 닌자소울을 잔류시킨 수리켄이나 쿠나이・다트와 같은 부류는 어디에도 눈에 띄지 않는다. 과연 어떤 트릭일까?
닌자슬레이어는 몸을 굽혀 냉정하게 이 남자의 신원을 살핀다. 이소가바마와레…… 단서를 찾는 것이, 최종적으로는 닌자에 도달할 것이다. 왼손의 옻칠 텟코에는 네오사이타마 시경의 금빛 엠블럼이 반짝이고 있다. 꼼꼼한 남자였던 듯 모자 뒤에는 호타카・나카나카 라고 자수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닌자슬레이어는, 사후 경직으로 단단하게 움켜쥐어진 호타카=상의 오른손에, 우구이스색(올리브 그린색)의 오리가미・메일이 작게 접혀져 있는 것을 빈틈없이 발견했다. “……Wasshoi!” 검붉은 그림자는 좌우 벽을 번갈아 점프하며 뛰어올라 다시 네오사이타마의 어둠으로 사라진다.
그 30분 뒤, 익명신고를 받은 네오사이타마 시경 맙포부대가 츠치노코・스트리트의 뒷골목을 봉쇄했다. 잦은 야근과 초과근무로 참치같은 눈빛을 한 말단 맙포들은 매뉴얼대로 현장의 지시확인을 하면서 호타카=상의 입에 들어가는 족발에 크게 주목했다.
“목에 뭔가 상처가…” 젊은 맙포 중 한 명이 이를 지적하려 하자, 커다란 오하기를 우적우적 씹으며 츠치노코 동지구 담당인 치프 맙포가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넘어졌을 때 뭔가 찔렸겠지……이런 이런, 이건 호타카 영감이잖아. 오늘은 요인이 잘 죽는군. 꺼어어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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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전. 네오사이타마 중추에 우뚝 솟은 일본 최대의 빌딩, 카스미가세키・지구라트. 이곳은 민・관・정이 고도의 유착을 이룬 인류 역사상 보기 드문 거대 복합 시설이며, 지금도 증축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의 맨 위층은 700이지만, 불길함을 꺼리는 일본인들의 관습에 따라 4나 9의 숫자가 포함된 층이나 방은 존재하지 않는다.
601층부터 위에는 메가코프의 헤드오피스군이, 301층에서600층에는 국회의사당 등 행정시설이, 51층에서 300층에는 시경본부 등 관청시설이, 1층에서50층에는 네오사이타마 시청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지금, 가공할 모략을 내포한 밀의가 267층의 오스모우 회의실에서 행해지고 있었다.
“클론 맙포를 수만 체 규모로 도입이라고?” 네오사이타마 시경 평의회 일원인 호타카・나카나카는 처진 뺨에 분노로 홍조를 띠며 도효우・링 위에서 일어섰다. 엄숙하게 라이트 업 된 도효우・링과 무수한 장지문 이외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광대한 공간에, 호타카의 노성이 울려퍼진다.
“아이에에에……그렇게 흥분하지 말아주십시오.” 요로시상 제약의 바이오 영업 부문, 타카하시=상은 작게 실금 했다. “그래 호타카=상, 진정해.” 펑키도 9단의 이노우에=상이, 굵은 팔로 호타카의 어깨를 감싸, 착석시킨다. 그는 네오사이타마 평의회에서 몇 안 되는 호타카의 동지 중 한 명이다.
호타카는 마지못해 착석해 참가자의 얼굴을 둘러본다. 총 12명으로 구성된 평의원 중 9명은 호타카에서 짐짓 눈을 돌려 도효우 중앙에 비쳐지는 3D 디스플레이 자료를 바라보며 차를 홀짝이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녀석들, 오하기라도 받은 건가…))) 하고 호타카는 속으로 혼잣말을 한다.
오른쪽에 앉은 이노우에=상은 말로는 냉정하지만 당장이라도 펑키・펀치를 날릴 것 같은 위태로움에 차 있다. 왼쪽 옆에서는 호타카=상의 또 다른 동지인 최고령 노보세=상이 말없이 팔짱을 끼고 오른쪽 눈을 감고 있었다. 말단 맙포 시절에 잃어버린 그의 왼쪽 눈은 검은 가죽 안대로 덮여 가려져 있다.
디스플레이를 사이에 둔 맞은편에는, 요로시상제약을 필두로 한 바이오 관련 기업 3사의 대표가 앉아 있었다. 그중에는 보라색 슈트로 몸을 감싸고 얼굴을 쇠사슬 두건으로 가린 남자도 있다. 바이오 맙포화 계획의 출자자 대표, 네코소기・펀드사의 라오모토 CEO다. 그의 카타나 같은 안광이 장내를 지배하고 있었다.
라오모토는 수중의 오리가미・메일에 붓으로 무엇인가를 쓰고, 요로시상의 영업사원에게 건네준다. 소문에 의하면 이 라오모토・칸이란 남자는 네오사이타마의 암흑 범죄 사회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지만 그 훌륭한 증거인멸 솜씨 때문에 아직 네오사이타마 시경은 네코소기・펀드사의 비합법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러분, 1년 전의 크리스마스를 떠올려 주십시오.” 오리가미를 읽은 영업사원은 일어나, 숨을 돌린 참치처럼 프레젠테이션을 재개한다 “많은 맙포=상이, 반정부 조직이 일으킨 마루노우치 항쟁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이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유족 보상에 얼마나 돈을 썼습니까?”
도효우 위의 3D 디스플레이에 모필 폰트로 상당한 자릿수의 금액이 뛰어오른다. 라오모토에 미리 매수된 네오사이타마시경 평의원 몇명이, 머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제각기 “오오, 나무삼……” “나무아미타불……” 등의 낙담의 말을, 부자연스러운 탄식과 함께 내뱉었다.
“하지만 클론 맙포라면, 이렇습니다!” 요로시상의 영업사원이 손가락을 딱 소리내자 3D 디스플레이의 숫자는 제로로 바뀌었다. “게다가 클론 맙포는 뇌물로 부패하지 않습니다! 직무시간 중 IRC를 하지도 않습니다!” 매수된 평의원들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박수를 쳤다.
이에 노보세 옹이 비로소 무거운 입을 연다. “클론 맙포 대량 도입……그것만은, 부디 잘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교체된 수만 명의 리얼 맙포가 길거리를 헤매다, 야쿠자나 해커가 되겠지요. 비용이 문제라면 우리들 맙포는 수당 없이 초과 근무든 심야 근무든 뭐든 할 겁니다.”
“그래, 그 말대로다!” 호타카=상과 이노우에=상이 추임새를 넣으며 반대 진영보다 위세가 좋은 목소리로 응전한다. 모노이이・택틱스다. 요로시상 진영과 매수된 평의원들은 이에 맞서기 위해 이런저런 의견을 쏟아냈으나, 세 남자 중 누군가가 번번이 반대 의견을 개진해 표결 시기를 미뤘다.
「이요옷-!」하고 전자음성이 관내에 울려 5시를 알린다. 3D 디스플레이 영상은 「내일도 요로시상」이라고 적힌 요로시상 제약 광고로 바뀌었다. 오늘의 회의는 종료다. 고결한 세 남자들에 의해 클론 맙포 대량 도입이라는 폭거는 피할 수 있었다. 요로시상 진영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태도로 돌아간다.
결판이 난 것은 아니다. 3주 후 크리스마스에 추가 회의가 있을 것이다. “즉 3주 후에 우리 셋 중 하나만 살아남아있다면…” 이라고 이노우에는 농담조로 말한다 “내년도에 예산을 편성할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놈들의 패배다”. “뒤숭숭하군.”이라고 호타카 “하지만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겠군”.
◆◆◆
그 3주 후. 이노우에는 집에서, 호타카는 츠치노코・스트리트의 뒷골목에서 저마다 말없는 시체로 변했다. 그러나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유력한 범인 목격 제보도 없다. 이노우에의 사인은 펑키도 훈련 중 넘어진 것, 호타카의 사인은 족발을 급히 먹으려다 넘어진 것으로 보도되었다.
심야 0시. 눈이 고요히 내려서 쌓이기 시작했다. 동지 2명의 죽음을 안 노보세는 고층 맨션 옥상에 지어진 일본식 저택에 틀어박혀, 정신통일을 위해 쇼도(서예)를 하고 있었다. 다실의 바깥 앞에는 탈출용 헬기가 놓여 있고 옥상층 전체에는 신뢰할수 있는 실력있는 맙포와 데커가 30여 명 배치돼 있다.
갑자기 장지문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엄마, 봐! 네코네코카와이이!” 손녀딸인 무기코다. 다섯 살이란 어린 나이에도 긴장된 분위기를 느끼고 잠이 오지 않는 것이겠지. 무기코가 창문을 열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에는 참치 체펠린이 녹색과 빨간색 LED 조명을 깜빡이며 바로 근처를 날고 있었다.
손녀의 목소리를 들은 노보세는 먹을 갈던 손길을 멈춘다. 「나무사」라고 도중까지 쇼도 된 일본종이를 둥글게 말아 버렸다. 마음이 산란해진 것이다. (((자객의 목적은 아마도 나 한 사람))). 심사묵고 끝에 눈을 떠 붉은 색 오리가미 뒤에 세필로 무엇인가를 쓴 다음, 그는 일곱 손가락으로 신비적인 학을 접었다. 달인!
“나도 커서 네코네코카와이이가 되고 싶어!” 무기코는 미친 듯이 네코네코카와이이 점프를 반복한다. 부모가 온순한 얼굴로 달래도 효과가 없다. “무기코야.” 장지문을 열고 다실에서 나온 노보세 옹은, 상냥함 속에 엄격함이 가득 찬 얼굴로 말한다 “될 수 없는 것도 있단다. 포기하려무나.”
“아버지, 스미마셍.” 노보세의 아들이 예의바르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아버지의 지위를 사용하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일개 사라리만에 만족하고 있다. “괜찮다. 나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되어 버렸으니 말이야."라는 노보세 “그보다, 무기코를 데리고 놀러 갔다 오너라. 오늘 밤은 즐거운 크리스마스・이브 아니냐.”
“괜찮아?” 라고 무기코의 얼굴이 밝아진다. “괜찮습니까, 아버지?” “신뢰할 수 있는 데커를 호위로 붙여 줄 테니 다녀와라. 너희들이 있으면 쇼도가 어지러워지니.” 아들 내외가 허겁지겁 몸단장을 하는 사이, 노보세 옹은 손녀에게 학의 오리가미 메일을 슬쩍 주고 다시 다실로 돌아왔다.
“크리스마스 이브……” 타타미에 정좌한 노보세 옹은, 그렇게 쇼도하면서, 1년 전의 악몽을 회상하고 있었다. 할 수만 있다면 죽어간 시민과 맙포를 위해 위령식을 치러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 비상사태에서는 그럴 수 없다. 「고우랑가……」정신을 차리고 보니 조의의 단어를 쇼도하고 있었다.
"안 된다……!" 노보세 옹은 다시 일어나 그 쇼도를 긴 젓가락으로 화로에 넣어 태웠다. 날아오른 불똥이 어두침침한 30장 크기 다실을 어렴풋히 비추고, 다호와, 대나무와, 현역시절의 켄도(검도) 기동복과, 네오사이타마 시경의 맙포 수천 명이 정렬한 장대한 부감도의 묵화 비욘보(병풍) 등을 떠오르게 했다.
노보세 옹은 네 개밖에 없는 오른쪽 손가락으로 먹을 간다. 그는 데커 시절 한 손가락, 과장 시절 두 손가락을 케지메로 잃었다. 케지메나 세푸쿠는 야쿠자의 풍습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고위층이라면 누구나 직면하는 시련이다. “사츠바츠…” 노보세 옹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쇼도하자 할아버지의 다정한 눈은 사라지고, 날카로운 안광이 깃들었다.
바로 그 때! 참치 체펠린에서 크게 도약한 회색 장속의 닌자가 노보세 저택의 기와 지붕 위에 소리도 없이 착지한 것이었다! 그 닌자는 등에 오무라 인더스트리제의 소형 급속 냉동 장치를 메었는데, 거기에서부터 뻗어져 나온 호스가 양손의 옷자락 밑으로 늘어나 있었다.
어금니에 내장된 스위치를 누르면 호스 끝에서 냉각 공기가 방출된다. 이것을 닌자 악력에 의해서 고속 압축하는 것으로, 다이아몬드 커터에도 필적하는 날카로움을 가진 얼음 수리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자야말로, 라오모토가 보낸 소우카이・식스게이츠의 자객, 프로스트바이트였다!
(((나의 얼음 수리켄은 사출 후 몇 초만에 녹기 때문에 살인에 사용된 흉기는 절대로 발견할 수 없다! 잘 가라! 할아범! 저 세상에서 하이쿠를 읊는 것이 좋다! 네놈의 사인은 쇼도 중의 전도사(넘어져 죽음)다! 사요나라!))) 다실 위의 기와를 살짝 떼어낸 프로스트바이트는 얼음 수리켄을 만들어 내면서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Wasshoi!” 아득한 상공을 날던 코케시 체펠린에서 검붉은 그림자가 전방 회전하며 내려왔다. 그것은 한쪽 무릎 꿇기 상태로 기와 지붕 위에 착지하고 나서, 천천히 몸을 일으켜 직립 부동의 자세를 취한다. 둘의 사이는 10미터 남짓. “도-모, 프로스트바이트=상. 닌자슬레이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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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 프로스트바이트는 혀를 차며 일어나, 가슴 앞에서 주먹과 손바닥을 맞대고 작게 오지기를 했다. (((이놈이 닌자・슬레이어=상인가. 내 비장의 패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을 터. 하지만 나의 임플란트 기억 소자 내에는, 소우카이넷에서 조사한 전투 데이터가 있다. 너는 사격전에 약하다!)))
회색과 검붉은 색. 두 사람은 카라테의 자세로 상대의 태도를 살피면서 방탄 기와 지붕 위를 동심원형으로 옆걸음하며 간격을 쟀다. 기분나쁜 정적. 상공을 춤추는 코케시 체펠린의 LED 모니터에 흐르고 있던 문자가 「요로시상」에서 「항상 신세지고 있습니다」 로 바뀌었을 때 두 사람은 동시에 움직였다.
프로스트바이트는 오른쪽 어금니의 스위치를 물고 양 손바닥을 X자로 마주 쥐어 만든 얼음 수리켄을, 번개 같은 재빠르게 내던진다! “이얏-!” 고속 회전하는 잔디 깎는 기계와 같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보통의 수리켄보다 톱니 모양이 많은 흉악한 얼음 수리켄이 닌자슬레이어에게 다가왔다! 나무삼!
“이얏-!” 닌자슬레이어도 거의 동시에 수리켄을 던지고 있었다. 양자의 수리켄이 격돌한다! 그런데, 이 무슨 일인가, 보통의 수리켄보다 톱니 모양이 많은 프로스트바이트의 얼음 수리켄은, 닌자슬레이어의 수리켄을 절단한 데다가, 그 기세를 전혀 꺾기지 않고 날아오는 것이었다!
날카로운 닌자 반사신경에 의해, 닌자슬레이어는 자신의 왼손 검지와 중지를 재빨리 내밀었다. 수리켄을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하는 방법은 두 손가락으로 수리켄 중심부를 회전과 수직 방향으로 끼워, 그것을 후방으로 받아 넘기는 것이다. 적의 힘을 막아내는 것이 아니라 흘려낸다… 이것이 닌자의 세계다!
닌자슬레이어는 파리를 잡는 젓가락처럼 정밀한 움직임으로 두 손가락을 움직이며 얼음 수리켄의 중심부를 사이에 끼고 흘려넘긴다……아니, 흘려넘길 수 없다! 왜지? 오오, 나무아미타불! 얼음 수리켄이 온도차에 의해 손가락 끝에 달라붙어 체인소처럼 회전하며 그의 손가락 사이를 베어가른 것이다! “끄악-!”
“얼음 수리켄은 암살용만이 아니다! 나는 이 기술로 여러 명의 닌자의 손을 파괴해 왔지! 닌자슬레이어=상, 네놈처럼 수리켄 흘려넘기기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갖고 있는, 거드름 피우는 얄미운 놈들을 말이지!” 프로스트바이트는 승리를 확신하며, 또 다른 얼음 수리켄을 사출했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종이 한 장 차이로 브릿지를 하여, 목의 양쪽 경동맥을 겨냥해 던져진 얼음 수리켄을 회피한다. 달인! 그와 동시에 왼손을 가르는 얼음 수리켄을 방탄 기와에 내동댕이쳐 어떻게든 이를 분쇄했다. 검붉은 피비말이 스프레이 형상으로 흩날리지만, 아슬아슬하게 케지메만은 면한 것 같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죽어! 닌자슬레이어=상! 죽어! 이얏-!” 프로스트바이트는 양손을 최신형 만엔권 위조기처럼 조금씩 움직이며 놀라운 속도로 얼음 수리켄을 만들내고는, 1초에 3발의 비율로 이것을 사출해 왔던 것이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그대로 고속 넥스프링으로 몸을 일으킨 뒤 화려한 타이도・백플립을 세 번 성공시키며, 사타구니를 겨냥해 던져진 얼음 수리켄을 모두 종이 한 장 차이으로 피한다. 지고쿠 헬 같은 냉기가 공기를 가르며 뺨 옆 불과 몇 밀리 안 되는 곳을 날아갔다. 대단함!
백플립에서 몸을 비튼 닌자슬레이어는 지붕 끝에 놓인 개구리・가고일 위에 착지한 뒤, 더는 틈을 주지 않고 이 발판을 박차, 프로스트바이트의 등뒤를 향해 쏜살같이 날카로운 각도로 서머솔트・점프를 하였다. 공중에서 몸을 제어하여, 오른손으로 가공할 카라테 춉의 자세를 취한다!
“이얏-!” 춉이 작렬하려는 그때! 프로스트바이트는 가슴 앞에서 손을 X자로 교차시킨 후, 손목 호스를 등 뒤로 향하고 왼쪽 어금니의 스위치를 물었다. (((걸렸구나!))) 마이너스 220℃의 액체와 증기가 상공의 닌자슬레이어를 향해 분사된다! “끄악-액화 질소!”
고우랑가! 닌자슬레이어는 공중에서 빠르게 드릴처럼 회전하며 점프 궤도를 바꿔 액화 질소의 직격을 면했다. 직격을 맞았다면 온몸이 냉동 참치처럼 차가워져 즉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긴급회피를 위해, 그는 자세를 현저하게 무너뜨리고 말았다. 우카츠!
“잘 가라, 닌자슬레이어=상! 네놈의 사인은 백텀블링 중 재수 없게 넘어진 거다앗-!” 틀림없이 킨보시・오오키이! 프로스트바이트는 라오모토=상으로부터 받게 될 임시 보너스를 상상하며, 필살의 얼음 쿠나이・다트를 닌자슬레이어의 목 언저를 향해 던졌다! 나무아미타불!
하지만 기다려라! 밤이여, 듣는 것이 좋다! 프로스트바이트가 다트를 투척하는 한 순간 전, 우시미츠・아워를 알리는 불길한 종이 네오사이타마 안의 진쟈・카테드럴에서 울려퍼지는 것을! 액화 질소 연막 안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있던 닌자슬레이어의 오른쪽 검은 눈이 붉게 빛나며, 센코처럼 가늘어진다! 나라쿠!
(((히사츠! 틀림없이 죽였다앗-!))) 프로스트바이트가 던진 2개의 다트가 닌자슬레이어의 미간과 사타구니에 명중! ……이라고 생각한 그때, 얼음 쿠나이・다트가 닌자슬레이어의 몸을 투과해서 등뒤의 방탄기와에 맞아, 등롱에 떨어지는 고드름처럼 허무하게 부서지는 것이 아닌가. “에?”
프로스트바이트가 너무 놀란 나머지 눈을 부라리며 보고 있자, 액화 질소 연막 안에 있던 닌자슬레이어는 안개처럼 사라졌다. “에?” 대신 어느새 닌자슬레이어의 오른쪽 눈이 있던 자리에서 붉은 빛의 궤적이 그려져 자신의 얼굴 주위를 한 바퀴 돌아 등뒤로 돌고 있었다. “에?”
◆◆◆
그 무렵, 5미터 아래의 다실에서는 기와 지붕 위에서 발생한 전투의 소음을 듣고, 노보세 옹을 지키기 위해 맙포 군단이 집결하고 있었다. 중앙의 화로 옆에 노보세 옹이 카타나를 쥐고 포진한다. 그의 이아이도는 42단. 엄지 새끼 약지 손가락만 있으면 일곱 손가락으로도 아무런 지장 없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가죽 안대가 흥건히 땀에 젖었다.
사이버 선글라스를 낀 고참 데커 5명이 강화카본제 데커건을 들고 등을 맞대서 노보세 옹을 에워싸고 있었다. 사이버 IRC수술을 받은 그들은 귀 비스듬히 뒤쪽에서 나온 LAN 케이블을 데커건과 접속하는 것으로 0콤마1초 이하의
반응속도로 총의 논리 트리거를 당길 수 있다.
또한 다실 사방을 에워싸듯 20여명의 정예 맙포들이 사스마타와 톤파로 무장한 채 마른침을 삼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데커 한 사람의 직무수행 능력은 표준 맙포 50명분에 필적한다고 하니, 적게 잡아도 불과 30장 남짓한 이 공간 안에 300명 가까운 맙포가 있는 셈이다.
노보세 옹은 카타나의 칼자루와 칼집에 손을 대면서, 이아이도의 자세로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들리던 소리와 절규가 우시미츠・아워의 종소리 이후 갑자기 그쳤기 때문이다. 이상하다. 마치 하카바(무덤)처럼 조용하다. 숨을 작게 내쉬었다, 그때! CRAAAAAASH!! 지붕 일부가 무너져내렸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실내 화상전이 정보를 사이버 선글라스로 스캔해 원격 IRC 채팅으로 공유하고 있더 데커들이었다. 양 손에 쥔 데커건의 논리 트리거가 일제히 당겨진다! 사이버네틱 의체조차 파괴하는 38구경의 중금속 탄두탄이 검은 무기질의 총구에서 사정없이 발사됐다!
BLAM! BLAM! BLAM! 위에서 내려온 회색 사람 그림자가 데커건의 일제 사격을 받고 격렬하게 댄스를 한다! 목이 없다? 상관할까보냐 제거하라! BLAM! BLAM! BLAM! 바닥에 놓인 너구리 다호 위로 떨어질 무렵, 그것은 거의 원형을 간직하지 못한 고깃덩어리로 변해 있었다.
“……사, 사요나라!!” 천장에 뻥 뚫린 큰 구멍 너머로 비통한 신음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그 찰나, 너구리 다호에 낙하한 목 없는 시체는 오무라제 급속 냉각 장치와 함께 폭발사산을 맞이했다!
케블러・트렌치코트를 휘날리며, 순간적으로 노보세 옹의 방패막이가 되어 막아섰던 데커들이 고개를 들자, 다실 안에는 피로 물든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노보세 옹이 키츠네에게 홀린 듯한 얼굴로 이 구멍을 응시하고 있자, 거기에서 드래곤 모양으로 접힌 우구이스색 오리가미 메일이 내려왔다.
노보세 옹은 그것을 잡고, 편다. 안에는 호타카=상의 육필로 생각되는 매끄러운 필적으로, 호타카, 노보세, 이노우에 세 사람의 초상화와 이름, 그리고 영광스러운 네오사이타마시경의 엠블럼이. “……Wasshoi!” 라고 낮고 작은 목소리가, 해골의 눈알과 같이 시커먼 큰 구멍의 저쪽에서 들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 아니, 있을 수가 없다!” 노보세는 동지 두 사람의 죽음을 알고도 결코 흘리지 않던 눈물을 그 두 눈에서 흘렸다. 안대로 덮여 있어 이제와서는 쓸모가 없었던 눈에서도. “웃으려면 웃어라! 하지만 나는 죽었을 호타카=상이 되살아나, 나를 구해주었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
“닌자에게……죽음을……!” 후지키도는 벌써 노보세 저택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닌자 로프와 닌자 각력을 교묘하게 가려쓰면서, 어두운 빌딩가의 옥상을 달려나가고 있었다. 나라쿠의 폭주는 뿌리쳤기에, 그 두 눈은 강철과 같이 차가운 검은 색으로 돌아와 있다. 이따금씩 그 왼손에 묶은 회색 후로시키(보자기)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다.
스고이타카이・빌딩 앞 광장에서는 무기질적인 징글음이 아직도
울려 퍼지고 있었다. 사람의 왕래도 많다. 멀리에선 폭죽 소리도 들린다. 오봉*, 크리스마스, 쇼가츠(새해)……인생을 즐기기에 거리낌을 느끼기 십상인 사라리만들도, 무거운 종교적 의미를 가지는 이 3일 간만은, 다음날의 일을 잊고 행동하는 것이다.
*오봉(オーボン):백중을 말한다. 죽은 사람을 기리는 절기이다.
이브 밤에 개최된 네코네코카와이이의 돌발 라이브는 위법약물로 흥분한 NERDZ의 일부가 무대에 난입해 2개의 오이란드로이드를 파괴하는 바람에, 켄도 기동대의 개입으로 씁쓸하게 종료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보디나 기억은 백업이 있다. 오늘 밤의 참극은 없었던 것으로 될 것이다.
켄도 기동대가 철수한 빌딩 앞 광장에서는 여느 때처럼 스시 노점과 야쿠자・푸셔 등이 어디선가 나타나 빈틈없는 장사를 시작했다. 검은 레인코트를 입은 스모토리를 방불케 하는 남자가 지름 5m 정도의 옻칠색 내산성 엄브렐라를 세우더니, 그 아래 기재를 늘어놓아 즉석 랩 부스를 만들고 있었다.
「네오사이타마시티, 2쿨 리릭, 반자이 예-, 나 지금 틀림없이 우뚝선다」 그도 예전에는 NS라디오의 DJ를 맡았지만, 테러혐의로 수배되어 해고. 지금은 이렇게 게릴라적으로 자체제작 음반을 팔 뿐이었다. 「썩은 이 세상 그야말로 말법, 나는 쫓기지 지금 by맙포, 예-」
「다 써서 쓸모없는 스모토리, 버려서 도입 바이오 스모토리, 그야말로 하카이시, 분노한 나는 이걸 부수려 했지, IRC챗, 핫, 방심해서 금기, 핫, 그 결과 봐라 이 꼴 사이버, 선글라스 끼고 다니는 무인 스시 바」 달인! 카타나처럼 예리하고 날카로운 라임!
그러나 이 너무나도 위험한 오스모우계 비판이 그에게 파멸을 가져다준 것이다. 게다가 이제 대중은 그의 일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NS라디오에서는 그보다 더 젊고 순종적인 래퍼가 DJ를 맡고 있다. 「예-, 한때 내가 바라던 꿈 by시코・트레이닝, 근데 이세상 내일 없는 바이 시코・매니징」
……하지만, 가슴을 깊게 후벼 파는 듯한 2COOL리릭의 라임도, 또 그 옆에서 포장마차 부스의 경계선을 다투고 있는 리얼 야쿠자와 페케롯파・컬트의 실랑이도, 그리고 베이스음의 무기질인 징글조차도 닿지 않는다…… 하계의 모든 떠들썩함로부터 격리된 스고이타카이・빌딩의 옥상에서, 그는 홀로 서 있었
다.
이곳은 마치 선인이 사는 이세계. 상공에 빛은 일절 없으며, 오염된 먹물처럼 짙은 먹구름만이 두껍게 드리운다. 저편에는 인류의 묘비를 연상시키는 카스미가세키・지구라트의 그림자가 떠오른다. 닌자슬레이어 즉 후지키도・켄지는 옥상 위 샤치호코・가고일의 등 위에 까치발로 앉아 있었다.
닌자슬레이어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마치 석상이다.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머플러와 같이 비스듬히 위쪽으로 불어 흘러내리는 검붉은 누더기 천과 왼손에 쥐어진 프로스트바이트의 잘린 머리뿐. 닌자의 머리는 이 거대한 하카이시에, 즉 자신의 처자의 묘비에 바치는 센코다. 그의 눈에, 눈물은 없다. 이미 말라 버렸다.
사츠바츠한 분노를 넘어 이미 살인 참치와 같은 무표정으로 변한 후지키도의 눈에는, 1년 전 크리스마스의 참극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마루노우치 항쟁의 밤이다. 그것은 스고이타카이・빌딩의 중계층에 있던, 중소득층을 위한 셀프 텐푸라・레스토랑 「다이코쿠쵸」에서 벌어진 일……
◆◆◆
「튀긴 맛있음이」 「텐푸라」 「DIY」등이 극태 오스모우・폰트로 세로쓰기된 노보리가, 넓은 가게 내에서 호기롭게 흔들리고 있다. 크리스마스 장식의 전자 본보리가, 연말 느낌을 연출한다. 역시 크리스마스・이브, 만석이다. 후지키도 가의 3명은 1개월 전부터 예약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올해도 여기 올 수 있어서 다행이야.” 라며 기름이 들어있는 카본 질냄비 앞에서 조용히 웃는 아내 후유코. “닌자다! 닌자라구-!”하고 의자 위에서 미친 듯이 점프하는 어린 토치코키. “아이쿠, 토치코키는 닌자를 아주 좋아하네.” 라는 후지키도・켄지. “도대체 어디에서 닌자 같은 걸 알았어?”
“당신이 사온 눈챠쿠잖아.” 후유코는 아이를 앉힌다. “작년 크리스마스에 산 그건가.” “계속 마음에 들어했거든. 거기다 얼마 전, 처음으로 상자 그림을 알아봤어.” “닌자-!” “조용히 하렴, 토치노키, 위험하잖니. …게다가.” 그 다음엔 작은 소리로 말한다 “닌자 같은 건 없는데.”
“수리켄! 수리켄!” 토치노키는 얌전해졌나 싶더니, 피칭머신처럼 두 손을 빙글빙글 돌렸다. “끄악-! 당했다-!” 켄지는 아들의 순진함에 맞추어 심장과 목에 수리켄이 박힌 흉내를 내며 호들갑을 떨어 보였다. “당신, 그러지 마세요. 부끄럽게.”
“까고자빠졌넴마-!” 갑자기 멀리서 험악한 고함소리가 들렸다. “……어머, 야쿠자인가.” 라며 토치노키의 어깨를 무의식적으로 안는 후유코. “가게 밖이겠지, 괜찮아.”라고 켄지. 가게 안을 둘러보자, 비슷한 처지의 가족동반과 젊은 커플 및 동료 사라리만이 아무 일도 없이 모두가 텐푸라를 즐기고 있다. 아무런 문제도 없다.
확실히 네오사이타마는 가혹한 도시다. 살기 힘든 시대다. 하지만, 터무니없이 분수에 넘치는 소망을 하지 않으면……메가코프가 부추기는 과잉 소비의 저주에서 벗어나고, 바리키나 즈바리의 함정에도 빠지지 않으면……이렇게 행복은 손에 들어온다. 바라건대, 토치노키가 현명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끓기 시작한 기름을 보면서 켄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도-모! 싱싱한 게 들어왔어요.”라고, 페이크・이타마에 셰프가 말을 걸고 떠나간다. “재료는 저쪽에 있습니다, 셀프로 부디!” “도-모” 하고 둘은 앉은 채로 오지기를 한다 “저기, 쇼가츠는?” “오늘 휴일을 얻는 것만도 힘들었어.” “안색, 별로 안 좋아. 조심해요.”
“바쿠하츠・짓수!” 부모의 대화에도 아랑곳없이 토치노키는 사실을 무시한 극화적이고 기호적인 닌자 포즈를 취하며 외쳤다. 부부는 웃으며 자신도 모르게 굳어 있던 표정을 푼다. “알겠니, 토치노키, 진짜 닌자란 것은 말…” 무슨 말을 하려고 했었지, 이제 기억이 나지 않는다.
……ALAS! 확실히, 그때였다. 후지키도・켄지의 운명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것은.
KA-DOOOOOOOM…! 뒤쪽에서 매시브・하나비처럼 폭발음이 터졌다. 모든 게 슬로우모션으로 보였다. 켄지는 토치노키의 더러움없는 눈동자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검고 작은 눈동자가 무비・스크린처럼 확대되며 켄지의 등 뒤에서 다가오는 맹렬한 폭풍과 닌자를 방불케 하는 실루엣을 연출했다.
아아,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동맥혈처럼 검붉은 닌자 장속을 한 후지키도・켄지는 샤치호코・가고일 위에 홀로 서 있다. 그날부터 모든 것이 변해 버렸다. 이제는, 절대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중금속 산성비로 날개를 다친 까마귀들이 떼지어 후지키도의 몸에 앉아, 묵묵히 프로스트바이트의 고기를 쪼아먹고 있었다.
(((닌자에게 죽음을. 하지만, 내가 바치는 센코는, 정말로 후유코나 토치노키의 영혼을 위로하고 있는 것일까. 그들은 오봉의 밤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옳은 것일까.나는 정말로, 제정신인 것인가.))) 유난히 큰 세 다리의 까마귀가 잘린 머리에서 한쪽 눈을 뽑아내더니, 얼굴을 들어 꿀꺽 삼켰다.
(((이 무슨 말법의 세상인가!))) 후지키도는 마음속으로 괴로워한다. (((어쩌면 내 영혼은 내 안에 빙의한 그 수수께끼의 닌자소울과 융합해 하나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아니, 기다려, 이건 무엇이냐!))) 나는 갑자기 움직였다. 까마귀들이 날아가 버린다.
후지키도는 잘린 머리를 재빨리 샤치호코의 입에 밀어넣은 뒤, 닌자 로프와 닌자 각력을 능숙하게 사용해 옥상에서 뛰어내려갔다. 과연 그것은, 어떠한 우연이었을까. 아득히 멀리 떨어진 지상에서, 극히 미약한…… 피워진 오가닉・센코의 향기가… 기적적으로도 그의 후각세포에 결합되었던 것이다.
스고이타카이・빌딩 중층 부근까지 내려간 그는 현수막을 매다는 돌기에 손을 걸어, 그곳에서 날카로운 닌자 시력으로 빌딩 앞 광장을 보았다. 거기에는 마루노우치 항쟁 위령비 앞에서 조용히 손을 모으는, 노보세 아들 내외와 무기코의 모습이 있었다. “오오……나무아미타불!” 후지키도의 멘포에 피눈물이 흘러내렸다.
기도를 마친 무기코의 아버지는 노보세 옹이 보낸 오리가미・메일을 다시 읽었다. 『무기코야, 나에게는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단다. 엄마 아빠랑 놀러 가는 김에, 나 대신 스고이타카이・빌딩에 참배하러 가 주렴. 너는 아직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걸로 모두 조금은 구원받는 것이란다』
“자, 이제 돌아가자. 감기 걸리면 안 좋아.” 무기코의 아버지가 뒤를 돌아보자, 그들을 호위하던 데커들은 아직도 손을 모으고 오지기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무리도 아니다, 마루노우치 항쟁으로 맙포도 많이 죽었으니까, 라며 그는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앗, 이거, 카와이이!” 느닷없이 무리코가 소리를 지른다.
무기코가 신고 있던 오염제거 하이컷・부츠에 추위와 공포로 덜덜 몸을 떠는 미니 바이오물소가 다가온 것이다. 츠치노코・스트리트를 빠져 나올 때 여기저기에 작은 상처를 입은 것 같다. “아빠, 우리 집에서 돌봐도 돼? 그래! 아직 못 받았잖아, 크리스마스・선물!”
“끝까지 돌볼 수 있겠니?” “응.” “그럼 좋아.” “아싸! 할아버지한테도 바로 보여드려야지!” 무기코는 PVC 레더 장갑으로 미니바이오 물소를 안아올리고, 크게 네코네코카와이이・점프를 성공시키며 외쳤다. “메리 크리스마스! 네오 사이타마!” 미니 바이오물소가 놀라 조용히 실금했다.
【메리 크리스마스・네오사이타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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