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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존・스모토리】

이 소설은 Twitter 연재시 로그를 그대로 보관한 것으로 오탈자 등의 수정은 기본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이 에피소드의 가필수정판은 상기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 ‘닌자 슬레이어 네오 사이타마 염상 1’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코미컬라이즈판은 KADOKAWA 무인판 2권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국어 번역자 코멘트 : 상기 물리서적 / 전자서적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은 일본어판인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본어 원본의 오탈자 수정을 가능한 한 진행하고 있으나 미흡한 점이 있으면 닌자 슬레이어 공식 디스코드의 KR 채널 혹은 DC인사이드 닌자 슬레이어 마이너 갤러리를 통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この記事は【キルゾーン・スモトリ】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 한국어 3부작 트릴로지 목록으로 돌아간다


줄거리 : 유기된 상업 지구에 만들어진 위험한 살육 유희 시설, 킬존 스모토리. 그곳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고 있던 카치구미 사라리맨 나가무=상과 사토우=상은 뜻하지 않게 출입이 금지된 구역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데.......


닌자 슬레이어 제1부 '네오 사이타마 염상'에서


[킬존 스모토리]


1

 폐허가 된 거대 쇼핑몰 '코케시(목각인형)'의 어두운 입체 주차장 속을 검도형 장갑복으로 몸을 감싼 두 남자가 서로의 등을 지키면서 나아가고 있었다. 한 사람의 손에는 샷건, 다른 사람의 손에는 소형 화염방사기가 들려 있다. 총신에 달린 스코프 라이트로 어둠을 가르며 쉴새없이 사냥감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부웅 부웅 부부웅. 부웅 부웅 부부웅. 단조로운 베이스 소리가 특징인 코케시 마트 점내 BGM이 입체 주차장 스피커에서 거친 노이즈와 함께 희미하게 새어 나온다.

 밖에서 네오 사이타마의 무기질적인 빛이 희미하게 들어올 뿐, 이 공간에는 빛이 거의 없다. 벽이나 기둥에 달린 비상벨의 붉은 빛 그리고 9할 정도는 떨어져 나간 천장의 형광등이 못미덥게 깜빡이며 '27층' '쇼기(장기) 몰' '실제 저렴함' 같은 벽보를 비추고 있었다.

#KOKESI : NAGAMU : 오징어 발견.
#KOKESI : SATOU : 어디입니까?
#KOKESI : NAGAMU : 노란색 폐차 옆에 있습니다.
#KOKESI : SATOU : 구울까요?
#KOKESI : NAGAMU : 네, 구워주십시오.

 이러한 문자들은 그들의 망막 바이오 디스플레이에 형광 녹색 폰트로 비춰지고 있었다. 그들은 최신 사이버네틱스 수술을 통해 뇌에 무선 LAN 단말 기능과 IRC 메시징 클라이언트를 임플란트했다. 소리를 낼 필요도, 키보드를 두드릴 필요도 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KOKESI : SATOU : 오징어를 발견했으므로 굽겠습니다.
#KOKESI : NAGAMU : 네, 구워주십시오.

 사토우=상이라 불린 화염방사기를 가진 남자가 방아쇠를 당겨 주차공간 한 칸에 불꽃을 뿜어냈다. 거기에 놓여있던 신선한 대형 오징어가 맹렬한 화염방사 공격을 받자, 소형 바이크 정도는 되는 몸뚱이가 둥글게 말리며 강렬한 냄새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KOKESI : NAGAMU : 굿 쿠킹, 좋은 냄새로군요.
#KOKESI : SATOU : 배고픈 스모토리가 다가오네요.

#KOKESI : NAGAMU : 오늘 성적은 몇이었지요?
#KOKESI : SATOU : 제가 6, 나가무=상이 4입니다. 다음에는 먼저 하세요.

#KOKESI : NAGAMU : 괜찮습니까?
#KOKESI : SATOU : 물론입니다. 우정!
#KOKESI : NAGAMU : 우정!

 갑자기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입체 주차장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괴로운 듯한 신음소리와 거친 숨결이 두 사람의 귀에 들려온다. 두 사람은 오징어에서 떨어져 검은 승합차 그림자에 몸을 숨겼다. 나가무는 마그넷식 라이트 중 하나를 총에서 분리하여 잘 구워진 오징어가 있는 근처를 비추었다. 누군가의 기척이 다가온다.

 어둠 속에서 불쑥 2미터 가까운 알몸 거한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것은 야생화된 바이오 스모토리(스모꾼)였다. 시체처럼 하얗고 매끈한 피부가 라이트 조명 불빛에 비춰졌다. 스모토리에게 남은 최후의 수치심이 그리 하게 하는 것인지, 목부터 위쪽은 코케시 마트의 갈색 종이봉투를 푹 뒤집어 쓴 상태였다.

 배고픈 바이오 스모토리는 본능적으로 함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구워진 오징어가 뿜는 고소한 냄새에 저항할 수 없었다. 스모토리는 오징어 앞에서 무릎을 꿇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다리 하나를 봉투 안으로 넣어 우물우물 씹기 시작했다. 관찰자 입장에서 보면 구토가 나올 정도로 불쾌한 광경이었다.

#KOKESI : NAGAMU : 이얏-!

 나가무는 승합차 위로 올라가서 스모토리의 머리를 노리고 샷건을 발사했다. 겨냥이 머리에서 약간 벗어나, 하얗고 매끈한 스모토리의 피부에 무수한 검은 납알이 꽂힌다. 이상한 냄새가 주위에 퍼져 나간다. 녹색 바이오 엑기스가 바닥에 흘러 넘친다.

"아이에에에에에!" 스모토리는 한심한 비명을 질렀다. 나가무=상은 샷건의 공이치기를 당기고 다시 사격. 종이봉투가 불타고 스모토리의 얼굴에 산탄이 가차없이 쏟아진다.

"아이에에에에......" 라는 단말마 소리를 지르며 목숨이 끊어졌다. 나가무=상은 익숙한 솜씨로 뛰어내려, 스모토리의 양쪽 귀를 세라믹 나이프로 잘라 검도형 장갑복의 허리에 매단 보존용 밀폐용기에 넣었다. 이것으로 스코어는 6과 6. 동점이다.

#KOKESI : SATOU : 우정!
#KOKESI : NAGAMU : 우정!

 두 사람은 다시 소리 없이 서로의 팀워크를 서로 칭찬했다.

 그들은 소위 '카치구미(승자조)'라 불리는 엘리트 사라리맨이며, 전체 인구 중 5% 미만인 이들이다. 이 일대의 무인 에리어는 그들을 위해 준비된 위험한 살육 놀이터. 조금 전의 오징어도 주최자측에서 배치한 아이템 중 하나인 것이다.

'카치구미'는 조직의 화합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러한 장소에서는 가능한 균등한 성적이 되도록 서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 만에 하나 둘의 점수 차이가 10:0이었다면 10을 얻은 쪽은 회사 내부에서나 네트워크에서 무라하치를 당하게 된다. 무라하치란 음습한 사회적 린치를 말한다.

#KOKESI : SATOU : 지치셨나요?
#KOKESI : NAGAMU : 그렇네요. 돌아갈까요?
#KOKESI : SATOU : 그렇게 합시다.
#KOKESI : NAGAMU : 내일은 회사니까요.

 그들이 사용하는 단어는 항상 과도할 정도로 정중하다. 이는 비단 카치구미 사회조직이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라는 이유만은 아니다. 네오 사이타마에서의 네트워크상 발언은 모두 감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주의하게 공격적인 발언을 하면 그것이 어떠한 상황에 따른 것이었는지는 관계 없이 사이버 맙포에게 고소를 당하게 되고, 계정 정지나 벌금, 최악의 경우에는 투옥이나 사회적 말살 같은 페널티를 받게 되는 것이다.

 두 카치구미는 킬존 스모토리의 코케시 에리어에서 나오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향해, 스모토리가 오기 전에 재빠르게 탑승했다. 그러나 바리키 드링크를 오버도즈(과복용)한 탓에 시야가 흔들린 나가무=상은 1층 버튼을 누르려다가 무심코 지하 13층의 버튼을 눌러 버렸던 것이다.





2

 엘리베이터 지하 13층을 향해 전속력으로 내려가고 있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 두 사람은 오늘의 전과에 대해 사이버네틱스 IRC로 서로를 칭찬했다.

#KOKESI : SATOU : 오늘 사냥한 귀를 팔면 200만엔 정도일까요?
#KOKESI : NAGAMU : 그렇겠네요. 임플란트 한 CPU의 클럭을 더 올릴 수 있겠군요.

#KOKESI : SATOU : 스모토리를 죽이는 것에 상당히 익숙해지지 않았나요?
#KOKESI : NAGAMU : 그렇네요. 자비는 없습니다. 바이오 스모토리는 너무 증가해버린 유해동물이니까요.

 코케시 제7상업지구는 한때 중산층 시민들로 붐비고 있었지만, 요로시상 제약과 오무라 인더스트리가 공동개발한 바이오 스모토리 육성 플랜트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정부의 명령에 따라 무인지구로 지정되었다. 시민들은 새로운 집합주택을 배정받고 강제 퇴거당했다.

 플랜트를 탈주하여 야생화된 대량의 바이오 스모토리가 코케시 제7상업지구 전역으로 흩어져 쌀이란 쌀은 모조리 먹어버렸기 때문이다. 그 뒤, 요로시상과 오무라 인더스트리는 이 지구를 부유층을 위한 거대 살육 유희 시설로 바꾼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떠올려 그것을 실행으로 옮겼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계획들은 모두 비밀리에 실행된 것이다. 아무리 인터넷을 검색해도 요로시상과 오무라 인더스트리, 그리고 바이오 스모토리의 상관관계에 대한 정보는 나오지 않는다. 폭발사고에 흥미를 가진 저널리스트도 있었지만 모두 소우카이야의 에이전트에게 처리당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코케시 제7지구는 '바이오 스모토리 청소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사냥한 스모토리의 귀와 바꾸어 정부로부터 보상금이 지급된다' 라는 명목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살인의 쾌락뿐만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 사회 공헌과 환경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자부심까지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

 그런 친환경 히어로 두 사람을 태운 엘리베이터는 코케시 마트 최하층인 지하 13층까지 바닥에 꽂히듯 떨어져 도착했다. 로프가 노후화된 것일까? 강철로 된 상자에 격렬한 흔들림이 일어남과 동시에, 버튼 부분과 층수를 표시하는 녹색 디스플레이에서 불꽃이 튀었다.

#KOKESI : SATOU : 웁스! 지하 13층? 1층을 누르신 것 아닌지?
#KOKESI : NAGAMU :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베이스에 구호 메시지를 IRC를 보내볼까요?

#KOKESI : SATOU : 하지만 구원 메시지의 페널티는 큽니다만?
#KOKESI : NAGAMU : 그럼 중간까지는 자력으로 어떻게든 해봅시다.

 엘리베이터는 완전히 고장나서 버튼을 눌러도 전혀 반응이 없었다. 반쯤 열린 상태에서 열렸다 닫혔다만을 반복한다.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것만큼은 사양이다. 그래서 나가무=상과 사토우=상은 지금까지 한번도 발을 들인 적 없는 스모토리 오염 레벨5 지구, 지하 13층을 탐색해 보기로 했다.

 부웅붕붕. 부웅부부. 부웅붕붕. '저렴함, 저렴함, 실제 저렴함' 이라는 문구로 익숙한 코케시 마트의 테마곡의 단조로운 베이스 소리가 지하 13층에도 섬뜩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스릴은 느끼지만 두려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여차하면 구원 메시지를 보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검도형 장갑복을 입은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서늘한 냉기의 촉수가 그들의 몸을 휘감았다. 바닥에서는 치즈 같은 케케묵은 냄새가 난다. 총기에 달아놓은 맥라이트로 주변을 비춰보니, 아무래도 이 층은 과거 코케시 마트 육류 보존 에리어로 쓰였던 것 같았다.

 거대한 은색 냉장고가 마치 나란히 정렬한 묘석처럼 끝없이 늘어서 있었고, 천장에는 '국산 바이오 와규 100%' '맛있어요' 같은 표지판이 매달려 있었다. 천장에는 노란색과 검은색 줄무늬가 대각선으로 들어간 고기 매달기용 윈치* 레일이 장기판 줄금처럼 뻗어 있었다.


*밧줄이나 쇠사슬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내리는 기계

 조금 앞으로 나아가자, 그 냉장고들 사이에서 붉게 옻칠된 울타리가 나타나 두 사람의 가는 길을 막았다. 누르스름한 종이에 붓으로 쓴 경고문이 울타리에 붙어 있었다.

#KOKESI : SATOU : 보세요, 이것.
#KOKESI : NAGAMU : 관계자 이외, 출입 금지?

#KOKESI : SATOU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KOKESI : NAGAMU : 코케시 마트가 영업하던 시절의 흔적이겠지요.

 두 히어로는 울타리를 걷어차 날리고, 비상 계단을 찾기 위해 냉장고 미궁으로 발을 옮겼다.

 한 사람씩만 지나갈 수 있는 좁은 냉장고 미로를 서로의 등을 지켜주면서 한 발 한 발 걷는다. 화염방사기를 든 사토우=상이 앞, 샷건을 든 나가무=상이 뒤. 두 사람의 우정은 완벽하다. 어디에서 적이 덤벼들어도 대처할 수 있다. ...그 순간.

"A R R G H!" 갑자기 뒤쪽 냉장고 중 하나가 열리더니 종이봉투로 얼굴을 숨긴 새하얀 고깃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이오 스모토리다.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이안 커티스처럼, 빙글빙글 손을 움직이다 자신의 뺨을 때린다. "A R R G H!" 지능이 낮은 바이오 스모토리는 말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KOKESI : NAGAMU : pop sumotori 1 (원문 역주 : 스모토리 1마리 출현)
#KOKESI : SATOU : rgr (원문 역주 : 라저)

 후방을 지키고 있던 나가무=상이 쭈그리고 앉아 샷건의 방아쇠를 당긴다. 뒤이어 등을 돌린 사토우=상이 나가무=상의 머리 너머에 화염방사기로 불꽃을 발사한다. "우정!" 두 사람은 사이버네틱스 IRC 채팅으로 동시에 말했다.

"아이에에에에에!" 산탄과 불꽃을 쉴새없이 쳐맞은 스모토리는 한심한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웅크렸다. 가차없이 더욱 더 산탄과 불꽃이 작렬하고, 바이오 스모토리의 몸을 국산 바이오 와규 100% 햄버그처럼 바꾸어 버렸다. 지하 13층을 다시 단조로운 베이스 소리가 지배한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귀를 잘라낸 두 카치구미 사라리맨은 거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혹시 여기가 소문으로만 들었던 바이오 스모토리의 네스트(둥지)가 아닐까, 하고. 나가무=상의 서포트를 받으며 사토우=상이 시험삼아 '저민 소고기' 라 적힌 옆 냉장고의 잠금장치를 해제했다.

 오오,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배덕적 광경이란 말인가. 거기에서는 통근열차처럼 빽빽하게 채워진 수많은 바이오 스모토리가 똑같은 방향을 향해 등과 배를 맞대고 서있었다. 서늘한 냉기 속에서 스모토리들은 기분 좋은듯이 자는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것은 보너스 스테이지다. 철창 같은 검도형 헬멧 안쪽에서, 사냥하는 포식자와도 같이 남자들의 눈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두 카치구미 사라리맨들은 의기양양하고도 사무적으로 살육 행위에 착수했다. 허리에 매단 수류탄을 몇 개 냉장고 속으로 던져 넣고서 뚜껑을 닫는다.

 쓰리, 투, 원, 제로. 숨막히는 폭발음. 나이스 쿠킹. 잠든 채 기습을 당한 바이오 스모토리들의 비명이, 저민 소고기 냉장고 안에서 흘러나오다가 곧 들리지 않게 되었다. 녹색 바이오 엑기스가 뚜껑 아래로 끈적하게 흘러 나와 반딧불처럼 희미하게 빛나더니 곧 까맣게 변색되었다.

 두 카치구미는 냉장고를 열어 귀를 챙겼다. 이 얼마나 멋진 장소를 찾아냈단 말인가. 대충 보기로도 1000개 이상의 대형 냉장고가 있다. 그것들 모두에 스모토리가 빽빽하게 차있다고 한다면 얻을 수 있는 보상금은 엄청난 액수에 이를 것이다. 코케시 제7지구의 유해동물 처리에도 크게 공헌할 수 있다.

 ...그때였다. 지하 13층 전역에서 붉은 경고 램프가 작동했다. 비상사태를 알리는 불길한 버저 소리가 코케시 마트의 테마송을 덮어 씌운다. 설마 무언가 규칙 위반을 저지른 것은 아닐까? 역시 아까 그 출입 금지 울타리가? 두 카치구미는 육식동물 같던 위세를 잃고 작은 동물같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KOKESI : NAGAMU : 빨리 비상계단을 찾아서 도망칩시다, 사토우=상.
#KOKESI : SATOU : pop ninja 1
(원문 역주 : 닌자가 하나 출현)
#KOKESI : NAGAMU : ninja?

 나가무=상이 사토우=상이 화염방사기를 들이댄 쪽을 보았다. 틀림없이 닌자다. 양옆이 대형 냉장고로 막힌 무기질적인 은색 복도를 따라 검은 복장을 입은 닌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사토우=상의 말은 옳았다. 닌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어째서 닌자가 여기에?

#KOKESI : NAGAMU : 어떻게 하겠습니까? 다가오고 있어요.
#KOKESI : SATOU : 스모토리 닌자는 아니네요?
#KOKESI : NAGAMU : 그렇네요. 아마 죽이면 안되겠네요.
#KOKESI : SATOU : 그래도 무섭습니다.

 사토우=상이 화염방사기의 방아쇠를 가볍게 당겨 위협 공격을 했다.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는 의미를 담아서. 그러자 닌자는 10미터 정도 떨어진 장소에 멈춰섰다. 두 카치구미가 안심하여 한숨을 내쉰 직후, 닌자가 팔을 채찍처럼 휘둘러 수리켄을 던졌다. "이얏-!"

 검도형 헬멧의 철창 같은 틈새를 빠져나와 두 장의 수리켄이 사토우=상의 양눈에 박혔다. "아이에에에!" 화염방사기의 총구가 어긋났다. 사토우=상이 너무나 아픈 나머지 몸을 뒤로 젖혔기 때문에 바로 뒤에서 백업 자세를 취하고 있던 나가무=상의 샷건 총구도 어긋났다.

 검은 닌자 복장을 입은 닌자는 그 한순간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10미터라는 간격을 단숨에 좁혀, 사토우=상의 양팔을 붙잡은 것이다. 믿기 어려운 괴력이다. 마치 조임틀로 양 손목이 조이는 것만 같았다. 특수 내열 가공과 방검 가공이 되어 있는 검도형 건틀렛도 맹렬한 압축 앞에서는 무력했다.

 검도형 장갑복의 힘을 최대한 발휘하여 사토우=상은 닌자의 힘에 저항하려고 했다. 하지만 닌자의 악력은 1초마다 조이는 힘을 더해간다. 나가무=상이 샷건으로 엄호하려 해도 이렇게 좁은 곳에서는 사토우=상까지 휘말릴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쉽사리 발포할 수 없다.

 그리고 결국 닌자의 양손은 완전히 쥐어졌다. 그 손아귀 속에 있던 검도형 건틀렛도, 사토우=상의 살점도 뼈도 피부도 토마토처럼 무참하게 압축되어 버린 것이다. "아이에에에에에!" 사토우=상의 절규가 울려 퍼진다. 화염방사기와 양쪽 손목이 곰팡내 나는 바닥 위에 구르고, 피보라가 성대하게 뿜어져 나온다.

 간발의 차도 두지 않고 닌자는 사토우=상의 목을 잡아 들어올려 조임틀 같은 힘으로 그것을 죄었다. 이번에는 불과 3초도 되지 않아 검도형 헬멧의 철창 같은 틈새에서 끈적한 피와 사토우=상의 눈알이 빠져나왔다. 나가무=상은 너무나도 거대한 공포로 다리에 힘이 빠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육수를 우려낸 참치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게 된 사토우=상의 시체를 뒤쪽으로 집어던지고서, 닌자는 다음 사냥감 즉 나가무=상을 내려다 보았다. 그 눈은 말의 눈처럼 완전히 검은색으로, 가지마냥 기분 나쁜 윤기를 발하고 있었다.

"너는 대체 뭐하는 놈이냐. 너는 사토우=상을 죽였다고. 웃토코 건설 그룹의 부계장, 사토우=상을. 지금 구원 메시지를 보냈다. 그냥은 끝나지 않을거야. 우리 건설 그룹은 솜씨 좋은 변호사 집단을 거느리고 있어. 야쿠자 클랜과도 친밀한 관계에 있다고." 나가무=상은 떠오르는 대로 위협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도-모. 나가무=상, 처음 뵙겠습니다. 아이언 바이스입니다." 닌자는 의외로 정중하게, 혹은 무력한 상대를 비웃듯이 예를 취했다. "당신들은 규칙 위반을 저질렀다. 케지메를 해줘야 겠어. 웃토코 건설 그룹 따위, 우리들의 뒤를 봐주는 단체의 재력에 비교하면 진드기 혹은 벼룩과도 같다."

 나가무=상은 알 수 없었지만 아이언 바이스라고 이름을 댄 닌자가 한 말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가 소속된 소우카이 신디케이트는 요로시상 제약과 오무라 인더스트리라는, 일본 정부를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는 두 메가 코퍼레이션과 협력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얏-!" 이제 알 바냐. 이 녀석을 죽이고서 나는 도망칠 거야. 나가무=상은 다리에 힘이 풀린 채 샷건의 방아쇠를 당겼다. 가까운 거리에서 무수한 납알이 쏟아진다면 아무리 닌자라 한들 일격으로 절명한다...... 그럴 터였다.

 나가무=상이 샷건의 총알을 발사하기 1초 전, 그 자리에 우뚝 서서 양팔을 가슴 앞에 두고 팔짱을 낀 아이언 바이스가 무시무시한 주 짓수를 사용하기 위해 외침을 발했던 것이다. "이얏-!"

 그러자 어떠한가. 아이언 바이스의 온몸이 강철처럼 단단해져서 샷건에서 발사된 총알을 하나도 남김없이 튕겨내 버리는 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헤이안 시대부터 전해지는 주 짓수 중 하나, 무적 애티튜드였던 것이다. 총알이 금속에 부딪칠 때 나는 독특한 이질적인 소리가 냉장고 복도에 울려 퍼진다.

 나가무=상이 샷건의 공이치기를 당겨 더욱 더 발사했다. "이얏-!" 아이언 바이스는 다시 무적 애티튜드. "이얏-!" 산탄이 쓸모없이 낭비되어 가자, 나가무=상은 너무나 큰 절망에 실금했다. "자아, 게임 오버다." 아이언 바이스의 조임틀과도 같은 팔이 다가왔다.

"Wasshoi!" 갑자기 아이언 바이스 뒤에 있던 냉장고의 문이 열리고, 거기에서 검붉은 닌자 복장을 두른 닌자가 포탄과도 같이 뛰쳐나왔다. 그 닌자는 회전하면서 맞은편 냉장고를 박찼고, 다시 반대쪽 냉장고 위로 뛰어올랐다. 마지막에는 바닥에 뛰어내리며 다섯 번의 백 덤블링을 구사했다.

"도-모. 아이언 바이스=상. 처음 뵙겠습니다,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백 덤블링을 마친 이 새로운 닌자는 직립부동 자세를 취하고서 그렇게 아이사츠했다. "이 살육 놀이터가 소우카이 신디케이트의 자금원이라는 정보는 아무래도 진짜였던 것 같군. 닌자에게 죽음을. 여기서 죽어주길 바란다."

 두 닌자가 전투 태세에 들어갔다. 생각지도 못하게 목숨을 건진 게 된 것은 나가무=상이었다. 어째서 닌자끼리 싸우는 것인지 그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아무튼 자신이 일시적으로 표적에서 벗어났다는 사실만은 이해할 수 있었다.

 사토우=상은 이미 늦었다. 사이버네틱스 IRC로도 대답이 없다. 나가무=상은 샷건을 지팡이 삼아서 겨우 일어나, 불안정한 발걸음으로 경고등에 비춰진 은빛 미궁으로 되돌아가서 옆길로 벗어났다. 일단은 저 닌자들에게 눈에 띄지 않는 곳까지 도망친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닌자들의 함성이 들려왔다. 어딘가에 몸을 숨기자. 그렇게 생각한 나가무=상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껍질 벗긴 새우'라 적힌 냉장고의 문을 열었다.

 거기에는 역시나, 차갑게 냉동된 바이오 스모토리들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중앙 부근에 검도형 장갑복을 입은 사라리맨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비어 있는 것이 아닌가. 대를 위해서는 소를 버려야 하는 법. 나가무=상은 마음을 굳히고, 스모토리의 등과 배 사이 공간에 몸을 파묻고서 스스로 냉장고 문을 닫았다.

 한편,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닌자 슬레이어와 아이언 바이스의 사투가 계속되고 있었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기선을 제압하여 두 장의 수리켄을 연달아 내던진다. "이얏-!" 아이언 바이스가 무적 애티튜드로 온몸을 강철로 만들어 그것들을 튕겨낸다.

 그렇다면 수리켄이 아니라 춉으로 목을 떨구면 된다, 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닌자 슬레이어는 카치구미와 아이언 바이스의 전투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소우카이 닌자가 위험한 악력을 숨기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접근도 신중하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의 수리켄이 한쪽으로 튕겨져 날아가 버렸다. 이대로라면 끝이 나지 않는다. 그때 후지키도 켄지는 새로운 작전에 나섰다.

 우선 수리켄을 던진다. 그러면 아이언 바이스가 강철이 된다. 강철이 된 아이언 바이스는 한순간 움직일 수가 없게 된다. 그렇다면 그것을 뛰어넘는 속도로 계속해서 수리켄을 던지면 되는 것이다.

'''힘에는 힘으로 대항해서는 안된다...... 속도로 승부를 내기로 했다면 어디까지나 속도를 관철해야만 한다. 백 발의 수리켄으로 쓰러뜨릴 수 없는 적에게는 천 발의 수리켄을 던지는 것이다......''' 사부, 드래곤 겐도소가 준 퍼스트 인스트럭션이 닌자 슬레이어의 뇌리에 울려 퍼졌다.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피칭 머신과도 같이 양팔을 번갈아 회전시키며 0 콤마 5초 간격의 속도로 수리켄을 던졌다. "이얏-!" "이, 이얏-!" 아이언 바이스는 강철 상태를 풀 틈이 없게 되어 옴싹달싹할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달았다.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마침내, 팔짱을 낀 채 직립부동 자세로 서있는 아이언 바이스의 바로 옆까지 접근했다. 최후의 수리켄을 던지는 것과 동시에 오른손은 카라테 춉의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곧바로 초당 10발의 맹렬한 춉을 강철이 된 아이언 바이스의 목에 때려 박기 시작했다.

"이얏-!" "끄, 끄악-!" 여전히 강철화를 유지하던 아이언 바이스였으나 닌자 슬레이어의 춉은 멈추지 않는다. 점차 강철이 된 그의 목에 무너지기 직전인 레닌 조각상처럼 치명적인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그만둬, 닌자 슬레이어! 네놈의 요구에 응하겠다!" "자비는 없다." 닌자 슬레이어는 한 층 더 빠르게, 잔상이 생겨날 정도의 속도로 춉을 반복했다. "이야아아아아앗-!" "끄아아아아아악-!" 금속 성질을 띤 단말마의 외침과 함께 마침내 아이언 바이스의 목이 부러졌다.

"사요나라!" 목이 절단되는 것과 함께 아이언 바이스의 온몸은 강철에서 보통의 육체로 돌아가, 분수처럼 피를 뿜어내더니 폭발사산했다. 피안개가 걷히자 더 이상 닌자 슬레이어의 모습은 거기에 없었다. 이 결정적 정보를 낸시 리에게 제공하여 사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앰플과 교환하기 위해 행동을 개시한 것이다.

 뒤에 남겨진 것은 녹색 바이오 엑기스 바다에 잠든 무참한 모습의 사토우=상의 시체와 엉망진창으로 다진 고기가 된 5~6마리의 바이오 스모토리 뿐이었다. 내일이 되면 요로시상의 연구원들이 대걸레를 들고 와서 바닥 얼룩만을 남기고 모든 증거를 없앨 것이다.

 냉장고 안에 숨어있던 나가무=상은 차가운 스모토리의 살점에 파묻혀 어느샌가 잠에 빠져 있었다. 조금씩 의식이 멀어져 간다. IRC 채팅 메시지는 돌아오지 않는다. 비상 버저 소리는 멈췄고, 단조로운 베이스 소리로 이루어진 코케시 마트의 BGM만이 자장가처럼 냉장고 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나가무=상이 어렸던 시절, 가난한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갔던 다른 코케시 마트의 폐점 세일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저렴함, 저렴함, 실제 저렴함' 이라고 노래하던 무표정한 코케시 로봇들이 중금속 산성비를 맞으며 쇼핑몰 입구에서 허무하게 회전하고 있던 그 밤의 기억이.

 죽을힘을 다해 가난에서 벗어나, 어머니의 내장까지 팔아서 마침내 카치구미가 되었음에도 마지막에는 코케시 마트로 끝나는 것인가.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이란 말인가. 나가무=상은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자조적으로 혼잣말했다. 아아, 이제는 아무래도 좋아. 어차피 사회로 돌아가도 이번 사고 때문에 출세 코스에서는 굴러떨어져 버렸어.

 검도형 장갑복으로 몸을 감싼 무적의 친환경 히어로, 나가무=상의 뇌리에 그리운 어머니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렴함... 저렴함... 실제 저렴함. 코케시, 코케시, 코케시 마트. 오늘도 내일도, 코케시 마트. 저렴함...... 저렴함……… 실제......... 저렴함………" 거기서 나가무=상의 의식은 셧다운됐다.


[킬존 스모토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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