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패스코드는, 4, 6, 4, 3......"
철컥푸슈-! 비밀 코드를 입력하자, 삼중 록 도어가 열렸다. 요로시 연구원 카드를 목에 건 백의의 여성 연구원...... 이세・블루오션은, 폐쇄된 구 요로시상 연구 시설에 발을 들인다. DNA보존실의 냉기가 이세를 감싸고, 지적인 푸른 프레임 안경에 김이 서린다. 눈앞에 출현한 냉동 보관 창고의 열(列)을 보며, 이세는 군침을 흘릴 것 같을만큼 고양감에 휩싸였다.
"해냈어. 보물이 산더미다......!"
이세는 흥분한 발걸음으로 안쪽을 향해 나아간다. DNA 보존실은 크고 넓은 식품 보존 창고의 미궁을 떠올리게 한다. 그물눈처럼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냉동보존창고의 사이에는, 연구원들이 사용하고 있었던 듯한 와인 셀러나 용도 불명의 스티롤 상자 등이 대량으로 놓여서 길을 가로막고 있다. 흡사 냉기의 미궁이다. 길을 잃으면 두 번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는, 그런 곳. 실제, 이 미궁의 어딘가에는, 불쌍한 연구원이 그렇게 죽은 사체가 부패되지도 못하고 영원히 쓰러져 있으리라. 하지만 그녀는, 그런 어리석은 자들의 반열에 낄 생각은 없다.
파직, 파직, 파직...... 당당한 발걸음으로 전진하는 이세를 자동감지하고, LED 라이트가 점등되어 간다. 천장에는 감시 카메라가 몇 개씩이나 있다. 하지만...... 위험성은 없다. 본래라면 엄중한 감시 태세 하에 있어야 했을 테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이 보관실 전부가 잊혀지고, 요로시・인터내셔널은 바이오 닌자 연구가 뜻을 채 이루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음에도 그 진정한 가치를 스스로 훼손해버리고 있다. 혹은, 인정할 수 없는 과거로서, 눈을 감아버리고 있는 것이다.
"무능한 놈들! 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야......!"
이세는 작은 수첩을 펴고, 망설임 없는 발걸음으로 나아갔다. 작게 『나카타』라고 쓰인 수첩...... 그녀가 나카타 논문이라 부르는 그것은, 무관심의 어둠에 묻혀 있었던 위대한 바이오 닌자의 연구 성과를 모은 영지의 서...... 혹은 판도라의 상자인 것이다. 최신식 바이오 닌자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당한 그녀는, 실의에 빠져 짐을 정리하던 중, 이 메모장을 우연히 발견했다. 잊혀져버린 위대한 선인의 연구를!
"여기에서 오른쪽...... 그리고 B7열을 넘어서, 스티롤 산을 밀어 움직인 다음...... 생긴 틈새를 나아가서, 다음에 나오는 파란 스티롤 산을 민다......!" 이세는 메모에 기재된 대로, 냉동보관창고의 미궁을 담담히 나아간다. "하악-! ......하악-! ......하악-!" 고성능 방한 스웨터를 안에 입고도, 냉기는 무자비하게 그녀의 체력을 빼앗아 간다. 시간과의 싸움이다. 이 메모가 없었다면, 틀림없이 도중에 쇠약사했으리라. 하지만 그녀는 죽을 수는 없다. 그 가슴에는, 갑각류의 가능성에 건 요로시 정열이 불타고 있었던 것이다.
"얏타......이거다......!" 어느새 이세는, 지금은 세상을 떠난 나카타 연구원의 연구 자료 보관 창고의 앞에 다다랐다. 메모에 기재된 코드를 입력해서 록을 풀고, 냉동 보존 샬레 한 장을 꺼내었다. 표면에 유성 매직으로 『랍스터』라고 적힌 샬레를.
"틀림없어. 이게 바로......!" 이것이 바로, 나카타 연구원이 남긴 위대한 바이오 유산, 바이오 닌자 『랍스터』의 배양 세포. 이세는 샬레의 보존 상태가 훌륭하다는 것을 확인한 뒤, 황홀한 표정으로 뇌까렸다. "......SUPER......!" 이세는 사랑스러운 아기를 어루만지듯 차갑고 동그란 샬레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감격에 휩싸여, 샬레를 높이 들어올리며 선언하는 것이었다.
"이 배양 세포의 힘으로, 나 자신이 증명해 보일 테다! 현재의 경영진이 얼마나 무능한지를! 얼마나 갑각류의 가능성에 대해, 가엾을 정도로 무지몽매했는지를!" 이세는 금단의 바이오 닌자 배양 세포 샬레를 풍만한 가슴골에 숨긴 뒤, 나카타 연구원의 냉동고를 재봉인하고 보존실의 출구로 향했다.
"그리고 언젠가, 이 내가 요로시상의 CEO의 자리를 손에 거머쥐는 거야......! 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세의 목소리는 점차, 승리의 홍소로 변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