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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부 도메인・카니지】

이 소설은 Twitter 연재시 로그를 그대로 보관한 것으로 오탈자 등의 수정은 기본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이 에피소드의 가필수정판은 상기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 ‘닌자 슬레이어 네오 사이타마 염상 1’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어 번역자 코멘트 : 상기 물리서적 / 전자서적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은 일본어판인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본어 원본의 오탈자 수정을 가능한 한 진행하고 있으나 미흡한 점이 있으면 닌자 슬레이어 공식 디스코드의 KR 채널 혹은 DC인사이드 닌자 슬레이어 마이너 갤러리를 통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この記事は【チャブドメイン・カーネイジ】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 한국어 3부작 트릴로지 목록으로 돌아간다


닌자슬레이어 제1부「네오사이타마 염상」에서


【챠부 도메인・카니지】


인터럽터와의 사투에서 간신히 승리한 닌자슬레이어. 죽음을 앞둔 인터럽터가 남긴 「유카노의 행방을 알고 싶다면 스모 바 『챠부』의 마이니치=상을 만나라」라는 말을, 그는 소홀히 듣지 않았다.
  
다크닌자의 습격에 의해 행방불명된 유카노를 무사히 보호하지 못한다면, 닌자슬레이어는 돌아가신 드래곤=센세이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 닌자슬레이어는 상처도 채 아물지 않은 몸을 이끌고, 스시 바 『챠부』로 향한다.


1

 료우고쿠・스트리트, PM8.

 네오사이타마 소재의 스모토리 흥업을 홀로 떠맡고 있는 콜로시엄・시티, 그것이 료우고쿠・스트리트이다.

 챵코072을 장기간에 걸쳐 도핑함으로써 이상거체(異常巨体)를 손에 넣고, 콜로세움에서 피투성이로 살육전을 펼치는 운명의 자들. 그것이 스모토리이다.

 챵코072는 유전자 이상을 유발하는 심각한 리스크가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기업 지배 사회에서는 효율이라는 개념이 인권보다도 중히 여겨진다. 네오사이타마 외부의 정글에는 유전자 이상으로 인해 이성을 잃고, 폐기되어 야생화된 스모토리들이 짐승과 같이 살고 있다.

 료우고쿠의 콜로세움에서 격렬하게 싸우는 스모토리들은 그 업계의 루저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다. 힘은 권력을, 돈을, 섹스를, 원하는대로 준다. 중앙 리그 「리키시」의 도효우(씨름판)에 오를 수 있는 것은 고작 64명. 승리를 거듭하여 그 지위를 손에 거머쥔 리키시・스모토리들은, 귀족이나 진배없는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료우고쿠・스트리트에 줄지어 늘어선 스모 바는,  흥행 중에는 연일연야 피에 굶주린 관전객들로 바글바글하다. 버팔로 고기와 스모토리・초코에 입맛을 다시면서, 거대한 스크린에서 중계되는 스모 파이트에 함성을 지르는 것이다.

 스모 바 「챠부*」는 료우고쿠・스트리트에서도 가장 오래된 가게임을 표방하고 있다. 개축에 개축을 거듭한 거대한 가게 구조는, 긍지 높게 목각된 「오스모(お相撲)」의 간판에 부끄럽지 않다. 몇 개나 되는 카운터를 갖춘 1층의 홀, 고급 코타츠가 배치된 2층의 발코니석. 


*챠부(チャブ): 챠부다이(ちゃぶだい, 앉은뱅이식탁)의 인살어. 실제 일본어에서 -다이를 빼고 챠부만 사용하면 밥 혹은 매춘부를 지칭하게 된다.

 취객으로 붐비는 1층 홀에, 지금, 입구의 두 개짜리 눈을 열며 들어온 자가 있다. 깊이 눌러쓴 한팅캡, 풀색의 트렌치 코트. 물론, 그 모습에 관심을 보이는 자 따위는 없다.

 트렌치코트의 사내는 거대 스크린의 옆을 지나, 제2카운터로 걸어갔다. 서서 술 마시는 손님들로 넘쳐나는 홀이었으나, 사내는 피하는 척조차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누구와도 부딪히는 일 없이, 스무드하게 전진하는 것이었다.

 사내는 카운터에서 바리키・칵테일을 셰이크하는 바텐더에게 말을 걸었다. "마이니치=상은?" 초로의 바텐더는 무관심한 눈을 트렌치코트의 사내에게 향했다. "지금, 뒷문에서 담배 피고 있는데. 이제 곧 휴식으로 교대하니까, 여기에서 기다리라고. 주문은?" "톡쿠리*로." "톡쿠리로."


*톡쿠리(トックリ):일본 특유의 주둥이가 넓은 술병.

 바텐더는 톡쿠리・사케를 카운터에 두었다. 톡쿠리의 주둥이에는 카보스*가 꽂혀 있었다. 사내는 토큰을 바텐더에게 건네었다.


*카보스(カボス):유자의 일종.

 그때, 점내의 조명이 내려가고, 거대 스크린이 네온사인과 함께 점등됐다. 네온사인에는 「오스모」, 「리키시」, 「투쟁심」 같은 말이 적혀 있다. "오늘의 마지막 경기입니다." 마이코 합성 음성이 고지하자, 홀이 함성으로 들끓었다.

 스크린에 클로즈업된 거인은 넘버 4 랭커인 리키시・스모토리, 다이폰기이다. 그 신장은 10피트는 될까? 근육과 지방으로 부풀어오른 거대한 신체, 그리고 철가면이 비추어지자, 사람들이 미친 듯이 함성을 질렀다. "다이폰기!" "오늘이야말로 얏치마에(해치워버려)-!"

   검고 윤기나는 육체는, 철가면과 마와시(샅바) 이외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이다. 가슴판의 「스고이」라는 타투가 사위스럽다. 이 정도로 거체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이 챵코072를 도핑해온 것일까? 철가면의 호흡구에서 새하얀 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다이폰기가 나아가는 꽃길에 라이트가 켜진다.

 「챠부」의 점내가 물이라도 끼얹은 것마냥 다시 조용해졌다. 도효우・링을 향해 꽃길을 느긋이 걷고 있는 그림자. 그 체격은 일반인의 신장 범위이다. 6피트 정도이다. 그러나, 마와시 하나만 걸친 육체에서 스며나오는, 타오르는 쇠와 같은 질량감은 스크린 너머로도 전해져 온다.

"씹, 저딴 몸으로 맨날 쳐 이기기나 하고." 누군가가 미워죽겠다는 듯 욕지거리를 했다. 그렇다. 이 스모토리답지 않는 남자야말로 넘버 원 랭커, 즉 요코즈나. 통산 102연승 중인 가공할 남자, 「갓핸드」였다.

  도효우・링의 바로 위로, 사슬로 감긴 철의 곤봉이 내려온다. 이번의 시합의 어치브먼트・웨폰이다. 시합 중에 저 무기를 손에 들면 시합이 크게 유리해질 것이다. "양자, 준비해줘!" 심판의 음성이 회장에 울린다.

 다이폰기는 앞으로 기울어진 자세를 취했다. 시합개시와 동시에, 그 거체에 의한 태클을 부딪치려는 셈인 것이다. 호흡구에서는 증기가 피어 올라오고, 어깨의 근육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 모습은 그야말로 강철의 기관차였다.

"하지메테*!" 심판이 외쳤다. 다이폰기가 갓핸드에게 태클을 걸었다. 평범한 인간이 맞았다간 전신이 분쇄골절되며 즉사하고 말 것이 명백한 공격이다. 그러나, 오오, 이 무슨 일인가. 갓핸드는 앞으로 내뻗은 양손으로, 다이폰기의 거체를 정면에서 보란 듯이 막아내었다.


*하지메테(ハジメテ): 본래 시합 개시 신호는 「하지메(始め)」이다. 일본어에 자세하지 못한 원작자들이 잘못 표기한 것을 번역팀이 그대로 쓴 것으로 보인다. 하지메테라고 쓰면 「시작해줘」혹은「처음으로」라는 뜻이 된다.

"아앗……" 스크린을 지켜보는 객석에서 한숨이 흘러나온다. 스모토리 최대 거체를 가진 다이폰기의 돌진에도 꿈쩍도 안하는 갓핸드는, 그야말로 상식을 벗어난 존재였다. 갓핸드의 등근육이 솟아오르며, 조금씩 다이폰기의 압박을 도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결판이 난 것은, 갓핸드가 도로 밀어낸 것으로 보인, 그 순간에서 대략 1초 후였다. 다이폰기의 몸이 공중에서 나선 회전하면서 바로 위로 날아갔다. 그리고 공중의 어치브먼트・웨폰을 매단 사슬과 케이지에 부딪혔다. 갈기갈기 찢긴 거체는 무참한 고깃덩어리로 전락했다. 

"키마리테*, 우와테나게**. 승자, 갓핸드." 심판의 목소리가 조용해진 회장, 그리고 스크린을 지켜보는 「챠부」의 사람들 사이에 울려퍼졌다.


*키마리테(キマリテ、決まりて):시합을 끝낸 결정타를 말한다.
**우와테나게(上手投げ):상대방이 내민 팔 위로 상대방의 마와시를 잡아 던지는 것.

 스크린이 중계에서 광고로 전환되었다. "멋있는 옷은 지금이라도 정리하기 쉽다!" 바이오 세제의 촌극 커머셜과 함께 밝은 음악이 흐르지만, 사람들은 오츠야*・리추얼을 방불케 하듯 조용했다. 103연승, 갓핸드. 스모의 파괴자. 누구도 그에게 이기지 못한다. 기권하지 않으면, 죽음만이 있을 뿐……


*오츠야(お通夜):일본 장례에서 유족이 고인의 곁에서 하룻밤을 지새는 의식.



 2

"저래갖곤 아무도 스모 안 볼걸.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손님." 어느새 안에서 나온 스킨헤드의 바텐더가 트렌치코트의 사내에게 말을 걸었다. "저놈은 세도 너무 세다고. 마치……" 카운터에서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목소리를 낮춘다. "마치 닌자처럼."

 트렌치 코트의 사내가 몸을 굳혔다. 스킨헤드의 바텐더는 연극이라도 하는 듯한 동작으로 오지기했다. 크롬제(製)의 지장보살 넥클리스가 짤랑짤랑 소리를 냈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닌자슬레이어=상. 히로・마이니치입니다."

"무슨……" 트렌치 코트의 사내는, 아이사츠를 돌려주는 것조차 잊을 정도로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럴 만도 한 일이다. "뭐라고?" "신경쓸 것 없어. 당신 가명이 뭐였지? 잊어버려서 말야." 마이니치=상은 방긋 웃었다.

"놀랄 거 없어. 천기누설하자면, 인터럽터=상한테서 전서구를 받았거든. 그가 당신을 덮치기 한 시간 전에 말이지. 당신에게 정보를 주라고 쓰여 있었어. 인터럽터=상은 죽음을 각오했던 걸지도 모르지."

 트렌치코트의 사내…… 닌자슬레이어는, 방심 없는 시선을 마이니치에게 향했다. "그럼, 내 목적도 알고 있겠군." "물론. 안심해도 돼. 정보의 대가는 외상으로 해줄 테니. 당신의 소문은 내 네트워크를 통해 어깨 너머로 들었거든. 수완이 대단하다고 말이야……"

"그럼, 내가 지금까지 어떤 식으로 죽여 왔는지, 알고 있겠군. 잘난체하지 마라. 마이니치=상." "위, 위험하다고, 친구……" 마이니치=상은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보였다. 그것 또한 연극조이다.

 마이니치=상은 조끼의 안주머니에서 필름형 기억소자를 꺼냈다. "그다지 고난스런 비즈(일, 비즈니스)는 아니었다고, 친구…… 여기에 유카노=상의 정보가 있어." 그리고,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 "당신이 바라는 것은, 거기에 있을지 모르겠군……"

 닌자슬레이어는 마이니치=상의 손에서 소자를 가로챘다. "어느 쪽이든 간에, 진위는 바로 알 수 있다. 가짜라면……" "그거라면 신뢰해 줘도 좋다고. 나는 프로거든. 시간만 있으면, 당신과 견원지간인 그 소우...우...우.." 

 마이니치=상이 부들부들 떨었다. "우우바아-고보보보!" 침거품을 부글부글 내면서, 마이니치=상이 갑자기 권총을 뽑아 닌자슬레이어에게 겨냥했다. "이얏-!" 반사적으로 카운터 위로 점프한 닌자슬레이어가, 마이니치=상의 측두부로 돌려차기를 날린다.

"아밧-!" 마이니치=상의 스킨헤드 두부가 수평으로 날려져, 데굴데굴 회전하며 허공을 날았다. 둥근 머리는 홀의 한켠에 있는 스모 슬롯・머신의 레버에 부딪혀, 극태명조체 폰트가 도안된 드럼을 회전시켰다. 「오」「스」「모」.

"햐아! 얏타-! 오늘은 아침부터 이 자리를 킵했었다고!" 그 슬롯머신의 자리에 진 치고 있던 중년 남성이 낙관적인 환호성을 질렀다. 슬롯머신에서는 스모 코인이 한량없이 흘러나온다. "이게 다 잘린 목 덕분이야! 이걸로 삼일 분의 패배가 챠라……라라-!" 오오, 보라!

 그 중년 남성도 또다시, 마이니치=상처럼 거품을 물면서, 용수철을 방불케 하듯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어색한 동작으로 품에서 피스톨을 뽑아, 닌자슬레이어에게 겨누었다. "이얏-!" "아밧-!" 정수리에 닌자슬레이어가 날린 수리켄이 박혔다!

 이번에는 그 스모 슬롯 옆의 테이블석에 앉아 있던 세 명의 노미카이(회식)・사라리맨이다. 각각 이마에 넥타이를 두르고서 거나하게 취한 사라리맨이, 일제히 그 손에 바람총을 쥐었다. "이얏-!" "아밧-!" "아밧-!" "아밧-!" 수리켄이, 사라리맨의 정수리에 박혔다!

"비상사태다!" 검은 옷이 가슴의 IRC트랜스미터로 손을 뻗으려 했으나, 그 손은 갑자기 떨리고, 대신 권총을 붙잡았다. "연락, 락락락, 락" "이얏-!" "아밧-!" 수리켄이, 검은 옷의 정수리에 박혔다!

 곧이어 홀의 손님과 종업원 모두가, 제각각 무기를 손에 들고 닌자슬레이어를 노리기 시작했다. 아니, 홀만이 아니다. 윗층의 발코니에서 유유히 전통주를 마시던 카네모치(부자)들도 같은 꼴이었다. 기관총을 갖춘 노파조차 있다!

 집중포화가 시작되었다. 스모토리를 모방한 스모 브랜디의 보틀이, 글래스가, 스모 초코 항아리가, 쨍그랑쨍그랑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튄다. 닌자슬레이어는 화선을 피해, 카운터의 반대쪽으로 몸을 놀렸다. 중과부적!

"흐-음, 흠,흠,흐-음,흠." 닌자슬레이어를 포위하는 군중의 뒤편, 거만한 자세로 그 지옥도를 지켜보는 자가 있었다. 연보랏빛 장속. 닌자이다. "소문대로, 손쉽게 해치울 순 없군, 닌자슬레이어=상. 비록 늙다리였다곤 해도, 그 인터럽터를 죽일 정도는 되는가."

 그 배후에, 스텔스 장속 차림인 다른 닌자의 실루엣이 스며나온다. "첫 수는 합격점, 이군. 인펙션=상." "흠." "정성들인 준비도 다이달로스=상의 해킹 기술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녀석에겐 나중에 감사라도 전해야겠군." "그렇지, 비트리올=상. 허나 자네도 성실히 일해줘야겠구먼." "물론이다."

 스텔스 장속의 닌자 "비트리올"은 조용히 끄덕이더니, 다시 어둠 속으로 돌아갔다. "흐-음,흠, 호-옴. 다음 수로 가볼까." 인펙션은 혼자서 중얼거렸다. 작전명 「챠부 도메인・갬빗(gambit)」.
 
 작전의 계기는 정보상 히로=마이니치*. 그가 평상시에 해오던 정보수집은, 소우카이・신디케이트에 몽땅 새어 나가고 있었다. 그는 너무 깊이 발을 들이밀었다. 그리고 범의 꼬리를 밟은 것이다. 소우카이야의 정보 도메인을……구체적으로는, 전뇌 닌자, 다이달로스가 전자정보의 바다에 흩뿌려둔 전뇌 부비트랩을.

*외국인 성명 사이에 등호를 붙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표기를 쓰고 있다. 인살어의 스타일이 정립된 이후에는 성명 사이에 등호를 쓰지 않는다.

 유카노라 하는 여자의 소재를 찾는 마이니치=상의 움직임은, 처음에는 보고 지나칠 만큼 작은 파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인터럽터의 죽음을 단서로, 그 움직임은 순식간에 닌자슬레이어의 존재와 연결되었다.

 이 일이 일어나기 6시간 전에, 다이달로스는 이미 닌자슬레이어가 스모 바 「챠부」에 들를 것이라는 확정적 정보를 쥐고 있었다. 용의주도한 닌자 브리핑을 거쳐, 이 두 사람의 닌자, 인펙션과 비트리올이 챠부에 파견되었으며, 만반의 태세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인펙션은 왼손바닥을 위로 향했다. 오오, 이 무슨 불쾌함! 닌자 코테*의 틈새에서 인펙션의 손바닥으로 기어나온, 이 다리 많고 하얀 벌레는 무엇인가!? 이것이 바로 그가 체내에서 기르는 「컨트롤・패러사이트・무시」이다!


*코테(小手):손목을 보호하는 방어구이다.

 총명한 일부 독자 여러분은, 그 다리 많은 벌레의 수수께끼를 방불케 하는 명칭에서 해답을 도출해낼 수 있으리라. 그렇다. 현재 이 챠부의 손님과 종업원 모두를 지배하에 두고 죠루리(꼭두각시) 인형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한 명 한 명의 척수에 파고든 이 악마적인 충형 바이오 신경 강제 조작 시스템의 작용에 의한 것이었다.

 인펙션 자신은 빈약한 닌자이지만, 최대 1008마리의 패러사이트・무시를 동시에 조작할 수 있다. 이것은 그에게 빙의된 닌자소울의 적성과, 리 센세이가 실시한 전두엽 바이오수술의 상승효과다. 컨트롤된 생물은 정밀한 움직임은 불가능하지만, 총을 뽑아 방아쇠를 당기는 정도는 잘해낸다.

 아무리 닌자슬레이어라 할지라도, 이 건물에 북적이는 군중 전부를 상대로는 마음껏 반격할 수 없다. 인펙션은 주의깊게 카운터의 그늘을 주시하며, 다음 수로 나아가기 위한 뇌파 컨트롤에 의식을 집중했다. 조금이라도 그 모습을 노출했다간, 순식간에 벌집으로 만들어주지. 그리고……

"핫쿄호*-!" "핫쿄호-!" 대담한 목소리가 점내에 울렸다. 이 무슨 일인가! 땅이 울리며 인펙션의 곁으로 달려서 스쳐지나간 두 명의 거한은, 변복하고 챠부에 와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던 리키시・스모토리, 몬타로와 코타로가 아닌가! 그들 또한 패러사이트・무시의 지배 아래에 있던 것이다.


*핫쿄호(ハッキョホー):본래라면 はっけよい(스모의 심판이 양 선수들에게 기합을 넣어주는 말)로 써야 하는데 발음이 비틀려 있다. 미국인인 원작자가 착각하고 잘못 적은 것을 번역팀이 그대로 음차한 것으로 보인다.

 도효우・링에 있지 않은 그들은 마와시를 감지 않은 대신 검은 레자 하프팬츠를 입었는데, 상반신은 알몸이었다. 머리에는 우락부락한 철가면을 장착하고 있었는데, 입 근처의 호흡구에서 칠칠치 못하게 침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다.
 
"흐-흠, 흠, 호-옴. 이 녀석들을 써서 숨은 장소를 들어 올려주마, 닌자슬레이어=상. 몬타로=상! 코타로=상! 자, 하거라!" 인펙션이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대고, 마음으로 생각하자, 두 명의 흉폭한 스모토리는 짐승 같은 신음소리로 응했다. "쳐들어가거라!" "노코타*-!" "노코-타!"


*노코타(ノコタ, ノーコタ):본래のこった(스모에서 양자가 씨름터에 남아 있으며, 승부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스모의 심판이 외치는 기합)이나, 일본어의 촉음을 헷갈린 원작자가 잘못 쓴 것을 번역팀이 그대로 음차한 것으로 보인다.

 두 명의 스모토리는 닌자슬레이어가 몸을 숨긴 카운터를 향해, 동시에 돌진을 개시했다. 그것은 영락없이 브레이크가 부서진 폭주기관차이다! 동선 상에 있던 몇 명의 손님이 치여 날아가거나, 짓밟혀 으깨진다. 그러나 비명을 지르는 자는 없다!



3

 몬타로와 코타로가 카운터로 쇄도한다. 터무니없는 파괴음과 진동, 흙먼지. 튼튼한 오크 목재가 찌부러지고 흩어져 날아가고, 스모 초코와 함께 사산한다. 흙먼지 안에서, 닌자슬레이어는 과연 어떻게 된 것인가……?!

“흐-음, 홈, 유감, 유감." 인펙션은 팔짱을 낀 채, 맑아져 가는 흙먼지 안을 바라보고는 탄식했다. "하긴, 이 정도로 끝날 것 같았으면, 애시당초 이렇게 우리가 출동할 만한 일을 벌이지도 못했겠지. 예상은 하고 있었던 것이야."

 그가 카운터와 스모 초코가 사산하는 잔해 위로 확인한 것, 그것은, 오른손으로 몬타로의 머리를, 왼손으로 코타로의 머리를 꼭 쥐고서, 박치기 돌진을 밀어 멈춘 닌자슬레이어의 모습이었다!

」「」이라고 새겨진 멘포, 검붉은 닌자 장속. 닌자슬레이어의 등이 근력의 긴장으로 부풀어오른다. "후웅-!" "노콧타후웅음-!" 몬타로, 코타로는 버팔로와 같이 으르렁대는 소리를 내며, 묵직하게 한층 더 전진과 압박을 시도한다. 그러나 닌자슬레이어는 움직이지 않는다!

 인펙션은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대고 명했다. "죽여라! 스모토리 째로 벌집을 내라!" 그러자, 격렬한 총성의 폭풍이 재개되었다. 그러나, 오오. 이 무슨 일인가!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몬타로와 코타로의 가면을 움켜쥐고는, 그 거체를 동시에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 거체를 고기방패로 삼아, 사방팔방에서 날아오는 총알을 막았다.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끄악-!"

 총격의 폭풍우를 받아, 피투성이가 된 몬타로와 코타로는 그물에서 끌어올려진 새끼 빙어를 떠올리게 하는 형용으로 버둥대며 괴로워했다. 그러나 카운터의 잔해 위에 서서 스모토리를 들어올린 닌자슬레이어의 닌자 악력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두 명의 스모토리가 절명하고 경련이 멈추어도 총격은 계속되었다. 곧이어 이 미트・실드도 제 역할을 못하게 되리라 여겨진 그 때였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몬타로의 거체를 집어던졌다. 겨냥한 곳은 2층 발코니를 지지하는 기둥이다. 거대한 고깃덩어리가 처박히자, 역사 있는 목제 기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수직으로 점프했다. 총격이 그것을 쫓았으나, 닌자슬레이어에게는 닿지 않는다. 그는 등 뒤의 벽을 차서 비스듬히 뛰었다. 몬타로가 눌러붙은 발코니의 기둥에, 날아차기가 꽂혔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기둥을 차고, 그 기세로 코타로가 대미지를 가한 반대편 기둥에 탄환과도 같은 날아차기를 가했다.

닌자슬레이어는 6연속 백플립으로 총격을 피하면서, 스모 스크린의 바로 아래까지 후퇴했다. 발코니의 기둥이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면서, 점차 균열이 커지기 시작한다. "뭐야!? 이건..." 인펙션이 황급히 고개를 들었다. 천장이…발코니가, 떨어져 내려온다!

 하중을 버티지 못하게 된 기둥이 그만 산산조각났다. 이어서, 발코니의 마루가 엉망진창으로 부서지고, 총기로 무장한 2층의 카네모치 손님, 코타츠와 스모 초코도 함께, 잔해가 되어 1층 홀로 쏟아졌다.

"끄악-!" 어처구니없는 파괴에 휘말려버린 인펙션이 지른 가는 비명을, 닌자슬레이어의 닌자 청력이 굉음의 한가운데에서도 포착했다. 발코니가 완전히 무너져내리니, 그의 안전(眼前)에는 파편과 시체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가까스로 붕괴에 휘말리지 않은 사람들이 제정신으로 돌아와, 저마다 비명을 내질렀다.

 간신히 숨만 붙은 인펙션은, 파편에서 기어나오려고 꿈틀거렸다. 그의 닌자 능력은 패러사이트・무시의 컨트롤에 특화되어 있다. 발코니를 무너뜨린 시점에서, 그의 체크・메이트였다. 떨리는 손을 내뻗어, 주위의 나무 잔해와 스모 초코를 밀어내려 한다. 그 손은 무자비하게 짓밟혔다.

"끄악-!" "스트래터지・게임은 끝이다. 소우카이야." 닌자슬레이어는 인펙션의 손등을 즈려밟았다. "끄악-!" “있는 힘껏 기어나오는 것이 좋다. 그러면 카이샤쿠해주마." "끄악-!"

 인펙션은 빌었다. 비트리올=상, 지금이네. 이 때를 놓치지 말게. 놈이 이 늙은이를 못살게 구는 지금이 적기야. 자네의 리퀴드・소드가 나설 차례야……

"이얏-!" "이얏-!" 함성과 함성이 겹쳤다. 비트리올=상이 필경 닌자슬레이어의 등에 앰부쉬를 건 것이리라. 부탁한다, 비트리올=상. 인펙션은 그 결말을 기다리는 일 없이, 죽음의 어둠으로 떨어졌다.

"끄악-!" 닌자슬레이어가 돌아보며 휘두른 돌려차기를 맞고, 비트리올은 수평으로 날아갔다. 스텔스 장속의 카모플라쥬 기능이 충격을 받아 파직파직 명멸한다. 앰부쉬에 실패한 새 도전자 닌자는 공중에서 빙글빙글 회전하고, 착지했다.

"끄악-!" 닌자슬레이어는 양팔에서 연기를 피워올리며 괴로워했다. 비트리올의 카타나 공격을 피하며 돌려차기를 막힘없이 날린 닌자슬레이어였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비말이다. 비말이 닌자슬래이어에게 떨어진 것이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상. 비트리올입니다." 명멸하는 스텔스 장속의 닌자의, 튼튼한 코테를 낀 오른손에서 무색의 액체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그것이, 오오, 보라! 그것이 공중에서 고체화되어, 칼날을 형성하는 것이 아닌가.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비트리올=상. 닌자슬레이어입니다." 닌자슬레이어는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팔의 화상에 개의치 않고, 비트리올의 곁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이얏-!" 비트리올이 선수를 쳤다. 오른손의 칼로 닌자슬레이어의 어깻죽지를 베어내려 한다.

 비트리올의 리퀴드・소드는 회피불능의 필살무기이다. 그의 닌자능력은 황산의 고형화다. 가령 그의 참격을 막아냈다 한들, 부서져 비말이 된 황산은 적의 장갑을 녹이고, 피부를 태운다. 닌자슬레이어는, 그러나, 오른팔로 칼날을 튕겨냈다. 이 무슨 짓을!

 그 순간 리퀴드・소드는 부서지고, 액체화했다. 비말이 그의 닌자 장속을 새까맣게 태운다! "바카 놈! 첫 합에서 배우지 못함은 닌자의 수치! 끝이다, 닌자슬레이어!” 우쭐해진 비트리올이, 새로이 생성한 리퀴드・소드로 닌자 장속을 찌른다!

"얏츠케타(해치웠다)-! ……끄, 끄악-!?" 비트리올은「믿을 수 없다」라는 눈빛으로, 자기 가슴에서 튀어나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손을 내려다보았다. 닌자슬레이어의 손이다. 등이다. 등 뒤에서 관통한 것이다. 그럼 그가 찔렀던 무게감은. 리퀴드 소드가 포착한 검붉은 닌자장속은……

 그의 칼날에 찔린 것은, 허물 뿐인 닌자장속이었다. "바……" "닌자에게 죽음을." 등 뒤에 서서, 비트리올의 심장을 뽑아버린 닌자슬레이어가 내뱉었다. 상반신은 알몸이었다. 달인! 그는 자신의 닌자 기량ニンジャ器用さ을 발휘하여, 한 순간에 장속을 벗어버렸던 것이다!  "바카나(바보 같은)-!"

 닌자슬레이어는 비트리올의 등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팔을 뽑아, 몸을 빙글 돌렸다. 떠나는 그의 벗은 상반신에서 검붉은 혈액이 땀처럼 스며나와, 스스로 엮이더니, 검붉은 닌자 장속이 되었다. "사요나라!" 비트리올은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폭발사산했다.

 잔해 속, 닌자슬레이어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제정신을 차린, 손에 꼽게 살아남은 손님들이 떨면서 지켜보는 가운데, 절명한 인펙션의 머리를 짓밟아 부수고는, 그대로 그는 가게 바깥으로 나갔다. 혼탁한 밤의 어둠 속으로.

 【챠부 도메인・카니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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