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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비스트・오브・유토피아】 #1-3

この記事は【ザ・ビースト・オブ・ユートピア】全セクション版の1-3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1

 광장으로 달려온 2층짜리 아침 버스에 누추한 옷차림의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서로 욕지거리를 하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와중, 회색 버스는 즉시 출발하며 에메츠 섞인 분진을 남겼다.

"칙쇼(젠장)!" "죽어!"

 튕겨져 나와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자들은 야만스러운 키츠네 사인을 들어올렸으나, 이내 표정을 굳히고 뒷골목으로 걸어들어갔다. 광장에 교도병 한 무리가 행진해 온 것이다. 방독면과 총검을 번뜩이는 회색 병사들.

 그들이 정렬한 상태로 회색 하늘을 올려다보자, 검은 먹물같은 궤적이 하늘을 물들이며 에메츠 반중력 크래프트식 수송기가 날아들었다.

 구위이이-. 불쾌한 전자 경고음이 울리고 수송기 바닥이 열렸다. 대량의 인간이 광장에 쏟아졌다. 대기하고 있던 교도병들은 사스마타와 총, 외침으로 그들을 위협하며 쫓아냈다.

 보리스는 정신을 차리고 창문에서 등을 돌렸다. 주시죄로 몰리면 큰일이다. 대걸레질을 하고 하루를 시작하자. 병실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어제 입원한 모바=상이리라. 심한 상처다. 마음이 아프고, 머리가 지끈거렸다.......

"오하요(좋은 아침)."

 탈리아가 복도를 따라 걸어왔다. 보리스는 가볍게 꾸벅인 뒤 대걸레질을 계속했다.

"모바=상의 상태, 어떤가요?" "위험한 고비는 넘었어요." "다행이군요."

"왜 그래요? 아파?" "아뇨. 마음이 진정되지 않을 때가 있어서요."

 탈리아는 걱정스러웠다.

"약을 줄까요?" "늘 있는 일이에요."

 보리스가 약하게 웃으며 화제를 바꿨다.

"그...... 다행임다. 저, 여기에서 일할 수 있어서."

"뭐예요, 갑자기." 탈리아가 미소지었다. "맞아, 급료날이군요? 고토=상."

"헤헤...... 한 달은 눈 깜빡할 사이군요."

"너무 무리하지 말아요."

 쿵, 쿠쿵. 진료소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 급한 환자려나, 하며 탈리아가 현관 쪽으로 향했다. 보리스는 그녀의 등을 눈으로 쫓았다. 문이 열리자 방독면을 쓴 남자가 서있었다. 교도병. 탈리아가 움찔했다. 보리스는 숨을 삼켰다. 관자놀이에 검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도-모. 슈욱-. 여기가 탈리아 카미카 진료소로군. 탈리아 카미카=상은? 슈욱-."

 교도병이 문을 누르며 무례한 태도로 물었다. 방독면 너머에서 들리는 쉰 목소리가 무시무시하다. 탈리아가 조금 몸을 떨었다.

"아...... 저예요."

"너에게 스파이 혐의가 걸려있다. 이쪽 진료소에 스파이를 숨기고 있지 않나?"

"스파이, 엣?"

"슈욱-. 범죄자를 은닉하고 반란행위를 준비하고 있지 않느냐? 고 물었다."

"자,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안 되는데요......"

"어이."

 교도병이 뒤를 돌아보며 신호를 보냈다. 같은 차림을 한 자들이 우르르 진료소 안으로 들어왔다.

"아이에에에!"

 탈리아가 밀쳐져 물러섰다. 보리스는 공포에 질려 지켜만 보고 있었다. 교도병들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갑자기 보리스를 총으로 후려쳤다.

"슈욱-!" "끄악-!"

 쓰러져 몸을 웅크린 보리스의 머리에 사스타마를 들이댄다. 보리스가 신음했다.

"슈욱-. 쓰레기 놈. 뭘 멍하니 서있는 거냐? 서있는 죄로 체포해줄까?"

"아밧......!"

 교도병이 꾸욱꾸욱 사스타마를 들이민다. 보리스가 숨을 헐떡였다. 심장이 두근두근거리는 소리가 귓속에서 울리고, 시야가 흐려졌다.


......가이온......


"하하하, 그 죄상 개웃기는데. 쓰레기는 내버려 둬."

 동료가 사스타마를 든 남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앞으로 가라 재촉했다. 보리스가 풀려나 바닥에 손을 짚었다. 흘러내린 코피를 닦아내자 거무스름한 피가 주먹을 더럽혔다. 교도병이 우르르 진료소 안쪽으로 달려 들어갔다. 이윽고 병실에서 비명과 노성이 들려왔다.

"그...... 그만해주세요! 환자 중에 스파이가 있다는 거지요? 사정청취에 응할테니...... 난폭한 짓은 멈춰주세요. 중상인 자도 있다구요! 안정을 취해야만......"

"넌센스. 개심민에게 인권은 필요없다."

 교도병이 거만하게 말했다.

"이 녀석이다! "끌어내!"

"아이에에에에!"

 복도에 연행되어 온 것은...... 나무삼...... 중상자인 모바였다.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으나, 교도병은 난폭하게 일으켜 세웠다. 치료가 되어있던 옆구리 상처가 벌어져서 붕대가 새빨간 피에 물들었다.

"야메로(그만둬)-! 야...... 야메로-......!"

"교도!" "끄악-!"

 교도병이 모바의 머리를 총의 바닥으로 무의미하게 후려쳤다. 모바는 피섞인 거품을 뿜으며 의식이 몽롱해졌다. 보리스가 가슴을 눌렀다. 괴롭다. 머리가 지끈지끈거린다.

 형언할 수 없는 공포의 감정이 그의 뱃속에서 솟구치고 있었다. 교도병에 대한 공포가 아니었다. 그것이 그 자신에게 있어서도 기묘한 점이었다. 그보다 더 정체를 알 수 없는, 대상이 불명확한 공포에 그는 숨이 막혔다.

"그...... 그 사람은 어젯밤 옮겨져 온 부상자입니다."

 탈리아가 애원하듯 설명했다.

"슈욱-?" 교도병이 탈리아를 밀쳤다. "그래서 이렇게 일부러 데리러 와야 했단 말이다. 왜 이런 수상쩍은 인간을 입원시켰는지 묻고 있다. 슈욱-. 외상을 입은 놈 따윈 쓰레기. 쓰레기 행위를 했으니 상처를 입는 거다. 슈욱-, 실제 이 녀석의 부상은 제3 해피니스구의 폭동에 참가해서 입은 것이란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 옮겨졌을때, 그는 의식이 없었고...... 인사불성 상태였습니다. 도와주지 않으면 죽고 말아요."

"이런 쓸모없는 녀석은 죽게 내버려두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다. 슈욱-. 의료원은 노동에 복귀할 수 있는 놈들만 고치면 돼. 정말이지, 쓰레기를 돕는 놈은 쓰레기...... 응?"

 교도병이 탈리아의 목덜미를 주시했다. 옷깃을 붙잡아 당긴다. 피부에 새겨진 바코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엣!" "슈욱-...... 하이랜더 코드 각인? 너, 하이랜더냐......?"

"요...... 용서해 주세요."

 탈리아가 몸을 비틀었다. 교도병이 탈리아의 출신에 당황한 것인지 그 이상 캐묻는 것은 멈추었다.

"뭐, 좋아. 웬 괴짜인지는 모르겠다만. 콜록슈욱-." 헛기침을 한 뒤 다른 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모바 야마다키. 소란 혐의, 도주 혐의로 체포한다. 슈욱-, 네놈에게는 묵비권이 있다. 지금부터 네놈의 발언은 교도법정에서의 증거로 채택될 것이므로 발언에는 주의해라. 슈욱-...... 이 쓰레기를 데려가라!"

""하이요로콘데-! 슈욱-!""

"아밧-!"

"기다려......"

 탈리아가 다시 제지하려 했으나 보리스가 달려와 그만두게 했다.

"위험하다구요."

"흥, 현명하군. 퍽 보이." 교도병이 침을 뱉었다. "똑바로 주인을 훈육해 둬라. ......오랏! 걸어라! 슈욱-!" "끄악-!"

 모바의 등에 발차기를 꽂아 바깥으로 밀어냈다. 교도병들은 담소를 나누며 밖으로 나갔다. 심한 회오리바람이 다가와 한바탕 휩쓸고 날아갔다...... 마치 그런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위험해요...... 상황이 안 좋으니까요."

 보리스가 탈리아에게 속삭였다. 탈리아는 이를 악물고 소리를 죽였다. 무릎에서 힘이 빠져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개심구(區)에 있어서 교도병은 신이나 마찬가지. 거역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실제 거역한다면 총화기에 의한 즉결 처형이 이루어진다. 하이랜드에 산다면 가장 먼저 알아야 하는 룰이다. 당연히 탈리아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보리스가 강조할 것도 없는 것이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탈리아가 신음했다. "당신도 위험에 처하게 하고 말았어요."

"저, 저는 괜찮아요. 헤헤...... 익숙해져 있으니까. 아니...... 잘은 모르지만...... 어차피 기억해내지 못하지만 말임다, 머리가 멍해져버려서."

 보리스가 중얼중얼 말하다, 탈리아의 옆에 몸을 웅크렸다.

"일어설 수 있겠어요? 탈리아=상." "고마워요......"

 탈리아가 보리스의 손을 잡았다. 쇄골에 윤기가 흘렀다.


◆◆◆


"여러분! 이상향 하이랜드에서 모든 악은 도태되고 있습니다. 웃는 얼굴로 해피니스를 누리십시오."

 대-앵, 대대-앵. 묵직한 강철 충돌음이 울리는 와중, '개심구'의 평탄한 거리에 늘어선 스피커에서 들려온 불분명한 방송은 매 시간 같은 내용이다.

 개심구의 건조물들은 높이가 제한되어 있어서 대개 2층 건물보다 높은 건축물을 짓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위로부터의 감시의 눈이 닿지 않는 지역을 만들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 룰이다. 지면은 눈으로 질퍽이고, 집들 사이사이로 뻗은 무수한 배관 파이프는 대개 녹이 슬어 있었다.

'공인된' 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해피니스 편의점의 점주는 스킨헤드로, 얼굴과 몸에 요란한 문신을 하고 있었다. 개심구의 시민들은 모두가 꺼림칙한 자들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본 뒤, 보리스가 주문표를 카운터에 내밀었다. 그리고 '해피니스' 소자를. 해피니스는 이 개심구에서만 사용되는 특수한 통화다.

"후-......"

 점주는 해피니스를 하나 하나 스캐너로 찍어서 교환 가능 물자를 액정 모니터에 표시했다. 목덜미의 사이버네틱스가 수증기를 뿜어냈다. 가게주인은 음료수, 거즈, 영양제 등을 종이봉투에 마구잡이로 담아 보리스에게 건넸다.

"빨리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눈보라가 다가오고 있으니 말이야."

"에엣. 정말인가요? 확실히 춥네요." 보리스가 얼굴을 찡그렸다. "지긋지긋하네."

"......너, 잘하고 있냐?"

"에?"

"진료소 일 말이야."

"앗하이, 잘 대해주셔서요."

"체포도 당하지 말고....... 그런데, 너 같은 비리비리한 녀석이 뭐하다 여기로 끌려온 거냐?"

"아뇨, 그게 참, 아무래도 흐릿해서요. 여러가지를 생각해내려고 하면."

 보리스가 머리를 긁적였다.

"헤헤헤...... 조금 전의 일을 떠올리는 것도 어려울 정도니, 여기에 끌려오기 전의 일 같은 건 그야 뭐, 도저히, 도저히. 탈리아=상이 말하기를 외상성일지도 모른다던가. ......뭐어, 절도나 뭐 그런 거 아니겠슴까, 어차피."

"흥. 그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한 꼬락서니는 이 하이랜드에서는 장점이 되지 못해."

"죄...... 죄송하게 됐습니다." 보리스가 간들거리는 미소로 대답했다. "아저씨는 무슨 죄로?"

"아? 아무것도 안했어." 점주의 목의 사이버네틱스가 기세 좋게 수증기를 뿜어냈다. "누테크의 땅투기꾼에게 한 방 갚아줬을 뿐이야. 네일건으로 머리를 날려버렸지. 아이사츠나 다름없는 거였는데. 그걸로 죽는 쪽이 나빠."

"그, 그거 참, 대단하네요. 여기에서도 가게를 영업하시고, 과연 대단하십니다."

 보리스가 말했다. 실제 이 점주나 진료소의 탈리아처럼 거주구에서 영업을 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것은 개심구에서는 상당히 복받은 신분이다. 개심구에 열 수 있는 가게의 숫자 및 업장의 종류는 당국에 의해 엄격하게 규제되고, 관리받고 있다. 좁은 문이다.

 개심민 중 9할 이상은 에메츠 광산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것은 위험하고도 괴로운 일이다. 에메츠 광부보다 조금 나은 것이 보리스처럼 거주구의 가게나 시설, 농장에서 잡일을 하는 인간. 행운이 자신의 편을 들어준다면 정말로 적은 인원모집에 낄 수 있다.

"켁, 나는 돼지나 다름없다고. 자고 일어나고 쫄아있고. 고기가 되는 걸 기다리고 있을 따름이지. 이딴 곳이 내 마지막 안식처라니. 행복하기 그지없군."

 푸념을 할때도 목소리를 낮출 필요가 있다. 체제 비판이나 불만 토로는 불온죄로 추궁을 당한다. 거기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주거지 이외의 장소에서 나누는 담소는 비근면죄다. 이 대화도 일찌감치 마무리 하는 편이 좋다. 휘말리는 것 따위는 질색이다. 보리스가 허둥지둥 고개를 숙이고 가게를 뒤로 했다.

'청빈', '내세', '옷과 밥이 충분하다', 'I턴*'...... 회색 길목의 으슥한 곳과 계몽적 문구가 적힌 네온 간판의 깜빡임 속에, 웃고 있는 가족과 과일이 서브리미널**로 섞여있다. 거짓으로 온화한 감정을 환기시켜서 반항심을 없애기 위해서다. 이런 잔꾀로 해피해질 사람이 과연 있을 것인가. 목적지를 향해 서둘러 가는 개심민들은 모두 험악하고도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I턴은 도시 태생인 사람이 자기 고향이 아닌 지방으로 이주하는 것을 말한다.
**서브리미널은 영상물 등에 다른 메시지를 담은 1프레임을 섞어 잠재의식에 각인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보리스는 종이봉투를 안고 다른 행인들과 마찬가지로 갈길을 서둘렀다. 밋밋한 회색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바람에 흩날린다. 확실히 편의점 점주가 말했던 대로다. 눈보라로 길을 잃으면 최악이고, 제설차량은 난폭한 장갑차라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일 따위는 없다. 방심하면 치여 죽어서 타이어의 얼룩이 될 따름이다. 혹은 노상강도를 만날 가능성도 있다. 놈들은 목숨을 걸고 있다. 그리고...... 더 운이 나쁘다면 교도병 치안 패트롤과 맞닥뜨리게 된다.

 걸으면서 멀찌기로 시선을 향하자 조잡하고도 비굴한 거주지와 전자 간판 혼합물 너머, 겨울 바람과 눈에 흐릿하게 보이는 것은 우뚝 솟은 거대한 벽과, 거기에 수없이 겹쳐서 바짝 붙어 있는 입체주택 무리.

 보리스가 있는 이 개심구는...... 돌계단과 눈으로 된 회색 그라데이션으로 칠해진 이 땅은 하이랜더의 이상적인 생활을 지탱하는 인간자원의 풀(pool)에 지나지 않는다. 개심구를 둘러싼 저 높은 벽이 이상향 하이랜드의 본체다.

 도산코* 산맥의 땅, 석회질로 된 거대한 구릉, 그리고 거인이 숟가락으로 파낸 것만 같은 깊은 구덩이. 그것이 바로 이 하이랜드다. 사방이 막혀있는 이 땅은 과거에는 유배지로 알려져 있었다. 일본 전역에서 흘러들어 온 범죄자가 광산 노동에 종사하며 석탄과 석회를 파낸다. 전자전쟁 이전에는 그런 식으로 번창한 절벽으로 된 도시다. 광산이 폐광이 되면서 한 때 쇠퇴했던 이 거리는 달 파쇄 후 에메츠 시프트로 인해 다시 융성하게 되었다.

*보통 홋카이도 출신 사람들을 의미하지만 닌자 슬레이어에서는 홋카이도 그 자체를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될 때가 많다.

 개심민은 필사적으로 에메츠를 파내고, 하이랜더는 그것들을 팔아 외화를 벌어 재산을 쌓는다. 하이랜더 중 7할 이상이 치안 유지에 종사하고 있다. 교도병들은 개심민을 억압하기 위해 희희낙락하며 개심구로 내려온다.

 유배자와 그들을 부려먹는 자들. 과거의 그 구조를 계승하면서 보다 그로테스크하게 왜곡된 에코 시스템(생태계)을 자랑하는, 폐쇄적인 아콜로지* 도시. 그것이 지금의 하이랜드다.
* Arcology, 건축과 환경의 합성어로 완전환경도시라 번역되기도 한다. 환경 자체를 건축하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라 할 수 있다.

 구위이이-. 불쾌한 전자 경고음이 들린 방향으로 눈을 돌리자 광장 상공에 수송용 카고 캐리어가 호버링을 하고 있었다. 구릉지대의 상공을 오가는 코가 캐리어가 바깥 세계와의 몇 안되는 접촉수단이다.

 이 날 '받아들여'진 범죄자들이 비명과 함께 광장으로 떨어져 겹겹이 쌓여 산을 이루었다. 낙하 중에 죽는 자들도 있다. 보리스는 정렬해서 대기하고 있는 교도병들의 시야에 띄지 않도록 어떤 길을 사용할지 궁리했다.

"슈욱-!" "끄악-!" "슈욱-!" "끄악-!"

 뒷골목에서 카라테 샤우트와 비명이 들려왔다. 교도병이 개심민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처참한 그림자에서 눈을 돌려, 더욱 걸음을 재촉해...... 마침내 탈리아 카미카 진료소에 도착했다. 문에는 '휴진일입니다'라는 팻말.

"타다이마(다녀왔어요), 탈리아=상. 사왔습니다."

 보리스가 말했다. 봉투를 안은 채, 고심 끝에 문을 열고 복도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갔다.

 탈리아가 고개를 들었다. 울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리스의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왜 그러시나요. 괜찮으세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 괜찮아요."

 탈리아가 얼굴을 닦은 뒤, 헛기침을 하며 일어섰다.

"고마워요! 이런 심부름까지 시켜서 미안해요."

"헤헤...... 간단한 일이죠."

 보리스가 방구석에 종이봉투를 내려놓았다. 탈리아가 내용물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정말 덕분에 살았어요. 의료물자는 어떻게 해도 빠른 사람이 임자가 되버리기 십상이니까...... 왜 그래요?"

"그...... 탈리아=상은, 저기...... 어떤 범죄를 저지르신 건가요?"

"......"

"앗...... 스미마셍!"

 보리스가 당황했다. 어색함을 얼버무리려다가 하필이면 그 무서운 얼굴을 한 점주에게 했던 것과 같은 질문을. 하지만 탈리아는 웃었다.

"후훗, 무슨 범죄로 보여요?"

 보리스가 안도했다.

"아, 아니, 돌팔이 의사 출신이라는 느낌은 아니고, 그...... 헤헷...... 탈리아=상, 너무 좋은 사람이잖슴까. 이런 곳에서 진료소 같은 걸."

"그렇지 않아요." 탈리아가 머리카락을 고쳐 묶었다. "똑바로 살지 못해서 그 결과 이렇게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일 뿐이에요."

"저기...... 이상한 걸 물어봐서 스미마셍."

 자리를 뜨려는 보리스의 손을, 탈리아가 붙잡았다.

 말이 멈췄다.


◆◆◆


 탈리아는, 행위 도중에도 울고 있었다. 보리스의 입술을 탐욕스럽게 갈구하며, 등에 손톱을 세운 채 훌쩍훌쩍 오열하고 있었다. 울보인 여자로군. 보리스는 담담하게 생각했다. 우리들이 한판 뜨고 있는 곳 아래 층에서는 병들고 부상을 입은 자들이 뒤척거리거나 고통에 찬 숨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자신의 묘한 객관성이 의아스러웠다. 그리고 자신을 가득 채운 쾌락과 사랑스러움의 가장 깊은 바닥에서, 섬뜩하고도 불가사의한 감정의 움직임을 읽어내고서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자신의 뉴런에 스미는 검은, 타르와도 같이 끈적이는 생각이 꺼림칙하게 느껴졌다.


......가이온...... 쇼쟈노...... (가이온 절간의)


 탈리아는 등을 돌리고 잠들어 있었다. 보리스는 탈리아의 어깨를 매만지다, 그 손을 목덜미로 뻗었다. 하이랜더 코드라는 그것을 손가락으로 어루만진다. 그리고 경동맥을 가볍게 눌러본다.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탈리아가 반응하여 숨을 토해낸다. 손가락을 입술로 가져가자, 탈리아가 희미하게 웃으며 손가락을 입안에 머금었다.

 어째서 나는 이런 뒤숭숭한 생각을 하게 되고 마는 걸까. 보리스가 스스로에게 물었다.


◆◆◆


 교도병은 다음주에도 진료소를 찾아왔다.

 정확하게는, '로열 코트'가 교도병을 이끌고 찾아왔다. 로열 코트는 치안유지기구의 엘리트 계급으로, 모노톤 경질 상의를 입은 것이 특징이다.

 그 로열 코트 사내는 닌자였다.




2

"슈욱-!" "슈욱-!"

 탈리아가 문을 열자마자 방독면을 쓴 교도병이 안으로 들어와 총으로 위협했다. 탈리아는 비명조차 잊은 채 그저 멍하니 서있었다.

 그리고 로열 코트가 들어왔다. 밑단이 발목까지 오는 모노톤 상의를 입고 있다. 이것이 그들의 시그니처로, 교도병들보다 높은 히에라르키(계급구조)에 위치한 존재다.

"탈리아 카미카=상이지요."

 로열 코트 사내는 금속 멘포를 장착하고 있었다. 즉 닌자다. 탈리아를 바라보는 눈은 허무적이었다. 동공은 점처럼 작았고, 눈썹에는 표정이 없었다. 탈리아는 두려움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하이...... 여...... 여기에 무슨 용무로 오셨는지요?"

"도-모. 저는 로열 코트 집행관, 화이트록입니다."

 화이트록이 아이사츠했다. 그가 고개를 숙인 순간, 다른 교도병들에게서 공포와 긴장의 기색이 역력히 드러났다.

"탈리아=상. 당신께 스파이 혐의가 걸려 있습니다. 지난주에 모바 야마다키가 제3 해피니스 구의 폭동 진압에서 도망쳐서 당신의 요양원에 잠복했었지요. 당신은 '거대한 노인'의 연락책으로서 지하에서 활동을 하고 계실 테고."

"엣...... 무슨 말을......" 탈리아가 신음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였다. "오해십니다! 그러한 사실은 전혀 없어요! 저는......!"

"모바 야마다키가 모든 것을 자백했습니다. 저는 모바의 자백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오늘 이곳에 온 것이고요."

"거짓말입니다!"

"거짓말?" 화이트록이 되물었다.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겁니까?"

"틀리신 거예요,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제 판단이 틀렸다...... 즉...... 제가...... 아니면 우리들이라는 존재가...... 틀렸다는 겁니까?"

 로열 코트 사내의 눈이 유리를 방불케 하듯 빛났다.

"당신은 로열 코트의 존재, 즉 하이랜드 통치기구에 의문을 품고, 불만을 가졌다...... 그래서 반역을 꾀했다...... 그런 거군요? 탈리아 카미카=상."

"탈리아=상!?" 병실에서 대걸레질을 하고 있던 보리스가 복도로 뛰어나와 현관으로 달려왔다. "괜찮으세요!? 에...... 이 사람들은......"

"흠. 요양원 직원, 고토 보리스."

 화이트록의 시선이 보리스를 향했다.

"네놈도 비슷한 혐의가 걸려 있다. 네놈은 탈리아 카미카 밑에서 스파이 활동에 매진했지."

"아닙니다. 그는 절대로 그러지 않았어요." 탈리아가 그를 감쌌다. "그는 이 도시로 옮겨져서, 개심민이 되기 이전의 기억도 없어요. 그저 이 요양원을 위해서 정성껏 일하고 있을 뿐......"

"당신은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군, 탈리아=상." 한숨 섞인 목소리로 화이트록이 말을 끊었다. "선악을 판단할 권리를 가진 것은 우리 교도병이지, 당신 같은 개심민이 아니란 말입니다, 탈리아=상. 그래요, 당신은 어디까지나 개심민입니다. 하이랜더가 아니라!"

"......!"

"당신은 본래 하이랜더였으나 개심민으로 전락했다...... 는 것 같습니다만......"

 화이트록이 끈적이는 시선을 탈리아의 목에 있는 하이랜더 코드로 향했다.

"당신의 과거의 사정에 대한 개인적인 흥미는 없습니다...... 고쳐 말하자면, 하이랜더였던 당신이 개심구에 살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몇 번 죽어도 갚을 길이 없을 만큼 죄가 무겁다 할 수 있겠지요. 저는 말입니다, 지성과 가능성에 넘치는 선진적 존재여야 할 하이랜더가 교도되어야 하는 개심민 돼지 무리 사이에 섞여있다는 사실을 참을 수가 없어요."

"맞아." "떨거지 년."

 교도병이 동조하며 탈리아를 총으로 밀었다. 보리스는 거의 반사적으로 감싸듯이 움직였다.

"야메롯(그만둿)-!"

"교도!" "끄악-!"

 관자놀이를 총으로 얻어 맞고, 배를 걷어차이고, 보리스가 구토를 하며 바닥 위로 쓰러졌다. 탈리아가 무어라 외치고 있었다. 보리스가 일어나려고 했다. 화이트록이 교도병의 총을 빼앗았다. 그리고 직접 보리스를 쏘았다. BLAM. BLAM. BLAM. BLAM.

"아, 가, 끅, 가"

 보리스의 몸에 총알이 박혔다. 땅바닥에 내던져진 물고기처럼, 바닥에서 움찔거리며 몸을 떨었다. 탈리아가 화이트록의 손을 잡았다. 교도병이 탈리아의 날개죽지를 조이며 떼어냈다. 화이트록이 탈리아에게 총을 겨눈 뒤, 쏘았다. BLAM. BLAM. BLAM. BLAMBLAM. 관통된 탄환 중 몇 발에는 교도병도 휘말렸다. 보리스에게서 소리가 멀어졌다. 격렬한 고동 소리가 그의 청각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가 딱 멈췄다. 그의 시야가 애매모호하게 흐려져서 불투명 유리를 방불케 했다.


가이온...... 쇼쟈노...... 카네노코에(가이온 절간의 종소리).


"아아."


숏교. 뭇교. 히비키아리(제행. 무상. 울림 있음이라).


(그런가.)

 고토 보리스의 시체가 바닥 위에서 쓰레기처럼 끌려갔다. 교도병은 시체를 메고서 진료소를 가로막고 있던 덤프 트럭에 던져 넣었다. BLAMBLAM. BRATATATATA. BRATATATATA. 산발적인 총격. 그리고 시체가 더 늘어났다. 병실에 입원해 있던 자들이 희생된 것이었다.

 바깥에는 눈이 오고 있었다. 음울한 거리 속을 트럭이 나아가는 동안, 짐칸의 시체는 금방 새하얗게 변했다. 눈의 기세가 순식간에 강해져서 시야를 확보할 수 없는 눈보라로 변했다.

"여러분! 이상향 하이랜드에서 모든 악은 도태되고 있습니다. 웃는 얼굴로 해피니스를 누리십시오." 

 바람과 눈 속에서도 정시 방송은 또렷하게 들려왔다. 여러 스피커가 높이가 낮은 건조물들 사이로 울려 퍼지며 에코를 이루었다. 거대한 벽에 층을 이루고 있는 하이랜드 거주지에도 아마 방송은 들리고 있으리라. 지금은 눈보라로 막혀 있어서 도저히 거기까지 멀리는 볼 수 없었다.

 트럭은 교차로를 여러 차례 지나서 검문 게이트를 경유해 서서히 해안 방향으로 나아갔다. 해안은 북, 동, 서쪽이 거대한 벽으로 막혀 있는 하이랜드에서 남쪽에 위치해 있다.

 부웅. 부우우웅. 무겁고 답답한 기적소리와 선박 그림자가 우뚝 솟아있었다. 트럭이 철망으로 둘러싸인 에리어로 들어갔다. '역병 엄벌', '자기 책임', '방역 의무' 등의 한자 플레이트가 철망에 붙어 있다. 부지 내에서는 방독면을 장착한 자들이 꿈틀거리며 무언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들의 방독면은 교도병의 것들과는 또 달랐다. 그들은 위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이곳에 살면서 작업을 하고 있는 자들이다.

 그들이 흔드는 손에서 붉은 불빛이 번쩍였고, 트럭이 유도된 장소에는 네모나게 파인 거대한 구멍이 기다리고 있었다. 구멍에는 아무렇게나 시체가 던져져 여러 개의 동산을 이루고 있었다. 마치 고철 쓰레기장에서 고철을 시체로 바꾼 것이나 다름 없는 꼴이었다. 즉 이곳은 시체 임시 보관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덤프 트럭이 구멍을 향해 짐칸을 기울여 시체를 배출한 뒤 그대로 곧장 밖으로 나갔다.

 눈보라 속, 시체 보관장에는 여러 차례 차량이 드나들었다. 여러 번 찾아온 것은 에메츠 광산에서 온 트럭이었다. 마침 이 날 대규모 낙반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하이랜드는 개심민을 신규로 대량 입고할 필요가 있으리라.

 광산으로 돌아가던 트럭 한 대에서는 기름이 새는 것인지 도로 위에 검은 방울을 떨어뜨렸으나, 눈보라는 몇 분도 안돼 그것을 덮어서 감춰버렸다.


◆◆◆


 낙반 사고 후 몇 시간 동안 에메츠 광산은 여전히 혼란과 비탄에 빠져 있었다. 완만한 자갈산은 쌓인 눈으로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갱도 여러 곳에서는 엄청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와, 눈보라와 뒤섞여서 섬뜩한 검은색 안개를 여기저기에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 아아......" "아이에에에"

 얻어터진 개심민 광부들이 흙투성이 모습으로 눈 속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그들은 낙반 사고에서 운좋게 도망친 자들이었다. 그들을 교도병 및 교도병에게 지도를 받은 모범 개심민이 사스마타와 경봉으로 몰아넣어 공작 차량과 수송 차량이 오갈 수 있는 길을 확보했다. 가설 치료 텐트에는 아찔해질 정도로 긴 줄이 서있었다.

 부앙-. 게이트가 경고음을 울리고, 눈보라 속에서 회전등이 번쩍였다. 들어온 덤프 트럭이 늘어선 광부 시체 옆에 정차했다. 개심민들이 재촉을 당하며 동료들의 시체를 들쳐메고 짐칸에 던져 넣었다.

"세-노(하나-둘)!" "아잇!" "세-노!" "아잇!"

 개심민들은 2인 1조로 양쪽 겨드랑이에 시체를 끼워서 들어올려 구호와 함께 그들을 집어던지고 있는 것이다. 죽은 뒤 시간경과로 굳어진 육체는 무거워서 다루기 힘든 데다가 이런 눈 속에서는 엄청난 노동이었다.

"슉-! 슈욱-! 네놈! 빠릿빠릿 움직여!" "그래, 네놈-! 교도! 교도옷-! "아이에에에!"

 교도병들이 녹초가 되어 숨만 겨우 붙어 있는 개심민들에게 노호를 내지르고, 앞잡이인 모범 개심민들이 지시받은 것보다 빠르게 경봉으로 곤죽을 만들어 놓았다. 증원된 교도병들은 신경질적이었고, 광부들을 대하는 태도는 평소보다도 강경했다. 그리고 모범 개심민들은 교도병 이상으로 가열차게 필요 이상의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었다. 그들은 하이랜더를 향한 비굴한 충성심과 자신보다 비천한 자들을 만들어 내기 위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새디스틱한 기쁨에 굶주려 있었다.

 질책과 폭력에 시달리면서 음울한 적재 작업이 끝나서 트럭이 달려 나가자, 동원된 여러 개심민들이 일시적으로 격무에서 풀려났다. 그들은 순종적이었다. 오히려 실실 아첨하는 웃음마저 짓고서 교도병들의 다음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슈욱-. 보수를 받도록 해라!"

 교도병이 손안의 단말기를 조작했다. 그곳에 있던 개심민들의 팔찌가 깜빡깜빡 빛나더니 2000 해피니스가 충전되었다. 캬바앙-! 돌발적인 시체 적재 작업 보너스다. 나쁘지 않다. 하이랜드의 에메츠 광산 노동에는 행복한 신상필벌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해피니스를 사용하면 숙소 안에 있는 조이 센터에서 오이란을 사거나 전용 컴비니언스 스토어에서 케모 비어도 마실 수 있다.

"훅-! 슈욱-! 거기! 뭘 하고 있나!" "그래임마-! 교도담마-! 교도병님께 충성해람마-!"

 교도병과 모범 개심민들은 새로운 작업반을 교도하기 위해 몇 미터 앞도 보이지 않는 눈보라를 라이트로 비추며 그곳에서 사라져 갔다. 남겨진 자들은 자갈밭에 가래침을 뱉으며 투덜투덜 불평했다.

"켁, 잘난 척하기는." "언젠가는 엎어버리자고." "그거 좋은데."

 당연히 속삭이는 목소리다. 무엇이 원인이 되어 제재를 받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실제 그런 반역을 실행으로 옮길 뜻 또한 애초부터 없다. 제3 해피니스 구의 폭동과 숙청 사건의 전말은 의무방송을 통해 반복적으로 나왔으니 반역자들이 어떤 꼴이 될지는 당연히 그들도 알고 있는 바였고, 무엇보다 가뜩이나 하루하루의 노동으로 지쳐 있는데 굳이 교도병에게 맞서야 할 필요성 또한 느낄 수 없었다.

"2000 해피니스랜다. 얻어맞은 보람이 있었어." "나, 착실하게 모으고 있어." "진짜냐?...... 이 쓰레기 녀석." "어이, 이 녀석 일어나질 않는데."

 한 사람이 조금 전의 폭력으로 쓰러진 동료를 흔들었다.

"뒈진 거 아냐?" "하하하, 시시한 놈." "이 녀석의 해피니스, 우리들이 나눠갖자고." "어이, 만지지 마. 다른 사람의 팔찌를 만지면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어."

"......저기이."

"아이엣?"

 시체에게서 눈을 돌린 그들의 시야에 기묘한 남자가 나타났다. 눈보라 속에서 나타난 그 남자는 시체 앞에 웅크려서 갑자기 옷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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