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버즈・데스퍼레이트・익스페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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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와일드니스 일각, 위험한 독충과 뱀이 배회하는 미지의 정글에 「하얀 악마」의 전설이 있다! 그것은 높이 자란 나무보다도 거대한 몸집을 가진 하얀 거인! 거인은 옛날 붓다에게 저주받은 일족의 후손으로, 죽어서 윤회하는 것을 허락받지 못하는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숲 깊은 곳을 배회하며 운 나쁘게 조우한 상대를 죽여 더욱 업보를 쌓고 있다고 한다!
바깥 세계에 그닥 지식이 없는 나조차도 터무니없이 황당무계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전설은 전설일 뿐이다. 붓다의 저주, 영원한 삶. 제대로 손에 얻을 그러한 것들은 아니다. 허나, 이곳 마을을 소란스럽게 하던 「하얀 악마가 되살아나 사람을 습격하고 있다.」라는 소문을 들은 대장의 반응은 나를 불안케 했다.
“우선 틀림없다.” 대장이 우리들을 모닥불에 불러모아 말했다. “닌자다. 야생 닌자가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뭐라고?” 나는 웃어넘기려 했다. “야생 닌자라고? 미신이나 내려오던 이야기 같은 걸 테지. 바카바카스러워. 그런 걸 믿는 거야? 제정신인가?”
하지만 대장을 필두로 나 말고 다른 자들은 이 일을 시리어스하게 여기고 있었다. 다들 진지한 눈빛을 교환하고는 끄덕였다.
생각해보자면 바카바카스럽다는 점에서 우리들도 「하얀 악마」와 비슷한 부류라고 할 수도 있다. 포레스트・사와타리 대장. 바이오 개구리와 일체화한 프로그맨. 눈이 3개에다 불사의 몸을 가진 하이드라. 모닥불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 웅크려 있는 것은 허리 아래가 거대한 바이오 사슴이 된 센토르. 그리고 나. 우리들이 한 번에 마을에 나타난다면 목격자들은 공포에 사로잡혀 도망칠 엄두조차 내지 못할 테지.
“전설따위 믿지 않는다.”
사와타리 대장이 제일 먼저 내뱉은 말은 의외였다. 기세에 눌려 다물고 있는 나를 향해 그는 말을 이었다.
“문제는, ‘하얀 악마’라고 근처 사람들에게 오인받는 그 존재가 분명히 출현했다는 사실이다! 이 엄연한 진실에서 눈을 돌리지 마라. 알겠나, 이것을 보아라.”
대장이 무릎 근처에 사진 몇 장을 두었다.
“흔적이다. 정보수집의 결과다.” “분명히 흔적은 흔적인데……” “보는대로, 평범한 인간보다 크고 납작하다.”
모두의 시선이 다시금 교차한다. 대장이 다음 사진을 가리킨다.
“봐라. 이것은 덤불 그림자를 걷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뭐, 분명히 찍혀 있긴 한데, 불분명하지 않아……?” “보는 대로 실제 흰 윤곽이다. 이건 하얀 거인의 정체다.”
“즉?”
“십중팔구, 바이오닌자다.”
대장이 눈을 번뜩였다.
“찾아내서, 실제 바이오닌자라면 동료로 들인다.”
사와타리 대장의 눈빛이 열병을 방불케 하듯 빛나고 있었다. 그와 알고 지낸 지 오래되지는 않았으나 이런 사태가 되어버리면 냉정한 조언은 거의 들어먹질 않는다는 것을 나는 이미 학습했다. 그는 서바이버・도죠의 구성원을 새로 확보하는 일에 크나큰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잠깐만 기다려봐! 그거 말인데!” 내가 문제를 제기했다. “아직 소문의 단계에 머물러 있잖아. 들리는 얘기도 사람을 습격한다는 둥, 먹는다는 둥, 흉흉한 것들 뿐이고. 동료라니…… 그렇게 간단히 될까? 이 생물체가 자급자족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면 어쩔 거야. 우리들과는 맞지 않는 가치관을 가졌으면 어떻게 할 건데. 우릴 공격할 게 뻔하잖아? 저번 워벌쳐도 큰일이었잖아. 그리고 요로시상제약이 키우는 애완 바이오닌자라면? 그러니까, 카이샤의 극비 미션을 수행중인 녀석이었다면……”
“그건 그거대로 절호의 기회다. 요로시상의 앞잡이라면 바이오잉곳 비축분이 있을 터. 그것을 모조리 접수한다.”
“완벽한 작전이구만.” 하이드라가 으르렁댔다. “매일 잉곳 양으로 잔소리 들어먹는 생활하고는 빠이빠이하고 싶다고 나는!”
바이오잉곳 얘기를 듣자니 나는 세게 불만을 낼 수도 없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이드라는 무한히 재생하는 무적의 몸을 지녔다. 그리고 그 때문에 너무나도 연비가 나쁘다. 그에게 충분한 양의 바이오잉곳 확보는 생사가 걸린 문제이다. 다른 자들…… 센토르나 프로그맨도 강하게 끄덕였다. 그들의 바이오화 진행도도 상당한 레벨이다. 내가 받은 바이오 수술은 신체강화를 위해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잉곳 공급문제의 심각함을 공감하기 어렵다.
“하지만, 백 번 양보한다 쳐도 이 사진만 가지고서 어떻게 찾아낼 건데. 기적이라도 바라면서 어슬렁거릴 셈이야?”
내가 묻는다. 그러자 사와타리 대장이 나를 힘차게 지목하고는 말했던 것이다.
“여기에서 네 차례다, 디스커버리여. 너의 감지능력이 없으면 이 작전은 성립하지 않는다.”
“나인가.” “그렇다.” “으으응…… 내가, 할 일이란 말이군.”
감지능력. 이것이 바로 내가 시술받은 바이오뉴런 수술의 정체다. 나는 요로시상제약의 바이오 DNA코드, 통칭 「요로시DNA」를 보유한 존재를 레이더처럼 감지해 그 대략적인 지점을 찾아낼 수 있다. 이 능력은 원래라면 보다 강력한 용도…… 즉, 요로시DNA를 가진 지적생명체의 뉴런에 작용해 원격조작하거나 세뇌하는 일…… 을 상정하고 있었다. 결과는 보시는 대로, 유감스럽게도 나는 이 「요로시・짓수・프로젝트」에서 회사가 기대하던 수준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그래, 너, 조금은 제 역할을 하라고! 약골 자식!”
하이드라가 나를 쿡쿡 찔렀다. 하이드라는 투박하고 단순한 바이오닌자로, 왜인지 내게 선배 행세랍시고 마운팅을 해댄다.
“약골 자식이라니 이건 흘려들을 수 없군. 이래 보여도 널 때려눕힐 힘 정도는 있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하이드라의 파충류를 방불케 하는 손을 떨쳐내고 일어나 노려보았다.
“그만! 너희들, 적당히 해.”
프로그맨이 제지했다. 그는 요로시상제약 닌자와의 전투로 부상을 입어 한 번은 생사의 경계를 오갔었다. 아직 완치된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는 상태까지 회복되었다. 그는 사려 깊고, 말에는 뼈가 담겨 있었다. 나는 다시 앉았다. 어차피 하이드라와 진심으로 치고받을 생각은 없었다. 쓸모없이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꼴이다. 이윽고 사와타리 대장이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말을 잇는다.
“정보는 충분히 모았다. 여기 지도를 보아라. 이 마커가 ‘하얀 악마’가 목격되었다는 정보다. 보이는 대로 편중되어 있다. 특히 목격보고가 많은 곳이 싱커버리 계곡이다. 그 지점으로 향해 디스커버리의 감지능력을 사용해서 타겟을 찾아낸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투도 상정한다. 전원, 오늘은 제대로 몸을 쉬어서 내일의 강행군에 대비하라.”
“우어어엉-.”
센토르가 울었다. 그가 불침번이다. 우리들은 마침내 각자의 침낭으로 파고들어갔다. 야영지를 둘러싼 바이오파인애플 나뭇가지 사이에서 작은 바이오몽키 무리들이 나타나 눈을 빛내며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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