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렐릭브레이카:하드타임】
前
코, 히, 미, 카리, 바. 코, 히, 미, 카리바. 타카나, 노, 키모치. 타카나, 노, 키모치.
요하네스버그. 11AM.
곳곳이 빠져 모자이크 형상이 된 디지털 간판의 창문에는 오이란드로이드 아이돌 「쟈파노코」가 알아듣기 어려운 가창을 계속 펼치고 있다. 2번째 코러스가 끝날때즈음, 지직지직하며 노이즈가 생기고, 가창은 처음으로 돌아간다.
코, 히, 미, 카리, 바. 코, 히, 미, 카리바.
분해된 일본어를 재결합한 가사는 쟈파노코의 무기질적인 미소의 필터를 통해, 디지털・만트라를 방불케 하는 신비성을 획득했다.
타카나, 노, 키모치.
회색의 구름 낀 하늘을 뒤에 끼고, 묵직한 고층 장갑 빌딩이 늘어선 메인 스트리트. 보도의 벽돌은 곳곳이 부서진 그대로다. 교차로 부근에는 도로가에 방치된 차량군의 주위로, 눈을 졸린 듯이 절반만 뜬 젊은이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모여, 머무르며, 지나가는 차를 눈으로 따라가고 있다.
철창으로 방호된 점포의 그늘막은 길게 뻗어나와, 통행자들의 얼굴을 그림자로 숨겨주고 있다. 통행자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이 앞의 채굴」, 「오무라엠파이어」, 둥근 서체로 쓰인 「사도:2층여기」......네오사이타마에서 유래한 수수께끼를 방불케 하는 네온 간판은 이 땅에서도 어느 정도 수요가 있다.
조잡한 나일론 파카의 후드를 깊게 눌러쓴 통행자의 옆을 작은 그림자가 달려 지나갔다. 바스켓 셔츠를 입은 젊은이는 교차로 앞, 전기점과 잡화점의 사이로 달려들어갔다. 후드를 쓴 남자는 멈춰서서, 조금 생각하더니, 급히 달려나갔다. 그 또한 뒷골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
지하도가 먼 옛날의 알 수 없는 유적과 연결된 것은, 꽤 이전 일. 달이 파쇄된 직후다.
지상이 갑자기 붕락(崩落)해 가라앉고 나서, 한때는 난리도 아니었다. 유적 파헤치기라는 난데없는 기회에 골드 러시 소동이 일어나, 총격전이 발생하고, 군경찰이 동원되고, 폭동이 나고, 사람이 잔뜩 죽었다고 한다.
유적의 정체는 무엇인가, 결국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당연히 야코도 모른다. 길의 패거리들로부터 들은 단편적인 지식이나 소문을 합쳐서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청록의 섬뜩한 건조물군. 표면에 석회를 입히고, 또 거기에 이끼가 끼고, 지하식물인 덩굴풀로 빽빽이 덮인 것이다. 여기저기 배기 파이프나 전원 케이블이 기어다니고, 현대 문명에 직결되는 간판이나 폐차가 퇴적물이 되어 산재해 있다.
즉, 실제로는 그다지 옛날 건물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소문으로는, 전자전쟁 시대에 지어진 지하 주거 구획이 유기된 것이라던가. 하지만, 어째서?
아무튼, 붕락이 대규모였다는 것에, 대낮에 훤히 노출된 유적이 왠지 대단했던 탓에, 붕락 구획이 복구되는 일은 그 뒤로도 없었다.
지금 와서는 이 유적 자체가 완전히 거리에 녹아들어서, 새로운 느낌도 없어졌다. 이제 와서 돈 되는 물건 따윈 아무 것도 없기도 하고, 꺼림칙한 석재 건축물군은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고 어둑어둑해서, 위험한 놈들의 잠복지라거나 마약이나 총기 거래 장소로 되어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도 접근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야코 같은 도둑에게는 꼭 알맞은 피난장소였다.
“......아-, 하.”
골목에서 골목으로 뛰어다니다가, 최종적으로는 젖은 유적의 돌계단을 내려가, 사람 없는 정원으로 나온 시점에서, 야코는 겨우 릴렉스했다.
층을 이룬 콘크리트의 단면이 이 장소를 높게 둘러싸고 있는데, 본래의 지면은 머리 위에 있다. 붕락된 바닥에서 올려다보는 듯한 형세다. 정원에는 갈라진 석재 타일이 빈틈없이 깔려 있었는데, 그 틈새에서 풀이 자라고, 이끼가 껴 있다.
“진짜 개 껌이구만.”
자신의 재능에 취하며, 음미한다. 야코는 요근래, 기묘한 감각을 느끼고 있다. 손발이 너무나도 스무드하게 움직인다. 즉, 자기 생각보다도 훨씬 「잘」움직이고, 실수하는 일도, 아주 적어졌다. 마치 회색의 안개처럼, 달아날 수 있는 것이다.
야코는 웃음을 띄우며, 도둑질의 결과……묵직하게 무거운 메신저백의 내용물을 확인한다.
미소는 곧바로 경악, 그리고 실망으로 바뀌었다.
“에, 책? 뭐?”
두꺼운 서적, 노트가 몇 개인가, 돈 되는 것은 없음.
“지랄 마! 못 읽는다고!”
야코는 그만 짜증이 나서, 가방을 그 자리에서 집어던졌다. ……그때였다.
“여어, 아코=상.”
안쪽 아치문의 그림자에서, 야코가 잘 아는 상대가 나타났다. 친구도 친척도 아니다. 「모그맨」과, 그 부하들. 맘에 안 드는 놈들. ……맘에 안 드는 놈들, 로 끝나면 좋겠지만.
“왜 그래? 몸 안 좋냐?”
모그맨은 헤실헤실 웃었다. 도망칠 곳을 막으려는 듯, 부하들이 야코의 옆, 뒤로 돈다. 아까 그 멍청한 남자는 따돌렸지만, 다른 녀석들에게 뒤를 밟힌 형국인가.
“설마, 상납금을 지불하지 못한다거나?”
“아……” 야코는 넘어가기 위한 말을 찾는다. 떨림이 강해진다. “엣또……”
ここから先は
この記事が気に入ったらチップで応援してみません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