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웨이크닝・인・디・어비스】후편
4
이미 지르코니아가 이끄는 탐색팀에는 네 명의 닌자만이 남아 있었다. 지르코니아는 실로 자이바츠 마스터 닌자의 모범을 방불케 하는 무자비함을 발휘하여 이 유적에 마련된 갖은 데스 트랩들에 인해전술로 도전했다. 망설임 없이 클론 야쿠자를 차례차례 써버렸던 것이다.
열 번째 시련의 문을 열었을 때 그들을 맞이한 것은 우물 바닥을 방불케 하는 원기둥 형태 수혈의 밑바닥이었다. 넓이는...... 실제 넓다. 그리고 천장은 보이지 않는다. 수혈은 아득한 머리 위로 곧게 뻗어, 어둠 속에 녹아들어 있었다.
수혈 바닥을 방불케 하는 공간의 반대쪽에 있는 문은 지금까지의 시련문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문의 좌우에는 12미터 정도인 전사 조각상이 엄숙하게 서서, 한 손에는 곤봉을 치켜들고 다른 손은 앞으로 내밀어 침입자에게 경고하고 있었다. "느껴지는군. 가까울 거다." 메이거스가 중얼거렸다. 그의 닌자 제6감은 네 사람 중에 가장 강하다.
"상정 내의 전력 소비로 도착했군." 지르코니아가 차갑게 말했다. 섀도우위브는 긴장하며 지르코니아의 혹독하고도 박정해보이는 옆모습을 보았다. 다음에 데스 트랩이 있다면 뛰어들어가야 하는 것은 자신일까? 그는 클론 야쿠자라는 존재에 익숙해질 수 없었다. 인간은 아니지만 기계도 아니다. 목숨이 있는 자들이다.
불평 하나 없이 함정에 뛰어들고, 인신공양을 방불케 하듯 길을 만든 그들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지르코니아에 대해서도. 섀도우위브 자신 또한 닌자가 될 때 분노에 따라 무도하기 짝이 없는 대량 살육을 저질렀다. 하지만 그것은 그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살인이었다. 클론 야쿠자라는 존재는 섬뜩했다.......
"성스러운 눈챠쿠. 그리고 코덱스(사본)." 지르코니아가 거대한 문을 올려다보았다. "쇼군 오버로드의 치세를 뛰어넘을, 다가올 궁극의 격차 사회. 그 열쇠가 코앞에......" "아마 이 문이 최후의 시련문." 메이거스가 작게 말했다.
지르코니아가 끄덕였다. "신기가 갖추어지면 이미 견줄 것 없는 로드의 힘이 한 층 더 반석처럼 다져진다. 우리가 그 이정표가 되는 것이다. 영광스러운 일이군." 섀도우위브가 침을 삼켰다. 지금까지의 여정에서 지르코니아의 딴생각은 확인할 수 없었다. 증거가 될 물건은 물론 언동, 아트모스피어에서도.
섀도우위브는 솔벤트를 보았다. 다소 불안한 기색으로 마스터의 다음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섀도우위브의 마음에 안도감을 방불케 하는 감정이 퍼졌다. (지르코니아 부대의 신기 파괴 우려는 아마도 그랜드 마스터 파라곤=상의 기우였던 거다...... 분명 그래. 그럼에 틀림없어.)
"마스터 지르코니아=상." 섀도우위브가 말했다. "뭐냐? 애송이." 지르코니아가 그를 돌아보았다. 심사숙고 중인데 방해하지 말라고 하는 듯했다. 그의 마음에는 뾰족뾰족한 가시가 돋아 있었다. 복잡한 기분이다. 이대로 탐색이 문제없이 끝난다면 솔벤트와 싸울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르코니아는 귀족주의 파벌의 사내.......
"3신기란...... 그리고 코덱스란 무엇인지요?" "오지랖이 넓구나, 애송아." 지르코니아가 차갑게 말했다. "우리가 그것을 알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은 로드의 큰 뜻대로." "죄송합니다!" 섀도우위브가 재빨리 고개를 조아리며 사죄했다. "어리석음이 지나쳤습니다!"
"꼬맹이는 입을 다물고 있어라." 지르코니아가 그리 내뱉은 뒤 거대문을 향해 다시 돌아섰다. 섀도우위브는 치욕으로 몸을 떨었다. 하지만 역시 지르코니아에게 딴생각은 없다고 결론짓는 것이 타당하게 보였다. 그는 다크닌자에게 전해받은 이번 미션의 배경을 떠올렸다.
파라곤의 의심은 교토성에 유폐되어 있는 신비한 닌자, 아라크니드의 점괘에 기반한 것이었다. 그는 아라크니드에게서 신기로 다가오는 암흑의 위기에 대해 전해 들었다. 그 뒤에 어떠한 교섭이 징벌기사 다크닌자와 파라곤 사이에서 이루어졌고, 이번 미션이 내려진 것이다. (점괘는 점괘일 뿐이야)
아라크니드는 소우카이야의 수령의 죽음을 예언했다. 그를 통해 길드는 전격적인 네오 사이타마 공략전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그렇다고는 하나 점괘는 점괘일 뿐이야) 섀도우위브는 고개를 숙였다. (돌아가자. 지상으로. 여긴 괴로워)
"돌아가도록 하라!" 깨진 종소리를 방불케 하는 함성이 넓은 방에 울려 퍼졌다. 섀도우위브는 비명이 나오려는 것을 억눌렀다. 하지만 다른 3명도 주위를 살피고 있다. 자신만 들은 것이 아니다! 그리고 보라, 벽면을 따라 나선을 그리며 석판이 다가온다! 갑자기 생겨난 나선 계단은 머리 위 어둠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대들의 탐색은 보답받았다. 충분한 보물을 가지고 개선하라! 계단을 이용하여 귀환하라!" 깨진 종소리가 고했다. 그리고 넓은 방 중앙 바닥이 열리더니 황금 오뚝이가 나타났다. 그 두 눈은 거대한 다이아몬드였다! "보물이다!" 솔벤트가 무심코 외쳤다. 지르코니아가 그를 노려보았다. "미숙한 것!" "아이엣!"
"쩨쩨한 오뚝이 하나가 이번 탐색의 결과로 충분하다 생각하는 거냐? 케지메를 해야할 정도로 덜떨어진 각오로구나, 솔벤트=상!" "아이에엣! 죄송......" "뭐, 됐다. 우리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이 앞에 있다. 적어도 이 지르코니아의 어프렌티스라는 자가 저기 애송이 같은 산시타를 물리치기 위한 시시한 보물에 현혹되는 꼴은 보이지 마라."
"네! 반드시, 네! 죄송합니다! 부디!" 솔벤트가 도게자했다. "부디 용서를!" 섀도위브의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마지막 시련이란 곧 이 오뚝이다." 메이거스가 재빠르게 우미노의 메모를 머리 속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떠올리고 말했다. "아마 더 이상 함정은 없을거야." "아마, 라."
지르코니아가 섀도우위브를 보았다. "네놈이 해라." "......?" "네놈이 문을 열어라, 섀도우위브=상. 도움이 되어봐라." 지르코니아의 눈은 냉혹했다. 섀도우위브의 뉴런에 갈기갈기 찢어져 죽은 클론 야쿠자의 비전이 떠오른다. 그는 얼굴이 창백해지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요로콘데-!"
두웅...... 다시 큰북을 방불케 하는 소리가 울렸다. 이따금씩 반복해서 들려오는 소리다. 결국 이 소리의 정체는 알지 못한 채...... "뭘 멍하니 있느냐. 해라." "하이!" 섀도우위브는 솔벤트를 바라보았다. 그는 눈을 돌렸다.
대문에 손을 얹고 누른다. 섀도우위브가 힘을 주자 뜻밖일 정도로 간단히, 문은 양쪽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 더 누른다. 문이 열려 간다...... 그 앞에 있는 것은 동그랗게 뚫린 마루였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 한 명이 지날 수 있을 정도의 넓이인 돌다리가 중앙의 작은 발판을 향해 뻗어 있었다. 그곳에는.......
"저것이다......" 등 뒤에서 지르코니아가 신음했다. "틀림없다. 거룩한 눈챠쿠. 그리고 코덱스다!" 메이거스가 말했다. 섀도우위브는 돌다리 끝, 발판에 서있는 흑단나무로 만든 닌자 조각상을 보았다. 조각상이 한 손에 든 무기는 마찬가지로 흑단나무로 만든 눈챠쿠!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코덱스!
"가라. 뭘 하고 앉았지?" 지르코니아가 명령했다. "저 비보를 가지고 와라, 섀도우위브=상. 꼬맹이 심부름보다 간단한 일이다. 해라." "요로콘데-!" 섀도우위브가 즉시 대답했다. 돌다리에 발을 내딛는다. 한 걸음. 두 걸음. (대수로울 것 없어...... 대수로울 것 없어. 다른 생각을 하자)
그는 흑단나무 닌자상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면서 두서없이 생각했다. (다크닌자=상은 칭찬해주실까? 퍼플 타코=상은? 첫 단독 미션...... 나를 남자라 인정해줄까? ...... 그런 일은 없으려나...... 배신은 없었어, 말하자면 불발. 난 아무 일도 하지 못했어)
이 유적에서 그가 한 일이라고 하면, 심술궃은 마스터 닌자에게 턱짓으로 부려먹히고, 이렇게 버림돌 취급...... 한심하다.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마침내 중앙의 작은 섬을 방불케 하는 발판에 도착했다. 코덱스를 집어 품에 넣는다. 그리고 눈챠쿠를 잡았다. 그는 왔던 길을 돌아 보았다.
그리고 멀찌기로 보이는, 원래 왔던 넓은 방의 광경에 눈이 부릅뜨였다. 아마 수혈의 아득히 위쪽, 영문을 알 수 없는 검은 진흙...... 거대한 끈적이는 덩어리를 방불케 하는 무언가가 떨어져서, 철퍼덕 철퍼덕 땅에 퍼지는, 그 순간을......
◆◆◆
"여기다, 이게 그거야!" 간도가 우미노의 메모를 내밀었다. 그리고 바닥에 파묻힌 금속판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들어가는 것은 1명, 나오는 것은 2명'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들의 눈앞에는 강이 흐르고 있다. 격류였다. 그리고 가느다란 돌다리. 피투성이다. 돌다리에는 총 17개의 토리이가 있었다. 하지만.......
"웁스." 간도가 얼굴을 찡그렸다. 돌다리 위에는 참혹하게 죽은 클론 야쿠자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예리한 날붙이로 절단된 시체였다. "기다려라." 닌자 슬레이어가 닌자 시력으로 토리이 게이트의 비밀을 간파했다. "기요틴이다." 모든 토리이 게이트 상단부에 예리한 칼날이 장치되어 있던 것이다!
"들어가는 것은 1명, 나오는 것은 2명." 간도가 신음했다. "두 명? 두 동강을 잘못 적은 것 아닌가?" "......" 닌자 슬레이어는 팔짱을 낀 채 심사숙고했다. "메모에 뒤이어 적힌 내용이 있었을 터다." "아아, 그랬지." 간도가 메모를 다시 보았다. "고릴라의 등을 울리고, 그런 뒤에 재앙의 닌자를 바른 순서로 외워라."
"그럴듯한 물건은?" 닌자 슬레이어가 이쪽 기슭을 바라보았다. 금속판 외에는 아무것도 없음. 간도는 눈을 가늘게 뜨고 토리이 게이트 대열 안쪽...... 반대쪽 기슭을 살폈다. "......저건 뭐지? 난 잘 안보이는데, 뭐가 있는 것 아닌가?" "......" 닌자 슬레이어는 닌자 시력으로 안쪽 어둠을 꿰뚫어 보았다.
건너편, 토리이 대열을 똑바로 빠져나가서 있는 막다른 벽에 '그대의 많은 닌자 완력을 시험하고 싶다'라고 고대 폰트로 새겨진 금속판이 있었다. 금속판 문장 아래에는 동그란 도장이 찍혀 있었다. "......" 닌자 슬레이어는 생각했다. 지금까지 통과한 장치들은 닌자로서의 능력을 시험하는 것이 많았다.
그렇다고 하면, 이것도.......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서서히 수리켄을 던졌다. 수리켄은 똑바로 17개의 토리이 게이트를 통과하여, 훌륭히 노린 그곳에, 반대쪽 벽의 도장 자리에 꽂혔다. 그러자 어떠한가, 이쪽 기슭의 좀전의 금속판이 소리를 내면서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아까까지 바닥에 박혀 있던 위로 올라온 그것은 네모난 기둥이 되었다. 기둥의 네 개의 옆면에는 각각 움푹 파인 곳이 있었으며, 새끼 손가락 정도인 작은 종이 매달려 있었다. 간도가 휘파람을 불었다. 닌자 슬레이어가 물었다. "컴퍼스는 있는가?" "이런 지하 깊은 곳에서 작동이 되려나?" 간도는 휴대 단말기를 꺼냈다. "아, 이쪽이 북쪽이군. 그래서 어떻게 할거지?"
"고릴라의 등을 울리고, 다." 라는 닌자 슬레이어. 간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이온의 고릴라 문은 동쪽에 있다. 이는 사성수 전설에서 유래한 것이다. 간도는 서쪽 종을 총의 윗면으로 쿡 찔렀다. 맑은 소리가 울리고 기둥 꼭대기에서 더 작은 사각 기둥이 솟아났다. "재앙의 닌자 부분이겠군." 이라는 간도.
기둥의 네 개의 옆면에는 각각 '이쿠사(원문 역주 : war)', '제츠메츠(원문 역주 : death)', '야마이(원문 역주 : pestilence)', '키킨(원문 역주 : famine)'*이라 새겨져 있었다. "어허어허어허, 재앙의 닌자라니? 이건 묵시록의 4기사잖아. 성경이야." 간도가 두 팔을 벌렸다. "어떻게 된거야?"
*한국어로는 차례로 전쟁, 죽음, 역병, 기근.
사위스러운 룬 카타카나...... 거기에 담긴 어떠한 시사점, 비밀이 비닌자인 간도에게 초래할 악영향을 닌자 슬레이어는 직감적으로 우려했다. "바른 순서라고 했던가?" 그가 간도를 가로막았다. "......응? 아아. 묵시록의 4기사의 순서겠지. 알고 있어."
"바른 순서. 그렇다고 하면 야마이, 이쿠사, 키킨, 제츠메츠야. 이름을 부를까? 목소리로 하나? 설마 그럴리가 있나." 라는 간도. "그렇다면 이번에도 종이군. 이번엔 사성수가 아니야. 위의 4기사를 보면서, 같은 방향의 옆면에 있는 종을, 이렇게......" 간도는 망설이지 않고 종을 치기 시작했다.
네 번, 다른 음정의 종소리가 지하 공간을 흔들었다. 당첨이다! 신음소리를 내며 17개의 위험한 토리이 게이트가 줄지어 서있는 돌다리가 180도 회전! 토리이 게이트 대열이 아래로, 반대쪽 새하얀 면이 위로 올라왔다. 뒤집힌 면에 있던 클론 야쿠자의 시체들은 모두 아래로 떨어져 격류에 휩쓸렸다.
"가보자고." 간도가 엄지 손가락으로 앞길을 가리켰다. "간도=상." 닌자 슬레이어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엉?" "좋지 않은 예감이 든다." "뭐야, 갑자기." "이곳은 침입자의 닌자로서의 힘을 시험하는 장소다. 그대는 닌자가 아니야. 만일 이 다음에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함정이 발동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으응?" "......모두에게 적용되는 함정이 발동하는 경우가 생기면 나라고 해도 그대를 지켜낼 자신은 없다." "......" 간도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 어쩔 수 없지. 위험해지면 내빼겠어." "갈라지게 되면 지상에서 만나기로 하지."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좋아, 그렇게 되면 IRC야. 탐정으로서의 감이지만, 이런 종류의 건물에는 지상으로 통하는 숏컷이 여기저기 있을거야." 간도가 말했다. "물론 그리 간단히 탈락할 생각은 없지만 말이지." ......닌자 슬레이어가 끄덕였다. "다음 문이다."
두 사람은 망설임 없이 다음 문을 열어젖혔다. 좁은 직선 통로였다. 양쪽 벽에는 서툰 붓솜씨로 어떤 전설을 다룬 그림 두루마리가 그려져 있었다. 지금까지 온 바, 각각의 구획에 그려진 모티브는 서로 연관이 없었으며 그 완성도 또한 제각각이었다. 이런 통일감 없는 모습에 오히려 기괴한 박력이 느껴졌다.
벽화의 모티브는 실제 무엇일까? 뗏목이 작은 섬으로 떠내려 가고, 살아남은 노인은 노목이 딱 하나 맺은 과일을 찾아낸다. 노인은 복숭아를 방불케 하는 과일을 받쳐 들었다. 그 모습을 동굴의 어둠 속에서 수많은 눈이 지켜보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참이었는데 빨리도 갈림길이 나타났군." 간도가 가리켰다.
나타난 것은 T자 갈림길이었다. 막다른 벽에는 금속판이 붙어 있고, '닌자의 지혜와 규칙'이라고 적혀 있었다. 좌우의 길은 양쪽 모두 다다미 한 장 정도 넓이의 막다른 골목이었다. 그러나 양쪽 막다른 곳 모두에 금이 간 점토상이 있었다. 가고일을 방불케 하듯 유적을 수호하는 전사 조각상, 하니와*다!
*일본의 토우의 일종.
"그렇다는 것은......" 간도가 머리를 긁적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금속판에 눈을 가까이 댔다. "희미하게나마 내용을 읽을 수 있을 것 같군. ......『영웅과 시종이 필요하다. 시종 없이는 떠나라. 왕자와 거지로 분장하라』?" "동화 말이야?" 간도가 말했다. "하니와는 관계없나?"
간도가 좌우의 하니와를 비교했다. "시종이라는 것은 내 이야기인가? 마음에 들진 않지만 뭐 됐어. ......그래, 각자 좌우의 하니와 쪽으로 가야겠지, 우선." "다른 길은 없는 듯하군." 닌자 슬레이어가 고개를 끄덕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왼쪽, 간도는 오른쪽 하니와 옆으로 이동해서 서로 마주 보았다.
"좋아. 내가 시종이야. 저쪽 하니와가 더 잘나보이는 모양새를 하고 있어." 간도가 반대쪽에 있는 닌자 슬레이어를 향해 말했다. "영웅이라는 것은 닌자겠지? 시종은 나 같은 비닌자라는 걸테고. 양쪽 모두 닌자라도 괜찮겠지만 아무튼 영웅 쪽은 닌자일 거야."
간도는 하니와의 정수리에서 레버를 찾아냈다. "이러고 있어도 방법이 없어. 해보자고." "그래." 닌자 슬레이어가 끄덕였다. 간도가 레버를 당겼다. 즉시 쇠창살이 내려와 두 사람을 각각의 하니와와 함께 가둔다! 그리고 개런드 소총의 클립 소리를 방불케 하는 금속음이 울린다! 찌잉-!
그리고 나무삼! 천장이 천천히 내려온다! 찌부러진다! "야바이야바이야바이!" 간도는 옆의 벽에 총구멍을 방불케 하는 틈새가 벌어져 있고, 그 안에 글자가 표시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오른쪽 45』 "엣!?" "왜 그러나!" "아아, 알겠어! 돌리는 거야!" 간도가 하니와의 양쪽 겨드랑이를 안았다. 돈다!
"오른쪽 45도!" 간도가 하니와를 돌린다. "뭐라고?" 닌자 슬레이어가 다가오는 천장과 간도를 번갈아 보았다. 간도가 소리쳤다. "왕자와 거지! 그 우화야! 옷 밑 몸뚱이는 서로 꼭 닮았다지! 알겠어?! 똑같아! 똑같이 움직여! 움직이는 거야!" 천장이 다가온다! 닌자 슬레이어는 이해! 오른쪽 45도!
닌자 슬레이어가 하니와 돌리기를 마치자, 개런드 소총을 방불케 하는 찌잉 소리가 다시 울리고, 천장 높이가 리셋되었다. 하지만 다시 내려온다! 아까보다 빠르다! 간도는 벽을 살폈다. '왼쪽 180'! 돌린다! 닌자 슬레이어는 닌자 동체시력을 통해 돌리는 각도를 육안으로 확인! 동시에 왼쪽 180도!
찌잉-! 다시 천장 높이가 되돌아갔다! 그리고 더 빠르게 내려온다! 간도는 표지판을 보았다. 왼쪽 105도! 나무삼, 입으로 말해서는 제때를 맞추지 못한다! 하지만 닌자 슬레이어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즉 이것은 닌자의 동체시력 승부! 육안 확인! 왼쪽 105도! 찌잉-!
오른쪽 40도! 찌잉-! 왼쪽 90도! 찌잉-! 오른쪽 240도! 찌잉-! 오른쪽 90도! 찌잉-! 왼쪽 720도! 찌잉-! 오오, 고우랑가! 눈에 새기도록 하라! 고대인의 장치와 그야말로 어처구니 없는, 그러나 목숨이 걸린, 죽음과 등을 맞댄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강제 유희를! "이이이이야아아앗-!"
철컹! 쇠창살이 올라간다! 천장이 리셋되었다. 내려오지 않는다. 닌자 슬레이어와 간도는 거친 숨을 내쉬면서 분기점으로 돌아왔다. 오오, 보라, 금속판이 있었을 터인 분기점에 입구가 열리고,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헷!" 간도가 사납게 웃었다. "뭐든지 와보라 이거야!"
◆◆◆
고고도에서 철퍽하고 바닥에 떨어진 검고 거대한 덩어리가 사방팔방으로 촉수를 흩뿌리며 열렸다. 그 표면 장력이 풀리자 안에서 두 남자가 나타났다. 타르를 방불케 하는 물질은 의외로 달라붙지도, 스며들지도 않고 그들의 발밑에 멈췄다. 세 사람의 자이바츠 닌자들은 재빠르게 그들을 포위하고 자세를 취했다.
"아-......" 구속복을 방불케 하는 닌자 복장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귓구멍을 후비며 그들 세 사람을 차례로 살폈다. 멘포는 쓰고 있으나 두건은 없었으며, 검은 머리카락은 솟구쳐 있었고, 졸린 듯 쳐진 눈은 사악한 기대감으로 탁해져 있었다. "있어? 그 녀석. 없는 것 아니야? 이거. 응?" "......그래. 없는 것 같군."
다른 한 명은 얼굴 전체를 가리는 불길한 멘포를 장착하고 있었다. 그리고 하얀 닌자 복장의 상의는 벌어져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두 팔은 절대적으로 잘못된 균형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중장비, 혹은 쇳덩이를 방불케 하는 사이버네틱스 암...... 팔끝이 바닥까지 닿았으며, 손가락은 단순한 매니퓰레이터로 되어 있었다.
"......뭐, 괜찮나?" 구속복 닌자가 다른 한패를 보았다. "뭐라도 나오겠지, 이 자식들을 죽이면." "그래." 한패 쪽이 끄덕였다. "누구냐, 네놈들은!" 솔벤트가 정체를 물었다. 구속복 닌자는 그것을 무시하고 말을 계속했다. "있지, 똑바로 기다리고 있겠지? 아주르는. 기다릴테지? 우리가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거다." 한패가 다시 끄덕였다. "그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렇구나아!" 그는 사악한 빛으로 눈동자를 휘황찬란하게 빛냈다. 그리고 둘러본다. "도-모, 데스드레인이야아, 나는! 이 녀석은 램페이지! 네놈들 아이사츠 하라고오! 다크닌자가 없다는 건 알겠으니까! 어떤 놈이 지르코니아냐?"
"엣!?" 솔벤트는 당황하며 지르코니아를 보았다. 지르코니아는 냉정하게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데스드레인=상. 지르코니아입니다. ......네놈들은 그 오미야게 스트리트에서 날뛰었던 도적들인가?" "알고 있어?" 데스드레인이 몸을 내밀었다.
"나, 너에게 전하는 무슨 마키모노 스크롤을 운반하던 자이바츠의, 에-또." 램페이지를 본다. "......브론즈 데몬이다." "그래! 그 쓰레기와 놀았거든. 똥통에 쳐박아서 죽여줬지. 목숨을 구걸했는데 말이야. 관찰하고 있었거든, 우리는. 뭐, 그건 됐어. 그래서 말이야, 다크닌자가 여기에 있는 거 아닌가? 해서."
"낡았군, 그 정보는." 지르코니아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때그때 되는대로 사는 쓰레기 벌레들. 일부러 그것 때문에 여기까지 온거냐? 너무나도 어리석군." "위에서 똑바로 굴을 파서 내려왔지, 이 녀석의 팔로. ......램페이지! 저 약해보이는 놈, 죽여. 못 봐주겠어. 바들바들 떨기나 하고." "알겠다."
램페이지가 솔벤트를 향해 똑바로 걸어간다. "뭣!? 젠장! 오지 마!" 솔벤트가뒷걸음질쳤다. 한편 데스드레인은 지르코니아를 향해 돌아섰다. "너, 다크닌자 대신이야, 네가! 너 쫌 치냐? 응? 할 줄 알아?" 메이거스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 모습이 하얗게 빛난다.
"이얏-!" 램페이지가 파고든다! 무시무시한 스트레이트 펀치가 솔벤트를 향해 날아간다! "......이얏-!" 솔벤트는 순간적으로 발밑 바닥에 들어가 도망치려 했다. 돌 속까지 파고드는, 강화된 토둔 짓수다! 그러나 그 판단은 늦었다. 그의 허리부터 위쪽이 무참하게 날아가 사라졌다.
"이얏-!" 하얗게 빛나는 코로나 덩어리가 램페이지를 등쪽에서 덮쳐든다! 스트레이트 펀치를 쓴 직후의 램페이지는 이것을 피할 수 없었다. 코로나 덩어리가 폭발! "끄악-!?" 램페이지는 날아가 벽에 쳐박혔다! 폭발한 코로나 덩어리의 빛이 다시 모이고, 닌자가 된다...... 메이거스다.
"뭐라? 일어서다니? 얕았나?" 메이거스가 중얼거렸다. "누우우......" 램페이지가 불편한 모습으로 일어섰다. 등이 검게 그을려 있었으나 치명상은 아니었다! "헤헤헤헤! 한 방 먹었구만!" 아군이 곤경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웃은 것은 데스드레인! "영문을 모를 팔을 달아놨으니 그렇지!" "문제없다."
"도-모. 늦었습니다만 메이거스입니다." 메이거스가 오지기했다. 그 몸이 다시 백열 현상을 일으키는 코로나 덩어리로 변하더니 그 자리에서 폭발, 수혈 안에서 확산됐다. 빛이 수혈 내부를 채운다!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다! "뭐야아? 저 녀석......" 데스드레인은 짜증스럽다는 듯이 귀를 긁었다. 그 순간 간격을 좁히고 있는 것은 지르코니아였다!
......섀도우위브는 벼락을 맞은 듯이 수혈과 통하는 문 아래에 서서, 이인증*을 방불케 하듯, 실감이 나지 않는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솔벤트가 죽었다. 솔벤트가, 죽었다. 어째서? 침입해온 적은? 알고 있다. 오미야게 스트리트를 파괴한 범죄자 닌자들 중 생존자다.
*離人症. 자아에 대한 인식을 잃어버리거나 바깥 세상에 대해 실감을 느끼지 못하는 병적인 상태.
어째서 놈들이 여기에? ......설마 신기인가? 신기를 파괴하는 자들......? 아라크니드, 파라곤의 우려의 정체는 사실 이 녀석들이었단 말인가? (그렇다면 싸워라) 상상 속 블랙 드래곤 사부의 목소리가 섀도우위브를 질타했다. (쓰러뜨려야할 적이다. 신기를 지켜라)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아아, 만약 내가 블랙 드래곤 사부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그는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다. 칭찬 받는다...... 인정 받는다...... 재능을 알아준다......? "뭐야, 그게? 뭐야, 그, 물러터진 불쉿은? 나는!? 어? 섀도우위브!"
그는 자신을 욕했다. 이 어찌나 시시한...... 이 어찌나 시시한가. (때려치워, 그런 생각은!) 이럴 때에 블랙 드래곤 사부라면 어떻게 할까? 그는 한 걸음 내딛었다. 두 걸음. 세 걸음. 고개를 든다. 넓은 방으로 나온다...... 싸움에 가담하기 위하여!
5
"헤헤헤헤하하핫하하하하아-!" 데스드레인이 홍소를 터뜨리며 고개를 젖히자, 그의 발밑에서 3m 높이까지 끈적이는 암흑 물질이 솟아 나왔다. 지르코니아를 집어삼키려 한다! "이얏-!" 지르코니아는 재빠르게 옆구르기! 그가 있던 자리에 끈적이는 슬라임이 나타나 꿈틀댄다. 아부나이(위험해)!
"이쪽에도 있다고오!" 데스드레인이 소리쳤다. 그렇다, 그의 뒤에서 구렁이를 방불케 하듯 미끄러져 기어나온 또 다른 암흑 물질 덩어리가 지르코니아가 옆구르기한 자리로 파고 들어와 얽히려 한다! "이얏-!" 하지만 지르코니아는 옆구르기에 이어서 높이 회전 점프하여 이 또한 회피! 그리고 벽을 박찼다! "이얏-!"
삼각 뛰기를 구사한 지르코니아는 비스듬히 활공, 데스드레인의 측면을 후려갈겼다! "이얏-!" "끄악-!?" 하야이(빠르다)! 데스드레인은 방어에 실패해서 헛발을 딛었다. "......앙?" 그는 자신의 뺨을 쓰다듬었다. 기름처럼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미세한 결정이 얻어맞은 자리에 기생하고 있었다.
"너 이 새끼, 뭐야 이건...... 더러운 걸 붙이기나 해대고." "이얏-!" "끄악-!?" 지르코니아가 다시 파고 들어서 왼쪽 옆구리에 숏 훅을 꽂는다! 지체없이 암흑 물질이 지르코니아의 뒤에서 그를 삼키려 들었으나, 이미 그곳에 그의 모습은 없었다! 옆으로 굴러서 회피! 달인다운 히트 앤드 어웨이다!
"이야아앗-!" 그곳으로 주먹을 날리는 램페이지! 지르코니아는 몸을 비틀어 치명적인 펀치를 흘리고, 옆에서 그 쇳덩이를 붙잡아서 안아 던졌다! "이얏-!" 한판승 업어치기! "끄악-!?"
램페이지가 바닥에 꽂히자 거미줄 모양의 금이 바닥에 퍼져 나간다. 이미 지르코니아는 램페이지에게 마운트 포지션을 빼앗은 상태였다. "램페이지!...... 끄악-!" 데스드레인이 몸부림친다. 얼굴 오른쪽 반과 왼쪽 옆구리에 부수한 결정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코와이(무섭다)! "아파아, 젠자앙!"
대체 이것은 어떠한 짓수인가? 데스드레인의 움직임이 불편해졌다. 신체 표면에서 자란 결정이 닌자 복장을 뚫고 몸안에 뿌리를 뻗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지르코니아의 무시무시한 짓수, 히카리(빛) 짓수! 지르코니아는 램페이지 위에서 말타기 자세로 파운드! "이얏-!" "끄악-!" "이얏-!" "끄악-!"
램페이지의 풀 멘포에 미세한 결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르코니아는 계속해서 때린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게다가! 공기중에 확산되어 있던 하얀 빛의 알갱이가 지금, 데스드레인 주위에 급속히 모여들고 있었다. 코로나 화염구가 구현된다! 메이거스!
"우오오옷-! 돌아와! 돌아와, 너네들!" 데스드레인이 착란 현상을 방불케 하듯 소리쳤다. 주위의 암흑 물질이 나선형으로 소용돌이치면서 데스드레인을 감싼다. 그것들은 데스드레인의 눈, 코, 귀, 입으로 꾸물꾸물 미끄러져 들어가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속도다! 1초 뒤, 데스드레인의 신체를 중심으로 코로나가 폭발! 카붐-!
섬광이 사라지자 그곳에는 우뚝 선 새까만 사람의 모습만이 남아 있었다. 그 바로 옆에서 메이거스가 무릎을 꿇고 다시 실체화했다. 두웅! 깨진 종 같은 소리와 격렬한 땅울림. 깔아뭉개진 램페이지였다. 무턱대고 바닥에 팔을 내리친 것이다. 두웅! ...... 두웅!
데스드레인이었던 새까만 몸뚱이에 하늘거리는 불꽃이 빛을 밝힌다. 메이거스는 만일의 하나의 경우를 대비하기 휘하여 백 덤블링으로 간격을 취했다. 신체를 빛과 열로 만드는 위협적인 코로나 짓수이나, 사용할 때마다 대량으로 소비되는 자신의 혈중 카라테를 재충전할 필요가 있기에 결코 만능이자 무적인 짓수는 아니다.
두웅! 램페이지가 재차 쇳덩이를 방불케 하는 팔로 바닥을 쳤다. 깊게 파인 바닥의 갈라진 틈에서 검은 타르 분수가 솟구친다! "뭣!?" 지르코니아는 순간적으로 마운트를 풀고 그의 몸에서 뛰어내렸다. 그 다리에 암흑 물질이 엉겨 붙는다! 그의 밸런스가 무너졌던 것은 아마 고작 1초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램페이지는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뿌우! 램페이지의 팔꿈치가 증기를 뿜어냈다. 믿을 수 없는 속도의 훅이었다. 지르코니아는 순간적으로 그것을 가드하려 했다. 그 양팔이 눌려 찌부러졌다. 몸이 눌려 찌부러졌다. 다음 순간, 지르코니아는 벽 한가운데에 함몰된 것마냥 쳐박혀 있었다.
"지르코니아=상." 메이거스가 경악했다. 뿐만 아니다. 검은 몸뚱이의 머리 부분이 벗겨지고, 안에서 데스드레인의 얼굴이 드러난다. 흰자위가 없다. 자세히 보자, 그것은 검은자위도 아니었다. 눈알이 있어야 할 자리를 타르 물질이 덮고 있었던 것이다. "아-......" 신음 소리. 벌어진 입에서 뚝뚝 암흑 물질이 흘러나온다.
그의 몸의 암흑 물질이 급속도로 흘러내려, 발밑의 작은 구멍으로 빨려들어 간다. 그가 그 물질로 판 구멍인 것일까. "아-...... 노잼." 데스드레인이 무릎부터 자세를 무너뜨리다, 양팔로 땅을 짚었다. "노잼이구만." 이번에는 램페이지가 있는 쪽 균열에서 또 다른 암흑 물질이 뿜어져 나온다. 아래에서 이어져 있는 것이다!
뿜어져 나온 암흑 물질이 목을 쳐들고, 벽에서 기어 나오려고 발버둥치는 지르코니아에게 덤벼들었다. "끄악-!" 지르코니아는 완전히 검은 점액체에게 삼켜졌다. 구할 길이 없다. 램페이지는 메이거스를 향해 다가갔다. 그 머리는 그로테스크한 결정 덩어리였다. 그는 힘들게 자신의 풀 멘포를 잡고 뜯어냈다.
"아-아...... 꾸엑...... 꾸엑." 데스드레인은 네발로 기는 채로 입에서 암흑 물질을 계속 토해냈다. 검은 점액체로 뒤덮인 지르코니아가 있던 지점에서 빠득빠득 섬뜩한 소리가 들려온다. 메이거스는 뒷걸음질쳤다. 램페이지는 무표정이었다. 저벅저벅 다가간다. 사이버네틱스 암이 쉭쉭 증기를 뿜는다.
메이거스의 뒤에서 또 한 명의 닌자가 앞으로 나섰다. 오지기 후 램페이지를 노려본다. "도-모. 섀도우위브입니다." "램페이지." 걸으면서 램페이지가 그에 응했다. "난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메이거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섀도우위브가 끄덕였다. 그리고 카라테 자세를 취했다.
메이거스는 한쪽 무릎을 꿇고 카라테를 충전하며, 데스드레인과 섀도우위브를 번갈아 보았다. 이 넓은 방의 조명은 탐색용 부유 본보리 램프와 각자 가지고 있는 손전등 뿐이다. 섀도우위브의 그림자는 다른 사람들의 그림자보다 색이 짙다. 그의 어떠한 짓수에서 유래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 그림자가 램페이지에게로 뻗어나갔다.
램페이지는 멈춰 섰다. 그와 섀도우위브 사이를 가로막듯, 그 그림자가 일어났다. 입체화한 것이다. 메이거스는 눈을 부릅 떴다. "......바카 같은? 저건......" 그림자는 섀도우위브와는 다른 모습을 취했다. 그림자가 램페이지에게 오지기했다. 그리고 말했다! 『도-모. 블랙 드래곤입니다』
"블랙 드래곤=상이라니?" 메이거스는 얼어붙었다. 분명 그 선 자세...... 그 또한 잘 알고 있는, 그 죽은 시텐노(사천왕), 블랙 드래곤 그 자체였다. 살아 돌아왔나? 바카 같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즉 저건......) 메이거스는 카라테 자세를 취한 어프렌티스를 보았다...... (섀도우위브의......!)
실제 블랙 드래곤은 그 닌자 복장, 몸통, 그 모든 것이 먹물로 칠한 것처럼 새까매서 진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질량을 가졌고, 호흡했고, 보라색으로 빛나는 눈은 적대하고 있는 램페이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렇다, 칠흑 같은 전신 중에 눈동자만은 보라색으로 빛나고 있는 것이다!
"이얏-!" 램페이지가 블랙 드래곤을 후려 갈기려 한다! 『이얏-!』 블랙 드래곤은 초자연적 슬라이드 동작으로 펀치를 회피! "이얏-!" 섀도우위브는 벨트에서 쿠나이 다트를 뽑아 램페이지의 발밑으로 투척! "끄악-!" 램페이지가 신음한다.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누우웃-!" 극도의 집중 상태에 들어간 섀도우위브의 미간에 혈관이 솟아났다. 블랙 드래곤은 램페이지의 뒤로 돌아 들어가, 춉으로 목을 꺾으려 한다! 『이얏-!』 "!" 제지당했다! 제지한 것은 램페이지의 발밑에서 솟아난 암흑 물질이다! 데스드레인!
"이얏-!" 램페이지의 발꿈치가 증기를 분출! 휘둘러진 쇳덩이를 방불케 하는 팔이 블랙 드래곤의 회피보다 한 발 빨랐다. 블랙 드래곤은 램페이지의 타격 충격을 견뎌내지 못하고 샷건을 맞은 수박을 방불케 하듯 산산히 흩어졌다! "이제 귀찮구마안......" 네발로 기던 데스드레인이 흐느적거리며 일어난다!
"지금이다......!" 카라테 충전을 완료한 메이거스가 자신의 몸을 백열화! 코로나 짓수 "누웃!?" 메이거스가 당황한다. 그의 주위는 어둠이었다. 모든 방향에서 순식간에 다가온 데스드레인의 암흑 물질이 백열화되기 시작했던 그의 온몸을 감싼 것이다. "......! ......!"
"아아아아-!" 섀도우위브가 몸을 뒤로 젖히며 외쳤다. 나무삼! 다시 그림자가 구현화된다! 블랙 드래곤! "마스터! 마스터엇! 쓰러뜨리고 싶어! 쓰러뜨리고 싶습니다!" 블랙 드래곤이 램페이지의 의표를 찔러 창을 방불케 하는 킥을 꽂아 넣었다! 『이얏-!』 "끄악-!?"
"램페이지!" 데스드레인이 외쳤다. 그의 눈앞에서는 지름 3m의 검은색 고무공 같은 구체가 같은 재질로 된 기둥으로 지탱되고 있었다. 메이거스를 감싼 구체다. 구체는 다음 순간 직경 50센티미터까지 압축! 폭발사산! 나무아미타불! 흩어졌던 암흑 물질이 다시 모여서 블랙 드래곤을 향해 미끄러져 들어간다!
블랙 드래곤은 이미 램페이지를 벽까지 후려갈겨 몰아넣은 상태였다. 『이얏-! 이얏-! 이얏-!』 "끄악-! 끄악-! ....... 끄악-!" 나무삼, 일격필살의 무자비한 사이버네틱스 암 또한 적이 품안으로 들어오면 무거운 쇳덩이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벽을 등지고 일방적으로 얻어 터지는 램페이지!
그러나 그 공격이 멈췄다! 블랙 드래곤의 몸은 뒤에서 온 데스드레인의 암흑 물질에 의해 얽혀 있었다. 일단 들어 올린 팔이. 다음으로 다리가. 머리가! 엉켜든 점액이 밧줄을 방불케 하듯 램페이지에게서 그를 떼어낸다! 렘페이지는 양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내리쳐서 블랙 드래곤을 때려 부쉈다.
"아아......" 섀도우위브는 주저앉았다. 두 눈에서 출혈이 일어나고 있었다. 부담이 지나치게 막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데스드레인과 램페이지의 체력 소모도 보통이 아니었다. 세 닌자는 헉헉 숨을 몰아쉬며, 서로 지친 눈빛을 주고 받았다. 섀도우위브는 죽음을 각오했다. 품안의 코덱스...... 눈챠쿠...... 사명.......
......거기에 새롭게 3명의 닌자가 나타났다. 2명은 허공에서 바람과 함께 나타났다. 양쪽 모두 이상할 정도로 키가 큰 닌자로, 둘 다 사자춤 탈을 방불케 하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한쪽의 복장에는 '두루미'라고, 다른 한쪽에는 '거북이'라고 적혀 있었다.
3명째는? ......그는 그리고 몇 초 뒤,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가 왔던 것과 같은 길로...... 시련문을 통과하여 걸어서 나타났다. 부유 본보리에 검붉은 닌자 복장이 비춰지고, '인(忍)' '살(殺)'이라 새겨진 멘포가 빛을 받았다.
섀도우위브는 세 번째 닌자를 보자 그 호흡이 두 배로 가빠졌다. 그는 벼락에 맞은 것만 같았다. 격렬하게 떨면서 가슴을 누르고 웅크렸다. "닌자...... 니, 닌자, 닌자 슬레이어...... 닌자 슬레이어...... 닌자 슬레이어! 젠장......! 젠장!"
섀도우위브는 몸부림쳤다. 숨을 쉴 수 없었다. 저번의 기억이...... 원수를 갚으려다 되려 당했던 체험이...... 블랙 드래곤 사부가 죽었을 때의 통신이, 그 미션으로 잃어버린 팔의 통증이, 그의 뉴런을 어찌할 도리 없이 괴롭히는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
"도-모. 마스터 크레인입니다." 사자춤 탈 닌자 중 옷에 두루미라고 적힌 쪽이 아무렇지도 않게 섀도우위브에게 다가가서 그의 목덜미를 잡았다. "다크닌자=상의 명령입니다. 모시고 가겠습니다." 섀도우위브와 마스터 크레인은 회오리바람에 휩싸였다. 섀도우위브는 실신했다.
◆◆◆
......몇 분 전! 교토 어느 곳! 자젠(좌선) 룸!
유예는 없음! 다크닌자가 눈을 부릅 떴다. 자젠 룸 맞은 편에는 은닉된 닌자, 미라를 방불케 하는 넥서스가 자젠하고 있었다. 다크닌자는 반 자이바츠 닌자 4명을 주살한 뒤, 1초도 쉬지 않고 이곳에 왔다. 넥서스와 초자연 코토다마 공간을 공유하여 섀도우위브의 위치를 파악한다.
계기는 징벌 미션 중에 우연히 들어온 뉴스였다. 브론즈 데몬과 트라이던트의 죽음. 죽인 것은 오미야게 스트리트에서 도망친 범죄자 닌자. 유적의 정보를 얻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의 닌자 제6감은 이유 모를 불길함을 방불케 하는 노티스(notice)를 뉴런에 보냈다.
만일 그 두 명이 코훈 유적에 도달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섀도우위브는 죽는다. 우연에 우연이 거듭되면 그런 사태가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그 직감은 정답이었다. 다크닌자는 일어나 넥서스의 자젠 룸에서 나왔다. 어두운 복도를 잰걸음으로 나아가며 그는 두 운명자를 불렀다.
(와라) "어떤 일인지." "어떤 일이신지요." 그 즉시 대답이 들리고, 복도의 막다른 곳에 마스터 크레인, 마스터 토터스의 모습이 나타났다. 다크닌자가 말했다. "지금 당장 코훈 유적으로 날아가라. 벳핀의 이름으로 명한다." "코훈?" "눈챠쿠에 집착을?" 그들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다." 다크닌자가 부정했다. "닌자를 데리고 돌아와라. 내 부하 섀도우위브를."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마스터 토터스가 매달렸다. "천한 것의 목숨을? 이 어찌나 가련한. 수고가 많으십니다." "우리들의 운명력은 그러한 비천하고도 작은 목적을 위해 사용해서는 아니 됩니다." 마스터 크레인이 말했다.
"포기하십시오." 마스터 토터스가 말했다. "영광에 그림자를 드리우게 됩니다." 라는 마스터 크레인. 다크닌자는 베히모스에서 벌어졌던 사건을...... 투르비용의 죽음을 곱씹었다. 무자비하게 베어버린 부하를. 투르비용은 카라테 재주가 뛰어났다. 하지만 어리석은 닌자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징벌기사가 되어 발판이 마련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섀도우위브에게는 재능이 있다. 그리고 상상력이. 아이보리 이글. 퍼플 타코. 다크닌자의 뒷배를 맡은 니드호그. 그들과 마찬가지로 섀도우위브 역시 지금의 다크닌자가 쓸데없이 잃어서는 안될 힘 중 하나.
그의 가슴 속에는 쉽게 밝힐 수 없는 막연한 구상이 있었다. 니드호그조차 그의 말없는 아트모스피어 속에 무언가 있다고 느끼는 정도이리라. 하물며 그것은 그의 눈앞에 선 두 운명자에게는 함부로 들려줄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는 운명을 격렬하게 증오했다. 그것은 격정이었다. 동시에 그의 차가운 이성은 담담하게, 그 격정을 실행으로 옮기는 로직을...... 운명을 주저할 방책을 짜내고 있었다. "반복한다. 벳핀의 이름으로 명한다. 가라." "......" "......" 다크닌자가 요도를 뽑았다. 칼날이 울부짖는다. 둘은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
......다시 코훈 유적!
"젠다=상인가? 그대는." 닌자 슬레이어의 첫 마디는 그것이었다. 램페이지는 닌자 슬레이어를 보았다. "......" 그 눈썹이 꿈틀 움직였다. 닌자 슬레이어의 목소리와 눈빛에 짚이는 데가 있었던 것이다. "......램페이지." 그러나 그는 무감정하게 그리 자칭했다.
"앙?" 데스드레인이 닌자 슬레이어를 노려보았다. "......어디선가 봤었는데에, 아-...... 마음에 안드는 눈깔을 하고 있구만, 너!" 한편 마스터 크레인은 섀도우위브를 움켜 들었다. "다크닌자=상의 명령입니다. 모시고 가겠습니다." 둘의 몸이 회오리바람에 휩싸였다.
코옹...... 알 수 없는 소리가 울렸다. 나무가 부딪히는 것 같은 소리가. 소멸하는 섀도우위브의 품에서 눈챠쿠가 튕겨져 날아간 것이다. 『신기에 대하여 운명자가 개입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는다』 남자로도 여자로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가 눈챠쿠를 올려다보았다. 그것은 빙글빙글 회전하며 원래 있던 장소로 날아갔다.
안쪽 원형 구멍의 중심, 종유석 발판 위의 흑단나무 닌자 조각상이 움직였다. 비행해 온 눈챠쿠를 붙잡아, 보호하듯 끌어안은 것이다. 『운명자가 개입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는다』 초자연적인 목소리가 거듭 말했다. 마스터 토터스는 그 자리에 있는 닌자들은 신경도 쓰이지 않고 그쪽에 몹시 관심이 있다는 듯 그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눈앞의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간도는 문 밖에 있다. 대치중인 닌자가 너무 많았기에 그는 간도를 대기시키고 왔다. 넓은 방 중앙에는 황금 오뚝이. 그리고 보다 안쪽. 저것이 눈챠쿠. 신기라고 했던 물건이다. 마스터 토터스. 다크닌자의 수하. 젠다와 또 한 사람은? 자이바츠? 아니군.
"어이, 네놈! 이름을 대라. 난 데스드레인이다." 닌자 슬레이어를 가리켰다. 부상을 입고 있다. "도-모. 데스드레인=상. ......램페이지=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닌자 슬레이어가 아이사츠했다. 그리고 주 짓수 자세를 취했다. "닌자에게 죽음을." "아아-? 되겠냐, 빌어먹을 새꺄!"
데스드레인 주변에서 검은 타르가 들끓었다. "죽여버리겠어어!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주마! 엉망진창으로!" 그가 소리쳤다. 벽의 균열에서 튀어 나온 닌자 시체의 팔이 닌자 슬레이어의 눈에 들어왔다. 부상을 입었다고는 하나 자이바츠와의 전투를 제압한 닌자. 짓수의 정체도 모른다. 방심은 금물이다.
"......그만두지." 생각지도 않게 끼어든 것은 램페이지였다. 이형 닌자는 쇳덩이 같은 팔을 아래로 내렸다. "돌아가자." "아아?" 데스드레인이 램페이지를 노려보았다. 그 눈에 살기가 넘쳐났다. 램페이지가 계속해서 말했다. "다음이다. 솔직히 지쳤다. 다음에 죽이면 돼." "싫어! 새꺄! 죽인다!"
닌자 슬레이어는 자신의 닌자 통찰력으로 램페이지의 진의를 알아내려 했다. 호흡 소리를, 표정을 주시했다. 그리고 심한 부상을. 데스드레인도 마찬가지. 피곤하다는 것도 상당히 완화한 표현이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관계는 대체 어떤 것일까? 철수를 위해 설득? 달래고 있는 것인가?
하지만 이것은 실제 호기이기도 하다. 닌자 슬레이어는 발을 내딛었다. 상처를 입은 닌자. 죽일 수 있을 때 죽여두는 편이 좋다. 이 데스드레인과 젠다. 아니, 램페이지를. 램페이지가 닌자 슬레이어를 보았다. 닌자 슬레이어는 주저했다. 린도우. 교도 작업. (......아니! 죽음을!)
그 순간 조각상을 방불케 하듯 가만히 서 있던 마스터 토터스가 180도로 빙글 몸을 돌려, 두 손가락을 들어올린 것이다! "램페이지! 다물고 있어!" 데스드레인은 닌자 슬레이어를 암흑 물질로 덮치려 들었다! "이얏-!" "끄악-!?" 램페이지가 데스드레인에게 어깨로 부딪힌다!
쓰러지는 두 사람! 그들이 1초 전까지 있던 장소가 폭풍 같은 마이크로 수리켄 공격에 쓸려 있었다! 스퐁스퐁스퐁스퐁! "이얏-!" 반대 팔은 닌자 슬레이어를 노린다! 옆구르기 회피! "우오옷-!" 데스드레인이 미친 듯이 소리쳤다. 램페이지는 투박한 매니퓰레이터로 그의 목덜미를 잡아 들었다!
스퐁스퐁스퐁! 스퐁스퐁스퐁! 마스터 토터스의 양쪽 모든 손가락 끝의 구멍이 열리고, 그곳에서 대량의 마이크로 수리켄이 계속해서 사출된다! 램페이지는 넓은 방 중앙을 가로질러, 황금 오뚝이를 반대 팔의 매니퓰레이터로 잡았다! 그리고 도약! "이얏-!" 스퐁스퐁스퐁! 뒤를 쫓는 마이크로 수리켄!
마스터 토터스의 공격은 집요했다. 그러나 좌우의 손 각각을 하나는 데스드레인 · 램페이지에게, 다른 하나는 닌자 슬레이어에게 할애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 각자를 몰아붙이기에는 수리켄의 절대량이 모자랐다. 램페이지는 벽의 나선 계단을 방불케 하듯 솟아난 판자를 차례차례 박차며 수혈을 단숨에 올라간다!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젠장!" 머리 위 어둠 속, 데스드레인의 절규가 점점 멀어져 갔다. "대체 뭐냐고! 저 새끼, 대체 뭐냐고! 저 새끼, 대체 뭐냐고! 뭐 얼마나 잘난 놈이길래! 뭐 얼마나 잘난 놈이길래! 뭐 얼마나 잘난 놈이길래! 뭐 얼마나 잘난 놈이길래! 뭐 얼마나 잘난 놈이길래애-!......"
데스드레인, 램페이지가 이 자리를 떠난 것을 확인하자마자 마스터 토터스는 곧바로 목표를 전환했다. 닌자 슬레이어 한 명으로! 집중되는 양손 손가락의 마이크로 수리켄! 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
닌자 슬레이어는 선회하듯 달리며 마스터 토터스에게 서서히 접근하려고 했다. 토코로자와 필러에서 맛본 쓴맛이, 그리고 얼마 전의 악몽이 그의 뉴런을 불태운다. 두 번째 이쿠사 배틀! 그리고 적은 한 명! 지지 않는다! 반드시!
달리는 닌자 슬레이어의 눈에 붉게 달아오른 광채가 깃든다! 그리고 뉴런에 울리는 목소리는...... 『후지키도!』 (뭣이!?) 『후지키도!』 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 그를 몰아 넣으려는 듯한 마이크로 수리켄!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도약! 이어서 타이도* 백 플립!
*원문은 タイドー로, 躰道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보인다. 1965년에 가라테를 기반으로 창시된 현대 무술이다.
『눈챠쿠를 들어라!』 (나라쿠! 나라쿠인가!) 『눈챠쿠를!』 그 순간이었다! 내면의 나라쿠 닌자의 목소리에 호응하듯, 들어왔던 게이트가 힘차게 닫혔다! (간도=상!?) 게다가 오오, 이 무슨 엄청난 규모! 안쪽 원형 구멍 아래에서 바닥이 고속으로 솟아올라, 이 넓은 방과 비슷한 모습이 된 것이다!
『눈챠쿠를 들어라! 그대의! 무기를!』 닌자 슬레이어는 안쪽 넓은 방으로 지그재그로 달려갔다. 그 뒤를 마이크로 수리켄이 집요하게 쫓는다! 갑자기 흑단나무 닌자 조각상이 산산히 부서지고 바람에 흩어진다! 원래 발판이었던 종유석 받침대는 그곳에 남았고, 그 위에 위엄있게 존재하는 것은 흑단나무 눈챠쿠 오직 하나!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뛰었다! 눈챠쿠를 잡고 바닥을 구른다! "천한 것에게." 마이크로 수리켄을 더욱 더 연사하면서 마스터 토터스 또한 안쪽의 넓은 방으로 들어왔다. "배제를." 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
닌자 슬레이어는 눈챠쿠를 들어 올렸다. U자로 고정되어 있던 봉인이 너무도 쉽게 풀리고, 수납되어 있던 사슬이 늘어난다! 그는 알지 못했다, 이 사슬을 만든 것이 어떠한 레전드 닌자의 피와 뼈인지를! "이이이이야아아아앗-!" 닌자 슬레이어가 눈챠쿠를 휘둘렀다!
스퐁스퐁스퐁스퐁! 덮쳐오는 마이크로 수리켄! 그러나 고속으로 휘둘린 흑단나무 눈챠쿠가 그것들을 모조리 튕겨낸다! 닌자 슬레이어는 천천히 전진! 마침내 마스터 토터스는 뒤로 물러났다!
"......네놈은 누구냐?" 갑자기 마스터 토터스가 팔을 내렸다. 그 말투는 어딘가 기계를 방불케 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완전히 이질적인, 이성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눈챠쿠를 들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네놈을 멸한다. 여기에서." 마스터 토터스가 두 팔을 벌렸다.
이상할 정도로 큰 키가...... 고우랑가! 수직으로 떠오른다! 어떠한 반중력 짓수인가? 온몸을 내달리는 번개! 신체 내부에서 격렬하게 발광! 닌자 슬레이어는 섬광을 견뎌냈다. 마스터 토터스의 몸은...... 나, 나무아미타불!? 붓다!? 거대해졌다! 1초 뒤, 그곳에는 15미터의 거인이 서 있었다!
『죽여라!』 뉴런에 나라쿠의 질타가 메아리친다. 『죽이는 것이다, 후지키도!』 닌자 슬레이어는 눈챠쿠를 휘두르고 허리를 반쯤 내린 자세를 취했다. "......물론이다!"
6
"네놈은 마스터 토터스를 쓰러뜨릴 운명이 아니다." 15미터까지 거대해진 마스터 토터스의 기괴한 사자춤 탈 얼굴에서 약간 에코가 들어간 차가운 목소리가 뿜어져 나왔다. 닌자 복장은 번개에 불타 떨어지고, 어떠한 요목(妖木)으로 만들어진 네모난 갑주를 방불케 하는 신체가 드러났다. 사람의 몸이 아니라!
"운명자를 막는 힘이 존재해서는 아니된다. 그런 눈챠쿠는 있어서는 아니된다. 그런 닌자는 있어서는 아니된다." 마스터 토터스의 양쪽 손목이 분리! 그대로 하늘로 떠올라, 손가락 끝이 공중에서 닌자 슬레이어를 조준했다. "운명을 올바르게 수정한다."
"정해진 운명이라고? 그것은 즉 그대의 파괴다. 블록 쌓기 장난감 놈." 닌자 슬레이어의 결단적인 눈빛이 마스터 토터스를 쏘아본다. "조만간 네 뒤에서 죠루리 인형놀이에 몰두하고 있는 그 아무개의 목도 부러뜨려서 운명이라는 것의 결말을 보여주마."
"이-아아아아-" 사자춤 탈 얼굴이 으르렁거리며 1080도 회전, 다시 정면을 응시한다. 손목부터 앞이 사라진 팔이 그 끝을 겨누었다. 나무삼! 거기에는 전차의 주포를 방불케 하는 발사구가 있었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비스듬히 뒤쪽으로 뛰었다. 그 직후, 그가 서 있던 위치에 황산탄이 떨어져 폭발! 상당히 아부나이했다!
뒤이어 공중의 닌자 슬레이어를 노리고 분리된 양손 끝에서 수리켄 발칸이 발사된다! 즈가가가가가가가!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벽을 박차고 더욱 도약! 수리켄 발칸은 닌자 슬레이어를 포착했으나, 그는 뛰어오르며 눈챠쿠를 휘둘러 튕겨냈다!
"이얏-! 이얏-! 이얏-!" 즈가가가가가! 닌자 슬레이어는 모조리 튕겨냈다! 달인! 그의 뉴런을 불태우는 것은 분노였다. 과거 토코로자와 필러에서 사위스러운 마비독 수리켄을 맞고, 길가의 돌을 차버리는 것 같은 태도로 방치되었던 굴욕...... 자신의 힘이 모자랐던 것에 대한 분노!
그렇다, 분노였다. 신기? 눈챠쿠? 나라쿠? 그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을 힘으로 승화하여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도 닌자 슬레이어 자신의 분노! 닌자 슬레이어 자신의, 과거 이상의 사선을 넘어오며 연마된 카라테인 것이다! "이얏-!"
나라쿠가 뉴런에 목소리를 울린다. 『여기까지는 좋다! 하지만 세키바하라에서의 그 한심한 전투는 그야말로 낙제점이었다, 긴장을 늦추지 마라! 우선은 방해되는 지원 담당, 즉 떠다니는...』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떠다니는 오른손을 눈챠쿠로 때렸다! "바모오오오!" 나무아미타불! 분쇄 파괴!
황산탄이 발사된다! 닌자 슬레이어는 몸을 숙이고 바람을 방불케 하듯 달렸다! 황산탄을 회피! 그리고 도약! 새틀라이트 회전에 이어서 드롭 킥을 꽂는다! "이얏-!" "바모오오오오!"
그러나 마스터 토터스는 이 지옥 같은 공격을 당하고도 몇 걸음 물러났을 따름이다! 나무삼, 15미터의 완강한 거구, 어느 정도의 닌자 내구력이란 말인가? 『에에잇, 머리다! 온다, 후지키도』 나라쿠의 목소리와 함께 그의 망막이 사자춤 탈 머리의 입에 아지랑이를 방불케 하듯 달궈지는 것을 보았다. 『아직이다! 유도해서 피해라!』
"린피오토-시! 카이진릿짜이젠*!" 섬뜩한 챈트 뒤에 사자춤 탈을 방불케 하는 눈이 빛나고, 거대한 아래턱이 벌어진다! ZAAAAAP! 정체불명의 광선이 발사된다! "이얏-!" 치명적인 공격을 나라쿠 사인을 통해 예상하고 있던 닌자 슬레이어는 옆으로 달려 이것을 피했다! 광선이니 즉 광속! 아부나이!
*원문은 リンピオトーシ!カイジンリッツァイゼン!로, 臨兵闘者皆陣列在前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일본에서 변형된 도교 주문으로 육갑비축, 구자진언 등으로 불린다.
ZAAAAAAAAAP! 발사된 광선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땅을 햝듯이 닌자 슬레이어를 쫓는다! 하지만 빛이니 즉 광속의 공격이라고는 하나, 첫 발사만 예상하면 나머지는 사자춤 탈 머리의 움직임을 보면서 회피 가능! "이얏-!" 달리면서 닌자 슬레이어는 수리켄을 투척! "바모오오!"
콧등에 수리켄이 꽂힌 마스터 토터스는 몸부림치다 레이저 발사를 중지했다. 대신에 덮쳐오는 것은 남아있는 왼손! 거대한 주먹이 닌자 슬레이어에게 날아가 쇄도한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눈챠쿠를 세로로 팽팽하게 당겨서 이것을 받아낸다! 격렬한 충격에 비틀거렸으나, 견딘다!
닌자 슬레이어가 다다미 한 장 정도 뒤로 밀려나고, 땅에는 그의 다리가 남긴 자국, 검은 그을음이 남았다. 무시무시한 타격 질량이지만 그것을 받아낸 흑단나무 눈챠쿠에는 금 하나 생기지 않았다! (나라쿠! 무어냐? 이 신기라는 물건은) 『무엇이든 이 어르신에게 묻지 마라. 그보다는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
"이얏-!" 공중으로 다시 떠오르는 왼손을 향해 도우구사의 훅 로프를 던진다. 검지에 걸리는 튼튼한 로프! 다시 세번째 황산탄이 발사되었으나 닌자 슬레이어는 로프 감개를 사용해서 이를 회피! 중간에 로프에서 손을 뗀 그는, 감개의 추진력을 이용하여 왼손 위로 착지!
사자춤 탈의 머리 부분이 빙글 돌아서 닌자 슬레이어를 노려본다. "린피오토-샤......" "이얏-!" 나무삼! 레이저 발사를 기다려줄 리가 없다! 닌자 슬레이어는 다시 도약하여 마스터 토터스의 어깨 위로 착지했다! 목에 눈챠쿠를 걸어두고, 주먹을 꽉 쥐어...... 사자춤 탈 머리 부분을, 후려친다!
"이얏-!" "바모오오!" "이얏-!" "바모오오!" "이얏-!" "바모오오!" "이얏-!" "바모오오!" "이얏-!" "바모오오!" "이얏-!" "바모오오!" "이얏-!" "바모오오!" "이얏-!" "바모오오!" "이얏-!" "바모오오!"
고우랑가! 원 인치 거리에서의 끊임없는 공격을 한다면, 가장 의지할 수 있는 무기는 자신의 맨손 카라테! 순간적인 전환은 실제 훌륭! "각다귀 같은 놈이." 마스터 토터스가 신음한다. 『온다, 후지키도!』 나라쿠가 경고했다. 왼손 주먹이 어깨 위 닌자 슬레이어를 향해 날아온다!
"......이이이야앗-!" 닌자 슬레이어는 어깨 위에서 순식간에 돌아서서, 이아이를 방불케 하듯 눈챠쿠를 뽑아 휘둘러 요격! "바모오옷-!" 주먹은 다시 튕겨져 나가, 연기를 뿜으며 비스듬히 넓은 방을 날아가다 폭발사산! 인과응보! 허나 아직이다! 마스터 토터스의 손목에서 약간 작은 손이 순식간에 자라난 것이다!
"이-아아아아-" 마스터 토터스가 어깨 위 닌자 슬레이어를 붙잡았다! 하야이(빠르다)! "끄악-!?" 떨어져 나온 닌자 슬레이어가, 그대로 조임틀을 방불케 하는 닌자 악력에 압박당한다! "쥐어짜서 조각을 내주마. 호수의 돌 하나. 오차 범위 내. 결국은 천것. 어중이떠중이 닌자에 지나지 않는다."
닌자 악력이 늘어난다!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발버둥치지만 양손으로 덮듯이 쥐어지니 이 사이즈 차이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끄악-!" "이-아아아-" "끄악-!" "이-아아아-" "끄악-!" 나무아미타불! 이러다가는 죽는다!
『후지키도!』 나라쿠의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세계에서 바깥 세상의 소리가 사라지고, 닌자 슬레이어 자신의 심장이 뛰는 빈도가 급격하게 톤 다운되어 간다. 그러나 이것은 심장이 멎어가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죽음의 고비에서 발생하는, 닌자 아드레날린 과잉 분비 현상에 의한 주관 시간 둔화 현상!
『후지키도. 알겠느냐. 이대로라면 죽는다. 하지만 그대는 이 어르신에게 몸을 빌려주지 않겠지. ......무엇보다 이 어르신 또한 세키바하라에서의 이쿠사 배틀 때와 같이 무책임하게 이쪽에 통째로 던지는 것은 사양이다』 나라쿠의 말은 신랄했지만 진지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 『그렇기에 우리는 다시금 시도해야만 한다』 (무엇을 말이냐)
『떠올려라. 부케(무가) 닌자와의 이쿠사 배틀을. 이 어르신이 원치 않았던 잠에 들기에 이르렀던 그 사위스러운 싸움을!』......후지키도는 곧 그 말을 이해했다. 그는 그 순간의 고양감을, 섬뜩했던 찝찝함을 떠올렸다. 그는 망설였다.
그러나 그 망설임은 극복해야만 하는 감정이었다. 라오모토 칸의 히사츠 와자에게서 후지키도의 뉴런을 지킨 나라쿠가 잠에 빠진 이래, 격해져 가는 이쿠사 배틀 속에서 그는 언젠가 다가올 이 날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각오를 다져야만 했다. 아니다. 각오라면 이미 있을 터다!
......닌자 슬레이어의 두 눈에 붉게 타오르는 불빛이 들어온다! "바모오오-!?" 마스터 토터스의 기세가 꺾였다. 마치 만지작대던 장난감이 예상치 못하게 뜨거워져서 자신의 손을 태운 것만 같이! 나무삼! 이것은 비유가 아니다! 실제로 마스터 토터스의 손은 불타고 있었다! 그의 닌자 악력이 약해진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몸을 대자로 뻗으며 팔다리를 펴서 마스터 토터스의 포박을 날려버렸다! "바모옷-?" 오오, 보라! 닌자 슬레이어의 양손은 그의 각성을 상징하는 검붉은 불꽃에 휩싸여 있었다! "린피오토-시! 카이진......" 마스터 토터스는 재빠르게 레이저를 준비! 그러나!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마스터 토터스의 눈앞, 공중에서 고속 회전! 그 회전 도중에 연달아 6장의 수리켄이 발사된다! 게다가 수리켄에 휩싸여 있는 것은 역시나 검붉은 불꽃! 레이저 발사를 위해 카라테를 충전하고 있던 마스터 토터스의 입안에 그 수리켄들이 연달아 꽂힌다! "바모오오오오!"
카붐-! 사자춤 탈 입 내부의 어떠한 레이저 발사 장치가 폭발! 콧구멍과 입에서 연기를 뿜고, 마스터 토터스가 헛발을 딛는다! 닌자 슬레이어는 착지하여 눈챠쿠를 들었다. 그에게는 지금, 타인인 나라쿠는 없다. 지금의 닌자 슬레이어는 후지키도 켄지이자 나라쿠 닌자였다.
후퇴하면서 거인은 양손 손가락을 닌자 슬레이어에게 겨누었다. 그 손끝이 열린다! 다시 그 수리켄 공격인가!? 하지만 닌자 슬레이어는 그저 눈챠쿠를 들고 있을 뿐! 그때였다! 눈챠쿠의 양 끝에 붉게 타오르는 한자가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인(忍)' '살(殺)'이라는 두 글자가! 고우랑가! 고우랑가!
"마스터 토터스는 케오스 우려를 배제한다!" 마스터 토터스가 소리쳤다. 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 양손에서 사출되는 무수한 마이크로 수리켄! 전보다 작은 손에서 나온 것이므로 아까 정도의 위력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실제 악몽 같은 연사 속도로 닌자 슬레이어를 덮쳐온다!
"이이이이이이이야아아아아앗-!" 닌자 슬레이어는 눈챠쿠를 휘두르며 전진! 검붉은 불꽃으로 궤적을 그리는 눈챠쿠가 마이크로 수리켄을 산산조각으로 파괴! 마스터 토터스와의 간격을 좁힌다! 공격 범위 안에...... 포착한다!
"이얏-! 이얏-!" "바모옷-! 바모옷-!" 눈챠쿠의 사슬이 늘어나고, 강렬한 타격이 마스터 토터스의 양쪽 발을 날려버린다! 쿵하는 소리를 내며 낙하한 마스터 토터스는 발목으로 땅에 섰다!
"이얏-! 이얏-!" "바모옷-! 바모옷-!" 눈챠쿠의 사슬이 늘어나고, 강렬한 타격이 마스터 토터스의 양쪽 정강이를 날려버린다! 쿵하는 소리를 내며 낙하한 마스터 토터스는 무릎으로 땅에 섰다!
"이얏-! 이얏-!" "바모옷-! 바모옷-!" 눈챠쿠의 사슬이 늘어나고, 강렬한 타격이 마스터 토터스의 양쪽 무릎을 날려버린다! 쿵하는 소리를 내며 낙하한 마스터 토터스는 허리로 땅에 섰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난타! 난타! 난타! 난타! 허리가 날아가고, 배가 날아가고, 팔이! 가슴이 날아간다! "바모오오오오오옷-!?"
나무삼...... 바야흐로 이 넓은 방에는 부서진 바디가 흩뿌려지고, 닌자 슬레이어의 눈앞에는 거대한 사자춤 탈 머리가 속수무책으로 낙하하고 있었다. "케오스.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아니된다, 이런 일은 실제 이상하다." 그 눈이 깜빡깜빡 명멸했다. 그 목소리와는 다른 목소리가 넓은 방에 울려 퍼진다! 『모탈의 분노를 쳐박아라! 이 자에게!』
"닌자에게!" 눈챠쿠의 사슬이 10미터는 되는 길이로 늘어난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것을 들어, 휘둘러...... 내리쳤다! "죽음을!" "바모오오오옷-!" KRATOOOOOOM!
사자춤 탈의 머리가 눈챠쿠에 의해 박살나서 폭발사산! 호응하듯 흩뿌려졌던 바디가 모두 폭발! 치솟은 하얀 불꽃이 닌자 슬레이어의 눈앞에 모여들어, 윤곽이 몹시 흐트러진 희미한 거인의 모습을 만들어 낸다! "운명자는...... 케오스 우려...... 케오스 우려를......"
닌자 슬레이어에게, 하얗게 들끓는 손이 여전히 다가온다. 하지만 눈챠쿠로 요격할 필요도 없었다. 하얀 그림자를 방불케 하던 거인은 무너지듯 쓰러졌다. 닌자 슬레이어 또한 그 초자연적 붕괴 현상을 눈에 새기며 푹 무릎을 꿇었다.......
◆◆◆
마스터 크레인은 확실하게 섀도우위브를 데리고 돌아왔다. 거구의 운명자는 섀도우위브의 축 늘어진 몸을 공손하게 다크닌자 앞에 눕히고,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오지기했다. 다크닌자는 움직이지 않는 부하를 내려다보았다. ......죽지는 않았다. 상처도 깊지 않다.
"마스터 토터스가 돌아오지 않았군." 다크닌자가 사자춤 탈을 보며 말했다. "멸망당했습니다." 마스터 크레인이 얼버무리지 않고 즉시 대답했다. 기계를 방불케 하는 이 운명자는 어떤 의미에서는 정명자*보다 아득히 지혜로우며, 어떤 의미에서는 훨씬 단순하고 어리석다. "어째서지?" "모르겠습니다. 닌자의 손에 의해 멸망당했습니다."
*定命者, 운명이 정해진 자
"어떠한 닌자에게?" "그 자리에 살아있던 닌자는 세 명." "웃......" 섀도우위브가 신음했다. "닌자 슬레이어...... 닌자...... 슬레이어가...... 유적에......" 헛소리를 방불케 하듯 말한다. 마스터 크레인은 다크닌자에게 오지기했다. "당신께서야말로 그릇이기에." 그 거대한 몸을 바람이 감싸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서겠는가? 섀도우위브=상." 다크닌자가 무릎을 꿇었다. "다크닌자...... 상...... 나는, 저는! 여기는?" 섀도우위브가 튕기듯이 몸을 일으켰다. "너는 유적지에서 구출되었다." 다크닌자가 낮게 말했다. 섀도우위브의 눈에 순식간에 낭패한 기색이 어렸다.
"죄송합니다!" 섀도우위브는 도게자를 하려고 했다. 다크닌자가 제지했다. "물러날 때를 살펴야 한다. 섀도우위브. 그뿐이다. 유적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하여 무언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있나?" "죄송합......" "무의미한 사죄를 반복해서 말하라고 명령을 내렸던가? 내가?" "죄, 죄송..."
"오오, 애송이." 후스마 도어를 열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누구인가, 그랜드 마스터 니드호그였다. 섀도우위브는 얼어붙었다. "돌아왔느냐. 마침 잘됐군." 니드호그가 잠깐 웃었다. "그러면 사정 설명을 똑바로 해봐. 네가 세푸쿠를 할지, 케지메를 할지, 질책을 사지 않고 끝날지. 이 다음에 열심히 노력해야하는 건 나라고."
"아...... 아이에에에." 분함, 안도감, 두려움, 온갖 감정이 뒤섞여서 그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후핫! 울고 앉았구만. 어쩔 도리 없는 녀석!" 니드호그가 쓴웃음을 지었다. "실금만은 하지 마. 오가닉 다다미니까." "아이에에......"
"......뭐, 위에서 있을 이런 저런 일은 나한테 맡겨두면 돼." 니드호그가 다크닌자에게 속삭였다. "모처럼의 그랜드 마스터다. 마음껏 써먹어라." "실제 감사한다." 다크닌자가 끄덕였다. 섀도우위브를 바라보며 그는 심사숙고했다. ......운명자 중 하나가 멸망당했다. 이는 길인가, 흉인가.
하지만 섀도우위브의 말이 사실이라면 아마도 그것을 멸망시킨 자는 닌자 슬레이어. (또다시 닌자 슬레이어다. 또다시!) "왜 그러지?" 니드호그가 말을 걸었다. "......닌자 슬레이어." 그는 중얼거렸다.
◆◆◆
고우우웅....... 고우우웅....... 고우우웅....... 바람구멍을 빠져나가는 얼어붙을 것만 같은 바람 소리가, 온몸을 내팽개치고 아득히 위쪽 천장을 바라보는 후지키도를 유령이나 귀신을 방불케 하듯 가지고 놀다가 사라진다. 그의 바로 옆에는 종유석 받침이 있었다. 그곳에 있던 것은 지금, 힘이 다한 후지키도의 손안에 있다.
거의 의식을 잃을 뻔하면서도 그는 조임틀을 방불케 하는 닌자 악력으로 그 주먹을 굳게 쥔 채였다. 그...... 눈챠쿠를. 이쿠사 배틀을 마친 지금, 그 흑단나무를 방불케 하는 두 자루의 봉은 U자 모양으로 굳어서 결코 열리지 않았다.
후지키도는 겨우 고개를 들어 자신이 멸망시킨 적을 시야에 담으려 했다. 그는 눈을 크게 떴다. 하얗고 미세한 빛 알갱이가 거인 주변에서 격렬하게 생겨나더니 튕겨져 나가고, 지금 이렇게 보고 있는 사이에도 슈욱슈욱하는 소리를 내면서 녹아가다 증발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닌자 빙의자의 단말마 폭발사산과는 다른 붕괴 모습이었다.
"나라쿠." 후지키도가 목소리를 냈다. ......대답은 없다. 그는 눈을 감았고, 그 다음에 놀라서 몸을 일으켰다. 검붉고 희미한 그림자가 그의 곁에 서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후지키도가 일어난 뒤에도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나라쿠?" 그림자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저 그 팔이 천천히 올라가더니 어느 방향을 가리켰다.
"......마루노우치." 그는 어째서인지 자연스럽게 거기에 생각이 미쳤다. "스고이타카이 빌딩." 검붉은 그림자는 희미해져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나라쿠는 후지키도의 뉴런 속에서 다시금 잠에 든 것이었다. ...... "열렸다! 젠장." 욕설 소리가 들리고 간도가 달려왔다. "따돌림당하고 있으려니 진정이 안되서 말이지."
"끝났다."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그런가!" 라는 간도. "그게 눈챠쿠? 결과 올 라잇, 뭐, 닌자의 이쿠사 배틀 와중에 내가 끼어들면 실제 방해가 될 뿐인가? 하하하!" 닌자 슬레이어가 간도의 등을 가볍게 때렸다. "갈까. 출구를 찾자." "오우, 오우, 오우."
간도는 넓은 방을 둘러보고서, "하지만 엄청나군, 여기는. 뭐, 나는 학자도 아니니 빨리 2층으로 돌아가서 스시라도 땡기고 싶은 참이야." "돌아갈 방법은 알겠나?" "지금부터 생각하지."
◆◆◆
"후쿠스케 이상 없음!" "꽃병 이상 없음!" "......앗-! 젠장!"
[어웨이크닝 인 디 어비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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