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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웨이크닝・인・디・어비스】전편

◇ 한국어 종합 목차 ◇ 한국어 트릴로지 에피소드 일람

이 소설은 Twitter 연재시 로그를 그대로 보관한 것으로 오탈자 등의 수정은 기본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이 에피소드의 가필수정판은 상기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2부의 물리서적 / 전자서적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제2부의 코미컬라이즈가 챔피온 RED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この記事は【アウェイクニング・イン・ジ・アビス】前編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1

 그 뒷세계 사이버네틱스 치료원에서 일어난 일은, 배려 없이는 묘사하기가 꺼려질 정도의 말법적 지옥도였다. 도주한 사형수 고토 보리스, 지금의 이름은 데스드레인(어리석은 이름이다), 그가 이 치료원에서 행한 무의미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능욕과 파괴, 부조리한 살해에 대해서는 가급적 무미건조하게 기술해야할 것을 명심해두고 싶다.

 그는 데려온 빈사 상태의 남자의 응급처치를 사이버네틱스 의사에게 의뢰했다. ......의뢰? 강요? 아무튼 시켰다. 빈사 상태의 남자는 양팔을 잃은 채였다. 그는 고토와 마찬가지로 흉악범으로, 대규모 파괴 행위를 벌인 혐의로 복역중이었으나 고토가 그의 형무소를 습격, 탈옥했던 것이다. 그는 램페이지라는 이름을 대고 있다.

 단적으로 적자면, 이 치료원에는 4명의 남녀 스태프가 근무하고 있었으나 여러 수술 뒤에 모두 죽었다. 의사도 죽었다. 치료원 2층에는 의사의 가족이 살고 있었지만 죽었다. 의사의 세 자녀 중 한 명인 14세 딸은 사건 직후 행방이 묘연하다. 나는 더 이상 붓을 놀릴 수 없을 지경이다.......

"헤헤헤하하하하하! 뭐냐, 그거어! 하하하하하하!" 데스드레인이 문을 지나 나타난 파트너의 모습을 보자마자 몸을 내밀며 폭소했다. "헤헤헤헤헤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냐, 너! 그 팔! 어쩔건데에!" "부술거다." 램페이지가 데스드레인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더욱 부술거다. 부술 수 있다."

"바카로군! 너! 헤헤헤헤!" 데스드레인은 손뼉을 치며 웃었다. 구속복 형태 닌자 복장을 입은 그의 상반신(얼굴도 포함이다)에는 켈트 전사의 전투 문신을 방불케 하는 무시무시한 상처가 남아 있었다. 그의 이 상처는 문신이 아니라 무참한 칼자국이었던 것이다.

"너 그 꼴이어서야 도저히 무를 수는 없겠구마안. 좋네, 좋아." 데스드레인이 말했다. "아이에에." 그가 의자로 삼고 있던 벌거벗은 여자가 신음했다. "앙? 가구가 떠들기도 하나?" 데스드레인이 일어나서 여자의 머리채를 잡았다. 그 손에서 검은 타르 형태 물질이 흘러나와 여자의 얼굴을 막았다. 여자는 괴로워하다 절명했다. 

"죽어서야 가구로도 못쓰지. 실수했구만." 데스드레인이 중얼거렸다. "헤헤헤헤헤!" "......무르고 자시고 없어." 램페이지는 그의 살인을 무감정하게 바라본 뒤 대답했다. 그리고 방구석에서 무릎을 안고서 앉아있는 소녀를 보았다. 소녀의 눈은 꼼짝도 않고 있었다. "저것도 죽일건가?"

"아니. 저건 안죽여어. 대박이야. 그리고......" 데스드레인이 대답했다. "어-이, 마마도 파파도 죽어서 슬프겠쪄요-. 헤헤헤헤." 데스드레인이 소녀에게 말을 걸었지만 소녀는 반응이 없었다. 데스드레인은 다시 램페이지에게 시선을 돌리고, "저거엔, 들어있어. 알 수 있거든."

"딸은...... 딸은 부디." 램페이지가 나온 수술실에서 한쪽 다리를 절면서 나타난 의사를, 데스드레인은 보았다. 피로 얼룩진 바닥 위로 검은 암흑물질이 흘러가다, 그 즉시 의사를 붙들었다. 몸으로 엉겨붙으며 목까지 올라간다. "아밧, 아밧." "아밧! 아밧! 헤헤헤헤!" 데스드레인이 그의 말을 흉내냈다.

"딸은 부디, 딸만큼은." "안되겠네. 역시 죽여야겠어. 너 다음으로." "......! ......아밧!" 의사는 절망 속에서 목뼈가 부러져 죽었다. 데스드레인이 램페이지에게 말했다. "재밌어서 거짓말을 해버렸구만." "이것으로 여기에 더 이상 용무는 없다. 나가자." 라고 말하는 램페이지. "데려갈텐가, 저걸."

"맞아." 라는 데스드레인. 램페이지는 반대했다. "아무 것도 못할텐데, 저건. 소울이 들어가있다고? 어차피 잠들어 있겠지. 맨몸의 인간과 다를 바 없어. 어린애다." "잘 돌보면 되지. 자기 스스로. 아니면 네가." 데스드레인이 바로 대답했다. "데리고 갈거야아."

"......" 램페이지는 소녀를 보았다. "일어서겠나? 일어서라." 그가 명령했다. 의외로 소녀는 끄덕이며 일어났다. "그치? 문제 없잖아. 그러면 바라는 대로 오사라바(작별)하자구. 스시 먹고파라." "......" 램페이지는 벽을 향해 돌아섰다. 그리고 팔을 들어올렸다...... 나무삼! 이형의 사이버네틱스 암을!

 그것은 텟코를 비롯한 일반적인 사이버네틱스 의수와는 틀림없이 이질적인 물건이었다. 아니, 오히려 의수 따위와 비교해서는 아니되었다. 비교할 대상은 크레인이나 불도저다. 투박한 쇳덩이라고 말하는 편이 나으리라. 원기둥 모양의 팔 부분과, 모든 것을 으깨어 부술 것만 같이 단순한 매니퓰레이터 손가락!

 그 투박한 팔 부분 때문에 램페이지의 실루엣의 가로폭은 이전의 2배 이상으로 보이리라. 유연하게 근육이 꽉 조여진 그의 신체에 이 팔은 잔혹할 정도로 언밸런스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그가 바라는 바였다. "......이이야앗-!" 그가 갑자기 벽을 후려갈겼다. 벽 한 면이 일격으로 산산조각!

"오홋! 박살낼 줄만 아는구나, 그 팔!" 데스드레인이 웃었다. "부술 뿐이다." 램페이지는 끄덕이고 바깥 골목을 바라보았다. 시간은 우시미츠 아워. "가자." "저기, 있지이." 데스드레인이 램페이지의 어깨를 붙잡았다. "재밌었지, 그 위성 레이저느은?"

......램페이지가 미소지었다.


◆◆◆


"민간인 생존자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연기 속에서 검은 닌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만둬) "목격자는 전부 죽여라. 이 층에 있는 것은 어차피 카치구미 플로어에 갈 수 없는 빈민들이다. 네오 사이타마 경제에 영향은 없다." (그만둬!) "존명."

 다크닌자가 대답 후, 빙글빙글 요도 벳핀을 돌려 칼날을 아래로 향하게 고쳐 잡았다. (((그만둬! 그만해줘! 후유코! 토치노키! 도망쳐! 도망쳐!))) 후지키도는 소리쳤다! 하지만 다크닌자는 가차없이, 감정 없는 살육 머신을 방불케 하며 재빠르게 2번 벳핀을 바닥에 꽂았다! 두 개의 울음 소리가 사라졌다.

"우오오옷-!" 후지키도는 절규하며 내달렸다. 그 두 팔이 검붉은 나라쿠의 불꽃에 감싸인다! 다크닌자는 차갑고도 모멸적인 시선을 그쪽으로 돌리며 카타나를 들었다. 불길한 도신을. 벳핀을! "하찮은 야생 닌자가." 격돌하려는 두 사람 사이에서 회오리바람이 일어나고, 새롭게 나타난 두 닌자가 그들을 막아세웠다!

 두 닌자는 거의 똑같은 외모였다. 신장은 240센치 이상. 사자춤 탈을 방불케 하는 기괴한 멘포. 어딘지 모르게 자동 인형을 방불케 하는 부자연스러움을 드러내는 서 있는 모습. 오른쪽 닌자의 복장에는 '두루미'라는 서도. 왼쪽에는 '거북이'라는 서도가 무늬처럼 그려져 있었다. "도-모, 마스터 토터스입니다." "마스터 크레인입니다."

"방해다! 비켜라!" 후지키도가 소리쳤다. 나라쿠의 불꽃으로 후려갈긴다. 불꽃? 그런 것은 없다. 후지키도는 아연실색했다. 나라쿠는? 무슨 바카같은 소릴. 라오모토와의 이쿠사 배틀을 잊었단 말이더냐. 나라쿠는 잠들어 있는 것이다. "저는 과거를 봅니다." 라는 크레인. "저는 미래를." 이라는 토터스. ""그다지 멀리까지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두 거인이 동시에 양손 손끝을 후지키도에게 겨누었다. 손가락 끝에 둥글게 뚫린 발사구에서 마이크로 수리켄이 무수히 날아간다! 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 "끄악-!" 피할 수 없다! "물럿거라, 천한 것." "물럿거라." 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 "끄악-!"

 피할 수 없다! 피할 수 없다! "끄악- 마비독! 끄악-!" 후지키도가 경련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살피고,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보며 사자춤 탈을 방불케 하듯 이를 달그락거리며 손끝의 뚜껑을 탕하고 닫았다. 그리고 다크닌자 쪽을 다시 보았다. "자아, 서두릅시다, 다크닌자=상."

"3종의 신기를 찾는 겁니다, 다크닌자=상. 하나라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 "저는 과거를 봅니다. 그것에는 벳핀과 같은 금속이." ...... "3종의 신기? 소드, 주얼, 미러 말인가?" ...... "아뇨, 그건 날조된 역사." ...... "진정한 3종의 신기란." ...... "멘포(복면), 눈챠쿠(쌍절곤), 브레이서(팔 보호대)."

"신기라 했겠다!" 후지키도가 몸에 박힌 마이크로 수리켄이 쏘이면서 소리쳤다. "3종의 신기! 기억했다!" "물럿거라, 천한 것." "물럿거라." 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 "끄악-!" "어울리는 꼬락서니군, 닌자 슬레이어=상." 다크닌자가 차갑게 내뱉었다.

"어차피 네놈은 가치를 모른다." 다크닌자가 침을 흘리며 웃는 우미노의 목덜미를 붙잡아 끌기 시작했다. "우미노=상은 돌려받도록 하지." "물럿거라, 천한 것." "물럿거라." 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스퐁! "끄악-! ......3종의 신기......! 3종의......!"

"지독한 꿈이구먼." 그 자리에 남겨져 홀로 꼴사납게 경련하던 후지키도 앞에 찾아온 존재가 있었다. 후지키도는 고개를 들었다. 그곳에는 누더기 천을 겹겹이 걸친 노파가 서있었다. "아직 그리 늦지는 않았다네." "......?" "자아, 보려무나. 동료가 돌아오는 것을." 그녀가 지평선을 가리켰다. 후지키도는 고개를 들었다.

......"간도=상." 닌자 슬레이어가 황야에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몸집 큰 백발 사내를 보며 중얼거렸다. 사이버 말을 탄 그였으나 그 뒤에 우미노는 없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황야, 하늘, 모닥불 흔적. "방금 그것은 꿈인가?" 라고 스스로에게 들려주듯 중얼거렸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잠에서 깼나?" 말 위에서 간도가 아이사츠했다. "미안하게 됐군." 그가 사과했다. 사정은 이미 IRC 통신으로 전해들었다. 닌자 슬레이어가 다크닌자에 의해 절벽으로 떨어진 뒤 간도는 도주, 목숨은 건졌으나 우미노의 신병은 빼앗기고 말았다.

"......그대가 잘못한 것은 없네." 닌자 슬레이어가 간도의 사과를 막았다. 간도는 머리를 긁었다. "그쪽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아, 그렇다." 닌자 슬레이어가 끄덕였다. "출발하도록 하지." "신기랬나?" "그래." "알고야 있지만 소름이 돋는구만." "아아, 그렇군." 

"우리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말이야. 꽤나 시간이 흘러버렸지?" 라는 간도. "가이온에 돌아갔을 무렵에는 모든 것이 끝난 뒤일지도 몰라. 그 자식이 말을 타고 돌아갔을 리는 없을테니." "그렇다면 다른 단서를 찾을 뿐." 닌자 슬레이어가 즉시 대답했다. "그리고." 아직 늦지는 않았다. 그는 방금 꿈을 생각했다.

 신기...... 다시 말해 멘포, 눈챠쿠. 브레이서. 그것들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닌자 슬레이어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신기들에게 얽힌 어떠한 어둠의 음모가, 예를 들어 언더 가이온 하층에서의 대규모 파괴와 학살로 이어져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이다.

 닌자는 사람을 개의치 않고 죽인다. 그야말로 개미라도 밟듯이. 지난 언더 가이온 하층에서의 사건은 쓰라린 경험이 되었다. 닌자 슬레이어와 간도는 학살 계획을 알고 있었음에도 결국 그것을 막지 못했다. 그들은 지금 몇 가지 정보를 얻었으며, 계획의 목적이 무엇인지만은 파악했다.

 초대형 해머 실린더 장치 '베히모스'가 거주구를 잿더미로 만들면서 뚫은 최하층 길 끝에 있는 것은, 옛적의 코훈(고분) 유적. 그곳에 안치되어 있는 것은 3신기 중 하나! 다크닌자는 소우카이야에 있던 시절에 이미 신기에 대한 흉계를 언급했다. 자이바츠가 발안한 것이 아니다. 놈이다. 놈의 계획이다!

"이번 건, 나도 낄거야." 선수를 치듯 간도가 말했다. 실제 닌자 슬레이어는 바로 지금 간도에게 잠복해 있을 것을 권하려던 참이었다. 이 이쿠사 배틀은 아마도 극도로 치열, 여러 명의 닌자를 죽여야 하리라. 간도는 잘 단련되어 있으나 적은 닌자다.

"죽을거다." 닌자 슬레이어가 잘라 말했다. "안 죽어." 간도가 입가를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이쪽은 도망치는 발만은 빠르다고. 게다가 어차피 해커도 필요하겠지? 나는 전문 해커는 아니지만." 닌자 슬레이어는 그 이상 말하지 않았다. 간도 자신은 부정했으나 역시 그도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있으리라.

 닌자 슬레이어는 말없이 생각했다. 다크닌자의 편을 드는 그 이형의 닌자들은 무엇일까. 애초에 다크닌자란. 닌자 슬레이어에게 있어서 그는 무엇보다도 우선 자신의 가족의 원수였다. 하지만 그 남자 자신의 목적은 무엇이란 말인가? 증오에 몸을 맡긴다면 답을 낼 필요도 없는 질문이기는 하겠지만.......


◆◆◆


 가이온 지표. 드래곤 히스이(비취) 쿠다루(내려가다) 스트리트는 한자 토치 산*의 한자 디스플레이가 잘 보이는, 경관이 뛰어난 고급 주택가다. 늘어선 집들 대부분이 헤이안 시대에 건축된 것이라고 여겨지나, 그 중에서도 특히 젠을 방불케 하듯 그윽한 박력을 가진 저택이 있었다.
*물리서적판에는 다이몬지(대문자) 마운틴이라는 이름으로 수정되었다. 아마도 교토의 전통 행사인 고잔 오쿠리비(교토를 둘러싼 다섯 산에 불꽃으로 글자를 그리는 행사)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보인다.

 옻칠된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은 비와호의 경치를 미니멀하게 재현한 인공 연못으로, 물 속 여기저기에 솟아있는 바위들은 짙은 녹색 이끼로 덮여 있었다. 인공 연못 중심에 자리 잡은 고상식 저택의 기와 지붕이 한자 디스플레이 '読(읽을 독, 한국식 한자로는 讀)'의 불빛에 비추어지는 모습은 처음 보는 이들의 눈물을 자아낸다.

 이 아름답고도 그윽하면서, 또한 위험한 아트모스피어를 품은 문화재를 방불케 하는 대저택이야말로 다크닌자 즉 후지오 카타쿠라가 현재 지내는 곳이었다. 로드 오브 자이바츠가 내린 물건이다. 이는 실제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 안에서도 열 명도 되지 않는 고위 닌자 대우라 할 수 있었다.

 그런 저택의 방 중 하나의 장지문이 소리도 없이 열리고, 유카타 차림의 다크닌자가 툇마루에 나타났다. 이 고급 주택가는 어떠한 테크놀로지를 통해 중금속 스모그를 방지하고 있기에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과 달빛은 휘황찬란했다. 인공 연못을 스치는 바람이 후지오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진다. 시간은 우시미츠 아워.

 달빛은 실내의 어둠을 살포시 가르고, 어지러진 후톤 이불 아래의 여성의 하얀 등을 비추었다. 다크닌자는 연못의 잔물결을 바라보았다. 그가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자, 툇마루 위에서 튀어오르듯 반딧불이를 방불케 하며 LED 라이트를 빛내면서 접근하는 물체가 있었다. 모터 치비(꼬맹이)다. "중점!" "중점!"

 실제 이 조용한 밤에 그 사운드는 상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그 점이 곧, 이것이 무시해서는 안되는 공지사항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모터 치비는 후지오의 눈높이까지 떠오른 뒤, 내부에서 소형 오가닉 모니터를 전개시켰다. "중점!" "징벌 미션인!"

"뭐야앙? 저기." 방 안에서 뒤척이는 소리와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두...... 있지, 부탁해." "주살해야 할 닌자다." 다크닌자는 방 안으로 돌아가서, 그대로 후톤 이불 옆을 가로질러 안쪽 방으로 향했다. 다크닌자의 접근을 감지하여 정밀한 자동 동작으로 후스마 도어가 열린다. "준비해라." "어-라라."


◆◆◆


 ......사건은 히스이 쿠다루 스트리트에서 북동쪽으로 약간 올라간 히스이 아가리노보루(올라가다) 스퀘어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헤이안 시대보다 더 오래된 보물 창고인 우츠쿠시미(아름다움) 템플, 지금은 박물관으로서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는 중요문화재에 닌자가 틀어박힌 것이다.

"자네들, 그만 좀 두면 안 될까? 돈이라면 있네. 부디 온건하게." 임원으로 보이는 양복 차림의 뚱뚱한 남자가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타일렀다. "닥치거람마-!" 닌자 중 하나가 오른손을 빠르게 번뜩이자 손수건만이 조각나며 산산히 흩어졌다. "아, 아이에에에에에!" 엉덩방아를 찧으며 실금!

 나무삼! 중요문화재의 바닥이 오줌으로 더럽혀진다! 하지만 그 닌자는 임원의 넥타이를 붙들어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보물 창고잖냐. 파이어 소드를 들고 와. 있겠지, 파이어 소드? 매직 아이템 말이야." 여섯 개의 눈구멍이 뚫린 철가면 멘포 닌자였다. 코와이(무섭다)!

"아이에에...... 닌자? 닌자 어째서?" 대들보 아래에서 도게자 자세로 멈춰있는 담당관들이 떨리는 목소리를 흘렸다. "다시 한 번 말한다. 파이어 소드를 가져와. 째째하게 굴면 붓다 조각이 어떻게 될까?" "아이에에!" "그리 괴롭히지 마라. 서두르면 실패하는 법이라고." 다른 한 명의 닌자가 다가왔다.

"부디." 임원이 새로운 닌자에게 간청했다. 이 닌자라면 이야기가 통하리라 생각한 것이다. 말의 두개골을 방불케 하는 멘포를 쓴 닌자였다. 코와이! 그 닌자는 흐릿한 목소리로 이리 말했다. "너희들 사정도 알겠어. 그러니 파이어 소드가 아니라도 괜찮아. 짓수 반사 아뮬렛을 들고 와." "아이에에!?"

 임원이 말 두개골 닌자에게 매달렸다. "그, 그런 건 없어! 세상에...... 판타지 세계가 아니란 말입니다!" "조아려람마-!" 만트라를 방불케 하는 무시무시한 닌자 슬랭이 말 두개골 닌자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아이에에에에!" 임원은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에 위압되어 재차 실금!

 거친 본성을 드러낸 말 두개골 닌자가 임원의 얼굴을 짓밟았다! "판타지? 우린 닌자다. 닌자가 이렇게 네 눈앞에 있단 말이다. 즉 판타지는 현실 아니겠냐고! 네놈은 보물 창고를 관장하는 직책에 있으면서, 세계의 암호를 읽어낼 고상함은 지니지 못한거냐!" "아이에에에!?"

 임원들은 바야흐로 죽음을 각오했다. 정말로 매직 아이템 같은 것은 없단 말이다! 여기는 박물관이야! ......그를 협박해도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음을 느낀 말 두개골 닌자가 팔에 끼고 있던 카타르 검을 높이 들었다. "그렇다면 꼬챙이 중점! 감춰봐야 우리들 닌자의 감각은 숨겨진 문을 찾아낸다! 쓸데없는 발악이다! 죽어!"

"처음부터 나에게 맡겼으면 좋았을 것을." 여섯 눈 가면 닌자가 팔짱을 끼고 불만스럽게 말했다. 말 두개골 닌자는 카타르 검을 내리쳤다. "죽어!" "이얏-!" "끄악-!?" 무언가가 공기를 찢고 날아와서 말 두개골 닌자의 팔에 꽂혔다. 쿠나이 다트다!

"네놈들의 행동을 길드는 용서하지 않는다." 라고 뱉으며 입구에서 다가오는 닌자 존재는 두 명. 즉 다크닌자와 퍼플 타코였다. "길드? 무슨 말을 하고 있지?" "닌자라고? 우리들은 닌자 소울이......" 난동을 부리던 닌자들은 입에서 입으로 떠들어대지만, 두 명은 일체의 자비가 없는 살의와 함께 접근한다!

"쓰레기들." 다크닌자가 내뱉었다. "아하하하! 아카쨩(아가야)! 나쁜 짓을 벌여놨네." 퍼플 타코가 조소했다. 그리고 다크닌자에게 말했다. "아가에게 맡겼어도 됐겠는걸, 이 정도면." "섀도우위브=상은 다른 미션에 보냈다. 녀석은 자기 앞가림을 할 줄 아는 닌자야. 어뎁트로 추천하지."

"뭘 떠벌떠벌!" 여섯 눈 가면 닌자가 외치며 양쪽 손목에 숨겨뒀던 검이 튀어나오게 했다. "아이에에에에! 닌자!? 닌자 또 다시 어째서!?" 임원이 입에 거품을 물고 뒤로 쓰러진다! "도-모. 다크닌자입니다." "도-모. 퍼플 타코입니다." 두 사람이 선수를 쳐서 아이사츠했다.

"도-모. 게이저입니다." 여섯 눈 가면 닌자가 아이사츠했다. "데드메도우입니다." 말 두개골 닌자가 아이사츠했다. "찌끄레기는 닌자가 되어도 찌끄레기." 다크닌자가 저벅저벅 다가가며 카타나를 뽑아낸다. 게이저와 데드메도우의 시선이 그 도신에 이끌렸다. "매직 아이템......"

"찌끄레기 닌자라 해도 후각은 있군. 허나 그것은 돼지와 같은 비천함에 의한 것." 다크닌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데드메도우에게 다가갔다. "우물을 들여다보면 떨어진다. 보물 창고 탐색은 죽음으로 갚아주마." "이, 이얏-!" 게이저가 다크닌자에게 두 팔을 내밀었다. 감춰져 있던 검이 발사된다! 하지만 다크닌자는 피하지 않는다!

 어째서 피하지 않는 것인가? 잠시 뒤! "이얏-!" 그림자처럼 다크닌자 곁으로 다가간 퍼플 타코가 감춰져 있던 검을 쳐내 떨궜다! 그의 부하들은 이런 상황에서는 반드시 이렇게 인터럽트 행동을 취한다. 때문에 다크닌자는 처음부터 회피라는 선택지를 준비하지 않는다. 이것이 곧 이쿠사 배틀에 있어서의 신뢰라는 것이다!

"이제 베겠다." 다크닌자가 데드메도우를 응시했다. "엣?" 데드메도우는 황급히 회피 자세를 취하려다, 망설이고, 결국 요격하려 했다. 카타르 검의 3개의 칼날이 "이얏-!" "끄악-!?" 나무삼! 다크닌자는 이미 데드메도우의 배후에 서있었다. 데드메도우의 가슴이 찢어진다!

"어째서......? 우리는 소울에 선택되어, 닌자가...... 어째서 다른...... 닌자 어째서......" 데드메도우가 털썩 무릎을 꿇었다. 다크닌자가 그 등을 통해 심장으로, 깊이 자신의 카타나를...... 『벳핀』을 꽂는다! 야미(어둠) 우치(찌르기)! (네놈의 인생은 무의미하고도 무가치.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흘러들어가는 저주!

 저주가 가련한 희생 닌자 속을 가득 메우고, 그 기억을, 생각을, 소울을, 벳핀의 칼날 안으로 몰아넣는다! "뭣? 이거? 야메떼(그만해)! 이런 짓은...... 그런 짓은! 아바바밧-! 아바바밧-!" 나무아미타불! 다크닌자는 빈껍데기가 된 데드메도우의 등을 발로 밀어 칼날을 뽑아냈다!

"천하군. 가리(원문 역주 : 초밥에 나오는 초생강인가?) 정도의 가치도 없다." 다크닌자가 카타나의 피를 털어냈다. 그리고 퍼플 타코 곁으로 향했다. 퍼플 타코는 게이저를 끌어안고, 열린 멘포에서 튀어나온 기괴한 버칼 콘(buccal cone) 촉수를 철가면의 여섯 구멍에 쑤셔 넣고 있었다! 이 어찌나 악몽 같은 광경인가!

 그녀, 퍼플 타코는 멘포 안쪽, 자신의 입에 살로 된 촉수를 숨겨 둔 무시무시한 닌자인 것이다! 가면 안에서는 대체 어떤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인가? 나무삼! 묘사는 자제하기로 하자! 게이저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경련! 하지만 그 순간! 야바레카바레(이판사판)를 방불케 하듯 게이저는 숨겨두었던 검을 퍼플 타코에게 꽂으려 했다!

"이얏-!" 나무아미타불, 숨겨두었던 검은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손목째로 절단되어 날아가 버렸다. 다크닌자의 이아이 참격이었다! "쩝...... 쩝쩝쩝." 퍼플 타코가 희생 닌자를 계속 유린하다가 마침내 젖은 촉수를 뽑아냈을 때, 당연히 게이저는 이미 말없는 시체가 되어 있었다.

"파하하하!" 퍼플 타코가 기지개를 켰다. 촉수가 오그라들고 멘포가 닫히자, 그곳에는 고혹적인 미녀만이 남았다. 그녀가 눈을 가늘게 떴다. "있지, 나 죽는 줄 알았어. 응?" "장난을 치고 있으니 그런거다." "아니이, 이런 시시한 이쿠사 배틀 이야기한 거 아니거든. 있지, 좋아해도 되는거지......?" "시시한 소릴."


◆◆◆


 퍼플 타코가 한 발 먼저 보물 창고에서 떠난 뒤, 다크닌자는 붓다 방주를 모티브로 만든 거대한 프레스코 회화 전시품을 올려다 보았다. 스태프와 임원들은 급성 닌자 리얼리티 쇼크 발병으로 누구 하나 의식을 유지하고 있는 이가 없었다. 그는 닌자 시체 처리반 수배를 마쳐두었다.

 그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디센션 현상의 변화에 대해. 이쿠사 배틀에 몸담고 있는 그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사실은, 닌자 빙의자의 절대 수가 틀림없이 몇 년 전보다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이었다. 공개적으로 의제로 다루어진 적이 지금까지 있었을까? 닌자가 늘어나면 오늘처럼 산시타 미만의 찌끄레기도 나타난다.

 이대로 닌자가 계속 늘어난다면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가 주장하는 '격차 사회', 선택된 소수의 지배 종족인 닌자가 대다수의 노예를 부리는 사회라는 것 또한 공염불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 아닐까? 뻔한 군중이 뻔한 닌자 군중으로 바뀌는 것은 무의미하다. 무질서한 힘의 시대는 변하지 않는다.

"우려하시는 것이 있으십니까?" "우려하시는 것이 있으신지요?" 다크닌자가 돌아섰다. 두 명의 닌자가 그곳에 서 있었다. 신장은 240센티미터가 조금 넘고, 사자춤 탈을 방불케 하는 멘포를 썼으며, 한 명은 옷에 '두루미' 이라는 서도 텍스타일(textile), 다른 한 명은 '거북이'. 마스터 크레인과 마스터 토터스!

"계시인지 뭔지를 가지고 왔느냐, 요란한 사자(使者) 놈들." 다크닌자가 미간을 찌푸렸다. 두 사람은 사자춤 탈을 방불케 하는 멘포의 이를 달그닥달그닥 부딪혔다. "우려는 몸을 갉아먹습니다." "이쿠사 배틀에 방해가 됩니다." "우리들은 당신의 존체를 염려하고 있기에." "우리들은 존체를 위기에서 멀어지게 하기 위하여."

 두 사람은 살짝 무릎을 굽히며 다크닌자에게 다가갔다. ""부디 위대한 모험의 달성을."" 벳핀의 재생 이야기였다. 다크닌자는 카타나의 무게를 느꼈다. 칼날이 칼집 안에서 화답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역시나 신기." "신기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무엇을 찾으셨는지요?" "브레이서?"

"브레이서다." 다크닌자가 끄덕였다. "소재......" "그렇다면. 존체의 그 팔." "녹이지 않고?" "충분하신지?" 무릎을 구부린 채, 두 닌자는 동시에 비스듬히 고개를 기울였다. "그래. 파괴할 필요는 없었다." 다크닌자의 팔에는 성스러운 브레이서가 장착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더할 나위 없사옵니다."" 잠시 침묵한 뒤, 두 닌자가 깊이 머리를 조아렸다. "여전히 신기를 찾고 계신다고요?" "3신기의 탐색을 계속하고 계신다니?" ...... "그게 어찌되신 일인지?" 두 닌자가 동시에 비스듬히 고개를 기울였다. "존체는 더 이상 3신기는 필요로 하지 않으시는데." "있으나 없으나 큰 차이가 없으신데."

"3신기는 길드가 찾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다크닌자가 대답했다. ...... "기, 일, 드." "길드." "3신기는 존체에 필요없는 위험을 초래할 터." "3신기는 미래를 흐리게 만들기에." "존체께서는 선택 받은 자." "존체를 대신할 수 있는 자는 없으며." "벳핀이." "벳핀만 있다면."

"고요히 그 고귀한 칼날에." "그저 고요히 힘을 담으소서." ...... "닌자 슬레이어." 다크닌자가 마음 속에 잔가시처럼 박혀 있는 그 단어를 입에 담았다. "그건 무어냐." ...... "하찮은 자이옵니다." "미미하기 이를 데 없는 자." "발목이 잡히는 일은 없게 하시기를." "존체의 빛나는 길에는 쓸데가 없는 자갈돌이옵니다."

"쓸데없는 자갈돌? 동감이다." 다크닌자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렇기에 간과할 수 없다." ...... "간과할 수 없으시다니?" "미미하기 이를 데 없는 하찮은 자를 존체께서." 두 닌자가 얼굴을 마주 보았다. 다크닌자가 말했다. "미미하기 이를 데 없는 하찮은 자가 살아 남아서 내 앞에 거듭 나타난다. 참을 수 없도다."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으시도록." "방해가 됩니다." 두 닌자가 대답했다. "벳핀을 첫째로 생각하시옵소서." "그렇게 하면 언젠가 올바른 때에 올바른 길이." "그 하찮은 자 또한 올바른 길 끝에서 존체께서 신경도 쓰시지 않는 사이 끝날 것입니다." "마음을 어지럽히지 마십시오."

......회오리바람이 불어와,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두 닌자는 갑작스럽게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다크닌자는 앙금처럼 응어리진 증오를, 닌자 슬레이어에 대한 증오를 자각하고 있었다. 그는 그 형태 없는 감정을 조용히 만지작댔다.


2

"어둠...... 어머니의 뱃속과 닮은, 따스한 이 심연...... 마치......" 그 닌자는 유적의 문 주변을 돌아다니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의 뒤에는 어느 시대에 건조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거대 유적 '코훈'이. 그리고 앞쪽에는 터널의 막다른 곳, 급조한 격벽 관통 엘리베이터를 이루는 풍류 없는 금속 덩어리가 보인다.

 뒤에 있는 거대한 문을 네 개 지나면 비로소 유적의 본전 입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경이로운 고대 건축물 속에 들어선 이 젊은 닌자는, 정체 모를 감동과 불안에 어쩔 줄 몰라 유적지 내부에 할당된 자신의 방에서 슬쩍 나온 것이다. "이런 것이 언더 가이온 바로 아래에......"

 유적의 문 좌우에는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의 깃발이 내걸렸고, 네 명의 무장 클론 야쿠자가 조각상을 방불케 하듯 서 있었다. 젊은 닌자는 그들을 잠깐 보았다. 그리고 눈을 돌렸다. (그래도 여기는 숨이 막히는군...... 음모와 시기심...... 사방을 막고 있는 땅...... 나의 사명......) "오우, 섀도우위브=상."

 섀도우위브가 튕겨져 나오듯 몸을 돌려 문을 보았다. "......솔벤트=상." "잠을 못 자겠나? 확실히 기분 나쁜 장소구만." "아아, 그렇지." 섀도우위브가 대충 대답하며 당황스러움을 감췄다. 조금 전의 중얼거림이 솔벤트의 닌자 청력에 들리지 않았기만을 빌었다.

 그에게 있어 시적 감수성은 닌자가 된 지금도 여전히 소중한 뉴런의 성역이었다. 그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저주했다. 혹시 솔벤트=상이 자신의 성역에 흙발로 들어와, 쓸데없는 말을 한다면....... 그뿐만이 아니다. 무의식적으로 퍼플 타코=상에 대해 입에 담는다면!

"뭔가 용무라도?" 섀도우위브가 물으며 사이버네틱스 수술한 오른쪽 팔꿈치 앞을 눌렀다. 잃어버린 오른팔이 아픈 것이다. 자이바츠의 테크놀로지는 훌륭하고, 뉴런과 연결된 최신 의수는 보통 팔과 거의 다를 바가 없었다. 실제 그의 카라테나 짓수에는 아무런 지장도 없으나 환지통만은 남았다.

 섀도우위브는 환지통을 증오했다. 뉴런이 흥분되면 고개를 쳐드는 이 고통이, 과거의 약한 자신의 잔재가 자신을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상태가 안 좋나?" 라는 솔벤트. 섀도우위브는 고개를 저었다. "딱히." "에에또, 용무는 없어. 나도 진정이 되질 않아서 말이지." 솔벤트가 말했다.

"정말로?" "정말로? 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솔벤트가 웃었다. 그리고 품에서 작은 금속 실린더를 꺼내어 거기서 손바닥 위에 상쾌환*(원문 역주 : 총이 아니라 환약을 뜻한다)을 꺼내 먹었다. "너한테도 하나." 실린더를 내민다. "......도-모." 섀도우위브는 받아들고 상쾌환을 먹었다.
*원문은 爽快ガン으로, ガン(gan)은 보통 총(gun)을 말하지만 여기서는 환약(ganyaku)의 gan을 의미한다.

 상쾌한 성분이 그의 입안에 퍼지며 번민을 씻어냈다. 상쾌환은 드러그는 아니지만 놀랄 정도로 효과가 좋았다. "고마워." 섀도우위브가 실린더를 돌려주었다. 솔벤트가 웃었다. "그치. 괜찮지, 이런 것도 말이야. ......하지만 유적에서 떨어져도 결국은 동굴, 우울해지는구만."

"아아. 정말 그래." 섀도우위브는 살짝 안도했고, 또한 솔벤트의 마음씀씀이가 고맙게 느껴졌다. 그 역시 섀도우위브와 같은 어프렌티스지만 이 유적 탐색 미션 뒤에는 어뎁트로의 승격이 기다리고 있다. 그의 멘토는 현재 유적 미션의 지휘관인 지르코니아다.

(정말로 우울하군) 섀도우위브가 마음 속으로 되뇌었다. 솔벤트는 기분이 편안해지는 사내다, 라고 그는 생각했다. 퍼플 타코의 곁에서 떠나 처음으로 맡은 단독 미션...... 오직 혼자 이 심연으로 보내진 섀도우위브에게 있어서 그의 선의는 의외로 고마운 것이었다. 그 점이 또 다른 불안을 불러왔다.

(아니, 그는 어프렌티스야. 그러니 괜찮을거다) 섀도우위브가 스스로를 타일렀다. 솔벤트는 지르코니아의 꿍꿍이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아니, 분명 그럴 것이다. 나중에 있을 자이바츠의 심판에서도 분명 그에 대해 참작해 줄 것이다. 섀도우위브가 신경 쓸 것은 없다.

 좀 더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만 한다. 어설픈 각오로 이겨낼 수 있는 미션이 아니다. 지르코니아는 마스터 닌자다. 가능한 빨리 놈의 반(反) 자이바츠적 계획의 증거를 가지고 돌아가야 한다...... 상황이 급박해지면 그 자신의 손으로 저지해야만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투도......!

"한 알 더 주지 않겠어?" 섀도우위브가 말했다. "마음에 들었나?" 솔벤트가 실린더를 던졌다. "먹어." "도-모." 섀도우위브가 고개를 숙였다. 오른팔이 아프다. 하지만 첫 단독 미션. 고양감 또한 있다. (내 힘을 신뢰해준 다크닌자=상에게 보답하고 싶어)

("너는 분명 재능이 있다. 섀도우위브=상. 물러날 때를 마음에 새겨두면 괜찮을거다.") 그 어딘지 무시무시한 다크닌자가 뜻하지 않게 해주었던 말을 그는 되새겼다. 그 말투에 블랙 드래곤 같은 상냥함은 없었으나 오히려 그 점이 객관적인 지적을 방불케 하여 솔직히 기뻤다.

 그는 그 날의 일을...... 달 아래에 적의 수급과 요도를 들고 서있던 다크닌자의 계시와도 같았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그 순간 몰래 울었다. 그리고 예술에 대한 겸허함을 알았다. 언젠가 그의 시적 감수성이 풍부하게 꽃피어 자유자재로 말을 엮는 솜씨를 익히게 되는 순간, 그 광경을 하이쿠로 읊고 싶다. 그는 그리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는 다크닌자를 험담하기 좋아하는 자들을 진심으로 경멸했다. 이방인, 친화력이 모자란 고집불통, 진심을 알 수 없는 냉혈한...... 그래서 어쨌다고? 그런 속된 척도로 그를 더럽히려는 무리들은 사실 겁에 질린 것에 불과하다. 지르코니아 또한 그런 어중이떠중이 중 하나다. 죽은 이그조스천의 파벌에 속해있던 닌자니까!

 고(故) 이그조스천, 슬로핸드, 퍼거토리. 상류계급 출신인 이 세 그랜드 마스터는 특히 가까워서 최대의 파벌을 형성하고 있다. 이그조스천에 대해 섀도우위브는 개인적인 원한도 가지고 있었다. 그 순간, 그를 벌레나 뭐 그런 것을 보듯 내려다 보았던, 그....... (떠올리지 말자, 그건)

 이번에 지르코니아의 팀에 문제 없이 합류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실제 섀도우위브가 실적이 없는 무명의 닌자라는 점이 컸다. 다크닌자 본인은 물론, 시텐노(사천왕) 두 사람도 입장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다. 한다면 자신밖에 없다. 기대에 부응해야만 한다. (그리고 퍼플 타코=상께도 내 성장을, 힘을......) "어이."

 솔벤트의 배려하는 듯한 눈이 섀도우위브를 보고 있었다. "정말로 괜찮나?" "그래, 괜찮아. 정말로 괜찮아." 그는 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상쾌환도 받았으니 말이야." "뭐야, 그게." 솔벤트가 쓴웃음을 지으며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군. 정말로 야바이하면 닥터에게 진찰 받는거다?" "그래."

 섀도우위브는 목소리를 낮추고 솔벤트에게 물었다. "그런데, 이 유적 가장 깊은 곳...... 정말로 있다고 생각해? 신기인지 뭔지." 그는 솔벤트의 동공을 주시했다. "글쎄다. 업무니까." 솔벤트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 건 높은 사람이 생각하면 될 일이지." "그렇군." 섀도우위브는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하이, 그거어-!" 데스드레인이 홍소를 터뜨렸다. "아쉽네! 그렇게 움직이는 건 안되겠는거얼-?" "끄, 끄악-!?" 나무삼! 자이바츠 닌자, 브론즈 데몬은 벽을 박찰 수 없었다. 발뒤꿈치에 타르를 방불케 하는 암흑 물질이 얽혀 있었던 것이다. 벽을 따라 설치된 배관 파이프의 갈라진 틈에서 튀어나온 것이다! 

"제, 젠장!" 그대로 번지점프 고무줄을 방불케 하듯 꼴사납게 벽에 거꾸로 매달린 브론즈 데몬이 욕지기를 했다. "이런 쓰레기 새끼들에게!" "헤헤헤헤! 쓰레기 새끼들이랜다-!" 데스드레인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죽여주는 건 조금만 더 기다리셔! 그리고! 자살도 금지야!" "오고곡!"

 브론즈 데몬의 몸에 아나콘다를 방불케 하듯 암흑 물질이 휘감기고, 입을 억지로 열어서, 안으로 침입하여 침묵시킨다! 데스드레인은 파트너를 돌아보았다. 램페이지는 다른 한 명의 닌자와 대치하고 있었다. 그 닌자는 하반신이 암흑 물질에 삼켜져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램페이지가 사이버네틱스 암에서 증기를 뿜어냈다.

"......하게 해줘." 램페이지가 목에서 우득우득 소리를 내며 움직이지 못하는 닌자, 자이바츠의 트라이던트를 응시했다. 데스드레인이 손을 들자, 그를 붙잡던 암흑 물질이 갑자기 조이기를 풀고 땅위에 튀어 흩어졌다. "!......이, 이얏-!" 요행이라고 생각하면서 트라이던트가 램페이지에게 달려든다!

 트라이던트의 오른손에서 삼지창 형태의 사이버네틱스 클로가 전개! 끝단에서는 과전류 때문에 파직파직 불꽃이 튀고 있다! 램페이지는 한 발짝 내딛었다. 사이버네틱스 암을 뒤로 당기고...... "이얏-!" 스트레이트를 날린다! 손목 관절 부분에서 증기가 뿜어지고, 주먹이 약간 더 앞으로 나온다! CRAAAAAAASSSH! 

 충돌 직후, 팔은 반동 제어를 위해 증기를 뿜어냈다. 램페이지는 그 자리에 멈춰 있었다. 트라이던트는 날아가 버렸다. 날아가 버렸다라는 말 이외에 표현할 길이 없다. 양쪽 발목부터 아래만이 뜯겨져서 지면 위에 떨어졌다. 다른 부위는 어디에도 없었다. 산산히 분쇄되어, 피얼룩이나 뭐 그런 것이 되었으리라. 트라이던트는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사라져버렸네!" 데스드레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리치고, 그리고 배꼽을 잡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헤헤헤헤헤하하하하하하하! 사라졌다아-! 바카네, 너! 뭐야, 그게에! 영문을 모르겠네, 그거!" "이게 나라고 하는 힘이다." 램페이지가 무감정하게 대답했다. "내 의지가 내 닌자 소울이며, 내 팔이다."

 나무아미타불...... 램페이지의 냉정한 말은 어느 의미로는 진실이었다. 빌딩조차 맨손으로 파괴할 수 있던 그의 불가사의한 닌자 근력이, 양팔을 잃고 그 대신 파괴만을 목적으로 한 사이버네틱스 암이라는 질량을 얻음으로서 말법적이라고 할 정도의 상승효과가 일어났다...... 그리 가정할 수 밖에 없다!

"아! 까먹고 있었네!" 데스드레인이 정신을 차렸다. "아니! 네 이야기 아니거든, 아주르!" 그에게 반사적으로 시선을 향한 소녀에게 거칠게 말한 뒤, 벽에 매달린 브론즈 데몬 쪽을 돌아본다. "있지, 억울해? 자이바츠 닌자=상아?" "......!" "난 재밌거드은!"

"이런 행패! 길드는 용납하지 않는다." 말할 수 있게 된 브론즈 데몬이 숨을 헐떡거리며 말했다. "또 그 이야기네. 길드. 길드. 길드. ......재미없구만." 데스드레인이 목을 졸랐다. "아밧! 끄악-!" "아직 죽이지 마라." 라며 램페이지가 끼어들었다. 데스드레인이 어깨를 으쓱했다.

"천천히다. 죽지 않을 정도로 아프게 해라. 고문해서 캐내는 거다." 희생자를 올려다보며 램페이지는 태연하게 말했다. 데스드레인이 머리를 긁적였다. "어렵구만." "네가 알고 싶어 했을텐데." 라는 램페이지. "게엑." 데스드레인이 찌푸린 표정으로 혀를 내밀었다. "뭐어, 상관없지이! 어이, 자이바츠 닌자=상!" "......!"

"밀서란게 뭘까나-? 최하층엔 뭐가 있어?" "아밧...... 끄, 끄악-! 끄악-!" "지르코니아라는건 누구? 그 녀석! 있는거야? 그 녀석! 있지, 그 녀석 있냐고오?" "아바밧! 아바바바밧-!" "여보세-요!" "아밧-!" "헤헤헤헤헤! 꽤나 좋아졌는걸! 좋아져버렸어!"


◆◆◆


 두 사람은 언덕에 서서 사위스럽게 갈라진 틈새를 내려다 보았다. 여기저기 있는 철탑에서는 '무리' '금지' '소면(素麺)' 같은 명조체 문자 한자 서치라이트를 선회시키고 있었고, 무장 클론 야쿠자를 실은 숙소형 지프차가 컨테이너들 사이를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홈 스위트 홈......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군." 간도가 중얼거렸다.

"모습이 바뀌었군." 닌자 슬레이어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구만." 간도는 즈바리 껌을 입에 넣었다. 그들은 지금 여러 일이 있었던 언더 가이온 제13층에 있었다. 언덕 위에는 노동 배치 센터나 노동자 행렬, 배식 등이 변함 없이 풍물시를 방불케 하듯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덕 아래는 보시는 대로다.

 과거 그 자리에는 거대한 요새, 해머 실린더 시설 '베히모스'가 있었다. 지금은 온데간데없다. 그들이 (......정확히는 다크닌자가 최후의 일격을 가한 셈이지만......) 파괴했기 때문이다. 베히모스는 부서졌지만 살육은 저지할 수 없었다. 격벽은 뚫리고, 아래층 사람들은 몰살당했다.

 과거 베히모스가 있었던 지점에는 거대한 갈라진 틈새가 그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 가장자리에 철탑보다 더 큰 크레인을 방불케 하는 시설이 있었다. 닌자 시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광산에 설치하는 타입의 엘리베이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엘리베이터 주변의 경호는 삼엄했다. 센트리건 감시탑도 여럿.

"그러면 난장판의 뒷처리를 하러 가보자고." 간도가 말했다. 닌자 슬레이어가 끄덕였다. 트렌치코트에 헌팅캡 차림. 그 복장 아래에는 닌자를 죽이는 악귀가 도사리고 있다. 그의 눈은 결단적인 살의로 맑게 뜨여 있었다.


◆◆◆


 공포를 부추기는 글씨체로 '메조(組)'라 서도로 적힌 현수막을 늘어뜨리고 있는 감시탑 위에는 클론 야쿠자 한 명이 있었고, 설치된 센트리건과 관자놀이를 통해 LAN 직결한 상태로 쌍안경으로 정기적으로 아래를 살피고 있었다. "아밧?" 날아든 물체가 그의 목구멍을 관통했고 직결된 센트리건이 불꽃을 뿜었다.

 한 발 늦게 그 감시탑 아래로 닌자 슬레이어와 간도가 달려왔다. 닌자 슬레이어는 이미 검붉은 닌자 복장 차림, '인(忍)' '살(殺)' 멘포 또한 사위스럽다. "포인트 배점." 간도가 땅에 떨어져 있던 쌍안경을 주웠다. 클론 야쿠자를 소리도 없이 죽인 것은 닌자 슬레이어의 수리켄이었다.

"이번에는 따로 행동할 필요도 없어." 간도가 말했다. "어떻게 해야한다 같은 것도 없지. 쳐들어갈 따름이야. 우선 관리 시설을 친다. 그리고 그곳의 UNIX을 박살낸다. 엘리베이터를 주동 컨트롤 상태로 만들면 그대로 아래로 타고 가는거지." "음." 닌자 슬레이어가 끄덕였다.

 컨테이너 뒤에서 뒤로, 두 사람은 몸을 낮춰 나아갔다. 컨테이너에는 각각 '팥앙금', '고구마', '쌀가루', '바이오', '각성제' 등 온갖 단어가 명조체로 적혀 있었다. "아밧." 닌자 슬레이어가 모퉁이를 돌아 온 클론 야쿠자의 목을 뒤에서 240도 꺾어서 죽였다.

"자이바츠와 관련된 암흑 물자 일시 보관소라고 해야할까." 닌자 슬레이어가 중얼거렸다. 간도는 얼굴을 찡그리며 "그렇겠군. 뒷세계 경제의 한 단면을 봐라, 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필요 이상의 시간을 들일 순 없다. 그들은 담담하게 마주친 클론 야쿠자를 카라테로 죽이며 앞길을 서둘렀다.

"40시간 일했습니다." "오탓샤로군요." "스시가 잘 드는군." ......컨테이너 너머에서는 클론 야쿠자 다섯 명이 간이 테이블을 둘러싸고 기묘한 대화를 서로 나누며 스시를 먹고 있었다. 닌자 슬레이어와 간도가 시선을 주고 받았다. "1, 2." "3이다." 두 사람이 돌입했다. ""이얏-!""

"아밧!" "아밧-!" "끄악-!"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점프 오른손 펀치로 클론 야쿠자 A의 목을 부러뜨려 파괴, 동시에 왼다리로 사슴을 방불케 하는 킥을 구사하여 클론 야쿠자 B의 심장을 갈비뼈째로 파괴. 간도는 왼손에 든 총자루 구타로 C의 후두부를 파괴, 오른손 팔꿈치 찍기로 D의 이마를 갈라 파괴했다.

"죽인담마-!" 남아있는 클론 야쿠자 E가 챠카 건을 빼들었을 때는, 내던져진 수리켄이 정수리에 꽂혀 있었다. 순삭이었다. 달인! 녹색 혈액이 흩어지고, 이윽고 붉은색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렇지, 이 녀석들도 목숨은 있어. 매번 견디기 힘들군." 이라고 말하는 간도. "그래." 닌자 슬레이어가 끄덕였다.

 간도는 컨테이너들 사이에 얼굴을 내민 사다리꼴 형태 건물을 향해 턱짓했다. 건물 지붕에는 거대한 오뚝이가 설치되어 있고, 거대한 간판에는 '통크게 관리'라고 서도로 쓰여 있었다. "저것인가?" 닌자 슬레이어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아마도." 라는 간도. "커다란 구멍도 가까워."

 두 사람은 조용히 전진하여 망설임 없이 관리 시설에 돌입했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철문을 박차 일격에 파괴, 시설 안으로 눈사태처럼 밀고 들어갔다. ""아, 아이에에에에!?"" UNIX를 보고 있던 오퍼레이터 두 명이 스프링 장치를 방불케 하듯 의자에서 일어나 양손을 들었다. ""야메떼.""

 비닌자인데다 비전투원인 항복자를 이유도 없이 죽일 정도로 타락하지는 않았다. 닌자 슬레이어와 간도는 재빠르게 두 사람을 구속했다. 간도는 아무 말 없이 UNIX 설비석에 앉았다. "마침 잘됐군. 시스템을 움직이던 도중이야." 그는 재빠르게 키를 두드렸다.

"올라가와요." 마이코 음성이 UNIX 스피커에서 나오고, 계기판 메타들의 바늘이 빠르게 좌우로 흔들렸다. 건물 밖의 삐걱이는 소리가 관리 시설까지 들려온다. "엘리베이터가 마중나왔어." 간도가 말했다.


◆◆◆


"둘. 휘어진 버드나무. 그리고 다음 셋, 그리고 북쪽으로 넷, 하이, 여기에 기사를 배치. 그리폰은? 그리폰은 어딨지? 에-또." 마키모노 스크롤에서 고개를 든 자는 오망성이 새겨진 가면형 멘포를 쓴 닌자. 유적 미션에서 부관을 맡은 메이거스였다. "그리폰은 한냐의 오른쪽이다." 지르코니아가 가리켰다.

 왼쪽 눈을 안대로 가린 지르코니아는 몸집이 크고 잘 단련된 몸통을 지르콘색 닌자 복장으로 감쌌으며, 행동 하나하나에 거만함이 배어있었다. 그 역시 마키모노 스크롤에 재빨리 시선을 향했다. 솔벤트와 섀도우위브는 출구 근처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이 지금 있는 곳은 닫힌 여섯 번째 문이 있는 넓은 방이었다.

 그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는 것은 넓은 방 중앙의 불상 안치대의 고대 퍼즐...... 지금은 계승되지 않는, 사라진 원형(原型) 쇼기를 사용한 장치였다. 그들이 의지하는 마키모노 스크롤은 고고학자 우미노 스도에게서 짜낸 정보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절차서였다. 다섯 번째 문부터는 이런 시련이 매번 설치되어 탐색자의 자격을 시험하는 것 같았다.

 넓은 방의 천장은 높았으며, 서로의 다리를 먹어 치우며 원을 이루는 오징어 장식 조각이 설치되어 있었다. 미술적 가치는 높을 수도 있겠으나 괴물을 방불케 하는 오징어가 뿜어내는 예사롭지 않은 아트모스피어는 닌자인 그들마저 위압해 마지 않았다. "마주 본다. 그래! 이것으로 서쪽에서 온 여명을 의미하는 모죠*가 된다!" 메이거스가 손뼉을 쳤다.
*mojo, 마력, 마력이 있는 물건.

 두웅...... 문 너머에서 큰북을 방불케 하는 소리가 울렸다. 그것에 더해 무수한 공기 구멍을 바람이 뚫고 지나가, 불길한 소리를 울렸다. 가늘고도 박자가 맞지 않는 플루트를 떠올리게 하는 그 음색은, 그들을 한층 더 심연으로 이끄는 듯했다. 그리고 거대한 여섯 번째 문이 으르렁거리며 열렸다. "좋았어." 지르코니아가 안쪽의 어둠을 노려보았다.

"따라라." 메이거스가 명령했다. 솔벤트는 회랑에서 대기하고 있던 클론 야쿠자들에게 따라오라고 신호. 섀도우위브는 솔벤트와 함께 고위 닌자들을 따라 나선형 돌계단에 발을 들였다. (......아직도 더 내려가나) 손전등이 눈앞의 어둠을 밝힐 때마다 소름끼치는 무언가가 빛을 피해 도망쳤다. 아니, 아니다, 착각이다.

 손끝으로 무의식적으로 만진 벽화가 개구리 무리를 멘포에서 토해내는 악몽적 닌자 재앙을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섀도우위브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 뻔했다. (정신을 확실히 붙들어라! 이래서야 지르코니아의 흉계를 저지하는 것따위 불가능해) 그의 뉴런 속 상상의 블랙 드래곤 사부가 충고했다.

 그는 놀랐다. 상상의 블랙 드래곤 사부와 이야기할 정도로 나는 긴장한 것인가? 혼자라는 것이, 그렇게나......? 아니면 이 유적 자체가 가진 아트모스피어 때문에......? 하지만 오히려 그는 이것으로 어느 정도 평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진정해라. 그리고 미션 중점) 그는 지르코니아의 등을 쫓았다. 음모를 사전에 파헤쳐서 외부에 알릴 시간은 이미 없다...... 그리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 자신이 저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혹시 지르코니아가 이대로 신기가 있는 방까지 도착한다면....... 그리고 신기 파괴를 시도한다면!


3

 내려가던 엘리베이터가 구웅 소리를 내며 진동. 정지했다. "......" 닌자 슬레이어와 간도가 서로 마주보았다. "고장일까?" 라는 간도. "......아니. 알고 있어. 말해봤을 뿐이야. 말하자면 그거군." 간도의 말은 알람에 가로막혔다. 부앙-! 부앙-! "그래, 위험해."

"어떤 인시던트 중점! 무언가가 중점인!" 위태로운 마이코 음성이 소리쳤다. "각자 대처하시고 문제는 일으키시면 안되어요! 카라다니키오츠케테네(몸조심 하시길)!" 부앙-! 부앙-! "그렇게 화려하게 굴지도 않았는데. 쇼크로군." 간도가 어깨를 으쓱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엘리베이터 가장자리에서 아래를 보았다.

"위험해. 이렇게 중간에서 멍하니 잡히기를 기다릴 수는...... 뭐야, 어이." 간도가 뒤로 물러났다. "너, 설마?" 닌자 슬레이어가 고개를 끄덕이며 바짝 다가갔다. "좀 봐줘!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간도의 190cm를 넘는 장신을 쌀가마를 방불케 하듯 들쳐멨다. 그리고 뛰어내린다!

 나무아미타불! 간도를 멘 닌자 슬레이어는 정지한 리프트 엘리베이터에서 주저없이 뛰어내렸던 것이다! 그의 닌자 시력은 어둠을 꿰뚫어 보고, 바닥이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렇기에 다이빙! "이얏-!"

 간도를 안은 채로 닌자 슬레이어는 문제없이 아래의 바닥에 착지! "오곡!" 간도가 기침한다! 닌자 슬레이어는 간도를 내려주고 착지점의 빈 공간을 둘러보았다. 암벽에 한 군데, PVC 경계색 테이프가 쳐진 구멍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곳에서 클론 야쿠자 두 명이 뛰쳐나왔다! "뭐얌마-!"

 간도가 양손의 권총을 내밀었다. BLAM! BLAM! 49구경 매그넘탄이 그들의 정수리를 동시에 날려버리고 즉사! 두 사람은 그대로 구멍으로 돌진했다. "까고자빠졌넴마-!" "이얏-!" "끄악-!" 터널길을 돌아 나타난 클론 야쿠자를 닌자 슬레이어가 수리켄 살해!

 타타타타타! 타타타타타! 규칙적인 돌격소총 사격음이 울리고, 벽과 바닥에 총알이 튄다. 터널길이 뚫린 자리에 흙주머니가 쌓여있고, 그 뒤에서 클론 야쿠자가 두 명이 총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야바이야바이야바이" 간도가 바위 그늘에 몸을 숨겼다. "아니." 그러나 닌자 슬레이어는 돌진했다! "이얏-!"

"끄악-!" 흙주머니를 회전 점프로 뛰어넘고, 공중에서 내리 찍은 발뒤꿈치가 클론 야쿠자의 머리를 박살냈다. 또다른 흙주머니 뒤 야쿠자가 닌자 슬레이어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죽인담마, 끄악-!?" 그것이 생명을 앗아간 실수였다. BLAM! 간도가 바위 그늘에서 얼굴을 내밀어 그를 사살!

"클리어했나!?" 간도가 다시 바위 뒤에 앉아서 소리쳤다. "아니. 아직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대답했다. "거기 있게." 열려있는 문 뒤에서 철컥철컥 소리를 내며 등장한 역관절 로봇 닌자를 향해 주 짓수 자세를 취한다. "도-모, 모터 야부 개선판! 모터 야부 개선판은 똑똑하고도 강해!"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닌자 슬레이어는 그윽하게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타타타! 타타타타! 야부의 양쪽 어깨 개틀링이 아이사츠를 마치는 순간에 불을 뿜었다! 여전히 야부의 인공지능은 인간의 사고보다 뒤떨어지고, 예절 알고리즘도 불완전한 것이다! "이얏-!" 그러나 닌자 슬레이어는 옆구르기 회피!

 옆구르기하며 던진 두 장의 수리켄이 양 어깨 개틀링을 파괴! "삐가각-!"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땅을 박차며 품안으로 뛰어들었다! "개선판 이얏-!" 모터 야부가 사스마타를 내찔렀다! 그러나 닌자 슬레이어는 도약하여 회피! 공중회전! 수직 기왓장 격파 펀치를 정수리에 꽂아넣는다!

"이얏-!" "삐가가가각-!" 모터 야부의 머리가 꿰뚫리며 폭발사산! "사요나라!" 닌자 슬레이어는 파괴된 로봇 닌자에게서 떨어지며 조용히 착지했다. "......기계는 여전히 기계인가." "끝났나-?" 간도의 목소리가 들렸다. "끝났다."

"여기가 입구인가?" 간도가 터널길에서 나와 눈앞의 거대한 문을 통해 안쪽을 들여다 보았다. "문 안에 또 문...... 지도를 구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군. UNIX 설비가 있으면 좋겠는데." "어차피 고대의 건축물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망설일 정도는 아니야." "정말 그리 생각해?" "글쎄."

"어쨌든 말이야! 경계심을 풀지 말고 신중하고 대담하게 가자고." 간도가 말했다. "동감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끄덕였다. 두 사람은 앞으로 들어가...... 새로운 문을 열었다. 안은 거대한 현실(玄室)이었다. 적은 없었다. 안쪽에 또 문이 있었다. 그들은 그것도 열었다. 같은 양식의 현실. 적은 없음. 다시 문. 그것도 연다.

"......어허어허어허, 이건......" 간도가 말을 잃었다. 문을 연 두 사람을 맞이한 것은 스모 아레나 정도 되는 거대한 원형 홀이었다. 벽을 따라서 십여 개, 키가 6m 남짓인 석상들이 늘어서서 손마다 붓다 무기를 들고 있었다. 모두 머리부터 위가 사라졌거나 얼굴이 깎여나가 있었다.

"이게...... 자이바츠 녀석들이 억지를 부려서라도 손에 넣으려 했던 유적." 간도가 신음했다. 넓은 방 바닥에는 파란 PVC 코팅이 된 배전 케이블이 뱀처럼 기어나가 안쪽 대문으로 이어져 있었다. "자이바츠 놈들의 눈물겨운 밑준비로군. 따라갈까?" 라는 간도. "그렇군."

 실제 LED 본보리 램프로 밝혀진 원형 넓은 방은 일곱 개의 커다란 문으로 이어져 있던 것이다. "고대인의 치졸한 유적이 어쨌다고?" 앞을 경계하며 간도가 약간 기쁜 듯이 말했다. "역시 지도가 필요하겠군."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간도가 뜯어진 페이지를 꺼내며 "이 메모 뿐이니 말이야."

"우미노=상에게 받은 것인가?" "뭐, 훔쳤다고 해둘까." 간도가 대답했다. "순간적으로 말이지. 지도였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암호 같은 게 아니라." 그는 걸으면서 메모를 소리내어 읽었다. "들어가는 것은 1명, 나오는 것은 2명. 고릴라의 등을 울리고, 그런 뒤에 재앙의 닌자를 바른 순서로 외워라."

"재앙의 닌자?" "이상한 문구로군. 고사기려나?" 간도가 어깨를 으쓱했다. "공교롭게도 이런 이야기는 아예 몰라." "나도다." 두 사람은 아마 자이바츠 관계자가 서도로 적었을 '넷째인' 이라는 벽보가 붙은 문을 밀어 열었다.......

 두웅...... 배 밑바닥에서 울리는 큰북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하지만 두 사람의 주의를 끈 것은 소리가 아니라 낭떠러지였다. 문을 들어서자 그곳은 수혈(竪穴).  발판은 다다미 7장 정도의 넓이밖에 되지 않는 발코니였다. 간도는 가장자리에서 아래를 보았다. 심연이 어둠에 녹아들어 있었다. "어허어허, 막다른 길인가?"

"아니." 닌자 슬레이어가 부정했다. 배전 케이블은 벽을 따라 고정되어 심연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는 발코니 가장자리에서 해적선의 방향타를 방불케 하는 장치를 발견했다. "......" 그는 방향타에 손을 얹고 힘을 주어 돌렸다. "누웃......!" 톱니바퀴가 작동되는 소리와 돌이 스치는 웅웅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발코니 그 자체가 하강하기 시작했다!

"빙고다! ......하지만." 간도가 닌자 슬레이어를 보았다. "누웃-!" 그는 자신의 닌자 근력을 최대한 끌어내어 기합과 함께 방향타를 돌리고 있었다. 그 등과 어깨에 밧줄 같은 근육이 솟아난다! "바꿔주지도 못할 것 같은데, 이거......" 나무삼, 닌자가 아닌 자를 거부하는 물리 장치인 것이다!

 고고고, 고고...... 발코니는 리프트 엘리베이터를 방불케 하듯 천천히 계속 내려갔다. 돌리면 돌리는 만큼 내려가는 것이다. 간도는 다소 한가한 듯 두 자루의 권총을 들고 주변을 경계했다. "미안하군, 닌자 슬레이어=상. 혼자 편하게 있어서." "집중이...... 흐트러진다!" 그는 기합으로 방향타를 계속 돌렸다.

 고고, 고고...... 10분 정도의 하강 시간이었지만 닌자 슬레이어에게 있어서는 열 배로 느껴지는 고역이 아니었을까? 벽면에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불길한 뱀 드래곤의 끝없이 긴 몸통이 그려져 있었다. 몸통에는 무늬를 방불케 하듯 무수한 눈알이 있어서, 모멸적으로 침입자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이윽고 바닥이 보였다!

"도-모! 네놈은 닌자 슬레이어=상이로군? 그리고 그쪽은...... 뭐, 됐어!" 나무삼! 마침내 바닥에 도달한 발코니를 기다리고 있던 닌자 있음! 안쪽으로 이어지는 터널길 입구에 선 자이바츠 닌자는 방향타를 누르고 있는 채인 닌자 슬레이어, 그리고 간도를 향해 오지기를 했다!

"이 몸은 펄스 코브라! 각오해라, 닌자 슬레이어와 거기의 네놈!" "누우웃-!" 닌자 슬레이어는 아이사츠도 돌려주지 못하고 방향타에만 매달렸다. BLAMBLAM! 간도는 순간적으로 권총을 쐈다! "이얏-!" 적 닌자는 총알을 회전 점프로 피하며 날아차기! 닌자 슬레이어를 덮친다!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등을 차이고 신음했다. 어째서 방향타를 놓지 않는가? 답은 명백! 발차기를 맞고 힘이 풀리자 용수철이 튀는 모습을 방불케 하듯 발코니가 튀어오르려 했던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다시 힘을 줬다! "그렇겠지,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 수야 있나?" 비열! 펄스 코브라의 양손 브레이서가 푸른 전광(電光)을 띈다!

"짐승 놈이!" BLAMBLAM! 간도의 49구경 매그넘이 불을 뿜는다! "후하핫-!" 펄스 코브라가 브릿지로 이 공격을 피해낸다! 거기에 더해 브릿지 자세에서 몸을 되돌리며 닌자 슬레이어의 등을 때린다! "끄악-!" 튀는 전광! 아부나이(위험해)! "그렇지! 손을 떼면 큰일이라고옷-!" 비열!

"우오옷-!" 간도는 지근거리에서 매그넘 난사! "얌전히 있어, 비닌자! 이얏-!" "끄악-!" 나무삼, 어설픈 공격은 닌자를 맞출 수 없는 것이다! 창을 방불케 하는 킥을 맞고 간도는 발코니에서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이제 네놈 한 명! 방향타는 놓지 못하겠지-!" 비열! 너무나도 비열!

 펄스 코브라가 닌자 슬레이어의 등에 두 손을 올렸다! 격렬한 불꽃! "끄악-!" 나무삼...... 나무삼! 분명 이것을 지형을 이용한 풍림화산이라고 강하게 주장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미야모토 마사시나 다케다 신겐이 이 얄팍한 전술을 보게 된다면 눈살을 찌푸리며 '얀나루네(짱나는도다)'라 말할 것이 확실!

 전격은 계속해서 닌자 슬레이어를 괴롭힌다! "끄, 끄악-!" 어떻게 할텐가, 닌자 슬레이어! 그러나 보라!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의 눈에 불타는 투지는 사그라지지 않은 것이다! "소문의 닌자 슬레이어도 속임수를 쓰면 이 꼴! 『강한 적은 함정에 빠뜨려라』라는 미야모토 마사시의 명언대로옷-!"

"이......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괴로워하면서, 어째서인지 도우구 사의 로프를 엉뚱한 방향으로 투척! 그 정도의 동작으로도 발코니는 튀어오른다! "무얼 바보 같은 발버둥을!" 닌자 슬레이어를 전격으로 계속해서 괴롭히며 펄스 코브라가 승리를 뽐냈다. "......그대는 죽을 셈인가?" "에?"

"당장! 해버려!" 괴로워하는 간도의 목소리. 그가 들고 있는 왼팔에는 훅 로프가 감겨 있었고, 오른쪽 반신은 터널길로 이어지는 입구에 딱 붙어 있었다. 도우구 사의 로프는 특수 카본 나노 튜브 재질, 전기는 통하지 않는다! "에?" 이미 늦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방향타에서 손을 놓고, 로프 되감개를 작동시켰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의 몸이 뛰었다! "끄악-!" 간도는 입구에 매달려 견딘다! "에...... 엣." 그리고 발코니가 튀어오른다! "끄악-!?" 급가속하는 발판의 G에 의해 발코니 위에 엎드리는 펄스 코브라! 그대로 로켓을 방불케 하듯 급상승!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간도와 충돌! 둘 모두 충격으로 신음한다! "아-아아-!" 아득히 머리 위로 사라져가는 펄스 코브라의 비명! 그리고 쾅하는 급정지 소리! 그리고 그 급정지로 인해 핀볼 발사대를 방불케 하듯 날아가, 천장에 쳐박히는 펄스 코브라의 단말마! "사요나라!" 폭발사산!

"강한 적은 함정에 빠뜨려라, 인가?" 닌자 슬레이어가 거친 숨을 내쉬며 머리 위의 어둠을 올려다 보았다. "동감이지만, 산시타를 빠뜨리는 것 또한 좋군." "나도 격언 하나 하지." 라는 찡그린 표정의 간도. "전기 찌릿찌릿으로 적을 쓰러뜨린 놈은 역사상 존재하지 않는다." "뭐지, 그건?" "......아니, 카툰 이야기야."

"설령 내가 그대로 죽었다 해도, 놈은 그 다음에 어쩔 생각이었지?" "열심히 방향타를 잡지 않겠어? 무리일 것 같지만." 시시한 이야기를 나누며 두 사람은 터널길을 나아갔다. 잠깐의 전진 끝에 새로운 넓은 방과 다음 거대한 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닌자 슬레이어는 문에 손을 얹고 눌렀다.

 ......다시 발판이 없었다. 간도가 어깨를 으쓱했다. "또 발코니군." "앞을 봐라." 라는 닌자 슬레이어. 이번에는 세로 동굴이 아니었다. 안쪽으로 뻗은 터널 모양이었다. 그리고 발코니 가장자리에는 세 대의...... 광차. "광차라고?" 간도가 얼굴을 찌푸렸다.

 분명 간격을 두고 설치된 세 대의 광차의 밑에는 선로. 선로는 그대로 세 개의 길쭉한 다리가 되어, 각각 커브와 아치 곡선을 그리며 앞쪽 어둠 속으로 사라져 있었다. "타라는 건가?" 간도가 신음했다. "타노시이 랜드도 아닌데......" "기다려라." 닌자 슬레이어가 멈춰 세웠다.

"각각이 어디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뱀부 트랩에 광차째 떨어지는 것은 사양하고 싶군." "오, 오오, 뭐, 그렇네." 간도가 끄덕였다. "하지만 여기서 이렇게 멍하니 쉴 수도 없잖아." 닌자 슬레이어가 광차의 뒤쪽에 새겨진 문양을 가리켰다. "봐라."

 광차에 새겨진 것은 양식화된 문양이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사냥개', '몽키', '공작'. "아아, 이건 아무리 나라도 알지. 고사기 속 모타로 전설*의 하인 동물들이군." 간도가 말했다. "하지만 그것뿐이어서야......" "벽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뒤쪽 문의 옆을 가리켰다.
*일본 민담 모모타로 전설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복숭아에서 태어난 아이가 개, 원숭이, 공작을 떡으로 꼬셔서 도깨비를 잡으러 간다는 이야기다.

 벽에는 낡은 태피스트리가 붙어 있었다. 감상이 가능할 정도로는 보존되어 있었다. 앞으로 천년 더 지나면 먼지가 되리라....... 닌자 슬레이어는 태피스트리에 적힌 간이 고어를 어떻게든 읽어냈다. "모타로가 죽은 뒤, 사냥개는 시체를, 몽키는 모타로의 보물을 받았다. 공작은 이야기를 전했다."

"정답을 그 문구를 통해 풀어내라는 건가?" 라는 간도. "착각하면 뱀부 트랩이려나? 이런이런, 보물을 받았다고 하면 몽키가 정답." 간도가 단정지으려다 고개를 저었다. "......으로 가고 싶지만, 한 번 비틀겠군. 탐정의 감이지만......" 그는 태피스트리에 얼굴을 가져다 댔다.

"있지, 닌자 슬레이어=상. 그거잖나, 모타로가 죽는 부분은 어린이용 그림책에서는 생략하는 대목이지. 모타로를 장사지낸 세 마리는 결국에는......" "인과응보다. 모두 죽었지." 닌자 슬레이어가 간도의 말을 이어받았다.

"몽키는 돌아가던 길에 호화판으로 놀다가 도적의 함정에 걸려서 처참하게 고통스럽게 죽었다. 사냥개는 모타로의 시체에서 불사의 성질을 훔치려 했으나 불사의 성질은 깃들지 않았고, 오히려 살점이 썩는 병에 걸려 괴로워하며 죽었다. 공작은 기만의 제국을 세웠지만 권력 투쟁으로 반년도 버티지 못하고 나라는 멸망하여 불에 타 죽었다."

"모두 정답이 아니라는 거겠군." 라는 간도. "......아니, 그 다음은? 그 다음은 어떻게 됐지? 모르나? 난 여기까지밖에 몰라." "템플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모타로가 죽은 그 자리에 지혜로운 자가 템플을 세웠다. 그의 카타나를 성유물로 삼아 그의 고스트를 진정시켰다지. 그것으로 끝이다."

"그렇다는 건, 정답은 카타나 아니면 템플, 모타로겠어. 하지만 그런 광차는 없고." 간도가 떫은 표정을 지었다. 태피스트리를 만지던 손이 멈춘다. "......아니, 있어 봐." 그는 조심스럽게 태피스트리를 주의하며 걷어 올렸다.

 나무삼! 여기가 네오 사이타마 TV의 오이란 퀴즈 방송이었다면 캬바앙- 소리가 울렸을 것이다. 태피스트리 뒤쪽에는 네 개의 작은 패인 자리가 있었다. 각각 태피스트리와 겹쳐 있었을 때는 '모타로' '사냥개' '몽키' '공작'이라는 문자가 있었을 위치에! "어허어허어허!" "......모타로로군."

 간도는 잠시 망설이다가 '모타로' 위치의 패인 자리에 손가락을 꽂았다. 철커덕 장치가 움직이는 소리가 벽 너머에서 울렸다. "자, 어떻게 될까......" 두 사람은 주위를 경계했다.......

 고공, 고고고! 어떤 기구가 소리를 내고, 그들 눈앞의 3대의 광차가 바닥으로 들어간다! 그뿐만이 아니다! 세 개의 레일이 분리되면서 배치가 바뀌고, 다시 조합되더니 새로운 하나의 레일을 이루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앞의 바닥이 열리더니 새로운 광차 한 대가 솟아올랐다!

 고우랑가! 이 어찌나 그윽하고도 대규모이며 수수께끼를 방불케 하는 고대인의 은닉 기술이란 말인가! "어허어허어허! 크게 나오셨구만! 하지만 결국 광차군. 올라타자." 간도가 광차에 들어갔다. "빨리 가자고! 닌자 슬레이어=상. 자이바츠에겐 우미노=상의 수수께끼 풀이가 있어. 시간이 없을지도 몰라."

"레버는 내가 맡겠다." 닌자 슬레이어가 뒤쪽에 올라타서 레버를 잡았다. 역시 딱딱하다! "누웃-!" 힘을 담아 꺾자 광차가 서서히 나아가기 시작했다. 레일은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광차가 가속을 시작한다! "이얏후-!" 간도가 바람을 맞으며 소리쳤다.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하는 속도!

 바람이 윙윙대고, 간도의 하얀 머리카락과 닌자 슬레이어의 닌자 복장이 나부낀다! 급커브다! "우오옷-! 야바이야바이!" 강렬한 G를 견디며 간도가 광차 끝을 붙잡았다. 닌자 슬레이어는 타고난 닌자 밸런스 감각을 발휘하여 그다지 힘들지도 않다는 모양새로 흘러 지나가는 주위 모습을 경계했다!

 또 커브! 그리고 내리막! "우오옷-!" 그 뒤 광차는 일직선 직행! 이윽고 전방, 터널의 양쪽 벽에 동그랗게 입을 벌린 구멍이 다가왔다. 좌우 각각의 구멍 안에서는 다른 레인이 나와 있었으며, 이 광차의 레일과 합류 · 나란히 달리는 형태였다...... 나무삼! 보라!

 좌우 구멍에서 다른 광차가 튀어나오는 것이었다! 광차에는 각각 세 명씩 클론 야쿠자가 타고 있었다. 그들이 닌자 슬레이어 일행의 광차와 나란히 달리며 쫓아오는 것이 아닌가! "까고자빠졌넴마-!" 클론 야쿠자들이 돌격소총을 겨눈다!

"어허어허어허! 웃기지 마......!" 간도가 재빨리 49구경 매그넘으로 오른쪽 후방 광차를 노려 발포했다. BLAMBLAM! "끄악-!" "끄악-!" 클론 야쿠자 두 명이 광차에서 굴러 떨어진다! 간도가 서둘러 광차 안으로 몸을 숨기자, 총알이 무수히 차체에서 튕겨나간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왼쪽 후방 광차를 향해 수리켄을 투척, 돌격소총을 격렬하게 쏴대는 클론 야쿠자의 정수리를 파괴! "끄악-!" 포인트 배점! "이얏-!" 또 투척! "끄악-!" 또 한 명 헤드샷 중점! "시건방짐마-!"

 나무삼! 오른쪽 후방의 남은 야쿠자가 몸을 숙이더니 로켓 런처를 꺼내 들었다! "야바이야바이야바이! RPG라고!?" 간도가 황급히 총알을 쐈다! BLAMBLAM! 커브! 맞지 않는다! "죽인담마-!" 방아쇠가 당겨진다! BLAM! "끄악-!?"

 RPG 야쿠자가 뒤로 쓰러졌다. 필사적으로 쏜 총알이 로켓 런처 측면에 맞으면서 겨냥이 어긋난 것이다! 로켓탄은 불꽃놀이를 방불케 하듯 빛나는 연기 꼬리를 달고 닌자 슬레이어의 광차 옆을 빠져나와, 그대로 선회하며 벽에 충돌! "이얏-!" "끄악-!" 닌자 슬레이어의 수리켄이 RPG 야쿠자를 살해!

"너이새낌마-!" 오른쪽 후방 광차는 바야흐로 무인! 남은 것은 왼쪽 후방 광차 속 한 명! 돌격소총을 난사! 하지만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급커브다! "우오오옷-!" 간도는 떨어질 뻔하며 필사적으로 광차를 붙들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닌자 밸런스 감각에 의해 끄덕도 없다!

"끄악-!?" 하지만 클론 야쿠자는 무리였다! 몸을 내밀어 돌격소총을 쏘고 있던 것이 절명의 이유가 되었다. 악마를 방불케 하는 원심력에 의해 광차에서 장렬한 속도로 떨어지며 비스듬히 날아가 버린다! "아-...... 아밧!" 인과응보! 광차는 폭주, 주위 터널은 어느새 좁게 뚫린 종유석 동굴에!

 고웅고웅 공기가 으르렁대고, 앞쪽에서 무언가 어두운 안개를 방불케 하는 것이 광차를 둘러쌌다! "끄악-! 끄악-! 퉷! 퉷!" 간도가 비명을 질렀다. 나무삼! 동굴 박쥐떼가 그들을 맞이한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는 광차 뒤쪽이었기 때문에 몸을 숙이기만 해도 문제 없음!

 종유석 동굴이 열린다! 그곳은 다시 사람의 손길이 닿아있는 공간, 지하철역 플랫폼을 방불케 하는 장소였다!닌자 슬레이어는 있는 힘껏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얏-!" 앞쪽은 막다른 곳! "우오옷-! 야바이야바이야바이!" "이야아앗-!" CRAAAASSH! 광차가 쓰러진다! 두 사람을 내던진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막다른 벽을 박차며 뛰어, 빙글빙글 회전하면서 착지했다. 달인! "끄악- 젠장!" 한편 간도는 꼴사납게 바닥에 떨어져서, 데굴데굴 구르다 겨우 멈췄다. "......광차는. 아아. 아아, 두 번 다시 사양이야. 붓다."

 두 사람은 새로운 문을 올려다 보았다. 역시 이 문 입구에도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의 엠블럼이 들어간 사위스러운 깃발이 걸려 있었다. "이렇게 시끄러웠으니. 상태를 보러 오려나?" "모르겠다. 대비해라." 닌자 슬레이어는 이 앞에서 조우할 '먼저 온 손님'의 희미한 기척을,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 [후편에 계속]




N-FILES (설정 자료, 원작자 코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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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4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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