見出し画像

【섀도우・콘】

◇ 한국어판 종합 목록  ◇ 한국어판 트릴로지 에피소드 일람

이 소설은 Twitter 연재시 로그를 그대로 보관한 것으로 오탈자 등의 수정은 기본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이 에피소드의 가필수정판은 상기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2부의 물리서적 / 전자서적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제2부 코미컬라이즈화가 챔피온 RED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국어 번역자 코멘트 : 상기 물리서적 / 전자서적 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리서적 / 전자서적은 일본어판인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본어 원본의 오탈자 수정을 가능한 한 진행하고 있으나 미흡한 점이 있으면 닌자 슬레이어 공식 디스코드의 KR 채널 혹은 DC인사이드 닌자 슬레이어 마이너 갤러리를 통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この記事は【シャドー・コン】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1

"코로세(죽여라)-! 코로세-!" 과도한 열광의 외침이 소용돌이치고, 철망은 흥분한 관중들로 인해 덜그덕덜그덕 울린다. "코로세-! 코로세-!" 하얀 모래가 깔린 팔각형 배틀필드는 그리 넓지 않다. 그곳을 철망이 에워싸고 있다. 철망 너머에서 관객들은 입석으로 경기를 관람하고, 손님들의 플로어는 세로 여러 층으로 겹쳐져 있다.

 이무기를 방불케 하는 배관 파이프가 드러난 천장 부근에는 낡고 오래된 녹슨 금속 전자 간판이 있어서, '남은 시간' '쓰러뜨리다' '와자아리*'가 붉은 LED로 컴퓨터 표시되어 깜빡인다. 그리고 철망 여기저기에 무작위로 배치된 광고판들. '이자카야', '대행합니다.' '누카즈케(쌀겨절임)'.
*기술이 유효했음을 의미. 한국 유도계에서는 '절반' 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코로세-! 코로세-!" 관중들은 모두 바리키나 샤카리키, 고가의 디자이너즈 드러그 등 업 계열 약물로 이상 흥분 상태에 빠져있으며, 산적계 타투나 고스(goth),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사이버네틱스 신체 개조를 한 자...... 기가 약한 자라면 이 아트모스피어에 닿기만 해도 실금할 정도의 케오스다.

 피와 땀과 외침, 이 배틀 필드의 존재를 가이온 지표의 쵸자(부호)들이 안다면 필시 눈썹을 찡그리리라......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사지키*를 방불케 하는 특별 블록이 존재하며, 그곳에서는 바운서의 삼엄한 경비 아래 가면을 쓴 상류 계급 사람들이 싫증났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서 오이란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는 것이다.
* 桟敷, 일본 에도 시대 극장 2층에 있던 특등석

"코로세-! 코로세-!" "코로세-! 코로세-!" "코로세!" "코! 로! 세!" 흥분한 관중의 외침이 점차 일정하고도 섬뜩한 챈트로 합쳐져 간다. "코! 로! 세! 코! 로! 세!" 흐트러진 하얀 모래 위에서는 닌자가 닌자를 구석으로 몰아넣고, 일방적으로 주먹질을 하고 있다. 닌자가, 닌자를!

"구오오오! 구오오옷! 해치웟! 대단해! 해치웟!" 세컨드 부스에서는 이마에 커다란 오래된 상처가 있는 초로의 사내가 거품을 물 정도로 흥분해서, 이 일방적인 시합 전개에 양팔을 휘젓고 있었다. "해치워!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이냐! 붓다다! 너는 붓다 워리어다! 해치워-엇!"

 반대쪽의 세컨드 부스에서는 이 지저분한 노인과는 대조적인 근대적 스태프들이 당황하여, 철망에 매달려 손짓으로 지시를 반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석에 몰려 일방적으로 계속 얻어터지는 닌자의 귀에 그 허무한 지시는 닿지 않는다. "팔랑크스=상! 거짓말이야, 이런 건! 이런 바카 같은 일이!"

"이얏-! 이얏-! 이얏-! 이얏-!" 흑회색(黑灰色) 닌자는 계속해서 때린다! 때린다! 때린다! 고대 로마 카라테 의장이 들어간 닌자 복장을 입은 상대 닌자는 이미 의식 몽롱! 그러나 스톱은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오스모우(스모)도, 복싱도 아닌...... 암흑 지하 격투 토너먼트, 섀도우 콘인 것이다!

"어머, 대단해! 저분, 대단하셔!" 노출도가 높은 드레스를 입은 중년 쵸자 여성이 흥분해서 철망에 매달려 몸을 비비 꼬았다. "어이어이, 그렇게 상스러운 짓을 하면 부끄럽다구, 상스러워! 무후후후!" 남편으로 보이는 살찐 카치구미 남성이 오이란의 가슴을 주무르며 다그쳤다.

"정말 예상 외의 결과로군요!" 그 뒤쪽, 사지키 룸 벽쪽에서 다른 카치구미 남성이 귓속말을 한 상대는 버건디색 닌자 복장을 입은, 몸집이 크고 풍격이 느껴지는 닌자였다. 닌자 복장에는 은실로 이 닌자의 이름의 유래인 신화 속 짐승의,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자수가 놓여 있었다...... 불 속에서 사는 용, 샐러맨더 자수가.

"꽤나 재미있어. 팔랑크스=상은 실제 강한 닌자입니다. 그리고 잘 준비해 왔고. 그런데 저 신참...... 실로 오늘 밤 연회에 짜릿한 흥을 더해주었군요." 샐러맨더가 팔짱을 끼고 말했다. 카치구미가 웃었다. "정말 그렇습니다! 사케도 쭉쭉 들어가는군요." "즐겨주시길."

 샐러맨더가 눈을 가늘게 떴다. 카치구미는 눈치채지 못했으나 이 닌자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알아차릴 정도의 감수성이 없었다는 것은 카치구미에게 있어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만일 알아차렸다면 실금, 아니, 쇼크로 죽었을지도 모른다. 이 그랜드 마스터 위계의 자이바츠 닌자를 눈앞에 두고서.

"저 놈은 누구였지?" 카치구미가 떠나자 샐러맨더가 부하 야쿠자에게 물었다. "네. 아이언링=상입니다." 야쿠자가 대답했으나 샐러맨더가 가로막았다. "아니! 선수는 알고 있다. 세컨드 말이다." "엣?" "세컨드를 맡은 닌자 말이다. 기억에 있어. 이름이 떠오르질 않는군." "즉시 정보를 모으겠습니다."

 야쿠자가 급하게 엘리베이터에서 나갔다. 캬바앙-! 이요옷-! 완전 녹아웃을 알리는 전자음이 울리고, 미친 듯한 환호성이 터졌다. 소란에 섞여 "사요나라!" 라는 외침과 폭발사산 소리가 들려왔다. "얏따-!" "폭발해버렸어-!" 약물 중독자들의 외침.

"오늘 오신 여러분은 실제 행운입니다." 샐러맨더가 카치구미들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닌자끼리의 배틀카드는 성립되기 어렵습니다." 대답하는 환성. "앞으로도 이어지니 즐겨주시길. 다음에는 라이온과 닌자가 싸웁니다." "그거 참 대단하군!" 젊은 벤처 사장이 탄성 소리를 냈다. "오길 잘했어!"

"그렇지요?" 샐러맨더가 끄덕였다. "착실히 베팅해서, 당신의 남자다움을 드높여 주십시오." "물론입니다! 붓다라도 사주겠어!" "그 기세입니다." 샐러맨더가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아이언링......" 상승하는 엘리베이터 속, 샐러맨더는 홀로 중얼거렸다. 이윽고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


 ......얼마 전!

"히-토리, 꼬마키타네-" "미스-지노, 이토니-" "아카쨩! 돈돈네!" 요란한 광고 마이코 음성, 감상적인 신시사이저 소리. 지하 다층 도시 언더 가이온, 어퍼 에리어...... 중앙부는 여러 층에 걸쳐 격벽이 존재하지 않는 뚫린 구조로 되어 있으며, 서치라이트 조명을 받는 지하 빌딩이 밀집되어 있다.

"로맨틱-, 로맨틱-" 싸구려 전자 팝 코러스 파트, 무기력한 노랫소리가 가두 스피커에서 반복해서 흘러나오고, 지하도시에 적합한 소형차들이 빠른 스피드로 커브길을 차례차례 꺾어 지나간다. "지나치게 로맨틱해서 끝장나-. ......로맨틱, 로맨틱-" 노래는 다시 코러스를 반복한다.

 우옹! ...... 우옹! 바람을 가르는 주행음과 헤드라이트 불빛이 뒷골목 입구를 주기적으로 밝힌다. 그곳에 사람 그림자를 드리우고, 폭력의 광경이 부분적으로 떠오른다. 그것은 어느 번화가에서나 익숙한 광경, 즉 한 남자가 무언가 실수를 저지르고, 요타모노(불량배)들에게 둘러싸서 경봉으로 얻어 맞고 있다는 뜻이다.

"야메떼(그만해)......" "까고자빠졌넴마-!" 피 묻은 각목을 내던지고, 쵼마게(일본 상투)를 한 요타모노가 위압적으로 소리쳤다. "죽인담마-!" "어이, 이러다 죽겠어, 그만해." 단짝으로 보이는 남자가 그의 어깨를 붙잡았으나, 이런 일에 익숙한 자라면 이것이 '좋은 경찰 · 나쁜 경찰' 메소드에 따른 연극임을 알 것이다.

 한쪽이 상대를 위압하고, 다른 한쪽이 상대의 아군인 것처럼 달랜다. 바람과 태양. 하지만 결국 이들의 진짜 목적은 동일하고, 상대는 이 메소드에 의해 최면을 방불케 하는 상태가 되어 시키는 대로 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새낌마-?" "너무 심하다니깐. 있지, 아저씨? 미안하게 됐어." "아이에......"

'좋은 경찰' 역할인 깍두기머리 남자는 상처를 입은 초로의 남성 앞에 몸을 굽혀 속삭였다. "그러니까 살짝 나한테 알려줄래? 권리서가 숨겨진 곳. 그렇게 해주면 이 자리를 잘 매듭지어줄게, 내가." "아이에에......" 골목 입구에서는 신출내기 젊은이가 망을 보고 있다. 그 드러난 어깨에는 '웡크' 라는 카타카나 문신.

"까고자빠졌넴마-? 이새낌마-! 뭘 상담을 하고 자빠졌냠마-?" 쵼마게가 소리쳤다. "있어봐, 있어봐!" 깍두기가 달래고, "나한테 맡기라고, 응?" "......그 도죠(도장)는 안 넘겨...... 내 꿈이야, 죽어도 못 준다." 초로의 남성이 중얼거렸다. "앙?" 깍두기남이 혀를 찼다. 그리고 쵼마게 쪽을 돌아보았다. "질렸어."

 순식간에 덤벼드는 폭력! "죽인담마-!" "끄악-!" 쵼마게가 어깨를 걷어찬다! "까고자빠졌넴마-!" "끄악-!" 깍두기가 등을 걷어찬다! "이새낌마-!" "끄악-!" 쵼마게가 턱을 걷어찬다! "시건방짐마-!" "끄악-!" 깍두기가 배를 걷어찬다! 나무아미타불!

"내, 내 꿈......" "죽인담마-!" "끄악-!" "까고자빠졌넴마-!" "끄악-!" "뭐야, 이 녀석. 이상하게 튼튼하잖아." "봉으로 때리자고! 이새낌마-!" "끄악-!" "죽인담마-!" "끄악-!" "시건방짐마-!" "끄악-!" "이얏-!" "끄악-!?"

 이 일방적 폭행을 인터럽트하듯 날아온 것은, 골목 입구를 지키고 있던 '웡크' 였다! "끄악-!" 쵼마게가 날아온 '웡크'와 서로 머리가 부딪혀서, 졸도! "엣?" 깍두기남과 초로의 남성이 놀라 골목 입구를 보았다. 가로등 불빛이 역광을 일으켜, 검은 실루엣이 다가오고 있었다.

"도-모." 헌팅캡에 트렌치 코트를 입은 남자가 걸어오면서 재빠르게 아이사츠했다. "모미지 양가=상이십니까?" "이새낌마-!?" 깍두기남이 흥분했다. "모미지에게 무슨 용건이냠마-! 상관없는 추심은 나중으로 해람마-! 파워 길로틴 야쿠자 클랜을 통해 이야기를......" "이얏-!" "끄악-!"

 공갈을 마치기를 기다리지 않고, 헌팅캡 남성의 앞차기가 깍두기남에게 클린 히트! 지면을 뒹굴뒹굴 열 번 구른 뒤, 폴리에틸렌 양동이와 함께 기절 졸도! "뭐냠마끄악-!" 쵼마게 남자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챠카 건을 겨누려고 했으나, 한 발 먼저 춉이 팔꿈치 뼈를 부러뜨렸다!

"아밧, 아이에에에에!" "추심은 포기해라. 그대가 다 갚아두도록." 헌팅캡 남자는 쵼마게 남자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까...... 까고자빠졌넴마끄악-!?" 몸을 꿈틀거리는 쵼마게 남자의 얼굴을 후려친다! "......대답해라." "빌어먹을 웃기지 마끄악-!" "......대답." "하이."

"빚은 그대가 갚아둬라." "하이." "......그 녀석들을 데리고 가라. 죽이지는 말고." "하이." "안쪽의 깍두기도다. 깨워서 데려가라." "하이." "이웃에게 민폐다." "하이."

 ......요타모노들이 가누지 못하는 몸을 끌고 사라지자, 헌팅캡 남자는 상처입은 초로의 남성을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친절함에 몸둘 바를 모르겠군, 지나가던 분." "아니, 모미지=상. 나는 당신에게 볼일이 있어서 온 것이다." "용무?" 모미지의 눈이 경계하는 빛깔을 띤다. 모미지의 이마에는 화려한 옛 상처가 있었고, 체격도 실제 우락부락했다.

"용무라니?" "섀도우 콘." 헌팅캡 남자가 말했다. "늦었지만 소개하자면 나는 이치로 모리타. 닌자다." 그는 딱 잘라 말했다. 모미지의 눈이 갑자기 이글이글 빛났다. "너...... 뭐라고? 아니...... 아까의 와자마에(솜씨)...... 젠장, 이게 무슨 일이람." 모미지가 헌팅캡 남자의 양팔을 붙잡았다. "장난치러 온 거냐?"

"장난이 아니다." 이치로가 모미지를 똑바로 보았다. "섀도우 콘에 참가한다. 나에게는 시간이 없어." "......너...... 젠장......" 모미지는 이치로에게서 떨어져서, 골목길을 곰을 방불케 하듯 왔다갔다했다. "너는...... 어째서 나냐? 이건 형편이 지나치게 좋아. 아니, 괜찮아, 왓하고 묻고 싶어져서."

 모미지는 이치로의 말을 기다리지 않고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모습을 방불케 하듯 잇따라 지껄여댔다. "됐어, 내 기분 문제야. 대답은 정해져 있지. 만만세야. 아니, 알고는 있어. 이런 일이...... 너, 너, 어째서?" 모미지가 되풀이했다. "너는 설마 악마인 거냐? 나, 나를 어떻게 할 생각이지? 이런 듣기 좋은 이야기를...... 젠장!"

"정했나?" 이치로가 모미지를 바라보았다. 모미지는 떨면서 끄덕였다. 흥분으로 몸을 떨고 있었다. "그래, 당연하지, 섀도우 콘에 나간다. 젠장...... 섀도우 콘에 보내주겠어. 섀도우 콘에." 열에 들뜬 것처럼 반복했다. "섀도우 콘에."


2

 모미지 양가는 닌자다. 예전에는 그리즐리라는 코드 네임을 대면서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에 몸을 담았다. 지금은 케지메 뒤에 은퇴한 몸이다. 그에게는 더 이상 카라테를 할 힘이 없다. 주먹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고, 균형 감각도 없다. 비닌자라면 죽거나 사지불수가 되었을 터인 타격을 척추에 맞았기 때문이다.

 조금 전의 요타모노들에 의한 폭력 또한, 만일 그가 단순한 초로의 인간이었다면 이렇게 지금 이치로를 자신의 도죠로 데리고 가며 걸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갈비뼈가 부러지거나 심했다면 내장이 파열되었을 것이다. 설령 영락했다고는 하나 그에게는 닌자 내구력의 잔재가 남아있다는 뜻이다.

 뒷골목에서 더욱 더 뒷쪽으로. 길은 좁아지고, 녹슨 배관 파이프나 '오이란, 지표 수준', '오징어 때리기', '국풍 인간' 등의 극채색 네온 간판, 썩은 야채를 파는 노점상 등이 그들을 맞이한다. 마치 이것은 모미지 자신의 인생의 메타포를 방불케 하고 있었다. 점점 더 좁게. 점점 더 뒤쪽으로.

 이윽고 그들은 터널을 방불케 하는 골목 모퉁이의 벽, 가로로 맨홀을 방불케 하듯 설치된 원형 격벽 도어 앞에 섰다. 도어 표면에는 '벗겨내어' '자물쇠로 잠그기' 라는 문자. 모미지가 자물쇠를 풀자, 이치로가 앞장서서 격벽 도어에 손을 얹어 밀어 열었다.

"내 도죠다." 모미지는 벽을 넘어 안으로 이치로를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 넓지는 않은, 시간제 대여 창고를 방불케 하는 공간이다. 부두를 방불케 하듯 PVC 테이프를 뱅글뱅글 감아서 육체의 두께를 갖춘 이상한 카카시(허수아비) 오브제. 샌드백. 깨진 거울. 신단에는 곰팡이가 핀 카가미모찌. '불여귀'라고 적힌 쇼도(서도).

"......" 이치로는 액자에 들어가 있는 흑백 사진을 보았다. 모미지와 닌자가 어깨동무를 하고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었다. "그리 오래된 사진은 아니야." 모미지가 말했다. "그 녀석은 죽었어. 아이언링=상은. ......어디까지 알고 왔지, 넌?" 이치로를 노려본다.

 이치로는 대답하지 않았다. "......뭐, 됐어. 지금은 상관없다." 모미지는 고개를 저었다. "나에게 선택권은 없는 거야."


◆◆◆


"어이! 어잇!" "......" "바보 자식! 아이언링=상! 대답을 해!" 모미지가 아이언링을 안아 일으키며 손바닥으로 때렸다. "하이." "괜찮은 거냐, 젠장." "하이, 상당히 무거운 일격입니다." "이제 그만하자!" "엣, 뭔가요? 중지?" 적쪽 코너에서 사라리맨을 방불케 하는 남자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물었다.

 남자의 이름은 타네바. 닌자는 아니다. 사라리맨도 아니다. 그는 사장이다. 가이온 지표에 저택을 갖춘 대형 여행회사 '시카 이츠모'의 중역이자, 뒤에서는 도를 넘은 격투 마니아로, 윤택한 회사 자금을 횡령하여 섀도우 콘만을 위해서 지하 도죠를 운영하고 있는 남자였다.

"우리 스크램블러=상, 이래서야 웜업도 안 된단 말입니다. 곤란하네요." 모멸적으로 안경을 밀어 올린다. "하핫! 약적(弱敵)!" 적 코너의 닌자가 주먹을 맞부딪혔다. "귀여워해버리고 말았구만!" "더러운 짓을." 모미지가 노려보았다. "고대 로마 카라테회와 짜고 친거냐. 짜고 친거란 말이냐."

"뭐라구요?" 타네바가 기분 나쁘게 웃었다. "짜고 쳤다? 그 말인즉, 당신의 그 닌자의 다음 상대가 고대 로마 카라테회의 팔랑크스=상이니까? 설마! 대전을 하기 전에 당신의 닌자를 박살내라고 했다는? 설마! 스파링 자리에서 비장의 신인과 싸워서, 박살내라고 했다는? 설마! 그런 일이 설마하니! 히힛-!"

"너 이 새끼." 모미지 눈에 핏발이 섰다. 곧바로 링 사이드에서 야쿠자를 방불케 하는 문하생들이 대량으로 난입하여 사장과의 사이에 벽을 쳤다. 타네바는 웃었다. "코와이(무서워라)! 애초에 당신의 닌자가 약한 게 문제인 것 아닙니까? 불의의 부상인가요? 곤란하네요!" 기만! 모미지는 교묘한 반칙 펀치를 목격했다!

 지하 격투 섀도우 콘 자체는 대부분의 룰이 쓸모 없는 전투지만, 스파링을 할땐 당연히 선수를 망가뜨리지 않기 위하여 룰을 설정한다. 아이언링이 스크램블러에게 맞은 것은 척추를 파괴하는 팔꿈치 찍기라는 금지 기술로, 잊을 수도 없는, 모미지가 지금의 몸이 되는 원인을 만든 것과 동일한 더티 아츠!

"뭘 물러터진 소리를." 스크램블러가 도발했다. "어떤 때라도 갑작스러운 공격에 대비하고 있어야 전사. 나는 닌자가 되기 전부터 그것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 "모미지=상, 괜찮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아이언링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일어섰다. 그대로 엎드려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반나절 뒤, 죽었다.


◆◆◆


 여기에서 다시 독자 제형들께 섀도우 콘이란 어떠한 것인지, 복습 인스트럭션을 실시할 필요가 있으리라. 섀도우 콘은 언더 가이온의 비밀스러운 투기 스폿에서 개최되는 지하 격투 대회다. 그 시작은 오래 전으로, 일설에 따르면 초대 쇼군인 에드 도쿠가와 치세 때라고도 한다.

 혹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황폐했던 도쿄의 블랙 마켓에서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다. 어느 쪽이 되었건, 이 격투기 토너먼트는 생겨났을 때부터 아는 사람만 아는 비합법 커뮤니티로, 어둠에서 어둠을 통해 정보를 더듬어 찾는 아웃로 혹은 카네모찌(부자) 일부의 사이에서만 공유되고 있다. 당연히 닌자가 얽혀있는 것이다.

 현재 이 섀도우 콘이 개최되는 장소는 가이온으로 옮겨졌으며,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의 사악한 자금원 중 하나였다. 총괄자는 그랜드 마스터 위계의 닌자, 샐러맨더. 이 지하 격투의 가장 큰 특징은 닌자가 출전한다는 점이다.

 닌자라는 금단의 존재가 사자나 물소, 바이오 스모토리, 다중 채무자를 상대로 살육 쇼를 벌이는 것을 철조망 너머로 보면서, 퇴폐적인 관중들은 하드 드러그에 취해 쾌재를 부른다. 닌자가 상대를 죽일 때까지의 시간을 콤마 1초 단위로 베팅하는 것이다. 

 그리고 종종 접할 수 있는 최대의 이벤트는 닌자끼리의 이쿠사 배틀이다! 금기! 그러나 섀도우 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관객석에 앉을 수 있는 것은 애초부터 그 정도로 사악한 체험을 겪은 자들 뿐임을 고려해보면 닌자 리얼리티 쇼크 또한 뇌에 구멍을 뚫는 바람직한 자극제인 것이다!

 이 섀도우 콘에 닌자를 출전시키는 것은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만이 아니다. 자이바츠와 제휴를 맺은 세컨드, 서드급 닌자 도죠도 몇 개 있다. 팔랑크스나 한니발을 데리고 있는 고대 로마 카라테회나 타네바의 개인 소유 도죠는 그런 위치에 있다.

 구경거리가 되어 하얀 모래를 피로 물들이는 행위는 그윽한 상위 자이바츠 닌자에게 있어 수치가 아닌가 싶지만, 때로는 관객을 닌자로 한정하여 자신의 카라테 숙련도를 시사하는 장소로 편리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보통 수단으로는 있을 수 없는 커뮤니티였다. 전투광이자 경영자, 샐러맨더의 끝모를 지휘의 결과다.

....."샐러맨더." 이치로가 중얼거리며 주먹을 맞댔다. "앙? 샐러맨더가 뭐라고?" PVC 목인을 세팅하며 모미지가 물어보았다. 이치로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뭐, 됐어. 그러면 뭐, 때려 봐. 네가 닌자라는 것은 의심하지 않지만 좀 더 실력을 봐두지 않으면 안심할 수가 없어."

"......이얏-!" 이치로가 PVC 목인에게 파고들어, 허리를 중간까지 내린 자세로 퐁 펀치(붕권)를 박아넣었다. 나무삼! 깊이 박혀 있던 강철 심봉이 일격에 부러지고, 목인은 회전하면서 날아가 벽에 깊숙하게 쳐박혔다! "......!" 모미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파괴된 목인과 이치로를 번갈아 보았다.

"너......!" 모미지가 이치로의 어깨를 약한 악력으로 붙잡았다. "나, 나도 썩어빠지긴 했어도 닌자다. 이런 걸 보여주면 한눈에 모를 리가 없지. 네, 네 와자마에, 자이바츠의 마스터 위계라 해도 분명 맞붙어 싸울 수 있어!" 얼굴을 가까이 대고서, "누구냐? 이름을 숨기고 있는 건가? 이름을 말해!"

"......" 이치로가 가리켰다. 벽의 흑백 사진을. "아이언링이다." "뭣." 모미지가 숨을 삼켰다. "아이언링=상이라고?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넌!" "난 시간이 없다." "너, 설마?" 이치로가 모미지를 돌아보았다. "그 설마다. 아이언링은 회복됐다. 이대로 팔랑크스와 싸우겠다."

"너......" "팔랑크스를 쓰러뜨리면 그 다음엔 언더 템플의 닌자 토너먼트에 참가할 수 있을 거다. 그렇지?" "그래, 음, 맞아." 모미지가 끄덕였다. "자세하군, 너." "그 자리에서는 샐러맨더가 밖으로 나오지." "......그래. 하지만 너...... 빌어먹을, 또 샐러맨더인가." "샐러맨더에게 용건이 있다."

 잠깐이었지만 그 순간 이치로의 눈에 깃든 결단적 살의를, 모미지의 닌자 통찰력은 확실히 포착했다. "......" "모미지=상. 실제 터무니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모든 사정을 이야기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치로가 고개를 숙였다. "부탁한다. 반드시 이긴다. 그러니 힘을 빌려주게."

"너." 모미지가 신음했다. "돼먹지 못한 일이 터질 것 같군. 뭘 꾸미고 있지?" "반드시 이긴다." 이치로가 반복해서 말했다. 그리고 잠시 말을 멈추고, 망설이다가 괴로운 듯 말했다. "그렇게 되면...... 그대는 이 도죠를 다시 일으킬 수 있다. 돈으로." "너, 역시 악마였군." 모미지가 무감정하게 말했다.


◆◆◆


"도착이와요."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본보리 램프로 밝혀진 짧은 복도를 지나간다. 호위 닌자가 깊게 오지기하는 것을 곁눈질로 보면서 샐러맨더는 후스마 도어를 열고 방에 들어갔다. 젠을 방불케 하듯 다다미가 깔린 현실*이 샐러맨더를 맞이했다. 사방의 벽은 검었고 중앙에는 화로가 있었다. 정좌한 기모노 차림의 여자가 한 명.
* 玄室. 시체가 안치되어 있는 방.

"도-모." 검은 머리카락 여자가 세 손가락을 짚고 고개를 숙였다. 이것은 도게자가 아니다. 그윽한 챠도(다도) 예절이다. 여자는 얼굴을 들어, 흐린 유리를 방불케 하는, 생기 없는 눈으로 샐러맨더를 보았다. "......샐러맨더=상." "도-모. 유카노=상." 샐러맨더가 거만하게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진짜 이름에는 익숙해졌나?"


3

"......" 유카노라 불린 여자는 무표정하게 샐러맨더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일본식 아름다움에 육체를 부여한 것 같은 그윽한 미모의 소유자로, 기모노 위에서 보아도 그 가슴은 풍만했다. 샐러맨더가 말했다. "그런데 잇키 우치코와시의 앤서러=상과는 모르는 사이가 아니다. 그 놈은 잘 지내고 있나?"

"앤서러=상?" "그래. 놈은 드래곤 도죠에서 드래곤 겐도소의...... 그리고 내 가르침을 받은 남자." 샐러맨더의 눈이 빛났다. 그러나 유카노의 표정은 바뀌지 않았다. "나는 네가 코흘리게 계집이었던 시절을 알고 있어, 유카노=상." "......" 샐러맨더가 웃었다. "역시 기억이 없는 건가."

 샐러맨더는 유카노와 관련된 이야기를 일단 멈추고 화로 가장자리에 앉았다. "챠(차)를 주겠나." "하이." 유카노가 고개를 숙이고 챠 준비를 시작했다. 천장에서 이 젠이 어린 공간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니터 패널이 내려와서 커졌다. 조금 전의 팔랑크스 대 아이언링을 녹화한 영상이다.

 샐러맨더는 턱을 매만지며 영상을 응시했다. ......양쪽 구석 게이트가 열리고 두 닌자가 입장, 오지기. 전투 개시다. 오지기 상태를 푸는 것과 동시에 아이언링이 작게 뛰어, 자세를 취한 직후인 팔랑크스의 턱을 차올렸다. 팔랑크스는 오지기를 마쳤기에 시츠레이(실례)에 해당되지 않는다. "훌륭하군."

 팔랑크스는 가벼운 뇌진탕을 일으켰으리라. 비틀거리며 후퇴한다. 아이언링은 그대로 파고들어,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중단 찌르기를 꽂아 넣었다. 퐁 펀치. "이건 피할 수 없었겠군." 날아간 팔랑크스는 철조망 코너에 쳐박혔다. 이미 아이언링은 그 눈앞에 접근해 있었다.

"도-조." "도-모." 샐러맨더는 유카노가 내민 다기를 쥐고 위엄있게 마셨다. "흥." 샐러맨더가 콧방귀를 뀌었다. "특기인 자벨린 펀치도, 무적 애티튜드도 꺼내지 못했나. 팔랑크스는 결코 약한 닌자는 아니었지만 결국 이 놈의 상대는 되지 못한다는 거다."

"......" 유카노는 코멘트에 대답해주지 않았기에 샐러맨더의 혼잣말처럼 들렸다. 실제 샐러맨더 쪽도 대답은 기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영상에는 일방적으로 팔랑크스를 때리는 아이언링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이미 팔랑크스에게 의식은 없다. 그리고 서머솔트킥. 팔랑크스가 폭발사산한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나? 이 놈의 몸놀림. 이 놈의 이, 서머솔트킥에." "하이." "가련한지고!" 샐러맨더가 웃었다. "가련한 사내! 그리고 가련한 계집이로다." 이때 모니터 왼쪽 위에 알림이 뜨고, 조금 전의 야쿠자로부터 통신이 끼어들었다. "도-모. 세컨드는 모미지 양가입니다. 그리즐리 굴의."

"그리즐리=상이라니. 하하하!" 샐러맨더가 웃었다." "신기한 인연도 다 있군 그래. 놈이 매달리러 올까? 이미 다시 일어날 가능성 따위 없는 언더독이?" "하......" "혼잣말이다. 딱히 의미를 둘 것 없다. 수고해라." "도-모!" 야쿠자 통신이 끊겼다. 교대하듯 출입구 후스마 도어가 살짝 열렸다.

"오쟈마시마스(실례합니다)." "그래." 샐러맨더가 후스마 도어를 연 호위 닌자, 밴시를 돌아 보았다. 밴시는 우선 도게자를 한 뒤, 정중하게 황금 오리가미 메일을 내보였다. "파라곤=상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내용은 안 봐도 안다." 샐러맨더가 목에서 두둑 소리를 내며 일어섰다.

"유카노인지 아닌지 진위를 확인중...... 이렇게라도 답장을 보내둬라. 기다리게 해도 된다." 샐러맨더가 말했다. "이쿠사 무대에 흥을 보태야만 하겠다. 맛있는 사케가 상대 쪽에서 이쪽으로 굴러들었단 말이다. 나에겐 그럴 권리가 있어!" "하이!" 밴시가 다시 도게자했다. "말씀하신대로! 잘!"

 밴시는 도게자 자세 그대로 뒤로 물러나 공손하게 후스마 도어를 닫았다. 샐러맨더가 어깨를 들썩이며 뱃속 깊은 데서부터 웃음을 터뜨렸다. "이기고 올라와라. 나의 초석이 되러 오너라......"


◆◆◆


"우오오오! 우오오오오!" "우오오오오! 우오오오!" 깨진 종을 방불케 하는 함성과 비명, 노호를 뒤로 하고 모미지와 아이언링 즉 이치로 모리타는 철판이 박힌 투박한 복도 속을 걸었다. 모미지는 얼굴을 상기시키고 몇 번이나 아이언링의 등을 두드렸다. "해냈어! 진짜로 해냈어! 킨보시 오오키이(공적이 크다)다!"

 실제 예상 외의 결과다. 신인 아이언링에게는 눈에 띄는 전적이 없으며, 닌자끼리의 싸움은 처음이었다. 상대한 고대 로마 카라테회의 팔랑크스는 사자나 바이오 스모토리를 몇 번이나 평균의 2배 속도로 순식간에 죽였으며 몇 차례나 닌자까지 쓰러뜨린 베테랑이다. 장렬하게 터진 역배에 쇼크사한 관객도 있었으리라.

"헤헤...... 곤란하구만......" 모미지가 어둡게 웃었다. "믿을 수가 없어." 옆의 아이언링을 본다. 아이언링이 아닌 아이언링을. 악마를 방불케 하는 거래.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나에게 걸었나?" 걸어가며 아이언링이 물었다. "그래. 건 돈 자체는 째째한 수준이지만...... 이걸 밑천으로 삼아서 다음에는 더 큼직하게 간다."

"그걸로 됐다." 아이언링이 말했다. "다음에도 반드시 이긴다." "드디어 토너먼트군." 모미지가 말했다. "알겠나, 다음 상대는......" 복도를 빠져 나오자 더러운 로비, 기둥에 기대고 있는 닌자와 눈이 마주쳤다. 스크램블러. 옆에는 타네바와 여러 명의 보디가드도 있다. 두 사람은 멈춰섰다. "이 녀석이야."

"어떻게 된 거지?" 타네바가 이를 악물며 신음했다. "그 녀석, 부상은......" "도-모! 고키겡요(평안하신지요)!" 모미지가 대담하게 아이사츠했다. "부상? 아니, 고마운 일이지, 이런 저런 말을 했었지만 말이야, 댁들의 신사적인 스파링 덕분이야! 이렇게 후유증이고 뭐고 없이 쌩쌩한 상태야! 도-모!" 

"......도-모." 타네바는 어두운 표정으로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어쨌든 기대하겠습니다. 진짜 승부를." "아이언링=상에게 걸어보겠나?" "핫!" 타네바가 입가를 일그러뜨렸다. "지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약소 세력은 요행수 하나로 지나치게 신을 내서 곤란하네요. 알겠습니까? 스크램블러=상은......"

"나는 여기저기에 있는 갑자기 닌자가 된 사람이 아니야." 스크램블러가 말을 가로막았다. "코만도 삼보로 시작해서 유도로 전향, 한 번도 진 적이 없어. 모두 한판승이다. 그런 나에게 닌자가 빙의된 거다. 즉 카라테에 카라테를 곱해서 100배다. 알겠나? 이 산수를. 어엉?" 아이언링에게 얼굴을 들이밀고 노려본다!

"미안하지만 스크램블러=상은 가이온에서 개최된 유도 세계 대회 타이틀 보유자입니다. 알겠습니까? 러시아, 멕시코, 아프리카. 자기장 폭풍을 넘어서 교토에 모인 최강의 전사들. 그들 중에서 최강. 즉 최강인 겁니다." 타네바가 안경을 손가락으로 고쳐 쓰고 말했다. "그런 그가 닌자가 된겁니다. 사건이지요."

"그러면 그 정도로 사건을 방불케 하는 닌자가, 이름도 뭣도 없는 닌자에게 손도 발도 쓰지 못하고 쓰러진다. 그렇게 되면 대사건인가?" 아이언링이 스크램블러에게 얼굴을 가까이 한 채 말했다. "아니. 3면 기사로 쓸 가치도 없겠지. 흔해빠진 뉴비의 좌절 기록이다. 가스 중독자가 코 푼 휴지만도 못해."

"네놈!" 스크램블러의 미간에 혈관이 솟아올랐다. "이번에야말로 척추를 부수어 죽여주마!" 아이언링은 무시하고 걷기 시작했다. 모미지도 뒤를 따라가다, 고개를 돌려 "헤헷, 뭐어, 그렇게 됐으니 말이야! 후회하게 해주지, 여러모로!" "반드시 죽여주겠어!" 스크램블러의 절규가 등을 향해 터져나온다!

 두 사람은 택시에 올라타서 지하 투기장을 뒤로 했다. "어이, 너...... 대단하잖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입도 달변인 건가?" 택시 속에서 모미지가 흥분한 상태로 말했다. "넌 정말 누구지? 아니 뭐, 누구라도 좋아. 고마워." 창밖을 보면서 "정말로...... 불쌍했어, 아이언링 녀석은."

 ......두 사람은 차가운 그리즐리 굴 속 도죠에서 말수가 적은 축배를 들었다. 판돈을 받아서 모미지가 산 쇼츄(소주) 스피리츠와 날치알 스시였다. 이치로는 파이트 머니를 내밀었지만 모미지가 완강하게 받지 않았다. "난 아무것도 안했어. 돈을 걸었을 뿐이야."

 모미지는 아이언링의 사진이 장식된 신단에도 사케와 스시를 놓았다. "나는 오랫동안 섀도우 콘으로 먹고 살았어." 모미지가 말했다. "너 같은 카라테는 없으니 스모토리, 곰 따위를 쓰러뜨리며 하루 하루를 살아갔지. 그리즐리라는 이름도 그거야. 바이오 베어를 쓰러뜨리면 나는 최고였어."

 모미지가 사케를 홀짝였다.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의 하부 조직...... 가늘고 길게, 그대로 먹고 살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지만 꿈을 꿔버렸지." "......" "닌자 이쿠사 배틀이야. 남자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어버렸어. 나쁜 감기 같은 거지. 그래서 한 명. 두 명. 나는 쓰러트렸다. 순조로워 보였어. 해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

 모미지의 눈이 점점 더 열기를 띠었다. 이치로는 잠자코 들었다. "이대로 챔피언까지. 그리고 영광을. 비약을. 변변찮은 생활에서 아주 조금, 튀어나왔지. 내 소원이. 붓다는 보고 계셨어, 내가 제 분수도 모르는 꼴을. 그리고 응징을 내리셨지." 단숨에 사케를 비운다. "응징의 이름은...... 샐러맨더."

 이치로의 눈썹이 꿈틀 움직였다. 모미지는 술냄새를 풍기며 웃었다. "그래, 네가...... 네가, 그 뭐지, 바라고 있는 그 놈이야. 그 녀석은 수준이 달랐어, 무엇보다도 처음부터 길드의 보증이 붙었어. 드래곤 도죠 간판에 먹칠을 하듯, 교토...... 자이바츠로 들어와서......" "드래곤 도죠?"

"엉? 드래곤 도죠? 뭐, 그런 클랜이 있어. 네오 사이타마 구석에 말이야. 놈은 그곳 출신이지. 스승이었던 닌자를 배신하고 길드에...... 그런 사정이 있는 뭐시기야. 이야기가 어긋나 버렸구만." 모미지가 더욱 사케를 홀짝이고, "놈은 처음부터 섀도우 콘의 지배자가 될 그릇이었지. 그 첫 상대가 나."

 모미지는 수상쩍은 발놀림으로 그 이쿠사 배틀을 재현하려고 휘청거렸다. "이얏-! 이얏-! 부-훗! 무선 옆구리! 그리고 웅크리는 내 목덜미에 내리찍는 팔꿈치! 부-훗! 붓다의 철퇴였지!" 모미지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메마른 미소를 띄고 웃었다. "꼴 좀 보라지, 제 분수도 모르는 놈이! 이게! 이게 말이야......"

 이치로가 모미지에게 어깨를 빌려주어 일으키고, 의자에 앉혔다. "싸움에 진 개의 꿈, 헤헤......" 만취한 모미지가 테이블에 엎드려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계속해서 뱉었다. 뭐어, 그래서 이 도죠...... 이것 말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어...... 손도 발도...... 처음에는 플래시 건...... 빼돌리고...... 다음은 사벨타이거......"

"모미지=상. 슬슬 그만 마시지 않겠나." "아직아직, 아직아직이야." 유리잔을 테이블에 내리치고, "그래, 사벨타이거...... 그 녀석은 좋은 파트너였어, 하지만, 뭐어, 그 녀석은 됐어. 그래서, 기사회생을 위한 아이언링=상...... 스카우트했지, 재능이 있었어, 나는 그에게 걸었어......"

 모미지가 유리잔을 들어올렸다. "따라줘, 부탁할게." "......" 이치로가 사케를 따랐다. 모미지가 말을 이어갔다. "그 녀석, 아이언링=상은, 닌자가 된 지 얼마 안 됐어, 예의 바른 젊은이였지, 그대로 내버려 뒀다면, 길드에서 암살자나 뭐 그런게......하지만 우연히 만나게 되서, 녀석은 내 곁으로 왔지."

 모미지가 갑자기 말을 끊었다. 테이블에 푹 엎드려서,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게 되었다. 이치로는 모미지의 코트를 그의 등에 덮어 주었다. "악마 양반......" 모미지가 중얼거렸다. "너는 실제, 내 제자도 아니고, 무언가 저지를 생각이겠지."

"......" "하지만, 됐어, 그건. 그 뭐냐, 댁, 악마 주제에, 틈이 있을 때마다 넌, 미안하다는 듯이 굴잖아, 으응? 마음에 둘 것 없어...... 나, 나는, 네가 오지 않았으면 어차피 끝장이었어. 이제와서 새삼...... 그러니까, 올라타겠어, 야바레카바레(인살어, 이판사판), 네 그, 영문 모를, 무서운 기세가 향하는 곳으로 말이야."

 모미지가 다시 입을 다물고 코를 골기 시작했다. 코골이가 멈추고 다시 중얼거렸다. "악마 양반, 나는, 잘 표현할 수 없겠지만, 이딴, 이딴 인생은......" 말은 흐려져 들리지 않았다. 모미지는 잠에 빠졌다. 이치로는 날치알 스시를 먹었다. 신단을 올려다 보자, 아이언링의 사진과 눈이 마주쳤다.


◆◆◆


 언더 가이온 어느 곳, 언더 템플!

 언더 템플 닌자 토너먼트. 얼핏 보기에는 붓다 템플 폐허 같은 건물 지하에는 하이 테크 투기 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이곳이 섀도우 콘에서 1년에 두 번 열리는 닌자간의 이쿠사 배틀 토너먼트의 무대다. 선발된 전사만이 출전이 허용되며, 승리한 자에게는 돈과 영예가 약속되어 있다!

 고대 로마 카라테회의 팔랑크스는 베테랑 닌자 전사였기에, 그를 녹 아웃 정도가 아니라 폭발사산시켜 죽임으로서 강제로 출전권을 빼앗은 아이언링의 출현은 섀도우 콘의 프리크들을 크게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출전 닌자는 7명, 1명은 시드이며 1회전에는 3번의 전투가 열린다.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 아이언링과 카라테 엘리트 신인 스크램블러와의 이쿠사 배틀, 배당이 올라갔다 떨어졌다 하는 흐름이 실제 격렬하다. 흔히 하는 이야기로는 스크램블러가 대유리, 경력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나 아이언링의 섬뜩한 존재감이 가슴에 대못처럼 박힌다.

 이미 양측은 각자의 입장 대기실에 들어와, 형형색색 반나체 기모노를 반짝이는 오이란 댄스 데몬스트레이션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얗고도 잘 여문 유방까지 드러낸 오이란들이 특설 도효(씨름판) 링 위에서 극채색 서치라이트를 맞으며, 바이오 비단구렁이 그리고 코끼리들과 장난을 쳐댔다.

 둥둥부부-웅, 두둥둥부-웅, 고양감을 부추기는 BGM이 서서히 가라앉자, 링 동쪽에는 '스크램블러' 라는 오스모우 폰트 족자! 서쪽에는 '아이언링'이라는 족자! 금색 종이와 은색 종이가 눈보라처럼 천장에서 쏟아지고, 오이란이 물러난 타이밍에 링 사방에서 불기둥이 치솟았다!

"돈이 걸려 있지, 다른 시합들보다." 모미지가 사납게 웃으며 아이언링에게 앞으로 가라고 재촉했다. "하지만 손님들은 똑같아. 헷." 둥둥부부-웅, 두부붕부부-웅...... "어이." "......" 아이언링이 돌아보았다. "부탁할게." "......" 아이언링은 몸을 돌려 링을 향해 선수 통로로 걸어나섰다.

"코로세-!" "코로세-!" "코로세!" "코! 로! 세!" 도효 링을 둘러싼 관중들이 울부짖는 와중, 아이언링과 스크램블러가 마주 보았다. 심판? 그런 것은 없다! "도-모, 아이언링입니다." "도-모, 스크램블러입니다." 두 닌자는 오지기했고, 그리고...... 보라!


4

""이얏-!"" 스크램블러의 왼쪽 뺨에 아이언링의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아이언링의 오른쪽 뺨에는 스크램블러의 왼손 스트레이트가! 동시에 꽂혔지 않은가! 강렬한 타격이라는 것이 명백했으나 둘 다 쓰러지지 않고, 얼굴을 내밀며 상대를 노려본다!

"어설퍼, 어설픈 펀치 따위나 날리다니." 스크램블러가 오른쪽 눈에서 피를 흘리며 대담하게 비웃었다. 아이언링은 말이 없다. 조각상을 방불케 하듯 움직이지 않는다. 이윽고 스크램블러의 몸이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그리고...... 쓰러졌다! "와오오-!" 폭발하는 함성!

 아이언링은 자신의 코너로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갔다. "너, 너, 무슨 짓이야...... 너......" 모미지가 쩌억 입을 벌리고, 아연실색하며 아이언링을 맞았다. 그리고 황급히 그의 어깨 너머로 링을 가리키며, "아직이야! 잔심을 해! 아직이라고!"

 그렇다! 스크램블러는 아직 쓰러지지 않았다! 두 손으로 도효 링의 모래를 움켜쥐며 일어섰다! "어설픈 펀치라고, 말했잖냐...... 나는 유도 세계제일이야......" "그런가." 아이언링이 주 짓수의 자세를 취했다. "공교롭게도 여긴 유도 대회가 아닌 모양이다만." "안 먹혔다고!" 

 격앙된 스크램블러였으나 그 발놀림은 의외로 정밀! 간격을 재면서 백 너클을 구사한다! 아이언링은 파고들어서 백 너클을 흘려내기 위한 숏 훅을 꽂아 넣었다! "이얏-!" "끄악-! 이얏-!" 통렬한 타격! 그러나 스크램블러는 아이언링의 닌자 복장을 붙잡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누웃." 아이언링은 상체를 흔들어 이 그래플링을 풀려고 했으나 스크램블러는 놓치지 않는다! 이 무슨 닌자 악력과 유도 세계 커리어가 곱해진 100배의 대단함! "놓치지 않는닷-!"

"이얏-!" 아이언링이 박치기를 구사했다! "끄악-!" 하지만 놓지 않는다! "이얏-!" 다시 박치기! "끄악-!" 그러나 놓지 않는다! "이걸로 넌, 끝장이야......" 스크램블러가 거친 숨을 내쉬었다. "링의 흙바닥에 쳐박아서, 그 다음으로 척추에 팔꿈치 찍기로 이번에야말로 끝장 중점이다! 이얏-!"

 아이언링의 몸이 위로 떠올랐다가 스크램블러를 중심으로 회전했다! 이것은 유도의 대명사라 해야할 카라테, 한판 업어치기임에 틀림없다! 유도 콘테스트는 다다미나 우레탄 위에서 이루어짐으로서 선수들의 부상을 막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섀도우 콘, 도효 형태 링! 바닥은 단단한 흙이다! 나무삼!

 게다가 아이언링의 신체는 2회전 중이다! 닌자와 유도 세계제일이 합쳐져서 100배, 즉 2배의 회전이 실현된 것이다! 강렬한 원심력과 함께 아이언링은 링에 내동댕이쳐졌다! "끄악-!"

"마잇따까(보았느냐)! 여기에 더해 나의 이 비범한 힘으로 너를 옥죄어 주마!" 오오, 이 무슨 일인가! 보라, 스크램블러는 여전히 아이언링의 닌자 복장을 쥔 채였던 것이다! 등부터 쳐박힌 아이언링을 그대로 다시, 양팔에 힘을 넣는다! "이얏-! 이얏-! 이얏-!" "끄악-!"

"코로세-!" "코로세-!" "코로세-! 코로세-!" 약물로 하이 상태가 된 관중들이 입마다 거품을 물고 외친다. 나무아미타불! 그들은 바로 이것을 보러 온 것이다! 강자가 강자의 과거를, 훈련을, 영광을, 죽음으로서 무자비하게 제로로 만드는 순간을! 아이언링! 이제 글렀는가!

"우옷-! 힘내라! 힘내라, 아이언링=상! 아이언링-!" 모미지가 자신의 목을 쥐어뜯을 듯이 몸부림치며 소리쳤다. "당연하죠, 이런 결말이! 당신들의 너무 우쭐거리고 다니는 모습이 불유쾌하기 그지 없군!" 타네바가 링 너머로 모미지를 향해 욕지거리를 했다. "지금까지 놀아주었을 뿐! 스크램블러=상의 나쁜 버릇이죠!"

"이얏-!" "끄악-!" "......에?" 타네바가 어긋났던 안경을 고쳐 쓰며 숨을 삼켰다. 회장이 조용해졌다. 위를 보며 쓰러져 있던 아이언링의 머리 앞, 스크램블러가 마찬가지로 위를 보고 쓰러져 있었다. 게다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아이언링은 몸을 세워 일어났다. "......"

"......!" 모미지의 녹슨 닌자 동체시력은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했다. 아이언링은 위에서 덮쳐 조르기를 걸던 스크램블러의 한순간의 중심 밸런스의 틈을 찔러, 번개를 방불케 하듯 그 복근을 발로 밀어 올려서...... 던진 것이다. 누워있으면서도 상대를 머리 위 땅바닥에 쳐박는 카라테 기술! 배대되치기다!

"......콜록!" 아이언링은 기침하면서 다시 코너로 돌아갔다. "와...... 와오오-!" 이제야 생각났다는 듯이, 꺠진 종을 방불케 하는 관중의 함성! "바보 자식, 너무 여유를 부리지 마! 거...... 걱정 되잖아!" 모미지가 소리쳤다. "하지만, 하지만 스게에(대단해)! 뭐냐, 그 카라테는! 킨보시 오오키이야!"

"과연, 세계 챔프라는 것에 나름대로의 의미는 있었던가." 아이언링이 기침을 하며 중얼거렸다. 모미지가 안색을 바꾸며 소리쳤다. "아, 아직이야! 잔심을......" "우오오옷-!" 나무삼! 스크램블러가 단숨에 기절 상태에서 회복! 아이언링에게 등쥐에서 달려든다! "이얏-!"

"끄악-!?" 아이언링은 몸을 돌리지 않고 뒷발로 사슴을 방불케 하는 강렬한 발차기를 구사했다! 스크램블러의 머리에 발차기가 직격! 100도 정도 목이 꺾인다! 엉뚱한 방향으로 두 무릎을 꿇는 스크램블러! "......" 아이언링이 다가온다! 그 눈에는 확정적인 살의의 빛이? 나, 나무아미타불!?

"......아밧......!?" "하이쿠를 읊어라. 스크램블러=상." "에......?" 스크램블러는 고개를 원래대로 되돌리려고 몸부림쳤다. 아이언링은 그런 스크램블러 앞에서 허리 옆에 두 손을 두고, 살짝 허리를 숙여 힘을 담았다. "인과응보. 카이샤쿠를 해주마." 나무아미타불!

"하이쿠? 인과응보? 에......" 아이언링의 눈이 빛난다! 그리고, 나, 나, 나무아미타불! "이얏-!" 수평으로 휘두른 춉이! 오오...... 이 무슨 오버킬! 스크램블러의 몸이 폭발사산! 나무아미타불!

 빙글빙글 돌면서 스크래블러의 목이 천장의 시메나와(금줄)를 뛰어넘어, '기쁨'이라고 적힌 거대한 쇼도에 쳐박히면서 객석 어딘가로 떨어졌다! "아밧-!?" 쇼크를 받은 나머지 타네바는 실금하며 토혈! 졸도해서 경련! "......!" "......!" 그때까지 떠들던 관중들은 할 말을 잃고 침묵! 사츠바츠!

"아이언......" 모미지는 끝까지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그저 얼어붙어서, 링 위의 지옥 전사를...... 객석을 노려보는 무시무시한 닌자 존재를 올려다 보았다. 관중들은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고사기 속 전설...... 가벼운 마음으로 열어서는 안 되는 후스마 도어를 열었다가, 닌자의 기술을 목격해버린 그 어리석은 노인을 방불케 하듯......


◆◆◆


"이 무슨 결단적 잔혹함!" 그랜드 마스터 전용 사지키석에 앉은 샐러맨더가 기쁜 듯이 말했다. 이 다실에서의 관전이 허용된 것은 그와 그가 허락한 인간으로 한정되어 있다. 지금은 그를 포함해서 오직 두 명이다. "봐라, 유카노=상. 저, 얼간이를 방불케 하듯 침묵하고 있는 사람들을. 참을 수가 없군." "......"

"저 놈들, 자신들이 보고 있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지 새삼스레 알게 된 거다. 데스 매치는 재미있는 아소비(놀이)로 다뤄도 될 것이 아닌 것이다. 하물며 닌자의 이쿠사 배틀은. 핫하하하하!" "......" "하지만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하얗게 질려만 있어서야 수익은 올릴 수 없지." 그가 통신기를 들었다. "샤카리키를 뿌려라. 빨리 쇼를 해."

 둥두구둥두구스포퐁부부-웅, 둥두구둥두구부부웅부-웅. 빠옹빠옹빠옹죠와-앙. 빠옹빠-앙. "도-모, 여러분! 아이언링=상의 승리였습니다!" "와-! 스고-이!" 정리가 끝난 링 위로 오른 뻐드렁니가 특징적인 진행자와 하이레그 수영복 오이란이 공허한 미소를 지었다.

"참-, 어땠어? 아마이코=상, 어때? 방금 아이언링=상!" "......아-앙! 스고-이! 스고이했어요, 고르다=상! 아따시, 지금 체온 몇 도인 걸까낫-!?" "이봐이봐, 안 돼! 너무 흥분하면!"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들며, 뻐드렁니 진행자 고르다가 질책했다. "......너무 흥분하면!"

 고르다가 고요해진 관중석을 공허한 미소로 둘러보았다. 그리고 나서 하이레그 수영복 차림인 아마이코를 다시 보았다. "......너무 흥분하면!" "아-앙!" 아마이코가 몸을 배배 꼬았다. 고르다가 그 풍만한 골짜기를 재빠른 시선으로 훑은 뒤, 마이크에 소리쳤다. "하지만 관중석의 여러분은 흥분하셔도 괜찮습니다요!"

"......아-앙!" 아마이코가 천천히 수영복을 벗었다. 하얀 가슴이 드러나면서 관중석이 들끓기 시작했다. "그렇지요! 하이! 여기서 말입니다! 지금 샤카리키 걸이 특제 알약과 특제 바리키를 나눠주고 있다지요? 성분은 세, 세상에! 이곳 한정인 조합입니다! 자아, 마셔요! 마셔버려요!" "와-! 스고-이!"

 어두침침해졌던 객석에, 천천히 천박한 고양 아트모스피어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약물. 약물이다. 거의 불법행위다. 말법! 섀도우 콘이란 모랄 파괴의 극치인가!? 아마이코는 미소지으며 다시 수영복을 입고 링 사이드를 가리켰다. 거기에는 둥근 철망이 있었다!

"아, 아이에에에." 철망 속에서는 기운 없는 젊은 남자가 한 명 떨고 있었다. 그 철망의 형상은...... 햄스터 드로이드를 가진 분들이라면 알고 계시리라. 안에서 달리면 무한히 회전하는, 그 운동기구다. "돗소이!" "앗, 핫쿄-호!" 그것을 네 명의 스모토리가 들어올렸다! "아이에에에?"

 네 명의 스모토리가 철망을 링 위에 설치한 뒤 시코*를 했다. 고르다가 분위기를 달군다. "하이! 자아, 몇 회전? 이 전사는 과연 몇 회전 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도 베팅이다! 여러분이 너무 많이 벌어서 난 실제 질투심이 나! 레이트(배율)도 스고이!" 캬바앙-! 간판 모니터에 매력적인 수치가 표시되자 관중들은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다.
* 양다리를 교대로 높이 올려 강하게 지면을 밟는 스모의 기본 운동.

"3. 2. 1. 스타트이와요. 카라다니키오츠케테네(몸조심하셔요)!" 합성 마이코 음성이 울려 퍼지고, 남자는 필사적으로 달려서 철망을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목걸이가 빛난다! "와오오-!" "좀 더 달려봣-!" 군중들이 고함을 지르며 입에서 입으로 야유한다. 이곳에 조금 전의 오츠야(장례식 밤샘)를 방불케 하는 심각한 아트모스피어는 전무! 나무아미타불!

......"뭐, 당연히 저 남자가 어떻게 될진 알겠지. 빚은 지지 않는 것이 좋아, 유카노=상. 특히 갬블로 신세를 망치는 것은 무의미함의 극치지." 샐러맨더가 인상을 찌푸리는 유카노를 보았다. "호오! 불쾌하다는 감정을 드러내는군, 유카노=상." "하이." "웬만한 수단으로는 안 되는구만!"

 샐러맨더가 모니터를 보며 토너먼트 진행 상황을 확인했다. "다음 대결은...... 후후후, 오무라의 시제품." 샐러맨더가 웃었다. "상대는 럼버잭? 만일의 하나라도 승산은 없겠군. 후후후." "......" "필연적으로 아이언링=상의 다음 상대는 이 로봇 닌자다. 모터 나가사마."

 샐러맨더는 나른하게 링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여흥은 다중 채무자 러너의 심정지와 뻐드렁니 진행자 고르다가 불의의 사고에 휘말려 폭발사함으로서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링에 오른 것은 나무꾼을 방불케 하는 닌자 복장을 입은 닌자. 반대쪽에는, 투박한 실루엣.......

"도-모, 럼버잭입니다." 럼버잭이 의문스럽다는 태도로 아이사츠했다. "도-모! 모터 나가사마, 데스!" 로봇 닌자가 투박한 실린더형 팔로 반자이하며 아이사츠했다. 등잔을 방불케 하는 형태의 머리가 아이 카메라를 번뜩였다. "파괴! 당신의 항복은 현재 인정되지 않는 설정이와요!"


◆◆◆


 다실 스타일의 선수 대기실, 안심하지 못하고 돌아다니던 모미지가 UNIX 화면에 비춰진 IRC 중계 영상에 시선이 못박힌 듯 서있었다. 리얼타임 경기 운영을 보지 못한 그들이 목격한 것은, 스트레처로 운반되는 시체였다. 나무꾼을 방불케 하는 닌자 복장...... 쇄골부터 위쪽이 도려낸 것처럼 사라져 있었다.

"어이...... 웃기지 마...... 뭘 어떻게 하면 이런 식으로 죽는 거야. 짓수인가?" 모미지가 벌벌 떨었다. "모터 나가사마......?" "오무라겠지." 아이언링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오무라 인더스트리의 로봇 닌자 시리즈들에는 그런 식으로 이름을 붙인다." "로봇이라고?" "그렇다."

"로봇이라니, 너." "대충 대회를 이용해서 대닌자 실전 테스트라도 하려는 거겠지." 아이언링이 말했다. "이런 곳에서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놀랍지는 않군. 무기가 금지인 섀도우 콘에서 격투전 데이터라도 뽑을 셈인가." "너...... 자세하군." 모미지가 신음했다.

"경험이 있다." 아이언링이 대답했다. 모미지는 불안한듯, "하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파괴력의 카라테는......" "문제없다." 아이언링이 무감정하게 말했다. "지금까지 몇 대나 부숴왔다. 오무라의 로봇 따위, 시시한 인형이다." "너......" 모미지가 숨을 삼켰다. "넌 누구지?"

 몇 번이나 해온 질문이다. 아이언링이 모미지의 눈빛을 되받았다. 두 사람은 잠시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윽고 모미지가 말했다. "복수, 고맙다. 그, 아이언링=상은 좋은 놈이었어. 내 꿈이었지." 할말이 없는 듯, 제공된 스시를 먹었다. "생각보다 속이 시원해지지는 않는군."

"그래." 아이언링이 끄덕이며 낮게 말했다. "그런 법이다." "그런가. 그런 법인 건가." 모미지가 머리를 긁었다. "생각같지 않군......" "생각같지 않지." 그 순간 두 사람은 서로 나이가 반대가 된 것처럼 보였다. "아이언링=상." 후스마 도어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계십니까? 제2회전입니다."

......"와오옷-!" "와오오옷-!" 노렌(포렴) 게이트를 빠져 나온 두 사람을, 폭음이...... 함성이 감싼다. 파괴를, 잔학행이를 기대하는 자들의, 더러운 일확천금에 희망을 건 자들의, 짐승을 방불케 하는 외침이다. "코로세!" "통째로 박살내버려!" "폭발시켜 버렷!"

"샐러맨더를 죽이러 왔다." 함성의 소용돌이 속, 아이언링이 걸어가며 모미지에게 말했다. 모미지는 한 대 맞은 듯 아이언링을 보았다. "너. 어렴풋이 생각은 했지만 아닐 거라고 잊었는데. 진심이냐?" "되찾아야 할 사람이 있다. 놈의 손아귀에 있는 상황이다. 시간은 적어." "그 말인즉......"

"우승컵 수여는 샐러맨더가 스스로 하지. 그랜드 마스터와 접촉할 기회는 거의 없다. 그 자리에서 반드시 죽일 거다." 아이언링이 말했다. "샐러맨더가 죽으면 섀도우 콘도 끝나버리겠지?" "아마도." 모미지가 끄덕였다. 아이언링이 몇 걸음 동안 침묵한 뒤, 말했다. "그대의 꿈을 짓밟게 될 거다."

"그러니까 몇 번이나 말했잖아. 네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어차피 난 죄다 끝장이었어. 악마 양반." 모미지가 히죽 일그러진 미소를 짓고서 아이언링의 등을 두드렸다. "......" "......생각처럼 되지는 않겠지. 하지만 난 나이값도 못하고 두근두근거리고 있어. 실제 그래. 정말이야."

 모미지에게 배웅을 받으며 아이언링은 도효 링으로 올라갔다. 코너 반대쪽에는 모터 나가사마. 신장은 일반적인 키 큰 남자 정도지만, 등잔을 방불케 하는 머리에 카메라 아이. 실린더형인 투박한 팔. 틀림없는 로봇이다. 하지만 딱히 문제는 되지 않는다. 맨손이기 때문이다.

 이 기묘한 겉치레나 마찬가지인 룰 설정은 아이언링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아이언링 또한 허리에 무기를 매단 상태다...... PVC 테이프로 위장을 방불케 하듯 덮어놓은 눈챠쿠(쌍절곤)를.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페널티를 입지 않는다. 맨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용하지만 않으면 죄를 묻지 않는다.

"도-모! 모터 나가사마, 데스!" 카메라 아이가 빙글빙글 회전하고, 실린더 형태 팔이 반자이했다. "도-모. 아이언링입니다." 아이언링은 무감정하게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 다음 이쿠사 배틀의 시작이었다.


5

 아이언링은 원을 그리는 것 같은 걸음걸이로, 반대쪽의 모터 나가사마가 나오는 방향을 살폈다. 등잔을 방불케 하는 머리의 전방위 카메라 아이가 그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파괴! 당신의 항복은 현재 인정되지 않는 설정이와요!" 흘러나오는 합성 마이코 음성. 범용 타입의 상황에 따른 음성은 실제 시제품을 방불케 했다.
* 원문은 補足する(보충하다)이나 오타로 상황판단하여 捕捉する(포착하다)로 번역하였다. 일본어 발음은 동일.

"모니터링 중점!" "중점!" 모터 나가사마 사이드의 코너 아래에서는 사이버 선글라스를 착용한 오퍼레이터 두 사람이 UNIX 설비를 가져다 두고 액정 패널 화면을 보고 있었다. "시스템 이상 없음! 항복 거부는 전과 동일한 사양입니다." "대전 상대의 전투 데이터 분석은 어떻지?" "92% 소화!"

 액정 화면에는 모터 나가사마의 시야가 리얼 타임으로 표시되고, '메뉴' '모드' '감사' '내과' '권리' '인더스트리'와 같은 하이 테크한 문자 표시가 빛나고 있었다. "과거 아이언링의 전투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출되는 승률은?" "88퍼센트입니다. 단 데이터는 2전 뿐입니다."

"88퍼센트. 충분해! 압도적 승리가 약속되어 있다." "그렇지요. 아이언링에게 의외성 있는 무브먼트는 없다는 결과가 나와있습니다. 카라테입니다. 실제 모터 나가사마의 인더스트리는 굉장합니다! 닌자에게도 이깁니다." "그 말대로다! 알게 해주자! 찰스턴=상도 기뻐하셔서 킨보시다."

 아이언링은 공격을 걸지 않고 상대의 상황을 살피는 모습이다. 럼버잭의 시체는 예삿일이 아니었다. 카라테를 살펴보지 않으면 죽음으로 이어진다. "......저 놈, 상황을 살피고 있군요." 오퍼레이터가 중얼거렸다. "쓸데없는 짓을. 로봇은 초조함이 없지! 하지만 계속 이러고 있어도 도리가 없어. 공격하라, 모터 나가사마!" 

"파괴!" 지시를 받은 모터 나가사마가 실린더 모양의 팔을 치켜들고, 마구잡이로 도효를 짓밟으며 아이언링에게 접근한다. 사이드 스텝으로 피할 수 없는 절묘한 접근이다! 모터 나가사마가 후려친다! "이얏-!"

"이얏-!" 아이언링이 몸을 젖혀서 이 공격을 회피! 하지만 그 자리에 반대쪽 팔이 다가온다! "이얏-!" 지옥을 방불케 하는 훅 공격을 아이언링이 순간적으로 가드! "!" 그 눈이 부릅뜨이고, 긴급 회피를 방불케 하며 뒤로 구른다! 그 직후 모터 나가사마의 팔꿈치가 불을 뿜었다! 말뚝박기를 방불케 하는 재타격이 스쳤다!

 나무삼! 팔꿈치의 화약이 폭발하여 펀치를 밀어넣는 실린더 해머 펀치다! 이 순간적인 타격력은 소리와 스피드로 짐작하고도 남을 만했다. 빠르게 가드에서 긴급 회피로 전환한 아이언링의 닌자 판단력과닌자 민첩성이 없었다면, 이 타격으로 럼버잭과 마찬가지로 고어물을 방불케 하듯 죽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계속 공격이다!" 오퍼레이터가 재빠르게 '계속 공격' 이라고 순식간에 타이핑했다. 실제 빠르다! 로봇 닌자의 오퍼레이터는 해커 같은 기술도 가지고 있다! "중점!" 굴러가는 아이언링을 향해 쿵쿵 접근하며 모터 나가사마가 추격! "이얏-!"

"이얏-!" 위에서 꽂히려는 펀치를 굴러서 피하는 아이언링! 더욱 더 추격! "이얏-!" 회피! "이얏-!" 추격! "이얏-!" 회피! "이얏-!" 추격! "이얏-!" 회피! "이얏-!" 이것은 흡사 언더 가이온 하층 굴착 공사 현장을 방불케 하는 격렬한 응수였다!

"도망치기만 한다면 지리 푸어(서서히 불리)라구. 로봇 닌자는 스태미나가 떨어지지 않으니까." 오퍼레이터가 히죽 웃으며 순간적인 타이핑으로 '싸워라' 라고 명령! 모터 나가사마는 대략적인 프리셋 명령 커맨드를 받으면 인공지능으로 사고하여 싸우는 것이다. 모터 야부, 모터 도쿠로를 거치며 쌓인 기술이다.

 팔꿈치의 화약 폭발로 펀치력을 만들어 내는 구조는 일찍이 파라벨럼이라는 이름의 자이바츠 닌자에게 적용되었던 사이버네틱스 테크다. 파라벨럼 자신은 불명예스러운 사건을 일으켜서 처형당했으나, 자이바츠와 긴밀한 제휴 관계를 가진 오무라에게 그 기술이 이전되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로봇 닌자다!

"이얏-!" 계속해서 실린더 해머 펀치의 추격! 더 이상 도효에 피할 자리가 없다! 하지만 그 순간, 마침내 아이언링이 기습에 나섰다! "이얏-!" 지면에 닿을락말락 미끄러지듯 간격을 좁히어, 거의 누운 것 같은 자세로 모터 나가사마의 품으로 파고들자 정강이를 발로 찬다! "이얏-!" "삐각-!"

"뭣!" "이거 안되겠습니다! 중대 시점이 되기 전에 즉시 대응합니다." 오퍼레이터가 재빨리 '힘내라' 라고 타이핑! "중점!" 모터 나가사마가 비틀거리며 팔을 치켜 들고, 내리쳤다. 품 안의 아이언링을 박살내려는 것이다! "이얏-!"

"이얏-!" 아이언링은 그 자리에서 땅을 양손으로 짚고, 스프링을 방불케 하듯 뛰어 올랐다! 콰드득하는 금속 파괴음이 울리고, 내리쳐진 모터 나가사마의 왼팔의 팔꿈치 부분이 이상한 방향으로 휘어져 있었다. 달인! 스프링 도약 순간에 두 다리로 모터 나가사마의 관절 부분을 로켓을 방불케 하듯 차버린 것이다!

 이 일격과 함께 모터 나가사마의 머리보다 높이 날아오른 아이언링이 공중에서 1회전, 돌려 내려찍기를 정수리에 꽂아넣었다! "이얏-!" "삐가각-!?" "와오오오-!" 관중들이 폭발을 방불케 하는 함성을 지른다! "좋았어! 젠장! 이제 조금 더다!" 흥분해서 팔을 휘두르며 모미지가 소리쳤다!

"중점! 중점!" 모터 나가사마가 왼팔 관절 부분에서 불을 뿜으며 몸부림쳤다. 아이언링은 약간 떨어진 지점에 착지,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들어 도발적으로 손짓했다. "와오오-!" "스고이!" "아이언링!" "아이언링!" 함성이 소용돌이친다. 오무라 오퍼레이터가 초조하게 추가 커맨드를 입력!

"약간 위험한 전개군. 대미지는?" "왼팔 관절 부분의 손상이 실제 큽니다. 하지만 노이즈가...... 머리의 손상 때문인가?" 오퍼레이터가 모니터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흐트러짐이...... 아앗!" 그들이 헤매는 사이에 인공지능으로 전황을 판단한 모터 나가사마가 아이언링에게 주먹을 날렸다!

"이얏-!" 화약 추진! 실린더 해머 펀치가 덮쳐온다! "이얏-!" 아이언링은 브릿지 자세로 이것을 아슬아슬하게 회피! 오오, 나무삼! 여기에 덧붙여 왼팔이 내리쳐진다! 아부나이(위험해)! 실린더 해머 펀치, 화약 추진! 카붐-!

"아밧-!?" 오오, 이 무슨 끔찍한 일인가! 단말마 비명은 오무라 오퍼레이터의 것이었다! 보라, 모터 나가사마의 팔꿈치 끝이 로켓 펀치를 방불케 하듯 날아가, 오퍼레이터의 UNIX에 직격! 폭발시킨 것이다! 오퍼레이터는 두 명 모두 폭발에 휘말려 즉사! 나무아미타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이유는 명백! 폭발이다. 팔꿈치의 추진 장치가 일그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모터 나가사마는 실린더 해머 펀치를 시도하고 말았다. 그 때문이다! 폭발이다! 오퍼레이터는 그 시점에서 다시 커맨드를 넣어야만 했었던 것이다. 뒤에 물러나 있어도, 전장을 등에 업은 자는 결코 방관자는 될 수 없다! 인과응보!

"와오옷-!" "야밧! 얀바-이(위험, 쩔어)!" "폭발해버렸다아-!" 샤카리키로 고양된 관중들이 무책임하게 떠드는 가운데, 아이언링과 모터 나가사마는 도효 중앙을 향해 걸어갔다. "중점! 중점!" 외팔이 된 로봇 닌자는 언밸런스한 걸음걸이로 나아가며 움푹 들어간 머리를 회전시켰다.

"오무라는 항복을 허가하지 않사와요!" 흐트러진 마이코 음성을 내며, 모터 나가사마가 허리를 비틀어 남아있는 오른팔을 뒤로 쭉당겼다. "......" 아이언링은 허리를 내리고 어떠한 주 짓수, 치명적 타격을 준비했다. 다음 격돌로 결판이 나리라!

"삐각! 삐각-!" 모터 나가사마가 외팔 실린더 펀치를 휘두른다! 화약 추진! 아이언링은? 없다! 아니, 그라운드다! 슬라이딩이다! 등을 땅에 붙인 채로, 아이언링은 팽이를 방불케 하듯 회전! 무게 균형이 무너진 로봇 닌자의 다리를 회전하면서 찬다! 찬다!

"삐가가가가가!" 모터 나가사마의 강철 정강이를, 찬다! 찬다! 찬다! 찬다! 찬다! 찬다! 찬다! 찬다! 찬다! 찬다! "이이이이이이이이야아아아앗-!" "삐각-! 삐각-! 삐각-! 삐각-! 삐각-!"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고우랑가! 이 무슨 불가사의한 브레이크 댄스 윈드밀 동작을 방불케 하는, 땅 위를 기어다니며 구사하는 고속 하단 연속 공격이란 말인가! 모터 나가사마는 가뜩이나 무게 균형이 결여되었음이 명백한 외팔 상황에서 화약 추진을 사용했기에 몹시 불안정한 상태였다. 그 점을 찌른 이 카라테, 잠시도 버틸 수 없겠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으리라!

"삐각-!" 마침내 그 다리 부분이 뒤틀리고, 무거운 상반신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다! 교대하듯 아이언링이 일어섰다. 불꽃을 튀기며 몸부림치는 만신창이 로봇 닌자를 무감정하게 내려다 본다. 그리고 폭발하여 타오른 세컨드를. 가련한 전사의 패배를 아쉬워할 자들은 한 발 먼저 삼도 리버를 건너버렸다.

 모터 나가사마는 일어나려고 했지만 불가능했다. 그러나 일어났다고 한들 뭘 할 수 있었겠는가. 돌아갈 세컨드는 없는 것이다. 이 무슨 일이란 말이냐. "코로세! 코로세! 코로세!" 관중들이 외친다. 아이언링은 객석을 노려보았다. 그들은 기세가 눌려 조용해졌다. ......조금 전처럼. "......이얏-!"

 카이샤쿠! 결단적으로 내리쳐진 아이언링의 주먹이, 모터 나가사마의 머리를 일격에 박살냈다. "삐각-! 사요나라!" 머리는 도효 링 위로 굴러 떨어지고, 바디는 스파크를 흩뿌리며 경련을 일으키다가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승자, 아이언링=상!" "와오오오옷-!"

"아이언링=상! 어이! 이 새끼야!" 모미지가 도효 위로 뛰어올랐다. "어, 어쩔 거야, 이거! 결승이다, 젠장! 다음도 이길 수밖에 없어!" 아이언링이 끄덕였다. "이겨야만 한다." "아이언링! 아이언링! 아이언링!" 사람들의 외침...... 그들은 지금, 이상 열광의 중심점에 있었다.


◆◆◆


"봤나? 지금의 카라테를." 샐러맨더가 만족스럽게 유카노에게 말을 걸었다. "점점 더 기대가 되는군." "그러신가요?" 유카노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샐러맨더는 그녀의 옆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제행무상이겠지." "......" "결승에서 놈과 대결하는 것은 시드로 배정된 미러셰이드. 자이바츠의 마스터 닌자다."

 이것은 타당한 배치였다. 마스터 닌자인 미러셰이드는 샐러맨더의 부하로, 이겨서 올라온 강자들의 실력을 재보기 위해 존재한다. 그에게 이길 수 있는 야생 닌자 따위는 길바닥에 존재하지 않는다. 죽인다, 혹은 스카웃한다, 혹은 극히 드물게, 얌전히 승리를 거두게 한다...... 모두 자이바츠의 손아귀 안에 있다.

 이번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아이언링이 평범한 카라테 사용자 범주 안에 있다면 미러셰이드에게 쓰러지게 되리라. 그 정도 존재라면 샐러맨더에게는 처음부터 볼일이 없다. 직접 상대해줄 이유 또한 없다. 하지만 그의 기대처럼, 미러셰이드를 때려눕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면.......

"유카노=상. 미러셰이드가 놈을 쓰러뜨린다해도 원망은 않을 거다. 그 정도 인간에게 가치 따윈 없지. 그대에게 있어서도, 나에게 있어서도 말이야." "......" "하지만 나는 기대하고 있다. 기대를 말이야." 샐러맨더가 으르렁대듯 웃기 시작했다.


◆◆◆


"넌 나에 대해 어디에서 안 거지?" 대기실, 한가한 순간에 모미지가 문득 물었다. "밥줄이 끊어진 도죠 경영자면서, 마침 선수가 없어진 놈이 있다는 이야길 말이야." "소식을 들었다." 아이언링이 모미지를 보았다. "어느 상대에게서. 이건 나에게 있어서 도박이었다. 늘어뜨려진 거미줄*을 방불케 하는."
* 지옥 바닥에서 단 하나의 살아날 길을 의미한다. 자세한 것은 일본의 칸다타 설화를 참고 중점.

"내가 거미줄인가. 헤헤헤헤." 모미지가 웃었다. "너도 나에게 있어서 그런 존재야. 악마 양반. 돈도 걸었어. 서로 거미줄이로군." "그렇게 되겠군." 아이언링이 끄덕였다. "......그래서, 샐러맨더가 데리고 있다는 상대라는 건?" 모미지가 물었다.

"......은인에게 부탁 받은 딸이다. 나는 그 부탁을." 아이언링이 말했다. "지금의 그녀에게 나는 필요없다. 그럴 터였다. 그렇게 굳이 생각하여 스스로를 안심시켰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 나의 미숙함과 어리석음이, 지금의 그녀의 상황을 만들어냈다." 그의 눈에 고뇌의 빛이 번졌다. "나 때문에 그녀는 지금 곤경 속에."

"듣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들어버렸군." 모미지가 말했다. "요컨대 네가 이기면 돼. 지금은." 아이언링이 끄덕였다. "아아. 그래." "결승이다(너에게 있어선, 마지막 싸움은 아니겠지만). ......미러셰이드. 자이바츠의 마스터 닌자다. 뭔가 짓수를 감추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알 수 없어." "아무 문제 없다."

"아이언링=상. 준비 되셨습니까?" 후스마 도어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가볼까." 두 사람이 무겁게 일어섰다.

......"와오오오-!" "코로세-! 코로세-!" "아이언링!" "아이언링!" "미러셰이드! 코로세-!" "처형!" "미러셰이드가 아이언링을 처형 중점!" "스고이 닌자!" "코로세-! 코로세-!" 흉폭한 외침 속, 두 사람은 서로 노려본 뒤 오지기했다.

"도-모. 미러셰이드입니다." 미러셰이드는 광택이 나는 검은 닌자 복장을 입고 있었는데, 어떠한 종류의 스텔스 소재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지기하는 몸짓만으로도 그 카라테 솜씨를 알 수 있는 자라면 알 수 있으리라. "도-모. 아이언링입니다." 아이언링은 고개를 들었다가 얼어붙었다.

 그의 시선은 미러셰이드 너머, 결승전을 가까이에서 관전하기 위해 특설을 방불케 하듯 만들어진 입체 사지키에 쏠려 있었다. 그 네 귀퉁이는 네 명의 스모토리가 지키고 있었으며, 거기에 더해 한 명, 호위로 보이는 닌자가 대기하고 있었다. 사지키 위에는 버건디 닌자 복장의 닌자와, "......유카노."

"이얏-!" 어리석음! 미러셰이드가 순식간에 아이언링의 원 인치 거리에 파고들어, 카라테를 해방했다. 등에서 어깨에 걸치는 충돌 타격! 바디 체크! "끄악_!" 아이언링은 날아가버려서 도효 구석에 나뒹군다! "이얏-!" 미끄러지듯 미러셰이드가 다가온다! 하야이(빠르다)!

 아이언링은 순간적으로 몸을 일으켜, 쪼그려 앉은 자세로 가드! 거기에 인정사정 없이 구사되는 미러셰이드의 케리(발차기) 킥! "이얏-!" 케리 킥! "이얏-!" 추가로 케리 킥! "이얏-!"

 한 발 한 발이 무겁고도 하야이! 아이언링의 가드가 서서히 무너져 간다. "유카노...... 유카노!" "이얏-!" "끄악-!" 페인트를 방불케 하는 동작을 거쳐 창을 방불케 하는 사이드 킥이 마침내 아이언링의 안면을 포착한다! "끄악-!" 도효 바깥으로 날아가버리는 아이언링!

"돗소이!" 날아온 아이언링을, 입체 사지키를 지키던 스모토리가 빈틈없이 받아세웠다. 야쿠자 스모토리와는 격이 다른, 전사 스모토리다. "기가 막히는군." 사지키 위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던 버건디 닌자가 유카노에게서 챠를 받아 들고, 바로 앞 아이언링에게 모멸적인 시선을 향했다. "그 정도인가?"

 아이언링은 고개를 돌리며 신음했다. "네놈이......! 샐러맨더......!" "되던져라." 샐러맨더가 턱짓으로 도효를 가리켰다. "하이 요로콘데-! 돗소이 오라-!" "끄악-!"

 도효로 되던져져서 아슬아슬하게 낙법 착지한 아이언링을 향해 미러셰이드는 방심 없는 카라테 자세를 취했다. "깔보였구나. 네놈의 상대는 나다." "......!" "와라, 아이언링=상. 네놈의 카라테를 보여라. 나에게. 자이바츠에게!" "이얏-!" 아이언링이 몸을 날렸다!


6

 아이언링이 구사한 것은 사신의 낫을 방불케 하는 공중 뒤돌려차기였다! "이얏-!" 상체를 돌리며 미러셰이드가 이것을 피해낸다. 그러나 달인! 아이언링은 몸을 비틀어 여전히 공중에서 또 한 번의 일격, 발차기를 날렸다! 이것은 카포에라에서 아흐마다 마흐뗄루라 불리는 카라테! 공중 2단 발차기다!

"이얏-!" 미러셰이드는 한 발 늦게 날아든 치명적인 발차기 또한 피해냈다! 그리고 그 상체를 숙이는 움직임의 기세를 실어 회전, 뒷발로 돌려차기를 구사해냈다! 이것 또한 카포에라에서 전파된 카라테 기술! 메이아 루아 지 꼼빠쑤다! "이얏-!"

 아이언링은 이 공격을 땅에 스칠듯 말듯까지 몸을 낮추어 회피! 하단 돌려차기로 미러셰이드의 몸을 지탱하는 팔을 후리러 간다! "이얏-!" "이얏-!" 미러셰이드는 옆구르기를 구사하여 회피! 간격을 두고 착지, 카라테 자세를 고쳐 잡는다. 아이언링도 마찬가지로 자세를 갖추었다. 양자 모두 물러나지 않는다! 

"그래. 그걸로 됐다." 미러셰이드가 카라테를 흘러넘치게 하며 아이언링을 응시했다. "하지만 네놈은 대체 누구냐? 아이언링=상. 보통 카라테 사용자가 아님은 인정하마." "......" 아이언링은 대답하지 않고 전진했다. 미러셰이드도 간격을 좁힌다. "이얏-!" 아이언링의 춉 찌르기다!

"이얏-!" 미러셰이드는 이것을 팔로 튕겨내고, 자신 또한 춉을 구사했다. "이얏-!" 아이언링은 이것을 팔로 튕기며 춉을 되날렸다. "이얏-!" 미러셰이드는 이것을 팔로 튕기며 춉을 되날렸다. "이얏-!" 아이언링은 이것을 팔로 튕기며 춉을 되날렸다. "이얏-!"

"부질없는!" 미러셰이드는 내려오는 춉에서 한순간의 타이밍을 읽어내고, 달라붙듯 피해냈다. 그리고 아이언링의 손목에 손을 겹치며 허리를 낮추었다. "짓을!" 그러자 어떠한가! 아이언링의 신체가 그 자리를 중심으로 회전! 나무삼! 아이키도(합기도)를 방불케 하는 던지기다!

"이얏-!" 아이언링은 신체를 비틀어 이 공격에 낙법으로 대응! 타격의 힘이 지면으로 확산되어 흙이 터져나간다! 달인! 아이언링은 구르며 몸을 날려 거리를 떨어트렸다. "그대는 실제 강하다." 아이언링이 중얼거렸다. "허나 이긴다. 그대를 쓰러뜨린다." "무리한 말은 그만둬라." 미러셰이드가 내뱉었다. 그 눈이 요사스럽게 빛난다!

 아이언링은 주 짓수 방어 중점 자세를 취하여 어떠한 솜씨에 대비했다. 그러자, 무슨 일이란 말인가! "아이에에에!?" "안보여!?" "안보이다니 어째서!?" "닌자, 닌자 어째서!?" "아바밧-!" 관중들 사이사이에서 비명과 고함이 터져나왔다! 그렇다! 미러셰이드가 사라진 것이다!

 아이언링은 가드 자세 그대로 뒤로 밀렸다. 그 오른쪽 측면에 어떠한 충격을 받아서 빛나는 알갱이가 물보라를 방불케 하듯 터져 흩어졌다. 아이언링이 비틀거린다. 보이지 않는다! 광학 미채는 드물게 닌자 복장에 사용되는 경우도 있으나, 격렬한 움직임을 취하면 노이즈가 발생하여 스텔스가 풀린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 인비지블!

"아, 아밧-!? 오버 테크놀로지 어째서!?" 객석에서 소리치며 피를 토하고 실금한 것은 첨단 과학 장르 연구직 카치구미 사라리맨이었다. 이 남자는 섀도우 콘에 푹 빠져서 미러셰이드의 이쿠사 배틀 또한 이미 목격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짓수는 처음 보는 것! 너무나 놀라운 현상에 닌자 리얼리티 쇼크 발병을 피할 수 없다!

 감수성이 강한 일부 독자 여러분은 투기장에 떠도는 아트모스피어를 통해 읽어내셨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미러셰이드의 짓수인 것이다. 스텔스 소재로 만들어진 닌자 복장은 그의 짓수를 위해 최적화된 장비로, 다른 닌자가 장착해봐야 이정도로 인비지블 중점은 불가능하다. 코와이(무섭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부디 알아주셨으면 한다. 이것이야말로 닌자의 이쿠사 배틀인 것이다! 고사기 시대부터 닌자들은 당시의 하이 테크 및 매직 아이템을 주저없이 사용했다...... 자신의 짓수, 나아가서는 카라테를 위하여! 그것들이 상승효과를 발생시켜 새로운 무력으로 승화되는 것이다!

"끄악-!" 대각선 뒤쪽에 타격을 당해 아이언링이 몸이 꺾였다. 키드니(콩팥) 근처에서 타격 흔적을 방불케 하듯 빛으로 된 물보라가 흩어진다! 아이언링은 앞으로 넘어지면서 보이지 않는 미러셰이드에게서 거리를 두었다. 곧바로 미러셰이드는 간격을 좁히어 타격! "누웃!" 어깨에 공격을 당해 아이언링이 휘청인다!

 미러셰이드는 땅에 발자국조차 남기지 않는다. 당연히 일부러 그렇게 하고 있다. 카라테 샤우트조차 하지 않는다. 공격 지점을 알려주게 되기 때문이다. 격투기 경험자들에게는 상식이지만, 샤우트 없는 공격은 크게 그 위력이 깎여버린다. 하지만 미러셰이드는 위력을 버리고 은밀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끄악-!"......"끄악-!"......"끄악-!"......"끄악-!" 나무삼! 마치 샌드백을 방불케 하는 아이언링! "젠장!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냐, 젠장!" 모미지가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비웃듯 기척조차 없는 인비지블 타격이 계속해서 아이언링을 덮친다!

"끄악-!"......"끄악-!"......"끄악-!"......"끄악-!" 섀도우 복싱을 하는 아이언링! 실제 그것은 전위적인 댄스를 방불케 하는 광경으로, 섀도우 콘 본래의 익사이트먼트와는 걸맞지 않은 것이다! 관중들은 서서히 초조해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아이언링의 눈동자에 레이저 포인터를 방불케 하는 빛이 들어왔다!

"그래! 그거면 됐다!" 샐러맨더가 다기를 다다미에 내리쳤다. 다기가 산산히 깨지고, 호위 닌자 밴시는 재빠른 동작으로 파편을 모두 잡아 회수했다. 샐러맨더가 몸을 내밀었다. "네놈의 솜씨를 보여라! 이그조스천 그리고 다크도메인을 격파한 솜씨를!"

 보이지 않는 타격은 아이언링을 계속 공격했다...... 오오, 이 무슨 일이냐!? 아이언링의 눈빛이 보다 확실히 들어옴에 따라, 서서히 그 가드는 보이지 않는 타격에 대응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공기의 흐름을 읽는 것이라도 아닌 한에야 이런 일은...... 그러나 닌자라고는 하나 사력을 다한 이쿠사 배틀 중에 그것은 무리한 재주!

 그 답은 예측! 예측이었다! 타격 패턴의 암호를 네이처에서 읽어내어, 공기 그리고 닌자 소울의 흔들림이라는 부가적인 정보의 도움 또한 어느 정도 빌린 맞춤 기술! 지극히 고도의 닌자 판단력과 닌자 제6감이 이 방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고우랑가!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미러셰이드는 카라테 샤우트를 해금! 이에 따라 투명화가 전황을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으나 타격력은 상당히 높아진다. 짓수에 대응하기 시작한 지금에 이르러 필요 이상의 불가시성에 계속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악수. 훌륭한 닌자 판단력이다!

"이얏-!" 아이언링이 타격의 틈을 읽고, 창을 방불케 하는 사이드킥으로 반격! ......공격이 멈췄다! 도효 링은 조용해졌다...... 샤카리키 상태인 손님조차 마른 침을 삼키고 이 이쿠사 배틀의 종착점을 지켜보았다. ......미러셰이드는 어떻게 된 것인가? 아니, 어디로 간 것인가?

 아이언링은 주 짓수 자세를 고쳐잡았다. 미러셰이드는 발차기를 도약하여 피하고, 링 어딘가에 착지했다. 그리고 기척을 죽이고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가? 답은 명백하다. 연속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면, 보다 날카롭게 다듬은 일격필살 불가시 공격을 꽂으려는 속셈임에 틀림없다!

"스읍-...... 하악-" 아이언링은 허리를 낮추고 깊고도 깊게 호흡했다. 넘쳐나는 카라테에 종종 그 어깨에 떨렸다. "스읍-! 하악-!"  고요함이 찾아온 투기장에는 그저 아이언링의 호흡 소리만이...... "이얏-!" "누웃-!" 아이언링은 양팔을 교차하여 가드! 격렬한 충격! 빛이 흩날린다!

 아이언링은 받아서 쳐냈다! 나무삼! 이것은 새틀라이트(위성) 회전하며 날린 드롭킥! 가공할 만한 카라테다! 잔상을 방불케 하듯, 반동과 함께 회전 도약한 미러셰이드의 그림자가 다시 공중에 녹아들었다! 아이언링은 허공을 노려보았다...... 발밑 흙바닥에는 금이 생겨 있어서, 받아낸 공격의 충격력을 알려주고 있었다.

"스읍-...... 하악-!" 다시 호흡! 그러나 이렇게 보이지 않는 히사츠 와자 공격을 손놓게 계속 받아내기만 할 것인가? 지리 푸어(서서히 불리)하게 되는 것이 아닐 것인가! 아니! 다음 순간, 공격을 건 것은 아이언링이었다! "이이이이야아아아앗-!" 고우랑가! 이것은! 팔로 구사하는 타츠마키켄(소용돌이권)!

 허리를 반쯤 내린 자세로 무릎을 굽히고, 꽉 쥔 주먹을 굳히며 양팔을 좌우 똑바로 내민 자세로 아이언링은 팽이를 방불케 하듯 회전하면서 됴효 위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하야이(빠르다)! 가공할 만한 자이로 회전! "이이이이이이야아아아아아아아앗-!" 팔로 구사한 타츠마키켄은 종횡무진 도효 위를 쓸어버리며 미끄러진다! 미끄러진다! 미끄러진다!

 이윽고 그 무차별 공격은 보이지 않는 상태였던 미러세이드를! 포착했다! "이이이야아아아아앗-!" 잔상을 방불케 하며, 팔로 구사된 타츠마키켄을 가드하는 미러셰이드의 윤곽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쿵쿵쿵 무거운 타격음이 울린다! 그리고 그것을, 봇물이 터진 듯 쏟아지는 관중의 외침이 지워버렸다! "와오옷-!"

 좌우로 내민 아이언링의 주먹은 어느새 검붉은 불꽃으로 싸여있었다! 마찰열? 설마! 그럴수가! "누웃! 누우웃-!" 미러셰이드는 이 무시무시한 카라테를 팔로 계속 가드했다. 그러나...... 나무삼! 깨진다!

"이얏-!" 이상 회전의 기세를 실은 돌려차기가, 자세가 무너진 미러셰이드에게! 나무삼! 발차기를 날린 발에도 수수께끼의 불꽃이 휘감겨, 암흑의 궤적을 그리며 덮쳐들었다! "끄악-!" 나선 회전하면서 도효 구석으로 날아가버리는 미러셰이드!

"닌자에게!" 아이언링은 도효 구석에서 몸을 ㄱ자 모양으로 꺾으며 몸부림치는 미러셰이드를 카이샤쿠하기 위해 결단적으로 걸어갔다! "죽음을!" "이얏-!"

 아이언링은 머리 위를 노려보았다...... 뱅글뱅글 회전하면서 날아드는 새로운 그림자를! 그 닌자는 미러셰이드와 아이언링 사이를 가로막듯 착지했다! 버건디 닌자 복장에 은색 드래곤 자수가 빛난다! "승부는 났다!"

 샐러맨더가 아이언링에게 거만하게 아이사츠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니, 닌자 슬레이어!? 닌자 슬레이어라고 말한 것인가? 아이언링은 우뚝 선 자세로 샐러맨더를 노려보았다! 그 닌자 복장이...... 불타오른다! 불꽃은 닌자 복장을 태우고, 검붉은 닌자 복장을 만들어낸다!

"도-모. 샐러맨더=상." 아이언링...... 아니, 닌자 슬레이어는 주먹을 맞대어 아이사츠했다. 그 눈에 불타는 살의! 멘포 위로 불꽃이 달리며 '인(忍)' '살(殺)'이라는 문자를 새겼다!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7

"닌자 슬레이어." 세컨드, 모미지는 중얼거리며 아이언링이라는 껍데기를 벗어버린 닌자를 올려다 보았다. "아이언링=상." 그 눈에 한 줄기 눈물이 흐른다. 도효 위에서는 버건디 복장 닌자가 팔짱을 끼고 검붉은 닌자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말대로, 내가 샐러맨더다. 닌자 슬레이어=상."

"유카노를 돌려받겠다. 네놈을 죽이고."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샐러맨더는 한차례 웃고서, "네가 나타났다는 것을 알고 이 순간을 기대하고 있었지. 일부러 이렇게 무대를 갖춰준 것, 나에게 감사를 표해도 좋다." "헛소리를."

"그런데 어떻게 유카노를 쫓아온 거지? 약간 신기하군. 넌 네오 사이타마에 있었을 터. 내가 있는 곳에 유카노가 도착한 때와 네가 내 곁에 나타난 때를 맞춰보면 시간이 맞지 않는데." "앰버서더인지 하는 닌자에게라도 물어봐라." "......호오." 샐러맨더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포탈인가."

"이러쿵저러쿵 떠들지말고 빨리 아밧-!?" 야유를 던진 객석의 모히칸의 미간을 수리켄이 관통하여 즉사시켰다. 수리켄을 던진 것은 밴시였다. 객석에 고요함이 찾아왔다. 밴시는 도효를 향해 두 손을 뻗어, 손바닥의 불가사의한 사이버네틱스 장치를 기동시켰다. 아레나 밖의 군중에게 도효 위에서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게 되었다.

"네가 유카노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잘 알고 있다. 다크닌자에게 들었지. 드래곤 센세이의 죽음에 대한 줄거리는." 샐러맨더는 말을 끊고 닌자 슬레이어를 보았다. 그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 네 카라테를 보고, 실제 이 눈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잘도 나타나 주었다. 나의 사제여."

"드래곤 도죠." 닌자 슬레이어가 중얼거렸다. 샐러맨더가 사납게 눈을 부릅떴다. "드래곤 겐도소가 너에게 남긴 솜씨에 볼일이 있다...... 챠도에 말이지!" "못난 제자인가? 그대의 존재 따위, 센세이에게는 듣지 못했다." 닌자 슬레이어가 차갑게 말했다.

"하하하하하!" 샐러맨더가 가가대소했다. "그야 그렇겠지! 하지만 봐라. 일부러 너를 기다려준 거다." 입체 사지키 위의 유카노를 가리키며, "로시 닌자의 유복자 앞에서, 내가 네 솜씨를 드러낸 다음,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빨아들여 주마! 드래곤 도죠는 내 안에서 계속 살아있게 해주마!"

 닌자 슬레이어가 주 짓수 자세를 취했다. 그 눈동자는 비와 호수의 밑바닥에서 끌어올린 나무로 만든 목탄을 방불케 하듯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샐러맨더의 양팔이 천천히 원을 그리고, 닌자 슬레이어의 그 자세와 닮아있는 주 짓수의 자세를 취했다. "와라, 닌자 슬레이어=상. 나의 초석이 되어라." 

"이얏-!" 저공 점프 펀치로 닌자 슬레이어가 선수를 취했다! "이얏-!" 샐러맨더는 몸을 숙이며, 손등으로 닌자 슬레이어의 팔끝을 쉽게 쳐냈다. "이얏-!" 다음 순간, 샐러맨더의 손바닥이 닌자 슬레이어의 복부에 직격! "끄악-!?" 나무삼! 이것은 타아카이* 장타!
* 팔극권의 기술 중 하나인 타개(打開)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양손을 펼친 낮은 자세에서 앞뒤 동시에 손바닥으로 때리는 기술.

 회전하면서 날아간 닌자 슬레이어가 도효에 쳐박혔다! "대미지를 피했나. 역시로군." 순간적인 낙법 후 일어선 닌자 슬레이어에게 샐러맨더가 다가온다. 그 양팔은 뒤로 당겨진, 허리를 반쯤 내린 자세로! "이얏-!" 내미는 양팔! 나무삼! 이것은 더블 퐁 펀치!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양팔을 교차시켜 브레이서로 이것을 받아낸다! 너무나도 무거운 그 타격에 가드가 튕겨져 나간다! 오오, 이 무슨 솜씨란 말인가? 이것은 실제 과거 그가 전투했던 데스나이트의 카라테 그 자체다......!

"이얏-!"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돌려차기가 닌자 슬레이어의 목을 떨구러 간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아슬아슬하게 옆구르기 회피! "이얏-!" 회전하는 기세를 살려 샐러맨더는 계속해서 날아차기 공격!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상체를 숙여 회피! 그 자리에 덮쳐드는 두번째 날아차기!

 나무삼! 이것은 아흐마다 마흐뗄루! "누웃-!" 닌자 슬레이어는 어깨로 이 공격을 받아냈으나, 대미지를 입은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왼팔로 숏 훅! 샐러맨드는 가드!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오른팔로 팔꿈치 찍기! 샐러맨더는 가드!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왼쪽 무릎을 내밀었다! "누웃-!" 샐러맨더는 가드! 다리를 되돌리려 했던 닌자 슬레이어의 눈이 부릅 뜨인다. 다리를 되돌릴 수 없다. 자석을 방불케 하듯 샐러맨더의 가드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나무삼! 이것은 과거에 싸웠던 인터럽터의 카라테, 절대 방어 카라다치가 아닌가!?

"이것은." 닌자 슬레이어는 경악했다. 샐러맨더가 홍소를 터뜨린다! "하하하하하! 이얏-!" "끄악-!" 어깻죽지에 춉을 맞고, 닌자 슬레이어가 엎드린 자세로 도효에 쳐박힌다. "이얏-!" 발을 굴린 스톰핑을 피하며 닌자 슬레이어는 일어났다. "이 카라테!"

"어떻게 된 거냐, 닌자 슬레이어=상. ......내 카라다치 말이냐?" "그 카라테!" "소우카이야의 인터럽터를 알고 있는 건가?" 샐러맨더가 거만하게 말했다. "그리운 이야기지. 놈과의 이쿠사 배틀은 결판을 내지 못했다...... 나는 나와 싸운 자의 솜씨를 뉴런으로 기억하지. 그 기억들이 내 카라테의 초석이 되는 것이다."

 나무아미타불! 놀랍게도 샐러맨더의 말에는 거짓이 없다. 게닌(하급 닌자) 빙의자에 불과한 그는 이 비범하기 짝이 없는 닌자 학습능력과 자신의 카라테의 힘에 의지하여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의 그랜드 마스터 지위까지 올라간 것이다......!

"자아, 와라." 샐러맨더가 주 짓수 자세를 취했다. "나의 초석이 되는 것이다. 네가 솜씨를 보이는 것을 꺼려 저항해도 좋다. 전력을 다하여 공격해도 좋다. 단, 충고하자면 전력을 다하여 공격하면 죽게 될 거다. 챠도를 보여라." "......!"

 닌자 슬레이어는 주 짓수 자세를 취하고 천천히, 비스듬하게 발을 옮겼다. 샐러맨더도 그것에 응하여 두 사람은 도효 링 위를 원을 그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밧...... 샐러맨더=상." 도효 아래에서 스태프의 간호를 받던 미러셰이드가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거룩하기까지 한 카라테."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달려든다! 오른쪽 다리를 번개를 방불케 하듯 날린 하단, 중단, 상단 연속 공격! 자세를 주의깊게 살피면 카라다치로 대응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으면 중요한 카라테에 흔들림이 생겨버린다. 한번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압박이 되는 것이다!

"이얏-!" 발차기를 가드한 샐러맨더가 닌자 슬레이어에게 정권 찌르기를 날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번개를 방불케 하는 닌자 반응신경으로 몸을 숙여 회피, 이어서 공중제비를 돌듯 걷어찼다! 카라테 오의, 서머솔트 킥! "이얏-!" "끄악-!"

 들어갔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닌자 슬레이어는 공중의 샐러맨더를 바로 아래에서 한번 더 걷어찼다! "이얏-!" "끄악-!" 높이 튕겨져 날아가는 샐러맨더!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수직으로 뛰어올라, 그에게 날개죽지 조르기를! 그리고 오오, "이얏-!" 회전하면서 두 닌자는 머리부터 수직낙하!

"끄악-!" 나무삼! 이것은 강력무쌍한 아크로바틱 카라테 던지기 기술, 앨라배마 떨구기! 그러나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머리가 도효에 쳐박히기 직전, 샐러맨더는 목을 비틀어 치명상을 피해냈던 것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떨어져 나가자, 샐러맨더가 거꾸로 선 채로 내뱉었다. "나를 죽이기에는 모자라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추격타를 날린다! "이얏-!" 샐러맨더는 머리를 댄 물구나무 자세로 양다리를 벌려, 프로펠러를 방불케 하듯 회전!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도약하여 회피, 바로 위에서 내려찍기로 덮쳐든다! "이얏-!" "이얏-!" "끄악-!?"

 내려찍기에서 빠져나가듯, 스프링 반발 드롭킥이 닌자 슬레이어를 포착했다. 달인! 프로펠러 돌려차기에서 순식간에 카라테를 전환하여, 회전축을 노린 이론적인 공격에 대응한 것이다! 공중으로 튕겨져 나간 닌자 슬레이어를 쫓아 샐러맨더가 도약한다! "이얏-!"

 샐러맨더가 닌자 슬레이어에게 날개죽지 조르기를 걸어, 나선형 회전하며 지면에 수직 낙하했다! "끄악-!" 고우랑가! 앨라배마 떨구기로 앨라배마 떨구기를 되갚은 것이다! 이 무슨 두려운 인과응보 카라테란 말인가! 샐러맨더가 떨어져 나가자, 닌자 슬레이어는 그 자리에 엎드려 쓰러져서 다운!

"바카 자식-!" 밴시가 자신도 모르게 흥분하여 쾌재를 불렀다. "오야붕이 직접 상대해준 것에 감사해하며 죽어라! 감사한 카라테로 죽어라, 닌자 슬레이어=상! 감사해하며 죽어랏-!" 안쪽 다다미 위에 정좌한 유카노는 꿈꾸는 듯한 멍한 시선으로 도효 위의 이쿠사 배틀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지키도......"

"준비운동은 끝났는가, 닌자 슬레이어=상?" 샐러맨더가 팔짱을 끼고 말했다. "나는 너와 놀기 위하여 일부러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이 아니란 말이다." "......!" 닌자 슬레이어는 일어나기 위해 네발로 몸을 일으켜 버텼다. 다시 엎드려 쓰러진다. 심각한 대미지다! "......!"

 이마에서 땅으로 늘어지던 땀방울이 공중에서 정지했다. 이상긴장에 따른 상대 시간 둔화 효과다. 이윽고 닌자 슬레이어의 시야가 어두워지면서, 그의 뉴런에 주마등 리콜 현상이 발생했다.

"닌자......" "도-모, 다크도메인입니다......" "어디냐, 실버키=상......" "간도는 죽었다."

"낸시=상?" "이그조스천......" "간도는 무사하다. 그런 것보다, 너에겐 시간이 없다."  "도-모, 앰버서더입니다. 어째서 네가 이런......" "비즈니스!" "챠도, 풍림화산...... 그리고 챠도." "이름은 간단히 딥쓰로트라고 해두지." "닌자......'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 "나다!" "아카쨩(아가야)." "드래곤 도죠의 유카노가 교토로 운반됐다. 시간이 없어." "카라다니키오츠케테네(몸조심하세요)!"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신기." "트레이너의 이름은 모미지 양가다. 모미지를 설득해라."

"어허 어허 어허......" "모스맨?" "야바이 야바이 야바이(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간도는 죽었다." "교토로 가라." "앰버서더." "포탈." "고대 로마 카라테." "아카쨩!" "시간이 없다." "간도는 죽었다." "어디냐? 실버키=상." "터무니 없는 약적이 다 있군." "데스나이트입니다."

"유카노." "랩쳐=상은." "사요나라!" "테러리스트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군." "후지키도......" "챠도, 풍림화산......" "샐러맨더? 후지키도! 놈의 소울은 어차피 레서 닌자......" "블랙드래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다크닌자입니다."

"알겠는가, 후지키도. 아무리 적의 기술이 다채롭고 압도적일지라도, 흔들림 없는 카라테가 그대에게 가득 차있다면...... 챠도. 풍림화산. 그리고, 챠도." "챠도. 풍림화산. 그리고 챠도." "챠도." "......챠도." "......도." "......키도." "......지키도."

"후지키도!"

 그 비명은 한 여자가 지른 목소리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일어섰다. 드래곤 겐도소의 펀더멘탈 인스트럭션의 기억이, 마치 메마른 땅에 빗방울이 떨어진 것처럼 닌자 슬레이어의 뉴런에 스며들었다. "후지키도!" "유카노!" 그는 일어섰다.

"후지키도옷-!" 유카노가 울부짖었다. 밴시가 그녀의 팔을 뒤로 당겨 엎드리게 했다. "계집! 소란피우지 마라. 오야붕의 신성한 이쿠사란 말이다!" "후지키도옷-!" "와오오옷-!" 아레나 밖 관중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렇다! 챠도! 와라! 닌자 슬레이어=상!"

 샐러맨더가 당당하게 주 짓수의 자세를 취하고 기다린다. 그 눈에는 한 점의 방심도 없다! 닌자 슬레이어는 돌진했다. 두 팔이 검붉은 불꽃에 휩싸였다. "닌자에게! 죽음을!" "핫하하하하하! 와라! 닌자 슬레이어=상! 그래! 나의 초석이 되거라!"

"이얏-!" 불꽃에 휩싸인 춉이 샐러맨더를 때렸다! "이얏-!" 샐러맨더는 이것을 왼팔로 가드, 명치에 오른손 주먹을 꽂아넣었다! "이얏-!" 그러나, 없다! 닌자 슬레이어는 샐러맨더가 가드를 취한 팔을 중심점으로 뱅글 회전해서, 샐러맨더의 왼쪽 측면을 취했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의 키드니 블로가 샐러맨더의 대각선 뒤쪽에서 덮쳐온다! "이얏-!" 샐러맨더는 재빠르게 앞으로 넘어지며 이것을 회피! 간격을 둔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뛰었다! 공중에서 격렬하게 가로로 회전하면서 발차기를 연속으로 날린다! 이것은! 오의, 타츠마키켄!

"좀 더다!' 샐러맨더가 그 눈에 기쁜 빛을 띠며 외쳤다. "챠도를 보여라!" 눈에 보이지도 않는 팔놀림으로 암흑 카라테 · 타츠마키켄을 가드해 간다! "이이이이이이이야아아아아아아앗-!" 닌자 슬레이어는 찬다! 찬다! 찬다! 찬다! 찬다! 찬다!

"핫하하하하!" 샐러맨더는 이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공격을 모두 받아냈다!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카라테!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회전하면서 착지, 기세를 실어 후려친다! "이얏-!" "끄악-!" 초자연적인 불꽃에 휩싸인 주먹이 샐러맨더의 멘포에 꽂힌다!

"이얏-!" "끄악-!" 다른 손으로 반대쪽에 추가로 일격! 샐러맨더가 휘청인다! 그 기세를 타고 닌자 슬레이어는 회전! "누웃-!" 샐러맨더는 카라다치 방어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닌자 슬레이어는 공격을 날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회전했다! 1회전! 2회전! 3회전!

 4회전! 5회전! 6회전! "이것은." 샐러맨더가 신음했다. 7회전! 8회전! 9회전! 그 자리에서 닌자 슬레이어는 계속해서 돌았다. 샐러맨더는 카라다치 자세를 유지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불꽃 궤적을 휘감아 마치 암흑의 불기둥을 방불케 하듯, 샐러맨더의 원 인치 거리에서 카라테 압력을 더해 간다!

 샐러맨더의 뉴런이 가속한다. 이것은 강렬한 국면! 절대 방어 카라다치는 타격을 무효화시키고, 반발력을 카라테 진동시켜서 공격에 사용된 팔다리를 자석처럼 빨아들인다. 그러나, 어디까지? 어디까지 이 절대방어의 '절대'는 미칠 것인가? 닌자 슬레이어의 공격은 이 회전으로 어디까지 강화될 것인가?

 10회전! 11회전! 12회전! ......저지해야 한다. 이 회전을 저지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카라다치마저 격파할 치명적 카라테가 날아올 것임이 확실. 마치 이것은 지근거리에서 이아이 카타나(발검)를 준비하는 두 검사가 칼을 뽑는 타이밍을 서로 읽는 것과도 같다! 샐러맨더의 눈이 희열로 가늘어졌다. 이 극한!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13회전! 14회전! 15! 샐러맨더는 카라다치를 풀고, 순식간에 타격을 날렸다! 원 인치 펀치! ""이얏-!""

 파열음을 방불케 하는 기묘한 소리가 울렸다. 닌자 슬레이어는 공중에 있었다. 그는 양손을 옆으로 펼쳐, 십자가를 방불케 하는 자세로 한 바퀴 돌아 도효 구석에 체조 선수를 방불케 하듯 착지했다. 그 반대 방향에서는 4중 타격을 한순간에 얻어맞은 샐러맨더가 경련하며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8

"바카 같은.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이냐." 파라곤은 UNIX 모니터에 비치는 IRC 비밀 중계 영상을 앞에 두고 신음했다. "카라테로 샐러맨더를?" 멘포를 손바닥으로 덮고, 되풀이한다. "바카 같은. 바카 같은." "이것으로 단 한 명의 닌자에게 그랜드 마스터가 세 명 당한 꼴이 되었군." 동석하고 있던 니드호그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것도 길드가 이 녀석에 대한 경계 레벨을 설정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아주 짧은 시간 사이에 말이야. 대참사구먼." "바카 같은......" 파라곤이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파라곤이 우연한 의심으로 섀도우 콘 중계 영상을 취득한 것은 이미 샐러맨더가 도효에 오른 뒤였다.

 유카노로 생각되는 여자를 이송하는 것을 여러 이유를 대며 미루던 샐러맨더에게 파라곤은 의심을 품고 있었다. 드래곤 도죠라는 인연에 따른 어떠한 센티멘탈함이, 이 사내의 판단 능력을 흐리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의심은 예상을 웃도는 형태로 IRC 중계 영상 속에서 전개되었다. 닌자 슬레이어!?

(놈이 왜 지금 교토에? 섀도우 콘에? 샐러맨더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단 말인가?) 그가 닌자 슬레이어를 쓰러뜨린 뒤에 심문을 열어야만 한다. 경위에 따라서는 케지메다. 단시간에 파라곤의 천재 뉴런은 격렬한 스파크를 튀겼다. 하지만 그 생각을 앞지르는 것만 같은 예측 불가 사태. 샐러맨더의 다운!

"하지만 지금의 타격은...... 불가능해." 파라곤이 미간을 손가락으로 강하게 눌렀다. 영상을 몇 초 전 녹화 내용으로 바꾼다. "한 번 더다......" "오오! 이건 확실하군." 니드호그가 신음했다. 파라곤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차례의 타격."

 좁은 상아 다실이 긴박한 아트모스피어로 휩싸이고, 노예 오이란이 도게자했다. 파라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순간에 네 번. 샐러맨더의 원 인치 펀치를 앞지르며 축발인 오른쪽 발목을 걷어차서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옆구리에 주먹. 뛰어오르며 어깨에 팔꿈치. 거기에 더해 측두부를 걷어찼다. 그리고 반동으로 도약하여 도효 반대쪽으로." 

"너무나도 하야이(빨라)." 니드호그가 신음했다. 녹화 영상 순간 캡쳐로도 그 움직임 모두를 포착하지는 못했다. "평범한 카라테가 아니군. 그 문제의 챠도로군." "음." 말한 것은 파라곤. "챠도다. 이 솜씨는...... 어느 문헌에서 보았던가...... 아라시노켄(폭풍의 권)!" "아라시노켄이라고! 이 무슨 사위스러운 울림!"

"이 챠도...... 거듭해서 보낸 길드의 추격자를 시건방지게도 계속 매장시키더니, 마침내는...... 누우웃......!" 파라곤의 미간에 혈관이 솟아났다. 그러나 순식간에 쓸데없는 감상을 배제하고 니드호그를 본다. "유카노 확보 건은?" "보냈다." 니드호그가 끄덕였다.

"......봐라, 파라곤=상!" 니드호그가 재촉했다. "끝나지 않았다!" "!"


◆◆◆


"와오오오-!" "해치워버렸어-!" "코로ㅅ...... 아밧-!" 충격적인 전투를 목격한 관중들이 약물로 인한 흥분과 과도한 닌자 리얼리티 쇼크의 대립 효과로 인해 흉포한 외침을 지르고, 혹자는 피를 토하고, 혹자는 샐러맨더를 모독하려다 밴시의 수리켄을 맞고 죽었다.

"해치운 거냐? 어이...... 너......" 모미지가 닌자 슬레이어에게 물었다. 그가 어떠한 대답을 돌려주는 것보다 빠르게, 다시 함성이 폭발했다. "와오오오오옷-!" 닌자 슬레이어는 돌아섰다. 샐러맨더가! 일어난다!

"하하하하하! 핫하하하하하! 닌자 슬레이어=상-!" 샐러맨더가 울부짖듯이 웃었다. "훌륭! 훌륭한 챠도다! 일부러 이렇게 상대할 보람이 12할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는 가슴에 엄지손가락을 대고서, "드래곤 도죠는 여기에서 살아가게 해 주마! 안심하고 지고쿠 헬로 가거라!"

 샐러맨더가 주 짓수의 자세를 취했다. 그 카라테를 받아내고도 상처가 없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는 부상을 입었다. 닌자 슬레이어의 눈동자가 불타오른다. 그 또한 주 짓수의 자세를 취했다. "이얏-!" 샐러맨더가 단숨에 간격을 좁혔다! 돌려차기!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팔로 가드! 묵직하다!

"아직이다! 닌자 슬레이어=상! 아직이란 말이다!" 샐러맨더가 이어서 이 돌려차기의 기세와 함께 점프했다. 그리고 공중에서 팽이를 방불케 하듯 회전하며 찬다! 찬다! 찬다! 나무삼, 이것은...... 이것은! 고우랑가! 이것은 챠도 오의! 타츠마키켄! "이이이이이야아아아아아앗-!"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반복되는 노도와도 같은 발차기를 계속해서 받아냈다! 묵직하다! 너무나도 묵직한 발차기! 이 무슨 악몽과도 같은 체험이란 말인가. 지금까지 그가 비장의 수단 중 비장의 수단으로 삼았던 히사츠 와자로, 그 자신이 궁지에 몰리게 될 줄이야!

 압도적인 샐러맨더의 카라테를 닌자 슬레이어는 이를 악물고 견뎠다. 이 발차기는 닌자 슬레이어의 가드를, 마음을 언젠가 꺾으리라...... 그 다음 덮쳐올 것은 아마도 아라시노켄! 이 카라테의 묵직함은 그랜드 마스터 지위로서의 경험, 체격 차이, 기백...... 기백? 닌자 슬레이어가 눈을 부릅떴다!

 샐러맨더의 타츠마키켄은 멈추지 않는다! 체공 시간은 닌자 슬레이어의 그것보다 길다! 하지만 닌자 슬레이어는 마치 명상하듯, 계속해서 가드한다. 이 호흡은 챠도 호흡......! "스읍-! 하악-!" 샐러맨더는 인정사정 없이 찬다! 찬다! 찬다! 찬다! 찬다! 찬다!

(챠도. 풍림화산. 그리고 챠도.) 챠도 호흡은 뉴런에 낀 안개를 개이게 하고, 기억 속 밑바닥의 진리를 끌어올린다. (알겠는가, 후지키도. 아무리 적의 기술이 다채롭고 압도적일지라도, 흔들림 없는 카라테가 그대에게 가득 차있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 상대의 솜씨가 더 앞선다면 살을 주고 뼈가 되어라.)

"이얏-!" "......이얏-!" 덮쳐오는 타츠마키켄을 노리고, 닌자 슬레이어는 천천히 왼손으로 춉을 날려 받아쳤다. ALAS! 이 무슨 짓을! 이것은 틀림없는 악수! 아니, 악수 정도가 아니라 소용돌이가 다가오는 황야에서 일부러 집밖에 나가 상태를 살피러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우행! "끄악-!"

 바카! 그 말 외에 할 수 없다! 타츠마키켄과 부딪힌 닌자 슬레이어의 팔꿈치 끝이 부자연스러운 방향으로 구부러졌다! 부러진 것이다! "누웃-!" 목숨을 건 카라테에 튕겨져 나가며 샐러맨더는 착지! 그러나 춉에 의한 대미지는 없음! "스읍-" 닌자 슬레이어는 부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발을 내딛었다! 만용! "하악-!"

"이얏-!" 샐러맨더가 요격한다! 그 발끝이 맹렬한 가속으로 흐려진다! 나무삼! 이것은 아라시노켄의 초격! 닌자 슬레이어의 발목을 노리며 "이얏-!" "끄악-!?"

 공격을 맞은 것은...... 샐러맨더다! 경악으로 눈을 부릅뜬다! 어떠한 타격이 그를 덮친 것인가? 그것은...... 춉! 어깨에 꽂힌 것은 아무런 특이점도 없는 춉이었다! "뭣" "이얏-!" "끄악-!" 이어서 닌자 슬레이어의 팔이 번뜩이고, 샐러맨더의 어깨에 꽂힌다! 다시 한 번 춉!

(상대의 솜씨가 더 앞선다면 살을 주고 뼈가 되어라. 뼈인 그대에게는 무엇이 남을 것인가? 묻도록 하라. 그리고 춉하고, 춉하라.) "이얏-!" "끄악-!?" 세 번째 춉이 샐러맨더의 어깨, 완전히 같은 장소에 꽂힌다! 샐러맨더는 가드를 "이얏-!" 하야이! 4격째! "끄악-!"

 샐러맨더는 팔을 "이얏-!" "끄악-!?" 하야이! 5격째! 샐러맨더는 팔을 "이얏-!" "끄악-!?" 하야이! 6격째! "이것은...... 이것은." "이얏-!" 하야이! 7격째! "끄악-!" 샐러맨더는 필사적으로 "이얏-!" 하야이! 8격째! "끄악-!"

(아무것도...... 할 수 없다니!) 샐러맨더의 시간 감각이 날카로워진다. 그의 뉴런에 새겨진 솜씨들의 라이브러리가 고속으로 검색되어 이 궁지를 빠져나갈 수단을 미친듯이 찾아 헤맨다. 그러나! 춉이! 하야이! "이얏-!" "끄악-!" 보통의 춉! 기본 중의 기본인 카라테가!

"이얏-!" 하야이! "끄악-!" 춉에 춉을 거듭하는 닌자 슬레이어는 바야흐로 춉이라는 개념 그 자체인 존재이며, 그저 한 줄기 챠도 불꽃의 궤적이었다! 닌자 슬레이어는 춉이며, 춉이 닌자 슬레이어다! "이얏-!" 하야이! "끄악-!"

"이얏-!" 하야이! "끄악-!" "이얏-!" 하야이! "끄악-!" "이얏-!" 하야이! "끄악-!" "이얏-!" 하야이! "끄악-!" "이얏-!" 하야이! "끄악-!" "이얏-!" 하야이! "끄악-!" "이얏-!" 하야이! "끄악-!" 

"후지키도! ...... 후지키도옷-!" 유카노가 울부짖었다. 밴시는 믿을 수 없는 일에 어안이 벙벙해진 상태였고, 유카노는 그 제지를 뿌리쳤다. "후지키도!" 나무삼! 입체 사지키에서 뛰어내리려고 했지만 엘리트 스모토리가 벽을 방불케 하듯 서서 가로막는다! "돗소-이!" "응앗-!"

"이얏-!" 하야이! "끄아아아악-!" 샐러맨더가 무릎을 꿇었다! 그 어깨는 쇄골이 갈라지고, 세로로 비스듬히 찢어진 상처가 가슴까지 닿기 직전이었다. 샐러맨더는 사력을 다해 올려다 보았다. 검붉게 타오르는 오른손을 하늘 높이 든 닌자 슬레이어가, 샐러맨더를 내려다 보며 우뚝 서있었다.

 바야흐로 춉의 폭풍은 떠나가고, 이곳에 있는 것은 최후의 일격을 내리치는 철퇴로 변한 닌자 슬레이어였다. 그리고 패배한 샐러맨더. 이 순간, 두 사람은 말없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 과거 드래곤 겐도소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두 명의 전투자가.

(......사라바(작별이다). 닌자 슬레이어=상.) 샐러맨더는 마지막 힘으로, 받아들이는 듯이, 양팔을 벌렸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가 작열하는 일격을 내리쳤다. 카이샤쿠! 샐러맨더는 폭발사산했다.

"와오오오오옷-!" "아밧!? 아, 앗바앗-!?" "아바바바밧-!" "아아앗-! 닌자! 닌자앗-!" 오오, 나무삼! 그 때였다! 샐러맨더가 죽음을 맞이한 그 순간, 샤카리키와 닌자 리얼리티 과잉 섭취에 계속 노출되어 있던 관중들은 뉴런의 내구 한계를 넘겨버렸다!

 통상적으로 닌자 존재의 재해와도 같은 움직임을 목격하면 사람들은 닌자 리얼리티 쇼크 증상을 일으켜 현실 세계로부터 강제적으로 의식을 차단, 혹은 스스로 내성을 만들어 낸다. 그것을 통해 정신의 균형을, 늦건 이르건 회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약물 섭취에 의한 임시적인 내성은 한 번 깨지게 되면......!

"아- 이이-!" "닌자-!" "닌자인걸-!" "아바바바바밧-!" 입으로 소리치고, 누군가는 실금, 누군가는 구토, 누군가는 피를 토하면서 언더그라운드 컬쳐를 향유하던 자들은 서로 치고받고, 물어뜯고, 짐승을 방불케 하듯 울부짖었다. 코와이! 이 무슨 말법의 현세 출현!

"닌자!" "닌자닷!" "아레나 닌자!" "도효 닌자!" "웃핫핫핫핫, 닌자!" 귀천과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유령과 귀신을 방불케 하는 폭도로 변한 군중들은 도효 링을 가리켰다. "닌자! 닌자!" "웃핫핫핫핫, 닌자!" 그리고 일제히 눈사태처럼 밀려들었다!

"치잇-! 뭐냐, 젠장, 이건!" 눈물을 훔치며 밴시가 관객석을 둘러보았다. 밀려드는 자들을! "말법칼립스......" 들것에 누워있던 미러셰이드가 아연해 하며 중얼거렸다. "후지키도!" 유카노가 소리쳤다. 엘리트 스모토리가 단단히 그녀를 잡아 구속하고 있었다. "유카노!"

 닌자 슬레이어는 달려가려고 했지만 이미 도효 위까지 군중이 도달하려 하고 있었다. "이치로-...... 닌자 슬레이어=상!" 사람에게 파묻히며, 모미지가 소리내 외쳤다. "닌자 슬레이어=상! 나는! 나는 결코 잊지 않겠어! 댁의 은혜를! 결코!" 모미지는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네 이놈들, 쓰레기 새끼들-!" 밴시가 양손의 사이버네틱스 장치를 내밀었다. 이것은 그의 짓수, 그 이름의 유래가 된 사운드 공격 짓수다! "이얏-!" 끼이이이이이이! 그가 양손을 뻗은 방향의 사람들이 귀에서 피를 흘리며 우르르 겹쳐지며 쓰러져 간다! 나무삼!

"유카노! 스읍-...... 유카노옷-!" 닌자 슬레이어가 절규했다. "후지키도옷-!" "이얏-! 이얏-!" 돌려차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며 밀려드는 카치구미와 양키, 모히칸, 사이버보이, 페케롯파 컬티스트(신봉자)들을 날려버리지만 끝이 없다!

"우오오옷-!" 사운드 공격으로 군중들을 휩쓰는 밴시, "이얏-! 이얏-!" 필사적으로 발차기를 반복하며 유카노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상처 입은 닌자 슬레이어, "후지키도옷-!" 스모토리에게 안겨 울부짖는 유카노. 케오스의 파도 속, 미러셰이드와 모미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두웅! ......그때였다. 2층석 벽이 어떠한 폭발로 날아가, 거대한 구멍이 생겨난 것이다. "아밧-!" 발광에 몸을 맡기고 여전히 스탠드석에서 울부짖으며 서로 격렬하게 전후하던 사람들이 폭풍에 휘말려 즉사! 아레나 속 정상적인 몇 명이 반사적으로 그쪽을 올려다 보았다.

 큰 구멍에서 바람과도 같은 세 개의 그림자가 날아들었다. 하나는 그대로 활공하며 천장 부근에서 선회 비행하고, 나머지 둘은 한달음에 스탠드석 가장자리 난간을 박차고 아레나로 뛰어내렸다. "아밧-!" 두 그림자의 착지 지점 반경 5m의 군중들은 그 순간 모두 즉사했다.

 짐작하신 대로 세 그림자는 모두 닌자였다. 선회하는 상아색 닌자는 군중을 향해 소이탄을 흩뿌려 불태워 갔다. "아...... 임무...... 이건 임무니까 어쩔 수 없지...... 임무니까...... 아- 좋아...... 참을 수 없어......" 맹금류의 부리를 방불케 하는 멘포 속에서, 그는 결코 다른 사람들에게는 들려주지 않는 독백을 되풀이했다.

 그의 이름은 아이보리 이글. 자이바츠 사천왕 중 한 사람이며, 왜곡된 새디즘의 소유자였다. 사람들 앞에서는 항상 과묵하고 영리한 그는 결코 사욕으로 쓸데없이 죽이지 않는다. 임무에서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죽여야 하는 상황에 자신의 몸을 맡길 때, 은밀한 성적 흥분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지금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레나에 바로 지금 착지한 두 사람은? 한 명은 여닌자로, 하얗고 육감적인 허벅지, 풍만한 가슴 골짜기가 드러난 본디지 닌자 복장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보호받듯이 서있는 치프격 존재. 착지 지점의 사람들을 그 손에 들린 카타나로 나마스*와도 같이 순식간에 채썰어 버린 것은 그였다.
* 채썬 채소 및 수육이나 어육을 식초 양념으로 버무린 요리

"응-후후...... 케오스네. 살점...... 앗하하하하!" 무언가를 감춘 멘포에서 웃음 소리를 터뜨리는 여닌자는, 아이보리 이글과 마찬가지로 자이바츠 사천왕인 퍼플 타코. "......" 사악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카타나를 휘둘러 피를 털어내고, 칼집에 꽂은 남자는...... 다크닌자.

"아...... 아아...... 아......" 밴시가 얼어붙었다. "징벌기사...... 다크닌자......?" 떨고 있는 밴시 등 뒤에, 상공에서 수직 낙하한 아이보리 이글이 섰다. "밴시=상. 일단 귀공은 구속하겠다." 단숨에 뒤로 돌아간 그의 손에 강성 배부 수갑이 채워졌다. 

"구속 어째서?" "귀공에게는 곧 공정한 해명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결백하다면 이 구속에는 한 점 부끄러울 것 없다. 편의에 따른 것이다. 안심해라." 아이보리 이글이 속삭였다. 바야흐로 그가 흩뿌린 소이탄이 여기저기서 타올라, 언더 템플은 불바다였다. 열광에서 깨어난 군중들은 울부짖고 도망치며 헤맨다. 

"다크......" 닌자 슬레이어가 신음했다. 그의 주변에는 때려눕힌 군중들이 겹겹이 쓰러져 있었다. 유카노는 스모토리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다크...... 닌자." 다크닌자가 그의 시선을 받아들였다. 닌자 슬레이어는 경외감을 느꼈다. 저것이, 지금까지 그와 대치했던 다크닌자, 란 말인가?

"있구나아!" 퍼플 타코가 눈을 가늘게 떴다. "고릴라와 드래곤의 원수!" "상처를 입었나?" 다크닌자가 중얼거렸다. 그 눈에 섬뜩한 빛이 깃들었다. 잠시 뒤, 그가 혀를 차며 말했다. "우선은 유카노다." "아이, 아이(Aye)." 퍼플 타코는 다크닌자의 뺨을 어루만지고, 유카노를 운반하는 스모토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달리기 시작했다. 오른팔이 채찍처럼 휘어지고, 수리켄이 스모토리의 머리를 관통 파괴! "아밧-!" "응앗-!" 유카노가 바닥애 내동댕이쳐졌다. 닌자 슬레이어는 달려가려고 했지만, 가장 가까이에 있던 아이보리 이글이 금세 끼어든다! "이얏-!"

"이얏-!" 날아온 돌려차기를, 닌자 슬레이어는 부자연스럽게 오른팔로 받아냈다. 골절 상태에서의 장시간 전투는 그가 설령 닌자라 해도 실제 무리가 있다! "유카노!" 닌자 슬레이어가 소리쳤다. "후지키도! 저는, 저는 괜찮습니다! 도망쳐요!" 유카노 또한 소리쳤다. 퍼플 타코가 걸음을 옮긴다.

"날뛰지 못하게 해라." 다크닌자가 의연하게 걸으며 명령했다. "잘 부탁하마." "아아하하하! 아카쨩. 귀여운 여자애......" 퍼플 타코가 쭈그리고 앉아서, 떨고 있는 유카노에게 손을 뻗었다. "퍽(FUCK)하고 싶은걸." 유카노의 아름다운 흑발을 만지작댄다. "안 된다." 라고 말한 것은 다크닌자.

"이얏-!" 아이보리 이글의 도약 2단 발차기가 닌자 슬레이어를 덮친다! "끄악-!" 막지 못하고 바닥 위를 구르는 닌자 슬레이어! 연전에 따른 부상과 피로! 몹시 좋지 못하다! "귀공의 상대는 나다. 동료의! 원수!" 발차기의 반동을 이용하여 아이보리 이글은 공중으로 날개짓했다! "죽어라!"

 아이보리 이글의 활공 에어로 카라테가 덮쳐온다. 닌자 슬레이어는 가까스로 굴러서 피해냈다! "후지키도! 부탁해요! 지금의 당신으로서는!" 유카노가 소리쳤다. 퍼플 타코가 그녀의 턱을 붙잡아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 눈이 보랏빛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도망쳐요...... 지금은 도망쳐요! 난 괜찮으니! 믿어줘!" "유카노!"

 두웅! 천장이 폭발하고, 닌자 슬레이어를 향해 불타는 목재가 낙하! "에에잇!" 아이보리 이글이 그것을 피하고 다시 날갯짓 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한순간의 망설임 뒤에 도약했다! 도주한 것이다! 불길 너머로 다크닌자가 말을 내뱉었다! "벌레를 방불케 하듯 기어다녀라! 네놈의 목숨, 반드시 거두도록 하겠다!"

"유카노!" 바야흐로 불에 휩싸인 언더 템플 복도를 달리며, 닌자 슬레이어는 무력감에 이를 악물었다. 샐러맨더는 쓰러뜨렸다, 그러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의 행동은 헛수고가 되었다! 모조리! 모조리!

 ......모조리?

 ......며칠 뒤, 언더 가이온 어느 곳의 골목. 왁스칠한 사과를 공처럼 만지작거리며, 지친 초로의 남성이 걷고 있었다. 미간에 새겨진 주름은 깊고, 걸음걸이는 어딘가 어색하다. 그 남자, 모미지 양가는 배관 사이를 누비며 달리는 바이오 쥐를 곁눈질하며, 오타노모시 골목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얏-!" "끄악-!" 투쟁의 외침에 고개를 들고서 모미지는 골목을 돌아섰다. 구타를 당한 소년이 피 섞인 침을 뱉으며 일어서려 하고 있었다. 그와 대치한 것은 보오(봉)나 배트로 무장한 비슷한 나이의 요타모노(불량배)들이었다. "어이, 어이." 모미지는 사과를 만지작대며 천천히 다가갔다.

 소년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눈이 이글이글 빛나고 있었다. 적에 대한 분노, 갈망. 삶에 대한 갈망이다. 모미지는 멈추지 않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두 사람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앙? 꼬맹아, 더 해볼 셈이냐? 산수 알고 있어? 우리는 다섯 명. 카라테 도죠에 다니니까 두 배. 즉 열 명이라고?"

"해치워 주겠어." 소년은 코피를 닦아냈다. "문제도 못 되지. 숫자와 무기에만 의지하는 놈들 따위, 다섯 명의 절반이야. 에또, 2...... 그래, 2쯤이라고." "앙?" 요타모노 두목이 얼굴을 찡그렸다. "열 명이라고 했지?" "이얏-!" "끄악-!?" 소년은 갑자기 요타모노 두목에게 달려들어서 쓰러뜨렸다!

"이얏-!" 소년은 그대로 마운트 포지션을 잡고 후려쳤다! "끄악-!?" 계속해서 때린다! "이얏-!" "끄악-!" "너, 너 이 새끼......" 두목의 똘마니들 중 한 명이 보오를 치켜들었다. "이얏-!" "끄악-!" 같이 있던 자는 미간에 왁스칠한 사과를 얻어맞아 기절했다. 모미지다!

"하이, 거기까지." 모미지가 짝짝 손뼉을 치며 앞으로 나섰다. "앙? 뭐야, 영감? 앙?" 똘마니가 위압적으로 얼굴을 찡그렸다. "카라테카(카라테 사용자)라구...... 난......" 모미지는 위협하며 자세를 취했다. "카라테." 그 눈이 이글거리며 빛났다. "그리고 닌자인." "아이엣?!"

 똘마니들은 재빨리 발길을 돌려, 마운트 포지션을 잡힌 두목과 기절한 한 명을 남겨두고 도주했다. "오탓샤데(건강하시길)-!" "이얏-! 이얏-!" 소년은 두목을 계속해서 때렸다. "그만, 아밧." "이얏-!" "거기까지 해둬, 꼬마!" 모미지가 소년에게 호통쳤다. "끄악-!?"

"네 놈, 이름은?!" "키, 키리오." 소년이 기에 눌려 순순히 대답했다. "부모는?" "없어." "우리에게 부모 같은 건 없다고, 영감!" 이라며 쓰러져 있던 두목이 외쳤다. "네 놈, 이름은?!" "사, 사고." "거기 뻗어있는 놈은?!" "야메지." "그래, 알겠다!"

 모미지가 팔짱을 끼고 말했다. "너희들, 오늘부터 내 도죠로 와라! 잠자리도 있고 밥도 있어!" "에? 야메지도?" "야메지도다! 아, 도죠는 지금 부동산을 빌리러 갈 거야, 지금 정했다. 그렇게 정했다. 돈이라면 있어. "아이에에에 광인!?" 사고가 소리쳤다. "광인이 아니야! 그리즐리 굴이다!"

"옷상(아재)!" 키리오가 말했다. "가, 강해질 수 있는 거야?!" "한번 해보자고." 모미지가 파안대소했다. "역시 나한테는 너네 같은 녀석들이 필요해. 어제 이것저것 정리한 참이었는데 말이야." "야메지도?" "야메지도다!"

 골목을 돌자 몸집이 큰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서 뒤를 지나갔다. "새옹 호스." 그 사람은 모미지와 스쳐지나간 순간 미소지은 것 같았다. "내 일도 아직 계속되겠군." "앙?" 모미지가 몸집이 큰 사람의 등을 눈으로 쫓았다. 큰 남자는 걸어가면서 모미지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 녀석도 무사해. 상처는 입었지만."

"어이......" "뭐, 앞으로도 힘내라고." 큰 남자는 그 말을 남기고 골목을 돌아 들어갔다. 그리고 그대로 골목 속 어둠 안으로, 까마귀를 방불케 하듯 사라졌다.

[섀도우 콘] 끝


N-FILES (설정 자료, 원작자 코멘터리)

ここから先は

2,841字

サイバーパンクニンジャ小説「ニンジャスレイヤー」の連載やDHTLSの活動を応援しよう! プランに対応…

ニンジャスレイヤーPLUS

¥590 / 月

ニンジャスレイヤーPLUS+TRPG

¥1,100 / 月

PLUS+TRPG+DHTフルセット

¥1,500 / 月

この記事が気に入ったらサポートをしてみません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