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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아틀라스・프레지던트!】

この記事は【アイアン・アトラス・プレジデント!】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PLUS_KR 목차


1

“CEO”

“……”

“CEO?”

“……좋지 않아……”

“CEO! 낙하시간입니다. CEO!”

“으윽?”

 압박하는 듯한 꿈에서 깨어난 요로시・사토루 CEO는 먼저 자신이 꾸던 꿈의 내용을 떠올리려 하였다. 하지만 그럴 틈은 없었다. 그 바로 옆에 비서 나인이 긴장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사토루는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나인은 강하 슈트로 몸을 감싸고 하네스를 장착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확인했다. 그 또한 강하 슈트로 몸을 감싸고 있다. 다음으로 흔들림과 속도감을 확인한다., 그리고 자신 주변을 둘러싼 강철을. 여기는 비행기…… 참치 체펠린 안이다!

“그랬었지요!”

 사토루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래요? 그…… 그런 거예요!” 나인이 의아해하며 재차 확인했다. “CEO, 요로시・레이디언트・타워 준공식장 상공에서 낙하하며 아이사츠예요! 정신 똑바로 차리시길 바랍니다.”

“그랬었지요, 나인=상! 아무 문제 없어요. 준비는 충분합니다. 스스로를 걱정하세요!”

“괜찮습니까? 정말로? 그러면……”

 부가-! 적색 램프가 회전하고 바닥이 사라졌다! 지면 해치가 열린 것이다. 눈 밑에 펼쳐지는 네오 사이타마, 요로시구의 광경!

“누우웃!”

 사토루는 급격한 기압변화에 몸을 떨었다. 3. 2. 1…… 디바이스 해방! 낙하!

 사토루와 나인, 그리고 비행기사 3명이 동시에 스카이다이빙했다. 눈 아래에서 태양빛을 받아 은색으로 빛나는, 막 완성된 요로시・레이디언트・타워.

 고층건물이 밀집된 네오 사이타마에서도 레이디언트・타워 주변은 녹색 공원이 보존되어 있는 윤택한 광경이었다.

 그곳에 지금 사람들이 모여있다. 야외 뮤지션 페스티벌을 연상시키는 모습…… 실제, 특설 스테이지에서는 다양한 뮤지션들이 퍼포먼스도 펼치고 있다.

 몇초 뒤, 낙하산을 전개. 파닥파닥하고 펄럭이는 소리에 섞여 요로시구 주민들의 떠드는 소리와 환성이 들린다.

 나인이 사토루에게 아이컨택트했다. 사토루는 끄덕이고 재킷 안에 넣어두었던 오모찌를 집어들어 흩뿌렸다. 같이 낙하하던 자들도 이어서 뿌렸다. 환호성이 커져갔다.

 뿌린 오모찌는 탁구공 크기로 희고 붉은 2색. 요로시그린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경사스러움을 표현하는 네오 사이타마식 컬쳐를 따른 것이다. 오모찌를 받은 사람에게는 요로시상・인터내셔널 계열사의 미공개주식이, 볼품없는 주식 몇 주가 프레젠트된다.

“사・토・루!” “사・토・루!” “요로시상!” “요로시반자이!”

 환호성이 가까워진다. 사토루는 완벽한 미소를 셋업하고 모찌를 여기저기 던진다. 색으로 된 모자이크에 지나지 않던 사람들이 한명한명 표정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 사라리맨, 가족동반, 남녀노소……

“요로시반대!” “절대분쇄!” “미확인성분 함유 반대!”

 인산인해 속에서 난동이 발생해 몇 명인가 「비리디언 재킷맨」들이 소란을 부리고 있었다. 비리디언(Virdian, 청록색) 재킷맨은 이름 그대로 요로시그린보다도 진한 녹색 재킷을 입고 반 요로시 활동에 힘쓰는 단체이다.

 그들은 요로시상이 일으키는 생태계파괴나 화학물질오염, 참치의 건강문제에 항의하고 있으며 그 활동내용은 시위행진이나 IRC-SNS운영 등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조사설비에 참치어뢰를 발사하거나 파티를 침범하는 등 직접적인 행동까지 다방면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

 그들의 방해활동은 점차 테러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고 있으며, 마냥 웃어넘기기만도 어려울 정도의 규모를 가진 거대한 단체이기 때문에 사토루는 이미 내부에 복수의 스파이를 심어두어 상세 활동을 조사시키게 하고 있었다.

 혹여 그들의 뒷배경에 암흑 메가코퍼레이션이 스폰서로 있다고 한다면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사태다. 요로시상은 중립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태여 적대하는 기업이 생겨난다면 크나큰 걱정거리가 된다.

“이런이런, 이런 경사스러운 장소에까지 출현할 줄이야.”

 사토루가 질색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그들 주변에 요로시 경비병이나 동일한 얼굴을 한 클론레인저가 출동해 제압해서 연행했다.

 클론레인저는 클론야쿠자를 베이스로 조정을 거듭한 끝에 탄생한 양산형 「시민의 벗」이다. 그들은 요로시상 지배 영역 어디에나 배치되어 이러한 항의활동에 대한 대처, 암살행위의 경계 등을 실시한다.

 사토루 자신이 닌자인 이상, 어지간한 일이 아닌 이상 예측불능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아도 좋지만, 본사 빌딩 밖…… 아니, 자기 방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나간다면 그가 마음을 놓을 수 있을 때는 조금이라도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여기는 네오 사이타마다.

『CEO! 착지포인트는 그물망 격벽으로 나뉜 잔디밭입니다. 이해하셨죠?』

 IRC수신기로 나인이 말을 전했다. 사토루는 끄덕이고 낙하산을 제어했다. 순식간에 녹색 지면이 다가왔다. 사토루는 바로 앞에 착지했다.

 KRA-TOOOOOOOM!


◆◆◆

 키이이이이이잉…… 귀가 울린다. 화이트아웃되는 시야.


◆◆◆


(CEO!?)

(세상에나! 소방…… 구급…… 아이에에에!)

(CEO!)

(틀렸어, 의식이……)


◆◆◆


 키이이이이잉……

“나는……”

 키이이이이잉……

“CEO! 손가락이 보이나요? 대답해주세요!”

“CEO…… 나 말인가.”

“아드레날린 주사합니다! 3, 2……”

 두근!

“끄악-!”

“CEO! CEO!” “CEO!” “CEO!?”

 사원들이 사토루의 얼굴을 힐끔힐끔 본다. 흰색 임시 천막 천장이 보인다. 사토루는 눈을 깜빡였다. 주변의 소리가 소용돌이친다. 에코음, 소란, 시선, 신뢰할 만한 사원들, 의료 스태프……

“나인=상. 나인=상. 어디에 있습니까.”

 사토루가 헛소리를 방불케 하듯 중얼거렸다. 의료 스태프가 옆을 본다. 비서 나인이 달려와 사토루의 손을 강하게 잡았다.

“여기 있습니다. CEO. 괜찮아요. CEO의 몸에 외상은 없습니다.”

“괜찮다면…… 문제 없어…… 지금 몇 시 입니까…… 바로 준비를……”

“아니오, 준공 기념 연설은 중지입니다. 문제 없습니다. 요로시쨩 등신대 인형탈 팀을 이끄는 와니코・레인저스가 현장 분위기를 잘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사전에 녹화해 두었던 CEO메시지를 플라즈마 모니터에 송출합니다.”

“무슨 바카 같은 말을 하고 있습니까. 내가…… 내가 하지 않으면……”

 심전도 그래프가 급격히 오르내린다. 전자음이 번개를 방불케 하듯 뉴런에 울려퍼진다.

“저는 CEO…… 요로시상・인터내셔널…… 세계를 선도하는 회사의 정점에 선 남자입니다!”

“CEO! 아직 움직이시면 안됩니다!”

 의료 스태프가 어깨를 눌렀다. 사토루는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반사적으로 격분했다.

“내가 누군지 알고! 네이놈!” “끄악-!”

 CEO는 관자놀이 혈관이 끊겨 눈을 희뿌옇게 까뒤집고는 다시 의식을 잃었다.


◆◆◆


 네오 사이타마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월파쇄 이전을 떠올리게 하는 음울한 비가. 사토루는 요로시구의 헤드오피스로 향하는 CEO리무진의 부드러운 소파에 몸을 맡기고 창에 내리는 빗방울을, 번지는 네온의 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폭발의 원인에 대해서, 갑작스러워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만…… 작위적인 테러나 암살미수는 아니다…… 라는것이 싱크탱크의 결론입니다.”

 경비 닌자 에이전트인 이미디엇이 차내 모니터 슬라이드 영상을 재생하며 설명했다. 옆에서는 나인이 메모를 적고 있다.

“이쪽 사진을 봐 주십시오. 폭발한 것은 땅속 깊이 묻혀있었던, 전자전쟁시절 이전 시가전때 쓰인 불발탄 미사일입니다. 운 나쁘게도…… 정말 운이 나빴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낙하산 착지할때 CEO가 착지한 지점에 불발탄이 있어서……”

“이런걸로 납득 할 수 있겠습니까.”

 사토루가 이미디엇를 어둡게 노려보고 낮게 중얼거렸다.

“우연에 우연이 겹쳤다고? 이런 하찮은 결론 따위를 들으려고 제가 당신들을 돈 주고 고용한 줄 아십니까?”

“CEO……”

“설마 당신도 저를 모함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요? 이미디엇=상.”

“CEO. 그런 일은 만에 하나라도 없습니다.”

 이미디엇은 무감정한 목소리로 즉시 부정했다. 나인이 사토루를 보았다. 질책하듯 불렀다.

“……CEO.”

“알고 있어요!”

 사토루가 고개를 저었다. 사고가 덜컹거리고 있다. 잘못 끼운 단추를 방불케 하듯, 긍정적인 에너지가 샘솟지 않는다. 사고 때문이다. 사고가 그의 뉴런에 그림자를 드리운 것이다. 아니…… 보다 근본적인…… 과로……?

“내가? 바카 같은.”

“CEO……?”

“혼잣말도 못합니까!? 가만히 좀 내버려 두세요!”


◆◆◆


『우선은 큰일이 없어…… 무엇보다도 다행입니다.』

 전략회의실 의자 위에 홀로그래픽 앉은 영상이 깜빡거리며, 계열사에서 IRC로 연락해온 CXO, 해리・카와키가 걱정스럽게 몸을 내밀었다.

『CEO께서 겪으신 어려움에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위기를 찬스로 살리는 것 또한 한가지 즐거움이 아닐까 하고.』

“무슨?”

『예를 들자면 이 기회에 다른 암흑 메가코퍼레이션이나 비리디언 재킷맨과 같은 반항조직을 일단 주동자로 몰아세워 공격한다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그것은…… 누으으.”

 사토루는 얼굴을 찌푸리고 가슴을 부여잡았다. 옆에서 나인이 다가와 바로 물이 든 컵을 내밀었다. 사토루는 진정제를 녹여 마시고는 깊이 심호흡했다. 이미디엇은 벽 근처에서 뒷짐지고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CXO 해리・카와키는 자신감 넘치는 사나이다. 머리를 솟구치게 정리하고 뺨에는 제육감적 위기경계 사이버네틱스 라인이 빛나고 있다. 해리의 수완은 확실하지만, 어딘가 불온한 아트모스피어가 붙어 있다. 

 이 수 개월 간, 회사 외부자들 사이의 주식매매 움직임에서 부자연스러운 흐름이 있다. 교묘하게 카모플라쥬해서 요로시상 주식을 모으는 존재가 있다. 그 움직임 여기저기서 해리・카와키의 흔적이 묻어있다. 어디까지나 사토루의 감 수준에 지나지 않는 의심이지만……

『이번 안건으로 추가적인 주가대책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준공식은 녹화 비디오 재생만으로도 충분했다는 것이 수치로 뒷받침되었습니다. 이를 무시하고 이번 공중낙하작전이라니.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까?』

 다음으로 발언한 홀로그래픽 영상은 디아드라・오즈몬드 COO다. 회색 눈과 굳센 표정이 인상적인 여성은 요로시상・인터내셔널의 고참사원이다. 월파쇄 이후 회사개편 초창기에는 사토루에게 협력적이었으나 요즘은 파벌세력을 강화하고 사토루에게 오만불손하다고 할 정도로 강경한 발언이 늘었다. 허나 함부로 오즈몬드를 내친다면 많은 사원들이 이를 따라 등을 돌릴 위험성이 있다. 성가시다.

“CEO, 당신은 앞서서 몸소 지휘하는 것을 정말로 좋아하시지만, 월파쇄년이라면 몰라도 지금의 요로시상은 그런 쇼에 기대야 하는 약체 회사가 아닙니다.”

 다른 홀로그래픽 영상 중역들은 기회주의적으로 침묵하고 있었다. 사토루에게 쓴소리를 하지도 않지만, 비호하지도 않는다. 방심할 수 없는 무리들이었다.

 사토루는 요로시상의 두뇌이자 심장이며 선장이다. 이는 누구라도 인정하고 있다. 사토루는 여러 문제를 웃어넘기며 강철같은 수완과 경외심으로 거대한 지구기업을 이끌어왔다. 거인이 움직이면 어딘가에는 뒤틀리고 삐걱거리는 일이 생겨난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자그마한 일에 마음이 걸려 초조해하고 있음을 자각했다.

“치이잇……”

 사토루가 이를 악물었다. 그 때였다.

“CEO! 부상은!”

 전략회의실로 뛰들어온 네오 사이타마 지사장인 시도・다오였다. 슈트를 겨드랑이에 낀 그의 올백머리와 넥타이는 헝클어지고 셔츠는 땀에 푹 절어 있었다. 만사를 내팽개치고 달려온 것이다.

 시도는 활력과 실행력 넘치는 사나이로, 카라테 단련을 하고, 전 야부사메부에 쇼도 서예에도 능하다. 쾌활한 성격으로 인망도 높고 사토루를 잘 따른다. 젊은 무사와도 같은 바람직함이 있었다.

“시도=상? 네오 사이타마 회의는 난항을 겪는 중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사토루가 미간을 찌푸렸다. 당연하다. 지금의 네오 사이타마는 주요 암흑 메가코퍼레이션 관계자들이 각축장을 펼치는 중대한 「네오 사이타마 회의」가 한창 벌어지고 있을 터이다. 시도는 고개를 저었다.

“CEO의 어려움은 회사의 어려움. 회의에 임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서둘러 오늘 회의를 무사히 정리한 다음 이렇게 달려온 것입니다!”

 시도가 크게 숨을 들이키고 디아드라를 노려보았다.

“차 안에서 IRC 회의내용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만 정말이지 못 들어주겠군, 디아드라=상. 그대는 CEO에 대한 리스펙트 정신이 조금 모자란 듯이 보이네. CEO가 우리들에게 자유활달한 발언을 윤허한 것은 오로지 회사의 성장, 사원의 행복을 제일로 여기고 있기 때문. 분수를 알아라!”

『지사장 주제에 꽤나 거만해지셨군. 리스펙트가 필요한 쪽은 누구냐? 일에 대해 나와 논하고 싶은가, 시도=상?』

 디아드라의 홀로그래픽 영상이 매고 있던 카타나를 스르릉 하고 울려 위협했다. 시도가 으르렁댔다.

“뭐라고……!”

“이제 그만해도 좋아요. 시도=상.”

 사토루가 한숨을 쉬고는 일어서서 시도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진정시켰다. 그리고 회의 출석자들의 홀로그래픽 영상을 둘러보고 말했다.

“이번 안건은 실제 제 히야리・핫토*기도 했습니다. 중대 인시던트로 이어지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하면서 앞으로도 CEO로서 책무를 다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회의의 시간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차 사고

 사토루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출석자들을 통제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애써 의식해서 표정을 만들어내야만 한다는 시점에서 그의 정신력은 상당히 지쳐있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나인이, 이미디엇이, 시도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


“천천히 드시와요.”

 훈련받은 마이코가 완벽하게 오지기하고 장지문을 천천히 닫았다.

 개인실 스시요정 「요로시」는 요로시・레이디언트・타워 2층에 가게를 차린 최고급 스시 전문점이다. 흑단이 붙은 지극히도 사치스러운 개인실에서 사토루와 나인, 시도는 가게 서비스 품질 시찰을 겸해 그날의 격무를 치하하는 저녁식사를 추진하게 되었다.

“오늘은 제가.”

 시도가 셔츠를 걷어올리고 거품이 넘실거리는 맥주를 사람 수에 맞게 유리잔에 따랐다.

“CEO, 네오 사이타마까지 먼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먼저 건배!”

“건배.” “건배.”

 세 사람은 유리잔을 맞대었다.

“저는…… 괜찮은가요. 이런 장소에 합석해도.”

 나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사토루는 작게 끄덕였다.

“있어주는 편이 좋아요.”

“그럼, 사양않고 들겠습니다.”

“내일 일정은 어떻게 되죠?”

“그 일 말입니다만 CEO.”

 나인이 몇 초 침묵한 뒤 말했다.

“내일은…… 24시간, 일정을 비워두었습니다.”

“뭐라고요?”

“어떻게든 잘 조정했습니다.”

“저도 조정하는데 전력을 다했습니다. 하하하.”

 시도가 웃었다. 괴이쩍어하는 사토루에게 시도가 섬즈업했다.

“상당히 지쳐 계셔요! CEO!”

 나인도 끄덕였다.

“이번 긴급대처를 하던 중 바이탈 데이터 확인을 해 보았습니다만, 실제 특히 스트레스가 위험수치까지 접어들었어요. 불발탄 폭발은 실제 예측 불가능한 인시던트라고 하여도…… 주제넘은 말이지만…… 역시 평소의 CEO였다면 아마 큰 문제 없이 회피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야 당연하죠. 왜냐하면 저는……”

 사토루가 자랑스럽게 가슴을 펴려다 깨달았다.

“……확실히 그렇네요. 저라는 사람이 이렇게, 뭔가 개운하게 들어맞지가 않아요. 판단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인가요……”

 사토루는 문득 이미디엇에게 심한 말을 내뱉었던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인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신체 상태는 양호합니다. 그저…… 과로가 아닌가 하고.”

“제가 과로인가요.”

 사토루가 숨을 내뱉었다.

“나 원 참. 지금까지 저는 아무 근심걱정 없이 CEO 외길 인생을 달려왔었습니다만.”

“물론입니다. 그 미래지향적인 행동력이야말로 저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었습니다.”

 시도가 끄덕이며 사토루에게 지체없이 맥주를 다시 따라주었다.

“하지만 여기서 똑 하고 부러져 버리면 곤란합니다. 다시 달리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한발짝 물러나 쉬면서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흠……”

 나인도 거들었다.

“24시간이라면 문제 없이 융통성 있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리프레쉬를 취해주세요 CEO!”

 장지문이 열리고 마이코가 그윽하게 스시가 담긴 배를 옮겨왔다. 이 무슨 신선함인가! 오가닉・대뱃살과 오가닉・방어, 살아있는 새우 등이 윤기가 흐르는 쌀 위에 올려진 모둠스시!

“저희들이 바이오테크의 역군이라고는 해도 때때로 오가닉 식재료도 좋지 않겠습니까.”

 시도가 싹싹하게 말했다. 사토루는 스시를 집어 간장에 찍고는 씹었다. 자양성분과 DNA가 온 몸에 퍼져흘렀다……


◆◆◆


“건배!” “한번 더 건배!” “건배!”


◆◆◆


“건배!” “3차…… 갑시다!” “정말인가요?” “모시고 가겠습니다!”


◆◆◆


“건배!” “CEO, 슬슬……” “저는 네오 사이타마 출신이지만 서민들이 사는 스트리트라는 것을 실제 그다지 경험해본 적이 없어요! 이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포장마차도 정말 훌륭한 곳이에요.”


◆◆◆


“건배!” “CEO? 이제 정말 더는 안 돼요.” “쉬어! 라고 말한건 자네, 자네야, 나인=상!” “그래도 너무 마셨어요!” “나인=상. 저는…… 저는 감동했습니다. 자네가 없었다면 저는 분명 한참 전에 짓이겨지고 말았을 겁니다. 그리고 시도=상, 자네도! 유능한 사원의 도움이 있기 때문에 저는…… 크흑-……”


◆◆◆


“건배-!” “건, 건배…… 나인=상? 어디 있어? 시도=상?” “에-? CEO? 3글자라 카와이이-!” “아아, 그렇습니다. 저는 CEO입니다. 이번건 제가 쏘겠습니다!” “스고-이!”


◆◆◆


“건배-!” “저는 말이죠! C…… CEO! 뭔가요 자네는!” “그거 사람 아니라 웨어타누키 동상이라고?” “뭐랏!? 타누키(너구리) 주제에…… 무엄하다!”


◆◆◆


“……전 말이죠…….” “이 사람, 누구?” “몰라……” “괜찮은건가?”


◆◆◆


 사토루는 퍼뜩 고개를 들었다. 일그러진 네온간판이 발하는 불꽃이 물웅덩이에 떨어졌다. 취기는 가셨다. 하지만 엄청난 숙취가 남았다.

“누우우우우웃……”

 그는 어딘지조차 모르는 뒷골목에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취하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자세를 깨달았다. 땅바닥에 내버려진 욕조 안에 누워있던 것이었다.

“누웃…… 대체 이건……”

 그는 자신의 몸을 때렸다. 스리피스 재킷이 없다. 사라져있다. 셔츠와 조끼, 슬랙스 바지를 착용한 상태로, 그는 무방비상태였다. 넥타이도 제대로 묶여있지 않았다. 휴대단말기도 없다. 그는 서서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기다려…… 이건 어찌 된 일이지……?”

 그 때였다. 뒤에서 누군가가 욕조를 잡고 옆으로 굴렸다!

“끄악-!?”

 사토루는 젖은 아스팔트 위로 내팽겨쳐졌다. 손을 짚고 몸을 일으키자 대로의 네온라이트를 역광으로 받아 손이 긴 그림자가 위협적으로 뛰고 있었다.

“끼끽-!”

 짐승같이 새된 비명을 지르며, 그 자는 손뼉을 친다. 사토루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 자의 실루엣…… 바이오사이버네틱스로 육체를 긴팔원숭이로 바꾼 케모노펑크다. 네오사이타마에는 케모노펑크 과격파가 갱 클랜을 형성하는 일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긴팔원숭이펑크는 무차별적인 폭력행위로 인해 관광가이드 안내사항에도 요주의 단체로 지목될 정도다.

“끼끽-! 이런 곳에서 촉촉한 꽃미남 행세라도 할 셈이냐? 사라리맨 새꺄!”

 그 긴팔원숭이펑크는 잭나이프를 손에 들고 위압적으로 날을 핥았다. 몇 명인가 모인 긴팔원숭이펑크 패거리들이 눈을 빛내며 비슷하게 날붙이를 슬쩍 내비쳤다. 사토루는 포위당한 것이다.

“여긴 우리들 나와바리란 말이다. 머니, 내놔!”

“……”

 격한 숙취로 인한 두통 속에서 사토루는 반사적으로 조끼나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빈털터리다. 긴팔원숭이펑크들이 금세 눈치챘다.

“아무것도 없으면, 대출센터 같이 따라와 주실까! 아니면 따땃한 장기라도 빼내줄까-!? 끼끽-!”

“끽-! 끼끽-!” “끽-! 끼끽-!”

 긴팔원숭이펑크가 머리 위로 손뼉을 치며 비웃었다.

“끽-! 끼끽-!” “끽-! 끼끽-!” “끽-! 끼끼……” “이얏-!”

 KRAAAAASH! 사위스러운 충돌음과 동시에 긴팔원숭이펑크 한명이 벽에 대자로 처박혔다.

 사토루는 눈으로 좇았다. 거대한 그림자가 새롭게 출현했다. 우득우득 손가락 관절을 꺾으며 그 자는 눈을 빛내고는 다른 긴팔원숭이펑크들을 둘러보았다.

“끽……” “끼끽……?”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KRAAASH! KRAAASH! KRAAASH! 리드미컬한 카라테 샤우트와 벽에 충돌하는 소리가 울려퍼지자, 긴팔원숭이펑크는 전원이 벽에 대자로 달라붙어서 경련하고 있었다. 키 큰 그림자는 그자들의 안주머니에서 지갑이나 만엔권 지폐가 날아가는 것을 전부 캐치하고는, 만족한 듯이 가져갔다.

“보너스 겟! ……엥?”

“으윽……”

 사토루는 사람의 것이 아닌 듯한 신음소리를 내었다. 그를 내려보는 것은 수수께끼를 방불케 하는 폭력적인 닌자였다.

“뭐야, 넌? 술 취했냐?”

 닌자가 의아해하며 사토루를 보고는 목을 뿌득뿌득하며 울리면서 생각하더니…… 이윽고 뭔가 떠오른 것이 있는 듯이 외쳤다.

“앗-! 너! 아까 그 CEO맨이잖아?”

“뭣!?”

 사토루는 혼란해했다.

“방금전이었잖아! 방금 너, 메챠쿠챠하게 취했었다고!”

“뭐라고요? 저는……”

 두통 속에서 몇시간 전 기억의 단편이 플래시백한다. 어딘가의 나이트클럽에서 있던 기억…… 분명히 이 남자의 분명치 못한 실루엣…… 그리고 그 남자는 확실히 이름을 댔었다…… 고 생각되는……

“아이언…… 아틀라스=상…… 였던가요……?”

“나 기억하고 있는 거야? 갸하하하하하하! 그 뒤로도 진창 퍼마셨던 거구만, CEO맨!”

 아이언아틀라스는 사토루에게 손을 내밀었다. 사토루가 손을 붙잡았다.

“저는…… CEO…… 아니…… 틀림없이 CEO가 맞긴 합니다만……”

“CEO맨! 틀림없이 CEO는 뭐냐, 너! 갸하하하하하하!”

 아이언아틀라스라 이름을 댄 닌자는 사토루의 애매모호한 대답에 반응해 그를 손가락질하며 웃기 시작했다.

 사토루는 당황스러움과 분함에 우거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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