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제6화【스톰・인 어・찻잔】
"우린 단지 구가하고 싶을 뿐이라네. 시간이 지난, 이 생기 넘치는 세상을 말이야……"
"지……진짜 저질렀구나! 아저씨!"
"「불보다 빠르게 쳐라」."
"멘포……를……쓰는 것이 좋다."
"방법이 있을 거야." "알겠습니다. 목숨을 버리는 짓은 하지 말아주세요."
"물론이다."
"흠……흠흠-……그럼 시작해볼까."
"닌자슬레이어……라 하는구나."
"과연."
1
「8시 뉴스입니다. 오마카리 사의 부지에서 시설 파괴행위가 확인되었습니다.」인트로 음악과 함께, 천장 근처에 설치된 액정 모니터가 뉴스 영상의 전달을 시작했다. 여행객 차림의 남자는 모자를 깊이 눌러쓴 채 화면의 원고를 읽어내는 오이란 캐스터에게 시선을 돌렸다. 「적대기업에 의한 협정위반행위라는 견해를……" "어라?" 남자는 영상을 두 번 봤다. "난가? 곤란한걸. 하하하하."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주문하신 챠푸치노입니다." 일본풍 메이드 차림을 제복으로 입은 점원이 챠푸치노가 담긴 컵을 탁자에 놓았다. "주문은 이상이십……" "저거 좀 보실래요? 나거든요." 남자는 모니터를 가리켰다. "곤란한걸~" "네?"
"그러니까 말이죠. 오마카리 사의 부지에서……큭큭큭……시설 파괴행위……하하하하." "괴, 굉장하시네요."일본풍 메이드 점원은 곤란한 표정으로 미소지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곤란했다니까요. 총출동해서 공격해 오는 거 있죠? 이쪽은 포탈 멀미가 아직 가시지도 않았었는데." 설탕 용기를 둔 메이드 점원의 손목을 붙잡는다. "아이엣"
"음음-……왜 긴장하고 있는 거예요?" 손목을 잡은 채, 남자는 물었다. 점원은 이제 공포를 드러내며 몸을 떨면서 고개를 돌려 눈으로 점장을 찾았다.
남자는 일어섰다. "이래 봬도, 네오사이타마는 몇 번 찾아온 정도인데요. 올 때마다 거리의 풍경이 바뀌어 있어서, 정말 익사이팅하단 말이지~"
"아이에……아이에……" "이 향수가 요즘 유행인가요?" 남자는 점원의 머리칼에 얼굴을 대고 향기를 맡았다. "내 취향과는 좀 다르지만, 시험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제 여친, 기뻐해 줄까요?" "도와……도와주세요." "점장을 부르고 싶은 거야? 저기서 자고 있는데." 종업원실 입구 근처에 시체!
"아이에에에에!" "어때요? 끔찍한 기분이려나? 아무도 구해주려 오지 않을 걸요. 알겠죠?" 나무삼…….그는 그저 장난으로 깜짝 놀래키고 절망시키기 위해 이 살인 행위를 벌인 것이다. "도, 돈, 전부 가져가세요, 살려줘요." "설탕을 좀 챠푸치노에 넣어줘. 양은 알아서 정하고." "살려……" "빨리 해줄래?"
가게 안에 다른 손님은 없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점원은 설탕을 넣었다. 달그락달그락 컵이 울렸다. "천천히 저어 줘. 크림 꺼지지 않게 하라고." "하이……" "그리고, 내 입으로. 먹여줘. 웃는 얼굴로." 그는 휴대폰을 꺼내어, 셀카 준비를 했다. "공동 작업이야"
◆◆◆
가게의 노렌을 넘어 거리에 나오자마자, 남자는 화상 공유 서비스에 사진을 업로드했다. 「네오사이타마. 언제 와도 크레이지한 굿・시티! 점원씨의 서비스.」억압된 미소를 띄운 점원이 그에게 챠푸치노를 마시게 하는 사진에 이모티콘이 들어간 코멘트를 덧붙인다.
「아가야……자라렴」「그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와도루고우지 탐정사」 「전기다!」「열 장 천 엔! 열 장 천 엔」「잘 구워지고 있습니다」광고 음성의 해일과 포장마차 스피커의 호객 음성. 걸어가면서 그는 사색한다. 네오사이타마라니, 귀찮게 되었다. 번잡함이 섀도우 트레이스・짓수에 방해가 된다.
「맛있어요……아주!」 파스텔 칼라로 칠해진 오무라 사의 역관절 머신, 모터 가시라 민생기가 스피커로는 PR음성을 발하고 머리 위로는 홀로그램 영상을 투영하면서 걷고 있다. 부랑자가 거기에 밟혀 죽을 뻔한다. 남자는 모터 가시라가 갑자기 발광해서 스트리트의 시민들을 몰살하는 광경을 떠올렸다.
"역시 그건 좀 아니네~" 그는 그 상상을 그만두었다. 감을 따라 뒷골목을 하나 골라, 거기에 쪼그리고 앉았다. "닌자슬레이어……닌자슬레이어." 중얼대는 그의 타타미 두 장 앞의 지점에, 안으로 들어가는 닌자의 뒷모습이 떠오르고 있었다. "운 좋은데."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이름은 아모크웨이브. 그는, 운이 좋다.
【스톰・인 어・찻잔】
"피자는 언제 나와!" 스모토리를 방불케 하듯 우람한 체격의 거한이 탁상을 덜컹덜컹 흔들었다. 접객하는 오이란드로이드의 머리칼은 밝은 오렌지색으로, T셔츠에는「ことぶき」라고 쓰여 있다. "다 구우셨나요?" 코토부키는 계산대를 돌아봤다. "아-?" 타키는 포르노 잡지 신간을 거꾸로 들어서는 눈 가까이 들이대고 있었다.
"네에쨩(언니), 이쪽 피자도 아직 안 나왔는데!" 창가에 앉은 다른 손님이 탁상을 덜컹덜컹 흔들었다. 그 안쪽에서는 모히칸 머리의 손님 여러 명이 다트 투척에 삼매경이다. "굽고 계신가요?" 코토부키는 계산대를 돌아봤다. "아-" 타키는 포르노 잡지 신간의 각도를 도로 돌려놓고, 얼굴을 떼면서 찌푸렸다.
"굽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코토부키는 답했다. "거기 냉장고 안에 냉동피자가 들어있으니, 오븐에 이렇게 넣어서, 스위치를 누르면, 구울 수 있어요." "알았어…" 거한은 귀찮은 듯이 냉장고 쪽으로 걸어간다. 창가의 손님도 어깨를 으쓱이며 그의 뒤에 섰다. 따르르르르삐로삐삐. 다트 기계 소리가 울렸다.
코토부키는 타키에게 다가가 말했다. "좀 더 손님들의 호스피탈리티를 고려하는 진심어린 접객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도게자 접객입니다." "됐거든. 나도 진심어린 기념품 받지 못했으니까." "닌자슬레이어=상에게 말이에요?" "사이버 물담배를 부탁했는데 말이지..." "어머나!"
코토부키는 잠깐 생각하더니, 2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야! 뭘 갑자기 농땡이 치려는 거야. 어디 가는데!" "그럼, 제가 사온 걸 대신 드릴게요!" "뭐라고?" "테루아케・피자 있어?" 다른 손님이 타키에게 주문하려 했다. 타키는 오븐 앞의 줄을 가리켰다. "저기 뒤에 서!"
타키는 의자에 푹 기대서 다 읽은 신간을 계산대 위에 두었다. 닌자슬레이어는 곧 돌아올 것이다. 선즈・오브・케오스의 네트워크를 더듬다가, 찾아낸 닌자를 죽이고 돌아온다. 성가신 정신이상자이긴 하지만, 표적 찾기를 도와주기만 하면 위해는 끼치지 않는다. 잘 길들이면 집 지키는 개도 되어 줄 수도 있겠지.
출입구의 문이 열리며 풍경이 울렸다. "거 참 오늘은 손님도 많구만!" 타키는 혀를 차며 소리가 난 쪽을 봤다. "뭐야. ㄴ……" 닌자슬레이어가 아니었다. 새로 들어온 손님은 점내를 둘러본 뒤, 어깨를 늘어뜨리며 계산대를 향해 걸어왔다. 가게 안의 웃음소리나 노성, 웅성대던 소리가 전부 갑자기 끊어졌으나, 이내 재개되었다.
"하이, 이랏샤이." "이런 곳에 가게를 세운 거야~?" 모자를 깊이 쓰고 있어 무슨 표정인지는 알아볼 수 없다. "앙? 뭔데 네녀석은." 타키가 얼굴을 찡그렸다. "이야기가 안 통하는 놈은 사절이라구." "그렇구나, 그럼 이야기를 좀 해보자." 그 사내는 모자를 살짝 기울이고는 타키와 눈을 맞췄다. "아니……우선 주문이 먼저지. 여기는 뭘 파는 곳이니?"
◆◆◆
"이얏-!" 닌자슬레이어가 돌아보며 휘두른 주먹이 트랩마스터의 얼굴에 명중했다. "끄악-!" 트랩마스터는 앰부쉬를 실패하고, 등에서부터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그는 낙법을 취하며 백플립, 일어서면서 쿠나이를 던졌다. 닌자슬레이어는 이를 브레이서로 튕겨낸다.
"사츠가이라는 남자를 알고 있나?" 터벅터벅 걸어서 다가오며 닌자슬레이어가 물었다. 트랩마스터는 뒷걸음질쳤다. "사츠가이라고……?" 그는 눈썹을 찡그렸다. 미간에서 땀 한줄기가 흘러 떨어진다. "사츠가이에게 무슨 용건이 있지?" "죽일 거다." "이얏-!" 쿠나이 재투척!
닌자슬레이어는 바닥 직전까지 몸을 숙이고, 급가속 접근한다. 트랩마스터는 거품을 물고 연속 백플립하다가 배후의 벽에 몸을 부딪쳤다. 쿠웅! 충돌음과 함께 트랩마스터의 모습이……사라졌다. "뭣……!?" 닌자슬레이어는 달려가서 벽에 손을 대 보고, 반사적으로 벽을 두드렸다. 견고한 철벽이었다.
철컹! 전방의 통로 깊은 곳에서 소리가 울렸다. 닌자슬레이어의 닌자 제6감이 위기를 알린다. "이얏-!" 재빨리 브릿지를 취한 그의 바로 위를 머신건의 총화가 지나간다. BRATATATATATA! "제길……!" 그는 배를 깔고 엎드려 재빨리 포복전진했다.
BRATATA...TATA...KBAM! 수리켄을 투척하여 막다른 곳에 설치된 기관총을 침묵시킨 뒤, 그는 조심조심 몸울 일으킨다. 시선이 느껴진다. 놈이 있는 것이다. 아주 가까이에. 경계를 유지하면서 통로를 나아간다. 이윽고 검게 칠한 후스마 도어가 나타났다. 뇌내지도를 다시 살펴보건대, 이 방 이외에 답파하지 않은 방은 없다. 주저없이 열어젖힌다. 터엉-!
"바카 같은…….막다른 길이라니……?" 닌자슬레이어가 발을 들인 곳은, 타타미가 깔린 네모난 작은 방이었다. 이는 축의・깔기라고 불리우는 패턴으로, 열두 장의 타타미로 구성되어 있다. 사방은 벽이었는데, 각각의 벽에 코끼리, 다루마, 문어, 보물선의 훌륭한 수묵화가 그려져 있었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후스마 도어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트랩마스터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헛수고다, 트랩마스터=상……!"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닌자슬레이어는 오른손에 수리켄을 쥐고, 발소리 하나 내지 않는 정밀한 걸음걸이로 방의 중심부를 향해 나아갔다. 이마의 땀을 오른쪽 손등으로 닦았다.
닌자슬레이어는 마침내 방 중심부에 도달했다. 그리고……유유히, 손에 쥐고 있던 물건을 머리 위로 내던졌다! "이얏-!" KRAAASH! 그의 손을 벗어나 날아간 것은, 검게 타오르는 후크 로프다! 강철의 갈고리가 천장을 찢었다. 그는 힘껏 로프를 아래로 당겼다! "이얏-!" KRAAASH! "끄악-!"
천장재가 찢어지면서 벗겨져 나가고, 부상 입은 닌자가 떨어져 내려왔다. 닌자슬레이어는 도망치려고 하는 트랩마스터에게 내려차기를 먹였다. "이얏-!" "끄악-!" 그리고 그대로 짓밟았다. "이얏-!" "끄악-!" "헛수고라고 했을 텐데……나는 네 존재를 느낄 수 있어!"
(((어리석은 것……카라테의 부족을 짓수에 의지하여 하찮은 농간을 부린 우행을 후회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마스라다!))) 뉴런 밑바닥에서 나라쿠가 비웃었다. "이얏-!" 끄악-!" "사츠가이에 대해서……선즈・오브・케오스에 대해서, 뭘 알고 있지…… 말해라, 트랩마스터=상!"
◆◆◆
그녀는 리모델링 도중 방치된 상가건물의 철골에 기대어, 맞은편의 폐목욕탕을 관찰하고 있었다. 아무런 특이사항도 없는 폐허, 적어도 지상부분은 그렇다. 하지만 그녀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그녀는 누구일까? 더스터 코트를 입고, 모자를 쓰고 있다. 코트의 어깨는 패딩으로 보강되어 있었는데, 어쩐지 흠집투성이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코트 자락을 펄럭이게 한다. 그녀는 얼굴을 찡그렸다. 나이는 20 정도. 하지만 기묘한 아트모스피어가 있었다. 알아보는 자는 알 수 있는 기묘함이. 이윽고회색 하늘을 가로지르며 검은 그림자가 똑바로 날아오더니, 어깨에 발톱을 세우며 멈추었다. 그것은 세 발 달린 까마귀였다.
거의 같은 때에, 목욕탕의 노렌(포렴)을 헤치며 나타난 자가 있었다. 그녀의 추적 대상이다. 드디어, 포착했다. 사립탐정 시키베・타카코는 폐목욕탕의 지하 미궁에 잠복한 트랩마스터를 방금 막 처리하고 귀환한 닌자슬레이어를 내려다보았다. 세발 달린 까마귀가 재촉하듯 까악까악하고 울었다.
◆◆◆
"주문 할 거야? 안할 거야?" 타키는 상품인 케모콜라의 뚜껑을 땄다. 자기가 마시려는 것이다. 방문자는 큭큭대며 웃었다. "딱히, 하든 안하든 상관없는데." "앙? 뭔 헛소리야. 병원은 아래 블록이거든? 착각하지 말라고. 보이냐? 꿀꺽꿀꺽, 야, 보이냐고." 타키는 콜라를 마시면서 가게 밖을 가리켰다.
"……저깄는 줄은……" 사내는 타키의 손을 잡고, 척 구부려서 오븐 앞에 줄을 선 손님들을 가리켰다. "……뭐야?" "귀찮은 멍청이가 왔군." 타키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덧붙여서 말했다. "아, 미안하다. 마음의 소리랑 접객용 토크가 반대로 나와버렸어." "음후후후후! 재밌는걸." "하하하하하."
뿌득. 하는 소리가 나며, 타키의 손목이 이상한 각도로 꺾였다. 사내가, 꺾은 것이다. "내가 묻고 싶은 건……" 남자는 타키의 손가락을 척척 움직여, 다시 오븐 앞에 줄 선 손님들을 가리키게 했다. "아이에에에에에!" "내가 묻고 싶은 건 있지. 저 줄은 뭐야? 라는 말……" "아이에에에에에에!" "시끄럽네~, 후후후후." "아이에에에에에!" 타키는 절규하며 고개를 저었다. 사내는 손을 놓지 않는다.
"저 저 저." "또 타키군." "저질렀구만." 손님들은 제각기 소곤거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아이에에에에에! 무슨……짓이야……잠깐잠깐……부러져부러져부러져!" "그러니까, 저 줄, 뭐야?" "아이에에에에!" "말이 안 통하네……" 사내는 혀를 차며, 의자에서 일어섰다.
"저기 있는!" "아밧-!" "줄은!" "아밧-!" "뭐냐" "아밧-!" 남자는 타키의 손을 붙잡은 채, 리듬을 맞추듯이 수리켄을 투척, 오븐 앞에 서 있던 세 사람의 관자놀이를 한 명 한 명 꿰뚫어 즉사시켰다. "……는 얘긴데……아-, 이것 봐. 전부 죽어버려서 알 수도 없게 됐잖아." "아이에에에!"
타타탁, 하고 큰 소리를 내며 손님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내를 향해 총을 겨누는 두 명. "아밧-!" "아밧-!" 미간을 꿰뚫려 죽는다. 그리고 출구로 뛰쳐나가려 한 것이 한 명. "아밧-!" 후두부를 꿰뚫려 앞으로 나자빠진다. 그 와자마에, 명백하게 닌자이다.
"이……이 새끼가." 진땀을 흘리면서, 타키가 사내를 노려봤다. "닌자……" "이얏-!" "아밧-!" 타키의 신체가 빙글 회전하면서 떠올라, 카운터에 등에서부터 내리쳐졌다. 타키가 눈을 까뒤집자, 사내는 엷게 웃었다. "안 죽였어, 안 죽였어……살살 했으니까. 죽은 척은 관둬." "……!" 타키에게서 손을 뗀다. "있잖아, 내 이름 알고 싶어?" "망할……"
사내는 모자를 벗어 카운터에 두더니, 어깨를 으쓱이고서는 아이사츠했다. "도-모. 아모크웨이브입니다." "아……아" 타키는 경련하면서 신음했다. 점내의 아직 살아있는 손님들은 공격도 도주도 행하지 못한 채, 얼어붙어서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이미 그는 보라색이 표면에 물결치는 감색의 닌자 장속 차림이 되어 있었으며, 얼굴에는 강철 멘포를 장착하고 있었다. "흐흐흠." 그는 눈을 감고, 힘을 집중했다. 손님들은 숨을 삼켰다. 점내에 갑자기 노이즈로 형성된 닌자의 스톱모션이 나타난 것이다. 타키는 경련하고 있다. 아모크웨이브는 손님들을 본다. "알아?"
손님은 세 명이 남아 있었다. 떨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모크웨이브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말했다. "닌. 자. 슬. 레. 이. 어. 알아?" "몰라……" "몰……" 손님들이 신음했다. 아모크웨이브는 고개를 저었다. "됐다, 그래." 그는 다가가서, 두 명의 머리를 서로 부딪쳐 죽이고, 마지막 한 명은 박치기로 죽였다.
아모크웨이브는 계산대 위에서 경련하는 타키를 돌아보았다. "이러언, 전부 죽여버렸어. 이 녀석들, 네 친구야? 아님 단골? 여기 잘 나가는 가게였어?" "자……잘 나가지." "거기에서 허세를 부리지는 않아도 되는데. 선즈・오브・케오스, 알아?" "몰……" "응. 알고 있구나. 얼굴 보니까." "몰……" "알고 있다는 표정인걸."
아모크웨이브는 케모콜라병을 꺼내어 엄지손가락으로 뚜껑을 날린 뒤, 노이즈로 형성된 닌자에게 기대어, 멘포 호흡구를 통해 콜라를 마셨다. 목줄기를 타고 콜라가 흘러내렸다. "이 녀석은 닌자슬레이어. 이름도 알 수 있어. 편리한 짓수거든…… 닌자슬레이어는, 너희 가게의……뭐라 하지? 손님이야?"
"너, 너 이새끼……내 가게에 손을 대다니, 소우카이야의 닌자가 가만 안 있을 거다……" "하하하. 소우카이야." 아모크웨이브는 콜라를 꿀꺽꿀꺽 마셨다. "그다지 자세하진 않지만, 그럼, 널 입막음으로 죽이지 않으면 곤란해진다는 거지?" "소우카이야가 가만 안 있겠지만, 무엇이든 말할 테니 살려줘."
"아니, 아니. 그래도 돼? 친구를 팔지 말라고." "손님 아니고 친구도 아냐." "아니, 뭔가 연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단 말야." 아모크웨이브가 쓴웃음을 지었다. 다시 방금 전처럼 키아이(기합)을 넣자, 그의 등 뒤에 있던 노이즈・비전은 사라지고, 안쪽으로 나서는 뒷모습이 나타났다. "이것 봐……가게는 이 층밖에 없잖아? 그런데."
"놈은 광인이야……나는 협박당해서, 착취당하고 있는 거라고. 무엇이든 말할 테니까……" "친구는 소중한 거야." 아모크웨이브는 타이르듯이 말했다. "너의 그 태도는 살짝 불쾌한걸……" "친구는 소중합니다!" 타키가 반응했지만, 아모크웨이브는 이를 무시하고 자기 지론을 피로한다. "친구라는 건 말이지, 보물이야."
"닌자슬레이어는 사츠가이라는 놈의 목숨을 노리고 있어! 선즈・오브・케오스가 사츠가이와 만난 놈들의 모임이라는 것을 그놈은 포착했어. 녀석은 종종 나한테…….그……" 타키는 "내게 해킹을 시켜서 구성원의" 라고 이어서 말할 뻔 했으나, 그대로 말을 삼켰다. 그래서는 자신에게까지 누가 미칠거라 생각한 것이다.
"선즈・오브・케오스는……뭐랄까....." 아모크웨이브는 먼 곳을 보는 눈을 했다. "공유……랄까나…….체험을 말야……사츠가이를. 그래. 정보를 교환하거나, 서로 연락하고, 같이 여행을 하거나……바베큐 파티를 하거나 해. 좋겠지?" "부럽습니다." "편한 관계로, 서로 지배도 피지배도 없이 말야."
"조심하십쇼." 타키가 신음했다. "선즈・오브・케오스의 여러분은 노려지고 있습니다. 진짜로요. 몇 명이나 죽었다고요." "으응." 아모크웨이브가 끄덕였다. "신경쓰여서 말야. 평소에 연락하고 지내는 일은 없지만, 아무래도 최근에는……있어야 할 녀석이 안 보여. 위화감. 제이드마무시=상도?" "예."
"슬퍼라." 아모크웨이브는 웃었다. "전에, 녀석에게 테루야케를 대접받은 적이 있어. 펜트하우스에서. 네오사이타마엔 거의 와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돌아오는 길에 한번 만나려고 했는데." "트랩마스터……=상을 죽이려 갔어요. 지금." "헤에, 그렇구나. 진심이라 이거네." "예."
"있잖아, 왜 우릴 노리는 거야?" 아모크웨이브는 눈을 반짝였다. "우리 쪽엔 다양한 친구들이 있거든. 소속된 조직도 제각각이고. 그냥 사적인 모임이야." "사츠가이 때문이 아닐지. 놈에게 원한이 있는 것 같던데." "어찌됐든……" 아모크웨이브는 한숨을 쉬었다. "치워버리지 않음 안 되겠어. 아부나이(위험)하니까."
아모크웨이브는 안쪽, 노이즈・비전의 뒷모습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 끝에는 계단이 있다. 타키는 카운터 위에서 거친 숨을 내쉬며, 뭍으로 끌어올려진 참치를 방불케 하듯 퍼덕인다. 상상을 초월하는 아픔과 공포, 안도가 뒤섞이면서, 의식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윗층에는 코토부키가 있었는데…….
2
트랩마스터. 거창한 함정을 준비한 닌자였으나, 막상 선즈・오브・케오스와 사츠가이에 관한 새로운 정보는 없었다. 닌자슬레이어에게 승리의 고양감은 별로 없었다. 이번 이쿠사 배틀의 피로감은 유달리 컸다.
선즈・오브・케오스. 구성원들은 커뮤니티를 숨기려는 경향이 별로 없다. 조금만 조사해도 얼마든지 태평한 생활의 로그를 끄집어낼 수 있다. 즉, 그 자들에게 있어서, 이런 로그는 딱히 크리티컬한 정보도 아닌 것이다. 그것이 도리어 추적을 어렵게 하고 있다. 공공연한 정보이기에 핵심에 다가가지 못한다.
사츠가이의 정체나 그의 의도를 아는 자는, 접촉자 중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다. 예언, 사명, 그러한 것은 없는 것일까? 사츠가이라는 정체불명의 존재는 제 나름의 가치관에 따라 닌자를 선별하고, 눈 앞에 나타나서, 닌자 소울에서 유래하지 않은 힘을 부여한다. 밝혀진 사실은 그뿐이다.
사츠가이는 베푸는 자라도 되는 걸까. 그렇다면 어째서 아유미의 목숨을 빼앗았을까. 그리고 마스라다를. 마스라다는 아유미를 지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죽는 것을 면했다. 그 순간의 기억은 산산히 흩어져 있다. 여덟 방향으로 삐죽빼죽 날이 선 수리켄. "으으으" 닌자슬레이어는 보폭이 점점 좁아지다, 멈춰서더니, 고개를 숙였다. 지면이 울렁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두 번 접촉한 자……두 번 만났다……" 닌자슬레이어는 만트라를 방불케 하듯 중얼거리며 의식을 유지하려고 했다. 대장간 망치를 내려쳐 쇠를 단조하듯이. 사츠가이에게 두 번 접촉한 자. 더 깊은 비밀의 층계에 도달하기 위한 유일한 실마리다. (((사츠가이에게 두 번))) 나라쿠의 목소리가 겹쳐졌다. (((두 번이다)))
퍼석, 하고 흙을 밟는 소리에 그는 고개를 올렸다. 닌자슬레이어는 자신의 부주의함을 책망했다. 앰부쉬할 절호의 기회를 주고 말았다! "이얏-!" 반사적으로 투척한 수리켄은 자세를 취한 상대의 어깨 바로 위를 통과, 상공으로 드라이브 회전하며 사라져 갔다. 그 자는 닌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위험해라……!" 탐정 더스터 코트를 입은 여자가 등 뒤의 상공과 닌자슬레이어를 번갈아 봤다. 닌자슬레이어는 발을 돌려 달려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거기에 작고 새까만 그림자가 낙하해 와서, 날개를 퍼덕이며 호버링했다. 앞을 가로막은 것은 까마귀 한 마리였다. 그 까마귀에게는 다리가 세 개 있었다.
"까-악! 까-악!" 까마귀가 외쳐댔다. 닌자슬레이어는 반사적으로 뛰어내렸다. 짓수를 경계한 것이다. 안 그래도 트랩마스터와의 전투 직후이다. 어떤 함정이 배치되어 있을지…… "닌자슬레이어=상 아니심까?" 여자가 그를 불렀다. "좀 봐줘요……공격할 의도는 전혀 없으니까!"
까마귀가 지면에 살포시 착지하더니, 발톱으로 아스팔트를 긁었다. 목을 조금씩 움직이다가, 살짝 기울이며 닌자슬레이어를 바라보았다. 그는 불편한 기분을 느꼈다. 동물의 주시라곤 여겨지지 않는, 꾸짖는 듯한, 기분 나쁜 지성이 느껴졌다. 여자가 오지기했다. "도-모. 시키베・타카코. 사립탐정입니다." "탐정이라고?"
닌자슬레이어는 다시 그쪽을 돌아봤다. 여자는 모자를 벗고 머리를 슬쩍 긁었다. "보다시피 말임다." "보다시피?" 물들이지 않은 흑발. 주근깨가 퍼졌고, 치열이 안 좋다. 뿔테안경. 눈매가 나쁘다. 그 나쁜 눈매로 닌자슬레이어를 바라본다. "얘기좀 하지 않겠슴까? 이래 봬도, 찾는데 꽤 고생해서……"
"소우카이야의 사주인가?" 닌자슬레이어가 떠보듯 말했다. 시키베의 눈썹이 찔끔 움직었으나, 그것은 간파당했음을 드러내는 움직임은 아니었다. "소우카이야와 척을 지신 검까?" 시키베는 신중하게 물었다. 닌자슬레이어는 숨을 내뱉었다. "아닌 거 같군. 그럼 누가 너의 클라이언트지?"
"얘기, 이대로 계속해도 되겠슴까?" "……" 닌자슬레이어의 뉴런이 고속회전한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왜 이 녀석은 닌자슬레이어의 이름을 알고 있지? 목적은 무엇인가. 반대로 몇 가지 캐물을 필요가 있을까……
『모시모시! 모시……모시모시! 응답하라고! 응답 야이 씹!』
갑자기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그것은 타키에기서 온 IRC 콜이었다. (무슨 일이야) 닌자 슬레어는 뉴런 속에서 응답했다. 『야바이, 폐가 다쳐서 움직이지도 못하겠어. 죽을지도. 망할 닌자 새끼……내 가게를, 손님들을……존나 야바이하다고!』 (간결하게 말해) 『선즈・오브・케오스의 닌자 자식이 여기를 알아냈어! 아니, 이미 들어왔어! 피자・타키에!"
"잠ㅅ……" 시키베의 목소리를 남겨두고 닌자슬레이어는 떠났다. 그는 순식간에 도약하여 간판「커다란 듬뿍-」을 밟으며 한층 더 높이 뛰어오르더니, 옥상을 연속 옆돌기해서 또다시 뛰어올라 전신주의 꼭대기 위에 착지, 그 기세로 전선위를 미끄러져 갔다. 시키베는 지상에서 달려갔다. 초속, 가속도가 평범한 인간의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멀어진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폐건물에서 폐건물로 건너뛰며 갈고리 로프를 전방의 간판 「물억새의 구덩이인*」에 내걸어 원심력을 이용해 한층 더 뛰어올랐다. 그 뒷쪽을 세 다리의 까마귀가 뒤쫓는다. 닌자슬레이어는 파쿠르・히캬쿠(배달부)를 방불케 하듯 건물의 벽을 타고, 뛰어올라, 번화가 방향으로 향했다.
*물억새의 구덩이인(荻の窪な):도쿄 스기나미 구에 속한 거리 「오기쿠보(荻窪)」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됨.
불현듯 모노톤이었던 배경에 폭력적인 색채가 넘쳐흐르기 시작한다. 「세븐스」「빌리고 갚는다」「카라오케市」「전화 왕자님」「кокэси」「오마미」「떡 수라장」「매일 회전하고 있습니다」「사기NO!」. 난립하는 네온 간판의 헐레이션(halation)과, 거리를 오가는 광고의 폭음들.
"까-악!" 쫓아오던 까마귀가 갑자기 빛과 소리에 움츠러들었다. 사방팔방에서 파드득대는 날갯짓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영역 침범에 분노한 참새 갱이 덮쳐온다. 설상가상으로, BLAM! BLAM! 빌딩 옥상에서 스탠바이하던 어반(Urban) 새잡이가 이 소동에 반응하여 바이오 참새들을 쏘기 시작했다. "풍년이로군!"
한편, 닌자슬레이어는 점포 밀집지의 텐트 위를 구름 타는 형용을 방불케 하듯 달려가고 있었다. 그는 후방의 소동에 신경쓸 틈이 없었고, 오히려 따돌리는 편이 좋다고 판단했다. 『살려줘! 하야쿠(빨리)! 존나 위험하다니까!』"닥치고 있어 봐! 아니지, 정보를 말해봐. 녀석의 이름이나, 쓰는 짓수는 뭔데!" 간판, 파이프, 뒷골목!
『이름은 아모크웨이브…...우리가 아직 알지 못한 녀석……갑자기 손님을 전부 죽여대고는……개 사이코 새끼야, 큰일이라고. 지금까지 중 가장 야바이. 뭔가……분신 같은 걸 만들었어』"코토부키=상은?"『몰라. 이래선 아마도 글렀어. 나도 곧 저새끼한테 죽겠지. 다쳐서 움직일 수도 없어. 녀석이 곧 돌아올 거라고!』
◆◆◆
시키베는 광고 네온사인이 발하는 빛을 머금고 반짝이는 수증기와 포장마차 거리의 풍경을 앞에 두고 멈춰섰다. 근처에서 걸어가던 네온 우산을 쓴 시민이 수상쩍은 듯이 그녀를 보았다. 이윽고 세 발 달린 까마귀가 내려와서 그녀의 어깨 패딩에 발톱을 박을 기세로 착지했다. "찾으셨슴까." 시키베가 물었다.
그녀가 팔을 올려 휴대용 UNIX를 들어 보이자, 까마귀는 부리로 능숙하게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액정 패널엔 「붓다 퍽」이라는 문자가 표시되어 있었다. 시키베는 얼굴을 찡그렸다. "웨을(well)-"
3
한바탕 파괴음, 그리고 나서 침묵. 곧이어, 뚜벅뚜벅 소리를 내며 계단을 내려온다. 타키는 통신을 끊고, 휴대 단말을 안쪽으로 내던졌다. 그는 카운터 위에서, 도마 위에 올려진 참치를 방불케 하듯 위를 향하며 떨고 있었다. 실제 일어설 기력도 이젠 없다. 점내에는 피 냄새가 가득하다. 시체의 산이다.
"대단한 건 없네~……" 다시 나타난 아모크웨이브가 타키에게 말을 걸었다. "근데,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니지?" "목숨만은 살려줘." 타키가 신음했다. "무엇이든 말할게."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니지?" "알았어. 우리집은 사실 그냥 피자집이 아니야. 비밀이 있어."
"그렇지? 그럴 거야. 그렇지 않음 이상한걸." "비밀 UNIX실이 있어. 그건, 뭐랄까, 쿨럭, 숨겨진 방인데, 거기서 해킹 일을 하는 거지." "거창하네, 그거." "장소는……" "아니, 괜찮아. 층분해." 아모크웨이브는 다시 노이즈의 인형을 만들어냈다. "화장실 안쪽이구나. 좋아, 넌 이제 죽자."
"아니, 죽는 건 좀 이따!" 타키가 발버둥쳤다. "패스워드 같은 것도 있고, 그런 건, 좀 이따 하는 게 좋아! 있잖아, 같이 힘내보지 않을래? 닌자슬레이어를 쓰러트리는 거야! 전부 알려줄 테니까, 유인해서 앰부쉬하자구. 아니, 보수는 없어도 돼,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은 법이니까! 죽이지 말아줘!"
"너 말야, 프라이드도 없니?" 아모크웨이브가 타키에게 다가갔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없습니다!" "프라이드가 없는 녀석은 짜증나……뭐 때문에 살아있는데? 상당히 불쾌해." "있습니다!" 타키가 외쳤다. 아모크웨이브는 춉으로 목을 베어내려고 자세를 취했다. "정말이지……"
"하이얏-!"
그 순간, 카운터 뒷편에서 갑자기 오이란드로이드가 뛰어올라, 카운터를 넘어가며 아모크웨이브에 드롭킥을 날렸다. 코토부키였다. 아모크웨이브는 순식간에 반응하여, 손등으로 방어했다. 코토부키는 카운터에 양손을 짚고, 그대로 이단, 삼단차기를 내질렀다.
"하이하잇! 하이얏-!" 훌륭한 연속 발차기다. 아모크웨이브는 그것을 힘 안들이고 받아넘긴 뒤, 카운터로 기와깨기 펀치를 내질렀다. KRAAASH! 코토부키는 간발의 차로 옆으로 굴러 내려와 피하고, 타키는 비명을 지르며 마루 위에 떨어졌다. 코토부키는 아모크웨이브를 향해 근처에 있는 의자를 미끄러트렸다.
"아파라……! 코토부키 너 이 녀석, 살아있었……"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자 하니, 너(お前)는 겁쟁이입니까! 그럴 때에는, 동료는 팔지 않겠다, 라고 말하는 거예요!" 코토부키가 타키를 질책했다. 아모크웨이브가 걷어차서 돌려보낸 의자가 코토부키의 얼굴 옆을 스쳤다.
코토부키가 어떻게 카운터 뒷편으로 도달한 것인가? 그녀는 아래층에서 벌어지는 소란을 듣고, 처음에는 계단 중간까지 내려가 1층의 다툼을 관찰했다. 그 후 소리 없이 위층으로 돌아가……가게 바깥을 숙이고 우회해서 들어온 다음, 아모크웨이브가 올라간 타이밍에 입점했다.
포복전진으로 카운터 아래까지 이동한 그녀는 가만히 앉아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앰부쉬는 막히고 말았다. 코토부키는 가까이 있는 슬롯머신에 손을 뻗어, 배선을 떼어내고 그것을 들어올린 다음, 아모크웨이브에게 집어던졌다. "하잇-!" "이얏-!" KRAASH! 아모크웨이브는 어렵지 않게 그것을 걷어차버렸다.
"흠흠흠…….인간은 아니구나. 오이란드로이드?" 아모크웨이브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이거. 오이란드로이드에게 경호를 맡긴 건가?" "가게에 왔던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모두들, 피자를 기대하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구요. 그러시면 안 돼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닌자는 조소했다. "말하는 게 인간을 방불케 하네." "자아가 있거든요." "자아. 그건가, 우키요인가 하는. 재밌는걸." "당신은 닌자 퍽새끼군요? 쳐날려버리겠습니다." "하하하, 무리지." 아모크웨이브는 건성으로 한 손을 들어올렸다. "이 짓수가 있으니까 말이지." 들어올린 손을 꽉 쥐자, 코토부키가 갑자기 경련했다.
"자, 쳐날려 봐." 아모크웨이브가 말했다. 코토부키가 눈을 깜빡이며 몸을 뒤척였다. 삐걱삐걱 소리만 울릴 뿐이고, 몸은 선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어떻게 돼 가는데! 안 보여!" 마루바닥에서 타키가 조급해하며 말했다. "움직일 수가 없어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아모크웨이브는 고개를 끄덕였다. "죠루리・짓수란다, 무생물!" "움직일 수가 없어요."
"그런 짓수거든." 아모크웨이브가 비웃었다. 휙, 하고 손을 움직이자 코토부키가 걷기 시작했다. "이봐 점주, 이왕 이렇게 된 거 얘한테 죽게 할까 봐. 우키요답고 좋네." "제 몸이 멋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야메로! 일로 오지 마……!" 타키가 몸부림쳤다. 코토부키는 걸어간다.
"그렇지, 퍽하면서 죽이는 게 좋겠어." 아모크웨이브가 말했다. 그는 근처의 의자에 걸터앉아, 다리를 꼬았다. 코토부키가 엎드려 있던 타키를 위를 향하게 했다. "살려줘!" 아모크웨이브는 휴대용 단말을 꺼내, 카메라를 향했다. "올라타." 그는 명령했다. 그리고……코토부키의 어깨 너머, 입구에 그림자가 있는 것을 눈치챘다. "응……?"
"이얏-!" KRAAASH! 문이 날아가면서, 코토부키의 바로 옆을 지나서, 아모크웨이브에게 충돌했다. "누웃-!" 아모크웨이브는 순간적으로 크로스 암 가드했다. 그의 손에서 부서진 휴대용 단말이 떨어져내렸다. 그는 보았다……타오르는 듯한 실루엣이 출입구 앞에 버티고 서 있는 것을.
"야, 왔냐! 늦었잖아!" 코토부키에게 마운트를 빼앗긴 타키가 버둥거렸다. "퍽・앤・사요나라 당하겠다고! 빨리 저 닌자 새끼를……" "닥쳐!" 입구에 선 자가 버럭 말했다. 그리고 아모크웨이브에게 아이사츠했다. "도-모. 아모크웨이브=상. 닌자슬레이어입니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상. 아모크웨이브입니다." 아모크웨이브는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코토부키도 일어섰다. "이 오이란드로이드 좀 쓸게." "……날 찾아서 여기까지 온 거냐." 닌자슬레이어가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수고를 덜어준 답례다. 이대로 죽여주마."
"하이얏-!" "끄악-!" 난데없이, 코토부키가 사커 볼・킥을 구사하여 바닥에 있던 타키에게 발차기를 먹였다. "제기랄, 너 말야, 꼭 두고 봐라!" 타키는 고통으로 기절할 뻔하면서 바닥을 굴렀다. "죄송해요!" 코토부키는 사과하면서 쿵푸를 취하고, 아모크웨이브와 나란히 닌자슬레이어와 대치했다.
(((죠루리・짓수다. 마스라다))) 나라쿠・닌자가 닌자슬레이어의 뉴런에 경고를 보냈다. (((무생물, 인형, 지금의 세상에서는 기계나 사이버네틱스 따위를 조종하는 짓수지. 끄끄끄……결국은 잔재주일 뿐. 이 따위 수작에 구애되지 말아라. 신속히 저것을 파괴하고, 닌자와 맞서거라. )))
"여기는 너의……그렇지. 집이야? 소중학 소중한?" 아모크웨이브는 양팔을 펼치며 점내를 둘러봤다. 파손된 세간살이, 그리고 굴러다니는 시체들을 강조하듯이.
"대단한 건 아니지만, 확실히 죽여 놨어. 아이사츠의 일환으로 말이지. 너는 선즈・오브・케오스의 친구들을 죽였다……피차 한 일은 비슷하지?" "상관없는 녀석들이다." 닌자슬레이어는 답했다.
"호! 상관 없다 이거구나." 아모크웨이브는 눈을 가늘게 떴다. "친구를 함부로 말하는 놈은 싫은걸……나는 친구를 소중히 대한다구……솔직히, 선즈・오브・케오스의 패거리 따위, 이놈이고 저놈이고 제대로 기억도 안나지만 말이야!" "하이얏-!" 코토부키가 닌자슬레이어에게 뛰어들었다! "하잇! 하잇! 하이하잇!"
코토부키가 내지르는 연속 단타를 닌자슬레이어는 재빠르게 받아넘겨 간다. 다리후리기로 축발을 채려 하자, 코토부키는 그 자리에서 물구나무를 서서 피하더니, 그대로 옆돌기, 벽에서 트라이앵글・리프하여 공중에서 측두부를 걷어차려 했다. "하이얏-!"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이를 브레이서로 막았다.
그리고 콤마 1초 후, 닌자슬레이어의 안면에 아모크웨이브의 정권이 쳐박혔다. "이얏-!" "끄악-!" KRAAASH! 테이블을 파괴하며 쳐날려진 닌자슬레이어가 쓰러진다. "어라라? 왜 반격을 안하는 거야. 부수는 게 아까워서 그래? 확실히, 이거, 공들여서 만들어진 것 같긴 하네." 아모크웨이브는 코토부키의 뺨을 쓰다듬었다.
"네오사이타마는 테크놀로지의 폭풍 한가운데에 있다고는 들었지만, 이런 좀스러운 가게에 이렇게 정교한 오이란드로이드가 있을 줄은 몰랐네. 흠흠-……" 코토부키의 손이 움직여서 아모크웨이브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닌자슬레이어=상, 힘내서 어떻게든 해주세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닌자슬레이어는 스프링・점프로 일어서서 그대로 아모크웨이브에게 공격을 가했다. 아모크웨이브는 과장되게 하품하며, 닌자슬레이어의 타격을 받아넘겼다. "자, 지금." 코토부키에게 명령한다. "하이얏-!" "끄악-!" 닌자슬레이어의 측두부에 코토부키가 엘보우 펀치를 가했다.
닌자슬레이어는 이어지는 타격을 피하고, 카운터로 물러섰다. 아모크웨이브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것 참, 롱게이트=상도 별 거 아니었구나~. 분명 나는 강해. 강하지만……저기, 있지. 닌자슬레이어=상, 너, 선즈・오브・케오스 녀석들을 몇 명이고 죽였다며?" "……" "목적이 뭐야? 사츠가이를 만나고 싶다고 했던가?"
"네놈을 죽인다." 닌자슬레이어가 말했다. "죽을 때에 네놈이 알고 있는 것을 불도록 한다." "사츠가이한테라니, 만날 수 있겠냐구." 아모크웨이브가 말했다. "걔는……그래~……춥지~……추워. 지금도 둥줄기가 얼어붙는다니까." 코토부키가 카운터로 향해 간다. "강렬한 체험이었어. 진심으로."
닌자슬레이어는 카운터에서 회전 점프로 착지, 아모크웨이브에게 달려들었다. "이얏-!" "하이얏-!" 곧바로 코토부키가 앞을 가로막으며, 강렬한 쿵푸・카라테를 선보인다! "하잇! 하잇! 하이하잇!" "누웃-!" 그 반응속도는, 오이란드로이드……즉 평상시의 코토부키의 능력을 아득히 넘는 것이었다. 즉, 닌자의 것이었다. 아모크웨이브의.
"너무 날 얕보지 마, 닌자슬레이어=상. 그 로봇은 내가 움직이고 있는 거거든." 드르르르……따르르르르삐로삐삐. 벽의 다트 기계가 전자음을 울리며 액정에 「BULLSEYE」라는 문자를 표시했다. 그리고「AMOK WAVE」「STEKI SEXY」라고. "사츠가이에게 받은 선물이야."
닌자슬레이어는 코토부키의 공격을 계속 방어했다. 포물선을 그리며 수리켄이 날아와 그의 목을 스쳤다. 뒤에서 아모크웨이브가 장난을 방불케 하듯 던진 것이다. "난이도를 올려보자. 나도 참가해서, 프레시한 네오사이타마를 체험해야지." "하이얏-!" "이얏-!" 맞부딪치는 주먹!
(((바카! 마스라다!))) 나라쿠가 질책했다. (((이 무슨 나약! 이 무슨 한심함이냐! 부수거라!))) "겁쟁이!" 코토부키의 목소리가 겹쳐졌다. "빨리 어떻게든 하세요! 구체적으로는, 절 움직이지 못하게 쳐부수는 겁니다!" 닌자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코토부키가 다그친다. "나중에 고치면 됩니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코토부키의 무릎을 하향으로 차서 파괴했다. "응읏-!" 코토부키는 눈을 부릅뜨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통각을 끊었으니까 아프지도 않습니다! 자마, 미로!" 쓰러진 코토부키는 아모크웨이크를 매도하면서, 그럼에도 의지와 무관하게 팔을 뻗어 닌자슬레이어의 발목을 붙잡으려고 했다. 닌자슬레이어는 다리를 벌리며 뛰어넘었다.
"죄책감 느낄 필요 없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으니까요." 코토부키의 목소리를 등에 지고, 닌자슬레이어는 아모크웨이브를 향해 달려간다. "시끄러워." 달려가면서, 뒤쪽의 코토부키에게 말을 던진다. "시끄럽다고, 너도, 타키도." 강하게 쥔 주먹이 부스스 소리를 내며, 검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아모크웨이브는 웃으면서 카라테를 취했다. 닌자슬레이어는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듯 으르렁거렸다. "너도다. 아모크웨이브=상."
"이앗-!" "이얏-!" 두 닌자가 충돌했다. BOOOM! 충격파가 점내에 방사형으로 퍼지고, 세간들이 벽에 부딪쳤다. "아이에에에!" 타키가 비명을 질렀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둘은 원・인치 거리에서 미니멀 목인권을 방불케 하듯 숏 훅을 주고받았다.
"이얏! 이얏-!" 아모크웨이브는 닌자슬레이어의 타격을 피하며, 옆구리에, 그리고 가슴팍에 한 대씩 주먹을 쳐넣었다. "……!" 닌자슬레이어의 균형이 무너졌다. 아모크웨이브는 눈동자에 희열의 빛을 띠며, 단두 춉을 내질렀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고개를 갸웃하듯이, 어깨와 측두부로 아모크웨이브의 춉을 끼워, 막았다. "이얏-!" "끄악-!" 배에 주먹을 쳐박는다! "이얏-!" "끄악-!" 얼굴에!
"이얏-!" "끄악-!" "이얏-!" "누웃-!" 아모크웨이브는 팔을 휘감아, 밀어붙이려는 타격을 저지했다. 어깨의 관절을 조르려 했다. 하지만 닌자슬레이어의 팔에 흑염이 퍼져, 굳히기를 저지했다. 닌자슬레이어는 스스로 던져져서 화를 피했다. 아모크웨이브는 피 섞은 침을 뱉었다.
"네놈의……" 아모크웨이브의 말과 카라테의 재정비보다도 빠르게, 내던져진 닌자슬레이어는 땅을 박차, 아래에서부터 도려내는 듯한 갈고리 손톱을 올려쳤다. "이얏-!" "끄악-!" 피비말! 아모크웨이브는 뒷걸음치다가 벽에 부딪쳤다.
죽인다. 닌자슬레이어는 한 걸음 내딛었다……아니, 등 뒤인가! "이얏-!" "이얏-!" 뒤돌아보면서 닌자슬레이어는 배후에서 날아온 춉 타격을 막았다. 공격자는 기괴한 노이즈 형상의 인형이었다. "아파라…….어처구니가 없구마안……" 아모크웨이브는 거칠게 기침하고선, 상처를 누르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는 노이즈 인형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까웠어~, 하하하하."
"이얏-!" "끄악-!" 노이즈 인형이 반대쪽 주먹을 닌자슬레이어에게 꽂아넣었다. 또다시 일격. "이얏-!"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어깨로 태클을 걸어 되밀어냄으로써 거리를 벌렸다. 노이즈 인형은 닌자슬레이어에게 익숙한 카라테의 자세를 취했다. 그 안면부에 「忍」「殺」의 문자가 아른거렸다. 악몽 같은 광경이었다.
"하아~젠장할." 아모크웨이브가 몸부림쳤다. "관광여행 와서 심하게 다쳐버렸잖아. 조금만 더 일찍 했으면 협공으로 간단히 끝장냈을 텐데……미숙해." 공격을 주고 받는 닌자슬레이어와 그림자를 지켜보며, 그는 중얼중얼 혼잣말을 했다. "뭐, 결국은 결과론이야. 분발해야지. 다시 포인트를 따야지."
나무삼. 그것은 섀도우 트레이스・짓수와 죠루리・짓수를 결합시킨 기책. 짓수로 발생시킨 잔상체를, 짓수를 통해 조작한다……보통 닌자라면 도저히 불가능한 행위를, 아모크웨이브는 능숙하게 해내고 있다. 이것이 사츠가이의 축복이다!
"이얏-!" "이얏-!" "이얏-!" "이얏-!" 파괴된 피자・타키의 점내에서, 닌자슬레이어와 죠루리・닌자슬레이어는 춉을 맞부딪치고, 거리를 벌리고, 다시 맞부딪쳤다. "아이에에에에!" 카운터 밑에서 타키의 비명소리가 퍼졌다. "내 가게! 내 가게라고!"
"하악-……하악-……쿠훕, 쿠허업!" 아모크웨이브는 한 손으로 깊게 도려내어진 상처를 누르면서, 한 손을 죠루리 잔상체를 향해 뻗고 있었다. 그 눈이 요사스럽게 빛나자, 죠루리의 움직임에 생동감이 더해져 간다, 죠루리의 윤곽에 흐트러짐이 줄고, 검붉은 색채마저 띠기 시작하고 있었다.
짓수에 집중할수록, 이 가게에 남아있는 닌자슬레이어의 「존재」의 재현도도 강해져 간다. 그와 함께 카라테는 아모크웨이브의 것에서 「존재」의 정보에 더욱 가까워져 간다. (아모크웨이브=상……) 기억 속 사츠가이의 목소리가, 짓수에 극도로 집중하여 트랜스 상태에 빠진 아모크웨이브의 뉴런에 메아리쳤다.
(주저할 필요는 없어, 뭘 망설이지?) 사츠가이는 놀리듯이 묻는다. 아모크웨이브는 뒷걸음질쳤다. (그게, 정말 이걸 해야만 합니까?) (무슨 소리야. 네가 바랬던 것일 텐데.) (아니, 역시 좀, 이거는……..) (MWAHAHA! BWAHAHA!) 팔이 늘어나, 아모크웨이브의 손을 붙잡아 끌어당긴다.
손끝이 사츠가이의 펼쳐진 가슴팍 속의 공허에 닿았다. 아모크웨이브는 궁극적인 고독의 조짐이라고나 불러야 할 듯한 공포를 느꼈다. 그것은 너무나도 차가웠고…….차가웠다. (그만둬! 제발 그만해!) (MWAHAHAHAHA! 똑똑히 지켜는 게 좋아!) (AAAARGH!) 팔이 어깻죽지까지 빨려든다. 혼탁해진 눈이 흰자위를 드러낸다.
(저주 받은 아카시・닌자・클랜의 사람아! 아아, 무엇을 얻었느냐!?) (AAARGH!) 지저분한 뒷골목 한가운데, 아모크웨이브는 고독의 아픔에 울부짖고 있었다. 이윽고 그는 고독과 그 고독의 깊은 곳에서 한가지 힘에 닿았다. 힘차게 끌어당겨서 꺼낸 것은 죠루리・짓수였다. 그는 이제 혼자가 아니었다.
사츠가이의 축복……죠루리・짓수는 그의 섀도우 트레이스・짓수와 놀랄 만큼 잘 어울렸다. 과거에 이러한 짓수를 사용했던 닌자가 있었을까? 아니, 틀림없이 헤이안 시대에도 없었을 것이다. 그것을 직감할 수 있다. 지금 생각해도 기쁘기 그지없는 일이다. "닌자슬레이어=상, 자아, 어때……!" 그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너는 너를 쓰러뜨릴 수 없을걸……그건 너 자신이니까 말이지!" "이얏-!" 죠루리가 닌자슬레이어를 후려쳤다. "끄악-!" 한번 더 후려쳤다. "끄악-!"
"하앗-하하하하…….헤엑……헤엑……" 피를 흘리면서, 아모크웨이브는 힘겹게 일어섰다.
KRAAASH! 닌자슬레이어가 발차기를 맞고 날아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그 밑에 있던 시체가 피를 흩날렸다. "모우다메다-!" 타키가 외쳤다. "코토부키! 어떻게든 좀 처 해 봐라!" "삐각……." 코토부키는 심각한 손상을 입은 탓인지, 모종의 재부팅・프로세스로 돌입한 상태였다.
죠루리가 뛰어들었다. 닌자슬레이어가 반격했다. 이번엔 닌자슬레이어가 한 발 빨랐다. 하지만 다음엔 어떨까. 죠루리는 생성된 지 얼마 안 지난 한편, 닌자슬레이어는 부상과 피로의 영향이 남아 있다. 몇 방울의 피가 떨어져, 바닥에서 연기를 피어올였다. 거울로 마주보는 형용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 다시 카라테를 취했다.
닌자슬레이어는 앞으로 살짝 기울인 자세를 취하며, 죠루리를 노려봤다. "알 것 같아." 그는 작게 중얼거렸다. 자기 자신이 상대. 그렇다면 간단한 일이다. "스읍-……후우-" 그는 숨을 들이쉬고, 내뱉었다. 타오르는 카라테를 혈관에 순환시킨다. 간단한 일이다. 상대가 과거의 자신이라 한다면, 지금 당장 여기서 성장을 이루면 되는 것이다.
"이얏-!" 죠루리가 수리켄을 투척했다. 닌자슬레이어는 이미 수리켄을 던진 상태였다. 검붉은 장속이 타올랐다. 수리켄이 서로 충돌, 쌍소멸한 순간, 이미 닌자슬레이어는 앞으로 기운 자세 그대로 달려들고 있었다. 죠루리의 움직임은 나 자신이다. 그렇기에 알 수 있다. 그렇기에 닌자슬레이어 쪽이 일순 빠르다. 이를 악문다. 이대로 0.1초라도 빠르게!
뉴런이 삐걱이며, 주관적 시간 감각이 진흙을 방불케 하듯 둔화한다. 상대가 내지른, 도려내는 듯한 주먹의 궤적이 보인다. 당연하다. 알 수 있다. 자신의 카라테. 이 무슨 조잡한 카라테란 말인가. 그렇다면 고쳐야 할까. 그 흑등색 닌자의 움직임을 표지판 삼아서. 아니. 뒤로 돌아가서 어쩔 셈이냐. 그저 자신의 카라테를 이기자. 보다 빨리, 보다 강하게 움직여야만 한다.
"이얏-!" "끄악-!" 목소리는 늦게서야 귀에 들어왔다. 닌자슬레이어의 손은 상대의 손이 뻗어오는 것보다 더 빨리 상대의 안면에 도달해, 움켜쥐고 있었다.
그대로 후두부를 바닥에 내리찍고, 짓누르면서, 갈아내듯이 밀어냈다. "이얏-!" 그 기세를 실어, 내던진다. "끄악-!" KRAAAASH!
바닥재에, 검게 타 무참하게 도려내어진 일직선의 길이 생겨나 있었다. 내던져진 죠루리는 피자・타키의 정문을 파쇄하며 가게 앞 거리로 굴러나갔다. 닌자슬레이어도 이를 쫓아 뛰어들었다. BRATATATATA! 가게 밖으로 나오자 마자, 그의 측면에서 기총 소사가 퍼부어졌다. 순회하던 모터 가시라이다!
「체포권을 행사사사사사사사사죽어, 닌자슬레이어=상」모터 가시라가 선고했다. 퓩, 퓩 하는 날카로운 착탄음이 들리며, 불타는 피가 흩어진다. 몇 발이다. 상관 없다. 닌자슬레이어는 모터 가시라의 사격에 아랑곳 않고, 건너편의 건물의 벽에 처박힌 죠루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얏-!"
"아밧-!" 지근거리에서 날린 하이킥이 죠루리의 턱을 차 올리고, 머리통이 날려서 활동을 완전히 정지시켰다. BRATATATATATATA! 모터 가시라가 양 팔의 개틀링・건을 닌자슬레이어에게 퍼붓는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옆돌기로 회피한다.
BRATATATATATATA! 연속 플립 점프하는 닌자슬레이어를 화선이 뒤쫓는다. 공격은 집요했다. AI가 아니라 닌자가 개틀링총으로 공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대로라면 지리・푸어(서서히 불리). 출입구로 걸어나온 아모크웨이브가 짓수의 정밀도를 더욱 높여갔다…….BLAM!
아모크웨이브는 배후에서 날아온 총탄이 도달하기 직전에 위험을 감지하고, 상체를 기울여 피했다. 핏발 선 눈으로 점내를 돌아보자, 카운터에 팔꿈치를 얹어 신체를 지탱하고 있는 만신창이의 타키가, 비치해두었던 것 같은 리볼버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었다. 순간적인 분노와 상황판단이, 아모크웨이브의 집중을 흐트러뜨렸다.
아모크웨이브는 당연히 그런 하찮은 비닌자 따위는 일단 방치하고, 닌자슬레이어를 모터 가시라와의 연계로 단숨에 살해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판단까지 한순간이 필요했다. 총격이 끊어지자마자, 닌자슬레이어는 뛰어오르면서 몸을 비틀어, 오른팔의 후크 로프를 모터 가시라에게 투척하고 있었다.
후크 로프는 모터 가시라의 역관절 각부를 포착, 빙빙 휘감아 갈고리로 단단히 붙들어서 그 행동을 완전히 봉쇄했다. 모터 가시라는 비명을 방불케 하는 전자음과 함께 자기 무게에 짓눌리듯 자빠지고, 분진이 흩날리는 가운데, 닌자슬레이어가 땅을 박차서 아모크웨이브에게 똑바로 향해 왔다.
아모크웨이브는 카라테를 취해……빠르다…….빠르다……빠르다……닌자슬레이어가 닥쳐든다! "이얏-!" 아모크웨이브는 춉 찌르기를 내질렀다. 미간을 꿰뚫고 뇌를 파괴하는 가공할 찌르기를. 그 팔 안쪽으로, 교차하듯 닌자슬레이어의 왼팔이 미끄러져 들어왔다. 죽음이.
닌자슬레이어의 춉 찌르기는 아모크웨이브의 오른눈을 짓뭉개고, 그대로 눈구멍을 파고들었다. 뉴런이 새하얗게 태워졌다. …… "아밧-!" 아모크웨이브는 몸을 뒤로 젖히며 헛발을 디뎠다. 닌자슬레이어는 왼손을 빼낸 뒤, 오른손으로 목을 붙잡았다. "네놈을 죽이겠다……!" "아밧-!"
아모크웨이브가 떨었다. 닌자슬레이어는 높이 들어올렸다. "사츠가이는 어디에 있지? 말해." "알 리가, 고봇, 알, 리가, 없잖아."
"그렇겠지." 닌자슬레이어의 눈이 검붉게 빛났다. "그렇다면 닌자를 팔아라. 사츠가이에게 두 번 접촉한 자가 있다고 들었다." "……!" "너, 알고 있군."
"알……아밧-!" "말해! 너는 알고 있어. 나는 알 수 있다!" "아밧-!" "그놈은 어디에 있지? 무엇을 알고 있지!" 닌자슬레이어의……마스라다의 눈이 타올랐다. "사츠가이는 왜 아유미를 죽였나! 왜 내가 아니라 아유미가 죽은 거야! 어째서냐, 나라쿠!" "아밧-!" "어째서냐!"
"주, 죽겠어, 걔." 타키의 가냘픈 목소리가 들어왔다. "죽여버렸다간……" "왜냐고!" "아밧-!" 아모크웨이브의 신체의 테두리가 새까맣게 타기 시작했다. 그래도 닌자슬레이어는 결코 손을 놓지 않았다. "두 번 만난 닌자는……사츠가이를…….알고 있을 터다! 말해!" "아밧-! 놈의! 놈의 이름은!"
"말하라고……!" "아밧-! 놈의, 놈의 이름은……!" 아모크웨이브는 이제 내부에서부터 불타기 시작했다. 그 신체가 살짝 경련하고,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놈의, 이름은……브래스하트……" "브래스하트, 기억했다." 닌자슬레이어가 나직이 말했다. "어디에 있지?" "몰라……놈은 신중한……" 신체가 갈라지며,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빌어먹을……나는 이런……" 아모크웨이브의 왼눈이 파열했다. 닌자슬레이어는 더욱 힘을 줬다. "사요나라!" 아모크웨이브는 닌자슬레이어에게 들어올려진 채, 폭발사산했다. 타키는 기침하다가, 카운터 위에 엎어졌다. "삐가가가……" 코토부키가 규칙적인 신음을 내고 있었다.
◆◆◆
"전부 너 때문이야. 철두철미하게 네 탓이라고!" "아아, 그래." "엄청난 비극이야, 비극! 가게 오던 녀석들, 전부 좋은 놈들이었는데 죽어버려서" "정보는 얻었잖아." 대걸레질을 하면서 닌자슬레이어는 태연하게 말했다. 타키는 끊임없이 뇌까리면서, 한쪽 팔로 대걸레질을 계속한다. 한쪽 팔은 보기 딱하게 깁스를 했다.
"알겠어? 니가 없었으면 난 이런 꼴은 당하지 않았고, 내 피자・타키가 퍽당하는 일도 없었다니깐? 퍽드・업이라고." "끈질기군." 마침내 닌자슬레이어가 되받아쳤다. "난 멈출 생각은 없다……!" "무조건 너한테 청구할 거야, 리모델링비 전부 다! 소우카이야에도 이를 거야!"
"다투는 건 보기 흉합니다." 코토부키는 카운터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만해주세요. 그리고, 죄 없이 죽은 분들을 애도해야 해요." "얜 진짜 입만 열면 이런 소리만 해대는군." 타키가 혀를 찼다. "그러면 붓다한테라도 기도하든가. 오이란드로이드도 환생 같은 거 하냐?"
"영혼에 관한 문제군요." 코토부키는 눈을 내리깔았다. "저에게는 자아가 있지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카운터엔 또 어떻게 올라간 건데. 내 참, 진짜." "편히 잠들기를……" 코토부키는 눈을 감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타키는 대걸레를 양동이 속에 처박았다. "바닥재도 전부 교체해야 되겠네. 미치겠다, 진짜!"
아모크웨이브는 아무래도 단독범행으로 피자・타키에 습격을 실시한 것 같았다. 타키는 필사적으로 조사했지만 다른 선즈・오브・케오스 구성원들과의 연계적인 움직임은 확인하지 못했다. 그것은 희소식이기는 했지만, 브래스하트인가 하는 자의 거주지나 활동 로그는 일절 수집하지 못하고 있다.
"브래스하트" 닌자슬레이어가 중얼거렸다. "브래스하트……" 타키는 생각에 빠진 그의 등을 눈으로 쫓으며, 머리를 긁었다. "배가 고파졌으니까, 피자나 구워 봐. 나, 보다시피 이런 손이라고. 밥 시간이잖아!" 기도하고 있던 코토부키가 눈을 뜨고, 닌자슬레이어를 보면서 오븐을 가리켰다. "셀프예요. 간단합니다." "……" 닌자슬레이어는 그들을 흘낏 본 뒤, 앓는 소리를 내었다.
【스톰・인・어・찻잔】 끝
7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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