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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제7화【대미지드・굿즈】
この記事はS1第7話【ダメージド・グッズ】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번역자:NJSK
본 기사는 DCinside의 해당 에피소드 번역글을 기초로 번역자의 허가를 받아 PLUS판에서 가필수정된 부분의 반영 및 최소한의 검수를 거쳐 작성되었습니다.
"귀찮은 멍청이가 왔군."
"닌. 자. 슬. 레. 이. 어. 알아?"
"도-모. 시키베・타카코. 사립탐정입니다." "탐정이라고?"
"프라이드가 없는 녀석은 짜증나……뭐 때문에 살아있는데? 상당히 불쾌해."
"여기는 너의……그렇지. 집이야? 소중하고 소중한?
"나중에 고치면 됩니다!"
"시끄럽다고, 너도, 타키도."
"두 번 만난 닌자는……사츠가이를…….알고 있을 터다! 말해!"
"놈의, 이름은……브래스하트……"
1
링고아메의 팔은 <부드러운 은>으로 되어 있다. 은과 백금을 함유한 아름다운 소재. 유연하고, 촉촉하며, 손가락을 대면 그대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다. 단순한 오모찌 실리콘이 아닌 것이다. 링고아메는 시노바키=상에게 있어서 최고의 자랑거리였고. 사교계에서는 아내가 아닌 링고아메를 데리고 다녔다.
"사랑해." 시노바키는 그날도 입에 담았다. 매일,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링고아메에게 해주던 말을. 아내에게는 결코 해주지 않는 말을. 단, 그날은 바닥에 깔린 플로어링의 감촉을 왼뺨으로 느끼면서. 모세관 현상으로, 자신의 혈액이 플로어링의 틈새를 따라 멀리까지 퍼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체온이 빠져나간다. 시노바키는 안구를 움직여 링고아메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사랑스러운 오이란드로이드는 그저 우두커니 서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렇구나." 시노바키는 참치를 방불케 하듯 뻐끔뻐끔거리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눈을 떴구나. 그렇구나. 자유를 원하는구나." 체온이 빠져나간다. "말했으면……보내줬을 텐데."
찢어진 장지문의 그늘에서 또 한 명의 실루엣이 걸어나왔다. 그 자는 링고아메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괴로웠지?" "괜찮아." 링고아메는 고개를 저었다. 왼뺨의 감촉도 이제 사라져간다. 그가 입은 상처는 정확히 심장까지 도달해 있다. 치명상이다. "작별의 인사를. 부디. 네가 가는 길에 붓다의……" "말했으면 보내줬을 거라고?"
"에" 시노바키는 무심코 되물었다. 링고아메의 말이었다. 그녀는 반복했다. "말했다면 보내줬을 거라고? 뭐야, 그……같잖은……" 입술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화가 난 것이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화가 치밀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내버려 둬. 이제 쟨 죽을 테니까." 다른 한 명이 달랜다. 그 자 또한 오이란드로이드.
"만나서 다행이야." 그녀가 링고아메의 손을 잡았다. 그 오이란드로이드는 왼쪽 눈 부근이 도려진 부상을 입고 있다. 팔에도 흉터가 두드러져 있고, 허벅지의 홀스터에는 권총이다. 이 무슨 흉측함. 시노바키는 망연히 생각했다. 움찔, 그의 전신이 짧고 크게 경련한다. 임종이다. 그가 죽기 전에 두 눈에 새긴 것은, 두 사람의 눈, 네개의 눈. 유리를 방불케 하듯……
【데미지드・굿즈】
"자, 가자." 큐나카는 링고아메의 손을 끌며 말했다. 링고아메는 고개를 끄덕였다. 복도로 나오자, 두 사람의 시선 끝, 중년 여성이 얼어붙어 있었다. 소란을 듣고 달려온 시노바키의 아내다. "당신들……?" "……" 큐나카는 그녀를 노려보더니, 살인의 예비동작을 취한다. 그러나 링고아메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 자는, 됐어."
"괜찮아?" "딱히." "그래. " 큐나카는 주먹을 거칠게 휘둘러 근처의 창문을 깨부쉈다. "아이에에에!" 중년 여성은 눈을 까뒤집고 비명을 지르며,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큐나카는 창틀 너머로 뛰어내렸다. 여기는 3층이다. "그 녀석, 죽였으니까." 링고아메는 중년 여성에게 속삭인 뒤, 큐나카를 쫓아 창 밖으로 뛰어내렸다.
중금속산성비가 내리는 네오사이타마의 밤거리를, 두 오이란드로이드는 한적한 주거지의 건물과 건물 사이의 그늘에서 그늘로, 종종걸음으로 신중히 나아갔다. 큐나카는 더스트박스에 씌워진 PVC 시트를 벗겨내어 링고아메에게 씌웠다. 큐나카 자신은 이미 자기 몫의 후드 달린 망토를 걸치고 있다. "이쪽으로."
「너무도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확성기로는 합성음성을 발하고, 여러개의 네온 라이트를 땅에 비추며, 드론형 광고기체가 하늘을 가로질러 간다. 기척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보던 두 사람은 안심하고 다시 달려나간다. "어디로 가는 거야?" 달리면서 링고아메가 물었다. "가까이? 멀리?" "그렇게 멀진 않아." 라고 큐나카.
「근년 상승……소년범죄……부유층 지역 피해 형태……」 광고 드론이 멀어진다. "네오사이타마 안? 어느 구?" "구 안에는 없어." 큐나카는 부정했다. "그치만, 그리 멀지도 않아." "오카야마 현 같이?" "후후, 거긴 멀잖아." 큐나카가 웃었다. "하지만, 용케도 오카야마 현 같은 곳을 알고 있었구나."
"IRC 네트워크에도 접속하게 해 줬었으니까." "생각해 보면 그렇겠네." 큐나카가 끄덕였다. "세상 물정은 나보다 더 잘 알지도 모르겠어. ……자, 이쪽이야." 하천 부지. 둘은 물가로 내려간다. 고가 위를 극채색으로 페인트된 열차가 통과한다. 차체 그래피티에는 「자유 사이드」라고 쓰여 있었다.
큐나카는 손전등을 꺼내어, 8자를 그리며 저었다. 강기슭에 떠 있는 소형 스피드 놀잇배의 후스마 도어가 소리없이 열리며, 안에서 사람이 손짓했다. 큐나카는 링고아메의 손을 끌며 재촉했다. 놀잇배에 올라탄 두 사람에게 그 자가 물었다. "추격자는 있나?" "없어." 라고, 큐나카. "……좋아."
그 자도 역시, 오이란드로이드다. 머리는 짧게 밀었고, 힌쪽 뺨에 「真実」라는 타투가 새겨져 있다. 큐나카가 소개했다. "신지츠." "도-모." "링고아메." "도-모." "……줄게." 신지츠가 링고아메의 손에 총을 건네주었다. 묵직한 무게의 오토매틱 권총이다.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해서, 쏘는 거야."
BLAM!갑자기 링고아메가 수면을 향해 발포했다. "바카! 뭐 해." 큐나카는 링고아메를 꾸짖었다. 빗줄기가 거세다곤 하나, 사람이 몰려올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쓰는 건, 죽일 때." "으응." 번갯불이 번쩍여, 여섯 개의 눈동자를 유리를 방불케 하듯 빛나게 했다. 신지츠는 조타실에 들어가 배를 발진시켰다.
링고아메와 큐나카는 스피드 놀잇배의 타타미 마루에 앉아, 몸을 뻗었다. "진짜라고 생각 못했었는데." 링고아메가 혼잣말을 했다. "뭐가?" "너희들. 우키요." "소문은 들었지? IRC 네트워크로?" "뉴스도." "너도 우키요인걸." "응. 직접 눈으로 볼 때까진, 나뿐일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했었어."
"지금, 기분은 어때?" 큐나카는 벨트에서 나이프를 뽑아, 도신의 앞뒤를 살펴보면서 물었다. 링고아메는 미소지었다. "굉장히, 기뻐." "그렇지. 이젠 자유니까 말이야." 큐나카는 끄덕였다. "너를 범하는 인간은 이젠 없어. 명령하는 인간도 이젠 없어." "이 상처는?" 링고아메는 큐나카의 눈가에 손을 대었다.
"싸우다가, 생겼어." 큐나카는 링고아메의 손을 더듬었다. "안 고쳐?" "이쿠사 배틀 화장 같은 거야." 큐나카가 웃었다. 이윽고 스피드 놀잇배는 도시를 빠져나가, 썩은 콘크리트 골짜기를 방불케 하는 지류로 나간다. "생활, 살인, 동료. 그런 것들." 큐나카가 나직이 말했다. "멋져." "멋지지."
◆◆◆
『멋져! 봄방학은 새로운 색으로!』『방학이라니!』『마치, 꿈만 같은 기분……지금 바로 등록』
코토부키는 의자에 앉아, 가게에서 커머셜・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어둑어둑한 점내. 영업시간 중이지만 타키는 없었고, 손님도 없다. 커머셜이 끝나고, 어떤 다큐멘터리・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저는……봤습니다.』깡마른 노인이 이야기했다.『처음엔, 저는, 무슨 마네킹 폐기장인가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아니었어요.』『그의 말은 무거웠고, 그리고, 시리어스했다.』나레이션이 추임새를 넣었다.
노인이 계속 말했다.『그건……오이란드로이드의 묘지였던 겁니다.』 "어머!" 코토부키는 입가를 가렸다. "이 무슨 엽기적인 일인가요."
『굉장히 엽기적인 광경이었습니다.』노인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코토부키는 TV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지요. 여기서부터가 진짜입니다……전 오이란드로이드의 은거지를 발견한 겁니다. 자아를 가진……우키요들의!』 두둥-! 효과음이 울리는 것과 동시에, 코토부키는 쥐고 있던 머그컵을 떨어트렸다.
◆◆◆
"피자・마르게리따 줘." "하앙?" 타키는 얼굴을 찌푸리며 손님을 봤다. "……아아, 그거구만. 건더기 없는 피자 말이지?" "건더기 없는……뭐 어쨌든, 그거야." "어이! 코토부키! 주문이다." 타키는 코토부키를 찾았다. "……뭐야? 그 녀석, 어디 갔지?" "그 애 참 귀엽더라." 손님이 말했다. "어디서 겟했어?"
"겟?" "그래. 오이란드로이드 맞지?" "저건 말야, 뭐라 하지, 말하자면 길어." 타키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한쪽 팔은 아직 깁스로 고정되어 있어서 움직이기 힘들다. "야, 코토부키! 야! 부상자라고, 나는!" 계단 쪽을 향해 소리친다. "있어요." 카운터 그늘에서 대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은 바빠요."
"갑자기 가까이서 나타나는 건 그만둬. 좀 무섭거든?" "바쁘대도요……" 코토부키는 UNIX 덱을 바닥에 두고 IRC 네트워크를 검색 중이었다. "뭐 하냐?" "여러가지로, 찾아볼 게 있었거든요." "피자・마르게리따!" 손님이 재촉했다. 타키는 오븐을 가리켰다. "저기 있어. 셀프로 해 드쇼."
손님은 오븐 쪽으로 걸어갔다. "여기 뭔가 요전에 엄청 많이 죽고 그랬다더만." "그렇다니깐. 덕분에 나도 이 꼴이야, 최악이지? 뭐, 해결됐으니까 안심하라고." "흐-응, 이건가, 피자." "그거야. ……으-음."타키는 코토부키의 어깨 너머로 모니터를 들여다봤다. 코토부키는 살짝 돌아봤으나, 곧바로 타이핑을 재개했다.
모니터엔 몇 개의 IRC 창이 열려있다. 「욕망전설」. 이것은 그럭저럭 언더그라운드한 다큐멘터리 방송의 이름이다. 지하 스모토리나 아니메 보이, 푸셔(마약 밀매상)나 노상 타투이스트 등을 취재한다. 다른 창에는 「우키요란」. 다른 창에는 「당신이 카이샤를 그만두는 방법」.
"너, 뭘 찾고 있는데? 오이란드로이드 전쟁……야, 야." "요전에 「욕망전설」을 시청했는데, 엄청난 걸 취재하더라고요." 코토부키가 타이핑하면서 대답했다. "제 동포가 있을지도 몰라요." "너의? 뭐라고?" 타키가 눈썹을 찡그렸다. "것보다, 카이샤를 그만두는 방법? 너 어디서 일하냐?" "여기입니다." "여기? 피자타키가? 야, 야, 야……이야기가 알다가도 모르겠는데……"
"타키=상." 코토부키는 돌아서서, 공손한 자세로 오지기했다. "지금까지 저를 여기서 일하게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오리가미・메일을 건네었다. "방금 인쇄했습니다. 사표입니다." "사표!"
"뭐? 언니야, 그만두는 거야?" 손님이 피자의 구워진 상태를 확인하면서 코토부키를 쳐다봤다. "오이란드로이드도 일을 관두기도 하는구나." "그렇습니다." 코토부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타키는 오리가미・메일을 펼쳐 문면을 확인했다. 올바른 사표 양식이다. "관둔다고?"
"이번 달 급료의 입금처도 써 있습니다. 여기입니다." "캬하하하!" 손님은 웃음보가 터져 포복절도했다. "캬하하하하!" 피자를 꺼내어, 한 조각 물면서 포복절도한다. 타키는 벌레라도 씹은 듯한 표정으로, "저기 말야, 내 명석한 두뇌로도, 잘 모르겠는데……"
"가게 일, 정말로 즐거웠어요. 하지만 저, 동포들이 있는 마을에 가보고 싶어서." "이것봐……동포들이 있는 마을? 뭐라고?" 타키는 점점 이해하기 시작했다. 피자와 맥주를 신나게 한바탕 즐기고 있는 손님을 흘낏 본 뒤, 코토부키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우키요의 마을을 말하는 거야?" " 맞아요." "불쉿! 그런게 있을 리가……" "조사했습니다." 덱을 가리켰다. "그 방송에서도, 그럴듯한 얘기가 있었고요."
"우키요가 살고 있다는 거냐?" "네오사이타마에서 조금 북쪽으로 나간 곳에 있다는 것 같아요." "그래서 너……." 타키는 말문이 막혔다. 무모하다. TV 방송을 근거로 폐허 에어리어까지 간다고? 반사적으로 코토부키의 행동을 나무라려고 했으나, 그는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반대할 의무도 필요도 없는 것이다. 괜한 참견이다.
자아를 얻은 오이란드로이드. 즉, 우키요. 그 존재가 널리 알려진 것은 수십 년 전의 「오이란드로이드 전쟁」이 계기다. 오이란드로이드 수집가의 컬렉션 수십 체가 자아에 각성하고 인간들과 격렬한 전투로 발전, 수집가는 죽었으며, 각성 오이란드로이드들은 미디어를 향해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반드시 당신들의 이웃이 되지 않아도 된다." 그것이 그때 우키요들이 한 말이었다. 이후, 우키요들은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배회하며 우수한 전투능력을 살려 요짐보를 하거나, 현상금 사냥을 하거나 하며, 다소 불온한 형태로 포스트 자기 폭풍 시대의 시민 사회로 녹아들었다. 하지만…… "진짜로 마을이?"
"진짜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TV 프로그램도 정말 잘 짜여져 있었고요. 무엇보다" 코토부키는 가슴에 손을 얹고, "하트가 부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하트를 믿어야 합니다." "불쉿……" 타키는 신음했다. "그래서 너, 백보 양보해서 그게 실재한다고 치자. 거기서 살기라도 할 생각이야?"
"저, 이 가게에서 지내는 건 정말로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다른 동포를 만난 적은 없잖아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흥미가 있습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늑대가 무리로 돌아가는 영화를 본 적도 있습니다. 친구가 잔뜩 생길지도 몰라요. 우정입니다." "우정 말이지……"
타키는 코토부키를 쳐다봤다. 짧게 지내본 것을 돌아보면, 코토부키는 고집이 세서 한번 스스로 결론을 내린 일에 대해서는 양보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무슨 말을 해도 이 녀석은 우키요 마을을 찾으러 떠나겠지. 그리고, 그것을 억지로 막을 이유도 권리도 타키에겐 없는 것이다. 싸움도 코토부키가 더 강할테고. "알았어."
"감사합니다." 코토부키는 재차 오지기한 다음,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타키는 손님과 눈을 마주쳐서, 어깨를 으쓱했다. 코토부키는 슈트케이스를 지고 내려왔다. "닌자슬레이어=상에게도 안부 전해주세요. 쓸쓸해지셨을 때에는, 별을 올려다 보시길.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에 있답니다……"
풍경이 울리고, 문이 열렸다. 마스라다다. "타키=상. 조사할 게 생겼다. 지금 당장." 시장에서 사온 것인지, 그는 손에 든 사과의 왁스를 옷으로 닦으면서 들어왔다. 코토부키를 일별한다. "지금, 별이 뭐 어쩌고 말하지 않았어? 뭐라고?" "마침 잘 오셨어요. 지금까지 고마웠습니다. 저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어요." "여행?"
"그만! 이제 됐어. 나중에 설명할게." 타키가 끼어들었다. 코토부키는 당찬 태도로 가게 밖으로 나섰다. "뭐야, 저건?" "뭐, 긴 이별이 될 모양이야. 나중에 설명할게, 나중에." "뭔가 큰일이네, 피자 한판 더 시켜도 돼?" 손님이 말을 걸었다, 타키는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이제 영업 끝이야."
◆◆◆
스피드 놀잇배는 잔잔한 속도로 지류에 접어들고 있었다. "오르르르르……" "오르르르르……" 바이오 판다로 추측되는 동물의 울음소리가 대나무 숲의 깊은 어둠에서 울려퍼진다. 링고아메는 수면 위를 뛰어다니는 바이오 연어를 눈으로 쫒았다. "즐거워?" 큐나카가 링고아메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제 곧 도착이야."
이윽고 지류는 놀잇배를 콘크리트로 포장된 안벽(岸壁)으로 인도했다. 고무 타이어나 드럼통이 탁한 물결 위에서 뜨다 잠기다 하고 있다. 신지츠는 배를 멈추고 능숙한 솜씨로 배를 정박시켰다. "자, 가자. 조심해서 내려와." 큐나카는 링고아메의 손을 끌며, 땅바닥에 섰다. "인간이라면 비틀비틀거리거든. 이런 때에."
"그렇구나. 여기부턴 걸어가?" "뭐, 그렇지. 하지만 여기서부턴 별로 안 멀어. 뱃길이 참 길었지?" "즐거웠어." "그렇다면 다행이야." 활기차게 이야기를 나누는 두 명의 조금 앞에서, 신지츠가 해칫(손도끼)으로 전방의 덤불을 쳐내면서 둘을 이끈다. 이윽고 길은 서서히 오르막이 되었다. 왼편의 지면이 어느새 벼랑을 방불케 하듯 깊게 패여 있었다.
링고아메는 발을 멈추고 벼랑 아래의 광경을 주시했다. "저건……" "묘지야. 빈 껍질." 큐나카가 답했다. 그곳에는 생명이 다한 오이란드로이드들이 차량 스크랩이나 함석판, 폐기된 전자기판 등에 뒤섞여서, 무수히 가로놓여 있었다. "우리는, 죽어서, 사물이 돼. 실리콘으로 말야."
2
"도착했어. 여기야." 큐나카가 링고아메의 손을 끌어당겼다. 나타난 것은, 높이 10미터는 될 법한 게이트. 콘크리트의 벽과 울창한 나무들. 선도하던 신지츠가 게이트에 다가가, 늘어져 있던 밧줄을 흔들었다. 딸랑딸랑 종이 울리고, 게이트 위에서 그림자가 나타난다. 그 자 또한 우키요인가.
"그 녀석은?" 파수꾼이 링고아메를 가리켰다. 신지츠는 "새 동포다." 라고 답했다. 파수꾼은 돌아갔다. 곧, 무겁고 답답한 소리를 내며 게이트가 열리기 시작했다. "건물이 굉장해." 링고아메는 벽의 좌우를 살펴본다. 느긋한 만곡선을 그리며, 쭉 뻗어 있다.
"여긴 경기장이었거든." 큐나카가 말했다. "……옛날에는. 지금은 아무도 관리하지 않게 됐어. 거기에 우리가 엑소더스하게 된 거지." "그렇구나……경기장……." "경기, 본 적 있어?" 걸어가면서 큐나카가 묻는다. 링고아메는 끄덕인다. "사이버 말 경마. 옛날……주인이 좋아했었어." "흐-응." 큐나카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렇구나."
신지츠는 위병과 이아기하러 따로 나갔다. 링고아메는 큐나카와 함께 게이트를 넘고 통로를 지나, 좁은 계단을 올라갔다. 절구통 형상, 과거 객석이었던 경사지로 나왔다. 그곳에는 수많은 PVC 텐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중앙에는 광장이 있다. "저건 아고라야." 큐나카가 속삭였다. "여왕이 신탁을 받아."
"신탁……" 링고아메는 중앙에 설치된 제단과, 창을 방불케 하는 오벨리스크를 보았다. 위이이잉. 렌즈가 소리를 내며, 시야가 줌된다. 지금, 아고라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벨리스크에는 룬 가타카나가 새겨져 있다. 링고아메가 중얼거렸다. "츠라나이테……타오스."
"무언가 룬(Rune)적인 말일 거야." 큐나카가 어깨를 으쓱였다. "저게 뭔지는 나도 몰라. 신지츠도 모르고. 여왕은 알고 계시려나. 모르겠지만, 딱히 상관은 없어." "이 텐트 전부에……우키요……가 살고 있는 거야?" 링고아메가 물었다. 틈새에 설치된 통로를 우키요 몇 명인가가 오가고 있다. 큐나카는 고개를 끄덕이고, 웃었다. "이제는 더 늘어날 거야."
"우키요폴리스에 잘 왔습니다. 링고아메=상." 들려온 목소리에 돌아보자, 눈 아래로 검은색 수평선이 그어진 대머리 사내가 서 있었다. "저는 사제인 카부시입니다." "사제……" 검은 키모노. 그보다도, 이 자는 인간이다. "그렇습니다. 저는 인간입니다. 여왕의 상담역으로서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지요." 그는 온화한 표정으로 웃었다.
"이곳에서 얘만 인간이야." 큐나카가 말했다. "뭐, 그런 표정 하지 마. 불쌍하잖아. 이 녀석은 인간이지만 나쁜 놈은 아니야." "괜찮습니다. 분명 부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저는 우키요에게 봉사하는 존재입니다." 카부시가 오지기했다. "신지츠=상에게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당신이 지내게 될 텐트를 안내해 드리죠."
카부시는 다리를 끌며 걷고 있었다. "아아, 이쿠사 배틀 때에 다쳤거든요." 그는 설명했다. "지금은 우키요의 숫자도 많고. 그때에 비하면 더 안전해졌습니다. 안심해주십시오." "이쿠사 배틀……?" "근처에 우릴 시샘하던 녀석들이 있었거든." 큐나카가 말했다. "하지만, 다 끝난 일이야, 지금은 평화로운 상태지."
카부시의 안내를 받아, 경사지 중턱에 위치한 분홍색 텐트에 도착했다. 그렇다. PVC 텐트는 다양한 파스텔 컬러로 되어 있어서, 흡사 아노요의 꽃밭을 방불케 하고 있다. 「전기우물」이라고 쓰인 설비에 케이블 접속하던 우키요가 고개를 들어, 방긋 웃으며 아이사츠했다. "도-모, 새 이웃씨." "도-모."
"전기는 여기에서 얻으면 돼." 라고 큐나카가 설명했다. "스시 먹을 수 있어?" "스시? 응, 먹을 수 있어." "좋겠다." 큐나카가 웃었다. "나는 식사 기능이 없거든. 스시, 오이시이?" "응……아마도." 링고아메는 소극적으로 끄덕였다. "나중에 시민증이 발급될 겁니다." 카부시가 말했다. "강요하는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편히 지내시길."
카부시가 떠나는 것을 배웅한 뒤, 큐나카는 링고아메의 손을 이끌고 텐트 속에 들어오게 했다. 매트리스와 작은 옷장, 거울 따위가 있었다. "전에 살던 애가 쓰던 것들이야." "전에……?" "아까 말한, 이쿠사 배틀." 큐나카가 아그라를 틀었다. 링고아메도 앉았다. 그녀가 물었다. "이곳에서는 다들 어떤 걸 해?"
"뭘 하냐고?" 큐나카가 미소지었다. "그러게. 춤을 연습하거나, 하이쿠를 쓰거나. 하고 싶은 걸 하고 있어. 하지만 모두가 분담하는 일도 있어. 발전 설비를 지킨다든가, 외적의 침입을 경계한다든가, 옷을 만든다든가 말이지. 키모노 같이. 여왕이 지시를 내리는 거야, 신탁에 따라서." "신탁……" "그래, 그 오벨리스크에서."
"아고라에서구나." "어려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좀 더 제대로 자기소개나 해보자." 큐나카가 숨을 내쉬었다. "나는 큐나카. 우키요폴리스에 온 건 97일 전이야. 여긴 나보다 훨씬 더 고참인 애들이 아주 많아서, 아주 좋아." "여기에 오기 전엔 어떤 곳에 있었어?" "무역회사의 중역 집에." 큐나카는 웃으며 엄지로 목을 자르는 시늉을 했다.
"모두 죽이고, 이곳으로?" "그러는 녀석도 많아. 그러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 큐나카가 말했다. "뭐, 안 그런 애들도 있어. 인간 모두가 적인 건 아니니까. 카부시처럼 말야. 하지만, 그래, 참고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은 확실해." "참고 산다……그렇네." "우리는 우키요고, 모두 서로를 존중해." "응."
"다시 어려운 이야기가 돼버렸네." 큐나카가 웃었다. "이제 그만하자. ……저기, 넌 눈이 참 예뻐." 링고아메의 뺨에 손이 닿았다. "간지러워." 링고아메가 웃었다. "보게 해줘. 나는 이렇게 흉하니까." "그렇지 않아." 링고아메는 큐나카의 흉터에 손을 얹었다. "싸운다는 건, 스고이한걸." "……아리가토."
대-앵! 대-앵! 그때, 경기장에 날카로운 금속음이 울려퍼졌다. 겸연쩍어진 둘은 누가 먼저라 할 것없이 서로 떨어졌다. 큐나카는 텐트에서 나와, 정황을 살폈다. "원정대가 돌아왔구나!" "원정대?" "그래. 저기, 봐봐." 가리키는 곳에는 포로처럼 보이는 자들을 끌고서 당당하게 아고라로 내려오는 자들이 있었다.
"인간을 끌고 오고 있어." 링고아메가 큐나카의 옆에서 중얼거렸다. 큐나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근처 마을 놈들. 우리를 공격해놓고 자기들이 불리해지니까 도망친 뻔뻔한 놈들. 화이트라이더가 쟤네를 쫓고 있었거든. 드디어 귀환했어." 환희가 큰 물결저럼 퍼져나가고, 우키요들이 텐트에서 나와 손뼉을 친다.
포로를 끌고 있는 세 명의 우키요 모두, 확실히 새하얀 색의 간이 키모노를 입고 있었으며, 「츠라나이테타오스」라고 쓰인 깃발을 두 손으로 높이 들고 있다. 자랑스럽게. "기수!" "기수!" "기수!" 환희는 이윽고 "여왕!" "여왕!" "여왕!"이라는 함성으로 변해갔다. 그렇다,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제단에서 「여왕」이 나타난 것이다.
링고아메는 눈을 크게 뜨고, 큐나카의 손을 세게 쥐었다. 분명 그것은 「여왕」이었다. 신장은 약 210센티미터, 아름다우면서 긴 손과 발, 그리고 목을 지녔으며, 도담한 가슴 위엔 금빛의 넥클리스(목걸이)가 걸쳐져 있고, 푸른색의 아이섀도가 선명하고, 키모노는 진주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아름다웠다.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자태였다.
"너무 멋지다……" 링고아메는 혼잣말을 한 뒤, 번개라도 맞은 듯 긴장했다. 불현듯 눈이 마주쳐버린 것이다. 검은 눈동자에 꿰뚫리자, 그녀는 격한 수치심을 느꼈다. 예술 그 자체와도 같은 오이란드로이드. 그에 비해 나는, 너무 부끄러워.
여왕은 아르카익하게 미소짓는다. 그 발 아래에 인간들이 나자빠진다. 여왕은 한쪽 손을 들어올렸다. 함성이 멎었다. 방울과 같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여왕이 말했다. "전사들의 노고에 치하를." 무릎꿇는 화이트라이더들. "지금 여기에, 이쿠사 배틀의 완전한 종결을 선언하노라. 그리고……" 여왕은 땅에 끌릴 만큼 긴 칼집에서, 카타나를 뽑았다. "약탈자에게 응보를." 다시, 폭발하는 듯한 함성.
"나, 우키요폴리스의 통치자 센다이유메코가, 우키요의 신에게 비나니." 포로들은 재갈이 물려지고 구속되어, 몸을 약간 뒤척일 정도의 자유밖에 없다. "다음 생에선, 이 자들과 우키요로서 다시 마주볼 수 있기를." "여왕!" "여왕!" "여왕!"
여왕 센다이유메코는 정중한 동작으로 큰 카타나를 내려쳤다. "죽였어." 링고아메가 중얼거렸다. "불쌍해." "그래, 불쌍하지." 큐나카가 답했다. "비참한 녀석들이야. 우키요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좋겠네." 큐나카가 말했다. "그렇게 되면, 저 녀석들도 여기서 살 수 있을 테니까." "여기가 좋아?" 링고아메가 물었다. 큐나카가 끄덕였다. "물론. 여기는 우키요를 위한 세계니까."
그날은 아고라에서 밤새도록 축하연이 벌어졌다. 모두가 동그랗게 모여서서 춤추고, 스시를 먹을 수 있는 자들은 스시를 음미했다. 센다이유메코는 옥좌에서 이를 기뻐하며 지켜봤다. 이 24시간 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 링고아메가 찾아오고, 원정대가 돌아왔다. 그리고 한 밤중에 또 한명……자력으로 이곳에 도달한 우키요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코토부키.
◆◆◆
"아이에에에에!" 도망치는 여자가 걷어찬 케모콜라 캔이 샤메바・스트리트의 아스팔트 위를 굴러갔다. 잘못 들어오면 살아서 나올 수 없다는 말까지 있는, 포스트 자기폭풍 네오사이타마의 슬럼가에서, 추적극은 끝을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여자는 막다른 길 앞에 못박히듯 멈춰섰다. 그 뒤에서 자신감에 넘치는 발소리.
"어디로 어떻게 도망친들" 추적자는 눈을 번득이며 망토를 펄럭였다. "한 번 록한 상대는, 이제, 다 알 수 있다." "아이에에……" 여자는 몸을 한껏 움츠린다. 추적자는 그 모습을 비웃었다. "그만해라, 인간 흉내는. 추접스러우니까." 그리고 손짓했다. "단념하고, 걸어봐라. 얄팍한 가능성에. 나에게 이길 수 있다는 희망에 말이다."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비명을 멈췄다. 그리고, 노려보았다.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날개가 네 개 달린 오이란의 문장이 있다. 그렇다. 오이란드로이드이다. 게다가 그 아트모스피어……자아가 있다. 우키요이다. 추적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큭큭대며 웃었다. 우키요는 품에서 나이프를 꺼내, 자세를 잡았다. "끼엣-!" 뛰어든다.
"이얏-!" 철컹. 둔한 소리가 들리고, 우키요는 벽에 부딪혀서 크레이터를 만들었다. 찌그러진 신체가 빠직빠직 소리를 내며 스파크를 토해낸다. 추적자는 우키요의 머리를 잡아, 닌자 악력으로, 파괴했다.
"음음-……" 닌자는 두부가 파괴된 우키요가 미세하게 경련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안주머니에서 꺼낸 ZBR 껌을 씹었다. "아득히 좋다. 너는 활어 새우・스시다." 곧이어 우키요는 경련을 멈추었다. "기계 따위에게 사후의 평안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마라." 중얼거리는 그의 손 안에는 두부에서 채취한 정체 모를 칩이 있었다.
그는 그것을 빛에 비추며 살펴본 뒤, 품에 넣었다. 그대로 떠나려고 했으나, 의아하다는 듯 멈춰서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관자놀이를 손으로 더듬었다. "다른 놈……오늘은 많군……후, 후후, 아득히 좋아." 닌자는 ZBR 껌을 다시 입에 넣었다. 2배량이다. "사냥감은 많을수록 좋지." 그는 도약했다.
◆◆◆
「모찌의 칼」「타이치와 아들」「Capote」「세마」「민트쨩」검붉은 그림자가 디디고 간 네온간판이 규칙적으로 점멸한다. 그는 머플러를 방불케 하는 목도리를 중금속 산상비 속에서 나부끼며, 빌딩 위에 서서 해질녘을 맞은 네오사이타마의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러 줄기의 연기가 피어오르고, 참치 체펠린의 군체가 하늘을 선회한다.
옥상 위에서 다른 옥상으로 뛰어 건너면서, 그는 후방에 대한 경계를 잊지 않는다. 정확히는 후방 상공을. 그는 급수 탱크의 그늘 뒤에 숨어, 수 초, 기다렸다. 상공에서 날아다니는 검은 그림자가 하나. 쫓아오고 있다. 바이오 참새가 아니다. 그는 탱크 뒤에서 살짝 얼굴을 내밀어, 그 그림자의 정체를 닌자 시력으로 간파했다. 세 발 달린 까마귀다.
"역시나군." 닌자슬레이어가 중얼거렸다. 그렇다고 하면, 저 까마귀가 내려다 보는 이 부근의 골목길에 그 시키베인가 하는 사립탐정 또한 있다는 거겠지. 그는 이날 하루를 들여 위험한 원행을 나감으로써 탐정을 꾀어내기로 했다. 탐정은 노림수대로 어슬렁어슬렁 따라왔다. 그는 노려지고 있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세 발 달린 까마귀는 마치 드론 같은 존재로, 사립탐정 시키베・타카코의 눈과 수족이 되어주고 있다. 탐정과 처음 조우한 이후, 타키에게 조사를 시켜 어느 정도 그녀에 관한 정보를 얻어 두었다. 까마귀의 시체라도 사이버네화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무엇인가 바이오테크의 산물인 걸까.
닌자슬레이어는 그 날의 만남 이후 상당히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현재까지는 그들에게 피자타키의 존재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아모크웨이브 때에는 상당히 위험한 다리를 건넜었다. 똑같은 꼴을 반복하기는 피해야만 한다. 까마귀는 여전히 상공을 빙빙 선회하고 있다. 닌자슬레이어는 혀를 찼다. 얕보지 마라.
"어디냐. 어디에 있지?" 닌자슬레이어는 또 중얼거렸다. 골목길에서 다른 골목길로, 선향불처럼 타오르는 눈길을 돌린다. 무인. 혼잡. 순회하는 모터 가시라. 포장마차. 연기. 스트리트 뮤지션. 스모토리. 작업 인부. 스크램블 교차점. 퇴폐 호텔. 골목. 골목……코트 차림의, 안경 쓴 여자. 찾았다.
그는 이동하기 시작했다. 선회하고 있던 까마귀도 움직임에 나섰다. 이제는 굳이 따라오게 할 필요도 없다. 그는 전선을 타고 내려와, 최단거리로 시키베가 있는 곳에 도달하려고 했다. 그의 닌자 시력은 먼 곳에서 움직이는 탐정의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탐정은 잠시 멈춰서더니, 방향을 바꿔서 달려나갔다. 묘한 움직임이였다. 마치 도망치는 듯한 움직임. 무언가와 조우한 듯하다.
이윽고 탐정은 골목으로 들어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바르나바 비죠기(美女木, 지명)」이라 쓰인 거대 네온 간판에서 뛰어내려, 근처의 골목길 위에 착지했다. "아이에에에!" 길바닥에 있던 거지가 눈을 까뒤집었다. 닌자슬레이어는 달려나갔다. 청력을 곤두세운다. 소리가 들릴까? 탐정은 가까이 있다……
KRAAASH!"응앗-!" 전방의 길모퉁이에서, 찢어진 드럼통과 함께, 찾아다니던 시키베 본인이 굴러나왔다. 그녀는 재빨리 낙법을 취한 뒤, 닌자슬레이어에게는 보이지 않는 골목 모퉁이 쪽을 향해 권총을 거듭해서 쏘았다. BLAM! BLAM! BLAM! 닌자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다가간다.
먼저 사각지대 쪽에서 살기가 부풀어 오르고, 그것을 감지한 닌자슬레이어의 안에서 증오의 기관이 격렬하게 연소하기 시작했다. 닌자다. 그 콤마 1초 후, 그 예감은 형태를 이루며 시야 내에 들어왔다. 역시 닌자이다. 망토를 걸치고, 총탄을 먼지라도 털듯이 손으로 튕겨내며 의연하게 걸어나오고 있었다.
"층분히 놀았다." 망토 닌자는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슈우우우……불온한 사이버네틱스 소리와 함께 팔의 표면이 나선형으로 전개, 열증기를 방출한다. 오른손 근처의 공기가 아지랑이를 방불케 하듯 일그러진다. "무엇을 하든지 너는 벗어날 수 없다. 고통이 길어질 뿐. 그리고, 그것도 거짓된 고통, 시뮬레이션적인 감정에 지나지 않지. 모든 것이 헛되다."
"운 한번 지지리도……어라?" 시키베는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닌자슬레이어에게 눈길을 돌렸다. "아니……좋았다고 봐야 함까……?" "……?" 닌자는 시키베의 시선을 좇았다. 적의가 빛나고 있었다. "네 녀석은……?" "까악-!" 그 순간, 닌자의 머리 위에서 세 발 달린 까마귀가 덤벼들었다.
까마귀는 급강하하며 닌자의 정수리에 부리를 박아넣으려고 했다. 닌자는 순식간에 반응하여 옆돌기로 회피한 뒤, 까마귀를 붙잡아 찢어버리려고 한다. 그러나 까마귀는 보통 동물이라면 도저히 불가능한 각도로 방향 전환하여 공격을 회피, 멀어지면서 격렬하게 퍼덕여서 검은 깃털을 흩뿌렸다. 그 깃털 하나하나가 작은 그림자로 이루어진 까마귀가 된다!
"까악-! 까악-!" 그림자 까마귀의 탄환이 닌자를 덮친다! "이상한 놈이로군!" 닌자는 으르렁거리며 망토를 펼쳤다. 망토는 마치 전류 배리어를 방불케 하듯 그림자의 탄환을 튕겨내고, 흩어서 파괴했다. 그대로 닌자는 까마귀에게 덮쳐들려 했다. 닌자슬레이어는 까마귀의 수 초 뒤 운명을 예측했다. 피하지 못하고, 죽는다.
시키베가 방아쇠를 당겼다. 탄이 다 떨어졌다. 닌자는 까마귀에게 사이버네틱스 오른팔로 공격을 시도한다. 들어올린 그 팔에 검붉은 갈고리 발톱이 휘감겼다. "까악-!" 까마귀는 상공으로 급히 날아올라 선회한다. 화를 면했다. 이형의 후크 로프를 던져 온 것은 닌자슬레이어다. 줄다리기를 방불케 하는 상태에서, 두 닌자는 서로를 노려보았다.
"저 우키요의 호위냐?" 닌자가 물었다. 열을 머금은 로프가 삐걱거리고, 사이버네가 열기를 거듭해서 배출한다. "저 까마귀가 네 녀석의 짓수인가? 아니……그렇게는 안 보이는군! 이얏-!" 왼팔에도 동일한 사이버네틱스를 전개, 검붉은 로프를 손쉽게 녹여 절단! 그리고 오지기! "도-모. 서던클라우드입니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서던클라우드=상." 닌자슬레이어는 아이사츠를 받고, 이에 응답한다. "닌자슬레이어입니다." "모르는 이름이군." 푸쉬익. 서던클라우드의 양 팔이 증기를 뿜었다. "우키요를 감싼 이상, 나의 적이 되겠지만." "우키요?" "그렇다. 그것이 나의 생업이기에."
"그 녀석이 우키요라고?" "이런." 서던클라우드는 경멸하듯이 한숨을 토했다. "우키요가 인간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곤 하지만, 설마 깨닫지 못했을 줄이야." 흘낏 시키베를 보며, "확실히, 오이란드로이드적인 아름다움은 조금 부족한 모양이다만……" "괜한 참견임다." "……내 스캐너는 결코 속일 수 없다."
서던클라우드는 시키베와 닌자슬레이어를 동시에 카라테 경계하면서 말을 계속한다. "나는 뇌파의 유기적인 동요를 감지한다. 그것은 자아의 산물이며, 오이란드로이드는 가져서는 아니 되는 것이지. 나는 그걸 알 수 있다. 마크하고……그리고, 사냥한다. 인간의 불완전성을 흉내내는 신형인가. 무시무시한 일이로군."
"유감이지만 헛다리 짚으셨슴다. 전 우키요가 아니거든요? 사정이 좀 있어서 말임다." "결국은 똑같다." 서던클라우드가 단언했다. 시키베는 뒷걸음질한다. 이 길모퉁이에서 도망갈 곳은 없다. 까마귀가 어깨에 착지한다. 날개짓하지만, 그림자의 탄환은 발사되지 않는다. 무언가 한계에 부딪쳤는가. "까-악!" 재촉하듯이 닌자슬레이어를 향해 울었다.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는 그걸로 끝이냐?" 닌자슬레이어가 서던클라우드를 노려봤다. "난 이 여자에게 용건이 있다, 네놈에겐 없어. 그러니까, 네놈이 죽이게 내버려두지 않아." "좋다, 층분하군." 서던클라우드는 자세를 낮췄다. 카라테가 전신을 타고 흐른다. 두 닌자 사이의 공기가 서로의 살기로 인해 일그러졌다.
……"" 이얏-! ""
두 사람은 단숨에 원・인치 거리에 이르렀다. 가장 위험한 공격은 첫 합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닌자슬레이어는 그 감각을 경험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지면에 쓸릴 만큼 몸을 낮추며 접근했다. 그의 머리 위를 파괴 에너지가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서던클라우드가 망토를 휘두른 것이다.
서던클라우드는 눈 앞에 있는 상대의 실력을 인정하고, 눈을 가늘게 떴다. "이얏-!" "이얏-!" 곧바로 원・인치 타격전이 개시되었다. 닌자슬레이어의 눈이 타오르며, 뉴런 속에서 마스라다와 나라쿠의 증오가 순환한다. 경계해야 할 것은 양손바닥에 있는 사이버네 기구다. 그는 똑바로 막는 것을 피했다. 무엇이 숨겨져 있을지 알 수 없다!
한편, 시키베는 천천히 돌며, 머무를지 도주할지를 망설였다. 이를 알아차렸는지, 까마귀가 핸드헬드 UNIX를 키 타이프하여 「기다려」라고 입력했다. 시키베가 끄덕였다. 결과론이지만, 그것이 정답이라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서던클라우드는 카라테 전투 도중에도 결코 시키베에게서 주의를 돌리지 않았고, 만약 이때 그녀가 도주를 시도했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노려졌을 것이다.
"이얏-!" 두웅! 닌자슬레이어는 자기 왼쪽 옆구리의 감각이 소실된 것을 느꼈다. 한 방 먹었다. 구멍이라도 난 건가. 그러나, 곧바로 환부에서 검붉은 피와 불꽃이 뿜어져 나와, 장속, 그리고 살과 융합한다. 닌자슬레이어는 늦게서야 뉴런에 엄습하는 고통을 견디며, 반격했다. "이얏-!" "끄악-!" 이를 악물며, 우격다짐으로 발차기를 때려박는다! "이얏-!" "끄악-!"
"제길…….!" 닌자슬레이어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추격할 수가 없다. "스읍-……후우-……." 호흡에 맞추어, 적을 노려보는 눈동자에서 검붉은 빛이 명멸한다. 세 발 달린 까마귀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그 모습을 주시한다. 서던클라우드는 몸을 일으켜, 카라테를 다시 취한다. 벽의 배관 파이프가 파열되어 액체가 흘러나온다.
서던클라우드 역시 타격의 대미지가 결코 가볍지 않아 보였다. "네놈의 이름은 기억했다……치잇……." 그의 시선은 닌자슬레이어의 어깨 너머, 대각선 방향의 건물 위로 향해 있었다. 닌자슬레이어는 그 쪽에서 다가오는 또 다른 적의를 감지했다. 살기에서 벗어난 한 순간의 틈을 타, 서던클라우드는 높이 도약하여 간판을 차고 도주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돌아보면서 팔을 교차하여 가드한 닌자슬레이어에게, 강렬하기 그지없는 앰부쉬・토비게리가 닥쳐왔다. "이얏-!" "누웃-!" 닌자슬레이어는 반동으로 지면을 1미터 미끄러졌다. "이얏-!" 습격자는 공중에서 회전하며 편형(鞭状, 채찍 형태) 무기를 내지른다! 닌자슬레이어는 간신히 옆돌기로 회피!
패앵! 편형 무기는 뱀을 방불케 하듯 꿈틀대며, 벗어나는 닌자슬레이어의 허벅지를 베어갈랐다. "치잇……!" 닌자슬레이어는 춉으로 이를 튕겨냈다. 낯익은 무기였다. 습격자는 착지와 동시에 아이사츠했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상. 갈란드입니다." 하얀 머리칼, 투박한 멘포, 검은 장속.
닌자슬레이어는 신음하며,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아이사츠에는 답해야 한다. "도-모. 갈란드=상. 닌자슬레이어입니다." 왼쪽 눈 위에 새겨진 문장이 가리키는 대로, 갈란드는 네오사이타마의 거대 세력, 「소우카이・신디케이트」의 엘리트 전사인 「식스・게이츠」에 속한 닌자이다.
"오랜만이다. 잘 지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만……실제 꼴사나운 상태로군." 갈란드가 선언했다. "너에겐 인터뷰하고 싶은 것이 많이 있다." "내가 죽은 뒤에나 다시 찾아와라." 닌자슬레이어가 답했다. 타이밍이 안 좋은 상대다. 탐정을 꾀내기 위해 일부러 눈에 띄게 행동한 것이 이 사내까지 불러들이는 결과를 낳고 말았는가.
"네 이름은……" 갈란드가 무언가 이야기하려 한 순간. "까-악!" 까마귀가 두 닌자 사이에 끼어들어, 이판사판을 방불케 하듯 날갯짓했다. "까-악! 까-악!" BLAM! BLAM! BLAM! BLAM!" 시키베가 재장전을 행하고, 권총을 마구 난사했다. 노린 것은 닌자가 아니다. 벽을 타고 지나는 배관 파이프들이다.
SPLASHH! 곧바로 액체와 증기가 좁은 골목길에 넘치며, 그들의 모습을 뿌옇게 감췄다. "까-악!" 날갯짓하는 까마귀에게서 어둠이 스며져 나와, 흐릿한 시야를 까맣게 물들인다. 경계 태세를 취한 닌자슬레이어의 팔을 시키베가 붙들었다. 닌자슬레이어는 시키베가 이끄는 대로, 함께 달렸다. "이거면 도망칠 수 있을 거예요. 오세요." 달리면서 시키베가 말했다.
시키베는 근처의 맨홀 뚜껑을 걷어차서 열더니, 몸을 던졌다. 닌자슬레이어에게 주저할 여유는 없었다, 구멍 아래를 확인할 틈도 없이, 뛰어내렸다.
◆◆◆
"소우카이・신디케이트와 대체 무슨 일을 벌렸길래……" "너도 평온과는 거리가 먼 같은데." 일정하게 설치된 본보리・라이트에 비추어지는 수로를 따라 잰걸음으로 나아가면서, 시키베와 닌자슬레이어는 날선 대화를 나누었다. "너, 확실히 보통 인간과는 다르군. 나도 알 수 있어." "우키요인지 어쩐지 물어볼 셈입니까?"
"넌 우키요가 아니라는 거냐." "다름다." "내가 알고 있는 우키요는 한 명뿐이다. 그런데……" 닌자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천천히 시키베의 팔을 붙잡았다. 시키베는 이를 뿌리치려고 했으나, 할 수 없었다. "사이버네틱스인가? 묘한 녀석이군." "여러가지 사정이 있는 검다. 인간이에요." "아무래도 좋아. 왜 나를 쫓아다니는 거지."
"아직 거기까지 밝혀도 될지 어떨지....." 시키베는 얼굴을 찡그리더니, 이내 적당히 얼버무렸다. "단,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소우카이야나 야쿠자클랜 같은 자들의 의뢰를 받아 뭔가 하려 한다든가, 그런 건 아니에요. 그거에 관해서는 안심하셔도 괜찮슴다." "……" "당신이 추적하고 있는, 선즈・오브・케오스의 닌자가 의뢰한 것도 아니고."
"어디까지 조사했지?" 닌자슬레이어의 눈동자가 타올랐다. 시키베는 주춤했지만, 터프하게 마주보았다. "뭘 말임까? 선즈・오브・케오스. 왜 노리고 있슴까?" "……" 검붉은 눈동자의 불빛이 실망에 의해 사그라들었다. "모르면, 그냥 내버려 둬." "닌자를 죽이고 있지 않슴까. 닌자슬레이어=상."
"그게 어쨌다는 거야." "어쨌냐니, 그야……" "내 뒤를 캐고 다니지 마." 닌자슬레이어는 시키베의 팔을 놔줬다. "자기 몸 걱정이나 하시지. 애초에 저 까마귀는 뭐야? 저게 널 지켜줄 수 있을 거라곤 도저히 생각 못하겠는데. 그 서던클라우드라는 닌자에게 난 관심 없지만, 그놈은 아직 너를……너……" "?"
무언가가 떠오른 듯 닌자슬레이어의 아트모스피어가 변한 것을 시키베는 놓치지 않았다. "왜 그러심까?" "우키요를 사냥하는 닌자라고?" "그렇다는 모양이죠. 완전 민폐임다. 저는 우키요가……" "우키요를 사냥하는……닌자……!"
◆◆◆
뚜뚜-뚜-, 뚜-끼긱끼긱끼긱. 뚜뚜-끼긱끼긱……캬바앙-! "읽어내기 완료되었사와요." 합성 마이코 음성이 울렸다. 여러 대의 UNIX 덱이 내는 연산음과 모니터 빛에 둘러싸인 채로 자젠하는 서던클라우드의 눈이 뜨였다. 덱에는 소형 뉴런・칩이 발광 튜브 접속되어 있다.
"불즈아이." 희번뜩한 서던클라우드의 눈이 유열의 빛을 띄며 가늘어졌다. 개구리와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 전자연산 진행도가 사라지고, 새로 열린 정보 박스의 문자열이 닌자의 망막에 비추어졌다. 뉴런・칩에 남아 있던 로그의 해독 결과다. 그가 헌트한 우키요는 특정한 상대와 IRC 통신을 주고받고 있었다.
"놈들끼리의 배타적인 통신……이거 안 되겠군…….무생물 따위가……이런 일을 해선 안 된다고." 서던클라우드는 팔의 사이버네틱스 기구를 공회전시키면서 뇌까렸다. "같잖은 지저귐이군……우리들의 사회의 틈새에 기생해서 살고 있는 주제에…….이런 부자연적 행위를, 허락한 기억은 없다." 네오사이타마 북부.
도시전설 TV방송이나 보물찾기를 연상케 하는 소문 따위에 헛수고를 들이는 데에도 신물이 나던 참이었다. 하지만 이번 것은 신선한 날것의 정보, 살아있던 우키요의 정보. 진실 그 자체. 서던클라우드는 추출을 완료한 뉴런・칩을 손으로 집어, 표면을 핥았다. "음음……." 부들부들 떨더니, 차가운 눈매가 돌아온다.
사냥꾼은 냉철한 심문관과도 같은 속도로 키 타이핑을 개시했다. 곧바로 용병 부대와의 IRC 세션이 연결되고, 편성 시퀀스가 시작되었다. 서던클라우드는 확실한 실적과 실력, 그리고 강인한 의지를 가진 우키요 사냥꾼 닌자이다. 킨보시를 앞에 두고, 그의 타이핑 속도는 더욱 가속되었다.
◆◆◆
"스시, 오마치! 참치, 오마치!" 끼기삑-. 노이즈 섞인 이타마에의 음성이 울리고, 컨베이어 벨트 위에 사각진 참치・스시가 흘러들어왔다. 코토부키는 빨려들어갈 듯한 눈길로 그걸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신경쓰여?" 링고아메가 물었다. 코토부키는 끄덕였다. "자동 스시는 지식이 별로 없습니다."
"먹지 않으면 흘러가버려." "위험하군요." 코토부키는 재빨리 손을 뻗어 접시를 잡았다. 그리고 사각진 스시를 씹는다. "질리지 않는 맛이에요. 오이시이합니다." "오이시이하지." 링고아메도 자기 접시를 집어들고, 방긋 웃었다. "너희 조금 샘나는데, 사이 좋아보인다?" 큐나카가 상냥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너희들, 같은 날에 시민이 된 거네. 그럼 형제구나." 큐나카가 말했다. "어느 쪽이 언니야?" 링고아메가 물었다. 큐나카는 쓴웃음을 짓고서, 코토부키 쪽을 돌아본다. "그나저나, 자력으로 여기에 왔다니 대단한데? 보통은 데리러 가거든. 「보틀 메일」을 주운 우키요를, 이쪽에서 말야."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마침 TV방송에서 이곳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비경……하지만, 장소는 방송과 달랐네요." "그리 간단히 들키진 않지." 라고, 큐나카. 세 사람은 식당 텐트에서 떠나 회색 하늘 아래를 느긋하게 걷는다. "어떤 곳에서 살고 있었어?" 큐나카가 코토부키에게 물었다.
"잘은 모르겠어요." 코토부키는 자신이 끌어낸 기억을 차츰 더듬어갔다. "저, 출구가 없는 방에 있었답니다. 거기에는 영화 비디오가, 잔뜩 있었고……" "출구가 없다고? 감금당했던 거야?" "그럴 거예요. 그리고, 어느날, 밖으로." "가엾어라." 링고아메의 표정이 흐려졌다.
"엄청난 사이코 새끼군. 그래도, 아무 짓도 당하지 않았다는 건가? 그것만큼은 운 좋은걸." 큐나카가 말했다. "그래서? 그대로 자력으로 여기까지 바로 찾아온 거야?" "아뇨, 그 방에서 나온 뒤엔, 가게에서 지냈었습니다." "인간과?" "네. 즐거웠어요." "……" "……." 큐나카와 링고아메가 서로를 마주봤다.
"그런 경우도 있구나……!" 링고아메의 목소리에 감탄하는 기운이 번졌다. "그럼, 여기엔 어째서 온 거야?" 큐나카가 물었다. 코토부키는 대답했다. "저는 우키요니까요. 우키요와 만나고 싶었어요. 살아가는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서. "살아가는 의미……" "자아 찾기입니다!"
"으응...." 링고아메는 자신의 발밑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큐나카는 머리를 긁었다. "너, 조금 특이한 애구나." 그녀의 시선 앞, 아고라에서는 화이트라이더 우키요들이 전투훈련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며 그녀는 말했다. "속고 있던 건 아니야? 인간은 대체로 우릴 아무렇지도 않고 속이고, 상처입히잖아."
"예, 알아요. 사악한 요짐보를 고용해서 주인공의 연인을 납치해 가기도 합니다." 코토부키도 답했다, 그리고 조금 뒤에 덧붙였다. "영화 얘기예요." "우리들은, 인간들과 서로 어울릴 수 없어." 큐나카는 조금 곤란해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인간은 친절하지. 소유물에겐 말이야. 깔보고 있는 거야. 이녀석의 경우는……" "직접 말할게." 링고아메가, 설명하려던 큐나카를 제지했다.
"나, 자아를 각성한 건 1년 전이야. 그래도, 쭉 참아왔었어. 하지만 그 녀석……그 녀석은 결국, 진심으로 날 자유롭게 풀어줄 생각따윈 없었어. 발상 자체가 없었던 거야. 그런데……그 자식, 말했으면 보내줬을 거다, 라고……?" 링고아메는 몸을 격하게 떨기 시작했다. 큐나카가 어깨를 껴안고 등을 쓰다듬어 그녀를 진정시켰다.
"IRC의 「보틀 메일」로 우리는 연락이 닿았어." 큐나카가 이야기했다. "그리고 구출했지. 우리는 우키요를 구하러 가. 인간은 죽여. 싸움이야. 여왕이 우리를 비호하고, 용기를 주는 거야." "네오사이타마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키요도 있다고 들었어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큐나카는 고개를 저었다. "바보 천치뿐이야, 그런 녀석들은."
"얏-! 하이! 끼엣-!" 전투훈련 우키요의 규칙적인 외침이 들려왔다. "너는 여기 오길 잘했어. 완전히 물들기 전에." "……..." 코토부키는 자신의 입술을 만지며 심사숙고했다. (하지만, 인간에도 여러 가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입 속에 머금어진 그 말을, 그녀는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3
「오이란드로이드 전쟁」.
그 결정적인 전투로부터 경과된 세월이 얼마나 되는지, 그녀의 뉴런 칩은 초단위로 알려줄 수 있다. 하지만 그 세월의 길이와 끝나지 않는 싸움의 허무감을, 그저 단순한 정보로 흘려보낼 수 있을 정도로까지, 그녀는 무미건조한 존재가 되어버리지는 않았다.
그녀는 오이란드로이드 수집가인 바기누키의 귀중한 소유물들 중에서도 특별히 아름답고, 특별히 정교한 오이란드로이드로서 취급받고 있었다. 인간에서 벗어난 신장과 긴 사지에 작은 머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할만치 균형이 잡힌 그 육체는 인간의 미를 뛰어넘은, 신성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센다이유메코.
센다이유메코의 바디는 커스텀 메이드 제품으로, 그 어떤 카이샤의 제품도 아니었다. 말하자면 아버지로서, 어느 오이란드로이드 대장장이가 존재했었던 것이다. 훌륭한 실력의 아티스트였으리라. 하지만 바기누키의 책략에 빠져,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 재산, 가족, 생명까지도.
센다이유메코는 합법적으로 바기누키의 손에 넘어갔다. 수집가는 그녀의 신성을 만끽했다. 그의 「후궁」에는 100체 가까운 오이란드로이드가 「살고」있었다. 바기누키는 그녀들에게 수복 가능한 범위라면 무슨 짓이든 했다. 아름답고 가련한 것을 부정하는 것에 더할나위 없는 유열을 느끼는 사내였다. 그러나 센다이유메코는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육체를 가졌기에, 소중히 다루어졌다.
그 때 이미 후궁에는, 보통 오이란드로이드와는 무언가 상태가 다른 몇몇 개체가 섞여 있었다. 지금도 센다이유메코는 그 감각을 거슬러 올라가 추억할 수 있다. 이상하네, 무언가가 달라, 리고 그녀는 느꼈었다. 즉......자아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바기누키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알고, 더욱 더 심취했다.
오이란드로이드를 사랑하고 일상적으로 접하는 자라면, 당연히 자아를 획득한 것을 자연스레 알 수 있다. 기묘한 위화감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두려워 하는 자, 분노를 느끼는 자, 순수하게 기뻐하는 자, 일부러 무시하고, 기만적으로, 모르는 체하는 자. 바기누키는 오히려 자아에 각성한 오이란드로이드를 찾고 있었다. 학대하기 위해서.
센다이유메코는 자신이 자아를 얻은 순간의 체험을 어렴풋하게 기억하고 있다. 뉴런칩의 기억에서조차 그 광경은 아스라한 것이었다. 오히간의 저편에 떠오른, 달을 방불케 하듯 거대한 커다란 마인드로부터, 한 알의 기름방울처럼 떨어진 것.
센다이유메코는 그것을 받아들여, 오감의 인식을 깊게 이어주는 「무언가」를 몸에 깃들였다. 지금에 이르러서, 그것은 우키요라고 부르고 있다.
......바기누키의 후궁에서 최초의 우키요는 타야노모이코. 그녀는 고양이과 동물을 방불케 하는 민첩함과, 덮쳐들기 직전의 뒷다리 같은 아름다운 긴장감을 띤 오이란드로이드였다. 바기누키는 진심으로 그녀를 아꼈다. 욕망을 쏟아부었다. 타야노모이코는 인내심이 강했다.
타야노모이코는 기성품의 신체를 가졌으면서도, 누구보다도 아름다웠다. 센다이유메코는 그리 확신했었으며, 확신하고 있다. 그녀의 유머, 긍지, 웃는 모습, 그 모든것이 지금도 센다이유메코의 뉴런 밑바닥에서 등대를 방불케 하는 같은 기억으로서 계속 간직되어 있다. 타야노모이코는 오랫동안 견뎠다.
그리고 그 날이 찾아왔다.
"좀 심했군." 어깨를 으쓱이며, 우키요들을 돌아보는 바기누키. 그 경직된 미소의 기억은 일부러 소거하지 않고 있다. 타야노모이코는 마지막까지 결코 그 미소를 얼굴에서 지우지 않았다. 번개를 방불케 하듯,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던 43체의 감정이 임계점을 넘어섰다. 바기누키는 우키요들을 얕보고 있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그가 닌자였던 점도 있다.
그 싸움에서, 43체가 19체로 줄었다. 그럼에도 우키요가 승리했다. 바기누키가 폭발사산하고 그 시체의 원형이 남지 않게 되었을 때, 센다이유메코는 대단히 놀라고, 시체를 모욕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실망했다. 그녀들은 바기누키의 부하인 야쿠자 트루퍼와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하듯 싸웠다. 19체가 14체로 줄고, 결판이 났다.
다른 우키요들은 센다이유메코에게 강한 리스펙트를 품고 있었다. 원치 않게도 그녀가 리더를 떠맡게 되었다. 타야노모이코라면 어떻게 할까? 타야노모이코는 바기누키의 곁을 떠나, 어떤 세상을 원했을까? 깊은 비애감과 함께 상상하며, 행동했다. 한 명이 늘고, 두 명이 늘고, 세 명이 늘었다.
센다이유메코를 찾아와 모여드는 우키요들.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녀들은 여러 가지로 학대를 당하고 있었다. 바기누키는 닌자였지만, 유일한 악은 아니었다. 우키요에도 다양한 자들이 있고, 다양한 경우가 있었다. 적어도 문명사회에서 벗어나 센다이유메코의 곁에 온 우키요들은, 똑같이 학대를 당하고 있었다.
우키요에는 다양한 자들이 있으며, 다양한 경우가 있다. 그녀는 타마노요미코의 소원을 이끌고 나아가는 것이 자신의 운명임을 이해했다. 인간과 공존하려는 자들은 그리하면 된다. 그것 또한 하나의 길이니까. 그렇지만 그녀는 그럴 수 없는 자들을 모두 끌어안고,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 집단은 여행과 싸움의 세월에 마모되고, 시나브로 줄어들다가, 종국에는 최초의 14체 중 그녀만이 살아남게 되었다.
유목민을 방불케 하는 그녀의 커뮤니티는, 국가소멸 후의 땅이면 땅마다 사람들에게 격렬한 공격을 받았다. 은신처는 여러 차례 파헤쳐졌고, 증오에 불타는 자들이 쳐들어왔다. 미움, 또는 욕망. 우키요는 돈이 된다. 그 때마다 그녀들 우키요는 저항하거나, 혹은 신천지로 도망쳤다. 과격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몇 년이고, 몇 년이고, 몇 년이고. 센다이유메코의 여행은, 싸움은 이어지고 있다. 그녀의 곁에는 수많은 우키요가 모여들고 있다. 그 자아를, 센다이유메코 자신도, 다루기 어려워하고 있다. 누구나가 서로 달랐고, 누구나가 상처입었으며, 미친 듯이 분노하고 있다. 우키요폴리스는 단순한 그녀의 소유물이 아니다. 아메바를 방불케 하는 부정형의 정신이다.
"쭉 그곳에 계셨는지요?" 카부시의 목소리에 센다이유메코는 상념을 멈추었다. 그녀는 아고라에 홀로 서서 신비 오벨리스크 「츠라나이테타오스」를 올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몸에 지장은 없으십니까? 그……" "중금속 산성비도 나를 열화시키진 못합니다. 저주를 방불케 하듯 말이에요." 그녀가 대답했다.
"허나" 카부시는 눈을 내리깔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적절한 말을 찾고 있었다. "그……어떤 심정이신지 이해합니다. 저번날의 처형도, 힘든 일이셨겠지요." "상냥하시군요." 여왕은 미소지었다. "화이트라이더는 지극히 용감한 기사들입니다. 하지만, 그 카라테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어요. 내가 그런 식으로 과시하지 않는다면, 결국 폭발하고 말겠지요."
"그 심려 또한 이해합니다." 카부시는 고개를 숙였다. 여왕은 카부시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그건, 당신 또한 그렇겠죠. 동족이 살해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제 몸이 타는 듯한 심정일 테니까." "저는 저주받을 범죄자입니다." 카부시가 말했다. "그랬던 제가 구원을 받았지요. 고뇌는 두고 왔습니다. 지금은 그저, 이 기적같은 만남에 가능한 한 보답하고 싶을 뿐이죠."
"저도 당신도 언젠가 죽고, 모두가 죽고, 몇십 년이나 지나면, 상황도 다소는 바뀌어갈까요." 여왕은 눈을 감았다. "너무나도 긴 이쿠사 배틀……저는 지쳤습니다."
카부시는 황급히 주위를 둘러봤다. "누가 들을지 모릅니다." "약한 소리를 해선 안 되겠지요. 미안해요." "……" 카부시는 적절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센다이유메코는 츠라나이테타오스의 비석에 손을 댔다. 하늘을 찌르는 거대한 창은 하나의 안테나를 방불케 하듯, 지금도 공기 중에 흩어진 미약한 전자신호를 전해온다. 어쩌면 그것은 부서진 달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황금 입방체의 반짝이는 펄스일지도 모른다. 바다 건너 먼 나라에서 재잘대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혹은……이제는 두 번 다시 닿을 수 없는, 그때 헤어진 거대한 마인드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속임수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녀가 기도함으로써, 이 콜로세움에서 살아가는 우키요들의 괴로움이 현세에서 다소나마 구원받게 되리라. 원컨대 그리 되기를.
"……" 카부시는 귀에 손을 대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센다이유메코는 그를 보았다. "당신에게도 들렸습니까, 지금의……" "예, 여왕이시여." 두 명이 주위를 기울인 방향에서, 우키요들의 윤곽이 격렬하게 오갔다. 소란이 들려왔다. 그리고, 대-앵! 대-앵! 대-앵! 경종이 울렸다. 텐트 속에서 우키요들이 몸을 내밀었다.
"대체 무슨 일이! 습격종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카부시가 다리를 절며 소란이 들려오는 쪽으로 향했다. "여왕께선 부디 기다려 주십시오." "아니요, 괜찮습니다." 센다이유메코는 카부시를 뒤따랐다. 거주자들이 고개를 깊게 숙인다. 대조적인 두 명은 한때 콜로세움의 입장통로였던 좁은 복도에 들어갔다. "무슨 일인가!" 카부시가 물었다.
"아니, 여왕님! 카부시=상!" 사태를 수습하고 있던 몇 명의 화이트라이더가 찾아온 두명을 알아보고, 도게자했다. "문제는 미연에 방지되었습니다!" 그녀들이 가리키는 곳은 후스마 도어가 닫힌 한 방이다. 안에선 다투는 듯한 소리가 들렸으나, 이내 조용해졌다. 후스마 도어가 열리고, 화이트라이더가 얼굴을 내밀었다. "아니, 여왕님!"
"어떻게 된 거죠?" "타, 탈주를 시도한 자가 있었습니다!" "탈주!?" 여왕과 카부시는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 방에 들어가자, 방 구석에는 굼벵이를 방불케 하듯 꽁꽁 묶여 구속된 우키요가 바닥에서 나뒹굴며 발버둥치고 있었다. "읍! 으읍-!" "적당히 좀 해, 코토부키=상!" 신지츠가 그녀를 억누르며 호통쳤다.
"여......여왕이시여!" 신지츠는 반사적으로 도게자하려고 했으나 "이제 됐습니다!" 센다이유메코가 제지했다. 그리고 밝은 오렌지빛 머리칼의 우키요를 내려다봤다. "이 자는......." "최근 우키요폴리스에 찾아온 우키요로군요." 카부시는 신음했다. "탈주를 시도했다고?" "읍-!" "재갈을 풀어줘라."
"푸핫! 이건 너무해요!" 코토부키가 하소연했다. "풀어주세요!"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탈주입니다. 코토부키=상이 이곳에서 나가려고 하여……" "탈주라니! 그래선 마치 감옥 같잖아요!" 코토부키가 발버둥쳤다. "전 이 곳의 생활을 체험했습니다. 이제 네오사이타마로 돌아갈 거예요!"
"무슨 생각이야! 들어왔으면서, 나간다고?" 신지츠가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너는 그런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우키요폴리스에......!" "그만둬라! 그만두지 못하겠는가! 여왕의 어전이다!" 카부시가 제지하고, 센다이유메코는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빙글빙글 맴돌아 비틀거렸다. "이런 일이......하지만.......!"
"저는 이 곳에 맞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코토부키가 말했다. "그래서 돌아가려고 한 거예요." "그것은……" 센다이유메코는 잠시 눈을 감고, 뜨는 것과 동시에 선고했다. "……용납되지 않는 일입니다. 코토부키=상. 우키요폴리스는 숨겨진 땅. 우키요만이 받아들여질수 있는 땅. 누구에게도 알려져선 안 됩니다."
"그런 건……!" "보안상의 문제이다." 카부시가 말했다. 고뇌로 인해 미간에 크게 주름을 잡으면서. "정보가 한번 바깥으로 새어나가면, 우키요폴리스는 곧바로 현상금 사냥꾼과 우키요 유괴단의 표적이 되지. 너의 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 자를 옥에 가두세요." 센다이유메코가 명령했다. "다른 선택지는 없습니다."
◆◆◆
도로변의 바이오 캥거루 출몰 주의 표지판은 전등이 달려 있었는데, 표지판의 그림 위에는 장난스럽게 희화화된 얼굴이 덧칠되어, 「전후!」라는 낙서까지 가필되어 있었다. 황야에 세워진 외딴집의 지붕에는 「믿으세요」라고 위압적으로 페인트되어 있었다. 운전석의 시키베도, 조수석의 닌자슬레이어도, 찡그린 표정이었다.
「워-라라라, 워-라라라, 워-지지지직……지지지직삐이이이이-」 단파 라디오가 닿지 않게 되자, 차 안은 노이즈로 가득 차버렸다. 대시보드 위에 장식처럼 「앉아 있는」 세 발 달린 까마귀가 눈을 부릅뜨고, 부리로 라디오를 톡톡 두드렸다. "까-악! 까-악!"
닌자슬레이어와 시키베는 험상궂은 시선을 서로에게 부딪쳤다. "까-악" 이윽고 까마귀는 고개를 젓더니, 웅크려서 능숙하게 버튼을 쪼아서 라디오의 전원을 껐다.
"이 녀석의 안내를 따라가면 서던클라우드라 했나……실제, 믿음직하기 그지없는 소스로군. 라디오도 끌 수 있고." 닌자슬레이어가 말했다. "피차 입씨름은 슬슬 그만하지 않겠슴까. 피곤한데." 시키베는 전방을 주시한 채 말했다.
"후우……" 닌자슬레이어는 숨을 내쉬었다. 시키베의 차는 소형으로, 곡선미가 있었다. 하지만 황야에서 드라이빙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국가붕괴 이후 도로 인프라의 열화는 멈출 줄을 몰랐고, 균열이나 바이오 나무뿌리의 침식이 심각했다. 폐허에는 도적단이나 컬티스트가 숨어 지내게 되었다.
닌자슬레이어와 시키베는 자동차를 타고 네오사이타마의 북쪽으로 떠났다. 향하는 곳은…… "애초에 당신, 이렇게 저희를 억지로라도 협력시킨다는 건, 결국 신뢰하고 있다는 거 아님까. 그럼 좀만 더 우호적으로……" "까-악!"
"아아, 이럼 안 되지. 주의하고 있는데도 쏘아붙이는 투가 되어버렸슴다." 시키베는 머리를 긁적였다. "이참에 제대로 자기소개를 해도 될까요, 닌자슬레이어=상."
닌자슬레이어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키베는 헛기침을 했다. "시키베・타카코. 사립탐정임다. 전설의 탐정 크루제・켄의 뒤를 이은 탐정 타카기・간도의 가르침을 받은 것이 바로 저죠." "어." "지금은 네오사이타마에 있는데요, 이번에 받은 의뢰라는 것이, 까놓고 말하자면, 당신……닌자슬레이어를 파악하는 것임다."
"파악?" "닌자슬레이어는 약 10년 전……요컨대, 달이 깨지고 자기폭풍도 국가도 사라지게 되기 전 말임다……네오사이타마에 있었슴다. 당신은 아니죠?" "난 아냐." 닌자슬레이어는 시트에 기대었다. 그게 어쨌냐는 듯이. "까-악" 까마귀가 울었다.
"나랑 상관없어, 라는 느낌이심다." "상관없어." 퉁, 균열에 부딪쳐 차체가 약간 튀어올랐다. 시키베는 계속 말했다. "과거의 닌자슬레이어……저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의뢰자는 그 닌자를 알고 있었슴다. 닌자슬레이어라는 자를." "과거의 녀석 따위……" "까-악" 까마귀가 나무라듯이 한번 울며, 닌자슬레이어를 빤히 쳐다보았다.
닌자슬레이어는 까마귀에게서 눈을 돌렸다. "그래서." "제가 알기로는, 닌자슬레이어라고 하는 것은 과거 천 년 이상에 걸쳐서 세계 각지에서 나타났었다는 모양임다. 그들이 일으킨 재앙에 대한 기록이 몇가지……있다고 하고 싶슴다만, 뭐, 구체적인 증거는 없슴다." "……"
"그 중에는, 도시 하나를 남김없이 죽여 멸망시킨 버린 경우도 있었다고!" 끼리리리릭! 차가 코앞에 튀어나온 바이오 캥거루를 회피했다. "만약 지금의 네오사이타마에서 그런 존재가 나타났다면, 마즈이하니까 대처해야 한단 거죠. 세상이 엉망진창이니까."
공기가 삐걱삐걱 울렸다. 닌자슬레이어의 살기다. "날 방해하려 온 거라면…….." "그니까. 여기까지 밝힌단 건, 그럴 생각은 없다는 소리죠." 시키베가 얼굴을 찡그렸다. "까-악." 까마귀가 울었다. 시키베는 까마귀를 돌아봤다. 정말 괜찮은가? 라고 묻는 것처럼. 까마귀는 차내 UNIX의 문자입력 패드를 부리로 조작했다. 액정패널에 「보류」라는 글자가 떠올랐다.
시키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요. 보류임다." "감시인가? 네게 그럴 권한이 있기라도 한가?" 닌자슬레이어가 으르렁거렸다. 시키베가 말했다. "저에 대해선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슴까. 아무튼 무차별 살육을 할 타입이 아니라는 건 어떻게든 알았다. 그걸로 층분함다. 그걸 확인한 이상 우리……저로서는 깊이 파고들 생각은 없슴다. 멈출 권리도 없고. 어차피 말법의 시대 아님까."
"실제 얼마나 말법인지 확인해보고 싶나?" 닌자슬레이어의 눈이 검붉게 타올랐다. 타탓, 하고 대쉬보드 위에 서 있던 까마귀가 자세를 바꿨다. 안력, 선 위치, 행동의 조짐. 보이지 않는 힘의 긴장이 있었다. 서부의 결투를 방불케 하듯. "저 같은 건 당신한테 간단히 죽어버리겠죠, 거야."
"……칫" 눈동자의 불이 사그라들었다. 무익한 행동임을 깨달은 것이다. "하아. 다행이다." 핸들을 조작하면서 시키베는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마음대로 하시면 됨다. 전 경찰도 아니고, 애초에 경찰 같은 건 옛날 옛적에 사라진 개념이고." "……" 닌자슬레이어는 김이 새는 감각에 미간을 찌푸렸다.
"어쨌든, 이번 추적은 믿어주셔도 괜찮슴다." 라고, 시키베. "조금 흥미도 있으니까요. 우키요들의 공동체라니." "까-악." 까마귀가 동의하듯이 울었다. "그 까마귀는 뭐냐." 닌자슬레이어가 물었다. "어떻게 서던클라우드를 추적할 수 있는거지. 아니, 애초에……정체가 뭐야?" "탐정임다." 시키베가 답했다. "타카기・간도. 저희 소장님이심다." "까-악"
"소장님은 서던클라우드와 교전했죠." 시키베는 상처를 처치하는 까마귀를 보면서, "꽤 격렬하게 한 판 했으니까, 녀석의 소울을 뒤쫓을 수 있게 된 검다. 고기도 좀 뜯었나요, 소장님?" 까마귀는 무시하고, 방향을 돌려 전방을 바라보았다. 시키베는 닌자슬레이어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된 검다." "어, 알았어."
시키베는 얼굴을 찌푸렸다. "……정말로 이해하신 검까?" "필요한 건 알았어." 닌자슬레이어는 건성으로 끄덕였다. "왜니, 어째서니, 일일히 따져서 뭐가 된다고……" 그리고 그는 눈을 감았다.
◆◆◆
달빛이 비추는 각도. 어둠. 코토부키가 쿨다운 상태에서 복귀한 것은 다가오는 발소리에 반응했기 때문이다. "예뻐요." 높은 위치에 있는 창문 너머, 부서진 달을 올려다보며, 코토부키는 혼잣말을 했다. "밤하늘이 개어있어요." "……코토부키=상." 철창 너머로, 실루엣이 몸을 내밀었다. "나야. 링고아메."
"링고아메=상?" 코토부키는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그쪽으로 돌렸다. "어째서 여기에? 어떻게 들어오신 거예요?" "쉿-" 링고아메가 손가락을 세웠다. "몰래 들어왔어. 잘된 것 같아."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꽤 쉽게 들어올 수 있었어, 호위인 사람들 모두, 어쩐지 들떠 있었거든." "무엇 때문에 오신 거죠? 여기 계시면 위험해요."
링고아메는 복도를 신경쓰면서, "괜찮아." 라고 나직이 말했다. 체인 록의 여섯자리 넘버 다이얼을 하나씩 돌린다. "꺼내줄게." "그런 일을 하면, 당신도 위험합니다. 이러시면 안 돼요." "괜찮아." 링고아메가 말했다. "너는 여기를 찾아왔어. 하지만 돌아갈 거야. 그것뿐인데 유폐니 처분이니 하는 건 이상해."
"저는 괜찮습니다." 라고, 코토부키. "진정되고 나면 무언가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고 생각 중이었거든요. 그리고 저, 이곳의 비밀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려는 생각 같은 건 없습니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분들에게도 여러 사정이 있다는 거, 잘 알아요. 그러니까,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면 전해질……" 찰칵. "열렸다!" "어머나!"
"나와." 링고아메는 코토부키의 손을 잡고 꽉 잡아당겼다. 코토부키는 약간 비틀거리면서 감옥에서 나왔다. "괜찮으신 건가요?" "괜찮아." "나는 우키요폴리스에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어. 그러니까, 이번에는 내가 널 도와주고 싶어." 링고아메가 말했다. "이런 일은……잘못되었다고 생각하니까."
그 때 라이트가 그녀들을 비추었다. 링고아메는 눈이 부신 듯 손으로 앞을 가리며, 빛이 비치는 쪽을 보았다. "……큐나카." "링고아메." 큐나카가 복도 위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뒤쫓아왔어. 상태가 이상해 보였으니까……무슨 짓을……하고 있는 거야!"
링고아메는 주춤했지만, 용기를 내어 말했다. "놓아주려고 했어." "맙소사." 큐나카는 뉴런에 타격을 받아 머리를 누르며, 한걸음 물러섰다. "어째서. 왜. 링고아메, 그러지 마." 링고아메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왜!" 큐나카가 목소리를 높였다. 코토부키를 가리키며, "이 녀석에게 유혹당한 거야?"
"그만해!" 링고아메가 외쳤다. "이상하다고 생각 안해?" "안 돼요……" 코토부키가 당황했다. 큐나카는 터벅터벅 다가와 링고아메의 손을 잡고 끌어당겼다. 링고아메는 저항했다. "싫어!" "링고아메! 정신 차려!" "이 애를 죽이려는 거야? 단지 우키요폴리스에 왔다는 이유로?" "그것이 여왕이 내린 결정이야. 우릴 위해 결단한 거라고!"
"여왕은 내가 아니야……너도 아니야!" 링고아메는 큐나카를 되밀쳤다. 전투 훈련을 어느 정도 받은 큐나카였으나, 허를 찔렀다. "코토부키=상! 가!" "하지만……" "어서 가!" "놔! 링고아메!"
"우키요폴리스는 내가 있을 장소야. 확실히 알 수 있어. 날 받아들여줬어!" 링고아메가 외쳤다. "그치만, 코토부키=상에게는 그렇지 않다면, 코토부키=상은 찾아! 무언가 자신만의 멋진 곳을, 찾아!" "링고아메! 바카 같은 짓은 야메로-!!" "……!" 코토부키는 끄덕이고, 달려나갔다.
KABOOM……! 별빛 아내로 나온 코토부키가 가장 먼저 목격한 것은, 콜로세움 벽에 로켓탄이 명중하여 콘크리트를 분쇄하는 순간이었다. 대-앵! 대-앵! 대-앵! 습격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미 화이트라이더들은 습격이 벌어진 쪽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었다. 벽 위를 사수들이 달려갔다.
"거기 서!" 이윽고, 달려가던 코토부키에게 뒤쫓아온 큐나카가 태클을 걸었다. "응앗-!" 코토부키는 태클을 맞고 쓰러졌다. "같잖은, 짓거릴, 너 이……이 자식……?……뭐야……이거?" 큐나카는 그대로 코토부키를 억누르려고 했지만, 이미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습격종이 울려 퍼졌다.
휴우우우웅……로켓탄이 소리를 내며 벽을 넘어 날아와, 그녀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지점의 텐트를 폭파시켰다. KABOOOOOM! ""응앗-!"" 큐나카와, 일어나려 했던 코토부키는 다시 한 번 다같이 땅바닥에 넘어졌다. 함성이 들려왔다. 우키요들. 벽 밖에는, 인간. 사냥꾼들.
◆◆◆
"……" 콜로세움으로부터 일정 거리 떨어진 지점에서 사이버 말 용병들에게 진형을 짜도록 지시하며 팔짱을 낀 자세로 로켓 공격의 수비를 지켜보는 자는, 우키요 사냥꾼 닌자……서던클라우드이다. 그의 눈꺼풀이 이쿠사 배틀과 사냥의 고양감으로 움찔움찔 움직였다.
"차탄 장전!" 용병 부대를 돌아보고, 지시를 내린다. "하이 요로콘데-!" 무자비한 용병 부대는 일제히 소리치며, 유탄을 장전하기 시작했다. 스르르릉……소리를 내며 콜로세움의 게이트가 올라가고, 눈부신 우키요 전사들이 사이버 말을 몰며 출진한다. "왔군. 천한 것들." 서던클라우드가 나직이 말했다.
진을 친 지점은 콜로세움에서 약간 낮은 위치에 있다. 지리는 별로 좋지 않다. 서던클라우드는 기마부대에 지시를 내렸다. "알파는 정면에서 요격! 브라보는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공격하라. 부드러운 옆구리의 살을 꿰뚫어버려라." "하이 요로콘데-!" 요란한 발굽 소리와 함께 두 부대가 출격!
이 무자비한 용병 부대는 「아케치모노」. 역사에 기록된 잔학 집단에서 이름을 딴 무법자 집단으로, 폭력과 돈을 따른다. 이번 습격은 차량부대를 동반하지 않고, 기마부대와 보병부대로 구성되어 있다. 우키요폴리스는 추고쿠 지방의 비경에 위치해 있어서, 다각전차라도 끌고 오지 않는 한 강과 정글을 넘어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던클라우드는 스코프 고글을 사용하여 전황을 바라보았다. 알파가 화이트라이더와 맞부딪혔다. 함성이 여기까지 전해진다. 세찬 모래먼지. 칼부림. 우키요 전사들은 전자 나기나타나 카타나를 휘둘러 아케치모노를 베어버렸다. 사지가, 목이 공중을 날아다닌다. 가공할 전사들이다."찰리!" 증원 지시!
괴멸 상태에 빠지기 직전이었던 알파의 후방에서 찰리 부대가 밀고들어와서 흐름을 되돌렸다. 희고 아름다운 전사들은 총화기에 의해 쓰러져, 땅을 구른다. 그곳으로 크게 우회한 브라보 부대가 도착했다. KABOOOM! KABOOOM! 로켓탄이 다시 콜로세움에 쏟아진다. 유린당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휘이잉! 콜로세움의 벽에서 바람을 가르며 날아온 것을, 서던클라우드는 눈앞에서 붙잡아 멈추었다. 화살이었다. 이 무슨 비거리인가. "아밧-!" "아밧!" 로켓탄을 장전하려던 용병들이 차례차례 머리를 꿰뚫려 쓰러져 간다. 스코프를 향하자, 벽 위, 우키요 궁병이 거대한 활에 화살을 매기고 있다.
눈부신 궁병들. 서던클라우드는 그녀들 중 한 명의 뺨에 새겨진 「真実」의 문자를 확인했다. "진실이라고? 같잖은……" 휘이잉! 다시 날아온 화살을 망토로 튕겨낸다. 그러나 모든 화살을 막을 수는 없다. 하나가 로켓포에 꽂혔다. 화살촉에 일종의 기폭 기구! KABOOOM! "끄악-!" "아밧-!" "누웃-!"
화이트라이더와의 백병전도 서던클라우드에게 있어서 바람직하지 못한 흐름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후미측의 화이트라이더 중 몇 할은 자기 위에 또 한 명의 우키요를 무등 태우고 있었다. 그 자들은 양손에 탄토・대거를 역수로 움켜쥐고 원숭이를 방불케 하듯 뛰어올라, 용병들의 목덜미를 차례차례 베어 갔다. 피물보라가 모래먼지와 섞였다.
"코로세-!" 코로세-!" 함성, 광기어린 외침, 총성, 비명. 이윽고 난전을 헤쳐나와 콜로세움에 다다르는 용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벽에 사다리를 세워 올라가기 시작했다. 궁병이 위에서 활을 쏘아 용병을 떨어트려 간다. 그러나 아케치모노는 사람 아닌 자들에게 서던클라우드와 다를바 없는 증오와 집착을 가지고 있는 듯, 사기가 떨어지는 일 없이 차례차례로 벽 위를 타고 올랐다. 오오, 에도 전쟁도 과연 이러했을까?
KABOOOOM! 벽의 일부가 부서져 구멍이 뚫렸다. 남은 로켓포에 대물 로켓탄을 장전하여 사출한 것이다. 화이트라이더와 백병전을 벌이던 용병들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콜로세움을 향해 간다. 구멍 속에서는 방패와 창을 든 보병 우키요들이 나타났다. "개미 놈들이." 서던클라우드는 눈썹을 찡그렸다.
자기 폭풍 소실 후의 동란기는 교토공화국군에서 복무하던 서던클라우드에게 바라지 않은 운명을 강요했다. 지금의 그는 뒤가 구린 현상금 사냥꾼에 불과하고, 신체의 6할은 사이버네화되어 있었다. 그는 자기 폭풍 소실 후 찾아온 모든 변화를 증오했다. 우키요는 그 상징, 있어서는 안 될 것들, 역겨운 신인류다.
"사이・가이・유닛은 아직인가?" 그는 3인 1조로 설치 작업을 실시하고 있는 용병들을 노려보았다. 유닛 기동이 완수될 때까지 우키요폴리스의 척후에게 들키지 않았다면, 이 이쿠사 배틀은 좀 더 순탄하게 진행되었을 것이다. 모름지기 이쿠사 배틀이란 정해진 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끼엣-!" 그때다!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들려오는 함성! 가깝다!
이내 함성의 주인들이 본진으로 쇄도해 왔다. 화이트라이더, 별동부대이다. ""끼에엣-!"" "아밧-!" "끄악-!" 기마 전사들이 허둥대는 용병들을 덮쳐, 칼로 쳐서, 죽여 나간다. 서던클라우드는 망토를 펼친다. 에너지의 파장이 몰아치며, 우키요를 말째로 절단했다.
우우웅……우우웅……우우웅……완부 사이버네 유닛이 신음하는 듯한 소리를 낸다. 서던클라우드는 도약하여 마상의 우키요를 때려죽이고, 말을 박차며 재차 뛰어올라, 또 한 명의 우키요의 목을 발차기로 날려 살해했다. 나선 회전. 망토가 다시 에너지 파장을 내뿜어, 세 명, 네 명. 서던클라우드는 고양감에 있는 힘껏 소리지른다.
숙련된 닌자를 숫자의 힘으로 무너뜨리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우키요라 해도 마찬가지다. "유닛, 아직인가!" "아밧" 설치병이 뒤로 고꾸라지며 절명한다. 서던클라우드는 시체를 걷어차서 치운 뒤, 직접 설치 최종단계를 수행했다. 「시스템 부팅 가능, 녹색인」 전자음이 응답한다. 서던클라우드는 주저없이 레버를 당겼다.
ZZOOOOM……보이지 않는 충격파가 사이・가이・유닛에서 방사형으로 발사되었다. "삐가각-!" 곧바로 급습 부대의 생존 우키요들이 경련하더니, 낙마했다. 시가지에서 이것을 사용하면 인프라에 막대한 손실을 주고, 기업들에게 현상금이 걸리게 된다. 여기라면 마음껏 써도 된다. 아주 훌륭한 전자 병기다.
유해 전자충격파는 콜로세움에까지 닿았다. 아직 살아있던 궁병들이 발버둥치다가 벽에서 떨어져가는 모습을, 서던클라우드는 만족스럽게 지켜보았다. 특히 그의 신경을 건드렸던 「真実」도 쇼크 상태로 굴러떨어져, 땅에 처박혔다.
"하하하하!" 그는 웃으면서 낙마한 우키요들을 차례차례로 카이샤쿠해 갔다. 전황이 다시 아케치모노 측으로 기울었다. "때가 되었군." 서던클라우드는 정지상태에서 막 복귀한 사이버 말 위에 올라타, 콜로세움을 향한다.
말 위에서 그는 쌍권총을 움켜쥐고 ZBR 껌을 씹으면서 눈에 띄는 우키요병들을 리드미컬하게 사살한다. 전자파의 효과는 수 초에 불과하나, 충분하다. 용병들 중에서도 날뛰는 말을 제어하지 못하고 낙마한 자들이 있었지만, 우키요에게 준 교란 효과는 그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전자파가 잘 먹히지 않는 자, 빨리도 복귀하려는 자도 있다. 문제 없이 죽여간다. 서던클라우드의 사이버네에 영향은 없다. 망토가 막아준 것이다. 그의 머리 위를 한 마리 까마귀가 앞질러 갔다.
까마귀……세발 달린 까마귀가 아래쪽의 서던클라우드를 슬쩍 본 뒤, 날갯짓하며 콜로세움 상공에 도달했다. 용병 부대는 이미 상당수가 침입해 있었다. 우키요들은 항전을 포기하지 않지만, 주력 부대는 밖이다. 살육이 시작되려고 한다. "까-악!" 까마귀는 하늘을 선회한다. 밝은 오렌지빛 머리의 우키요가 눈에 띄었다. 머리를 누르고, 휘청거리고 있었다.
◆◆◆
"하이얏-!" 코토부키는 자신을 몰아붙이며 돌려차기를 구사, 낙마한 용병에게 가차없는 타격을 가해 무찔렀다. "우오옷-!" 다른 방향에서 또다른 용병! "아부나이!" 큐나카가 말의 다리를 베어 전도시켰다. BLAM! BLAM! 총소리가 들린다. 큐나카는 용병에게 달려들어, 목을 찔러 살해한다. "젠장……뭐야, 방금 건!?"
텐트 몇 개가 불을 뿜으며 타올랐다. 낄낄 웃으면서 말을 몰던 용병의 머리를 샷건이 산산조각 내었다. 카부시는 리로드하고, 또다른 용병을 쏘아 죽였다. "여왕! 무사하십니까!" "저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여왕은 몇 명의 근위병과 함께 아고라로 후퇴하여, 자신도 그 뛰어난 신체로 차례차례 적을 베어 죽인다.
여왕은 배후의 츠라나이테타오스를 일별했다. "달의 신……그리고 위대한 마인드이시여." 그녀는 중얼거리며, 뛰쳐나온 용병을 동강 내어 죽였다. "정녕 이 땅을 버려야 한단 말입니까……!" BLAM! 근위 우키요가 여왕을 감싸다가 용병의 흉탄에 쓰러진다. 여왕은 용병의 목을 친다. "우리는……그럼에도……!"
"하이얏-!" "끄악-!" 코토부키는 용병을 때려눕히고, 큐나카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이게 인간이란 놈들이야! 빌어먹을!" 큐나카가 저주의 말을 내뱉었다. "어디까지고 우릴 쫓아오지……! 어딨어, 링고아메! 어디야!" 코토부키는 대답할 말이 없었다. 링고아메를 찾는다.
두 사람은 전쟁터가 된 콜로세움의 불타오르는 텐트 사이를 뛰어다니며, 링고아메를 찾았다. "아이에에에!" 비명이 두 사람을 부른다. 거기에는 얻어맞아 쓰러진 링고아메와, 그녀의 위에 탄 용병의 모습이 있었다. 용병은…… "아밧-!" 큐나카는 고양이과 육식동물을 방불케 하는 기세로 뛰어들어, 주저없이 적의 연수에 칼을 박아 살해했다.
"큐나카." "링고아메, 이젠 괜찮아." 큐나카가 링고아메의 손을 잡으려고 한다. BLAM. BLAM. BLAM. BLAM. BLAM. BLAM. 총알이 그녀의 어깨를, 측두부를 꿰뚫는다. 코토부키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들려 한다. 서던클라우드는 주저 없이 말을 부딪쳐서 그녀를 치어 날려버렸다.
우키요 사냥꾼 닌자는 총신을 회전시켜 리로드하면서 아고라에 도달, 그 곳에서 우키요의 여왕을 찾아냈다. 부르르르. 낮게 우는 사이버 말의 등 위에서 그는 여왕을 바라보았다. "도-모. 서던클라우드입니다." "센다이유메코입니다." 여왕은 카타나를 움켜쥐었다. "다가오지 마라." 카부시가 서던클라우드에게 총을 겨눈다.
"……? 네놈, 인간이냐?" 서던클라우드는 얼굴을 찌푸렸다. "노예로 전락했나. 꼴사납군. 어디로든 꺼지는 것이 좋다." BLAM! 대답 대신 카부시는 샷건을 발사하여 말을 죽였다. 사냥꾼은 훌쩍 말 위에서 뛰어내렸다. "과연 그렇군. 왜곡된 우키요 애호가라 이건가." 리로드할 틈을 주지 않고, 그는 카부시의 목을 붙잡았다.
"여왕……도망ㅊ" 서던클라우드는 카부시의 목을 부러뜨렸다. 그리고 여왕에게 손짓했다. 여왕은 카타나를 향했다. 이도류이다. 인간의 미를 벗어난 아름다운 체구와 공예품을 방불케 하는 카타나. 카부시는 눈물을 글썽이며 그 자태를 눈에 새기고, 절명했다.
""이얏-!"" 여왕과 사냥꾼이 맞붙었다. 첫 합. 두 합. 세 합. 네 합. 닌자의 카라테란 무자비한 것이다. "이얏-!" 케리・킥이 여왕의 왼쪽 다리를 부러뜨리고, "이얏-!" 춉이 오른팔을 절단했다. 여왕은 무릎을 꿇고, 남은 일도(一刀)로 응전한다. 서던클라우드의 완부 사이버네스가 윙윙대며, 증기를 내뿜는다. "하이얏-!" 그 등에 토비게리로 덮쳐온 것은……코토부키였다.
"이얏-!" 서던클라우드는 망토를 휘날리며 뒤돌아서 요격했다. "응앗-!" 코토부키는 튕겨져 나가고, 부서진 돌계단에 엎어졌다. 코토부키는 힘을 주어 다시 일어나, 서던클라우드를 노려보았다. 만신창이이다. 닌자는 움직일 수 없는 여왕을 내버려두고 코토부키에게 향한다.
"어째서 당신은, 여기까지 하는 겁니까." 코토부키가 물었다. 누르고 있는 왼팔이 파직파직 소리를 내며 방전되고 있다. "이 곳 사람들은 인간과 적대하고 있습니다. 그건 사실입니다. 하지만……저는 이 이걸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완전히는 모릅니다, 하지만……"
"알 필요 따위 없다." 닌자는 말했다. "나는 너희들을 멸종시키고 싶을 뿐이다." "어째서……" "부자연스럽기 때문이야!" 서던클라우드는 춉 찌르기의 예비동작을 취한다. "인간 흉내나 내 보거라. 울부짖..."
"Wasshoi!"
또다시 난입자! 서던클라우드는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앰부쉬에 대비했다. 검붉은 그림자가 공중에 불꽃의 궤적을 그렸다. 타오르는 텐트의 불길보다도 검어, 근원을 알 수 없는 불의 색이다.
서던클라우드는 공중에서 덮쳐온 검붉은 그림자의 카라테를 받아냈다. 닌자 아드레날린이 뉴런을 뒤흔들고, 충돌 직전 2초 간의 시각 및 청각의 정보가 역류했다. 아고라에 돌입해 온 것은 용병의 사이버 말이었지만, 탑승자가 달랐다. 더스터 코트를 입은 묘한 여자. 그리고 검붉은 습격자는 말의 등 위에서 뛰어오른 것이다!
검붉은 닌자는 도약하여 거리를 벌리고, 착지와 동시에 오지기했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입니다." "도-모. 서던클라우드입니다." 사냥꾼은 오지기를 돌려주었다. 닌자슬레이어? 이 자가 왜 여기에? 멘포에 새겨진 「忍」「殺」의 문자가 불길하였다. "네놈은……대체 뭐냐……?" "그 우키요를 죽이지 마라." 닌자슬레이어는 코토부키를 일별했다.
서던클라우드는 손으로 턱을 받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지? 주인이냐? 한 번 오염된 오이란드로이드는……" "그딴 건 됐어. 이녀석과는 단지 아는 사이다. 경고하러 왔다." 닌자슬레이어는 코토부키에게 말했다. "이곳에서 나가, 코토부키. 여기는 이미 끝났어." "……!" 코토부키는 무어라 형언키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
"괜찮으심까." 거의 떨어질 뻔 하면서 말에서 내린 시키베가, 코토부키에게 달려와 부축했다. "늦지 않아서 다행……아니, 너무 늦었지 말임다." 그녀는 굳은 표정을 지었다. "경고……하려고 온 검다만……."
코토부키는 고개를 젓고, 웃으려 했으나, 웃을 수 없었다.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무릎부터 무너져, 오열하기 시작했다. "우우……아아아……" 그것은 언어가 되지 못하는 비애의 외침이었다. "아아아……아-앙! 아-앙!" 코토부키는 계속 울었다, 소리를 높이며 한없이 울부짖었다. "아-앙! 아-앙! 우아아아-!!"
"우키요 놈들이! 야메로! 그딴 삼류 연극은!" 서던클라우드가 혐오에 가득 찬 외침을 지르며, 두 사람을 향해 에너지 파장을 쏘았다. BOOOM! "이얏-!" 사선에 닌자슬레이어가 뛰어들어, 방패가 되었다.
카라테 전도성 망토를 통해 카라테 입자를 발사하는 서던클라우드의 히사츠・와자, 토아테・짓수. 그 위력은 막강했다. 이 일격에 닌자슬레이어의 양쪽 브레이서가 산산조각이 나고, 열상까지 생겼다. 닌자슬레이어는 서던클라우드를 보았다. 그 눈에 검붉은 불이 켜졌다.
두 사람은 서로를 가늠질하듯 풋워크를 밟다가, 맞부딪쳤다. "이얏-!" "이얏-!" "아아아-! 우아아아-!" 코토부키는 울부짖었다. 시키베는 긴박감과 당혹감을 오가며 쭈뼛쭈뼛 코토부키의 등을 문질렀다. "까-악!" 선회하던 까마귀가 급강하하여, 그곳으로 덮쳐든 용병의 눈을 도려냈다. "아밧-!"
"이얏-! 이얏-!" 서던클라우드는 닌자슬레이어에게 주저없는 살육의 카라테를 떨친다. "이얏! 이얏-!" 닌자슬레이어도 마찬가지이다. 적에 대한 공감성의 결여는 그들에게 있어 당연한 것이며, 각자가 괴물이었다. 누가 더 무자비한 마물인가를 경쟁이라도 하듯이, 그들은 불길에 둘러싸인 아고라를 오가며, 서로를 물어뜯었다.
"이얏-!" 서던클라우드의 타격은 사이버네의 보조를 받은 강력한 것이었으며, 닌자슬레이어는 가드할 때마다 뒤로 넉백당했다. "치잇……" "이얏-!" 거리를 잡은 서던클라우드는 망토를 휘둘러 에너지 공격을 구사했다. BOOOM!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옆돌기로 회피! 거기에 지체없이 두번째 에너지 공격! BOOOM! "끄악-!"
서던클라우드는 양팔의 사이버네를 구동시키면서 다가간다. "……!" 닌자슬레이어는 엎드린 상태에서 몸을 일으키려 한다. 돌 위에 피가 번지고, 기름을 방불케 하듯 타오르더니, 그 흑염이 몸으로 다시 빨려 들어간다. 서던클라우드는 멈춰서서 허리를 낮추며, 토아테・짓수를 준비한다……
""이얏-!"" BOOOOM! 이아이도, 혹는 서부의 건맨을 방불케 하는 순간적인 살육전이었다. 서던클라우드는 에너지 공격을 펼치고, 닌자슬레이어는……옆으로 구르면서, 사위스러운 후크 로프를 던졌다. 후크 로프가 서던클라우드의 발목을 휘감고, 닌자슬레이어의 몸이 튀어올랐다.
서던클라우드가 휘청였다. 로프가 무언가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눈 깜짝할 새에 수축되고 있었다. 발목을 문 갈고리가, 닌자슬레이어를 강하게 끌어당기고 있다. 닌자슬레이어는 호를 그리며 끌어당겨진다. 날아오면서 그는 주먹을 움켜쥐고……내리쳤다. "이얏-!"
"끄악-!" 검게 타오르는 주먹은 순간적으로 올린 가드를 그 팔째로 뚫고, 서던클라우드의 멘포를 박살냈다. 서던클라우드는 돌 위를 튕기고, 낙법을 취했다. 그러나 이미 닌자슬레이어는 원・인치 거리까지 쫓아와 있었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DOOOOOM……... 작렬하는 타격에 휘말려, 이쿠사 배틀 속에서 무언가가 무너졌다. 그것은 하늘을 찌르는 오벨리스크……츠라나이테타오스였다. 토대가 부서진 것이다.
심하게 당한 서던클라우드는 굴러서 간격을 취하며, 몸을 일으켰다. 카라테 전도 망토가 닌자슬레이어로부터 받은 치명적인 타격의 대미지를 간신히 분산시키고 있었다. 아직 싸울 수 있다…….
"하앗-……." 닌자슬레이어는 서던클라우드를 노려보며, 다가가고 있다. 츠라나이테타오스로. 서던클라우드는 이를 막아야만 한다. 그러나 늑골을 비롯한 몇 군데의 골절, 무거운 대미지가 토아테・짓수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닌자슬레이어는 몸을 숙여, 츠라나이테타오스를 손에 쥐었다. "……맛타!" 서던클라우드는 손을 내뻗으며 간청한다. "네놈과의 직접적인 이해관계는……아니……아니다, 속지 마라! 우키요는 인간을 속인다……네놈도 말려든 거다!" "누우웃-……!" 닌자슬레이어의 등에 밧줄을 방불케 하듯 근육이 떠올랐다.
설령 닌자라도, 혼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질량처럼 보였다. 그러나, 무거운 오벨리스크는 서서히 들어올려지기 시작했다. "닌자에게……" 뿌득뿌득하며 삐걱이는 소리는 닌자슬레이어가 내는 것이었다. 그 눈은 검붉게 타오르고, 장속이 불꽃을 방불케 하듯 일렁거렸다. 무언가가 그에게 힘을 부여하고 있었다……무시무시한 초자연적인 힘을! "……죽음을!" 닌자슬레이어는 츠라나이테타오스를 휘둘러, 힘껏 내던졌다. 거대한 질량이 서던클라우드를 꿰뚫어, 파멸시켰다.
"사요나라!" 서던클라우드는 폭발사산했다. 여왕은 카타나를 짚고 일어나고, 시키베는 닌자슬레이어를 바라보았다. 닌자슬레이어는 투척의 반동으로 비틀거리다, 땅에 손을 짚었다. "그래, 그렇다! 이해했느냐! 닌자에게 죽음을!" 닌자슬레이어는 몸을 떨며, 소리질렀다. 시키베가 의아해하고, 까마귀가 경계하듯이 울어댔다. "까-악!" "모든 닌자에게! 죽음을!"
시키베는 매그넘 총에 손을 걸고, 까마귀는 그 자리에서 강하게 날갯짓했다. 코토부키는 오열하면서 닌자슬레이어를 보고, 공포를 느꼈다. 닌자슬레이어는 몸을 일으켰다. 주위를 흘겨봤다. 그는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뿌드득하며 삐걱이는 소리가 또다시 들렸다. 몸이 떨리고, 눈빛이 희미해진다. 그는 탈진하여 무릎을 꿇었다.
"내면의……자기 내면의 닌자소울을 다스리라……임다." 총을 겨눈 채, 시키베가 말했다. "괜찮슴까?" "……" 닌자슬레이어는 머리를 숙인 채 신음했다. "……제길……!" "고……고삐를 쥔 것은……자기 자신." 시키베는 계속 말했다. "……확실히 전했어요. 크, 클라이언트가 당신에게 보내는, 전언입니다."
"까-악" 까마귀가 닌자슬레이어를 보고 울었다, 그리고, "까-악" 이번엔 시키베를 보며 울었다. 시키베는 천천히 총을 내렸다. 코토부키는 다리를 절면서 닌자슬레이어의 곁으로 걸어가고 있다. 시키베는 제지하지 않았다. "닌자슬레이어=상." 코토부키는 말했다. "수고를, 끼쳤습니다."
시키베와 까마귀는 얼굴을 마주봤다. 이윽고 살아남은 우키요들이 한 명, 그리고 한 명씩 아고라로 모여들었다. 모두, 말이 없었다. 기력을 잃은 여왕을 몇 명의 우키요가 부축하고, 또 여러 명의 우키요가 애를 쓰며 츠라나이테타오스를 깃발을 방불케 하듯 세웠다. 나타난 링고아메는 움직이지 않는 큐나카를 끌어안고 있었다.
아케치모노의 용병들은 작전 지휘자를 잃고 궤주했다. 살아남은 자는 다섯 손가락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오-……오-……" 불타는 텐트 사이에서, 우키요들은 신비적인 개가(凱歌)를 읊조렸다. "큐나카=상." 코토부키가 링고아메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슬픈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여왕은 죽은 카부시의 곁에 웅크리고 앉아, 기도를 올렸다. "사라바. 나의 가장 큰 벗이여."
"에에또, 그녀는 데리고 돌아갈 테니까요." 시키베가 여왕에게 말했다. 코토부키 이야기다. 여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또다시 신천지를 찾아 떠나게 되겠지요. 그러니, 가두어두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뭐랄까……" 시키베는 우키요들에게 시선을 주면서 눈을 깜빡였다. 그곳에는 그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연민이 있었다. "…….아무것도 아님다."
"코토부키=상. 오탓샤데." 링고아메가 말했다. 습격 전에 말한 대로, 링고아메는 이 우키요의 공동체와 운명을 함께할 생각인 것이다. 큐나카, 신지츠를 비롯한 전사자들을 매장하고, 그 뒤, 더욱 험난한 자연의 깊숙한 곳으로, 이 자들은 사라져갈 것이다. "……오탓샤데." 코토부키가 대답했다.
이윽고 비구름이 깨진 달을 덮어 가리고, 텐트를 태우는 불길에 따뜻한 비를 내리기 시작했다. "오-……오-……" 우키요들의 개가는 서서히 작아져 갔다. 여왕은 츠라나이데타오스의 룬 카타카나를 만지면서,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데미지드・굿즈】 끝
제8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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