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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들리・비젼즈:블랙・스트라이프스】

この記事は 【デッドリー・ヴィジョンズ:ブラック・ストライプス】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PLUS_KR 목차

데들리・비전즈란? : 돌아보는 이 아무도 없는 닌자와 닌자의 사투. 그 미니멀함에 중점한 심플한 단편 시리즈입니다. 각 에피소드들은 연관성이 없고 어디서부터 보아도 간식을 먹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프로토타입을 포함한 과거 작품과 완전히 새로운 단편, 혹은 본편에 채용되지 않은 초단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작자의 의도대로, 일부러 어느 에피소드가 어느 시계열인가, 몇 부 시점인가는 명기하지 않습니다. 원작자 본드&모제스씨는 “무엇이 정사이고 무엇이 스핀오프인지에 대한 경계선은 애매하게 하고 싶다.” 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닌자와 닌자의 인정사정 없는 싸움을 즐겨주세요.

【블랙・스트라이프스】


 하늘엔 직접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태양이 떠 있었다. 강한 바닷바람이 불어 소리내며 밀려오는 파도가 해안가에 이르자 흰 거품이 몇층이나 쌓여서 젖은 모래 위에 조개나 게, 미역 등을 남기고 떠난다. 새까만 파인애플 나무의 잎사귀가 우거진 가지가 젠을 방불케 하는 프랙탈 기하학 모양으로 뻗어있고, 해안가 절벽을 따라 늘어선 테트라포트 위에는 극채색의 불가사리들이 강렬한 햇빛을 받고 익어 아름다운 사체가 되어 있었다.

“하악-! 하악-!”

 마을과는 떨어진 이곳 모래사장 위를 무언가에게 쫓기듯 거듭 돌아보며 달리는 닌자가 있으니. 그의 이름은 블랙스트라이프스. 진한 녹빛의 닌자 장속에는 검은 세로줄무늬 모양의 직물이 수놓아져 있었다. 그 모습은 백황색 모래사장과 대비되는 매우 눈에 띄는 색깔이었다. 넘어지듯 달려가는 그의 뒤로 발자국이 남았다. 머리 위에는 갈매기가 께엑께엑 울면서 선회하고 있었다.

(내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것이겠지.) 블랙스트라이프스는 새들의 탐욕스러운 아트모스피어가 공포스러웠다. (웃기지 마라, 시체나 파먹는 축생 놈들이……!)

 당연, 블랙스트라이프스는 도주가 한창이었다. 그는 소우카이・신디케이트의 닌자이며, 어선으로 위장한 야쿠자보트를 타고, 적대 야쿠자클랜 조직원과 그 가족을 드럼통에 집어넣고,이 무이가하마 부근 해상에  가라앉혀 장사지냈다.

 순풍을 받은 돛단배처럼 쉬운 미션이었다. 바닥에서 닻을 끌어 올렸을 때 검붉은 말부스러기가 얽혀 있는 것을 깨닫기 전까진 말이다. ……처음엔 닻이 뭔가 거대한 쓰레기라도 끌어올린 줄 알았다. 하지만 말부스러기가 몸을 일으켜 무시무시한 검붉은 눈빛으로 노려보았을 때, 그는 사신을 끌어올렸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닻의 쇠사슬을 기어올라온 검붉은 닌자는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듯 아이사츠했다. 닌자슬레이어라고. 당연하게도 블랙스트라이프스는 그 이름을 알았다. 코카트리스나 소닉붐같은 베테랑 닌자를 죽인 가공할 전사이며, 그 목에는 막대한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

 만약 그가 식스게이츠급 닌자라고 한다면, 킨보시 찬스로 용기백배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블랙스트라이프스에게 그 정도의 배짱은 없었다. 적어도 정면에서 맞부딪치는 카라테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그는 보트 승무원 클론야쿠자들로 닌자슬레이어를 공격하게 한 다음, 그 틈을 타 회전 점프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훈련된 수영 솜씨로 순식간에 해안가에 도착, 기어올랐다. 허나 그의 닌자 제육감은 아직도 분명히 느끼고 있다. 추적자의 아트모스피어를. 그리 멀지도 않다……!

“하악-! 하악-!”

 모래사장을 달리며 그는 마지못해 전투 모드로 마인드를 다잡았다. 이대로 도망쳐서 뿌리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우카이넷에 헬프를 요청했다 할 지라도 마을에서 떨어진 이곳 해변에 지원을 와 줄 닌자가 도착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미지수. 그렇다면 어느 시점에서 위험를 무릅써서라도 기회를 봐서 공격을 시도하고, 기회가 된다면 숨통을 끊어야 한다!

◆◆◆


“이얏-!”

 파도와 함께 닌자슬레이어가 바닷속에서 뛰쳐나와 백사장에 착지했다. 검붉은 장속에서 바닷물이 뚝뚝 떨어진다. 결단적인 살의로 물든 눈이 적을 찾다 점 찍듯 이어진 발자국을 금세 발견한다.

“…….”

 닌자슬레이어는 발자국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머리 위에 모여든 갈매기.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 숲. 극채색의 불가사리들. 모래는 하얗고 바다는 푸르렀다. 다른 상황이었다면, 이는 네오 사이타마 시민 누구나가 꿈꿔 마지않는 이상적인 힐링 스팟을 발견한 것과 진배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곳은 분명 닌자와 닌자의 용서 없는 킬링필드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닌자슬레이어가 멈춰서서 미간을 찌푸린다. 발자국이 도중에 끊겼다. 하지만 블랙스트라이프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 있는가……?

“여기다! 이얏-!”

 나무삼! 그 순간, 닌자슬레이어에서 조금 떨어진 뒷편에서 살의로 가득 찬 외침이 들렸다. 닌자슬레이어는 반사적으로 돌아서서 카라테 자세를 고쳐잡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바카 녀석! 걸렸구나!”

 뒤돌아선 닌자슬레이어의 등 뒤에서 또다른 목소리! 나무삼! 이것은 의도된 지점에서 소리를 발생시키는 야마비코・짓수의 앰부쉬 응용이다.

“건방진……”

“이얏-!”

 한번 더 뒤돌아선 닌자슬레이어의 시야가 모래 위에서 나타난 녹흑색 줄무늬 닌자의 상반신을 포착했을 때에는 이미 앰부쉬 투척된 쿠나이가 날아오고 있었다.

“끄악-!”

 닌자슬레이어는 본능적으로 쿠나이를 뿌리쳤다. 하지만 그것이 블랙스트라이프의 노림수였다! 춉에 얻어맞은 쿠나이가 간단히도 폭발하면서 명백히 불온한 분진을 닌자슬레이어에게 끼얹은 것이다!

“끄악- 최루가스!”

 닌자슬레이어는 모래 위에서 발을 헛디디며 비틀거렸다. 시야가 뿌옇다. 눈을 뜰 수 없다! 그 뿐이 아니다. 가스에는 신경교란물질마저 포함되어 있어, 즉시 눈과 코의 점막을 통해 닌자슬레이어의 몸 안을 헤집기 시작했다. 평형감각이 사라지고 격렬한 고통이 엄습했다.

“끄악-!”

 닌자슬레이어는 서지 못하고, 쓰려져 고통에 몸부림쳤다. 위험함! 몸을 일으켜, 방어하면서 반격해야만 한다……! 그는 마구잡이로 춉을 휘둘렀다. 당연하지만 그것이 적을 포착하는 일은 없다.

“““핫하하하하하! 어리석도다!”””

 블랙스트라이프스가 비웃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마치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는 느낌이다.

“““내가 그저 도망만 치는 줄 알았더냐! 이렇게 된 이상 반격하여 킨보시 중점할 뿐이야! 나 또한 썩어도 소우카이야의 닌자 전사. 어차피 산시타라고 깔본 네놈이 얼뜨기인 것이다!”””

“누우우웃-!”

 모래 위에서 버둥거리는 그의 손이 무언가를 붙잡았다. 그것은 모래에 파묻힌 나무조각이었다. 꺾인 소나무의 가지인가, 아니면 목재인가. 아무튼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을 방불케 하여 그것을 잡고 지팡이 삼아 일어섰다.

“어디냐…… 어디에 있나……!”

“““““여기다! 닌자슬레이어=상! 하하하하하!”””””

 사방팔방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닌자슬레이어는 메아리치는 세계에 주눅들었다.

“누웃-!”

““““““한심한 꼬락서니군. 독이 듣고 있을 테지! 사신이라고 할지라도 결국 케미컬 취약성은 떨쳐낼 수 없는 법이야!””””””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보오를 휘둘러 베어넘겼다. 적을 때렸다는 느낌은 없다! 이판사판으로 지르는 공격은 무의미하다. 그 뿐인가. 그 공격에 보복하듯 쿠나이・다트가 몇 발 날아와 닌자슬레이어를 무참히도 상처입혔다.

“끄악-!”

 집요하고도 연속적인 공격이 날아온다. 챠도 호흡으로 해독을 시도해도 또다른 쿠나이가 날아와 집중을 흐트러뜨린다. 이대로는 지리・푸어(주:서서히 불리)다!

““““““하하하하하! 죽어라, 닌자슬레이어=상!”””””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보오를 휘둘렀다. 우연히도 그 공격으로 미간을 노리고 날아온 쿠나이를 튕겨냈다.

(그렇다. 아직 싸울 수 있다. 이대로 죽을 수는……!)

 닌자슬레이어는 이 천운을 기회삼아, 케미컬 영향력으로 당황하는 마음을 투쟁심으로 덧씌워 극복하려 했다.

(계속 견디며 공격의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이얏-!””””””

“끄악-!”

 쿠나이가 닌자슬레이어의 신체를 스쳐 지나갔다.

“아직이다…… 포기해서는 아니 된다……!”

(((끅끅끅끅…… 이 무슨 꼴사나운 모양새란 말인가.)))

 블랙스트라이프스와는 다른 목소리가 닌자슬레이어의 뉴런에 메아리쳤다.

(((꼴사나움의 극치…… 고작 이정도인 산시타 닌자를 상대로 이렇게나 밀리다니 그야말로 증상만(깨달음을 얻었다는 착각으로 인한 오만함)이 불러온 또 하나의 인과응보로다. 말했을 터. 미숙한 그대 혼자서는 복수를 이룰 수 없음이라. 이 어르신께 몸을 넘겨라. 그리 한다면 이런 놈 따위, 눈 깜빡할 사이에 퇴치시켜줄 터이니.)))

(닥쳐라…… 나라쿠……)

 몽롱해지는 의식 속에서 닌자슬레이어는 겨우 그 이름을 쥐어짜듯 불렀다. 뉴런의 동거자. 사악한 닌자 소울의 이름을. 그에게 몸을 맡긴다면 싸움의 의의는 무(無)로 돌아간다……!

(적이 있는 곳을 말해라, 나라쿠! 그대가 눈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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