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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제4화【욕야카르타・나이트 레이드】

この記事はS1第3話【ヨグヤカルタ・ナイトレイド】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번역자:NJSK
본 기사는 DCinside의 해당 에피소드 번역글을 기초로 번역자의 허가를 받아 PLUS판에서 가필수정된 부분의 반영 및 최소한의 검수를 거쳐 작성되었습니다.

총합목차

"너, 인간 맞지?" "아닐지도 모르지."
"놈들은 닌자 전사라고." "나는 닌자를 죽일 힘을 얻었다."
"볼썽사납다, 천한 것들."
(당신의 이름을 부디……) (사츠가이)
"닌자끼리의 전투입니다! 진짜 닌자이신가요?"
"네놈들에게 용건은 없다. 소우카이・신디케이트."
(((저 정도의 닌자 한 마리조차 죽이지 못하다니!)))
"입 닥쳐……나라쿠……!"
"웃기지 말라고…….나 보고 어쩌라는 건데. 퍽해도 되냐?"
"자아가 있어서 안 돼요."
"보로부두르……."
"후지키도・켄지다."




1

"스읍……하아……" 엔드로라는 이름의 소년이 떠난 후에도, 초라한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상태로, 후지키도・켄지는 깊게 깊게 호흡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험악했다. 타오르는 듯한 고통을 참으면서, 자신을 괴롭히는 힘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이 가진 카라테를 핏속에 계속 순환시키고 있었다.

 그의 고통의 근원. 그것은, 그의 옆구리에서 등에 걸쳐 떠올라 있는 기괴한 푸른 얼룩이었다. 얼룩……문신……흉터…….각인…….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은 결코 축복이라 할 수 없다. 몸을 휘감는 거대한 지네의 그림이 상체에 눌러붙어 있는 것만 같았다. 그것이 바로, 〈로우・왕의 저주〉였다.

"스읍……" 호흡에 따라, 그의 붉은 눈이 명멸한다. 눈을 감고서 더욱 호흡을 깊게 한다. 호흡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챠도의 호흡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다음 기회를……놓쳐서는 안된다…….


【욕야카르타・나이트 레이드】 


 둥…….두웅…….둥…….두웅…….거인이 망치를 내리치는 울림 소리처럼, 흐린 하늘의 네오사이타마에 거대 중장비가 내는 묵직한 사운드가 규칙적으로 울리고 있었다. 네오사이타마의 신진대사 속도는 지극히 빠르다. 건물도, 사람의 기억도, 삽시간에 풍화되어 새로운 혼돈 속에 삼켜져 버린다.

 작업복 차림의 사람들이 드나들고, 칸누시(神主;신관)와 스모토리가 지진제*를 거행하며, 안전모를 쓴 사라리맨들이 건물의 골격을 가라키며 수중의 자료와 비교하고 있다. 여기저기에 걸린 「오마카리(お曲)」 라고 써진 깃발은 이 땅이 오마카리・레키시・파운드리 사의 사유지임을 나타낸다.


*지진제(地鎭祭):토목 공사를 할 때에 지신(地神)에게 지내는 제사. 건물의 안전을 비는 뜻으로 터를 닦기 전에 지낸다.

"이요오-!" 칸누시가 석장을 흔들자, 스모토리 두명이 도효 링 위에서 동시에 힘차게 한 발을 들어올려 땅을 밟았다. "돗소이!" 작업원들은 무심코 손을 멈추고 그 스피리츄얼한 의식에 박수를 보냈다. ……거기에서 약간 멀리, 급조된 조립건축형 창고의 장지문이 열리며, 안전모를 쓴 닌자슬레이어가 나타났다.

 닌자슬레이어는 몸을 숙이고 작업원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용히 전진했다. 이 사유지는 경비도 나름대로 삼엄한 곳이다. 무장 경비원들이 순회하고, 거기에 역관절 오무라 로봇, 모터 가시라도 동행하고 있다. 닌자슬레이어는 토사 더미의 그늘에 숨었다.

"엄중하네요." 등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돌아봤다. 거기에는 안전모를 쓴 작업복 차림의 여성이 있었다. 코토부키다. "타키=상의 정보가 확실하다면, 이미 "우키하시"의 설치작업은 완료되었을 거예요." "……아아." 닌자슬레이어는 코토부키가 손에 쥐고 있는 슈트케이스를 노려보았다.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넌 돌아가도록 해."

(쉬-잇!) 코토부키는 사일런트・사인을 취하며 주의를 주었다. 순회중인 경비원이  토사더미의 반대편을 통과해 갔다. (이런 곳에서 말다툼을 하고 있으면 계획이 물거품이 되고 말 거에요. 대담하면서도 정밀한 행동이 필요합니다.) 닌자슬레이어는 말없이 고개를 저으며, 조금 먼 곳에 정차된 지게차의 뒷편을 향해 달렸다.

 사람을 피하고, 로봇을 피하고, 그늘에서 그늘, 깊은 곳으로 이동하기까지, 약 10분. 당초의 건설현장은 마치 입구를 카모플라쥬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네오사이타마의 북쪽 끝, 오마카리 사의 사유지는 넓이가 상당하다. 비욘보(병풍)을 방불케 하는 높은 펜스가 부지를 둘러싸고, 멀리서 보이는 고층 빌딩은 마치 도시의 단면도를 방불케 하듯이 보인다.

 참호를 방불케 하는 구덩이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간 두 사람은 목적지 쪽을 내다보았다. 몇개의 검은 실루엣을. "와자다이이치 8호, 자주식 요격 시스템이에요." 코토부키가 설명했다. "자세하군." "예습하고 왔답니다." 코토부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적대 메가코프의 침입을 막는 방위 시스템입니다. 위험할 거예요."

"나에겐 문제 없어." 닌자슬레이어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무언가 더 말하려다가, 멈추었다. 여기까지 온 길을 돌려보려고 하면 더 귀찮게 된다. "너, 달릴 수 있냐. 저기까지." 목표물을 가리킨다. 코토부키는 끄덕인다. "발목 잡을 일은 없을 겁니다. 저, 진심이에요."


◆◆◆


"보로부두르." 그것은 24시간 전, 피자・타키의 지하 4층, 데이터 수집을 마친 타키는 찡그린 표정으로 마스라다에게 UNIX모니터를 보였다. "당연히 난 가본 적도 없다만, 그래도 꽤나 수상한 소문은 들려오더라고. 최대한 조심해야 할걸. 난 몰라." "……그래서, 이동수단은 어떻지." "세 가지 있어."

"세 가지나 있었군요!" 문가에 선 코토부키가 감탄했다. 타키는 이를 무시하고, "장기, 단기, 순간 코스다. 장기는 탱커(유조선) 밀항이야. 잘은 모른다만 일수는 꽤 걸리겠지. 단기 코스는 비행기 여행. 이쪽도 티켓 따윈 없어. 화물칸에 숨어들어 밀항이지. 춥다못해 얼어죽을걸."

"……순간 코스는?" "기업용 포탈을 쓰는 거다." "그건 뭐지?" "거야 모르겠지. 에메츠를 쓴 테크놀로지. 정식 명칭은 카이소쿠쾌속급 우키하시・포탈이야." 타키는 손가락으로 고리를 만들었다. "고리를 지나가면 건너편으로 순간이동해. 꿈의 이동수단이다만, 아직 개발중이고 기업CEO나 야쿠자・오야붕 쯤은 돼야 쓸까 말까 하는 상품이거든. 엄중히 보호되고 있다 이거지."

"알겠어. 거길 돌파해서 포탈을 쓰겠다." 닌자슬레이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에 있지?" "포탈은 좌표지정에 일정한 시간이 필요해서 도착지를 마구 바꿀 수도 없어. ……그래서 말야. 내가 현 시점에서 보로부두르로 향하는 포탈을, 좀 조사해 놨지." "프로의식이로군요." "입좀 다물고 있을 수 없니?"


◆◆◆


 이리하여, 타키가 가리킨 오마카리 사의 사유지로, 닌자슬레이어는 숨어들어왔다. 닌자슬레이어가 노려보는 쪽에, 그럴듯한 것이 멀리 보였다. 거대한 팔각형의 콘크리트 기둥이다. 경비는 삼엄하지만, "별 문제도 되지 않아." 닌자슬레이어는 안전모를 내던지고 참호에서 기어나와, 그대로 달려나갔다.

 망루와 유사한 감시대가 붉은 서치라이트를 빙글빙글 회전시키고, 무인기가 여기저기에서 떠다니고 있었지만, 검붉은 바람으로 변한 닌자에게 그러한 방위 시스템은 장애물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조금 뒤쪽에선 놀랄만큼 재빠른 속도로 이를 뒤쫓는 코토부키. 근처의 무인기가 그 모습을 포착했으나, 곧바로 수리켄을 맞고 추락했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연속 옆돌기로 팔각기둥 형태의 콘크리트 건조물에 도달했다. 건조물 위에는 아치 형태의 문이 있었는데 무장경비원이 두 명이 방어를 위해 서 있었다. 닌자슬레이어는 한 명에게 엘보우를 먹여 쓰러트리고 두 번째 경비원을 덮치려 하자, 코토부키가 몸통박치기로 그자를 쓰러트렸다.

"도착했다." 닌자슬레이어는 타키를 호출했다. 『정말로 해내다니, 닌자라는 건 굉장하구만.』 타키가 응답했다. 『그럼 얼른 그 안으로 들어가. 쫌생이같은 포탈이 있을 거다.』 "포탈을 작동시키는데 해킹은 필요 없나?" 『없어. 움직이기는 커녕 ON도 OFF도 자유롭게 못하는 물건이거든.』

"그런가." 닌자슬레이어는 앞으로 나아간다. 『격벽으로 막아놓는다거나 하는 조치는 했을지도 모르겠지만……』"이얏-!" KRAAAASH! 마스터 키를 방불케 하는 닌자 악력으로 격벽의 잠금을 해제하고, 셔터 후스마 도어를 열어 침입한다.

 …….그의 눈앞, 공간의 중앙에, 소형의 도효 링을 방불케 하는 물체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것이 포탈이로군요." 메고 있던 슈트케이스를 내려 데굴데굴 끌면서 코토부키가 뒤따라 왔다. 닌자슬레이어는 도효 링 상공 1피트 위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타원형의 어둠에……어둑어둑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히 눈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기묘한 어둠에……의식을 집중했다.

『그럴듯한 건? 보이냐? 그럼 믿고 뛰어들어.』 타원형의 어둠 깊숙이 무언가가 보인다. 추측건대 도착지의 지평선이리라. 그의 닌자 제육감은 「고・어헤드」라고 그에게 전하고 있었다. 두말할 것도 없다. 닌자슬레이어는 포탈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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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몬・타에이시ワモン・タエイシ의 영정 앞에 있는 재를 향해, 마스라다는 센코 선향을 꽂고 정해진 형식의 기도를 올렸다. 그러나, 명복을 비는 것보다도 (아버지おやじさん가 죽을 때까지, 나는 아무 것도 되지 못했구나)라는 회한에 가까운 기분이 머릿속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자신을 길러준 양아버지 와몬은 안 좋게 돌아가시지는 않았다. 잘 웃고, 잘 사셨다.

 와몬은 작은 도죠의 카라테・센세이였으며, 과거에는 더 규모가 큰 고아원을 보살피고 있었다 한다. 마스라다와 아유미는, 노년에 접어든 와몬이 그러한 일을 신뢰할 수 있는 지인에게 넘긴 뒤, 거의 변덕으로 입양해 온 고아들이었다.

 마스라다에게도 아유미에게도 친부모의 기억은 남아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것으로 된 거다, 라고 와몬은 어린 두 사람에게 장담했다. 그럼에도 마스라다는 어느정도 철이 든 후 친부모에 대해 깊이 조사해본 적이 있었다. 결과적으론 와몬이 한 말에 거짓이 없었음을 깨달았고, 그 이상 찾아봐도 좋은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알게 되었다. 가족은 와몬과 아유미뿐이다. 그거면 됐다.

 성인이 된 다음, 두 사람은 와몬에게서 쫓겨나듯 사회로 나왔다. 다음으로 와몬과 마주보게 된 건 그가 임종하기 사흘 전이었다. 병세에 대해선 숨기고 있었다는 모양이다.

"사요나라." 마스라다는 나직이 말하며, 뒤를 돌아봤다. 그러자 시야에 들어온 것은, 휘청이는 아유미였다. 정좌한 상태에서 일어나려다가 신음하더니, 균형을 잃은 것이다. "다리 저려……" 아유미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마스라다와 마주보았다.

"오랜만." 아유미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또 키가 자랐구나." 마스라다는 끄덕였다. 아유미는01101아유미는 쓰러져 있다. 피웅덩이가 번져간다. 마스라다는 아유미를 감쌌을 터였다. 마스라다는 수리켄 앞을 가로막았다. 목숨을 걸고. 여덟 개의 칼날이 달린 수리켄은 마스라다를 꿰뚫고, 아유미010010 "아유미!"

 0100101마스라다는 녹색의 격자가 빛나는 암흑의 공간을 떠다니며 0과 1로 분해되어가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정신을 차렸다. 멀리서 광기어린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전방엔 낯선 지평선이 보인다. 착지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라는 존재는 애매모호한 세계에 삼켜져, 티끌을 방불케 하듯 부서져버릴 것이다.

"마스라다!"

나라쿠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마스라다는 세계로 초점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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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마스라다는 소형의 도효 링을 방불케 하는 토대 속에 착지해 있었다. 코토부키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발치엔 무장 경비원이 쓰러져 있다. 마스라다는 심한 구토감을 느꼈지만, 닌자 내구력이 곧바로 그 기운을 중화시켜 무감각하게 했다.

"도착한 건가." 닌자슬레이어는 허공에 벌어진 어둠을 돌아봤다. 들어갔던 포탈과 전혀 변화가 없는 공간이다. 하지만 공기가 다르다. 온도가, 온도가 다르다. "열고 나가죠." 코토부키가 격벽을 가리켰다. "이얏-!" KRAAASH! 마스터 키를 방불케 하는 닌자 근력이 격벽을 파괴, 두사람은 밖으로 나왔다.

 격벽 밖에서 나란히 서 있던 경비원들이 기함하며 두 명을 봤다. 닌자슬레이어는 그들의 목덜미에 춉을 처박아 쓰러뜨렸다. 본 적도 없는 밤의 언덕이다. 여러 개의 서치라이트가 상공을 밝히고 있다. 음・양 문양을 연상케 하는 두 쪽의 달과, 황금의 입방체. 하늘에 있는 것은 네오사이타마의 밤과 똑같은가.

"물 냄새가 나는데." "프로고 강입니다." 코토부키는 강풍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누르며, 저 멀리 있는 곳을 가리켰다. "장소는 서쪽이군요……와앗!" 코토부키는 스스로 가리킨 방향에서 보인 무언가에 놀라 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저기 보세요, 강 맞은편" "보인다." 어둠 속, 멀리서 빛나는 그것은 녹아내린 황금을 방불케 하듯 반짝이는 덩어리였다.

 그것은 황금이 아니라 조명이 설치된 석조 유적군이었으며, 이 지역, 아니, 주변 해역과 섬들을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을 지배하는, 수수께끼를 방불케 하는 왕이 거주하는 성이기도 했다. (((닌자……닌자로구나!))) 나라쿠의 목소리가 천둥처럼 크게 뉴런에 꽂혔다. 이쿠사 배틀이 벌어지고 있지도 않는 지금, 그것은 특이한 반응이었다.

 심장 고동이 강하게 치는 것을 닌자슬레이어는 억눌렀다. 코토부키가 그 모습을 의아하게 보았다. "빨리 이 곳에서 떠나죠. 순회 경비대도 올 거예요." "알고 있어." (((이것은……이 무슨……! 닌자소울 빙의자가 아니로구나……! 저 건너편이다……마스라다! 누구냐……저것은 누구냐……가까이……!)))

"안 된다, 나라쿠!" 닌자슬레이어는 스스로의 소울을 억눌렀다. 눈에서 붉은 피가 흘러 코토부키를 더욱 놀라게 했다. 그러나 나라쿠가 느낀 이상한 감각은 마스라다에게도 감지되고 있었다. 그 정도로 강력했다. 이 땅에서 사는 자들은 항상 서쪽에서 풍기는 이렇게나 사악한 아트모스피어를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말인가?

 GGGGRRR……석조 유적군의 뒤에서 뱀……아니, 지네다……거대한 지네가 몸을 쳐드는 모습을 그는 환시했다. 심장이 더욱 빠르게 뛰었다. (((이제야 알겠구나! 저것은 무카데지네・닌자다!))) 나라쿠가 신음했다. "가요!" 코토부키가 닌자슬레이어의 손을 잡아당겼다. "순회 경비에게 들킬 거예요. 동쪽! 욕야카르타 시가지로!"

 두 명은 달리면서 서로 말을 나눴다. "틀림없습니다. 강 건너편에 보였던 건 샹・로어=상의 성입니다. 임금님입니다. 영지에 발을 들였다간 체포될 거예요." 코토부키가 말했다. "혹시, 눈병에 걸리신 건가요? 닌자슬레이어=상" "문제 없어." 사악하고도 거대한 아트모스피어를 등지고서, 그들은 달렸다.


◆◆◆


 파팟! 팟! 파파파파파팟! 파파파파파파팟! 파파파팟! 창 밖, 스트리트를 내려다보면 빛을 머금은 스모크가 번쩍이고, 아이들이 흥분하며 뛰어다니고 있다. 파파파파파팟! 연이어 들려오는 폭죽의 파열음은 멈출 기미를 안 보인다. 창가에 선 닌자, 롱게이트는 이젠 이 거리의 떠들썩함에도 익숙해서, 태연하게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뒤돌아본 침대는 천막이 달린 제품. 방 귀퉁이에 놓인 인센스도 좋다. 매우 질 좋은 숙소가 수배되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 실제 그것은 회사의 기대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번에 예정된 조정 안건은 꽤 터프한 일이 될 것이다. "후우……" 롱게이트는 얼음 속에서 샴페인 병을 꺼내, 이를 크리스탈・글라스에 부었다.

 욕야카르타는 아름다운 도시다. 집들은 보라색과 녹색 및 금색 빛이 비치고, 강가의 본보리(등롱) 빛이 수면에 일렁이고 있다. 다소 모험적인 익사이트먼트를 원하는 관광객이라면 밤의 도시로 여럿이서 몰려 나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롱게이트는 그러한 일에 그다지 흥미가 없다. 그는 코우・타이・슈메이 사의 에이전트이다.

 파파파파파파팟……파파파파파파팟. 폭죽의 파열은 자포자기를 방불케 하는 듯하기도 했다. 욕야카르타의 시민들은 모두 무언가를 몹시 두려워하며, 그것을 어퍼(upper)한 감정으로 덮어씌우려는 것 같다. 롱게이트는 쓴웃음을 지었다. 곤란한 비즈니스의 긴박감 때문에 주위 환경에 멋대로 색안경을 끼고 말았다.

 그는 UNIX 덱을 켜서, 선즈・오브・케오스의 IRC 포럼에 접속했다. 선즈・오브・케오스는 사적인 상호조합이다. 열심히 활동하는 자도 있는가 하면, 그다지 자주 접속하지는 않는 자도 있다. 직접 얼굴을 마주치는 자도 있는가 하면, 지구 반대편에서 마음대로 지내고 있는 자도 있다.

 하지만 이런 멤버에도 공통점이 있다. 전원이 닌자이며, 전원이…… 「사츠가이」와 접촉한 경험이 있는 것이다. 사츠가이와 접촉한 자들은 모두 지금까지 사용해 왔던 자신이 능력과는 전혀 맥락이 없는, 강력한 짓수를 부여받았다. 롱게이트 또한 그러했다. 그것은 소름이 끼치는, 차갑고 괴로운 체험이었다.

 하지만, 실제 그것으로 인해 롱게이트는 지극히 강력한 닌자가 되었다. 원래부터 카라테에 능했던 그에게 있어서, 사츠가이가 준 짓수는 흡사 떼어져 있던 퍼즐 피스를 맞춰주는 복음이었다. 단기간에 높은 자리에 올라선 그는, 지금은 코우・타이・슈메이 사의 CEO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손에 들어온다.

 그는 관자놀이를 거칠게 긁었다. 그래. 뭐든지 손에 들어온다. 부족한 것 따윈 없어……! 그리고 크리스탈・글라스를 비우고, 포럼에 근황 메시지를 투고한다. 「욕야카르타에 와 있어. 사소한 비즈니스. 보다시피, 숙소는 훌륭해」당연히 비즈니스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는다. 비밀 유지의 의무이다.

"후우……" 롱게이트는 부드러운 소파에 깊이 몸을 누이면서 숨을 토했다. 이번에 그가 맡게 된 비즈니스, 그것은, 보로부두르의 왕 샹・로어가 지배하는 해역에서 코우・타이・슈메이 사 운송선의 안전 보장을 성사시키는 것이다. 여객선, 운송선이, 샹・로어가 지배하는 해역 부근에서 소식이 끊기고 있다. 비정상적인 빈도로 말이다.

 교섭에 관한 권한은 롱게이트에게 일임되어 있다. 샹・로어 측에서도 상당히 조건을 걸어오겠지만, 허용 범위는 넓게 잡아두었다. 문제는 없다. 이번에 퇴짜를 맞더라도 다음 번으로 이을 수 있다면 괜찮다. 상대는 만만한 자가 아니다. 샹・로어는 닌자이다.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나, 그는 알수 있었다. 닌자……그것도 상당히 강력한…… 그렇지 않다면, 욕야카르타의 주민들 중에서 특히 신들린 무리들이 왕이 사용하는〈로우・왕의 비술〉인가 뭔가 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까지 일관성을 가지고 이야기할 이유가 없고, 경찰기구에 속한 자들이 그렇게 한결같이 유리처럼 생기가 없는 눈에 메마른 피부를 드러내며 입도 열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도리가 없다.

 샹・로어가 거느리고 있는 「대신」이라는 자들이, 내일 밤 롱게이트와 면회할 예정이다. 그 단계까지는 해냈다. 나머지는 롱게이트의 각오와 정신력 나름이다. "뭐어……살육전을 벌이려 가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지." 낮게 중얼거리는 그의 눈이 조용히 빛을 발했다. 그 손 주위의 공기가 아지랑이를 방불케 하듯 일렁였다. "살육전이라……"


◆◆◆


 욕야카르타. 따뜻한 바람이 불고, 날씨도 화창하지만 하늘에선 안개가 낀 듯한 기묘한 감각이 있다. 스모그하고도 다른, 기묘한 중압감이었다. 닌자슬레이어는 싸구려 숙소의 UNIX 덱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 어두운 방에 비스듬히 햇빛이 스며들어온다.

"욕야카르타에 와 있어. 사소한 비즈니스. 보다시피, 숙소는 훌륭해." 닌자슬레이어는 낮게 중얼거린다. 화면에 비춰진 것은 선즈・오브・케오스의 포럼에 어제 막 갱신된, 롱게이트로 추정되는 자의 로그다. 숨길 필요조차 없다 여기고 있는 것이다.  실제 숨기지 않아도 지장은 없다. 평상시라면.

 선즈・오브・케오스 패거리들 사이에서 사츠가이와 접촉한 것을 숨기려고 하는 경향은 적으며, 오히려 같은 경험을 가진 동지를 찾는 의식이 강한 것처럼 보였다. 신비의 공유인가, 메이레인이 지껄인 말이 닌자슬레이어의 뇌리를 스친다. 일부러 사츠가이의 발자취를 추적해서 관련자를 죽이려고 하는 자가 있다? 상상 밖의 일인 것이다.

 닌자슬레이어의 눈동자에 비치는 것은 특별할 것 없는 바캉스 사진이나 기이한 의식 사진이다. 아무 이유도 없이 아유미를 살해한 남자에 연관된 자들의 생활. 이 녀석들은 대체 무엇인가. 그 너무나도 일상적인 방식이 도리어 어딘가 허무적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게 했다.

『오케이, 놈의 비즈니스라는 건 오늘 밤에 있나 봐.』 타키가 통신을 보냈다.
"어떤 비즈니스지?" 『 "보로부두르"에 왔다는 건, 왕국 인간과의 회담이겠지. 여긴 독재국가야. 시노기(돈벌이)를 하는 데에도 샹・로어를 통해야 하거든.』"그것 말이군." 닌자슬레이어는 중얼거렸다. 서쪽 유적을 뒤덮은 지네를 방불케 하는 아트모스피어.

"샹・로어라는 자는 닌자냐." 『몰라. 확실한 정체는 알려지지 않았어. 그 임금님은 남 앞에 모습을 드러내려 하지 않거든, 소문이야 넘쳐난다만……』
"소문?" 『노예의 피를 마신다든가, 마법을 쓴다든가, 거느린 병사들은 전부 뇌를 건드려서 로봇처럼 변한 녀석들이라든가, 여러가지야. 그래서 실제 그쪽 상황은 어떤데?』 숙소 밖의 골목길에서 코토부키와 스트리트 칠드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줄넘기를 하거나, 분필로 벽에 낙서를 하거나 하며 함께 놀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 오이란드로이드는?』 "글쎄다. 근처에는 있다." 코토부키는 카모플라쥬 작업복에서 슈트케이스에 챙겨온 의상으로 갈아입고, 저렇게 놀고 있다. 『너, 쟤한텐 충분히 주의해라.』 타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쟤, 우키요라고. 즉, 진짜로 자아가 있는 오이란드로이드란 소리지.』

"……그렇게 보이더군." 『우키요가 일으킨 사건, 들어본 적 있냐?』 "몇 개 정도는." 피비린내 나는 처참한 살육들. 『방심하지 말라고.』 "처음부터 그랬다." 닌자슬레이어가 말했다. "저 녀석에게도, 너에게도 말이다." 『거 믿음직하구만.』 타키는 약간 기분이 상한 듯이 말했다.

『어쨌든, 쟤는 UNIX에 접속할 수 있어. 필요해지면 쟤를 경유해서 내가 뭔가 작업을 하는 것도 가능하지, 이번에 필요할 진 모르겠다만.』모니터에 욕야카르타의 지도가 떠오르더니, 마커가 3곳에 켜졌다. 『이게 내가 짚어 본 고급 요정(料亭), 욕야카르타에서 최상급인 곳들이거든? 여기 중 어디 하나일 거야.』

"셋 중 하나인가." 『앙? 불만이냐? 이것도 최대한 좁힌 거라고. 이 다음은 너 하기 나름이지. 닌자니까 어떻게든 될 거 아냐?』 타키가 말했다. 닌자슬레이어는 심사묵고했다. 이 세 집을 번갈아 돌면서 닌자 아트모스피어의 감지를 시도해 볼까. 사츠가이와 접촉한 닌자라면 특정도 할 수 있다.

『샹・로어의 관리와 회담하는 도중을 노려. 녀석도 섣불리 행동하진 못하겠지.』 "그럴 셈이다." 『지금 나 무급 노동 중이니까, 브리핑은 이걸로 끝이다? 그럼 이만, 잘 해 보라고. 오버.』 통신이 종료됐다. "무급 노동이 아니고 채무 상환이다." 닌자슬레이어는 혼잣말을 한 뒤, 아그라 자세로 눈을 감았다. "받을 빚이 있는 건 나라고……"


2

 파팟! 파파파팟! 폭죽이 이곳저곳에서 터지며, 하늘에선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마치 매일 밤이 축제인 듯하다. 전자간판에는 「lebih suka sushi daripada sepek베이컨보다 스시를 좋아합니다」「오마니おマニ」「전화 왕자님」「kuza」 등의 문자가 빛나고, 건물들은 보라색, 녹색, 파란색 등의 조명으로 밝혀지고 있다.

 나란히 줄지어 선 포장마차엔 농익은 과일을 가득 실은 바구니나 케밥 등이 늘어섰고, 바이러스 분해 파리가 들끓고 있다. 그리고 타이야키붕어빵다. 이 물고기의 형상을 한 팥소 과자는 이 지역에서도 역사적으로 인기가 있으며 ,길한 음식으로 여겨진다. 마스라다는 흰 셔츠에 캐스킷 모자를 눈가 아래까지 눌러쓰고, 혼잡 속에 섞여들어 걸었다. 그의 조금 뒤를 아오자이 차림의 코토부키.

"고기, 고기가 있다." "저렴해요." "익사이트 하지 않겠나!" 포장마차의 점원, 또는 노상 스피커가 강력하게 프로모션을 해온다. 마스라다는 코토부키를 돌아봤다. 캔에 든 탄산 챠 음료를 마시면서, 한손에는 케밥을 들고 있다. "결제됐습니다." 코토부키가 설명했다. 마스라다는 인쇄된 지도를 보았다.

 시가지를 빠져나와 북쪽으로 몇 블록 나아간 곳에 두 번째 목적지가 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붉게 칠한 궁전 같은 고급 요정으로, 시큐리티도 엄중했다.
돌입하기에는 상당히 골치아파 보였으나, 닌자의……그리고 사츠가이의 그 기척은 없었다. 이 앞의 요정은 스트리트의 분위기로 보아 비교적 더 쉬울 터였다.

"GRRRR!" "아밧-!" "안진라이아들개다-!" :"아바바밧-!" 갑자기, 앞쪽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패닉을 일으키며 사람들이 밀려온다. 그 앞에선 한 시민이 무참하게 물어뜯기고 있었다. 검은 오일로 더러워진 근육 튜브와 녹슨 골격이 드러난, 야생화한 군용 하운드였다.

"큰일입니다!" 코토부키가 그쪽으로 다가가려 했지만, 부근에 대기했던 것으로 보이는 왕국병 몇 명이 즉각 시체를 유린하는 들개 드로이드를 에워싸더니, 작렬총으로 총살했다. "가오오옹!" "……" "……" 왕국병들은 광채 없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욕야카르타 시민들은 비명을 억누르고, 왕국병들에게서 눈을 피했다.

 금새 야시장 스트리트는 거짓말처럼 활기를 잃고, 공포가 그 자리를 지배했다. (카로우시타이*예요.) 코토부키가 마스라다에게 속삭이며 설명했다. (욕야카르타의 치안을 지키고 있는 왕국병입니다. 사위스러운 말의 울림 그대로의 분위기가 나네요.) 그들의 빛을 잃은 눈은 우키요에게 있어서도 괴이한 것일까.


*카로우시타이(カロウシタイ):「과로사대(過労死隊, Karoushitai)」로 추정되나, 「과로 사체(過労死体)」나「과로하고 싶다(過労したい)」로도 읽힌다.

 그들은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했다. 마스라다의 닌자 제6감은 위험을 예감했다. 그는 걸음을 재촉했다. 코토부키가 황급히 뒤를 쫓았다. 골목을 빠져나가, 비탈길을 오르고, 내려가서 아름다운 랜턴이 늘어선 수로로 나간다.
수로에 맞대어, 잘 다듬어진 산울타리와 황금빛 조명으로 비춰진 요정「카키노 숙장정」의 간판이 나타났다.

 두 명은 근처의 나무 뒤에 숨어 상태를 살폈다. "……." 역시 닌자의 기척은 없었다, 그렇다면 세 번째 쪽인가. "어때요?" "없어." 마스라다는 시간이 아까워 바로 이동을 재개하려고 했다. 그리고 위화감을 느끼고 수로 건너편에 시선을 향했다. 두근. 고동이 세게 쳤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건너편을 깊이 노려봤다.

 수로 저편, 골목으로 들어가려던 자가 갑자기 발을 멈추고 뒤돌아보았다. 마스라다는 숨을 삼켰다. 트렌치코트를 입고 헌팅캡을 쓴 그 남자의 눈은 붉었다.
바로 그 순간, 그 둘의 시선이 교차했다, 지극히 강한 살기가 서로 충돌했다. 닌자다. 금방 알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인가 이상하다…….

"이……있었나요? 저 사람인가요?" 코토부키가 말을 걸었다. 마스라다는 고개를 저었다. 다르다. 사츠가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롱게이트는 아니야." 그는 속삭였다. 욕야카르타에도 여러 명의 닌자가 존재하는 것이다. 사츠가이의 기척만이 그에게 있어서 표지판이었다. 무시해도 좋은 상대였을 터다. 하지만…….

 이미 그 남자는 어둠 속에 녹아들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가자." 마스라다는 코토부키를 재촉하며 달려나갔다. 목적지는 세 번째의 고급 요정이다. 파파파파파팟! 파파파파파파팟! 멀리서 폭죽이 터지고 있다.


◆◆◆


 신호대기 중인 리무진의 문 유리창을 두드리는 것은 일곱 빛깔의 피어스가 달린 선글라스를 쓴 푸셔(노상마약상)였다. "키쿠잘 들어, 스고이." 이빨을 드러내며 뒷자석에 앉은 롱게이트를 향해 웃는다, 운전수는 손짓하며 물러서라고 전했다. "사진 찍자!" "네오사이타마에서 잘 왔어!" 이번엔 스트리트 칠드런이 차를 에워쌌다.

"쫓아낼까요." 운전 야쿠자가 돌아봤다. 롱게이트는 미소지었다. "아니, 이제 회담 장소까진 얼마 안 남았으니. 먼저 현지에 들어가 있게." "롱게이트=상께서는 어떻게?" "기분전환이나 할까 싶군." 갑자기 그는 뒷좌석 문을 열고 차 밖으로 내렸다. 곧장 아이들이 달라붙어 그의 장속을 붙잡으며 웃는 얼굴로 그를 올려다봤다.

"몸조심하시길." 운전수는 못마땅한 목소리로 말하고, 신호가 바뀌는 것과 동시에 차량을 발진시켰다. 유리창이 없는 검은 밴 3대가 이를 뒤따랐다. 장난스럽게 차량의 행렬에 손을 흔든 뒤, 롱게이트는 아이들을 이끌고 시가에 들어섰다. 마약상은 이제 가망이 없다 보고 다른 호구를 잡으러 떠났다.

"적선 좀 부탁해!" "엄청 비싸보이는 차에 타고 있었지!" 자신에게 달라붙는 아이들에게 야멸차게 구는 일 없이, 그렇다고 해서 지갑을 몰래 빼앗기는 등의 부주의한 일도 없이, 롱게이트는 과일 포장마차에 도달했다. 얼음 속에, 적절히 절단되어 꼬챙이에 꿴 낯선 과실이 파묻혀 있다. 반짝반짝하며 아름다운 것이 이 도시의 야경과도 같다.

"만일 내가 너희들에게 돈을 준다고 해도……" 롱게이트가 아이들을 둘러봤다. "어른들의 용돈이 되어버리겠지, 안 그러니?" 아이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 쓴웃음을 짓는 아이도 있다.  "그러니까, 너희들이 기뻐할 만한 걸 주마. 주인장. 이 아이들 인원수만큼 빙과를." "테리마카시고맙소!" 포장마차의 주인은 얼굴 가득 미소를 짓는다.

 계산을 마치고 아이들을 본다. 아이들은 숨을 삼키며 롱게이트와 포장마차의 주인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롱게이트는 웃었다. "자, 왜 그러니. 받아가렴. 한 명에 하나다. 싸우지 말고." 와아! 하고 환성을 지르며 아이들은 포장마차에 몰려들었다. 그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자신이 만든 이 소란에서 빠져나가 골목길로 발을 돌렸다.

 배관 파이프의 그늘에서 축 늘어진 부랑자가 그를 올려다봤다. 롱게이트는 엄지손가락으로 은화 한전을 튕겨 그에게 적선했다. 그는 매우 기분이 좋았다.스틱을 쥐고 있었다면 휘파람을 불고 빙빙 돌리며 걸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모습을 스스로 상상하며 그는 가볍게 실소했다. 이윽고 골목이 끝나며, 좁은 돌계단이 이어진다.

 롱게이트에게 이런 식의 접촉을 실컷 즐기는 취미는 없지만, 돌발적인 접촉도 경험해 보면 나름대로 즐거운 법이다. 그는 돌계단을 오르고, 금박이 칠해진 겹겹의 토리이를 지나, 정원에 들어섰다. 분수나 덩굴시렁이 질서있는 무질서에 따라 배치되어 있고, 향긋한 냄새가 감돈다. 정원 깊은 곳 언덕 위에 목적지인 건물이 있다.

 저것이, 회담 장소로서 지정된 고급 요정 「페라산・스카・시타」다. 보로부두르의 관리에게도, 롱게이트에게도 체면이 서는 곳이다. 온갖 사치를 다한 요리와 대접, 아름다운 여인들. 언덕을 타고 올라가자 차량용 통로에서부터 부지로 들어온 리무진과 검은 밴이 늘어서 있었다. 롱게이트는 만족스럽게 끄덕였다.

 이 곳은 도시 내에서도 높은 장소다. 벼랑쪽 난간 너머로, 랜턴으로 밝혀진 수로와 조명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건물군, 석탑, 포장마차 텐트, 광장을 걸어가는 Wi-Fi 코끼리 등을 둘러볼 수가 있었다. 요정 정문의 양옆에는 카로우시타이가  세 명, 총검을 들고 나란히 서 있다. 탁한 눈을 롱게이트에게 향하고, 흐느적거리듯 오지기를 한다.

"도-모. 롱게이트입니다." 코우・타이・슈메이 사의 ID카드를 보이자, 카로우시타이는 말없이 비켜섰다. 롱게이트는 미소짓고 끄덕이며 이 궁전같은 석조 건물 안에 발을 들였다. 곱게 차려입은 남녀가 그를 맞이하며, 홀을 지나 2층의 개인실로 안내했다. 세로로 길게 치장된 유리창. 탁자 위에는 금촛대.

"도-모. 코우・타이・슈메이 사의 롱게이트=상." 자신을 부른 목소리에 돌아봤다. 그곳에 나타난 것은 소매가 긴 승복을 방불케 하는 기묘한 의상을 몸에 두른 남자였다. 그의 얼굴을 덮고 있는 연녹색의 베일에 수놓아진 무늬는 로우・왕의 인이라 불리는 마술적 문장이다. "먼 길 오느라 수고가 많으셨구려. 나는 그레이웜이라 하오. "

"감사드립니다." 롱게이트는 두 번 오지기한 후, 매끄러운 손놀림으로 명함을 꺼냈다. 홀로그램이 들어간 오프화이트색의 명함이다. 장인의 솜씨이다. 그레이웜은 "으음." 하고 중얼거리고, 받아들어, 지긋이 바라보더니, 갑자기 그것을 낼름 삼켜버렸다. 롱게이트는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로 위압되어선 안 된다.

"시작해보지." 그레이웜은 눈을 초승달처럼 가늘게 뜨고 웃으며 의자에 앉았다. 롱게이트도 맞은편에 앉았다. 급사는 두 닌자 사이를 조금도 방해하는 일 없이, 빼어난 그윽함을 보이며 식기를 늘어놓고 연어를 백자 그릇에 두었다. "칸파이(건배)." "칸파이."

 우선은 시시한 대화가 오갔다. 그레이웜은 보로부두르의 고위 관료로, 샹・로어를 직접 알현하는 것이 허락된 사내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닌자이다. 롱게이트는 상대를 지극히 신중히 대했다. 그레이웜이 곧 샹・로어라고 여기는 마음가짐으로, 주의 깊게 임하는 것이었다.

 회색 소스가 부어진 닭고기, 젤리 형태의 무언과로 뭉쳐진 과실, 튀긴 생선. 그리고 스시. 무엇 하나 미식 아닌 것이 없었다. 롱게이트는 당연히 온갖 정체 모를 독이나 자아를 희박화하여 교섭 능력을 떨어지게 하는 물질 등에 내성이을 갖추고 있었으며, 또한 그러한 수작을 지극히 민감하게 식별해낼 수 있다.  이 요리들은 더할나위 없는 대접이다. 훌륭하다.

"자, 그럼……" 식기가 정리된 뒤, 그레이웜은 시선을 창문 쪽으로 돌리며, 살며시 자세를 고쳤다. 그것이 신호였다. 우선 롱게이트는 준비해 둔 호화롭게 장식된 홀쭉한 상자를 공손하게 꺼냈다. "교토의 양갱입니다. 그레이웜=상의 마음에 드실는지요." "으음." 보로부두르의 관리는 미소지으며 이를 받아들였다.

 당연히 그건 단순히 양갱이 담긴 상자가 아니다. 상자 바닥에는 코베인(코반小判)이 잔뜩 깔려 있다. 그레이웜은 무게에서 이를 알아챘을 것이다. "그래서, 무언가 있지 않나? 이번 면담에서 청하고 싶은 것이……" "그렇습니다." 롱게이트는 그윽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 근해에서 저희 회사의 배에 안전을 보장해주십사 하고." "흐음?"

"최근, 해적이나 씨・몬스터 따위의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관측이 있기에……저희 회사의 배도 피해를 입은 참입니다." "그거 큰일이구려." "하이, 정말 큰일입니다." "왕께서도 심려하실 테지. 에-또……." "코우・타이・슈메이 사입니다." "으음, 에-또……코우……떠오르질 않는군." "공물 또한 준비해왔습니다."

"공물." 그레이웜의 눈이 번쩍였다. "그건 어떠한 것이온지." "가이온(교토의 수도)의 숫처녀, 50마리입니다." 롱게이트는 몸을 내밀며 힘차게 말했다. 더욱이, 품에서 마키모노(두루마리)를 꺼내어 이를 탁상에 펼쳐보였다. 그것은 목록이었다. "물론, 혈통을 알 수 없는 수상쩍은 품종은 없습니다. 모으는 데에 실로 고생이었지요."

"호호오!" 그레이웜은 희색을 크게 나타냈다. "그러한가! 가이온? 물론 지표산일 테지?" "여부가 있겠습니까." 롱게이트는 기회의 끈을 붙잡고, 잡아당겼다. "일정 기준 이상의 사회적 지위가 있는 개체들뿐입니다. 역시 그 몸에 고결함과 굴욕이 배어있지 않다면, 왕께서도 기쁘게 받아들이시진 못하시리라고." "실로 그러하다오!"

 롱게이트의 기분이 고양되었다. 그가 장치한 매직이 꽃피는 순간이다. 이 순간을 위해 살아 있다. 교섭 재료의 기획 및 준비는 전부 그에게 일임되어 있다. 코우・타이・슈메이 사는 그에게 거스르지 못한다. 그의 냉혹한 수법을 거스르지 못한다. 그의 카라테에 거스르지 못한다. 이국의 사악한 닌자라 할지라도, 욕망의 힘엔 거스르지 못한다.

"해서, 실제 가이온 숫처녀들의 상태는 어떠한가?" "금방 50마리라고 전해드렸습니다만, 이곳으로 운반해 온 것은 51마리입니다." 롱게이트는 손가락을 튕겼다. 억압된 신음소리가 들려오며 클론야쿠자가 교섭재료를 끌고 왔다. 목줄로 묶여있는 매혹적인 드레스를 입은 여자다. "당신에겐 이것을." "오오!"

"당연히, 피는 즐기시겠지요?" 롱게이트는 자리에서 일어나, 칼을 맞부딪치는 셰프를 방불케 하듯, 춉 형태를 취한 오른손으로 왼쪽 손바닥을 미끄러뜨렸다. "으음." 그레이웜의 미소는 베일 너머에서도 알아볼 수 있었다. 클론야쿠자가 난폭하게 사슬을 당긴다. "아이에엣……살려주세요." 여자가 애원했다.

 롱게이트는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하! 냉정해지게. 상품의 부탁을 들어주는 상인이 어디에 있겠나." "음후후후후!" 그레이웜도 소리 높여 웃었다. 클론야쿠자가 신호를 받고, 여자의 머리카락을 붙잡아 올렸다. "피를 빼는 건 역시 보틀넥 컷 춉이 가장 신선하지요." 롱게이트가 말했다. "저는 몇 번이고 시험해 봤습니다."

"아이에엣……아이에에……!" 여자는 발버둥치지만, 클론야쿠자에게 잡아당겨져서 이미 다리가 마루에서 살짝 떠 있었다. 탁상에 놋쇠 그릇이 준비되었다. 롱게이트는 춉 손을 문지르며 유유히 실내를 걸었다. 그레이웜은 탁자를 잡고 ,핏발선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거기서 6미터 위, 천장 뒤쪽.

「忍」「殺」의 멘포 문자가 붉은 열기를 발하고, 그 위의 두 눈 또한 검붉은 센코 선향 불꽃을 방불케 하듯 어둠 속에서 번뜩인다. 닌자슬레이어는 천장재 너머에서 엎드려, 미세한 틈새를 통해 그 잔학한 광경을 훔쳐보고 있었다. 으득으득거리는 소리가 났다. 앞뒤로 갈리고 있는 자신의 이에서 나는 소리였다. 그는 적절한 앰부쉬 기회를 기다리려던 계획을 버렸다.

 SMAAASH! 주먹으로 내리쳐진 천장재가 빠지고, 정사각형의 타일이 아래로 사출되었다. "아밧-!" 클론야쿠자의 정수리에 천장재가 직격해, 터지듯 깨졌다. 롱게이트와 그레이웜은 반사적으로 자세를 취하고, 여자는 털썩 쓰러졌다. 닌자슬레이어는 수직낙하하며, 그대로 바닥에 삼점 착지했다.

 그리고 그 한 호흡 뒤의 일이었다.

"Wasshoi!"

 창문 너머로 결단적인 샤우트가 울려퍼지더니, 치장된 유리창이 밖에서부터 받은 돌입 충격으로 산산히 부서지고, 방 안에 형형색색의 유리조각이 비산했다. 쇄분동을 방불케 하는 기세로 침입해 온 것은, 검은 장속의 닌자였다. 장속의 곳곳에 숯불을 방불케 하는 등색(橙色, 귤빛)의 빛이 켜져 있었다.

 닌자슬레이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흑등색 닌자의 멘포에는 「」「」의 한자가 새겨져 있었다. 한 쪽은 방 한가운데, 다른 한 쪽은 창가에. 두 명의 침입자는 동시에 몸을 일으켰다. …….취해야 할 행동은 정해져 있다. 아이사츠는 신성불가침의 행위. 고사기에도 있다.

 네 명의 닌자는 직립하여, 아이사츠를 준비한다. 방 안의 공기가 무겁게 소용돌이쳤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입니다." 닌자슬레이어가 아이사츠했다. 매섭게 쏘아보는 눈동자에 검붉은 불꽃이 일렁였다. 이에 답하듯 다음에 아이사츠한 것은 흑등색의 닌자였다. "…….도-모. 사츠바츠나이트입니다."

"도-모, 롱게이트입니다." "도-모. 그레이웜입니다." 습격을 받은 두 닌자가 아이사츠에 응했다. 전원의 뉴런이 극한 고속으로 회전했다. 이 방의 시간의 흐름은 거의 정지한 것이나 마찬가지. 사태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는 자는 이 자리에 누구도 없었다.

"사츠바츠나이트……!" 그레이웜이 신음했다. 롱게이트는 그레이웜의 긴박한 목소리를 듣고 이 자들이 샹・로어 측의 자객이 아님을 확인했다. 그는 테이블을 차 넘어뜨리고, 그레이웜과 등을 맞대며 카라테를 취했다. (나머지 한 마리는 어떠한 자인지.) (필시 사츠바츠나이트의 협력자일 거요!)

 한편, 닌자슬레이어는 불가해한 감각을 느꼈다. 이전에 느낀 것과 같은 위화감이다. 이 흑등색 닌자의 정체는, 수로 너머에서 마주친 그 자다. 침입? 무엇이 목적이지? 단서는 그레이웜의 적의. 그레이웜과……즉, 샹・로어와 적대하는 닌자인가.

 천장 뒤에서 나라쿠・닌자가 전해준 정보가 피드백한다. 그레이웜은 무카데・닌자・클랜의 닌자소울 빙의자. 그리고 롱게이트는 카제・닌자・클랜의 닌자소울 빙의자다. 그렇지만 롱게이트는 사츠가이로부터 능력을 받았다. 이론대로는 되지 않으리라.

"닌자……슬레이어……!" 흑등색의 닌자가 눈을 크게 뜨고, 중얼거렸다. (나라쿠!) 마스라다는 뉴런의 동거자와 동조했다. 이 자는 불가해한 존재다. 적어도 닌자소울 빙의자는 아니다. (((살아있었나.))) 나라쿠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마스라다는 물었다. (누구지?)

(((저것은 사츠바츠나이트. 태고의 암살술, 챠도의 사용자다. 성가신 리얼 닌자다.))) 리얼 닌자. 즉, 킨카쿠의 소울에 빙의되어 변이한 자가 아니라, 직접 수행을 거쳐 닌자가 된 자들을 가리킨다. (((마스라다여, 허나 먼저는 사츠가이의 닌자다. 죽여라!)))

"이얏-!" 그러나,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그레이웜이었다. 이는 몇 가지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어찌되었든 그는 사츠바츠나이트를 이미 알고 있었기에, 동요할 것이 없었던 것이다. 내민 양손의 소매에서 몸부림치는 그림자가 제각기 뛰쳐나와, 사츠바츠나이트와 닌자슬레이어를 동시에 덮쳤다.

 오오, 그것은 실제 사람의 팔뚝만큼 두껍고 커다란 살아있는 지네였다. 무카데・카나시바리・짓수! 사역마를 방불케하는 짓수의 마물은 사츠바츠나이트와 닌자슬레이어의 반응속도를 뛰어넘는 속도로 덮쳐들어 두 명의 몸통에 밧줄처럼 휘감겼다.

"" 이얏-! "" 두 닌자는 각자를 휘감은 지네의 머리를 춉으로 깨트려 죽여, 이 구속에서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였다. "오곳-!" 그레이웜의 베일이 걷히며 그 입에서 세 번째 무카데・카나시바리가 토해내어진 것이다. 한층 더 커다란 지네가 닌자슬레이어에게 덮쳐들어, 그에게 휘감겼다. "누웃-!"

"좋도다! 우선 이것으로 되었소." 그레이웜은 구속 상태의 닌자슬레이어에게서 시선을 돌려 사츠바츠나이트를 노려봤다.  "사츠바츠나이트를 죽이시오, 롱게이트=상. 저 놈은 대왕의 짓수로 쇠약해진 상태이니!" "알겠습니다." 롱게이트는 사츠바츠나이트에게 덤벼들었다.

"이얏-!" 재빠른 숏 훅이 정체불명의 충격파를 발했다! 공기로 생생된 초자연적인 칼날이 방어자세를 취한 사츠바츠나이트를 베어갈랐다. 거기에 더해 그레이웜이 안구를 노리는 찌르기를 내질렀다. "이얏-!" "이얏-!" 사츠바츠나이트는 원을 그리듯이 손을 움직이며 고개를 젖혀, 간신히 이 동시 공격을 버텨냈다.

(((저것은 로우・왕의 저주!))) 나라쿠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사츠바츠나이트의 몸에 새겨진 지네 형태의 낙인을 마스라다의 시야에 밝히 강조했다. (((사츠바츠나이트 놈, 무카데・닌자에게 당해도 크게 당한 모양이로구나. 마스라다! 어쨌든 이는 호기다. 어서 구속에서 벗어나……)))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아이소메트릭(isometric, 근육의 정적 수축)력을 넣었다. 지네가 뿌드득거리는 소리를 내고, 겉껍데기의 틈새 사이사이에서 보라색 즙이 흘러나왔다. 이 불쾌한 구속이 완전히 찢어져 사방으로 터질 때까지 앞으로 2초, 또는 3초.

 진흙처럼 둔화된 시간 속, 마스라다……닌자슬레이어는, 사츠바츠나이트를 응시했다. 그의 몸을 좀먹는 저주와, 그 저주에 맞서는 수수께끼를 방불케 하는 힘의 흐름을 보았다.

"스읍……하아……!" 특이한 호흡소리와 공기의 일렁임이 방 안을 채우고 있었다.
사츠바츠나이트의 전신을 흐르고 있는 힘은 이 호흡에 의해 생성되는 신비적인 카라테였다. 흑등색의 닌자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길게 내뱉으며 싸우고 있다. 그것이 저주의 효력을 억제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집중하느라 닌자 두 명의 연계공격에 반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잘 버텨내고 있다. 그레이웜의 기괴한 춉 찌르기 공격과 롱게이트의 충격파를 동반한 카라테에 노출되면서도, 가까스로 치명타를 회피하고 있다. 팔의 움직임. 다리의 움직임. 카라테의 품새. 마스라다는, 일종의 신선한 경이로움을 느끼며 그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이얏-!" 지네가 사방으로 터져 날아갔다! 닌자슬레이어는 일순의 주저도 없이 전력의 카라테로 롱게이트의 배후를 덮쳤다. "이얏-!" 롱게이트가 사라졌다. 다음 순간, 등에 강렬한 충격을 받은 것은 닌자슬레이어 쪽이였다. "끄악-!?" 깨진 창문 방향으로 튕겨져 나가면서. 그는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되돌아보려고 했다.

 견갑골 째로 등 뒤를 베어 그대로 도려낼 심산이였던 갈고리 공격이 도달하기 직전, 분명 롱게이트는 갑작스레 사라졌다. 그리고 닌자슬레이어의 등 뒤에서 나타나, 도리어 닌자슬레이어를 뒤에서 공격한 것이다! 상황판단이 이 믿기 어렵고 냉혹한 답을 산출해내었다…… "끄악-!" 닌자슬레이어는 옥외로 떨어졌다!

(((이것은 마바타키깜빡임・짓수!))) 나라쿠가 신음하며, 초자연적인 불꽃이 등뼈의 균열을 이어붙였다. 닌자슬레이어는 기절하려는 것을 참으며, 공중에서 회전해 밸런스를 잡고 오른팔의 후크 로프를 내던졌다. 순간적으로 투척된 로프의 갈고리는 롱게이트가 재빨리 들어올린 왼팔의 장속을 돌돌 감았다. 롱게이트는 웃었다.

"이대로 2대 1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군요……" "으음, 층분하다오." 그레이웜이 활시위처럼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 "이얏-!" 롱게이트는 자신을 당기는 로프의 힘에 일부러 거스르지 않고, 스스로 닌자슬레이어를 쫓아가듯 뛰어올랐다. 뛰어오르면서 그는 연속으로 돌려차기를 내질렀다. "이이-야얏!" 충격파가 닌자슬레이어를 덮친다!

 퍼벙! 퍼벙! 귀를 찌르는 파열음, 앞으로 내민 팔이 공기의 충돌로 인해 그대로 튕겨나간다. 이대로 공중에 있는건 무방비의 극치. 닌자슬레이어는 근처에 자란 나뭇가지를 봤다. 갈고리 로프를 롱게이트의 팔에서 풀고, 저 가지로…… "이얏-!" 갈고리로부터 해방된 순간, 롱게이트는 사라졌다!

(((누웃-, 이것은!))) 나라쿠의 당황한 기색이 뉴런을 흔들었다. 닌자슬레이어는 공중에서 자신의 겨드랑이 밑으로 들어온 롱게이트의 양팔에 구속되어 있었다. 고오오오……바람이 귓가에서 세차게 분다. (((이것은 암흑 카라테 오의, 앨라바마 떨구기! 코샤쿠(건방진)…….!)))) 천지가 뒤집히며, 나라쿠의 외침소리가 멀리 떨어졌다.

"이얏-!" 롱게이트는 닌자슬레이어와 같이 지면을 향해 낙하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옛날 텍사스 독립전쟁당시 앨라바마의 대지를 살육의 피로 물들였다는 전설의 닌자, 데스프롬어보브의 히사츠・와자가, 지금 이 욕야카르타의 땅에서 무자비하게 구사되려고 한다!

 낙하하는 와중, 무한대에 가까이 늘어진 주관 시간 속에서, 닌자슬레이어는…….마스라다・카이는, 붉게 불타는 눈을 부릅떴다. 이대로 떨어지면, 죽음인가. 사츠가이에 다다르지도 못한 채, 이 땅에서 지고 마는가. ……웃기지 마. 난 개죽음이나 당하려고 되살아난 게 아냐.

 세계가 산산히 흩어지고, 어둠 속에 그는 떠있었다. "스읍……." 우선 떠오른 것은 호흡이었다. 대지가 그의 정수리를 맞이할 때까지, 유예는 아마 호흡 한 번.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어디까지 버틸 수 있나. 아니. 버티는 거다. 반드시. 뉴런에 새겨져 있는 흑등색의 닌자를, 마스라다는 풀어헤친다. 복잡하게 접혀진 오리가미도, 펼쳐보면 정사각형의 화・지 한 장일 뿐.

 한계까지 들이킨 숨은 그대로 나라쿠의 암흑의 화로에 지펴져, 사악한 검붉은 불꽃으로 변했다. 챠도 호흡. 아니, 마스라다는 챠도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것은……. "후우-…….!" 압축된 나라쿠의 불꽃이 전신에 역류한다! 뉴런이 하얗게 달궈지며, 불타는 숲, 마스라다가 알지 못하는 기억이 번뜩인다!

"스읍-!" 닌자슬레이어의 검붉은 장속이 한층 더 강하게 타올랐다. 롱게이트는 동요했다. 강렬한 열기에 삼켜진 롱게이트의 어깨를 붙든 구속력이 서서히 약해진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후우-!"

 지면 충돌까지, 콤마 5초 전. 닌자슬레이어는 타오르는 손으로 배후에 있는 롱게이트의 뒷목덜미를 잡아, 억지로 중심 컨트롤을 빼앗았다. "이얏-!" 두 닌자는 지면에 충돌했다. 충돌점을 중심으로, 검은 불꽃이 소용돌이치며 대지에 퍼져나갔다! ""끄악-!"" 폭발 한가운데서 두 닌자는 서로 엇갈리며 튕겨져나가, 다시 자세를 바로잡으며 착지했다.

 뉴런 속에 떠오른 정경의 편린은 흑염 속에서 타버리고, 녹아내리듯이 사라졌다. 닌자슬레이어는 무릎을 꿇고, 눈 앞의 적을 노려봤다. "스읍-……후우-……" 흑염이 터지면서 그의 장속 표면에 몇 번이고 퍼졌다. 다 흘려보내지 못한 앨라배마 떨구기의 대미지를 흑염이 새로운 증오의 힘으로 승화시켜 갔다. "스읍-……후우-……!"

"네놈. 뭐하는 놈이냐." 롱게이트는 카라테 경계를 취하며 거리를 벌렸다. 닌자슬레이어는 몸을 일으키며 낮게 중얼거렸다. "……과연, 그렇군." 다시 맛보게 된 그 감각. 오리가미를 처음 알게 되었던 그 때와 같다. 자기 앞에 펼쳐진 그 정신이 아득해지는 길다란 길의 입구. 한 걸음 내딛는다. 롱게이트는 한 걸음 물러섰다. "뭐하는 놈이냐고 물었다!"

"나는 닌자슬레이어다." 마스라다・카이는 말했다. "나는 네놈을 죽이러 왔다. 사츠가이라는 남자를 알고 있겠지." 쥐고 있는 주먹에서 소리가 난다. 카라테다. "사츠가이……" 롱게이트가 중얼거렸다. "사츠가이가……네놈의 목적이란 거냐……!?" 한 걸음 내딛는다. 두 눈동자가 검붉게 타오른다.

 롱게이트는 충격과 당황을 순식간에 극복하고, 소닉・카라테를 다시 취했다.
두 닌자 사이의 공기가 콤마 2초 동안 억눌리고……해방되었다! "Wasshoi!" 닌자슬레이어는 땅을 박차며 롱게이트를 향해 뛰어올랐다!


3

"이거, 이거!" 그레이웜이 조소했다. 롱게이트가 닌자슬레이어와 같이 옥외로 뛰어내리면서 2대 1의 이점은 사라졌으나, 여전히 이쿠사 배틀의 주도권은 그레이웜에게 있었다. "과연, 아무래도 저 자는 네가 고용한 자객은 아닌 모양이로구나. 그렇다면 역시 너는 아무 생각도 없이 다시 한 번 패배하러 온 것이렷다!"

"스읍-……하아-……" 사츠바츠나이트는 깊이 숨을 들이쉬며 그레이웜의 타격을 막는다. 관절이 세 개는 들어있는 듯한 긴 리치. 그런 그레이웜의 팔에서 내질러지는 유연한 춉 찌르기는 항상 사츠바츠나이트의 반격범위 바깥이다. 일 대 일 상황이 된 지금에 와서도 공격의 실마리는 잡아내지 못했다.

"잘 알겠다, 사츠바츠나이트=상. 지금 이 순간에도, 너는 주사(呪死, 저주받아 죽음)라는 절벽을 향해 천천히 굴러 떨어져가는 도중일 테지. 표정 하나 변하지 아니하고 있으나, 실상은, 총기를 잃은 카라테 자체가 네 꼴을 웅변하는구나. 로우・왕의 저주는 일분 일초마다 네놈의 정신을 갉아먹고, 목숨을 꺾어내느니라!" 지네를 방불케 하는 찌르기 공격이 관자놀이를 스친다!

 사츠바츠나이트는 발차기로 반격하지만, 그레이웜은 기묘한 유연성을 발휘해 이를 의연하게 피하더니, 사각에서 발차기를 내질렀다. "이얏-!" "끄악-!" 사츠바츠나이트가 튕겨져 나가 지면을 구르고, 꽃병을 파괴하며 간신히 낙법을 취했다. 그레이웜은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덮쳐들었다. 지면을 차고, 뛰어올라, 수레바퀴를 방불케 하듯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이얏-!" 웅크린 지네를 방불케 하는 자세에서 순식간에 구사된 것은 처형 도끼를 방불케 하는 내려차기다. 사츠바츠나이트는 그 순간, 약간 숙였던 고개를 들어올리며, 붉은 눈동자를 번쩍였다. 깊은 호흡을 멈추고, 왼팔을 비틀고, 팔꿈치를 앞으로 내미는 기묘한 방어자세. 그 자세를 취한 것은, 눈으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시간……실로 한순간이었다.

 그레이웜의 의기양양하던 눈이 크게 떠졌다. 어째서인지 그는 가슴 한가운데에 사츠바츠나이트의 오른주먹을 정통으로 맞고 있었다. 이상하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그레이웜은 나선회전하면서 날아가, 벽을 깨부수고, 복도에 내동댕이쳐져 있었다. "끄악-!?" 경악, 아픔, 두려움, 부조리. 구토하면서 몸부림을 친다.

 두개골을 통째로 절단할 위력의, 지극히 강력한 내려차기가 사츠바츠나이트의 팔을 파괴하면서 그대로 정수리에 닿는다……그랬어야 했다. 이미지와 현실의 차질이 덮쳐들며, 직전의 기억이 주마등・리콜했다. 그레이웜은 전율했다. 내려차기는 사츠바츠나이트의 왼팔, 팔꿈치를 비트는 불가사의한 방어 자세에 닿았다. 바로 그 순간, 사츠바츠나이트는 왼팔의 비틀림을 해방했다. 타격이 무효화되고, 흘려져서……그렇게 무너진 자세에, 오른주먹이 날아왔다.

바카 같은……이것은" 그레이웜은 바닥을 손으로 짚고, 일어서려 한다. 사츠바츠나이트가 복도로 나왔다. 한 걸음 한 걸음, 힘껏 발을 디디며, 천천히 다가온다. 그레이웜은 신음한다. "너는 패배했을 터다……우리 왕께……!" "그렇다." 사츠바츠 나이츠가 끄덕인다. "샹・로어. 무시무시한 닌자다. 분명 나는 패배했었지."

"오곳-!" 그레이웜은 몸을 젖히며, 입에서 앰부쉬・지네를 토한다! 하지만 발악에 불과하다! "이얏-!" 사츠바츠나이트는 순식간에 반응하여, 입 밖으로 나오려던 지네의 머리를 짓밟아, 바닥에 못박아버렸다. "오곳-!?" "……허나, 그대는 아니다." 검은 장속에 등색 불꽃이 부지직거리며 소리를 낸다.

"그리고……" 사츠바츠나이트는 춉을 들어올렸다. "다음엔 결코 실패하지 아니할 것이다. 놈을 후회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네 이놈-!" 그레이웜은 몸을 지키려 한다. 그럴 수단이 없다. 사츠바츠나이트의 신체에서 삐걱삐걱 골육이 뒤틀리는 소리가 들린다. 저주다. 하지만 그를 즉사시킬 힘은 없다. 춉을 멈출 수는 없다……!

"이얏-!" "아밧-!" 내리쳐진 춉이 그레이웜의 정수리를 깨부수고, 뇌수가 사방으로 튀었다.  치명상을 입은 그레이웜의 입 속으로 사츠바츠나이트는 손을 집어넣어, "이얏-!" 온 힘을 다해 잡아당긴다! "아밧-!" 그것은 펄떡이는 혀다. 그 표면에는 낙인을 방불케 하는 지네 모양의 인장이 새겨져 있다…… "사요나라!" 고관은 폭발사산했다.

 사츠바츠나이트가 잔심하는 자세는 몹시도 고통에 겨워 보였다. 폭발사산자의 재가 바람에 흩어진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손바닥 위해서 여전히 펄떡대고 있는 혀를 검은 가죽으로 만든 주머니 속에 넣고, 주의 깊게 끈으로 동여매어 품에 넣었다. "우선 한 마리……" 낮게 중얼거리는 그 목소리는 깊은 호흡으로 변했다. "스읍-……하아-……"

 싸움에 너무 힘을 소모했다. 그레이웜의 살의를 포착하여, 겨우 승기를 붙잡았다. 위태로운 이쿠사 배틀이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한 발짝이다. 샹・로어는 예삿 닌자가 아니다. 그는 자기 자식들을 비호하며, 자식들에게도 자신을 지키게 한다. 그레이웜도 그 중 한 명. 지네의 왕을 무찌르고, 저주를 푸는 것은, 아직 기회가 무르익지 않았다……

"닌자……슬레이어……!" 그리고 그는 입에 올렸다. 검붉은 장속으로 몸을 감싼 그 닌자의 이름을. 그는 닌자슬레이어를 알고 있다. 과연 어떠한 저주가 그 자를 닌자슬레이어로서 존재하게 만든 것인가. 하지만 그에서 더이상 그 자의 뒤를 쫓을 힘은 없다. 이 나라에서 벗어날 힘도 없다. 지박당하고 있는 것이다.

 호흡이 흐뜨러지고, 기침을 연거푸 하고, 휘청인다. 등을 웅크리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소란을 듣고 황급히 달려온 요정의 급사가 흑등색의 그림자를 목격하고 그 자리에서 뻣뻣히 굳어, 조용히 실금했다.

 

◆◆◆


 퍼벙! 퍼벙! 롱게이트의 소닉・카라테 충격파가 밀집한 뱀부를 송두리째 날려버린다. 파릇파릇한 뱀부들이 바삭바삭 소리를 내며 비스듬히 쓰러져가는 가운데, 닌자슬레이어는 연속 옆돌기하여 급히 접근, 갈고리를 방불케 하는 손으로 후려갈겼다. 롱게이트의 모습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얏-!" 직후, 배후에서 롱게이트가 덮쳐왔다. "이얏-!" 하지만 닌자슬레이어는 크게 후려치려던 기세를 싣고서 바로 뒤쪽을 향해 돌려차기를 꽂아넣고 있었다. 발차기가 롱게이트의 옆구리를 포착했다! "끄악-!"

 롱게이트는 낙법을 취하며 백덤블링으로 거리를 벌렸다. 검붉은 안광의 궤적이 어둠 속을 번뜩인다.  롱게이트가 숲에서 정원으로 피하고 콤마 2초 후, 닌자슬레이어가 앞으로 기운 자세로 뛰쳐나온다. "이얏-! 이얏-!" 퍼벙! 퍼벙! 카라테 충격파가 발사되어, 닌자슬레이어의 장속을 찢어발긴다. 피명상에는 아득히 멀다! "어설프군." 그는 중얼거렸다.

 중거리 간격을 제패하는 카제의 카라테 충격파. 원 인치 거리까지 파고들면 그 이점은 봉쇄된다. 그 결점을 마바타키・짓수의 순간이동이 보완해주고 있다. 하지만 변환자재처럼 여겨지던 싸움 방식도 서서히 단조로워지고 있었다. 순간이동 후의 기습도 예측이 된다. 롱게이트는 앨라바마 떨구기에서 벗어나 자신을 맹추격하는 닌자슬레이어의 기백에 압도당하고 있다.

 이길 수 있다. 이 기세를 놓치지 마라. 닌자슬레이어는 흑염의 화로에 카라테를 주입한다. KRAASH! 두 닌자의 전투에 휘말려, 정원의 석제 등롱이 산산히 부서졌다. 닌자슬레이어는 롱게이트의 원・인치 거리에 다시 접근해, 갈고리손으로 도려내었다. 롱게이트가 사라졌다. 닌자슬레이어는 휘둘러진 손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손목에서 후크 로프를 쏘았다. "끄악-!?" 포착했다!

 닌자슬레이어가 360도로 후려친 갈고리 로프는 사선 뒤에서 출현한 롱게이트의 어깨를 포착, 휘감겨서 움직임을 봉했다! "이얏-!" "끄악-!" 닌자슬레이어는 즉시 수리켄을 집어던져, 어깻죽지에 명중시켰다. 롱게이트는 몸부림치면서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었다. "맛타(기다려!)!"

"이얏-!" "끄악-!" 로프를 당기자, 롱게이트는 균형을 잃으며 한쪽 무릎을 꿇고 신음했다. "맛타……닌자슬레이어=상!" "그렇다면 말해라." 닌자슬레이어의 눈동자가 타올랐다. "나는 내 목적을 말했다. 너는 사츠가이에 대해 말해라……!" "말하겠다……정말이다!"

 두근. 두 사람의 고동이 동시에 세게 쳤다.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고, 밤하늘에 불꽃놀이의 폭죽이 터졌다. "사츠가이는…….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줬다." 롱게이트의 이마를 땀이 타고 흘렀다. "알아." 닌자슬레이어는 차갑게 말을 잘랐다. "말해라." "서……선즈・오브・케오스는, 그와 접촉한 닌자들의 상호조합이야."

"……" 닌자슬레이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롱게이트는 기침을 했다. "사츠가이는 전조도 없이 나타나서……그저 주고, 떠난다." "놈의 목적은 뭐지?" "모른다……" "네놈들의 목적은 뭐냐." "공유……그래." 롱게이트는 중얼거린다. "공유다. 하지만 모든 것은 밝히지 않은 자도 있어……두 번 접촉한 자……!"

"두 번이라고!" "놈은 공유하려 하지 않아…….하지만 녀석은 나보다 진실에 가깝다……나보다도……!" 롱게이트의 목소리에 감정이 스며들었다. "이걸로는 부족하단 말이다! 그 자식……!" 하지만 그가 그보다 더 큰 감정을 토로하는 일은 없었다. 그 대신 살기가 되살아났다. "아아, 역시 선행은 베풀고 보는 법이야. 행운이 찾아왔군." 그리고 외쳤다. "쏴라!"

"""까고자빠졌넴마-! """ 직후, 닌자슬레이어의 배후, 담 위에 죽 늘어선 증원의 클론야쿠자들이 일제히 어설트 라이플을 소사했다! "끄악-!" 닌자슬레이어는 반사적으로 수리켄을 복수 투척해 몇 명을 죽였으나, 중과부적이다! 총탄의 폭풍! BRATATATATATA!

"누웃-!" 닌자슬레이어는 총탄에 노출되면서 롱게이트를 향해 뛰었다. 피비말이 튀고, 장속이 불타면서 재생한다. 롱게이트는 다시 소닉・카라테를 취한다. "이것이 풍림화산이다! 죽ㅇ……" KRAAASH! 담장을 부수면서, 주차되어 있을 터인 리무진이 드리프트하며 들어왔다!

"아밧-!" 담의 파괴에 휘말려, 클론야쿠자가 두 명 죽었다. 하지만 총격은 멈추지 않는다. BRATATATATA……끼리리릭! 리무진이 뛰쳐나와, 닌자슬레이어를 사선에서 가로막듯이 정지했다. 차체의 측면이 벌집! 운전석에서 외치는 소리! "닌자슬레이어=상! 얏치마에(해치워버려)! 어서요!"

 목소리의 당사자는 코토부키! 이러쿵저러쿵 물어볼 여유따윈 없다. 닌자슬레이어는 결단적으로 발을 디뎠다. 급가속. 롱게이트가 마바타키・짓수로 벗어나는 것 보다도 한순간 빨리, 불타는 손이 그의 목덜미를 붙잡았다. 롱게이트는 닌자슬레이어와 함께 사라지고, 잠시 후 함께 나타났다. "바카 같은……"

"이얏-!" "끄악-!" 강렬한 박치기가 롱게이트의 이마를 깨부쉈다. 놓지 아니한다. 놓치지 아니한다! "이얏-!" "끄악-!" 무릎차기를 박아넣는다. 롱게이트가 몸을 지키려고 한다. 닌자슬레이어는 롱게이트를 붙잡은 채, 죽음의 주먹을 결단적으로 치켜올린다!

"이얏-!" "끄악-!" 그리고 한 방 더! 이제 롱게이트의 의식은 몽롱한 상태다. 때릴 때마다, 닌자슬레이어는 느낀다. 내면의 나라쿠의 화로가 분노로 가득차 불을 뿜어내는 것을.

(분노다. 분노가, 나와 나라쿠・닌자를 이어주고 있어.) 닌자슬레이어의 눈동자가 타올랐다. 마스라다. 나라쿠. 둘 다 빼앗기고, 부서지고, 그러고도 이 현세에 남아있는 자들이다. 분노가 사츠가이에 다다르기 위한 길을 열어주리라. 하지만 이에 삼켜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얏-!" "끄악-!"

 이쿠사 배틀은 흐름이다. 길항의 둑이 터지면, 삽시간에 한쪽으로 파멸이 쏟아져내린다. 길항을 어떻게 깨트리고, 노도처럼 상대를 압도해 보이는가……그것이 바로 카라테인 것이다! "이얏-!" "끄악-!" 롱게이트는 궁지에 몰려 있다. 그렇기에 기사회생의 반격의 실마리를 필사적으로 찾는다. 결단코 그것을 허락지 아니하리라! "닌자에게 죽음을!"

"이얏-!" 롱게이트가 숏 어퍼를 내지른다! 닌자슬레이어는 고개를 뒤로 젖혀 근접 카제 타격을 회피했다. 원 인치 거리, 더욱이 궁지에 몰린 상태에서 롱게이트가 취할 만한 행동은 쉽게 좁혀진다. 끝이다. 등뒤에서 충격파를 받은 뱀부가 부서지고, 쓰러져 간다. 닌자슬레이어는 롱게이트의 안면을 붙잡고, 들어올려, 그대로 내리찍었다.

"끄악-!" 정원의 대리석에 후두부가 찍히고, 롱게이트의 머리가 으깨졌다. "사요나라!" 롱게이트는 폭발사산했다. 이와 동시에, 클론야쿠자의 총격으로 인해 고철덩어리로 변한 리무진의 차내에서 이쪽으로, 코토부키가 굴러나온다. KABOOM! 연료탱크가 폭발했다.

"이, 이기셨군요?" 그를 향해 쓰러질 듯한 기세로 달려온 코토부키의 목덜미를 붙잡고, 닌자슬레이어는 일단 안전지대인 석제 등롱의 그늘 아래로 그녀를 내던졌다. 오이란드로이드는 고양이를 방불케 하듯 공중에서 회전하더니, 가볍게 착지한다. 닌자슬레이어는 담벼락을 돌아보며 일렬로 늘어선 클론야쿠자들에게 수리켄을 던진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사격장의 표적을 방불케 하듯 좌에서 우로 담 위에 나란히 서 있던 클론야쿠자들은 차례차례 쓰러져, 담 뒷편으로 쓰러져 갔다. "훌륭합니다!" 습격해온 야쿠자들이 전멸하자, 코토부키가 다시 그에게 다가왔다. 물론 무상처는 아니다. 총상이 여러 곳. "하지만, 또 올 거예요!"

"무모한 짓 하긴." 닌자슬레이어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나중에 개러지(garrage, 차고)에서 고치면 되니까요." 코토부키는 왼팔 팔꿈치 위의 찢어진 상처를 더듬었다. "그것보다도, 저기 보세요!" 그녀가 가리킨 곳에 있는 것은, 대문을 건너 줄지어 들어오는 카로우시타이의 병사들! "부누죽인다-!"  "메네와스칸살해한다!" 각자 외쳐대며, 빨리감기한 인형극을 방불케 하는 움직임으로 달려든다!

"뒷문으로 도망치자." 닌자슬레이어가 지시했으나, 코토부키가 고개를 저었다. "맞서 싸워서, 정문을 돌파해야 합니다. 문 밖에 주차된 차가 위험해요!" 이유를 일일히 물어볼 시간따윈 없다. 카라테를 다시 취하자, 즉시 반월도로 무장한 카로우시타이와의 백병전이 시작되었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하이얏-!" "끄악-!" 닌자슬레이어가 두 명을 쓰러트릴 때, 코토부키는 쿵푸로 한 명을 쓰러트린다. 안쪽의 병사들이 사격을 시작했으나, 닌자슬레이어가 수리켄 투척으로 반격하여 차례차례 죽여 나갔다. 마지막 한 명은 코토부키의 날아차기에 쓰러졌다.

"이거예요!" 코토부키가 달려간 곳엔 나란히 주차된 검은 밴 세 대가 있었다. 그녀는 백도어를 주먹으로 두드리며, 귀를 갖다댔다. "안에 사람이 있어요! 우는 소리가!" 잠금 패널을 가리킨다. "저를 경유해서 타키=상에게 패널을 해킹……"
KRAASH! 닌자슬레이어가 잠금장치를 파괴. 억지로 열었다.

 힘으로 게이트를 잡아뜯어버리자, 거대한 밴의 차내에는 절망에 빠진 젊은 처녀들. 공포와 함께 두 사람을 쳐다본다. 닌자슬레이어는 얼굴을 찌푸린다. 자세한 경위는 천장 뒤에서 층분히 들었다. 그 사츠바츠나이트는 누구지? 그레이웜을 무찌른 것인가? 지금 당장 생각할 일은 아니다. 고개를 저으며, 다른 차량의 잠금장치를 차례로 파괴한다.

"모두들, 도망쳐요! 빨리!" 코토부키가 바깥쪽을 가리키며 재촉하자, 처녀들은 머뭇머뭇 차량 밖으로 내려와 서로를 마주봤다. 닌자슬레이어는 세번째 밴의 백게이트를 파괴하며, 코토부키를 째려봤다. "이런 일을 하다 보면, 끝이 없다고." "「의를 보고도 행하지 아니함은  용기가 없음이니라」입니다."

"너희들. 미안하지만 이 다음은 스스로 해결해라." 닌자슬레이어는 그들에게 내뱉었다. 코토부키는 불만스러워했으나, 실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였다. 체류기간이 늘어지면 샹・로어, 즉 국가 그 자체가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할 것이다. "부디, 몸조심하세요." 코토부키는 고개를 숙인 후, 닌자슬레이어의 뒤를 따랐다.

 부가- 부가-……요정에서 경보가 울리는 가운데, 그들은 비탈길을 달려서 내려와, 혼잡한 도시의 거리 속으로 사라졌다. 불꽃놀이가 밤하늘에서 터지고, 본보리를 실은 배가 수로 위에서 흘러갔다. 『요-, 뭔가 성가신 일이 생겼었나보지? 끝났냐?』 타키의 통신이 들어왔다. 『포탈 넘어갈 시간은 제대로 맞춰 가라? 알겠지?』 "그래."

『너희들의 출현에 맞춰서, 이쪽……즉 네오사이타마쪽의 시설을 내가 교란시킬 필요가 있거든. 알겠냐고.』 "알고 있다."『기념품은 그쪽의 사이버 물담배로 가져와라?』 "헛소리 마." 닌자슬레이어는 그늘 아래서 장속을 버리고 관광객의 차림이 되어, 태연한 표정으로 순회하는 카로우시타이와 교차했다.

 걸어가면서 마스라다는 주먹을 쥐었다가, 다시 폈다. 롱게이트의 히사츠・와자를 파훼한 그 순간의 감각이, 아직도 뉴런에서 메아리치고 있었다. 본능에 의지하기만 하는 싸움으로는, 언젠가 원치 않는 죽음만이 기다릴 뿐인가. 생각해야 할 것이 많이 있었다.

"나라쿠. 사츠바츠나이트를 알고 있는 거냐." (((알고 있다마다.))) 나라쿠는 답했다. (((놈은 옛날의 닌자슬레이어다, 마스라다.))) 마스라다는 갑자기 발을 멈췄다. 뒤따르던 코토부키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마스라다는 미간을 찌푸렸다. "옛날의? 왜 이 보로부두르에 있는 거지?"

(((모른다. 이미 세월이 지났기에. 놈은 사츠바츠나이트. 성가시기 짝이 없는 리얼 닌자이니라.))) "그러냐." (((놈에게서 사츠가이의 냄새는 느껴지지 아니하구나.))) 마스라다는 다시 걸어나갔다. 롱게이트가 죽기 전에 했던 말이 신경쓰였다. 두 번 사츠가이에게 접촉한 닌자가 있다……새로운 정보다. 선즈・오브・케오스의 패거리들이 닌자슬레이어에 대한 경계를 공유하게 되기 전에, 그 자를 잡을 필요가 있나.

『지지직……젠장, 어딨냐? 노이즈가 빡센데.』 나라쿠가 가라앉자, 잡음 속에서 타키의 통신음성이 들려왔다. 『시간 말한다? 틀리지 마라?』 "아아." 야시장에 다다르자, 꾀죄죄한 소년이 "관광안내할게!" 라고 외치며 다가왔다. "용돈 줘도 괜찮아!"

"안내는 필요없어." 마스라다는 고개를 저었다. 소년은 포기하지 않았다. "용돈이라도 주라!" 마스라다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해낸 듯, 품에서 화・지를 한 장을 꺼내어, 건네었다. "스스로 해봐라."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소년에게, 마스라다는 후쿠스케* 접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후쿠스케(フクスケ, 福助):일본에서 복을 준다고 알려져 있는, 머리가 큰 전통복 차림의 남자 모양 인형.

 그러는 중, 코토부키가 슈트케이스를 챙겨서 돌아왔다. "오래 기다리셨죠?" 『대답해! 시간 똑바로 들었지?』 "문제 없어." 두웅……두웅……불꽃놀이가 그들 머리 위에서 터졌다. 길 건너편에서 드래곤 댄스・야구라망루가 환호성과 함께 다가왔다. 야구라가 지나가고, 소년이 다 접은 후쿠스케를 의기양양하게 보이려고 했을 때, 이미 마스라다와 코토부키의 모습은 그곳에 없었다.


【욕야카르타・나이트 레이드】 끝

제5화【어세일드・도죠】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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