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닛・비포・더・타누키】
닌자슬레이어 제1부「네오사이타마 염상」에서
【원・미닛・비포・더・타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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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한다.” 닌자슬레이어는 맛챠(말차)를 앞에 두고 조용히 말했다. “낸시=상, 그대의 말에, 꽤 놀아난 것 같다.” 열두 장짜리 다실에, 방심할 수 없는 공기가 퍼진다. 파란 기모노를 입은 낸시는 눈을 아래로 떨어뜨린 채 배드민턴 셔틀 모양의 기구로 조용히 맛챠를 휘젓고 있었다.
다실 가운데에는 화덕과 챠가마(차 가마)가 있어 숯이 타고 있다. 사방의 상인방*에는 분위기 있는 쵸우친(초롱불)이 내려져있고 「#NS_GOKUHI」라고 가로 쓰기 된 쇼도가 옻칠한 액자에 들어가 장식되어 있다. 이 유현한 회의실에서 닌자슬레이어와 낸시・리 두 사람은 챠가마를 사이에 두고 정좌하고 있는 것이다.
*상인방(鴨居):창이나 벽의 위쪽을 가로지르는 나무로 윗부분 벽의 하중을 받쳐주는 것을 말한다.
「한밤의 0시입니다」라며 코케시 장롱 위 황금붓다상이 냉소적인 전자음성을 발했다. 낸시의 맛챠 소리도 사라지고 주위를 불온한 침묵이 지배한다. 나무아미타불! 일촉즉발의 기미! “그건 오해야.” 낸시가 비로소 입을 연다. 닌자슬레이어의 나오는 태도를 살피며 맛챠를 가볍게 홀짝홀짝 마신다.
“저것도 이것도, 결국은 타케우치・바이러스의 특효약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그대가 저널리스트로서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나를 좋을 대로 쓰는 것이 아닌지?” 닌자슬레이어가 무서울 정도로 무표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야, 불운이 계속된 거야.” 대담한 낸시는 얄궃음을 방불케 하는 미소를 짓는다.
“타케우치・바이러스의 정보는, 요로시상제약이 가지는 비밀 중에서도 톱 레벨에 위치해요.”라는 낸시.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틀림없어. 요로시상 제1플랜트 안에야말로 그 비밀이 숨겨져 있어. 그걸 푸는 열쇠가 내 해킹 능력과 「타누키」. 하지만 물리적으로 침입하려면 당신의 힘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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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허언인가. 혹은…))) 닌자슬레이어 즉 후지키도・켄지는, 어두운 맨션의 한 방에서 눅눅한 타타미에 앉아, UNIX 화면 앞에서 심사숙고하고 있었다. 중금속 산성비의 빗소리가 창문으로 스며든다. 다실에 앉아 있던 그는 IRC 공간 내의 코토다마・이미지여서 그 자신에겐 보이지 않는다.
「더는 손을 빌려주지 않는다고 하면?」 달인! 0콤마5초! 후지키도의 손끝이 정밀 스시・머신 같은 무자비함으로 키를 타이핑한다! 「데드・엔드야. 나도 더 이상의 정보는 얻을 수 없고, 당신도 타케우치・바이러스 특효약은 영원히 얻을 수 없어.」 무서움! 0콤마1초 이하의 세계!
닌자슬레이어는 이를 갈았다. 역시 사이버 스페이스 내에서, 이 여자와 대등하게 맞서는 것은 불리하다. 안타이닌자・바이러스에 감염된 스승 드래곤・겐도소의 얼굴이 그의 뇌리를 스친다. 냉정해져라. 혼자 힘으로 요로시상에 대한 전뇌 공격은 불가능. 역시 낸시의 말을 따르는 수밖에 없는가.
닌자인 후지키도도 스고이급 해커 이상의 타이핑 속도를 자랑한다. 하지만 그는, 그 몸의 일부조차도, 사이버네틱스 의체로 치환하지는 않았다. 물론 낸시 같은 전뇌 사이버 수술은 받지 않았고, 오직 프라이미티브한 육체의 힘만으로 그녀와 맞서고 있다. 사이버 스페이스에서는 분명히 불리하다.
한편 낸시는 어떤가. 그녀는 어딘지도 모르는 어두운 방에서 소파에 앉아 입을 벌리고 침을 흘리며 반쯤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그 몸은 잉어가 자수된 푸른 키모노가 아니라 자극적인 검은색의 강화 PVC 레더・캣슈트로 감싸져 있다. 사이드보드에는 빈 자젠드링크 병이 7병 정도.
전등이라고 하면, 챠부 테이블 위에 놓인 모니터가 발하는 연두색 빛과 그곳을 맹렬한 속도로 스크롤 해 갈라내는 흰 문자열뿐. 윤곽이 뚜렷한 낸시의 얼굴이, 유레이처럼 비친다. 그녀의 오른쪽 귀의 비스듬히 뒤쪽에는 바이오 LAN 단자가 임플란트되어, 거기로부터 UNIX로 LAN 케이블이 직결되어 있었다.
「그러네…… 나도 속셈을 밝히겠어. 제1플랜트 내에는 내 저널리스트 정신에 맹세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요로시상제약의 암흑 정보 파일이 존재해.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틀림없이 같은 장소에 타케우치・바이러스의 특효약도 존재해! 손을 잡자.」 그 타이핑 속도, 더 이상 계측 불능!
불법 전뇌 사이버네틱 수술을 통해 그녀는 사고하는 것과 같은 속도로 IRC타이핑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LAN 직결 수술을 받은 인간……모든 네트 인구의 극히 일부…… 게다가 그 극일부의 인간만이, 사이버 스페이스내에 코토다마・이미지를 본다. 그 이미지는, 누가 프로그래밍 한 것도 아니다.
그녀는 아직 미숙하여 약물의 힘이 필요하다. 요로시상제약이 판매하는 자젠드링크는 과잉섭취로 트립효과를 얻을 수 있어 해커들의 건강음료로 악명이 높다. 자젠 성분과 LAN 직결에 의해서 온 정신을 IRC 공간내에 투사함으로써, 선택된 해커들은 무한의 지평을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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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청초한 장지문으로 둘러싸인 다실에는 다시 침묵이 흘렀다. 닌자슬레이어는 정좌한 채 눈썹도 까딱하지 않는다. 낸시는 붓다 시계를 보았다. 0시 5분. 어떻게 해서든 오늘 밤 안에 제1플랜트 잠입을 완수하고 싶다. 입수한 극비 패스워드는, 언제 갱신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때!
북쪽의 장지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온통 검은색인 닌자 장속에 원형 사이버 선글라스라고 하는, 이상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나무아미타불! 입실 불가, 발견 불가의 비밀다실이 어떤한 전조도 없이 해킹당하다니! “도-모, 다이달로스입니다. …오랜만이네요, 웜 여러분. 관념해 주십시오.”
2
“도-모, 다이달로스입니다. 오랜만이네요. 웜 여러분. 관념해 주십시오” 그는 다실 중앙에 앉은 두 사람을 위압적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그 한순간 후, 본티지 키모노 차림의 낸시가, 정좌 상태에서 물리 법칙을 무시한 토비게리를 내지르는 것이었다! “끄악-!” 후스마 도어 바깥으로 걷어차이는 다이달로스!
낸시는 장지문을 잠그고 적의 재해킹에 대비한다. 과연 LAN 직결 사이버네틱 수술을 받은 그녀이다. 다이달로스의 모습을 본 닌자슬레이어는 반사적으로 OJIGI 커맨드를 타이핑하려 했지만, 그가 O를 타이핑하고 있는 한순간에 낸시는 벌써 KICK 커맨드를 입력해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 다실은 발견도 침입도 불가능했던 것이 아닌지?” 후지키도가 묻는다. “적은 나보다 능숙한 해커야.” 라는 낸시. 노출된 아름다운 하프 바스트에 긴장으로 땀이 흐른다. “사이버 스페이스 안에 절대란 없어. 모든 리얼리티는 해커에 의해 고쳐 써질 수 있어. 아무래도 회의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거 같네.”
“도-모.” 낸시가 경계하던 것과 반대편 장지문이 열리며 다시 검은 닌자 장속의 다이달로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관념해 주십시오. 파이어월 같은 건 내 앞에선 장지문이나 다름없어요끄악-!” 다시 낸시의 토비게리! 하지만 낸시의 착지와 동시에 다른 장지문이 다시 열렸다!
“도-모.” 다이달로스가 모습을 드러내며 여유로운 오지기를 한다. “몇 번을 해도 소용없어요. 파이어월 같은 건 내 앞에선 장지문이나 다름없어요끄악-!” 낸시를 서포트하듯 닌자슬레이어의 점프・카라테킥이 먹혔다! 그러나 다음 순간 전방위의 장지문이 동시에 열렸다.
“”””도-모, 다이달로스입니다.”””” 동서남북에서 출현한 4명의 다이달로스는 다시 가슴 앞에 손을 맞잡고 전원 동시에 여유로운 오지기를 보인다. 나무아미타불! 과연 어떤 짓수를 쓴 것인가? 낸시는 다실 중앙으로 옆돌기로 이동하며 절망과도 비슷한 소리를 질렀다. “……다중 로그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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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울한 중금속 산성비가 오늘 밤에도 촉촉히 네오사이타마를 적신다. 명멸하는 간판 아래서 후드가 달린 검은 내산성 레인코트를 입은 3인조가 추레한 패밀리 맨션 「로열페가수스 네오사이타마」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그 양손에 투박한 무선 LAN 통신 감청 디바이스를 들고 있다.
다른 1명은, IRC 트랜스미터 기능이 있는 사이버 선글라스를 쓰고 다이달로스로부터 원격 지령을 받고 있었다. 세 사람은 얼굴을 마주보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전자락된 입구의 도어를 부츠로 차부수고 복도에서 쇼기를 하던 노인들을 짓밟으며 감정 없는 머신처럼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3인조는 지령대로 엘리베이터에 올라 67층을 푸쉬. 움직임을 제한하던 레인코트를 벗었다. 자주색 정장과 숨겨뒀던 어설트 라이플이 드러난다. 클론야쿠자다. 나무삼! 다이달로스는 닌자슬레이어의 IP 어드레스를 순식간에 스캐닝하여 물리 어드레스를 산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목적층에 도착하자 3인조는 어설트 라이플을 들고 임전 태세를 취하며 어두컴컴한 복도를 걸으며 닌자슬레이어의 은신처를 찾는다. 별로 치안이 좋은 맨션은 아닌 것 같다. 파직파직하고 텅스텐등이 명멸해, 복도에 흩어진 바리키 드링크나, 주사 바늘이나, 태퍼나, 참치의 머리등을 비춘다.
웃는 얼굴의 모자가 「직장은 있습니까」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싶다」라고 말풍선으로 호소하는 색이 바랜 포스터가 내팽개쳐져 있다. 이를 밟으며 복도를 걷자 감청 디바이스가 발하는 사이버한 녹색광이 점차 강해졌다. 그리고 3명의 클론야쿠자는 「야마다」라고 문패에 적힌 도어 앞에 멈춘다.
두께 수 밀리의 도어 저쪽에서는, 복수의 전사 닌자슬레이어가 축축한 타타미에 정좌해, UNIX 화면이 발하는 어두운 빛과 마주하고 있었다. 그는 온 신경을 모니터와 손가락 끝에 집중시킨 채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다이달로스에 대해 심각한 얼굴로 계속 KICK 커맨드를 고속 입력하고 있다. 역시 전뇌세계의 싸움은 불리한 것이다.
닌자슬레이어는 바로 가까이 다가오는 클론야쿠자의 기척을 눈치챌 여유조차 없었다. 그의 시선은 모니터, 키보드, 그리고 오른쪽 있는 외장 파이어월 장치군을 번갈아 오간다. 무선 LAN 장치로부터 UNIX의 사이에는, 스고이테크제의 파이어월이 7대나 직렬 접속되고 있었다.
빠신! 하는 장지문이 찢어지는 듯한 독특한 소리를 내며 5대째의 파이어월이 파괴된다. 나무삼! 적의 해킹 능력은 압도적이다. 이전까지 4대 역시 이미 다이달로스의 해킹 공격에 의해 돌파되고 눌어붙은 냄새와 회색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남은 파이어월은 불과 2대!
닌자슬레이어와 낸시는 다실에서 탈출할 커맨드를 계속 타이핑했지만 모두 직전에 저지당해버린다. 아마도 챗 룸 내의 리얼리티가 고쳐 쓰이고 있을 것이다. 다실 내 다이달로스를 모두 차서 내보내지 않으면 탈출은 불가능. 하지만, 다실내의 다이달로스는 벌써 13명째에 이르고 있었다!
빠신! 6대째 파이어월이 돌파되었다. 닌자슬레이어는 강철 멘포로부터 거친 숨을 내쉬면서, 무릎 위에 얹은 강화 카본제 키보드를 고속 타이핑한다. 하지만 시간에 맞출 수 없다! 빠신! 7대째가 돌파된다! “낸시=상, 예의 자리에서 합류하지! 오탓샤데-!”
후지키도가 단말마와 같은 메세지를 타이핑하는 것과 동시에, UNIX 모니터의 빛이 중심을 향해서 수렴. 1초 뒤 맹폭발을 일으켰다. “끄악-!” 닌자슬레이어는 땅을 기어가는 악어의 자세를 취해, 간발의 차로 불기둥의 직격을 회피. 하지만, 동시에 등 뒤에서 도어가 파괴되며 클론야쿠자가 돌입해 왔다!
“까고자빠졌넴마-!” 세 명의 클론야쿠자는 등골이 시린 듯한 무서운 고함과 함께 라이플의 방아쇠를 당겼다. 엄청난 머즐 플래시가 어둠을 가른다. 만약 이곳이 냉동참치를 매다는 컨테이너였다면 순식간에 대량의 네기토로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만큼 맹렬한 일제사격이었다.
잠깐의 정적. 마지막 탄피가 복도로 떨어져 카랑카랑 마른 소리를 낸다. 합성 면포 후톤 이불의 비참한 조각이 참살당한 비둘기의 날개처럼 방안을 맴돌고 있었다. 클론야쿠자들은 사이버 선글라스 스위치를 눌러 시야를 온도감지 모드로 바꾼 뒤 타타미방으로 들어간다.
이들은 클론 특유의 통일된 동작으로 서로의 등을 지키며 닌자슬레이어의 은신처였던 타타미 방을 마구 짓밟았다. UNIX는 완전히 파괴되어 있다.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은 창문은 없다. 통풍용의 방충망은 너무 작아서, 도저히 어른이 통과할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어디에도 인기척은 없다. 해치웠나?
조금씩 초연이 걷히기 시작했다. “핏자국이다.” 라고 클론야쿠자 한 명이 말했다. 벽에 몇 장인가 액자에 들어간 사진이 걸려 있고, 그 주위만 웬지 벽에 총탄이 명중한 흔적이 없다. 그 대신 몇 개의 신선한 피가 비말이되어 그 액자에 맺혀 있었다. “회수한다” 클론야쿠자의 한 사람이 사진에 접근한다.
“무슨 사진이야?” 라는 다른 클론야쿠자. “가족사진 같다. 젊은 부부와 아이가 한 명……” 벽에 접근한 클린야쿠자가, 그 사진의 영상을 사이버 선글라스내에 포착하려고 했을 때, 검은 그림자가 머리 위로부터 낙하해 왔다. 바닥에는 산산조각이 난 콘크리트 파편. 천장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던 것이다.
“온도 반응!” 이라고 클론야쿠자가 소리를 내기도 전에, 그 검붉은 그림자가 돌진해 왔다. 사이버 선글라스에 비친 마지막 영상은 「忍」「殺」이라고 새겨진 닌자슬레이어의 검은 강철 멘포였다. “이얏-!” “끄악-!” 카라테 춉이 일섬하며 클론야쿠자의 목을 일격에 꺾었다.
“까고자빠졌넴마-!” 2명의 클론야쿠자는 장전된 라이플의 총구를 향해 동시에 트리거를 당긴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머즐 플래시가 터지기도 전에 수리켄이 그들의 고간을 파괴하고 있었던 것이다. “끄악-!” “끄악-!” 클론야쿠자는 고간에서 분수처럼 피를 흘리며 동시에 뒤로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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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사이타마 중부, 아야세・정크션(분기점). 이곳은 네오사이타마 만에서 이어지는 장대한 운하, 타마가와의 종착점이며 크고 작은 무수한 수로가 쇼기(장기)판처럼 뻗어 있다. 요로시상, 오무라, 스고이테크……일본 굴지의 메가코프라면, 이 에어리어에 도크나 플랜트를 복수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사는 인구의 8할이 공장 노동자나 수운 노동자, 2할이 지적 사라리만이다. 메가코프의 시설이 늘어선 곳이라, 해적 행위나 테러 행위도 많다. 플랜트의 배기로 어두운 황토색으로 물든 밤하늘에는 네오사이타마 시경의 맙포 체펠린이 여러 척 날아 위압적인 한자 서치라이트로 지상을 비추고 있었다.
에도시대부터 이어지는 감기약 메이커, 요로시상제약의 제1 플랜트는, 그 북서부에 있다. 제1이라고는 하지만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매시브・오스모 스타디움 12개 정도다. 간판에는 「유탄포* 플랜트」 「역사적인」이라고 쓰여 여기가 매력적인 시설이 아님을 과잉 어필하고 있었다.
*유탄포(ユタンポ):탕파. 뜨거운 물을 넣어 그 온도를 이용하는 난방기구이다.
제1플랜트 E7 비상수로구는 최신형 토미건과 치기리키로 무장한 2명의 퇴물 용병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 소형 놀잇배(屋形船) 한 척이 지나갈 수 있을까 말까 한 좁은 수로로, 입구 위에는 「비상용」이라고 쓰인 보라색 네온사인이 파직파직 명멸하고 있었다. 평시에는 토리이형 울타리에 의해 비상수로가 봉쇄되어 있다.
대형 컨테이너 놀잇배들이 폐수와 중유로 얼룩진 검은 수면을 가르며 비상구 앞 대수로를 지나자, 정체 모를 장어를 방불케 하는 큰 물고기가 숨을 쉬려고 머리를 내밀었다. 용병이 토미건의 방아쇠를 당기자 물고기가 튕겨나간다. “나무삼! 오늘도 허탕이야. 아나키스트 한 명 안 와.” “만안 경비 시절이 그립구나”
나무아미타불! 지적 사라리만이라면 이 무기질적인 살육 광경을 보고 음울한 하이쿠를 읆었을 것이다. 하지만 살인 감각이 마비된 용병들에게는, 무의미하게 생선을 네기토로로 바꾸는 것 따윈, 다반・인시던트이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 어디선가 갑자기 괴성이 들려왔다.
티셔츠 차림의 남자가 대형 컨테이너 놀잇배 위의 기와 지붕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만취한 사라리만 따위는 아니다. 그의 티셔츠에는 「나쁜 정부다」라고 적혀 있었다. 무서움! 이 남자는 가공할 아나키스트이다! 공중에서 달리듯 다리를 움직이며 양 손에 쥔 조잡한 권총으로 눈앞의 용병들에게 마구잡이로 발포한다.
용병들은 최소한의 몸놀림으로 총탄을 회피한 뒤, 비상구 앞 발판에 착지한 남자를 치기리키로 마구 때린다. 치기리키는 자루가 긴 일본식 모닝스타다. “아이에에에에!” 아나키스트는 순식간에 네기토로 변하고, 그대로 수로로 차여 떨어져 가라앉는다. 인과응보! 이 무슨 말법적 광경!
“아나키스트로는 안 되겠군” 쵼마게 머리 용병이 바리키 드링크를 세 병 단숨에 들이키며 말한다. “만안 경비로 돌아가지 않을래? 시급은 떨어지지만 스릴이 있었어.” “절대로 싫어.” 하고 양팔의 팔꿈치 앞을 전투의수로 바꾼 또 한 명의 용병이 대답한다. 그의 손은 만안 경비 시절 참치폭탄에 빼앗긴 것이다.
“……응, 저것은?” 사이버네틱 의수가, 어색한 손가락으로, 접근해 오는 소형 놀잇배를 가리켰다. “아아? 출장 오이란 서비스잖아?” 하고 쵼마게. 확실히, 그 놀잇배의 뱃머리를 보니 금발 게이샤가 방석에 앉아 키세루(담뱃대)를 불고, 내산성비 삿갓을 쓴 뱃사공이 바이오 뱀부로 키를 잡고 있었다.
배 위에 있는 오야도*의 기와 지붕에는 「대부분 위법행위」 「격렬하게 전후한다」 「실제 싸다」라고 쓰인 자극적인 민쵸(명조)체 네온이 깜박인다. 장지문 안쪽에서는 자젠・앰비언트계의 전자음이 흘러나오고, 그 소리에 맞춰 금발 게이샤가 요염하게 가느다란 연기를 내뿜었다. 두 용병은 상냥하게 손을 흔들었다.
*オヤド. 놀잇배에 설치된 집을 뜻하는 듯하다.
“더 이상 접근하지 마. 이 앞은 사유지다.” 쵼마게가 히죽거리며 총을 겨누었다. “오이데야스! 가가이케 전무=상의 주문이야.”라고 게이샤가 유창한 일본어로 대답한다. 용병들은 그녀의 대리석처럼 희고 매끄러운 피부를 보고 꿀꺽하고 군침을 삼켰다. 쇄국하의 일본에서는 드문 코카소이드 인종이다.
“난 이 여자의 가슴이 진짜인지 조사할 테니 넌 사무실에 확인 좀 해.” 쵼마게가 총구를 파트너에게 들이대며 말한다 “그 손으로는 무리잖아.” 사이버네틱 의수는 마지못해 벽에 내장된 IRC단말을 조작한다. 게이샤는 키모노에서 흘러넘칠 듯한 가슴을 내밀어 용병들의 보디 체크을 달게 받았다.
“언젠가 너의 바이오 LAN 단자를 퍽해 줄 테다.” 사이버네틱 의수는 파트너에게 욕설을 퍼부으면서, IRC 단말로 사무소와 연락을 취한다. “확실히 가가이케=상이라고 생각되는 어카운트가, 십 분 정도 전에 출장 서비스를 오더한 기록이 있어. 그러니까 부탁이니 바꿔 줘.” 라고 사이버네틱 의수는 비통한 소리를 질렀다.
“유감이네, 이제 끝났어.” 쵼마게는 놀잇배에 부드럽게 지나가라는 신호를 보낸다. “사공은 체크 안하는 거야?” 라는 사이버네틱 의수. “나는 그쪽의 취미는 없어.” 라며 쵼마게는 엄한 얼굴을 하고 파트너에게 총구를 겨눈다. “오라이.” 사이버네틱 의수는 내뱉고는 핸들을 돌려 토리이형 울타리를 내렸다.
놀잇배는 조용히 비상 수로 내로 진행하여, 감쪽같이 제1 플랜트 내에의 잠입을 완수했다. “전무의 어카운트를 해킹했는가.” 라며 사공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한다. 삿갓을 깊숙이 쓰고 있어 알아채지 못했지만 그 밑에는 검붉은 닌자 장속과 「忍」「殺」이라는 문자가 새겨진 강철 멘포가 숨겨져 있었다.
“이 추레한 유탄포・플랜트내에, 정말로 요로시상제약의 톱 시크릿이 숨겨져 있는 것인가?”라고 닌자슬레이어는 계속한다. “예, 틀림없어요.” 하고 오야도 안에서 낸시의 목소리 “적을 속이려면 먼저 자기 편부터 속여야 한다……헤이안 시대의 철학자 미야모토・마사시가 남긴 코토와자대로야”
이를 뒷받침하듯 비상수로 벽에는 즈바리 중독자의 모세혈관을 연상시키는 녹슨 파이프가 무수히 늘어서 있었고, 유탄포에는 어울리지 않는 형광녹색의 바이오 폐수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녀는 캣슈트로 갈아입고 왼팔에 마운트된 UNIX의 키를 두드린다. 그 안에는 건물 내 지도가 8할 가량 들어 있다.
양쪽 벽 아래로는 폭 약 1m의 좁은 발판이 있고 「타임 이즈 머니」 「요로시상」 등이 적힌 노보리가 등간격으로 서 있다. 그 중에 「업소용」이라는 노보리가 있었다. “여기야.”라고 오야도 안에서 낸시. 닌자슬레이어는 바이오뱀부를 박아 세워 놀잇배를 멈추고 오야도의 지붕으로 도약한다.
어두운 천장에 시선을 집중시키면 원형으로 이어진 가는 슬릿이 보인다. 숨겨진 통로다. 그 옆에는 강화 실리콘으로 뚜껑이 덮인 작은 LAN 단자. 낸시가 놀잇배의 갑판에서,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LAN케이블의 말단을 던져 건낸다. 다른 한 쪽은 그녀의 오른쪽 귀 옆에 있는 바이오 LAN 단자에 잭인되어 있었다.
닌자슬레이어가 받은 LAN선을 접속하자 불과 몇 초 만에 천장에서 펑 하는 흐릿한 작은 폭발음이 울린다. 해킹에 성공한 것이다. 낸시의 눈 밑의 다크서클이 약간 어둠을 짙게 하고있다. 그녀는 1시간 전에 일어난 다이달로스와의 전뇌공간 체이스로 상당한 정신력을 소모하고 있었던 것이다.
락이 풀린 숨겨진 통로의 뚜껑을 닌자슬레이어는 업소용 공구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닌자 악력과 닌자 완력만으로 회전시킨 뒤 수십 킬로그램에 이르는 그것을 가볍게 떼어서 비상수로의 물 속에 던져 버렸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놀라 수면에서 바이오 장어들이 얼굴을 내밀어 검은 눈동자를 불안하게 빛낸다.
도려낸 파인애플처럼 천장에 수직으로 된 길이 나타난다. 닌자슬레이어는 낸시의 손을 먼저 잡고 오야도의 지붕으로 끌어올린 뒤 다시 닌자 로프를 늘어뜨려 천장 구멍으로 이끌었다. 눈 아래에선 자동조종 모드로 진입한 오이란 배가 시한폭탄의 초읽기를 시작하면서 중앙 엔트런스로 흘러 간다.
한편 3백여 미터 정도 떨어진 비상수로 입구에서는 바리키 드링크 과다 섭취로 하이하게 된 용병 2명이 금방이라도 폭동이나 살인이 일어날 것 같은 서슬이 퍼런 태도로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역시 납득이 가지 않아. 나한테도 오이란・보디체크 시켜줬어도 괜찮았잖아? 내 팔을 무시하는 거야?”
“시끄러워. 알았어, 그렇다면 이렇게 하자.” 쵼마게의 뉴런이 번쩍인다 “전무님의 즐거움이 끝나고, 저 오이란 놀잇배가 돌아오면, 여기를 떠나기 직전에 울타리를 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거야.”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다시 보디체크야?” 하고 의아해하는 사이버네틱 의수.
“퍽&사요나라지.” 쵼마게는 아무렇지도 않는 듯이 내뱉는다. “부지내니까, 사체를 가라앉히면 흔적은 안 남아.” “명석하네. 나쁘지 않아. 그렇지만……” 사이버네틱이 무엇인가 걸리는 것 같은 얼굴을 만든다 “만일 들키면 어떻게 해?”. “잡히기 전에 도망치면 돼.” “일은?” “만안 경비가 있잖아” “명석하네.”
KABOOOM. 비상수로 안쪽에서 오이란 배의 폭발음이 전해져 왔다. “뭐야?” “어차피 플랜트 사고겠지?” 두 용병이 안쪽을 명목상 들여다 보던 그때…… 쵼마게가 서 있던 쪽 경비용 발판 옆으로 팔짱을 낀 사람 그림자가 불쑥 내려왔다. 그 그림자는 연두색 닌자 장속을 입고 있었다.
“닌자?”라고 다 말하기도 전에 쵼마게의 몸통은 비스듬히 두 동강으로 절단되어 있었다. 상반신만이 미끄러져 수로 안으로 다이빙한다. 토미건의 방아쇠를 당길 여유조차 없었다. 하지만 연두색 닌자는 팔짱을 낀 채 그대로다. 나무삼! 대체 어떤 짓수로 죽인 것인가?
“닌자? 왓더퍽?” 사태를 이해할 수 없는 사이버네틱 의수였지만, 썩어도 전직 용병이다. 그는 뉴런에 젖어든 살인회로를 풀회전시키며 눈앞의 닌자로 보이는 적을 배제하려 했다. 사이버 의수에 의해 보통 사람의 10배 정도까지 높아진 완력으로, 치기리키가 내려쳐진다!
“이얏-!” 연두색 닌자는 팔짱을 낀 채 기합만 외쳤다. 팔은 여전히 가슴 앞에서 팔짱를 낀 채 그대로다. 하지만……오오, 나무아미타불! 무언가 날카로운 날붙이 같은 것이 아주 잠깐 번뜩인다고 생각되자, 강철 치기리키는 두 동강으로 절단되고, 덤으로 용병의 목도 절단되어 있었던 것이다!
“봤냐. 내 바이오・이아이도는 무적이라구!” 연두색 닌자는 목을 잃은 사이버 의수 용병의 시체를 물길에 차내리며 웃는다. 가슴 앞에서 팔짱를 낀 팔뚝 아래 무엇인가가 바스락거린다. 무슨 그것은 이아이・카타나에 묻은 피를 털어 칼집에 넣으려는 그의 세 번째와 네 번째의 팔이였다!
인과응보! 그야말로 네 팔을 가진 가공할 바이오닌자, 노토리어스였다. 자존심이 차고 넘치는 그는 조무래기 상대로는 그 네 팔을 모두 쓸 것까지도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바보 놈이! 정지 명령을 듣지 않은 건가! 여기가 월남이였으면 넌 죽었다. 알겠나??” 다른 소리가 들렸다.
“미안해, 대장! 하지만 이쪽이 이야기가 더 빠르잖아! 어쨌든 내 바이오・이아이도는 무적이니까!” 노토리어스가 큰 소리로 말한다. “쓸데없는 소리 마라.” 위장 닌자 장속을 입은 포레스트・사와타리가 불쑥 말했다. “가자, 노토리어스. 먼저 다른 잠입자가 있었던 것 같다. 상황이 좋아.”
4
“또 앞질러졌다구.” 네 팔의 닌자는 하얀 바닥에 나뒹굴던 클론야쿠자 열 구의 시체를 보며 불만인 듯 외쳤다. “내 바이오・이아이도가 무뎌져 버려!”. “쓸데없는 소리 마라, 노토리어스. 서두른다.” 위장 닌자 장속으로 몸을 감싼 사와타리는 야쿠자들의 품에서 만엔권을 재빨리 회수하며 말했다.
사와타리는 여기까지의 길을 되돌아본다. ……비상수로의 천장에 뚫린 세로구멍을 30미터 정도 올라가자, 그 앞에는 강화 셀룰로이드의 새하얀 회랑이 이어지고 있었다. 천장이나 바닥의 모퉁이란 모퉁이는 모두 둥글고, 중역용으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가 잘 되어 있었다. 벽 자체에 조명이 내장된 듯하고, 참으로 현실감이 없는 공간이었다.
클론야쿠자 수백 명 체제의 경비, 그리고 깨끗한 바닥…… 이곳은 아무리 봐도 단순한 유탄포・플랜트가 아니다. 그 안쪽에 비밀시설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 둘은 그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예상외였던 것은, 아마도 닌자슬레이어와 낸시・리로 생각되는 2인조가 한 발 앞서 잠입해 있던 것이다.
그들은 종종 길을 잃으면서도 닌자슬레이어와 낸시・리가 만든 피와 살육의 흔적을 사냥동물처럼 쫓아갔다. 토리이 길로틴, 전자레인지방, 네기토로 그라인더 등 하이테크 트랩들도 낸시에 의해 이미 파괴된 뒤여서, 벽에 박힌 LAN 단자에서 하얀 연기를 뿜고 있었다.
두 사람은 사바나를 건너는 재규어처럼 소리 없이 회랑을 달린다. 종종 클론야쿠자의 체액인 녹색 엑기스나 그것이 산화되어 새빨갛게 된 것이 하얀 바닥이나 벽에 흩뿌려져 있다. 닌자슬레이어의 짓이겠지. 만엔권 회수를 위해서 약간의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에, 좀처럼 따라잡을 수 없다.
“대장, 왜 놈들이 여기에? 혹시 놈들도 바이오・잉곳을?” 노토리어스가 날카로운 추리를 한다. “그럴 리가 없다. 놈들에게 잉곳이란 아무 가치도 없는 그저 초록색 양갱이다.” 사와타리는 자신의 의심에도 답하려는 듯 강한 어조로 말했다. “잉곳은 너희들의 것이다.”
“아밧-!” 만엔권을 회수하던 노토리어스가 갑자기 그 자리에 주저않으며 초록빛 피를 토해냈다. 나무삼! 피는 금방 산화되어 검붉은색으로 변한다. “빌어먹을, 잉곳 부족의 초기증상이다.” 사와타리가 분한 듯이 말한다 “아직 움직일 수 있나?” “아무렇지도 않아 대장, 내 바이오・이아이도는 무적이니까!”
팔 네 개를 부들부들 경련하며 몸을 일으키고 심호흡을 하자, 여느 때의 자신감 넘치는 그로 돌아갔다. 사와타리는 가슴을 마체테로 도려내는 듯한 쓰디쓴 느낌을 맛보았다…… 그리고 요로시상의 바이오 연구원이었던 그의 기억을, 월남의 거짓된 기억이 덮어씌우는 것이었다. “버텨라, 곧 이로쿼이*가 온다!”
*UH-1 Iroquois. 월남전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헬기로 유명하다. 휴이(Hui)라고도 부른다.
사와타리가 이끄는 서바이버・도죠는 노토리어스 외 몇 명의 바이오닌자로 구성된다. 그들은 모두 과거 사와타리가 연구원으로 관찰했었던 실험체들이다. 바이오닌자 계획은 라오모토에 의해 폐기된 닌자를 요로시상이 회수해 바이오 기술로 개조한다는 광기의 계획이었다.
자유를 찾아 연구소를 탈주한 그들은 네오사이타마 동단부에 펼쳐진 내산성 뱀부・정글에 몸을 숨기고 바이오 판다 등을 사냥하며 자급자족하는 삶을 보내왔다. 때로는 어떻게 해도 돈과 물자가 필요하게 된 때나 살인 충동에 사로잡힐 때에만, 그들은 네오사이타마 시가로 내려와 살인과 강도를 저질렀다.
그들의 행동은 마치 대나무 숲에 숨어서 가젤을 사냥하는 도도한 타이거 그 자체였다. 그들은 소우카이야와 같이 정치경제를 지배할 생각은 없고, 서바이버・도죠의 이름대로, 단지 헤이안 시대의 닌자 신화에 등장하는 타이거와 같이, 오염된 자연 속에서 씩씩하게 살려고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활속에서 사와타리는 돌연 알게 되었다. 바이오닌자들은 고순도의 바이오・잉곳을 정기 섭취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그렇다면 그들은 연구소에 있는 편이 행복했던 것은 아닐까? 그 무거운 사실을 견딜 수 없게 되었을 때…… 그는 혼란을 일으켜, 거짓된 베트남 전쟁의 기억에 지배당한다.
“서두른다, 노토리어스. 여기에는 틀림없이 잉곳 제조기가 있을 것이다. 베트콩 놈들에게서 그걸 빼앗으면 도죠에서 무한히 양갱을 만들 수 있다. MOVE, MOVE, MOVE!” ……하지만 그에게 확신은 없었다. 과거 그는 선임연구원이 아닌 말단 사라리만 연구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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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치(찹쌀떡) 같이 새하얀 회랑에서 볼링핀처럼 규칙적인 대열을 짠 Y12형 클론야쿠자 10체가 경비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대단히 위압적인 광경이다. 몇 초마다, 모두가 일사불란한 타이밍에 뒤로 돌아를 실시하며 어설트 라이플의 총구를 반대편 회랑 끝으로 겨눈다. 클론만의 통일감이다.
느닷없이 T자형 회랑을 돌며 검붉은 장속의 닌자가 전속력으로 달려왔다. 그 오른손에는, 스고이테크 사제의 매우 긴 LAN 케이블의 말단이. 낸시는 약간 뒤쪽 벽에 기대어 이미 의식을 반쯤 전뇌세계로 날려보내고 있다. 야쿠자들은 선글라스를 번쩍이며 일제히 같은 움직임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어설트 라이플이 불을 뿜는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에 이른 닌자슬레이어는 바닥과 벽, 천장 관계없이 나선을 그리며 달려서 총알을 회피하며 수리켄을 던진다. “이얏-!” “끄악-!” 목에 수리켄이 명중된 클론야쿠자는 차례로 아보카도 주스・스프링클러로 바뀌었다!
닌자슬레이어가 움직임을 멈추고 바닥에 착지하자, 나선 궤적을 그리던 경량 LAN케이블도 사뿐히 땅으로 내려앉는다. 케이블이 바닥에 닿는 것보다도 빠르게, 닌자슬레이어는 다음 트랩을 해제하기 위한 숨겨진 LAN단자 소켓을 벽에서 발견하고, 거기에 LAN케이블의 말단을 잭인했다.
흠칫, 하고 전기충격을 받은 듯 낸시의 몸과 가슴이 흔들린다. 상당한 프로그램 방벽이 세워져 있는 것 같다. 낸시의 정신은 IRC 공간으로 다이브한다. 반면 닌자슬레이어의 날카로운 시선은 회랑 앞쪽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그물코 모양의 레이저 광선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것이 다음 트랩인가.
문득 예감이 좋지 않은 닌자슬레이어는 뒤를 돌아본다. 과연 T자로를 돌자마자의 곳에서 붉은 그물코 모양의 레이저 광선이 출현했다. 우카츠(불찰)! T자로 앞 벽 그늘에 숨어있는 낸시=상과 분단되어 버렸다! 이제 두 사람을 잇는 것은 풀솜처럼 가벼운 LAN케이블뿐이다.
닌자슬레이어는 정면을 향해 돌아서, 레이저의 발사원이 있다고 생각되는 벽의 슬릿을 향해서 수리켄을 던진다. 하지만, 과연 수리켄도 레이저 광선에 절단되어 버린다. 나무아미타불! 닌자슬레이어는 LAN케이블이 끊어지지 않도록 위치를 미세 조정하며 조금씩 뒷걸음질쳤다.
(((서둘러줘, 낸시=상. 전후 레이저 그물의 간격은 불과 타타미 5장 정도다!))) 닌자슬레이어는 탈출경로를 찾는다 “이얏-!” 새하얀 벽을 향해서 카라테를 쳐 넣지만, 오모치 상태의 강화 셀룰로이드에 튕겨진다. 나라쿠화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상황하에서는 낸시를 죽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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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법 시대의 숙녀복과 모자를 몸에 두른 낸시는 데린저를 가슴에 꽂으며 고풍스러운 황혼의 일본어촌에 있었다. 한층 더 높은 토리이 위에 서서 해변을 바라본다. 시큐리티 프로그램을 짠 프로그래머가 사용한 코멘트란과 함수명을 바탕으로 낸시의 뇌에서 그려진 코토다마・이미지다.
과학적 보충을 덧붙여 둔다. 만약 이 전뇌 IRC 공간에 그녀 이외의 사람이 이어서 로그인할 경우, 같은 이미지를 보게 될 것이다. 그 방의 리얼리티는 최초 입실한 해커가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후속 해커의 타이핑 속도가 더 빠를 경우, 그 리얼리티가 덮어쓰기될 수도 있지만.
진쟈・카테드랄의 종이 울리자 해변에 반어인을 방불케 하는 마을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상륙을 개시. 모래사장에는 부두를 방불케 하는 오징어가 매달린 사악한 대형 코케시가 여러 개 들어섰다. “악취미적인 프로그래머……” 낸시는 중얼거리며 토리이로 철봉 선수처럼 대회전을 해서 비스듬히 내려앉은 시청의 기와 지붕을 부쉈다.
“뭐야, 너는?” 시청의 한 방에는 목닫이 학생복을 입고 허리에 카타나를 찬 청년이 있었다. 그 가슴에는 두툼한 일기장이 안겨 있다. 챠부 테이블이 문 앞에 쌓여 조잡한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있었다. 많은 마을 사람들이 복도를 통해 문을 부수고 방으로 진입하려 하고 있었다. “내 출생의 비밀이 여기에.” 청년이 떤다.
“미안해. 그것 좀 줘.” 낸시는 데린저로 청년의 머리를 쏘고, 타타미에 떨어지기 전에 일기장을 빼앗아 든 뒤, 두툼하게 쌓인 먼지를 불어 날리며 666페이지를 펼쳤다. “해제 패스워드까지 악취미야……”. 낸시는 나무선반에서 붓과 판지를 집어내어, 패스워드를 마루에서 고속으로 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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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하는 소리와 함께 벽의 단자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간발의 차로. 레이저 광선은 닌자슬레이어를 킨타로・슬라이스 하기 직전에 정지되며, 사라졌다. “낸시=상, 괜찮은가?” 닌자슬레이어가 걱정한다. 낸시는 초췌한 얼굴에 힘없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오른손으로 당돌한 키츠네 사인을 만들었다.
“기다려, 저건?” 닌자슬레이어의 닌자 안력은 자신들이 달려온 회랑의 가장자리를 내다 보았다. 300미터 가까운 직선 끝에 L자로가 있고 클론야쿠자 시신이 몇 구 구 나뒹굴고 있다. 거기에 쭈그리고 앉듯이 하여, 야쿠자들의 가슴팍을 뒤지고 있는 것은……서바이버・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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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 무렵, 제1 플랜트의 어두운 시큐리티 룸내에서는, 가가이케 전무가 격렬한 분노를 드러내고 있었다. “또 돌파라고!? 어떻게 된 거야, 자네에!” “아이에에에에! 스미마셍! 적은 아마, 텐사이급……아니, 야바이급 해커입니다!” UNIX를 두드리는 보수 사라리만이 실금하면서 외쳤다.
“아이에에에에! 야바이급 해커라고!” 가가이케 전무도 덩달아 실금한다 “어쩔 거야 자네! 야바이급 해커가 네트워크 너머가 아니라 LAN 직결……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심장부를 지키는 타누키・메인프레임은, 절대로 돌파 불가능이니까요!”
그 때, 보수 사라리만이 조작하고 있던 UNIX 화면과 시큐리티 룸내의 전 감시 모니터에, 「경고:해킹 공격당하는」이라고 붉은 도트・고딕체로 문자가 명멸했다. “”아이에에에에!”” 두 사람은 세푸쿠마저도 각오하고 절규한다. 하지만 이 해킹은 그들에게 바라지도 않던 도움이었다.
「도-모, 요로시상 여러분.」 억양 없는 전자음성을 방불케 하는 목소리가 시큐리티 룸에 울린다. 스피커류까지 해킹당한 것인가. 모니터 상에는, 둥근 고리 형상의 사이버글라스를 쓰고 머리로부터 무수한 LAN케이블이 나 있는 닌자가 찍혔다. 「소우카이야의 네트워크 보안 담당, 다이달로스입니다.」
“아이에에에에? 소우카이야가 뭡니까?” 라는 보수 사라리만. 가가이케 전무는 부하의 바이오 LAN 단자로부터 케이블을 뽑아서 허리에 매단 쇼크・쥿테의 끝에 꽂고, 전류를 『매우 강하다』로 했다. 나무아미타불! “아바바바바바바밧-!” 보수 사라리만은 온몸을 경련시키며 즉사한다.
“다이달로스=상, 살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무시무시한 닌자와 풍만하고 성적인 가이진(외국인)에게 로우테크와 하이테크의 더블 해킹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폭발해버리고 말아요!” 「괜찮습니다. 제가 어떻게든 해드리겠습니다. 파이어월 같은 건 제 앞에선 장지문이나 다름없으니까요.」
「가가이케=상, 당신은 키보드를 만지지 말고, 그저 지켜봐 주십시오. 쓸데없는 참견을 하면 당신의 뉴런이 화상을 입을 거예요.」 “요로콘데-!” 가가이케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자, 웜 여러분. 이번에는 놓치지 않을 겁니다.……그리고 나의 전자 신부여, 이번에야말로 당신을 붙잡아 LAN 직결……」
“신부?” 가가이케가 중얼거려서 그 목소리가 UNIX 마이크에 들어간다. 직후, 감시 모니터 하나가 새하얗게 빛나면서 폭발했다. “아이에에에에에에!” 「가가이케=상, 죽지 않았을 때 사무실로 돌아가세요.」 기계 같은 목소리를 등뒤에 들으면서 기겁을 한 가가이케는 복도를 민달팽이처럼 기어갔다.
5
닌자슬레이어 즉 후지키도・켄지는 검은 캣슈트 차림의 낸시를 몸이 위를 향하도록 안은 채 새하얀 코리도어(복도)를 달려나간다. “이얏-!” 벽 양쪽에서 바이오 죽창 트랩이 돌출하지만 닌자슬레이어는 그것을 몸을 굽혔다 폈다 하는 점프로 교묘하게 피하며 기세를 죽이지 않고 빠져나간다.
위험을 알면서도 강행 돌파다. 서바이버・도죠의 목적은 불분명하지만, 그들이 적임에는 변함이 없다고 후지키도는 생각했다. 적은 두 명. 포레스트・사와타리는 베트콩같은 불가사의한 카라테를 마스터하고 있다. 무적의 바이오・이아이도를 사용한다는 네 팔의 노토리어스도 강적임에 틀림없다.
다음 트랩이다. 좌우 벽에 비스듬히 잘린 바이오 뱀부의 끝이 보인다. 죽창 트랩이 길이 10미터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무삼!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낸시를 가슴 위에 끌어안은 채 루지 선수와 같은 매끄러움으로 슬라이딩을 성공시켜 이를 피했다!
L자로를 돌기 직전에서 닌자슬레이어는 뒤를 일별한다. 예상했던 대로, 서바이버・도죠의 놈들도, 수많은 트랩을 쉽게 돌파해 오고 있는 것 같다. 에도시대에 금지된 오래된 비인도무기, 마키비시를 뿌리지 않은 우카츠함을 후회하지만 걸음을 멈출 시간은 더 이상 없다.
L자 길을 돌자마자 『매우 위험』이라고 무시무시한 경고문이 적힌 붉은 노렌이. 드디어 시설 심장부가 가깝다는 증거다. “이 앞의 지도는……없어.” 낸시가 왼팔의 웨어러블 UNIX 화면을 보면서 말한다. 마음을 먹고 노렌을 빠져나가자, 100미터 정도의 흰 직선 회랑이 모습을 나타냈다.
지금까지의 코리도와는 약간 분위기가 달랐다. 하얀 강화 셀룰로이드로 만들어진 점은 같지만 회랑 좌우에는 흰 모래와 돌로 폭 3미터 정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정원이 조성되어 있고 오가닉・뱀부도 나 있었다. 그리고 회랑의 막다른 곳은…… 족자가 매달린 벽! 설마, 데드엔드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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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노렌을 빠져나온 사와타리와 노토리어스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잠시 그 자리에 멈춰 서야만 했다. 이들의 눈앞에는 닌자슬레이어들이 보았던 것과 똑같은 직선 회랑과 실내 정원이 이어져 있었는데, 막다른 곳의 족자 아래에는 자극적인 캣슈트 차림의 낸시가 가로놓여 있었던 것이다.
“수리켄을 던져볼까? 대장!” 노토리어스가 100m 앞에 있는 낸시를 향해 무자비한 수리켄 투척 자세를 취한다. “멈춰라, 바보 녀석! 저 미녀는 내 색시로 삼을 거다.” 혈기왕성한 제자를 훈계하며, 사와타리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한발 한발 전진한다. “닌자슬레이어가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이다.”
좌우에 우거진 오가닉・뱀부는 사와타리의 거짓된 트라우마를 미치도록 자극한다. “조심해라, 어디에 베트콩이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이 가혹한 뱀부・정글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내가 그 지옥 같은 월남의 나날을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가르쳐 주마!”
사와타리는 적당한 뱀부 하나를 잘라 즉석 타케야리를 만들었다. 또 허리에 차고 있던 바이오 조롱박을 집어 그것을 천천히 펼치자, 오커*색의 삿갓이 완성됐다. 삿갓을 깊이 눌러쓰고 장비를 갖춘 사와타리는 타케야리를 휘저으며 위협적인 기성(奇声)을 발한다. “제로니모!”
*오커(オーカー, Ochre):산화철이 포함된 염료로, 보통 노랑과 갈색 붉은 색을 띄고 있다. 옐로우 오커는 황토색이다.
사와타리가 앞서나가고, 등을 맞대고 노토리어스가 따라간다. (((어디에서 덤벼들 건가. 닌자슬레이어?))) 위를 움켜잡는 듯한 긴장감이 달리고, 진땀이 주르륵 배어 나온다. (((저 미녀는 명백하게 미끼다. 좌우로 펼쳐져 있는 뱀부・정글 어디엔가 반드시 닌자슬레이어는 도사리고 있다.)))
낸시까지는 앞으로 50미터, 사와타리는 타케야리의 창끝을 좌우로 움직이며 상황을 관찰한다. 낸시는 귀 뒤에서 LAN케이블이 나 있었는데, 그 반대편은 족자 뒤로 뻗어 있었다. 아마 LAN 직결로 해킹 중이기 때문에, 의식은 없을 것이다. 거의 흰눈을 부라리고 침을 흘리고 있다.
(((닌자슬레이어는 어디냐……?))) 사와타리의 두 눈이 삿갓의 그늘에서 빛난다. 좌우 뱀부 정원에는 커다란 코케시와 등롱도 몇 개인가 배치되어 있지만 닌자슬레이어가 숨을 만큼 큰 것은 드물다. 그런 커다란 차폐물을 발견할 때마다, 사와타리는 타케야리로 그것들을 파괴했다.
“제로니모!” 사와타리의 타케야리가 세 번째 등롱을 파괴했지만, 그 그늘에는 역시 아무 것도 숨어있지 않다. 이제 눈에 띄는 차폐물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어떻게 된 것인가? 닌자슬레이어는 이 회랑에 없는것인가? 사와타리가 순간 방심을 보였다, 그때!
“이얏-!” 대나무와 대나무 사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을 공간에서 닌자슬레이어가 나타나서 낸시의 가슴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던 사와타리의 옆면으로 토비게리・앰부쉬를 작렬시킨다! 인과응보! 사와타리의 야생적 색적 능력조차 속인 그것은 하얀 닌자 후로시키(보자기)를 사용한 교묘한 잠복이었다!
“끄악-!” 사와타리의 몸은 회랑을 향해 비스듬히 45도 각도로 날아가 좌우 정원에 즐비한 오가닉・뱀부에 의해 바운드되면서 핀볼처럼 뒤로 날아갔다. 최종적으로 사와타리의 몸은 회랑 입구에 있던 노렌 아래로 떨어져, 눈을 부라리고 꿈틀꿈틀 경련한다. 사츠바츠!
토비게리・앰부쉬를 성공한 닌자슬레이어는 재빨리 백텀블링을 3번 친 뒤 자세를 바로 잡는다. 그리고 양손을 허리에 바짝 댄 채 노토리어스의 기선을 제압하듯 재빨리 오지기를 하며 정신적인 우위를 점했다. “도-모, 서바이버・도죠=상. 닌자슬레이어입니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상. 노토리어스입니다” 노토리어스도 전격적인 오지기를 돌려준다. 그리고 노토리어스가 숙인 머리가 올라가는 것과 거의 동시에 닌자슬레이어는 카라테의 자세로 돌진했다! 핫쿄-호-*! 보통 적이라면 오지기에서 전투태세에 들어갈 수 조차 없어 절명하는 빠르기다!
*ハッキョーホー. 스모의 기합소리로 추정된다.
“이아이!” 노토리어스의 세라믹제 카타나가 번쩍인다! 무려 그는 양손을 가슴 앞에서 합장하고 오지기를 하면서 닌자슬레이어를 방심케 하고, 남은 두 손으로 빈틈없이 허리의 이아이 카타나를 잡고 있었던 것이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가까스로 그것을 알아채고, 타이도・백플립으로 회피!
“이얏-!” 착지와 동시에 닌자슬레이어는 한쪽 무릎을 꿇고, 바주카포 사수와 같은 안정 자세로 수리켄을 연사한다! “더블 이아이도!” 노토리어스는 인상적인 기합소리와 함께 남은 두 팔로 두 번째 이아이・카타나를 뽑는다! 나무아미타불! 수리켄은 두 개의 카타나로 차례로 절단되었다!
“보았나, 닌자슬레이어=상, 내 바이오・이아이도는 무적인 것이다!” 노토리어스는 두 오른손에 한 자루의 카타나, 또한 두 왼손에 한 자루의 카타나를 쥐고 신상과 같은 위압감으로 머리 위에서 교차시켰다. 미처 튕겨내지 못한 1장의 수리켄이 왼쪽 허벅지에 박혀, 녹색의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상처는 지극히 얕다.
전혀 군더더기가 없는 자세다. 닌자슬레이어는 쳐들어갈 틈을 찾지 못하고 카라테의 자세를 취한 채 물러났다. “내 이아이도는 20단. 하지만 바이오・이아이도에 의해 그 위력은 30단이나 된다!” 노토리어스가 가까이 있는 대나무와 등롱을 데몬스트레이션하듯 절단하며 서서히 다가온다.
(((뒤가 없다. 앞으로 5미터면 낸시가 있는 막다른 골목이다. 호전적인 노토리어스는 이쪽을 죽이기 위해서라면 낸시까지 바이오・이아이도로 베어 버릴 것이다. 바이오닌자란 그런 것이다. 사와타리만이 인간성을 너무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후지키도는 뜻을 정하고, 정면에서 똑바로 돌진한다!
“더블 이아이도!” 정면에서 총알같은 속도로 달려오는 닌자슬레이어를 향해 노토리어스는 두 개의 카타나를 X자로 내리친다! 나무삼! …하지만 카타나는 허무하게도 허공을 갈랐다! 닌자슬레이어는 스켈레톤 선수와 같은 매끄러운 슬라이딩으로 고간 아래를 통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옷-! 어디냐?” 닌자슬레이어가 등뒤로 돌아가 있다는 충격의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노토리어스는 등롱과 대나무에 마구 칼을 휘두른다. “어디로……끄악-!!” 닌자슬레이어가 양손으로 던진 8장의 수리켄이 노토리어스의 등에 X자로 꽂혔다. 인과응보!
“아직이다! 내 바이오・이아이도는 무적이라고!” 노토리어스는 많은 양의 바이오 엑기스를 바닥에 흩뿌리면서도 등뒤를 재빨리 돌아보며 두 개의 카타나를 몸 앞에서 수평으로 고쳐잡았다. 가공할 호전성이다. “닌자슬레이어=상, 이아이도의 진수를 보여 주마!” 하지만 그때……!
“아밧-!” 노토리어스는 온몸을 경련하며 바닥에 엎드려 초록색 피를 토해냈다. 나무아미타불!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또다시 바이오・잉곳 결핍 금단증상이 나와버린 것이다! “빌어먹을, 사와타리 대장! 살려줘! 살려줘!” 노토리어스가 바닥을 향해 외친다!
“이얏-! 이얏-! 이얏-!” “끄악-! 끄악-! 끄악-!” 닌자슬레이어는 재빨리 달려들어 무방비한 노토리어스의 옆구리에 연속 카라테 킥을 때려박았다! 처음 두 발에 신장이 몇 개인가 파열되고, 세 발째에 노토리어스의 몸 자체가 사커볼처럼 천장에 처박혔다!
“닌자에게 죽음을! 사츠바츠!” 천장에서 낙하하는 노토리어스에 대해, 닌자슬레이어는 전설의 카라테 기술, 서머솔트・킥을 내지른다. 바이오닌자가 된 이후 온갖 비인간적 살육을 다하던 노토리어스가 한순간 닌자가 되기 전의 얼굴로 돌아갔다. 공포를 아는 인간의 얼굴로.
닌자슬레이어의 카라테가 노토리어스의 머리를 파괴한다! 그와 동시에 노토리어스의 입에서 단말마의 외침이 새어나온다 “사요나라!” 라고! 직후 갈 곳을 잃은 닌자소울은 폭주를 일으키며 노토리어스의 육체를 폭발사산시켰다. 완숙한 아보카도 같은 바이오엑기스가 주위에 흩어진다!
“제로니모!” 노렌 밑에서 숨이 돌아온 포레스트・사와타리는 머리에서 배어 나온 붉은 피로 얼굴을 물들이며 귀신의 형상으로 울부짖었다. 분노로 완전히 마음을 지배당하고 있는 것 같다. 후지키도・켄지는 내적인 닌자소울에 의해 마음을 지배당하고 있을 때의 추태를 거울삼아 보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타케야리는 이미 파괴되어 있고, 사와타리에게 남은 무기는 허리에 매단 두 자루의 마체테(산도)뿐. 두 사람의 거리는 약 50m. 두 사람은 대서부의 총잡이들처럼 서로의 무기에 손을 뻗어, 빈틈을 찾으면서 공격할 기회를 엿본다. “아이에에에에!” 갑자기 올린 낸시의 비명이 결투의 신호가 됐다!
궁지에 몰려 짐승이 된 사와타리에게는, 이제 낸시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는 오른쪽 허리에 매단 마체테를 뽑더니 재빨리 휘둘러 닌자슬레이어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내던졌다! 회피는 쉽지만, 이 궤적 그대로 마체테가 날면 낸시의 머리가 갈라지고 말 것이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날아온 마체테의 손잡이를 왼손으로 잡고 그것을 휘둘러 사와타리를 향해 되던졌다! 그리고 전진! “사이공!” 사와타리는 틈을 주지 않고 두 번째 마체테를 왼손으로 던진다! 그리고 전진!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두 번째 마체테도 똑같이 되던지고 전진! “사이공!” 사와타리도 돌아온 마체테를 되던지고 전진!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다시 마체테를 되던지고 전진! “사이공!” 사와타리도 돌아온 마체테를 되던지고 전진!
둘은 양손으로 두 개의 마체테를 서로 던지며 점차 전진 속도를 높여 간다. 그리고 격돌! “이얏-!” “사이공!” 닌자슬레이어의 왼손은 마체테를 쥔 사와타리의 오른팔을 잡고, 사와타리의 왼손은 마체테를 쥔 닌자슬레이어의 오른팔을 잡았다!
“AAAAARRGGH!” 광란한 사와타리는 눈을 부릅뜨고 맹수처럼 울부짖었다. 이는 서바이버・도죠의 닌자들에 공통되는 특징 중 하나다. 그들은 뱀부・정글 속에서 야생적 사바이벌 생활을 하면서 맹수처럼 담담하게 사람을 죽이는 성질을 길러나갔던 것이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주・짓수를 이용해 사와타리의 힘을 받아넘겨, 통렬한 카라테 킥을 배에 먹였다. “끄악-!” 사와타리는 L자로의 벽까지 걷어차인 뒤 재빨리 몸을 일으켜 위험을 감지한 야생동물처럼 퇴각을 개시한다. “두고 봐라, 닌자슬레이어=상!”
닌자슬레이어 또한 자기도 모르게 사와타리를 추적하려다 이내 멈춰 발길을 돌렸다. 모든 닌자의 살해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우선 낸시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타케우치・바이러스의 특효약을 찾아내 드래곤=센세이를 구하는 것이다. 자신을 가족처럼 맞아준 센세이를……!
낸시를 구하기 위해 달리는 후지키도는 바닥에 허무하게 나뒹구는 두 자루의 이아이・카타나와 흔적도 없이 사산한 노토리어스의 시체를 바라본다. 죽이지 않으면 이쪽이 죽었으리라. 인과응보다. …하지만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바이오닌자들을 죽인 뒤에는 언제나 일말의 와비사비*감이 따라다닌다.
*와비사비(ワビサビ):간소하고도 한적한 일본특유의 미의식을 나타내는 말이다. 또한 인생사의 무상함을 나타낸다고도 한다. 여기서는 후자의 의미로 쓰인 것 같다.
후지키도의 뇌리에는, 지금은 죽은 아들 토치노키의 모습이, 잔혹할 정도로 순수한 노토리어스와 어딘가 겹쳐서 보이고 있었다. (((나는 앞으로, 얼마만큼의 살육을 경험하게 될까! 그때마다, 나의 마음은 계속 무뎌지다가, 사츠바츠로 가는 것인가! 이 무슨 저주! 이것이야말로, 바로 말법의 세상이다!)))
닌자슬레이어는 잠시 멈춰 서서 두 개의 세라믹・카타나를 밟아 카이샤쿠했다. (((모든 망설임을 버려라! 내가 노토리어스에게 죽임을 당했다면, 아노요에서 토치노키와 후유코를 볼 면목이 없겠지! 감상 따위는 버려라! 나는 모든 닌자를 죽이는 자, 닌자슬레이어니까!)))
닌자슬레이어는 가슴에 손을 얹고 복수의 맹세를 새롭게 했다. 검붉은 닌자 복장에 숨겨진 오마모리・탈리스만 속에는 로열페가수스・네오사이타마의 방에서 가져온 사진 한 장이 담겨 있다. 지금의 후지키도・켄지에게는 복수야말로 힘의 원천이자 바이오・잉곳인 것이었다.
“낸시=상, 괜찮나?” 닌자슬레이어는 낸시에게 달려가 등을 안았다. “아이에에에에!” 그 표정을 보면 낸시의 의식은 아직 전뇌IRC 공간에 있는 것 같다. “도대체 IRC 공간 내에서 무슨 일이?” 코와 귀에서 연기가 나지 않는 걸 보면 아직 뉴런은 타버리지 않은 모양이다.
“아이, 아이에에에에에!” 낸시의 몸이 심하게 경련한다. 낸시의 왼팔에 있는 웨어러블 UNIX의 IRC 화면에는 가공할 문자정보가 담겨 있었다. 거기서는 무려 다중 로그인한 50명이 넘는 다이달로스와 한 명의 낸시가 같은 방 속에서 치열한 전뇌 공방전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6
족자의 뒤에 숨겨진 LAN 단자에 스스로의 바이오 LAN 단자를 케이블로 직결한 낸시・리는, 전뇌IRC 공간 내로 정신을 비상시킨다. 이 시큐리티・프로그램에 이용된 함수명 등을 기초로 구축된 코토다마・이미지는, 조금 전의 레이저 트랩과 같이…… 불길한 일본 어촌이었다.
금주법 시대의 숙녀복과 모자로 몸을 감싼 낸시는 데린저를 가슴에 꽂으며 다시 고풍스러운 황혼의 일본 어촌에 나타나 높은 토리이 위에 서 있었다. 아득한 상공에는 옅은 달과 정체 모를 금빛 구조물이 떠 있다. 모든 것이 아까와 같다. 프로그래머가 똑같을 것이다. 재빨리 해제할 수 있을 것 같다.
진쟈・카테드랄 종이 울리자 해변에 반어인을 방불케 하는 마을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상륙을 개시. 모래사장에는 부두를 방불케 하는 오징어가 매달린 사악한 대형 코케시가 여러 개 들어섰다. 낸시는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토리이로 철봉 선수처럼 대회전을 해서 비스듬히 내려앉은 시청의 기와 지붕을 부쉈다.
시청 자료실에 돌입한 낸시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일기장을 안은 학생을 찾는다. 불쾌한 파장의 데자뷰를 느끼고 뉴런이 움찔움찔한다. 안쪽의 어두운 곳에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아까와 흐름이 다르다. 함수명이 다른 것인가? 낸시가 의심스러워하면서도 손전등을 틀어 비추자……나무삼! 거기에는 무려 닌자의 모습이!
“도-모, 낸시=상.” 검은색 일색의 닌자 장속, 머리에서 난 고르곤과 같은 LAN케이블 다발, 둥근 고리 형상의 사이버 선글라스, 바로 소우카이야의 네트워크 보안 담당 닌자, 다이달로스였다! “항복하세요. 그리고 저와 함께 전뇌IRC 공간에서 넨고로합시다.”
“TAKE THIS!” 낸시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다이달로스에게 토비게리를 먹인다. “끄악-!” 다이달로스는 시청 유리창을 뚫고 낙하해 그대로 무수한 단어와 숫자가 된 채 소멸됐다. LAN 직결자인 낸시의 KICK 커맨드어는 0콤마 1초 이하의 반응속도를 자랑하는 것이다.
(((어째서 다이달로스가 여기 있지? 요로시상의 시큐리티넷에 침입을?))) 다이달로스를 차 내고 나서야 낸시는 자신의 처지가 상당히 위험하다는 걸 알았다. LAN 접속을 해제하면 다이달로스로부터 도망칠 수 있지만, 그래서는 회랑의 물리 락을 영영 돌파할 수 없는 것이다.
낸시는 회랑의 물리 락 해제 패스워드가 적힌 일기장을 찾았다. 자료실 안에는 곰팡이가 핀 두툼한 책들이 몇 권이나 책장에 꽂혀 있고, 둥근 챠부테이블에는 주전자와 술병이 수없이 놓여 있다. 하지만, 일기장은 발견되지 않는다. 긴장감에 가슴팍에 구슬 같은 땀방울이 맺힌다. 그때 4개 있는 도어가 일제히 열렸다.
“”””도-모, 낸시=상.”””” 나무아미타불! 4개의 도어에서 네 명의 다이달로스가 일제히 나타나 오지기를 한 것이다! “”””포기하세요. 당신의 타이핑속도로는 절 이길 수 없어. 더 이상 자신의 정신에 상처를 주는 건 그만두세요. 저는 당신의 정신 파이어월을 부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낸시는 자신의 뉴런을 혹사시키며 전뇌IRC 공간을 고속 비상했다. 물리 법칙을 무시한 벌새 같은 움직임으로 네 명의 다이달로스에게 통렬한 KICK 커맨드를 작렬시킨다! “”””끄악-!”””” 다이달로스는 다시 걷어차이고 소멸! 낸시는 나선 회전하며 부드럽게 착지한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에 여유는 없다. 다이달로스의 말이 진실임을, 즉 자신이 아직도 힘이 부족함을 그녀는 절감했기 때문이다. 적은 분명히 자신보다 더 능숙한 해커이다. 게다가 다이달로스가 닌자슬레이어를 상대로 한 것과 같은 바이러스 공격을 감행하지 않는 점도 섬뜩했다.
“마치 이쪽이 무저항이 되기를 기다리는 것 같…” 낸시는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문득 깨진 자료실 창문을 통해 황혼으로 물드는 어촌의 해변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조금 전의 전 전뇌 IRC 공간 다이브때와 같이, 몇십 체의 캇파가 상륙을……아니, 다르다! 그것들은 지금, 모두 다이달로스로 치환되어 있었다!
“도-모, 낸시=상.” 자료실의 도어에서, 천장의 낙하문에서, 책장 뒤에서, 챠부 테이블 아래에서 줄줄히 다이달로스가 출현했다.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는 다중 로그인 능력! 낸시는 필사적으로 KICK을 내지르지만, 차여 소멸하는 다이달로스보다, 입실해 오는 다이달로스의 인원수가 위였다.
“무익한 저항은 그만둬끄악-!” 발언한 다이달로스가 걷어차이고, 곧바로 또 다른 다이달로스가 나타나 발언을 한다. “찾고 있었습니다. 당신처럼 감수성이 풍부한 야바이급 해커끄악-!” 낸시의 소바트에 목이 절단되고, 다음 다이달로스가 발언을 이어받는다 “이상하게 생각한 적은 없습니까?”
전뇌IRC 공간 내의 낸시는 자료실 중앙에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정신력이 한계에 가깝다. 자젠드링크의 약물의 힘이 없으면 더 이상의 부스트는 불가능하다. 자료실 내 다이달로스의 인원은 이미 50명 가까이에 달했으며, 전원이 같은 발언을 일제히 쏟아내고 있었다.
“코토다마・이미지란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까? 어째서 누구에게 프로그램된 것도 아닌 이런 전뇌 공간을 야바이급 해커들이 공유하고 똑같은 광경을, 똑같은 물리 법칙을 맛볼 수 있는지, 이상하다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까?”
“문자 정보에서 이미지를 빼내고 있을 뿐이야.” 낸시는 매직핸드를 방불케 하는 손을 뻗어온 다이달로스의 머리를 돌려차기로 베어낸다. 격렬하게 피를 분출시키면서, 사이버닌자의 1체가 소멸. “피가 나는 건 처음 방을 지은 내가 공간의 물리 법칙을 일반적인 리얼리티로 정의했기 때문이야.”
“그럼, 항상 상공에 떠 있는 저 황금빛 부유 물체는 무엇입니까? 저는 지금까지 수많은 야바이급 해커들의 정신 파이어월을 파괴하고 폐인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그 모두가, 스스로의 코토다마・이미지 공간 속에, 황금 부유 물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이달로스는 억양이 없는 기계 음성같은 소리로 말한다.
(((이건 함정이야. 나는 교활한 속임수로 내 정신 파이어월을 장지문처럼 뚫으려 하고 있는 거야.)))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황금 부유 물체를 알아맞혀 한순간 동요하던 낸시였지만, 곧 평소의 냉정을 되찾는다. 놈의 말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 지금은 단지 KICK 있을 뿐!
“포기하세요, 낸시=상! 이얏-!” 낸시를 둘러싼 8명의 다이달로스는 그녀의 옷을 벗겨 정신적 방어력을 깎기 위해 매직핸드를 방불케 하는 손을 일제히 내밀었다! “이얏-!” 그 얼굴에 불굴의 표정을 지은 낸시는 그 자리에서 높이 개각(開脚) 점프를 하여 다이달로스의 공격을 회피! 무서움!
“TAKE THIS!” 낸시는 게다가 공중에서 상체를 고속으로 비틀어, 벌어진 두 다리를 버즈소처럼 회전시켜, 다가온 8명의 다이달로스의 목을 한순간에 베어냈다! 분수 쇼와 같은 피분수! 고우랑가! 현실 공간에서는 닌자슬레이어조차 행사하기 어려운, 살인 카라테 기술이다!
“끄악-!” 8명의 다이달로스는 클론야쿠자처럼 동시에 쓰러져 소멸했다. 낸시는 피투성이가 된 타타미에 회전하며 착지해 절대저항의 의지가 넘쳐흐르는 강한 눈으로 다가오는 다이달로스들을 노려본다. “미안하지만 드레스를 벗기려는 남자분과는 랑데뷰하고 싶지 않아요.”
“……그럼, 잠시 기절해 주시기로 하지요. 뉴런이 다소 상처를 받겠지만…… 어쩔 수 없지.” 수십 명의 다이달로스는 섬뜩할 정도로 무표정으로 단언했다. 그의 둥그런 고리 사이버 선글라스에 「나무아미타불」「LAN직결하고싶다」라고 상대의 공포심을 부추기는 문구가 붉은 LED 도트 문자로 흐르기 시작한다!
이리하여 넓이 50장 정도의 자료실을 무대로, 일반인을 광기로 이끌 정도의 장렬한 사투가 시작된 것이다. 다이달로스는 로그인수를 계속 늘려, 낸시의 옷을 파괴할 수 있도록 고속 타이핑을 해 온다. 낸시는 실금 직전까지 뉴런을 혹사시켰고 속속 나타나는 다이달로스를 KICK 커맨드로 살육해 나갔다.
낸시의 뉴런을 죄다 태워 즉사시키는 일 따위 다이달로스에게는 번거로울 일도 아니였다. 하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는 희귀한 코토다마・이미지 능력에 강한 흥미를 가진 다이달로스는, 풀솜을 조금씩 목에 밀어 넣어 상대를 질식시킨다고 하는 헤이안 시대의 고문술과 같은, 실로 섬세한 방법으로 낸시를 공격했던 것이다.
불과 수십 초 사이에 낸시는 반나체 상태까지 몰렸다. 다이달로스의 수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낸시의 가슴에 맺힌 구슬 같은 땀방울이 유리창을 통해 스며드는 석양을 받아 우아하게 빛난다. 그녀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주저앉아 더 이상 KICK을 할 정신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럼 퍽하겠습니다.” 다이달로스들이 낸시의 양손 양다리를 매직핸드를 방불케 하는 손으로 잡고 큰 대자로 끌어올린다. 더욱이 손이 뻗쳐 낸시의 옷을 잡는다. “아이에에에에에!” 낸시는 지금까지 없었던 공포를 느껴 절규했다! 후스마 도어가 손가락으로 뚫리기 직전 같은 싫은 감촉이 뉴런을 달린다!
그때다! “끄악-!” 방 여기저기에서 다이달로스가 갑자기 소멸하기 시작한 것이다! “뭐야? 무슨 일이야?” 뜻밖의 사건에 다이달로스는 낸시의 구속을 풀고 의문의 침입자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리스트를 봐도 이 방에는 다중 로그인한 No 1~172의 자신과 낸시밖에 없다!
“끄악-!?” 그러는 동안에도 다이달로스는 계속 소멸해 간다. 낸시도 숨을 돌려 다이달로스의 시체에서 빼앗은 닌자 장속을 즉석 하카마처럼 입고 이 바라지도 않은 사태를 틈타 KICK 커맨드를 재입력하기 시작했다. 그 풍만한 가슴은 아직도 간신히 코르셋에게 지켜지고 있었던 것이다!
“설마, 닌자슬레이어=상, LAN 직결 능력자도 아닌 네놈이, 나를 속인 것인가?!” 다이달로스는, 모든 입실자에 대해서 고속으로 Whois 스캔을 실시한다. 그러자, No.142의 다이달로스의 전신이 붕괴하고, 적과 흑의 문자열로 바뀌며 재구축되어…… 닌자슬레이어의 모습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현실 공간에서 낸시의 옆으로 달려온 후지키도는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그녀의 왼팔에 있는 웨어러블 UNIX와 장지문의 뒤에 숨겨진 LAN 단자를 연결해, No142가 KICK 된 직후에 키 조작으로 로그인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야바이급 해커조차 속이는 훌륭하고 간특한 꾀였다!
“이얏-!” 닌자슬레이어의 토비게리! “끄악-!” “TAKE THIS!” 낸시의 소바트! “끄악-!” “이얏-!” “끄악-!” “TAKE THIS!” “끄악-!” “이얏-!” “끄악-!” 다이달로스의 타이핑 속도가 텐사이급으로, 다시 스고이급까지 하락해 간다.
다이달로스는 혼란스러웠다. 적이 해커라면 몰라도, 닌자슬레이어따위에게 전뇌 공간내에서 뒤져 버린 것으로, 냉정함을 잃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고(바둑)와 같이 정연하게 01 효율화된 그의 사고 능력은, 거기에 쇼기말이 쳐들어 오는 것 같은 예상외의 사태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얏-!” “끄악-!” “TAKE THIS!” “끄악-!” “이얏-!” “끄악-!” “TAKE THIS!” “끄악-!” “이얏-!” “끄악-!” 남은건 1명! “사요나라! 다이달로스=상!” 낸시는 가슴에서 뽑은 데린저로 다이달로스의 머리를 꿰뚫고 턱을 걷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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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코로자와 필러 내의 전산기실에서 파직 하는 장지문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고 높은 의자에 정좌한 다이달로스의 귓가에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임플란트한 물리 파이어월 장치가 파괴된 것이다. 무수한 모니터가 전방위로 배치된 아주 어두운 구 모양의 공간 안에서 그는 실신하여, 푹하고 고개를 숙였다.
7
낸시가 패스워드를 해제하자 족자가 달려있던 벽이 갑자기 빙글 돌더니 두 사람을 어드미니스트레이터실로 유도했다. 온갖 군더더기가 제거된 8장 크기의 작고 새하얀 방이다. 정면의 벽에는, 검은 오부츠단(불단)을 생각나게 하는 최신예의 UNIX 메인 프레임이 설치되어 있다.
닌자슬레이어는 방의 천장 네 귀퉁이에 배치된 매니퓰레이터와 그 끝에 있는 최첨단 무기 ZAP총의 총구를 보고, 수리켄을 투척해야 할지 망설였다. 낸시가 그것을 제지한다. “손 대지 말아줘. 아마, 메인프레임과 연동되어 있어. 파괴하면, 메인프레임이 액세스를 받지 않게 될 거야.”
“즉?” 4정의 ZAP총에 대화까지 감시당하는 기분이 들며 닌자슬레이어는 작은 목소리로 낸시에게 물었다. “분명히, 이 UNIX 로그인에 실패한 자를, 가차없이 ZAP 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총일 거야. 만약 죽일 생각이었다면, 이 숨겨진 문이 회전한 시점에서 우리는 재가 되어 있었을 터, 그렇지?”
“과연……” 닌자슬레이어는 꿀꺽하고 군침을 삼켰다. 두 사람의 움직임에 반응해 고급 스시핸드 머신을 연상시키는 정밀 매니퓰레이터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만약 ZAP총이 발사된다면 자신은 닌자 반사신경으로 직격을 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낸시까지 구하는 것은, 가능할 것인가.
“자, 마지막 대작업이야…!” 낸시는 허리에 건벨트 모양으로 메단 자젠드링크를 다섯 병쯤 다 마시고는 UNIX 메인프레임 앞에 섰다. 이제는 닌자슬레이어도 낸시도 서로를 전사로서 존중하고, 또 상대의 역량을 신뢰하고 있다. 어느 한쪽이 부족했어도 계획은 실패했을 것이다.
낸시는 망설임 없이, 스스로의 오른쪽 귀의 비스듬히 임플란트 된 바이오LAN 단자와 새하얀 벽에 내장된 LAN 단자를, 스고이테크 사제의 매우 가는 LAN케이블로 직결했다. IRC 코토다마 공간에 강제 로그인이 이뤄지면서 낸시의 시야가 날아간다. 무너지는 몸을 후지키도가 받쳐 바닥에 눕힌다.
후지키도는 모니터에 흐르는 문자열을 보았다. 낸시가 어드민 권한으로 로그인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1분 안에 패스를 입력하세요. 힌트는 【타타풍타림타화타타산타】입니다』라는 시스템 메시지. “해커가 아닌 나는, 전혀 모른다. 핸즈업이다. 부탁한다, 낸시=상.”
게다가 충격적인 시스템 메세지가 후지키도의 눈에 날아든다… 『패스워드를 틀리면 ZAP되어 죽습니다. 1분 이내에 패스워드가 입력되지 않거나 패스워드를 잘못 입력한 경우, 톱시크릿을 지키기 위해 이 시설은 폭발합니다. 요로시쿠・오네가이시마스』…라고.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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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수백 장은 되는 광대한 일본식 방이었다. 낸시는 잉어가 수놓인 파란 키모노를 입고 타타미에 정좌해 있다. 눈 앞에는 종이와 붓과 벼루. 왼손에는 의자에 앉듯이 디스플레이(전시)된 갑옷과 그 등에 「1분 안에 암호」 「틀리면 죽는다」라고 쓰인 두 개의 노보리(깃발). 패스워드를 쇼도하라는 의미인가.
“그 패스워드가 타누키(너구리) 라는 셈이네.” 길었다. 아라키・웨이=상의 다잉・메시지로부터, 간신히 여기까지 도달했다. 낸시는 속으로 혼잣말을 하며 먹을 간다. 틀리면 죽는다…… 그녀의 손에 땀이 흥건하다. 지금까지의 어떤 수라장과 비교해도 유난히 높은 긴장감이다.
낸시는 오른쪽 작은 옷장에 놓인 황금 붓다 시계를 들여다본다. 제한시간은 앞으로 50초. 이를 초과하면 보안시스템이 해킹을 경계해 자동으로 플랜트는 대폭발을 일으킨다. 낸시는 타이프 미스가 나지 않도록 심호흡을 했다. 자젠드링크가 돌아 근육이 이완되기 시작했다.
낸시는 붓을 먹물에 적신 뒤 침착하게 타누키의 「타」를 쇼도한다. …그때 아득히 앞쪽 상인방에 걸린 액자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 액자는 붓글씨로 「타타풍타림타화타타산타」와 수수께끼를 방불케 하는 쇼도가! 이것은 뭐지? 낸시의 심장을 불안이라는 갈고리 손톱이 움켜쥐었다! 남은 45초!
낸시는 붓을 멈추고 반지(半紙, 연습용 종이)를 DELETE하며, 정신을 릴렉스하기 위해 먹을 다시 간다. 정말로 패스워드는 타누키야? 맞아, 틀림없을 터! 그런데 저 수수께끼의 쇼도는 뭔데? 낸시의 자신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앞으로30초예요」 라는 황금 붓다 시계의 무표정한 전자음성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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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상, 시간이 없다……” 리얼스페이스에서는, 경련하는 낸시의 몸을 닌자슬레이어가 껴안고 있었다. 벽에 박힌 대형 빨간색 LED가 사이버 공간 내 황금 붓다 시계와 동기화돼 남은 시간 30초를 알린다. 방 천장 네 구석에 설치된 ZAP총이 두 사람을 겨냥했다.
닌자슬레이어의 팔 안에서 낸시는 흰눈을 보이며 방파제로 끌어올려진 참치처럼 몸을 꿈틀거린다. 부탁받은 대로 후지키도는 그녀의 허리에 달린 멀티태퍼 안에서 자젠 태블릿(알약)을 꺼내 핑크색 혀 위에 살짝 올려놓았다. 이것 말고는, 아무런 도움도 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ZAP 총을 파괴하거나 로그인에 실패하면 플랜트는 대폭발한다. 유탄포 엑기스에 인화하면 주위 수 킬로가 날아갈 것이다. 애꿎은 근로자 수만 명이 죽는 것이다. 요로시상제약은 확실히 비열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자신과 다크닌자 사이의 차이점을 후지키도는 자문자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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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유탄포・플랜트 내 전역에 경보가 울려 퍼진다. 복도라는 복도, 회의실이라는 회의실에서 비상 본보리가 빨갛게 회전한다. 플랜트 안에서 유탄포 만들기에 열심인 심야 노동자들도 잠시 손을 멈추고 얼빠진 눈으로 시설 안을 둘러봤다. 그리고 자신들과는 관계없는 일일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작업으로 돌아갔다.
“아이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 경보의 의미를 깨달은 가가이케 전무는 얼굴 표정을 바꾸며 비상 탈출 버튼을 누른다. 중역실 바닥이 활짝 열리면서 피라미드의 비밀 경사 통로 같은 탈출 경로가 드러난다. 가가이케는 맹스피드로 경사 통로를 미끄러져, 지하 100m 지점에 지어진 셸터에 간발의 차로 대피.
“아이에에에에! 소우카이야 놈, 전혀 쓸모가 없잖아! 아아, 제길! 내 근무시간 중에 왜 이렇게 되는 거야! 폭발하면 위원회에 케지메나 세푸쿠를 강요당한다고! 난 결국 오이란 출장 서비스도 못 받았어! 누구든 상관하지 않고 퍽하고 싶은 심정이다!”
극한 상태에 몰린 가가이케 전무의 뉴런에, 훌륭한 아이디어가 번쩍인다. 그는 비상용 마이크를 잡고 경리실에 방송을 넣었다. 검은 셀 프레임 안경을 쓴, 머리가 둔해 보이는 젊은 직원이 듣는다. 「경리 카오루코=상, 긴급사태다. 그 방의 바닥에 탈출용 구멍이 열릴거니 들어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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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는 정좌한 채 금발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다. 오오, 나무삼! 긴장으로 위장이 굴러 나올것 같다 “……이젠 틀렸어!” 자젠 성분 과잉 섭취 때문인지 낸시는 비관적인 외침을 내뱉었다. “타누키라고 쓰기만 하면 돼. 그러면 되는데, 그러면 되는데, 그것마저도 할 수 없어! 손이 움직이지 않아!”
그때 갑자기 그녀 앞에 맛챠가 내밀어졌다.
낸시는 놀라서 왼쪽을 본다. 디스플레이된 갑옷 속에 떠오르는 것은, 유레이를 방불케 하는 반투명한 남자의 얼굴! “호세=상…?” 낸시는 거기에, 옛 동지의 환영을 보았다! 그 특징적인 가는 눈은, 틀림없이 그다. 멘포에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분명 그 밑에는 다박수염투성이의 입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앞으로 10초. 하지만 낸시는 굳이 맛챠를 홀짝홀짝 마신다. "소우카이야에 목이 졸려 죽임당했을 때, 당신은 얼마나 두려웠겠어요. 그것에 비하면, 나는…… 아직 행운이네. 고마워. 두려움이 ‘제거’되었어.” 낸시는 뜻을 정하고 붓을 든다. 뉴런에서 무엇인가 스파크했다. 호세의 얼굴이 흡족한 미소를 머금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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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키도의 미간에서 흘러내린 땀이 강철 멘포 위를 미끄러진다. 모든 동작이 폭발을 일으킬 것만 같아서, 닌자슬레이어는 카나시바리・짓수에 걸린 것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비로소 깊은 숨을 내쉰다. 빨간색 LED의 숫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폭발 0.4643초 전에 정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푸슈 하는 소리와 압축공기와 함께 검은 메인프레임의 중단 부분이 좌우로 열리면서 안에서 냉동된 앰플 수십 개와 옻칠된 찬합에 들어간 정체 모를 기억 소자의 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타누키・크립틱…” 낸시가 의식을 되찾았다. “직전에야 깨달았어. 에도시대에 사용된 낡은 암호야.”
“잘했군, 낸시=상.” 후지키도는 낸시에게 어깨를 빌려준다. “나 혼자의 힘이 아니야. 다잉메시지를 남긴 아라키=상, 그리고 호세=상……” “호세=상?” “아무것도 아니야, 잊어줘.” 피곤한 얼굴로 낸시는 자조적으로 웃는다 “약물 반응과 뇌내 전기가 일으킨 환각에 구원을 받았어.”
하지만, 2명에게 안녕의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숨겨진 문을 사이에 둔 회랑에서 수십 명 단위에 달하는 클론야쿠자들의 구둣발 소리가 들려왔다. 닌자슬레이어는 다시 살인자의 얼굴로 변하여, 숨겨진 문을 건드린다. “낸시=상, 다음은 이쪽의 일이다. 10초 안에 처리하겠다. 그 사이에 회수를.” 낸시는 어색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낸시는 마침내 찾던 기억소자와 대면을 이루었다. 요로시상제약, 오무라・인더스트리, 그리고 소우카이야의 음모를 폭로하는 톱 시크릿이 여기에. 메인프레임 콘솔 화면에는 문자 그대로 「타」를 모두 제거한 「풍림화산」의 패스워드가 자랑스럽게 새겨져 있었다.*
*원문의 단어인 タヌキ(타누키)는 일반적으로 너구리를 의미하지만, 여기에서는 タ抜き(발음은 동일한 타누키)라는 더블 미닝으로 사용되었다. 타를 제거하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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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 무렵, 지하 100미터 지점의 셸터에서는, 경리인 카오루코=상이 가공할 폭위에 노출되고 있었다. “아-레에에에에! 가가이케 전무=상, 그만둬주세요! 저에겐 위의 플랜트에서 일하는 남편이! 아-레에에에에!” “카오루코=상! 말을 좀 듣게나! 어차피 폭발할 거야!”
“폭발이라니 무슨 소리세요! 그만해주세요!” 그러고 보니 조금 전까지 회전하던 비상 본보리의 움직임이 멈춰 있다. 가가이케 전무는 의심했다. 혹시 폭발이 회피된 것일까? 그렇다면 모든 책임은 다이달로스에게 전가되겠지. 가가이케는 기뻐 뛰며 밀폐해치의 뚜껑을 연다.
“끄악-!” 해치를 연 순간, 가가이케는 복부에 맹렬한 충격을 받아 후방으로 튕겨져 나갔다. 도대체 뭐가? 당황한 가가이케가 비상해치 앞에 있는 노렌에 시선을 주자, 그것을 양손으로 거칠게 밀어 내면서, 위장 닌자 장속의 남자가 모습을 나타냈다. “도-모, 가가이케 전무=상. 사와타리입니다”
“아이에에에!” 뜻밖의 닌자의 침입에 카오루코는 실신한다. 닌자의 공포는 일본인의 유전자 레벨로 새겨져 있는 것이다. “설마 해치 앞에서, 내가 여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는가?” 라는 가가이케. “죽림의 타이거, 새벽을 모르니.” 광란상태를 벗어난 사와타리는 피투성이의 얼굴로 냉혹한 하이쿠를 읊는다.
“그리고 지금 나의 마음은, 이제는 베트콩조차 실금할 정도의 잔혹함이다.” 사와타리는 양손에 마체테를 쥐고 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걸터앉은 가가이케에게 다가간다. “바이오・잉곳 제조기는 어디지?” “그런 건 없어.” “뭐라고?” 사와타리가 마체테를 내리치자 가가이케의 오른팔이 날아간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 가가이케의 절규가 울려퍼지며 엄청난 피가 타타미로 빨려 들어간다. 사와타리는 심문을 계속했다. “다시 한번 묻겠다, 바이오・잉곳 제조기는 어디지?” “여기에는 없습니다, 그것은 제2 플랜트입니다.” “뭐라고?” 사와타리가 마체테를 내리치자 가가이케의 왼팔이 날아간다!
“아이에! 아이에-에에에에에!” 가가이케의 절규가 울려퍼지며 엄청난 피가 타타미로 빨려 들어간다. 사와타리는 심문을 계속했다. “무언가 없나?” “바이오・잉곳이라면 몇 개인가 있습니다.” “뭐라고?” 사와타리가 마체테를 내리치자 가가이케의 오른발이 날아간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 가가이케의 절규가 울려퍼지며 엄청난 피가 타타미로 빨려 들어간다. 사와타리는 심문을 계속했다. “바이오・잉곳은 어디지?” “거기 있는 금고입니다.” “번호는?” “4643입니다.” “좋아, 왼쪽 다리는 남겨둬주마.” 사와타리는 가가이케의 고간을 짓밟아 파괴했다.
“4643……” 사와타리는 심각한 표정으로 금고의 다이얼을 돌린다. 찰칵, 하는 소리가 울리고, 틈새로 연두색 빛이 새어 나왔다. “못챰! 못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과연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금괴 모양으로 형성되어 은빛 보존 시트에 포장된, 수십 개의 바이오・잉곳이었다.
“더 바랄 나위 없는 보급물자다. 이것으로, 지원군의 도착까지 계속 싸울 수 있다!” 사와타리는 바이오 강화 후로시키를 펼쳐서, 짊어질 수 있을 만큼의 바이오・잉곳을 짊어지고, 양손에도 몇 개씩 잡는다. 기절해 있는 카오루코를 납치해 갈까 생각했지만 두 손이 꽉 찬 것을 깨닫고는, 포기하고 셸터를 벗어났다.
끝없이 늘어선 메가코프 각사의 플랜트 미궁 위를 2명의 닌자가 우연히도 각자의 방향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한 사람은 낸시를 안고 해독 앰플 한 개를 가슴의 오마모리・탈리스만에 넣어둔 닌자슬레이어. 다른 한 사람은 바이오・잉곳과 함께 도죠로 돌아가는 사와타리였다.
낸시는 완전히 지쳐 닌자슬레이어의 팔에 등과 무릎을 안긴 채 잠들어 있었다. 급성 자젠 중독자 특유의, 팬더와 같은 깊은 다크서클이 애처롭다. 닌자슬레이어는 신념 때문이라면 자포자기라고까지 생각할 만한 행동을 취하는 낸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그렇게 생각되고 있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
플랜트군(群)을 누비는 후지키도・켄지는 센코처럼 무한히 늘어선 굴뚝군과 그곳에서 상공으로 올라가는 말법적인 오염 광경을 보았다. 그것들은 타인을 괴롭히기 위해 내뱉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플랜트 그 자체가, 혹은 안에 있는 무수한 노동자들이 올리는 무언의 외침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말법의 세상에서 뭘 할 수 있을까? 가족을 지키고 싶다. 그러나 가족은 이미 몰살당했다. 자신에게 남겨진 것은, 이 새로운 가족……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습겠지만, 함께 싸워 주는 자들뿐이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분수에 넘치는 소망인가. 복수만을 추구해야 하는가? 분수에 넘치는 소망은 죽음을 부른다…….
닌자슬레이어는 바람 속을 달려 빠져나오며 영혼을 다시 카타나처럼 날카롭게 갈았다. “Wasshoi!” 한 닌자가 빌딩 옥상에서 옥상으로 운하를 뛰어 건너는 환상적인 모습이 우연히도 서치라이트에 비쳐, 기진맥진한 몸을 이끌고 퇴근길에 오르는 노동자들의 뉴런에 생생하게 각인되었다.
【원・미닛・비포・더・타누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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