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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제1화【토먼트・이븐・애프터・데스】

この記事はS1第1話【トーメント・イーブン・アフター・デス】の韓国語エディションです。

번역자:NJSK
본 기사는 DCinside의 해당 에피소드 번역글을 기초로 번역자의 허가를 받아 PLUS판에서 가필수정된 부분의 반영 및 최소한의 검수를 거쳐 작성되었습니다.


1

 BRATATATATA! BRRRRTTTTTTT! 천둥 같은 굉음이 하늘을 갈랐다. 반파된 빌딩군의 옥상을 기총소사가 유린하고, 콘크리트의 파편과 분진이 피어오른다. 파괴의 한가운데를 달려나가는 모습. 그것은 검붉은 그림자였다.

"이얏-!" 함성과 함께 그림자는 도약했다. 숲처럼 늘어선 고층 폐허를 뛰어넘는다. BRATATATATA! BRRRRTTTTTTT! 기총소사로 집요하게 쫓는 것은, 두 기의 검게 옻칠한 전투 헬기이다. 중금속 산성비가 내리는 회색의 하늘에, 검은 번개가 몇 번이나 번쩍인다.

섀터드・랜드분쇄된 토지」. 썩고 빛 바랜 고층 빌딩 폐허는 백악기 화석을 방불케 하듯 늘어서 있고, 발치의 지상에 펼쳐진 것은 짐승의 발톱자국처럼 새겨진 무수한 균열과 바퀴자국.에서 유래되었다. 오염되고, 방기(放棄)된, 해발 제로의 폐허지대. 잔상을 수반하며, 달리고, 뛰어오르는 검붉은 그림자는, 회화 같은 세계에 흘린, 피 한 방울 같았다.

 달리면서, 그림자는 뒤돌아보았다. 그 그림자의 시선이 검게 옻칠한 헬리콥터를 포착했다. "이얏-!" 날카로운 함성. 그림자의 팔이 떨리고, 헬기 중 한 대가 갑자기, 불을 뿜었다. 그림자가 던진 것은 강철의 별. 수리켄이었다. 수리켄. 닌자가 사용하는 지극히 강력한 암살용 투척무기. 이 검붉은 실루엣의 정체는, 닌자인 것이다!

 KA-DOOOOM! 급소를 꿰뚫린 헬기가 폭염에 삼켜져서, 비스듬하게 떨어지다가, 옆의 빌딩 폐허의 측면에 충돌했다. 검붉은 닌자는 빌딩 옥상의 끝을 향해 속도를 높였다. 그대로, 뛰어올랐다! 빌딩군의 근처, 아득히 아래, 부유섬을 방불케 하듯 튀어나온 전복 탱커(유조선)의 잔해를 향해!

"이얏-!"

 공중에서 몸을 비틀고, 위를 향한 자세로 떨어지면서, 쫓아오는 남은 1대의 헬기에게 수리켄을 계속 던졌다! 무수한 수리켄이 강철의 기체 하복부를 꿰뚫는다! 기관포……연료 탱크……로터! KBAM! KA-DOOOOOOM!

 헬리콥터가 불을 뿜으며, 비스듬하게 추락, 측면의 빌딩 폐허를 깎아내리면서 낙하하다가 수면에 충돌!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기울어진 빌딩군은 잔해가 무너지고 분진과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한층 더 심하게 기울어졌다.

 추격자들은 전부 해치웠나? 아니! 검붉은 닌자는 폐선에서 뛰어내리며 진흙과 고철이 흐뜨러진 대지 위에 섰다. 그의 양쪽 눈에서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불빛이 번뜩인다. 태세를 취하고 기다리는 그의 눈앞으로, 이윽고……누군가가 안개 속에서 걸어왔다.

 그 자 또한, 닌자였다.

 두 닌자는 서로를 노려보다가 곧게 서서, 이내 동시에 오지기를 했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입니다." 검붉은 색의 닌자가 고했다. 등 뒤로 폐허빌딩이 옆으로 쓰러져, 엄청난 파괴음과 분진이 생겨났다. 안개 속에서 나타난 닌자도 자신의 이름을 댔다. "도-모. 코스트윈드입니다."

 이쿠사 배틀에 임하는 닌자에게 있어 아이사츠는 신성불가침한 규율이다. 고사기에도 그렇게 써져 있다. "이 땅에 섣불리 들어온 자들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 코스트윈드가 말했다. "단순한 운명이다. 죽음만이 있을 뿐."

 닌자슬레이어는 코스트윈드를 노려보며, 위압적으로 몇 걸음 내디뎠다.
코스트윈드는 의아해했다. 이 검붉은 색의 닌자는, 자신을 조금도 두려워하고 있지 않음을 알아챈 것이다.

"네놈을 죽인다. 딱히 쥐어짜낼 정보도 없겠지." 닌자슬레이어가 말했다.
코스트윈드는 눈을 부라렸다. "헛소릴!" 두 사람은 땅을 박차고, 곧바로 색채가 붙은 바람으로 변했다!

"이얏-!" "이얏-!" 그림자와 그림자는 X자의 궤적을 새기며, 서로 충돌했다. 물을 튀기고, 폐허의 벽을 차고, 날아다니면서, 몇번이고, 몇번이고! 닌자 반사신경의 소유자가 이 광경을 봤다면, 서로 공중에서 춉을 부딫치고, 서로의 몸을 찬 반동으로 떨어져나가는, 비상식적인 존재들의 격투를 알아차렸을 것이다!

 낡아빠진 벽을 달려올라간 두 사람은 이윽고, 폐허 빌딩의 옥상 양끝에 도달, 서로를 노리고 동시에 돌진했다!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불을 뿜을 듯한 기세로 급가속! 코스트윈드의 눈앞에 도달! 예상 밖의 속도에 코스트윈드가 신음하고, 순식간에 촙을 휘두른다! "이얏-!"

 삐걱, 하고 소리가 났다. 춉은 닌자슬레이어의 왼쪽 어깨를 포착했다. 하지만 비명을 지른것은 코스트윈드였다! "끄악-!?"

 닌자슬레이어는 어깨를 부수는 춉의 대미지를 무시하며, 그대로 양손으로 그 손으로 코스트윈드의 팔을 잡아, 비틀어 올리고 있었다! "이얏-!" 그대로 단숨에, 꺾는다! "끄악-!"

 코스트윈드는 고통에 절규하며, 닌자슬레이어의 옆구리를 찼다. 발악이다! 닌자슬레이어는 타오르는 눈을 부릅뜨며 타격을 견뎠다. 꺾인 팔을 잡은 채, 이번엔 그의 안면을 다른 손으로 움켜쥐었다. "바카 같은" 코스트윈드가 전율했다. "이얏-!" "끄악-!"

 사츠바츠! 코스트윈드의 안면을 누른 채, 닌자슬레이어는 그 팔을 힘주어 잡아뜯었다! 코스트윈드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비집고 빠져나갔다. 그는 옥상 끄트머리에서 아래를 엿보았다. 뛰어넘어가기 좋은 빌딩은 주변에 없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아래를 향해 도약하여, 도주를 감행했다! "이얏-!"

 코스트윈드의 아래, 손상된 대지의 균열, 빌딩의 토대, 폐차나 드럼통이 보인다. 그리고 쇼핑몰이. 고고도로부터의 도약이라 해도, 숙련된 닌자라면 앞구르기를 통해 낙하 시의 충격을 전부 흘릴 수 있다. 코스트윈드의 시야에 쇼핑몰의 옥상이 바짝 다가왔다.

 도망칠 수 있다, 고 생각한 순간, 공중에서 뒷덜미를 붙잡혔다. 닌자슬레이어는 한순간의 주저도 없이 그를 쫓아 뛰어올랐던 것이다. 코스트윈드는 눈을 움직여 바로 뒤에 있는 살육자를 보려고 했다. 극도로 긴장한 그의 뉴런은 시간을 진흙탕을 방불케 하듯 둔화시켰다. 부조리였다. 오 분 전에는 상상도 못한 운명이었다.

"이이이이이이야아아아아앗-!" "끄아아아아아아아악-!"

 두 닌자가 폐쇼핑몰의 천창에 충돌해서, 뚫고, 부수고, 반짝이는 유리의 파편과 중금속 산성비와 함께, 낙하했다……!



닌자슬레이어 에이지・오브・말법칼립스

제1화

【토먼트・이븐・애프터・데스】



 거기 누구, 내 말 들려?

 내 이름은, 뭐, 일단 「타키」라고 불러줘.

 여기는 네오 사이타마에서 아득히 동쪽에 있는, 빌어먹은 99마일즈・베이다.
지금은 섀터드・랜드인가 하는 폼잡은 이름으로도 불리는 암흑의 항만지대야.

 인구는 공식적으론 제로. 조금 남쪽으로 가면 녹슬어빠진 미궁같은 가설 판자촌과 불법 어선 투성이의 해변도 있지. 나는 거기서 채취되는 바이오 닭새우의 껍질을 벗기며 자랐지. 그래서 내 손가락 끝은 검은색이야.

 나는 죽을둥 살둥 돈을 벌어서, 구식 UNIX 덱을 손에 넣었어. 그리고 해킹을 배웠다. 9살 쯤이었지. 신동이다 이 얘기야. 하지만 15살 때, 누나 뻘이었던 한살 위의 해커가 내 눈앞에서 죽었어. 지글지글 뉴런이 태워졌지. 지금도 가끔 본다고, 그녀의 유레이(유령)을. 옛날부터 영감이 강했거든.

 나는 범죄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뭔가 더 나은 삶을 찾으려고 결정했어. 하지만 건실한 방법까진 떠올리지 못했어. 손끝만이 아니고 뉴런 속까지 시커멓게 물들어 버린 걸지도 모르겠군. 범죄는 이미, 일상의 일부가 돼 있었던 거야.

 이번 뿐이라고 매번 자신에게 타이르면서, 짜잘한 해킹으로 푼돈을 벌며, 어떻게든 가게를 세웠지. 그래, 내 가게다. 네오사이타마. 우중충한 키타노・스퀘어 빌딩 지하 상가 4층 9호. 불길한 번호라 싼 값에 살 수 있었다고. 49. 4는 데스, 그 뒤의 9는 토먼트.

 죽어서도 계속되는 괴로움토먼트・이븐・애프터・데스

 그게 49야. 일본에선 가장 불길하게 여겨지는 수다. 가게 이름은 「피자타키」. 그래, 피자다. 사고 매물이었던 1층의 피자 가게를 흡수해서, 위장 점포로 쓰고 있지. 내가 파는 것은 피자와 정보야. 정보상은 해커보다 안전해. 조금 삑사리 낸다고 누나처럼 뉴런이 구워질 일은 없어. 그렇게 생각해서, 나는 49의 징크스를 웃어넘겼다.

 ……안일했어.

 나는 일하던 도중에 허접한 실수를 저질러, 야쿠자에게 납치당했다. 그리고 네오사이타마에서 이 고향으로 돌아왔어. 구속된 채 말야. 정말 감사한 얘기지? 말하는 걸 잊었다만 99마일즈엔 비합법조직이 여기저기 굴러다닐만큼 많이 있거든. 녀석들은 해커의 취급엔 익숙한지 내 목의 생체 LAN 소켓에 자물쇠를 채우고, IRC 단말과 전자통신기기를 몰수해버렸어.

 무지막지한 권리침해다. 이걸로 나는 IRC-SNS에 셀카도 올릴 수 없어. 죽은 거나 다름없는 디지털 야만인이다. 놈들도 그렇게 생각한 건지 날 완전히 얕보고, 감시 카메라 붙은 방에 나를 방치했지. 벽에 붙은 「텐 션」「공격적」 등의 쇼도가 위압적이야. 진심으로 위압적이다. 이제 글렀어. 이제 24시간 생존할 수 있다면 기적이겠지.

 인과응보? 맞아. 하지만 붓다는 나를 버리지 않았어. 불행 중 다행이라 할까. 30분쯤 전 일인데. 이 야쿠자 위법 거래 지대에, 어디서 온 목숨 아까운줄 모르는 바보가 이 부지 내에 침입했다는 것 같아. 나를 감시하며 괴롭히던 야쿠자 놈들은 안색을 바꾸며 출동했어. 그 놈을 사냥하러 간 거야. 꽤 큰일이 벌어졌나보지?

 그리고 거기에……이 방의 동작 감시 카메라는 미하루・옵티 사의 구식 제품이라, 해상도가 그리 높지 않아. 즉.

 거기 누구, 내 말 들려?! 나 좀 여기에서 구해줘! 나한테는 카라테도 쿵푸도 총도 없다고! 이봐, 누가 좀!

 ……는 개뿔! 무리다, 무리. 이대론 무리겠지. 어쩔 수 없어. 나는 각오를 다져야겠지. 이번 뿐이야. 나는 우물우물 입을 움직였어. 혀를 써서 어금니를 빼냈어. 그리고 그걸 혀 위에서 굴리고, 물어서 잘게 부쉈다. 각설탕 같이 깨진 가루를, 어깨 위에 뱉었지.

 내 어깨 위로 뿌려진 것은, 귀이개로 세 번 파낸 정도의 양의, 위대하고 향긋한 새까만 가루. 합성마약 블랙벨트다. 원료는 미량의 ZBR과 샤카리키, 그리고 손톱 다듬이로 깎은 새까만 에메츠. 에메츠란 건 현실 세계와 디지털을 잇는 꿈의 신물질로, 이런 나쁜 짓에도 쓰여. ……나쁜 꿈이란 거다. 알겠어? 흡입하는 거야.

 이걸 흡입하자마자, 튀어오르며 죽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래도, 닌자에게 고문당해 죽는 것보다는 낫겠지.

 형제, 잘 지내니? 약 중인 어머님은 건강하시고? 나는 어깨 위의 블랙벨트에게 말을 걸었어. 이봐, 이젠 너만 믿는다구.

 솔직히, 나는 당장이라도 실금할 것 같을 만큼 쫄아서 거의 착란에 빠졌어.
하지만 결국, 나는 결심했어. 할 수밖에 없다고. 나는 눈을 감고서, 어깨에 코 끝을 들이댔지.

 SNIFF, SNIFF, 나는 블랙벨트를 흡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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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오-우. 나는 위대한 달라이・라마처럼 좌선을 행하며, 극채색의 망델브로・만다라를 연상시키는 형상의 네트워크를 날아다닌다.

 뭔 소린지 못 알아먹겠지? UNIX덱 없이도 정신을 IRC에 침입시킨다. 그리고 해킹한다. 아직 넓게 퍼지지 않은 YCANO라는 전설적 해커가 짜낸, 아직 대부분이 모르는 금단의 비기지.

 왜 그걸 내가 아냐고? 텐사이니까다. 나는 빨라. 야쿠자 놈들의 시큐리티・넷을 가볍게 내려다보며, 부지 안을 어슬렁거리는 바보를 발견했어.

 얘다, 얘. 나는 IRC로『도-모』라고 보내.

 ……리스폰스(응답)가 퍽 늦어. 쫄은 건지 타이핑이 좆밥인 건지. 감질 나서 못 참겠구만. 어느쪽이든, 지금 내 안테나에 걸린 건 상당히 멍청한 새끼다.
잘도 지금까지 네오 사이타마에서 살아남았군! 이런 놈이 지금 내 생명줄이라니, 앞날이 뻔하다고.

『들리냐? 들리겠지?』나는 감질이 나서, 그 바보에게 계속 컨택트했어.『이봐, 디지털・오딘이 친히 신탁을 내리마, 살아남고 싶다면 내가 말하는 대로 움직이라고. 안 그러면, 야쿠자 놈들에게 곧장 붙잡혀서 99마일즈・베이에 떠다니는 참치 시체 꼴이 나게 될걸.』


2

 땅바닥 일면을 가득 메운 잔해물을 밟으며, 닌자슬레이어는 일어섰다. 검붉은 장속에서 타오르는 핏방울이 떨어져, 일시적으로 상처가 아물어지게 했다.
축발 아래의 콘크리트 조각이 깨졌다. 균형을 잃고, 헛발을 디디며, 상처가 치료되며 오는 격렬한 권태감을 견딘다. 그는 땀을 닦으며 숨을 내쉬고, 앞으로 기울어진 자세로 주위를 살폈다.

 그곳은 무너진 쇼핑몰의 한 귀퉁이였다. 바닷바람과 햇빛에 노출되어 풍화한 「코우이치군」「Kiefer」「타모」「икра」등의 명조체의 간판은, 흡사 이 인구수 제로 지대에 바쳐진 묘표인 듯했다. 닌자슬레이어는 머리 위을 올려다보았다. 천장의 깨진 유리창이 눈에 들어왔다. 단기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닌자 아드레날린이 혈류를 타자, 몽롱한 상태는 겨우 수 초. 『0101일즈・베이에 01010다니0101…참치 시체 꼴이 나게 될걸』기억에 섞인 IRC 음성 메시지. "……디지털・오딘? 참치 시체? 어디의 누구냐." 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내뱉었다. 이윽고 떨어진 지점에서 빈사의 닌자가 꿈틀거렸다. 그는 그쪽으로 향했다. 죽이기 위해서다.

 한 걸음 한 걸음, 잔해를 밟고 접근할수록, 추락한 충격으로 날아갔던 단기 기억이 선명하게 돌아온다. 빈사상태인 닌자의 이름은 코스트윈드. 바로 전에 아이사츠한 뒤, 그가 직접 치명상을 가했다. 적. 오른팔은 뿌리째 뽑혀나갔고, 쇄골과 견갑골이 파괴되었다. 오래 버티진 못할 테지. 카이샤쿠하라마무리를 지어라.

 이 닌자는 야쿠자클랜 「데빌즈카인드・쿄다이」소속이다. 틀림없다. 하지만, 이번 표적은 이 녀석이 아니다. (((죽여라))) "죽인다." 그는 정신의 밑바닥에서 솟아나온 추상적인 살의에 수긍했다. 닌자를 죽이고 나아간 끝에, 그 「사츠가이」가 있다. 그것이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당연하도다!)))

 빈사의 코스트윈드는 닌자슬레이어를, 검붉은 색의 장속을,「」「」의 한자가 각인된 멘포*를 올려다보고, 공포에 떨었다. "광인……!" 기어서 도망치려 한다. 그 등을 닌자슬레이어는 짓밟았다. "혹시 모르니 물어보겠다." 그는 지고쿠 헬을 방불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츠가이」를, 알고 있나!"


*멘포(メンポ):인살어. 본래는 멘보(面頬). 얼굴이나 머리를 보호하는 보호구를 말한다.

"모른다……!" 코스트윈드는 피 섞인 기침을 토했다. "알고 있다 해도 가르쳐주지 않겠다. 그 아무개가 네놈이 목표로 하는 자냐. 그렇다면,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한 채 헛되이 죽어버려라. 광인에게 어울리는 말로일 테지." "이제 네놈에게 볼일은 없어." 닌자슬레이어는 발뒤꿈치를 비틀어 넣었다. "내 목적은 데빌즈카인드・쿄다이의 오야붕, 스트링벤드다."

"오야붕의 이름을……네 이놈……" 코스트윈드는 절망했다. 이 사신에게 팔 만한 정보가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은 저주하는 일뿐이었다. "오야붕이 반드시 네놈을 죽일 것이다! 반드시다. 용서치……" 코스트벤드는 눈을 부릅떴다. 적의 눈빛에 담긴 심상치 않은 증오가 그의 분노를 밀어냈다. 그리고 남은 것은, 공포였다.

"이얏-!" 카이샤쿠! 닌자슬레이어의 발뒤꿈치가 머리를 짓밟아 으깼다. 카이샤쿠! "사요나라!" 코스트윈드는 폭발사산했다. 몰아치는 바닷바람이 폭발사산의 흔적인 재를 휩쓸어 날려버렸다. 닌자는 죽으면 시체조차 남지 않는다. 반신을 방불케 하는 닌자의 생태를 읊은 「죽어서 시신 거두어줄 이 없으니」라는 코토와자가 말했던 대로였다.

 머리 위, 부서진 유리창 위에서는 선회하는 바이오 갈매기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께엑, 께엑 하는 울음소리가 중금속 산성비와 함께 쏟아진다. 닌자슬레이어의 몸이 비를 맞으며 증기를 뿜었다. 타오르는 피가 신체의 상처를 치유하고, 장속을 재생해 간다. 초자연적인 증오가 체내를 순환하며, 싸우기 위한 힘을, 죽이기 위한 힘을 도로 불러온다.

"스트링벤드……어디냐……!" 닌자슬레이어는 머리에 손을 얹고 신음했다. 닌자의 흔적을……그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가까울 것이다. 이미 적의 심장부에 가까워지고 있다. 데블즈카인드・쿄다이는 소규모 클랜이다. 닌자는 지금의 코스트윈드와 오야붕인 스트링벤드뿐.

 닌자의 혼이 울리는 소리를 듣는 것으로, 적의 대략적인 거처를 파악할 수 있다. 이곳은 인구수 제로 지대……닌자가 있으면, 눈에 띈다…… "어디냐……!" 『얏타! 어이, 댁! 내 말 들리지!』 지지직. 노이즈 섞인 목소리가 뉴런 속에 메아리쳤다. 바깥쪽에서 나는 소리이다. "누구냐….네놈은 " 『타키라고 불러줘!』

 자슬레이어는 신음했다. 바로 전에, 밖에서 흘러들어왔던 목소리.
"디지털・오딘이라던가 하는……" 『그거야! 그거, 나다!』 "뭐가 오딘이냐, 웃기지 마. 이름이……타키=상." 『아아, 그래. 이제 좀 일이 풀리네!』"뭐하는 놈이냐."

『댁이야말로 누구야. 거 참 궁금하구만. 그치만, 그런 건 뒤로 미뤄 두면 되고.』"……" 닌자슬레이어는 눈썹을 찌푸리며, 의아해했다. 타키는 다급하게 말했다. 『급한 거래를 하고 싶거든……댁이랑!』

"거래라고?" 『쉿-! 댁이 지금 있는 곳은 폐 쇼핑몰이야. 꿈의 핑크쨩으로 들어가.』"뭔데 ,그건." 『가게 이름이다! 폐허의! 간판! 서둘러!』닌자슬레이어는 순간적으로 상황판단하여, 타키의 지시에 따랐다. "이얏-!" 점포 밑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선반을 등진 채 숨을 죽인다.

 철컹! 철컹 큐이잉-. 철컹 큐이잉-……! 거대 질량이 내는 둔한 보행음과 함께 전장 10미터의 대형 4족보행 로봇 닌자가 쇼핑몰의 입구에서 들어왔다. 복수의 스캐닝 광선을 발하면서, 양 팔의 레일건을 겨누며, 성큼성큼 잔해 위를 걸어갔다.『저거, 모터 마사시야』

"모터 마사시?" 『이것 봐. 댁 터무니없는 돌팔이가 맞았구만. 위험지대를 이리저리 얼빠진 것마냥 움직이고 있으니까. 아니, 이건 혼잣말. 마사시는 소유주도 불명인 채로, 일대에서 무모한 사냥을 계속하는 AI야. 댁 부랑자? 감사하라고. 내가 경고하지 않았으면 죽었다. 아무리 댁이 닌자라고 해도 처죽어.』

"닌자……" 『하하하, 정곡이라고? 닌자냐, 너?』 타키는 웃어넘겼다.
『농담은 관두라고.』 "용건을 말해." 『아아, 거래지. 날 구출해 줘! 다른 거 말고, 바로 나를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지금 나는 옴싹달싹 못하는 상태거든? 덱도 없어. 의자에 묶여서, 처형 시각만 기다리고 있는 처지라고……』

"거래라고 했겠다." 『바로 그거지! 물론 대가도 있어! 일획천금하고 싶지? 어차피 너, 오염지대에서 수명을 걱정하면서도 폐기물을 헤집고 다니는 인생이지? 벗어나게 해줄게. 이런 찬스 어디에도 없다!? 있잖냐,』 "누구에게 잡혔지?"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누구냐."『그리 대단한 야쿠자는 아니라고!』 "「데빌즈카인드・쿄다이」냐."

『음, 으음……』타키는 입을 닫아, 위험을 무마했다. 그것이야말로 닌자슬레이어에게 있어선 오히려 그것이 바라 마지않았던 정보였지만, 그가 그 사실을 알 턱이 없었다. "좋아, 안내해. 다만 확실한 대가를 받겠어.『에? 물론이지! 하지만 서둘러줘. 거기는 위험해. 마사시가 온다고. 가게 안쪽 문 앞으로 나아가. 지하로 내려갈 수 있어.』

 선반과 선반 사이를 나아간다. 철컹, 큐이잉-……모터 마사시의 발소리가 멀어져, 닌자 청력의 가청 범위에서도 벗어났다. 닌자슬레이어는 「관계자 전용」이라고 겨우 알아볼 수 있는 낡은 금속문을 열었다. 방 한가운데, 파괴된 소파 부근의 바닥에 원형의 어둠이 있다. 열어젖혀진 맨홀의 움푹 파인 구멍이다.

『구멍을 내려가면 끝에 내가 있어. 구해줘. 야쿠자의 아지트에 있는 건 뭐든 맘대로 해. 금고의 만엔권이든, 약이든, 권리서든. 전부 주지. 내가 댁에게 올바른 루트를 가르쳐주지. 그리고, 댁은 날 구출. 심플.』뭐가 간단하다는 건지. "닌자는 있나?" 『있……어. 딱 한 명.』

 닌자슬레이어는 침묵했다. 타키는 다른 의미의 침묵으로 받아들였다. 닌자는 죽음과 위험의 상징인 것이다.『이봐, 쫄지 마! 리스크를 감수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둘다 미래가 없다고?』그는 나불나불 지껄여댔다.『댁 실제 닌자와 만나본 적 있어? 소문만 들었지? 괜찮아! 필요 이상으로 겁먹지 말라고, 하지만 앝보는 것도 안 돼. 적절히……』

 닌자슬레이어는 사다리를 내려왔다. "가이드해라, 타키=상."『물론이지. 믿는다구. 이제 곧 댁은 커트・코베인과 닮은 핸섬한 하프 가이진(외국인)・가이가 의자에 묶여있는 곳에 도착하게 될 거야, 그게 바로 나야.』"닌자는 가까이 있나?"『그렇긴 한데, 한 명은 나가서 부재 중이야.』 "「한 명은 나갔다?」 원래는 2명 있었다는 소리군."

『그, 그래. 처음부터 그렇게 전할 생각이였어. 속인 게 아니라구. 저기, 커트가 누군지 알아? 옛날에……』 타키는 화제를 돌리려고 했다. 두 명. 즉 코스트윈드와 스트링벤드, 전자는 이미 죽였다. "몰라. T자 통로다." 『왼쪽이야.』 닌자슬레이어는 왼쪽으로 향한다. 열화하여 갈라진 콘크리트 벽. 소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닌자가 가깝다. 어렴풋이 그것을 느낀다.

 그대로 몇 번 분기로를 거치자, 조명은 점점 약해지고, 어둠이 깊어졌다. 닌자 시력이 없다면 상당히 난처했을 상황이다. 닌자슬레이어는 생각했다. 타키는 이 근방의 부랑자를 이렇게 계획도 없이 구하러 오게 하려 했던 건가? 절박해서 정신이 이상해졌거나, 약물이 남아 이상해져 있었거나. 둘 중 하나다.

『잠깐! 거기서 멈춰. 오른쪽 벽을 만져.』 닌자슬레이어는 이에 따랐다. 손이 쑥 들어갔다.『그렇지. 차광 노렌(포렴)을 쳐 놨거든.』IRC 전자음성에 육성이 겹쳐서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차광 노렌을 통과하며, 닌자슬레이어는 조명이 옅은 좁은 방에 발을 들여놓았다.

 남자가 있었다.

 의자에 와이어로 구속되어 앉아 있는「핸섬 하프 가이진・가이」는, 기름진 금발을 어깨까지 기르고 수염은 제멋대로 자란, 꾀죄죄한 남자였다. 남자는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파란 눈을 크게 뜬다. "도-모! 내가 타키다! 하지메마……"
환희에 찬 목소리로 외치려다 말고 얼어붙어, 입을 삐쭉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닌자 왜!"

"통신상대는 나다." 닌자슬레이어는 차갑게 말했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입니다." "아……" 타키는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 이어진 것이다. 허둥대던 야쿠자 놈들, 방치된 타키, 요격하러 나간 닌자와 용병. 즉, 데빌즈카인드・쿄다이의 아지트를 외적이 침입……눈앞에 있는 녀석이 장본인.

"과……과연 그랬군" NRS닌자 리얼리티 쇼크 증상으로부터 회복한 타키는, 약물의 영향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푸른 눈으로 닌자슬레이어를 응시했다.
"주저도 없이 잘도 나아온다 싶더라니. 이거 분명 바보겠지 싶었는데……그런 거였구만. 요격하는 야쿠자나 닌자는? 따돌린 거야?"

"죽였다." 검게 옻칠한 헬리콥터. 클론야쿠자들. 코스트윈드……닌자슬레이어는 타키를 응시했다. "어……" 타키는 할 말을 찾았다. "뭐, 뭐, 좋아, 나 좀 구해줘 봐. 이 목걸이, 떼서 부숴줘. LAN을 못해서 소름끼치거든. 아니, 댁과의 통신에는 에메츠를 썼었지만 말야."

 닌자슬레이어는 가치를 매기는 눈으로 타키를 응시한다. 타키가 갑자기 외쳤다. "야바이(위험해)! 뒤에!" 하지만 닌자슬레이어는 타키가 경고하는 것보다 빨리 뒤돌아보며 양손에 수리켄을 쥐고 있었다. 콤마 1초 후, 노렌을 뚫고 세 명의 야쿠자가 뛰어들어왔다. 모두 깍두기 머리에 똑같은 얼굴. 클론야쿠자다!

"까고자빠졌넴마-!" "죽는닷샤-!" "쉐낌마-!" 클론 야쿠자는 일제히 챠카・건의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빨리, 닌자슬레이어는 인원수만큼의 수리켄을 투척한 뒤였다. "끄악-!" 녹색의 바이오 혈액을 이마에서 분출하며, 세 명은 시체가 되어 쓰러졌다.

 하지만! "바카 같은!" 타키가 외치며 경악했다. 닌자슬레이어도 거의 동시에, 타키의 시선 방향, 어깨 뒤로 돌아보았다. 파직파직 소리를 내는 스파크를 동반하며, 기척을 지우던 누군가가 등뒤에서 출현했다. 사각에서 덮쳐 오는 적의 기습에 반응하는 닌자슬레이어의 반사 신경은 경이적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부족하다!

"이얏-!" "끄악-!" 번갯불이 사방으로 튀고, 감금실이 카메라 플래시를 방불케 하듯 명멸했다. "아이에에에!" 타키가 비명을 질렀다. 그의 눈에 새겨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 장소에서 불꽃과 함께 출현한 닌자가, 격렬한 빛을 내뿜는 장타를 닌자슬레이어의 뒤에 꽂아버리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고기를 태우는 냄새와 연기가 넘쳐흘렀다!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예리하고 선명한 스텔스 복장의 구조를 이용한 앰부쉬 공격이란 말인가! 순살된 클론야쿠자의 돌입조차 미끼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닌자슬레이어의 주의를 돌리며, 배후로 숨어들어, 치명적 타격을 가한 것이다! "아, 아………스트링벤드=상!?" 타키가 신음했다!

"이얏-!" "끄악-!" 스트링벤드라고 불린 닌자는 전열(電熱) 에너지를 한층 더 주입하여, 토도메(마무리)의 일격으로 삼았다. 닌자슬레이어는 무너지듯이 앞으로 쓰러졌다. 이 무슨 카라테인가. 아이사츠할 틈조차 주는 일 없이, 승부는 끝나있었다. "어, 언제부터 숨어 있었어……?" 타키가 떨었다.

"…….처음부터다." 스트링벤드가 답하며, 잔인한 시선을 타키에게 향했다.
"아냐, 내가 고용한 게 아니야." "으음. 네가 약을 빨고 통신으로 떠벌떠벌 통신하는 동안, 나는 이곳에서 스텔스・아그라하고서 지켜보고 있었지. 경위는 모두 파악했다."

"그럼, 난, 어떻게 돼?" "즐거운 시간이 되겠지, 타키=상." "사이코패스 놈, 전부 처 훔쳐보고 있었냐고. 이 사이코패스 놈." "우선 발가락부터 가 볼까, 타키=상." "기다려줘, 제발…………"


3

 두근……두근……닌자슬레이어의 주변에서 소리가 빙빙 돈다. 닌자와 타키의 대화는 서서히 멀어지고, 심장 소리가 뉴런에 울린다. 정지로 향하는 가련한 박동 소리가. 불타버린 신체를 감싸는 불탄 장속.

 어둠.

(나아라.) 닌자슬레이어는 신음했다. 욕지거릴 내뱉으려고 했다. (나아라. 빌어먹을. 나으라고……어째서……) 아픔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죽음이다. 죽음이 거대한 뼈의 발톱이 되어 그를 붙든다. (아직 싸울……) (((불찰…….))) (아직이다……!) (((이 무슨 불찰……))) (날 싸우게 해라! 나는…….나는 닌자를………!)

 닌자슬레이어는…….마스라다・카이는, 저항하듯 한쪽 손을 뻗었다. "거짓말이야." 마스라다가 뻗은 손을, 아유미는 잡지 않는다. 그의 눈앞에서, 아유미가 피 속에서 무너져 간다. 마스라다는 자신을 내려다본다. 어째서 살아있지. 가슴에 구멍이 뚫려 있다. "거짓말이야. 어째서." 마스라다는 떨었다. "어째서, 나냐고."

 아유미. 피바다. 흩어진 오리가미. 마스라다의 오리가미다, 피로 붉게 물든.
마스라다는 피눈물을 흘린다. "왜, 내가 살아있는 거야." 몇 번이고 되묻는다.
"왜, 나야." 몇 번이고 되묻는다. "어째서 내가 살아있고, 아유미가 죽은 거야." 몇 번이고 되묻는다. 마스라다를 관통한 수리켄이, 아유미의 가슴에 묘비를 방불케 하듯 꽂혀 있다.

 양쪽 무릎을 꿇는다, 시야가 흔들린다, 그리고, 발길을 막 돌리려 하는 그 남자의 시선이, 검붉은 시야에 새겨진다. 「사츠가이」……잊지 마라. 가차없이 사라져가는 기억의 단편을 간신히 움켜잡는다. 잊지 마라. 사츠가이. 사츠가이. 사츠가이. 사츠가이의 시선. 허무, 아니, 경멸이다, 아니, 기뻐하고 있다…….(((죽음을))) 먼 목소리.

"왜 살아있는 거야." (((죽음을))) "사츠가이를" (((죽이는 거다.))) "죽인다……!" (((닌자를 죽여라!))) "닌자를!"
마스라다는 외쳤다. 눈 앞에 부정형의 불꽃이 피어올랐다. 그 자는 힐끗 마스라다를 보았다. 그리고 아이사츠했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나라쿠 닌자입니다.)))

"왜 살아있는 거냐." (((닌자를 죽이기 위해서다.))) 나라쿠가 답했다.
"왜 아유미가 죽었는데, 나는 살아있는 거야." 마스라다는 자책했다. "내가 죽었어야 했는데!" (((이름을 대라, 아이사츠하거라.))) 노기가 마스라다에게 퍼부어졌다. 마스라다는 아이사츠에 답했다.

"……도-모……마스라다・카이입니다."

 휴웅, 바람이 뉴런을 가로지르며, 영상 기억이 뿔뿔이 흩어졌다. 마스라다와 나라쿠는 여전히 대치하고 있었지만, 그 뒤로 보이는 것은 의자에 묶인 타키와 그를 고문하는 스트링벤드였다. 그리고, 꼴사납게 쓰러진 자신의 모습이 있었다. 영상은 흐릿했고, 시간의 흐름은 거의 정지된 듯했다.

 마스라다는 눈 앞의 나라쿠를 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지금의 아이사츠는 과거의 기억……그의 앞에 처음으로 나라쿠가 나타난 순간의 기억의 되새김이었다. 심장이 뛴다. 또 한번의 되새김. 시야 가득한 피 속에 쓰러진 아유미. 수리켄. "야메로!" (((잊지 마라, 마스라다. 떠올려라. 몇 번이고. 불을 지피거라. 몇 번이고 말이다.)))

"괴로워." 마스라다는 신음했다. 나라쿠가 속삭였다. (((그러하겠지. 닌자다. 닌자가 그대를 이 지고쿠 헬의 큰 고통에 빠트린 것이다. 잊지 마라. 이 몸께서 몇번이고 떠올리게 해주마.))) "사츠가이……사츠가이가, 아유미를. 왜 내가 살아남고. 왜 아유미가" (((사츠가이라는 닌자를 죽이고 싶겠지? 그렇게 해주마.)))

"죽을 수 없어." (((그러하다. 닌자를 죽이는 것이다.))) "상처를 낫게 해라……!" (((불을 지피는 것이다, 마스라다. 떠올리거라. 집착이 그대에게 일어설 힘을 주리라. 잊지 말거라.))) "왜, 내가 죽지 않은 거냐!" (((닌자에게, 죽음을!)))

 사위스러운 흑염(黒炎)이, 타버린 마스라다의 체내를 돈다. 혈육이 되살아난다. 근육이 되살아난다. 장속이 되살아난다. 브레이서코테(팔 보호구)가 되살아난다. 멘포가 되살아난다. 불과 피가 한 데 섞여, 카라테를 복원해 나간다. 그리고 닌자슬레이어는 다시 일어섰다. 멘포의 균열,「忍」「殺」의 문자가 불타올랐다.

"왜! 내가!" 마스라다는 피눈물을 흘렸다. (((닌자에게, 죽음을! 집착하여, 힘을 무한히 끌어내거라!))) 나라쿠의 홍소가 뉴런을 격렬하게 뒤흔들었다. 마스라다는 오른팔을 들어올렸다. 검붉은 불길이 뱀처럼 휘감겼다. 불꽃의 밧줄 끝엔 사위스러운 갈고리 발톱이 달려 있다. 갈고리발톱이 손목을 물고, 마스라다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왜냐!) 나라쿠는 대꾸하지 않는다. (왜 나를 죽게 내버려두지 않은 거냐, 나라쿠!) 나라쿠는 대꾸하지 않는다! 마스라다 주변에서 현세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스트링벤드는 경악한 눈길을 향하며, 자세를 취했다. 마스라다는 불타는 눈으로 노려보았다. 그리고……아이사츠했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입니다."

"도-모. 닌자슬레이어=상." 스트링벤드는 아이사츠를 돌려주었다. "……스트링벤드입니다." 아이사츠를 받으면, 돌려주어야 한다. 아이사츠 도중에 공격을 가해서도 안 된다. 앰부쉬기습 공격을 가했던 상대라 해도 그것은 마찬가지. 지극히 중대한 규율이다. 이를 깨는 무례는 용납되지 않는다.

오지기를 마치고 나서, 재차 두 닌자는 카라테를 취하며, 서로의 거리를 잰다. 스트링벤드는 명백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닌자슬레이어는 내장이 구워지고, 완전히 타서 쓰러졌다. 다시 일어서는 것은 불가능할 터였다. 하지만 그는 저주받은 피닉스를 방불케 하듯, 사위스러운 악의의 불꽃을 두르며 일어선 것이다.

 스트링벤드는 약간 허리를 낮추며, 공격에 대비했다. 닌자슬레이어의 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오른쪽 손바닥은 다시 초자연적인 빛을 머금었다. 한편, 닌자슬레이어는 닌자를 노려보고, 짓수를 노려보았다. 코우보우광망・짓수. 이 닌자가 본래 소유하던 짓수는 아니다. 사츠가이가 부여한 힘. 그는 그것을 알 수 있다.

(((끄끄끄……코우보우・짓수는 히카리・닌자 클랜의 비의.))) 내면의 나라쿠가 알린다. (((손바닥에 극광을 만들어, 그 열로써 적을 태우는 짓수이니라. 저 놈에게는 과분한 힘, 결국은 속 빈 강정이라고 알거라. 저 놈도 당해내지 못해서는 이 이후로 천 번 고쳐죽어도 사츠가이에게는 도달할 수 없을 것이야. 집착이 부족하다. 집착하거라, 마스라다!)))

 지극히 두려운 짓수. 만약 한번 더 맞게 되면……그의 닌자 자율신경은, 자신이「얼마나 더 싸울수 있는가」를 알렸다. 다소의 상처라면 내면에 거하는 나라쿠・닌자의 소울이 마스라다의 집착, 분노, 증오를 촉매 삼아 초자연적인 불꽃을 짜내어, 임시로 상처를 덮어줄 것이다. 하지만 그 힘에도 한계가 있다. 다음 번은 치명상이 되리라.

 스트링벤드의 손바닥이 아지랑이를 방불케 하듯 일렁였다. 두 닌자는 거리를 유지한 채, 한 걸음 한 걸음 서로 옆으로 움직였다. 의자에 고정된 타키가 진땀을 흘리며 신음했다. 무참하게도, 샌들에서 튀어나온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있을 수 없는 방향으로 꺾여있다.  방금 전에 당한 부상이다. 지금부터 시작될 고문의 프롤로그인가.

 타키는 핏발 선 눈으로 두 명을 바라보며, 움찔하며 몸을 경련했다. 그것이 신호가 되었다. ""이얏-!"" 두 닌자는 동시에 마루를 찼다! 타키를 중심에 두고, 그들은 원・인치 간격을 유지하며, 목인권 트레이닝을 방불케 하듯 서로의 타격을 피하면서, 좁은 방안에서 선회한다! 닌자슬레이어는 몇 번이고 타격을 받으면서, 오른쪽 손바닥을 회피하는 데에 집중했다.

 ZGGGT! 치명적인 손바닥이 오존의 냄새를 풍기면서 내질러져, 닌자슬레이어의 옆머리를 살짝 도려냈다. 검붉은 피가 뿜어져 나와, 장속과 그을린 관자놀이를 덮었다. 얕다. "과연." 닌자슬레이어가 나직이 말한다. 앰부쉬에 기댄 건 짓수의 결점 때문인가. 완전한 위력을 확보하려면 일정한 충전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 상처를 대가로, 그는 스트링벤드의 옆구리에 춉을 박아 넣는 데 성공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이얏-!" 비틀었던 허리의 탄력을 되돌리며, 반대쪽 손으로 안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끄악-!" 스트링벤드는 정통으로 맞았다! 마루를 바운드하고, 등에서부터 벽에 처박힌다! "끄악-!"

 닌자슬레이어는 추격타를 가하려 한다. 하지만 닌자 제육감이 아슬아슬하게 위험을 알렸다. 달려드는 닌자슬레이어에게 스트링벤드가 요격의 앞차기를 퍼붓고, 주춤하게 만든 뒤, 코우보우・짓수로 토도메를 찌르는 비전이 보였다. 닌자슬레이어는 도중에 멈춰서서, 대신, 오른팔을 휘둘렀다.

"이얏-!" 오른팔 끝에서 뱀을 연상시키는 검붉은 불꽃의 밧줄이 쏘아졌다. 그것은 그의 손등에 감긴 기괴한 무기로, 밧줄의 끝부분엔 사위스러운 갈고리발톱이 달려있었다. 스트링벤드는 허를 찔려, 이를 반사적으로 오른손을 휘둘러 쳐내려 했다. 흑염이 무자비하게 휘감기고, 갈고리발톱이 그의 손목을 물어, 열기로 그를 고문했다. "끄악-!"

"이얏-!" 불타는 눈을 부릅뜨며, 악력을 넣었다. 등에 밧줄을 방불케 하는 근육이 불거지고, 발밑의 바닥에 균열이 생겼다. 스트링벤드는 아주 잠깐 버텼으나, 다음 순간 그 양 다리가 허공으로 떠서, 로켓을 방불케 하는 기세로 끌려간다! "이얏-!" "끄악-!" 돌려차기가 스트링벤드의 안면을 포착했다!

 멘포가 파쇄되며 휘청이는 스트링벤드를 앞에 두고, 닌자슬레이어는 빈틈 없이 덮쳐들었다. 이제 코우보우・짓수를 섞은 카운터 공격을 실시할 여유는 없다! 사냥감에서 떨어진 흑염의 갈고리발톱이 팔로 돌아와 녹아든다! "이얏-!" "끄악-!" 파쇄된 안면에, 혼신의 오른 주먹이 부딪친다! 나무아미타불!

"아이에에에!" 타키가 의자 위에서 공포에 견디지 못하고 울부짖으며, 난동을 부렸다. 닌자슬레이어는 치명상을 입은 스트링벤드의 목을 잡고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끄악-!" 붙잡은 채로 매섭게 내려본다! "네, 네 이놈, 무엇 때문에 내 야쿠자클랜을……왜 이렇게까지……어디서 온 텟포다마냐!"

"사츠가이를, 알고 있나."

"사츠가이……" "이얏-!" "끄악-!" "사츠가이를 알고 있나." "기다려라, 거래를" "이얏-!" "끄악-!" "네놈은 알고 있다." "……" "네놈은 사츠가이를 알고 있어." "……!" 그의 눈에 이질적인 공포가 스친다. "녀석이 너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 "이얏-!" "끄악-!"

"이얏-!" "끄악-!" "나는 살려졌다. 놈이 모든 것의 발단이다." 닌자슬레이어는 명상하듯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눈을 부릅떴다. "사츠가이를! 알고 있나!" "엮이기는! 엮이기는, 했다! ……하지만, 모, 몰라……놈에 대해서는……" 스트링벤드의 동공이 수축했다. 거짓말은 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한 명, 닌자를 팔아라." 닌자슬레이어는 지고쿠 헬을 방불케 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츠가이로 이어질 닌자의 이름을 말해라. 그러면 카이샤쿠해주마. 그렇지 않으면!" "아밧-!" 열기에 의해서 스트링벤드의 눈이 하얗게 흐려졌다! "나하트……로닌……" 죽기 직전의 닌자가 읊조렸다. "나하트로닌."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춉을 내려쳐, 목을 잘라내었다. "사요나라!" 스트링벤드는 폭발사산했다.


4

"……!" 타키는 의자 위에서 아픔과 공포로 떨면서, 두 닌자의 사투와 그 결말을 눈에 담고 있었다.

 닌자슬레이어는 잠시 동안 그저 서 있었다. 그 후, 결단적인 발걸음으로 안쪽의 사무실에 돌입했다. 타키는 의자에 묶인 채로, 사무실에서 들려 오는 엄청난 파괴음을 들었다. 파일이나 데이터 등을 노획하는 소리다. "실화냐. 말도 안 돼." 타키는 전율했다.

 이윽고 소란이 멈추고, 닌자슬레이어가 돌아왔다. 타키를 흘낏 본 뒤, 그대로 떠나려고 한다. "기다려!" 타키가 외쳤다. 닌자슬레이어는 발을 멈췄다. "거……거래잖아. 구해 달라고."

"구했다. 이 다음은 맘대로 해라." "이, 이 상태로?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놈들 중에 살아남은 놈이 있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데!" 실제, 끝장이다. 인구수 제로 지대. 야쿠자! 스캐빈저! 절망이 기다린다! 닌자슬레이어는 이제 타키를 신경도 쓰지 않고, 그대로 떠난다…… "사츠가이!" 타키가 외쳤다. 발걸음이 멈췄다.

"대………댁이………찾는 남자는……사츠가이." 타키는 이어낼 말을 쥐어짜냈다. "나는 사츠가이를 알고 있어." "진짜냐." 닌자슬레이어가 돌아보았다. 타키는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진짜야. 찾을 수 있어, 에 가까운 의미지만 말이지. 어때, 나를 버려 둬서 죽이면 내 가치는 사라진다고. 틀려?"

"……" "부탁이야. 엄지발가락이 부러져서 진땀이 막 나온다고. 걸을 수도 없어. 혼자서 여기서 기어 나오라고? 야쿠자가 없어도 모터 마사시의 밥이 될걸. 저주할 거야. 꿈속에서도 나올 거라고!"

 닌자슬레이어가 다가온다. 타키의 목소리가 달아올랐다. "다, 당장 정보를 주고 끝! 이라는 식으로는 못 해. 내가 알고있는 것은 크리티컬한 정보에 이르는 방법, 해결책이야. 댁 말야, 아무리 봐도 닌자를 한 명 한 명 찾아다니고 있잖아. 더듬어서 찾고 있잖아? 네오사이타마 인구가 몇 명인지 알아? 사람 찾는 데에 몇십 년씩 걸릴 셈이야?"

 닌자슬레이어는 타키를 응시한다. 타키는 눈을 돌리며, 기도하듯이 눈을 감았다. 닌자슬레이어는 구속구를 파괴하여, 타키를 해방했다. "으헉! 굉장한 완력이군. 역시 닌자라니까. 이거 칭찬이야. 아 또 목에 달린 생체 LAN 단자 자물쇠도……" 닌자슬레이어는 목줄을 뜯어냈다.

"그리고, 다리. 이래서는 걸리적대고……" 닌자슬레이어는 거칠게 한숨을 쉬고, 타키를 등에 업었다. "미안하다!"  "사츠가이에 대해 말해." "녀석은……아니, 잠깐." 타키는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에선 안 좋아. 안 좋은 이유가 있어. 그만큼 야바이한 놈이야. 준비가 필요해." "……" "먼저, 피자타키로 돌아가자고. 피자와 정보를 취급하는, 내 가게야."

 닌자슬레이어는 타키를 업고서 걸어가다가, 이윽고 달려나갔다. 타키는 혀를 깨물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좋아! 네오사이타마, 키타노・스퀘어로 가! ……어- 그러니깐, 그래. 피자타키로 돌아가면, 정보를 공유하고, 조사 개시다. 댁, 말해두는데, 날 도와줄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생각하게 될 거야. 진짜로……!"


◆◆◆


 ……즉, 고문방에 나타난 건 검붉은 닌자였다 이거야.

 입가의 멘포에는 공포를 부추기는 서체로「忍」「殺」라 적혀 있었어. 놈은 만신창이로 온몸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는데, 날 죽어라 겁주었던 닌자를 삽시간에 쳐죽여 버렸어. 그 때 나는 어쨌냐고 하면, 없어보이게도 공포에 떨면서 이를 딱딱 울릴 뿐이였다. 하지만, 당신들도 똑같이 꼴을 당하면 무조건 그렇게 될걸.

 ……사츠가이의 정보? 해결책? 그딴 거, 전부 되는 대로 지껄인 거지. 오늘을 살아남기만 하면 내일이 있어. 나는 필사적으로, 녀석에게 계속 말을 섞었다. 살아남았다는 실감이 안 났거든. 실제 진심으로 무서웠어. 아무래도, 내가 주운 것은 흔해빠진 아호(바보)가 아니었던 것 같아.

내가 주운 건, 사신이었던 거야.


제1화【토먼트・이븐・애프터・데스】 끝

제2화【머시너리・마지널】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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